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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신간] 이케가미 아키라 <모르면 창피한 세계 대문제>

우크라이나가 중국과 긴밀하다고? … 바이든은 왜 미국서 인기가 없을까?외신을 접하다 보면 ‘왜 그러는 거지’하며 답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신간 모르면 창피한 세계 대문제는 그런 궁금증을 해소해 주는 책이다. 저자는 세계 문제를 이해하려면 ‘교양의 기초 체력’을 다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짜 동영상이나 딥 페이크 합성사진이 난무하는 요즘, 독서를 통해 변화하는 세상에 대응할 것을 촉구한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공포와 혼돈 속으로 몰아넣었다. 지구촌 여러 나라의 관문이 닫혔고, 서플라이체인이 망가지면서 경제는 침체와 인플레이션 수렁에 빠졌다. 2022년 2월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했다. 서방 세계에서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최악의 전쟁이다. 유일한 초강대국 미국의 패권이 흔들리면서, 중국의 거센 도전으로 미·중 간 패권 경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저자는 일본 NHK에서 쉬운 뉴스 해설로 큰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는 저널리스트다. 그가 전 세계 각종 이슈와 그 미래를 쉽고 확실한 데이터 등을 기초로 정리한 이 책은 일본에서 2022년 6월에 출간돼 2023년 1월까지 220여만 부가 판매된 베스트셀러다. 미국의 정세, 코로나19 전후의 세계 변화, 우크라이나 전쟁의 내막과 결말, 미·중 간 패권 다툼, 흔들리는 유럽, 세계의 불량국가, 최악의 한·일 관계를 보이는 일본, 타이완 침공 가능성 등을 폭넓게 다뤘다. ‘얕고 넓은 지식’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 연유와 맥락을 제대로 잡아 알려준다는 점에서 유익성이 크다.  저지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소련 붕괴 후 동서 냉전이 종식된 후 구미(歐美)가 주도하는 세계 질서’를 개편하겠다는 푸틴의 의지가 반영된 사건이다. 세계는 러시아를 포악한 국가라고 보지만 러시아 처지에서 보면 서유럽의 공격으로 엄청난 곤경에 처했던 역사적 트라우마를 잊을 수 없으며, 러시아는 늘 이런 불안감을 갖고 있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그래서 자국 주변에 완충지대를 만들어둬야 한다는 구상 아래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는 것이다. 다른 이유로, 러시아 국토의 대부분이 한대 지역이기에 1년 내내 얼지 않는 부동항을 탐내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한다는 이유로 이라크를 공격했다면, 러시아라고 해서 우크라이나를 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속내도 담겨 있다. 중국은 올해 1월부터 ‘제로 코로나’에서 ‘위드 코로나’로 전환했다. 진작에 문호를 열어 ‘위드 코로나’를 선택했더라면 서플라이 체인 붕괴로 인한 세계적인 경제 손실을 줄일 수 있었지만 중국은 그러지 않았다.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까지 ‘코로나 청정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또 자존심 강한 중국이 미국의 코로나19 백신을 수입하는 대신 자국에서 개발된 예방효율이 극히 떨어지는 백신을 고집한 게 컸다. 일부 개발도상국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백신 외교’를 통해 국위를 선양하려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서플라이 체인 붕괴의 한 요인은 코로나19 유행 중 중국의 항구에서 화물이 출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은 들어오는 컨테이너도 봉쇄했고, 수출할 게 없어 싣고 나갈 배도 없었다. 컨테이너가 중국에서 발목이 묶이면서 전 세계는 한동안 컨테이너 부족난을 겪었다. 결론적으로 중국의 ‘노 코로나’ 정책은 ‘세계의 공장’이던 중국을 ‘세계 경제의 리스크’로 만들었다고 저자는 평가한다. 저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서 인기가 없고, 차기 대통령 선거 출마가 불투명한 이유도 설명한다. 우선, 공화당이 ‘반(反) 민주당’으로 일치 단결하고 있는데 반해, 전통적으로 중도좌파를 걸어온 민주당에는 좌파와 시장경제주의자가 공존하는 등 당이 분열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하원의원도 장기적으로 민주당에 불리하다고 전망한다. 실제로 버지니아주 등 전통적 민주당 강세 지역도 점차 공화당에게 빼앗기는 형세라고 분석한다. 다음으로, 200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할 때 우왕좌왕하고 졸렬한 모습을 보인 게 미국민의 뇌리에 각인돼서라고 저자는 말한다. 튀르키예(터키)는 유럽이 될 것인가, 친러 국가가 될 것인가에 관한 분석과 전망도 흥미롭다. 튀르키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맹국이지만 러시아제 방공(防空) 미사일 시스템을 배치하는 바람에 동맹 관계의 미국과 대립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NATO 가맹국들과의 관계도 악화하고 있다. 튀르키예의 경제 음치 대통령 에드로안 대통령은 최근 2년간 물가가 폭등하는데도 금리를 낮춰 경제난을 부추겼다. 과거 정교분리에서 지금은 종교(회교)우선 국가로 탈바꿈하고 있다. 외교 전문가들은 튀르키예를 세계 10대 리스크로 꼽고 있다.중국은 우크라이나와 의외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거액의 투자를 하고 있으며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에서 핵심 국가다.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인 랴오닝함도 구소련이 우크라이나 세바스토폴의 조선소에 짓다가 만 것을 홍콩의 사업가가 해상 카지노로 개조하겠다며 우크라이나를 속이고 사들여 중국 해군에 넘긴 인연이 있다. 시진핑이 이끄는 중국에 관한 데이터와 미래 분석도 눈길을 끈다. 시진핑은 지난해 10월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회의에서 ‘종신황제’의 대관식을 가졌다. ‘제2의 마오쩌둥’이 되려는 그가 지향하는 목표는, 중국인 모두 잘 살게 하는 ‘공동 부유’다. 이에 부를 축적한 사업가들에게 국가에 재산을 기부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중국이 이미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내세워 자본주의의 단맛을 보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많은 부유층이 탈(脫) 중국을 고려하고 있다. 이케가미 아키라 지음, 이정용 옮김, 종문화사.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3-02-26 16:24 조진래 기자

[비바100] 10가지 거대한 위협, 재앙을 피할 순 없다… 닥터 둠의 끔찍한 경고

(사진출처=게티이미지)누리엘 루비니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경제학자다. 낙관론자와 비관론자 모두 ‘반대론자’로 몰아 ‘닥터 둠(Dr.Doom)’이란 별칭을 얻었지만, 본인은 자신을 ‘닥터 리얼리스트’(Dr. Realist)라고 말한다. 그는 우리가 직면한 10가지 ‘초거대 위협’을 경고한다. 부채 증가, 과도한 저금리 정책과 양적 완화, 스태그플레이션, 통화 붕괴, 탈세계화, 미중 갈등, 고령화, 불평등, 인공지능의 위협, 기후 위기 등이다. 그는 “이를 자초한 것은 우리 자신들”이라고 꼬집는다. 명확한 비전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이 위험들이 우릴 파멸시키지 않도록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쩌면 생존을 위해 개인의 자유보다 공공과 국가, 세계의 이익을 더 중시해야 할 지도 모른다고 조언한다.◇ 눈 먼 시장이 부른 부채위기저자는 ‘부채’를 최대 위협으로 꼽는다. 부채 탓에 재정적 재앙을 맞았던 아르헨티나를 전 세계가 닮아가고 있다고 비판한다. 선진경 부채가 GDP의 420%를 넘어 증가 중이며, 빚으로 성장해 GDP의 330% 채무를 진 중국도 ‘부채 쓰나미’를 피하진 못할 것이라 전망한다. 생산량의 4배에 달하는 빚과 막대한 상환 비용이 경제성장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국가와 기업, 가계가 상환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빚을 지고 있다고 우려한다.저자는 ‘부채 펜데믹’이 이미 시작됐다고 단언한다. 투자를 위한 차입은 합리적일 수 있지만, 소비를 위한 과다한 차입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정책입안자들도 2008년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처럼 종종 의도치 않게 ‘도덕적 해이’를 만들어낸다고 꼬집는다. 2022년 상반기의 많은 증시 약세장이 자산 거품 종료의 신호라며, 높은 부채와 약한 통화를 지닌 신흥시장은 참담한 미래를 앞두고 있다고 예언했다.◇ 민간 및 공공부문 정책의 실패경제성장과 결합된 ‘신중한 부채’는 좋은 부채다. 하지만 흔치 않다. 저자는 “부채 위기를 치유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해결책이 독한 약과 고통스런 재활을 전제로 한다”고 말한다. 그는 잘못된 정책이 낳은 세가지 불일치, 즉 만기·통화·자본구조의 불일치가 지급불능 위험을 심화시킨다고 지적한다. 차입자가 경상소득의 한계를 넘어 부채를 더 쉽게 축적할 수 있게 하고 결국 구조조정과 채무불이행을 초래한다는 것이다.그는 잘못된 구제금융은 자칫 도덕적 해이를 부추겨, 이익은 사유화되고 손실은 사회화되며 납세자는 곤경에 처하게 된다며 반대했다. 통화량을 늘려 경제안정을 꾀하려는 정책도 거부한다. 저금리는 더 많은 빚을 가져오고, 쉬운 돈은 자산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져 결국 고통을 주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대로라면 미래에 인플레이션이든 완만한 채무불이행이든 거대한 부채 붕괴시대가 도래할 것임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저금리 함정과 거대 스태그플레이션의 도래저자는 금융위기 같은 격변을 만든 장본인이 정책입안자들이라고 성토한다. ‘신중함’을 내던지고, 지난 40년 동안 거품 붕괴의 모든 충격과 위기에서 늘 더 쉽게 빌릴 수 있는 돈, 국가 재정 그리고 신용 창조라는 똑같은 방식으로 대응한 탓이라고 질타한다. 과도한 차입을 야기할 것을 알면서도 ‘야성적 충동’을 조장하는 정책을 폈기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사실상 금융 붕괴는 ‘경제적 실패’가 아니라 ‘인재(人災)’였다고 일갈한다.저자는 앞으로 10년 내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며, 이는 1970년대보다 훨씬 심각한 경제적 혼란과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에 대규모 재정적자와 화폐발행 같은 ‘부채의 화폐화’에서 탈피해 중앙은행들이 중심을 잡으라고 촉구한다. 물가안정과 성장, 실업 등 상충하는 의제와 목표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간 통화가치마저 위태로와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암호화폐와 탈중앙화 금융에 대한 그릇된 맹신도 경계한다.시진핑과 바이든이 야기한 미중 갈등과 신냉전은 당분간 해결되기 어려운 난제가 될 전밍이다.(연합)◇ 지정학적 갈등과 새로운 냉전의 시작저자는 “신 냉전에는 승자도 결말도 없다”며 동맹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며 냉전이 더 심각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신 냉전은 군사적 경쟁보다는 경제와 기술 즉, 글로벌 공급망과 수요에 큰 혼란과 파괴를 초래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 경쟁국과 동맹국들 사이의 탈 통합·탈 동조화를 신 냉전의 큰 특징이라 지적하면서, 파편화된 경제가 세계를 두 개의 경쟁적인 경제체제로 분열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그는 탈 동조화의 비싼 대가를 우려했다. 무력충돌의 가능성도 언급하며, 미국이 대만을 구하려 중국과의 전쟁을 불사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저자는 미중 경쟁의 향방은 부분적으로 향후 10여 년간의 성장 추세에 달렸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시기의 문제일 뿐, 중국이 세계 최대 경제가 될 것임을 의심하진 않았다. 따라서 그는 미국인들도 이제 1위를 유지하지 않고도 번영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인공지능(AI)과 사라진 일자리저자는 “창의성이 인간의 전유물이라고 여기지 말라”고 말한다. 이제 디지털과의 경쟁이라고 경고한다. 우수한 두뇌와 힘을 지닌 새로운 하이브리드 인간 종(種)이 호모 사피엔스를 대체할 것이라며, 맞춤형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그나마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자리까지 채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제 우리는 지식에 대한 독점권을 잃었다”며 “인간을 위한 일자리도 남겠지만 누가 그 직업을 원할 지 모를 일”이라고 우려했다.인간을 뛰어넘어 범용인공지능, 즉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의 시대도 가까워 지고 있다. MIT 연구에 따르면 노동자 1000명당 로봇이 한 대 추가될 때마다 고용은 0.2%, 임금은 0.5% 감소한다. 인공지능 혁명이 일자리와 임금을 파괴하고, 초지능 기계가 인간을 능가하는 ‘지능 폭발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자동화가 빼앗아간 일자리를 새로운 일자리가 대체하는 행복한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인류 통계학적 시한폭탄고령화는 노동력 공급을 줄이고 생산성을 둔화시킨다. 일자리가 해외로 이전되고 로봇이 확산되면 젊은 노동자의 고용률도 낮아진다. 젊은 세대의 낮은 지출과 저축률은 경제 성장에 제동을 건다. 국민소득이 점점 더 젊은 노동자가 아닌 은퇴자의 삶을 유지하는데 사용된다. 급여와 생산 가능인구가 줄고 노령연금은 급증한다. 사회안전망이 이제는 현재와 미래 세대에게 산더미 같은 부채가 되어 심각한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저자는 ‘이민’을 한 해법으로 제시한다. 자유로운 이주가 무역과 자본이동 또는 금융서비스 자유화 보다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하지만 새 이민자들은 교육과 주택, 의료 서비스 등 공공서비스의 부담을 가중해 반발을 부르기도 한다. 저자 역시 선진국에서 전례 없는 규모의 이민자를 흡수하더라도 가까운 미래에 정부는 고령 노동자에게 연금 및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극지 빙하에서 떨어져나와 바다에 떠다니는 거대한 얼음 덩이들은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거주 불가능한 지구기후변화 피해는 당장의 문제다. 기온과 해양 온도 상승은 혹서와 폭풍, 홍수와 화재를 더 많은 곳에서 더 자주 발생시킬 것이다. 이는 전례 없는 규모의 이주를 초래하고, 선진국과 개도국 간 이익 충돌도 첨예해질 전망이다. 저자는 가능한 빨리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는 ‘완화정책’을 주된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하지만 이를 실천하려면 대부분 국가가 수십년 간 제로 또는 마이너스 성장을 감내해야 한다. 개도국도 설득해야 한다.다음 해결책은 ‘적응’이다. 기온이 섭씨 2.5~3도나 그 이상 오를 가능성을 인정하고 피해를 낮추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태양지구공학(solar geoengineering)이다. 태양광의 일부를 차단해 온난화 속도를 늦추는 방법이다. 적극적인 탈 탄소화를 위해선 화석연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보다 다양하고 전망성 있는 친 환경 재생에너지로 대체해야 한다. 저자는 민간 분야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스토피아냐 유토피아냐우리가 재앙을 맞을 것이란 사실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이에 저자는 하나 또는 여러 개 초거대 위협이 현실화되어 우리 문명사회가 심각한 불안정과 혼돈을 향해 뒷걸음치는 디스토피아, 반대로 올바른 판단과 건전한 정책으로 초거대 위협을 일부 모면하는 유토피아의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그 가운데 가능한 유토피아에 가까운 미래 해법을 제시한다.최선의 방법은 ‘성장’이다. 선진경제의 5~6% 장기적 고성장을 위해선 무엇보다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혁신이 중요하다. 강력한 성장의 핵심은 첨단기술에 달려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세계경제 통합의 필요성도 강조한다. “협력은 더 크고 넓은 협력을 낳는다”고 말한다. 이런 유토피아 혹은 그나마 덜 디스토피아적인 미래가 훨씬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전례 없는 집념과 끈기가 전제되어야 가능한 시나리오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3-02-25 07:00 조진래 기자

