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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人더컬처] 국립무용단 ‘2024 안무가 프로젝트’ 정길만·이재화·최종인 “지금 추어지는 춤, 그럼에도 현대무용 아닌 ‘새로운’ 전통”

국립무용단 ‘2024 안무가 프로젝트’에 선정된 안무가들. 왼쪽부터 정길만, 이재화, 최종인(사진=허미선 기자)“제가 한국예술기록원에 가서 한국무용계 큰 어르신들의 말씀을 찾아본 적이 있어요. ‘한국무용은 자연스러운 춤’이고 ‘추는 춤이 아니라 추어지는 춤’이라는 글귀가 한국무용을 관통한다고 느꼈죠. 보존도 중요하지만 한국무용의 가장 큰 정수는 창작 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국립무용단의 ‘2024 안무가 프로젝트’(10월 31~11월 3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의 최종인 안무가는 한국무용을 “추어지는 춤”이라고 정의했다. 최종인은 한국무용에 뿌리를 둔 무용수이자 안무가로 최근 춤으로 승부를 겨루는 Mnet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테이지 파이터’에서 ‘썬캡보이’로 주목받고 있다.“한성준 선생님도, 이매방 선생님도 작품을 만드셔서 추셨고 최승희 선생님도 ‘신무용’이라는 장르를 만드셨어요. 그렇게 다양하게 만들어져 보급하고 그것이 하나의 콘텐츠가 되고 장르로 자리매김하면서 지금까지 보존됐다고 생각해요. 또 다시 그 보존된 걸 바탕으로 새롭고 다양하게 만들어 지금까지 추어지고 있죠.”이어 “동네, 후드적 관점이랄까 지역번호 82번에서 추어진 오리지널리티가 있고 우리만 할 수 있는 특성과 정서가 담긴 춤들을 개발하면 지금 사회에서 춰지는 가장 자연스러운 춤”이라고 부연했다.‘2024 안무가 프로젝트’는 한국무용계를 이끌 젊은 춤꾼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국립무용단이 마련한 무대다. 최종인을 비롯해 국립무용단 훈련장이기도 한 정길만 그리고 국립무용단원으로 현대화한 ‘가무악칠채’로 주목받았던 이재화가 각각 ‘휙’ ‘침묵하는 존재의 나약함’ ‘탈바꿈’을 선보인다.이번 프로젝트에는 ‘국립예술단체 청년 교육단원 육성사업’을 통해 선정된 23명의 청년교육단원 무용수들이 무대에 올라 의미를 더한다.◇정길만의 ‘침묵하는 존재의 나약함’, 이재화 ‘탈바꿈’, 최종인 ‘휙’국립무용단 ‘2024 안무가 프로젝트’ 중 정길만 안무가의 ‘침묵하는 존재의 나약함’ 연습시연(사진=허미선 기자)정길만의 ‘침묵하는 존재의 나약함’은 “무의식과 의식 저편에서 서성이는 어떤 인물에 대해 고민한 작품”이다. 정길만 안무가는 “개인이 의식하지 못했던 무의식은 사는 동안 부지불식간에 나타는 것 같다”며 “그들 중 끊임없이 자신을 괴롭히는 문제적 부분을 안고 갈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는 말할 수 없는 인간의 내면이 신전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침묵하는 자의 상상 속에 등장하는 히잡을 쓰지 않은 여인, 벼랑 끝까지 내몰린 인물 그리고 안전한 사회에 사는 우리의 가슴 어느 한쪽을 불편하게 하는, 지구 저편에서 분명 벌어지고 있는 전쟁 등 부조리를 다루는 작품이다.국립무용단 ‘2024 안무가 프로젝트’ 중 이재화 안무가의 ‘탈바꿈’ 연습시연(사진=허미선 기자)이재화의 ‘탈바꿈’은 탈춤의 현대적 재해석이자 “늘 주어지는 미션 같은, 한국적인 건 뭘까라는 고민의 실체”로 “힙합과 EDM음악을 듣고 맥도날드를 먹고 자란 저희세대에서 바라본 ‘한국적인 것’에서 출발한” 작품이다.“제목 ‘탈바꿈’은 중의적 표현입니다. 정말 탈을 바꾼다는 의미도 있고 한국무용이라는 장르가 이 시대에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이기도 하죠. 새로운 곳에서 찾기 보다는 전통적인 창고에서 가져오려고 노력했습니다. 탈춤을 보면 힙하다는 느낌을 받게끔 해요. 거기서 형식, 호흡, 움직임 등을 뽑아내 사용하고 있죠. 탈춤이라는 소재 자체에 존중과 화합이라는 키워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저희가 전통을, 그것들이 저희를 존중하는 게 일맥상통하지 않나 생각합니다.”국립무용단 ‘2024 안무가 프로젝트’ 중 최종인 안무가의 ‘휙’ 연습시연(사진=허미선 기자)최종인의 ‘휙’은 “사람에 대한 호감과 비호감이 결정되는 시간 0.18초, 첫인상을 판단하는 데 걸리는 3초, 쇼츠를 볼지말지를 결정하는 8초 등 대비판의 시대, 모든 게 싫증나는 세상의 순간들, 사람들 그리고 자신에 대한 이야기”다. 최종인 안무가는 “예전엔 맞았지만 지금은 틀린, 예전엔 틀렸지만 지금은 호응을 받는, 그런 아귀가 맞아떨어지는 가치들이 있다”며 “지금 만들고 싶은 춤, 추어져야 하는 춤, 지금의 관객과 무용수, 안무자가 가장 즐길 수 있을만한 춤”이라고 설명했다.“그냥 계속 보게 되는 그런 작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제가 ‘스테이지 파이터’에 출연하는 것도, 미디어와 계속 소통하는 것도 그래서예요. 제가 감각적이진 못하지만 관객들의 니즈를 맞추고 그들이 좋아하는 걸 파악해서 한국무용이라는 장르로 소통하고 공유하고 싶은 마음으로 만든 작품이죠.”◇‘지금’을 담은 현대화, 그럼에도 ‘새로운 전통’국립무용단 ‘2024 안무가 프로젝트’ 이재화 안무가(사진제공=국립무용단)“현대무용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상황을 이야기하는데 전통 춤사위나 좌우세가 들어가는 자체가 불필요하게 느껴질 때도 있죠. 그럼에도 우리의 정체성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 ‘전통’이라는 정체성이 어떻게 동시대성을 띨 수 있을까를 계속 고민 중이죠.”지금을 담은 무대들이지만 현대무용이 아닌 ‘새로운 전통’이라는 정체성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 이재화의 ‘탈바꿈’에는 현대적인 LED마스크가 사용되기도 한다.“탈이 바뀌면서 춤도 변화돼요. 음악적으로는 장단의 속도를 정하는 탈춤의 불림을 대입했습니다. ‘쉬~~’ 하고 나오는 불림들이 속도를 정해주면 라이브 밴드가 호흡을 맞춰가는, 날 것의 느낌을 주고 싶었죠. 이를 통해 관객들이 현장성을 느끼기를 바랐어요. 현재 음악작업을 하고 있는 박다울씨 역시 거문고의 대중화, 전통 음악과 관객의 소통 등 저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우산과 책, 그 뜻을 알 수 없는 대사 혹은 읊조림이 쓰인 ‘침묵하는 존재의 나약함’에 대해 정길만 안무가는 “우산은 침묵 그리고 존재의 나약함”이라며 “인간이 생각하는 지각 인식은 문명이고 문명은 책 혹은 언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국립무용단 ‘2024 안무가 프로젝트’ 정길만 안무가(사진제공=국립무용단)“우산은 침묵하는 자의 무의식, 그 자아를 좀 보살펴 주고 싶은 생각으로 사용했습니다. 더불어 침묵하는 자에게 히잡을 쓰지 않는 여인은 보호하고 싶은 대상입니다. 그래서 우산을 오브제로 사용했죠.”이어 현대무용이 아닌 ‘새로운 전통’ 요소에 대해서는 “인류가 오랜 시간 경험을 축적해 발전하듯 한국 무용 역시 그렇다”며 “주어진 시간과 수학적인 박자 안에 한국 춤이 추어지는데 그 특징과 정체성은 일맥상통한다”고 부연했다.“그 박자 안에 동작이 딱딱 떨어지지 않는 것이 한국적인 것 같아요. 그 시간 안에 초과되는 움직임이 있거든요. 그 움직임이 딱 떨어지는 게 아니라 다음 동작으로 연결되죠. 흔히 정중동이라는 호흡이나 정서가 깔려있달까요. 그 정서를 얼마만큼, 어떤 방식으로 표출할 거냐는 안무가의 능력과 동작의 디테일에 달려있죠.”이어 “이번 작품에는 탈춤적인 혹은 태껸 등 한국적인 동작이 들어있다”며 “호흡을 맺지 않고 다음으로 연결되는 한국적인 특징을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부연했다.국립무용단 ‘2024 안무가 프로젝트’ 최종인 안무가(사진제공=국립무용단)‘휙’ 지나가는 찰나를 표현하는 최종인 안무가는 부채와 거울을 활용한 작품을 선보인다. 그는 “한국적 장르에서 쓰이는 부채가 아니다. 던지고 받는 데서 ‘휙’을 봤다. 찰나의 순간에 잡는데도 한국적인 호흡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전통적인 클리셰 안에서 새롭게 변형하는 느낌을 내고 싶었다. 그런 무브먼트를 할 수 있는 (젊은 무용수) 친구들을 적극 활용해 보여주려고 노력 중”이라고 털어 놓았다. “거울은 새로운 병풍이 되는가 하면 새로운 춤판이기도 하죠. 나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지만 결국 내가 아닌 현상을 담기도 합니다. 미디어도 사진도 마찬가지죠. 사진을 찍지만 보정 애플리케이션으로 얼굴이 일그러지거나 82kg인 사람을 50kg인 것처럼 개미허리로 만들기도 하잖아요. 요새가 그런 세상이죠. 미디어에 노출된 썬캡보이가 진짜 나인가, 안무가 최종인과 정확하게 동일한 사람인가, 가면을 쓰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을 하게 돼요.”그리곤 “거울이라고 해도 좋고 미디어여도, 새로운 시대의 병풍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그로 인해 새로운 춤판이 만들어지는 것도 좋다”고 밝혔다.국립무용단 ‘2024 안무가 프로젝트’의 안무가들. 왼쪽부터 이재화·정길만·최종인(사진제공=국립무용단)“혼자 추지만 거울의 각도에 따라 7, 8명이 추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게 현 시대랑 가장 맞닿아 있는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나는 이 행위를 하지 않았지만 어디선가는 ‘그랬다’고 단정지어지는 느낌을 내기 위해 거울을 활용하고 있죠.”‘새로운 전통’에 대해 최종인 안무가는 “완전 새로운 춤은 없다고 생각한다. 저희가 배운 게 그것”이라며 “이번 ‘휙’에 선발된 무용수들은 스트리트 댄스 혹은 현대무용을 하다가 한국무용을 병행하는 등 다양하다. 그들, 그들의 다양성 안에서 현대 사회에 가장 자연스러운 춤, ‘휙’이라는 음가가 줄 수 있는 호흡을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잠깐 졸 때도, 깨기 위해 몸을 두드리는 순간에도, 쇼츠를 보며 넘기는 손끝에도 한국무용적 색채, 호흡이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바탕으로 우리만의 ‘휙’이라는 장르가 탄생하기를 바라고 있죠. 그게 한국적인 창작의 정수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대범하고 건방지고 되바라지지만 관객들에게 좀더 매력적인 춤이 돼 널리 보급돼 새로운 K콘텐츠가 생겨나면 좋겠습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4-10-11 18:30 허미선 기자

[비바100]김병수 한국미술평론가협회장 “이질적인 것들의 어우러짐, 이희중이 선취했던 글로컬리티”

