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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구운 책] 흥미진진한 맥주 역사·인물 이야기에 '풍덩'

유럽 맥주 여행 | 백경학 지음 | 글항아리 | 1만 6000원 |사진제공=글항아리기자 출신으로 우리나라 최초 하우스 맥주집을 차린 이색 이력의 소유자가 쓴 유럽 맥주 여행기다. 소문난 ‘맥주 덕후’인 저자는 기자로서의 분석적인 시각과 인문학적 배경지식을 책 속에 녹여냈다. 저자는 고대 이집트부터 로마, 중세 시대를 거슬러 맥주의 탄생과정과 발전과정을 설명한다. 1810년 막시밀리안 1세의 왕태자 루트비히 왕자와 작센의 테레제 공주의 결혼식에서 유래한 독일 옥토버페스트 축제, 고대 로마에서 기원해 중세 십자군 전쟁에 참가한 여인숙이었던 영국의 펍,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버나드 쇼, 사뮈엘 베케트, 오스카 와일드, 제임스 조이스 등 당대 문인들의 정신이 깃든 아일랜드의 흑맥주 등 각 지역별 맥주문화도 꼼꼼하게 짚어준다.뮌헨대에서 연수하며 맥주를 접한 저자는 책 속에서 뮌헨을 대표하는 6대 맥주집을 소개하기도 한다. 호프브로이하우스에 얽힌 역사와 히틀러, 모차르트 등 역사적 인물들과의 인연을 소개한다. 단순한 맥주 이야기를 넘어 맥주에 얽힌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의 얘기를 흥미롭게 전달한다.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2018-08-29 07:00 조은별 기자

[갓 구운 책] 기본에 충실한 우리말 글쓰기 ‘고급 문장 수업’

고급 문장 수업 좋은 문장을 만드는 핵심 코드 177 | 이병갑 지음 | 학민사SNS(사회관계망서비스), 블로그, 프레젠테이션, 기획서 등 글 쓰는 이들이 늘고 있다.K팝, 드라마, 공연 등 한국 문화가 전세계 곳곳에서 향유되면서 한글을 배우는 이들도 늘고 있다.하지만 한국어는 배우기도, 글을 쓰기도 쉽지 않은 언어다. 한글을 모국어로 쓰고 있는 한국인들도 제대로 된 글쓰기가 어려울 정도다.그런 한국어 글쓰기에 도움을 주는 책 ‘고급 문장 수업’이 출간됐다. 현직 교열기자인 이병갑 작가는 30여년간 신문사에 재직하며 발견한 비문과 악문 등을 177가지 유형으로 정리해 글쓰기에 대해 조언한다.‘이 커피는 쓴 맛이다.’ 이 문장의 제대로 된 글쓰기를 설명하면서 우리말의 문장 유형을 소개하고 ‘죽 쑤어서 개가 먹었다’와 ‘죽 쑤어서 개를 주었다’를 비교하며 ‘-어서’의 용법을 설명하는 식이다.저자는 기본에 충실하게 제대로 된 글쓰기 비법을 ‘단어, 구, 절의 나열’ ‘문장 성분의 호응’ ‘문장의 연결’ ‘조사의 특성’ ‘연결어미의 쓰임’ ‘수식구조’ ‘부사어의 쓰임’ ‘시제, 상, 부정의 표현’ ‘단어, 문장성분의 생략’ ‘겹말, 중복, 군더더기’ ‘의미적인 것들’ ‘기타’까지 12개장에 나눠 담았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8-08-28 18:00 허미선 기자