[비바100] 北 권력의 암투와 숙청… '백두혈통' 파헤친다

김정은과 김여정|마키노 요시히로|글통마키노 요시히로는 일본 아사히신문 기자다. 북한이 기자 실명까지 거명하며 공개 비난하고 문재인 정부는 청와대 무기한 출입 금지 처분을 내렸을 정도로 양 진영에 대해 비판적 기사를 써 왔다. 2007년 한국 특파원 근무 때부터 북한의 내부 승계 과정을 깊이 있게 들여다 본 기록들을 이 책에 담았다.저자는 2008년 8월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죽음을 감지한 김정일이 3남 김정은에게 권력을 이양하려 할 때, 김여정이 자신도 정치에 몸담고 싶다고 아버지에게 호소했다고 전한다. 김여정을 아꼈던 김정일도 “여정이가 남자라면 내 뒤를 이을 수 있을텐데”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정은 역시 집권 후 인맥과 경험이 없던 터라 김여정에게 많은 것을 의지했다고 한다.저자는 김여정이 누가 뭐래도 ‘백두혈통’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북한에서 여성의 역할이 극히 제한적이지만 김여정은 이 불가침의 성역을 등에 업고, 2인자를 용납 않는 북한 정치사회에서도 김정은의 호위 아래 큰 존재감을 드러냈다고 적었다. 건강이 안 좋은 김정은으로선 확실히 믿을 수 있는 사람이 혈육인 김여정 뿐이었다고 말한다.그렇다면 김여정은 김정은의 후계자가 될 수 있을까? 한 때 후선으로 밀린 듯했던 김여정이 최근 외교 전면에 다시 등장하고 대남·대미 비난 발언을 연일 쏟아내며 실질적 2인자 역할을 재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저자는 김여정이 김정은의 ‘탑 스페어(Top Spare)’일 가능성을 언급한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비(非) 백두혈통’이 김정은 자리를 이어야 북한이 변화하고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이 책에는 비운의 황태자 김정남을 둘러싼 암투와 테러 뒷얘기, 김정남과 고용희·장성택과 고용희 간 내부 권력투쟁과 박근혜 정부의 김정은 암살 작전,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내막 등 이제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김정은 정치의 실체적 본질도 파헤친다. 대외적으로 ‘애민정치’를 내세우지만 사실은 ‘인민 억압적 체제’에 불과하다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이밖에 이른바 ‘붉은 귀족’의 노골적인 이권 챙기기 사례와 북한 사회 전반에 만연한 ‘뇌물 문화’도 폭로한다. 뇌물 할당량을 채우지 못해 자살한 김일성고급당학교 교수의 얘기도 흥미롭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3-02-24 07:00 조진래 기자

자기계발서 뜨거운 관심… 작년 대비 27.3% 늘어

(사진=교보문고)자기계발에 대한 열망이 서점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22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20일까지 자기계발서 판매는 작년 동기 대비 27.3% 늘어 이례적인 증가폭을 보였다.베스트셀러 상위 20위권에는 김미경의 ‘마흔 수업’, 게리 켈러의 ‘원씽’ 등 9권의 자기계발서가 들었다.연령별로는 30대 구매 독자가 30.7%로 가장 많았으며, 성별로는 여성이 55.3%로 남성보다 조금 더 관심을 보였다.장은해 자기계발 담당 MD는 “코로나19를 거치며 일이나 업무력 같은 일의 의미와 감각을 키우는데 주안점을 둔 이른바 ‘능력 계발서’가 사랑받았다면, 최근에는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자신만의 가치에의 몰입을 위한 습관, 마음가짐, 인간관계와 같은 키워드의 자기계발서를 찾는 독자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교보문고가 2013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10년간 자기 계발 분야 서적 판매 순위를 분석한 결과 게리 켈러의 ‘원씽’이 1위를 차지했으며, 마크 맨슨 ‘신경끄기의 기술’, 이서윤 ‘더 해빙’,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자청 ‘역행자’ 등이 뒤를 이었다.◆교보문고 10년간 자기계발분야 판매 순위(2013.2.20~2023.2.19)1. 원씽(게리 켈러·비즈니스북스)2. 신경끄기의 기술(마크 맨슨·갤리온)3. 더 해빙(이서윤·수오서재)4.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데일 카네기·현대지성)5. 역행자(자청·웅진지식하우스)6. 아주 작은 습관의 힘(제임스 클리어·비즈니스북스)7. 타이탄의 도구들(팀 페리스·토네이도)8. 오은영의 화해(오은영·코리아닷컴)9. 말 그릇(김윤나·카시오페아)10. 그릿(앤절라 더크워스·비즈니스북스)정민아 인턴기자 jma1177@viva100.com

2023-02-22 14:10 정민아 인턴기자

[비바100] 이노베이션을 추구하는 조직… 그 안에서 내 역할은?

