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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없는 마음 갖기', 반어적 힐링 에세이로 '울림'

부크(사진제공=부크크)직장인들의 애환을 에세이로 엮은 ‘없는 마음 갖기’가 힐링 도서로 떠오르고 있다. 제목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없는’과 ‘갖기’란 반어적이면서도 역설적인 이 책은 기존 내려놓기, 비움과는 다른 시각으로 접근한 신간이다. 자가 출판 플랫폼을 통해 종이책 형태로 선보인 저자 임성규는 글로벌 음반회사(유니버설뮤직코리아) 마케터 및 롯데그룹 엔터테인먼트 계열사인 롯데컬쳐웍스(롯데엔터테인먼트, 롯데시네마 등) 커뮤니케이션팀장을 비롯 롯데시네마 건대점, 은평점 책임자, 서울/부산/경남 광고팀장 등을 역임한 콘텐츠 전문가다.‘무심: 마음이 없다’를 부제로 뭔가를 기대 이상으로 바라는 욕된 마음, 발버둥 치고자 하는 욕구, 세상의 순리에 역행하며 밀려드는 피로감 등을 자신의 경험에 비춰 소소하게 풀어냈다. 특히 과거 음반회사 경력을 살려 매 챕터마다 주제와 어울리는 팝송을 추천하는 점이 가독성을 높인다. 이 책을 기획한 Q작가는 “약 40여 편의 다양한 이야기가 책을 읽는 독자 입장에선 흥미롭게 비춰졌으면 좋겠다”면서“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우리들 모두의 스토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총210페이지 분량으로 자가 출판 플랫폼인 ‘부크크’를 통해 POD 출판으로 먼저 선보인 ‘없는 마음 갖기’는 현재 전국 서점과 온라인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3-12-11 13:49 이희승 기자

비만이 '병'인 시대, 건강과 다이어트…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사진제공=북드림)국민의 4분의 1이 자신을 비만이라 생각하는 시대. 여성들은 95%가 자신을 뚱뚱하다고 평가한다는 미디어의 보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매년 기적의 다이어트 효과가 있는 식품과 약들, 다이어트 비법을 전수해줄 피트니스 센터가 넘쳐나지만 성공 이후에도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사람은 드물다. 최근에는 많은 전문가들이 “호르몬,대사 관리가 핵심이다. 얼마나 먹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먹는가에 달렸다”면서 “인슐린은 자극하지 않는 음식을 먹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신간 ‘어서 와! 간단키토는 처음이지?’는 탄수화물은 최대한 자제하고 포화 지방은 부족하지 않게 먹는 식생활이 건강한 다이어트의 핵심이라는 다소 진부한 ‘사실’에서 출발한다. 1세대 스타 헬스 트레이너이자 대한민국에 몸짱 열풍을 가져온 최고의 간헐적 단식 실천가 아놀드 홍과 국내 저탄고지 기능 의학 분야의 최고 권위자 이영훈 원장이 함께 쓴 이 책은 국내 최초의 간단키토 종합 안내서란 점에서 눈길을 모은다.사실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간헐적 단식은 지난 10년간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단식법이었지만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이 책에서는 공복을 유지하면 음식을 마음껏 먹어도 되는 간헐적 단식에도 한 가지 원칙이 있음을 간과하지 않는다.‘공복을 잘 견뎌낼 수 있도록 건강하고 에너지 넘치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간단키토의 이론과 좋은 식재료, 생활습관을 만드는 법, 쉽고 효과가 뛰어난 운동법까지 모두 망라했으며,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좋은 사례들도 소개하고 있다. 이영훈 원장이 평소 많이 받는 질문을 풀어낸 간단키토 상담소는 간단키토와 관련된 오해를 말끔히 씻어내 줄 매력적인 책이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3-12-11 13:36 이희승 기자

[비바100] 전문가의 시대… 팔방미인 천재들이 그립다

문화사학자인 피터 버크가 시대를 앞서 간 서양의 통합형 인재 ‘폴리매스(Polymath)’ 500인의 발자취를 추적한 책이다. 르네상스 시대 다빈치부터 현대의 수전 손택까지, 분야를 넘나들며 지식의 최전선에서 인류 역사를 새로 써 온 융합형 인재들의 이야기다. 저자는 “지금처럼 지식 노동이 분업화된 시대에는 제너럴리스트, 즉 만능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모든 것을 연결할 수 있는 한 사람이 열 명 이상의 몫을 할 수 있으며, 지금처럼 고도로 전문화된 시대에는 더욱 더 그런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폴리매스(세상을 바꾼 천재 지식인의 역사)|피터 버크|예문아카이브◇ 폴리매스는 누구인가역사상 최고의 폴리매스로 평가받는 레오나르도 다빈치.폴리매스란 다양한 분야에 출중한 재능을 발휘한 사람들을 지칭한다. 단순히 ‘천재’를 넘어 왕성한 탐구 정신으로 서로 무관할 것만 같은 분야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약했던 인재들이다. 자신의 한계를 규정하지 않고 다방면에서 재능을 발휘해 시대를 변화시킨 융합형 인재들이다. 연결성을 고민 않고 지식만을 축적하는 것이 분리형 폴리매스라면, 통합형 폴리메스는 지식 통합이라는 비전을 품고 서로 다른 지식들을 하나의 커다란 체계로 묶으려 노력하는 이들이다.하지만 역사는 폴리매스들에게 마냥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다방면의 괄목할 성과에도 불구하고 한 두 가지 업적으로만 기억되거나, 피타고라스처럼 ‘협잡꾼’ 또는 ‘지식팔이꾼’으로 비난 받기도 했다. 수학자 파스칼처럼 ‘독학으로 모든 지식을 습득한 외로운 천재들’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저자는 그러나 폴리매스들의 지식과 성실함, 호기심이 합쳐졌을 때 얼마나 위대한 업적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일러 준다.◇ 폴리매스의 특별한 자질수전 손택폴리매스에게는 왕성한 잡식성 호기심과 탁월한 창의력 같은 유전적 기질이 있다. 여기에 양육 환경이나 살아온 이력, 시대 상황 등이 영향을 미친다. 저자는 특히 높은 집중력에 감탄한다. 잠바티스타 비코는 시끄러운 아이들 속에서 읽고 쓰는데 익숙했다. 남다른 기억력도 있다. 새뮤얼 존슨은 읽거나 들은 바를 무엇이든 잊지 않았다. 실락원 같은 책을 모두 암기한 매콜리도 있고, 존 폰 노이만은 한번 읽은 책이나 논문의 내용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인용하는 능력을 과시했다. 빠른 정보 흡수 능력은 이들만의 확연한 자질이며, 풍부한 상상력은 중요한 정신적 도구다. 이들은 몽상에 그치지 않고 모두가 놓친 ‘연관성’을 알아채는 능력이 탁월했다. 한 학문에서 습득한 지식을 다른 분야 문제 해결에 남달리 활용했다. 아이디어 재사용이라는 특별한 재능도 가졌다. 사무엘 보샤르, 제임스 프레이저가 ‘비교 방법론’을 주도한 사실이 놀랍지 않다. 이들은 또 에너지 넘치는 노력가들이다. 피에르 벨은 ‘피로를 모르는 연구자’였고 뷔퐁은 하루 14시간을 일하는 엄청난 체력의 소유자였다.◇ 폴리매스의 한계존 폰 노이만폴리매스들은 대부분 수면 부족에 시달렸다. 피에르 다니엘 위에나 존 폰 노이만은 하루 3시간 정도만 잤다. 책상에 오래 앉아있는 습관을 가졌던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 과로가 일상이던 하버트 스펜서는 신경쇠약으로 고생했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사망 원인은 과로사였다. 이들은 시간을 함부로 쓰지 못해 대부분 금욕주의자로 남았다. 열정 만큼이나 경쟁심도 남달랐다. 아이작 뉴턴, 카를 만하임은 물론 코스모스를 쓴 훔볼트와 폴라니, 헉슬리 형제들의 경쟁은 눈부신 업적으로 이어졌다.반면에 관심사가 분산되는 바람에 작업이나 연구를 중도에 포기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대표적이었다. 라이프니츠도 중세 독일사를 완성 못했고, 로버트 훅도 그래서 후대의 존경을 덜 받고 있다. 칼 마르크스 역시 너무 다양한 관심사 탓에 죽기 직전에야 자본론을 완성해 엥겔스에게 출간을 맡겼다. 공부에 방해받기 싫었기에 독신 폴리매스도 많다. 찰스 다윈은 결혼의 단점 중 하나로 시간 손실과 저녁 독서의 불가능함을 꼽았을 정도다.◇ 지리적·사회적 환경과 종교의 영향막스 베버저자는 “뛰어난 기억력과 넘치는 에너지는 ‘양육’보다는 ‘본성’에 가깝다”며 출생지의 지리적·사회적 환경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 소개된 500인 중에는 독일인이 84명으로 가장 많고 영국(81명)과 프랑스(76명), 북아메리카(62명), 이탈리아(43명) 순이다. 학교나 대학, 도서관 등을 통한 지식 접근 기회가 중요한 요인이었다. 특히 상업도시였던 함부르크는 1529년에 설립된 ‘요하네움’이라는 학교가 근대 초기에 활약한 6명의 독일 폴리매스에게 맞춤형 환경을 제공했다고 전한다.종교적 지형도 관련이 깊다. 막스 베버가 주장한 ‘프로테스탄트 윤리’는 루터교와 칼뱅주의, 성공회를 막론하고 프로테스탄트 성직자 출신의 19명의 폴리매스를 낳았다. 유대교도 마르크스를 시작으로 많은 업적을 남겼다. 1818년 이후 태어난 250명의 폴리매스 중 55명이 유대인이다. 저자는 “유대계 폴리매스들은 대개 본인이 망명자이거나 망명자의 자녀로, 객관적인 시각으로 다른 문화를 바라볼 수 있었던 덕분에 사고의 편협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한다.◇ 폴리매스의 가정 교육크리스티안 하위헌스나 훔볼트 형제, 토머스 영, 존 스튜어트 밀, 버트란트 러셀 등 많은 이들이 유년기에 집에서 교육을 받았다. 독학파도 의외로 많다. 앨런 튜링은 교과서보다 자신만의 방법을 선호했고, 데이비드 흄은 “책에서 만날 수 없는 지식은 교수에게도 배울 수 없다”고 했다. 잠바티스타 비코와 새뮤얼 존슨은 서적상의 아들이었기에 마음껏 혼자 책을 볼 수 있었다. 1만여 권 장서를 소장한 교수를 아버지로 둔 오트 노이라트는 자신의 첫 계산이 서재의 책이 몇 권인가 세어 본 것이었다고 전했다.폴리매스 가족도 있다. 빌헬름과 알렉산더 본 훔볼트 형제가 대표적이다. 프랑스 학자 집안인 레나크 가족 중 폴리매스는 조제프, 살로몽, 테오도르 3형제의 이름 첫 글자인 J.S.T는 프랑스어로 ‘나는 모든 것을 안다(Je sais tout)’를 의미할 정도다. 여섯 형제가 모두 뛰어났던 프로디 가족도 조르조와 파울로 두 명이 폴리매스에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 4명도 수학자, 물리학자, 경제학자로 이름을 떨쳤다. ‘민족학’의 선구자인 아우구스트 폰 슐뢰처처럼 부녀 폴리매스도 나왔다.◇ 단독 연구에서 ‘학제’ 융합 연구로오토 노이라트폴리매스 한 사람이 맡던 연구를 이제는 집단이 수행한다. 18세기부터 ‘학제’라는 용어가 나왔다. 19세기 들어선 제너럴 일렉트릭, 스탠다드 오일 같은 큰 기업들이 후원한 산업연구가 이런 형태로 이뤄졌고 두 차례 세계대전 후에는 각 나라 정부가 자금을 댄 집단 연구 프로젝트가 추진되었다. 19세기 중반부터 시작된 융합연구는 전 세계적인 학문통합 운동 바람 속에 특히 미국에서 꽃을 피웠다. 사회과학계에서 융합연구소가 설립되어 활성화 기반이 다져졌고, 잇달아 고등 연구기관들이 생겨났다. 체계적인 학문 통합 운동은 1930년대에 본격 등장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폴리매스 오토 노이라트에서 시작된 ‘빈 학파’는 경제 영역의 토론 때에도 철학의 일반 개념을 반드시 함께 다루도록 의무화하기도 했다.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통섭(consilience)’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냈다. 그는 “지식 통합 시스템이 미래에 가장 생산적인 연구 주제를 만든다”고 주장했다.◇ 대학의 역할과 책임알베르트 아인쉬타인.대학들도 경계를 넘는 학문 통합의 길에 함께 나섰다. 대표적인 곳이 1923년 프랑크푸르트에서 설립된 프랑크푸르트 사회연구소다. 이곳은 마르크스 학자들로 구성된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요람이었다. 미국에서는 특히 자선 재단과 대학들, 정부까지 가세해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모두에서 학제간 융합 연구가 크게 장려되었다. 시카고 대학에서는 로버트 허친스가 불과 30세 나이에 총장에 취임해 사회과학 분야에서 특출난 학재간 융합 연구회를 만들어 이른바 ‘시카고 학파’ 탄생에 기여했다.대학의 고등연구소는 학문간 교류 혹은 협업의 상징이 되었다. 1931년에 세워진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에는 초창기에 알베르트 아인쉬타인, 존 폰 노이만과 함께 미술사가 에르빈 파노프스키가 있었다. 포드 재단이 후원해 1954년에 캘리포니아 팰토앨토에 세워진 행동과학 고등연구소는 기존 학문 분류 체계를 따르지 않아 주목 받았다. 파리인문학연구소(1962년), 빈 고동연구소(1963년), 베를린지식연구소(1980년), 런던 고등연구대학(1994년), 프라이부르크 고등연구소(2008년) 등이 줄을 이었다.◇ “지금은 지식 위기의 시대”저자는 “오늘날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폴리매스의 ‘맞춤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는 “그나마 소수의 박학다식한 학자들이 살아남았다는 점을 위안 삼는다”며 작곡가 조지 스타이너, 철학자 페터 슬로터다이크와 슬라보예 지젝을 ‘현존하는 폴리매스’라고 추켜 세웠다. 독일 사회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는 이론의 여지 없는 ‘우리 시대의 아리스토텔레스’라고 공언했다. 자연과학 분야에서는 ‘사회생물학’으로 통섭의 경지를 보여 준 미국인 과학자 에드워드 윌슨을 높이 평가했다.저자는 폴리매스가 앞으로도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지 깊은 우려를 나타낸다. 1950년대부터 폴리매스의 수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며 안타까워 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낙관론자라면 디지털 세대에 희망을 걸어야 한다”며 “폴리매스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는 시기상조”라고 말한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3-12-09 07:00 조진래 기자

