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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더 뚜렷해진 개인 취향… 쉿! 조용한 사람들 뜬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매년 이맘때가 되면 다음 연도 트렌드를 조망하는 서적들이 대거 쏟아져 나온다. 그런 서적들 가운데 매년 압도적인 인기를 끄는 책이 두 권 있다. 하나는 서울대 김난도 교수팀이 매년 정기적으로 발간하는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 다른 하나는 트렌드 분석가 김용섭의 라이프 트렌드 시리즈다. 둘 모두 트렌디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매우 의미 있고 유익한 전망을 내놓는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2025 트렌드 코리아|김난도 외|미래의창◇ 김난도 외 2025 트렌드 코리아 … 경계와 고정관념이 무너진다매년 영어로 된 합성 신조어로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예측해 온 서울대 트렌드 코리아 팀은 내년 ‘뱀의 해’ 2025년의 10대 소비 트렌드 키워드를 ‘SNAKE SENSE’로 잡았다. 남다른 감각으로 먹이를 잡아채는 뱀의 놀라운 능력을 의미한다.S는 ‘Savoring a Bit of Everything’이다. 저자들은 옴니보어(Omnivores) 소비, 즉 ‘잡식성 소비’가 새 트렌드가 될 것이라 예측했다. 소비의 전형성 대신 나이와 성별, 소득에 따른 경계와 구분 없이 완전히 새로운 개인별 소비시장이 구축될 것이라 전망했다. 모든 과거의 선입견과 고정관념은 폐기되고, 개인의 취향이 더욱 뚜렷해지는 ‘옴니보어’ 소비자가 뜰 것이란 전망이다.N은 ‘Nothing Out of the Ordinary: Very Ordinary Day’다. 여기서 ‘아주 보통의 하루’를 뜻하는 ‘아보하’가 나온다. 위험한 세상 속에서 작지만 위로가 되어 주는 무언가를 찾는다. 푸바오나 은우·정우 형제들이 대표적이다. 불행한 것도 싫지만 너무 행복한 것도 바라지 않는 삶을 추구한다. 하루를 무사히 넘기는 것에 감사하고, 내일도 오늘 같기를 바라는 평온한 일상이 중시된다.A는 ‘All About the Toppings’, 이른바 ‘토핑경제’다. 본질보다 추가적·부수적 요소들이 더욱 주목받아 새로운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게 된다. 같은 도우라도 토핑이 다르면 이름과 가격이 달라지듯이, 같은 제품이라도 무엇으로 어떻게 꾸미느냐에 따라 ‘나만의 것’이 된다. ‘최고의 상품’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상품’이 추구된다. 그만큼 소비자의 ‘창의성’이 기대된다.K는 ‘Keeping It Human: Face Tech’, 즉 ‘페이스테크’다. 첫 인상이 중요한 만큼, 앞으로는 기계에 표정을 입히고, 사람의 얼굴과 표정을 정확하게 읽어내며, 사용자마다 각자의 얼굴을 만들어주는 ‘페이스테크’가 뜰 것이라고 한다. 특히 이제 사람의 감정을 읽고 대응력까지 갖춘, ‘인간에 가까운’ 기업과 상품이 선택을 받게 될 것이므로 이 기술이 필수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E는 무해력(無害力, Embracing Harmlessness)이다. 내게 해 끼치지 않고 자극이나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작고 귀엽고 순수한 것들이 사랑받는다. 무해한 힘이 진짜 힘 된다. 스스로를 ‘긁힌 세대’라고 자조하는 젊은이들에게 이런 무해한 존재들이 희망이 된다. 푸바오나 미니어처 열풍, 대충 그린 이모티콘 등이 그런 무해력을 가진 것 들이다.S는 ‘Shifting Gradation of Korean Culture’로, ‘그라데이션K’로 지칭된다. 정말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유연하고 열린 담론’이다. 더 이상 우리는 단일민족·단일문화가 아니라 ‘다문화 국가’다. 저자들은 “K-팝, K-푸드, K-드라마 열풍 속에서, 진정으로 한국적인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그라데이션(단계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한다.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기사 및 보도와 연관없음E는 ‘Experiencing the Physical: the Appeal of Materiality’로 ‘물성매력’을 뜻한다. 디지털 만능 속에서도 여전히 사람들은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무언가를 희구한다. 스크린에서만 존재하던 애니메이션과 드라마의 세계가 오프라인에서 구현되어 소비자들에게 체험, 체감할 기회를 준다. 기업의 마케팅 포인트도 그 방향으로 변화한다.N은 기후감수성(Need for Climate Sensitivity)이다. 역대급 기상이변과 기후변화는 이제 ‘현존하는 최대 위험’이 되었다. 이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하는 기후감수성이 소비와 비즈니스, 공공 영역에서 두루 중시된다. ‘레이니룩’이 대세가 되고 날씨보험까지 등장한 현실 속에서 이제 기후 감수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 덕목이다.S는 공진화 전략(Strategy of Coevolution)이다. 상호연결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에서 비즈니스 주체들이 긴밀한 연계를 통한 공동성장을 모색해야만 ‘상생’과 ‘생존’이 가능한 세상이 되었다. 적응하는 자만이 살아남고 진화할 수 있다. 경쟁은 하되 생존과 상생을 위해선 적과도 과감하게 손 잡을 수 있는 열린 마인드가 필요한 시대다.E는 ‘Everyone Has Their Own Strengths’로 이른바 ‘원 포인트 업(One-Point-Up)’이다. 무작정 성공한 사람을 롤 모델로 삼기 보다는 자신이 도전해 도달할 수 있는 ‘손에 잡히는 목표’를 설정해 실천하며 조금씩 성취감을 쌓는 것이다. ‘나다움’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놀라운 성장보다는 소소하지만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작은 성공이 포인트다.라이프 트렌드 2025|김용섭|부키◇ 김용섭 라이프 트렌드 2025… 조용함이 대세가 되는 세상저자는 2025년의 대표 라이프 트렌드로 ‘조용함(Quiet Silent)’을 들었다. 조용한 사람들의 조용한 행동, 조용한 욕망이 힘을 얻어 더욱 강력한 물결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요란스럽고 복잡하고 갈등으로 점철된 사회에 지친 현대인들이 이제는 소음과 과잉 연결, 타인과의 관계와 교류에서 벗어나 혼자 활동하고 자기 자신에 더욱 집중하는 삶을 희구하게 될 것이라도 내다본다.드러나지 않는 럭셔리 패션에서부터 조용한 휴가와 여행, 조용한 걷기, 스텔스 가전과 캠핑, 음소거 챌린지, 멍때리기, 심지어 조용한 사직과 해고가 일상이 된다. 인공지능(AI)과 로봇, 스마트 폰 등이 개인도구화하면서 이제 사람의 성격도 외향적인 것 보다는 조용하고 차분한 쪽이 더 평가받으면서 ‘조용함’은 새해에 더욱 전방위적인 트렌드 코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저자는 “소음을 걷어내면 진짜 들어야 할 소리가 들린다”며 이렇게 불필요한 것을 들어내고 조용하지만 강력한 무언가를 찾는 새로운 노력들이 경주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이른바 ‘내향성 경제(Introvert Economy)’가 증폭될 것이란 전망도 했다. 집 밖 사회 활동이나 모임, 야외 활동 대신 집 안에서의 SNS 콘텐츠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회식보다 혼술, 외식보다 배달 음식이 선호된다.저자는 “이제 개인주의적인 사람들, 조용한 사람들을 주류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조용함을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드는 기획자나 마케터, 내향형 리더, AI로봇을 적극 활용해 자신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솔로프러너, 운동중독자, 운동과 자기관리에 적극적인 싱글 등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그들의 조용한 욕망과 조용한 행동이 강력한 힘으로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얘기다.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기사 및 보도와 연관없음저자는 2025년 라이프 트렌드를 주도할 키워드로 ‘조용함’과 ‘조용한 사람들’을 포함해 12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Z세대를 새로운 욕망과 트렌드가 되고 있는 텍스트힙(TextHip)을 말한다. 손 안의 스마트 폰이 일상화된 디지털 네이티브들 사이에서 책은 이제 지적 탐구의 수단이 아니며 독서가 섹시하고 힙하고 멋진 차별화의 수단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1인 기업가를 뜻하는 ‘솔로프러너(Solopreneur)’는 생성형 AI가 만든 증강 인류 덕분에 더욱 힘을 얻고 있다. 누구나 ‘유니콘’을 꿈꿀 수 있을 만큼, 역사상 가장 강력한 ‘개인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최근의 쇼펜하우어 열풍 속에서 저자는 ‘자발적 고립주의자’가 강력한 트랜드로 부상했다고 말한다. 1인 가구와 비혼주의 증가, 극단적인 개인주의가 더욱 만연할 것이라고 전망한다.‘비만 치료제’는 전 세계 의약산업과 패션, 뷰티, 스포츠, 식품 산업은 물론 우리의 욕망과 라이프 스타일까지 뒤흔들고 있다. 저자는 이것이 우리의 의식주 트렌드를 가장 극적으로 바꾸는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전세계적으로 전쟁 위험이 고조되는 가운데 ‘밀리터리 룩’도 강력한 패션 트랜드가 되기에 적당한 타이밍이 되고 있다고 전망했다.코로나로 주춤했던 여행이 다시 예전처럼 의식주 만큼이나 큰 욕망으로 ‘리셋’되고 있다. 저자는 이탈과 새로운 경험에 대한 욕망이 호텔과 항공, 외식, 레저, 쇼핑 산업 등에 전방위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술이나 게임 같은 전통적인 중독이 퇴조하는 대신에 최근에는 ‘운동중독’이 확산하고 있다. 건강이 곧 부(富)”라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다.잘 죽는 것, ‘웰다잉(Well-Dying)’을 디자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장례식 디자인은 물론 무덤 친구, 죽음 명상, 종활 산업이 뜬다. 자신이 직접 죽음을 준비하는 트렌드가 보편화하고 있다. 저자는 또 기후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인 ‘기후플레이션’을 언급하며, 기후 위기가 초래하는 먹거리 변화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이 밖에 과거에는 누가 얼마 짜리 집에 사는 지를 궁금해 했던 중산층들이 이제는 의자 등 고급 가구에 눈을 뜨기 시작해 새로운 욕망으로 급부상하고 있으며, 인공지능이 초래한 경제·산업적 변화에 발 맞춰서 ‘일하는 방식’을 바꿔주는 ‘AI at Work’와 ‘하이브리드 워크’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며 새해의 견고한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2024-10-12 07:00 조진래 기자

‘마침내’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결국 ‘한강’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연합)결국은 한강이다. 꽤 오래 전부터 고은, 황석영 등의 이름이 후보로 오르내리더니 결국 한국인 최초 노벨 문학상 수상자는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 ‘소년이 온다’ ‘흰’ 등의 한강이었다.10일(현지시간) 노벨상을 주최하는 스웨덴 한림원(Svenska Akademien)은 “2024년 문학상은 한국의 작가 한강에게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인으로는 200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故김대중 대통령에 이은 두 번째로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3억4000만원)와 메달, 증서가 수여된다.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 부문, ‘소년이 온다’로 2017년 이탈리아 말라파트테 문학상과 2018년 스페인 산클레멘테 문학상 그리고 노르웨이 퓨처라이브러리 ‘올해의 작가’, 2023년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 2024년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 등 수상에 이은 쾌거다.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한강의 ‘소년이 온다’(사진제공=창비)한강은 ‘아제아제 바라아제’ 등의 소설가인 그의 아버지 한승원 작가마저 “질투가 날 정도”인 필력의 소유자다. 1970년 11월 27일 전라도 광주에서 출생해 풍문여고,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문학과 사회’에서 ‘얼음꽃’ 외 4편의 시로 등단했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단편소설 ‘붉은 닻’으로 소설가로 데뷔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강을 발표하며 그의 작품세계를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며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하는 강렬한 시적 산문”(for her intense poetic prose that confronts historical traumas and exposes the fragility of human life)이라고 평했다.더불어 노벨상 박물관의 카린 클레손은 한림원과의 인터뷰를 한강에 대해 “부드럽지만 잔인하고 강렬하면서도 서정적인 산문을 쓰는” 작가로 표현했다.한림원의 평대로 한강은 ‘소년이 온다’에서 자신이 나고 자란 광주의 역사적 아픈 상처인 5.18 민주화운동을, ‘작별하지 않는다’에서 제주 4.3을 섬세하면서도 아프게, 서정적이면서도 강렬하게 풀어낸다.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문학계는 세계 문학의 중심에 선 한국문학, 광주와 역사학자들은 5.18 민주화운동이 세계적으로 알려지는 데 대해 환호하는가 하면 대형 온라인서점은 접속이 어려워질 정도로 주문 폭주 중이다. 교보문고는 물론 예스24 등 대형 온라인서점의 실시간 베스트셀러 10위까지가 한강 작품인 지경(?)에 이르렀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4-10-11 07:13 허미선 기자

[비바 2080] 100세 시대 신간… 후나세 슌스케 <속을 비우는 것이 최고의 약이다>

‘의사의 선조’ 히포크라테스는 “속을 비우는 것이 병을 고치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 책은 이른바 ‘간헐적 단식’에 대한 과학적 고찰서다. 야생동물들이 질병에 걸렸을 때 굶어서 낫는 것처럼 인간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극단적으로 ‘약은 독’이라고 얘기한다. 적게 먹는 것이 건강은 물론 노화를 늦출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주장한다.저자는 일본의 세계적인 생태 운동가다. 그는 병원에 가지 않고도 병을 치유할 수 있는 다섯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첫째, 소식(단식)이다. 병에 걸렸을 때 먹지 않고 움직이지 않고 잘 자면 해독력이 상승해 몸이 점점 좋아진다고 강조한다. 둘째, 웃음이다. 웃으면 암과 싸우는 NK세포라는 것이 6배나 증가해 암조차 치유될 수 있다고 말한다.셋째는 감사다. “고마워”라는 한 마디가 만병통치약이라고 말한다. 넷째는 긴 호흡이다. 숨을 잘 쉬기만 해도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되고 혈액 순환이 촉진되어 병이 낫는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근력운동이다. 근육량이 감소하면 질병과 노화가 온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가운데 특히 “공복이 최고의 약”이라며 3일 단식법을 시작으로 절반만 먹고도 더 오래 사는 법을 일러준다.그는 단식의 10가지 효능도 제시해 준다. 체질을 바꿔주고, 기억력이 상승하게 만들어 준다. 에너지를 올바르게 사용하게 되며, 숙변을 배출하고 환경독소까지 배출하게 해 준다. 혈관이 젊어지고, 유전자가 활성화된다. 스태미나가 강화되고, 면역력도 높아진다. 아울러 활성산소를 줄여준다. 극단적으로 그는 “80%를 먹으면 의사가 필요없고, 60%를 먹으면 늙지 않는다”고 말한다.우리는 하루 세끼 식사가 상식이라고 생각하며 살아 왔다. 하지만 저자는 삼시 세끼가 우리의 건강을 지켜줄 것인지에 대해 “NO”라고 단언한다. 사실은 그런 식습관 속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된다면서, 그런 에너지를 치유와 면역, 해독에 쓸 수 있다면 우리는 더욱 건강하고 오래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자연의 메커니즘’을 우리도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다.저자는 “적게 먹어야 만병이 낫는다”고 거듭 강조한다. 간헐적 단식으로 암과 동맥경화, 심장병, 당뇨병도 나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다만, 그렇게 하려면 그 질환의 증상이나 질병에 맞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간헐적 단식부터 1일 1식 혹은 3일 단식, 일주일 단식 가운데 본인에게 맞는 단식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고 말한다.그렇다고 무작정 속을 비우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과학이 숨어있다고 말한다. 암 같은 중병에는 21일 단식을, 고혈압 같은 질환에는 3일 단식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얘기한다. 이렇게 질환에 맞는 올바른 단식 요법을 잘 따라하면 혈관벽도 건강해지고 심지어 당뇨병도 약 복용 없이 단식과 식이요법만으로도 완치될 수 있다고 말한다.저자는 단식 요법과 함께 긴 호흡법과 근육 단련도 병행할 것을 권한다. 그렇게 하면 효과가 배가된다는 것이다. 이른바 ‘안티에이징’, 천천히 나이 들려면 평소 호흡법을 고쳐, 더 뱃속에서 최대한 숨을 깊고 길게 들어마시고 내뱉는 호흡을 할 것을 권했다. 이런 호흡법으로 바꾸면, 폐의 움직임이 호흡근을 강하게 수축해 내장을 마사지하므로 혈행이 자연스럽게 개선되어 건강을 되찾게 된다고 확언했다.근육 단련도 하루 5초만 투자하면 된다고 말한다. 무리하게 무거운 도구를 활용해 어깨나 무릎 등에 무리를 주기 보다는 짧은 시간이라도 집중력 있게 다양한 자세로 근력을 키우는 운동을 하면, 병을 치유하는 마이오카인 호르몬이 배출되어 질병 개선을 도울 것이라고 말한다. 불로장생까지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적어도 남들보다 더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조진래 기자 jjr895488@viva100.com

