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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칼럼

[브릿지 칼럼] 부동산 대책, 뭣이 중헌디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전무지난 8월2일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 때문에 장안이 아우성이다. 유주택자나 무주택자, 투기세력이나 실수요자, 기성세대나 청년세대 가릴 것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주택이란 인간 생활의 3가지 기본 요소 중 하나 아닌가. 특히 3요소 중에서 개인 차원에서 해결하기가 가장 버거운 것이 주택이니 모든 사람들의 초미의 관심일 것이다.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게 된 배경은 충분히 이해한다. 11월과 지난 6월 부동산 대책에도 가격 상승세가 멈추지 않았다. 특히 6월에 대책을 발표할 때에는 그 대책으로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대책을 내놓겠다고 경고까지 했었다. 그럼에도 정부를 비웃듯이 주택 가격은 급등세가 멈추지 않았다.지금 주택가격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캐나다는 주택가격 이상 급등을 견디지 못하고 금리 인상을 개시했다. 호주도 심각한 문제에 봉착해 있다. 지하자원에 의존하고 있는 경제구조 상 금리 인상을 단행할 여건이 안 되서 그렇지 자원가격만 돌아서면 곧바로 금리인상에 동참할 태세다. 독일도 엄청나게 올라서 ECB의 드라기 총재가 구두 개입에 나선 상태다. 사실 이들 나라들은(우리나라 포함) 이미 한참 전에 국제결제은행(BIS)으로부터 주택가격 급등에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경고를 받아둔 상태다.정부로서는 부동산 가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만약 지금 버블이 발생하면 경기가 제대로 살아나기 전부터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하는 바, 이것은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 결과는 부동산 버블 붕괴가 될 것이다. 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않고 부동산 과열을 잡는 방법은 이런 수단밖에 없었다는 점 충분히 공감하고 지지한다.8.2 대책으로 급한 불은 이제 껐다. 이제 ‘중한 일이 뭣’인지 다시 한 번 곱씹어봐야 한다. 시장 일각에서 지적하는 문제점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생활의 기본 요소의 하나로 주택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주택가격 관리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저소득층이나 한계계층의 주택 공급 층면에서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 수급은 민간에서 결정되도록 놔두면 된다.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남아돌아가면 또 그런대로. 그러나 인간 생활의 기본 요소로서의 주택 공급은 정부의 몫이다.주택가격을 낮춰 서민이나 하위계층의 주택마련을 돕는다는 것은 바람직한 정책 방향이 아니다. 주택으로 돈 번다는 생각을 바꾸는 건 자본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한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제한적인 개념의 사회주의 토지공개념을 재도입할게 아니면 주택가격은 가급적 시장에 맡기고, 정부는 저임대료 양질의 장기임대주택을 충분히 공급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옷이나 음식은 목돈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주거는 커다란 목돈이 필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서민층은 주택가격 안정을 통해 내 집 마련 기회를 만들어주고, 하위나 차상위계층은 공공 임대주택으로 접근해야 한다. 정부는 연간 17만호, 5년간 85만호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공약만 발표해놓은 상태다.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이제는 추가적인 규제 방안을 만들 때가 아니다. 이 17만호를 어디에 어떻게 지어서 얼마에 공급할 것인지 구체적 청사진이 나와야 한다. 그것이 다시 들썩이는 전세가를 안정화시키고 서민계층 이하의 주거 안정을 이루는 길이다.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전무

2017-08-24 15:43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전무

[브릿지 칼럼] ‘알뜰주유소 평가’ 제대로 해보자

양진형 한국석유유통협회 상무여당과 정부가 지난 달 27일 국회에서 실무 당정협의를 갖고 이명박 정부 때부터 추진해 온 알뜰주유소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정은 리터당 35원 저렴한 것으로 알려진 알뜰주유소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일반주유소의 가격인하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에너지비용 절감 대책 당정 협희를 통해서 나온 이러한 방침에 관해 실망을 금치 않을 수 없다.사실, 석유업계에서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 알뜰주유소 정책에 전환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시장 논리를 무시한 알뜰주유소의 문제점이 지적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최근 들어 한국석유공사가 주관하는 알뜰주유소 2부 시장 사업자 선정이 두 차례 유찰되면서 포퓰리즘 정책인 알뜰주유소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민간주유소보다 저렴한 기름을 구할 방법이 묘연해진 것이다. 석유업계에서는 석유공사가 턱없이 낮은 가격기준을 제시해 유찰된 만큼, 재입찰을 불투명하게 내다보고 있다. 재입찰을 해도 기준가격이 조정되지 않는 한 낙찰 받는 사업자가 나오지 않을 것이다.이번 유찰의 원인은 지난해에 비해 대폭 줄어든 2부 시장 공급물량과 석유공사의 턱없이 낮은 기준가격 제시다. 알뜰주유소는 정유사가 주유소까지 직접 공급하는 1부 시장과, 석유공사가 직접 공급하는 2부 시장으로 나뉜다. 1부 시장은 정유사가 유류를 직접 공급하는데 비해 2부 시장은 석유공사가 석유대리점처럼 유통을 담당하는 구조다. 석유공사가 대리점 역할을 하려니 저장탱크 임대와 수송 등 비용부담이 생긴다.2부 시장의 경우 지난해 입찰물량이 휘발유는 1억9000만 리터, 경유는 1억3000만 리터였던 것이 올해는 휘발유 3000만 리터, 경유 3000만 리터로 20~30% 줄었다. 이는 한 개 석유대리점이 공급할 수 있을 정도의 적은 물량인데 정유사 입장에서는 낮은 가격을 감수하면서까지 참여할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석유공사 희망 가격과 정유사의 시장 사격이 더 이상 합치될 수 없는 수준에 다다른 것이다.새 정부는 원점에서부터 알뜰주유소에 대한 정책에 접근해야 한다. 당초 알뜰주유소는 일본의 종합상사나 대형 유통업체들처럼 바잉 파워를 활용, 정유사로부터 싼 가격에 기름을 대량으로 구입해 시장에 공급함으로써 유가를 인하하겠다는 의도로 출발했다. 하지만 알뜰정책 시행 5년이 되어가지만 한국의 석유시장은 이와는 반대의 결과를 낳았다. 주유소들의 휴업과 폐업은 갈수록 증가해 수많은 일자지가 사라지고, 유통 단계인 석유대리점 또한 그 기능을 현재 석유공사가 상당부분 흡수하는 바람에 영업이익이 0.2 %대에도 못 미쳐 유통단계의 피폐화를 가져온 것이다.알뜰 정책으로 주유소 영업이익율은 1.81%로 악화돼 도소매업 평균 5.2%(통계청 ‘14년도 자료)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더욱이 알뜰주유소가 주로 분포한 지방의 경우 영업환경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도로공사가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여 고속도로 주유소의 최저가 판매를 강요하는 바람에 국도변 주유소들은 그야말로 곡(哭)소리가 날 지경이다.알뜰정책은 도입 이후 제대로 평가를 받아본 적이 없다. 정부는 알뜰 정책이 가격인하 효과가 있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업계에서는 시장을 왜곡하는 정책이니 만큼 하루 빨리 개선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국내외 유가의 하향 안정세가 지속되면서 알뜰주유소 무용론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이제라도 알뜰주유소 정책에 대한 공론화와 객관적 평가가 필요하다. 새 정부가 출발한 이 시점에서 정부와 석유업계, 학계가 참여하는 공론화 기구를 만들 것을 주장한다.양진형 한국석유유통협회 상무