[신간]아나운서 오유경이 건네는 어른다움에 대한 새로운 시선 <어른 연습>

‘어른 연습’ (오유경 지음/‘아침마당’, ‘KBS 뉴스광장’, ‘6시 내고향’, ‘생로병사의 비밀’ 등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방송 속 얼굴, 아나운서 오유경이 신간 ‘어른연습’을 펴냈다.25년 경력의 베테랑 아나운서인 그녀는 ‘최초로 왼쪽 자리에 앉은 여성 메인 앵커’이자 4개의 장관상과 한국방송대상을 수상하는 대기록을 남긴 방송인들의 롤 모델이다. 누가 봐도 성공한 직업인인 그녀는 현재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중이다. 바로 건강한 내면을 갖춘 ‘성숙한 어른’이 되는 것이다.“이제는 높이 올라가기보다 넓어지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말하는 그녀는 생업의 전장에 있을 때만큼이나 진지한 각오를 다진다. 언제든 좋은 마음을 꺼내줄 수 있는 푸근한 어른, 자꾸 만나고 싶은 친구, 스스로에게 떳떳한 인생을 선물하는 사람이 그녀의 새로운 이상이다. 아나운서로서 세상의 목소리를 대변하던 그녀는 이제 성장해가는 한 사람으로서 내면의 목소리를 들려준다.세월은 어른을 만들어주지 않는다. 나이를 먹는다고 저절로 어른이 되는 사람은 없다. 진정한 어른은 성숙한 내면과 품위 있는 태도로 완성된다. 그러한 인간상을 꿈꾸는 저자는 “죽을 때까지 성장하는 사람으로 살겠다”라고 하며, 우리에게 어른 되기를 함께 ‘연습’하자고 권한다.흔히들 은퇴 후의 삶을 ‘인생 2막’이라 부르며 여유와 휴식의 시기로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저자는 “인생을 그저 남은 것으로 여기고 살 수는 없다” 단언하며 ‘인생 3막’이라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인생 3막이란 성공이라는 사회적 가치가 아닌 성장이라는 내면의 가치를 통해 나다움을 구현하는 시기다. 진정 의미 있고 행복한 인생 후반기를 위해 끝없이 노력하고 새롭게 열정의 불을 지펴야 하는 때다. 나이를 먹으며 점점 뒤처진다는 생각에 자신감을 잃는 이들이 많지만, 오유경은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언제든 어른다운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용기를 전한다. 이렇듯 마지막까지 성장하기를 멈추지 않는 사람에게, 인생의 전성기란 지나간 추억이 아닌 다가올 내일일 것이다.책은 총 4장, 22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일, 시간 관리, 건강, 인간관계, 소비 등 생활의 지혜가 스며든 주제부터 책임, 용기, 성공, 실패, 죽음, 사랑 등 삶의 철학적 주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각도로 인생 3막의 단어들을 살펴본다. 이는 ‘어른’이라는 렌즈를 통해 다시 쓰는 오유경만의 마음사전이다. 책은 그녀가 젊은 날 겪었던 시행착오와 고민 끝에 정립한 일상의 원칙들, 살면서 만난 멋진 어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 인생의 지혜, 타인과 나누고 싶은 가치를 모아 ‘어른 연습’에 녹여냈다.하루하루 살아가는 데 급급해 긴 시각에서 행복한 삶을 가꾸는 것을 잊고 있던 사람이라면, 오유경과 함께 어른 되기를 연습해보자. 버텨내는 삶에서 가꿔나가는 삶으로 이동하며 점점 더 스스로 사랑할 만한 인생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KBS 아나운서로 입사해 25년간 재직한 오유경은 ‘아침마당’, ‘생방송 시사투나잇’, ‘KBS 뉴스광장’, ‘6시 내고향’, ‘생로병사의 비밀’, ‘TV 책을 말하다’ 등의 방송을 통해 국민 아나운서로 시청자에게 사랑받았다. 신뢰도 높은 진행과 다양한 방송에서 활약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방송대상 아나운서상’을 수상했다.인생 3막을 위해 KBS에서 퇴사한 이후로는 아나운서로서의 ‘인생 2막’을 정리하고 자기다움을 찾아 다양한 분야에 도전 중이다. 자아 성장을 추구하는 유튜브 채널 ‘오유경 TV’를 통해 시청자와 소통하는 한편, 예술의 즐거움을 나누고자 문화예술공간 ‘평창동 1번지’를 건축 중이며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오수정 기자 crystal@viva100.com

2023-12-05 15:38 오수정 기자

[비바 2080] 100세 시대 신간... 김성근 <인생은 순간이다>

저자는 야구장으로 가는 길이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사람이었다고 말한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맞는 지 확인해 볼 수 있어 언제든 야구장에 가는 길은 ‘희망’이었다는 것이다. JTBC ‘최강야구’의 감독으로 옮겨온 것도 그 때문이었다고 술회한다. 야구라는 것으로 인생을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단순히 이기고 지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 세상에 절망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이 야구를 하면서 정말로 하고 싶었던 말을 이렇게 정리해 소개한다. “항상 ‘왜’라는 생각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라. 타협하고 후퇴하지 말라. 그리고 시선은 늘 앞으로 미래로”.  ◇ 죽는 한이 있어도 베스트를 다하라저자는 “인생은 결국 순간이 축적되어 만들어 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어제, 오늘, 내일 마주치는 순간에 한 결정과 행동이 쌓이고 쌓여 인생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하면 어느 새 내일은 온다고 말한다. 거짓말처럼 기회가 찾아온다고 강조한다. ‘일구이무(一球二無)’, 공 하나에 다음은 없다는 뜻의 그의 좌우명 역시 누구에게나 기회는 있다는 의미다.저자는 그러나 그렇게 되려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엇이든 자기가 지금 ‘베스트’라는 확신이 들 만큼 열심히 하면, 기회는 언제든 오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가르친 선수들 중에도 자기 한계를 뛰어넘은 선수가 어마어마하게 많았다며, 그것을 보면서 저자는 인간의 잠재능력이라는 게 엄청남을 확인했다고 회고한다.그는 “해내고자 말겠다는 의식이 커질수록 잠재능력도 조금씩 깨어나 꽃을 피운다”고 힘주어 말한다. 인간의 능력에는 한계가 없다고 말한다. 우리 대부분은 자신의 능력을 20~30% 정도만 발휘하고 사는데, 그렇다면 나머지 70~80%의 능력은 스스로 설정한 한계 속에서 사라지는 것이라고 꼬집는다.저자는 “끝장을 본 사람에게는 미련이 없다”고 말한다. ‘굵고 짧게 살겠다’고 죽어라 연습하면 꼭 잠재능력이 꽃을 피울 것이라고 단언한다. 최선을 다했는데도 안된다면 그 때 다른 길을 찾으라고 권한다. 그래야 아무런 미련이 남지 않는다는 얘기다. 나이나 육체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보다 한계를 스스로 설정하고 마는 의식이 더 문제라고 비판한다.◇ 시행착오는 실패가 아니다저자는 누구든 실패를 겪지만, 포기만 하지 않으면 기회는 반드시 또 온다고 말한다. 비록 실패를 해도 무언가를 배운다고 강조한다.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쌓여 인생을 바꾼다”며 “포기하는 것은 기회를 버리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래서 그는 “시행착오가 많았다는 것은 결국 실패하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강조한다. 시련을 겪었어도 도전을 했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시행착오가 많다는 것을 그는 그만큼 더 많이 고민하고 도전하면서 ‘자기 길’을 만들어갔다는 뜻이라며 칭찬한다. “시행착오가 많은 인생이야말로 베스트”라고 말한다. 자신의 삶 역시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고 술회한다. 스물 여덟 젊은 나이에 일찍 지도자의 길에 들어섰지만, 프로야구 감독을 맡은 이후 첫 우승까지 무려 25년이 걸렸다고 말한다.그는 “안된다는 의식부터 바꾸라”고 조언한다. 잘못된 결론을 떠올리고 미리 의식해 버리는 순간, 이미 시작도 전에 마음 속에서 실패한 것이라고 단언한다. “괜찮아. 이 정도면 잘 한 거야”라는 생각은 ‘타협’이라고 비판한다. 남의 위로를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도취되어서도 안된다고 말한다. 가장 약한 사람은 남에게 위로받길 바라고 동정을 원하는 사람이라고 꼬집는다.◇ ‘어차피 안돼’에서 ‘혹시’로, 그리고 ‘반드시’로저자는 스스로 ‘비관적 낙천주의자’라고 자평한다. 늘 ‘최악’을 가정하고 ‘최선’을 준비한다고 말한다. 비관적인 상황들을 역전시킬 최상의 방법을 늘 준비해 놓는다는 것이다, 평소 비관적인 상황을 역전시킬 아이디어를 차곡차곡 비축해 준 덕분에 역설적으로 위기가 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것이 자신이 생각하는 위기관리라고 강조한다. 위기가 아예 오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여기서 그는 ‘어차피’와 ‘혹시’, 그리고 ‘반드시’로 이어지는 의식의 문제를 얘기한다. 안된다는 의미의 ‘어차피’ 속에서 희망을 엿보는 ‘혹시’를 만들어 내는 것이 최고의 인생이라고 얘기한다. 조그만 희망이라도 버리지 않는 삶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 먼저 2패를 먼저 당했어도 ‘벌써 2패’라는 생각보다 ‘아직 2패’라고 생각하니 역전이 가능했다고 말한다.그는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는 말을 믿는다. 그래서 실력이 모자라다고 해서 선수를 버리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아무리 뛰어나고 대단한 선수라도 팀을 하나로 만드는데 방해가 된다면 쓸모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리더는 부모다저자는 “리더는 마지막까지 희망을 놓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리더라면 사람을 쉽게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모두가 포기할 때 마지막까지 희망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기를 전부 희생하더라도 아랫사람을 살리고 조직을 살리겠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그는 만년 꼴찌였던 쌍방울 팀을 리그 2위로 만들었던 것이 우승보다도 값졌던 경험이었다고 회고한다. 선수마다 가능성을 찾아주고 결과를 냈을 때가 가장 기뻤다는 것이다. ‘벌떼 야구’라는 비판과 ‘김성근 야구는 야구도 아니다’라는 비난에 선수 혹사 논란에 빠졌을 때도 그는 비정상적인 승부수를 던졌다. 그렇게 살아남으면 그 ‘비상식’은 ‘상식’이 된다고 힘주어 말한다.저자는 “주머니에 10원 밖에 없으면 그것으로 이길 방법을 찾는 게 60여 년 동안 내가 야구를 해 온 방식”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야신(야구의 신)’보다 ‘잠자리 눈깔’이라는 별명을 더 좋아한다고 말한다. 면밀한 관찰을 통해 상대의 약점과 강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집중해 성과를 만들어 내는 본인의 능력을 자랑스러워 한다. 이런 ‘근거 찾기’가 틀림없이 승률을 높인다고 확신한다.◇ ‘나’가 아닌 ‘팀’저자는 “리더란 조직을 살리고 사람을 살려야 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그럴러면 희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다만, 그는 그 기준이 나이가 되어선 안된다고 강조한다. 여기서 그는 이른바 ‘세대교체론’을 얘기한다. 능력이 아닌 나이가 기준되어선 안된다는 주장이다. 나이가 먹어도 능력이 있으면 계속하는 것이고, 능력이 없으면 떨어져 나가는 것이라고 말한다.능력이 30%인 선수는 30%를 내게 하는 것이 베스트라고 말한다. 그것이 ‘적재적소’라는 것이다. 30% 밖에 능력이 남지 않은 선수를 100%가 안된다며 버린다면 그것은 조직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베테랑’은 조직에 꼭 필요한 시기가 있으며, 이를 얼마나 유효하게 쓰는지가 문제라고 말한다. 적재적소에 알맞은 자리에 배치했을 때 나오는 전력이 바로 팀의 힘이라고 말한다. 컵에 물을 계속 부으면 어느 순간부터 원래 담겨 있던 물이 자연스럽게 빠져나오는 것, 이런 것이 세대교체라고 말한다.저자는 ‘자타동일(自他同一)’, 즉 팀 속에서 플레이 하라고 강조한다. ‘나’보다는 ‘우리’라는 개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 리더가 함께 탐구하고 해법을 찾아내는 사람인지, 그저 아랫사람을 닦달하기만 하는 사람인지에 따라 조직의 운명이 갈린다고 말한다. 방법을 찾는 리더는 아랫사람이 과제를 해결하기를 충분히 기다려주면서 동시에 자기의 길을 찾는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리더일수록 나이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늘 공부에 정진해야 한다고 말한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3-12-04 08:01 조진래 기자