김병수 한국미술평론가협회장(사진=허미선 기자)“이희중 선생님의 화면을 대부분 전통적이고 민속적이라고 얘기하죠. 쉽게 말하면 ‘로컬’, 지역적이라는 뜻이거든요. ‘글로벌하다’는 전 지구적인 것이잖아요. 다르게 표현하면 서구적인 것이 보편적이라는 뜻이죠. 별개의 것 같은 이 두 가지가 이희중 선생님의 한 화면에 어우러져 있습니다. 그것이 이희중 선생님이 1980년대부터 선취했던 글로컬리티(Glocality)죠.”김병수 제26대 한국미술평론가협회장은 이희중 작가 작품세계의 핵심에 대해 “이질적인 것들의 충돌이 아닌 어우러짐, 조화”라고 짚었다. 더불어 “그 글로컬리티는 지금 이 시기에 이희중을 조명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이희중 작가(사진제공=이희중갤러리)“(홍익대학교 졸업 후 1985년 떠난) 독일에서 서양 미술사를 공부하면서 오히려 한국적인 걸 찾았죠. 무속, 민화 등에서 영감받은 한국적이고 민속적인 것이 글로벌 보편성을 획득하는 방식을 독일 유학 중 깨달으셨습니다. 서양 미술적인 감각과 한국의 민속적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고 한데 어우러지면서 글로벌 보편성을 반영하고 있죠.”석운 이희중은 무속신앙, 민담, 불교 등 전통소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표현한 작가다.전통의 차용과 각색, 끊임없는 변주에 이은 자기화를 반복하며 작품 속에 삶의 철학과 기호화된 우주관을 형상화하고 응축하는 데 매진했다. “한국적인 것과 서양적인 요소의 조화에서 더 나아가 구상과 추상, 세밀함과 단순함 등도 한 화면에 나타납니다. 이질적인 것들이 하나의 화면에서 충돌하기보다는 화해하고 조화하하면서 동시대적인 글로컬리티 반영은 물론 다양한 시각들이 중첩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그리곤 “그 예가 ‘푸른 환상’ 시리즈”라며 “우리 전통 회화 방식들을 일종의 그라피티 혹은 아이콘처럼 표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봄밤’ ‘달에게 보내는 노래’ ‘봄의 정취’ ‘몽환적 풍경’ ‘나비의 꿈’ 등은 동양적인 산수화 속에 서양의 패션 패턴이나 문양 등이 한 화면에서 어우러진다.“1995년작인 ‘무제’ 역시 무속적이고 우리 고대 민화 같은 것들을 동시대적인 패션 문양처럼 치환해내고 있습니다. 한 화면에 공존하는 그 두 가지가 무슨 상관인지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도 있지만 어떤 관계가 있는지 그 감각이 읽히기도 하거든요.”이희중 작가의 2019년 유작 ‘무제’(사진제공=이희중갤러리)그 글로컬한 감각은 발굴돼 반복되고 지향되면서 이희중의 작품세계에 고스란히 응축됐다. 그렇게 이희중이 선취했던 글로컬리티는 5주기 추모전 ‘이희중 0426: 무한을 향한 시선’(Yi Hee-choung 0426: A View Towards Infinity, 10월 10~18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2전시실)에 전시되는 100여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소천 5년만의 첫 대규모 개인전으로 1980년대 제작한 ‘산과 용’부터 ‘우주’ ‘첩첩산중’ ‘푸른 형상’ ‘문자’ ‘풍류’ 연작, ‘승천하는 용’ ‘용의 눈’ ‘창조의 손’ ‘만다라’ ‘밀월여행’ ‘푸른 밤’ ‘달과 나비’ ‘새 천년의 소망’ 등과 2019년 작업한 유작들까지 그의 작품세계가 총망라된다. 그가 태어나고 소천했던 4월 26일을 제목에 차용한 이번 전시는 유가족인 권정옥 이희중갤러리 대표와 아들 이호진, 그의 첫 제자로 기획총괄을 맡은 다발킴(김지영) 작가, 평론가들이 한 마음으로 마련해 의미를 더한다.이희중 작가의 ‘붉은 해’(사진제공=이희중갤러리)그는 소천 직전까지도 “내 작품 속에 들어가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했을 만큼 그림에도, 용인대학교 회화과 교수부터 문화예술대학 학장까지를 역임했던 교육자로서도 남다른 열정의 소유자였다.그의 첫 제자이자 5주기 추모전 ‘이희중 0426: 무한을 향한 시선’ 총괄기획자인 다발킴은 “교육자로서 이희중 선생님은 저를 항상 괴롭히는 스승이었다”며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불러다 앉히시고는 이런저런 조언을 주시곤 했던, 예술가로서 저의 성장과정에 가장 많은 에너지를 불어넣어주신 선생님”이라고 회상하기도 했다.그의 작가 동료이자 생전 술친구이기도 한 성동훈 조각가는 “그의 예술세계 안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운 내용들은 굉장히 서사적이고 서정적이며 아름답다”며 “그림 자체가 이희중 작가의 성품이다. 작품 속에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를 보면 해맑았던 그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털어놓았다.이희중 작가의 ‘관조’(사진제공=이희중갤러리)개막일에는 이희중의 예술세계를 재조명하는 ‘라운드테이블 비평세미나’가 열리고 한가람미술관 전시 후에는 용인 소재의 이희중갤러리로 옮겨 기획전(11월 1일~12월 31일)을 이어간다. 권정옥 대표에 따르면 “현재 카이스트박물관 내 이희중전시관 개관 및 영구전시를 카이스트박물관측과 협의 중이다.”“1990년대 평론가들이 말하는 이희중과 지금 바라보는 이희중은 전혀 달라요. 같은 시대라도 그의 작품을 바라보는 시각은 천차만별이었죠. 그만큼의 다양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다양한 레이어들이 중첩되고 컨텍스처(Contexture)를 세우고 맥락이 만들어져 하나의 화면을 구성하죠. 그 화면 자체가 이후 세대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작품을 봐도 전혀 다른 해석, 비평이 나오거든요. 이는 지금의 K팝이 지닌 글로컬리티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그의 작품들을 해명하고 해석하는 작업은 이제 시작이죠.”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4-10-09 18:0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정교하고 귀여운, 그렇지만 기괴한! ‘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정교하고 섬세한 묘사가 돋보이는 펜선들, 그로 표현된 귀여운 고양이들과 숲, 길, 꽃, 나무, 달팽이, 버섯, 소녀…. 하지만 좀 더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다크하고 기괴하며 그로테스크(Grotesque)하다. 눈을 꿈뻑이는 나무, 묘하게 기괴한 고양이, 내장과 뼈가 드러나거나 밧줄에 매달린 동물, 아름답지만 창백한 소녀, 달팽이를 품은 소녀들, 악어를 따뜻하게도 안아주는 소녀, 꽃다발을 든 악어, 꽃을 단 물고기, 뭔가 신비스러우면서도 위험천만한 느낌을 주는 숲의 입구….‘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퀸터 그라스(Gunter Grass)의 소설이자 독일의 폴커 슐렌도르프(Volker Schlondorff) 감독에 의해 영화로도 만들어져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국제영화상을 수상한 ‘양철북’(Die Blechtrommel) 중 북을 치며 질러대는 오스카의 괴성이 들리는 듯도 하다. 반면 두려움의 존재인 유령 등은 이상하게도 푸근하다. 그렇게 전시장 전체에 독특하고도 편견을 깨는 상상력에 감탄할만한 판타지가 펼쳐진다.‘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세계적인 아티스트 유코 히구치의 특별전 ‘비밀의 숲’(Yuko Higuchi: Secret Forest, 2025년 1월 22일까지 더현대 서울 ALT.1)에 들어선 느낌은 그랬다.한국에서의 첫 대규모 특별전 ‘비밀의 숲’에서는 구찌(Gucci)를 비롯해 수많은 브랜드와 협업한 유코 히쿠치의 초기 원화부터 영화 포스터 등 1000여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전시는 ‘숲의 입구’ ‘컬래버레이션보리스 잡화점 작품’ ‘비밀의 방’ ‘비밀의 숲’ ‘호러’와 ‘세상에서 네가 최고야’ ‘두 고양이’ 등의 원화를 비롯해 도서에 게재되지 않은 미공개컷으로 꾸린 ‘그림책’ 그리고 ‘스모크’ 등의 영화 포스터와 한국 전시만을 위한 신작들을 만날 수 있는 8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그를 대표하는 봉제 인형 고양이 캐릭터 양코, 감성적인 일러스트레이션이 돋보이는 ‘러브레터’, 유머와 사랑스러움이 묻어나는 ‘구스타브 이야기’는 물론 이마이 마사요(Masayo Imai)가 그의 일러스트를 펠트인형으로 재탄생시켜 입체감을 더한다.‘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더불어 구찌를 비롯한 모스버거, 화구제조사 홀베인, 잡지 ‘MOE’ 등과의 협업작품 그리고 히구치의 분신과도 같은 구스타브가 주인공인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의 작품을 재해석한 ‘규티스’ 연작도 만날 수 있다. 그렇게 어느 한 구석 유코 히구치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는 ‘비밀의 숲’에는 푸근하지만 문득 섬뜩하기도 한 ‘숲의 입구’로 들어서는 순간 섬세하고도 귀여우며 예쁜, 하지만 유머러스하면서도 냉소적이며 그로테스크한 매력으로 무장한 상상의 세계가 펼쳐진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코 히구치 특별전: 비밀의 숲’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2024-10-04 18:14 허미선 기자

[B코멘트] 두 번째 ‘디파인 서울’ 정석호 아트부산 이사 “세상 어디에도 없는 궁금증을 자아내도록!”

제2회 ‘디파인 서울’에 대해 설명 중인 아트부산 정석호 이사(사진=허미선 기자)“차별화의 가장 큰 요소는 ‘저건 뭐지’라는 의문점과 기대감을 만들어내는 것 같아요. 지난해 ‘사물의 내면’을 계승하는 ‘단순의 의미’를 주제로 풀어내는데요. 작년에는 ‘왜 이 주제를 던졌지’라는 질문을 했다면 올해는 그 주제가 어떻게 어우러지고 녹아있는지를 통해 풀어가고자 합니다.”정석호 아트부산 이사는 지난해 론칭한 ‘디파인 서울’(Define: Seoul, 10월 30~11월 3일 성수동 S팩토리, Y173) 차별화의 핵심을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이라고 짚었다.“지난해 ‘사물의 내면’이라는 주제는 우리가 사물을 바라보고 평가하는 방식을 재정의하고자함이었습니다. 올해 ‘단순의 의미’는 그 재정의된 방식을 통해 바라보고 평가하는 우리는 또 어떻게 생각해야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 지난해의 연장선상에 있는 주제예요. 사물과 그 사물을 바라보는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가야하는지에 대한 질문이죠.”2024 ‘디파인 서울’ 포스터(사진제공=아트부산)이어 정 이사는 “앞으로도 ‘디파인 서울’은 무엇이 본질이고 무엇이 중요한지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앞으로 가야할 것인지를 주제로 지속적으로 탐구하고자 한다”고 부연했다.정석호 이사는 두 번째 ‘디파인 서울’ 행사와 올해의 주제인 ‘단순의 의미: 이성적 시대의 본질적 추구’(Understanding Simplicity)에 대해 “아트, 디자인, 공예 등의 구분보다는 ‘이 모든 것들이 예술’이라는 데서 시작한다”고 털어놓았다.“다양한 형태의 예술을 제작하고 선보이고 수집하고 향유하는 활동을 왜 하고 있는지, 그 활동의 가장 본질적이고 이성적인 핵심은 무엇인지를 고민했습니다. 이 모든 예술 활동과 신에서 바라봤을 때 공통적으로 공감될 수 있는, 관통하는 키워드가 ‘단순함’이라고 생각했죠.”정 이사의 설명처럼 올해로 2회째를 맞는 ‘디파인 서울’은 ‘단순의 의미’라는 주제 아래 국내외 현대미술 갤러리 및 디자인 스튜디오 40여곳이 참여한다. 정 이사의 설명에 의하면 “디파인 서울에서 갤러리 대신 사용하기로 한 ‘전시자’는 디자인 갤러리, 스튜디오 뿐 아니라 각종 브랜드까지를 통튼 명칭”이다.지난해에 이어 함께 하는 이탈리아 부부 조명 디자자이너 지오파토쿰스(GiopatoCoombes)를 비롯해 아시아로의 확장을 꿈꾸는 독일의 갤러리 징크‘(Galerie Zink), 태국 유무타(YOOMOOTA), 일본 화이트스톤 갤러리, 대구의 우손갤러리, 갤러리 JJ, 로이갤러리, 부산의 미미화갤러리, YG 플러스의 아트레이블 피시시(PEECES), 전통 장인과 현대작가의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이는 채율 등 참가 전시자들은 지난해 25곳에서 40개로 대폭 늘었다.지난해에 이어 이탈리아의 조명 디자인 스튜디오 지오파토amp;쿰스는 올해도 함께 한다(사진=브릿지경제DB, 허미선 기자)주제 ‘단순의 의미: 이성적 시대의 본질적 추구’는 스위스의 디자인 스튜디오 아틀리에 오이(Atelier Oi)와 가구 디자이너 하지훈, 이태수, 김덕한 등의 특별전에서 풀어낸다. 더불어 성수동 내 갤러리 까비넷, 아트프로젝트 씨오, 갤러리 루안앤코, 디 언타이틀드 보이드, 서인갤러리, 피노크(Finork), 씨디에이(CDA) 등 7개 갤러리가 꾸리는 ‘성수 아트위크’도 진행된다. 이번 디파인 서울의 변화는 전시장 곳곳의 공간을 양태오 아티스틱 디렉터가 주제에 맞춰 꾸린다는 것이다. 정 이사는 “비엔날레나 미술관 전시와는 다르게 페어에서 주제를 내세우고 이를 총괄하는 디렉터가 있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며 “지난해 주제관 형식으로 풀어내면서 너무 제한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행사 직후 받은 피드백 중 하나도 주제 부각의 미흡함이었다.“주제를 미리 공유드리긴 하지만 전시자들은 자유입니다. 전시자들에게는 강제하지 않습니다. 이에 ‘단순함’이라는 키워드에 영감을 받은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선보이는 것이 아틀리에 오이를 비롯한 네 개의 특별전입니다. 더불어 양태오 디렉터가 입구, 출구, 이동 동선, 계단, 전시장 내 특정 공간들마다 그만의 방식, 해석대로 풀어내 꾸리죠. 말만 주제가 아니라 행사 전반에 어우러질 수 있도록 개선하려고 노력 중입니다.”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함께 하는 ‘디파인 서울 2024’ 아티스틱 디렉터 양태오(사진제공=아트부산)‘디파인 서울’은 10년을 훌쩍 넘긴 아트페어 ‘아트부산’에서 지난해 론칭한 어나더 브랜다. 아트부산과는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디파인 서울’의 해외 진출에 대해 정 이사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 중”이라고 귀띔했다.“최근 국내외적으로 페어나 비엔날레가 많아졌다고들 하지만 미술계는 언제나 그랬어요. 생겨나고 사라지고를 반복하며 고만고만했죠. 다만 체감상 많아졌다는 느낌이긴 합니다. 그건 아트페어나 비엔날레, 미술관 전시 등이 많아졌다기보다는 기존에 ‘아트’ 범주에 없던 패션, 브랜드 등 이종산업이 아트를 끌어들이거나 접목하면서 생겨난 현상 같습니다. 이 또한 좋은 현상이지만 너무 많아지고 ‘아트’라는 주제가 남발되면서 과부화되는 듯해요.”이어 “경기 또한 좋다, 안좋다를 반복하지만 그건 저희가 어떻게 건드릴 수 없는 영역”이라며 “미술 관련된 행사가 너무 많아지다 보니 바쁘신 일상 중에 와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귀한 일이다. 올만한 이유를 만들어드리지 않으면 시간 내서 오시지도 않는 시대가 된 건 분명하다”고 부연했다.“그래서 판매를 떠나 지난해 ‘디파인 서울’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하는 건 첫해인데도 정말 많은 분들이 와주셨다는 겁니다. 개최 지역이 성수다 보니 젊은이들이 많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지난해 관람객들을 보면 ‘아트부산’과 유사합니다. 세대를 아우르는 관람객들이 다녀가셨고 1억 이하의 작품들은 3, 40대, 그 이상은 5, 60대 컬렉터분들이 구입했죠.”지난해 ‘디파인 서울’ 주제전 전경(사진=브릿지경제DB, 허미선 기자)그리곤 “한국에서는 강남, 서울 아니면 안된다고들 하지만 깨진 것처럼 ‘성수는 젊은이들이나 가는 데’라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고 밝혔다.“사실 첫해 론칭을 하면서는 여기저기 성수동 일대를 옮겨 다녀야 했고 계단도 적지 않아서 저희도 가능할까 싶었어요. 그런데 60대 컬렉터 분들까지 힘들다시면서도 너무 재밌어 하셨죠. 이에 아이덴티티로 삼았던 것들은 유지하면서 너무 이동이 많지 않도록 에스팩토리와 3분 거리에 있는 번개장터 소유의 Y173으로 집결했죠. 이 두 공간만으로도 이미 지난해 보다 공간이 많이 넓어졌어요.”정석호 이사는 “결국 오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없던 것, 재미있는 것들을 끊임없이 만들어내야 하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이는 수많은 페어와 비엔날레, 브랜드와 아트 신의 콜라보레이션 등 미술 혹은 관련 행사 홍수 속 ‘디파인 서울’의 차별점이자 존재이유기도 하다.“한번으로 끝이 아니라 지속가능하도록 핵심 아이덴티티는 유지하면서 끊임없이 시도하고 발전시키고 확장해 나가면서 ‘디파인 서울’이 아니면 만날 수 없는 궁금증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4-10-04 18:00 허미선 기자

[B코멘트]어윈올라프재단 셜리 덴 할토그 “균열이 내재된 완벽한 세상, 정체성 때문에 편견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이야기”