[BOOK] 엄마도, 아이도 집과 함께 살며 사랑하며 성장하며 ‘공동체 주택이 답이다’ 김은재 작가

“막상 집을 지어 살다 보니 방법만 알면 여러 선택지 중 하나가 공동주택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자고 일어나면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지만 집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전세 대란에 정기적으로 짐을 싸야 한다. 그렇게 내가 몸 하나 뉘울 공간이 없다. ‘공동체 주택이 답이다’의 김은재 작가는 책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 ‘다양한 선택지 중 하나’라고 말했다.현직 고등학교 국어교사이자 청소년 성장소설 ‘누가 뭐래도 내 길을 갈래’의 작가이기도 한 그는 6가구가 모여 연면적 520.32㎡(157.68평) 4층짜리 공동체 주택 ‘산뜰’을 짓고 살고 있는 과정을 책으로 엮었다.공동체 주택이 답이다 | 김은재 지음 | S출간“저의 집에 대한 로망도 그랬어요. 최대한 돈을 모아서 대출을 덜 끼고 쾌적한 브랜드 아파트를 소비하는 정도였죠. 하지만 공동으로 육아를 하는 산어린이집(산집)을 경험하면서 공동체 주택을 지었죠. 그렇게 집을 짓고 살다 보니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질문을 하시는데 궁금해 하시는 게 비슷하더라고요.”  책의 4개 파트는 공동체 주택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공통적으로 궁금해 하는 것들로 구성했다. 파트 1 ‘공동체 주택 짓기 하드웨어 편-2억으로 343일 만에 집 짓기’에는 주택의 규모와 필요 자금, 공사기간, 땅콩집과 다른 점 등의 설명과 더불어 함께 할 가구 모으기부터 입주까지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파트 2 ‘공동체 주택 짓기 소프트웨어 편=집 짓는 데 돈과 시간 말고 필요한 것’에는 어떤 마음으로 건물을 지었고 삶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공동으로+주택에 살면 어때요?’에는 공동체 주택에 관심을 가지고 산뜰을 들고나던 이들이 가장 많이 했던 질문에 대한 답을 나눠 담았다.마지막 장인 ‘개인이 할 수 없는 일을 집이 해주다!-동상이몽, 산뜰 이야기’에는 김은재 작가의 에세이에 가깝다. 단순히 싼값에 내 집을 짓는 것을 뛰어넘어 엄마와 아빠 그리고 아이의 생각, 마음가짐, 라이프스타일이 어떻게 바뀌고 성장했는지에 대해 담담하게 적었다. 각 장의 끝에는 선입견을 깬 경험을 담은 ‘아웃 오브 박스’, 함께 살고 있는 6가구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도 담았다.“요즘 유튜브에 가구, 전자제품, 화장품, 맛집 등 많은 리뷰들이 있는데 집에 대한 건 없잖아요. 주입식으로 교육당하는 느낌이었어요. 저도 아파트, 빌라, 다세대주택, 단독주택 등 똑같이 지어진 데 들어가는 것만 정답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제 취향이나 생각, 라이프 스타일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지어진 그런 집들이요.”그렇게 공동체 주택 ‘산뜰’을 리뷰하는 마음으로 책을 썼다는 그는 “그렇게 살다 집을 짓는 행위 자체가 삶에 주도성을 갖게 했다”고 밝혔다.산뜰 식구들(사진제공=김은재 작가)“작은 공간이지만 내 뜻대로 지은 집에서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효능감을 맛봤어요. 저는 교사라는 제 직업을 너무 좋아하지만 영문학, 국문학을 전공한 저 조차도 고전, 문학 등이 자본주의 하의 삶에는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집을 짓기 위해 건축학을 따로 공부하면서 모든 산업, 삶의 요소요소에 인문학이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깨달았죠. 건물과 집을 짓는 데는 삶의 철학, 인류에 대한 생각 등이 고스란히 담기거든요.”그렇게 3년을 6가구가 어울려 살면서 나답게 사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은 김은재 작가는 아동문학가로 등단했고 청소년 성장소설을 집필·출간했다. 그 소설의 제목이 ‘누가 뭐래도 내 길을 갈래’가 된 것도 산뜰에서 살면서 깨달은 자기 주도적 삶과 연결된 것이다.“이전에 제가 살던 아파트였다면 아이를 돌보면서 인터뷰를 하고 글을 쓰는 등이 쉽지는 않았을 거예요. 육아는 오롯이 제 몫이었을 거고 절대적으로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했을 테니까요. 하지만 산뜰에서는 제가 글을 쓰고 있으면 아이가 알아서 윗집 형이랑 지하 놀이공간에서 놀고 끼니 걱정을 하고 있으면 앞집에서 먹을 걸 넣어주세요. 다른 부모에게 따로 부탁을 하거나 아이에게 일일이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알아서 그렇게 되죠.”‘공동체 주택이 답이다’의 저자 김은재 작가(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이를 “건물이 아이를, 저를 돌봐줬다”고 표현한 김은재 작가는 “세 식구가 섬처럼 살다 다른 가족들과 살면서 ‘공동체성’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옛 어른들이 농사일을 하면서 각 집에서 품을 내어주듯 사정에 따라 많은 것을 공유하면서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처럼 살고 있어요. ‘응팔’에서 엄마 없는 택이(박보검)의 식탁이 이웃들의 챙김으로 풍성하게 차려지는 게 너무 좋았어요. 교사로서 아이를 대할 때도 좀 달라졌어요. 원래도 아이들(제자들)을 예뻐했지만 산뜰에서 다른 집 아이들을 내 아이처럼 돌보고 제 아이를 맘 편하게 맡기면서 이 아이가 집에서 얼마나 소중하고 예쁠지를 깊이 깨닫게 됐거든요.”더불어 6가구가 모여 집을 짓고 살아가면서 ‘소통과 협업의 가치’에 대해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층수와 평수를 정할 때나 지하 놀이공간을 조성할 때뿐 아니라 사소하게는 공기청정기를 들이는 일까지도 끝장토론 끝에 결정한다. 집을 지을 때는 거의 매일을 새벽 5시까지 토론을 하고 공기청정기를 들이는 데 꼬박 1년이 걸렸을 정도였다.“누구 하나라도 불만을 가지고 시작하는 건 공동체 생활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각 가구가 자신의 마음에 들고 라이프스타일에 맞아야 하니까요. 공동체 주택이 진짜가 되려면 싼값으로 내집을 짓는다는 의미를 넘어 보다 풍요로운 삶이 돼야하니까요. 3년쯤 살다 보니 자치규약이나 역할 분담 없이도 알아서 굴러가는 걸 경험했어요. 부부 중 한 사람이라도 반드시 참여해야하는 건 한달에 한번 있는 총회 뿐이에요. 가족 단위도 아니고 각 가족구성원별로 자신이 즐기고 싶은 만큼 즐기고 참여하면 돼요.”모여서 밥을 먹거나 자리를 가질 때 반드시 모두가 참여해야 한다고 강요하거나 하는 일은 없다. 한 아빠는 틈만 나면 혼자 훌쩍 여행을 떠나고 김은재 작가 역시 글을 쓰거나 작업을 할 때는 ‘잠수’를 타곤 한다. 은근 손이 많이 가는 주택의 개·보수도 일사분란하게 주도적으로 이뤄진다. 산뜰의 아이들(사진제공=김은재 작가)“자치 규약보다는 솔선수범과 자발적 책임감이 중요한 것 같아요. 사소한 것까지 총회 안건에 올리면 회의하다가 시간을 다 허비할 거예요. 저희 윗집 아빠인 손도끼님은 ‘마당쇠’라고 놀릴 정도로 마당의 풀을 뽑고 관리하세요. 맏형님이신데 사시사철 그렇게 몸을 움직이시죠.”처음에는 마음이 불편해 했지만 당사자인 손도끼가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이라며 “본인 눈에 거슬리는 일만 하자. 다른 사람이 불편한 마음으로 끼어 들게 하지 말자”고 하면서 절로 일사분란해졌단다.“그렇게 은연 중에 손도끼님은 마당을 관리하시고 드래곤님은 전구를 갈고 누렁소님은 묵묵히 아무도 모르게 방충망을 해두시고 공용공간에 필요했던 수도시설을 증설하시고…그렇게 되더라고요.”정해주지 않아도 누군가는 풀을 뽑고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전구를 갈고 또 누구는 보다 싸게 인터넷 이용하기 등을 알아보는가 하면 어떤 이는 바비큐 파티를 위해 장을 보고 불을 피우는 등 잔심부름을 기꺼이 도맡는다.‘공동체 주택이 답이다’의 저자 김은재 작가(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내 라이프스타일 대로 집 지어보고 허심탄회하게 끝장토론 형식으로 소통을 통해 모든 것을 결정하며 이웃과 협력하면서 살아보는 세 가지 경험이 합쳐지니 못할 게 없어요. 공동체 주택이 젊은 세대들, 노인분들, 1인 가구 등의 주거 문제나 가족형태, 삶의 문제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집을 줄이고 상가시설을 같이 조성하는 모델도 있어요. 수익형 부동산과 주거시설을 동시에 운영하면서 주거문제와 노후대책도 해결할 수 있죠.”“현재 놀이시설로 쓰고 있는 산뜰의 지하공간을 아이들 성장 후 회의를 거쳐 수익형 공간으로 변형할 수도 있다”고 전한 김은재 작가는 “누구나 공동체 주택이 맞는 건 아니다. 이미 운영 중인 셰어하우스 등에서 경험을 한 후 결정할 것”을 조언했다.“공동체 주택이 다 맞는 건 아니지만 다양한 선택지 중 고려할 만한 주거형태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어요. 외로운 전세 난민, 저는 ‘부레옥잠 같은 삶’이라고 표현하는데 그렇게 떠다니다 제 뜻대로 저에게 필요한 것들을 갖춰 저렴하게 집을 짓고 살면서 아이 뿐 아니라 저 역시 성장하고 있어요. 제가 느낀 사람 냄새 나게 같이 어울려 살아가는 기쁨, 공동체성의 회복과 재미를 공유하고 싶었어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8-08-22 07:45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눈만 뜨면 피곤? 체질에 맞는 피로해소법 찾아라