[비바100] 억만장자에게 없는 것… 현실에 안주하는 마음

‘나폴레온 힐 성공연구원’의 김정수 원장이 자수성가 억만장자들의 성공 비결을 파헤친 책이다. 12명 모두가 억만장자라고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지만, 모두가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 궁극의 일가(一家)를 이루었다는 점에서 억만장자라 칭해도 손색이 없다. 저자는 이들에게서 ‘결코 현실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공통점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되겠다는 꿈과 희망이, 역경 속에서도 그들을 성공한 억만장자로 만들었다고 강조한다. 억만장자 12명의 비밀|김정수|중앙경제평론사◇ 택배 배달원에서 택배 왕이 된 ‘왕웨이’택배 배달원에서 중국 최대 택배업체 순펑(SF익스프레스)을 창업해 ‘택배왕’이 된 왕웨이(王衛) 회장중국 최대 택배업체인 순펑(SF익스프레스)의 창업자 왕웨이 회장은 고졸의 가난한 염색공장 배달원에서 만 22세 때 아버지에게서 빌린 900만 원을 밑천으로 사업을 시작해 중국 최고의 택배 왕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홍콩-중국 물류에서 일찍이 사업 기회를 포착해, 5년여 만에 선전과 홍콩 물류시장을 독점할 정도로 뛰어난 사업 수완을 보였다.SF익스프레스는 60여대의 화물 항공기와 1만 5000대의 화물트럭으로 중국 전역과 해외 200여 개국 지사를 커버한다. 왕웨이 회장은 2023년 5월 현재 202억 달러 재산으로 세계 81위 부호에 이름을 올렸다. 매년 11월 11일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 ‘광군제’의 실질적인 최대 수혜자로, ‘길은 마윈이 만들고, 돈은 왕웨이가 번다’는 말까지 생겨났다.전자상거래의 가능성을 조기에 알아채고 올인한 것이 그의 성공비결이다. 외부에 흔들리지 않는 뚝심과 실무 중심 경영도 한몫 했다. 그에게는 중국인 특유의 허풍과 과장이 없다. 정치 바람에 휘말리지 않고, 창업 이후 매일 14시간 씩 오로지 일만 해 왔다. ‘회사의 자산은 직원’이라는 확고한 인식도 순펑을 최고의 기업으로 키우는데 일조했다.◇ 세탁소 알바에서 최고 작가… ‘스티븐 킹’lt;쇼생크 탈출gt; 등 베스트 셀로 소설을 쓴 스티븐 킹은 세탁소 알바로 어려운 시절을 보내면서도 매일 2000자의 원고를 쓰며 꿈을 키웠다.세탁소에서 받는 주급으로 간신히 입에 풀칠하며 살면서 아무리 아프고 고단해도 매일 2000자 글을 쓰며 작가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 생활고에 시달리다 마지못해 원고를 쓰레기통에 내다 버렸다가 아내의 독한 격려 덕분에 다시 원고지 앞으로 고쳐 앉아 마침내 쇼생크 탈출,미저리 같은 공전의 히트 소설을 쓴 스티븐 킹이다. 그의 소설은 전 세계에 모두 3억 5000만 부 이상이 팔렸다. 특히 영화로도 제작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 가운데 쇼생크 탈출은 인간에게 ‘희망’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 가를 일러 준다. 그는 인간이 희망을 놓지만 않는다면, 어떤 극한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음을 보여주려 했다.1970년대 중반부터 그는 극심한 알코올과 코카인 중독에 시달렸다. 하지만 이 때도 그의 아내가 ‘마약과 가정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바로잡아 주었고 덕분에 그는 지금 ‘금주 전도사’가 되었다. 그는 글쓰기를 ‘창조적인 잠’이라고 주장한다. 육체적·정신적으로 낮 동안의 논리적이고 따분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라는 설명이다.◇ 매혈 소년 ‘옌빈’, 중국 레드불의 아버지로화빈그룹의 옌빈 회장은 회사 이익을 극대화하면서도 존경도 함께 받는 경영인이다.화빈(華彬)그룹의 옌빈(嚴彬) 회장은 싱가포르의 리카싱 회장과 함께 가장 성공한 화교 기업인으로 꼽힌다. 중국 내 8번째 부호지만 어린 시절에는 국수 한 그릇 먹는 게 소원이었다고 할 정도로 가난했다. 18세 소년은 무작정 태국 방콕 밀항 선에 몸을 실었고, 허기진 배를 채우려 피까지 팔아 연명해야 했다. 그의 사업 수완과 성실함을 눈여겨본 주변 화교들이 십시일반 모아준 돈으로 1984년, 만 30세에 창업을 했고 곧 물류와 여행, 국제무역을 아우르는 그룹을 일궈냈다. 1997년 금융위기 때는 대부분 화교들이 자산을 현금화해 본토로 돌아갔으나 그는 되려 가치가 폭락한 바트 화를 사들여 시장 진정에 기여함으로써 엄청난 이득과 존경까지 받게 된다.중국에 ‘레드불’을 들여온 것은 그의 신의 한 수였다. 현재 레드불은 중국 기능성 음료시장의 80%를 점유 중이다. 그의 러브 스토리도 이목을 끈다. 태국 왕실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볼 라타나 공주를 신부로 맞아 태국은 물론 전 세계 거물급 인사들과의 광폭 네트워킹까지 확보했다. 저자는 그의 성공 비결로 신뢰, 과감한 도전, 그리고 뚝심을 들었다.◇ 챗GPT로 인공지능 새 역사 쓴 ‘샘 울트먼’인공지능 챗GPT를 만든 샘 울트먼은 최근 우여곡절을 겪고 있지만 여전히 핫한 경영인이다.실리콘밸리와 억만장자들에겐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대학 중퇴, 그리고 유대인이다. 대학 졸업장보다는 실력을 더 중시하는 실리콘밸리에서 둘을 모두 갖춘 기업가가, 실시간 대화형 검색이 가능한 인공지능 챗GPT를 만든 샘 울트먼이다. 비록 최근 회사에서 밀려나는 해프닝을 겪긴 했지만 그는 여전히 실리콘밸리의 최고 이슈 맨이다. 그는 “2030년쯤이면 인공지능이 불치병 치료나 기후변화 해결처럼 인류가 당면한 난제들을 해결하는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낙관한다.울트먼이 작성한 ‘성공을 위한 13가지 방법’은 그의 경영관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는 장기적으로 커리어를 J자 형태로 급격히 끌어올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공하려면 망상에 가까울 정도로 스스로를 신뢰해야 한다고 말한다. 독창적인 사고와 소통의 기술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언제든 위험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며, 일의 우선순위를 정해 신속하게 처리해야 하고, 99%의 타인을 넘어서기 위한 똑똑함과 근면함을 두루 갖춰야 한다고 역설한다. 호기심을 따르고 스스로 감동할 일을 찾고 실행하라고 권한다.◇ 고아원 소년에서 이탈리아 최고 부자가 된 ‘델 베키오’안경을 거대한 패션 산업으로 끌어올린 레오나르도 델 베키오 회장.안경 하나로 순자산 241억 달러의 세계 52번째 부자가 된 레오나르도 델 베키오 회장. 그는 고아원 출신의 ‘무(無)수저’ 다. 14세 때 금속 세공 가게에서 기술을 배운 후 안경테 부품 공방으로 옮겨 본격적인 안경 장인의 길을 걸었고, 마침내 안경을 고가의 사치품으로, 안경 산업을 거대한 패션 사업으로 격상시켰다. 아르마니, 샤넬, 프라다, 베르사체부터 레이벤, 오클리까지 거의 모든 선글라스 브랜드가 그가 이끄는 이탈리아의 룩소티카라는 회사의 공장에서 만들어진다.1998년 아르마니와의 계약을 시작으로 20여 년 동안 12명의 유명 디자이너들과 협업해 개당 1000달러가 넘는 고급 안경 시장을 창조해 냈다. 20달러 안팎의 범용 브랜드였던 레이벤이 그의 인수 후 150달러로 평균 7배나 올랐다. 최근에는 미국 안과 의료보험 2위 업체인 아이메드 비전 케어를 인수해 눈 보험시장까지 장악했다. 2004년 70세에 은퇴를 선언했다가 10년 후 80세에 다시 돌아와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양식 진주의 신기원 ‘미키모토 고키치’진주 양식화에 성공해 ‘미키모토’ 브랜드를 탄생시킨 미키모토 고키치.양식이 불가능하다던 진주를 1894년 세계 최초로 성공시킨 사람이 미키모토 고키치다. 당시만 해도 진주는 조개 안에 0.5마이크로미터의 탄산칼슘 결정 구조가 1000겹 정도는 쌓여야 만들어진다고 할 정도로 ‘신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그가 원형 진주 양식에 성공함으로써 진주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 졌고, 이제는 범용적인 고급 액세서리가 되었다.보석상들이 ‘모조품’이라며 인정하지 않을 때마다 그는 오로지 ‘품질 고급화’에 매달렸다. 90%의 양식진주를 불태워버렸을 정도다. 상위 5%의 상등품만 내다 팔고 판매 수량까지 관리하는 덕분에 미키모토 진주는 지금까지 세계 정상에 군림하고 있다. 여기에 독창적인 디자인, 고객의 소비행태 변화에 잘 대처하는 유연성과 신속함도 한 몫 했다.아이러니한 것은 양식 진주 덕분에 고가 천연진주의 원산지였던 페르시아만 일대의 쿠웨이트나 아랍에미리트가 진주 산업을 접고 산유국으로 발돋움했다는 사실이다. 진주 조개의 대안으로 택한 것이 자원개발이었는데 1938년 버간 유전을 시작으로 진주보다 더 고귀한 석유라는 자원을 얻게 된 것이다.◇ 온리원서 넘버원으로… 자전거 왕 ‘킹 리우’세계 최대 자전거 왕국 자이언트를 이끌고 있는 킹 리우 회장킹 리우가 토니 로와 1972년에 대만에서 10만 달러로 공동 창업한 ‘자이언트’는 세계 최대 자전거 메이커다. 1977년 미국 유명 자전거 브랜드 ‘슈윈’에 납품하면서 날개를 단 이들은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1981년부터 본격적으로 자체 브랜드 ‘자이언트’를 생산했다. 지금도 전체 매출 가운데 70%가 이 브랜드에서 나온다. 그들이 만들어주는 회사들도 산악자전거 미국 1위 ‘트렉’, 이탈리아 명품 자전거 ‘콜나도’, 스위스의 ‘스캇’ 등 모두 고급 브랜드들이다. ‘더 가볍고, 더 강하고, 더 빠른 자전거’를 모토로 한 자이언트는 끊임없는 기술혁신 끝에 1987년에 세계 최초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 탄소(카본) 섬유 자전거 프레임을 만들어 세계 표준을 제시했다. 리우 회장은 그러나 “자전거를 많이 파는 것보다 사람들이 건강하게 자전거를 계속 탈 수 있게 하는 것이 내 목표”라고 말한다. 저자는 자이언트가 글로벌 1위 브랜드가 된 것도 고객에게 맞춤 피팅을 해 주고, 직원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보는 경험을 선사하는 등 고객과 하나 됨의 ‘초심’을 잃지 않은 덕분이라고 말한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3-12-02 07:00 조진래 기자

신창재 대산문화재단 이사장 "한국문학의 발전과 세계화에 기여할 것"

신창재 대산문화재단 이사장(뒷줄 오른쪽 두번째)이 23일 저녁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31회 대산문학상’ 시상식에서 수상자 및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희곡 부문 심사위원장 한태숙 연출가, 시 부문 수상자 김기택 시인, 소설 부문 수상자 현기영 소설가, 희곡 부문 수상자 이양구 극작가, 번역 부문 대리 수상자 천명관 소설가, 천양희 시인. 뒷줄 왼쪽부터 번역 부문 독일어권 심사위원장 안인경 한국외대 교수, 임철우 소설가, 신창재 이사장, 백낙청 평론가. (사진=교보생명)신창재 대산문화재단 이사장(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 “독자들에게 다양한 문학적 경험을 제공해 장차 성숙한 세계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26일 교보생명에 따르면 신 이사장은 지난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31회 대산문학상 시상식에서 대산문화재단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대산문화재단은 지난 1992년 고 대산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뜻에 따라 교보생명 출연으로 창립된 민간 유일의 문학 지원 재단이다. 신 이사장은 1993년부터 이사장을 맡아 30년 동안 재단을 이끌고 있다.대산문학상은 1993년 제정된 종합문학상이다. 올해 수상작으로는 △시 부문 ‘낫이라는 칼’(김기택) △소설 부문 ‘제주도우다’(현기영) △희곡 부문 ‘당선자 없음’(이양구) △번역 부문 ‘Der Wal(고래)’(마티우스 아우구스틴·박경희)가 선정됐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5000만원과 상패가 수여된다. 수상작은 주요 외국어로 번역돼 해외에 출판될 예정이다.신 이사장은 “한국의 문학작품들은 우리 공동체가 마주한 현실의 문제를 진지하게 성찰하며 언어의 경계를 넘어 해외의 독자들에게도 호응과 공감을 얻고 있다”며 “대산문학상이 한국문학의 발전과 세계화에 기여하는 종합문학상으로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viva100.com