어윈올라프재단 셜리 덴 할토크(사진=허미선 기자)“사진을 언뜻 봤을 때는 굉장히 완벽해 보여요. 하지만 조금만 가까이 가면 어딘가 불완전하다는 느낌이 들죠. 우리 사회를 봐요. 소수자의 수는 많아지고 마치 점점 나아지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더 안 좋아지고 있어요. 그들의 권리는 작아지고 있거든요.”어윈올라프재단의 셜리 덴 할토그(Shirely den Hartog, 이하 셜리)는 어윈 올라프(Erwin Olaf)가 평생 추구했던 ‘균열이 내제된 완벽한 세상’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9월 설립한 어윈올라프재단은 어윈 올라프의 영향력을, 그가 생전에 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더 널리 알리기 위해 뉴욕, 런던, 파리, 한국 등 전시에 이어 2025년에는 암스테르담 현대미술관, 스텔릭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계획 중이다.◇균열이 내재된 완벽한 세상‘어윈 올라프, 작고 1주년 회고전’ 전경(사진=허미선 기자)“그림 뿐 아니라 뉴스에서 영감을 많이 얻었던” 어윈 올라프는 사회가 점점 발전하고 삶의 질 역시 향상되는 듯 보이지만 성 소수자를 비롯한 환경, 전염병, 여성, 인종차별 등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현상을 ‘균열이 내재된 완벽한 세상’에 담아내곤 했다.2020년 연작으로 광활한 자연 앞에 한없이 작기만 한 인간을 담은 ‘숲 속으로’(Im Walde, In The forest) 중 한 작품에 독일의 19세기 복장을 한 소년이 들고 있는 페트병이 든 플라스틱 백을 통해 환경오염에 대한 메시지를 담는 식이다.‘어윈 올라프, 작고 1주년 회고전’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호수에 떠 있는 배 위의 무슬림 여성은 ‘빈곤층’이라는 편견을 깨고 샤넬백을 들고 있고 산 아래 원주민처럼 보이는 이들은 철저하게 기획을 구현한 모델들이다. 그렇게 어윈 올라프 작품 속 ‘균열’(Crack)은 사회에 대한 문제제기이자 메시지이며 인류를 향한 경종이다. 이는 28년 간 그와 함께 해온 셜리가 ‘통제광’(Control Frick)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모든 걸 완벽하게 스스로 통제하는”(He wants to control everything) 장인정신과도 연관된다.‘어윈 올라프, 작고 1주년 회고전’ 중 한국에서는 처음 공개되는 작 ‘내가 원하는’ ‘지금 나는’ ‘내가 될’(사진=허미선 기자)스스로 기획하고 아주 작은 소품까지도 완벽하게 통제해 사진을 찍지만 그도 어쩔 수 없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소수자들의 문제, 사회부조리, 환경문제, 차별 등은 ‘완벽함’에 ‘균열’을 내곤 한다.‘어윈 올라프, 작고 1주기 회고전’(10월 3~11월 2일 공근혜갤러리)에서는 한국에서 첫 선을 보이는 2009년작 ‘내가 원하는’(I Wish), ‘지금 나는’(I Am), ‘내가 될’(I Will Be)을 비롯해 연대기별 작품들이 전시된다.‘내가 원하는’ ‘지금 나는’ ‘내가 될’은 선천적으로 폐기종을 앓으면서 그가 소망한 모습과 병든 지금 그리고 의사의 소견처럼 산소 호흡기를 끼고 생활해야 하는 미래를 표현한 자화상이다.‘어윈 올라프, 작고 1주년 회고전’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전시는 ‘레이디스 햇츠’(Ladies Hats, 1985~2022), ‘체스맨’(Chessmen, 1987~1988), ‘레인’(Rain, 2004)과 ‘호프’(Hope, 2005), ‘내가 원하는’ ‘지금 나는’ ‘내가 될’, ‘던 앤 더스크’(DawnDusk, 2009), ‘키홀’(Keyhole, 2011~2013), 로케이션 연작인 ‘베를린’(2012)과 ‘상하이’(Shanghai, 2016), ‘팜스프링’(Palm Springs, 2018),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겪었던 두려움을 담은 ‘만우절’(April Fool, 2020), ‘숲 속으로’, ‘댄스 인 클로즈 업’(Dance in Close up, 2022)까지 대표작들로 꾸린다.더불어 2005년 켐벨수프에서 의뢰받은 커머셜 작품과 혼자 몇 시간씩 스튜디오에서 두문불출하며 작업한, 피에트 몬드리안(Piet Mondrian)의 정물화를 연상시키는 정물 그리고 그의 작품세계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작업 과정을 담은 영상, 다큐멘터리 등도 배치돼 있다.◇정체성 때문에 핍박받고 편견에 시달리는 사람들 이야기‘어윈 올라프, 작고 1주년 회고전’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스스로의 정체성이기도 했던 성 소수자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스스로 행복해져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던 그는 모자가 여성의 전유물이었던 19세기를 지배하던 마초 문화에 반기를 들며 모자를 쓴 남자들(레이디스 햇츠)로 젠더 문제를 표현하기도 했다.첫 사진집 발간 제안을 받고 체스판의 격자 칸에서 영감 받아 ‘권력’을 다룬 ‘체스맨’, 인종차별을 표현한, 예(Ye, 카니예 웨스트)도 소장하고 있는 ‘더스크’, 온난화로 사막화돼 가는 기후변화와 10대들의 임신, 인종차별, 종교적 학대, 부의 양극화 등을 담고 있는 ‘팜스프링’, 팬데믹 기간 드러난 제약회사의 한계와 환경문제 등.어윈올라프재단 셜리 덴 할토크(사진=허미선 기자)그는 “실로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을 다루지만 변치 않는 근본적인 메시지가 있다”며 “정체성 때문에 핍박 받고 편견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짚었다.“그는 아웃사이더였어요. 네덜란드 아주 작은 마을의 어린 게이였고 괴롭힘을 많이 당했죠. 대도시로 옮겨서도 그 괴롭힘과 편견은 계속 됐어요. 자신 뿐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 때문에 괴롭힘을 당하는 이들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 하고 공감했죠. 그래서 저는 그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예술을 통해 전하고자 했던 것은 정체성 때문에 편견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어윈 올라프, 작고 1주년 회고전’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어윈 올라프, 작고 1주년 회고전’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어윈 올라프, 작고 1주년 회고전’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어윈 올라프, 작고 1주년 회고전’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어윈 올라프, 작고 1주년 회고전’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어윈 올라프, 작고 1주년 회고전’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어윈 올라프, 작고 1주년 회고전’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2024-10-03 00:47 허미선 기자

[人더컬처] “전시회 자체가 하나의 설치작” 첫 내한 애니 모리스 “슬픔이 예술을 통해 위안으로!”

첫 내한 개인전을 준비 중인 애니 모리스(사진=허미선 기자)“회화든, 조각이든 제가 직접 색깔을 만들어요. 이번 전시회 역시 전제적인 색상의 조화를 위해 색을 직접 만들었죠. 이 전시회 자체가 하나의 설치작품이랄까요.”스택(Stack) 시리즈로 유명한 아티스트 애니 모리스(Annie Morris)는 한국 첫 개인전(9월 30~11월 2일 더페이지갤러리 WEST관)을 “하나의 설치작”이라고 표현했다.첫 내한 개인전을 준비 중인 애니 모리스의 대표작인 스택 시리즈(사진=허미선 기자)그렇게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애니 모리스는 루이비통 재단(Fondation Louis Vuitton), 중국 상하이 포선(復星集團 Fosun Group) 재단, 프랑스 프로방스 샤토 라 코스테(Provence Chateau La Coste), 요크셔 조각 공원(Yorkshire Sculpture Pakr, YSP) 등에서의 대규모 개인전을 통해 글로벌 신에서 주목받는 아티스트다.그의 작품은 루이비통 재단, 미국 뉴욕 티쉬(Tisch) 컬렉션, 콜로라도 대학(University of Colorado) 미술관, 마이애미 페레즈 미술관(Perez Art Museum), 상하이 포선 재단 및 롱 미술관, 서울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등에서 소장 중이기도 하다.“한국에 오기 전에는 굉장히 바쁘고 복잡하게 돌아가는 혼잡한 도시라는 이미지가 있었어요. 실제로 와서 보니 거리에 사람들도 그다지 붐비지 않는 것 같아요. 굉장히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느낌인 동시에 매우 활기찬 기운도 느껴지죠.”28일 더페이지갤러리에서 만난 애니 모리스는 전시 준비와 더불어 시간을 쪼개 서울의 다양한 갤러리를 방문하느라 분주했다. “빙수와 프라이드 치킨이 너무 맛있다”고 전한 그는 “이틀 전에 도착했는데 그 사이 굉장히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며 웃었다.“분위기도 좋고 한국 분들도 굉장히 친절하고 친근하게 대해주셨죠. 태피스트리 작품들, 구찌갤러리 등 한국의 아트 신도 좀 구경했어요. 있는 동안 롯데뮤지엄, 피노컬렉션 등도 방문할 예정이죠. 굉장히 다채로운 일들이 진행되고 있어 흥미진진합니다.”◇트라우마와 슬픈 기억에서 출발한 스택 시리즈와 ‘꽃 여인’span style="font-weight: normal;"애니 모리스 첫 내한 개인전 전경. 스택 시리즈와 ‘꽃 여인’(사진=허미선 기자)이번 개인전에는 2014년부터 선보인 대표작 스택 시리즈를 비롯해 국내에서는 최초로 선보이는 ‘꽃 여인’(Flower Woman) 그리고 다양한 태피스트리(Tapestry, 여러 가지 색실로 짠 직물)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애니 모리스 작품들은 스스로의 경험 혹은 기억에서 출발한다. 스택 시리즈는 유산의 아픔을, ‘꽃 여인’과 태피스트리는 엄마 그리고 유년시절의 기억을 담고 있다. 이에 스택 시리즈를 비롯해 ‘꽃 여인’ 등 그의 작품들은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다.“제 작품들에 제 경험을 녹여내려고 했어요. 스택 시리즈의 출발점은 유산으로 인한 트라우마였어요. 만삭이던 때 유산으로 아이를 잃게 되면서 느낀 슬픔과 상실감 등 당시 감정 그리고 체형이 바뀌는 것까지 표현하려고 있죠.” 첫 내한 개인전을 준비 중인 애니 모리스의 스택 시리즈와 태피르스티 작품(사진=허미선 기자)그의 말처럼 만삭인 여성의 배 혹은 난자, 태아 형태로 쌓아 올리면서 시작된 스택 시리즈는 이후 10여년 간 “새롭게 태어난 제 아이들과의 관계, 어머니와의 유대 등을 담는” 시도로 진화했다. 언뜻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는 스택 시리즈는 다양한 크기와 형태, 색깔들로 잃어버린 아이 그리고 새로 태어난 아이들, 작가 자신, 어머니 등을 투영한 작품이다. “어머니에서 비롯된 ‘꽃 여인’은 부모님이 이혼하시기 전 어린 시절 기억이 담겼어요. 그 시절 어머니는 젊으셨지만 이제는 나이가 드셨죠. 꽃도 시간이 지나면 시들어 버리잖아요. 게다가 꽃은 예쁘게 피어나는 순간이 굉장히 짧죠. 어떻게 보면 순간적인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부모님이 이혼하시기 전 아버지가 어머니께 꽃을 주던 잔상도 담겨 있습니다.”‘꽃 여인’ 역시 스택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부모의 이혼이라는 슬픈 기억에 의존해 만들어졌지만 작품으로 형상화하면서 위안과 희망이 자리 잡았다.“제 작품에서는 질감이 굉장히 중요해요. 스택 시리즈는 안료가 다 마른 느낌이 아니에요. 안료가 그대로 촉촉하게 살아 있는 신선한 느낌을 주기 위해 수년 간의 고심 끝에 표현해낼 수 있었죠. 생생하게 그대로 살아 있는 안료는 금방이라도 굳을 것 같잖아요. 일시적인 순간, 찰나의 느낌을 주죠. 파편처럼 부서질 것 같은, 어쩌면 슬픔이요.”◇새롭게 선보이는 태피스트리, 매일 매일 한땀 한땀첫 내한 개인전을 준비 중인 애니 모리스의 스택 시리즈와 태피르스티 작품(사진=허미선 기자)“태피스트리 작품은 굉장히 즉흥적으로 빠르게 만든 것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하지만 스튜디오에서 매일매일 직접 혹은 기계를 이용해 수작업으로 만들고 있죠.”이번에 처음 선보이는 태피스트리 작품들 또한 부모가 이혼하기 전 어린 시절 기억에 의존한다. 애니 모리스에 따르면 “매일 연습하듯 기억을 떠올리며 그려 완성한 작품들이다.”“사실 그래서 태피스트리 작품을 완성시키는 데는 시간이 괘 걸립니다. 되게 스피디한, 속도감을 주지만 실제로는 정교하게 작업해야 하는 독특한 창작품이죠.”첫 내한 개인전을 준비 중인 애니 모리스(사진=허미선 기자)스택 시리즈와의 연관성에 대해 애니 모리스는 “두 작업을 늘 병행하고 있다”며 “스택 시리즈의 구체 등을 태피스트리 그림에 반영하기도 하는 등 두 작업은 이어져 있다”고 털어놓았다.“어릴 때는 어떤 상상이든 굉장히 자유롭게, 거리낌 없이 만들면서 즐거운 창작 작업을 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성인이 되면서 겪는 삶의 아픔이나 슬픔도 생겨나죠. 어린 시절 혹은 성인이 되고 나서 겪는 그 어떤 감정이든 최대한 솔직하게 표현하고자 했습니다.”◇삶의 걸림돌이 디딤돌이 돼 위안을!“제 작품들은 사실 제 트라우마에서 기인했지만 동시에 많은 위안을 주기도 했습니다. 관객분들 역시 제 작품을 보면서 굉장히 즐거워하시죠. 그들 역시 저와 비슷한 혹은 저마다의 슬프거나 아픈 경험을 떠올리시며 위안을 받으시는 것 같아요. 제가 슬픈 기억에서 출발해 굉장히 찰나의 순간을 잡으려는 창작을 통해 내면의 불안감을 해소하며 기쁨을 느끼듯이요.”이어 그는 “불안한 감정을 느낄 때 그림을 그리면서 차분해지곤 한다”며 “예술은 제가 살아가는 수단 같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삶의 걸림돌을 창작 작업을 통해 ‘위안’ 받는 디딤돌로 전환시켜온 그는 “그림을 그려야만 살 수 있는” 창작자다.“이런 작업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들을 해소하고 보는 분들께도 큰 즐거움과 힐링을 선사해드릴 수 있는 것 같아요. 한국 관객분들도 제가 느꼈을 내면의 감정에 공감하시면서 위안받으시기를 바랍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4-09-28 20:58 허미선 기자

[B코멘트] ‘인투 더 리듬: 스코어로부터 접촉지대로’ 도로시 리히터 “미술관의 공유지화, 자연스레 그렇게 갈 겁니다”

2024 아르코미술관 국제교류 협력기획전 ‘인투 더 리듬: 스코어로부터 접촉지대로’를 공동기획한 온큐레이팅 큐레이터 도로시 리히터(사진=허미선 기자)“저는 평등이랄지 민주주의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이러한 것들이 어떻게 가동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요. 지금까지 미술관이라는 기관은 사람들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면서 ‘이것이 예술’이라는 방식으로 작동을 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러한 방식으로는 작동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스위스 취리히를 기반으로 출판 및 기획활동을 하는 비영리 조직 온큐레이팅(OnCurating)의 큐레이터 도로시 리히터(Dorothee Richter)는 ‘미술관의 공유지화’를 이렇게 밝혔다.2024 아르코미술관 국제교류 협력기획전 ‘인투 더 리듬: 스코어로부터 접촉지대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을 포용하는 것, 더 많은 국제적인 문화들을 담는 것 그리고 더 많은 갈등을 품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미술관 안에서 의견을 밝히고 활성화시킬 수 있는 것이 어찌 보면 민주주의라는 개념이 안착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이는 온큐레이팅이 추구하고 있는 ‘미술관의 공유지화, 커머닝’(commoning) 개념이다. 지금 시도할 있는 협력을 향한 실천이며 이를 통해 미술관 안에서 유토피아적인 순간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개념이다.이는 온큐레이팅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미술관이 공동기획한 2024 국제교류 협력기획전 ‘인투 더 리듬: 스코어로부터 접촉지대로’(Into The Rhythm: From Score to Contact Zone, 11월 3일까지 아르코미술관 제 1, 2전시실, 공간열림, 아카이브 라운지)라는 제목에도 차용된 ‘접촉지대’ 개념이다.2024 아르코미술관 국제교류 협력기획전 ‘인투 더 리듬: 스코어로부터 접촉지대로’를 공동기획한 온큐레이팅 큐레이터 도로시 리히터(사진=허미선 기자)재현이 이뤄지던 미술관이 다시 사유하고 새로운 관객에게 개방되는 공간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일종의 협상공간 혹은 단순한 관객확대 정책을 넘어서 여러 가지 갈등, 사회적 이해관계가 일어날 수 있는 장소로 변화돼야 한다는 것이다.제1전시장에는 손윤원의 ‘음표’, 탠저린 콜렉티브 ‘밤이어서 참 다행이지, 어두운 데서 춤추기 마련이잖아_맵’, 도래하는 공동체를 위한 작은 프로젝트 ‘스코어 지시문 프린트’, 슈틸니만-스토야노비치의 ‘모듈러 구조(에디션3)’, 마야 민더 ‘그린 오픈 푸드 에볼루션’ ‘미끌 미끌-레시피를 찾습니다!’ ‘물의 입-녹색 연장’, 엘리자베스 에베를레 ‘빅 시스터’ ‘여성의 비중’, 여다함의 ‘향로’가 전시된다. 탠저린 콜렉티브의 또 다른 작품 ‘밤이어서 참 다행이지, 어두운 데서 춤추기 마련이잖아_문’은 아카이브라운지에서도 만날 수 있다.제2전시장은 팔로마 아얄라 ‘가라오케 리딩’, 야광 ‘젤라틴’, 산 켈러 ‘히스테릭하거나 나이브한’ 단채널 영상과 출판물, 미디엔그루페 비트닉 ‘4X4 베를린 에디션’, 플럭스 어스 나우 ‘카메라로 탐구한 플럭서스’로 꾸린다.도로시 리히터는 “커뮤니티는 예술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사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며 “예술작품이라는 것이 단순히 어떤 상품으로서만이 아니라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어떤 재미나 즐거움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접촉 지대로서 사회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갈등들을 사유할 수 있는 장으로 작동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갈등들을 합의하고 협의할 수 있는 장소로서의 역할, 이것이 미래 미술관에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술관의 공유지화, 자연스레 그렇게 갈 겁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2024 아르코미술관 국제교류 협력기획전 ‘인투 더 리듬: 스코어로부터 접촉지대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2024 아르코미술관 국제교류 협력기획전 ‘인투 더 리듬: 스코어로부터 접촉지대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2024 아르코미술관 국제교류 협력기획전 ‘인투 더 리듬: 스코어로부터 접촉지대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2024 아르코미술관 국제교류 협력기획전 ‘인투 더 리듬: 스코어로부터 접촉지대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2024 아르코미술관 국제교류 협력기획전 ‘인투 더 리듬: 스코어로부터 접촉지대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2024 아르코미술관 국제교류 협력기획전 ‘인투 더 리듬: 스코어로부터 접촉지대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2024 아르코미술관 국제교류 협력기획전 ‘인투 더 리듬: 스코어로부터 접촉지대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2024 아르코미술관 국제교류 협력기획전 ‘인투 더 리듬: 스코어로부터 접촉지대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2024 아르코미술관 국제교류 협력기획전 ‘인투 더 리듬: 스코어로부터 접촉지대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2024 아르코미술관 국제교류 협력기획전 ‘인투 더 리듬: 스코어로부터 접촉지대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2024-09-27 22:56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가치 전환의 시대, ‘새로운 서사’를 마주하는 ‘8개의 시선’…2024 서울국제공연예술제

