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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구운 책] '김현정 뉴스쇼' 성공 뒤에 숨은 이야기

‘뉴스로 세상을 움직이다’ l 김현정 지음| 창비 |1만원 |사진제공=창비4년 연속 한국방송대상 작품상(2015~2018) 수상. 한국PD대상 올해의 PD상(2014), 작품상(2016), 실험정신상(2017) 수상.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가 거둔 성과다. 물론 처음부터 ‘꽃길’만 걸은 건 아니다. 여성 아나운서도, 기자도 아닌 여성PD를 내세워 차별화 전략을 취했지만 초창기에는 청취율이 0%대에 머물렀고 인터뷰 섭외조차 어려웠다.그런 ‘김현정의 뉴스쇼’가 아침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의 선두주자로 우뚝 서기까지 김현정 앵커의 피눈물 나는 노력이 숨어있었다.자신을 ‘뉴알못’(뉴스를 잘 알지 못하는 PD)이라고 지칭한 김현정 앵커는 ‘프레임에서 벗어나는 뉴스’를 표방했다. 언론사들이 프레임에 갖혀 다양한 관점을 전달하지 못하는 것을 지양하고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이슈를 당사자를 통해 직접 듣는 것을 목표로 뉴스를 진행했다.책에서는 프로그램 탄생기부터 초창기 탈레반 대변인 섭외, 당사자의 진솔한 목소리를 담아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훈련병 사망 사건 등 지난 10년간 김현정 앵커가 전달한 뉴스의 뒷이야기가 담겼다.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2018-09-19 07:00 조은별 기자

[비바100] 독서의 계절 가을… 추석 연휴 책 속에 풍덩!

선선한 바람이 책읽기 좋은 계절이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마음의 양식을 쌓기 위한 이들의 발길로 모처럼 서점가도 분주해지고 있다. TV 인기 드라마 대본집이나 남북정상회담으로 고조된 북한에 대한 관심을 증명하는 책들이 속속 등장했다. 만인의 화두인 부동산 정책을 공부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드라마 감동 곱씹어보오…소설 ‘미스터 션샤인’, ‘라이프’ 대본집 '미스터 션샤인' 김은숙·김수연·알에이치코리아(RHK) / '라이프' 이수연·북로그컴퍼니.드라마의 감동을 책으로 접해보자. 인기리에 방송 중인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소설로 출간됐다. ‘미스터 션샤인’은 ‘로맨틱 장인’ ‘언어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김은숙 작가가 처음으로 선보인 사극이다. 격변의 개화기, 조선의 정신적 지주인 고씨 가문 애기씨 애신과 조국을 등진 노비출신 미군 대위 유진 초이의 신분을 넘나든 사랑이야기로 화제를 모았다.여기에 구한말, 혼란과 혼동의 조선을 지키기 위해 이름없이 목숨을 내놓은 의병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사랑이야기를 넘어 시대의 아픔을 곱씹게 한다. 흔히 인기 드라마는 대본집이 출간되곤 하지만 ‘미스터 션샤인’은 소설로 각색, 영상으로 전하지 못한 이야기를 활자로 풀어낸다. 대사와 호흡으로 표현하지 못한 인물들의 감정선이 지면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된다.의료 민영화 문제를 그린 JTBC 드라마 ‘라이프’의 대본집도 출간됐다. tvN 드라마 ‘비밀의 숲’에서 검사 비리를 다뤄 호평받았던 이수연 작가는 ‘라이프’에서 자본주의에 흔들린 의료 시스템의 문제를 정조준했다. 적자 폭이 큰 필수과목을 지방으로 파견하려는 신임사장, 암센터에서 은폐한 의료 사망사고…웬만한 르포 못지 않은 작가의 대본은 배우 조승우조차 연기하기 힘들 정도로 치밀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라이프’의 대본집을 통해 자칫 영상에서 놓치기 어려운 인물들의 수싸움과 얽히고설킨 스토리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두 번째 남북정상회담…북한에 대해 알아보자'평양 자본주의 백과전서' 주성하·북돋움 / '남과 북 아이들에겐 철조망이 없다' 이기범·보리 /'공작' 김당·이룸나무.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북한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특히 이번 방북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국내 경제계 인사들이 함께 하면서 북한의 경제 현황에 대한 궁금증이 짙어지고 있다. ‘평양 자본주의 백과전서’는 김일성종합대학 출신 북한 전문 동아일보 주성하 기자가 집필한 평양의 경제실상을 말한다. 장막에 가려있던 평양은 돈주(신흥자본가)들이 치맥(치킨과 맥주)을 배달시키고 고급 식당에서 5~10달러 팁을 주기도 한다. ‘전문판매공’이 1리터에 북한 돈 5000~6000원(한국 돈 700~800원)을 받고 배달하는 ‘치맥’의 맥주 맛은 웬만한 대동강 맥줏집보다 평판이 좋다.평양 아파트 분양시장은 선분양가와 후분양가의 가격 차이는 대체로 2배 이상이며 모든 거래는 달러로, 한꺼번에 줘야 한다. 대개 10층 이하 아파트에서는 2~3층이, 20층 이상 고층아파트는 7~12층을 로열층으로 쳐준다고 한다. 저자는 급격하게 시장경제로 진화 중인 북한체제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평양에 거주하는 주요인사들과 탈북청년들의 인터뷰를 통해 생생한 평양의 현재를 담았다.이기범 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의 신간 ‘남과 북 아이들에겐 철조망이 없다’는 그가 이사장을 맡은 북녘 어린이 지원단체 ‘어린이 어깨동무’가 135번 방북한 이야기를 담았다. 북한 어린이들에게 직접 그림편지를 받고 북한에 콩우유공장, 연필공장, 어린이병원을 만들었던 대북사업 경험과 그 과정에서 고민한 내용, 활동시기별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대한 배경 설명을 상세하게 풀어냈다. 단순 방북이나 취재, 연구결과로 엿보기 어려운 현장성이 생생하게 전달된다.500만 관객을 동원한 황정민 주연 영화 ‘공작’의 흥미진진한 뒷이야기도 공개된다. 신간 ‘공작’은 1990년대 북한 핵 관련 첩보공작을 펼치던 대북 스파이 흑금성의 수기를 바탕으로 20세기 말 한반도를 관통한 역사적 사실들을 재해석했다. ‘국정원 저격수’로 잘 알려진 김당 탐사취재 전문기자가 흑금성 박채서씨의 육필수기를 토대로 99% 팩트와 1% 허구로 재해석해 20세기 한반도의 역사적 사실 이면을 입체적으로 조명했다.◇9.13 대책에도 여전히 높은 부동산 장벽…책으로 타개해볼까'그래 나 월세 받으며 산다' 황준석·나비의활주로 / '10년 동안 적금밖에 모르던 39세 김 과장은 어떻게 1년 만에 부동산 천재가 됐을까?' 김재수(렘군)·비즈니스북스.부동산 정책은 모든 정권의 화두다. 강도 높은 제재를 바탕으로 한 9.13 대책 이후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아우성이 빗발친다. 그러나 고수들은 오히려 살얼음판 위를 걸어 목표를 향해 정진한다. 신간 ‘그래 나 월세받으며 산다’는 직장인, 싱글족, 주부, 신혼부부, 평범한 가장 등 31명의 생생한 부동산 투자 경험을 담았다. 상가투자로 노후를 대비하거나 빌라 두채 월세로 노후 준비를 마련한 이들, 공실이나 관리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투자 기법 등 부동산 초보들이 가장 궁금해했던 사례들이 적혔다. 특히 어려운 부동산 용어가 아니라 일상의 언어로 전달한 것이 특징이다.‘10년 동안 적금밖에 모르던 39세 김 과장은 어떻게 1년 만에 부동산 천재가 됐을까?’는 생계형 외벌이 노동자였던 저자가 부동산 투자를 통해 자산을 100배로 불린 과정과 투자전략을 소개한다. 평범한 직장인이던 저자는 신용대출 5000만원을 들고 부동산 투자에 뛰어든 지 5년만에 전국 유망 아파트 30채를 보유한 투자자로 성공했다. 이 책은 저자가 실제로 부동산 투자에 뛰어들어 7년간 쌓은 매매 타이밍, 지역분석법 등 혼재와 악재에도 흔들리지 않는 투자 노하우 등을 알려준다.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2018-09-19 07:00 조은별 기자