가장 창의적인 기업을 꼽으라며 디자인 기업 ‘아이디오(IDEO)’가 빠지지 않는다. 혁신적·창의적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샘솟는 기업문화로 명성이 높다. 이런 혁신기업의 구성원들은 자신의 임무와 역할, 수행 방법, 그리고 생산적인 협업의 필요성을 잘 안다. '혁신의 조건'에서 아이디오 공동대표 톰 켈리는 혁신기업 내 필요한 10개의 페르소나를 제시한다. 이를 적절하게 활용할 때 창의적 기업문화와 혁신적 조직이 가능하며 ‘인간적인 이노베이션’이 이뤄진다고 강조한다. 10개 페르소나 중 우리는 어떤 유형인지, 그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 지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 이노베이션의 주체는 결국 ‘사람’톰 켈리는 독자들이 ‘창조적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돕기 위해 이 책을 썼다. 그는 “이노베이션이란 행동하고 실천할 때 비로소 진짜가 된다”면서 “혁신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이노베이션을 ‘사람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천해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혁신으로 가득한 기업문화를 구축하는 기업만이 제대로 기업 가치를 평가받을 시대”라며 이제 ‘인간의 얼굴을 가진 이노베이션’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고 강조한다.그는 조직 내에서 의도적으로 반대 입장을 말하며 선의의 비판자 역할을 하는 ‘악마의 변호인’을 부정한다. 심지어 “악마의 변호인이 오늘날 미국에서 이노베이션을 가장 많이 죽인 도구 중 하나”라고 혹평한다. 이노베이션은 모든 기업의 ‘혈관’인데, 악마의 변호인은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악성 독소’라고 일갈한다. 조직의 창의성을 죽이기 때문이란다. 톰 켈리는 이에 기업에 꼭 필요한 ‘혁신가의 10가지 페르소나’를 이야기한다.저자는 10가지 페르소나의 혁신가들이 각각의 가면을 쓰고 독창적으로 혁신을 주도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위기를 극복하거나 우회한다. 상황에 따라 언제든 역할이 바뀔 수 있다. 이 역할들 중 한 두가지를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이노베이터’의 첫걸음이다. 저자는 10개 페르소나를 크게 ‘학습하는’ 페르소나, ‘조직하는’ 페르소나, 그리고 ‘구축하는’ 페르소나로 분류했다.◇ 학습하는 페르소나… 늘 새로운 통찰을 얻는다조직에 새로운 학습과 통찰을 가져오는 사람을 ‘문화 인류학자(Anthropologist)’라고 한다. 아이디오 이노베이션의 취대 원천이기도 하다. 이들은 인지심리학이나 문화인류학 등 탄탄한 사회과학적 배경을 갖고 있다. 근거 있는 직관 능력 ‘딥 스마트’가 탁월하다. 익숙한 것에서 보지 못했던 것을 보는 능력을 가졌고 그런 사소한 발견이 놀라운 효과를 발휘한다. 열차 플랫폼에서 고개 너머로 음료수 매점을 바라보고 자주 손목시계를 확인하는 사람들을 지켜보다가, 큰 시계가 달린 청량음료 판매대를 세워 여유있게 음료를 사도록 만드는 식이다. 그런 관점에서 저자는 앞으로 어린아이와 10대를 잘 관찰하라고 조언한다.‘실험자(Experimenter)’는 새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프로토타이핑하며 근거 있는 시행착오로 학습효과를 높인다. 자유롭고 열정적이며 호기심이 많다. 열린 마음으로 아이디어를 구체화한다. 다소 투박한 프로토타입이라도 부담 없이 내놓을 수 있는 자유로운 회사 분위기라면 효과가 극대화된다. ‘더 빨리 성공하려면 자주 실패하라’는 아이디오의 격언이 어울리는 역할이다. 첫 TV 출시 때 실물 크기로 인쇄한 종이 TV를 마케팅에 활용한 이야기 등에서 톡톡 튀는 실험정신을 엿볼 수 있다. 여기서도 아이들의 감각이 소중하다. 저자는 “해커와 10대 들이 수십억 달러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냈다”고 말한다.‘타화수분자(Cross-Pollinator)’는 다른 산업과 문화에서 발견한 것을 접목시키는 역할이다. 엉뚱해 보이는 아이디어를 묶어 더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고, 한 분야의 성과를 다른 분야로 가져와 혁신을 일으킨다. 유원지 놀이기구였던 에스컬레이터를 10억 달러 산업으로 키운 것이나, 화분의 강도를 높이는데 쓰이던 강화 콘크리트를 댐과 고속도로 건설 자재로 탈바꿈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라이트 형제 역시 자전거 자재들을 타화수분해 최초의 동력 비행기를 만들었다. 모하메드 바 아바는 큰 도기 안에 작은 도기를 넣으면 안쪽의 야채가 냉각된다는 사실을 알아내 ‘진흙 냉장고’를 창조함으로써 조국 나이지리아인들에게 희망을 안겨주었다.아이디오 공동대표 톰 켈리◇ 조직하는 페르소나…아이디어를 행동으로 ‘허들러(Hurdler)’는 혁신의 장애물을 극복하고 제거할 수단을 찾는 문제 해결사다. ‘하면 된다’의 신봉자다. 저자는 “위대한 허들러는 장애를 만나도 속도를 멈추지 않으며, 늦추는 것도 허용하 않는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허들러는 가장 현실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다. 정면돌파 뿐만아니라 측면돌파도 할 줄 안다. 채소를 납품하던 유일한 거래처를 잃은 뒤에도 포기 않고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한 유기농 기업 어스바운드 팜이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잇단 실패와 회사의 계속된 만류에도 특유의 기지와 끈기를 발휘해 마스킹테이프를 창조해 낸 3M의 연구원도 위기를 기회로 바꾼 허들러다.다양한 집단을 하나로 묶고 지휘해 해결안을 찾는 사람이 ‘협력자(Collaborator)’다. 사람을 끌어 모을 줄 알고, 사기가 떨어졌을 때 가장 뛰어난 응원군이다. 내부 회의론자들에 강력히 맞서는 방어벽이기도 하다. 갇혀 있는 사고방식을 부수고 함께 성과를 내도록 돕는다. ‘바톤 터치’에서 스승부가 결정됨을 안다. 비즈니스 전문가 게리 하멜도 “때론 협력의 과정이 완성된 제품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저자는 한 때 이류 회사였던 삼성전자의 제품 디자인 개발을 도와 준 경험을 얘기하면서, 그런 작은 도움 역할 이후 삼성이 파격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제조 및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고 회고한다.‘디렉터(Director)’는 재주꾼들을 모아 그 재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목표에 맞춰 생산을 독려하고 프로젝트를 갈고 다듬어 일을 완성시킨다. 새 프로젝트 발굴을 좋아하며 난제에도 결연히 맞선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스티브 잡스처럼 열정적으로 팀의 능력을 최대로 뽑아내는 지휘력을 발휘한다. 때로는 과감한 모험도 불사한다. 무엇보다 사람과 자원을 현명하게 배분할 줄 안다. 저자는 이 대목에서 ‘오전 브레인스토밍’을 강조한다. 에너지와 창의성이 오전 시간에 최고 상태에 오른다는 것이다. 충전을 위한 ‘낮잠의 힘’도 믿어 보라며 “문제를 베게 삼아 낮잠을 즐겨보라”고 조언한다.◇ 구축하는 페르소나…이노베이션을 완성한다 ‘경험 건축가(Experience Architxct)’는 고객 욕구를 충족시키는 감동적인 경험을 만드는 디자이너다. 제품과 서비스, 디지털 상호작용, 공간, 이벤트 등을 통해 회사와 고객이 상호작용할 무대를 마련해 준다. ‘평범한가 아닌가’라는 단순한 렌즈로 세상을 바라본다. 고객 편의나 불편에 집중해 더 나은 고객경험과 보상을 부여하려 애쓴다. 작은 개선이 큰 차이를 만듦을 잘 안다. 있으나 마나한 호텔 자명종 시계에 보다 쉽고 직관적인 디자인을 가미하고, 본질에 충실하게 정확한 시간에 벨이 울리도록 만든 ‘햄튼 인 호텔’의 경험이 좋은 사례다. 저자는 “이노베이션 기회는 바로 우리 곁에서 잠자고 있다. 누군가가 깨워주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무대 연출가(Set Designer)’는 혁신 팀원들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만들어 준다. PG는 직원 대부분이 사는 곳 근처에 짐(GYM)을 만들어 주어, 직원들이 바깥에서도 서로 협력하고 아이디어를 교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회사가 ‘공간’에 더 많은 투자를 하도록 유도한다. 공간이야말로 아이디어가 형태를 취하고 기회로 만들어지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만년 꼴찌 야구팀 클리블랜드는 외풍이 극심했던 경기장에서 통풍이 잘되는 경기장으로 옮기자마자 40년 만에 페넌트 레이스 우승을 거머쥐었다. 저자는 “팀에 좋은 무대를 만들어라. 그러면 그들은 당신의 생각보다 더 많은 실적을 올려줄 것이다”라고 말한다.‘케어기버(Caregiver)’는 단순한 서비스 차원을 넘어서는 고객관리를 담당한다. 인간적인 이노베이션을 기반으로 한다. 한 건강센터와 협업했을 때, 아이디오는 병원을 처음 방문한 사람들이 응급실을 찾아 헤매지 않도록 응급본부에 도착하면 거쳐야 할 7단계 절차를 간단한 지도로 만들어 배포해 고객 만족도를 최대로 끌어올렸다. 저자는 여기서 ‘초인종 효과’를 언급한다. 문이 열릴 때까지 고객이 아무 정보도 없이 마냥 기다리도록 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사람이 가장 잘하는 것은 사람에게 맡기라”고 조언한다. 자동화 기계보다 사람의 손길과 응대, 특히 미소의 힘을 잊지 말라고 권고한다.마지막으로 ‘스토리텔러(Storyteller)’다. 이야기를 통해 내부의 사기와 외부의 인식을 높여준다. 스토리텔링은 정보를 전달하는 가장 인간적인 방식이다. 스토리텔러는 신빙성을 구축하고 팀을 결속시키며 영웅을 창조하고 질서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회사는 늘 더 좋은 스토리텔러가 되어야 한다. 저자는 자동차 회사의 여성 고객 유치를 위해, 틀에 박힌 보고서 대신 잡지 형태로 만들어 보여 줌으로써 효과를 봤던 사례를 전해준다. 감자 칩 위에 식용 잉크로 수수께끼를 내, 제품에 스토리를 입혀 성공한 사례도 소개한다. 그는 회사 견학 프로그램이 회사의 업적 홍보는 물론 스토리텔링 문화를 풍요롭게 하고 팀 사기를 높여줄 좋은 기회라며 추천한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2023-02-18 07:00 조진래 기자

[비바100] 급변하는 세상, 성공하고 싶다면 '비움→학습→전환'

세계가 진화할 수록 변화하는 환경에 맞는 새로운 표준이 생긴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새로운 기준에 적응하기 보다 기존의 사고와 행동 양식에 스스로를 가둔다. 이것이 ‘성공의 역설’이다. 저자는 이렇게 한 때 성공적이었던 전략이 오히려 발목을 잡고 몰락을 초래할 수 있다며, 과거에 사로잡히지 말고 새로운 환경에 스스로를 맞추고 적응하라고 조언한다. 그 해법으로 ‘언러닝(unlearning)’을 강조한다.언러닝은 ‘학습’을 뜻하는 러닝(learning)과 부정 접두사(un)의 합성어다. 기존에 알던 성공 법칙이나 사고방식과 행동 양식을 고의적으로 잊거나 포기하고 벗어나 새로운 마음가짐과 행동을 구성하는 프로세스를 의미한다. 저자는 성공적인 언러닝 사이클은 비움학습(unlearn)-재학습(relearn)-전환(breakthrough)의 3단계로 이뤄진다고 설명한다.분명한 목표를 세우고 자신과 조직의 발전을 가로막는 구태의연한 행동방식과 의식구조를 버리는 ‘비움 학습’이 우선이다. 불필요한 지식과 행동을 비운 후에는 새로운 기술과 전략, 혁신을 ‘재학습’한다. 불확실성에 대처하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여지를 창조한다. 마지막으로, 이를 바탕으로 과거의 습관과 사고방식을 새로운 아이디어와 관점으로 ‘전환’한다. 다르게 생각하기 위해 먼저 다르게 행동하고, 일회성이 아닌 지속가능한 학습을 추진한다. 이 사이클을 반복한다면 누구든 위기에도 강한 회복력을 발휘하여 놀라운 성과를 달성할 힘을 얻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저자는 국제항공그룹과 넷플릭스, 인텔, NASA 등 글로벌 기업들의 언러닝 성공사례를 제시한다. 그러면서 “혁신이 어려운 이유는 아이디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행동의 변화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언러닝에 성공한 조직의 공통점은 리더들이 이끌기 보다는 조직원들이 자신의 행동을 먼저 바꾸는 점”이라고 말한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3-02-16 18:00 조진래 기자