어쩐지 더 피곤한 것 같더라니 자도 자도 피곤할 때 읽는 책 |나카네 하지메 저 | 포레스트북스 출간(사진제공=포레스트북스)시간이 되면 족욕을 하고 영양제를 찾아 먹고 낮잠을 잔다. 꾸준히 홍삼이나 알로에, 식초 등 몸에 좋다는 것은 수시로 챙긴다. 그럼에도 수많은 현대인들이 피로를 달고 산다. 신간 ‘어쩐지 더 피곤한 것 같더라니’는 각종 여론에서 ‘몸에 좋다’고 강조한 여러 항목들이 사실은 “피로를 방치하고 있다”고 일침한다. 일본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포함해 세계적인 운동선수들의 주치의를 담당하고 있는 일본 동양의학의 일인자 나카네 하지메는 피로는 몸 어딘가가 고장나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말한다. 저자는 수십 년간 2만명이 넘는 환자를 치료한 경험과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사람을 크게 나무, 흙, 금속, 물 타입으로 나눴다. 독자들이 자신의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도록 체크 리스트를 제공한다. 각자의 타입을 알아보기 위한 ‘체질별 피로 유형 테스트’, 음식 관리법, 수면 방법, 집에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지압과 뜸 뜨는 방법 등을 귀여운 일러스트를 곁들여 설명하며 이해를 더한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18-08-22 07:00 이희승 기자

[갓 구운 책] 400년 역사부터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명화 속 홍차 이야기 ‘홍차 속의 인문학’

홍차 속 인문학-영국식 홍차의 르네상스 | Cha Tea Koucha Kyoushitsu 지음 | 한국 티소믈리에 연구원 옮김 | 정승호 감수 |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출간홍차의 400년 역사부터 산지와 가공방식, 우리는 방식, 애프터눈 티·밀크티·크림티 등 각 나라별 홍차 즐기기 등을 담은 책 ‘홍차 속의 인문학’이 출간됐다.일본 유명 홍차 컨설팅업체 ‘차 티 홍차교실’(Cha Tea 紅茶敎室, Cha Tea Koucha Kyoushitsu)가 꾸리고 한국의 티소믈리에연구원이 번역·출간한 책은 ‘영국 찻잔의 역사-홍차로 풀어보는 영국사’에 이은 두 번째 책이다.‘홍차의 역사’ ‘홍차의 산지와 가공방식’ ‘홍차를 우리는 기본방식’ ‘명작 속의 티타임’ ‘세계의 티타임’ ‘세계의 홍차 명소’ 등 6개장으로 구성된 책에는 영국에 홍차가 전해진 19세기부터 오늘날에까지 향유되고 있는 홍차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대항해시대, 왕실, 커피하우스 등과 차에 얽힌 이야기와 보스턴 티 사건, 영국 왕실의 애프터눈 티, 티 타임과 패션, 다기, 운송 등 차가 발전시키고 변화시킨 역사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다즐링·아삼부터 닐기리·시킴·두아르스·우바·딤블라·캔디 등 낯선 홍차 재배지, 나라별 홍차의 특성 등이 상세하게 실렸다.영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마이 페어 레이디’ ‘곰돌이 푸’, 판화가 윌리엄 호가스의 ‘매춘부의 편력’, 조지 몰런드의 ‘티 가든’ 메리 카샛의 ‘오후 5시의 티타임’ 등 문화 콘텐츠 속 홍차 이야기, 홍차에 어울리는 음식 그리고 마지막 장에 실린 세계의 홍차 명소도 흥미롭다.홍차 생산국의 자랑인 우표와 지폐, 차의 맛을 다르게 하는 다양한 찻잔과 티 포트들, 아이스티의 탄생, 여러 모양의 티백, 얼 그레이의 생가 방문 등 각장 끝에는 다양한 주제의 칼럼도 실려 재미를 더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8-08-21 18:00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혼자이면서도 혼자가 아닌, 간단하면서도 복잡한 ‘우리가 인생에서 놓치지 말아야할 것들’