26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아트센터 씨어터광장에서 열린 2024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관계자들. 왼쪽부터 김장호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 ‘새들의 날에: 첫 번째 이야기-13인의 아해의 불안’ 권병준 연출, ‘에즈라스’ 정훈목 안무가, ‘커뮤니티 대소동’ 이진엽 연출, 최석규 예술감독(사진=허미선 기자)“공연 예술의 저변을 넓히는 해외진출 및 교류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해 나갈 예정입니다. 또한 국내외 공연기관 및 단체와의 협력도 지속할 것입니다. 풍성한 가을 국내외 관객과 공연예술 관계자분들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공연예술과 교류의 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길 기대합니다.”올해로 24회를 맞는 ‘2024 서울국제공연예술제’(10월 3~27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 쿼드, 아르코·대학로 예술극장, 플랫폼엘, 아트코리아랩, LG아트센터, Seoul Performing Arts Festival SPAF, 이하 스파프)에 대해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이하 예경) 김장호 대표는 이렇게 밝혔다.“스파프에서는 당대 예술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국내외 수준 높은 공연을 공연장 및 공연예술단체와 공동 추진합니다. 아울러 아트코리아랩과 중장기 협력 중인 예술과 기술, 공연예술의 새로운 이동성을 소개하는 넥스트 모빌리티 등 새로운 프로젝트들 그리고 관객과 예술가가 한곳에 모여 동시대 예술의 흐름을 공유하는 워크숍 토론회도 함께 개최될 예정입니다.”2024 서울국제공연예술제 포스터(사진제공=예술경영지원센터)예경을 비롯해 국립중앙극장, (재)서울문화재단이 공동주최하는 스파프에서는 주제에 맞는 16개 공연을 비롯해 전국 각 공연장에서 최근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예술가들의 클래식 공연, 과거의 명작, 우수 지역 단체 공연들도 만날 수 있다. 더불어 공연예술 작품의 국내외 유통을 지원하는 서울아트마켓(PAMS, 이하 팜스)도 스파프 기간 중 진행된다. 26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아트센터 씨어터광장에서 열린 스파프 기자간담회에서는 ‘새로운 서사: 마주하는 시선’이라는 주제 하에 진행될 16개의 공연, 창작랩, 다양한 워크숍 등 프로그램을 소개했다.올해 스파프의 주제인 ‘새로운 서사: 마주하는 시각’에 대해 최석규 예술감독은 “우리가 지금 전환하고 있는 동시대의 새로운 관점으로 본 서사”라며 “그 서사들을 관객들과 마주하고 그들 스스로가 예술가의 시선으로 대화하는 장을 마련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전환하고 있는 가치의 이질적인 문화라든가 다양한 관점들을 보여주는 서사로 준비하려고 했죠. 여성의 서사라든가 이슬람과 아랍의 서사 그리고 장애에 따른 다른 몸 다른 감각의 서사들 등 다양한 서사와 시선을 창작자들과 함께 준비했습니다.”이어 이번 출품작들을 ‘아랍, 이슬람, 중동의 서사’ ‘예술, 기술·과학의 새로운 관계, 포스트휴머니즘’ ‘사운드: 공연예술적 확장과 변주’ ‘다양한 몸, 다르게 감각하기’ ‘아시아·태평양 지역성과 초지역성’ ‘고전의 해체와 재구성’ ‘유럽의 리딩 예술가 포커스’ ‘새로운 국제이동성: 넥스트 모빌리티’ 등 8개의 시선으로 정리했다.이들 중 고전작품인 ‘걸리버 여행기’와 ‘레미제라블’,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변주한 ‘걸리버스’(Gulliverse), ‘오류의 방’(The False Room) 그리고 아비뇽페스티벌 예술감독인 포르투갈 출신의 티아구 호드리게스(Tiago Rodrigues)가 연출하고 출연하는 ‘바이 하트’(By Heart) 그리고 예술과 기술의 관계를 실험하는 권병준 연출의 ‘새들의 날에: 첫 번째 이야기-13인의 아해의 불안’(On the Bird‘s Day)은 눈여겨볼만하다.2024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출품작 중 아비뇽페스티벌 예술감독 티아구 호드리게스의 ‘바이 하트’(사진제공=예술경영지원센터)‘바이 하트’는 티아구 호드리게스의 할머니가 시력을 잃어가면서 전한 당부에서 시작한 작품으로 10명의 관객들을 무대로 올려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낭독한다.권병준 연출은 인간 배우 없이 오롯이 13명의 로봇으로 무대를 꾸린다. 최 예술감독의 표현에 따르면 ‘노동집약적’으로 작업 중인 작품에 대해 권병준 연출은 “사람이 등장하지 않고 13아해들만 등장하는 연작의 첫 단추”라고 밝혔다.“제 머릿속 큰 그림은 움직이는 정원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친구들(13아해들)을 식물에 가깝게 생각하고 있죠. 여러 가지 실험과 안무를 통해 이 움직이는 식물들이 가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이번 편입니다. 10년 정도를 계속할 생각이죠. 전시와 공연의 중간 형태를 띠며 앞으로 움직이는 숲이나 정원 등을 천천히 만들어가고자 합니다.”2024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출품작 중 이집트 작가 나왈 엘 사다위의 동명소설을 무대에 올린 ‘우먼, 포인트 제로’(사진제공=예술경영지원센터)더불어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아랍, 이슬람, 중동의 컨템포러리 작품들을 소개함으로서 문화 다양성, 이질적 문화에 대한 역할을 탐구하는 ‘아랍, 이슬람, 중동의 서사’도 눈에 띈다. 이집트 작가이자 페미니스트인 나왈 엘 사다위(Nawal El Saadawi)의 동명소설을 무대화한 ‘우먼, 포인트 제로’(Woman at Point Zero)는 새로운 형식의 멀티미디어 오페라다. 이를 비롯해 팔레스타인 연출가 바샤르 무르쿠스(Bashar Murkus)가 테러리즘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뮤지엄’(The Museum) 등 아랍의 동시대 예술을 만날 수 있다. 최석규 감독은 “축제에서 중요한 건 어떤 재미를 공유할 것인지 큰 예술 생태계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LG아트센터, 국립극장, 스파프, 프린지, 팜스 등이 줄 수 있는 재미가 다르다. 그 재미들이 골고루 갖춰진 생태계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2024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출품작 중 정훈목 안무가의 ‘에즈라스’(사진제공=예술경영지원센터)“세계적으로도 모두가 관객들이 원하는 작업만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고민 중이이죠. 저희 스파프가 줄 수 있는 재미는 동시대 담론과 새로운 미학들을 실험하는 거예요. 그 역할이 한국 공연예술 생태계에 같이 존재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이어 “내년부터는 팜스, 지금 대한민국은 공연 중 등 다른 프로그램들을 활용해 스파프만의 고유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대중들에게 조금더 다가갈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예경의 김장호 대표는 “주제성을 가져야 하다 보니 스파프의 작품이나 나오는 동작들이 관객들에게 어려울 수 있는 부분은 있다”고 부연했다.“지금까지는 스파프가 새로운 예술경향이나 실험적인 부분에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어떻게 대중적으로 다가갈 것인지는 좀더 고민해야할 부분이죠. 내년에는 이 부분들까지 아우를 수 있도록 종합적으로 검토해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4-09-26 21:26 허미선 기자

[비바100]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 도시에 축적된 사회상과 역사성 깎아 펼쳐보이는 ‘큰 사과가 소리없이’

2024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 ‘큰 사과가 소리없이’ 출품작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익현의 ‘하나-둘-여럿’ 중 일부, 세바스찬 위커로스의 ‘무제 (전문적 변형), 안종연 ‘아마란스’, 키타가와 타카요시의 ‘열리는 표층’(사진제공=창원문화재단)광주, 부산 등 지역을 대표하는 비엔날레가 한창인 가을 초입, 국내 유일의 창원조각비엔날레(9월 27~11월 10일 성산아트홀, 성산패총, 창원복합문화센터 동남운동장,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가 올해로 7회를 맞는다.창원조각비엔날레는 문신, 김종연, 박종배, 박석원, 김영원 등 한국 대표 조각가를 배출한 창원 특화 프로젝트로 2년에 한번씩 치러진다. 2010년 창원이 배출한 조각가 중 문신을 기리는 문신국제조각심포지엄으로 물꼬를 트고 2012년 조각비엔날레 형식으로 출범해 동시대 조각예술 탐구를 비롯해 국제 조각 전시 담론 및 동향을 공유해 오고 있다.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 주제 ‘큰 사과가 소리없이’ 포스터(시진제공=창원문화재단)본 행사에 앞서 지난해 프롤로그 전시 ‘미래에 대해 말하기: 모양, 지도, 나무’로 워밍업을 마친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의 주제는 ‘큰 사과가 소리없이’(Silent Apple)다.첫해 ‘자연과 생명의 시메트리-애시메트리’를 시작으로 ‘Dreaming Island 꿈꾸는 섬’ ‘THE SHADE OF THE MOON 月影’ ‘억조창생(億造創生)’ ‘불각의 균형, 不刻의 均衡, The Balance of Non-Sculpting’ ‘비(非)조각 - 가볍거나 유연하거나’ ‘채널 : 입자가 파동이 되는 순간’에 이은 ‘큰 사과가 소리없이’는 김혜순 시인의 ‘잘 익은 사과’ 중 한 구절로 창원을 큰 사과에 빗댄 주제다.사과 껍질이 깎이는 과정과 조각의 깎는 행위 및 시간을 통해 창원이라는 도시에 축적된 기억을 깎아내 펼쳐 보인다.성산아트홀과 성산패총, 창원복합문화센터 동남운동장,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등에서 동시대조각의 수평성을 비롯해 창원이라는 도시의 역사와 변화, 공동체의 움직임, 여성과 노동 등을 조각으로 형상화해 풀어낸다. 이 주제에 대해 현시원 예술감독은 “동시대 조각을 창원 도시 전역에 수평적으로 배치해 조각 특유의 움직임을 조명한다”고 밝혔다. 국내외 60여명(팀)의 국내외 작가가 창원을 비롯한 마산, 진해 풍경, 50주년을 맞은 창원국가산업단지를 기념하는 도시의 시간성, 1973년 발굴한 조개무덤인 사적 제240호 성산패총이 상징하는 역사성 등을 아우른다. 지난 7월 사전 프로그램을 통해 창원, 서울, 덴마크 코펜하겐 및 말뫼 독일 베를린 등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노순천, 쥬노 JE 김에바 에인호른(Jeuno JE Kim Ewa Einhorn)이 교환 프로젝트 ‘시청각X무하유’를 선보인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는 전시와 심포지엄 ‘씨앗과 껍질’을 비롯해 워크숍, 국내외 예술가, 연구자, 시민, 관객 등이 어우러지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4-09-18 18:30 허미선 기자

[비바100] 이재경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장 "현상 보다는 시스템 구축, 해결방안 마련에 집중할 때"

이재경 제8대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장(사진=허미선 기자)“하이브와 어도어 민희진 전 대표 간 분쟁에 대한 현황, 그로 인한 편 가르기에만 너무 집중되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지난 3월부터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장직을 수행 중인 이재경 변호사이자 건국대학교 교수의 전언처럼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의 이슈는 늘 그렇다. “업무상 배임, 경영권 탈취시도, 대표직 해임 타당성 등은 법정에서 가늠할 일입니다. 결국 K팝 산업에서 늘고 있는 멀티레이블 시스템을 이해충돌 없이 조화롭게 운영할 방안, 이 시스템을 운용하면서 실질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연습생 계약상의 문제, 저작권 해법 및 불공정한 실연권 분배 등에 대해서도 심도 깊게 논의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이 회장은 패션디자이너연합회 운영위원, 패션산업협회 법률자문, 무신사 지식재산권보호위원회 위원, 국립현대미술관 운영위원, 케이옥션 감사, 국립극단 이사, TBS 시청자위원회 위원장, 한국프로스포츠협회 이사,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자문위원,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위원 등 문화예술, 엔터테인먼트 전반에서 활동 중인 법조인이자 전문가다. 이재경 회장은 "이선균, 김호중 사건 등 법적이 아닌 사회적·윤리적 심판이 가해지는 경우들이 비일비재하다"며 "그런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적인 문제들에 대한 현상과 원인, 대안들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연합, 하이브, 픽사베이)“우리가 헷갈리면 안되는 게 법과 사회적 정의 및 윤리예요. 그 사이에서 균형잡기란 쉽지 않습니다. 밀양 집단 성폭행 가해자 신상폭로, 비극을 부른 이선균, 분명 큰 잘못을 저지른 김호중 등 법적이 아닌 사회적·윤리적 심판이 가해지는 경우들이 비일비재합니다. 자꾸 그런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적인 문제들에 대한 현상과 원인, 대안들을 이끌어내야죠.”동심마저 멍들게 했던 ‘구름빵’ 사건이 도화선이 된 저작권 문제, 마약 투약 의혹과 협박 등에 시달리다 끝내 극단적 선택으로 유명을 달리한 배우 이선균의 비극, 김호중의 음주 뺑소니 등 사건으로 불거진 연예인·셀럽의 공적 책임이 그렇다.“가칭 ‘이선균 방지법’은 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올 거예요. 사실 이는 사생활 보호, 인권 및 초상권에 대한 문제기도 해요. 엔터테인먼트 법 뿐 아니라 언론 내지는 미디어법과도 연결돼 좀 어려운 사안입니다. 특히 유튜브 등 SNS는 표현의 자유와 부딪히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문제죠.”BTS 슈가·FC서울 린가드로 다시 불거진 전동스쿠터 및 전동킥보드 운영 및 이에 대한 법제화 허점, 그 어떤 미디어보다 영향력이 확대한 유튜브 콘텐츠에 대한 법과 정책, 인권과 알권리, 공공성과 표현의 자유 등 역시 그렇다. 이재경 제8대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장(사진=허미선 기자)“지금대로라면 일종의 공공역할을 하는 미디어는 사라지고 가짜 뉴스, 돈이 되는 자극적이고 편향된 정보들을 양산하는 개인들은 활개를 치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현상과 그로 인한 편 가르기만 난무할 뿐 이후 행보나 해결법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언급하지 않거나 언급하더라도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채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06년 출범한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의 존재 이유이자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이기도 하다. “방송·연예 뿐 아니라 예술, 책 및 출판, 유튜브를 비롯한 SNS 등에서 법률적인 해석이 필요한 일들이 너무 많아요. 미디어가 다양화, 다각화 그리고 개인화되면서 점점 증가하는 추세죠. 더불어 김앤장, 세종, 태평양, 율촌, 광장 등 대한민국 거대 로펌들도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적극적으로 활동하고자하는 추세입니다.” 영화, 음악, 드라마, 방송, 공연, 전시, 게임 등 문화콘텐츠산업에 대한 법률 및 정책을 연구하는 교수 및 변호사 등 법조인과 실무가들로 구성된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는 이 회장이 취임 당시 밝힌 소감 중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시기에 현장 실무자들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국내외 엔터테인먼트법과 정책 인프라의 안정적 구축에 공헌하기 위한” 연구모임이다.이재경 제8대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장(사진=허미선 기자)‘음악산업의 법·정책적 현안’ ‘연예인·셀럽의 공적 책임’ ‘유튜브 콘텐츠에 대한 법과 정책’ ‘스포츠 도박’ 등 매달 시의성 있는 특정 주제로 열리는 학술세미나를 비롯해 사회적으로 큰 사건 발생시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부처나 해당 사건을 맡은 법무법인 등과 의견을 나누고 토론하며 연구하기도 한다.“어떤 화두를 던지느냐에 따라서 우리 법학회의 색깔이 달라질 겁니다. 좀 남 다른, 미디어에서 잘 다루지 않는 것들에 대해 논의하고 해결책을 마련해보고 싶습니다.”이어 이 회장은 “음악, 영화, 매니지먼트 등은 실무자들도 관심이 많고 법률적으로 많이 연구가 된 분야”라며 “앞으로 남은 임기에는 연구가 덜 된 분야, 아카데믹하게 접근할 수 있는 주제들을 다뤄볼 예정”이라고 부연했다.이재경 제8대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장(사진=허미선 기자)“하이브와 어도어 분쟁 한축이었던 K팝 안무 저작권, AI와 문화예술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 접목시 불거질지도 모를 법적 이슈들, 전통문화예술의 지원책 등이 그 예죠. 특히 전통문화예술 지원책은 일방적으로 일회성 지원을 받고는 끝이에요. 이건 산업이 아니죠. 산업화를 위한 하나의 구심이 필요해 보입니다.”이 회장은 “한국의 전통문화예술은 물론 서양의 클래식, 발레, 오페라, 고미술 등도 사실 그 당시에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이었다”며 “혁신적이고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모차르트의 음악은 지금의 K팝과도 같았다”고 전했다.“당시 대중들이 즐겼던 대중문화예술들로서 산업화 여지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원에만 의존하기 보다는 산업적으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산업화시키는 데 집중해야죠. 이를 위해 문화예술계, 정부 등이 해야 할 일을 논의하고 지원 및 산업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글·사진=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4-09-18 18:0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키아프+프리즈 서울…판매호조, 북적거리는 파트너 부스, 동갑내기 김윤신·하종현의 조우, 매일밤 아트 나이트

