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구운 책]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엄마의 언어로 세상을 본다면’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8-08-06 18:14 수정일 2018-08-06 18:14 발행일 2018-08-0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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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언어로 세상을 본다면 | 이현미 지음 | 부키 출간(사진제공=부키)

“엄마는 나를 왜 낳았어?”라고 묻고 또 묻기를 30년. 되고 싶은 것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그 무엇으로도 태어나지 말자’고 했고 어린 시절의 상처로 비혼과 비출산을 다짐했던 여자는 서른이 넘어 엄마가 됐다.

세상이 달라졌고 즐거움이 늘었으며 살아가야 하는 이유는 점점 돈독해졌다.

신간 ‘엄마의 언어로 세상을 본다면’은 부제처럼 ‘딸에서 어른이 되기까지, 82년생 보통 엄마의 기록’이다.

사회부 기자이자 엄마인 저자 이현미는 보지 못했던 세상을 볼 수 있게 됐고 분명 아이를 사랑했음에도 기꺼이 행복해지지 않는 이유를 고민하면서 사회가 강요하는 ‘모성 이데올로기’ ‘모성 신화’로 충만한 스스로를 맞닥뜨리게 됐다.

엄마가 처음인 저자 역시 이 시대 엄마들을 짓눌러온 강박증을 고스란히 앓았다.알게 모르게 ‘능력 있는 아빠, 내조하는 엄마’ ‘바깥일은 남자, 집안일과 육아는 여자의 몫’을 당연하게 여기고 자녀의 일이면 미안함부터 앞서는가 하면 무엇이든 감내하고 힘든 티를 내면 안된다 등.

육아에는 기쁘고 사랑하는 만큼 고통이 수반된다. 이렇게 사랑하는데 어째서 기꺼이 행복하지 않은지. 그 고민에서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는 것에 맞닥뜨리고서야 변화는 시작된다. 그리고 이는 누구나 그렇다. 나도, 남편도, 내 부모도, 내 부모의 부모도 엄마와 아빠는 처음이었다. 그렇게 ‘엄마의 언어로 세상을 본다면’ 기꺼이 행복하지 않았던 육아와 세상에 기쁘게 다가갈 수 있게 된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