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현직매니저·방송작가가 함께 쓴 엔터테인먼트 이론서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조은별 기자
입력일 2018-08-01 07:00 수정일 2018-08-01 07:00 발행일 2018-08-0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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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에서 BTS까지… 한류를 분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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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사진제공=빅히트 엔터테인먼트)

1990년대만 해도 외국인이 떠올리는 한국의 이미지는 김치와 ‘노스코리아’(North Korea)정도였다. 그러나 미디어의 발달로 글로벌 네트워크 시대로 접어들면서 대한민국은 엔터테인먼트 강국으로 부상했다. 2000년대 초중반 ‘겨울연가’ ‘대장금’으로 촉발된 한류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 방탄소년단(BTS)의 북미대륙 공략까지 이어지며 ‘엔터 한국’의 이미지를 바꿔놓았다.

남미의 10대들은 K팝 댄스를 커버하고 중동의 히잡 쓴 여인들은 한국 드라마를 시청한다. TV수상기가 흔치 않은 아프리카 대륙에서조차 마을마다 몇 개 없는 TV수상기를 통해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제 엔터테인먼트는 한국을 대표하는 주요 산업분야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르렀다. 이제 ‘코리아 웨이브’(Korea Wave)라 불리는 한류는 당당한 글로벌 키워드다.

그렇다면 한류는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지금 한류의 인기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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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코리아| 김정은·김성훈 지음| 미래의창 | 1만 6000원 |사진제공=미래의창

신간 ‘엔터테인먼트 코리아’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밑바닥부터 다져온 현직 방송작가와 매니저 출신 교수가 함께 쓴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이론서다. 저자인 김정은 씨는 SBS ‘신동엽의 있다! 없다?’, ‘TV동물농장’, MBC ‘생방송 화제집중’, KBS ‘무한지대큐’ 등을 집필한 베테랑 작가다. 

공동저자인 김성훈 씨는 매니저 1세대로 구혜선, 유인나, 강혜정 등 YG엔터테인먼트의 연기자 파트를 담당했다. 이후 하정우, 서강준 소속사 판타지오를 거쳐 현재 한국 연예매니먼트협회 해외 분과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더불어 모교인 서울예대에서 커뮤니케이션학부 예술경영학과 겸임교수로 후학을 양성 중이다.

책은 크게 방송가의 흐름과 방송 콘텐츠를 중점적으로 다룬 파트 1·2, 아티스트와 기획사의 관계 그리고 대한민국 엔터테인먼트 업계 파워리더 18인을 소개한 파트 3·4로 나뉜다.

내용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국내 3대 기획사인 SM·YG·JYP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업계 파워리더 18인을 유형별로 분류한 마지막 장이다. 저자는 무대를 주름 잡던 가수들이 가요계 리딩 기업인 SM·YG·JYP엔터테인먼트의 대표 프로듀서를 맡은 부분에 주목했다.

하지만 세 기업의 리더십은 확연히 다르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엘리트 기획의 선구자라면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는 주도적이고 자유로운 아티스트들의 조력자 스타일이다.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는 리더형 기획자다. 세 기획사 수장 중 유일하게 현직 가수로도 활동 중인 박진영은 자신의 철학과 스타일을 소속사 가수들에게 대물림하고 있다고 저자는 분석했다.

미스틱과 안테나는 오디오형 가수의 반란이다. 양 기업을 이끄는 윤종신 대표 프로듀서와 유희열 대표는 모두 1990년대 TV보다 라디오 매체에서 주목받던 오디오형 가수였다. 그래서 양사가 육성하는 가수들도 직접 자작곡을 쓰는 싱어송라이터가 대부분이다. 재미있는 점은 양사 모두 대표들이 현재 TV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프로 방송꾼이라는 점이다. 음악적 마니아층과 대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점에서 양사의 행보는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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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연기자 매니지먼트 분야에서는 확연히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싸이더스HQ와 나무엑터스의 비교도 눈길을 끈다. 양사의 정훈탁, 김종도 대표 모두 매니저 1세대로는 이례적으로 4년제 대학을 졸업했다. 그러나 양사의 행보는 극과 극을 달린다. 싸이더스HQ가 인수·합병을 통해 기업형 매니지먼트의 포문을 열었다면 나무엑터스는 2004년 설립 이후 한결같이 배우 매니지먼트에만 매진하고 있다. 故김주혁·이은주를 비롯해 문근영, 신세경, 유준상 등 초창기 소속배우들이 계속 한솥밥을 먹고 있는 것도 이례적이다.

이외에도 이 책에서는 미디테인먼트(미디어+엔터테인먼트)를 일군 이미경 CJ ENM 전 부회장, 동갑내기 작곡가 출신 엔터테인먼트사 대표 한성호·황세준, 동갑내기 국민PD 김태호·나영석, BTS 신화를 일군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방시혁 대표 등 한류 메이커즈 등 총 18명을 유형별로 분류해 분석했다. 오랜 기간 업계에 몸 담으며 예민해진 촉수를 기울인 저자의 안목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저자인 김성훈 교수는 ‘브릿지경제’에 “엔터테인먼트 직군을 업으로 삼고자 하는 이들 또는 시스템에 대해 고민하고 궁금증이 있는 이들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