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동행 3년차를 맞은 키아프(Kiaf)와 프리즈(Frieze) 서울(9월 8일까지 코엑스)로 서울이 아트의 향연이다. 5일간 국내외 대표 미술장터가 선의의 경쟁에 나섰고 밤마다 갤러리들이 운집한 지역에서는 파티가 한창이다. 첫해 600억원을 훌쩍 넘기는 파블로 피카소의 ‘술이 달린 붉은 베레모를 쓴 여자’, 38억여원의 조지 콘도 유화를 비롯해 우고 론디노네, 마르크 샤갈, 데미안 허스트 등 거장들의 고가 작품들을 선보였던 프리즈는 3년차를 맞으면서 ‘시장 맞춤’에 나선 모양새다.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110여개 갤러리가 한국 거장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동시에 해외 갤러리 관계자들이 한 목소리로 강조하는 “젊은 컬렉터들이 많은 한국 미술 시장”에 맞춰 합리적인 가격대와 신진 작가들 작품들도 고루 포진했다. 판매 성과도 지난해 보다 호조세다. 프리즈에 따르면 구매력이 높은 VIP들이 방문하는 페어 첫날 세일즈 리포트를 공유한 28곳 갤러리의 판매액은 205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이 중 가나아트, 갤러리 현대, 국제갤러리, 조현 갤러리, PKM 갤러리(이상 가나다 순) 등 국내 갤러리 10곳의 판매액은 50여억원에 이른다.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조현갤러리는 7500만원 가량의 이배 작품 10점, 1억 6000만원 상당의 박서보 작품 두점, 8000만원대의 권대섭 달항아리, 김종학 작품 등을, PKM갤러리는 20억여원에 달하는 유영국 작품을 비롯해 정현의 조각작품을 판매했다.지난 5월 프리즈 뉴욕에서 이승택 작가의 솔로 부스를 꾸려 호황을 누린 갤러리 현대는 서울에서도 한 작가에 집중하는 전략을 이어갔다. 프리즈 서울에서는 전준호 솔로 부스를 꾸려 5000만~3억원대 작품 7점 이상이 판매됐다.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국제갤러리는 장-미셸 오토니엘, 양혜규, 문성식, 이희준, 줄리안 오피, 우고 론디로네 등 1억원 안팎의 작품을, 가나아트는 최종태 작가의 1960년대작을 1억원 그리고 이상국 작품을 7000만원에 판매했다.해외 갤러리인 타데우스 로팍은 14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게오르그 바젤리츠 회화, 화이트큐브는 9억 7000여만원의 안토니 곰리 작품, 하우저워스는 에이버리 싱어 작품을 7억7000여만원, 니콜라스 파티의 2023년작을 4억 6000여만원에 판매한 것으로 알려진다.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에이버리 싱어와 니콜라스 파티를 비롯해 리타 애커만, 캐서린 굿맨, 앤젤 오테로, 플로라 유크노비치의 신작 판매에 성공한 하우저앤워스의 제임스 코흐(James Koch) 파트너는 “올해 프리즈 서울에 큰 기대를 했는데 그 기대를 훨씬 넘어서고 있다”며 “올해는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 덕분에 아트페어, 서울 아트위크에 대한 관심과 에너지가 더욱 폭발적”이라고 밝혔다. 유독 눈에 띈 것은 LG OLED와 함께 서도호·서을호 형제가 아버지인 고 서세옥에 헌정하는 특별전시 등 협찬사와 작가가 콜라보레이션해 꾸린 부스들이었다. 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서세옥XLG올레드: 서도호가 그리고 서을호가 짓다’와 더불어 BMW가 줄리 머레투(Julkie Mehretu)와 함께 아시아 최초로 공개하는 아트카 #20, 하이 주얼리 브랜드 쇼메(Chaumet)와 협업한 김희천 작가의 신작, 조 말론과 이광호 작가의 협업, 일리와 이우환이 협업한 아트 컬렉션 등 부스들은 그 어느 때보다 호황이었다.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중동, 서북유럽, 오세아니아, 미주 등 7개 지역을 대표하는 44개 대륙 22개국에서 206개의 갤러리가 참여한 키아프는 지난해 보다 넓어진 공간(코엑스 1층 A·B홀, 그랜드볼룸, 2층 더 플라츠) 덕분에 쾌적했다. 키아프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넓어진 공간은 젊은 건축가 장유진과 협업해 동선, 부스 그리고 FB라운지 및 휴식공간 등을 배치해 하나의 도시를 연상시키도록 꾸렸다.  김환기·박서보·전광영·김창열 등 한국미술 거장과 해외에서 주목받는 중견작가들, 한 작가와 그의 작품세계를 집중조명하는 ‘솔로’(Solo), 10년 미만의 갤러리들이 선보이는 ‘플러스’(Plus) 그리고 주목할 만한 신진작가 발굴을 위한 ‘키아프 하이라이트 어워즈’(Kiaf Highlights Awards) 세미파이널 진출자 10명의 작품세계와 현대 사회 및 예술의 미래적 대안을 다각도로 전시하는 특별전시 ‘키아프 온사이트: 보이지 않는 전환점’(Kiaf onSITE: Invisible Transitions)도 선보였다.키아프 서울에서 조우한 하종현(왼쪽)과 김윤신 작가(사진=허미선 기자)페어 첫날 눈길을 끈 풍경은 국제갤러리에서 솔로 부스를 꾸린 조각가 김윤신과 추상화 거장 하종현의 조우였다. 나무로 작업해온 김윤신은 이번 키아프에서 남미 나무에 비해 무른 한국 나무의 한계점 보완을 위해 금속을 캐스팅한 새로운 도전작을 선보였다. 브론즈, 알루미늄 등에 아크릴을 칠한 신작을 선보인 부스에서 마주한 89세 동갑내기 두 작가는 근황과 예술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 받는 풍경을 연출해 주목 받았다.키아프+프리즈 서울 삼청 나이트 풍경(사진=허미선 기자)3일부터 이어진 한남, 삼청, 청담 등 갤러리 밀집지역에서의 ‘나이트’도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4일 삼청 나이트 중 전시장에 속한 레스토랑을 비롯해 분식, 핫도그 등 각종 푸드트럭이 늘어선 국제갤러리와 오픈·VIP라운지를 꾸려 칵테일파티 및 제시 천(Jesse Chun)의 ‘달 마당극: 탈언어의 악보’ 라이브 퍼포먼스를 선보인 갤러리 현대는 일찍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저녁 8시부터는 국립현대미술관 마당에 ‘또 다른 달’이 떴는가 하면 양혜규, 제시 천, 백현진, 슈퍼주니어의 동해 등 작가 및 셀럽들의 등장도 눈길을 끌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프리즈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키아프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키아프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키아프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키아프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키아프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키아프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키아프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키아프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키아프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키아프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키아프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키아프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키아프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키아프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키아프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키아프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키아프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키아프 서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키아프+프리즈 서울 삼청 나이트 풍경(사진=허미선 기자)키아프+프리즈 서울 삼청 나이트 풍경(사진=허미선 기자)키아프+프리즈 서울 삼청 나이트 풍경(사진=허미선 기자)키아프+프리즈 서울 삼청 나이트 풍경(사진=허미선 기자)키아프+프리즈 서울 삼청 나이트 풍경(사진=허미선 기자)

2024-09-06 23:55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제15회 광주비엔날레! 72명의 작가, 31개 파빌리온이 울리는 '공공의 소리'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전경(사진=허미선 기자)“30주년을 맞은 광주비엔날레는 그 본질에 충실하며 동시대 담론을 이끌어 왔습니다. 재단은 앞으로도 아시아 최대이자 최고 비엔날레로서는 물론 세계 비엔날레사(史)와 미술사를 선도하고 동시대 문명사에 한획을 그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6일 개막을 하루 앞두고 광주비엔날레 거시기홀에서 기자들을 만난 박양우 대표이사는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제15회 광주비엔날레(9월 7~12월 1일)에 임하는 각오를 이렇게 밝혔다.올해 행사는 30개국 72명 작가가 판소리로 시대를 은유하는 본전시 ‘판소리, 모두의 울림’(Pansori, a Soundscape of the 21st Century)과 역대 최대 규모의 31개 파빌리온, 광주의 유서 깊은 역사와 공동체 정신을 지켜온 양림동에 꾸린 ‘양림-소리 숲’ 외부전시로 구성된다.개막을 하루 앞둔 6일 광주비엔날레 거시기홀에서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 기자간담회가 열렸다(사진=허미선 기자)판과 소리, ‘공공의 소리’가 울릴 본전시는 ‘부딪침 소리’(Feedback Effect, 제 1, 2 전시실), ‘겹침소리’(Polyphony, 제3 전시실), ‘처음소리’(Primordial Sound, 제4, 5전시실)로 구성된다. 본전시에 대해 니콜라 부리오(Nicolas Bourriaud) 예술감독은 “일반적인 전시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이 있다”며 “(판)공간과 소리가 존재하는 전시”라고 소개했다.“보통의 전시에서 큐레이터들은 여러 작가 작품의 소리가 중첩되는 걸 제한하려하고 컨테이너 박스를 두거나 하지만 우린 반대죠. 다른 작가 소리와 중첩되고 연결됩니다. 관람객들 역시 소리를 들어야 하죠. 걸어들어갈 수 있는 오페라랄까요. 이미지와 소리, 모든 진동을 받아들이는 공간이죠.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특별하고도 도시적인 소리를 느끼실 겁니다.”제15회 광주비엔날레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니콜라 부리오 감독은 “입장과 동시에 매우 도시적이고 포화된 사운드 공간으로 전환된다”며 “도시 피드백 효과로 시작해 산업화로 인한 공간부족, 변형되는 자연, 비인간적인 삶을 다루는 예술가들의 방식 그리고 다른 세계 혹은 우주의 광대함과의 소통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 간 시퀀스와 시퀀스가 연결되며 멈추지 않은 흐름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 포스터의 모티프가 된 안견의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를 빗대며 “(그림 속 산세) 모양이 균일하지 않고 험악하지만 그 사이에서도 삶과 꿈의 공간이 연결되는 걸 볼 수 있다”고 밝혔다.“이처럼 이번 본전시에서는 작가마다 같은 공간에서도 다르게 접근해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각자의 공간에서 각자 이야기를 가지고 소리 뿐 아니라 공간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고 있죠. 공간과 삶에 대한 반영이라는 점에서 판소리와도 닮은 부분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제15회 광주비엔날레 니콜라 부리오 예술감독(사진=허미선 기자)나라별로 꾸리는 파빌리온은 31개(제14회 파빌리온 9개)로 크게 늘었다. 박영우 대표는 “파빌리온을 두는 건 다양한 동시대 문화예술, 여러 나라에서 보는 관점들을 향유하고 교류하기 위함”이라며 “퀄리티 유지를 위해 제한할 정도로 많은 나라에서 관심을 가지고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앞으로는 국가가 아닌 도시의 시대입니다. 이에 국가관 뿐 아니라 창의적인 단체들, 도시 등으로 파빌리온을 꾸리고자 합니다. 올해는 도시관으로 광주 파빌리온을 열어 실험할 예정입니다.”니콜라 부리오 감독은 “공공 공간이라는 주제가 플랫폼이 돼 자신의 뜻과 의지를 표현하는 공간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제15회 광주비엔날레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판이라는 것은 마당, 공공의 공간을 의미하죠. 어떤 이야기든 할 수 있는 포럼의 장이 디기도 하죠, 큰 주제인 판소리를 비롯해 의지와 정신, 시대의 적대감, 이주, 이동, 국경 그리고 완전히 자연을 낭비하고 폐기물을 만드는 인간 등 굉장히 많은 것을 다루고 있죠.”그렇게 공간은 물리적인 판과 더불어 정신적인 공간으로까지 확대된다. 이를 통해 박영우 대표는 “민주, 인권, 평화, 포용과 화합이라는 ‘광주정신’이 작품에 녹여진다”고 털어놓았다.“판소리는 계급이 존재했던 조선시대, 공공의 장소에서 피지배층민들도 지배계급, 사회현상에 대해 그리고 인간 본연의 여러 심성에 대해 마음놓고 노래할 수 있는 장르였습니다. 한국 전통 장르인 판소리가 다루는 주제들이 광주정신과 이어져 니콜라 부리오 감독으로 인해 미술로 전환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할 수만 있으면 100만명이라도 오시길 바라지만 예정으로는 베니스 비엔날레(70만명) 이상인 70~80만명 정도로 중입니다.”광주=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4-09-06 14:22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운명의 조우’ 존 배 “음표 하나로 시작해 대화하듯 이어지는!”