[브릿지 신간] 이창수 <턴 어라운드 4.0>

코로나19 펜데믹이 불러온 오랜 침체의 터널이 끝을 보이면서 이제 기업들은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경영 부실을 경험한 많은 기업들이 본격적인 회생의 전기를 만들어 가야 할 중요한 시기다. 이런 때 기업 경영자와 직원들이 참고할 만한 서적이 최근 출간되어 주목을 끈다.도전경영연구소 이창수 소장이 쓴 신간 턴어라운드 4.0: 불황을 돌파하는 비즈니스 전략 통찰 43가지(출판사 라온북, 251쪽)는 저자가 지난 30년 동안 CEO와 임원으로 부실기업 경영에 직접 참여해 얻은 기업회생의 성공과 실패 사례와 성공 노하우가 담겼다.저자는 과거 법정관리 상태였던 (주)ADM21을 성공적으로 회생시켰고, (주)인바디, JW중외메디컬, 삼미금속 등 경영난에 빠졌던 기업을 턴어라운드시켜 괄목할 성과를 낸  있다. 또 성공적인 기업 매각을 통해 성공적인 엑시트(Exit)를 보여주기도 했다.저자는 우선, 위기의 시대에 CEO가 알아야 할 전략 통찰과 사장의 역할을 강조한다. 부실 회사의 리더들은 어떤 모습이며,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 지에 관해 팁을 준다. 이어 데이터·정보 경영에 대한 전략적 통찰을 강조한다. 사내·외 데이터를 정의하고 취득 분석해 유효 정보를 파악하고 경영에 활용하는 방안을 저자의 실제 사례를 들어 소개한다.비전과 목표에 대한 전략 통찰도 담았다.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1년 단위의 단기 계획이 아닌 10년 후를 내다보는 장기사업계획을 조언한다. 특히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존 사업과 신사업을 효율적인 조율을 주문한다. 이밖에 시스템 경영을 위한 전략 통찰, 변화와 도전의 턴어라운드 전략 통찰에 관해서도 본인의 생생한 경험을 통해 해법을 제시한다.저자는 “턴어라운드 4.0은 중소기업을 포함한 모든 기업이 경쟁력을 갖춰 시장을 선점하는 방법을 담고 있다”면서 “지난 30여년의 경험이 녹아 있는 기업의 턴어라운드 프로세스가, 언제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은 부실기업을 ‘강력한 기업’으로 거듭나게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큰 기업이라도 전략이 모호하면 방향을 잃고 단숨에 표류할 수 있는 반면 작은 기업이라도 전략이 확실하다면 목표를 향해 정확히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2023-02-15 10:24 조진래 기자

외국인을 위한 술 알쓸신잡...'한국의 숨겨진 매력: 술' 발간

(제공=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KOCIS)은 영문 단행본 ‘한국의 숨겨진 매력: 술’을 발간했다고 13일 밝혔다.이번 단행본은 외국인들에게 한국 술을 소개하기 위한 것으로, 112쪽 분량이다.문배주, 감홍로 등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 술과 그에 어울리는 한식, 술 문화 등을 소개한다.‘영혼까지 달래주는 술’, ‘전통과 힙한 현대의 만남’, ‘우리 술, 한국을 넘어 세계로’ 등 3개의 항목에 기사 16편을 수록했다.영혼까지 달래주는 술에서는 곡식으로 빚은 술 문배주, ‘별주부전’에서 언급된 감홍로 등 한국 고유의 전통주를 담았다.전통과 힙한 현대의 만남은 희석식 소주와 한국 수제 맥주 등 실험적인 제조 기법과 지역 특산물 ‘프리미엄 전통주’ 등을 소개한다.우리 술, 한국을 넘어 세계로는 원스피리츠 박재범 대표가 우리 술을 즐기는 방법을 안내하며 술에 대한 궁금증을 ‘알쓸신잡’ 파트에 정리했다.‘한국의 숨겨진 매력: 술’은 재외공간, 재외한국문화원, 상주 외신 등에 배포할 예정이다.전 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정부 대표 다국어포털 코리아넷에서도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10개 언어 번역본을 만나볼 수 있다.해외문화홍보원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 술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며 “우리 술 영문 단행본을 통해 외국인들이 우리 술의 진가를 새롭게 발견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정민아 인턴기자 jma1177@viva100.com

2023-02-13 10:28 정민아 인턴기자

[비바100] 미·중 패권전쟁의 최종 승자는 누구?

(사진출처=게티이미지)미국과 중국은 글로벌 패권을 놓고 끊임없이 맞붙는다. 최근에는 중국의 정찰풍선 문제로 시끄럽다. 미국과 중국은 그러나 서로를 견제하고 공격하는 와중에서도 늘 ‘최악의 사태’만은 피하려 노력해 왔다. 하지만 ‘대만’ 문제는 예측불허다. 중국의 대만 침공은 시기의 문제일 뿐, 멀지 않은 미래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두 나라 패권 전쟁의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 한 때는 2020년 이전에 중국이 ‘원 톱’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으나 ‘성장률이 확연하게 꺾인 중국’과 ‘버티는 힘이 센 미국’에서 요즘은 후자의 승리를 점치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과연 그럴까.◇ 마이클 베클리 할 브랜즈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저자는 중국이 2020년까지는 무섭게 미국을 추격했지만 이후 성장동력을 잃어 지금은 정점을 지나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한다. 바로 그런 내재적 불안 요인이 단기적으로 중국의 무력도발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고 경고한다. 시진핑이 암울한 미래를 타개할 탈출구로 대만 침공을 포함한 군사도발을 감행하려는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 시기를 2030년 이전, 구체적으로는 앞으로 4~5년이라고 보았다. 이 책의 원제도 Danger Zone이다. 미중 경쟁이 바로 이 ‘위험 구간’에 들어섰다는 것이다.저자들은 미국이 이 위험 구간을 무사히 건너려면 긴급하고도 치밀한 대 중국 봉쇄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군사도발을 예방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중국을 국제 사회에서 배제하고 고립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핵심적인 수단은 미국을 중심으로 우호 세력을 결집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중미 전쟁을 맹렬한 단거리 경주로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국이 훨씬 빨리 ‘쇠락하는 강대국’이 될 것이라는 기본 인식 때문이다. 중국이 강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급격한 경제둔화와 엄청난 인구 재앙과 맞닥뜨려 점차 자신감을 잃고 있다고 판단한다.시진핑은 20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100주년까지 세계 선도국가가 될 것임을 천명했었다. 하지만 과욕 탓에 중국의 부흥을 지원하던 초강대국을 적으로 돌리고, 세계 도처에서 공포와 저항을 불러왔다. 스스로 글로벌 초강대국의 표적이 되었다. 전략적 고립에서 벗어나려 러시아와 우호적 협력관계를 구축하려 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진핑에게 골칫거리만 안겨 주었다.저자는 시진핑이 중국몽의 실현을 위해 세심하게 계산된 강압 정책과 팽창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걸친 경제 대국 구축 노력을 배가함으로써 배타적 경제구역을 개척하고, 자유의 한계선을 후퇴시켜 반민주주의를 확산하고, 전쟁 준비에 열을 올릴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럼으로써 ‘제국주의’라는 함정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대만 장악 플랜과 관련해서도 미국은 한 세대 또는 그 이상 도전적인 전제주의 중국을 상대하기 위한 장기전략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저자는 장기적인 승리를 담보할 ‘위험 구간’을 잘 통과하려면 미국은 과거 냉전 때 경험을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강압적인 패권을 휘두르기 보다 여러 나라를 불러모을 능력을 발휘하라고 주문한다. 가장 중요한 목표는 ‘다양성’을 갖춰 집단적인 회복 능력을 기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민주주의 국가들 사이에서 경제협력을 강화하면 중국이 ‘분할 정복 전술’, 즉 대놓고 반발하는 민주 국가 하나를 본보기로 응징해 나머지 입을 막는 전술을 구사할 여지가 줄어들 것이라고 조언한다.중국의 대만 침공 시기는 2030년대쯤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2020년대에 미리 무력 충돌을 억제하거나 이길 수 있는 전력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국이 대만 침공으로 큰 대가를 치르도록 대만해협의 국제 수역을 ‘죽음의 덫’으로 바꿔놓고, 대만이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돕고, 대만 인근에서 미국의 군사적 존재감을 높이고, 중국의 군용 통신 시스템을 방해할 능력을 개발할 것을 주문한다. 이 모두가 중국의 경제적 파탄을 겨냥한 ‘장기전’ 전술이다. 그는 “이런 위험구간 전략의 모든 발상은 전쟁을 피하는 것이지, 전쟁을 유발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분명히 말했다.저자는 힘으로 밀어붙이는 정책과 신중을 기하는 정책 사이에서 ‘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중국은 10년 후에도 미국을 이길 가능성이 낮으며, 새로운 냉전 속에서 경제 침체와 국제적 반감으로 정치적 불안정성을 보일 것이라고 관측한다.저자는 마지막으로 미국이 중국과의 장기전에 대비할 10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공존공영일지, 길고 암울한 투쟁일지를 먼저 결정하고, 속도 완급을 조절하면서 궁극적으로 미중 경쟁구도를 민주와 전제 간 ‘체제의 경쟁’으로 만들라고 주문한다. 중국이 줄기차게 대가를 치르게 하고, 미국은 핵심적인 강점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라고 권한다. 그리고 화해의 손길을 내밀 준비도 함께 하라고 조언한다. 전략적 긴급성 만큼이나 중국에 대해선 전략적 인내가 따라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최윤식의 2050 미중 패권전쟁과 세계경제 시나리오저자는 미·중 패권전쟁이 처음 시작됐을 때 미국의 승리를 점쳤다. 연 8% 이상 성장해 2016년쯤 중국의 GDP가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 누구나 예측했을 때도 미국의 ‘버티는 힘’을 더 신뢰했다. 이제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미국 중국에 이어 러시아와의 3자 패권 게임이 시작되었다. 러시아가 중국을 도와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저자는 이번에도 궁극적인 승자는 미국이 될 것이라고 확언한다.그는 중국의 약점으로 부동산 버블과 가계부채, 미완성의 기업 구조조정을 지적한다. 러시아도 전쟁으로 촉발된 경제 및 산업의 고립, 미국 주도 국제금융시스템 밖의 금융위험,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을 약점으로 꼽는다. 저자는 특히 중국이 곧 대만에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을 얘기한다. 종신집권을 꾀하며 5년 내 확실한 치적을 쌓아야 하는 시진핑에게 ‘대만 통일’ 외에는 없다는 것이다.저자는 그 시기를 ‘시진핑 3기’ 중 4~5년차인 2026~2027년 정도로 보았다. 이 시기를 놓치면 대만은 미국 주도의 새 글로벌 공급망에 완전 편입되어 손쓸 수 없게 된다는 게 근거다. 대만은 미국에게 지정학적으로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요충지다. 러시아가 유럽의 미국 지원을 방해하거나 미 태평양함대 후방을 교란하고 유럽 천연가스 공급을 끊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도 하와이 앞바다에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미·중 전쟁이 발발하면 미국도 GDP의 5%인 1조 2000억 달러에 이르는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향후 반도체 전쟁의 향배가 결정된다. TSMC가 중국에 넘어가면 큰 낭패다. 누구도 TSMC를 갖지 못하게 파괴해 버려도 대 재앙이다. 변수는 중국의 내부 사정이다. 성장률이 2007년 이후 속락세다. 2022년 상반기에는 2.5%까지 추락했다. 급속히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면서 경제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부채 문제도 심각하다. 2022년 현재 GDP 대비 273%로 사상최고다. 중국 지방정부는 ‘부채 돌려 막기’로 버티고 있다.저자는 2024년 대선 이후 새 행정부(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가 환율전쟁을 벌일 수 있다고 내다본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에게 환율전쟁은 버겁다. ‘슈퍼 301조’가 발동되면 수출기업의 줄 도산이 불가피하다. 홍콩을 공격해 중국을 붕괴시키는 방법도 있다. 미국 수출의 우회통로인 홍콩에 무역 및 금융제재를 가하면 중국 본토까지 큰 타격을 입는다. 홍콩의 아킬레스건인 부동산을 공격해도 효과적이다.시진핑은 ‘일대일로 프로젝트’로 65개 나라를 자국 영향력 안에 묶어 놓으려 했지만 최근 큰 고비를 맞고 있다. 대규모 투자지원을 받은 저개발국가들이 속속 빚더미에 올라앉고 있다. 전세 역전의 카드로 디지털 기축통화 ‘CBDC’를 앞세워 미국 달러를 위협하는 전략은 그나마 주목을 끈다. 현재 미중 패권전쟁에서 전반적으로 미국이 우세하지만, 디지털 법정화폐라는 이슈에서는 중국이 미세하게 우위라고 저자는 평가한다.저자는 가파른 고령화, 생산가능인구 급감과 5070 세대 일자리 부족, 가중되는 사회복지 부담 등이 중국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반면에 미국은 ‘버티는 힘’이 강해 2030년 이후에도 G1의 자리를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첨단 및 미래형 산업의 경쟁력이 최고인데다 선진화된 경영능력, 세계 최고 수준의 노동 생산성, 지속적인 기술혁신 능력을 갖추었다고 평가한다. 저자는 “명목 GDP 추이나 GDP 격차를 감안할 때 중국의 미국 추월 시기는 2050년 정도일 것”이라고 전망한다.마지막으로 저자는 군사적 긴장감을 낮추고, 러시아와 중국의 경제적 힘을 적당히 빼고, 중·러 중 한 곳과 손 잡고 나머지 한 나라를 압도하는 ‘적절한 균형점’이 미국에게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때 미국은 중국과 손 잡는 게 얻을 것이 많다고 말한다. 그래도 중국은 미국 달러를 받쳐주는 숨은 공신인데다 특히 중국 시장을 완전히 망쳐 버리면 장기적으로 달러 위상이나 미국 경제에도 실이 크다는 것이다.그렇기에 미국으로선 ‘전략적 모호성’ 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중국을 궁지로만 몰아서도 안된다. 저자는 “중국도 미국과 저작권 및 기술보호만 합의해 주고, 미·중간 무역수지만 적절하게 양보하면 타협의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차이메리카 어겐(Chimerica Again)’ 시나리오가 절대 불가능한 미래가 아니라고 결론 맺는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3-02-11 07:00 조진래 기자