2024-10-08 07:11 조진래 기자

[비바100] 뜨거워지는 지구… 무너지는 수력문명… 신유목 시대 오나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유럽우주국(ESA)은 2021년에 ‘플래닛 아쿠아(Planet Aqua)’라는 용어를 공식화했다. 지구는 ‘물의 행성’이라는 의미다. 이 책은 지구의 수권(水圈)에 관한 종합 보고서다. 저자는 지구 수권에 문제가 생겨, 지금 인류는 여섯 번째 멸종의 초기단계에 와 있다고 경고한다. 물에 대한 전향적인 사고의 전환 없이는 뜨거워지는 지구를 감당할 수 없다며, 물이 지배하는 새로운 미래를 진심으로 대비하자고 촉구한다.플래닛 아쿠아|제러미 리프킨|민음사◇ 물 자원을 잘못 다룬 혹독한 대가 지난 6000년 동안 인류는 수자원을 포획해 댐으로 가두고, 운하로 밀어 넣고, 방향을 바꾸고, 사유화해 이익을 얻고, 고갈시키고, 오염시키며 문명을 발달시켜 왔다. 그 결과, 오늘날 야생으로 남은 곳은 지구의 19%를 넘지 못한다. 그 과정에서 귀중한 물이 손실되고 야생동물도 함께 사라졌다. 지하 암석권까지 심각하게 훼손되었다.온실가스 배출로 지구 온도가 1℃ 올라갈 때마다 지상과 바다의 물 증발속도는 빨라진다. 강력한 대기천(수증기가 대규모 기류를 이루며 좁고 길게 흐르는 기상 현상), 초대형 폭설과 겨울 강추위, 대규모 봄 홍수와 긴 여름 가뭄, 치명적인 폭염과 산불, 파괴적인 가을 허리케인과 태풍 등이 지구 생태계를 황폐화시키고 인간과 생물의 생명을 빼앗아 가고 있다.오늘 날 26억 명이 극심한 물 부족을 경험하고 있지만 2050년에는 35억 명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 10년 동안 물 관련 분쟁과 폭력사건이 270%나 증가했다. 2050년까지 대규모 ‘기후 이주’가 불가피하다. 50℃에 육박하는 폭염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난다. 19개 국가가 해수면 상승 위험에 처해 있고 향후 30년 내 중국과 인도, 태국은 물론 알렉산드리아와 헤이그, 오사카도 위험해 진다.모두가 화석연료 기반의 물-에너지-식량 넥서스(상호 연계성 결합)가 불러온 결과다. 저자는 “우리가 ‘플래닛 아쿠아’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면 답은 간명하다”며 “수권이 지구 생명체의 원동력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기후 온난화로 인한 물 부족으로 ‘신 유목 시대’가 도래하고, 인류는 기존의 고밀도 서식지를 버리고 대규모 이주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내다보았다.◇ 임박한 수력문명 붕괴… ‘수(水) 생태주의’ 전환 시급(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기사 및 보도와 연관없음)역사의 모든 주요 ‘수력 문명’은 노동력과 동물을 수송하고, 상거래와 무역을 하기 위해 정교한 도로 시스템과 수로를 건설했다. 이렇게 ‘수권’을 굴복시키자 잉여 식량이 엄청나게 증가했고,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되어 문명이 탄생할 수 있었다. 그렇게 6000년 동안 인류는 물을 길들여 왔다. 수자원 인프라의 부침은 전체 문명의 흥망성쇠를 상징했다.전 세계 주요 강 유역에는 3만 622개의 댐이 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급격한 기후 온난화로 인해 곳곳의 이런 수자원 인프라가 무력화되고 있다. 수권이 ‘야생’으로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지구의 담수는 빠르게 줄어들고, 댐과 인공 저수지는 사라지고 있다. 지구상에 남은 담수의 70%가 ‘관개’에 쓰인다는 사실은 현실을 더욱 힘들게 만든다.저자는 “6000년에 걸친 인류의 수자원 탈취와 조작, 상품화와 사유화가 지난 200년 동안 화석연료 기반의 산업 문명, 즉 물-에너지-식량 넥서스와 긴밀하게 얽히면서 우리 생명은 더욱 위협받고 있다”고 말한다. 프랑스 남부 등지에서는 기후변화로 여름철에 물이 너무 뜨거워져 발전소 냉각수를 끌어오지 못해 가동 축소나 중단 사태까지 발생하곤 한다.앞으로는 모든 공동체와 지역사회가 비가 올 때까지 가능한 많은 물을 저장하고 필요 시 공유하게 될 전망이다. 저자는 “물-에너지-식량 넥서스가 우리 종과 생물을 한계로 몰아가고 있다”며 이 넥서스 해체가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이 보급되면서 물-화석연료-원자력의 넥서스가 해체되고 있어 그나마 고무적이라고 했다.저자는 인류의 미래를 위해 자본주의에서 벗어나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며 ‘수 생태주의’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그는 자본주의가 ‘생산성’을 추구하는 반면 수 생태주의는 ‘재생성’을 촉진하며, 특히 자연을 살아 움직이는 생명의 원천으로 여긴다고 했다. 나아가 자본주의는 국내총생산(GDP)으로 경제적 성공을 측정하지만, 수 생태주의는 ‘삶의 질 지수’로 행복을 측정한다고 강조했다.◇ 온난화가 가속화하는 지구에서…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기사 및 보도와 연관없음)나트륨이 축적되어 토양이 ‘불(不) 투수성’으로 변하는 것은 지구의 영구적인 난제다. 온난화로 강과 호수, 하천이 고갈되어 곳곳에 마른 수층이 남는 것도 문제다. 세계기상기구(WMO)는 “향후 75년 동안 세계의 수자원 인프라가 모두 파괴되고, 세계 곳곳의 도시와 지역이 유실될 위험에 처해질 것”이라며 글로벌 에너지 시스템의 완전한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WMO는 모든 나라가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옮겨가고 옥수수와 밀·쌀·보리 같은 ‘물 집약적’ 작물을 감자와 참마·당근·카사바·비트 같은 ‘물 절약적’ 작물로 바꾸는 방대한 전환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오랫동안 묻혀 있던 강과 하천, 습지를 되살리고 분산된 수조와 물 마이크로그리드에 빗물을 저장하는 고도로 분산된 다양한 물 수확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최근 EU와 중국, 미국 등에서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가 화석연료를 대체해 가고 있다. 하지만 기타 지역에서는 아직 미미하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2050년에 이르러야 전기의 9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사이에 담수의 양은 계속 줄고 있다. 1인당 사용 가능한 물이 50년 만에 무려 절반으로 줄었다.현재 1만 7000개에 달하는 담수화 플랜트 대부분은 화석연료로 바닷물을 데우고 소금과 미네랄 등을 배출하는 열 공정에 의존한다. 담수화에 쓰이는 재생에너지는 고작 1%다. 농축된 소금물 처리도 난제다. 지역 갈등은 이런 해결 노력을 가로막는다. 저자는 “이제 고통 속에서 혼자서 버틸 수 있는 나라는 없다”며 공동의 생태지역 거버넌스를 위한 전향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플래닛 아쿠아’에 산다(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기사 및 보도와 연관없음)유엔은 2023년에 해양의 30%를 보존한다는 목표 아래, 대규모 해양 보호구역 설정을 위한 조약을 공표했다. 저자는 “물을 우리 종에 맞추지 않고, 우리가 물에 적응하는 식으로 수권과의 관계를 재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권에 대한 ‘관리’에서 이제는 ‘책임’으로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물이 자연스러운 흐름을 찾도록 내버려두는 것이야말로 인류에게 최상의 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그는 중국 도시건축학자인 유쿵젠이 고안한 ‘스펀지 도시’를 하나의 대안으로 소개했다. 물의 흐름을 늦춰 토양으로 스며들게 하거나 도시 밑 지하 저수조나 지하수 탱크에 빗물 등을 저장한 후 필요할 때 사용함으로써 홍수를 방지하자는 것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사헬을 위한 100만 수조 계획’도 주목을 끈다. 세네갈 등 아프리카 7개 나라에 물 수확 및 저장 시스템을 설치하는 프로젝트다.저자는 기후 온난화에 따른 대규모 이주로 ‘임시 도시’가 출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엔 재단도 “2050년까지 세계 식량 생산량이 30%까지 줄어 대규모 기아와 기근, 사망이 발생하고 역사적인 인구 대이동이 촉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콜로라도강은 4분의 3이 비었고, 미드호는 일부가 말라 4000만 명의 미국 서부가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대량 이주가 임박한 상황이다.하지만 놀랍게도 유엔은 이런 ‘기후 난민’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종교 종파나 소수 민족, 정당에 대한 정부의 박해 같은 인권 침해 사안만 보호를 제공할 뿐, 지구 온난화를 피해 고향을 떠나는 수백 만 난민에 대한 보호 조치는 없다. 아열대 지방과 중위도의 많은 지역에서 대이동이 이미 시작되었음에도 이른바 ‘기후 여권’은 아직도 제자리걸음이다.◇ 인공지능 미래 사회의 또 다른 위험(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기사 및 보도와 연관없음)인공지능과 가상현실로 대표되는 미래 역시 걱정이 많다. 데이터센터의 인공지능 서버는 ‘에너지 먹는 하마’다. 벌써 전 세계 전력 사용량의 2% 이상을 차지한다. 그 과정에서 엄청난 물이 소요된다는 사실은 자주 간과된다. 구글의 데이터센터는 2020년에 250억 리터의 물을 취수해 현장 냉각에 거의 200억 리터에 달하는 1등급 물을 소비했다. 그 대부분이 식수였다.칩 하나를 만드는데 거의 30ℓ의 물이 들어간다. 챗GPT가 채팅 대화로 10~50건의 응답을 할 때마다 500㎖의 물이 소비된다. ‘가상 세계’가 마냥 장미 빛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저자는 “가상 세계를 ‘전부’로 만들지는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물을 ‘상업적 자원’이 아닌 지구상의 ‘생명의 원천’으로 생각하기 시작하면, 그 법적 지위도 제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강과 호수, 바다까지 법적 인격체로서 인간의 간섭 없이 생존할 권리를 법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풀뿌리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에콰도르는 2008년에 처음으로 자연의 권리를 헌법에 포함시켰다. 방글라데시와 호주, 뉴질랜드도 강의 법적 권리를 더욱 강화했다.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사실이다.조진래 기자 jjr895488@viva100.com

2024-09-28 07:00 조진래 기자

[신간]방송인 이호선, 25년 경력 담은 ‘오십의 말하기’ 출간

방송계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 온 MC 이호선이 25년간의 노하우를 담아 새로운 책 ‘오십의 말하기는 달라야 합니다’를 출간했다.이 책은 중년층, 특히 50대 이후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말하기의 중요성과 소통 방식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이호선은 방송과 기업 이벤트 무대에서 20년 넘게 전문 MC로 활동하며, 서일대학교와 정화예술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도 재직한 경력이 있다. 현재는 문화공연과 강연 이벤트 전문 기업 ‘helloMC’의 대표로 활동 중이다.그는 이 책에서 50대 이후의 말하기는 나이에 맞춰 달라져야 하며, 특히 대화에서 균형과 배려가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한다. “나이가 들수록 단순한 대화가 아닌, 상대와의 깊이 있는 소통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말하며, 중년층이 더 나은 인간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이 책은 단순한 이론서가 아니라 일상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소통의 문제와 갈등을 구체적인 사례로 설명해,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조언을 담고 있다. 이호선은 “말하기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서, 인생의 중요한 도구”라며, 이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명확히 전달하고 상대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방법을 제시한다.특히 이호선은 2021년에 트로트 곡 ‘총각김치’를 발표하며 가수로도 도전한 바 있다. 공연장에서 노래하는 가수들을 보며 느꼈던 부러움이 용기가 되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 타고난 엔터테이너다. 그는 자신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의 중요성도 책을 통해 함께 전달하고 있다.말하기의 기술을 새롭게 배워, 삶의 질을 높이고 싶어하는 중년 독자들에게 ‘오십의 말하기는 달라야 합니다’가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신화숙 기자 hsshin087@viva100.com

2024-09-26 14:03 신화숙 기자

[비바100] ‘여행을 대신해 드립니다’ 이 세 마디로 충분하다!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왔어요, 어서 와!”

여행을 대신해 드립니다|하라다 마하(사진제공=빈페이지)“다녀오겠습니다!” “다녀왔어요” “어서 와, 잘 다녀왔어” 이 세 마디면 충분하다. 자신을 응원해주는 사람들과 여행. 연예인으로는 처절하게 실패했지만 이 두 가지를 타고난 오카 에리카, 애칭 ‘오카에리’(잘 다녀오셨어요, 어서 오세요) 이야기는 그래서 눈물겹고 위안을 전한다. 큐레이터 출신의 작가 하라다 마하의 ‘여행을 대신해 드립니다’는 연애도, 여행도, 결혼도, 육아도, 이혼도, 솔로 탈출도, 재혼도, 창업도, 성묘도 TV나 간접경험을 통해 ‘대리만족’하는, 직접 경험 보다는 타인을 보며 안전함과 만족을 추구하는 시대에 어울리는 소설이다.아이돌에서 아이돌 출신 배우로, 안팔리는 배우로 내리막길을 걷더니 급기야 유일했던 TV방송 프로그램 ‘소소 여행’마저 폐지돼 버렸다. 에리카는 단 하나 뿐이던 프로그램 스폰서 명을 라이벌 브랜드로 잘못 말하는 통에 유일했던 일자리를 잃었고 ‘노출’ 화보를 제안받는 처지가 돼버렸다.홋카이도 최북단의 레분섬에서 나고 자란 그는 어려서부터 여행을 꿈꿨다. 바다 너머 세상을 여행하고 싶었던 에리카의 꿈은 도쿄 수학여행에서 섬 메신저로 활약하는 자리에서 시작됐다. 그렇게 요로즈야 엔터 사장의 제안으로 아이돌 멤버로 연예계에 발을 들였지만 그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여행을 대신해 드립니다|하라다 마하(사진제공=빈페이지)엄마는 “성공하기 전에는 돌아오지 말라”고 했다. 막장으로 한 발짝씩 다가서는, 자꾸만 잦아지는 고난을 마주할 때면 사장은 “이제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을래?”라고 묻는다. 어쩐 일인지 사장 역시 “고향으로는 못돌아가. 비겁한 어른이 돼 버렸어”라고 자책이다. 하지만 높은 시청률은 아니었지만 5년 장수 프로그램의 저력은 에리카를 다시 여행하게 한다. 근위축성측색경화증(ALS, 루게릭)으로 움직일 수 없는 딸 마요를 위해 대신 여행을 해달라는 엄마 우노씨의 의뢰를 받고서다. 화도(花道)로 유명한 우도 가문 사람들의 ‘대리 여행’ 의뢰는 인공호흡기를 거부하는 마요의 목숨 그리고 어긋나버린 아버지와의 관계가 걸린 절체절명의 것이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으로 유명한 아키타 현 가쿠노다테, 우도 가의 마지막 가족여행지였다. 폭우로 아버지를 실망시키고 뉴욕행 꿈마저 멈춰버린 곳.예보에도 없던 폭우, 4월에 어울리지 않는 함박눈 등 고난이 끊이지 않지만 그곳에서 만난 좋은 사람들, 그들이 마요에게 진심으로 전하는 “꼭 놀러 오세요!”라는 말들로 이야기는 온기를 더한다. 그렇게 에리카의 첫 ‘대리 여행’은 우여곡절 끝에 마요의 삶의 의지 부활, 아버지와의 관계 회복 그리고 “내년에는 함께 그곳으로 여행을 떠나겠다”는 꿈으로 이어진다. ‘소소 여행’의 유일한 스폰서였던 에다 소스의 에츠코 에다 회장, 집안이 어려웠던 시절 먼 친척집 양자로 보내진 막내 여동생 미에코, 그의 유일한 혈육이자 ‘덴가와 마리’라는 이름으로 아이돌 활동을 했던 마리코 그리고 요로즈야 엔터 사장이 얽힌 사연까지.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고 에히메 현 우치코츠 시코쿠에 홀로 사는 마리코와 이 대리 여행의 의뢰 시점부터 행방불명돼 버린 사장, ‘소소 여행’의 사활을 건 미션에 에리카는 여행을 통해 사람들 마음의 문을 두드리며 성장하고 진짜 여행자가 돼간다.저마다의 상처와 슬픔을 품은 이들은 추억들에 손을 흔들어 인사할 때, 도무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를 때, 딸을 잃고 사랑하는 부인에게 버림받은 자포자기의 순간, 꿈으로 빛나던 때 그리고 오래도록 존재조차 몰랐던 하나 뿐인 조카의 ‘여행하지 않으실래요?’라는 메시지에 여행을 떠난다.그렇게 손짓하는 이들이 있고 에도 회장과 에리카처럼 양자로 떠나는 미에코와 사라져 버린 사장에게 “돌아오라”고 말하는 이가 있다면.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왔어요” “어서 와!”라고 말할 상대와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무의미한 여행은 없다.”유준상, 공승연, 김재영 주연으로 드라마화돼 편성을 기다리고 있는 ‘여행을 대신해 드립니다’는 ‘삶이 곧 여행’임을 각인시킨다.“성공하기 전에는 돌아오지 말라”던 엄마와의 통화는 공감대이자 힐링 포인트다. 더불어 구로이시의 국물야키소바, 가쿠노다테의 다자와 호 옆 눈 내리는 4월의 노천온천과 꿀 가게, 히나이 토종닭 요리, 나마모로코시, 이치코 명물 도미밥과 단풍 등 쏠쏠한 여행지 정보와 시골 작은 마을 아낙네들 수다 속에 등장하는 ‘이병헌’에 대한 반가움 등은 덤이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4-09-25 18:33 허미선 기자