2013년 ‘In Memory’s Lair‘ 후 10여년만에 개인전 ’운명의 조우‘를 진행 중인 존 배 작가(사진=허미선 기자)“재미있을 같아서 해요. 시작 단계에서는 (재밌는 아이디어를 실현) 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재밌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연구하며 끝낼 뿐이죠.”“작품을 하나의 음표에서 시작한다”는 존 배(John Pai)는 어쩌면 진정한 예술가의 현신일지도 모른다. 초안 스케치도, 청사진도, 대본도 없다. 마치 작곡을 하듯 음표와 음표를 연결하고 리듬이 만들어지고 밀도가 높아지면서 패턴이 자연스레 생겨난다.존 배 개인전 ‘운명의 조우’ 전경. 전시명과 동명의 작품.(사진=허미선 기자)여든을 훌쩍 넘긴 나이지만 오래 걸리더라도 오롯이 혼자 자신만의 시간을 마주한다. 그 결과물이 어떨지 보다는 아주 얇은 철선을 한땀 한땀 붙이고 녹이며 구부리고 쌓아 올려 형상화하는 과정에는 그의 삶이 스몄는지도 모른다. 그 과정 속 ‘대화’를 중시하는 그의 작품들은 그 심오함 또한 남다르다. 2013년 ‘In Memory’s Lair‘ 후 10여년만에 개최한 개인전 ‘운명의 조우’(Shared Destinies, 10월 20일까지 갤러리현대 신관)에는 그렇게 음표 하나와도 같은 “재밌을 듯한” 아이디어로 시작해 작곡을 하듯 다음에 올 음, 또 그 다음에 올 음은 무얼까 대화하듯 만들어낸 70여년의 예술 여정이 스며들었다.2013년 ‘In Memory’s Lair‘ 후 10여년만에 개인전 ’운명의 조우‘를 진행 중인 존 배 작가(사진=허미선 기자)전시명과 같은 ‘운명의 조우’를 비롯해 속이 밖이 되는 밖이 속이 되는 아이디어가 재밌었다는 ‘인볼루션’(Involution)에는 그가 긴 작업 기간 동안 나눈 대화들이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속과 밖은 완전히 갈라져 있을까, 저 사람이 내 옆에 같이 있는데 완전히 딴 세상일 수 있을까, 리얼리티라는 건 뭔가 등 묻고 또 묻는 수년간의 대화록인 셈이다. 자동차나 기계의 부품, 선, 면, 부피, 질감 등의 상호작용에 집중했던 1960년대 초기작을 비롯해 뫼비우스의 띠처럼 구가 중첩되며 저마다 다른 공간, 세계를 만들어내는 ‘인볼루션’과 ‘스피어 위드 투 페이스’(Sphere with Two Face) 등 1970년대 작품도 만날 수 있다.존 배 개인전 ‘운명의 조우’ 중 ‘인볼루션’(사진=허미선 기자)구멍 뚫린 개방적 구조의 ‘아더 보이스’(Other Voices), 불규칙적인 큐브를 축적한 ‘패스트 임퍼펙트’(Past Imperfect)와 ‘큐브’(Cube), 비버 연못에서 시작한 ‘그레이트 배링턴’(Great Barrington), 이와 유사한 구성의 ‘여기 그리고 지금’(Here and Now), ‘잊혀진 규칙’(Forgotten Rule), 어려움을 겪던 동료를 지켜보던 느낌이 담긴 ‘라이즌, 폴른, 워큰’(Risen, Fallen, Walken), 도로 틈에서 자라난 풀에서 시작된 ‘기도’(Vigil) 등 1980년대 작품들은 자연 혹은 주변에서 영감받은 것들이다.“라디오를 듣다 ‘물이 어디에서 왔냐’는 질문을 들었어요. 다들 물은 지구에서 오지 않았을까 생각하지만 사실 물은 우주에서 왔어요. 그냥 물의 형태가 아니라 눈꽃 모양으로 우주를 떠돌죠. 그런 관계가 되게 흥미로웠어요. 버팔로의 대변은 아름답지 않은 것으로 생각되지만 사실 초원을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하는 거름이잖아요. 그런 자연의 섭리가 되게 흥미로웠습니다. 아름답지 않은 것도 어딘가에는 다 쓰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존 배 개인전 ‘운명의 조우’ 중 ‘하늘과 대지’ 연작(사진=허미선 기자)얼핏 하늘로 향하는 존재들 혹은 아지랑이를 연상시키는 신작 ‘하늘과 대지’(Heaven and Earth)는 작업 중 모아뒀던 떨어진 조각들로 꾸린 연작이다. “작업실을 방문한 이들에게 ‘이걸로 어떻게든 다시 작업을 이어 가는 게 어떠냐’는 말을 듣고 습작처럼 시작해 최근에야 완성한” 작품이다. “어떤 작품에서 떨어진 작은 조각들로 예전부터 붙이기 시작했던 작업인데 최근에야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이런 모양들이 대지와 하늘을 연결시켜주는 것 같아서 ‘하늘과 대지’라고 제목을 지었죠.”  2013년 ‘In Memory’s Lair‘ 후 10여년만에 개인전 ’운명의 조우‘를 진행 중인 존 배 작가(사진=허미선 기자)작품 대부분의 재료가 철이다 보니 부식이 되거나 녹이 스는 등 관리 및 보존의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 이에 대해 “잘 관리를 해야 하지만 그래도 녹이 슨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자연적인 현상이니 작업의 한 요소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전한 바 있다. “칠을 하는 등 화학적으로 조치를 취할 수는 있지만 오래 가지는 못해요. 그저 신경 써서 잘 케어를 해줄 수밖에 없습니다. 가구나 옷감 등을 습기 안차게 잘 보존하는 것처럼, 사람과 살 듯 그렇게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여든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오롯히 혼자 작업하는 존 배 개인전 ‘운명의 조우’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존 배 개인전 ‘운명의 조우’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2024-08-30 19:31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더스트’ 니콜라스 파티 “작품의 진보, 나를 통한 그리고 타자를 통한 끝없는 발견”

파스텔로 화장을 하듯 환영들을 만들어내는 니콜라스 파티(사진=허미선 기자)“예술가로서 제 작품을 접한 관객이 제가 미처 알지 못했던 혹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무언가를 새롭게 발견한다면 바로 그것이 제게 가장 큰 선물입니다. 이를 통해 저 자신보다 더 심오한 깊이를 만들어 나가는 것, 그것이 아티스트로서 혹은 창작자로서의 궁극적인 목적이죠.”현대에는 흔하지 않은 파스텔로 “쉽사리 ‘공기 속 먼지’가 돼버릴 수 있는” 환영을 만들어내는 작가 니콜라스 파티(Nicolas Party)는 작품의 완성, 세계의 확장이 “스스로를 통한 그리고 타자를 통한 발견”으로 가능해진다고 밝혔다.“이러한 복잡성을 통해 새로운 세계관과 맥락이 끊임없이 적용되고, 더불어 그 적용에 적응할 수 있는 작품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오래 전 쓰여졌음에도 끊임없이 동시대로 소환돼 지금 우리가 고민하는 주제들, 상황들을 논하는 재료로 쓰이는 것처럼요. 그런 복잡성을 저의 작품에도 담아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그의 개인전 ‘니콜라스 파티: 더스트’(Dust, 8월 31~2025년 1월 19일 호암미술관)에서는 삼성문화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 전통회화에서 영감 받아 새로 작업한 벽화와 신작 20점을 비롯해 기존 회화 및 조각 48점을 만날 수 있다. “저는 아티스트로서 저를 둘러싼 세상과 스스로를 초월하는 무언가를 만들고자 늘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보다 더 거대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할 수 있죠. 저는 제가 만든 작품의 첫 번째 관객으로서 그것이 저에게 무엇을 얘기하는지, 이를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늘 고민해요. 우리는 예술작품에서 스스로를 놀래키는 무언가를 찾고 싶어 하잖아요.”이번 전시를 위해 6주째 호암미술관이 있는 경기도 용인에 머물고 있는 그는 장생과 불멸을 염원하는 조선시대 ‘십장생도 10곡병’, 김홍도의 ‘군선도’ 속에서 다양한 상징들을 발견해 샘플링한 상상의 팔선(八仙)을 형상화한 신작 초상 8점을 선보인다.‘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그들의 몸통이 되는 사슴, 학, 당나귀 등이나 머리카락으로 표현된 개, 얼굴 주변을 둘러싼 복숭아, 연꽃 등 ‘팔선’에 변주된 모티프들은 한국 전통회화의 구석, 미세한 틈바구니에서 발견한 것들이다. “11년 전 처음 파스텔을 사용하던 때 접한 피카소의 파스텔 여인 초상화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때부터 주재료로 파스텔을 사용하고 있죠. 저의 파스텔 작업은 열정 또는 사랑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고대 조각 등에서 영감 받은 피카소의 파스텔 초상에 빠져들며 시작된 작업을 그는 ‘화장’에 비유하곤 한다. 이는 로코코 시절 파스텔과 화장품을 같은 숍에서 팔았고 같은 재료로 화장을 했다는 데서 비롯된다. 본질 없이 회화로만 이루어진 환영을 만들어내는 니콜라스 파티의 파스텔 초상은 인간성이나 감정이 드러나기 보다는 조각, 마네킹, 아바타, 디지털 필터 등 본질을 가린 인공적인 존재로 표현된다. 이는 “옛날에는 화장으로 본질을 가렸지만 디지털 필터로 처리하는” 지금 현상의 반영이기도 하다.‘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미술사를 영감의 보고(寶庫)이자 아카이브로 삼는 그는 이번 전시를 위해 한국 전통 회화에서 영감받은 작업들을 진행했다. 그 결과물들은 유럽 중세 회화 및 건축의 모티프였던 회랑, 아치문, 마블 페인팅 등으로 무장하고 아래 위가 같은 구조의 공간에 전시된다. 다른 색으로 벽을 칠하고 아치를 지날 때마다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듯 연출한 각 방에는 생명탄생과 예술의 기원을 담은 거대한 ‘동굴’을 비롯해 멸종돼 버린 ‘공룡’ 그리고 ‘주름’ ‘곤충’ ‘폐허’ ‘붉은 숲’ ‘구름’ ‘폭포’ ‘산’ 등 연작이 한국 전통의 ‘백자태호’ ‘청동운룡문 운판’, ‘십장생도 10곡병’ ‘군선도’, 정선의 ’노백도‘ 등과 어우러진다.‘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한국 전통에서의 모티프와 16세기 이탈리아 화가 브론치노, 17세기 플랑드르 화가 얀 반 케셀 1세 등에서 영감받아 즐겨 그리던 곤충, 버섯, 해부학적 신체표현 등 서양회회사의 요소들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인간의 흔적이라곤 감지되지 않는 그 특유의 가을, 겨울, 여름, 봄 풍경화는 인류가 생겨 나기 이전 혹은 인류가 멸종 된 이후의 세계를 연상시킨다. 훅 불면 날아가는 특성을 지니고 있는 파스텔의 일시성을 통해 재생과 소멸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그는 이번 전시에 대해 “처음부터 한국의 예술품을 포함하는 것을 핵심으로 삼았다”며 “굉장히 좋은 배움의 기회였고 많은 것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털어놓았다.‘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그의 발견하는 순간들은 전시로 구현되고 이를 바라보는 타자의 발견으로 작품들은 더욱 심오해지고 완성으로 진보한다. “저는 작품 활동을 통해 다양한 시대, 문화권 그리고 지역들의 연결고리를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예술이 시간적·거리적 거리를 줄여주는 가교 역할을 하거든요. 문화, 예술을 통해 과거 혹은 미래 인류와 연결되고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안감이 잠식되기도 합니다. 미술·문학 작품에 담겨 있는 아름다운 혹은 시적인 면 그리고 다양한 감정들이야말로 인류가 갖고 있는 커다란 질문에 대한 진정한 해답을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용인=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2024-08-30 18: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동행 3년차 키아프+프리즈 서울, 서울의 가을은 '아트'로 물든다

지난해 키아프 서울 전경(사진=브릿지경제DB, 허미선 기자)“키아프와 프리즈는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외연으로도 프리즈는 이화여대에서, 키아프는 홍대에서 미디어 아트 페스티벌을 진행하는 식이죠. 서울아트위크와 더불어 키아프는 광주비엔날레로 확장하는 등 다양한 선의의 경쟁 중입니다. 그로 인해 많은 발전을 이뤘고 전세계적인 경제 불황에도 미술 애호가들이 서울로 향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2002년 한국 최초의 국제 아트페어로 시작해 23회를 맞은 한국화랑협회의 키아프 서울(Korea International Art Fair Kiaf Seoul, 9월 4~9일 코엑스)과 글로벌 3대 아트페어로 평가받는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9월 4~9일 코엑스) 동행이 3년차를 맞았다.2024 프리즈 서울 공식 포스터(사진제공=한국화랑협회)카아프는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중동, 서북유럽, 오세아니아, 미주 등 7개 지역을 대표하는 44개 대륙 22개국에서 206개의 갤러리가 참여한다. 전체 갤러리 중 비중이 3분의 1 이상으로 는 해외 갤러리를 비롯해 국제갤러리, 가나아트, 갤러리현대 등 국내 갤러리 132개가 참여한다. 이들은 김환기·박서보·전광영·김창열 등 한국미술 거장과 해외에서 주목받는 중견작가들 작품을 선보이는 ‘갤러리즈’(Galleries), 한 작가와 그의 작품세계를 집중조명하는 ‘솔로’(Solo), 10년 미만의 갤러리들이 선보이는 ‘플러스’(Plus) 등 3개 섹션에서 작품들을 선보이며 방문객들을 맞는다.주목할만한 신진작가 발굴을 위한 ‘키아프 하이라이트 어워즈’(Kiaf Highlights Awards) 세미파이널 진출자 10명의 작품세계와 현대 사회 및 예술의 미래적 대안을 다각도로 전시하는 특별전시 ‘키아프 온사이트: 보이지 않는 전환점’(Kiaf onSITE: Invisible Transitions) 그리고 예술경영지원센터, 프리즈 서울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토크 프로그램도 열린다.지난해에 비해 전시공간(코엑스 1층 A·B홀, 그랜드볼룸, 2층 더 플라츠)도 넓어진다. 넓어진 공간은 젊은 건축가 장유진과 협업해 동선, 부스 그리고 FB라운지 및 휴식공간 등을 배치해 하나의 도시를 연상시키도록 꾸린다.출범 3년차를 맞은 프리즈 서울은 전세계 110여개 갤러리가 ‘프리즈 마스터스’를 통해 한국 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탐구하는 전시를 비롯해 과거와 공명하며 오늘날의 예술적 화두를 펼쳐가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포커스 아시아’에서는 아시아 지역에서 주목받는 신진작가들의 10개 솔로 프레젠테이션을, 올해 처음 선보이는 퍼포먼스 기반의 ‘프리즈 라이브’도 진행한다.지난해 프리즈 서울 전경(사진=브릿지경제DB, 허미선 기자)LG OLED와 함께 서도호·서을호 형제가 아버지인 고 서세옥에 헌정하는 특별전시, BMW가 줄리 머레투(Julkie Mehretu)와 함께 아시아 최초로 공개하는 아트카 #20, 쇼메와 협업한 김희천 작가의 신작, 조 말론과 이광호 작가의 협업, 일리와 이우환이 협업한 아트 컬렉션 등 파트너 사와의 적극적인 협업들도 흥미롭다. 두 아트페어가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기간에는 해외 관람객, 갤러리스트, 컬렉터들이 열광하는 지역별 ‘나이트’도 이어진다. 갤러리들이 밀집한 삼청동, 한남동, 청담동은 키아프+프리즈 서울 기간 동안 밤까지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갤러리별로 컬렉터와 큐레이터, 작가 등 예술계 글로벌 인사가 함께하는 파티와 작가 스튜디오 투어, 도슨트 프로그램 등 VIP 프로그램들도 마련하고 있다. 2024 프리즈 서울 포스터(사진제공=프리즈 서울)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경제불황을 겪고 있는데다 새롭게 출범하는 다양한 아트페어와 비엔날레들, 급격한 기술발전으로 훌쩍 앞당겨진 미술품 거래 플랫폼 다변화 등의 시대다. 설상가상 일본의 아트페어 ‘도쿄 겐다이’가 2025년에는 9월, 키아프 서울과 동기간에 행사를 개최할 것을 선언하기도 했다. 서울을 넘어 전국이 ‘아트위크’에 돌입하는 9월 첫주에는 손잡은 지 3년을 맞은 키아프와 프리즈가 선의의 경쟁을 넘어 생존경쟁일 수밖에 없는 시대를 함께 해쳐나가는 현장을 만날 수 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4-08-28 18:30 허미선 기자