2017-08-23 15:16 양진형 한국석유유통협회 상무

[브릿지 칼럼] 물소떼 우두머리보다 못한 北·美 지도자

김우일 대우Mamp;A 대표최근의 북한 핵 위협과 관련하여 미국의 트럼프대통령이 ‘화염과 분노’, ‘본 적 없는 힘과 맞닥뜨릴 것’ 등의 강도 높은 발언을 구사하자 북한도 이에 질세라 ‘전면전쟁’, ‘불바다’, ‘괌 타격’ 등으로 맞받아 쳤다.양측의 ‘말 폭탄’은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에 일촉즉발의 전쟁 상황에 한발 다가서는 것 아니냐는 공포를 연출했다. 막말의 치킨게임이 전 세계를 두려움으로 휩싸이게 한 것이다.미국과 북한 수뇌부가 흥분을 자제 못하고 즉각적이고 도발적인 언행을 남발함으로써 양측의 본의와 상관없이 우발적인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 바람에 세계금융시장은 폭락을 거듭했다.북한이 생존전략으로 핵무기개발에 의존해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 결과 북한은 핵탄두와 발사체의 완성단계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같은 북한과 세계 최대 핵보유국인 미국이 서로 흥분하여 전쟁불사론으로 치고받는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양국의 지도자들은 감정적 흥분과 자존심을 앞세워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가 60억 세계인류를 비극적 파멸로 이끄는 단초가 될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필자(김우일 전 대우그룹구조조정본부장)는 다음과 같은 자연의 동물이야기를 양국의 수뇌부에 들려주고자 한다.아프리카에서는 물소때는 건기에 물을 찾아 수 백 km의 거리를 수개월에 걸쳐 이동한다. 이때 수백만마리의 물소떼를 앞에서 이끄는 리더가 있다. 바로 물소떼의 최고 통치권자인 셈이다. 이 물소떼의 리더에게는 다음과 같은 절대 자격조건이 있다.첫째, 빨리 달릴 수 있어야 한다. 미리 이리저리 빠르게 길을 왔다가야 하므로 남보다 빨라야 한다.둘째, 힘이 세야 한다. 미지의 길을 힘으로 밀어부쳐 길을 만들어나가야 하기 때문이다.셋째, 목적지로 가는 방향을 찾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감각과 경험으로 강이 어디에 위치해있는지를 판단하고 그곳까지가장 빠르고 안전하게 갈 수 있는 지름길을 찾는 능력이 필요하다.네번째는 가장 중요한 능력으로, 바로 흥분하지 않는 침착성이다.과거 어느 때 먼 길을 몇 개월에 걸쳐 강가를 찾아 내달려온 수백만 마리의 물소떼가 있었다. 물론 가장 빨리 달리고 목적지로 가는 방향을 아는 리더가 이었다. 이 리더는 수개월에 걸친 고생 끝에 수백만 마리의 물소떼를 이끌고 가까스로 목적지 근처에 이르렀다. 물 냄새가 후각을 진동시켰다.이 리더는 물 냄새에 너무나 흥분한 나머지, 뒤따라오는 무리를 향해 이제 강가에 다왔다는 승리의 울부짖음을 보냈다.이제껏 리더를 묵묵히 뒤따르오던 수백만 마리의 물소떼들도 앞장선 리더의 성공적인 울부짖음을 듣자 순간적으로 같이 흥분했다. 남보다 먼저 물을 먹으려는 충동과 흥분으로 뒤에 있는 물소들이 앞에 있는 물소떼를 제치고 내달리면서 뒤엉켜 아수라장이 되고 많은 물소떼들이 밟혀죽었다.이 참사를 당하고 난 물소떼들은 물 냄새를 맡고도 성공의 울부짖음을 억누를 수 있는, 본능을 제어할 수 있는 개체를 리더로 세우게 되었고 지금까지 수백년에 걸쳐 아프리카 대평원에서 건기마다 물소떼들의 대이동이 평화롭게 이루어지고 있다.리더는 흥분 하면 안된다. 흥분을 하게 되면 그 순간 감정의 노예가 되어 이성적이며 합리적인 판단을 못하게 된다. 리더의 그릇된 판단은 그를 따르는 수많은 무리들을 비참한 참극으로 이끌 가능성이 높다.미국과 북한의 지도자가들은 이 물소떼의 리더보다 못한 사람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김우일 대우MA 대표

2017-08-21 13:00 김우일 대우M&A 대표

[브릿지 칼럼] 안전불감증 제발 사라지길

김종대 전 동국제강 상무요즘 고층빌딩 화재가 빈번하다. 고강도의 철강재가 속속 발명되면서 마천루가 생겨나고, 고층 빌딩에 화재가 발생 할 때마다 빌딩의 골격을 이루는 철강재는 늘 세인의 주목을 받아왔다. 미국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비행기와 충돌했어도 끄떡없는 빌딩으로 이름이 나자 건축가들은 철강재를 건축물의 골조로 사용하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그 철강재도 정품을 써야만 안전을 보장한다는 관점은 매우 중요한 비즈니스 핵심이며 수입 철강 유통상들의 양심과 직결 되는 일이기도 하다.철강재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간혹 철강재 부정품이 발생시키는 위험천만한 사고는 저개발국가에서 많이 발생한다. 중국발 부정품은 이미 많은 곳에서 갖가지의 문제를 야기시켰다. 빌딩, 다리, 토목현장 등에서 일어나는 사고 현장에 종종 만나는 철강재의 부실은 안전맹(盲) 의식 때문이다.중국 후난성 펑황현의 강을 가로 지르는 길이 320m, 높이 42m의 디시돤(堤溪段)대교는 완공을 눈앞에 두고 붕괴됐다. 이 사고로 최소 41명이 사망했다. 붕괴원인은 자재의 품질 결함이었다. 당시 중국 최고지도자 후진타오는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지만 석재로 300여 미터나 되는 다리를 건설한다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중국에서는 철근 대신 대나무로 골조공사를 한 아파트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라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 허베이성내에서 건설 중인 아파트 건설 현장 8곳 중 5곳에서 아파트 외벽에 들어가는 철근 대신 대나무를 섞어서 이용했으며 재료비를 아끼려고 저질 콘크리트와 벽돌을 썼다는 것이다. 아파트에 골조로 쓰인 대나무를 손으로 구부리자 부러질 정도로 약했다고 한다.선진국에서도 구조물 붕괴사고가 빈번하다. 2007년 8월 1일 저녁, 미국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의 I-35W(Interstate 35W) 다리가 붕괴돼 3명이 사망했다.이 다리는 1967년에 트러스 공법으로 만들어진 40년 된 노후다리였다.왕복 8차선의 이 다리가 붕괴된 후 기술문제인가 부품의 잘못인가 하는 보도는 이상하게 나오지 않았지만 불량 철강재가 원인일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수년전, 세종시와 대덕테크노 밸리를 연결하는 도로공사 현장에서 교각 위에 상판 빔을 설치하던 중 상판 중간 부분이 V자로 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길이 50m 무게 70톤의 상판 빔을 300~500톤 크레인 4대를 이용해 교각 위로 인양 작업을 하던 중 일어났다.레미콘 타설량 부족이나 불량철근 내지는 철근 투입량이 적을 수도 있었을 것이며 겨울철 작업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수도 있지만 또 사고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밝힌 언론사는 한곳도 없다. 안전 불감증이 일상화 된 듯하다.유럽의 레마겐 다리는 대량의 폭탄을 맞고도 멀쩡하다. 튼튼한 철강재가 안전맹들에게 던지는 교훈이다. 설계자, 시공업체의 역할과 사회적 책임 등을 외면하는 안전맹들의 이야기는 그치지 않는다. 불량철근 좀 쓴다고 아파트와 빌딩이 당장 무너진다는 법은 없다. 아연 함량이 낮은 강판을 사용한 자동차가 운행 중에 갑자기 주저앉으라는 법도 없다. 철강은 기본을 지키는 보호막이다. 안전맹에서 눈을 떠야 우리의 삶은 행복하다.김종대 전 동국제강 상무

2017-08-20 16:17 김종대 전 동국제강 상무

[브릿지 칼럼] 2인자를 두려워 말라

이해익 경영컨설턴트경영컨설턴트는 직업상 최고경영자(CEO)들과 개별적으로 다양하고 속 깊은 경영 이야기를 나눈다.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경영전문가라는 점에서 공인회계사와 같다. 하지만 공인회계사의 작업은 결과적이고 정태적이다. 반면에 경영컨설턴트는 과정을 함께하고 동태적이다.경영컨설턴트는 자금 동원전략에서부터 판매유통경로에 이르기까지 경영자들의 다양한 속사정과 경영전략을 경청하며 문답한다. 그래서 의사결정을 돕는다. 그 중에서도 제일 비중 있고 결정적인 것이 ‘사람문제’다. 중소기업은 중소기업대로,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걸맞은 사람 충원과 배치가 CEO의 최대 관심사다. 그야말로 기업(企業)이란 사람을 위한, 사람에 의한, 사람의 결합체라고 할 수 있다. 기(企)란 한문도 풀어 쓰면 사람(人)이 머무는(止)곳이 아닌가. 영어 단어 ‘company’나 ‘corporation’의 ‘com’과 ‘co’도 사람과 함께 한다는 뜻이다. 그런 맥락에서 한자어와 신기하게 통한다.기업이란 우선 주주와 함께한다. 또 고객과 함께해야 하고 협력회사 파트너와 함께한다. 그리고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과 함께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CEO는 임직원이란 ‘사람’과 함께한다. 그러나 현실은 영 딴판일 경우가 허다하다. 사람보다 노예를 선호하는 CEO가 의외로 많다. 변변한 중역 하나 없어 자기 혼자 고생만 한다는 푸념을 순진하게 해석한 후 훌륭한 인재를 소개해 준 경험이 많았다. 그런데 번번이 이 핑계 저 핑계로 퇴짜를 맞았다. 그런 CEO들에게는 능력 있고 경우 바른 중역이 거북한 것을 깨달았다.짓밟고 모멸감을 주어도 꼬리 내리고 구박을 받아들이는 임직원, ‘노예’를 질타하는 그 맛에 사는 용렬한 CEO인 것이다. 당연히 그런 기업이 번창할 리 없다. 그런 기업은 하루 빨리 망하도록 돕는 게(?) 현명한 일인지도 모르겠다.“이인자는 없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뒤로는 비밀(?)리에 자격도 안되는 엉뚱한 ‘상궁’과 함께하던 전직 대통령도 있다. 나라도 어렵게 하고 그들 자신들도 감옥살이를 하고 있다. 큰 교훈이 아닌가.진정한 리더는 노예가 아닌 훌륭한 이인자, 파트너와 함께한다. 그런 기업이 당연히 성공한다. 그런데 현실은 그런 리더가 소수다. 그래서 성공하는 기업과 조직이 소수인 모양이다.중국 한나라 고조 유방은 자기보다 훌륭한 이인자들 장량, 한신, 소하를 두어 천하를 얻는데 성공했다. 미국 대기업 중역출신 데이빗 히넌 교수와 경영컨설턴트 워렌 베니스도 지적했다. 일인자보다 이인자, 파트너들이 결코 능력이 부족하지 않다. 자발적이고 전문적이며 뛰어난 능력 면에서 오히려 일인자를 능가했던 이들도 많다.중국 혁명의 지도자 마오쩌둥을 위해 미련 없이 선배 서열이면서도 주연자리를 내 준 저우언라이도 훌륭한 인물이다. 지식인 저우언라이는 탁월한 식견으로 국내외 문제를 슬기롭게 대처하는 능력이 있었다. 영어, 러시아어, 프랑스어와 일본어에도 능통했으며 시대를 조망하는데도 뛰어났다. 역사적으로 또 현대에서도 천재들은 매우 협조적인 인물들이다. 요컨대 ‘우리는 혼자 할 수 없는 일을 파트너와는 할 수 있다’는 사실을 CEO는 현실로 구현해내는 리더다.이해익 경영컨설턴트