2023-11-26 15:04 강은영 기자

[비바100] 행복, 함께 만들어요

(사진출처=게티이미지)1938년부터 현재까지 85년 동안 진행 중인 하버드대학의 세계 최장수 행복 종단 연구의 중간 보고서다. 저자는 그러나 ‘행복’보다 ‘굿 라이프’에 방점을 둔다. ‘무엇이 행복하게 하는가’ 보다 ‘무엇이 좋은 삶으로 만드는가’를 말한다. 결론은 ‘좋은 관계’다. 이것이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더 오래 살게 해준다고 말한다. 저자는 기초 교육과목 ‘3R’(읽기 Reading, 쓰기 Writing, 산수 Arithmetic)에 ‘관계(relationship)’를 추가할 것을 촉구한다. 그리고 ‘좋은 인생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말한다.세상에서 가장 긴 행복 탐구 보고서|로버트 월딩거·마크 슐츠|비즈니스북스◇ ‘좋은 인생’의 기본은 ‘좋은 관계’저자는 우리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유지해 주는 것은 직업적 성취나 운동, 건강한 식단이 아니라 ‘좋은 관계’라고 말한다. “외로운 사람은 수명이 짧다”고 단언한다. 관계도 ‘양’보다 ‘질’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수적으로 많고 적음보다 ‘따뜻한 관계’가 우선이라며 “50세 때 자신의 관계에 가장 만족한 사람이 80세에 정신적·육체적으로 가장 건강했다”고 전한다.아리스토텔레스는 자기 삶에 의미와 목적이 있다고 느끼는 깊은 행복의 상태를 ‘에우다이모니아(eudaumonia)’라고 했다. 그 반대는 덧없는 쾌락적 행복을 뜻하는 ‘해도니아(hedonia)’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게 ‘헤도닉 행복’이라면, ‘에우다이모닉 행복’은 인생이 멋지다고 느낄 때의 행복이자 모든 우여곡절을 견뎌낼 수 있는 행복이라고 저자는 말한다.저자는 “호모 사피엔스가 생존한 것은 ‘사회적 존재’였기 때문”이라며 ‘긍정적 관계’가 행복의 필수 요소라고 강조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관계의 ‘혼란’만 과대평가하고 ‘이점’은 과소평가한다고 지적한다. “관계는 그 자체로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정 수준을 넘으면 돈은 행복에 별 영향을 못 미치며, 자신을 타인과 비교할수록 불행은 더 커진다고 한다.◇ 인생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소중함인생 경로가 불확실한 청년기에 지나치게 목표 달성에만 몰두하다 보면, 인생에 활력을 주는 ‘개인적인 관계’가 무너질 수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자급자족에 대한 욕구가 자칫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럴 때일수록 가까운 친구, 부모와 형제, 연인이 정말 중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중년기 때는 안정감은 높아지지만 책임감과 걱정에 스트레스가 가장 많다. ‘결국 이게 전부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저자는 그러나 “중년기는 보다 관대하고 외향적인 삶의 방식으로 바뀌는 변곡점”이라고 다독인다. 이 때 가장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은 ‘나’ 자신보다 ‘나 이외의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로 생각을 바꾼 이들이라고 조언한다.저자는 감정적으로 현명해지는 노년기야말로 가장 행복한 시기라고 단언한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고 생각하면 모든 관계가 더 소중해지고 그 반대라면 미래를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고 말한다. 따라서 때로는 뒤로 물러서 더 넓은 시야로 자신과 아끼는 사람들을 비춰보는 것이 관계에 공감과 이해를 불어넣는 훌륭한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사회적 적합성’, 좋은 관계 유지하기노년 고독은 비만보다 건강에 두 배나 해롭고, 만성 고독은 사망 확률을 26%나 높인다고 한다. 영국은 고독 때문에 드는 비용이 연간 25억 파운드(34억 달러) 이상이라며 ‘고독부’까지 설립했다. 저자는 “고립감을 느낄 때일수록 우리에게는 사랑과 연결, 소속감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저자는 현재 자신이 주변과 맺고 있는 관계를 생각해 보라고 조언한다. 자신이 누구와 가까운지, 그 관계의 특징은 무엇인지를 살펴보라고 말한다. ‘기운을 북돋는 관계’는 연결감과 소속감을 지속적으로 느끼게 해 주지만 ‘소모적인 관계’는 긴장과 좌절감, 불안을 유발하고 사기를 떨어뜨린다고 조언한다.인간관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광범위한 원칙으로 ‘관대함’을 강조한다. 다른 이를 도우면 돕는 사람에게도 이익이라는 것이다. 다음은 과거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에 마음을 여는 것이다. 마지막은, 근본적인 호기심이다. 상호 배려의 선례를 만들고 연약한 유대감의 강도를 높여주어 이런 연결을 통해 삶에도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고 말한다.◇ 현재에 집중하며 주위에 관심을저자는 ‘시간’과 ‘관심’이 행복의 필수 재료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시간이 있어도 정작 중요한 일에는 쓰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는다. 그래서 우리의 관심의 흐름이 어디로 흐르는 지 살펴보라고 권한다. 우리 자신과 사랑 하는 이들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쪽으로 가고 있는지도 자문하고 그것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여기서 ‘마음 챙김’ 기반의 스트레스 감소 요법을 소개한다. 꼭 명상이 아니라도, 그냥 멈춘 뒤 주의를 기울이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기만 하면 된다고 말한다. 저자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것도 좋지만,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관계 구축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공감 노력이 중요하다는 얘기다.관계 개선에 도움 되는 ‘W.I.S.E.R 모델’도 제시한다. 호기심 있게 지켜 보고(Watch), 멋대로 오해 않도록 잘 해석하고(Interpret), 뭘 해야 할 지 스스로 물어봐 신중하고 의도된 대응 방식으로 선택(Select)한 후에, 주의를 기울여 개입(Engage)해 실행에 옮기고, 반성(Reflect)과 성찰을 통해 우리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사진출처=게티이미지)◇ 어쩌면 우리 삶 그 자체인 ‘가족’저자는 하버드 연구에 참여한 모든 가족의 한 가지 공통점이 ‘꾸준히 이어진 변화’라고 말한다. 새로운 자리와 역할이 주어질 때 정서적으로 잘 적응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 면에서 ‘따뜻한 관계’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어릴 때 가족들과 친밀하고 따뜻한 경험을 한 사람은 60여 년 뒤에도 파트너와 친밀한 관계를 맺고 서로 의지하며 도울 가능성이 더 높았다고 전한다.저자는 가족끼리 저녁 식사를 강력 추천한다. 규칙적인 저녁 식사가 아이들의 평균 성적과 자존감을 높이고 약물 중독이나 우울증 위험도를 낮추며, 건강한 식습관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한다. 항상 좋은 대화를 나눌 순 없겠지만 함께하는 것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해선 안된다며 “직접 보고 이야기를 나눈 것 만큼 좋은 관계 증진 방법은 없다”고 강조한다.◇ 가장 친밀한 커플과의 관계친밀한 커플 관계임에도 감정이 격해지는 경우가 흔하다. 그 대부분은 ‘작은 차이’를 실제 보다 크게 느끼기 때문이다. 저자는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라고 말한다. 서로의 진짜 감정을 알아내 관계를 더욱 활성화시킬 기회를 만들어 보라고 권한다.신뢰할 만한 친밀한 파트너는 스트레스를 감소시킨다. 이런 관계는 노년기에 특히 중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방식으로 서로 의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가장 깊은 취약성을 공유할 사람이 곁에 있는 지 여부는 절망과 행복을 가르는 핵심적 차이가 된다. 자기희생이 따를지라도 이 역시 만족감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저자는 파트너와 인생 길을 잘 걸어갈 방법도 소개한다. 먼저, 파트너의 작지만 기분 좋은 행동을 그냥 알아차리라고 말한다. 다음은 오랜 루틴에서 벗어나라고 말한다. 새로운 행동이나 활동으로 의외의 즐거움을 주라는 얘기다. W.I.S.E.R 모델을 사용해 볼 것도 권한다. 논평하지 않고 듣기, 상대 감정이나 행동 이해하기, 적당한 거리두기 등도 조언한다.(사진출처=게티이미지)◇ 인생의 거친 파도에서 우리를 보호해 주는 ‘우정’저자는 “우정은 무의식적인 습관에 가깝다”고 말한다. 역경을 견디게 돕고 스트레스를 줄여주거나 빨리 털어내게 해 준다. 호주에서의 종단연구에서는 70세 이상 참가자 중 가장 강한 친구 네트워크를 가진 사람이 가장 약한 사람보다 10년 내 사망할 확률이 22% 낮았다. 스웨덴에서는 사회적 연결이 강할수록 어떤 사망 위험이든 6년 동안 거의 4분의 1로 줄었다.저자는 “좋은 친구는 전쟁터의 갑옷과 같다”고 표현했다. 가벼운 우정이라도 유지하려면 친구의 말을 먼저 경청하고, 자신의 사회적 루틴을 생각해 보고, 서로에게 바라는 바를 잘 살피라고 권한다. 그러면서 “친구를 사귀기에 늦은 때란 없다”고 힘 주어 말한다.◇ 직장에서 좋은 관계가 삶의 질을 높인다우리는 일을 해서 가족을 부양하지만, 일이 우리를 가족과 멀어지게 만들기도 한다. 양 쪽이 불균형하다면 문제가 생긴다. 직장 내 외로움은 건강에 좋지 않다. 실제로 외로움은 흡연이나 비만만큼 사망위험을 높인다고 한다. 저자는 자신과 공감하는 동료, 멘토와 멘티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멘토링 관계는 둘 모두를 성장시키고 더 보람된 직장 생활을 만든다고 말한다.‘이상적인 은퇴’에 관해서도 조언한다. 은퇴 후 최고의 성과를 거둔 이들은 직장에서 오랫동안 그들을 지탱해준 사회적 관계를 새로운 ‘동료’로 대체할 방법을 찾아낸다고 강조한다. “결국 일도 우리 인생”이라며 인간관계를 통해 모든 이를 풍요롭게 할 수 있다면, 그만큼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3-11-25 07:00 조진래 기자

[신간] ‘이것만 알면 스타트업 인싸’...스타트업으로 국가경쟁력 강화해야

“영원한 1등은 없다. 휴대폰 시장 세계 1위였던 핀란드의 노키아가 그랬던 것처럼. 혁신에 실패하면 기업은 존재가치를 잃는다. 노키아는 퇴출됐고 핀란드는 경제위기를 맞았다. 그때 해결사로 등장한 것이 스타트업 활성화였다. 그러면서 핀란드는 다시 일어섰다.”- 전규열 ‘발간사’ 중에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이 감소했다고는 해도 세계 경제와 성장에 대한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나라마다 ‘엔데믹’ 이후의 새로운 국가 목표의 설정과 달성을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개개인의 차원에서도 안정적인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는 열망이 간절하다. 그야말로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표현이 걸맞다. 이럴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원론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게 마련이다.출판사 ‘새로운 사람들’이 최근 출간한 ‘이것만 알면 스타트업 인싸’는 바로 국가든 개인이든 경쟁력의 ‘기본’에 대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을 꼼꼼하게 다루고 있다. 전규열·조봉현·오정석 등 세 명의 저자가 스타트업(창업)의 핵심에 대해 살피고 대안을 제시한다.서경대 경영학부 겸임교수인 전규열 저자는 스타트업(창업)에 대한 공론화(公論化)를 포함해 세계 각국의 다양한 시도를 폭넓게 소개한다.기업은행 전(前) 부행장인 조봉현 저자는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정부와 금융권, 그리고 기업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채널을 소개한다.서울대 경영대학 교수인 오정석 저자는 스타트업(창업) 생태계(生態界)의 핵심인 국내외 대학의 기발한 도전과 성과에 대한 보고서를 정리해 제시한다.한 마디로 스타트업은 현실의 도전이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저마다 목표를 세워 시도할 때 구체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어야 하는 과제다. 따라서 스타트업(창업)에 도전해 ‘나는 내 회사로 출근한다!’고 외칠 수 있는 결과를 창출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이 책은 세계 각국의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 정부와 금융권과 기업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그리고 국내외 대학의 기발한 스타트업 문화를 폭넓게 수렴해 현실에서 자기 형편에 맞도록 나름대로 적용해볼 수 있도록 했다.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2023-11-19 15:07 김수환 기자

