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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이름만' 사장, '이름난' 사장… 당신의 선택은?

(사진출처=게티이미지)저자는 전 세계 11개국에 3000여 개의 매장을 둔 한인 기업 최초 글로벌 외식 그룹 ‘스노우폭스(SNOWFOX)’의 창업주 회장이다. 베스트셀러 돈의 속성의 저자로 유명하지만 ‘사장을 가르치는 사장’으로 더 이름이 나 있다. 7년 여의 사장학 강연을 통해 제자만도 3000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 책은 사장들의 ‘멘토’로서 그가 경험했던, 사장이 되고 싶거나 이미 사장인 사람들이 묻고 싶었던 120가지 질문에 대한 실전적 해답이다.◇ 장사할 지, 사업할 지부터 정하라(사진출처=게티이미지)저자는 장사와 사업의 세 가지 차이를 말한다. 먼저, 일에 대한 능력이다. 사장이 직원들보다 뛰어나면 장사, 직원들이 사장보다 뛰어나면 사업이다. 다음은 시장 규모다. 가장 큰 경쟁자가 가깝게 있다면 장사, 전국 혹은 세계 등 멀리 존재하면 사업이다. 수입을 만드는 방식도 다르다. 장사는 수입을 자기 노동력으로 만들지만 사업은 노동과 상관없는 수입과 함께 다른 사업을 만들 추가 여력까지 제공한다. 그는 “사업하겠다 마음 먹었다면 당신의 직업을 entrepreneur, 즉 기업가로 리세팅하라”고 권한다.저자는 돈 버는 방법에 관해서도 네 가지로 분류한다. 자신의 시간을 파는 사람이 있다. 대부분의 급여생활자다. 다음은 작은 사업가나 전문직 종사자, 교육자처럼 타인의 시간을 조금 비싸게 파는 사람들이 있다. 타인의 시간을 파는 사람들도 있다. ‘기업가’들이다. 또 이런 기업들을 만들거나 재조정을 통해 이익을 얻는 ‘투자자’ 들이 있다. 저자는 “한 개인의 수입발전 모델은, 시간을 파는 사람으로 시작해 결국 기업가나 투자자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창업하기 가장 좋은 나이는 40대저자는 40대를 가장 창업하기 좋은 나이라고 말한다. 능력과 자본, 인맥이 완숙한 단계이기 때문이다. 망해도 한 두 번 더 기회가 있고, 나이가 있다 보니 분산투자 의지도 있다. 50대 창업은 권하지 않는다. 특히 “할까 말까” 하는 사람은 관두라고 말한다. 죽기살기로 해도 모자랄 판에 결정조차 못하고 묻고 다니는 사람이라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30대 창업은 ‘혁신적인 사업이라면’ 해볼 만하다고 말한다. 심신이 가장 조화로울 때라 빠른 생각으로 힘차게 일 할 수 있는 시기란다. 그렇기에 이익은 100% 재투자하지 말고 따로 20% 정도를 부동산이나 주식 등에 투자하라고 권한다. 20대 창업은 위대한 경험을 쌓을 순 있지만 대부분 실패한다고 말한다. 성공하면 더 위험하다고 말한다. ‘부피만 커진 어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10년 이상 버텨낸다면 무섭게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한다. 새로운 전략과 기술을 배울 시간이 충분했기 때문이다.◇ 성공하는 사장, 더 크게 성공하는 사장저자는 성공한 사업가들의 8가지 공통점을 제시한다. 그들은 비난이나 칭찬에 의연하다. 열심히 하기보다 영리하게 한다. 작은 일에는 세세히 관심 갖지만 큰 사고에는 무심하다. 미워해도 좋아한다. 모르는 걸 아는 척 하지 않는다. 작은 돈은 아끼지만 큰 돈은 아낌없이 쓴다. 휴일을 걱정없이 즐긴다. 경쟁자를 죽이려 하지 않는다.성공한 사람과 크게 성공한 사람들의 차이점도 전한다. 전자는 성공을 자기 능력이라 생각하지만, 후자는 행운이라 생각한다. 전자는 회사를 키워 팔려고 하지만 후자는 죽을 때까지 갖고 있으려 한다. 성공한 자는 하루에 20시간씩 일하고, 크게 성공한 자는 8시간만 일한다. 전자는 선배에게, 후자는 후배에게 배우려 한다. 크게 성공한 사람은 ‘회사’를 바라보지 않고 ‘산업’을 바라본다. 그리고 경쟁자를 이기려 몰두하는 대신 자신을 이기는데 더 힘쓴다.◇ 사장이 꼭 해야 할 일저자는 회사의 ‘스토리’부터 만들라고 권한다. 독특한 성공 스토리와 독창성, 믿을 만한 가치가 담긴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훌륭한 선생을 모시는 것도 중요하다. 이 때 반드시 두 가지를 살펴본 후 결정하라고 조언한다. 그가 상대를 자신의 안에 가두려는 사람인가부터 살피라고 말한다. 그런 스타일은 제자들이 자기 없이 성장하는 걸 가장 싫어한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는지도 살피라고 한다. 절대로 한 명의 선생만 두는 실수를 범하지 말라고도 덧붙인다. 한 사람만을 따르면 절대 그 사람을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이다.저자는 2년에 한 번은 사장이 꼭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말한다. 회사의 회계 정밀감사와 자신의 종합검진이다. 그는 매출만큼 중요한 것이 재무관리이고, 이익만큼 중요한 것이 절세라고 강조한다. 또 경영자의 건강은 회사의 운명과 직결된다면서 자신의 유고에 대비해 통장관리나 비밀번호 관리 등 예비플랜을 세우라고 말한다.◇ ‘괜찮은 사장’이 되는 법저자는 실패 이후의 태도를 각별히 강조한다. 자신도 여러 번 실패했지만 가장 잘한 일이 ‘다음날 일어나 걸었다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집안에 처박혀 있거나 술에 빠지지 않았는데 이것이 ‘신의 한수’였다고 자평한다. 그냥 아침마다 한 시간씩 아무 생각 없이 하염없이 걸었다. 갑자기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기에 연필 하나만 가지고 나섰다고 한다.저자는 누군가를 도와야 한다면, 도움을 준 사실 자체를 잊어버리라고 조언한다. 베푼 기억이 없으니 받을 것도 없는 이런 사람이 ‘초고수’다. 도움 준 것을 자랑하고 다녀 욕을 먹는 이는 ‘하수’다. ‘중수’는 도움을 준 다음 명예나 보답을 바란다. 그나마 ‘고수’는 베품 후 아무 것도 바라지 않거나 도움 받은 이가 다른 사람에게 같은 도움을 베풀기를 바란다. 저자는 “경쟁자에게조차 존경받는 사람이 되라”고 말한다. 훌륭한 경쟁자는 사업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사업 자체를 역동성 있게 만들어주는 사람이라며, 경쟁자를 죽이려 말고 그를 인정하고 존중하라고 조언한다.◇ 사업이 커지면서 생기는 ‘함정’과 ‘망할 징조’(사진출처=게티이미지)사업이 커지면 질투하는 친구부터 생겨난다. 이때가 인간관계를 한번 정리하고 갈 기회라고 저자는 말한다. ‘개국공신’의 반란도 야기된다. 이 때도 시스템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사람은 내보내라고 권한다. 체면이나 위세, 명예라는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 체면 때문에 융자금을 늘리거나 명예를 이유로 외부 일에 더 관심을 두게 되면 직원들도 경계심을 풀고 월급만 더 나오면 된다.저자는 사업이 망해가는 징조들도 적시한다. 정치인 등의 도움을 받아 회사를 키우고 싶어질 때, 하급직원에 지시나 업무확인이 눈에 띄게 줄 때, 사장이 어디 있는지 직원들이 자주 모를 때, 사장이 그림, 자동차 등 고급취미에 빠지거나 연예인, 정치인 등과 어울리기 시작하고 그것을 자랑할 때, 새로운 사장 친구들이 안내도 받지 않고 들락거릴 때, 전문경영인에게 일을 맡기고 회장 같은 타이틀을 모으러 다닐 때, 경쟁자를 무시하거나 가족이나 측근이 요직에 가득찰 때 등이다.전문가들이 사업을 키우지 못하는 이유도 설명한다. 자기과신을 먼저 꼽는다. 제 능력이나 경험을 과대평가해 무모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확증편향과 고정관념도 큰 걸림돌이다. 기존의 믿음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찾고 해석하거나, 특정 부분에만 집중한 나머지 다른 것을 보지 못한다. 저자는 때론 과감하게 비전문가의 입장에서 뒤돌아보고 이들의 의견을 경청할 것을 권한다.◇ 좋은 직원 뽑아 잘 키우는 방법(사진출처=게티이미지)저자는 뽑을 때는 ‘실력’을 보지만 키울 때는 ‘충성도’를 보라고 말한다. 직원에게는 명령과 지시를 명확히 하라고 조언한다. “사장의 가장 큰 실수 중 하나가 ‘사장의 언어’로 말한다는 것”이라며 상사도 제대로 지시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강조한다. 명확한 데드 라인을 주고나서 일의 마감을 기대하라고 강조한다. 칭찬할 때는 ‘고맙다’ 보다 ‘수고했다’는 표현이 낫다고 말한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칭찬해 주라고 권한다.경계해야 할 직원의 유형도 제시한다. 첫째는 사건을 확대하고 해결을 자처하는 유형이다. 승진 욕구가 강한 사람들이다. 둘째, 시스템이 아닌 몸으로 해결하는 유형이다. 셋째는 고객에게 너무 친절한 직원이다. 자칫 시스템을 무너뜨리고 회사에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말한다. 넷째는 사장을 대신하려는 직원이다.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하지만 책임도 지지않고 죄책감도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사장의 평가와 하급 직원의 평가가 다른 직원도 경계하라고 말한다. 사장의 평판을 깎아내리고 신입의 퇴사를 늘리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직원에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도 적시했다. 다른 직원을 험담하거나 자신의 재정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직원들 개인사를 너무 깊이 묻지 말고, 뜬금 없는 계획이나 노골적인 편애, 비윤리적이고 불법적인 행위, 화난 듯한 얼굴과 잦은 한숨도 금물이라고 지적한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3-04-08 07:00 조진래 기자

'원조 월드스타' 강수연, 1주기 추모집 '강수연'으로 확정

‘강수연 추모 사업 추진위원회’는 이달 말 출간 예정인 배우 강수연의 1주기 추모집 이름이 ‘강수연’으로 확정됐다고 5일 밝혔다.추진위원회는 “‘강수연’이라는 이름이 수식어가 필요로 하지 않을 만큼 크고 독보적”이라며 “배우의 타고난 성정도 꾸밈없고 지나친 수사나 장식을 좋아하지 않았기에 1주기 공식 추모집의 제목을 ‘강수연’으로 정했다”고 말했다.추모집에는 정성일 평론가와 정세랑 작가가 쓴 두 편의 글과 생전 고인과 함께 작업했던 지인들의 손편지가 수록된다.봉준호 감독과 설경구, 김현주 배우는 선배 강수연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손편지에 담았다.포토 아트북 형태로 기획된 추모집에는 고인의 영화 여정을 살펴볼 수 있는 출연작 및 촬영 현장의 미공개 스틸 등이 담겼다.5월 6∼9일 한국영상자료원과 메가박스 성수에서는 1주기 추모전 ‘강수연, 영화롭게 오랫동안’이 열린다.6일 영상자료원에서는 고인의 출연작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처녀들의 저녁식사’, ‘달빛 길어올리기’가 상영된다.7∼9일 메가박스 성수에서는 개막식을 비롯해 ‘씨받이’,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아제아제 바라아제’, ‘경마장 가는 길’, ‘그대 안의 블루’, ‘송어’, ‘주리’, ‘정이’가 스크린에 오른다.한편 ‘원조 월드스타’로 불렸던 배우 강수연은 지난해 5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로 치료를 받다 세상을 떴다.정민아 인턴기자 jma1177@viva100.com