2017-08-17 15:14 이해익 경영컨설턴트

[브릿지 칼럼] 100세 인류, 축배의 조건

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100세시대가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유엔(UN)이 ‘세계인구고령화’ 보고서에서 100세 장수가 보편화된 시대의 인간을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로 명명했다. 평균수명이 80세를 넘는 국가가 2000년에는 6개국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는 31개국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를 호모 헌드레드 시대로 정의했다. 우리도 2020년이면 최빈 사망연령의 90세 진입이 확실시되어 100세 시대가 본격 도래한다. 그러면 장수는 축복인가 재앙인가? 평균수명이 짧았던 과거에는 분명히 축복이었지만, 장수가 현실화되면서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오죽하면 노후파산에 장수리스크라는 말까지 생겨났을까?‘장수리스크’는 당초 예상보다 실제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예상 은퇴기간보다 실제 은퇴기간이 더 길어져서, 즉 오래 살아서 생기는 위험부담을 말한다. 여기에 소위 노인의 ‘4고(四苦)’인 병고(病苦), 빈고(貧苦), 고독고(孤獨苦), 무위고(無爲苦)가 장수와 만나게 되면 최악의 노후가 된다.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다. 4가지 장수 리스크와 그 대비책은 다음과 같다.첫째, 병을 앓으면서 오래 사는 ‘유병장수(有病長壽)’다. 평균수명은 늘었지만 온전히 건강하게 살지 못하고 마지막 10여 년간은 통상 앓는다고 한다. 생애의료비 중 65세 이후에 발생하는 의료비의 비중이 50% 이상을 차지하므으로 노후에 건강관리는 1순위가 아니라 영순위이다. 평소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며, 실손의료 보험과 간병비 보장 보험 등으로 만약을 대비한다.둘째, 돈 없이 오래 사는 ‘무전장수(無錢長壽)’다. 은퇴 후에는 수입을 늘리기보다 지출을 줄여야 한다. 생활규모를 분수에 맞게 줄이는 ‘다운사이징’이 해답이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의 3층탑에, 주택연금 그리고 근로소득인 5층탑까지 쌓아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한다. 5층탑인 근로소득을 위해서는 자기자신의 인적자본에 투자해 적은 금액이라도 평생 직업을 준비한다. 100세 시대를 고려하면 평생 직업은 지금 시작하여 준비해도 결코 늦지 않다.셋째, 배우자나 친지 없이 오래 사는 ‘독거장수(獨居長壽)’다. 고령자의 1인가구가 날로 증가추세이다. 고독사가 빈발하고 가족관계가 붕괴되는 무연사회로 치닫고 있다. 노년의 외로움은 우울증으로 연결된다. 가정은 자녀중심에서 부부중심으로 전환하고, 배우자와 자녀와의 유대를 강화한다. 친구관계를 돈독히 하고, 나중에 홀로 남는 배우자의 노후까지도 고려한다.넷째, 일 없이 오래 사는 ‘무업장수(無業長壽)’다. 노년기가 되면 가정이나 사회에서의 역할상실로 자아존중감이나 정체감이 약해진다. 노후 삶에 대한 의욕도 상실하고 고독감과 무기력증에 빠지기 쉬우므로 후반기 삶의 목표를 재설정한다. 여가활동, 봉사활동과 평생학습은 고령자의 생필품이다. 본인만의 재능과 취미활동을 통한 평생현역은 최고의 노후대책이다.장수가 재앙이 아닌 축복이 되기 위해서는 젊어서부터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 준비만 잘한다면 100세 장수는 축복이 될 수 있다.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

2017-08-16 15:53 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

[브릿지 칼럼] '미래차 발판' 전기차 육성해야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전기차는 내연기관차 120년의 역사보다 오래된 15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배터리 한계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면서 동시에 석유자원 및 내연기관의 우수성이 확인되면서 자연스럽게 도태된 분야가 바로 전기차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10년 사이 전기차는 기술개발의 우수성과 완전한 무공해성을 무기로 전격 등장하면서 120년 아성의 내연기관차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물론 작년 생산된 9500만대 중 약 100만대 정도의 미미한 숫자이나 증가 속도가 매우 빨라 전기차 시대의 도래를 점치는 데 부족함이 없을 정도이다. 전기차의 단점이 많이 사라지고 있고 장점이 부각되면서 글로벌 메이커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볼보는 2019년부터 전기차만 생산하겠다고 선언했다. 노르웨이와 네덜란드는 2025년 자국 내 내연기관차 판매를 아예 중지하겠다고 발표했고, 프랑스와 영국도 2040년 내연기관차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기차는 아직 단점이 많다. 충전 인프라 부족과 보조금을 받아야 하는 인큐베이터 한계와 중고차 가격 하락과 배터리 내구성 의구심 등 다양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전기차가 부각되는 이유는 분명히 무공해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 등 유해 가스의 배출이 부담이 되고 연소기관의 한계성은 극복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국내에서도 재작년부터 부족한 공공 급속충전기 등 설치에 여념이 없어 내년 후반에는 어느 정도 전국적인 망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내년 후반에는 생산되는 전기차의 일충전 거리가 300㎞ 내외 정도가 보편화되면서 충전에 대한 의구심도 많이 사라질 전망이다. 배터리 내구성도 메이커의 보증 기간 연장 등 다양한 서비스 확대를 통해 단점이 많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전기차 활성화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있다. 우선 내연기관차 대비 약 40~50% 수준의 부품수로 인한 단순성과 내구성, 고장 빈도 등에서 장점이 크다는 것이고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미래 자동차에의 흐름을 이어준다는 인센티브다. 미래의 화두인 자율주행차로의 개발 및 활성화가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만큼 전기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자율주행차 적용이 에너지 흐름 측면에서 가장 바람직하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테슬라 전기차의 자율주행 기능이 뛰어난 이유도 적용의 단순성에 있다. 전기차는 궁극의 차종은 아니나 여기에 적용되는 시스템은 수소 연료전지차 등에 대부분 그대로 적용돼 징검다리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우리나라는 기술적으로 아직 선진국 대비 3년 정도 뒤진 형국이다. 배터리, 모터 등은 물론이고 ICT 기술 등에서 우위를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융합적인 역할은 아직 체계적이지 못해 타이밍에 맞는 전기차가 생산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대국민 전기차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나 캠페인 활동의 부족도 그렇고 아파트 등 집단 거주지에 대한 통합 충전 인프라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직 남아있다.전기차는 단순히 친환경적인 단면을 떠나서 자율주행차 등 미래의 먹거리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최적의 모델이다. 정부를 중심으로 산학연이 통합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하루빨리 한국형 선진모델이 구축되기를 기대해 본다.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2017-08-13 16:56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브릿지 칼럼] 8·2 부동산 대책, 시급히 보완할 점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문재인 정부의 2차 부동산대책이 지난 2일 발표됐다. 강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 이번 ‘8·2 부동산대책’은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 지정을 통해 다주택자를 압박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 6·19 부동산대책에서 지정한 40개 조정대상지역 외에 27개 투기과열지구, 12개 투기지역을 추가했다. 이들 지역은 대출규제, 다주택자 양도세중과, 청약 및 재건축 규제강화 등이 적용된다.그러나 ‘풍선효과’와 다주택자 압박에 대한 실효성 논란 및 실수요자에 대한 배려 부족 등의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어 보완책이 필요하다.먼저 규제의 사각지대로 투기자금이 몰려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지난 6·19 대책과 이번 8·2 대책에 포함된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 등을 제외한 곳에서는 여전히 투기가 가능하다.지난 6·19 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전지역과 경기 7개시, 부산 7개구, 세종시 등 40곳을 제외하면 여전히 청약과 전매가 자유로워 투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특히, 부산 7개 구는 전매제한 지역에서 제외되며 규제의 사각지대로 놓이게 됐다. 실제로 지난 3일 부산 서구 서대신동 2가에서 분양한 대신2차푸르지오 아파트는 1순위 평균 경쟁률이 254대 1에 달했을 정도로 과열되고 있다.뿐만 아니라 이번 8·2 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서울 전지역과 과천, 세종 등 27곳,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12곳을 제외한 지역은 규제를 받지 않아 투기가 가능하다. 투기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는 수도권 전지역과 광역시 전지역으로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 등을 확대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또한 보유세 강화 없이 다주택자들을 압박하겠다는 것에 대한 효과도 의문이다. 이번 8·2 대책의 핵심은 다주택자들은 압박해 투기수요를 차단하고, 다주택자가 소유하고 있는 주택이 시장으로 흘러나오게 유도해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다.그러나 다주택자들이 매도하지 않고 버티는 경우 이번 대책의 효과는 없다고 봐야 한다. 다주택자를 압박하기 위해서는 보유세인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는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이번 대책은 실수요자에 대한 배려도 없다. 이번 8·2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곳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각각 40%로 낮아진다. 다행히 무주택자는 50%까지 완화해 주기로 했으나, 과거 60~70%까지 인정해 주던 것과 비교하면 불리하다.부동산투기를 잡겠다고 만든 8·2 대책이 실수요자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 따라서 무주택자들에게는 과거처럼 LTV와 DTI를 60~70%로 완화시켜야 한다.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을 못하게 막아 놓으면 전월세로 수요가 급증해 전월세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무주택자를 위한 청약가점제 확대도 오히려 신혼부부들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번 8·2 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에서 민영주택을 공급할 때 전용면적 85m²이하 물량의 75%에 적용하던 청약가점제가 100%로 확대된다. ‘청약가점제’는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청약저축 가입 기간을 기준으로 가점을 매겨, 신혼부부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따라서 신혼부부 특별공급제도의 비율을 현행보다 20~30% 확대해야 한다.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