우리가 인생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 인생은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 전인기 , 전주영 지음 | 책읽는귀족 출간(사진제공=책읽는귀족)치열한 세상이다. 살아남기 위해 아등바등 사는데도 만날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잦아지는 시대다.그런 세상에 “우리 삶은 영원하지 않다”고 넌지시 귀띔하는 책 ‘우리가 인생에서 놓치지 말아야할 것들’이 출간됐다.저자는 교사 출신으로 말기암을 선고받으며 자신을 돌아봤던 전인기 그리고 해외 영업으로 문화 차이와 공통점을 동시에 경험한 전주영이다.그들은 ‘인생은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우리가 인생에서 놓치지 쉬운 다섯 가지’ ‘우리는 함께 가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자칫하면 놓치기 쉬운 우리 인생의 반전’ ‘인생은 그래도 아름답다’ ‘우리가 인생에서 누려야 할 것들’ 6개 파트에 ‘우리가 인생에서 놓치지 말아야할 것들’을 나눠 담았다.자신 내려놓기, 내 삶의 원칙 만들기,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남을 칭찬할 때 놓치지 말아야할 것들, 소확행 등을 통해 책은 혼자이면서도 혼자가 아닌 삶, 간단하면서도 복잡한 일상에서 우리가 놓치는 것들을 곱씹게 한다. 그렇게 저자들의 주장처럼 인생은 아름다워진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8-08-14 21:14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카페하우스 문학 대부, 페터 알텐베르크의 ‘꾸밈없는 인생의 그림’

꾸밈없는 인생의 그림 | 페터 알텐베르크 지음 | 민음사 출간(사진제공=민음사)고풍스럽고 화려한 인테리어, 홀 가운데는 페터 알텐베르크의 동상이 서있다. 19세기 말 오스트리아 빈의 카페 첸트랄에서 끼니를 때우고 차를 마시고 글을 썼던 카페하우스 문학의 대부페터 알텐베르크에 대한 책 ‘꾸밈없는 인생의 그림’이 출간됐다.삶에서 가장 사소한 넥타이, 우산 손잡이, 여러 격언, 눈에 띄지 않은 값비싼 것들 등을 아꼈고 신경과민 진단 후 보헤미안 같은 삶을 살았던 그는 이 소품집에 일상의 풍경을 담았다.그 일상은 평범한 듯하면서도 평범하지 않다. 토막난 단어들과 문장들, 그 파편에는 삶과 사회에 대한 관조, 일상을 담은 전보풍 짧은 스케치, 주변사람과 자연에 대한 각별한 감상 등이 정겹게 깃들었다.“삶에서 중요한 것들에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문장에 담긴 “삶에서 아무 의미가 없다고 하는 것들이 정작 가장 중요하다!”는 속내를 깨닫는 순간.머리말에서 알텐베르크 친우이자 비평가 에곤 프리델이 적은 “페터 알텐베르크를 알려는 시도는 언제나 실패로 끝났다”는 말을 곱씹게 된다. 섬세한 영혼의 충분한 휴식과 인간의 삶의 규칙으로서 비생산성의 자유를 외치는 페터 알텐베르크를 만나게 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8-08-14 20:47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우리가 알고 있던 혹은 몰랐던 한국사 ‘18세기 프랑스 지식인이 쓴 고조선, 고구려의 역사’

18세기 지식인 레지 신부가 쓴 고조선, 고구려의 역사 | 장 밥티스트 레지 지음 | 유정희·정은우 해제 | 아이네아스 출간(사진제공=아이네아스)한국사의 시작을 알리는 고조선 이야기는 주로 ‘신화’ ‘전설’처럼 회자되고 전승돼 왔다.‘국가’라기 보다 신화, 상상의 나라로 여겨졌던 고조선이 18세기 프랑스 지식인의 기록으로 재해석된다.신간 ‘18세기 프랑스 지식인이 쓴 고조선, 고구려의 역사’는 18세기 예수회 선교사로 청나라 포교에 나섰던 장 밥티스트 레지 신부의 프랑스어 사료로 새로운 고조선을 만난다.중국 황실 서고에 보관돼 있던 중극 측 사료들을 통해 레지 신부가 쓴 프랑스어 사료들을 두 역사가 유정희, 정은우가 해제해 정리했다.중국 최초의 나라 하왕조 이전인 요 임금 때부터 한반도와 만주 강국으로 존재하던 고조선에 대한 청지, 군사적 기록이 담겼다.고조선으로 시작해 고구려, 고려, 임진왜란까지를 다루고 있는 레지 신부의 이 글 중 조선에 대한 기록은 한국 사료와 크게 다르지 않아 프랑스어 원문과 영어 번역본 전체를 실었다.레지 신부가 한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도록 고려사 해제를 첨부하기도 한 ‘18세기 지식인이 쓴 고조선, 고구려의 역사’ 속 한국은 더 이상 신화나 전설이 아닌, 국가이자 역사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8-08-12 12:30 허미선 기자

[비바100] 맥주에 대한 기초상식부터 홈브루잉까지! All That Beer '크라프트 브루' '맥주어사전'