[브릿지 신간] 김세형 <대한민국, 선진국의 조건>

출산율 OECD 꼴찌, 자살률 OECD 1위, 행복지수 세계 60위. ‘선진국 대한민국’의 아픈 현실이다. 경제신문 기자 출신의 저자는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한국이 아시아를 넘어 명실상부 세계의 중심, 세계 톱 5의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마스터플랜과 새로운 국가 전략을 제시한다.저자는 먼저, 2021년 1인당 소득(GNI) 3만 5000달러의 ‘거품’을 얘기한다. 현재 속도로 성장한다면 5년 내 5만 달러를 달성하고 글로벌 톱 5 국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란 낙관론을 부정한다. 그는 이 책에서 진정한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벤치마킹할 만한 표본 국가, 반대로 본받아선 안될 반면교사 사례들을 충실한 자료와 전문가 취재 등을 통해 제시한다. 겉만 선진국이 아니라 모두가 인정할 만한 선진 국가 모델을 모색한다.겉만 선진국인 한국의 현 상황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선진국으로서 외형과 내실을 모두 갖출 선결 과제를 모색하며 해결책을 제시한다. 경제 분야는 물론 정치와 사회 분야의 거시적 분석을 비롯해 정부 정책의 허실, 국내 산업 양상과 기업 활동 여건 등의 미시적 분석을 병행한다. 반드시 달성해야 할 대한민국, 선진국의 조건을 파헤친다.일본인 전문가조차 2023년에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이 일본을 따라잡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을 정도로 한국은 곧 일본을 제치고 아시아를 대표나라가 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하지만 저자는 ‘선진국 한국’이 되려면 세계화가 퇴조하는 국제 정세 변화에 빠르게 발 맞추면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선진국 수준에 걸맞은 기술력과 이를 위한 산업 구조 개편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핵심 산업의 기술력 확보가 선진국 한국의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이를 위한 기업 환경 조성과 인재 발굴 노력도 주문한다.인구 감소 대책도 특별히 강조한다. 총인구 감소도 걱정이지만 인구구조의 문제를 지적한다. 저출산으로 생산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사회와 맞물리면서 실질노동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잘 알면서도 280조 원에 달하는 저출산 대책이 왜 실패했는지 점검하면서 정부 정책의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한다.이 밖에 남북한 통일 문제나 인재 육성의 필요성,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K-문화 산업’의 성장과 지속 발전 등 한국이 직면한 다른 여러 문제를 함께 제시하면서, 현실에 기반을 둔 실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부 정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치권의 각성을 강도 높게 촉구하면서 이른바 ‘상생의 묘’를 촉구한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3-02-09 08:30 조진래 기자

[신간] 강준만 <정치 무당 김어준>

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가 신간 정치 무당 김어준을 내놓았다. 진보 진영에선 금기시 되다시피 한 방송인 김어준에 대한 비판적 평론집이다. 김어준 개인과 이른바 ‘김어준 현상’이 한국 정치에 남긴 빛과 그림자를 종합적으로 조명했다. 한 개인의 이슈를 한 권의 책으로 낼 만큼 우리 정치사회에서 ‘김어준’이라는 인물이 차지하는 상징성을 보여준다.저자는 시종일관 비판적이다. 김어준이 ‘정치 무당’에 가깝다는 평가를 내린다. 우리 정치를 선악의 대결 구도로 몰아간 결과, ‘증오와 혐오 정치의 선동가’로 자리매김 했다고 비판한다. 정치 무당이라고 부를 수 있는 재능과 역할로 팬덤 정치를 극단으로 밀어붙여 사실상 한국 정치를 타락시켰다고 맹비난한다.그는 김어준의 활동기를 전기와 후기로 나누어 평가했다. ‘나꼼수(나는 꼼수다)’ 성공으로 정치에 본격 뛰어들기 전만 해도 김어준은 ‘명랑사회’ 구현에 앞장서는 선구자였기에 힘껏 응원했는데, 이후 후기 김어준은 온갖 음모론이 판치는 정치 무속의 세계를 열고 말았다고 꼬집었다. 저자는 ‘쫄지 않고 말해도 된다’는 태도로 인해 본말전도형의 ‘오버’를 하고 말았다는 식으로 평가한다.저자는 김어준이 음모와 유희가 충만한 새로운 유형의 정치 담론을 통해 자신의 권력 기만을 구축해 왔다고 지적한다. 문재인과 이재명의 대통령 자격을 가장 먼저 알아보고 팬덤을 동원해 열렬히 지원했고,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의 1등 공신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정작 자신의 발언이 문제 되면 스스로에게 ‘잡놈’ 이미지를 씌워 빠져나가고, 엉터리 주장을 했다는 게 밝혀져도 끝까지 사과나 해명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고 비판한다. 김어준이 책임을 초월하는 여권 실세 중의 실세였다고 평가한다.저자는 김어준과 그를 따르는 이들의 공사 구분 없음도 성토한다. 김어준에 중독되어 앞다퉈 그의 방송에 출연하고 그를 무조건적으로 추종하고 띄우는 더불어민주당 일부 인사들을 비판한다. 공영방송인 교통방송에서 같은 진영의 패널들을 통해 편파적인 정치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정권 홍보 방송을 일삼았다고 지적한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정치인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방송도 서슴치 않았다고 말한다.야당을 향해 “천박하고 주책없는 당, 저열한 정당, 토착왜구”라고 욕설을 내뱉는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여과 없이 내보내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었다고 꼬집으며 “김어준이 한국 정치를 천박하고 저열하고 만드는데 톡톡히 기여를 한 셈”이라고 말했다. 김어준은 무슨 일을 하건 민주당이 추앙하는 의인이 되었다고 말했다. 진보적 사회평론가 박권일은 “김어준은 이제 고유명사가 아니라 일반명사”라고 말할 정도다.저자는 김어준을 맹목적으로 칭송하는 이들을 반박한다. “그는 성향은 드러내되 사실 관계에 기초한다는 철학이 분명한 방송인”이라고 한 우상호 민주당 의원에 대해선 “김어준 조차 동의하지 않을 궤변”이라고 했다. 저자는 “김어준이 머리도 좋지만 잔인하기도 하다”고 비판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의 기자회견 직후 김어준이 “그가 굳이 나선 이유를 모르겠다. 메시지의 핵심은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찍지 말라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며 이는 피해자에 대한 노골적인 모독이라고 일갈했다. 서해 공무원 사건과 관련해 시종일관 정부의 월북몰이를 지지하며 유족들에게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준 것에 대해서도 반성을 촉구했다.저자는 김어준이 최근 교통방송을 나와 개인 유튜브를 통해 인기를 끌면서 여론조사 기관을 설립한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내보였다. 유도성 질문을 통해 미리 답이 정해 있는 ‘답정너’ 여론조사로 정치적 편향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교통방송 내부 조사에서도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대표 이미지로 ‘편향성 시비 둥의 논란’이 60%에 육박했음에도 그는 여전히 “(오세훈 시장 임기가 끝나는) 3년 6개월 후 다시 돌아와 그 후로 20년간 계속 청취율 1위를 할 적정”이라고 말했다.저자는 진영 스피커로 불리는 정치 군수업자들에 대해서도 매섭게 비판한다. 법원 판결이나 기사로 사실이 아님이 밝혀진 사안들이 많은데 대부분 정정도 사과도 않는 행태를 따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어준의 ‘닥치고 우리 편’에 열광하는 ‘친문 팬덤’으로 그는 어느 새 문재인 전 대통령 열성 지지자들로부터 ‘영적 지도자’의 반열에까지 오를 수 있었다고 전한다.저자는 ‘김어준 논쟁’은 한 마디로 ‘역지사지(易地思之) 논쟁’이라야 한다고 말한다. 아무리 진영 전쟁을 벌인다 해도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이 있는 법이라며 이제 역지사지를 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3-02-07 11:45 조진래 기자