2023-04-05 10:16 정민아 인턴기자

[브릿지 신간] 홍영아 <그렇게 죽지 않는다> 어떤책

저자는 20년 넘게 다큐멘터리 분야를 전문으로 활동해 온 방송작가다. 그는 ‘우리는 어떻게 죽는가’라는 프로그램을 준비하다가 두 가지 기이한(?) 사실을 알게 된다. 우리나라 말기 암 환자들이 다른 나라보다 3배나 많은 항암제를 사용한다는 것, 그리고 대부분이 죽기 한 달 전에 평생 쓴 의료비보다 2배가 많은 돈을 쓴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소생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운 사람들 혹은 그 가족들이 왜 이렇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을까, 우리는 과연 그런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현장감 있게 파헤친다.한국인 10명 가운데 3명은 암으로 사망한다. 그런데 그렇게 죽은 사람들의 30%가 죽기 전 한달 동안 적극적인 항암제 치료를 받는다. 저자는 말기 암 환자에게 행해지는 적극적인 항암 치료가 얼마나 죽음의 질을 떨어뜨리지 얘기한다. 선진국에선 그 엄혹한 사실을 알기에 항암제 권유 대신 진통제를 처방하면서 되도록 환자가 고통없이 삶을 정리하게 해준다고 전한다. 임종 1개월 전에는 마약성 진통제가 필요한데, 우리나라에서는 그 사용량이 선진국의 10분의 1 수준이라고 전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평생에 쓰는 의료비의 3분의 2를 임종 전 한 달 사이에 쓰고 있다고 말한다.저자는 암으로 사망한 환자 100명 중 무려 73.6명이 심폐소생술 같이 효과는 없고 임종 과정만을 연장하는 ‘의학적 시술’을 받았다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자료를 인용해, 죽음 앞에 약자인 우리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것이 어쩔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지만, 저자는 “병원에 입원한 사람에게는 의료진이 시키는 대로 해야 산다는 ‘기계적 믿음’이 있다”면서, 사망을 선고받은 노인들이 바로 그런 이유로 위 내시경과 대장 내시경을 받는 현실을 비판한다.저자는 죽음의 장소로 병원이라는 곳이 마땅치 않다는 편견을 갖고 있다고 고백한다. 병실이나 길바닥, 혹은 낯선 어딘가에서 죽는 것보다 집에서 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최근 급격히 늘고 있는 ‘고독사’의 안타까운 현실을 얘기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고독사를 막는 하나의 방법으로 ‘습관’을 강조한다. 늘 아침운동하던 사람이 보이지 않자 그의 집으로 달려가 죽음을 확인한 지인의 사례를 예로 들면서 “습관이 남에게 내 죽음을 알릴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카드임을 잊지 말라”고 조언한다.‘편안한 죽음’을 맞기에는 아직 우리 관련 인프라는 열악하다. 저자는 그 한 예로 ‘임종실’ 부족을 지적한다. 2019년 통계에 따르면 전국 42개 상급 종합병원 가운데 17개 병원만이 임종실을 1곳 씩 운영중이라고 한다. 병원에서 죽는 사람이 한 해 20만 명이 넘는 현실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현행 의료법에 이를 의무화하고 있지 않아 ‘연명의료결정법’에 의거해 호스피스 전문기관에만 임종실을 1곳 이상 설치하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이른바 ‘빅5’라는 대형병원 중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이 각 1곳, 세브란스병원이 2곳, 호스피스병동을 갖춘 서울성모병원이 3곳을 운영 중이며, 호스피스 병동이 없는 삼성서울병원에는 임종실이 없다. 대안으로 1인실이 거론되고 있지만 엄청난 비용 문제가 발목을 잡는다.저자는 연명치료와 관련해 가족과 요양원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도 들춰낸다. 한 요양원 원장이 부모의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는 가족들에게 “이건 ‘연명치료’가 아니라 그냥 ‘치료’예요”라고 말하고, 온갖 튜브를 달아 환자를 볼 수 없을 정도인 중환자실 안의 어지러운 현실을 전한다. 장례식을 치르고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사람들이 망인에게 못해 준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가장 후회하는 지를 들려준다.이 책은 삶과 죽음의 현장을 가장 가까운 것에서 지켜 본 가족들의 이야기다. 더불어 이런 상황을 가장 객관적으로 지켜보려 애쓴 저자의 담백하면서도 인간적인 글이 더욱 절절한 느낌을 준다. 죽음이란 나와 내 가족에게 결코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누구에게나 벌어지지만 실감나지 않을 죽음’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주는, 그래서 더더욱 준비된 죽음을 준비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책이다.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2023-03-30 08:44 조진래 기자

[브릿지경제 신간 베껴읽기] 이인규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 누가 노무현을 죽였나>

노무현 대통령 수사를 맡았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수부장의 자전적 고백서이자 실제 수사기록이다. 저자는 2023년 2월 21일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공소시효가 끝남에 따라 국민들에게 노 전 대통령 수사의 ‘진실’을 알려야 할 때가 되었다고 판단해 이 책을 집필했다고 밝혔다. 이른바 ‘논두렁 시계’ 사건을 비롯해 검찰의 모멸적 수사에 따른 노 전 대통령 자살설 등 항간에 잘못 알려진 많은 사실들에 대해 당시 조사의 책임자로서 당시 사건과 조사의 모든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다. 출간도 되기 전에 이 책의 내용과 저자를 향한 비난과 비판이 쏟아졌다. ‘노무현을 죽인 검찰’이라는 프레임이 여전한 탓으로 보인다. 당시 조사 때문에 한 동안 직업도 갖지 못하고 해외로 나가있을 수 밖에 없었던 저자가 10여 년 만에 풀어 놓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으로 덮어졌던 실체적 진실을 들어보자.◇ 노무현 수사의 진실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국세청의 2008년 7월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 탈세 고발사건에서 시작됐다. 국세청은 당시 세무조사 과정에서 박 회장과 노 전 대통령의 부동산 거래 사실, 노 전 대통령 재임 때 박 회장으로부터 회갑선물로 시가 2억 원 상당의 피아제 남녀시계 한 쌍을 받은 사실, 그리고 퇴임 직후인 2008년에 차용증을 써주고 15억 원을 빌린 사실 등을 파악하고 있었다. 저자는 “박연차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스폰서였다”고 적었다.박 회장은 이외에도 청와대 경비 명복으로 3억 원을 정상문 당시 청와대 비서관에게 주었고, 노 전 대통령 아들 노건호 씨의 미국 주택구입자금 명목으로 100만 달러를 주었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퇴임 후 사업자금으로 500만 달러를 준 사실도 인정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거의 모든 것을 부인 권양숙의 책임으로 돌리고, 자신은 뒤늦게 알았다고 한발 물러서며 법적 책임을 면하려 했다고 저자는 적었다.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던 노 전 대통령의 이런 태도에 지지세력들이 더 가혹하게 뭇매를 때렸다. 진보 언론들도 ‘국민들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노무현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 ‘지도자답게 산화하라’고 맹폭을 가했다.검찰은 노 전 대통령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던 강금원 회장도 구속했다. 저자는 그가 장관 인사와 청와대 인사에까지 깊숙이 관여한 증거를 들면서 “강 회장이야말로 ‘국정농단자’”라고 일갈했다. 퇴임 후 노 전 대통령의 사업체가 될 ‘봉화’에 자금을 유치한 사례를 들면서 “박근혜 정부의 미르재단과 다를 게 무엇이냐”고 꾸짖었다.◇ 노 대통령의 자살, 다시 활개치는 ‘노무현 팔이’정상문 전 총무비서관 구속을 계기로 노무현 수사에 가속이 붙는다. 노 전 대통령은 그제서야 ‘사람세상’이라는 자신의 홈 페이지에 “국민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한다”고 적었다. 더 이상 자신은 지지자들이 추구하는 가치의 상징이 될 수 없으며, 자신은 이제 민주주의나 진보 정의 진실 같은 말을 할 자격을 잃어버렸다며 “이제 저를 버리셔야 한다”고 적었다. 저자는 사실상의 항복선언으로 평가했다.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불구속 수사 방침을 정한 검찰은 명품시계 수수 부분을 뺀 나머지 정황에 관해 질문서를 보내면서 2009년 4월 30일 대검 중수부로 출석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저자를 비롯한 검찰 조사관들은 조사 당일 모두 예의를 지켜 전 대통령에게 예우를 다했다고 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노 전 대통령이 “이 부장, 시계는 뺍시다. 쪽 팔리잖아”라며 먼저 시계 부분을 언급했다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권 여사가 시계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회갑일인 2006년 9월 27일이 아니라 퇴임 후 1년 5개월 정도 후에 형 노건평의 부인에게서 받아 두었다가 1년 넘게 이를 숨겼던 것이고 진술했다고 저자는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은 거듭해서 자신은 시계를 본 적이 없으며 그마저도 권 여사가 겁이 났던지 밖에다 내다 버렸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검찰은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이 재임 때 이미 박연차 회장에게 고마움을 분명히 표현했다는 정황증거를 확보하고 있었다. 이른바 ‘논두렁에 버렸다’는 시나리오로 노 전 대통령을 폄훼한 것은 이명박 정부 들어 국가정보원이 개입해 만들어낸 것이라고 적었다.문제는 대면 조사 후 신병 처리가 늦어지는 바람에 벌어졌다. 저자는 미국에서 주택구입 사실을 확인하는데 시일이 소요된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추가 금품수수와 미국 주택구입 관련해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 추가 조사하는 사이에 노 전 대통령이 죽음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세간에선 “검찰이 신속하게 구속수사했다면 그럴 일이 없었을 것”이라는 비난과 함께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인간적인 모멸감을 검찰이 주었기 때문”이라는 확인 안된 루머들이 횡행하기 시작했다. 그 동안 노무현을 비판하던 동료들과 진보 언론들의 태도도 표변했다. 저자는 특히 당시 변호를 맡았던 문재인 전 비서실장을 강하게 질타했다. 변호인으로 무능했다고 일갈했다. 변호인으로서 노 전 대통령을 위한 의견서도 한 장 내지 않았고, 더욱이 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음에도 2021년 6월 자신의 회고록 운명에서 사실을 왜곡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전 대통령 사망 때만 해도 “정치보복에 의한 타살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던 사람이 나중에 “대통령의 죽음은 정치적 타살과 진배없었다”고 말을 바꿈으로 검찰의 노 전 대통령 수사를 폄훼하고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저자는 “대통령 출마를 결심하고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기 위해 노무현의 안타까운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많은 정치인들과 진보언론들도 당시에는 노 전 대통령의 과오를 비판하고 거리를 두더니, 선거판이 시작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검찰에 모든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저자는 “심지어 그들이 의미를 상실했다며 손가락질했던 ‘노무현 정신’을 다시 입에 올리며 ‘상주(喪主) 코스프레’에 앞다퉈 나섰다”며 맹비난 했다.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 전 대통령을 이용한 것이나 다름 없다는 것이다.◇ 재벌기업 수사 저자는 2002년 8월 서울지검 2차장 산하 형사9부장으로 부임했다. 나중에 금융조사부로 확대 개편된 조직이다. 당초 특별수사부에서 담당하던 기업 금융 수사를 형사부에서 맡아 성공리에 처리하면서 이곳에서 그는 ‘재계 저승사자’라는 별칭을 얻게 된다. 부임 당시 소속 검사들에게도 “사자의 능력을 가진 우리가 하이에나처럼 죽은 고기나 먹을 수 있느냐”며 적극적인 수사를 독려했다고 적었다. 그는 이곳에서 명동사채업자와 새롬기술 수사를 담당한 후 이른바 ‘불법 대북송금 사건’을 맡게 된다. 현대그룹이 북한에 4억 5000만 달러를 불법으로 보낸 사건이었다. 저자는 검찰이 사실상 전모를 모두 밝힌 사건을 당시 노무현 정부가 전 정권에 면죄부를 주기 위해 ‘특검’으로 포장했다고 비판했다. 당시 집권 세력의 입맛대로 짜인 각본에 따라 특검 수사가 이뤄지는 바람에 결국 법치주의 국가에선 있을 수 없는 법과 절차 위반이 자행되어 북한만 이롭게 했다고 비판했다. 보수 정치권 역시 당리당략에 급급해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도외시했다고 싸잡아 꼬집었다.재벌기업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의 시작은 SK부터 이뤄졌다. 최태원 회장이 그룹 지배권을 강화하기 위해 자신이 보유한 워커힐 주식과 SK CC가 가진 SK주식회사 주식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수백 억 원의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밝힌 언론보도가 시작이었다. 재벌기업의 부당한 내부거래를 통한 편법적이고 불법적인 부의 세습을 막아야 하겠다고 판단한 저자는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벌여 엄청난 증거 확보에 성공한다. 그 과정에서 수조원 규모의 분식회계 사실이 적발되었고 이를 계기로 SK를 비롯한 재계 전반으로 수사가 확대되었다. 전방위적인 로비와 수사방해가 있었지만 결국 검찰은 사상 처음으로 재벌 회장이 구속되는 전례 없는 결과가 만들어졌다.◇ 불법 대선자금 수사검찰 수사는 정치권의 대선자금 수사로 확대된다. 기업인 수사 과정에서 이해창-노무현 대선 후보 및 각 당에 엄청난 불법자금이 흘러 들어간 정황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그룹들이 적게는 수억 원, 많게는 200억~300억원은 물론이고 노무현 당선인에게는 별도로 당선 축하금까지 제공되었음이 추후 수사에서 밝혀졌다. 노무현 정권이 부당내부거래 수사를 시작으로 이뤄진 재벌기업 수사 자체를 탐탁치 않아 한 이유였다. 새 정부는 오히려 ‘속도조절’ 압박을 하기도 했다. 정권 교체기라는 미묘한 시기에 자신들의 허락 없이,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대형수사로 참여정부 출범에 부담을 주었다며 질책했다. 노 전 대통령도 이 같은 범죄와 자신은 아무런 관련이 없으 자신은 전혀 알지 못했다며 ‘유체이탈 화법’으로 항변했다고 저자는 전한다.개혁 대상인 검찰이 새로 탄생한 정권에 저항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노 전 대통령이 취임 직후 가진 검찰과의 대화에서 “검찰 수뇌부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한 배경이다. 하지만 불법 대선 자금지원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여야 할 것 없이 정치권은 모두 도덕성에 치명타를 안게 된다. 결과적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이회창은 낙마하고 노무현은 최대 수혜자가 되는 아이러니가 빚어졌다고 저자는 평가했다. 정치권과 기업인들이 고초를 겪었으나 저자는 “불법 대선자금 수사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내는 데 기여했다”고 자평한다.◇ 이인규에게 검사란?저자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체가 ‘두 얼굴’을 가졌음을 인정했다. 그렇기에 공정한 룰에 의해 작동해 일탈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검사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검사가 된 것도 ‘나쁜 놈’, 그 중에서도 ‘힘센 나쁜 놈’을 수사해 처단하는 일을 하고 싶어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검사란 공익의 대표자로서 정의와 이권을 바로 세우고 범죄로부터 국민을 지키라는 막중한 사명을 부여받은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자신도 이에 불의를 참지 않는 용기 있는 검사, 힘없고 소외된 사람을 돌보는 따뜻한 검사,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검사가 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고 말했다. 워낙 노무현 수사에 그의 모든 경력이 초점 맞춰져 있지만, 개인적으로 그는 검사로 재직하면서 한미범죄인인도조약(SOFA) 체결과 자금세탁 방지법 체제 구축에 크게 기여한 것을 가장 보람 있고 자랑스러운 일로 꼽았다. 저자는 책에서 전·현직 정치인 및 관료들과의 인연도 소개해 주목을 끌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섭섭함이다. 저자는 노 전 대통령 조사 과정에서 느꼈던 서운함에 더해 문 전 대통령이 국가 수장으로서의 역할도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국민들을 갈라치기하고 종복적인 유화정책으로 북핵위기를 가져와 국가와 국민을 위태롭게 만들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한동훈 현 법무장관과의 인연도 짤막하게 소개했다. 노 전 대통령 수사 당시 임관 1년을 갓 넘은 검사로 처음 인연을 맺었고 이후 재벌수사에서 기여를 많이 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영민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인상에 논리적이고 사안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이 탁월했다. 기회가 주어져 경험이 쌓이면 크게 성장해 검찰의 동량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검사 출신의 윤석열 현 대통령과의 인연은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2023-03-27 07:51 조진래 기자