혼자서 수입 잡화상을 운영하는 ‘고독한 미식가’의 이노가시라 고로(마츠시게 유타카)는 37년 된 정겨운 동네 선술집의 나폴리탄 면과 함박스테이크에도, 돼지고기 로스마늘구이 정식에도, 윤기가 흐르는 부드러운 장어덮밥에도 시원한 맥주를 곁들였다. 평생을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분주하게, 나를 잃어버린 채 살았던 ‘방랑의 미식가’ 가스미(다케나카 나오토)는 예순이 넘어서야 즐기는 한낮의 맥주 한잔에서 자유와 여유로움을 만끽하며 몸서리를 쳤다.한낮 최고 기온이 40도를 육박하고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폭염이 계속 되는, 목 울대를 타고 내려가는 시원한 맥주 한잔이 간절한 요즘이다. 그런 맥주에 대한 책 두권 ‘크라프트 브루’(Craft Brew)와 ‘맥주어사전’이 비슷한 시기에 출간됐다.크라프트 브루 Craft Brew | 유안 퍼거슨 지음 | (사)한국맥주문화협회 감수 | BOOKERS 출간(사진제공=BOOKERS)‘맥주어사전’에 따르면 기원전 6000년경 제4기 빙하기가 끝나고 곡물을 재배하던 인간이 맥아를 이용한 빵을 물에 빠뜨리면서 맥주의 역사가 시작됐고 ‘크라프트 브루’는 애초 맥주의 전성기가 끝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맥주의 인기는 오늘날까지도 식을 줄을 모른다. ‘크라프트 브루’는 수제맥주 레시피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타임아웃 런던’에 전세계 멋진 술집을 소개하는 프리랜서 작가이자 편집자 유안 퍼거슨(Euan Ferguson)으로 한국의 사단법인 한국맥주문화협회가 감수했다.‘크라프트 브루’는 맥주 레시피를 소개하기 전 ‘크라프트’라는 용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내놓는다.‘수제’여서 생산량이 적은 혹은 독립 브루어리에서 생산한, 또는 강렬한 맛·높은 도수·맥주와는 어울리지 않는 부재료 등을 특성으로 하는 맥주. ‘크라프트 브루’는 한해 60만 배럴의 맥주를 생산하는 라구니타스(Lagunitas), 뒤통수를 때리기보다 부드럽게 감싸는 맛을 지닌 마블의 맨체스터 비터(Marble’s Manchester Bitter) 등을 예로 들며 그 다양한 해석마저 깨뜨리고 시작한다. 책에는 ‘밀, 세종, 사우어’(Wheat, saison sour), ‘레드, 앰버, 호밀’(Red, amber rye), ‘페일 에일, IPA, 라거’(Pale ale, IPA, lager), ‘스타우트, 포터, 블랙’(Stout, porter black), ‘브라운, 벨지안, 비터, 스트롱’(Brown, Belgian, bitter strong) 5개로 크게 나눠 그에 맞는 50명 브루어의 레시피를 공개한다.비전형적이고 실험적인 미켈러의 크림 에일,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눈과 입을 동시에 사로잡는 펑크 IPA 브루독, 크라프트 맥주의 원조 격인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 브루어리까지 50개 맥주의 레시피에는 쓴맛의 정도, 도수 등이 깨알같이 적혔다.왼쪽부터 브루독, 미켈러, 스모그로켓(사진제공=BOOKERS)레시피 설명 전에는 맥주를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재료를 담은 키트, 건조맥아 추출물, 완전곡물방식 등 단계별 홈브루잉 방법을 소개하고 물, 맥아, 홉, 효모 등 재료들과 온수탱크, 당화조, 회전식 스파징 암, 끓임조, 필터, 워트칠러, 에어락, 랙킹 케인 등 기본적인 것들 그리고 홉백, 에어레이터, 케그·탭·이산화탄소, 나무 배럴 등 전문가 수준의 고급 장비까지를 소개한다.살균소독을 시작으로 당화, 여과, 끓임, 홉 스탠드, 냉각 및 사소 투입, 효모 투입, 발효 및 드라이 호핑, 프라이밍·병입 및 숙성 등 8단계 과정, 맥주 레시피에 필요한 고유언어를 설명하기도 한다.‘크라프트 브루’의 저자 유안 퍼거슨은 크라프트 맥주의 핵심을 가내양조, 홈브루잉(Home Brewing)이라고 강조했다. 양보다는 질, 마진보다는 원칙, 냉소보다는 영혼을 중시하는 맥주라고 정의하면서도 결국 ‘크라프트’ 정의는 각자의 몫이라고 당부한다.결국 ‘크라프트 브루’에 소개된 유명 브루어들의 레시피는 출발점일 뿐이다. 자신의 취향에 맞게 혹은 마구 샘솟는 실험정신을 발휘해 쓴맛·탄산·거품 정도를 맞추면 된다. 더불어 색다른 풍미를 위한 부재료는 스스로의 창의력과 도전정신 그리고 선택에 달렸다.  맥주어 사전 | 리스 에미 지음 | 세노오 유키코 감수 | 웅진 지식하우스 출간(사진제공=웅진 지식하우스)‘크라프트 브루’가 다소 전문적이며 직접 양조한 맥주를 마시고 싶은 적극적인 마니아를 위한 책이라면 ‘맥주어 사전’은 가나다 순으로 정리한 맥주 교양 입문서다. ‘크라프트 브루’의 낯선 용어들 대부분은 ‘맥주어 사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저자는 일러스트레이터 겸 번역가인 리스 에미로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뉴욕과 교토를 오가며 쌓은 해박한 맥주 경험과 지식 그리고 일러스트를 곁들였다.‘맥주어 사전’은 간단한 맥주의 역사부터 원료와 부원료, 만들어지는 과정, 스타일과 마시기 전 확인해야 할 풍미·거품·보디(Body)·마우스필(Mouthfeel)·색·아로마·피니시, 쓴맛의 정도를 수치화한 IBU, 알콜도수 ABV(Alcohol by Volume) 등을 설명하면서 시작한다.더불어 맥주의 풍미를 나타내는 너티, 어시, 페놀릭, 떫은 맛, 크리미, 스모키, 드라이, 프루티, 에스테르, 호피, 스파이시 등에 대한 한줄 표현도 흥미롭다. 맥주의 풍미와 향을 결정짓는 빵, 커피부터 다양한 향신료, 과일, 곡물, 꽃, 허브, 흙, 시가 등을 일러스트로 표현해 이해를 돕는다.집에서 맛있게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스타일에 어울리는 잔 고르기, 적정온도, 효모 주의 하기, 병을 따는 방법, 따르기 비법 등 그야 말로 시시콜콜한 기초 상식부터 전문가적 비법까지를 총망라한다.세계 맥주 스타일, 일본과 한국의 브루어리 등 펼침면 지도에는 보다 상세한 설명을 볼 수 있는 페이지를 기입해 인덱스 역할을 한다. 요구르트 브랜드로 알고만 있던 파스퇴르, 서른세 가지 아이스크림 가게에서나 외치던 파인트, 이슈메이커 페리스 힐튼, 맥주를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맥주와 인연이 깊었던 아인슈타인, 시럽으로 주로 접한 아가베, 복근이 아닌 다른 의미의 식스팩 등의 용어가 새삼 신기하게 다가온다.‘맥주어 사전’의 안주(왼쪽)와 ‘크라프트 브루’에 소개된 투버즈 브루잉(사진제공=웅진지식하우스, BOOKERS)최신 트렌드를 담은 BYOB(각자 술은 각자 지참), 와인에만 적용되는 줄 알았던 빈티지와 라벨, 맥주에 어울리는 유쾌한 노래, 맥주 관련 신(神), 뉴욕의 비어 바 소개와 그곳에서 생기는 일을 담은 뉴욕에서 맥주 즐기기 ①②, 교토에서 맥주 즐기기, 맥주에 어울리는 각종 안주들 등이 가나다 순에 맞춰 구석구석 배치됐다. 뉴욕의 자비 출판 작가 마쓰오 유키의 ‘동부에서 서부로’, 고베의 영양사 오자와 모이카의 ‘건강과 맥주’, ‘맥주어 사전’의 감수자이자 웹매거진 ‘맥주 여자’ 편집장 세노오 유키코의 ‘여자’, 맥주 마니아 Juka의 ‘호스포다에서 배우다’, 가훈이 ‘술에 잡아먹혀도 토하지 말라’인 시라이시 다쓰마의 ‘사상으로 마시는 크래프트 비어’ 등 책 중간 중간 배치된 ‘비어 칼럼’을 읽다 보면 못말릴 맥주 사랑이 느껴져 입꼬리가 절로 올라간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8-08-08 07:06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땀 흘리는 만큼 버는 진짜 나의 일을 찾아 떠난 ‘트럭 모는 CEO’의 좌절과 성공