[비바100] '플라스틱, 새로운 발견展' 미아 호프먼 큐레이터 "플라스틱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결국 우리 손에 달렸죠"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 ‘플라스틱, 새로운 발견’ 전의 큐레이터 미아 호프만(사진제공=현대자동차)“철학적인 차원에서 플라스틱 이야기는 세계의 여러 측면 그리고 우리가 세상에 미치는 영향을 반영합니다. 이 인공 재료는 지구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죠. 생명을 구하기도 하는 반면 위협하기도 해요. 엄청난 혁신을 가져오고 소비를 민주화했지만 동시에 환경적으로는 위협이기도 합니다.” 미아 호프먼(Mea Hoffmann) ‘플라스틱, 새로운 발견’(Plastic: Remaking Our World, 8월 28~2025년 5월 25일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 큐레이터는 전시의 주제인 플라스틱의 이중성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세상 대부분의 존재 혹은 문제들이 플라스틱처럼 양면성 혹은 다면성을 지니고 있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 ‘플라스틱, 새로운 발견’ 전의 큐레이터 미아 호프만(사진제공=현대자동차)이는 결국 라이프스타일, 인류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는 담론이기도 하다. “세상 대부분 존재처럼 플라스틱도 그렇습니다. 반드시 플라스틱이 필요한 경우도 있어요. 이에 우리는 진정으로 필요한 것, 필수적인 것, 윤리적인 것 그리고 피할 수 있는 것을 평가하고 균형을 맞춰야만 합니다.”독일, 스코틀랜드, 일본, 싱가포르를 거쳐 한국에 상륙한 ‘플라스틱, 새로운 발견’은 현대자동차와 독일의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Vitra Design Museum)이 손잡고 ‘디자인 혁신이 일상생활 속 기술에 가져올 긍정적 영향의 탐구’를 목표로 진행한 협업의 일환이다. 독일 바일암라인(Weil am Rhein) 지역에 위치한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은 1989년 스위스의 유명 디자인 가구 제조사 비트라 수집품을 기반으로 설립됐다. 가구 컬렉션으로 시작한 비트라 뮤지엄은 현재 건축, 예술, 일상과 디자인 간의 관계, 미래 기술,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등을 집중 탐구 중이다.“플라스틱은 유토피아적인 매력을 잃었고 환경에 해를 끼치고 있습니다. 해변 쓰레기가 넘쳐나고 기후변화에 밀접한 관련이 있음도 분명해요. 문제는 하룻밤 사이에 플라스틱 사용을 중단하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소재 자체로는 매우 훌륭한 자질을 갖추고 있거든요.”이에 전시는 신소재로서 환영받던 플라스틱의 탄생부터 그 편의성이 가져온 생활의 변화, 기후 위기 등의 문제들과 이에 대한 솔루션 탐구까지를 아우른다.“플라스틱은 탄탄하면서도 가볍죠. 특히 고성능 플라스틱의 경우는 너무 오래 쓸 수 있어서 문제일 만큼 영구적이어서 꼭 필요한 분야에서 제 역할을 다 하고 있죠. 현재의 플라스틱은 문제가 맞습니다. 그렇지만 단면적인 접근이 아니라 동전의 양면 같은 부분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의 ‘플라스틱, 새로운 발견’전 중 인트로(사진제공=현대자동차)수많은 리서치와 고민의 결과물인 전시에 대해 미아 호프먼은 “초기 전구체와 뿔, 구타페르카, 거북이 등껍질, 상아, 셸락 등 천연 플라스틱부터 최초의 반합성 재료인 파크신과 셀룰로이드, 1907년에 발명된 최초의 완전 합성 재료인 베이클라이트까지 플라스틱의 역사를 이야기한다”고 털어놓았다.“20세기 중반의 플라스틱 붐에서 20세기 말의 첫 번째 환경적 각성과 오늘날 플라스틱의 편재성에 이르기까지 이 재료의 진화와 사회에서의 역할 변화를 대표하는 물체들을 선택했습니다. 희귀한 사치품에서 대량 생산된 일상 용품 그리고 상징적인 디자인 클래식에 이르기까지를 전시함으로서 물질 연구와 혁신, 산업화 및 대량 생산 그리고 오늘날 플라스틱을 재고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이야기를 하고자 했죠.”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의 ‘플라스틱, 새로운 발견’전 중 첫 번째 섹션 ‘칼파’(사진제공=현대자동차)전시는 ‘칼파’(Kalpa), ‘신테티카’(Synthetica), ‘페트로모더니티’(Petromodernity), ‘다시 만들다’(RE-) 4개 섹션과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아이오닉에 활용된 친환경 신소재 및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 기술 ‘P2H’(plastic-to-hydrogen), 연료전지 브랜드 HTWO 등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존으로 구성된다. “단면만 보기 보다는 플라스틱의 용도도, 플라스틱으로 인한 문제도, 대체재가 무엇인지도 제대로 이해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번 쓰고 버리는 문화는 다분히 의도적인 변화의 일환으로 자본주의의 단면일 수도 있어요. 소비주의, 편리한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욕구 등이 일회용 플라스틱의 지속적인 소비를 유발했고 산업계가 이를 영리하게 활용해 만들어낸 문화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자각과 이용의 지양이 필요하죠.”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의 ‘플라스틱, 새로운 발견’전 중 두 번째 섹션 ‘신세티카’(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는 “제2차 세계 대전 중 플라스틱 생산은 특히 미국에서 경량, 내구성, 고성능 군사 장비 제조의 핵심이었다”며 “당시 대부분의 플라스틱은 석유로 만들어졌으며(석유 근대성), 전쟁이 끝난 후 플라스틱 산업은 새로운 응용 분야를 모색했다”고 설명했다.“타파웨어(Tupperware), 장난감을 비롯해 쉽게 청소할 수 있는 표면 등 일상생활에 플라스틱을 도입했죠. 특히 1950년대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이 도입되면서 편리함과 일회용 문화로의 전환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광고 캠페인에 의해 강화되고 확산되기도 했죠. 그 전환을 보여주는 피터 스텍폴(Peter Stackpole)의 흑백 사진을 전시하고 있습니다.”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의 ‘플라스틱, 새로운 발견’전 중 세 번째 섹션 ‘페트로모더니티’(사진제공=현대자동차)이는 “1955년 라이프 매거진(Life Magazine)의 일회용 생활에 관한 기사에 삽입된 사진”으로 미아 호프먼은 “일회용 식기와 포장을 기쁘게 공중에 던지는 가족을 묘사하고 있다. 기사는 더 이상의 후속 조치 없이 한번 사용하고 버릴 수 있는 것들의 편의성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부연했다.“당시의 플라스틱은 그렇게 마케팅 도구로 쓰였지만 그 편리함만 쫓다 보면 지금처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전시는 플라스틱의 장점과 문제점을 모두 보여줌으로서 오늘날 플라스틱을 어디에서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는지, 줄일 수 있거나 다른 재료로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자 합니다. 지난 150년 동안의 플라스틱 역사와 그 역할 및 인식의 변화를 추적함으로서 오늘날 플라스틱의 역할을 맥락화하려고 합니다.”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의 ‘플라스틱, 새로운 발견’전 네 번째 섹션 ‘다시만들다(Re-)’(사진제공=현대자동차)더불어 다양한 분야, 학제 간 담론은 각 분야별 전문가들의 인터뷰가 포함된 설치작 ‘토킹 헤즈’에 반영돼 있다. 결국 플라스틱의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도래는 인류의 손에 달렸다. 이에 따라 각 산업계가 해야할 노력과 직군별 미션도 변화를 맞는다. “예를 들어 디자이너들은 생산자와 함께 지속 가능한 대안을 만드는 한 가지 방법으로 모듈형으로 디자인하거나 쉽게 수리할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습니다. 한 부분이 고장났을 때 전체를 버릴 필요가 없도록요. 적립금 제도 등의 시스템과 인프라를 설계하는 것도 한 방법이죠. 더불어 서로 다른 플라스틱 복합재가 한 종류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것에 비해 다시 쓰이기 어려움을 고려해 더 잘 재활용할 수 있게 설계함으로서 재활용 노력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의 ‘플라스틱, 새로운 발견’전 중 프레셔스 플라스틱과 P2H워크숍(사진제공=현대자동차)이와 동시에 “자원부터 사용, 수명 종료까지 물체의 전체 수명 주기를 고려해야 하고 연구를 통해 생분해성 재료를 개발함으로서 플라스틱 재활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의견을 전했다. 하지만 “플라스틱을 다른 재료로 대체한다 하더라도 일회용품을 과소비하며 버리는 일을 지속한다면 문제는 여전히 남아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일한 해결책은 없어요. 개인과 사회, 지역과 세계적으로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죠. 이 문제에 직면하기 위해서는 산업, 법률, 과학자, 디자이너, 활동가, 소비자 등 여러 분야에서의 집단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전시를 통해 개별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는 현재 연구되고 개발되고 있는 전략을 점검하고자 합니다.”부산=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4-08-28 18:00 허미선 기자

[짧지만 깊은: 단톡심화] 3년차 프리즈 서울 개근 리슨갤러리 “비즈니스에서 여행의 영역으로!”

지난해 ‘프리즈 서울’ 전경(사진=브릿지경제DB, 허미선 기자)“프리즈 서울만의 특징은 ‘프리즈 나이트’(Frieze Night)라고 생각해요. 오죽하면 지난해 프리즈가 아니라 프리즈 위크를 즐기러 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부스나 프레젠테이션도 훌륭하지만 안전하고 뉴욕이나 유럽 등에 비해 물가도 비싼 편도 아닌데다 깨끗하고 사람들도 친절하고 음식도 맛있는데 밤마다 파티까지 열어주니 너무 좋아하더라고요.”올해로 키아프 서울(Kiaf Seoul)과의 동행 3년차를 맞은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9월 4~7일 코엑스)에 개근한 영국 리슨갤러리(Lisson Gallery)의 조소영 아시아지역 홍보매니저는 그 특징을 이렇게 꼽았다.“프리즈를 즐기러 혹은 페어 관련 일로 왔다가 여행까지 하는, 비즈니스 이상을 하게 하는 게 프리즈 서울의 특징이죠. 해외 관광객 유치나 문화국으로 자리 잡기 매우 좋은 특징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한국만이 가진 흥, 락(樂) 등 때문에 해외 갤러리스트들이나 친구들이 프리즈 서울과 더불어 한국 자체를 너무 재밌어 하죠.”올해 프리즈 서울에서 선보일 리슨갤러리 최연소 작가 사라 커닝햄의 ‘Channel Crossing’(사진제공=리슨갤러리)칼 안드레(Carl Andre), 다니엘 뷔랑(Daniel Buren), 도널드 저드(Donald Judd), 리처드 롱(Richard Long) 등 미니멀리즘 조각가들로 시작한 리슨갤러리는 조각가를 비롯해 마리나 아브라모비치(Marina Abramovic) 등의 행위예술가와 회회작가까지를 아우르는 6, 70명의 작가가 소속돼 있다.“미니멀하고 콘셉추얼한 작가들과 시작했어요. 당장의 판매 보다는 오랜 시간 한국의 미술관, 기관 등과 교류했죠. 단순한 작품 판매의 목적보다는 미술관, 기관을 비롯해 잠재적 컬렉터들에게 우리 작가들을 알리고자 했습니다. 프리즈 서울에 참여하게 되면서 우리 작가들을 알릴 좀 더 많은 기회를 얻게 됐죠.”조 매니저에 따르면 한국을 오가는 해외 갤러리스트, 파트너, 컬렉터 등은 공통적으로 “한국은 무궁무진한 시장”이라고 입을 모은다.“그들이 한국시장을 눈여겨 보고 재밌어 한 포인트는 젊은 컬렉터들이 아트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거였어요. 젊은 컬렉터들이 굉장히 활발하게 움직이고 그룹 지어 미술 공부를 하고 지식을 공유하며 작가 성장에도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죠. 전시장에 가는 게 생소하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전시를 보러 가는 자체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일상적인 문화가 됐다는 게 그들이 재밌어 하는 포인트예요.”조 매니저는 “갤러리마다 한국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르지만 저 역시 한국미술시장을 무궁무진한 발전가능성을 가졌고 보고 있다”며 “특이한 점은 그들이 한국 사람들을, 한국인들만이 가진 정을 정말 좋아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결국 사람 대 사람이 하는 일이잖아요. 해외 갤러리스트들, 컬렉터들, 작가들이 편안해 하고 돌아오고 싶어 하죠. 더불어 젊은 컬렉터들이 지금부터 움직인다는 건 시장 확장 등 미래에 더 많은 발전을 의미하기도 하잖아요.”이번 프리즈 서울에서는 켈리 아카시(Kelly Akashi), 사라 커닝햄(Sarah Cunningham), 나탈리 뒤버그 한스 버그(Nathalie Djurberg Hans Berg), 라이언 갠더(Ryan Gander), 스기모토 히로시(Hiroshi Sugimoto), 올리버 리 잭슨(Oliver Lee Jackson),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 오토봉 엥캉가(Otobong Nkanga), 줄리안 오피(Julian Opie), 루시 레이븐(Lucy Raven) 등 신작 및 최근작 그리고 스위스-일본계 아티스트인 레이코 이케무라(Leiko Ikemura)의 작품을 처음으로 선보인다.프리즈 서울 기간 중 국내 처음으로 선보이는 데본 턴불 최신 설치작 ‘HiFi Listening Room Dream No.1’(사진=리슨갤러리)프리즈 서울 기간 중에는 블루클린 기반의 스피커 조각가이자 음향 예술가 데본 턴불(Devon Turnbull)이 최신 설치작 ‘HiFi Listening Room Dream No.1’(9월 4~14일 살롱한남2024)을 처음 선보인다.30주년을 맞은 광주비엔날레에서는 루시 레이븐의 영상작품과 영국문화원 파빌리온에서 2015년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 수상자인 하룬 미르자(Haroon Mirza)의 설치작도 만날 수 있다. 조 매니저는 이번 프리즈 서울의 하이라이트로 새라 터닝햄의 회화작품과 데본 턴불의 스피커 조각을 꼽았다.“리슨갤러리의 최연소 작가로 지난해 정말 잘 팔렸어요. 가격대도 적당한데다 신선했어요. 한국 컬렉터들이 정말 좋아하셨고 해외에서도 잘 팔리는 작품이죠. 나이에 비해 작품이나 색감의 깊이, 붓 눌림이 나이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커스텀 스피커 브랜드 OJAS의 대표이자 스피커 조각가 데본 턴블(사진제공=리슨갤러리)더불어 그가 하이라이트로 꼽은 데본 턴불은 음악과 스트리트 아트 신에서 오자스(OJAS)로 잘 알려진 DJ이자 스피커 조각가다.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수프림(Supreme) 전세계 매장의 스피커가 그의 작품이고 그의 커스텀 스피커가 방마다 설치된 유명 호텔들도 적지 않다. “스피커를 분해해 직접 만드는 작가예요. 어려서부터 즐기던 명상 관련 음악이나 그 음악을 듣는 행위를 다르게 생각하는 작가죠. 대부분의 나라에서 프리즈나 아트페어는 예술품을 사고파는 사람들만의 잔치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컬렉터들 뿐 보고 즐기기 위해 프리즈 서울을 찾는 젊은이들이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스피커 조각 전시죠.”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4-08-26 18:0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DMZ OPEN 전시: 통로’…닫힌 줄 알았지만 이어진, 미래를 위한!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DMZ 오픈 페스티벌은 ‘오픈’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듯 DMZ가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닫힌 공간이라는 우리의 인식을 열어보자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진지하고 유쾌하고 다양한’이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DMZ’가 가진 모든 것을 전시 뿐 아니라 아카데미 포럼, 마라톤, 스포츠, 음악회 등 다양한 각도에서 ‘오픈’하는 다양하고 진지하고 유쾌한 행사거든요.” 피아니스트이자 ‘DMZ 오픈 페스티벌’(DMZ Open Festival 8월 30~11월 16일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일대)의 임미정 총감독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과거의 역사를 뒤로하고 미래를 위한 생태와 평화의 장소로 거듭나게 하는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DMZ OPEN 전시: 통로’ 문선아(왼쪽)·김선정 공동 큐레이터(사진=허미선 기자)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관광공사가 주관하는 축제 중 전시의 주제는 ‘통로’(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갤러리 그리브스), 소주제는 ‘경계’ ‘통로’ ‘공간’이다. 세개의 소주제로 구성된 전시는 DMZ를 닫힌 경계이자 이어지는 통로, 살아가는 열린 장소로 새롭게 해석하는 작품들로 꾸린다. 분단 상황과 경계지역의 긴장감, 정서를 다루는 ‘경계’에서는 박론디, 박기진, 신미정, 노순택이 분단의 상징이 된 DMZ를 다룬다. 정연두, 제인 진 카이젠, 지비리, 윤진미는 ‘통로’를 주제로 경계가 흐트러지고 연결되는 이야기를 선보인다. ‘공간’에서는 현재 삶의 다양한 모습과 미래에 대한 기대를 최찬숙, 노원희, 나오미, 한나리사 쿠닉 등이 표현한다.‘DMZ OPEN 전시: 통로’ 중 ‘파주 측정하기’의 작가 한나리사 쿠닉(사진=허미선 기자)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는 극장에 걸린 대형 회화 설치작인 나오미의 ‘우리는 이 세상 밖으로 떨어질 수 없다’, 노순택이 중국-북한 국경지대를 지나며 사진으로 담은 북한의 모습 ‘분단인 멀미’, 헤어진 가족을 둔 조류학자 이야기 ‘꿈꾸는 새들은 경계를 모른다’(Dreaming Birds Know No Borders’, 전시 공간 곳곳을 재는 한나리사 쿠닉의 퍼포먼스 ‘파주 측정하기’(Measuring Paju)를 만날 수 있다.한나리사 쿠닉은 ‘파주 측정하기’에 대해 “장소성과 몸과 퍼포먼스를 연결하는 작업”이라며 “장소를 디지털 매체를 통해 쉽게 소비하는 경향 속에서 그 장소를 몸을 이용해 측정함으로서 기억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주관적 행위”라고 설명했다. “제스처가 중요한 작업이었어요. 제스처는 수행적인 행위를 의미하죠. 장소 특정적으로 그 장소에 대한 고민이 묻어나는 작업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설치 방식에서도 또 다시 그 장소의 특성을 반영했죠. 이미 존재하는 벽에 작품을 붙이는 방식으로 진행했고 다양한 사진 중 평화로운 이미지를 포착하는 데 집중했습니다.”‘DMZ OPEN 전시: 통로’ 중 지비리 작가의 ‘균열-회색지대’(사진=허미선 기자)갤러리그리브스로 가는 곤돌라 승강장 인근에서는 흑백 자갈로 분단된 남과 북을 나타냈지만 관람객들의 발길로 경계가 흐려지는 지비리의 ‘균열-회색지대’(FRAKTUR-Grey Zone) 그리고 황석영의 ‘바리데기’ 삽화에 담은 바리공주 설화, 아시아 신화, 이주여성노동자, 동물 등을 교차시키며 북한여성-탈북민-세계시민으로서의 바리를 현대로 소환하는 노원희의 연작을 만날 수 있다. 갤러리그리브스로 향하는, 평화누리 방문객들이 가장 많이 지나는 길목에 자리잡은 노원희의 연작은 ‘바리데기’ 일화를 탈북소녀 이야기로 변주한 작품이다. 탈북소녀가 세계로 나아가 새로운 삶을 경험하는 일련의 과정을 담고 있다.‘DMZ OPEN 전시: 통로’ 중 노원희 작가의 ‘바리데기’ 연작(사진=허미선 기자)과거 미군의 볼링장에 자리 잡은 갤러리그리브스 입구에서는 북한 애니메이션 ‘령리한 너구리’를 재해석한 박론디 회화 및 카페트 작업을 만날 수 있다. 갤러리그리브스에서 이미 진행 중인 미군 관련 상설전시품 사이사이 ‘DMZ OPEN 전시: 통로’ 참여 작가들의 작품들이 자리잡는다. 강화도에서 고성에 이르는 13개 DMZ전망대를 하나의 극장으로 상정해 계절별로 촬영한 정연두의 ‘DMZ 극장 시리즈’ 중 ‘도라극장’도 만날 수 있다. 이에 대해 정연두는 “서부전선에서 동부전선까지 총 13군데 전망대를 5년 동안 탐장하며 촬영했다”고 전했다.‘DMZ OPEN 전시: 통로’ 중 ‘도라극장’을 선보이는 정연두 작가(사진=허미선 기자)이어 박기진은 한국전쟁 당시 대치했던 유엔군과 북한군의 전차 궤적이 남아 있는 DMZ 땅을 빗댄 ‘평원-땅’을 선보인다. 박기진은 “4년 동안 DMZ에서 군생활을 하면서 경험했던 일에 대한 감정을 담았다”며 “처음 DMZ를 봤을 때는 어지럼증을 느꼈다. 마치 실연을 당하면서 동시에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것 같은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며 굉장히 묘했다”고 털어놓았다.“네장씩 겹쳐진 두개의 덩어리와 사운드 작업입니다. 한쪽 덩어리엔 유엔군이 사용했던 전차의 바퀴자국이, 다른 쪽은 인민군이 사용했던 러시아 제 전차 자국이 있습니다. 그렇게 땅을 차지하기 위해 굉장히 투쟁적으로 오가며 주인이 네번 바뀐 DMZ를 표현했죠. 자국이 생기는 시간들이 진행됐지만 여전히 DMZ는 그 자리에 있다는 개념으로 작업을 했습니다.”‘DMZ OPEN 전시: 통로’ 중 ‘평원-땅’의 박기진 작가(사진=허미선 기자)이어 “두개의 모듈은 진동하도록 돼 있고 한쪽 진동이 멈추면 반대쪽이 진동하는 형식”이라며 “헬리콥터와 포성, 전차 기동소리, 바람소리, 일상의 소리 등을 섞어 사운드를 구성했다”고 부연했다. 위안부 여성, 한국 내 미군 기지 주변의 성노동자, 한국전쟁 후 잦았던 국제 입양 여성 등을 다루는 제인 진 카이젠의 ‘여자, 고아, 호랑이’, 양지리 마을에 위치한 집 내외부를 1인칭 시점으로 촬영한 ‘리-부브 양지리’, 실향민 1세대 권문국 이야기를 다룬 신미정의 ‘자신의 경로’가 이어진다.‘DMZ OPEN 전시: 통로’ 중 ‘자신의 경로’를 선보인 신미정 작가(사진=허미선 기자)신미정은 “탈북 후 수복지구인 속초 아바이 마을에 거주하기 시작한 분의 이야기를 작품에 기록했다”며 “당시 그분이 남겨둔 일기장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영상작업”이라고 전했다.“2018년에 돌아가셨지만 제가 작품을 하던 2016년에는 내레이션까지 참여하셨습니다. 그 분이 쓰신 일기로 만든 다큐멘터리예요. 중간중간 노란색 자막의 몇몇 문장은 일기장의 내용을 발췌한 겁니다. 더불어 어르신과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스크립트를 썼고 다시 내레이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죠.”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2024-08-23 22:35 허미선 기자