[비바 2080] 민예은 이비안한의원 원장, 출간 1주년 저서 '이명난청 완치설명서' 기증

이명난청 완치설명서. 사진제공=이비안한의원민예은 이비안한의원 대표원장이 출간 1주년을 맞은 자신의 저서 ‘이명난청 완치설명서’를 국립중앙도서관과 서울 양천구 도서관에 기증했다고 24일 밝혔다.이명은 외부 자극 없이 귀에서 소리가 들리는 증상으로, 수면장애나 스트레스, 우울증 등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한다. 난청은 외부 소음에 자주 노출되어 스트레스나 급격한 체력 저하 등으로 정상적으로 소리를 들을 수 없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준다.‘이명난청 완치설명서’는 이 같은 이명난청 질환의 원인과 진행 과정, 완치 방법 등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지난 해 출간 이후 30주 연속 건강/취미 분야 베스트셀러로 선정되며 많은 관심을 모은 바 있다.민예은 원장은 “이명난청은 환자가 느끼기 이전부터 유모세포가 서서히 손상되며 시작되기 때문에 증상을 느낀 시점이 아닌, 그 이전부터 질환이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특히 “이명난청은 청력에 문제가 생긴 질환이지만 면역력 저하나 청신경 및 뇌신경 전달체계 이상 등 몸 안의 건강에 문제가 생겨 발병된 질환”이라며 “치료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지만 치료가 안되는 질환은 아니다”라고 전했다.민 원장은 “소리 재활 치료는 파동 에너지로 특정 유모세포에 좋은 자극을 주어 안정적인 상태로 회복될 수 있게 도와준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와 치료법 개발을 통해 이명난청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류용환 기자 latte100news@viva2080.com

2024-09-24 09:59 류용환 기자

[비바 2080] 100세 시대 신간… 박기수 <끌리는 이들에겐 이유가 있다>

사람을 끌리게 만드는 ‘매력’. 이것을 과연 노력으로 만들 수 있일까? 저자는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그렇게 매력적인 인생을 사는 사람들의 30가지 공통점을 일러준다. 매력과 끌림으로 사랑받는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이런 특성들을 잘 따라 배우면 누구나 매력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저자는 기자와 공무원, 대학교수로 30년 동안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관찰하고 체득한 ‘매력적인 사람’ 들의 삶에 대한 자세와 성공 비결 등을 이 책 한 권에 압축해 모았다. 첫 인상부터 미소와 겸손, 경청, 유머, 칭찬, 공감, 여유 같은 매력의 기본 인자들을 자신의 직·간접 경험을 섞어 소개하며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준다.누구나 알 만한 내용이지만, 저자는 제대로 실천만 할 수 있다면, 그런 개별적인 매력 포인트들이 우리 삶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확언한다. 30가지 매력 포인트를 모두 장착할 수는 없겠지만, 꾸준한 훈련과 실천으로 자신만의 매력 포인트를 만들어간다면 조금씩 변해가는 자신과, 그런 매력에 끌리는 주변 사람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저자는 30초만에 만들어지는 ‘첫 인상’에 관해 먼저 얘기한다. 인상은 오랜 기간 축적해온 나 스스로의 결정체이기에, 처음 본 30초가 길게는 30년의 인상을 결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첫 인상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매력의 잣대”라며 “‘사람의 향기’가 될 매력을 가꾸는 데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비주얼을 중시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비주얼로만 평가한다고 탓 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비주얼을 긍정적·매력적으로 변화시킬 생각을 하라”고 주문한다. 불교경전인 잡보장경(雜寶藏經)의 ‘무재칠시(無財七施, 재물이 없어도 남에게 나눠줄 수 있는 일곱 가지) 중 하나인 ‘화안시(花顔施)’의 예를 들면서 ‘미소 근육’을 키워 자신만의 매력으로 만들어 볼 것을 권했다.눈맞춤과 제스처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눈맞춤을 잘 할 수록 상대방에게 지적이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으며, 진솔한 제스처는 말에 비해 더 정직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상대방과 공통점을 찾는 노력은 동질감을 갖게 한다는 차원에서, 특히 ‘의도적인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대화를 가능하게 해 줄 것이라고 조언한다.저자는 ‘표정관리’의 중요성도 간과해선 안된다고 말한다. 표정이야말로 그 사람의 인생관에서 나온다며 자신의 감정을 잘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사를 잘 하는 것도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이게 만드는 기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밝은 인사가 상호 긍정적인 관계와 상호 협력적 관계를 가능하게 해 주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한다.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달변을 선호하지만, 달변가라고 자랑하지 말고 눌변이라고 기죽을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진정성’, 그리고 ‘콘텐츠’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생각 없이 말하는 습관을 경계하라고 조언한다. 이것이 일부러 말 싸움을 벌이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감정 조절에 평소 주의하면서 말하기 전에 반드시 반 박자씩 멈추는 습관을 길러볼 것을 권했다.‘사과’에 대해서도 통념을 깰 것을 조언했다. 상대방에 사과한다는 것을 ‘내가 틀렸고 상대방이 옳다’는 뜻으로 이해하지 말고, 내 자존심보다는 상대방과의 ‘관계’를 더 중요시한다는 의미에서 보다 과감하게 사과할 것을 권했다. ‘감사’ 역시 마찬가지다. 감사를 표현하는 것은 곧 서로를 돕는 과정을 확장시키고, 이를 통해 사회구성원 간의 결속력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며 적극 권했다.저자는 ‘스마트한 유머’는 인생의 활력소이자 만병통치약이라고 말한다. 유머야 말로 평생의 경쟁력이며 자신을 매력덩이 리더로 만드는 도구라며 ‘시작이 반’이라는 마음으로 갈고 닦으라고 권한다. 공감 능력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상대방의 감정이나 생각, 경험을 헤아림으로써 큰 신뢰를 얻게 될 수 있으며 특히 사람들 간 갈등을 줄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해 리더에게 필수인 덕목이라고 강조한다.그는 ‘경청’과 함께 ‘비판적 사고의 배제’를 함께 언급했다. 경청은 들어주는 것이지 잘잘못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상대방이 자기 얘기를 들어 달라고 했는데 문제점을 지적하는 답변이 돌아온다면 제대로 된 경청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유’의 필요성도 각별히 강조했다. 여유있어 보이는 사람은 시간이 많아서가 아니라, 자기관리에 철저한 덕분에 시간 안배가 가능해 느긋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 책은 ‘매력 교과서’이자 ‘성공 인생의 지침서’다. 매력은 주위를 내 편으로 만들 수 있게 해 주고, 호감을 가진 사람들을 더욱 많이 만들어 줌으로써 ‘인생’이라는 무대 자체를 더 넓혀갈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 사회에서 보다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타인에게 주는 매력과 끌림이 궁극적으로 성공의 주된 요인이라는 것이다.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2024-09-23 08:36 조진래 기자

[비바100] 10대에게 스마트폰의 자유를 불허하라!

(일러스트=김용수 기자 kys404@viva100.com)요즘 아이들은 스마트 폰과 SNS 등 디지털 기기에 일상을 점령당했다. 이 책은 디지털 세계가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병들게 하고, 어른들은 상황이 이렇게 되도록 어떻게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지를 고발한다. 저자는 “부모들이 현실 세계에서는 자녀를 과잉보호하는 반면 가상세계에서는 과소 보호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를 해결하려면 일정 연령대까지는 스마트 폰이나 소셜 미디어 사용을 금지하고, 감독받지 않는 놀이와 독립적 행동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불안 세대|조너선 하이트|웅진지식하우스◇ ‘놀이 기반’에서 ‘스마트폰 기반’ 아동기로저자는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많은 나라에서 Z세대 10대의 정신질환이 늘고 청소년 불안과 우울증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고 단언한다. 그러면서 2007년에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된 스마트폰 시대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2012년 또는 2013년 즈음부터 대다수 가정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10대들의 정신건강이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저자는 “이 시기에 ‘스마트폰 기반 아동기’가 탄생하면서 반대로 ‘놀이 기반 아동기’가 완전히 종말을 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0년부터 2015년을 ‘아동기 대재편의 시기’라고 정의했다. 불과 5년 사이에 청소년의 사회적 패턴과 롤 모델, 감정과 신체활동, 심지어 수면 패턴까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마당에서 뛰어 노는 것보다 더 새롭고 흥미진진한 가상 활동이 폭증한 결과였다.주변 사람들과 온전히 함께 하는 능력을 잃어버리면서 이 시기에는 불안과 우울증, 자해가 급증했다. 여자아이들, 특히 사춘기 직전의 여자아이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저자는 “1990년대 후반에 태어난 아이들은 가상 세계에서 사춘기를 보낸 역사상 최초의 세대”라며 “2020년대 초에 그들에게 스마트폰을 준 것은, 아이들을 역사상 최대 규모의 통제 불능 상태 실험으로 몰아 넣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 불안 세대가 된 Z세대(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저자는 “Z 세대는 포털을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면서 사춘기를 보내는 역사상 최초의 세대”라고 말했다. Z세대는 급진적인 새로운 성장 방식, 즉 인류가 진화한 소규모 공동체의 현실 세계 상호 작용에서 완전히 벗어난 상태에서 성장하는 방식을 시험하는 대상이 되었다. 이것을 저자는 ‘아동기 대재편’이라고 불렀다. 기술변화에만 원인이 있는 게 아니라, 과잉보호와 자율성 제약이 주 원인이라고 지적했다.저자는 밀레니얼 세대(1981~1995년생) 다음 세대인 1996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 이른바 Z세대를 ‘불안 세대’라고 정의했다. Z세대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2009년 경에 사춘기가 시작되었는데, 그 무렵은 여러 가지 기술 트렌드가 수렴되던 시기였다. 2000년대에는 고속 데이터 통신망이 급속하게 확산되었고 2007년에는 아이폰이 출시되었으며, 소셜 미디어가 매우 빠르게 퍼져나가는 새 시대가 열렸다.그 가운데서도 2009년 ‘좋아요’와 ‘리트윗(혹은 공유)’ 버튼과 함께 시작된 디지털 시대가 온라인 세계의 사회적 역학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불안세대’가 된 주요 원인으로 ‘현실세계의 과잉보호, 가상세계의 과소보호’로 제시했다. 이를 극복하려면 네 가지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첫째, 고등학생이 되기 전에는 스마트폰을 금지한다. 둘째, 16세가 되기 전에는 소셜 미디어도 금지한다. 셋째, 학교에서 휴대폰 사용을 금지한다. 마지막으로, 감독하지 않는 놀이와 독립적 행동을 더 많이 보장하라. 저자는 이 네 가지 개혁을 모두 동시에 추진한다면, 2년 안에 청소년의 정신 건강이 상당히 개선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동기 대재편’과 Z세대의 황폐화저자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으로 옮겨가면서 나타난 대표적인 결과로 사회적 박탈, 수면 박탈, 주의 분산, 그리고 중독을 들었다. 우선, 친구와의 대면활동 시간이 급감했다. 2012년에 하루 122분이던 것이 2019년에는 67분으로 줄었다. 아동기 대재편은 Z세대를 세상의 모든 사람과 연결하면서 대신 주변 사람들과의 연결을 차단함으로써 그들의 사회생활을 황폐하게 만들었다.스마트폰 기반의 아동기에 전 세계 청소년들의 수면의 양과 질은 모두 떨어졌다. 10대는 하루 최소 8~9시간을 자야 한다. 그런데 밤 늦게까지 스마트폰 화면을 보면, 수면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저자는 “화면으로 인한 수면 감소가 2010년대 초반에 많은 나라를 휩쓴 청소년 정신질환 해일의 주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밤에 겨우 7시간 밖에 자지 않는 평균적인 10대는 깨어 있는 동안 한 시간에 약 11개의 알람 신호를 받는다고 한다. 3분당 1개 꼴이다. 집중력 성숙 과정이 방해받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인 것이다. 저자는 대다수 10대가 소셜 미디어에 중독되지 않는다고 해도, 그들의 욕망은 해킹되고 행동은 조정될 수 밖에 없게 된다고 말했다.◇ 소셜 미디어 피해의 남녀 차이(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여자 아이들이 소셜 미디어에 더 큰 피해를 받는 이유를 저자는 네 가지를 들었다. 시각적 비교에 더 민감하고, 다른 여자아이의 관계와 평판을 해치려는 시도로 공격성이 표출되는 경우가 많고, 남자들에 비해 감정을 더 쉽게 나누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남성이 접근하거나 나쁜 행동을 하기가 훨씬 쉬워졌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저자는 “소셜 미디어는 여자아이가 더 많이 걸려드는 덫”이라고 말했다.2000년대 후반과 2010년대 초반에 전 세계적으로 우울증과 불안, 자해, 자살 비율이 증가하기 시작했고, 일본의 히키코모리 같은 은둔형 청년들의 비중도 덩달아 증가했다. 여자아이들과 달리 남자아이들은 좀 더 긴 시간에 걸쳐 피해 원인이 분산 전개되었다. 이들의 고통을 초래한 주요 원인으로 한 가지 특정 기술을 꼬집어 지적하기 어려웠다.저자는 남자아이들이 특히 2000년대 후반에 온라인 멀티플레이어 비디오 게임, 그리고 2010년대 초반에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대규모 심리적 붕괴 징후가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특히 남자아이들을 집어삼키는 가상 세계로 포르노와 비디오 게임을 지목했다. 저자는 어린이들이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 계정을 갖는 시기를 늦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건강한 아동기를 위한 정부·테크 기업·학교의 역할(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저자는 자신의 제품을 사용해 줄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어린 사용자들을 필요로 하는 테크 기업들에게 “2020년 6월에 영국에서 제정된 ‘연령적합설계규약(AADC,Age Appropriate Design Code)’처럼, 아동의 최대이익을 위해 보호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방법에 1998년부터 13세인 ‘인터넷 성인 나이’를 16세로 높이고, 나이 확인 과정을 쉽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에 대해서는 자녀에게 현실 세계의 자유를 누리게 했다는 이유로 부모를 처벌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또 학교에서 더 많은 놀이를 장려하는 것은 물론, 공공장소를 설계하고 구획할 때 어린이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직업 교육과 수습과정, 청소년 개발 프로그램을 늘리면서 관련 투자를 계속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학교에 대해서는 ‘휴대폰 없는 학교’부터 만들라고 강조했다. 수업 시간은 물론 학교에 있는 시간 내내 금지할 것을 권고했다. 더불어 ‘놀이가 많은 학교’를 만들라고 강조했다. 어른의 간섭이 거의 없는 쉬는 시간을 늘리고, 일과 시작 30분 전에 운동장을 개방해 놀 시간을 주고, ‘플레이 클럽’ 결성을 지원하라고 조언했다. 쉬는 시간을 더 많이 주고, 더 나은 운동장을 제공하고, 규칙을 줄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부모의 역할(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부모가 해야 할 일을 저자는 연령대별로 제시했다. 공통적으로는 현실세계에서 더 많은 경험을 쌓게 하고, 더 적은(하지만 더 나은) 화면 경험을 하게 할 것을 권고했다.생후 18개월까지는 어른과의 영상통화, 18~24개월은 보호자와 함께 보는 교육 프로그램 시청으로 제한하라고 했다. 2~5세 아동은 교육 목적이 아닌 화면 사용을 주중에는 하루 약 1시간, 주말에는 3시간으로 제한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아이들을 달래거나 돌보거나 짜증을 멈추게 할 목적으로 화면을 사용하는 것을 지양하고, 잠자기 30~60분 전에는 화면을 끄고 기기를 침실에서 치우라고 독려했다.6~13세 초·중학생 자녀의 부모들에게는 디지털 기기의 자녀보호 기능과 콘텐츠 필터 사용법을 배우라고 권했다. 분명한 기기 제한 시간을 정하고, 특정 시간과 장소를 기기 사용 불가 구간으로 설정하라고 했다. 특히 문제가 있는 사용이나 중독의 징후가 없는 지 유심히 살필 것을 강조했다.하지만 그에 앞서 아이들이 함께 모여 밤 새워 노는 것을 장려하고, 친구들과 함께 학교까지 걸어가도록 하고, 방과 후 자유놀이나 캠핑을 자주 즐기게 하라고 말했다. 16세가 될 때까지 소셜 미디어 계정 개설을 가능한 늦추고, 10대 초반의 자녀와 위험에 관해 대화를 나누고 자녀의 생각에 귀를 기울이라고 조언했다.13~18세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는 자녀의 이동성이 높아지도록 제3의 장소에서 기간을 보내도록 권장하고, 집에서도 요리나 청소, 심부름 등 그들에게 의존하는 일을 늘려줄 것을 권고했다. 스스로 돈을 버는 파트 타임 일을 권장하고, 자신보다 더 어린 아이를 양육하고 이끌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도록 하라고 조언했다. 자연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라고 했다.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2024-09-21 07:00 조진래 기자

