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미래차 발판' 전기차 육성해야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입력일 2017-08-13 16:56 수정일 2017-08-13 16:57 발행일 2017-08-1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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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전기차는 내연기관차 120년의 역사보다 오래된 15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배터리 한계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면서 동시에 석유자원 및 내연기관의 우수성이 확인되면서 자연스럽게 도태된 분야가 바로 전기차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10년 사이 전기차는 기술개발의 우수성과 완전한 무공해성을 무기로 전격 등장하면서 120년 아성의 내연기관차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물론 작년 생산된 9500만대 중 약 100만대 정도의 미미한 숫자이나 증가 속도가 매우 빨라 전기차 시대의 도래를 점치는 데 부족함이 없을 정도이다. 전기차의 단점이 많이 사라지고 있고 장점이 부각되면서 글로벌 메이커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볼보는 2019년부터 전기차만 생산하겠다고 선언했다. 노르웨이와 네덜란드는 2025년 자국 내 내연기관차 판매를 아예 중지하겠다고 발표했고, 프랑스와 영국도 2040년 내연기관차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기차는 아직 단점이 많다. 충전 인프라 부족과 보조금을 받아야 하는 인큐베이터 한계와 중고차 가격 하락과 배터리 내구성 의구심 등 다양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전기차가 부각되는 이유는 분명히 무공해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 등 유해 가스의 배출이 부담이 되고 연소기관의 한계성은 극복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재작년부터 부족한 공공 급속충전기 등 설치에 여념이 없어 내년 후반에는 어느 정도 전국적인 망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내년 후반에는 생산되는 전기차의 일충전 거리가 300㎞ 내외 정도가 보편화되면서 충전에 대한 의구심도 많이 사라질 전망이다. 배터리 내구성도 메이커의 보증 기간 연장 등 다양한 서비스 확대를 통해 단점이 많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활성화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있다. 우선 내연기관차 대비 약 40~50% 수준의 부품수로 인한 단순성과 내구성, 고장 빈도 등에서 장점이 크다는 것이고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미래 자동차에의 흐름을 이어준다는 인센티브다. 미래의 화두인 자율주행차로의 개발 및 활성화가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만큼 전기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자율주행차 적용이 에너지 흐름 측면에서 가장 바람직하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테슬라 전기차의 자율주행 기능이 뛰어난 이유도 적용의 단순성에 있다. 전기차는 궁극의 차종은 아니나 여기에 적용되는 시스템은 수소 연료전지차 등에 대부분 그대로 적용돼 징검다리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우리나라는 기술적으로 아직 선진국 대비 3년 정도 뒤진 형국이다. 배터리, 모터 등은 물론이고 ICT 기술 등에서 우위를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융합적인 역할은 아직 체계적이지 못해 타이밍에 맞는 전기차가 생산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대국민 전기차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나 캠페인 활동의 부족도 그렇고 아파트 등 집단 거주지에 대한 통합 충전 인프라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직 남아있다.

전기차는 단순히 친환경적인 단면을 떠나서 자율주행차 등 미래의 먹거리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최적의 모델이다. 정부를 중심으로 산학연이 통합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하루빨리 한국형 선진모델이 구축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