[비바100] 물의 가치, 제대로 알아야 제대로 쓴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우리 곁에 가장 흔한 것이 ‘물’이다. 마땅한 대체재가 없음에도 우리는 정작 ‘물’의 진정한 가치를 잘 모른다. ‘물 쓰듯 한다’는 표현처럼, 흔하고 하찮은 존재로 여기기 일쑤다. 그나마 최근에야 ‘물은 생명’이라는 말이 익숙해지면서 그 소중함을 인식해 가고 있어 다행스럽다. 이 책은 평생 ‘물’을 연구해 온 저자가 물을 소재로 역사와 문화, 철학, 과학을 넘나들며 쓴 ‘물의 인문학’이다.물은 비밀을 알고 있다|최종수|웨일북◇ 제대로 대접 받지 못하는 ‘물’우리 말 표현에는 물이 대부분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흔하고 하찮은 것, 쉬운 것 등으로 묘사된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인 ‘삼도천’을 넘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길을 간다는 뜻의 ‘물 건너가다’라든가, 애쓴 보람 없이 헛일이 되었다는 뜻의 ‘헛물켜다’ 등이 대표적이다. 그나마 긍정적인 표현이 ‘물이 좋다’, ‘물이 오르다’ 정도인데 그 마져도 순수하게 긍정적인 의미로 보기는 어렵다.동서양 현인들은 그나마 물의 가치를 인식했다. 도가(道家)는 도덕경에서 무위자연(無爲自然)을 강조했다. 항상 낮은 곳으로 다투지 않고 흐르는 물처럼 살라고 가르쳤다. 서양에서는 탈레스가 “만물은 물”이라고 주장했다. 모든 생명체는 물에 의지해 살아가며, 모든 것은 물이 변해 만들어졌다고 했다. 이 때부터 만물을 지배하는 원리는 초자연적 존재가 아니라 자연적인 존재 또는 과학적인 물질이라는 혁신적인 사고가 생겨났다.◇ 대한민국의 ‘물’ 현실1993년에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가 우리나라를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했다. 우리의 1년 강우량은 1300㎖로 세계 평균(807㎖)보다 1.6배나 많다. 하지만 여름에 집중되어 관리가 어렵다. 그나마 3분의 1이 그대로 바다로 흘러간다. 그럼에도 인당 물 사용량은 280ℓ로 유럽 호주보다 많다. 지하수까지 퍼내니 물이 고갈될 수 밖에 없다. ‘물 스트레스국’을 넘어 곧 유엔 지정 ‘공식 물 부족 국가’가 될 처지다.우리나라 하수처리율은 95% 수준이다. 하루 방류수량이 2000만 톤에 달한다. 하지만 ‘하수처리된 물’이라는 낙인이 찍혀 매일 청계천 500개를 채울 물이 그대로 버려진다. 영국의학저널이 2007년에 지난 150년 동안 의학 분야의 이정표가 될 만한 업적을 물었더니 1위가 놀랍게도 ‘상수도’였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도 “인류 평균수명이 최근 100년 새 30년 가량 늘어난 것은 상수도 보급 덕분”이라고 했다. 우리도 상수도 보급률이 99.4%에 이른 덕분에 콜레라나 이질, 장티푸스 같은 저개발국형 수인성 전염병이 사라졌다.◇ 역사 속의 ‘물’측우기의 발명자는 장영실이 아니다. 2010년 기상청이 세종대왕의 아들 문종(文宗)으로 공식화했다. 1441년에 문종이 만들고 그 해 5월 19일에 세종대왕이 공포했다는 것이다. ‘발명의 날’이 이날이다. 측우기를 계기로 데이터 축적이 이뤄져 기후 예측이 가능해 졌고, 비로소 물의 자연현상을 연구하는 ‘수문학(水文學)’이 태동했다.우리 역사상 최대 승전보로 평가받는 살수대첩과 귀주대첩은 수공(水攻)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 두 전쟁을 언급한 우리와 중국의 역사서 어디에도 보(堡)를 무너뜨려 수공을 했다는 기록이 없다. 신채호의 조선상고사에만 두 대첩을 수공으로 기록하고 있다. 지금이야 단기간에 보를 쌓거나 순식간에 보를 무너뜨리는 기술이 가능하지만, 당시 과연 그런 기술이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남는다.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최단 뱃길인 수에즈 운하는 우리 역사를 바꿀 뻔 했다. 러일 전쟁 중 러시아가 유럽 발트함대를 파견하기 위해 이곳을 통과하려 하자, 운하 소유국이던 영국이 좁은 수심과 폭을 핑계로 대형 군함의 통행을 불허했다. 결국 러시아 주력함대는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돌아 7개월 만에 일본 쓰시마해에 도착했고 오랜 항해에 지친 러시아 해군은 일본에 패퇴했다. 그리고 우리는 ‘을사늑약’으로 주권을 빼앗겼다.◇ 지구와 물지구 표면은 ‘바다’로 덮여있어 우주에서 보면 지구(地球) 라기 보다 수구(水球)에 가깝다. 지구상의 물 97.5%는 바닷물이다. 2.5%만이 민물이나 담수인데 대부분 빙하나 만년설로 존재한다. 호수나 하천, 지하수는 전체의 1% 정도다. 하천과 호수로만 한정하면 0.0086%로, 지구 모든 물의 1만분의 1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2050년이면 전 세계 인구가 90억 명에 이르고, 이 중 절반이 물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고 경고한 상태다.남극과 북극 중 어디가 더 추울까? 남극 평균 기온은 영하 55도, 북극은 영하 33~40도다. 남극이 땅 위의 얼음덩이 대륙인 반면 북극은 물 위의 얼음덩어리 바다이기 때문이다. 극 지방 얼음이 녹으면 바닷물 수위가 높아져 큰 위기를 맞을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물로 변하면 부피가 줄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낮다. 문제는 육지를 덮고 있는 빙하나 빙상이다. 그린랜드와 남극 얼음이 녹으면 해수면이 60m 가량 높아질 수 있다. 바다도 검푸른 색으로 변해 햇빛 반사 정도가 달라져 바닷물 온도 상승으로 더 큰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물 분쟁이 가장 심각한 곳은 요르단강 유역이다. 1967년의 이른바 ‘6일 전쟁’은 시리아의 요르단강 상류 댐 건설이 발단이었다. 승리한 이스라엘은 갈릴리 호수 발원지인 골란고원을 강제 점령 후 돌려주지 않고 있다. 아프리카 사막의 젖줄 ‘나일강’ 주변의 긴장감도 대단하다. 상류의 에티오피아가 2011년부터 대규모 댐을 짓고 있어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이집트는 물 부족 발생 시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선포한 상태다.◇ 물과 과학요즘은 기우제 대신 하늘에서 구름에 화학물질을 뿌려 인공강우를 만든다. 인공강우는 ‘구름씨앗’이라는 물질을 구름 속에 뿌려 수증기를 물방울로 응결시키는 기술이다. 수분을 먹은 구름이 전제조건이다. 현재 기술로는 구름을 만드는 것 까지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인공강우로 특정 지역에 비를 내리면 원래 비가 내릴 지역에 비가 내리지 않아 지역간 또는 국가간 분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성인 한 사람은 하루에 평균 0.5~0.7ℓ의 땀을 흘린다. 땀은 99%가 물이며 1%가 나트륨 같은 전해질이다. 따라서 운동 후 수분을 섭취할 때 물만 마시면 안된다. 이온 성분도 보충해 주어야 한다. 땀을 자주 흘리지 않으면 땀샘 기능도 퇴화된다.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는 사람보다 빨리, 더 많이 땀을 흘리는 이유다. 사우나에서 땀 빼기도 좋지만, 운동을 통해 신체 온도가 서서히 올라가면서 배출하는 땀이 좋은 땀이다.◇ 물이 만든 명품, 음료와 술“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커피인가요?”. 커피 본고장이라 할 유럽에선 따뜻한 아메리카노도 찾기 힘들다. 그들에게 커피란 뜨거운 ‘에스프레소’다. 2차 세계대전 때 점령군이던 미군은 진하고 쓴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에 질색해 물을 타 마시곤 했다. 이에 현지 사람들이 “미국인들은 커피를 마실 줄 모르는 놈들”이라 조롱하며 물 탄 커피를 이탈리아어로 미국인을 뜻하는 ‘아메리카노’로 처음 불렀다고 한다.그리스 로마 신화의 ‘올림포스 12신’에 술을 관장하는 디오니소스가 나올 정도로 와인은 일찍부터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런 와인이 지금처럼 어려워진 것은 ‘대중화’ 탓이다. 병에 담아 파는 과정에서 관련 정보를 담은 라벨이 필요했다. 와인 이름과 포도 종류와 수확 연도 등을 적으면서 어려운 술이 돼 버렸다. 와인 이름은 양조장(포도원) 명칭으로 정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프랑스 사토 와인이 대표적이다.조선시대에는 궁중에 ‘상온’이라는 담당 책임자가 정 3품 당상관일 정도로 술빚기가 중요했다. 당시 전통 술도 300여 가지에 달했다. 일제강점기인 1916년 ‘주세령’ 발표에 소규모로 만들던 술이 면허사업으로 바꾸었고, 전통 술들이 도태되어 대규모 양조장들이 자리를 잡게 됐다.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우리 전통 술은, 쌀로 술 만드는 것을 금지하는 1965년 양곡관리법 조치로 증류식 소주 제조업체들까지 모두 사라지게 된다.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2023-03-25 07:00 조진래 기자

[책갈피] 지구를 위한 마지막 선택, 수소가 바꾸는 미래

수소 자원 혁명|마르코 알베라|미래의창우리는 왜 지금 ‘수소’에 집중해야 하는가? 에너지 전문가인 저자는 ‘넷 제로’와 ‘탈 탄소’가 절박할 만큼 생존의 위기를 맞고 있는 지구환경 속에서, 청정 에너지인 수소야 말로 작금의 기후위기에서 지구를 살릴 수 있는 ‘궁극의 에너지’라고 확언한다. 100여 년 동안 이어온 화석연료 시대를 끝내고 인류를 환경 문제에서 자유롭게 해 줄 미래 에너지원은 수소가 유일하다는 것이다.저자는 20여 년을 축적한 방대한 실측적 데이터와 경험을 바탕으로 인류가 왜 수소 기술에 집중해야 하는 지, 그 기술적 한계는 무엇이고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 지, 또 인류는 기존의 에너지관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를 일러준다. 그는 수소가 지구 표면의 75%에 달하는 ‘물’ 에서 언제든 채취할 수 있으며 심지어 화석연료에서도 분리해 낼 수 있을 만큼 흔하고, 거기에다 대단히 경제적이기까지 하다고 말한다. 연료전지로 전기를 생산해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 폭 넓게 사용될 수 있으며, 기술개발 속도가 더 빨라지면 곧 항공기나 선박에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 낙관한다.저자는 “전 세계의 부와 권력이 ‘수소’에 집중될 것이며, 수소를 가진 자가 미래를 가질 것”이라고 확언한다. 실제로 에너지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그린수소 실용화 연구가 활발하다. 환경친화성 덕분에 원자력과 함께 ‘넷 제로’ 목표 달성의 ‘키 에너지’ 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관건은 수소 분해 기술의 조기 상용화 여부다. 기술력만 갖춰지면 그야말로 무한의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어, 인류 에너지 문제를 크게 덜어줄 수 있다. 그는 “수소는 화석연료처럼 유해한 부산물도 없어 환경적인 측면에서나 경제적 측면에서 가장 확실한 미래 에너지원”이라고 거듭 강조한다.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K걸그룹 최초' 트와이스, LA 소파이 스타디움 공연 매진정유라 "母최서원 수술비 걱정…도와달라" 계좌번호 공개'소년판타지', 베일 속 무대 영상+1회 예고편 공개남경필 장남, '필로폰 투약' 혐의 또 체포…가족이 신고 "나는 완벽한 솔로" 홍진영, '도경완 불륜' 가짜뉴스 반박'교통 통제' 25일 종로, 광화문 등 서울 도심서 집회·행사