[100세 시대 신간] 박정재 <한국인의 기원>

한국인은 누구일까. 그리고 그들은 어디에서 왔을까. 저자인 서울대 지리학과 박정재 교수가 고기후학과 고고학, 역사학, 언어학 지식과 데이터 베이스를 망라해 그 질문에 답을 준다. 그는 한국인의 뿌리를 ‘추위를 피해 남하한 기후 난민’이라고 단언한다.저자는 기후변화가 우리 문화를 만드는 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강조한다. 혹한을 피해 북방민이 남쪽으로 이동한 이른바 ‘기후난민’ 들이 전파한 문화가 고대 국가를 만드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으며, 이 같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며 수만 년 동안 다양한 기원의 사람들이 섞이며 한반도에 흘러 들어와 모여 산 사람들이 바로 한국인이라고 말한다.2만 5000년 전 마지막 최악의 빙하기 때의 극심한 추위와 온화한 홀로세 기후 속 8200년 전의 갑작스런 한랭화, 그리고 홀로세 후반기 적도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와 태양 흑점 수의 변화로 인한 주기적 건조 한랭기 등 관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시한다.고유전학의 발전 덕분에 최근 한반도의 기원도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 아프리카를 떠난 사피엔스가 한반도에 이르게 된 경로를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고기후학의 데이터를 통해 당시 사피엔스가 왜 이주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추론해 볼 수 있게 되었다.저자는 호모 사피엔스가 아프리카를 탈출해 유라시아 각지로 퍼져나간 후 지역별로 집단을 조성한 과정들을 추적하고, 북방의 수렵채집민 집단과 농경민 집단이 기후 변화를 피해 언제, 어떻게 한반도로 내려와 지금의 한국과 한국인을 형성했는지를 파헤친다.저자가 한국인의 기원을 추적하는 데 핵심 키워드는 역시 ‘기후 난민’이다. 주인이 없이 비어 있던 땅으로 사람들을 이끈 것이 기후 변화였다는 것이다. 정주할 터전을 찾던 북방민들이 한반도로 들어와 정주민이 될 수 있었던 것도 기후변화의 결과였다고 얘기한다.그는 중국 랴오허 문명의 중심인 훙산 문화나 샤자뎬 문화를 일구었던 고대인과 우리 한국인이 유전적으로 가장 가깝다고 말한다. 고인돌에서 채취한 DNA 자료도 한반도인이 한족보다 랴오허 문명의 주축이었음을 암시해 주는 증거라고 제기한다.저자는 한국 청동기시대 중기의 대표적인 문화이자 한반에 처음으로 벼 농경 문화를 전해 준 송국리 문화의 주인공을 추적했다. 랴오허 유역에 자리잡았던 샤자뎬 하층문화가 약 3400년 전 전성기를 지나 급격한 추위를 피해 랴오허 유역으로 모여들었고, 서쪽과 북쪽 지역의 난민들까지 이 근처로 집결했다고 추정했다.저자는 샤자뎬 하층문화 사람들이 물리적 갈등을 피해 남하하다가 논을 조성해 곧 쌀을 생산하기 시작했는데, 이들이 송국리 문화의 주인공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갑작스런 추위가 밀어닥쳤던 3200년 전 랴오허 유역과 달리 당시 한반도 남부에서는 주거지 수가 급증했다는 사실을 추론의 근거로 제시한다.그는 또 현대 한국인과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운 사람을 일본인이 아닌 북중국인이라고 주장한다. 현대 한국인에게는 조몬인의 유전 성분이 거의 없지만 일본인에게는 조몬인의 유전자가 유전체의 10% 정도를 차지할 정도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저자는 원시 한국어가 2300년 전 랴오허 지역에서 세형동검을 앞세워 한반도로 들어온 유목 문화 집단과 관련이 있다고 보는 ‘휘트먼의 가설’을 샤자뎬 상층문화에 포함시키고, 특히 고조선과의 관계 때문에 자주 언급되는 랴오시의 십이대영자 집단도 연계한다.그는 사람들이 기후 변화와 전쟁을 피해 랴오허강을 건너왔고, 그 과정에서 랴오둥에 있던 고조선 사회는 공격을 받아 한반도 서북부까지 떠밀려 내려오게 되었다고 추론한다. 이들이 원시 한국어를 썼던 무리였을 것으로 추정한 것이다.저자는 기후변화에 근거해 한국인의 2100년 모습을 상상해 본다. 기후 온난화는 이제 미래의 일이 아니라 이미 다가온 현실이라며, 온난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할 경우 인류는 어떻게 될 것인지 시나리오를 상상한다.그는 “지구 온난화는 기온 상승 그 자체보다, 그에 따라 늘어나는 기상 이변 때문에 더 무서운 것”이라고 말한다. 온도가 더 오르면서 여름 폭염과 겨울 가뭄, 산불, 급격한 작물 생산량 감소, 해수면 상승 등 수 많은 난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한다.저자는 “극심한 기후 변화는 늘 기후 난민을 야기했으며 지금 우리도 마찬가지”라며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온난화의 관점에서 국내외 시스템을 종합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한반도인의 존립을 위해선 내부적으로는 종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 출산률 증가 및 외국인의 유입, 외부적으로는 북쪽의 국가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 내린다.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2024-09-18 10:53 조진래 기자

[비바 2080] 긴 추석 연휴… 이런 책 한 두권 읽어보세요

‘예스 24’가 추천하는 서적들.문화체육관광부의 지난해 국민 독서 통계에 따르면 국내 성인의 43%가 1년 동안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았다. 소득이 적을수록 독서량이 낮아지는 경향이 뚜렷한 가운데 이런 ‘독서 외면’ 추세는 매년 강화되고 있다. 14일부터 오랜 만에 긴 추석 연휴를 맞았다. 귀향·귀성일이나 여행길에서는 물론 긴 연휴 기간에 집 안에서 모처럼 독서 삼매경에 빠져 ‘마음 건강’을 살 찌울 좋은 기회다. 도서 전문 플랫폼들이 추천한 ‘추석 연휴 권장 도서’들을 소개한다. 당장 연휴 때 읽을 책들을 챙겨보자.◇ ‘예스 24’ 추천 서적들문화콘텐츠 플랫폼 예스24이 긴 추석 연휴를 맞아, 마음에 위로가 되고 가족과의 시간을 즐겁게 채워줄 책들을 추천했다. 특히 담당 PD들이 휴일을 풍성하게 채워줄 신작들을 대거 소개해 주목을 끈다.김유리 소설 PD는 국내외 신작 소설들을 추천했다. 김애란 작가의 13년 만의 장편소설 이중 하나는 거짓말은 비정한 현실을 용기 있게 헤쳐 가는 세 친구의 거짓말을 다뤘다. 정유정 작가의 영원한 천국은 스릴러와 SF를 동시에 원하는 독자들에게 딱이다. 6년 만에 다시 국내에 선보인 영국 작가 줄리언 반스의 우연을 비켜 가지 않는다은 우연을 가장한 운명의 아이러니를 엮어낸 걸작으로 평가된다.오다은 자기계발 PD는 국내 대표 멘토 이하영 작가가 꿈과 성공에 대해 기술한 나는 나의 스무 살을 가장 존중한다를 추천했다. 이주은 에세이 PD는 늘 불안과 우울 사이를 넘나드는 젊은 청춘들을 위한 에세이 흐릿한 나를 견디는 법을 권했다. 김현주 어린이 PD는 사라질 위기의 죽집의 감동을 선사하는 언제나 다정 죽집을, 손민규 인문 PD는 환경 문제를 다룬 소비하는 인간, 요구하는 인간을 추천했다.건강 관련 서적으로는 내 몸 혁명이 추천되었다. 몸무게만 줄이는 다이어트가 아닌, 근본적인 건강 관리법을 제시한다. 13권 짜리 액션 판타지 만화 괴수 8호는 귀성길 가족들에게 안성맞춤이다. 46억 년 지구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기발한 상상의 과학 도서 찬란한 멸종도 가족 공통의 독서 목록으로 이름을 올렸다.◇ ‘밀리의 서재’ 추천 서적들 밀리의서재가 추천하는 추석 연휴 독서 콘텐츠국내 최대 독서 플랫폼 ‘밀리의서재’도 추석 연휴를 맞아 ’삼색(三色) 독서 상차림‘을 선보였다. 자기계발과 스릴러, 철학 등 세 가지 카테고리에서 엄선한 10권의 도서를 엄선했다.심리 스릴러의 대가 정유정 작가의 소설 종의 기원은 어머니를 살해한 이를 찾아 나서며 벌어지는 섬뜩한 이야기다. 성우가 읽어주는 오디오 북도 겸한다. 같은 작가의 또 다른 소설 7년의 밤은 독일 차이트(Zeit)지 선정 ’2016년 올해의 추리소설‘ 베스트 9위‘에 올랐던 장편 스릴러다. 킬에이저는 국내 대표 여성 프로파일러 강해수가 아들의 학교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추리 소설이다.철학 입문서 만화로 보는 3분 철학은 어렵게 느껴지는 철학을 만화로 상쇄해 깊이를 더했다.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인 행복 심리학자 서은국 교수의 행복의 기원은 우리가 느끼는 ‘행복’의 본질에 관해 의미 있는 질문에 답을 전한다. 쇼펜하우어의 소품집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 역시 과하게 행복을 추구하느라 오히려 불행해지는 현대인의 모습을 날카롭게 파헤친다.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부조리와 용기냄 사이에서 고민하는 가장의 이야기를 담았다. 배우 정우의 목소리로 오디오 북을 들을 수도 있다. 쓴소리 챌린지 오디오북도 추천되었다. 쓴소리 전문가들이 명절 잔소리와는 다른 실질적이고 유용한 ‘유쾌한 잔소리’를 전한다.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2024-09-14 14:38 이의현 기자