[비바100]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권력자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권력은 누구에게나 주어질 수 있다는 ‘권력의 수평적 본질’을 탐색한 책이다. 스탠퍼드대학 석좌교수인 저자는 “우리 모두는 권력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신보다 약한 존재들을 진심으로 보살피는 방법으로도 지위를 높일 수 있다”며 “권력을 잘 사용하는 것이란 그런 것”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권력을 연기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사회 전체에 이익이 됨을 믿는다”고 말한다. 권력이 주는 힘과 달콤함의 유혹을 이겨내고, 권력을 두고 우리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이 이 책에 담겨 있다.수평적 권력|데버라 그룬펠드|센시오◇ “우리는 모두 권력을 갖고 있다”우리는 권력이 클수록 더 나은 삶을 더 오래 누릴 수 있고, 죽은 후에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을 수 있다고 여긴다.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권력을 추구한다. 하지만 막상 권력을 갖더라도 ‘좋은 사람’이 되는 법을 모르기에, 권력만 잡으면 모두가 악당이 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저자는 “권력은 지위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지위가 없어도 권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공식적인 권한이 없어도 권력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권력은 영향력과도 다르다고 말한다. 영향력은 권력의 ‘효과’라는 것이다. 그는 “한 마디로 권력은 사회통제 능력”이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권력을 잘 쓰려면 권력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도 잘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저자는 “권력은 개인의 특성이나 소유물이 아니며, 개인에게 주어진 권리도 아니다”라고 말한다. 부와 명성, 카리스마, 자신감 등 권력과 동일시되는 개인의 특성들은 사실은 권력의 ‘결과’라고 지적한다. 권력은 영원하지도 않다고 말한다. 특정 상황에 누가 더 큰 가치를 더하느냐로 결정되기 때문이라며, 유일무이한 지식이나 기술에 더 큰 권력이 따라온다고 강조한다.저자는 권력이 사회계약의 일부이며 ‘감정’이 아니라고 힘 주어 말했다. 권력을 차지한다고 저절로 존경이 따라오거나 사회적 지배력이 생기지는 않는다고 거듭 강조한다. 권력을 과시해야 하는 사람일수록 그 권력은 보잘 것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꼬집는다. 그는 특히 권력은 ‘지배’가 아니라 ‘관계’라고 역설한다. 권력은 협조와 연결, 신뢰가 바탕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권력은 ‘자기 목적을 위해 타인을 통제하는 능력’이기도 하지만 타인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는 능력이기도 하다고 강조한다.그는 “우리 모두가 권력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하급자라도 자신의 가치만큼 권력을 갖는다고 강조한다. 권력은 그것을 휘두르고 과시하고 누가 우월한지 사람들에게 일깨워줄 수 있는 반면에 권력을 억누르고 숨기고 사람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일깨울 수도 있다고 말한다. 권력을 잘 쓰려면 이런 ‘권력의 두 얼굴’을 편하게 다 드러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부패한 권력자의 세 가지 유형저자는 집단의 목표를 달성할 목적으로 권력을 부여받은 사람이 이기적인 목적, 특히 집단 구성원들을 희생하면서 개인의 목적을 이루려 권력을 쓰는 것은 ‘권력 남용’이라고 비판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이나 다른 사람들의 문제 해결에 진심으로 헌신하지 않은 채 휘두르는 권력은 온갖 남용과 부패로 이어진다고 경고한다.권력이 부패할 때 생기는 몇 가지 현상도 지적한다. 첫째, 억제에 대한 거부다. 자신의 행동이 가져올 사회적 결과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둘째, 타인에 대한 대상화다. 타인을 개인 목표 달성의 도구로 취급하고 착취하는 경향이 높다. 셋째, ‘나에겐 충분한 자격이 있다’는 믿음이다. 자신의 요구가 도를 지나쳤음을 인정할 자제력이나 창피함, 미안함이 없다는 것이다.저자는 부패한 권력자를 악당과 과대망상증, 돈 후안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었다. 악당은 타인에게 책임을 지우려 권력으로 겁을 주어 지배력을 유지한다. 불필요하게 비판적이거나 가혹하거나 모욕적이며, 인격까지 흠을 잡는다. 과대망상증 유형은 자신이 특권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 도움 되지 않는 관계는 쓸모가 없다고 여기고 패배나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 돈 후안 유형은 권력을 사용하는 이유가 성적인 지배력관 인정을 추구한다. 권력이 성 비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학습된 무력감’에서 먼저 벗어나라부패한 권력은 우리를 ‘무력한 피해자’로 느끼게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의 환심을 되찾는 것뿐이라고 믿게 만든다. 저자는 “악당과 싸우려면 이런 ‘학습된 무력감(learned helplessness)’에서 먼저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권력자의 ‘악한 매력’에서 도망치라고 말한다. 권력 남용자에게서 빠져나와 스스로의 그림을 그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악당에게 공격의 대상이 되기 쉬운 사람들의 아홉 가지 대처 법도 일러 준다. 먼저, 위험신호를 인식하는 것이다. 특히 거절을 용납하지 못하는 사람을 조심하라고 조언한다. 둘째, 미끼를 물지 말라고 한다. 악당과 물리적·심리적 거리를 동시에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셋째는 자책하지 말라는 것이다. 자책은 곧 상대의 전략에 걸려드는 것이라고 말한다.넷째는 피해자처럼 행동하지 말라는 것이다. 명백한 경계와 우선 순위와 결단력을 갖추거나, 적어도 갖춘 듯이 행동하라고 말한다. 다섯째는 공적인 공간에서 멀리 떨어지지 말라는 것이다. 사적인 맥락이나 역할이 불분명한 맥락에서 벗어나라고 말한다. 여섯째는 경계를 지키라는 주문이다. 환하게 미소 지으면서도 단호하게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언이다.일곱 째는 ‘저지하라’이다. 감정에 치우쳐 목소리를 높이거나 야단을 피우기 보다 “방금 한 말이 진심인가요?” 하는 식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여덟째로, 이를 악물고 환하게 웃어라. 분위기를 주도하게 놔두지 않겠다는 결연함이 필요하며, 가끔은 허세도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마지막은 공감 드러내기다. 자신과 타인을 보호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존중’을 보이라는 것이다.◇ 부패한 권력의 방관자가 뒤지 않으려면저자는 차분하고 침착하게 ‘나서는 자’가 되라고 독려한다. 세를 규합해 ‘공동의 항의’가 권력 남용을 막을 수 있도록 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집단 행동의 문제를 누구나 남의 책임인 듯 취급하면 문제는 더 악화되고 모두가 고통을 겪게 된다”면서 공동행위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단언한다. 다만, 위험을 감수하고 타인의 협력을 유도하는 신뢰 기반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저자는 또 ‘인식하고, 지적하고, 조용히 저항하라’고 제언한다. 대수롭지 않게 보일 수 있는 사소한 위반 역시 훨씬 나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인식하고, 지적하고, 조용히 저항하라고 말한다. 사정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사소한 불의에도 행동하지 않고 합리화한다면, 학대를 그냥 방관하는 것이 아니라 조장하는 것이라고 꼬집는다.저자는 ‘나서는 자’가 되는 네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첫째, 무리에 합류하라. 과거 ‘미투’ 운동에서 보았듯이, 권력남용에 대처할 때는 의사소통과 협력이 공동행동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다음은 유머 구사하기다. 가해자를 농담의 소재로 만들 방법을 찾는 것이다. 권력을 인정하면서도 그런 영향력이 별로 자랑스러워 할 것이 아니라는 뜻을 슬쩍 비추는 것이다.세 번째는 벌칙 구역 만들기다. 문제가 되는 사람을 일시적으로 쫓아내 소외시키는 것이다. 부정적 결과를 경험케 해 반성의 여지를 줌으로써 무라 내 권력 오남용을 단속할 수 있다. 마지막은, 관심 있는 듯 행동하기다. 저자는 “우리가 자신을 관객보다 배우로, 구경꾼보다 출연자로 여길 때 권력 남용을 제대로 감시할 수 있고, 통제할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내가 가진 권력,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저자는 “한 인간을 판단하는 척도는 얼마나 막강한 권력을 지녔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위해 권력을 사용하느냐에 달렸다”고 지적한다. 권력자는 스스로 롤 모델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며, 자신의 행동에만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관리 범위 안에서 발생하는 모든 부정적 영향에 책임이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리더십 잠재력을 확인할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첫째는 ‘성취지향성’이다. 권력을 의무로 여기는 리더는 지위나 인정, 평판에 대한 자기욕구보다는 모두에게 유익한 결과를 달성하는 데 힘을 쏟는다고 말한다. 두번째는 ‘헌신 지향성’이다. 카리스마나 호감도 보다는 ‘따뜻한 권력자’가 되어 따뜻함과 유능함을 두루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마지막은 ‘집단에 대한 헌신’이다. 개인의 이익이나 기회를 희생하는 습관, 적어도 그런 마음가짐을 보이는 사람이라면 권력을 대하는 성숙한 태도를 지닌 리더라는 것이다.저자는 “이런 기준을 고루 갖춘 ‘선한 권력’이 결국 승리한다”면서 “권력을 잘 쓰려면 우리는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약점과 강점을 모두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두려움에 이끌려 행동할 때 두려워하는 세상이 만들어지고, 희망을 품고 행동할 때 우리는 권력을 너그럽게 사용하고 다른 이를 먼저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 되는 신뢰의 기반을 만든다고 강조한다. 저자에게는 그것이 권력의 목적이라고 힘주어 말한다.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2023-11-18 07:00 조진래 기자

[비바100] 어쩌면 그럴지도 몰라, 지금 우리의 극단적인 근미래 그리고 희망 ‘슈뢰딩거의 소녀’

마쓰자키 유리의 SF단편소설 모음집 '슈뢰딩거의 소녀'는 근미래의 디스토피아를 다룬다(사진=픽사베이)65세가 되면 8개월 안에 죽게 되는 ‘예순다섯 데스’부터 수학이 금지돼 이를 위반하면 사형에 처해지는 왕국에 떨어진 명문고 재학 소녀 이야기 ‘이세계 수학’, 이런저런 이유로 자취를 감춰버린 꽁치 맛 재현을 위해 연대하는 ‘꽁치는 쓴가, 짠가’, 세상에서 사라져야할 존재가 돼버린 비만인들의 서바이벌 게임과 연대를 다룬 ‘살 좀 찌면 안되나요’, Z 바이러스 팬데믹을 맞은 도시 이야기 ‘슈뢰딩거의 소녀’ 그리고 제물 풍습이 남아 있는 외딴섬에서 벌어지는 ‘펜로즈의 처녀’까지.근미래의 니폰, 도키오를 배경으로 한 이 이야기들은 어쩌면 진짜 우리의 가까운 미래일지도 모른다. 남녀, 보수와 진보, 국가 간, 세대 간 양극화가 극단으로 치달으며 혐오와 불통으로 점철되는 사회가 심화된다면 마쓰자키 유리의 SF단편소설 모음집 ‘슈뢰딩거의 소녀’ 속 디스토피아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늘어나는 인구 때문에 환경파괴, 식량부족 등의 문제가 심각해지자 정부가 세운 65세면 죽어야 하는 정책과 반드시 이루고 싶은 걸 적은 ‘65 리스트’ 존재하고 죽음을 두려워 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돼주는, 죽음의 공포를 전문적으로 치유하는 불법의사도 존재한다.수학을 금지하다 못해 사용자에게는 사형까지 시키는 왕국은 수학점수로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겐 천국일까. 비만율 억제를 내세워 정권을 잡은 국민건강증진당이 뚱뚱하다고, BMI 수치가 높다고, 의료비에 부담을 준다고 해고하는 데서 더 나아가 죽이기 위한 ‘다이어트왕 결정전’이라는 대국민 이벤트는 사람을 죽이는 것이다.슈뢰딩거의 소녀|마쓰자키 유리(사진제공=빈페이지)좀비를 연상시키는 Z 바이러스가 창궐한 도시와 인간의 곁을 지키는 경호AI ‘프렌드 아이’, 사람을 제물 삼는 콩데이 섬 등 각 소설 속 주인공들의 세상은 극단적이다. 사라진 꽁치 소금구이 맛을 재현하기 위해 분투하는 소녀의 이야기 ‘꽁치는 쓴가, 짠가’ 속 세상은 애교 수준이다.사실 굳이 미래에서 찾을 필요도 없다. 노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불거지고 심화되는 나이든 이들과 젊은 사람들의 갈등, 비만을 혐오하는 눈길, 본질은 보지 않고 점수와 경쟁으로만 점철된 일들, 굳이 수학이 아니더라도 진정 원하는 것에 눈 감아야 하는 현실, 환경파괴 등으로 자취를 감춰버리는 것들, 점점 잦아지는 바이러스 팬데믹 등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다.그에 대처해 노인의 일괄 사망, 합법적인 혹은 게임처럼 즐기는 비만인 살해, 일촉즉발의 생존게임 등 극단적인 정책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슈뢰딩거의 소녀’ 속 디스토피아로 갈 출발선에 우리는 이미 서 있는지도 모르겠다.‘디스토피아’라는 단어에서 떠올리는 우중충함이나 칙칙함, 기계적인 차가움, 인간성을 상실한 비정함, 우울감 등은 다소 덜하다. 오히려 핑키시(Pinkish)하고 때로는 유쾌하며 가볍고 단순하며 또 어떤 때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현실의 부조리를 닮았다.그래서 양자역할을 바탕으로 한 다세계 이론 ‘슈뢰딩거의 고양이’(Schrodinger‘s Cat) 가설이나 인간과 교신이 가능한 지적 외계생명체 문명의 수를 계산하는 드레이크 방정식(Drake Equation), 보통은 증명 보다는 암기로 알고 있는 이차방정식 등을 소재로 함에도 일상적이며 온기가 돌며 희망적이다.그렇게 작가는 꽤 있을 법한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지금의 문제를 비틀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 핵심은 연대와 용기다. “넌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아이”라던 아버지 슬하에서 자랐던 무라사키는 죽기 1년 전 자신을 닮은 사쿠라를 만나 후계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애쓰다 희생한다.스스로가 좋아서가 아니라 항상 수학 만점을 맞는 옆자리 남학생 다니야마와 같은 학교에 가고 싶어 암기가 통하지 않는 어려운 수학문제만 출제되는 명문 기요토대학 진학을 꿈꾸던 에미는 수학이 금지된 왕국에서의 경험으로 수학을 좋아하게 되고 진학 보다는 진짜 좋아하는 것을 시작할 용기를 얻는다.더불어 말도 안되는 대국민 이벤트로 비만인을 죽이려는 정부에 대항하는 리바운드·못타이나이·야케구이의 눈물겨운 연대가 촉발시킨 정권퇴진, 사라진 꽁치 소금구이 맛을 재현하는 소녀·증조할머니·숯쟁이 그리고 촉각 재현 AI 등의 의기투합 등에는 본질을 꿰뚫고 삶을 온전히 나로서 살아내는 데 유효한 메시지들이 담겼다.그렇게 ‘슈뢰딩거의 소녀’는 SF소설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지금의 사회 현상과 문제들을 반영하고 근본적으로 질문하게 한다. 유난하지 않지만 유니크하게, 슬프지만 유쾌하게, 차갑지만 온기가 돌게, 얼토당토 않지만 동화처럼 천진하게 그리고 때로는 사랑스럽게.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3-11-13 18:00 허미선 기자