2023-03-24 07:00 조진래 기자

[브릿지 신간] 안종배 <챗GPT-4 인공지능 미래세상> 광문각

챗GPT와 GPT-4 인공지능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고 70개 영역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국내 첫 AI 실용서가 출간되어 주목을 끈다.미래학자이자 인공지능 메타버스 전문가인 안종배 국제미래학회 회장이 쓴 챗GPT-4 인공지능 미래세상(광문각)은 저자가 직접 챗GPT와 GPT-4를 실전 활용하면서 익힌 경험을 기반으로 누구나 쉽게 챗GPT와 GPT-4를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와 활용법을 담았다. 저자는 “지난 3월 15일 선보인 GPT-4는 2022년 12월 1일 첫 버전 공개 이후 4개월 만에 8배 이상 똑똑해졌다”고 평가한다. 이를 계기로 기존 ‘알파고’가 주었던 충격과는 비교가 안 되는 거대한 인공지능 상용화의 물결이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챗GPT와 GPT-4가 누구나 어떠한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는 ‘초거대 인공지능 시대’, 즉 범용 인공지능 시대의 서막을 연 것이라는 설명이다.저자는 “이제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하고 협업해야 하는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그는 챗GPT와 GPT-4의 실용화 덕분에 인공지능은 우리의 일상과 직업, 비즈니스, 산업, 의료, 정치, 경제, 사회, 문화예술, 교육, 종교 등 거의 모든 영역에 스며들고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챗GPT와 GPT-4가 이러한 변화의 서막이라고 말했다. 안 회장은 서문에서 “이제 일반인도 쉽게 인공지능의 위력을 실감하고 그 유용성을 쉽게 체험할 수 있게 됨으로써, 인공지능과 인간이 공존하고 협업하는 시대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누구나 쉽게 초거대 범용 인공지능 시대를 여는 챗GPT, GPT-4 인공지능이 바꾸는 미래 세상을 이해하고 이를 스스로 선용하는 활용법을 익혀 미래 세상을 대비하고 선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저자는 특히 “챗GPT와 GPT-4 인공지능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되, 인간 스스로가 주체가 되도록 챗GPT, GPT-4 인공지능을 수단으로 산출물을 참조해 창의성과 열정을 통해 자신만의 최종 결과물을 만들어 선용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인공지능이 건강하게 발전하고 유용하게 선용되어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과 사회 및 개인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저자는 남녀노소 누구나 챗GPT와 GPT-4 인공지능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챗GPT와 GPT-4 인공지능 활용 시에 우리가 주체가 되어 무엇을 중시해야 하는지, 인공지능이 어떻게 우리 삶에 적용되고, 어떻게 다양한 영역에서 선용할 수 있는지를 70가지 영역에서 직접 체험하며 활용법을 익힐 수 있도록 다양한 사례와 함께 소개한다.제1부에는 챗GPT, GPT-4 인공지능 이해와 사용법을 소개한다. 챗GPT와 GPT-4란 무엇인가를 시작으로 챗GPT와 GPT-4의 핵심 인공지능 기술, 챗GPT와 GPT-4의 역사와 전망, 그 활용 영역과 사용 방법, 특히 챗GPT와 GPT-4 스마트폰 사용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다.제2부에는 챗GPT, GPT-4 인공지능 미래 라이프 활용 사례를 소개한다. 챗GPT GPT-4 인공지능으로 건강하고 맛있는 식사하기, 나만의 멋진 패션 뽐내기, 편리하고 안전하게 홈 생활하기, 건강한 의료 서비스 누리기 등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쉽고 재미있게 저술했다.제3부에는 챗GPT, GPT-4 인공지능의 미래 경제 비즈니스 활용 방안을 소개한다. 챗GPT GPT-4 인공지능으로 자산 투자 전략 성공하기, 맞춤 금융 서비스 누리기, 배달 유통 비즈니스 체험하기, 스마트워크 효과 높이기, 창업·창직 아이디어 내기, 사무 업무 효과 높이기 등을 알려준다.제4부에는 챗GPT, GPT-4 인공지능 미래 창의·창작 활동 활용을 전해준다. 챗GPT GPT-4 인공지능으로 시 작품 쓰기, 단편소설 쓰기, 작사 및 작곡하여 연주하기, 그림 작품그리기, 영상 만들기 등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소개한다.제5부에는 챗GPT, GPT-4 인공지능 미래 전문 서비스 활용 방안을 소개하면서 법률 자문 받기, 세무 서비스 상담 받기, 논문 및 보고서 작성하기, 언론기사 작성하기, 코딩 작업하기 등을 알려준다. 제6부에서는 챗GPT, GPT-4 인공지능 미래 교육 활용으로, 교과 공부 학습하기 등을 소개하고   제7부에서는 챗GPT, GPT-4 인공지능 미래 목회와 영성 및 인성의 중요성을 일러준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2023-03-23 08:57 조진래 기자

[비바100] 부자가 되기 전에 먼저 인간이 돼라!

(사진출처=게티이미지)분명 고수이긴 하나 성향은 극명하게 갈린다. 지난 2일 출간된 재야의 명저 ‘세이노의 가르침’과 비슷한 시기 신민철 작가가 내 놓은 ‘돈의 규칙’이 그렇다. 2000년대부터 카페에 올라온 글들이 몰래 제본되거나 전자책으로 유통될지언정 전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전자와 달리 후자는 최근 유튜브 채널 ‘멘탈이 전부다’로 팬덤을 확보한 뒤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세이노의 가르침’이라는 제목만 보고 일본 사람일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필명 ‘세이노’(Say No)는 믿고 있는 것 들에 ‘No!’를 외치고 제대로 살아가라는 뜻이다. 여러 판본을 모으고 저자의 확인을 거친 후 최근 생각까지를 추가로 수록해 가치를 더한다. 실제로 수많은 성공 투자자들이 그가 카페에 자유롭게 올려 놓은 경험담과 뼈를 때리는 조언을 읽으며 마음을 가다듬었다.책으로 만들 생각을 애초에 하지 않았기에 세련된 문장이나 심오한 주제는 나오지 않는다. 다만 부자가 되기 위해 어떤 인간관계를 손절해야 하고 자식의 정신무장을 어디까지 시켜야 ‘부의 대물림’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확고함으로 가득하다. 자신이 힘들었던 순간을 미화하지도, 그렇다고 ‘그땐 그랬지’식으로 두둔하지도 않는다. 실패를 인정하고 이를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로 만들기 위한 인고의 시간을 버틸 자신이 없으면 “그냥 지금 살던대로 살라”고 말한다. 벼락거지가 되고 가난을 물려주면서 말이다. 세이노의 가르침_피보다 진하게 살아라|세이노 (사진제공=도서출판 데이원)무엇보다 이 책은 단순히 재테크와 부의 확장을 넘어 인생의 선배로서 ‘제대로 사는 법’에 가깝다.천억원대 자산가로 알려진 그는 무일푼에서 시작해 부동산 사업과 증권 투자 등을 통해 부를 축적했다. 성공을 위한 삶의 자세부터 좋은 의사와 병원 구별법, 돈값하는 변호사를 만나는 법,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와 가족간 돈 거래를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등 어쩌면 부모조차 하지 못했던 조언을 쏟아낸다.‘세이노의 가르침’은 발간 첫날부터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저자 세이노는 서문에서 “카페에서 회원들이 내 글들을 정리해 공동 제본집을 만들었고 PDF 파일을 만들어 무상으로 공유도 했다”면서 이번 출간은 “현재 판매되고 있는 제본 가격(7200원) 수준으로 책을 출판하고 싶다”는 도서출판 데이원의 제안을 승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에 교보문고 관계자는 “팬덤 효과가 식을 줄을 모르고 여전히 압도적인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다. 독자들이 만든 팬덤이 책으로 완성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신민철의 ‘돈의 규칙’은 한권의 책으로 나오기까지 채 3년이 걸리지 않았다. 일명 ‘처리형’으로 스타가 된 신 작가는 30대에 퇴사 후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투자자, 사업가 겸 프리랜서다. 2020년 시작한 유튜브 채널 ‘멘탈이 전부다’로 약 1년 6개월 만에 구독자 10만명을 달성했다. 그는 13년간 자신 역시 개미로 살아왔음을 고백하고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을 철저히 유료화시켜 ‘공짜로 접할 수 있는 지식에 열공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자신 역시 수많은 선배들의 가르침을 좋은 시대에 태어나 만끽하고 있음을 숨기지도 않는다.다만 “내가 아무리 좋은 정보를 쏟아낸다 하더라고 정작 본인이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게 재테크 공부”라며 “실제로 실천하는 사람은 극소수”임을 자조한다. 동시에 온라인 클래스 플랫폼 ‘클래스101’의 크리에이터로 ‘돈 값하는 정보’를 올리고자 노력한다.돈은 당신의 명령을 기다린다_돈의 규칙|신민철(처리형)(사진제공=베가북스)첫 책에는 돈의 본질을 꿰뚫고 그것을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는 노력이 곳곳에 보인다. 돈을 어떻게 모으는가, 어떻게 불리는가, 어떻게 관리하는가, 어떻게 보관하는가 등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과 방법, 세부적인 규칙들을 다룬다. 특히 복리의 마법이나 레버리지, 부채비율, 평단가 등 쉽게 접할 수는 있었으나 올바르게 활용하지 못했던 부분들 또한 이 책만이 가진 유익함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책에서 “나는 하루 종일 돈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이라면서 “이 책이 돈과 투자에 대한 기존의 관념들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것임을 확신한다. 그만큼 기존의 상식들과 다른 개념을 담고 있다는 뜻이다. 이 책은 95%의 사람들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결코 깨닫지 못하는 돈의 본질을 철저하게 분석했다”고 자신한다.수많은 투자 방식에 대해서는 휩쓸리지 말고 “가슴에 손을 얹고 자신에게 물어보면 된다. 남은 속일 수는 있어도 자신을 속일 수는 없는 법”이라고 강조한다. 자신이 하는 게 투자인지 투기인지도 모른다면 한번쯤 되물어야 할 가장 원초적인 질문이기도 하다.베스트셀러가 된다 해도 세이노에게도, 처리형에게도 인세는 생계에 큰 도움이 되는 액수는 아니다다. 그럼에도 책으로 남기는 건 그들 역시 외로운 투자자의 길을 걸었고 이 길을 먼저 걸어간 누군가에게 단 한번이라도 따듯한 위로를 얻었기 때문이 아닐까.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요즘 누가 주말 드라마 보냐고? "시청률 50%도 찍어본 나인데…"데뷔 20주년 팬미팅 앞두고 '경비원 갑질 논란' 휘말린 유연석넷플릭스 '피지컬:100' 출연 前럭비국대, 성폭행 혐의 구속기소'명품 대통령' 방한에 유통 총수들 총출동… 루이비통 다음 매장은?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18.6% 하락···세종 -30.68% 최대인천공항 면세점 롯데 탈락… 국내 면세점 순위 바뀔까?