2017-08-10 15:50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

[브릿지 칼럼] 기업가정신 회복이 필요한 시대

최승노 자유기업원 부원장우리 경제의 활력을 높이려면 기업가정신의 회복이 절실하다. 혁신을 일으키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고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활동이 바로 기업가정신에 의해 일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려스러운 것은 우리 사회에서 기업가정신이 점차 위축되어 왔다는 점이다.사회 분위기는 점차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뛰어난 인재들이 혁신과 가치창출에 나서기보다는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모습이다. 사업 현장에서는 기업가정신보다 보신주의적 태도가 넘쳐난다.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이끌어 냈던 기업가정신의 발현을 더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업가정신이 이렇게 침체하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다.우선 창업 및 경영책임 부담이 상당히 높다. 기업경영에 실패할 경우 개인이 부담해야 할 위험이 지나치게 높은 것이다. 사업의 위험은 높지만, 성공의 가능성은 낮다는 말이기도 하다. 실제로 많은 기업가들이 회사 경영에 대한 무한 책임을 져야하는 비극을 경험하고 있다.둘째는 기업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사회에 팽배하게 된 것이다. 기업인에 대한 존경과 격려는 줄어드는 대신 반감과 질시가 힘을 얻고 있다. 기업계에서는 사회 발전을 이끌었다는 자긍심보다는 “왜 기업가가 되어 이 고생을 하느냐”며 신세를 한탄하는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셋째는 도전정신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에서 이제는 모험과 개척정신은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려는 진취적인 자세나 도전을 격려하는 문화가 사라지고 안주하는 모습을 어쩔 수 없다며 받아들이는 현상이 일반화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안정적인 직장과 큰 변화가 없는 삶을 선호하며 창업을 외면하고 있다.그래도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고 새로운 기술이 산업화되면서 다양한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 다행히 우리 사회에는 우수한 인재가 넘친다. 시대에 맞는 도전을 하는 기업가가 나온다면 경제성장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기회를 잡겠다는 의지를 북돋우고 이를 우호적으로 바라보는 사회 분위기가 바로 성공의 결실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인 셈이다.기업가정신을 되살리고 활성화하려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특히 실패로 발생하는 위험을 분담할 제도와 사회적 장치가 절실하다. 그래야 우수한 인력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 기업가정신을 발휘할 수 있다.우수한 인력이 안정적인 직장을 찾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게 되면 우리 사회는 소중한 자원을 낭비하는 것이다. 한 번의 실패가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길이라면 어느 누구라도 지레 겁먹고 창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실패의 위험과 부담을 합리적으로 조절하고 한 번 실패한 기업인들에게도 재도전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우수한 인력들이 앞다투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업가정신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모험과 도전 정신이 사회에 흘러넘치고, 생각과 방법의 창의성이 유연하게 수용되다 보면 ‘혁신의 기업가정신’이 다시 꽃피어날 것이다. 단언컨대, 기업가정신 없이는 우리 경제의 발전도 없으며 미래도 없다.최승노 자유기업원 부원장

2017-08-09 17:11 최승노 자유기업원 부원장

[브릿지 칼럼] 연예계 '금수저 흙수저'

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최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로스쿨 제도 하에 법조인 신분의 세습화 현상이 현대판 음서제로 불리면서 사법시험 존치론과 맞물리기도 했다. 최근 TV를 보고 있자면 전근대적인 음서제가 연예계에서도 불거지고 있다. 연예인의 자녀, 배우자 등 가족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손쉽게 지명도와 인기를 얻으면서 오랜 기간 배고픔과 불확실성 속에서 데뷔를 준비하는 무명 연예지망생, 연습생 등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2000년대를 전후해 연예인들의 소득 및 사회적 지위가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연예계 진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의 경쟁률이 증명하듯 연예인 지망생 100만 명시대다. 하지만 이들 중 TV 출연 기회를 잡는 경우는 1%에도 못미친다. 가히 ‘연예 고시’라 불릴 만하다.상황이 이러니 연예인 가족 예능이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연예인 자녀 6명이 최소한의 경비만으로 오지에서 생활하는 리얼리티 ‘둥지탈출’, 연예인 부인들이 남편 없이 여행을 떠나는 ‘싱글와이프’를 비롯해 ‘슈퍼맨이 돌아왔다’, ‘오 마이 베이비’, ‘자기야’, ‘아빠를 부탁해’, ‘동상이몽’, ‘유자식 상팔자’, ‘미운 우리 새끼’ 등 예능에서 연예인 가족들은 별다른 검증절차도 거치지 않고 손쉽게 출연하기 때문이다. 이는 연예인의 지위 세습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심지어 가수 박남정의 딸 박시은은 아버지 덕분에 예능에서 이름을 알린 후 연기력 논란에도 불구하고 미니시리즈에 캐스팅됐다. 조재현의 딸 조혜정 역시 아버지의 유명세로 배우로서 인지도를 높였다. 최민수의 부인 강주은 등도 방송인으로서 자리잡고 홈쇼핑에 진출했으며 김건모, 박수홍 등의 어머니는 CF출연이 예정돼 있다. 그야말로 온 가족들이 연예인으로서 호사를 누린다.과거에도 이덕화, 전영록, 허준호, 독고영재, 이혜영, 김혜림 등이 그들보다 더 유명했던 아버지, 어머니의 후광을 업고 단 시간에 연예계에 데뷔할 기회를 얻기는 했다. 하지만, 노래, 연기 등 독립적인 연예콘텐츠만으로 진검 승부하던 당시 대중들은 연예인 2세들에 대해 누구누구의 아들, 딸이라기보다는 각자의 실력을 가감 없이 검증했다.요즘처럼 예능 몇회 출연만으로도 쉽게 인지도를 올릴 수 있는 시대에는 어떠한 검증 장치도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별다른 뒷배도 없이 기획사 연습실에서 또는 반지하 골방에서 연예계 데뷔를 위해 땀을 뻘뻘 흘리는 지망생들의 가슴이 무너지는 것은 그래서다.하정우, 조승우 등은 연예인 아버지의 존재를 숨기고도 실력 하나만으로 각 분야에서 최고의 지위에 올랐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아들 최유성의 연예인 세습으로 입방아에 오르는 최민수가 출연하는 ‘죽어야 사는 남자’에서 브로맨스 연기로 주목받고 있는 조태관도 가수 조하문의 아들이자 최수종·하희라의 조카다. 연예인 가문의 일원으로 충분히 누릴 수 있는 도움을 거부한 채 혈혈단신 연예계에 입문해 성장하고 있다.결국 연예계의 금수저 시비는 연예인들의 기득권 및 제작진의 안일한 자세에서 비롯된다. 불투명하고 불공정한 캐스팅 및 연예인 가족 콘텐츠의 남용을 자제한다면 흙수저 연예인 지망생의 눈물은 닦아줄 수 있을 것이다. 세습은 그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청산해야할 적폐에 해당한다.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