[비바100] 두 얼굴의 트럼프… 그의 입만 보지 말고 당당히 '한국우선주의' 말하라

트럼프는 ‘최고 질서 파괴자’로 불릴 정도로 ‘파격’ 자체다. 그가 다시 화려하게 공화당 후보로 부활한 것을 저자는 ‘신의 개입(Divine Intervention)’이라고 표현했다. 온갖 곤경과 시련, 모욕에도 오히려 더 강인해지는 그에게서 설명하기 힘든 ‘신의 역사’를 떠올린 것이다. 저자는 그러나 트럼프가 내년 1월 백악관의 새 주인이 된다면, 혁명적 변화가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의 재림을 ‘악몽’이 아닌 ‘축복’으로 만들 방안을 일러준다. 카멜라 해리스라는 강력한 변수가 돌출된 상황에서 향후 미 대선의 향방이 주목된다. 신의 개입|송의달|나남◇ 인간 트럼프저자는 트럼프 2기를 한국이 주도하려면 트럼프 개인에 대한 철저한 연구와 학습이 필수라고 말한다. 감당 못할 예측 불가능성, 의도성 있는 잦은 실수와 변화무쌍함, 야비하고 잔인한 이미지의 이면에 있는,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반드시 이기려는 무한한 열정과 의지를 제대로 읽어내야 한다는 것이다.트럼프는 정치를 포함한 일상사에서 ‘공포’라는 인간의 취약한 심리를 최대한 활용한다. 진정한 힘이 공포라고 믿는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얼마나 진지한 노력과 훈련, 그리고 철저한 사전검토와 준비를 해 왔는지 여러 저서에서 밝히고 있다. 대단히 돌발적일 것이라 여겨지지만, 치밀한 준비와 전략이라는 얘기다.그는 균형감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 3시간의 독서와 묵상을 한다면서, 그런 노력이 있었기에 69세 나이에 생애 첫 대통령 도전을 결행할 수 있었다고 했다.저자는 아베 전 일본 총리의 성공담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는 식사와 골프비로만 4억 달러 넘게 지출했다. 트럼프팀을 만들어 치밀하게 그를 연구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촘촘하게 관리했다. 무엇보다 끈기 있게 상대했다. 저자는 “아베가 부드러움과 겸손함으로 트럼프의 강함과 독단을 4년 가까이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다스렸다”고 말했다.◇ 진짜 트럼프의 모습트럼프 후보가 피격 직후 계속 연설을 강행하려는 모습. 스트롱맨의 이미지를 다시한번 각인시켜 주었다. (AP=연합)트럼프는 ‘위험천만의 정치인’으로 각인되어 있다. 하지만 2023년 7월에 ‘최근 40년 동안 가장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한 대통령’을 묻는 설문에서 그는 19%의 지지를 얻어 오바마(32%), 레이건(23%)에 이어 당당히 3위에 올랐다. 2020년 12월 갤럽 여론조사에서는 ‘가장 존경받는 미국인 남성’ 1위에 올랐다. 지식인 엘리트 층의 냉소와는 다른 결과다.트럼프는 자신의 승리가 먼저다. 싸우면 무조건 이겨 살아남아야 한다. 늘 거칠고 상스러운 막말을 달고 산다. 그렇지만 그런 것들이 힘을 발휘한다고 경험적으로 확신한다. 자신의 패를 잘 보여주지 않고 상대방에게 초조와 공포심을 유발케 해 뒤흔든다. 그는 “거짓말조차도 비밀스런 소스”라고 말한다.저자는 대중이 트럼프에 열광하는 것은 그가 ‘금수저’가 아니라 전형적인 ‘미국 중산층’ 모습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초호화 이미지지만 블루칼라 노동자와 중산층 시민과 잘 어울리고 그들을 대변하는 발언들이 그를 추종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평범한 미국인들과의 친숙함이 그의 정치적 밑거름이라는 평가다.◇ ‘트럼피즘’이 낳은 미국 사회구조의 변화 미국 우선주의를 기초로 ‘매가(MAGA, Make America Great Again)’를 내건 트럼피즘은 21세기 미국 민족주의의 전형이다. 하지만 저자는 트럼프가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약화시키고 고립주의로 회귀하려 한다는 평가는 잘못된 것이라고 단언한다. 트럼프는 미국의 ‘실익’을 극대화하려 외교정책을 재조정하고 재협상했으며, 적과 동맹을 구분하지 않고 압박할 뿐이라는 것이다.저자는 “이미 반 세계화는 대세이며, 미국 역시 세계화보다 자국의 이익을 훨씬 더 중시하고 있다”고 말한다. 30여 년 동안 지속된 세계화의 후유증으로 미국은 이제 세계에 대한 관심과 개입을 줄이고 있다. 미국의 이익을 먼저 챙겨야 한다는 국민들이 늘고 있다. 이런 달라진 세계관이 트럼피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백인의 나라로 만들려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2024년 대선은 민주당 대 공화당 싸움이 아니라 흑백 인종 간의 싸움, 우파와 좌파의 첨예한 갈등이 되고 있다. 수세에 처한 백인들이 트럼프를 중심으로 뭉치고, 흑인들이 반격하는 모양새다. 해리스 부통령의 만주당 대선 후보 낙점 이후 이런 갈등은 더욱 첨예화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2기의 정책 구상과 비전카멜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현재 여론조사 결과는 박빙이다. (AP=연합)트럼프는 재집권 시 가장 먼저 손을 볼 집단으로 글로벌리스트와 딥스테이터(자기 이익을 위해 비밀 활동을 하는 조직의 일원)을 꼽는다. 그는 미국이 직면한 최대 위협은 ‘내부의 파벌과 혼란’이라며 말썽 많은 고위관료에 대한 대통령의 해임권을 보장하고, 예산 억제를 위한 지출 거부권 부여 및 공무원 해고 활성화 등을 적극 추진할 심산이다.중국 경제 의존도를 대폭 낮출 방안도 찾고 있다. 최혜국 대우를 폐지하고 중국에 대한 관세를 60%대로 높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최대 200%까지 부과하겠다는 지침도 만지고 있다.상대국과 동일한 비율의 관세 부과를 골자로 하는 ‘트럼프 상호무역법’ 제정도 계획하고 있다. 대신 미국 노동자와 기업에는 세금을 대폭 깎아줄 요량이다. 바이든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은 폐지하고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 개발에 다시 나서고, 원전을 풀 가동해 풍부하고 값싼 에너지를 미국 기업들에게 대량 공급해 주겠다고 공언한다.트럼프는 특히 ‘힘을 통한 평화’ 전략을 더욱 공공히 할 방침이다. ‘환상적인’ 차세대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고 ‘강력한 미국 군대’라는 전통을 복원하겠다고 벼른다. 그 차원에서 한반도는 물론 대만에도 방어 비용을 청구해, 중국 견제를 위한 전방위 포석을 완성하겠다는 생각이다.◇ 트럼프 2기 한반도 정책은?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2월 베트남 회담에서 처음 악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트럼프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고, 새로운 핵무기 개발 동결을 대가로 제재 완화와 경제·재정적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김정은과의 직접 담판으로 성사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10% 보편적 기본관세 부과, 탈 중국화 강화, 인플레이션감축법 등 친환경 정책 축소도 예견되는 정책들이다.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10%의 보편적 기본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연간 152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산 중간재 수입 추정치가 연간 47억~67억 달러 수준이니, 전체적으로 한국의 대미 수출액 감소규모가 연간 200억 달러 안팎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한국이 북한을 상대로 재래식 방어를 주도케 할 것이란 전망도 점쳐진다. 군축 협상 등 미국과 북한의 직접 대화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심지어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 허용 가능성까지 부상하고 있다. 한미, 한일 동맹을 넘어 한미일 3국 협력체제 구축이 강조될 것이 확실시된다.◇ 해답은 자주국방과 안미경미(安美經美)?우리의 주한미군 분담금은 2023년 기준 1조 3000억 원 안팎이다. 우리 정부 총예산의 0.2% 수준이다. 저자는 분담금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미국을 상대로 매년 최대 60조 원의 무역흑자를 내는 한국이 1억~2억 달러의 분담금 중액을 망설이다 소탐대실할 수 있다고 말한다.트럼프가 재임 때 이미 “주한미군 철수를 두 번째 임기의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고 공언했던 점도 상기시킨다. 한반도 방어의 책임을 우리에게 넘기려는 마당에, 안보는 물론 경제도 미국에 더 의존하는 ‘안미경미’ 전략이 우리 중장기 이익에 더 부합할 것이라고 말한다. 어설픈 양다리 전략은 대단히 위험하다며, 오히려 중국의 강점과 약점을 더 깊이 연구하고 확실한 우위 요소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한다.독자적 핵무장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우리에게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의 핵은 미국의 핵 억제 부담을 덜어주고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개발 로드맵 등을 미리 준비하고, 일본과의 군사협력 및 공동 핵개발, 핵 프로그램 분업 같은 카드도 갖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저자는 끝으로 세 가지를 각별히 강조했다. 첫째, 트럼프가 파괴적이고 예측불허의 위험한 인물이라는 ‘허상’에서 벗어나, 그의 많은 행동과 언사가 고도로 계산된 행위이거나 최소한 오랫동안 벼려온 신념과 계획 임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두 번째는, 설사 트럼프가 낙선한다 해도 트럼피즘을 계승한 후보들이 계속 껄끄럽고 사나운 청구서를 들이밀 것이란 것이다. 세 번째는, 누구든 그는 미국편에 설 것을 요구할 것이라는 얘기다. 해리스가 당선되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저자는 우리가 스스로의 운명에 비관하지 않고 한계를 넘어서는 노력을 벌여갈 때, 트럼프 2기는 우리에게 축복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의 정치와 정치인들도 과거에 매몰되어 후진적 퇴행을 거듭하지 말고, 한국우선주의(Korea First)를 당당하고 논리 있게 설파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4-09-14 07:00 조진래 기자

[비바100]소설, 영화, 오페라, 연극, 음악…경계를 넘나드는 작가 숀 “넘어설 수 있으면 경계가 아니죠!”

소설가이자 시인이며 영화 시나리오 작가, 연극과 오페라 극작가, 음악의 작사가 등으로 다양한 장르와 매체를 넘나드는 작가 숀(사진=허미선 기자)“최근 굉장히 흥미로운 변화 하나를 포착을 했습니다. 바로 오디오 북입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80% 이상이 독서를 오디오북으로 해요. 사실 책은 비교적 최신 매체입니다. 구술로 전해지던 이야기가 문자와 책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구술로 돌아온 셈이죠. 우리가 항상 미디어의 변화에 열려 있어야 하는 이유입니다.”소설과 영화, 오페라, 연극, 음악, 전시 등 문화와 산업 전반을 넘나드는 숀(Sjon, 본명 Sigurjon Birgir Sigurðsson)은 급변하는 환경에서는 무엇보다 “열린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작가로서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를 통해 언어의 한계를 테스트하고 우리가 무엇에 대해 이야기해야하는지를 계속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큰 변화 속에서도 여태껏 문학이 그래왔듯 사람들을 실제 이야기로 연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가치이자 변치 않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소설가이자 시인이며 영화 시나리오 작가, 연극과 오페라 극작가, 음악의 작사가 등으로 다양한 장르와 매체를 넘나드는 작가 숀(사진=허미선 기자)◇어떤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문학의 가치“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무엇을 말할 것인가 즉 ‘내용’과 어떻게 말할 것인가 ‘형식’입니다. 이 두 가지는 다른 방식으로 쓰이긴 하지만 영화에서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죠.”아이슬란드 레이카비크에서 태어나 16세부터 시를 쓰기 시작해 시집 ‘시선’(Synir, Visions)을 출간한 그는 최근까지도 20여개 언어로 번역된 시를 발표하는 시인이다.더불어 40여개국에 번역·출간된 ‘푸른 여우’(The Blue Fox), ‘속삭이는 뮤즈’(The Whispering Muse), ‘고래의 입에서’(From the Mouth of the Whale), ‘문스톤’(Moonstone-The Boy Who Never Was) 등으로 북유럽 이사회 문학상, 아이슬란드 문학상, 스웨덴 아카데미 노르딕상 등을 수상했고 2021년 프랑스 정부 문화예술공로훈장을 수여받은 영향력 있는 소설가이기도 하다. “다만 시는 좀 달라요. 우리를 현실 바깥에 존재하게 하는 게 바로 시인데요. 현실에서 한 발짝 나와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하거든요. 시를 통해 우리가 내부에서 보지 못한 아주 작은 꽃이라든지 소소한 것들도 볼 수 있게 되죠.”그는 창작오페라 ‘신북극’(Neoarctic), ‘레드 워터스’(Red Waters), ‘더 모션 데몬’(The Motion Deomn), ‘섀도우 플레이’(Shadow Play), ‘세븐 스톤스’(Seven Stones) 등과 연극 ‘테일 프롬 어 시 저니’(Tales From a Sea Journey), ‘가고일스’(UFSAGRYLUR. Gargoyles) 등의 극작가이며 바이킹 이야기를 다룬 영화 ‘노스맨’(The Northman)를 비롯해 ‘램’(Ram) 등을 집필한 시나리오 작가이자 비요크(Bjork)와 협업한 영화 ‘댄서 인 더 다크’(Dancer in the Dark) OST 등의 작사가이기도 하다.지난 6일 개막한 서울국제작가축제(9월 11일까지 JCC아트센터) 초청으로 내한한 숀은 축제의 대주제인 ‘입자와 파동’, 그로 인한 새로운 물길을 내는 문학에 대해 “존재만으로도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의견을 밝혔다.소설가이자 시인이며 영화 시나리오 작가, 연극과 오페라 극작가, 음악의 작사가 등으로 다양한 장르와 매체를 넘나드는 작가 숀(사진=허미선 기자)“이야기를 읽기 위해서는 일상을 멈춰야 해요. 그렇게 따로 시간을 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죠. 작가인 제가 이야기를 쓰기 위해 삶을 멈추고 글자를 정돈을 해야 하는 것처럼요. 독자들이 제가 쓴 이야기를 읽기 위해 일상을 멈추고 시간을 투자하는 건 매우 감사한 일이고 큰 축복이죠. 이같은 작가와 독자의 작은 멈춤들이 입자가 돼 파동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그는 “현재의 많은 정치인들이 단 한 가지의 가치만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문학이 굉장히 다양한 것들의 공존을 증명하고 있다”며 “그것만으로도 문학이나 예술이 현 세대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파동을 낼 수 있다”고 부연했다.“40개 이상 언어로 번역된 제 소설이나 시, 영화 등을 통해 각 언어로 어떻게 다르게 번역되는지, 이야기들이 얼마나 대중적으로 읽히는지, 변치 않는 코어가 어떻게 모두에게 똑같이 받아들여지를 보는 건 축복입니다. 작가인 동시에 많은 책과 영화를 읽고 보는 독자이자 시네필로서 같은 감정을 느끼기 때문에 더 특별하죠.”◇낯섦과 익숙함의 공존, 한국 콘텐츠의 견고함소설가이자 시인이며 영화 시나리오 작가, 연극과 오페라 극작가, 음악의 작사가 등으로 다양한 장르와 매체를 넘나드는 작가 숀(사진=허미선 기자)“다른 나라의 소설이나 영화를 볼 때 어떤 부분은 굉장히 친숙하다고 느껴지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다 낯설기도 해요. 작가이자 독자의 심정으로 낯섦과 익숙함을 동시에 보는 게 참 특별합니다.”그 낯섦과 익숙함은 한국 영화 마니아로서도 느끼는 감정이기도 하다. “한국 역시 친숙함과 낯섦이 공존하는 상태”라 표현한 그는 “한국이 처음이다 보니 매우 낯설지만 ‘기생충’ 등 스크린을 통해 익숙한 모습들도 있다”고 밝혔다.“한국 밖에서 온 사람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한국 문화는 굉장히 견고합니다. 모든 면에서요. 그래서 한국 문화를 해외에 알리고 있다는 자체가 기적이죠. 한국의 연극, 무대예술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면 사실은 잘 몰랐습니다. 특히 연극은 지극히 로컬적이고 이동성이 적은 콘텐츠거든요. 그럼에도 여전히 연극이 소비돼야하는 이유는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보다 직접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한 예술의 한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연극, 무대예술은 아이슬란드와 한국은 물론 어디서나 중요하다고 생각해요.”이어 “한국 콘텐츠들의 가장 큰 특징은 혁신적이고 용감한 영화적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최근의 가장 큰 발견은 한 영화에 굉장히 다양한 장르를 함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한 영화에 코미디, 호러, 스릴러, 범죄, 비극 등 모든 요소들이 함축돼 녹아들어 완벽하게 완성되는 방식인데요. 그 명백한 예가 ‘기생충’입니다. 연기라든지 영화적 연출 등 굉장히 다양한 요소들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려 함축하고 있죠. 저 역시 소설에 쓰고 있는 기법이지만 이걸 스크린에서 본다는 자체가 굉장히 큰 발견이었습니다.”소설가이자 시인이며 영화 시나리오 작가, 연극과 오페라 극작가, 음악의 작사가 등으로 다양한 장르와 매체를 넘나드는 작가 숀(사진=허미선 기자)그는 다양한 나라의 영화를 소비하는 데 대해 “같은 문화적 개념을 가지고 다르게 생각하고 표현하는 자체가 재밌는 일”이라며 장례식을 예로 들었다. 그는 “한국이나 나이지리아, 유럽 등 다양한 나라에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장례식이 치러지고 있다”며 “어떻게 다른지, 그 문화를 보는 게 너무 재밌다”고 털어놓았다.“다양한 나라에서 폭넓게 소비되는 콘텐츠들은 우리의 삶 혹은 누구나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것들을 다루고 있죠. 더불어 각 작업자들이 공들인, 장인정신이 돋보이는 콘텐츠이기도 해요. 춤을 잘 추는 댄서를 사랑하고 잘 쓰여진 글 읽기에 열광하는 것처럼요. 장인정신이 깃든 콘텐츠와 인류 보편적인 감성을 건드리는 작품들이 전세계적으로 사랑받지 않나 싶습니다.”◇큰 변화 속 경계 “넘어설 수 있다면 경계가 아니다”소설가이자 시인이며 영화 시나리오 작가, 연극과 오페라 극작가, 음악의 작사가 등으로 다양한 장르와 매체를 넘나드는 작가 숀(사진=허미선 기자)“지금 겪고 있는 변화는 전체 인류사를 놓고 봐도 굉장합니다. 이 상황에서 우리는 지금 왜 이런 상황을 겪고 있는지를 알아야 해요. 발전을 꾀하면서 인류는 굉장히 많은 종을 멸종시켰어요. 지금까지는 그 멸종하는 것이 인류가 아니니 괜찮을 줄 알았죠. 하지만 지금은 우리가 스스로를 위협하고 있어요.”숀은 “현재의 가장 큰 미스터리는 왜 우리는 파멸을 만드는 것을 멈출 수 없는가”라며 “많은 과학자들이 지금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를 설명한다면 왜 이런 일이 벌이는지에 대해 탐구하는 건 작가와 아티스트들의 몫”이라고 털어놓았다.“급변하는 시대를 맞아 작가들은 좀 더 다양한 분야와의 콜라보레이션에 열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는 매체의 폼과 상관없이 언어를 다루는 직업이에요. 어디든 언어가 필요한 프로젝트라면 참여할 수 있죠. 매체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 단어나 언어들을 보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이나 즐거움은 분명 다릅니다. 각종 매체들이 빠르게 탄생했다가 사라지곤 합니다. 책이 곧 사라질 거라고 하지만 스토리텔링이나 언어 자체는 사라지지 않아요. 다른 매체로 적용될 뿐이죠. 그래서 지금의 변화들은 작가들이 열려만 있다면 기회입니다.”그는 “지금의 변화에서 저나 작가들이 무언가를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은 없다. 이에 AI나 기술 혁명에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갈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면서도 “오히려 AI가 어떻게 스토리텔링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AI 자체를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굉장히 큰 가능성을 가진 도구라고 보고 있거든요. AI는 위협이라기보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는 하나의 필드죠. 그래서 두렵다기 보다는 새로운 대화의 툴이자 파트너로서 인류를 어떻게 탐구할 수 있을지 생각 중입니다. 디지털은 여타의 매체들이 그랬던 것처럼 금세 사라질 수도 있어요. AI가 종이에 적용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볼까 합니다.”이어 “매체에 얽매이기 보다는 스토리텔링과 언어를 중시해야 한다” 강조한 숀은 “다양한 매체와의 작업에서 작가는 매체별 특성을 살리면서도 자신만의 독보적인 색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소설가이자 시인이며 영화 시나리오 작가, 연극과 오페라 극작가, 음악의 작사가 등으로 다양한 장르와 매체를 넘나드는 작가 숀(사진=허미선 기자)“다양한 미디어 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이자 스토리텔러로서 예술을 생산하는 자체에 큰 책임을 느낍니다. 과거의 인류로부터 이야기를 받아서 지금의 인류에게 전하고 예술을 보존하는 자체도 굉장히 큰 책임이죠. 그 예술이 생존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과정에서 유연함을 빼놓을 수 없어요. 지금 우리가 굉장히 큰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똑바로 인지해야 합니다.”현재 “내년 출판될 1970년대 아이슬란드를 배경으로 한 자전적 소설을 쓰고 있다”고 귀띔한 숀은 “굉장히 다양한 미디어와 협업했지만 딱 하나 못해본 것이 게임”이라고 밝혔다.“저는 CD세대로 지금의 모바일 게임이나 플레이스테이션 등을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그래도 도전하고 싶어요. 매우 어려운 매체지만요. 게임이 전혀 다른 규칙과 가능성을 가지고 움직이는 산업이기 때문에 더 관심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만약 누군가 게임 프로젝트에 참여해 보겠냐고 제안을 주신다면 바로 응할 정도죠. 저는 언제나, 어떤 콜라보레이션에나 열려있습니다. 넘어설 수 있다면 그건 경계가 아니죠.”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4-09-11 18:0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귀신들의 방’ ‘67번째 천산갑’ 천쓰홍 “모두가 즐겁게 자신이 되기를, 맘껏 울 수 있기를!”