중고트럭 한 대로 매출 100억 트럭 모는 CEO | 배성기 지음 | 오씨이오 출간(사진제공=오씨이오)시작은 좌절이었다. 안정된 직장을 뛰쳐나와 ‘오픈 전담 팀장’으로 승승장구하다 내 가게를 차려 매출 40배 상승이라는 기적을 이뤄냈지만 강남역 ‘물난리’의 직격탄을 맞아 길거리로 내쫓겨 빚더미에 앉았다.국가대표 과일촌 배성기 대표의 좌절과 성공담을 담은 책 ‘트럭 모는 CEO’가 출간됐다. 1억 5000만원이라는 빚을 안고 길거리로 내몰린 그에게 남은 것이라곤 낡은 중고 트럭 한대였다.절망감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던 저자가 길거리 행상으로 시작해 빌딩 부자가 된 ‘미아리의 전설’, ‘남대문의 트레이닝복 판매 왕’ 등을 만나면서 진짜 장사꾼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고 있다.낡은 트럭 한대를 기반으로 100억원 매출을 올리고 ‘트럭장사 사관학교’를 출범시킨 배성기 대표의 여정은 장사가 은퇴자의 무덤이 아닌 희망의 텃밭임을 여실히 증명한다.책에는 트럭장사를 ‘기회’로 만드는, ‘국가대표 과일 장사꾼’을 자처하는 배 대표의 장사철학이 고스란히 담겼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8-08-07 18:00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어쩌면 ‘바보’일지 몰라도…눈부신 성장을 이끈 3년 ‘백수의 1만 권 독서법’

백수의 1만 권 독서법 | 김병완 지음 | 아템포 출간(사진제공=아템포)대한민국의 대표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에서 10년 이상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억대 연봉자였다. 불현 듯 낙엽처럼 져버리는 직장인의 삶에 회의를 느낀 저자 김병완은 사표를 내던지고 도서관에 처박혔다.3년 동안 두문불출, 도서관 백수로 살며 ‘3년 1만권 독서, 60권 출간’이라는 기적을 이뤄낸 김병완 작가의 ‘백수의 1만 권 독서법’이 출간됐다.책은 ‘백수의 1만 권 독서법’ ‘문맹률은 최저지만 문해력은 꼴찌인 나라’ ‘1만 권 독서가 가져다 준 기적들’ ‘나는 어떻게 책을 읽었을까?’ ‘독서의 양과 질이 인생의 격과 질을 결정한다’ ‘소개하고 싶은 독서법’ 등 6개장에 독서의 시작과 유익함, 방법과 수준, 독서가의 고난과 시련 등을 나눠 담았다.마지막에는 세 종류의 독서법에 대해 설명한 ‘강연록’과 추천도서 1000권이 부록으로 실렸다. 특히 독서 초보와 지도자·고수, 인문·고전, 소설, 성공기, 행복도서, 경제·경영·사회·정치 도서, 철학서, 뇌 과학 및 학습법, 심리학 등 분야별, 연령대별, 취향별 등 다양하게 분류한 추천도서에서 저자의 정성이 고스란히 전달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8-08-07 18:00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엄마의 언어로 세상을 본다면’

엄마의 언어로 세상을 본다면 | 이현미 지음 | 부키 출간(사진제공=부키)“엄마는 나를 왜 낳았어?”라고 묻고 또 묻기를 30년. 되고 싶은 것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그 무엇으로도 태어나지 말자’고 했고 어린 시절의 상처로 비혼과 비출산을 다짐했던 여자는 서른이 넘어 엄마가 됐다.세상이 달라졌고 즐거움이 늘었으며 살아가야 하는 이유는 점점 돈독해졌다.신간 ‘엄마의 언어로 세상을 본다면’은 부제처럼 ‘딸에서 어른이 되기까지, 82년생 보통 엄마의 기록’이다.사회부 기자이자 엄마인 저자 이현미는 보지 못했던 세상을 볼 수 있게 됐고 분명 아이를 사랑했음에도 기꺼이 행복해지지 않는 이유를 고민하면서 사회가 강요하는 ‘모성 이데올로기’ ‘모성 신화’로 충만한 스스로를 맞닥뜨리게 됐다.엄마가 처음인 저자 역시 이 시대 엄마들을 짓눌러온 강박증을 고스란히 앓았다.알게 모르게 ‘능력 있는 아빠, 내조하는 엄마’ ‘바깥일은 남자, 집안일과 육아는 여자의 몫’을 당연하게 여기고 자녀의 일이면 미안함부터 앞서는가 하면 무엇이든 감내하고 힘든 티를 내면 안된다 등.육아에는 기쁘고 사랑하는 만큼 고통이 수반된다. 이렇게 사랑하는데 어째서 기꺼이 행복하지 않은지. 그 고민에서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는 것에 맞닥뜨리고서야 변화는 시작된다. 그리고 이는 누구나 그렇다. 나도, 남편도, 내 부모도, 내 부모의 부모도 엄마와 아빠는 처음이었다. 그렇게 ‘엄마의 언어로 세상을 본다면’ 기꺼이 행복하지 않았던 육아와 세상에 기쁘게 다가갈 수 있게 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8-08-06 18:14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주몽과 광개토대왕, 연개소문에서 배우는 설득과 공감 ‘고구려에서 배우는 경영전략’