2017-08-07 15:46 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

[브릿지 칼럼] 트럼프케어 對 오바마케어

박종구 초당대 총장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법 소위 ‘오바마케어’를 수정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이 좌절됐다. 미국 상원은 49 대 51로 ‘트럼프케어’ 개정법안을 부결시켜 트럼프와 공화당에 커다란 정치적 패배를 안겨주었다.지난 2010년에 제정된 오바마케어는 건강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에게 혜택주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동안 3000만명 이상이 보험 혜택에서 제외됐다. 오바마케어 도입으로 약 2000만명이 새롭게 수혜자가 되었다. 이에 따라 미보험자 비율이 2013년 13.3%에서 2016년 상반기 8.6%로 낮아졌다. 지난 5년간 의료비 지출도 2조6000억 달러 줄었다.트럼프케어는 오바마케어를 ‘재앙’으로 인식하는 보수파의 대안이다. 오바마케어가 지나치게 소비자의 의료 선택권을 제약하고 노인층과 저소득층에 대한 정부지원이 과도하다는 것이 핵심 사유다. 따라서 개인의 보험 의무가입 조건을 폐지하고 50인 이상 사업장의 보험제공 의무도 면제했다. 저소득층 의료보험인 메디케이드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고 개인의 보험료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보조금도 줄이도록 했다. 오바마케어 시행에 필요한 재원 조달을 위한 투자소득과 급여에 대한 증세도 폐기해 절감 금액을 감세 재원으로 활용하려는 것이 주요 골자다.지난 5월 하원은 미국건강보험법(AHCA)을 통과시켰는데 미 의회예산국(CBO) 추산에 따르면 2300만명이 보험혜택을 상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야당과 시민단체, 의료단체의 거센 반발이 일어났다.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포괄적인 오바마케어 폐지·대체 법안, 선폐지·후보완 법안을 계속 표결에 부쳤으나 부결되었다. 일부 수정된 소위 ‘스키니(Skinny) 법안’ 조차 49 대 51로 부결되었다. 반대가 많은 메디케이드 삭감이나 증세 폐기 조항을 삭제한 채 의무 가입 폐지를 골자로 한 최소한의 대체 법안이었지만 과반수 확보에 실패한 것이다.실패 원인은 무엇일까. 첫째로 오바마케어가 이미 전반적 의료시스템에 폭넓게 뿌리내려 폐지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워싱턴포스트·ABC 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케어 지지율이 50%에 이르고 있다.둘째로 메디케이드 축소에 대한 반발이 심각한 수준이다. 31개 주에서 지원을 확대함에 따라 수백만명이 추가로 혜택을 받게 되었다. 지원 축소시 네바다, 오하이오, 웨스트버지니아 등에서 파급 효과가 크게 나타날 전망이다. 네바다의 브리언 샌도벌, 오하이오의 존 케이식 등 공화당 주지사의 반발이 거센 이유다.셋째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아 찬성 여론 확보에 실패한 점이다. 최근 갤럽 여론조사에 의하면 지지율이 39%에 불과하다. 많은 사람들이 보험혜택을 ‘권리’로 인식하고 있다. 자신의 권리가 훼손당하고 있다는 인식이 트럼프케어에게 대한 반대 의사로 표출되는 양상이다.트럼프케어가 부자를 위한 법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투자자 워런 버핏은 대놓고 ‘부자감세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트럼프케어로 인한 감세 혜택의 40%가 백만달러 이상의 고소득자에게 집중된다고 한다. 이변이 없는 한 오바마케어는 존치될 전망이다.박종구 초당대 총장

2017-08-06 15:29 박종구 초당대 총장

[브릿지 칼럼] '인터넷 대부' 버너스 리의 교훈

문송천 카이스트 및 아일랜드국립대 경영대학원 교수인터넷이 출현한 후 초기 20년 동안 인터넷은 주로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의 전유물이었다. 사용법이 어렵다는 것이 이유였다. 1990년대 초 인터넷은 전산 실력자가 아니면 거의 사용이 불가능했다. 그러던 인터넷 사용법을 단숨에 쉽게 만들어 놓은 이는 영국 옥스퍼드대학 물리학과 출신의 ‘팀 버너스 리’다. 이제 막 환갑을 넘긴 그는 올해 IT계의 노벨상으로 일컫는 튜링 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그가 웹이라는 인터넷상의 작고 큰 거처를 만드는 방법을 제안하게 된 배경은 빅데이터 프로젝트에 관여했을 때다. 1980년대 중반, 유럽핵물리입자 연구소에서 수행하는 빅데이터 수집 및 분석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그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코딩 작업을 수행하는 400명 간의 의사소통 및 교신방식을 구상하게 됐다.이전의 사고방식으로는 수백명이 매일 아침 출근해 회의실에 모여 개발 진척 상황과 애로사항을 발표하며 점검하는 순서를 가졌을 것이다. 그러나 팀 버너스 리는 색다른 발상을 했다. 인터넷 상에 각자 자신의 방을 만들어놓고 프로젝트 팀원들이 동료의 웹방에 들어가서 관심 정보를 보고 나오면 된다는 생각을 떠올린 것이다.이렇듯 회의를 대체하는 기술 혹은 회의로 인한 시간 낭비를 줄이고자 한 것이 웹의 취지였다. 이 방식을 실현한 기술을 ‘월드 와이드 웹’이라고 발표하자마자 세계 만인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기술 무상제공 계획까지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세상 사람들은 이런 그의 선행을 인지하지도 못하고 여태껏 지내오고 있으나 그의 공로는 실로 중대한 것이었다.만약 그가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인터넷은 아마도 지금까지 일반인들이 쓸 수 있는 도구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가 기술을 무상제공키로 공표하고 난 후 혜택을 본 첫 기업은 넷스케이프다.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구글, 애플, 페이스북, 트위터, 아마존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사실상 팀 버너스 리 개인 단독의 공로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 사람이 요즘 화두가 되는 인더스트리(Industry) 4.0의 기초를 닦는 데 공헌했다고 일컫는다면 믿어지지 않을 일이지만 말이다.그래서인지 특히 영국인들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세계 최초로 1944년에 컴퓨터를, 이어 웹을 창안했으며 알파고를 제 손으로 직접 만들어낸 국가이거늘 왜 영국에는 구글 같은 기업이 하나도 생기지 않았냐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이는 소프트웨어 산업을 발전시키는데 있어서 기초 토양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게 해주는 대목이다. 기초토양이 척박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영국은 미국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이 점에서는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은 정부 주도로 1940년대 초부터 1960년대 말까지 소프트웨어 산업에 꾸준히 투자했다. 그 결과 전세계에서 유아독존으로 소프트웨어 기초토양을 잘 일궈냈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어느 국가라도 30년이라는 오랜 기간에 걸친 지속적 투자 없이는 소프트웨어를 할 생각을 버리라는 교훈을 배워야 한다. 우리도 구글같은 기업의 위용에 탄복하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최소 30년 간 지속적으로 투자해 나갈 계획부터 짜는 단계로 들어가야 할 것이다.문송천 카이스트 및 아일랜드국립대 경영대학원 교수