[비바100] 지구를 바꿀 따뜻한 기술들… 작은 아이디어가 큰 희망을 만든다

지구를 따뜻하게 만드는 착한 기술들이 눈길을 끈다. 남아프리카 사회적기업이 만든 ‘리퍼포스 스쿨백’은 가방 뒷 편의 네모난 햇빛판에서 전기를 만들어 최장 12시간이나 작동된다. 덕분에 전기가 부족한 아프리카 아이들은 밤에도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지구와 이웃을 보듬을 ‘착한 아이디어와 착한 기술이 관심을 끈다. 변택주의 이토록 다정한 기술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자회사인 닛케이BP가 펴낸 2023 세계를 바꿀 테크놀로지 100를 보면 ‘인간애’에 바탕을 둔, 미래의 따뜻한 기술들이 한 눈에 보인다. 없는 것이 더 많은 이들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어 주고, 인류 전체의 삶을 보다 가치있는 것으로 바꿔 줄 착하고 따뜻한 미래 신기술들을 살펴 보자.◇ 이토록 다정한 기술‘위로와 공감의 대안금융공동체’를 표방하는 청년연대은행 ‘토닥’은 국내 젊은 조합원 150명이 십시일반 모은 1500만 원으로 2013년 2월에 시작했다. 지금은 조합원 수가 400명에 이르고 출자금도 5000만 원을 넘어섰다. 누적 대출 건수가 500건, 누적대출금은 4억 원 안팎에 이른다. 토닥이 남다른 것은 이자를 내고 싶을 때 낸다는 점이다.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에선 금융·재무 관련 생활밀착형 맞춤식 재무관리 교육도 해 준다.필리핀 서민 가옥에서는 햇빛 페트병 전구 ‘모저 램프’를 볼 수 있다. 물이 담긴 페트병을 지붕 틈새에 끼우면 페트병이 빛을 굴절시켜 내부를 환하게 비춰준다. 열 달에서 길게는 5년이나 쓸 수 있다. 병이 클수록 밝기가 더해진다. 덕분에 전기누전 화재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한다. 해가 있는 날에는 40W에서 60W까지 빛을 낸다. 1W 짜리 햇빛 발전 패널을 함께 달면 밤에도 환하다.지난해 전 세계 말라리아 사망자는 63만 명에 육박했다. 최선의 예방법은 말라리아 기생충을 없애는 것이다. 스탠퍼드대 생명공학자 마누 프라카시는 무게 9g에 종이 한 장과 콩알 만한 렌즈지만 최대 2000배까지 확대 가능한, 단돈 1달러 짜리 휴대용 현미경 ‘폴드스코프’로 문제를 해결했다. 의료용 원심분리기 ‘페이퍼 퓨지’도 만들었다. 환자 피를 넣고 빠른 속도로 돌리면 15분 만에 기생충을 분리해 낸다. 가격은 20센트에 불과하다.‘리퍼포스 스쿨백’은 전기를 만드는 가방이다. 남아프리카 사회적 기업 레타카(Rethaka)의 작품이다. 가방 뒷 편에 네모난 햇빛판을 달아 전기를 만든다. 배터리에 쌓인 전기로 LED 램프를 길게는 12시간이나 밝힐 수 있다. 덕분에 아이들은 밤에도 책 읽기가 가능해졌다. 가방 값은 23달러지만 대부분 후원으로 충당한다.제품 포장을 벗겨 파는 독일 슈퍼마켓 ‘오리지널 운페어팍트’는 쓰레기를 원천배제하는 ‘프리사이클링’을 실천한다. 쓸 만큼 사가되 소비자가 용기를 가져온다. 와인, 샴푸, 샤워젤 같은 액체 제품은 큰 통에서 쓸 만큼만 담아간다. 치약은 알약으로 돼 있다. 포장재가 불필요하니 값이 싸다. 국내에선 유기농 제품들을 파는 성수동의 ‘더 피커’, g 단위로 친환경 인증 제품들을 파는 망원동의 ‘알맹상점’이 비슷한 콘셉트다.독일에 가면 ‘길거리 냉장고’가 흔하다. 처치 곤란한 식재료나 음식을 가져와 채우거나 마음대로 꺼내가는 냉장고다. 우리나라에도 8명의 직장인이 만든 145L짜리 중고 냉장고 ‘빵빵이’가 경희대 앞 카페에서 2015년 3월 처음 문을 열었다. 서울대 재학생들도 음식을 공유하면 현금으로 환급 가능한 포인트를 쌓는 ‘그린 냉장고’를 세웠다. 하지만 광고부착형으로 활용하려 했다가 법에 저촉된다는 지적에 사업을 접는 아쉬움을 남겼다.일본에는 ‘거북이 택시’가 있다. 느릿느릿 가는 택시다. 신와 교통그룹이 ‘빠르게’ 보다 ‘편안하게’ 가길 원하는 손님들을 위해 만들었다. 운전자 뒤쪽의 ‘느릿느릿 달림’ 단추를 누르면 알맞은 속도로 달린다. 급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니 연비도 좋아지고 매연도 덜하다. 이 회사 고객의 15% 가량이 거북이 택시를 이용한다고 한다. 요코하마에서 10대로 시작해 현재 전국으로 확대 중이다.◇ 세계를 바꿀 테크놀로지 100지구를 살리는 친환경 기술 가운데 DAC(Direct Air Capture) 기술이 눈길을 끈다. 플랜트에 설치한 장치를 사용해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직접 회수해 안전하게 저장하는 기술이다. 스위스와 캐나다의 스타트업이 대형 플랜트를 건설중이며, 자사 이산화탄소 회수량이 배출량을 웃도는 ‘탄소 네거티브’를 지향하는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유수 글로벌 기업들이 기술 도입을 추진 중이다.기름 제거 필름으로 얼굴의 피지를 닦기만 해도 파킨슨병 여부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200~400 종류의 RNA(리보핵산) 가운데 파킨슨병과 관련된 RNA가 포함된 피지를 비침습으로 피부 절개 없이 채취한 후, 나이와 성별 정보를 이용해 구축한 기계학습모델로 분석해 파킨슨병 여부를 판별한다. 카오와 준텐도대학 등이 독자 기술을 개발 중이다.2021년 11월에 마쓰다가 선보인 ‘코-파일럿(CO-PILOT)’은 운전자가 운전 중 쓰러지거나 조는 이상을 감지해 차를 안전하게 정지시키는 기술이다. 현재의 핸들·페달 조작량과 평소 조작량 차이, 머리 진동이나 시선의 치우침 같은 이상을 예측·판정하는 알고리즘을 장착했다. 사망 중상 사고의 30%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5년에 2.0 업 그레이드 버전이 나올 예정이다. 완전자율주행 시대에 걸맞는 기술로 평가된다.주행 중인 전기차에 도로와 가로등이 전기를 공급해 주는 ‘충전 도로’도 눈길을 끈다. 도로에 매설된 코인으로 충전이나 레이저광을 활용하는 광 무선 충전기술로, 주행 중 충전이 이뤄진다. 신호대기로 정지시간이 긴 교차로 등에 코일을 묻어 전자 유도로 차량에 충전한다. 일본 국토교통성이 자율주행 자동차 메이커와 고속도로 회사, 전자회사 등 27곳과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앉기만 해도 심장과 혈관 상태를 진단해 주는 의자가 있다. 델타공업 등이 공동개발한 심장 진동 감지 음향 센서다. 0.5~80Hz의 진동을 포착하는 콘텐츠형 마이크로폰과 3D-NET를 이용해 심장 진동을 감지한다. 가청역 주파수 진동인 ‘심음’ 등을 파악해 대동맥판막 협착 등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흉부뿐 아니라 등과 허리에서도 심장 진동을 감지할 가성이 높아 연구 영역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2023-02-04 07:00 조진래 기자

<인공지능 메타버스 시대 미래전략>, 2023년 대한민국 명품도서 인증 대상 수상

안종배 국제미래학회 회장이 지난 2일 열린 ‘2023년 대한민국 명품 인증 대상 시상식’에서 인공지능 메타버스 시대 미래전략으로 대한민국 명품도서 인증 대상을 수상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국제미래학회(회장 안종배)가 박영사에서 출간한 인공지능 메타버스 시대 미래전략이 지난 2일 대한민국 명품·인증위원회와 세계기록인증원이 개최한 ‘2023년 대한민국 명품 인증 대상 시상식’에서 ‘2023년 대한민국 명품도서 인증 대상’을 수상했다.대한민국 명품·인증위원회와 세계기록인증원은 인공지능 메타버스 시대 미래전략이 남녀노소 누구나 인공지능과 메타버스를 쉽게 이해하고, 인공지능과 메타버스가 어떻게 우리의 산업과 비즈니스와 생활에 적용되고 활용되는지를 파악하고, 인공지능·메타버스 시대의 미래전략을 이해하고 입안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쉽고 재미있게 저술되어 있다고 평가했다.특히 내용이 심도 있고 체계적으로 잘 저술되어 있어 전문가 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쉽게 읽고 미래 변화에 대비하는 미래전략을 입안하는데 도움이 되는 수준 높은 도서라고 명품도서 인증 대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저서의 필진으로는 안종배 국제미래학회 회장과 이주호 사회부총리 및 교육부 장관, 김진형 카이스트 명예교수, 김태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대학교 총장, 신성철 카이스트 전 총장, 이남식 인천재능대학교 총장, 권호열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원장,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 주영섭 전 중소기업청장,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김병희 한국광고학회 회장, 문형남 대한경영학회 회장, 박수용 한국블록체인학회 회장, 엄길청 국제투자리서치포럼 회장 등 부문별 국내 최고의 석학과 전문가 30명이 참여했다.집필을 총괄한 안종배 국제미래학회 회장은 “누구나 인공지능 메타버스 시대 미래전략을 쉽게 이해하고 입안하는데 도움이 되고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과 기업 및 개인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하겠다는 소명감을 갖고 30명의 국제미래학회 석학분들이 심혈을 기울여 함께 저술해 수상의 의미가 남다르다”고 소감을 밝혔다.대한민국 명품·인증위원회와 세계기록인증원은 아름다운 미래 세상에 도움이 되는 최고의 품질을 가진 명품을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정하고 인증해 시상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과 품격을 높이고 수상 작품과 수상자의 신뢰와 명성을 높이는 사명과 책무를 수행하고 있다.장인평 기자 jip309@viva100.com

2023-02-03 09:46 장인평 기자

[비바100] 뜨는 패권, 지는 패권… 30년 뒤 모든 국가는 충돌한다

2050 패권의 미래|해미시 맥레이|서울경제신문저자는 1994년에 집필한 The World in 2020)에서 브렉시트와 미국의 정치적 균열, 글로벌 전염병을 예측해 크게 주목받았던 유럽 최고의 미래학자이다. 그는 이번에도 풍부하고 신뢰가는 통계 및 자료를 바탕으로 30년 후 미래를 예측하는데 전방위적 분석력과 통찰력을 발휘한다.저자는 미래 향방을 결정할 5가지 키워드로 인구, 자원과 환경, 무역과 금융, 기술, 정부와 거버넌스를 지목한다. 그러면서 30년 후엔 모든 국가가 충돌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고령화로 치닫는 미국·유럽 등 선진 국가와 인구 절반 이상이 젊은 세대인 아프리카·중동·남미 등 신흥 국가가 공존하는 ‘양분된 세계’가 펼쳐질 것이라 진단한다.중국이 세계 최고 경제대국이 되면서 미중 간 상당한 정치적 긴장감이 야기되고, 환경에 대한 압력이 새로운 변화를 주도할 요인이 되리라 예측한다. 가장 예측이 힘든 분야는 기술 분야라고 실토한다. 워낙 빠른 변화 속도 탓이다. 여기서 ‘기술의 딜레마’를 얘기한다. 진화하는 기술이 인류 생활수준 향상을 가져오긴 하겠지만, 일자리 상실 등으로 빈부 격차의 부조화가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다.오일쇼크나 금융위기 같은 경제적 재앙이 재발할 것인가, 민주주의와 시장 자본주의 미래는 희망적인가 등의 질문도 던진다. 대륙별·국가별로 미래 전망을 제시한다. 엘리트 계급과 포퓰리스트의 대립 등을 분석 전망하면서 미래 성장 모델을 제시한다. 책 말미에는 세계 미래를 둘러싼 각각 10가지의 부정적·긍정적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그의 결론은 긍정에 가깝다.그는 “세계 강국들은 서로 꼬집고 할퀴면서 공존할지언정 무력 충돌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전반적으로 심각한 재난을 겪지 않고 잘 헤쳐나갈 것이라고 예측한다. 다만 인도가 세계 3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면서 미중과의 갈등이 악화할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는다. 진화론에 버금가는 기술이론이 등장할 가능성도 점친다. 중산층이 두터워 지겠지만, 낙오된 자들에게 적정 수준의 삶을 보장하는 것이 큰 문제일 것이라 경고한다.한국어판 서문에는 우리에게 덕담도 남겼다. 남북 문제 등 정치적 긴장은 충분히 억제될 수 있으며, 특히 교육 수준이 높고 의욕 강한 젊은이들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저조한 출산율 탓에 인재들이 점점 줄어들 것이란 사실에 안타까워 했다.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2023-02-03 07:00 조진래 기자

[비바100] "글쓰기 첫 단어는 용기, 오늘도 열심히 쓴다"