[짧지만 깊은: 단톡심화] 아트페어 천국, 키아프+프리즈 서울 황달성 한국화랑협회장, 패트릭 리 디렉터 “경쟁력은 방문객들!”

올해로 3년째 함께 하고 있는 키아프 서울의 황달성 한국화랑협회장(왼쪽)과 프리즈 서울 디렉터 패트릭 리(연합)“그야 말로 아트페어 천국이에요. 결국 적자생존 아니겠어요? 그럼에도 키아프는 그런 걸 의식하지 않고 묵묵히 우리 길을 가려고 합니다. 올해 좀 부족한 게 있으면 내년에 보완하는 자세로요. 마이애미나 아트바젤 등에는 서른 개가 넘는 위성페어가 있어요. 키아프 서울은 아직 그 단계까지는 안갔죠. 그렇게 되기까지 저희가 미술시장에서 맏형으로서 도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2002년 한국 최초의 국제 아트페어로 시작해 23회를 맞은 키아프 서울(Korea International Art Fair Kiaf Seoul, 9월 4~9일 코엑스)을 주최하는 사단법인 한국화랑협회장인 황달성 금산갤러리 대표는 이렇게 밝혔다.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겪고 있는 경제불황, 황 회장이 ‘천국’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새롭게 출범하는 다양한 아트페어와 비엔날레들, 급격한 기술발전으로 훌쩍 앞당겨진 미술품 거래 플랫폼 다변화 등의 시대다. 심지어 일본의 아트페어 ‘도쿄 겐다이’가 2025년에는 9월, 키아프 서울과 동기간에 행사를 개최할 것을 선언하기도 했다. “선의의 경쟁을 넘어 생존경쟁일 수밖에 없는” 그런 시대의 해법으로 황 회장은 “묵묵히 우리 길을 가는” 정공법을 제시했다.키아프 서울을 주최하는 황달성 한국화랑협회장(연합)이번 카아프에는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중동, 서북유럽, 오세아니아, 미주 등 7개 지역을 대표하는 22개국 206개의 갤러리가 참여한다.국제갤러리, 가나아트, 갤러리현대 등을 비롯한 국내 갤러리 132개와 올해 3분의 1 이상으로 비중이 는 해외 갤러리들은 김환기·박서보·전광영·김창열 등 한국미술 거장과 해외에서 주목받는 중견작가들 작품을 선보이는 ‘갤러리즈’(Galleries), 한 작가와 그의 작품세계를 집중조명하는 ‘솔로’(Solo), 10년 미만의 갤러리들이 선보이는 ‘플러스’(Plus) 등 3개 섹션에서 작품들을 선보이며 방문객들을 맞는다.더불어 주목할만한 신진작가 발굴을 위한 ‘키아프 하이라이트 어워즈’(Kiaf Highlights Awards) 세미파이널 진출자 10명의 작품세계와 현대 사회 및 예술의 미래적 대안을 다각도로 전시하는 특별전시 ‘키아프 온사이트: 보이지 않는 전환점’(Kiaf onSITE: Invisible Transitions) 그리고 예술경영지원센터, 프리즈 서울과 공동으로 토크 프로그램도 열린다.지난해에 비해 전시공간(코엑스 1층 A·B홀, 그랜드볼룸, 2층 더 플라츠)도 넓어진다. 넓어진 공간은 젊은 건축가 장유진과 협업해 동선, 부스 그리고 FB라운지 및 휴식공간 등을 배치해 하나의 도시를 연상시키도록 꾸린다.올해로 키아프와 3년째 동행 중인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9월 4~9일 코엑스)은 전세계 110여개 갤러리가 ‘프리즈 마스터스’를 통해 한국 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탐구하는 전시를 비롯해 과거와 공명하며 오늘날의 예술적 화두를 펼쳐가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선보이고 ‘포커스 아시아’에서는 아시아 지역에서 주목받는 신진작가들의 10개 솔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다.더불어 파트너 사와의 흥미로운 협업들도 선보인다. LG OLED와 함께 서도호·서을호 형제가 아버지인 고 서세옥에 헌정하는 특별전시, BMW가 줄리 머레투(Julkie Mehretu)와 함께 아시아 최초로 공개하는 아트카 #20, 쇼메와 협업한 김희천 작가의 신작, 조 말론과 이광호 작가의 협업, 일리와 이우환이 협업한 아트 컬렉션 등이 관람객들을 만난다.프리즈 서울의 패트릭 리 디렉터(연합)프리즈 서울의 패트릭 리(Patrick Lee) 디렉터도 “시장에는 정말 많은 아트페어들이 있다. 이에 아트페어를 제대로 시작하기가 정말 어려운 시대”라고 전했다.“아트페어는 저마다 고유의 것에 집중해야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 현대미술, 공예 등 무엇이든 진정한 집중력을 가지고 시장을 이해해야 하죠. 끊임없이 순환하고 변화를 거듭하는 시장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최고의 작품들과 갤러리들 그리고 그들과 만날 폭넓은 관람객들을 확보하는 겁니다. 여전히 시장은 존재하고 훌륭한 수집가들, 기관들이 오고 있어요. 제가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프리즈 서울은 그 방문객에 오롯이 집중했다는 사실입니다.”경쟁이 치열해진 미술시장에서의 핵심이 되는 경쟁력에 대해 황달성 회장 역시 “한국을 넘어 글로벌 관람객 및 컬렉터들, 기관들의 유입”을 언급했다. 그 일환으로 키아프는 “정부의 적극적인 도움과 더불어 프리즈가 하고 있는 시카고 엑스포를 시작으로 해외 진출을 결정했다.”올해로 3년째 함께 하고 있는 키아프 서울의 황달성 한국화랑협회장(왼쪽)과 프리즈 서울 디렉터 패트릭 리(연합)“경쟁력은 결국 관람객과 컬렉터, 기관 관계자 등 방문객입니다. 지금은 한국만이 아닌 아시아권의 컬렉터들 유입에 애쓰고 있습니다. 더불어 탄탄한 구성, 운영 및 마케팅 전략 그리고 끊임없이 좋은 작가들을 발굴·소개해야죠.”패트릭 리도 “역시 방문객들이 경쟁력”이라며 “올해 프리즈 서울을 찾기로 한 관람객, 컬렉터, 박물관, 기관 목록 등을 보면 작년보다 많아서 매우 기대 중”이라고 털어놓았다.“3년차를 맞은 프리즈 서울 방문객들 목록을 보고 있자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번 프리즈 서울 역시 매우 좋을 거예요. 아시아를 비롯한 글로벌 관람객과 컬렉터들, 박물관 및 기관 관계자 등이 갤러리와 교류하기 위해 여기에 오는 경험을 계속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프리즈 서울 디렉터로서 제 목표인 동시에 제일 잘하는 일이기도 하죠.”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4-08-23 18: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흔들리지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올곧게!

‘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경미 PKM갤러리 대표(왼쪽부터)와 유진 유영국미술문화재단 이사장, 유자야 이사(사진=허미선 기자)약수동의 마흔평 남짓 적산가옥, 마당에 따로 지은 화실은 겨울엔 너무 추웠고 여름엔 열기를 온전히 흡수했다. 이에 안방 앞마루에서 웅크리고 혹은 민소매를 입고도 땀을 뻘뻘 흘리며 그림을 그렸다. 입에 못을 물고 펜치로 잡아당기고 고약한 냄새의 아교로 붙이고 망치로 두드리며 나무 프레임에 직접 캔버스를 만들기도 했던 아버지는 화가라기 보다 “흡사 노동자와 같았다.” “스스로 인텔리나 모더니스트가 아닌 작업하는 노동자로 생각하셨어요. 자신의 예술세계에 대해서는 별 말씀 없으셨어요. 성인이 될 때까지도 ‘네가 좋은 게 좋은 거야’라는 말씀만 하셨죠.”‘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한국의 1세대 추상화가인 故유영국 화백의 아들인 유진 유영국미술문화재단 이사장과 딸 유자야 이사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이랬다. 그렇게 노동자처럼 작업한 소품들은 공식적으로 이 세상에 단 한번도 소개된 적이 없었다. 그 작품들을 포함한 개인전 ‘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8월 21~10월 10일 PKM갤러리)가 개최된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의 페이스갤러리, 올해 퀘리니 스탐팔리아 재단에서 진행했던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 병행전시로 국제적으로도 주목을 받기 시작한 유영국의 미공개작 21점을 포함한 34점을 만날 수 있다. 소품 위주의 전시로 가벽을 세워 친근감과 집중도를 높인 ‘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드로잉이나 습작없이 영감을 그대로 캔버스에 옮겼던 유영국은 절제된 기하학에서 출발해 자신의 내면이 깃든 자연 속으로 향하면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했다. 그 세계는 사회적·역사적 현상 및 사실, 개인적 경험, 성정들과 결합하면서 자신만의 독자성을 갖춘 동시에 글로벌 보편성을 담보하기에 이르렀다.  박경미 PKM갤러리 대표는 “이번 전시작들은 소품들이 주여서 가벽을 세워 친근감을 높이고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며 1964년, 1967년 작품들을 “눈여겨 볼만 하다”고 짚었다.박경미 PKM갤러리 대표가 눈여겨볼만하다고 꼽은 ‘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 중 1962년작. 좀 더 정돈된 기하학으로 가기 이전 단계의 작품들(사진=허미선 기자)“초창기 대표작인 동시에 정말 초기의 귀한 작품들이죠.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과는 좀 달라요. 좀 더 정돈된 기하학으로 가시기 이전 단계의 작품들이죠.”그는 세상에 없지만 어딘가로 치우치지 않는, 사물과 자연을 바라보는 그의 내면의 태도는 유진 이사장이 표현하듯 “기학학적인 추상과 서정적인 추상 사이, 구상과 추상의 사이, 전통과 현대성의 사이, 밖과 내면의 것의 사이에서 세류에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를 계속 발전시켜온” 그의 작품들 속에서 만날 수 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박경미 PKM갤러리 대표가 눈여겨볼만하다고 꼽은 ‘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 중 1967년작(사진=허미선 기자)‘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2024-08-21 18:30 허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