2017-08-03 15:19 문송천 카이스트 및 아일랜드국립대 경영대학원 교수

[브릿지 칼럼] 어느 CEO의 안타까운 죽음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최근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 CEO의 타계 소식에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의 허와 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가맹본사의 ‘갑질’ 사건들과는 달리 경영난에 봉착한 가맹본사의 현실을 보여 준 사건으로, 우리 프랜차이즈산업 전반의 문제점을 노출시킨 계기가 됐다. 아울러 한 CEO의 성공신화가 결국 비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던 현실은 많은 예비 창업가들에게도 허탈감을 안겨줬다.1960년대 초, IBM의 최고경영자였던 톰 왓슨 주니어는 회사에 1000만 달러의 손실을 입힌 한 임원을 불러놓고 “왜 불렀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해고를 예감한 듯 그는 “해고하시려고…”라고 답했다. 하지만 톰 왓슨은 “내가 당신을 가르치려고 1000만 달러나 썼는데 왜 당신을 해고하겠소?”라며 그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었다. 누구나 실패할 수 있고, 실패로부터의 교훈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는 에피소드다.안타까운 현실은 21세기 경영환경이 대부분 ‘성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란 한 개그맨의 유행어처럼 우리 모두 성공한 CEO, 성공한 기업에만 몰두했던 것은 아닐까? 혹은 스타벅스의 성공신화에만 매달려 벤치마킹하다 한 순간에 ‘팝업기업’처럼 사라진 것은 아닐까.1990년대부터 시작된 기업들의 경영혁신 물결은 벤치마킹, 지식경영, 리엔지니어링 등 새로운 시장 창출보다는 ‘레드오션’에서의 무한경쟁을 강요했다. 기업들은 궁극적으로 ‘지속가능경영’이라는 ‘서바이벌 킷’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레드오션’, ‘블루오션’ 이론을 세계에 알린 프랑스 INSEAD대학의 김위찬 교수는 “현실적으로 모든 기업이 블루오션에서만 헤엄칠 수 없고, 레드오션을 무조건 피할 수만은 없다”고 했다. 그가 성공한 CEO들을 인터뷰해 얻은 성공의 덕목은 ‘멘탈모델’이었다. 머릿속에 깊이 박혀있는 멘탈 알고리즘과도 같은 것으로, 기업가들의 잠재의식 속에 존재하며 때로는 의사결정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견고한 멘탈모델을 가진 CEO는 위기에서도 이성적이며, 치열한 경쟁상황에서도 난관을 이겨낼 역량을 갖는다고 한다.반면에 경영전략 컨설턴트인 춘카무이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실패한 CEO들의 공통점은 놀랍게도 남들보다 발 빠르게 ‘실행’에 옮겼다는 점이다. 빠른 실행(quick implementation)이 기업가들의 필수 덕목처럼 자리 잡은 상황에서 그의 주장은 생소하기만 하다.하지만 많은 CEO들이 기존의 전략과 실행을 별개라 생각하고 빠른 실행을 위해 체계적인 의사결정을 못하게 되면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해 기업의 실패로 이어진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경영자는 항시 멘탈모델로 무장해야 한다는 얘기다.“브랜드를 만들어 전략을 짜는 작업에 신중을 기해야 하지만,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생각하면 세부 그림을 그리기보다 실행에 옮겨야 한다.” 최근 타계한 커피브랜드 CEO의 2011년 인터뷰 내용이다. 고인이 발 빠른 실행을 더 강조하게 된 것은 회사의 빠른 성장과 이익창출, 1등만을 기억하는 최고 수준의 브랜드 등 우리가 처한 21세기 경영환경이 빚어 낸 피할 수 없는 강박관념 때문은 아니었을까.1등 기업이 되기보다는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는 것이 어쩌면 오늘날 우리 기업들과 CEO들이 이뤄내야 할 숙제일 것이다.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2017-08-02 15:59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브릿지 칼럼] '모 아니면 도'式 주택정책 평가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6·19 부동산 대책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무용론 일색으로 박하다. 일시적인 가격 조정과 거래 감소 이후 여전히 높은 청약경쟁률과 가격상승, 비 조정지역 및 오피스텔의 ‘풍선효과’ 등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대책 시행 초기부터 서울과 부산주택시장 등 과열지역을 한 번에 멈추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다.하지만 그동안 주택정책에 대한 시장 경험에 따라 누구도 한 개 대책으로 시장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기대하지 않는다. 특히 주택 자산은 실수요자와 투기수요자를 구분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주택정책으로 시장수요를 위축시키지 않고 투기수요를 잡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그럼에도 6·19 대책이 주택가격 안정이나 본격적인 규제보다 가수요자 차단을 목적으로 했을까? 왜 정부는 투기수요 억제하되, 실수요자는 최대한 보호하는 어려운 길을 택했을까? 6·19 대책이 없었고, 서울의 재건축 공급이 활성화됐다면 지금보다 나았을까?6·19 대책이 투기수요를 완전하게 저격하지는 못했지만 무용론은 과도하게 폄하된 것으로 보인다.특히 2017년 하반기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예상되는 입주물량 증가, 금리인상 등의 하방 압력을 고려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보인다. 또한 가정이지만 재건축을 통한 공급확대는 오히려 더 가격이 급등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재건축에 의해 공급물량이 확대되고 가격변동률이 안정될 수 있겠지만 단기적으로 개발투자와 단기적 멸실에 의한 수급불균형이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정책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일정시간이 필요하다. 6·19 대책의 경우 전매제한은 6월 19일, 1순위 및 재당첨 제한은 7월 4일 , LTV·DTI 규제는 7월 3일 이후 적용됐기 때문에 본격적인 대책적용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다. 또 최근 시장이 모두 투기자만으로 주도되는 것으로 확신할 수 없다. 오히려 규제 회피 수요물량 단기 집중, 자금 유동성, 향후 주택 공급 제약 등에 대한 불안감으로 실수요자의 시장 참여가 많았다. 특히 서울의 경우 신규 입주 물량이 적고 향후에도 개발가용지가 적다는 희소성과 대출규제에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수요층이 많다는 수요특성 등 정책이외의 지역적 특성에 의한 시장흐름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실수요자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면, 6·19 대책이 투기수요를 견제하지 못했다고 판단하는 것은 시급하다.6·19 대책은 세부시장에 대한 단계별 조정기능을 가지며, 과열된 시장에 브레이크로 일정부분 속도를 줄였다는 것, 과도한 대출가구의 맹목적 시장 참여를 제한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시장충격 완화, 시장에 정책 방향성 제시 했다는 것에는 의미가 있다단편적으로 단기간의 주택가격 변동을 모니터링하고 판단하는 것은 규제 피로도만 가중시킬 수 있다. 따라서 참여자 특성과 지역특성에 따른 정책목표를 설정하고 단계적으로 모니터링할 지표가 필요하다. 현재처럼 대책목표나 정책평가를 서울 등 일부지역의 가격하락 또는 안정으로 본다면 시장변동성만 확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

2017-07-31 15:28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브릿지 칼럼] 법인세율 인상, 세수증대에 역행

홍기용 인천대 경영대학장, 전 한국세무학회장정부는 법인세 과세표준이 2000억원을 넘기면 그 초과분에 대해 법인세 초과누진세율을 종전 22%에서 25%로 올리기로 했다. 116개 초대기업이 영향을 받는다. 매년 2조7000억원씩 5년간 약 11조원을 마련하게 된다. 이는 100개 국정과제를 위한 재원인 178조원에 턱없이 적은 금액이다.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5년 내내 증세를 하지 않겠다고 한다. 이는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 한정하고, 증세로 인한 민심을 가라앉히기 위해 소득재분배차원에서 부자과세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 같다.법인은 법인소득의 최종 귀착자가 아니다. 법인소득은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불하고, 외부인에게 재료비 등을 지출한 후 계산되며, 이후 법인세를 낸 후 배당 등을 통해 주주에게 최종 귀착된다. 따라서 법인세는 소득재분배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에 부자과세의 차원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소득재분배는 소득세로 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우리나라의 법인세율은 법인소득의 크기에 따라 차등을 두는 3단계 초과누진세율로 갖고 있는데, 이번에 25%의 세율이 포함되면 4단계가 된다. 법인세는 장사를 잘해서 늘어나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기업규모가 크기 때문에 영업이익률이 적더라도 최고세율이 적용되기도 한다. 이는 소득재분배와 관계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나라에서는 법인세율을 다단계 세율이 아닌 단일 세율로 하고 있다. 법인세는 소득재분배의 효과가 없기 때문에 법인세에서 다단계 세율구조를 두지 않고 있다. 독일은 법인세율을 15%의 단일세율로 두고 있으며, 미국도 트럼프정부가 출범한 후 종전 8단계 최고세율 35%에서 15%의 단일세율로 하향조정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리고 OECD국가의 대부분은 최근에 법인세율을 내렸다.우리나라 법인세율을 종전보다 더 올리면 법인세를 내리고 있는 국제추세와 부합하지 않아 국제사회에 나쁜 신호를 줄 수 있다. 우리나라 기업만 경영환경과 과세기반이 호전돼 법인세를 올린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외국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투자환경과 투자매력은 떨어질 여지가 있다. 이는 국내투자 및 고용의 축소 등을 유발해 법인세의 세수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글로벌기업과 같이 규모가 큰 기업은 늘어나는 세금을 여러 형태로 다른 실체에 전가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245개 기업이 법인세중 52%를 내고 있다. 이미 핀셋과세를 해오고 있던 것이다. 이중 116개의 기업에 대해 추가로 증세하는 것인데, 조세전가에 따른 여파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기업은 국제시장에서는 가격인상의 탄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총비용관리적 접근을 시도할 수 있다. 가격을 인상하기보다는 재료비 등 매출원가의 축소를 시도할 가능성이 더 크다. 이 경우 하청기업 등 국내 중견기업 및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을 악화해 오히려 총 법인세가 줄어 들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세수는 세율만 올린다고 늘어나지는 않는다. 증세가 오히려 세수증대에 역행할 수 있음을 살펴야 한다. 국제조세환경과 조세전가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는 법인세, 소득세, 부가가치세의 3개 세목이 국세 중 75%를 차지한다. 이들 세금은 투자, 소득, 소비에 좌우된다. 세수증대를 위해 세율인상보다는 경제살리기에 먼저 매진할 필요가 있다.홍기용 인천대 경영대학장