‘귀신들의 땅’ ‘67번째 천산갑’의 천쓰홍 작가(사진제공=민음사)“성 소수자로서 많이 고통스럽고 슬펐고 죽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성장하면서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독자들을 만나면 이제는 큰소리로 ‘저는 대만에서 온 게이’라고 밝히죠. 사람들이 즐겁게 자기 자신이 되기를, 자신만의 모습으로 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2019년 대만에서 출간돼 한국어를 비롯한 12개 언어로 번역된 ‘귀신들의 땅’(鬼地方) 그리고 한국에서 최근작 ‘67번째 천산갑’(第六十七隻穿山甲)을 출간한 천쓰홍(陳思宏) 작가는 이렇게 밝혔다. 지난 6일 개막한 서울국제작가축제(9월 11일까지 JCC아트센터) 초청으로 내한해 9일 한국기자들을 만난 그는 “소설은 충돌하는 예술”이라고 강조했다.천쓰홍 작가의 ‘귀신들의 땅’(사진제공=민음사)“소설을 통해 부딪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공격을 받을 수도 있죠. 하지만 이제는 괜찮습니다. 공격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알게 됐거든요. 무엇을 쓰든 그 속에 진짜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저 스스로에게 늘 각인시키죠.”누나 7명과 한명의 형을 가진 스스로를 대입시켜 7남매의 막내 천텐동이라는 주인공을 내세운 ‘귀신들의 땅’은 대가족을 통해 대만의 근대 역사를 아우른다면 지난해 10월 출간한 ‘67번째 천산갑’은 개인에 대한 이야기다.“사실 출판사에서는 ‘귀신들의 땅’ 흥행에 대해서는 비관적이었어요. 하지만 놀랍게도 잘 돼서 미국에도, 폴란드에도 갔고 한국에도 올 수 있었죠. SNS를 통해 한국 독자들, 성소수자들의 피드백을 볼 수 있었는데요. 대만 소설이고 대만의 농촌에서 벌어진 일임에도 그 속에 담겨 있는 고통이 사실 나의 고통이었음을 느꼈다는 평이 많았죠.”이어 그는 “이 소설은 실패자에 대한 이야기”라며 “한국과 비교해 동성혼이 법제화된 대만은 좀 나을 거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여전히 도시 외 지역에서 성소수자들의 생존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부연했다.“중국어로 ‘귀신들의 땅’은 환경이 열악한 지역이라는 뜻도 지니고 있습니다. 저는 아주 작은 농촌에서 태어나 자랐어요. 대학을 타이베이로 가고 싶었는데 집에서, 부모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타이베이는 충분히 멀지 않았어요. 훨씬 더 먼 곳으로 도망을 가야만 자유를 얻을 수 있겠다 싶었고 베를린에 기자로 가게 됐죠.”그렇게 처음 발 디딘 베를린에서 그는 “정말 철저하게 혼자가 됐음을 느꼈고 자유로웠다”며 “그 외로움이 너무 좋다”고 고백했다.‘귀신들의 땅’ ‘67번째 천산갑’의 천쓰홍 작가(사진제공=민음사)“사실 저는 실패한 작가이고 실패한 소설을 썼어요. 기술이 발전하는 시대에 문과이고 대기업에 취직한 사람도 아니니까요. 그걸 실패한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었어요. 이 책을 통해 그들이 조금 더 자유롭게 지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67번째 천상갑’은 어린 시절의 인연으로 잠동무가 된 게이인 그와 헤테로인 그녀의 이야기다. 중국어 표현으로 그와 그녀는 표기(他, 她)만 다를 뿐 발음도, 성조도 같은, 어쩌면 최근 한국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는 성인지, 성평등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기도 하다.연인을 잃고 파리에서 고립된 생활을 하던 게이인 그와 유명 정치인의 아내로 편안한 삶을 영위 중이지만 어쩐지 잠을 잘 수 없는 그녀가 어린 시절 동반 출연한 영화가 4K로 복원돼 낭트 영화제에 초대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프랑스 낭트로 가는 과정은 실제로 작가가 프랑스 낭트로 여행 중 사고를 당했던 상황에서 모티프를 가져온 이야기다.천쓰홍 작가의 신작 ‘67번째 천산갑’(사진제공=민음사)“천산갑이라는 존재로 남자 주인공인 그를 은유했는데요. 천산갑은 멸종위기의 동물로 부끄러움이 많아요. 대만에서 몇 번이나 천산갑을 봤는데 한 마리인 경우가 많았어요. 매우 고독하죠. 사실 천산갑이 처한 환경은 되게 힘듭니다. 중의학에서는 약재로 사용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죽이고 비늘을 벗기거든요. 심지어 고기를 먹기도 하죠. 떠돌이 유기견들에게 공격을 당하기도 합니다. 부끄러움이 정말 많아서 사실상 사람들이 키울 수 없는 동물이기도 해요. 그런 천산갑의 특징을 기반으로 소설 속 그를 이야기했죠.”천쓰홍은 “대만의 천산갑은 독일을 비롯한 유럽으로 많이 보내졌는데 나 역시 대만에서 도망가고 싶었다”며 “너무나 큰 욕망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그 역시 개들의 공격에 웅크리는 것밖에 할 수 없었던 천산갑과도 같던 때가 있었다.“어려서는 자살충동을 느끼기도 했어요. 수학 책에 시를 쓴 적이 있는데 그걸 친구가 발견했어요. 그 친구가 다른 친구들에게 ‘천쓰홍은 게이’라고 공개하면서 공격을 많이 받았죠. 그 후로 생존을 위해 많은 에너지를 써서 제 모습이 부각되지 않도록, 스스로를 숨겨야 했습니다. 그게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저는 저만의 색도 많은 편이고 목소리도 높이는 편이거든요. 그걸 감추는 게 되게 어려웠죠.”그렇게 혼자 세계문학을 읽으면서 그는 “다른 세상의 존재”를 깨달았고 영화를 좋아하는 누나의 손을 잡고 자주 가던 영화관의 스크린을 보면서 “각양각색의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다른 세계로 가는 창문이라고 생각했다.”고등학교 시절 제43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거머쥔 이안 감독의 ‘결혼피로연’을 보며 베를린을 동경하던 그는 그렇게 대만을 떠나 독일의 베를린에 터를 잡고 지금까지 활동 중이다.‘귀신들의 땅’ ‘67번째 천산갑’의 천쓰홍 작가(사진제공=민음사)세월이 흘러 베를린영화제 통역을 하면서 그 영화 속에서 사이먼을 연기했던 배우 자오원쉬안(趙文瑄)을 만났던 그는 무작정 “사이먼 고마워요”라고 마음을 표현했다. 그는 “그렇게 제 청춘의 시기에 구원을 줬던 사이먼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할 수 있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고 당시의 기쁨을 전했다.“보수적인 사회일수록 영화나 문학은 확실히 청춘을 구원하죠. 사실 ‘67번째 천산갑’은 되게 슬픈, 슬픔에 대한 소설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기쁜 상황을 맞아 웃는 모습을 인터넷상에 많이 공유하죠. 울거나 슬퍼하는 모습은 올리지 않아요. 그런 모습이 너무 이상하다는 생각에 슬픔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저는 눈물과 슬픔의 힘을 믿어요. 울고 싶으면 크게 울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울음은 되게 중요해요. 절대 창피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독자들에게 ‘울고 싶으면 크게 울라’고 말하는 소설이죠.”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4-09-09 18:00 허미선 기자

[비바 2080] 100세 시대 신간… 서수연 <당신을 위한 수면 큐레이션>

저자는 심리치료를 기반으로 수면문제를 해결하는 ‘국내 1호’ 수면 심리학자이자 임상심리전문가다. 그는 한국에서 열 명 중 한 명은 치료가 필요한 정도로 심각한 불면증을 경험하고 있다면서, 선진국에서 불면증에 가장 효과가 있다고 검중된 ‘비약물적 심리치료’들을 집중 소개한다.◇ 건강한 수면을 위한 기본수면 건강을 평가하는 다섯 가지 조건이 있다. 피츠버그 대학의 저명한 수면학자 대니얼 바이시 교수가 제안했다. 첫째, 수면 시간이다. 잠을 실제로 몇 시간 자느냐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다섯 시간에서 열 세 시간 정도 자는데, 이 범위를 벗어나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특히 지속적으로 다섯 시간 이하로 자면 심혈관 문제나 대사 문제, 그리고 조기 사망까지 건강 상의 문제가 다양하게 생길 수 있다.두번째는 수면의 연속성이다. 중간에 깨지 않고 자는 지 여부다. 불면 증상은 크게 세 가지다. 불을 껐는데 잠들기까지 30분 이상 걸리거나, 중간에 깨서 다시 잠들기까지 30분 이상 걸리거나, 계획했던 시간보다 너무 일찍 일어나 다시 잠들지 못하는 경우다. 불면증이 심하다면 수면의 개시 문제와 수면의 만족성 문제를 다 가지고 있을 수 있다.세 번째는 수면의 타이밍이다. 각자에게 있는 자신만의 최적의 시간에 잠에 드는가 이다. 네 번째는 수면 만족도다. 수면의 질이 좋고 만족스러운가 이다. 마지막으로 낮 동안의 기능이다. 잠을 못자서 낮에 피곤하거나 감정 기복이 있는가 이다. 저자는 “사람마다 필요한 잠의 양이 다르다”며 “자신이 가장 좋은 상태로 좋아하는 것 들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자는 것이 자신에게 맞는 수면의 양”이라고 말한다.저자는 또 건강하게 수면을 취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수면의 기본 원리 세 가지를 잘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첫째는, 높은 수면 욕구다. 깨어 있는 시간이 충분히 길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깨어 있으면 우리 몸 속에 ‘아데노신’이라는 성분이 축적되어 자고 싶은 욕구가 높아진다. 다음은 자신의 일주기 리듬에 맞춰 잠을 청하는 것이다. 하루 중 내 몸의 일주기 리듬을 통해 알 수 있는 적합한 시간대에 잠을 청해야 숙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마지막은 낮은 스트레스다. 마음이 편해야 잠이 잘 온다는 얘기다.◇ 잠이 부족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수면이 극단적으로 부족해지면 우리 몸은 초미세수면 사태로 들어간다. 30초 이내 등 짧은 시간 동안 잠깐 의식을 잃고 잠이 든다. 이 때 뇌파를 보면 깨어있는 베타파(8~13Hz)가 아니라 잘 때 나오는 세타파(4~7Hz)가 나온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잠 부족은 만성적 숙취 상태와 같다고 한다.수면의 중요한 기능 가운데 하나는 집중력이나 기억력 같은 인지 기능 유지와 치매 예방이다. 치매의 대표적 증상 가운데 하나가 기억력 저하인데 불면증과 관련이 있다. 불면증이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같은 수면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수면에 문제가 없는 사람들에 비해 알츠하이머성 치매나 혈관성 치매 같은 모든 종류의 치매가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사람들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불면증이 밤에만 괴로울 것이란 생각이다. 하지만 저자는 “불면증은 24시간 동안 나타나는 병”이라고 말한다. 낮 동안에도 심리적 불편감을 겪고 사회적·직업적 기능에 지장을 느끼는 사람들이 9~15%에 이른다고 한다. 수면의 양이나 질에 대한 불만족감으로 불면증을 경험하는 사람이 8~18%, 정신장애의 잔단 기준을 충족해 꼭 치료가 필요한 불면 장애를 겪는 사람도 6%라고 한다.불면증과는 조금은 다른, 지연성 수면위상 증후군이라는 것이 있다. 내부의생체시계가 지연되어 있어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일주기 리듬으로 지내는 것을 말한다. 불면증 환자처럼 자주 깨지는 않지만 본인이 원하는 일정에 맞게 잠을 가기가 어렵다. 그래서 이른바 ‘저녁형 인간’은 불면증에 취약할 수 있다.본인의 타고난 생체리듬을 조정해서 원하는 하루를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먼저, 빛 사용하기다. 기상하자마자 15분 이내로 최소 30분 이상 자연의 밝은 빛을 쬐면 하루의 생체시계가 다시 초기화된다. 다음은 규칙적인 일과 만들기다. 힘들어도 아침 식사를 하고 주중이든 주말이든 매일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변의 도움을 일어나는 연습을 하는 방법도 있다.◇ 생활습관으로 수면 가성비 높이기침대는 원래 편안하게 휴식고 숙면을 취해야 하는 곳이다. 저자는 ‘잠만 자는 침대’ 만들기를 권한다. 그 첫 단계로, 졸음과 피곤함을 구분하라고 말한다. 졸릴 때만 침대에 눕고, 피곤할 때는 긴장부터 해소한 후에 침대에 들라고 한다. 두 번째 단계는 잠 예열하기다. ‘불멍’ 때처럼, 자기 전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에 편안함을 갖기를 권한다. 3단계는 잠이 안오면 침대에서 나오기다. 30분이 지났는데도 잠이 안오면 침대에서 나와 마음이 편해지는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 몰두해 보라고 조언한다.저자는 “수면은 양보다 질”이라고 강조한다. 수면의 가성비를 높이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잠에 대한 가성비를 전문적인 수면 용어로 ‘수면 효율’이라고 한다.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 대비 실제로 잔 시간의 비율이다. 보통 이 수치가 85% 정도는 되어야 수면이 건강하다고 말한다. 이런 질 높은 수면을 하려면 침실에서 시간 단서가 될 만한 물건들을 치우고 수면일지를 써보라고 저자는 권한다.저자는 낮잠도 잘 자면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언제 얼마만큼 자는 지에 따라 오히려 에너지 수준을 늘리고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낮잠은 30분 미만으로 자는 것이 좋다고 권고한다. 요즘 스마트 워치를 맹신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자칫 낮이 피곤해질 수 있다며 신중할 것을 권했다. 이 기기가 잘 자는 사람의 수면은 비교적 정확하게 측정하지만, 잘 못자는 사람들의 수면은 정확하게 측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커피를 현명하게 마시는 방법도 조언한다. 카페인이 우리 몸에 남아 있는 반감기는 일반적으로 5~6시간이라고 한다. 즉, 커피를 마시고 그 시간이 지난 후에도 우리 몸에 반 정도의 카페인이 남아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낮에 먹은 커피는 밤에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대체로 잠 자기 8.8시간 전에 커피를 마셔야 잠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권장하는 카페인의 기준은 약 107㎎ 정도다.◇ 스스로 잠을 부르는 마음 훈련저자는 노스웨스턴 대학 제이슨 옹이 개발한 ‘불면증을 위한 마음 챙김 기반 치료’를 소개한다. 그는 모두 7가지의 마음 챙김 자세를 제시했는데 저자는 그 가운데 세 가지(애쓰지 않기, 수용, 인내심)를 특별히 강조했다.애쓰지 않기란, 수면이 자연스러운 생리적 과정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수면이 이뤄지도록 힘을 빼는 마음가짐이다. 잠을 예열하는 과정에서, 잠을 자기 위한 행동이 아닌 목표가 없는 편안한 활동들을 선택해 보라는 것이다. 수용하기란, 잠을 못자는 것을 못 견뎌 쫓아내려 하지 말고 그것이 내 일부가 되었다고 인정하자는 것이다. 인내하기는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잠이 온다는 믿음을 가지면 좋다는 것이다.저자는 “생각만 바꿔도 잠이 온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잠을 방해하는 세 가지 생각 유형을 극복하라고 조언한다. 첫째는 수면부족으로 인한 후폭풍 걱정, 두 번째는 불면에 대한 파국적인 생각, 세 번째는 수면원리에 반대되는 생각이다. 잠을 더 잘 자기 위해 생각해 낸 책략이 오히려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잠을 못자는 사람일수록 침대에 오래 누워있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저자는 “궁극적으로, 잠을 못 이룬다면 그것조차 대수롭지 않게 여겨보라”고 말한다. 잠을 못 잔다고 스스로를 너무 몰아세우지 말라는 얘기다. 취침 시간을 하루의 마감시간으로 생각하고, 그 전에 바쁘게 해야 할 일을 하고 그 안의 시간에 내가 즐길 수 있는 시간도 확보해 의미 없이 흘려보내지 않도록 노력하는 습관을 가져 보라고 조언한다.저자는 부부 관계가 더 돈독해 지는 ‘수면 이혼’도 소개했다. 부부나 커플이 각자 다른 침대 혹은 다른 방에서 자는 것을 말한다. 각방 쓰기보다 관계적 측면에서 더 능동적인 개념이다. 수면이혼을 하려면 사전에 충분한 대화와 논의가 필요하다. 수면이혼의 목적은 수면으로 인해 서로 불편했던 부분을 해소하고 오히려 더 좋은 관계로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2024-09-09 08:44 조진래 기자