고구려에서 배우는 경영전략-기업가 정신으로 리드한 고구려 700년 | 석산 지음 | 북카라반 출간(사진제공=북카라반)미국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는 기업가 정신이 가장 강한 나라가 한국이라고 했다.신간 ‘고구려에서 배우는 경영전략’은 도전과 응전으로 응축되는 기업가 정신의 표본이 고구려라고 설파한다.저자는 고려왕조실록, 조선사 등 역사 속에서 리더십과 기업가 정신, 비즈니스 전략 등을 연구하는 석산이다.저자는 책에서 늘 남방과 북방, 중원 등에 침략을 받으면서도 그들에 대항해 천하강국이 된 고구려의 역사적 인물, 사건 등을 현재 경영에 빗댄다.700년을 이어온 고구려 파워의 기반은 ‘고조선의 고토 회복’이라는 비전 공유였다는 사실을 예로 들며 조직이 함께 꿈꾸는 상상 공동체의 3가지 요건을 설명하는 식이다.더불어 고구려를 건설한 주몽이 최대 난관이던 고조선 유민 통합을 ‘설득과 공감’으로 이뤄낸 사실을 통해 구성원들이 리더와 리더의 비전을 받아들이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고구려인은 무엇을 꿈꾸었는가’ ‘고구려는 룰메이커였다’ ‘고구려 700년 투쟁의 축-주권의식’ ‘권력의 정당성을 묻는다’ ‘동업, 승계, 첩보전의 방정식’ 등 16개장에 상상 공동체, 창조적 파괴, 데이터 경영, 포용정책, 전략적 인내, 리스크 관리 등을 설명한다.더불어 주몽을 비롯해 정복형 경제군주 광개토대왕, 을지문덕, 양만춘, 미천왕, 소수림왕, 고국양왕,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 유리왕과 해명태자, 아신왕, 금수저 장수왕, 연개소문 등 고구려를 지탱한 이의 리더십을 경영전략으로 풀어낸다.마지막 장에 정리한 ‘조직 재건 시 참조해야할 7가지 원칙’ 중 ‘손자병법’의 ‘무소불비 즉무소불과’(모든 것을 지키려 하면 모든 것이 약해진다)를 인용한 것이 인상적이다. 결국 고구려 때나 지금이나 핵심은 선택과 집중 그리고 설득과 공감이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8-08-06 18:00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조금만 더 일찍 '읽었더라면'.신간 '미래의 별 나를 만나다'

미래의 별 나를 만나다|이랑, 권혁준 저|1만6800원. (사진제공=드림리치)인생에 있어 ‘멘토’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10대 시절에 만난 조언자와 성인이 돼서 접하는 충고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출판사 드림리치에서는 청소년을 위한 ‘미래의 별 나를 만나다’를 펴냈다. 이 책은 어른들의 시각으로 유망한 직종을 제안해 만든 기존의 진로 관련 도서들과 달리, 기획 단계부터 리서치, 섭외, 인터뷰, 자료조사 등 도서 제작의 모든 과정에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만든 특별한 진로 가이드북이다.프로야구 선수 이승엽, 웹툰 작가 주호민, 힙합뮤지션 타이거 JK, 패션 디자이너 황재근, 작가 조승연 등 책에 등장하는 15인의 멘토들은 진로에 한창 고민이 많은 중고등학교 학생 1000명의 설문조사를 거쳐 선정된 인물들이다.저자 권혁준(서울고등학교)군과 기자단으로 구성된 학생들이 이 멘토들에 대해 공부한 뒤 질문지를 작성하고 직접 만나 인터뷰해 눈길을 끈다.특히 인터뷰마다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원인 이랑 선생이 각 직업에 대한 세세한 정보를 짚어줘 가독성을 높였다. 직업에 대한 다양한 항목의 전문적인 정보뿐 아니라 대학의 관련학과, 그 직업에 대해 꼭 알아둬야 할 내용들로 빼곡하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18-08-03 08:53 이희승 기자