2017-07-30 16:40 홍기용 인천대 경영대학장

[브릿지 칼럼] 금리인상 시기 놓쳐선 안된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전무정부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로 제시했다. 달성만 된다면 정말 얼마만의 성장률인가. 특히 잠재성장률이 2%대로 주저앉았다고 평가되는 이 시점에 3%는 꿈 같은 성장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가는 여전히 2%에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 측에서 보면 경기가 회복국면에 들어선 것은 사실이라고 해도 아직 물가 상승을 유발할 정도는 아니다. 공급 측에서 보더라도 상반기의 비용 인상 요인이 하반기로 갈수록 비용 인하 요인으로 반전되면서 정부가 바라는 2% 물가 목표에 도달하는 것은 어려울 판이다.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일은 아니다. 경기 침체 국면에서 저물가는 경기 회복을 저해하는 적군이다. 하지만 경기 회복 국면에서 저물가는 과열을 막고 안정적 성장을 뒷받침해주는 우군 역할을 톡톡히 해 낸다. 특히 실적 성장률(3%)이 잠재성장률(2%대)을 뛰어넘는 인플레 갭 상태에서 저물가는 더욱 빛을 발한다.작금의 경기 상황을 한마디로 말하면 그야말로 저물가-고성장의 골디락스 경제(Goldilocks economy)다. 낮은 물가 상승률을 수반하는 적당한 수준의 경제 성장률,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경제다. 사실 살로먼 브러더스의 데이빗 슐만(David Shulman)이 처음 소개한 1990년대 미국은 골디락스 경제가 근 10년간 지속되었다. IT 혁신이 주도한 신경제가 원인이었다. IT 혁신 즉, 공급 측 혁신이 물가 상승을 최소화하면서 경제 성장을 주도한 이상적인 형태의 경제 성장이다. 2000년대 들면서 세계 경제는 또 다시 골디락스를 구가했다. 2001년 IT 버블 붕괴 이후 2008년 서브 프라임 금융위기까지 지속된 2차 골디락스의 저물가 요인은 중국의 ‘저물가 수출’이었다.골디락스 경제가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골디락스 경제는 예외없이 버블 붕괴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저물가로 인하여 금리 인상 속도가 늦어지고 그 사이 버블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1차 골디락스의 끝에는 공급측 IT 버블 붕괴가 있었다. 2차 골디락스의 끝에는 부동산 버블 붕괴가 있었다. 버블 붕괴시 가장 타격을 심하게 받는 곳은 재무 건전성이 취약한 나라들이다. 서브 프라임 위기 때 가계 건전성이 나빴던 미국과 영국은 심하게 홍역을 앓았다. 우리나라는 국가, 기업, 가계 모두가 건전한 상태여서 상대적으로 쉽게 지나갈 수 있었다.이제 우리는 또 다른 골디락스의 초입에 서 있다. 이번에도 버블은 생겨날 것이다. 이번에 버블이 터지게 된다면 가장 고통을 받게될 나라는 우리나라다. 가계 건전성이 너무나 심하게 훼손되어 있다. 아직 시간은 있다. 지금부터라도 버블 형성을 억제하고 가계 건전성을 높여나가야 한다. 정부는 부동산 억제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가계부채 종합대책 마련에도 착수했다. 하지만 시장에 돈이 쓰나미처럼 몰려다니는 한에는 백약이 무효가 될 것이다.금리 인상만이 답이다. 지금의 경기 상황에서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수는 없다. 그러나 금리 인상에 대한 시그널은 내보내야 한다. 속도는 조절하겠으나 인상 기조인 것은 분명하다는 인식이 시장에 자리잡아야 한다. 금리 인상, 연내 1회 정도는 필요하다.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전무

2017-07-27 15:19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전무

[브릿지 칼럼] 도로공사의 여전한 갑질

양진형 한국석유유통협회 상무최근 한국석유유통협회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도로공사의 ‘갑질 횡포’를 중단시켜 달라는 시정조치 건의서를 제출했다. 전국 600여개 석유대리점으로 구성된 석유유통협회는 다수의 회원사가 고속도로 주유소를 위탁받아 운영 중이다.현재 도로공사는 공사법에 따라 도로의 설치·관리와 그 밖에 관련된 사업인 고속도로 휴게실 및 주유소 설치와 관리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이 중 160여개 주유소는 ‘EX알뜰’이라는 브랜드로 민간에게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최근 4년간 이들 주유소에 대해 거래상 지위남용 등 불공정행위를 일삼아 지탄을 받고 있다. 도로공사의 불공정행위로 주유소 운영자들은 최소한의 영업이익마저 포기해야 하는 등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도로공사는 운영계약 연장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여 주유소 판매가격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등 경영간섭 행위를 일삼아 왔다. 특히, 주유소 위탁계약 근거자료인 ‘주유소 운영 서비스 평가지표’를 만들어 사실상 석유시장 가격에 개입해 적자를 보는 주유소들이 속출했으며 평가 점수가 좋지 않은 일부 주유소는 공사와의 위탁운영 재계약 과정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평가표 200점 만점에 가격관련 점수를 80점으로 매우 높게 책정해 사실상 주유소의 판매가격을 통제해 온 것이다.이러한 결과로 주유소 경영환경이 급전직하 했으나 공사는 시정은커녕, 주유소에서 입은 손실은 휴게소 운영 수익에서 벌충하라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 행위를 여전히 계속해 오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공사의 갑질 행위로 고속도로 인근 국도변 골목상권 주유소들의 피해가 막중하다는 것이다.국도변 주유소들은 고속도로 주유소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과도한 출혈경쟁을 벌이다가 휴·폐업의 길로 들어선 경우가 허다하다. 이로 인해 소중한 주유소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1개 주유소당 근무 인원이 8명이라고 가정할 때 100개 주유소가 휴·폐업을 하게 되면 800개의 소중한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이다.사정이 너무 절박한 나머지, 주유소협회와 석유유통협회 회원들은 생존권 보호차원에서 도로공사 김천 본사를 지난 3월 항의 방문하여, 도로공사의 갑질 횡포의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 바 있다. 그러나 도로공사의 갑질 행위는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현재 ‘갑질 횡포’, ‘골목상권 침해’ 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도로공사가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판매가격에 개입하고 부당하게 주유소 경영에 간섭하는 것은 공기업의 명백하고도 전형적인 갑질 횡포이며, 불공정거래행위로 경쟁중립성 위반이다. 이러한 행위로 주유소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여 시장을 왜곡시켜 왔으며, 주유소 운영의 자율권을 심각하게 침해해 왔다.공정거래위원회는 공기업인 도로공사가 고속도로 주유소 위탁 운영자들에게 거래상 지위를 남용하여 부당 경영간섭을 한 행위가 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위반하는 것은 아닌지 검토해 도로공사의 갑질 행위가 즉각 중단될 수 있도록 시정조치를 취해야 한다.양진형 한국석유유통협회 상무

2017-07-26 16:24 양진형 한국석유유통협회 상무

[브릿지 칼럼] 오른손 하는 일 왼손이 몰라서야

김우일 대우Mamp;A 대표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인 문준용씨의 고용정보원 채용특혜의혹 제보 조작사건 수사가 막바지에 이르렀다.조작사건의 핵심인물인 국민의 당 당원 두 사람이 구속되었다. 한 사람은 최고위원을 지냈고 또 한사람은 평당원이지만 최고위직층의 측근인사인 만큼 비중이 가볍지 않다.국민의 당은 재빨리 당사자가 공명심에 어두워 저지른 단독범행으로 결론 내렸다.국회의원 40여명을 거느리고 대권 경쟁을 했던 제3당이 개인이 조작한 녹취록을 아무 검증없이 수용해 대국민발표를 했다는 점은 누가 보더라도 비난받을 만한 일이다.눈앞에 다가온 대권의 욕심에 눈이 가려 정의, 진실, 공익을 한 순간에 짓밟아버린 셈이다.여당 대표는 이번 사건이 한 사람의 단독범행이라는 사실을 믿지 않고 국민의 당이 ‘머리자르기’와 ‘꼬리자르기’로 이 사건을 덮으려 하고있다고 맹공을 펼치고 있다.필자(전 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이 사건의 진행과정을 보면서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하라”는 속담이 떠올랐다.이 속담은 두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첫 번째는 우리가 아는 대로 선행은 남에게 알려지지않게 조용히 하는 것이 도리라는 뜻이라면, 두번째는 이번 사건처럼 악행이 나중 문제가 될 때를 대비해 비밀을 유지하라는 뜻이 될 수도 있다. .생리학적으로 보면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를 수가 없다. 인간의 오른손과 왼손은 뇌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만일 오른손이 무엇을 하는 지 왼손이 모른다면 그것은 뇌의 기능이 마비됐다는 뜻이며, 이는 생명이 끊어진 것과 진배없다.필자는 몇 해전 대기업을 경영진단한 적이 있었는데 이 기업의 경영의사결정과 프로세스에 커다란 오류을 발견할 수 있었다.바로 대표가 내린 경영집행과정이 대표 본인만 총합적으로 파악하고 실무담당자는 자기가 맡은 일 외에는 전혀 모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 프로젝트는 영업, 자금, 회계, 생산, 법규파트들이 분야별 검토를 거쳐 종합전체그림으로 결정되는데 각 분야별 담당은 자신이 맡은 소임 외에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영업은 팔기만 팔았지 그 원가를 몰랐고, 자금은 돈만 조달했지 이 돈이 어디에 쓰여지는지 몰랐고, 생산은 만들어만 냈지 소비자의 니즈를 몰랐고, 회계는 숫자만 합산했지 그 의미를 몰랐고, 법규는 법 위반만 알지 그 원인에 대해서는 모른 이른바 맹인의 코끼리 만지기와 다름없었다.결국 프로젝트의 유기적소통이 이루어지지않으면서 한 쪽의 큰 실수가 전체 프로젝트를 망가뜨렸고, 이 기업은 결국 도산하게 되었다. 바로 옆의 부서에 불이 난 것도 모르고 자기 일만 집중한 셈이었다.정당, 기업을 막론하고 모든 조직은 사람의 신체와 똑같은 기능과 시스템을 가진다.조직을 경영하는 데 있어서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알아야’ 한다.선행은 남들에게 감추고 모르게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좋은 일을 알려 파급력을 높이는 것이 조직에 더 좋은 영향을 끼친다. 왼손이 오른손의 선행을 알면 따라하게 되는 법이다.악행은 꼬리자르기로 수습을 할 수 있지만 이는 잘못된 관행이 익숙해져 결과적으로 조직에 더 나쁜 영향을 끼친다.따라서 조직의 각 부문이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야 말로 성공하는 조직의 기본이다. 국민의 당이 이런 조직 운영의 원리를 제대로 따랐다면 이런 우스꽝스런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김우일 대우MA 대표