[브릿지 신간] 김하림 <불안과 확신 사이에서 선택육아>

불확실한 시대에 불안한 엄마들에게 건네는 메시지… 육아 방향을 일러주는 ‘선택육아 설계 3단계’아이 키우는 부모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해 줄 특별한 책이 선 보여 눈길을 끈다. 발달 시계가 다른 두 아이를 키우며 누구보다 불안하고 흔들리는 삶을 살 수 밖에 없었을 저자가 ‘선택육아’를 통해 양육의 중심을 잡아가는 과정을 고스란히 담은 책이다.저자 김하림은 대기업 디자이너로 남부러울 것이 없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영위하고 있었다. 그러다 다운증후군과 비장애 형제 쌍둥이를 낳으면서 변곡점이 생겼다. 아이 때문에 영영 복직하지 못할 것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처음에는 불안과 미래에 대한 걱정 뿐이었다.하지만 힘든 고비마다 아이들을 향한 주위의 사랑과 관심, 배려 덕분에 저자는 이제 당당한 워킹맘으로 ‘나’를 지키며 살고있다. 한 때는 앞날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에 스스로를 ‘프로 불안러’라고 불렀으나 이제는 그 불안을 인정하고 중심을 잡아가는 과정에서 ‘육아 관점 설계자’에 이르게 되었다고 말한다.누구보다 자녀들 문제로 불안해 봤기에 지금은 다른 부모들에게 불안한 것이 당연하며 그것을 이겨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알려주는 길잡이가 될 수 있었다고 토로한다. 그렇게 이 책을 집필할 마음을 가졌다고 한다.저자는 양육 과정에서의 실수담을 날 것 그대로 풀어냈다. 그 진솔함에 독자들은 큰 위로와 용기를 얻는다. 저자는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괜찮은’ 부모가 될 것을 조언한다. 그렇게 독자들은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에 조금씩 더 단단해지는 법을 배우게 된다.저자는 아이를 키우며 마주하는 걱정과 불안에 너무 몰입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 걱정과 불안을 건강하게 양육에 반영하고, 자신의 아이에게 맞는 육아법을 찾기 위한 실질적인 육아법을 선택적으로 잘 찾아 활용하라고 말한다.이 책은 총 3장으로 이뤄져 있다. 1장은 ‘불안하니까, 이것저것 다 해봤지만’, 2장은 ‘기준을 세우니 단단해지기 시작했다’, 3장은 ‘선택육아 설계 3단계 : 관찰하기·기준 세우기·실천하기로 구성되었다.저자는 부모가 할 수 있는 ‘마음 저울’, ‘미래의 부모상’, ‘쪼개기 기술’ 같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더불어 육아하며 겪는 다양한 고민들을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하는 방법을 일러준다. 그가 일러주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이내 내 아이에게 맞는 육아법을 찾게 된다.저자는 출산 후 메모장에 적어가던 글을 모아 책을 내기로 결심하면서 블로그를 다시 시작했고, 하이머스타드 채널에서 330만 뷰의 영상으로 많은 이에게 감동을 주기도 했다. 장애 인식 개선 프로그램 EBS ‘세상을 비집고’라는 프로그램에 가정의 달 특집으로 출연하기도 했다.장애 가족은 불행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싶어 88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의 다운증후군 쌍둥이 자매 영옥, 영희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저자는 책에서 “불안을 인정했으니 이제 제대로 다루는 법을 배울 차례였다. 그래야만 아이들의 불안도 어루만져 줄 수 있을 터였다. 불안은 무조건 사라져야 할 나쁜 감정만은 아니다.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긴장감이나 동기 부여가 되는 긍정적 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먼저 내 안의 불안을 피하지 말고 마주해야 한다”고 다짐했다고 한다.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rer.co.kr

2024-09-02 14:16 조진래 기자

[신간]“잘 지은 이름 하나가 3대를 먹여 살린다”-세상 모든 것들의 이름짓기

세상 모든 것들의 이름짓기 | 김시래, 김태성, 최희용 지음 | 파람북 펴냄모든 존재에는 이름이 붙는다. 이름을 통해 사람이든 사물이든 그 존재의 속성과 의미를 표상한다. 우리는 어느 때보다 이름과 브랜드가 중요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잘 지어진 이름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자산이다. 모든 이름에는 어떤 기원이 숨어있다. 사람들의 눈길을 잡아끌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며, 기억에 선명히 각인되는 이름에는 어떤 특별한 공식이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그런 실제적이고 실전적인 질문에서 기획되었으며, 그에 상응하는 답을 제공하고 있는 책이다.문화 콘텐츠나 가게의 상호를 비롯해 우리의 모든 영역에서 좋은 이름은 무엇보다 중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잘 지어진 이름은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유저 또는 소비자의 의식과 무의식을 환기시키며 마음을 사로잡는다. ‘절반의 성공’이다. 그러나 그런 이름을 만드는 과정은 지난하고 힘들기만 하다. 이름짓기는 정말 쉽지 않다. 이 책은 그처럼 고단한 작업에 강한 영감을 주며, 감각을 키워주는 가이드이자 실전 지침서다. 책을 펼치는 순간 당신의 작명 감각은 한 단계 진전할 것이다.이 책은 수많은 사례를 통해 적절하고 훌륭한 이름이 탄생하는 배경과 과정을 추적해감으로써 이름짓기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으며, 그와 관련한 인문학적 소양을 넓혀준다. 우리를 둘러싼 수많은 것의 이름을 보고 그냥 지나쳤을 때와 그 의미를 알았을 때는 분명 많은 것이 달라진다. 이름 하나하나에 담긴 식견과 그것을 관찰하는 시선을 키워줌으로써 성공적인 비즈니스의 초석을 마련해 준다.저자 김시래는 광고업계에 종사하며 대한민국 광고대상 등을 수상했다. 농심기획 대표이사, 제일기획 The South 3 본부장, SK MC 광고총괄본부장, 한컴 캠페인 본부장 등을 지냈다. 저서로 ‘잭팟 아이디어’, ‘생각의 돌파력’, ‘벽이 문이 되는 순간’, ‘설득의 12가지 법칙’, ‘요즘 카피 바이블’ 등이 있다. 현재 부시기획에 몸담고 있으며, 대학에서 마케팅과 대중문화를 가르치면서 다수의 매체에 칼럼을 쓰고 있다.김태성은 식품회사와 영화투자배급사에서 홍보업무를 담당했고 지금은 대학에서 근무 중이다.최희용은 이름을 대면 알만한 많은 광고회사와 기획과 미디어 그리고 마케팅을 담당했다. 온라인 콘텐츠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면서 ‘머시블루’라는 아이디로 누적 방문 1800만이 넘는 블로그를 20년 이상 운영해오고 있는 큐리어스 시커(Curious Seeker)다.신화숙 기자 hsshin087@viva100.com

2024-09-02 11:11 신화숙 기자

[비바100] 과거와 현재를 잇다… 고고학은 시간 여행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에서 월대 복원 및 주변부 정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연합)고고학(考古學)에 관한 입문서다. 고고학자인 저자가 고고학이라는 학문이 가진 매력과 숨은 의미를 함께 나누고 싶어 썼다. 저자는 고고학의 본질이 ‘시간 여행’이라고 말한다. 유물 속에 숨겨진 인간의 모습을 밝히고, 그들이 어떻게 기후와 환경에 적응해 치열하게 살아왔는지를 찾아보는 과정이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고고학은 언제나 그 끝을 모르는 여행과 같다고 말한다.사라진 시간과 만나는 법|강인욱|김영사◇ 고고학, 익숙하지만 낯선 세계신라시대 생활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천마총 내부.(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저자는 고고학을 ‘유물을 발굴해 잃어버린 과거 사람들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한다. 유물의 화려함이나 값어치 보다는, 과거에 대한 인간의 ‘관심’이 고고학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역사학일 수도, 인류학 혹은 민족학이 될 수도 있다고 얘기한다. 중세 암흑기가 끝나기 즈음에, 그리스와 로마의 예술품을 수집 품평하던 모임 ‘딜레탕티즘(Dilettantism)’이 근대 고고학의 시초였다.고고학의 시작은 ‘지표 조사’다. 유적이 있을 법한 지역을 다니며 땅 위에서 유적의 징후를 찾는 것이다. 주로 찾는 것은 토기 조각이다. 유물이나 유적 흔적이 없다고 해도 일단 시굴 해서 땅 속에 유물이 없음을 완벽히 확인해야 한다. 땅을 파고 살았던 곳은 색깔이나 토질에서 유기물질이 잘 자라, 주변보다 검고 습기가 풍부해 경험적으로 찾아낸다.저자는 “땅 속에 그대로 두는 것이 유물을 가장 잘 보존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대로 두었다간 곧 파괴되기에 빨리 발굴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북극권의 ‘영구동결대’가 그렇다. 얼음이 얼기 전에 지구물리탐사 등을 통해 그 속에서 태고의 흔적을 찾아내는 게 최선이다. 하지만 가속화하는 지구온난화가 문제다. 시간과의 전쟁에서 고고학자들이 이길 가능성은 많지 않다.저자는 “고고학의 진정한 역할은 발굴 직후부터”라고 말한다. 최대한 손상 없이 보존해 다음 세대에 넘겨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 보존과학적 지식이 필수다. 현장에서 긴급하고 완벽하게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발굴된 것이 천마총의 ‘천마도’다. 덕분에 지금은 공적개발원조 사업을 통해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개도국에 발굴 및 보존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있다.연구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유물들은 실측 그림으로 증거를 남긴다. 최근에는 3D 스캔으로 간편하게 처리한다. 이후 보고서를 만들고, 유물을 국가에 귀속시켜 수장고에 넣는다. 모든 발굴 유물은 자동으로 국가에 귀속되어 국가가 지정한 국공립 박물관에서 관리된다. 요즘은 일제 때 철도 연결차 건설되었던 폐 터널을 활용한 ‘예담고’라는 수장고가 항온항습 효과 덕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깨진 유물로 맞추는 그림자 찾기폼페이 유적 발굴 현장 모습.원폭 개발 ‘맨하튼 프로젝트’의 일원이던 물리학자 윌러드 리비는 1960년대에 목탄과 사람 뼈로 과거 연대를 측정하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덕분에 ‘반감기’를 활용한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이 나오면서 “4대 문명에서 세계의 모든 문명이 확산되었다”는 주장은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변방으로 치부됐던 지역들이 가치를 인정받게 된 것이다.1970년대 후반에 연천 전곡리에서 동아시아 최초로 출토된 주먹토기는 ‘동아시아는 발달된 석기를 만들 수 없다’던 서구의 주장을 뒤엎은 쾌거였다. 약 6000년 전에 등장한 청동기는 철기와 조화를 이루며 삼국시대 탄생의 배경이 되었다. 숭실대가 소장한 국보 ‘다뉴세문경’은 손바닥 만한 크기의 청동물이지만 표면에 0.2㎜의 미세 선이 1만 3000개나 있을 정도로 정밀해 ‘장인의 명품’으로 평가받는다.사람 뼈에는 나이와 성별, 키, 질병 및 영양상태, 사인, 시신 처리 방법 등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해골을 숭배했던 아즈텍 문명에서는 해골에 화려한 보석과 황금을 붙여 예술품으로 승화시켰다. 서양 중세 땐 교회마다 성인(聖人)의 유골을 훔치느라 소동을 빚기도 했다. 베네치아도 828년 경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마르코 성인의 유골을 훔쳐 온 덕에 국제적 도시로 흥성했다는 얘기가 있다. 인골(人骨) 연구는 최근 DNA 기술과 결합되어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무덤은 뼈 뿐만 아니라 시신이 놓인 방향과 방법까지 모두 주요한 자료의 보물창고다. 어느 시대든 전통과 풍습에 따라 무덤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무덤을 썼다는 것은 죽음 이후 내세를 믿었음을 의미한다. 시신을 옆으로 눕힌 경우가 많은데, 이는 죽음이 다시 태어남을 의미해 자궁 속 태아의 모습을 갖춘 것으로 해석된다. ◇ 경제와 역설을 넘어 ‘발굴의 역설’장릉에서 바라본 김포지역 아파트 단지.(연합)1970년대 초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천마총과 황남대총을 조사했을 때, 엄청난 국보 유물들이 출토되었다. 그 옆에는 더 많은 고분이 있었다. 하지만 고고학자들은 발굴을 포기했다. ‘가장 좋은 고고학자는 발굴을 하지 않는다’는 역설이다. 일본이 식민지 한반도 곳곳을 파헤쳐 금관총, 금령총 등 수많은 신라의 고분을 마구 도굴한 것도, 결국 일본 왕의 묘를 파헤치지 못했던 반대급부였다.최근에는 발굴을 아예 않는 조사기법도 다수 개발되고 있다. 소형 로봇을 무덤 안으로 넣어 확인하거나, 수 ㎞의 거대 고분을 드론이나 구글 맵으로 살피기도 한다. ‘탐침’으로 땅 속에 전류를 흘려 파악하는 방법도 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건설업계와 고고학자간 갈등은 첨예할 수 밖에 없다. 저자는 “양립할 수 없는 두 가치 사이에서 가장 합리적인 접점을 찾는 것이 솔로몬의 선택”이라고 말한다.조선 인조의 양친인 원종과 인헌왕후를 모신 김포의 장릉은 정작 아파트가 건설될 때부터 논란거리였다. 문화재청이 별도 관리하지 않았고, 관할 지자체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문화재 관리 주체가 전혀 문제를 인식하지 못해 사단이 난 것이다. 2022년 김해 구산동 고인돌 유적 발굴 때처럼, 고고학자의 참여 없이 지자체가 사업을 주도하면서 유적을 훼손하는 사건도 일어났다.신안 앞바다 보물선 인양 모습.(사진제공=신안군)물 속도 땅 속 다음으로 유물 조사가 많은 곳이다. 하지만 2022년까지 고작 29건의 수중문화재가 발굴 조사되어 한 해 1800건이 넘는 육상 문화재와 대조를 이룬다. 1976년 신안 앞바다 도자기가 그 시작이었다. 워낙 비용과 인력이 많이 들어 수중문화재 발굴은 강대국의 상징이 되었다. 스웨덴이 1962년에 ‘바사호’를 인양하는데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 부었으나 지금은 이 나라 대표 관광상품이다.◇ 가짜와 진짜, 고고학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고고학적 유적과 유물을 고대 외계인이 남겼다는 주장이 있다. UFO에 고도로 집착했던 1960~1980년대에 외계인설이 극심했다. 저자는 “신기하게도 모든 사람의 손에 고성능 카메라가 달린 스마트 폰이 들리면서 UFO 얘기가 사라졌다”며 일축했다. 아라라트산에서 발견되었다는 노아의 방주나 마야 문명의 팔렝케 유적에서 발견된 석관을 외계인의 흔적으로 보는데, 고고학적으로는 정식으로 조사된 바가 없다.미스터리와 저주, 음모론도 유적과 불가분의 관계다. 1993년 시베리아 알타이 초원의 여성 샤먼(사제) 무덤에서 발견된 미라 ‘알타이의 공주’가 대표적이다. MRI 조사를 통해 고고학은 그녀가 일반인이며 골수염을 앓았고 유방암 4기였음을 밝혀냈다. 그런데도 후손들은 조상인 얼음공주의 안식을 방해했으니 큰 화가 닥칠 것이라며 재매장을 촉구했다. 지금도 미라만 나오면 수많은 음모론과 저주가 등장한다.저자는 “상징적인 연대와 실제 역사를 구분 못하는 것은 고고학의 큰 걸림돌”이라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반 만년 역사’라고 하지만 그 근거는 매우 희박하다고 말한다. 삼국유사의 단군신화를 기원전 2333년으로 간주해 민족의 기원을 본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한번 잘못 형성된 과거에 대한 인식을 교정하려면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이 요구된다.저자는 또 “가짜라고 다 나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정교한 복제는 유물의 느낌을 모두에게 전하는 동시에 유물을 제대로 보전하는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복제품이 진품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는 고구려 벽화들이 그렇다. 무작정 돌문을 열었다가 원형이 크게 훼손되었으나 화가들이 그린 복제 모사화가 대신한다. 저자는 “복제품은 부득이한 상황에서 진품을 대신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고고학, 미래를 꿈꾸다경주 한 유적 발굴현장 모습.(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인공지능이 고고학에 새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유물의 기록, 분류, 실측, 보관 같은 1차적인 현장작업의 상당수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수 있다. 실측 과정을 통해 일일이 유물과 유적을 그리는 대신 3D 스캔이 해결책을 준다. 보존이 어려운 벽화나 오래된 유물은 3D프린터로 발굴 당시의 가장 정확한 정보를 기준으로 복제품을 쉽게 만들어낼 수도 있다.비슷한 유물을 같이 묶어서 배열하는 형식학도 인공지능으로 대체되고, 발굴 보고서 작성도 인공지능이 맡게 될 전망이다. 발굴 때 정밀 촬영 및 분석을 통해 그 유물의 시대와 용도를 추정해낼 수도 있을 전망이다. 기존 발굴 자료를 유추해 전체 유적의 정보를 추정해, 미 발굴 유적의 현황도 예측할 수 있다. 고고학이 인공지능을 비롯한 수많은 새 기술에 ‘열린 자세’여야 하는 이유다.미래 고고학자에게 또 다른 도전은 21세기 디지털 자산의 보존이다. 빠르게 쌓여가는 디지털 데이터를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가 큰 현안이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 전시 중인 백남준의 1988년 작품 다다익선은 이제 브라운관 수명이 다했다, 새 모니터로 바꿔야 할 지, 폐기해야 할 지 기로에 서 있다. 저자는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는 디지털 시대에 쌓여가는 유물의 보존과 관리에 대한 예언”이라고 말했다.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2024-08-31 07:00 조진래 기자