고수리 작가.(사진제공=정상현 포토그래퍼 ‘스트리트h’)다양한 플랫폼의 등장으로 누구나 쉽게 글을 쓸 수 있게 됐지만 모두가 글쓰기를 업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브런치에서 에세이를 연재하던 것이 기회가 돼 지금까지 책을 쓰는 작가가 된 사람이 있다.고수리 작가가 그 주인공. 고수리 작가는 브런치북 프로젝트 1회에서 2000:1의 경쟁률을 뚫은 금상 수상자이다. KBS 인간극장 작가로 일한 바 있으며 동아일보 칼럼 ‘관계의 재발견’과 애니메이션 ‘토닥토닥 꼬모’ 시나리오, 책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 ‘우리는 이렇게 사랑하고야 만다’, ‘엄마를 생각하면 마음이 바다처럼 짰다’, ‘마음 쓰는 밤’ 등을 냈다. 일곱 살 쌍둥이 형제의 엄마로 육아도 하고 있다.지금은 에세이를 비롯해 다양한 글을 쓰면서 세종사이버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글쓰기 지도도 한다. 고수리 작가는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썼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한다. 고수리 작가에게 12년 차 작가의 삶을 들었다.고수리 작가.(사진제공=고수리 작가)◇열정의 원동력은 진정성“글 써서 밥을 먹고 삶을 산다. 에세이든 소설이든 카피든 전부, 쓴다. 내 삶에서 글감을 찾고 글을 쓰고 글밥을 먹고 다시 삶을 산다. 내가 하는 일의 동력은 진정성이다. 글 써서 버는 돈은 떳떳하고 싶다. 글 써서 모은 사유와 돈과 마음은 나에겐 티끝만큼도 부끄럽지 않은 최선의 몫이므로. 원고료를 받은 날에는 정성스럽게 집밥을 차린다”고 작가는 열정적으로 일하는 원동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그는 잘 먹고 잘 살고 싶어서. 그래서 오늘도 ‘열심히’ 쓴다.고 작가는 대단한 사람이 되려고 글 쓰는 것이 아니며 책을 내기 위해서도 아니라고 했다. 다만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일이라서, 자기답게 만들어줘서, 조금이나마 선의를 나눌 수 있는 일이라서, 재밌어서 좋아서 쓰다 보니 10년 넘게 글로 먹고사는 사람이 되었다고 말한다.고 작가는 KBS 다큐멘터리 ‘인간극장’을 통해 방송작가로 일한 경험도 있다.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계기가 있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방송작가 일을 하면서 남녀노소 두루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그야말로 ‘사람 사는 이야기’를 다뤘어요. 그때 나에게만 골몰했던 글 쓰는 시선이 완전히 달라지게 됐어요. 지금 쓰는 글은 방송작가 경험으로 다녀진 시선이에요.” 그는 출연자들처럼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표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브런치’라는 글쓰기 플랫폼이 생겨서 글을 썼다. 이후 독자와 출간 제안이 생겨났고, 지금까지 작가로 살 수 있게 된 것이다.고수리 작가.(사진제공=고수리 작가)◇글쓰기 지속 비결은 독자고수리 작가는 글쓰는 일을 지속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독자라고 말했다. 그는 책을 쓰면서 독자들의 응답을 만날 때, 꾸준히 쓸 힘을 얻기에 독자의 숫자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읽고 진심으로 감응해줄 몇 명의 독자라도 충분하다고 했다.“그런 점에서 글쓰기는 내밀하고 속깊은 대화 같죠”그는 작가 뿐 아니라 세종 사이버 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가르치는 일은 힘든 것 보다 행복이 더 컸다.“행복이 더 커서 힘든 일은 다 잊어버리고 말아요. 사이버 대학교 특성상 뒤늦게 공부하는 늦깍이 학생들이 많은데 학구열이 정말 뜨겁고 간절합니다. 학기 중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라이브로 강의를 해요. 내 부모, 할머니 할아버지 뻘 학우들이 저마다의 자리에서 비디오 오디오를 켜고 너무 뜨겁게 공부하는데 정작 교수가 가장 어려서 정신 바짝 차리고 나도 뜨겁게 가르쳐야 해요. 단시간에 좋아지는 학우들 글 읽으며, 브런치 작가 승인 소식 주고받으며, 살아온 이야기 나누며 너무 좋아서 가슴께가 뻐근해요”“학우님들 가르칠 때 배움과 대화에 시간 장소 나이 세대 이런 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는 생각을 해요. 글쓰기 수업은 그냥 사람과 사람이 만나 사는 이야기 쓰고 나누고 배우고 대화하는 시간이에요”고 작가는 대학교 강의를 포함해 6년 동안 글쓰기 수업에서 1000여 명의 학우들을 만났다. 그가 가르친 글쓰기 수업으로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작가지망생들이 브런치 작가가 되거나 지면에 글을 싣고 에세이스트가 되기도 했다. 책을 출간한 작가도 여럿이고, 책을 출간하지 않더라도 여전히 글을 쓰고 있다. 고 작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작가가 되어 자기다운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뿌듯하다고 했다. 계속 쓰는 사람은 글도 삶도 성장하는 게 눈에 보인다고.“예술의 가치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주고 받아요. 삶을 다채롭고 풍요롭게 부풀리고, 인간답게 살아가게 하죠”고수리 작가.(사진제공=고수리 작가)◇육아와 집안일을 병행하며 모은 글쓰는 시간고 작가는 쌍둥이 형제를 키우는 엄마 작가이기도 하다. 육아, 살림, 글쓰기 병행하는 게 힘들지 않냐는 물음에 자신만의 루틴을 소개했다.“오래 쓰려면 반드시 루틴이 필요합니다. 첫 책을 내고 이듬해 아들 쌍둥이를 출산했는데 엄마가 된 것도 처음인데, 갓난아기를 둘이나 돌보려니 글 쓸 시간이 없었어요. 처음에는 아기들 자면 무조건 밤새워서라도 글을 썼어요. 너무너무 간절했거든요. 그런데 결국 탈이 나더라고요. 다행히 아이들이 유치원에 들어가고부터는 작업 루틴을 만들 수 있었어요”“평소 아침을 일찍 시작하는 편입니다. 하절기에는 6시, 동절기는 7시쯤 해의 시간에 맞춰 일어나 자유로운 독서와 글쓰기 리추얼을 해요. 8시쯤 가족들이 일어나면 간단한 아침식사와 아이들 등원 준비를 하고, 9시 반쯤 가족들 출근과 등원이 완료돼요. 서둘러 집 정리를 하고 챙겨야 할 가족이나 생활 관련 업무, SNS 업무들을 합니다. 아침 겸 점심을 챙겨 먹고 11시쯤 집을 나서요. 일부러 20~30분쯤 걸을 수 있는 조금 먼 카페에 가서 작업을 시작하면 평균 4~5시간 작업할 수 있는 것 같아요. 5시 이후로는 아이들을 챙기고 함께 시간을 보내요”고 작가는 대학 수업과 글쓰기 강의가 있는 날에는 그 시간들을 쪼개어 쓰고, 일할 시간이 부족할 때는 예술인돌봄센터에 아이들을 맡기고 밤 9시까지 일하기도 한다. 언제나 시간이 빠듯한 엄마작가다 보니, 틈틈이 작업하고 몸을 움직이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대체로 밥 짓고, 청소하고, 아이들 돌보고, 읽고, 쓰고, 가르치는 생활을 규칙적으로 한다.고 작가에게 성공이란 어떤 의미냐는 물음에 “성공 아닌 성장하며 걸어가는 사람인 것 같다. 성공과 실패로 나뉘어지는 두 갈래 길을 골라 걷는 사람이 아니라, 선택하고 경험하고 변화하면서 마치 지문처럼 내가 갈 길을 만들어 걸어가는 사람같다”고 말했다. 고 작가는 지난날 실패했다고 생각했던 작은 실패들도 돌아보았을 때 지금의 나를 위해 반드시 경험해야만 했던 필연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글쓰기의 첫 단어가 ‘용기’라면 마지막 단어는 ‘계속’이라고 생각해요. 용기와 계속을 연결하는 유일한 단어는 ‘다시’. 몇 번이고 다시 시작하고 계속합니다. 계속하면 나아질 수밖에 없어요. 계속하다 보니 나만이 알 수 있는 변화, 그게 성장 같아요. 성장했다 느꼈을 때 가장 기뻐요”고수리 작가.(사진제공=고수리 작가)◇어둠속에 빛을 주는 작가앞으로도 고 작가는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그는 에세이 외에도 다른 장르의 글 작업도 하고 있다. 그림책 구성 작업과 작사 작업, 또 좋은 산문을 골라 엮는 작업도 올해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보편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글을 쓰고 싶다고 했다.“글이 어렵지 않고 쉽고 보편적이고 또 아름다워서 사람들 가까이에 이야기처럼 머물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글이 살아갈 힘을 주면 좋겠어요”“힘내라는 위로가 반드시 긍정적이고 힘찬 것만은 아니니까. 오히려 담담하고 슬프고 뭉클한 이야기에서도 사람들은 따뜻하다 느껴요. 온기는 추울 때 느끼고 추울수록 간절해지고 빛은 어둠 속에서 존재하고 어두울수록 밝게 빛나잖아요. 빛을 만들고 싶은 작가니까 어둠을 잊지 말아야지 생각합니다. 돌아보면 첫 책의 제목이었던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는 작가인 내가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하고 싶었던 말이었던 것 같아요”고 작가의 꿈은 밤하늘에 뜬 달처럼 어둠 속에 빛을 주는 작가가 되는 것이다. 평생 글 쓰며 사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며 할머니가 되었을 땐 혼자 있는 어린이를 위한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했다.끝으로 고 작가는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썼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고 작가는 단지 책이 되는 글이 아니어도 괜찮고 일기나 편지, SNS 글쓰기여도 괜찮다고 당부했다.“글쓰기는 자기 자신과 만나보는 일과 같아요.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마음을 느끼며 사는지, 어떤 취향과 어떤 소망을 품고 사는지. 자기 자신이라는 세계의 전문가가 되려면 글쓰기만큼 탁월한 도구는 없다고 생각해요. 쓰면 쓸수록 내가 되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면 내 삶을 구체적이고 주체적으로 살 수 있어요”최현주 기자 hyunjoo226@viva100.com

2023-01-30 07:00 최현주 기자

[책갈피] 계몽 혹은 가르침 아닌 그냥 그들 ‘조선 청소년 이야기’

조선 청소년 이야기|김종광 지음(사진제공=교유서가)어른의 입장에서 아이들은 교화의 대상이며 가르침을 줘야할 존재들이다. 1998년 ‘계간 문학동네’ 여름호로 데뷔해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희곡 ‘해로가’ 당선된 김종광 작가의 ‘조선 청소년 이야기’는 그런 어른들의 생각에 배제한 한문단편 각색 소설집이다.연암 박지원의 초기문학 ‘방경각외전’을 비롯해 조선 후기 사회를 사실적으로 그려냈다고 평가받는 3대 야담집 ‘동야휘집’ ‘청구야담’ ‘계서야담’, 중인 이하 인물들의 행적을 담은 ‘이향견문록’ ‘병세재언록’ ‘동패집’ ‘동상기찬’ ‘청야담수’ ‘아정유고’에서 엄선한 12개의 한문소설을 각색해 구린 소설집이다.어른의 입장에서 계몽과 가르침을 목적으로 하기 보다는 당대 청소년들의 감정과 생각, 행동, 사람됨 등을 표현하는 데 집중한 각색본이다.책은 ‘동패집’에는 무제로, ‘이조한문단편집’에는 ‘정기룡’이라는 제목으로 실린 ‘내 남자는 내가 선택한다’라는, 조선시대에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이야기로 시작한다.이어 ‘내 인생은 내가 되찾겠다’ ‘글은 재미있는 것’ ‘사랑은 공부다’ ‘신부, 신랑을 구하다’ ‘거짓을 찌르다’ ‘우울증을 이겨내는 방법’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그 제목만으로도 우리가 알고 있는 조선시대답지 않다.전주 관아 이방의 외동딸이 선택한 관노 기룡, 예순 노인에게 첩으로 팔려갈 위기에서 기지를 발휘하고 용기를 낸 가난한 양반가 딸 유낭자의 도전, 제대로 된 시험관이라곤 없는 과거시험의 맹점을 이용해 과거에 급제하고 자신을 교활하게 만든 세상의 악과 싸우겠다는 박문수의 다짐 혹은 변명, 시시때때로 불뚝거리는 우울증을 글 쓰는 것으로 극복하며 문장가이자 이야기꾼으로 후대까지 이름을 알린 박지원 등 그냥 그들의 이야기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3-01-29 18:30 허미선 기자

[책갈피] 저마다의 방식대로 살며 사랑하며 성장하며! ‘어쩌죠, 키위씨?’