2017-07-24 14:00 김우일 대우M&A 대표

[브릿지 칼럼] 시베리아 향해 철마는 달리고 싶다

김종대 전 동국제강 상무아인슈타인은 여행을 할 때마다 3등 열차를 이용했다. “3등차 안에서는 많은 사람들과 친해지면서 즐거운 여행을 한다. 2등차를 이용하면 그런 좋은 사람들을 잃어버리거든….” 그 이유 속에는 삶의 여유가 담겼다. 그리고 열차 안의 서민들은 기차가 종착역에 닿을 때까지 밀가루 값 타령뿐이다. 서민들의 생활상이 고스란히 담겼다. 시베리아 횡단 철도(TSR)는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9288㎞를 7박 8일간 쉬지 않고 달린다. 단일 철도 시스템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이자 북유럽과 동유럽, 서유럽 그리고 동아시아를 잇는 세계 최대의 물류 동맥이다. 전제군주 니콜라이 2세가 TSR를 완공시키자 잠자는 땅 시베리아는 눈을 번쩍 떴다. 모피 생산이 크게 늘어났고, 철로를 따라 농민의 유입이 촉진됐으며 각종 광산이 속속 개발됐다.길을 만든 것은 철로이다. 그러나 그 철로를 만든 철강 산업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은 드물다. 동토의 시베리아에 봄이 오는 소리를 만들어낸 원동력이 바로 철강 산업이라는 사실을 굳이 들먹이는 것은 애석하게도 동북아의 끝자락에 붙어 있는 한국과 일본이 아직도 연결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길이 이어지면 새로운 경제효과가 엄청 날 것인데….세계 최대의 철도대국은 미국이다. 그 중심축은 센트럴 퍼시픽과 유니온 퍼시픽을 연결한 대륙횡단철도이다. 미국 서부로 몰려드는 골드러시의 행렬을 고민하던 위정자들에게 대륙횡단철도 건설은 일석이조의 선택이었다. 국토개발도 하고, 인구 분산도 하고. 그 덕택에 서쪽의 모래 벌이었던 캘리포니아는 미국의 31번째 주가 됐고,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는 금시발복의 행운을 안았다. 청바지가 등장했고 차이나타운도 탄생됐다.“강을 오가는 증기선이 철교 기둥에 부딪혔다고 가정합시다. 연철이라면 휘는 것으로 끝나지만 주철은 부러져서 다리가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카네기의 ‘두뷔크 철교’ 건설 수주 후일담이다. 그는 이처럼 철강 신기술에 사활을 건 인물이며, 철도 산업에 큰 영향을 끼쳤다.철도산업의 핵심은 레일이다. 변화무쌍한 날씨에 상관없이 육중한 기관차를 안정적으로 떠받칠 수 있는 강한 레일은 막강한 카네기 제철과 같은 철강 기업이 자국에 포진하기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세계 최초의 열차 ‘로코모션호’는 시속 16㎞였다. 지금 고속 열차는 시속 300㎞ 이상을 달리고도 남는다. 이음새 없는 레일의 덕택이다. 미국(1830), 프랑스(1832), 독일(1835), 러시아(1837)의 철도역사는 200년에 가깝다. 아프리카의 소국 기니가 1848년에 일찌감치 철도를 갖게 된 것은 경이롭다. 중국은 1883년, 한국은 일제에 의해 1899년에야 철도가 부설됐다. 우리의 철도산업도 이제는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한다.그 중심에 있는 국내 철강 산업도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함은 당연한 필요조건이다. 북한을 가로질러 시베리아까지 연결하는 철로의 건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데 언제 마침표를 찍을지 아직도 요원해 보인다.김종대 전 동국제강 상무

2017-07-23 16:04 김종대 전 동국제강 상무

[브릿지칼럼] 은퇴 바로 다음날 해야할 6가지

김경철 액티브시니어 연구원장100세 시대, 우리는 오래 살게 됐다. 2017년부터 정년이 60세로 늘어났지만 사실상 은퇴 시점은 55세 전후로 인식되고 있다. 평균 55세에 은퇴한다 하더라도 100세 기준으로 45년간 무엇을 하며 어떻게 시간을 보낼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화두다. 은퇴 후 바로 무엇을 준비할지 몰라 방황하는 은퇴자를 위해 은퇴 직후 우선적으로 시작해야 할 6가지를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정리해 보았다. 첫째, 자서전을 쓰자. 심리학자들은 50대 초중반을 제2의 사춘기라 부르며, 은퇴는 우리 생애과정 후반기에 겪게 되는 가장 적응하기 어려운 제2의 심리적 방황기라 한다. 자서전은 잊고 지냈던 본인의 정체성을 찾고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 필요하다. 자서전 쓰기를 통해 자신의 삶을 정리해 보고, 은퇴 이후 삶의 목표를 재설정하여 새로운 출발을 하자.둘째, 죽음준비(웰다잉) 교육을 반드시 수강하라. 생명의 유한함을 깨달아, 남은 삶을 귀중하게 생각하고, 삶을 삶답게 살도록 하자는 것이 죽음준비 교육의 목적이다. 필자가 퇴직 후 수강한 많은 교육 중에서 단연 으뜸으로 추천하는 필수 교육이다. 버킷리스트와 엔딩노트도 함께 작성해 보자.셋째, 요리와 스포츠 댄스를 배워라. 요리는 배우자와의 관계를 돈독히 유지함은 물론 가정의 화목을 이끄는 최고 비법이다. 아울러 향후 혼자 사는 기간을 대비하기 위해서 남자에겐 꼭 필요하다. 스포츠댄스는 사교보다는 운동을 위한 춤이다. 스트레스는 사라지고 땀은 온 몸을 적신다. 치매 예방에도 좋으며, 부부가 함께 한다면 금상첨화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배우기 어려워진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넷째, 연주할 수 있는 악기 하나는 가지자. 자신을 힐링하기 위하여 악기 한 가지 정도는 다룰 줄 알아야 한다. 젊은 시절 즐겼던 악기를 다시 시작해도 좋고,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우쿨렐레나 하모니카를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다.다섯째, 봉사활동을 위한 재능을 준비하자.봉사활동은 ‘나는 다른 사람을 도울 만큼 가치 있고 괜찮은 사람이라는 자존감을 갖게 해 인체의 면역기능도 향상된다고 한다. 인생 2막에서 봉사활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재능기부를 위한 재능도 미리 준비하자.마지막으로 컴퓨터 활용 능력을 꾸준히 업그레이드하자. 나이가 들수록 친구도 줄어들고 외로움에 시달린다. 컴퓨터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세계의 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어 노년에 외롭지 않다. 동영상을 제작해 주변사람들을 즐겁게 봉사할 수 있고, SNS강사 활동도 가능하다. 블로그활동을 통해 작가로 등단할 수 있으며, 사진까지 겸하면 일석이조의 시너지가 있다.직장인의 굴레에서 해방된 은퇴자는 ‘시간부자’이다. 나를 위한 여유시간이 너무나 많다. 이 많은 시간을 잘 활용하면 잃었던 꿈을 되찾을 수 있고, 새로운 일을 할 수도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위의 6가지를 우선적으로 먼저 실천하면서, 본인의 경제상황이나 여건에 따라 재취업이나 창업을 통해 일자리를 찾거나, 평소 본인이 생각해 둔 노후의 행복을 찾는 취미활동이나 사회활동 등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할 것이다.김경철 액티브시니어 연구원장

2017-07-20 15:08 김경철 액티브시니어 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