2023-03-22 18:30 이희승 기자

교보문고와 멜론이 만났더니… MZ들 열광

(사진제공=교보문고)교보문고가 새학기를 맞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뮤직플랫폼 멜론(Melon)과 함께 ‘나의 무드를 깨우는 공간, 플레이리스트 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작가 추천 책과 잘 어울리는 음악 플레이리스트와 더불어 멜론 어학권 혜택과 미니 파우치 등을 선보인다.‘나의 무드로 완벽해지는, 플레이리스트 룸’이라는 테마로 이슬아, 조예은, 천선란, 최진영 등 국내 대표 작가들이 추천하는 음악 플레이리스트와 도서를 공개한다. 또 도서별 특정 콘셉트를 선정해 멜론 파워 DJ와 함께 책을 읽으며 듣기 좋은 곡을 선곡했다.작가들은 자신의 대표 작품인 ‘가녀장의 시대’, ‘트로피컬 나이트’, ‘천 개의 파랑’, ‘구의 증명’을 바탕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을 때’, ‘내일을 위한 힘을 내고 싶을 때’ 등 도서와 어울리는 무드를 선정해 같이 읽으면 좋은 책과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다. 파워 DJ는 이 도서들의 주제와 해시태그를 선정해 ‘기분전환이 필요한 순간’,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잠시 떠나고 싶을 때’ 등 플레이리스트를 공개했다.더불어 선착순 5천명에게 멜론 어학권을 증정한다. 교보문고 회원을 대상으로 멜론 어학 스트리밍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멜론 어학에서 영어회화와 토익토플 등의 강좌를 수강할 수 있어 신학기를 맞이한 교보문고 학생 회원들의 학습을 지원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도 이벤트 기간 내 도서 구매 시 미니 파우치 사은품 혜택을 마련했다.교보문고 이커머스영업팀 이주호 MD는 “작가가 자신의 작품과 어울리는 플레이리스트를 선보여 독자분들에게는 독서의 경계를 넘는 콘텐츠의 경험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3-03-21 10:24 이희승 기자

[비바100] 종교개혁은 '변비' 덕분이었다?

(인포그래픽=백승민 기자)‘사소한 몸에 숨겨진 독특하고 거대한 문명의 역사’. 이 책의 부제다. 우리 신체 부위를 역사와 결합시켰다는 발상 자체가 신선하다. 자연과 인간 생태계를 연구해 온 생물학자 최재천 교수가 추천해 더욱 주목을 끈다. 저자는 “몸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사람들이 예측하지 못한 방식으로 역사를 매우 인간적으로 만들고 과거 사람들을 되살리려 했다”고 집필 취지를 밝혔다. 이제까지 들어본 적이 없는 재미있고 색다른 이야기가 흥미롭다.몸으로 읽는 세계사|캐스린 페트라스, 로스 페트라스|다산초당◇ 파라오 합셉수트 여왕의 ‘턱수염’이집트 제18 왕조의 5대 파라오 ‘합셉수트’는 여성이었다. 당시 강력한 왕권을 가진 파라오를 상징하던 게 턱수염이었다. 위대한 신 ‘오시리스’의 턱수염을 따라한 것이다. 정치적 힘과 정당성을 상징했기에 그녀도 남자처럼 가짜 턱수염을 붙이고 공식 석상에선 늘 남성성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의 조각상에는 여성의 가슴 흔적이 미세하게 남아 있다. 하지만 그는 파라오로선 많은 것을 이루었다. 이집트 무역을 발전시켰고, 수많은 건설사업을 추진했다. 덕분에 이집트에서는 성별을 떠나 가장 성공적인 직무를 수행한 파라오로 인정받고 있다.◇ 클레오파트라의 ‘코’“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어도…”란 유명한 말을 남긴 철학자 파스칼은 “당시 로마 지도자들이 콧대 높은 매부리코가 지배적 성격을 가진 것으로 여긴 듯 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정말 그녀의 코는 그렇게 높았을까? 저자는 클레오파트라가 자신의 초상화에서는 코를 줄이고 로마와 싸울 때는 목과 코를 키우는 등 상황에 따라 달리 했던 것 같다며, 이것만 봐도 클레오파트라는 영리한 지도자가 되려 노력했던 사람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높지 않았더라도, 그녀는 모든 일을 이루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제우스의 ‘음경’‘신 중의 신’ 제우스의 고대 동상을 보면 음경이 정말 작게 조각되어 있다. 그 시대 거의 모든 그리스 영웅과 신의 조각상도 매우 흡사하다. 당시엔 작은 음경이 오히려 완벽한 남성의 특징으로 꼽혔다. 크고 불룩하거나 곧추 선 음경은 무분별한 성관계를 상징해 터부시 됐다. 유일한 예외가 그리스 영웅 ‘아이아스’ 청동상 정도다. 그리스 여성 조각상에는 아예 성기가 없다. 작은 음경을 이상적으로 여긴 미소지니스트(여성 혐오 남성)의 사고 때문으로 해석된다. 남성들은 욕망을 억눌러야 했던 반면 여성들은 그럴 기회조차 거부당했던 것이다.◇ 찌에우 티 찐의 ‘가슴’3세기 경 베트남은 중국 오나라와 끊임없이 전쟁을 치렀다. 당시 베트남의 전사로 맹활약했던 이가 ‘베트남의 잔다르크’ 찌에우 티 찐이었다. 30여 차례의 크고 작은 전투 현장에서 상의를 벗고 코끼리에 올라타 용맹하게 싸우는 그녀는 베트남인들의 희망이었다. 길이가 90㎝에 달했다는 가슴도 화제였다. 서로 엉키거나 어깨 뒤로 넘어갈 정도였다. 이에 적들은 아랫도리를 벗어 맞섰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당시엔 큰 가슴이 소작농 등 낮은 계층을 상징했다고 한다. 그녀가 가슴을 드러낸 것은 그런 가부장적 사회에 대한 반발이었을지도 모른다.◇ 마르틴 루터의 ‘장(腸)’마르틴 루터는 전형적인 변비환자 였다. 오랜 시간을 변기 위에서 종교개혁을 구상했다. 루터의 가득 찬 ‘장’이 종교개혁의 근본적 원인이었던 셈이다. ‘성모 마리아를 강간한 사람이라도 지옥행을 면할 수 있다’며 면죄부를 남발하던 당시 교회 부패에 화가 난 그는 가톨릭의 권위에 맞서는 데서 변비라는 고통의 위안을 찾았다. 실제로 그는 장에서 대변을 비워 내고 머리 속에선 역겨운 가톨릭 교리를 비워 낸 뒤 느낀 엄청난 안도감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그의 변기는 독일 비텐베르크의 루터 집터 정원에서 발굴되었다.◇ 성 커스버트의 ‘손톱’커스버트는 사후에 성인으로 추앙된 17세기 수도사였다. 사망한 지 11년이 지난 698년에 그의 석관을 열었더니 놀랍게도 시신이 전혀 부패하지 않은 상태였다. 심지어 손톱과 머리카락은 계속 자랐다. 성당 측은 ‘성(聖) 유물’로 사용하도록 다른 성당들에 이를 나눠주었다. 하지만 이후 성유물은 천민까지 가세할 정도로 돈벌이가 되어 교회와 성당을 더욱 부유하게 만들어 주었다. 결국 누군가에 의해 커스버트의 시신은 실종되었고 1827년에야 대성당 소유의 땅에서 그의 비밀 무덤이 발견되었다.◇ 합스부르크 가문의 ‘턱’스페인의 카를로스 2세는 모든 권력과 특전을 누렸다. 하지만 그에겐 일그러진 턱이 늘 핸디캡이었다. 너무 돌출된 탓에 앞니 부정합이 생겨 침을 질질 흘리고, 말을 할 때도 지장을 받았다. 이런 턱은 합스부르크 왕가에 거의 공통적이었다. 하악골전돌증 또는 상악후퇴증으로 추정되는 이 부정합 턱은 가문 내 횡행했던 정략결혼 때문이었다. 당시 가문의 근친혼이 무려 82%에 육박했고 특히 6촌 이내 친척간 결혼이 대부분이었다. 때문에 이 유전적 턱은 9대에 걸쳐 연속으로 나타나 가문의 상징처럼 됐다고 한다.◇ 조지 워싱턴의 의치(義齒)워싱턴은 치아 문제로 무척 고통을 겪었다. 전쟁터에서도 치과 의사에게 주기적으로 자문을 구할 정도였다. 57세에 대통령에 취임했을 때 그에게 남은 이는 하나 뿐이었다. 워싱턴은 하마의 엄니에 진짜 사람 치아를 넣어 만든 틀니를 착용했다. 9개 치아 비용을 백인 치아의 3분의 1 가격에 흑인에게서 구입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참고로 프랑스에서는 ‘워털루 치아’라는 틀니가 흔했던 적이 있다. 1815년 워털루 전쟁에서 전사한 최소 5만 명에 이르는 군인들의 치아로 틀니를 만들었다고 해 이런 이름이 붙었다.◇ 레닌의 ‘피부’레닌의 시신은 모스크바 붉은광장의 수정 석관에 안치돼 있다. 자신의 통치를 정당화하려 레닌을 띄워야 했던 스탈린은 14년 동안 그의 얼굴에 바셀린과 왁스, 파라핀 등을 주기적으로 주사하고 근육에 방부제를 놓았다. 손과 얼굴은 포름알데히드에 담갔고, 죽은 피부에는 발삼(글리세린과 아세트산 칼륨 용액)을 발랐다. 눈과 장기 대부분을 제거하고 체액을 빼내 방부제로 채웠다. 하지만 피하지방이 없는 레닌의 얼굴은 계속 가라앉았고 피부는 누렇게 떠 있는 경우가 많아 ‘밀랍인형’이란 비판을 받기도 했다.◇ 벨 가족의 ‘귀’알렉산더 멜빌 벨은 말소리를 기록해 재현하는 ‘벨의 보이지 않는 말하기’를 개발했다. 발음할 때 목구멍과 혀, 입술의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는 체계였다. 이후 아들 벨이 전자식으로 만들어진 ‘멜의 보이지 않는 말하기’ 기계를 발명한다. 심한 청각장애를 앓던 어머니를 위해 소리를 더 선명하게 들을 방법을 찾은 것이다. 벨은 1876년 ‘미국 100주년 박람회’에 전화기를 소개해 전자장치 부문 금메달을 따냈다. 이후 소리를 계속 연구해 청력 측정기를 발명했다. 소리 수준을 측정하는 ‘데시벨’도 그가 만든 용어다.◇ 치우진과 ‘전족(纏足)’중국의 페미니스트 혁명가 ‘치우진’은 ‘전족’ 악습을 타파하려 혁명의 길로 들어섰다. 당시 중국에서는 10~15cm 작은 발이 지위와 성적인 매력을 의미했다. 발을 꽁꽁 묶던 이 고통스러운 관습은 4~6세 여아 때부터 시작되었는데, 피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발가락은 물론 발 전체가 괴사하기 일쑤였다. 이 악습은 1000년이 넘게 지속됐다. 한족 상류층 가문 출신의 치우진은 페미니스트 신문 ‘중국여성뉴스’를 만들어 전족 타파 등 여성 독립을 촉구했다. 하지만 전족 불법화는 그녀가 처형되고 몇 년이 더 지난 1912년에야 이뤄졌다.◇ 앨런 셰퍼드의 ‘방광’최초의 미국 우주비행사 앨런 셰퍼드는 발사 대기 8시간 동안 방광이 터질 듯한 고통을 느꼈다. 우주복을 입은 채로 실례할 수 밖에 없었다. 우주 압력 탓에 방광 괄약근 판막이 손상되어 평생 요실금이 생길 우려가 커졌다. 덕분에 소변 해결법이 연구되어 그의 후임자들은 소변 저장소가 장착된 우주복을 받게 되었고, 콘돔을 변형한 ‘커프스’까지 등장했다. 여성 우주인을 위한 기저귀도 개발되었다. 대변은 엉덩이에 비닐봉지를 부착하고 우주복 뒤쪽 덮개로 뒤처리를 하게 했다. 물론 손가락 덮개가 필수였다.◇ 아인슈타인의 ‘뇌’아인슈타인이 1955년에 사망하자 병리학자 토머스 하비가 부검 중 그의 뇌를 몰래 빼돌렸다. 가족들이 뒤늦게 알고 항의했지만 그는 “아인슈타인의 뇌를 과학계에 내어줄 의무가 있다”고 맞서 설득에 성공했다. 하비는 아인슈타인의 뇌를 잘라 240개 견본을 만들어 저명한 신경병리학자들에게 보냈다. 이후 연구 결과, 아인슈타인의 뇌는 평균보다 작았지만 두정엽 같은 특정 부분은 더 크고 더 발달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모든 신경교세포끼리 매우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인지 능력이 높아 매우 창의적이었다는 얘기다.◇ 메리 맬런의 ‘쓸개’쓸개는 지방 소화를 돕는 초록색 담즙을 저장한다. ‘장티푸스 메리’라 불린 메리 맬런 탓에 그 소중함이 알려졌다. 맬런은 최초의 ‘무증상 장티푸스’ 보균자였다. 옮기는 일자리마다 장티푸스를 옮겼다. 한 위생공학자가 그녀의 분변을 검사해 그 사실을 밝혀냈다. ‘접촉자 추적’이라는 질병통제 규약이 그 때 만들어졌다. 장티푸스 박테리아가 쓸개에 잘 숨는다며 의사들이 쓸개 제거를 제안했지만 맬런은 거부했고, 그녀는 남은 인생을 격리된 채 외롭게 살았다. 당시엔 장티푸스 감염자의 10%가 사망했다고 한다.사진=네이버 나무위키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2023-03-18 07:00 조진래 기자