[브릿지 신간] 러셀 소벨·제이슨 클레멘스 <슘페터는 왜 혁신을 말했을까>

자유기업원 산하 ‘지식발전소’가 혁신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슘페터는 왜 혁신을 말했을까 신간을 내놓았다. 슘페터는 1942년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라는 책을 통해 일찍이 자본주의의 끊임없는 ‘재창조(recreation)’를 추동하는 메커니즘으로 기업가와 혁신, 자본 재배분을 강조한 경제학자이다. 특히 자본주의의 핵심 동력으로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를 제시해 후대 경제학자는 물론 기업 경영인들에게도 엄청난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이 책은 슘페터의 핵심 개념들에 대한 설명과 함께 그에 대한 실제 사례들을 풍성하게 소개한다. 저자는 “슘페터가 기업가는 발명 대신 혁신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고 강조한다. 포드가 자동차를 발명하지는 않았지만,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게 혁신함으로써 누구나 자동차를 구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조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생산하는 것의 가치 못지 않게, 어떤 자원들을 가지고 조합을 만드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저자는 ‘혁신가’로서 기업가는 소비자들의 잠재적 욕구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른바 ‘슘페터형 기업가’를 제시한다. 이런 혁신 기업가는 현재의 제품을 보다 좋게 혹은 보다 저렴하게 만드는 대신에 소비자들이 상상해본 적이 없는 완전한 새로운 재화나 서비스를 만들고 그것과 그 유용성에 대해 소비자들을 교육한다고 강조한다. 나아가 슘페터에게 있어 경제 발전이란 새롭고 가치있는 자원조합을 발견하는 기업가들에 의해 수행되는 파괴적 혁신의 결과라고 말한다.실제로 슘페터는 기업가정신을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가정신을 ‘창조적 파괴에서의 파열 과정’으로 보았다. 이것이 시간을 통해 사회의 경제적 진보를 추동하는 기반이라고 믿었다. 때문에 현재 상태를 보호하기 위해 장벽을 쌓기 보다는 창조적 파괴과정이 활발하게 펼쳐질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정책이 경제 진보와 발전을 더 빠르고 더 강력하게 달성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저자는 슘페터가 특히 다수의 소규모 기업들로 이뤄진 시장이 소수의 거대 기업들로 이뤄진 시장보다 낫거나 효율적이라고 보는 믿음에 의문을 제기했던 최초의 경제학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고 평가했다. 슘페터는 오히려 ‘혁신에 기반한 진보’가 거대 기업들에 의해 지배되는 산업들에서 더 많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완전경쟁과 독점은 현실에서는 아주 드물다고 보았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기업이 진입해 기존 기업들과 경쟁하는 것이 쉬운가, 즉 진입장벽이 어느 정도인가라고 주장했다. 기존 기업들이 신규 진입자의 위협을 걱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저자도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 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에 도입하는 기업가들이 경제를 살리고 성장시킨다고 주장한다. 경제 역시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발전한다고 강조한다. 창의적 파괴가 경제 주기를 주도하며, 경제 주기의 변동은 이러한 혁신과 파괴 과정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한다. 기업가가 부단히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여건을 마련되는 정책이 기반이 된다면, 경제가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슘페터 역시 ‘규제’ 대신 ‘허용’을 허락해야 혁신의 위대함이 증명될 것이라고 했다.저자인 러셀 소벨 교수는 베스트셀러 경제학원론 교과서(Economics: Private and Public Choice)를 비롯해 250편 이상의 책과 논문을 쓴 경제학자다. 최근에는 국가 경제정책 개혁과 기업가정신 분야에 연구를 집중하고 있다. 공저자인 제이슨 클레멘스는 프레이저연구소의 부소장이자 프레이저연구소재단의 대표다. 조세와 정부지출, 노동시장 규제, 금융, 복지제도 개혁, 의료, 생산성 및 기업가정신 등 다양한 주제에 걸쳐 70편 이상의 연구물을 발표했다. 역자인 권혁철 자유기업원 자유기업센터 소장은 자유민주연구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자유주의 사상가 12인의 위대한 선택 등 다수의 저서와 역서를 발표했다.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2023-11-13 08:53 조진래 기자

[비바100] 조용한 럭셔리 탐하고, 육각형 인간을 꿈꾼다

올드머니 따라하기가 유행하면서 20대 젊은이들도 자신의 경제적 여건을 크게 따지지 않고 승마나 요트 등 고급 취향의 즐길거리를 찾아나서고 있다.(사진출처=게티이미지)2013년에 첫 출간된 라이프 트렌드는 이제 국내를 대표하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전문 시리즈로 자리매김 했다. 매년 핵심 트렌드를 선정해 날카롭고 흥미진진한 전망과 분석을 제공한다. 올해 최대 키워드는 ‘올드 머니(OLD MONEY)’다. 매년 영문 조어 새기기로 새해의 소비 트랜드를 제시해 온 서울대트렌드연구소도 장기 베스트셀러다. 내년에는 장기 불황에서 벗어나 경기 반등의 ‘화룡점정(畵龍點睛 )’을 찍었으면 하는 소망을 반영해 ‘DRAGON EYES(용의 눈)’을 2024년의 키워드로 정했다. ◇ 라이프 트렌드 2024 “부자 되기는 멀다. 하지만 부자처럼 보이는 것은 가깝다”라이프 트렌드 2024|김용섭|부키2024년의 대표 트렌드로 ‘올드 머니(OLD MONEY)’가 선정되었다. ‘올드 머니’는 사전적 의미로 ‘번 것이 아니라 물려받은 부’를 말한다. 가문 대대로 물려받은 부, 혹은 그런 부를 소유한 부자를 지칭한다. 이들은 돈이 많다고 자랑하지 않는다. ‘조용한 럭셔리’와 ‘스텔스 웰스’를 추구한다. 티나는 명품보다는 아는 사람만 아는 특별한 명품을 선호한다. 여러 대에 걸쳐 예술에 투자하고, 문화 자산을 쌓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기부와 자선에도 적극 나서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다.이를 흠모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올드 머니’의 패션과 취미, 일상의 라이프스타일을 소비하는 것이 꿈이자 로망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부자가 되는 건 멀지만 부자처럼 보이는 것은 가깝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이다. 요즘의 1020, 2030 세대가 바로 그런 것을 욕망한다. 진품이 아니어도 괜찮다. ‘짝퉁’이라도 올드 머니로 보일 수 있다면 족하다. 저자는 “진짜 부자는 못되더라도 일부만이라도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누리고 싶어하는 것은 합리적 선택”이라고 옹호한다.(사진출처=게티이미지)2030세대는 이제 골프나 테니스 같은 귀족 스포츠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곧 승마와 요트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패션에서도 에르메스, 롤렉스 같은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를 추구한다. 배낭여행 대신 럭셔리 리조트와 고급 료칸, 에어비앤비를 통한 고품격 여행에 천착한다. 젊은 세대가 문화, 예술, 스포츠 등 전방위에서 럭셔리 스타일을 추구하면서 2024년에는 ‘올드 머니 트렌드’가 패션과 취향을 넘어 라이프스타일과 사회, 문화, 경제 등 전방위에서 변화와 파급 효과를 이끌 것이라고 전망된다.벼락부자 같은 신흥 부자 ‘뉴 머니(New Money)’도 올드 머니를 지향한다. 그들을 따라 우아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종하며 진정한 계층 상승을 원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에 더 적극적이다. 저자는 “부자는커녕 부모 세대보다 더 소득이 적을 세대가 올드 머니에 관심을 쏟는 것은 새로운 욕망이자 새로운 스타일에 대한 갈구일 수 있다”며 “이는 허영이나 망상이 아니라 즐겁게 만족하며 살아가기 위한 합리적 대응”이라고 말한다.저자는 이밖에도 최근 두드러진 트렌드의 하나로 반려 동물 확산을 든다. 결혼보다 반려동물과의 사랑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한다. 반려자의 의미가 바뀌어야 할 상황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월 평균 반려동물 양육비가 15만 4000원에 달해도 아랑곳 않는다. 반려동물보험시장이 커질 가능성도 충분해 보이는 이유다. 1인 가구 증가와 추세를 함께 한다는 점에서 눈 여겨봐야 할 시장이다. 최근에는 기업들도 반려동물보험을 지원해주고 반려동물 돌봄 시설을 만들어주는 등 관련 복지 혜택도 빠르게 늘고 있다.‘각집살이’도 새 트렌드로 지목됐다. ‘별거’가 이혼에 가깝다면 ‘각집살이’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부부가 서로의 삶에 간섭하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새로운 삶의 유형으로 인식된다. 졸혼(卒婚)도 그 한 유형이다. 저자는 또 2024년에 새롭게 떠오를 핫 플레이스 후보지를 소개하고, 지구 열대화 시대를 맞아 갈수록 주목받는 폭염 경제와 ‘펀임플로이먼트’로 대변되는 Z세대의 직업관 변화, 그리고 전 세대로 확장된 얼리 안티 에이징 욕망과 관련 기술의 발전 등을 대세 트렌드로 소개한다.◇ 트렌드 코리아 2024 “완벽한 ‘육각형 인간’ 추구, 그리고 같은 가치관의 동반소비”트렌드 코리아 2024|김난도 외|미래의창‘DRAGON EYES’의 D는 ‘분초사회’다. Don’t Waste a Single Second: Time-Efficient Society이다. 시간은 돈보다 더 중요한 자원이 되면서 이른바 ‘시간의 가성비’가 필요해진 시대다. 단순히 소유하는 것을 넘어 보다 다양한 것 들을 경험하고 즐기는 경향이 확산되면서, 주어진 시간을 분초 단위로 쪼개 써야 한다. R은 ‘호모 프롬프트’의 출현, Rise of ‘Homo Promptus’이다.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어떤 질문에도 척척 답을 내놓는 시대가 되었다. 어떻게 질문하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 저자는 그러나 인공지능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결국 ‘화룡점정’은 인간의 사색과 해석력의 몫이라고 단언한다.A는 ‘육각형 인간’, Aspiring to Be a Hexagonal Human이다. 외모는 물론 학력과 재산, 직업, 성격 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완벽’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반대로 이는 닿을 수 없는 목표이기도 하다. 저자는 “계층 이동의 사다리는 흔들리는 사회를 살아야 하는 젊은이들의 활력이자 절망이면서 하나의 놀이”라고 말한다. G는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 Getting the Price Right: Variable Pricing이다. 빅 데이터와 인공지능 덕분에 소비자의 지불 의향을 정확히 파악하는 맞춤형이 대세가 되면서 이제 장소, 유통 채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일물 N가’의 세상이 열렸다. 더 이상 ‘최저가’는 없다. 이제 ‘최적가’의 시대이다.1분 1초가 아쉬운 '분초사회'에서는 다양한 경험을 위해 시간을 쪼개 쓰고, 사회적 약자들만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돌봄 서비스가 중요해지고 있다.(사진출처=게티이미지)O는 ‘도파밍(On Dopamine Farming)’이다. 요즘 소비자들은 ‘재미’를 최우선으로 여기며 다양한 루트를 통해 ‘재미’를 수집하고 직접 경험한다. 엉뚱하고 기발하고, 전혀 무의미한 것 들이 주목을 끈다. 자극적인 숏폼 콘텐츠가 넘쳐나는 것도 이런 추세의 한 단면이다. N은 Not Like Old Daddies, Millennial Hubbies, ‘요즘 남편, 없던 아빠’이다. 아빠의 역할이 가사 노동과 육아 쪽으로 점점 옮겨 가면서 부부 간 균형점이 이동하고 있다. 권위적 가장은 사라지고 평등한 동반자가 표준이 되고 있다.E는 ‘스핀 오프 프로젝트’, Expanding Your Horizons: Spin-off Projects이다. 숨 가쁜 변화의 시대에 개인들도 자기 개발을 위해 과감히 스핀 오프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 현장은 물론 개인에게도 이제 사이드 프로젝트를 도모하는 스핀오프가 새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 Y는 ‘디토 소비’를 지칭한다. You Choose, I’ll Follow: Ditto Consumption이다. ‘Ditto’란 ‘나도 그렇다’는 뜻이다. 나와 가치관이나 취향이 흡사한 사람이나 대세 콘텐츠나 유통 채널의 선택을 따라 하며 단순한 구매 의사결정에 내리는 최근 트렌드를 의미한다. 실패의 두려움을 줄여주는 가장 손쉬운 방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디토 소비가 대세가 되고 있다.(사진출처=게티이미지)E는 ElastiCity, Liquidpolitan(리퀴드폴리탄) 즉, 유연도시를 말한다. 이제 ‘유목적 라이프스타일’이 대세다. 지역 자체가 ‘고정된 공간’이 아니라 ‘이동하고 흐르는 유연한 공간’이 되고, ‘정주 인구’보다 ‘관계 인구’에 방점이 찍힌다. 지역 소멸의 새로운 대안이자 해법이다. S는 ‘돌봄 경제’를 말한다. Supporting One Another: ‘Care-based Economy’이다. 초개인화하는 나노사회, 1분 1초가 아쉬운 분초 사회에서는 더더욱 ‘돌봄의 시스템화’가 중요하다. 사회적 약자만이 아닌,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서비스로 돌봄이 진화하고 있다. 돌봄 경제를 통해 개인은 물론 관련 조직과 사회 경쟁력이 싹 튼다고 저자는 말한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3-11-11 07:00 조진래 기자

[브릿지 신간〕댄스의 원초적 에너지와 미학적 아름다움을 더할 <댄스 아나토미’>

춤은 그 자체가 운동이다. 정서적인 안정과 활력을 불어넣어줘 매우 유효한 치유 수단이 될 수 있다. ‘텐댄스 경연대회’가 있을 정도로 춤은 삶의 활력소이며, 예술이자 스포츠다. 코로나19로 급감했던 댄스 교습이 최근 되살아나는 이유다.텐댄스는 왈츠·탱고·퀵스텝·폭스트롯·비엔나왈츠 등 스탠더드 5종목과 차차차·룸바·삼바·파소도블레·자이브 등 라틴 5종목으로 구성된다. 일명 ‘사교춤’은 지르박, 블루스, 폭스트롯을 중심으로 차차차나 자이브 등이 추가된 것을 말한다.미국 프로농구(NBA) 게임이 열리기 직전에 펼쳐지는 치어리더들의 군무는 역동적이며 원초적 에너지가 느껴진다. 댄서들의 자유스러움은 그 자체로 예술이다. 그들이 힘차게 뻗는 손 동작이나 킥 동작에는 보통 사람의 손동작에서는 느낄 수 없는 원초적 에너지와 미학적 아름다움이 뿜어져 나온다.동적인 텐댄스나 발레 등에서는 운동에 가까운 근력과 유연성, 균형감이 요구된다. 여기에 우아함이나 예술적인 감성이 더해지면 댄스 테크닉이 완성되면서 춤 본연의 원초적인 에너지와 미학적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게 된다.도서출판 ‘푸른솔’에서 100가지가 넘는 충 동작을 해부학적, 스포츠의학 관점에서 설명한 ‘댄스 아나토미’ 개정판을 최근 출간했다. 2011년 10월의 초판 내용을 12년 만에 70% 이상 개선해 업 그레이드 했다.댄스 동작마다 다른 관련 근육의 움직임을 설명하고, 근력과 유연성을 증진시킬 방법도 차별화했다. 댄서가 동작별 근육의 쓰임새 및 훈련법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될 컬러 해부학적 그림이 수백 컷 실렸다.관련 설명은 올바른 자세 정렬과 체위의 개선, 적절한 호흡, 흔한 부상의 방지에 도움을 준다. X-레이를 찍은 것처럼 각 동작의 근육과 골격을 포착해 놀라울 정도로 세밀한 그림으로 표현한 게 이 책의 장점이다.이 책은 댄스가 시작되는 신체의 중심부, 즉 척추를 둘러싼 코어근육부터 어깨 및 팔, 골반과 하퇴부 등 특정 부위를 타깃으로 하는 운동을 배워 근력과 유연성을 향상시키고 안전성을 확보하는 팁을 제시한다. 미흡한 댄스 동작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보완적인 체력 훈련 프로그램을 안내해 신체 라인과 댄스 테크닉을 일취월장하게 할 효율적인 방법을 체득하게 한다.저자인 재키 그린 하스(Jacqui Greene Hass)는 1989년부터 신시내티 발레단에서 댄스 선수 트레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다. 신시내티에 있는 머시헬스정형외과 및 스포츠재활병원의 공연예술의학 감독관이가도 하다. 발레, 탭댄스, 재즈댄스 전문가로, 예술과 스포츠의학을 접목한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고 있다.오재근 한국체대 운동건강관리학과 교수와 최세환 서울성모신경외과 원장, 한유창 한의학박사 등이 공동 번역했다. 341쪽, 2만9000원.오수정 기자 crystal@viva100.com