[비바100] 현직매니저·방송작가가 함께 쓴 엔터테인먼트 이론서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방탄소년단(사진제공=빅히트 엔터테인먼트)1990년대만 해도 외국인이 떠올리는 한국의 이미지는 김치와 ‘노스코리아’(North Korea)정도였다. 그러나 미디어의 발달로 글로벌 네트워크 시대로 접어들면서 대한민국은 엔터테인먼트 강국으로 부상했다. 2000년대 초중반 ‘겨울연가’ ‘대장금’으로 촉발된 한류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 방탄소년단(BTS)의 북미대륙 공략까지 이어지며 ‘엔터 한국’의 이미지를 바꿔놓았다. 남미의 10대들은 K팝 댄스를 커버하고 중동의 히잡 쓴 여인들은 한국 드라마를 시청한다. TV수상기가 흔치 않은 아프리카 대륙에서조차 마을마다 몇 개 없는 TV수상기를 통해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제 엔터테인먼트는 한국을 대표하는 주요 산업분야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르렀다. 이제 ‘코리아 웨이브’(Korea Wave)라 불리는 한류는 당당한 글로벌 키워드다.그렇다면 한류는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지금 한류의 인기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엔터테인먼트 코리아| 김정은·김성훈 지음| 미래의창 | 1만 6000원 |사진제공=미래의창신간 ‘엔터테인먼트 코리아’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밑바닥부터 다져온 현직 방송작가와 매니저 출신 교수가 함께 쓴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이론서다. 저자인 김정은 씨는 SBS ‘신동엽의 있다! 없다?’, ‘TV동물농장’, MBC ‘생방송 화제집중’, KBS ‘무한지대큐’ 등을 집필한 베테랑 작가다. 공동저자인 김성훈 씨는 매니저 1세대로 구혜선, 유인나, 강혜정 등 YG엔터테인먼트의 연기자 파트를 담당했다. 이후 하정우, 서강준 소속사 판타지오를 거쳐 현재 한국 연예매니먼트협회 해외 분과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더불어 모교인 서울예대에서 커뮤니케이션학부 예술경영학과 겸임교수로 후학을 양성 중이다.책은 크게 방송가의 흐름과 방송 콘텐츠를 중점적으로 다룬 파트 1·2, 아티스트와 기획사의 관계 그리고 대한민국 엔터테인먼트 업계 파워리더 18인을 소개한 파트 3·4로 나뉜다.내용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국내 3대 기획사인 SM·YG·JYP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업계 파워리더 18인을 유형별로 분류한 마지막 장이다. 저자는 무대를 주름 잡던 가수들이 가요계 리딩 기업인 SM·YG·JYP엔터테인먼트의 대표 프로듀서를 맡은 부분에 주목했다.하지만 세 기업의 리더십은 확연히 다르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엘리트 기획의 선구자라면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는 주도적이고 자유로운 아티스트들의 조력자 스타일이다.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는 리더형 기획자다. 세 기획사 수장 중 유일하게 현직 가수로도 활동 중인 박진영은 자신의 철학과 스타일을 소속사 가수들에게 대물림하고 있다고 저자는 분석했다.미스틱과 안테나는 오디오형 가수의 반란이다. 양 기업을 이끄는 윤종신 대표 프로듀서와 유희열 대표는 모두 1990년대 TV보다 라디오 매체에서 주목받던 오디오형 가수였다. 그래서 양사가 육성하는 가수들도 직접 자작곡을 쓰는 싱어송라이터가 대부분이다. 재미있는 점은 양사 모두 대표들이 현재 TV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프로 방송꾼이라는 점이다. 음악적 마니아층과 대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점에서 양사의 행보는 흥미롭다.(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연기자 매니지먼트 분야에서는 확연히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싸이더스HQ와 나무엑터스의 비교도 눈길을 끈다. 양사의 정훈탁, 김종도 대표 모두 매니저 1세대로는 이례적으로 4년제 대학을 졸업했다. 그러나 양사의 행보는 극과 극을 달린다. 싸이더스HQ가 인수·합병을 통해 기업형 매니지먼트의 포문을 열었다면 나무엑터스는 2004년 설립 이후 한결같이 배우 매니지먼트에만 매진하고 있다. 故김주혁·이은주를 비롯해 문근영, 신세경, 유준상 등 초창기 소속배우들이 계속 한솥밥을 먹고 있는 것도 이례적이다.이외에도 이 책에서는 미디테인먼트(미디어+엔터테인먼트)를 일군 이미경 CJ ENM 전 부회장, 동갑내기 작곡가 출신 엔터테인먼트사 대표 한성호·황세준, 동갑내기 국민PD 김태호·나영석, BTS 신화를 일군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방시혁 대표 등 한류 메이커즈 등 총 18명을 유형별로 분류해 분석했다. 오랜 기간 업계에 몸 담으며 예민해진 촉수를 기울인 저자의 안목이 돋보이는 부분이다.저자인 김성훈 교수는 ‘브릿지경제’에 “엔터테인먼트 직군을 업으로 삼고자 하는 이들 또는 시스템에 대해 고민하고 궁금증이 있는 이들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2018-08-01 07:00 조은별 기자

[갓 구운 책] 타인의 욕망이 아닌 나에게 집중하니 ‘꿈 따위는 없어도 됩니다’

꿈 따위는 없어도 됩니다 | 이태화 지음 | 동양북스 출간(사진제공=동양북스)대부분은 말한다. 꿈을 가져라,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야 한다, 살며 사랑하며 배워라, 평생을 공부해야 한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전진하라…. 신간 ‘꿈 따위는 없어도 됩니다’는 이러한 말들을 거스르는 책이다.대기업에 근무하며 성공한 사람들의 법칙을 분석해 그를 실천하며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던 스타트업 대표이자 파워블로거인 저자 이태화는 어느 순간 한계를, 그리고 힘을 뺄수록 열정이 생기고 일이 순조롭게 풀려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책은 스스로를 몰아붙이며 고군분투하는 자기계발이 아닌 자신을 더 잘 알고 존중하며 관점을 새롭게 하고 생각을 달리함으로서 성장할 방법을 제시한다.‘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은 뭘까?’ ‘지금 나는 나를 괴롭히고 있는가?’ ‘왜 꿈은 꼭 직업이어야 하는가?’ ‘어떻게 하면 내 마음 가는 대로 살 수 있을까?’ ‘시간은 왜 항상 부족한 걸까?’ ‘인간관계가 왜 이렇게 힘든 걸까?’ ‘나는 회사의 주인일까?’ ‘왜 목표 달성에 실패할까?’ 등 8개 질문으로 구성된 책은 묻고 또 묻는다.회사를 위해 내가 일하는 게 아니라 나를 위해 회사를 다닌다, 야망에 앞서 내 욕망, 눈 앞의 재미부터 챙긴다, 실패하더라도 일단 해본다, 80%의 목표를 버리고 내 삶을 변화시키고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데 핵심이 되는 활동 20%에 집중한다 등 책은 모든 것을 나로부터 시작해 발전시키는 방법을 제시한다.프랑스 정신의학자 자크 라캉의 말처럼 “모든 인간의 욕망은 타인의 욕망”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 안에서 그 타인의 욕망은 끄고 내가 진짜 원하는 것만을 추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가벼워지고 행복은 가까워진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8-07-31 18:00 허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