[신간] 박찬호 시집 『지금이 바로 문득 당신이 그리운 때』 출간

박찬호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지금이 바로 문득 당신이 그리운 때』가 출간됐다. 천년의시작에서 시작시인선 0461번으로 펴낸 이번 시집은 표제시를 비롯해 모두 64편을 담았다.박찬호 시인은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고, 2020년 월간 『시』 추천시인상과 2020년 계간 『미래시학』 시 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첫 시집으로 『꼭 온다고 했던 그날』이 있다.해설을 쓴 이승하 시인은 “박찬호 시편의 화자는 ‘누군가를 영결하고 있다’며, ‘가족은 언젠가는 반드시 헤어진다’는 불변의 진리에 새삼 주목한다. 시의 화자는 유서를 세 통 쓰는데, 한 통은 아내에게, 한 통은 딸에게, 한 통은 아들에게 남기며 살아 있는 순간 오히려 더욱 절실하게 먼 곳의 죽음을 호명한다”고 평했다.이어서 “언제나 아프게 하는 것은 ‘나’의 죽음이 아닌, ‘사랑하는 너’와의 작별이다. 그래서 ‘죽음’은 ‘사랑하는 이’를 필연적으로 떠올리게 만든다. 이때의 ‘죽음’은 역설적으로 가장 뜨겁게 빛나는 ‘삶’이다”라고 풀어냈다.이번 시집에 수록된 시는 ‘시인의 말’처럼 “기도 같고 고백 같고 기억 같고 구원 같은 것”이다. 시인이 아내에게 작별을 고하며 쓴 시는 ‘기억·고백·기억·구원 같은 것’의 압권이다. 빛나고 높고 별 같은 사랑의 동행에 따뜻해지고 외롭고 쓸쓸하고 필연의 담대한 이별에 저릿해진다.김영호 기자 kyh3628@viva100.com

2023-03-15 11:28 김영호 기자

동서양 지혜자와의 대화, '이 책' 한 권이면 끝

위대한 대화: 인생의 언어를 찾아서|김지수 지음|1만7000원. (사진제공=생각의힘 )“함께 가기 위해 약해지라.”경청과 질문, 기록의 삶을 살아온 기자이자 작가 김지수가 신간 ‘위대한 대화: 인생의 언어를 찾아서’를 내놨다. 조선 비즈 재직 시절 누적 조회 2300만 회에 빛나는 ‘김지수의 인터스텔라(이후 ‘인터스텔라’)를 꾸려온 그는 이 책을 통해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낸 인물 18명을 만났다.이제는 고인이 된 문학평론가 이어령(문학평론가)을 필두로 소설가이자 철학자 파스칼 브뤼크네르, 찰스 핸디(경영사상가) 등 시대의 어른들과 이민진(작가), 다니엘 핑크(미래학자), 폴 블룸(심리학 교수), 수전 케인(작가)과 같은 주목받는 지성인, 전문가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18편의 인터뷰들은 “선한 것이 언제나 이긴다는 것을 믿으라”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친구다” “유한게임이 아니라 오래 지속할 수 있고 함께하는 게임을 해야 한다” 등 공감과 존중, 연대의 메시지를 주창한다. 결국 또박또박 인생을 살아내는 자신에게 방점을 찍으며, 모두가 ‘인생의 주인공’으로서 감각하고 사유할 키워드를 건네고 있다.이 책은 만연한 개인주의와 성장 우선주의, ‘긍정’에 맹목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뿔뿔이 흩어지고 소외된 이들에게 전하는 위로와 용기이기도 하다. 일, 사람, 삶과 관계를 맺는 보편적이고도 진실된 방식, 그리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경이를 발견해 내는 태도를 성실하게 포착하고 있는 위대한 대화: 인생의 언어를 찾아서’복잡하고 변화무쌍한 세상에서 진정성을 가지고 의미를 찾아내는 일에 집중한다.패션지 ‘보그’를 떠나 40대에 문화전문기자로 오래 활동하던 그는 최근 성장과 실험을 도모하기 위해 조직을 나와 독립을 선언했다. 더 나은 언어로 세상을 잇는 마인즈 커넥터(Minds Connector)를 목표로, 지혜의 연결점을 찾아 나선 그는 여전히 녹음보다는 메모를 하며 사람을 만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3-03-13 19:47 이희승 기자

[비바100] 글로벌 배터리 전쟁, 결국은 '원자재 전쟁'

(사진출처=게티이미지)전기차 시대가 가속화하면서 글로벌 배터리 전쟁이 치열하다. 필수 금속인 리튬 확보전부터, 에너지 밀도가 높은 고효율 배터리 생산까지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전이 예사롭지 않다. 자랑스럽게도 우리나라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높은 에너지 효율과 유연한 제조 플랫폼 등 ‘K 배터리’의 위상이 남다르다. 글로벌 완성차들도 앞 다퉈 우리 기업들과 제휴해 ‘좋은 전기차’를 만들려 뜨겁게 구애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등이 선점한 리튬 등 안정적인 원자재 확보는 큰 숙제다. 때 마침 국내외 배터리 산업 전문가인 박순혁과 SP글로벌의 수석 애널리스트 루카스 베드나르스키가 쉽게 배터리 이슈를 이해할 수 있는 책을 펴냈다. 전기차 배터리 기초부터 리튬 배터리가 만들어갈 미래 세상까지 살펴보자.◇ 박순혁 K배터리 레볼루션저자는 “이제 전기차는 ‘개나 소나 누구나’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전기차의 향후 진짜 핵심은 ‘배터리’”라고 강조한다. 배터리 1kg 혹은 1㎥에 얼마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느냐는 ‘에너지 밀도’의 경쟁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 수치가 높아야 좋은 전기차를 만들 수 있다”며 “이런 전기차 혁명의 시대를 연 것이 바로 K 배터리 업체들”이라고 말한다.K배터리의 글로벌 위상에는 4명 선각자들의 혜안과 헌신이 절대적이었다. 고 구본무 LG 회장은 수 십조 원 손해를 보면서도 뚝심 있게 사업을 밀어붙여 지금의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을 키웠다.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도 10여 년 노력 끝에 글로벌 양극재 기업을 일궈냈다. 권오준 포스코 전 회장은 10만 톤 수산화리튬 생산이 가능한 아르헨티나 염호(鹽湖)를 확보했고, 고 정주영 현대 회장은 일찌감치 수소·전기차 터전을 다졌다.K배터리 주력 제품은 니켈 함량 90% 수준인 NCMA, NCM9, Gen 등이다. 각각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가 만든다. 에너지밀도는 305Wh/kg 수준이다. 중국 LFP배터리는 165Wh/kg 정도다. 우리가 85%의 에너지를 더 저장할 수 있어 1회 충전 주행거리나 가속력 등에서 우월하다. 무게도 46% 더 가벼워 에너지 효율성과 내구성이 좋다. 미국은 ‘배터리 500’ 프로젝트를 통해 이 수치를 500Wh/kg 까지 높이려 한다.에너지 밀도의 핵심은 배터리 원가의 50%를 차지하는 ‘양극재’다. 기술장벽이 높아 신규 참여 기업이 드물다. 대부분 양극재는 NCM(니켈 코발트 망간)으로 만드는데, 코발트가 워낙 비싸 그 비중을 줄인 ‘하이니켈’ 양극재가 싸고 품질도 뛰어나다. 이걸 만드는 기업도 전 세계 딱 네 곳, 한국의 에코프로비엠과 LG화학 엘앤에프 포스코케미칼 뿐이다.초격차 배터리에는 하이니켈 양극재와 함께 ‘파우치형 폼팩터’가 필수다. 원통형이 일반적인데 부피와 무게에서 효율성이 떨어진다. 이걸 극복한 것이 ‘각형’과 ‘파우치형‘이다. 특히 파우치형은 LG에너지솔루션이 창안했다. 배터리를 감싸는 캔을 아주 얇고 가볍고 견고한 비닐 재질의 파우치로 대체해 부피와 무게에서 탁월하다. 현재는 LG엔솔과 SK온 두 회사만이 채택할 만큼 고난도 기술이다.앞으로 주목되는 것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다.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이 LG와 GM이 만든 ‘얼티엄 플랫폼(Ultium Platform)’이다. LG의 니켈 90% 함량 울트라 하이니켈 NCMA 양극재 기술에 파우치형 폼팩터가 적용했다. 모듈화된 파우치형 배터리 셀의 투입 개수를 달리할 수 있어 다양한 형태의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 원가는 40% 싸고 1회 충전에 최고 720km를 주행한다. 이 플랫폼으로 K배터리가 세계 표준이 될 수 있다.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내부 생산 전경하지만 K배터리의 세계 제패에는 한계도 분명하다. 우선, 광물자원의 안정적 확보가 어렵다. 값비싼 니켈과 코발트에 리튬 망간 알루미늄, 흑연 등 양극재 필수 금속들이 부족하다. 때문에 저자는 ‘수소차’가 대안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배터리 가격이 계속 오르면 수소 전기차 시장이 본격화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 시기를 대략 2027년에서 2030년 정도로 보았다.폭증하는 리튬 수요도 걸림돌이다. 최근 2년간 리튬 가격이 10배 이상 올랐다. 2030년까지 수요가 5~8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자원민족주의 재연이 우려된다. 리튬은 ‘스포듀민’ 광석 또는 염호(鹽湖)에서 추출하는 방식이 있다. 광석 리튬은 호주 채굴량이 50% 정도로 가장 많다. 염호 리튬은 ‘리튬 트라이앵글’로 불리는 칠레와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3국에 집중돼 있다.리튬은 탐사에는 광산이 4년, 염호는 8년이 소요된다. 앞으로 5~10년은 극심한 공급난이 불가피하다. 리튬 개발 단계부터 자원 보유국과의 파트너 십 강화 등 정부 차원의 외교적 노력이 필수다. 그렇지 않을 경우 중국에 또 끌려다닐 수 밖에 없다. 이에 저자는 “우리도 광물 자원 확보 노력과 함께 광물 제·정련 사업 진출을 적극 검토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루카스 베드나르스키의 배터리 전쟁리튬이온 배터리를 처음 상용화한 나라는 일본이었다. 하지만 중국의 ‘비야디’가 수직 계열화에 성공해 창립 10년도 안돼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중국은 신장성과 장시성, 쓰촨성에서 수익성 높은 리튬 채굴을 시작하고 국유 광산과 가공시설까지 들어서면서 ‘간펑리튬’과 ‘텐치리튬’ 같은 세계적 기업을 키웠다.중국의 리튬확보 계획은 주도면밀했다. 비정제 리튬의 최대 생산국이 호주인데, 간펑리튬이 이곳 주요 광산 지분을 대량 확보했다. 텐치리튬도 광산부터 배터리까지 수직통합된 칠레의 수산화리튬 생산기업 SQM 지분을 보유 중이다. 리튬 원석인 스포듀민 농축 및 양극재 생산 과정을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 흑연 채굴 역시 중국이 압도적이다. 미국은 ‘앨버말’이 가진 리튬 광산 한 곳 뿐이고 일본은 리튬 재활용에 더 적극적이다.칠레와 아르헨티나, 볼리비아를 ‘리튬 삼각지대’라고 부른다. 칠레는 ‘리튬의 사우디’로 불린다. 세계 최고 산지인 아타카마염원을 보유했다. 이곳 리튬 농도는 0.15로 전 세계 최고다. 1kg 염수에 1.5g의 리튬이 있다는 뜻이다. 생산비용도 톤당 2500달러 안팎 정도로 싸다. 칠레는 또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이라 배터리공장까지 꿈꾼다. 하지만 염수(鹽水)에서 고품질 리튬을 추출하는 특별한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는 만큼, 누구나 지을 수 있는 배터리공장 보다는 고품질의 리튬 생산에 계속 매진하는 게 좋다는 평을 듣는다.아르헨티나에는 리튬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1700만 톤이 묻혀 있다. 칠레보다 2배 가량 많지만 생산량은 3분의 1 수준이다. 정부가 세금 감면 등의 유인책을 내놓았지만 채무불이행을 밥 먹듯이 하는 나라라 효과가 의문시 된다. 볼리비아는 세계 최대 리튬 보유국이다. 그러나 독일 기업과의 합작법인을 출범 1년도 안돼 무산시켰다. ‘전리품’을 탐했기 때문이다. 중국도 이곳에 탄산리튬 공장을 짓고 있지만 지지부진하다.최근 세계시장에서 주목을 끄는 나라는 LG화학과 삼성DSI로 대표되는 한국이다. 다크호스는 인도다. 남아메리카 리튬광산을 노리며 2030년까지 새 자동차 3분의 1을 전기차로 바꾸겠다는 포부다. 배터리 금속 중 두 번째로 중요한 코발트는 ‘분쟁광물’이다. 60%가 부패국 콩고에서 나온다. 모로코에서도 일부 나지만 콩고의 0.5% 수준에 불과하다.최근 들어선 리튬 재활용이 주목을 끈다. 리튬 1톤을 얻으려면 스포듀민 250톤이나 염수 750톤을 가공해야 하지만 폐기된 리튬 이온 배터리는 28톤만 있어도 리튬 1톤을 얻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중국은 전기자동차 폐 배터리가 대량 배출되는 최초의 국가가 될 전망이다. 처음 대량 판매된 전기자동차 배터리가 2025년 전에 수명을 다하면 폐 배터리 쓰나미가 우려된다. ‘거린메이’ 같은 재활용 업계 거물은 매년 약 400만 톤의 폐기물을 처리한다. 미국과 유럽의 재활용 시장을 노리고 이 회사는 이미 한국의 대형 양극제 생산업체에도 상당 량의 금속을 팔고 있다.(사진출처=게티이미지)전기 배터리의 미래 효용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이미 전기모터가 띄울 정도 크기로 비행기를 개조하거나, 4개 제트 엔진 중 하나를 전기모터로 대체하거나 혹은 아예 전기비행기를 만드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2019년 벤쿠버에서는 ‘드 하빌랜드 비버’라는 전기 비행기가 처음으로 4분간 16km 비행에 성공했고, 2020년에도 전기모터를 장착한 ‘세스나 카라반 208B’가 9명 승객을 태우고 13분간 비행했다. 비용은 단 돈 6달러로, 전통적인 내연기관의 300~400달러보다 훨씬 저렴했다. 전기화물선도 먼 미래가 아니다. 2017년 광저우 조선소에서 건조된 전기화물선은 길이 70.5m에 2000톤의 화물을 실을 수 있는 규모였다. 동력원은 2400kwh 용량의 리튬 이온 배터리로, 2시간 충전에 화물을 가득 선적한 채 60km 이상을 항해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전기비행기보다 전기화물선이 더 빨리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화재안전은 여전히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다.고성능 배터리의 마지막 열쇠는 니켈이다. 세계 2대 니켈 광산을 보유한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이 주목받는 이유다. 인도네시아는 배터리와 전기자동차 생산까지 넘본다. ‘좋은 배터리’는 모든 배터리 제조기업의 꿈이다. 저자는 “향상된 음극재와 양극재가 함께 하는 ‘전고체 배터리’만이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앞으로 전기비행기의 꿈이 배터리 기술발전의 큰 원동력이 되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3-03-11 07:00 조진래 기자