어쩌죠, 키위씨?|올망 글·그림(사진제공=세미콜론)때로는 상세한 설명이나 세심한 배려, 심오한 메시지 등 보다 간단한 글 한줄, 그림 하나가 더 마음을 울릴 때가 있다. 트위터에서 인기리에 연재 중인 올망 글·그림의 ‘어쩌죠, 키위씨?’는 그런 책이다.시력은 안좋지만 청력은 매우 발달해 다양한 이야기들에 귀 기울이는 키위새 키위씨와 그의 말을 우리 언어로 전달하는 올망이 엮은 이야기다.저마다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이들을 존중하고 다름을 받아들이고 마음을 기대며 성장하는 모두의 이야기다.책은 ‘우리 이렇게 해볼까요?’ ‘항상 곁에 있을게요’ ‘함께이기에 가능한 날들’ 3개장에 누구나 한번쯤은 스쳤거나 경험했을 고민에 대해 간결하지만 지혜로운 조언을 전한다.어린 꿀벌이 쓴 커피를 좋아하는 키위씨를 존중함으로서 자신이 좋아하는 메이플시럽도 존중받을 수 있다는 깨달음, 용기가 없어 날기를 시작할 수 없던 루펠씨의 고공비행, 해야하는 꿈이 아닌 하고 싶은 꿈을 꾸기 시작한 병아리, 넘어진 김에 쉬어갈 줄 아는 오리, 스스로가 멋지다가 인정한 멋쟁이, 잘하는 일이 아닌 좋아하는 일을 찾은 치타,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자신의 의지로 동면에 들어가는 곰, 미안한 마음보다 고마운 마음을 기억하라는 악어….키위씨가 조언을 했거나 지혜를 나눠받은 짧은 이야기들은 남들보다 다소 늦을지라도, 결국은 꽃을 피워낼 이들에게 희망과 응원을 전한다. 삶이 고단하거나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옅어질 때 혹은 세상이 어렵고 낯설게 느껴질 때 어느 페이지를 열어봐도 살아갈 힘을 얻을 이야기들로 그득하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3-01-29 18: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이젠 안 살 결심… 새로운 소비 형태 '과시적 비소비'

(사진출처=게티이미지)소비가 경제, 환경과 충돌하는 시대다. 장기 불황과 코로나 펜데믹, 기후환경의 딜레마 속에서 이제 소비는 두 가지 방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나는 팍팍해 지는 여건 탓에 소비를 줄이거나 않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더 나아가 ‘원하는 소비’만 하는 것이다. 남들 모두 하는 소비를 포기하고 나만의 소비에 의미와 가치를 두는 것, 이른바 ‘과시적 비소비’다. 코로나 펜데믹이 완화되며 과거의 ‘과시적 소비’ 기운이 다시 꿈틀대는 요즘, 우리의 미래를 위해 다시 한 번 되돌아 봐야 할 주제다.◇ J.B. 매키넌의 디컨슈머디컨슈머|J.B. 매키넌|문학동네‘소비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온다’. 이 책의 부제다. ‘사고 또 사는 것’이 시민의 의무인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구가 재생할 수 있는 속도보다 1.7배 빠른 속도로 자원이 소모되고 있는 현실이 소비 문화의 변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처치 곤란하게 쌓여만 가는 음식과 의류 쓰레기 더미들 속에서 ‘거대 소비’의 해법을 소비 축소와 절약, 그리고 재생에서 찾으려는 시도가 치열하다.‘녹색화’ 시도가 한창인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물질 소비가 극적으로 줄어든 곳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불어나는 소비욕구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 탓이다. 저자는 “유사 이래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실제로 줄어든 것은 심각한 경기침체가 발생했을 때, 즉 세계가 쇼핑을 멈추었을 때 뿐”이라고 단언한다.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였던 소비의 속도와 규모를 줄여가는 것이 최대 과제인 시대를 맞고 있다고 말한다.‘소비의 딜레마’도 난제다. 경제의 동력은 분명 소비지만 소비는 탄소 배출의 동력이기도 하다. 이른바 ‘녹색성장’이 필요한 때지만, 경제성장과 탄소 배출은 여전히 매우 밀접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네 차례(1980년대 중반, 1990년대 초반, 2009년, 2020년) 줄었는데 모두 엄청난 경제 침체기였다. 저자는 ‘느린 소비’가 하나의 해답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의류기업 파타고니아는 독특한 예다. 이 회사는 2011년에 잘 팔리던 스웨터 광고에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라는 문구를 적었다. 환경에 피해를 입히는 제품이니 필요한 만큼만 사라고 권했다. ‘디마케팅’이다. 저자는 “우리는 어떤 사람이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기 선택으로 소비를 줄인다는 사실을 알 때 그 행동에 더 높은 지위를 부여한다”며 그런 행동이 ‘과시적 비 소비’라고 말한다. 리바이스도 2020년 가을에 ‘더 오래 가는 옷을 더 적게 사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자사 상품을 되사서 중고 판매하는 플랫폼까지 출시했다.저자는 그러나 이런 ‘순환경제’에도 한계가 분명하다고 말한다. 워낙 소비규모가 막대해, 우리가 ‘확장’을 멈추지 않는 한 ‘소비경제’는 영원히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업계가 더 많은 것을, 더 많은 사람에게, 더 자주, 더 큰 돈을 받고 파는 ‘네 가지 더’ 전략을 수정하지 않는 한 어렵다고 말한다. 대신 ‘혁신’을 강조한다. “소비가 줄어들수록 진정으로 더욱 유용한 혁신이 선호될 것”이라며 무의식적이고 맹목적인 소비 속에서 혁신을 앞세운 기술과 새로운 소비 패턴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그는 “덜 살수록 더 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소비의 종말은 곧 야생의 새로운 여명”이라며 이것이 지구를 더 오래 살게 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자발적인 간소함(적게 가진 삶을 직접 선택하기), 장기적인 디컨슈머 생활방식이 필요한 시대라고 얘기한다. ‘쇼핑 중단’이 궁극적으로 ‘희생’이 아닌 ‘선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디지털’에서 해법을 찾는다. 가상 세계는 끝없는 새로움과 일시적 유행, 계획적 진부화가 거의 무해해지는 완벽한 풍요의 세계라고 말한다. 세상이 쇼핑을 멈추는 날, 정말로 우리는 소비문화를 디지털 공간으로 옮길 지 모른다고 기대한다.저자는 “이제 소비자의 목표는 ‘모든 것을 더 질 좋은 것으로 더 적게 갖는 것’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런 선택으로 생긴 시간을 독서와 산책, 대화로 충전할 것을 권한다. 또 “어떻게 해서든 ‘속도’를 늦춰보고 멈춰 보자”고 말한다. 기술로 소비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비록 그렇게 해도 엄청난 소비 시장이나 대다수 소비자들의 소비욕망이 결코 사라지지 않더라도.◇ 김용섭의 라이프 트렌드 2030 ‘과시적 비소비’라이프 트렌드 2030|김용섭|부키2013년 이후로 매년 라이프 트렌드 시리즈를 통해 새해의 메가 트렌드를 전망해 온 저자가 2023년의 키워드로 택한 것이 ‘과시적 비소비’다. 비소비가 과시의 수단이 되는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 소비하지 않는 것도 취향이자 선택”이라며 과시적 비소비가 일상의 라이프스타일이자 거대한 소비 트렌드가 되었다고 말한다. 정말로 자신을 드러내고 존재감을 확인했던 ‘과시적 소비’의 욕망이 이젠 무지출, 비주류 소비의 욕망으로 확산되고 있다. 2022년 11월 26일, 연중 최고 대목임에도 ‘아무 것도 사지 않는 날’(Buy Nothing Day)로 지정될 정도다.‘과시’의 형태가 달라졌다. ‘무소비’보다 ‘비주류 소비’에 가까운 ‘비소비’에 2030 세대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새로운 경험, 새로운 소비를 과시하려는 욕망이 비싼 물건을 자랑 하는 욕망에 견줄 만큼 커졌다. 과거처럼 명품에 목을 매지 않고 한정판 마케팅도 시들하다. 초기 불량품이나 환불된 개봉품을 신상품 수준으로 정비해 다시 파는 ‘리퍼비시’(refurbish)나 가성비 높은 제품 소비를 늘리는 형태가 일반화되면서, 이젠 희소성이 높은 제품이나 스토리가 있는 제품 아니면 빈티지 제품들에 소비자의 욕망이 꿈틀댄다.남들을 따라가지 않고 자기만의 영역을 지키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보편화되는 현상은, 값비싼 골프보다 비용이 훨씬 적게 들면서 접근성도 좋은 테니스가 최근 인기인 것에서도 잘 나타난다. ‘스타일’과 ‘스토리’가 소비의 강력한 매력 포인트로 부상했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테니스 다음은 아마도 ‘승마’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예측한다. 암호 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소유한 가상 자산 거래 서비스 기업 ‘두나무’가 오프라인 쇼 룸과 명품 시계 전문 중고 거래 앱을 선보이며 빈티지 시장에 새롭게 발을 들여 놓은 것도 이런 새로운 트렌드 변화를 제대로 읽은 결과다.이제 ‘명분’ 보다 ‘실리’다. 워케이션과 디지털 노마드 소비자가 속출하는 이유다. 한 곳에 안주하지 않고, 자아를 찾아 계속 이동한다. 특히 복지와 삶의 질 개선을 직무 만족도나 생산성보다 우선시 하는 젊은 시대다. ‘남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이라는 샤덴프로이데의 시대는 저물었다. 젊은이들은 이제 노력한 만큼 보상 차이가 더 벌어지는 것을 공정으로 생각한다. 능력 차이에 따라 소득 차이가 나는 것이 오히려 당연하다고 여긴다. 차라리 개인적 차별주의에 가깝다. 이들에게 ‘공정’은 손해 보고 싶지 않은 마음과 다르지 않다.절제와 공정의 시대에는 효율성이 극단적으로 중시된다. 결혼식 축의금도 이제 필수의무가 아니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타인과의 단절도 개의치 않는다. 관계를 줄이면서까지 극단적인 효율성을 추구한다. 이것이 궁극적으로 ‘과시적 비소비’와도 연결된다. 관성적인 소비를 과감히 버리고 줄이는 욕망이 일상 생활 패턴으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보여주기 식 소비, 유난히 타인을 의식하는 소비의 문화가 발달했던 사회에서 이제 절약과 과시적 비소비가 공존하는 시대가 되었다.소비의 극단적 양극화가 불가피한 시대다. 아주 싼 것과 아주 비싼 것만 팔리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못 사는 것’이 아니라 ‘안 사는 것’이다. 스스로의 비소비에 의미를 부여하는 욕망이 드러난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과시적 소비와 과시적 비소비는,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반대말이 아니라 비슷한 말이라고 강조한다. 과시적 소비의 끝에 과시적 비소비가 자리잡는다는 것이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3-01-28 07:00 조진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