[비바100] 덜 믿는 당신! 더 묻는 당신!… 사기꾼이 당신을 싫어합니다

세상에는 ‘속이려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그들은 우리 마음이 움직이는 방식을 악용해 우리를 속인다. 이 책은 보이지 않는 고릴라의 저자들이 똑똑한 우리가 왜 거듭 사기를 당하는지, 어떻게 하면 피할 수 있는지를 상세하게 일러준다. 사기와 가짜뉴스가 판을 치는 시대에 속임수에 쉽게 말려들지 않는 법을 제시해 준다. 저자들은 때때로 불리하게 이용될 수 있는 인간의 4가지 인지 습관(집중, 예측, 전념, 효율)과 사기꾼들이 거짓을 진실처럼 보이게끔 사용하는 4가지 후크(일관성, 친숙함, 정밀성, 효능)에 주목한다.◇ 누구나 가끔은 속는다, 습관 때문에…저자들은 사람들이 속는 경우를 크게 네 가지로 나눈다. 눈 앞의 관심 있는 것에만 집중할 때, 기대하는 바대로 자동적으로 예측할 때, 강한 신념에 전념할 때, 그리고 경험을 통해 효율을 추구할 때이다. 사고와 판단, 추론을 할 때 도움 되지만 우리에게 불리하게 이용될 수도 있는 습관들이다. 저자들은 우리의 기본 상태는 ‘신뢰’라고 말한다. 좋은 이야기에 끌리고 설득당하는 것이 우리의 본능이라는 것이다.이런 경향을 사기꾼들은 십분 이용한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정보에도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스스로 “놓친 것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수시로 던져야 한다. 정말로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자문해야 한다. 예의를 차리느라 정말 중요한 질문을 빼먹으면 속게 된다. ‘실패 이력서’ 쓰기도 한 방법이다. 간신히 나쁜 결과는 모면했지만, 운이 나빴던 일이나 실행을 고려했다가 지나쳤던 것까지 추적할 수 있다.우리는 경험과 예측이 맞아떨어지면 문제를 제기 않는 경향이 많다. 그래서 예측이 실현되게 만드는 사람들에게 속기 일쑤다. 우리는 부정확한 예측의 폐해를 잘 몰라, 때로는 확증편향에 빠진다. 거짓말은 진실보다 훨씬 그럴 듯하며, 이성에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거짓말쟁이는 듣기를 바라거나 기대하는 것을 따라하는 능력이 출중하다. 이 때 자신이 반대의 결과를 기대한 것처럼 생각해 보면 도움이 된다.여섯 명의 사진작가에게 중년 남성을 찍게 했다. 사전에 그가 재소자, 심령술사, 알코올 중독자라는 각기 다른 정보를 주었다. 같은 사람을 같은 스튜디오에서 찍었지만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사진작가들은 그 남성에게서 발견한 ‘정수’를 포착하려 시도했다. 이처럼 우리는 기대에 따라 해석하고 ‘예측’한다. 보는 것이 자신의 기대에 부합할 때, 우리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거나 깊이 파고들지 않는다.기대로 인해 눈이 어두워진다. 추론 능력이 나은 사람들이 신념을 정당화하려는 의욕 때문에 더 쉽게 속는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그래서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을 대화에 포함시키는 것은 대단히 효과적이다. 정당한 데이터가 우리를 속이기도 한다. 축적된 경험이 너무 일관적이어서 강력한 가정으로 변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우리를 속이려는 이들은 오히려 그런 신념을 강화한다.세상을 이해하는 데는 때론 의심 없는 가정이 필요하지만, 속지 않으려면 의문을 제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속지 않으려면 “내가 가정하고 있는 것은 무엇이지?”라고 자문해야 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선택했는지 몰라도 그 선택을 고수하는 경향이 짙다. 이를 ‘선택맹(choice blindness)’이라고 한다. 더 깊이 확인해 보지 않고 정보를 받아들이면 누구나 속임수에 취약해질 수 밖에 없다.우리를 속이려는 사람들은 효율성을 추구하는 우리의 습관을 자주 이용한다. 유명 미술관들에 위작들이 많은 이유다. 모든 박물관 그림의 20~50%가 위작이며, 경매 작품 중 상당수가 가품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겉으로 괜찮아 보이는 경우 우리는 직관적으로 ‘효율’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투자 제안서의 아주 작은 글자들도 그런 유형의 하나다.저자들은 효율적인 행동을 선호하는 이런 타고난 습관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더 알아봐야 하는 것은 뭘까” 하는 단 하나의 질문만 던지면 된다고 말한다. 가장 유용한 질문은 그 상황 특유의 질문, 숨겨져 있던 더 많은 문제들을 드러내는 질문이다. 이 때 우리는 일반적인 비 응답, 즉 사람들이 추가 질문을 차단하기 위해 사용하는 상투적인 답변을 찾아내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무가치한 답을 진짜 답으로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 그런 답을 더 많은 정보를 독촉해야 할 신호로 여겨야 한다. “상당한 주위 의무를 다했다”, “검증·인증되었다”, “원본이 분실되었다” 같은 답변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대답이 없거나 지나치게 회피하는 느낌이 들면 자리를 떠날 용기도 필요하다. “더 말씀하실 것은 없나요”, “더 좋은 조건은 없나요” 같은 질문이 좋은 효과를 낸다.◇ 우리를 옭아매는 ‘후크’저자들은 사기꾼들이 진실이 아닌 것을 받아들이도록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네 가지 ‘후크’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예외가 없는 일관성, 어디서 보고 들은 것 같은 친숙함, 숫자로 표기되는 정밀성, 그리고 작은 원인이 큰 결과를 부르는 효능 등이다. 대부분의 속임수에는 이런 후크가 하나 이상은 포함되어 있다고 말한다.우리는 일관성을 진짜라는 신호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진짜 데이터에는 거의 항상 가짜처럼 보이는 가변성, 즉 노이즈가 녹아있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현실적인 수준의 임의성과 변화를 찾는다면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일관성은 사기꾼들만 이용하는 도구가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가 일관성을 맹신한다는 사실을 이용하는 합법적인 조직들이 수두룩하다고 말한다.저자들은 노이즈 평가의 세 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첫째, 진짜 인간의 성과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노이즈가 많은 것이 대부분이다. 둘째, 일관성을 알아차리려면 거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셋째, 의심되는 성과의 일관성이, 이와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는 다른 사람들의 성과의 일관성보다 강한 지 확인해야 한다.친숙함도 경계 대상이다. 우리는 친숙함을 진실과 정당성으로 이해하지만, 저자들은 그것이 진짜와 비슷할 뿐이지 진짜가 아니며 누군가가 우리를 속이고 있을지 모른다는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친숙함과 유사성을 활용해 브랜드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를 높이려는 광고도 수 없이 많다. 친숙함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불어넣음으로써 제품이나 권유를 믿을 만하게 보이도록 하는 것이다.이 같은 ‘착각적 진실’의 효과는 매우 즉각적이다. 정치권에서도 친숙함을 정직성과 혼동시키는 경우가 많다. 사회공학적 피싱이 성공하는 것도 친숙함 때문에 사람들이 방심하기 때문이다.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친숙한 외양의 메시지가 보이는 것과 다르지 않은 지 자문하는 것이다. 무언가가 친숙하게 느껴지면 “왜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을까”라고 자문해 봐야 한다.처음 접하는 것인데도 설득력 있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정밀하게 보일 때 특히 그렇다. 하지만 가짜는 대개 진짜보다 더 상세하고 구체적이다. 부정적인 감정 경험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 경험의 비율이 2.9013을 초과하면 번성하지만 그 보다 낮다면 힘든 삶을 산다는 연구 보고서가 있었다. 저자들은 소수점 네 자리에 이를 정도로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인간 행동은 거의 없다며 부정한다.숫자는 정밀할수록 설득력이 커진다. 37만 달러 주택보다 36만 7500달러 주택이 결국에는 더 비싼 값에 팔린다. 협상의 여지가 많지 않다고 느끼는 것이다. 여기서 저자들은 정밀하다는 주장이 자칫 정확하다는 그릇된 인상을 줄 수 있다고 꼬집는다. 그런 점에서 여론조사를 너무 맹신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부적절한 정밀성 때문에 모델을 잘못 해석하고 사용하는 경우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기적적인 효능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기성 또는 기만적인 제품을 ‘스네이크 오일’이라고 한다. 이런 경우를 접할 때는 당연히 “유효 성분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이 뒤따라야 한다. 과장된 과학적·의학적 주장을 경계하고 견지하라는 것이다. 저자들은 ‘나비효과’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그런 경우는 생각보다 훨씬 드물며, 대부분 우리의 삶을 바꾸지 못한다고 말한다.◇ 덜 받아들이고 더 확인하라저자들은 “의심을 보편화한다면 절대 사기를 당하지 않을 것”이라 면서도 “극단적인 회의주의는 비생산적”이라고 조언한다. 사람은 누구나 속을 수 있다. 일단 받아들이고 확인은 나중에 하려는, 그마저도 하지 않을 수 있는 인간의 기본 성향은 사기 피해자가 될 수 밖에 없는 전제조건이다. 하지만 적절한 시기에 질문을 던지는 법을 배우면 속아 넘어갈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저자들은 말한다.직관에 더 많이 의존하고 분석적 사고에 숙련되지 않은 사람일수록 참도 거짓도 아닌 말도 안되는 진술에 깊은 인상을 받는 경향이 있다. 저자들은 그럴수록 추상적이고 복잡한 단어들을 단순하고 구체적인 단어들로 대체해, 이해하기 힘든 주장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주장으로 전환시켜 보라고 권한다. 또 전문지식은 눈에 보이는 것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일을 막을 수 있는 최고의 방어책이라고 강조한다.저자들은 아무리 제의가 매력적이라도 잠시 멈춰서 속임수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세 가지 질문을 던지라고 조언한다. 첫째는 “왜 나인가”이다. 둘째는 “내가 무엇을 하고 있지”라고 자문해 보는 것이다. 셋째는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라는 질문이다. 자신이 속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나 장소에 있는지 평가해 보라는 얘기다.여기에 ‘실수 확인’ 과정을 거치면 상황을 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수용’과 ‘확인’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잡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결국.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속을 수 있다. 문제는 더 확인해야 할 때가 언제이고 어떻게 확인하는지 이해하는 것이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4-08-24 07:00 조진래 기자

[신간] MZ세대 직원을 사로잡는 리더십-'리더와 직원의 동상이몽'

사진제공=페스트북현대 조직에서 가장 핵심으로 다루어야 할 것은 다양성과 포용성이다. ‘리더와 직원의 동상이몽’은 리더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리더와 팀원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조직의 건강한 성장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탐구한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리더들이 MZ세대와의 갈등을 줄이고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리더는 구성원을 조직과 동반 성장하는 개별 주체로 인식해야 한다. 조직에서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무조건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원해서 일할 때 직원들은 행복하다. 요즘 MZ세대는 주체적으로 일을 하고 싶어 한다. 회사가 아닌 개인이 우선이다.따라서 “개인의 성장을 위해 이 일을 해보는 것이 좋다. 그래야 경력에 도움이 된다. 그것이 결과적으로 회사를 위해서 좋다”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이 책은 어떻게 직원들을 열정적으로 몰입하게 할 것인가, 어떻게 직원들을 즐겁게 일할 수 있게 할 것인가 등에 대해 깊게 탐구하여 직접 경험한 다양한 사례를 통해 근거에 기반한 구체적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직장생활에서의 의미 찾기, 성장지원, 자율성 존중, 성과에 대한 인정, 동료와의 관계 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개인의 행복한 직장생활을 추구하고, 궁극적으로 조직의 지속적인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는 조직문화 관점에서 리더십을 모색한다. 이 책은 우리가 일하는 이유, 일하는 의미를 알려주는 리더, 성장을 지원해주는 리더, 인정을 해주는 리더, 자율성을 부여하는 리더, 상호협력할 기회를 주는 리더, 감정을 관리하는 리더 등으로 설명하고 있다.저자 하수미 작가는 조직문화 전문가로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에서 석사, 미네소타대학교에서 HRD박사를 받고 다수의 대기업에서 조직문화 및 리더십 업무 담당자로 이론과 실무를 경험한 베테랑이다. 이번에 출간된 ‘리더와 직원의 동상이몽’은 리더십의 정의를 새로운 개념인 조직문화 리더십으로 확장시켜 기업실무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리더와 MZ 세대 직원의 실제 갈등상황을 동상이몽의 관점에서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2021년 출간된 ‘MZ, 젠더 그리고 조직문화’ 이후 작가의 두 번째 작품이다. 조직문화와 리더십에 관한 깊이 있는 연구와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리더와 직원에게 속 시원한 해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리더와 구성원 모두에게 자신들의 역할과 일의 의미와 즐거움, 만족을 찾을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한다. 궁극적으로 이 책을 통해 리더와 직원 모두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할 수 있을 때 조직전체의 성공을 이끌 수 있다는 비결을 심도 있게 제시한다.오수정 기자 crystal@viva100.com

2024-08-20 14:53 오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