2023-11-06 08:57 조진래 기자

[비바100] 캤다! 찾았다! 진짜 원조

(사진출처=게티이미지)고고학은 어찌 보면 ‘원조’를 다루는 학문이다. 역사학이 역사 기록을 바탕으로 한다면, 고고학은 발굴된 유물에 근거한다. 저자는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출신으로 현재 경희대 사학과 교수 겸 한국고대사고고학연구소 소장이다. 발굴과 연구 만큼이나 대중과 고고학의 거리를 좁히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는 학자다. 이 책은 그가 들려주는 ‘죽어가는 유물이 들려주는 살아 있는 이야기’이다.세상 모든 것의 기원|강인욱|흐름출판◇ 막걸리와 소주 (사진출처=게티이미지)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탁주인 막걸리는 해외에서 ‘1달러의 기적 같은 술’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중국에서는 허난성 자후(買湖) 유적에서 쌀에 꿀과 과일을 섞은 막걸리를 담았던 흔적이 남은 토기가 발견되었다. 이 토기를 근거로, 제사 때 음복하는 풍습이 1만 년 가까이 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증류주인 소주는 몽골을 기원으로 본다. 제국 건국과 함께 증류 기술을 널리 공개하면서 소주는 ‘세계의 술’이 되었다. 최근에는 ‘베갈’이라는 증류주(백주)의 기원이 중국이라는 주장도 대두됐다. 2006년 만주 지린성 다안의 한 맥주공장 증축 현장에서 발견된 거란 시대 술고리(술 빚는 솥과 쟁반)를 복원하니 요즘 술과 비슷한 도수 40~50도의 증류주가 만들어졌음이 확인되었다.◇ 김치(사진출처=게티이미지)유라시아를 중심으로 동서양 곳곳에서는 김치와 유사한 배추 발효 음식들이 널리 유행했다. 중국에서도 3000년 전 주나라 문왕이 절임 채소를 먹었다는 기록이 여씨춘추에 남아 있다. 현재 우리가 아는 배추는 고려 혹은 조선시대에야 한반도에 전해진 것으로 관측된다. 고추를 넣은 매운 김치는 400년, 통배추를 버무린 김장의 역사는 150년 남짓에 불과하다. 저자는 김치 원조 논쟁이 무의미하다며, 전 세계 채소 절임 요리 가운데 우리 김치만큼 다양한 젓갈류로 풍미를 끌어올린 음식은 없다고 말한다.◇ 삼겹살과 소고기, 그리고 닭(사진출처=게티이미지)염장을 한 우크라이나의 전통 생 삼겹살 ‘살로(salo)’는 얇게 잘라 빵에 얹어 먹는데, 열량과 비타민이 풍부해 추운 러시아에서도 인기다. 돼지비계는 상하기 쉽고 역한 냄새가 강해 요리가 쉽지 않지만 고대 로마에서도 ‘라르도’라는 음식에 활용되었을 정도로 역사가 깊다. 우리나라에서 비계 특유의 잡내 탓에 1970년대가 되어서야 삼겹살 구이가 본격 유행했다.소는 꼬리부터 발톱까지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고기다. 가축 소는 야생소 ‘오록스(aurochs)’에서 기원했다. 구석기와 신석기 초기 벽화에서 보는 뿔 달린 소다. 이를 근동 지역에서 가축화해 약 6000년 전 실크로드를 통해 동아시아로 전해졌다. 국제적으로 공인된 한우는 황우와 칡우, 흑우, 제주 흑우 등 네 가지인데 일제강점기에 한우로 표준화되어 전통 소의 명맥이 끊겼다.닭은 새벽에 울어 새로운 시간을 연다는 의미에서 길조(吉鳥)로 여겨졌다. 붉은 벼슬이 악한 마귀를 쫓아낸다며 영물로도 인정받았다. 복을 부른다고 해 생물로 전통 혼례상에도 올라갔다. 우리 신라를 계림(鷄林)이라고 불렀을 정도로 인연이 깊다. 천마총에서는 권력의 상징으로 ‘달걀’이 출토되기도 했다. DNA 분석 결과 우리 토종 닭은 중국 운남성에서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축구(사진출처=게티이미지)현대식 축구의 역사는 150년 정도 밖에 안된다. 하지만 둥근 공으로 차는 놀이로 확장하면 이집트 시대로 올라간다. 마야 문명에서는 공을 태양처럼 신성시해 공놀이 경기에서 지면 목숨을 잃는 ‘데스 매치’였다. 유라시아 초원에서는 말 위에서 공을 겨루는 격구(擊毬)가 발전해 동아시아로까지 전파됐다. 현대 축구의 원형인 축국(蹴鞠)은 기원 전 3~4세기 경 중국에서 처음 시작됐다. 네모난 경기장에서 동그란 공을 차는 방식이기에 천원지방(天圓地方), 즉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나다는 철학을 구현한 놀이로 여겨졌다. 이후 동아시아로 전파되었으나 몸싸움이 심한 놀이라 유교나라 조선에서는 인기가 없었다고 한다.◇ 낙서중앙아시아 소그드인의 오래 전 낙서인간은 직립보행을 하면서 양 손의 자유를 얻었다. 낙서도 그 산물이다. 터부시 되는 인간의 욕망을 담아내는 통로이기도 했다. 과학잡지 네이처에 따르면 50만 년 전 인도네시아에서 발견된 자바원인 유물에서 지그재그로 낙서한 조개껍데기가 있었다. 남아프리카에서는 7만 3000년 전 것으로 추정되는 동굴에서 붉은 물감으로 그려진 낙서가 발견됐다. 이집트 카이로 남부의 아트리비스라에서는 2000년 전 어린 학생이 토끼 쪼가리에 끼적인 것으로 추정되는 낙서가 자화상 그림 낙서와 함께 발견되었다. 실크로드 둔황에서 발견된 문서에는 불경 뒷 면에 성적 능력이 과장되게 그려진 낙서가 발견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개와 고양이(사진출처=게티이미지)개의 원조는 구석기 시대 얼어붙은 들판을 헤매며 인간을 물어뜯고 해치던 야생 늑대였다. 야생 늑대가 개로 바뀌는 것은 5만 년 전 이상이다. 현재까지 중 가장 오래된 것은 벨기에 ‘고예 동굴’에서 발견된 3만 6000년 전의 늑대 흔적이다. 오늘 날의 개는 빙하기가 끝날 무렵인 1만 5000년 전 유럽 근방에서 서식하던 회색늑대를 길들이며 동고동락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본다.고양이는 기원 전 6세기 페르시아 때부터 인간이 정성껏 키우고 모셨던 동물이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숭배의 대상이기도 했다. 다산과 풍요의 여신이 고양이 모습으로 묘사되곤 했다. 신석기 시대에 근동 지역에서 약 9000년 전, 중국에서는 5000년 전의 것이 가장 오래된 흔적으로 평가된다.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곡식을 갉아먹는 쥐를 소탕할 동물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도굴(사진출처=게티이미지)도굴은 예로부터 목숨을 건 도박이었다. 하지만 그 성과가 워낙 엄청났기에 상당히 성행했다. 진시황의 14대 조인 진경공의 무덤은 도굴 갱이 250여 개나 발견되었을 정도로 도굴 꾼 들의 공략 대상이었다. 그렇기에 진시황은 자신의 무덤을 축구장 3개 넓이보다 넓게 조성하면서도 극비에 부쳤다. 삼국을 통일했던 조조는 군사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무덤을 파헤치는 부대, 보물을 긁어모으는 부대를 별도로 만들어 왕릉을 도굴했다고 전해진다. 정작 자신의 무덤은 어디에 조성했는지 극비에 부쳐 지금도 그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묘는 많지만 진위 여부가 제대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인삼인삼은 세계 역사를 바꾼 명약이다. 2000년 전 중국 기록에 처음 등장한다. 당시에도 백두산 일대가 대표 산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구려와 백제가 진상품으로 인삼을 중국에 선물했다는 기록이 삼국시대부터 나온다. 백두산에 인접했던 발해는 인삼의 주산지였다. 당시 인삼을 채취하던 도구가 최근 유적으로 발견되기도 했다. 조선은 유일하게 인삼 건조 기술을 보유해 큰 인기를 끌었다.◇ 미라레닌의 시신은 방부 냉동처리되어 러시아가 특별관리 중이다.‘미라’라고 하면 이집트를 먼저 떠올리지만, 북극해에서부터 남아메리카 잉카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도 발견되었다. 이집트가 의도적으로 영구보존을 위해 미라를 만들었다면 여타 지역은 시신이 잘 썩지 않고 잘 보존될 수 있는 온도와 습도 덕분에 우연히 미라가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에는 345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미라를 만드는 법’이 적힌 파피루스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 기록에 따르면 35일간 건조하고 35일간 붕대를 감는 등 총 70일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미라 기술은 현대에 와서는 소련으로 이어져, 레닌의 시신이 미라로 제작되어 영구 보존되고 있다.◇ 마스크마스크는 원래 의료 목적이 아니라 ‘신’을 상징하는 도구였다. 고대에는 하늘의 뜻을 인간에 전해주는 대리인 ‘샤먼’의 전유물이었다. 많은 나라에서 죽은 이를 매장할 때 얼굴에 복면 같은 것으로 감싸는 장례 풍습을 갖고 있었다. 실크로드에서는 유난히 황금 마스크가 많이 발굴되었다. 지금처럼 마스크가 의료용 도구로 바뀐 것은 120여 년 전부터로 관측된다. 현대식 마스크는 17세기 유럽에서 패스트가 한창일 때 프랑스 의사가 처음 개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신(사진출처=게티이미지)예로부터 문신은 유라시아 유목 전사들에게 계급장과도 같은 것이었다. 공을 세우고 계급이 올라갈 때마다 문신이 늘어난 것으로 짐작된다. 고대인들에게는 문신은 대체로 주술적이고 신령한 의미를 담고 있었기에 문신에 쓰이는 재료도 귀한 것으로 썼다. 솥에서 떼어낸 숯 검댕이 등이 주로 쓰였던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에는 얼굴 문신의 전통이 남미나 태평양 섬에 사는 소수 민족들 사이에서만 전해지지만 여러 유물을 통해 오래 전 고대 유라시아 전역까지 얼굴 문신 문화가 널리 퍼져 있었음을 알 수 있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3-11-04 07:00 조진래 기자

[책 소개] 아는 변호사의 '지금을 살지 못하는 당신에게'

이지훈 저 ‘지금을 살지 못하는 당신에게’30만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 ‘아는 변호사’ 이지훈 법무법인 제인의 대표변호사가 “왜 나만 불행할까?”라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 의문에 대해 고전을 통해 답을 찾는 내용을 담은 책을 내놨다.‘논어에서 찾은 나의 이립’이라는 부재를 가진 책 ‘지금을 살지 못하는 당신에게’는 불안함 속에 살고있는 나약한 현대 인간들에게 중국 고전인 논어의 경구를 통해 답을 제시하는 경험적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당신은 어떤 삶을 살고 있습니까? 행복하신가요?”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것은 행복을 찾고 느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 때문이다. 행복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것인 줄 모두 알지만, 느끼지 못하는 것은 맨날 똑같은 생각과 똑같은 행동의 연속 때문이라고 책은 진단한다.저자는 그동안 ‘더불어 변호사’로 일하면서 만난 수많은 ‘잘못된 관계 때문에 억울하고 화나는 사람들의 사례’를 가지고 그에 대한 해법을 고전의 구절과 자연스럽게 연결해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이 책은 모두에게 적용 가능한 ‘나는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누구와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에 대해 매우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흔하고 상투적인 고전 해석에서 벗어나 누구보다도 주도적인 삶을 사는 ‘아는 변호사’가 새롭게 해석해 해법을 제시한다.이립(而立)이란 마음이 확고해져서 도덕 위에 서서 흔들리지 않을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그때부터 시작된 결혼과, 7년 간의 결혼생활을 겪으면서 정신이 심연의 나락으로 떨어졌다가 이혼 후 10개월 간의 불면의 나날을 보내면서 겪었던 힘든 순간을 자신과 대면하면서 극복해 나가는 과정도 그려내고 있다.작가는 이 책에서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처한 듯한 고통을 이겨낼 방법은 스스로 변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한다.이 책은 매 순간 치열하게 살며 쌓아올린 공든 탑이 와르르 무너져 내린 뒤 휘청거리던 ‘아는 변호사’가 조금씩 변화해가면서 진정한 나로 바로 서는 이립(而立) 해 나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 저자의 이립이 삶의 방향을 읽고 헤매는 많은 독자들에게 하나의 버팀목이 돼줄 것으로 믿는다.저자 소개, 이지훈 변호사고려대학교 법학과 학사, 중국 칭화대학교 법학석사, 국방부 조사본부 법무실장, 국가인권위원회 군인권조사관 역임현 법무법인 제인 대표변호사 및 ㈜휴유재 대표저서, ‘공부 이래도 안되면 포기하세요’ ‘결혼은 신중하게 이혼은 신속하게’ 등장원석 기자 one218@viva100.com