[비바100] "나는 챗GPT입니다"… 뇌과학자와 AI가 나눈 인류에 관한 대화와 통찰

(사진출처=게티이미지)국내 대표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가 챗GPT에게 질문을 던졌다. 행복과 정의, 삶의 의미, 지능의 본질, 신과 종교, 전 지구적 위험과 대책, 인류의 잠재적 미래 까지. 챗GPT의 기술적 능력은 합격점이다. 윤리적인 책임감 등에서 예상 밖으로 선한 의도가 일관되게 관찰되었다. 저자는 하지만 “마치 똑똑한 정치인과 대화를 나누는 기분”이었다고 토로했다. 본 모습을 숨기면서, 너무나도 교과서적인 대답만을 반복하는 그런 정치인 말이다. 그는 챗GPT의 ‘생각’이란 것이 결국은 수십 년 간 인류가 인터넷에 올린 문장과 생각의 합집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기계가 알맞은 정보를 생성할 수 있도록 올바르게 질문하고 그 중 올바른 정보를 선택하는 능력이야말로 결국 미래 생성인공지능 시대의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이 될 지도 모른다”고 씁쓸하게 결론 지었다. ◇ 챗GPT가 말하는 챗GPT챗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김대식·챗GPT|동아시아챗GPT는 자신을 ‘안전한’ 인공지능 개발을 목표로 탄생한, 방대한 양의 텍스트 데이터세트를 학습한 머신러닝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사전학습을 통해 언어의 의미와 구조를 이해하고 학습된 텍스트와 유사한 텍스트를 생성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자신이 학습한 것은 2021년까지의 지식이라고 밝혔다. ‘텍스트를 생성하는 학습된 신경망 모델’ GPT 덕분에 언어 번역과 텍스트 요약, 챗봇 등 다양한 응용프로그램에 유용하다고 답했다.하지만 질문 속에 숨어 있는 의미나 의도를 사람처럼 이해하고 파악할 순 없다고 실토했다. 질문을 이해하는 것처럼 보일 순 있지만, 실제로는 대답을 생성하기 위해 언어 속 패턴을 활용하고 있는 것 뿐이라고 했다. 자신에게는 의식이나 감정, 주관적 경험이 없으며, 단순히 텍스트를 처리하고 생성하기 위해 설계된 도구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SF(공상과학) 소설을 포함해 다양한 종류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고 자랑했다.실제로 그는 SF 이야기는 물론 셰익스피어와 바이런, 릴케의 문체로 그럴 듯한 사랑 시까지 써 보였다. 주문 방향대로 영화 대본도 척척 써냈다. 정치인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인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감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해 달라”고 촉구했다. 미래를 불안해 하는 청년들에게는 “미래에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도 인생의 여정에서 청년들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하라며 다독였다.◇ 기계가 지배하는 미래는?저자는 챗GPT에게 “기계가 튜링 테스트를 통과하기 시작하는 날이 온다면 어떻게 될까”라고 물었다. 이에 챗GPT는 수많은 윤리적 법적 사회적 문제가 야기될 수 있으며, 기계가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을 대체하면서 일자리 감소가 확대되고 경제적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걱정된다고 답했다. 모방된 기계의 권리와 책임 문제를 비롯해 편견과 차별, 투명성, 새로운 형태의 범죄 가능성 여부가 주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기계가 인간을 넘어서려는 욕망이 생길 상황을 염두한 질문에는 “지능이 있는 기계라면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목표도 가질 수 있겠지만, 프로그래밍이나 개발자가 기계에 주입한 가치나 목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언젠가 기계가 스스로 개발자가 명시적으로 프로그래밍하지 않는 목표나 욕망을 개발하거나 원개발자의 의도나 사회가치에 어긋나는 방향으로 행동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결국 학습 데이터의 품질과 모델 아키텍처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사진출처=게티이미지)◇ 인공지능의 사랑과 행복, 진짜 감정일까저자가 사랑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챗GPT는 “긍정적·부정적 영향이 있지만, 역사적으로 인간 문화와 사회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 온 복잡하고 다면적인 개념”이라고 답했다. 지능적 기계도 미래에는 사랑을 느낄 수 있을지 묻자 “감정을 시뮬레이션하도록 프로그래밍 될 순 있지만, 그것은 진짜 감정이기 보다는 정교하게 만들어진 허울이나 감정의 모방에 가까울 것”이라며 회의적인 견해를 내보였다.챗GPT는 행복을 ‘웰빙, 성취감, 만족과 관련한 긍정적인 감정 상태’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행복을 구성하는 요소에 관해선 시대마다 생각들이 달랐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긍정적인 마음과 마음 챙김이 행복의 조건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사진출처=게티이미지)◇ 인간은 ‘불멸’에 집착하지만 그런 기술은 없다저자가 “인류가 왜 그토록 죽음에 집착했는지 이해할 수 있나”라고 물었다. 챗GPT는 “죽음에 대한 걱정은 자기보존과 지속성에 대한 인간의 욕망, 정체성 상실과 미지에 대한 두려움과 관련 있다”고 답했다. 인류가 불멸의 존재가 될 수 있을지를 묻자 “현재로선 늙거나 죽지 않고 영원히 산다는 의미에서의 불멸의 기술은 없다”고 단언했다. 사람의 정신을 디지털 사본으로 만들어 물리적 죽음 이후에도 사람의 의식이나 성격을 보존하는 ‘디지털 불멸’의 가능성에 대해선 부분적으로 긍정하면서도 “아직은 초기 단계 기술”이라고 선을 그었다.소셜 미디어 등을 활용해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 경험을 남기는 ‘디지털 발자국’도 디지털 불멸의 또 다른 방법이라고 예시했다. 하지만 이런 디지털 사본은 향후 소프트웨어처럼 취급될 지도 모르며, 인간 정신의 원본과 완전히 동일한 디지털 사본을 만들 수 있는 지는 아직 명확치 않다고 답했다.(사진출처=게티이미지)◇ 전 지구적 위험에 대처하는 방법은현재와 미래에 인류가 직면할 주요 위험을 묻자 챗GPT는 기후변화와 펜데믹, 핵전쟁, 사이버 공격, 바이오테러, 자연재해, 우주 위험 등을 제시했다. 이런 것 들이 제대로 통제·규제되지 않으면 인류에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고 했다. 챗GPT는 최근의 ‘탈 세계화’ 속 민족주의가 세계적 갈등과 전쟁을 야기할 잠재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강화된 민족주의와 탈 세계화 두 추세가 동시에 발생한다면 모두가 자국 이익을 우선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또 다른 위험으로 인공지능의 인간 일자리 대체, 사이버 안보, 자원고갈과 환경악화, 핵과 대량살상무기, 자연재해, 정치적 불안정, 생물 다양성 손실, 인구과잉을 들었다. 이의 방지를 위해선 정부 및 조직의 조치가 필요하며 개인 역시 위험을 방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인류는 과거부터 변화에 적응하는 회복력과 능력을 보여주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덕담을 남겼다.◇ “인류 미래는 지금 인간의 하기 나름”인류의 미래 향방을 묻는 질문에 챗GPT는 “오늘날 인간이 내리는 행동과 결정에 의해 정해질 것”이라는 현답을 내놓았다. 제대로 대응 못할 경우 기후변화, 정치양극화 및 사회불안, 경제적 불평등, 환경파괴에 심지어는 인공지능 발달에 따른 인간 종의 멸종 가능성까지도 얘기했다.기후변화와 펜데믹 대응 실패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정치 양극화와 경제불평등은 민주주의와 시민사회의 와해로 이어지며, 국가간 공조와 협력의 부족은 글로벌 체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것이 21세기가 주는 교훈이라고 밝혔다.챗GPT는 또 자신을 비롯해 기계가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는 인간이 기계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에 달렸다고 했다. 결국 선택은 인간의 몫이라는 것이다.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2023-03-04 07:00 조진래 기자

[신간] ‘좋은 기운 끌어당기는 부자되는 생기풍수’

‘좋은 기운 끌어당기는 부자되는 생기풍수’ (가림출판사 제공)인공지능 로봇이 사람 대신 일하고, 자율주행자동차가 도로를 질주하는 세상에 풍수를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저자는 지금부터 약 25년 전 처음으로 풍수의 세계를 접하고 생로병사, 길흉화복, 희로애락 등과 같은 세상의 모든 인간사가 풍수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깨달았다. 이후 저명하다는 풍수 분야 전문서적들을 섭렵하며 이론은 물론 전국의 명당이라 소문난 현장을 찾아다니며 풍수 연구를 해오고 있다.이 책은 지난 오랜 시간 저자가 터득하고 연구한 결과를 1차 정리한 것으로 저자는 자연이 형성한 음양, 방위와 고저, 바람의 향방 등의 데이터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연구하여 어떻게 인간 삶에 영향을 주는지 통계로 예측하는 것이 바로 풍수학으로 혹자들은 풍수를 미신인 무속과 동일시하는데 이는 오해라고 전한다. 수천 년 이상의 통계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그 어느 분야의 학문보다 과학적이며 체계적이라는 것이다.특히 이 책은 ‘생기풍수’라는 그간의 전통 풍수와는 조금 다른 내용을 담고 있다. 생기(生氣)란 바람, 물, 햇빛 등 자연 에너지에서 비롯되는 싱싱하고 활발한 좋은 기운을 의미하는데 이 생기가 많이 모여 있는 곳을 찾아 조상의 묏 자리를 쓰고, 집터로 삼아 그 좋은 기운을 받고자 하는 것이다. 자연의 살아있는 기운, 생기 그대로를 살리는 가운데 인간의 삶의 공간을 찾고 마련하는 방법. 즉 자연이 만든 생기 땅의 기운을 이해하고 이를 삶에 지혜롭게 운용하는 방법이 바로 생기풍수라고 한다.따라서 생기풍수에서 말하는 진정한 명당은 오로지 혈 자리 유무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오차가 없다며 이는 마치 물에서 힘차게 뛰어 오르는 물고기처럼 생생하게 살아있는 활기찬 기운이 솟아나는 땅(혈 자리)이 있는 곳이라고 설명한다.원래 저자의 기획의도는 올바른 풍수란 명당을 찾아 집터로, 묏자리로 정하는 것도 중요하겠으나 매일 매일의 일상에도 이롭고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생각으로 이번 책을 통해 좋은 집터, 좋은 묏자리 고르기부터 건강하고 화목하며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풍수, 밝고 생기 넘치는 기운이 집으로 들어오게 하는 방법, 건강과 재물 운을 높여주는 요령 등의 내용을 실제 사례를 들어 알려준다.책은 총 일곱 개 챕터로 구성됐다.챕터1에서는 저자가 말하는 생기풍수란 무엇인지, 생기풍수의 명당 개념과 원리, 그리고 찾는 방법 등을 알려준다. 이어 챕터2 수맥에 대한 이해를 통해 수맥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어떤 악영향을 주며, 어떻게 차단할 수 있는지 소개한다. 챕터3 명당의 조건에서는 양택(집터)과 음택(묏자리)으로 나누어 몇 가지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해준다.챕터4~6에서는 우리 인간사와 밀접한 풍수를 3가지로 나눠서 각각에 해당하는 상담 사례로 전달하고 있다.마지막 챕터7에는 정신적, 영적인 부분을 다룬 ‘생기풍수의 의식행위’ 사례를 덧붙였다. 이는 그 진위 여부를 두고 여전히 의혹과 또 종교적 신념에 따라 생각을 달리할 수 있는 영역이긴 하지만 저자는 정신적인, 심적인 문제 또한 우리 일상에서 늘 겪는 일로 특별한 의식행위를 통해 호전시킬 수 있음을 알려주고자 했다.저자 기풍(氣風) 안종회(安鍾會)는 원래 88서울올림픽 영상 카메라 기자를 비롯해 다수의 광고 홍보영상 촬영 감독을 지낸 영상 전문가였다. 그러다 1990년 대 말경 우연한 계기로 풍수에 심취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올바른 풍수에 대해 연구해 오고 있다.특히 저자는 땅의 전망과 배치, 모양 등과 같은 좌향을 중시하며 명당을 정하던 그간의 전통 풍수보다는 생생한 기운이 가득한 혈 자리가 있는 땅만을 진정한 명당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생기 넘치는 땅을 찾아 집터로 삼고, 조상님 묏자리로 쓰는 것을 기존 풍수 대신 생기풍수라고 부른다. 이 생기풍수를 지혜롭게 잘 활용하면 화를 막고 복을 불러오며,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사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이 책은 그에 대한 다양한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엮은 것이다.오수정 기자 crystal@viva100.com