2023-11-02 15:39 이기영 기자

[신간소개] '영웅앓이'...심리학자 김은주가 풀어낸 임영웅 팬덤세상

사진-박영스토리국내 ‘5060 중년여성 팬덤 시장’의 초강자로 자리잡은 트롯 가수 임영웅.임영웅(김호중) 팬에게 김호중(임영웅)에 대해 말해서는 안되는 불문율을 아는 중년이라면 일독을 권할 만한 이 가을의 책이 나왔다. 출판사 박영스토리가 심리학자 김은주와 함께 펼친 신간 ‘영웅앓이’는 굴곡진 인생을 씩씩하게 견뎌온 5060세대의 여성 중년을 타켓으로 한다.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그녀들의 삶을 위로하고, 소녀의 수줍은 감성을 되살리게 해주는 이 책은 트로트 광풍의 현상을 심리학적, 사회학적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영웅앓이’는 트롯이 핫한 이유와 팬덤의 사회적 심리, 임영웅의 노래를 통한 중년의 심리 해석, 인생이라는 카페에서 본 트롯에 대한 심리학자의 잔소리 등 총 3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중년 덕후, 행복한 빠순이’ ‘엄마들의 BTS’ ‘영웅의 첫 신곡’ ‘사랑, 영원한 사랑은 있기는 할까’ 등. 각 파트내 줄거리는 하나하나 소제목만 봐도 ‘빠순이’를 설레게 한다.현재 고려대, 동국대 등 여러 대학에 출강하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저자 김은주 박사는 “부모의 병치레, 남편 뒷바라지, 자녀 양육 등으로 자신의 인생을 가족에게 저당잡혀 살아온 우리 시대의 중년들을 생각하며 책을 쓰게 되었다”며 “중년 스스로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데,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주고, 그 험난한 여정에 큰 위로와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영웅앓이’는 임영웅이라는 가수에 의해 불 지펴진 트롯 열풍을 주로 다루고 있지만, 실제로는 현재 중년이 겪는 심리적 갈등, 중년의 현 사회적 위치, 노년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 등 그들의 정서를 세심하고 정밀하게 다루고 있다.지금 ‘가을 타는’ 중년들이 있다면, ‘영웅앓이’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살피고 도닥이는데 도움이 받기를 권해 본다.명재곤 기자 daysunmoon419@viva100.com

2023-10-29 14:39 명재곤 기자

[비바100] 떴다! 떴다! 태양광 비행기~

태양광 에너지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도심을 비행하고 있는 태양광 비행기.(사진=솔라임펄스재단)KOTRA가 올해도 전 세계 해외무역관에서 엄선한 트렌드 이슈를 소개하는 2024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를 내놓았다. 맞춤형 젤리 영양제부터 자율주행 유아차, 짜고 매운맛을 내주는 그릇과 수저, 모래 배터리 등 실생활에 도움 될 미래형 제품과 서비스는 물론 비즈니스의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핫 아이템들을 풍성하게 소개한다.2024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KOTRA|알키◇ 미래형 ‘퓨처 테크’맞춤형 젤리 영양제 ‘노리시드 젤리’.(사진=노리시드)개인 맞춤형 젤리 영양제 ‘노리시드 젤리(Nourished Jelly)’는 영국 스타트업 ‘노리시드’가 개인의 건강 상태와 생활 패턴에 꼭 맞는 7가지 영양소를 선별해 필요한 양 만큼 젤리에 담아 선 보인 제품이다. 보관과 휴대가 쉽고 물과 함께 복용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모든 재료가 ‘비건’으로 제조되고 3D 프린터로 만들어진다. 한 알에 1.29파운드(약 2100원) 정도에 불과하다. 홈 페이지에서 현재 건강상태와 생활패턴에 관한 설문조사에 응하면 7가지 맞춤형 영양소를 추천해 준다. 주문 후 일주일이면 받아볼 수 있다. 구독 주문도 가능하다. 장년 및 고령을 위한 제품이지만 유아와 청소년을 위한 별도 제품들도 판매한다.스타와 직접 만나볼 수 있는 플랫폼 ‘민리’ 화면. (사진=민리)‘최애 스타’와 독자를 연결해 주는 온라인 플랫폼 ‘민리(Minly)’는 이집트에서 시작해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초개인화 경험을 제공해 스타와 팬 간 소통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바일 앱이나 웹사이트에 접속해 민리에 등록된 1000여 명의 스타 중 좋아하는 대상을 골라 생일축하 노래나 응원 메시지 등 원하는 내용을 요청하면 영상이나 메시지를 보내 준다. 아랍에미레이트에서 인기를 끌던 유사 플랫폼 ‘울로’ 인수를 계기로 세를 더욱 확장 중이다.1200곳이 넘는 다양한 스타일의 지역 양조장을 보유한 ‘수제 맥주의 천국’ 캐나다에서는 최근 인공지능이 빚은 맥주가 큰 인기다. 전통 양조업체인 그레인 빈 브루잉 컴퍼니가 올해 2월에 선보인 ‘앰버 웨이브 오브 그레인(Amber Waves of Grain)은 레시피는 물론 제품명, 가격, 디자인 등을 모두 챗GPT의 도움으로 만든 세계 최초의 AI 수제 맥주다. 앞서 2021년에는 맥주 생산에 인공지능을 활용한 캐나자 최초의 인공지능 맥주 ’리틀로보틱‘이 선보이기도 했다. AI봇이 개발한 ’새스커툰 베리 사워 맥주‘는 브라인드 평가에서 60%의 표를 얻어, 양조 장인인 루바브 진저 사워 맥주를 누르기도 했다.모래 베터리가 이용되는 발전소. (사진=마갈디그룹)미래형 에너지로 주목을 끄는 것이 ‘모래 배터리’다. 모래는 높은 열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데다 이 열을 전기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다. 물의 4배에 달하는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어 열 손실율도 10% 안팎으로 매우 낮다. 이탈리아 로마 소재 ‘마갈디그룹’에서 전력으로 전환이 가능한 모래 배터리를 개발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2024년에는 이 배터리로 첫 번째 발전소도 가동할 계획이다. 모래 배터리를 사용하면 가격을 기가와트 당 20유로(2만 8000원)로 절반 이상 낮출 수 있어 높은 가격경쟁력이 기대된다. 재생에너지의 패러다임 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 뉴 노멀 라이프당뇨 환자들도 맛깔나는 음식 맛을 느낄 수 있는 ‘일렉솔트’. (사진=기린홀딩스)‘일렉솔트(Elecsalt)’는 당뇨 환자에게 찌개나 라면의 맵고 짠 맛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일본의 기린홀딩스가 저염식에 입맛을 잃고 괴로워 하는 환자들을 위해 메이지대학 미야시타 호메이 연구실과 협업해 전기의 힘으로 짠맛을 1.5배 높여주는 국그릇과 스푼을 개발해 올 연말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릇 옆면과 스푼 손잡이의 스위치를 누르면 인체에 유해한 미세한 전류가 흘러, 실제로는 저염식인데 짠 맛이 느껴지게 해 준다. 실제 실험에서 31명 중 29명이 약 1.5배 더 짜게 느꼈다고 답했다고 한다.갱년기 여성들을 위한 이른바 ‘펨테크(FemTech)’ 제품들도 관심을 끈다. 갱년기 여성의 80% 정도가 겪는다는 일과성 열감과 홍조 치료를 위한 ‘엠버 웨이브(Embr Wave)’는 손목 시계 형태의 기기에 붙은 냉각 버튼을 누르면 3분 이내에 최소 5~9도 정도 시원함을 느끼게 해 준다. 수면의 질을 높이는 데 효과가 크다. ‘미드데이(Midday)’는 일과성 열감과 수면 장애, 질 건조증, 체중 증가 등의 증상을 관리해 만성질환의 위험을 막아주는 개인 맞춤형 건강 솔루션이다. 갱년기 헬스케어 및 노화방지 요법에 중점을 둔 치료 플랫폼 ‘위노나(Winona)’는 병원에 가지 않고도 치료받을 수 있어 인기가 높다.흠시스템스가 선보인 실내 생활 모니터링 시스템 ‘리비 얼라이브’. (사진=흠시스템스)독일의 ‘흠시스템스’가 선보인 ‘리비 얼라이브(Livy Alive)는 독거 고령자들에게 유용한 실내 생활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벽이나 천장에 장착해 센서를 통해 실내 움직임을 실시간 감지하고 다양한 공기 오염 지표를 측정하는 것은 물론 화재 등 잠재적 위험까지 조기에 파악해 가족이나 간병인에게 알려준다. 외부 침입 감지나 비활성 상태 감지를 통해 도난 경보나 사이렌 알림, 비디오 녹화 등의 기능도 제공한다. 기준치 이상 소음이 발생할 경우 즉시 알려준다. 고화질 카메라와 상호 통신 기능도 갖춰 외부와의 의사 소통이 원활하다. 야밤 낙상 방지를 위해 지능형 야간 조명도 작동한다.자율주행 유아차 ‘엘라’. (사진=글럭스킨드)캐나다 기업 ‘글럭스킨드’가 만드는 자율주행 유아차 엘라(ELLA)는 보호자가 자율주행차의 원리를 유아차로 옮긴 제품이다. 주변 환경을 360도로 모니터링해 잠재 위험을 사전해 감지하고 경고해 준다. 보호자의 걷는 속도에 맞춰 함께 움직이고, 보호자의 팔이 닿는 거리 이상으로 멀어질 경우 자동으로 멈추도록 설계되었다. 내리막 길에서 특히 유용하다. 기능개발은 현재 베타 단계에 있고 추가 기능 보완과 업 데이트를 앞두고 있다. 가격은 3300달러 안팎으로 저렴하진 않지만 자녀의 안전을 희구하는 부모들로부터 사전주문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그린 이코노미음식으로 음식을 포장하는 친환경 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2020년 창업한 ‘세이브지’는 특정 식물에서 추출물을 얻어 코팅물질을 혼합해 얇은 막을 만들어 100% 생 분해되는 코팅제를 만든다. 오이 바나나 같은 거의 모든 채소와 과일에 적용해 성공했고, 앞으로는 육류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해 갈 방침이다. 어떤 합성화학물질이나 유전자변형, 미세플라스틱 성분이 포함되지 않는다. ‘플라스틱프리’라는 기업은 밀 싹이나 옥수수 껍질 같은 부산물을 사용해 100% 생분해 가능 제품을 생산한다. 농업 폐기물로 대체 플라스틱 봉투를 만들어 탄소 저감과 식품 유통 혁신에 기여하고 있다.‘테라사이클’이 만드는 ‘제로 웨이스트 박스’는 과자 포장지부터 장난감, 마스크, 헌 옷, 화장품 공병 등 일반적으로 무료로 수거되지 않는 폐기물을 수거하기 위해 제작되어 지자체나 기업에 유료로 판매된다. 이 회사는 2019년에 쓰레기 없는 사회를 표방하며 ‘루프 플랫폼’을 출범시켰다. 다양한 소비재들을 재사용이 가능한 다회용기에 담아 판매한다. 용기 재사용을 통해 기업의 포장 비용을 줄여주는 동시에 회수나 세척 같은 번거로움을 도맡아 처리해 준다. 쓰고 버릴 용기는 인근 매장에 반납하면 재질에 따라 0.5~3달러 정도의 보증금을 루프 앱을 통해 돌려 받을 수 있다.3D 프린트로 만든 대체육. (사진=코쿠스)스페인의 스타트업 코쿠스(Coccus)는 3D 프린팅 대체육을 개발해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이 회사는 식물 기반의 물질이나 배양된 세포를 가지고 유기물을 합성하는 ‘생합성’의 원리로 대체육을 만든다. 실제 고기를 3차원 입체 컴퓨터 단층촬영을 해 지방과 살코기, 뼈, 힘줄 등을 이미지화해 3D프린터로 출력한다. 재료의 지방층을 줄이거나 늘려 입맛에 따라 고기를 디자인하고 질감 까도 조절할 수 있다. 세포 단충을 형성할 때 특정 효능을 가진 활성성분이나 식이음료 등을 첨가할 수 있어 소비자 특성에 따라 영양소를 달리한 맞춤형 고기를 만들 수 있다. 이슬람 시장에서도 대체육 베이컨이 팔릴 수 있다는 얘기다.◇ 도시와 인간태양광으로 나는 자율주행 비행기. (사진=스카이드웰러)미국과 스페인이 합작해 만든 최첨단 항공우주 스타트업 ‘스카이드웰러’는 지난 2월 7일에 태양광 무인비행기 자율 비행에 성공해 화제를 모았다. 이 회사의 전신인 ‘솔라임펄스 2’는 앞서 태양광만으로 세계일주에 성공한 바 있다. 보잉 747 날개보다 더 긴 71m의 날개에 1만 7000개가 넘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고 비행기 동체 윗부분에도 장착했다. 낮 동안 저장된 태양 에너지로 배터리 전원을 충전시켜 해가 없는 밤에도 비행할 수 있다. 미국 마이애미에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까지 연중 무휴 비행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조종사 없는 완전 무인 비행을 궁극적인 목표로 잡고 있다. 미국 에어버스는 군사 및 상업용 위성을 대체한다는 목표 아래 태양광 드론 ‘제퍼(Zephyr)’을 선보였다. 레이더를 피할 수 있는 성층권에 띄울 준비를 하고 있다.로보카인드가 만든 특수 교육용 로봇 '마일로'.(사진=로보카인드)자폐 스펙트럼 아동의 친구이자 선생이 된 로봇이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스타트업인 로보카인드(RoboKind)가 만든 특수 교육용 로봇 ‘마일로’는 친근하고 귀여운 외모에 그들과의 상호작용을 능숙하게 수행해 큰 인기다. 단순히 녹음된 웃음소리가 아니라 로봇의 눈과 코, 입을 통해 사람의 표정 변화를 직접 구현해 주어 시각적 교육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로봇의 얼굴과 몸에는 모두 29개 모터가 있어 자폐 상대방의 말하기 속도에 맞춰 조절할 수 있다. 이 로봇이 투입된 후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가 2.5% 수준에서 87.5%로 대폭 상승했다는 보고도 있다. 의사 소통과 행동 코칭, 정시 이해 등 16개 주제를 망라하는 142개 발당교육 커리큘럼을 탑재하고 있다.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2023-10-28 07:00 조진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