2023-03-03 16:25 오수정 기자

[비바100] '원고 작성~출판' 단 7일, 챗GPT가 쓴 최초의 책

삶의 목적을 찾는 45가지 방법|챗GPT|스노우폭스북스챗GPT AI가 쓴 최초의 책이다. 기획은 물론 인간 기획자가 했지만 전체 내용 작성과 교열까지 모두 언어와 텍스트에 강점이 많은 AI(인공지능) 챗GPT가 맡았다. 개방형 인공지능의 성능, 그리고 한계를 직접 확인하고 경험할 수 있어 주목을 끈다. 보통 책이 한 권 나오려면 짧아도 수 개월이 걸리는데 인공지능이 만든 이 책은 기획 후 시판까지 7일 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해 충격을 준다.이 책은 인간의 궁금증을 구체적이면서 광범위하게 다뤘다. AI가 쓴 원고를 어떻게 가려낼 것인가, 번역과 교정은 이제 완전히 AI의 영역인가, 전문가보다 AI가 더 뛰어난 글을 쓸 수 있을까 등의 기술적인 궁금증은 물론 행복한 삶의 조건, 바람직한 인간 관계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과정과 방법 등에 관해서도 방대하고 폭 넓은 자료들을 토대로 조언한다.가볍게 읽을 ‘자기계발서’에 가까운 책이다. 인간심리학 저서라는 평도 받는다. 다만, 자기계발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모한 관계를 피하라’,‘스쳐가는 단순한 인연을 구분하라’, ‘최선을 다해 좋은 인연을 맺으라‘ 등 일견 보배 같지만 상식적인 답이 대부분이다. 대신 그런 답의 배경이 소상히 제시되어 있다. 또 한글 원고와 함께 영어 원본을 수록해, 독자들의 이해에 도움을 준다.기획자는 질문 한 꼭지 당 5000자 내외로 답을 달라 요청했는데, 챗GPT는 3000자 이내로 완성도 높은 답을 생성해 냈다고 한다. 책 제작 과정에서 AI는 같은 주제라도 표현 기법을 달리하며 스스로 단어를 추가하는 등 대담의 완성도를 높이는 진화의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바야흐로 이 책은 인공지능이 저자가 되는 새로운 출판 세상이 열리는 신호탄인 셈이다.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2023-03-03 07:00 조진래 기자

[신간] 우영창 작가의 '배를 내민 남자'

우영창 작가의 신간 ‘배를 내민 남자’주식시장과 양성애를 다룬 하드보일드 장편 ‘하늘다리’로 논란을 일으켰던 우영창 작가가 탐욕의 금융세계를 다룬 ‘더 월’ 이후 11년 만에 원고지 장편소설 ‘배를내민 남자’(刊: 도서출판 오프로드)로 돌아왔다.우 작가는 하층민으로 전락한 40대 가장이 가정을 재건하고 아내를 왕비로 등극시키기 위해 불철주야 뛰는 이야기를 다룬 이번 소설에서 가끔은 어눌해 보일 정도로 자연스러운 문장에 듣보잡 허방 캐릭터를 내세워 웃음과 비애가 파도처럼 몰아치는 스토리를 16부작 인생드라마처럼 펼쳐 보인다.두 권짜리 소설임에도 페이지 터너가 매우 빠른 편이고 서사 위주임에도 디테일은 풍성하면서도 치밀하다. 이야기의 중간 중간 빼어난 서정성이 우리의 가슴을 무단 침범한다. 2권으로 진입해서도 스토리의 힘이 떨어지지 않는 면이 있다.지난 2008년 증권사 여직원의 일상과 사랑을 파격적으로 다룬 장편소설 ‘하늘다리’로 ‘제1회 문학의문학 장편소설상’을 수상한 바 있는 저자는 “문학이란 글자를 새로운 순서로 늘어놓는 것”이라며, “그 순서에 따라 인간의 감정과 사상, 그리고 사회와 세계의 다양한 얼굴이 새롭게 또 놀라운 모습으로 드러난다”고 말한다.우 작가는 “나이가 들었다고 인생에 대해 특별히 아는 게 있겠는가. 그래서인지 이 소설엔 밑줄칠 만한 구절일랑 별반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모르는 걸 알려고 하는 대신 문장이나 조사 같은 걸 고치는 데, 스토리와 플롯을 만지는 데 하루를 보내는 나날이 10여 년 계속됐다. 앞으로 또 10년, 우리는 각자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라며 묵직한 화두를 던진다.김영호 기자 kyh3628@viva100.com

2023-02-28 16:48 김영호 기자

[신간] 가슴 뭉클한 가족 동화 <동화 가시고기>

원저 조창인. 글 남미희. 그림 김연주. 도서출판 산지 조창인 원작의 베스트셀러 소설인 가시고기를 어린이들의 언어로 각색해 재탄생 시킨 동화 가시고기가 아이들의 감성을 깨우며 화제를 낳고 있다. 300만 부 베스트셀러 소설인 원작에 아이들의 언어로 따뜻한 감성과 가족애를 담은 어린이 소설이다.동화 가시고기는 아빠와 아들 사이의 따뜻하고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책이다. 백혈병에 걸린 9살 다움이는 병원에서 더 이상 치료 방법이 없다는 통보를 받고 아빠와 함께 퇴원을 한다. 아빠는 다움이가 살아있는 동안이라도 더 좋은 것을 보여주려는 마음으로 강원도 산골에 들어간다. 달라진 환경 덕분인지 다움이의 건강은 점차 회복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아이는 다시 혼수상태에 빠져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그러던 놀랍게도 다움이와 맞는 골수 이식자가 나타난다. 다움이를 위해선 백 번 잘 된 일이지만 정작 아빠에겐 수술비가 없다. 아빠는 다움이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장기를 이식하는 선택을 하려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 역시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병이 깊어졌음을 알게 된다. 아들은 살게 되었지만 정작 아빠는 죽어가고 있었던 것이다.단 한 번이라도 기적이 찾아온다면 그것은 당연히 아들 다움이의 몫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빠. 그는 자신의 치료보다 아들의 건강을 선택한다.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아들만은 꼭 살리려는 아빠의 처절함이 감동을 준다.저자는 이 책이 초등학교 2학년 이상이면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아이들의 언어로 썼다고 밝혔다. 부드럽고 따뜻한 색감의 삽화가 그림책처럼 곁들여져 더욱 주목을 끈다. 출판사 측은 “책을 읽고 나면 아이들이 부모님의 사랑, 자식을 향한 부모님의 애틋한 마음을 알게 된다”고 전했다. 가족의 소중함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작가와 출판사의 의도대로 동화 가시고기는 가족을 하나로 묶어주는 책이다.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읽고 대화를 나누기에 적합하다.가시고기는 알을 낳고 떠나버린 엄마 가시고기를 대신해 아빠 가시고기가 알들을 정성스레 돌본다. 먹지도 자지도 않고 적의 공격으로부터 자식을 지킨다. 알이 깨어날 때가 되면, 기력력이 다한 아빠 가시고기는 죽음을 맞는다. 그리고 알에서 깨어난 새끼 가시고기들은 아빠의 몸을 뜯어먹으며 성장하게 된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부모의 사랑이다.저자는 부모가 자녀에게 갖는 본질적인 사랑은 시대가 변해도 결코 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동화 가시고기를 통해 아이들이 그런 부모의 사랑을 짐작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힌다. 부모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 가늠할 수 있다면 아이들의 마음이 훨씬 따뜻해질 것이라고 전한다.오수정 기자 crystal@viva100.com

2023-02-28 09:00 오수정 기자

[신간] 조 풀리오·패트릭 밀로이 <달리기 아나토미> 개정판

달리기는 단순히 걷기를 빠르게 하는 것일까? 걷기는 두 발이 동시에 땅에 닿는 순간이 있고, 달리기는 두 발이 동시에 지면에서 떨어져 있는 포인트가 있다는 게 차이다. 달리기는 누구나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고, 특별한 운동기구 없이 경제적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이다. 하지만 전문 주자이거나 달리기를 통해 건강을 다지고 싶은 사람이라면 운동 효율을 높일 방안을 찾아야 한다.달리기에도 ‘근육’이 필요하다. 발을 지면에 내딛는 순간(입각기)에 쓰는 근육과 지면에서 이격할 때(유각기) 쓰는 근육이 다르다. 입각기에는 대퇴사두근, 그 중에서도 대퇴직근을 주로 쓴다. 유각기에는 햄스트링(넓적다리뒤근육), 고관절굴근, 대퇴사두근, 종아리근육(비복근과 가자미근)을 두루 쓴다.운동해부학적 관점에서 달리기를 위한 근력과 스피드, 지구력을 효율적으로 향상시키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달리기 아나토미’ 개정판(푸른솔)이 최근 출판됐다. 2011년 7월에 나온 초판 ‘러닝 아나토미’보다 더 많은 운동 방법 및 그림을 추가했다. 저자들은 미국에서 대학 육상팀 코치, 대형 육상운동경기의 최고의학책임자(CMO) 등을 경험한 30년 안팎 경력의 베테랑들이다.운동해부학 설명에 그림이 곁들여짐으로써 더 많은 통찰력을 얻을 수 있도록 꾸며졌다. 주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48개의 근력운동 방법이 소개돼 있다. 각운동 동작이 명쾌하게 단계적으로 설명돼 있다. 운동 중 작용하는 근육을 들여다보게 해주는 컬러 해부 그림이 함께 수록돼 책을 읽으면서 따라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림들은 신체가 움직일 때 근육, 인대, 건, 근막, 혈관, 신경 등이 어떻게 협응하는지 효과적으로 보여준다.이 책은 궁극적으로 독자의 달리기 잠재력을 최고조로 올려 개인 최고 기록을 내도록 준비하게 한다. 달리기 경기력 향상에 초점을 두고 특정 근육을 강화하는 방법, 시간 단축 및 유연한 달리기를 위한 보행 효율성 제고 방법, 족저근막염·요통·무릎통증·염좌·근육 및 건 파열 등 흔한 부상을 초래할 수 있는 해부학적 불균형을 없애는 방법 등을 소상히 알려준다.△다양한 지형, 속도, 고도, 거리 등 모든 조건을 감안한 운동방법 △단거리 경기에서 마라톤까지 모든 종목에 대비한 훈련법 △러닝센서, 파워미터, 개인맞춤형 러닝화, 운동보조기구 등 새로운 장비와 발전된 기술을 훈련에 접목하는 방법 △다리와 발목 외에 팔, 어깨, 가슴 등을 활용하는 방법 △경기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수중 달리기, 무중력 보행기 달리기, 고지 훈련 같은 특수훈련 방법 등도 소개한다.일반인들의 생각과 달리, 달리기는 반복적이고 강도 높은 운동이다. 따라서 근육들이 잘 발달돼 있고 서로 조화롭게 작용하지 않으면 효율성이 떨어져 쉽게 지치고 부상의 위험이 커진다. 더욱이 달리기는 평탄한 길은 물론 언덕길이나 비탈길 바위길 등 여러 지형과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잔디 자갈 모래 등 다양한 지면에서 이뤄지는 만큼, 발에 지면에 닿을 때 발에는 체중의 3∼4배에 달하는 힘이 가해져 무릎관절에 큰 영향이 미친다. 이를 감안하면 근력 훈련이 중요하다.저명한 의학박사이지 운동생리학자인 제이슨 프리드먼(Jason Friedman)은 추천사에 “이 책은 독자들에게 적절한 근력, 심혈관 및 정신 훈련을 위한 기틀을 마련해 준다. 달리는 이가 지녀야 할 모든 적절한 능력을 갖추도록 한다. 자신의 완전한 잠재력을 이끌어내려면 반드시 옆에 둬야 할 필독서”라고 밝혔다.오수정 기자 crystal@viva100.com

2023-02-27 09:30 오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