[갓 구운 책] 짜증나는 잘난 척 유형부터 나를 어필하는 법까지 ‘은근한 잘난 척에 교양 있게 대처하는 법’

은근한 잘난 척에 교양 있게 대처하는 법 | 에노모토 히로아키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출간(사진제공=매일경제신문사)“예쁘다”는 말을 듣고 싶어 자책하는 친구, “공부를 하나도 못했다”더니 시험만 잘 보는 모범생, 틈만 나면 남을 가르치려는 동료, 소싯적 잘 나간 시절을 반복적으로 읊어대는 윗사람, 사랑받고 있다고 목청을 높이는 사람들….다양한 사람들에게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심리학 박사 에노모토 히로아키의 ‘은근한 잘난 척에 교양 있게 대처하는 법’이 출간됐다.똑같이 유능한데 누군가는 신뢰와 동경의 대상이 되고 어떤 이는 뒤에서 욕을 먹거나 믿을 수 없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 “잘난 척도 기술”이라고 말하는 책은 잘난 척도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이 있다고 전한다.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누구나 매일 어필을 하면서 살아간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싶고 회사나 업계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싶은 것도 ‘어필’이기 때문이다.책은 파트 1~3에 각각 ‘능력도 없으면서 잘난 척하는 사람들’ ‘내 인생을 피곤하게 만드는 사람들’ ‘남들이 무슨 일을 하든 잘난 척으로 보는 사람들’의 유형을 설명하고 파트 4에서는 ‘은근한 잘난 척에 교양 있게 대처하는 법’을, 파트 5에서는 ‘재수 없지 않게 나를 어필하는 방법’을 제안한다.‘다 내 덕이야’ ‘밥 먹을 시간도 없을 정도로 너무 바빠’ ‘남편 때문에 너무 행복해’ ‘이 조직의 실세인 내가 해결해주지’ 등 짜증나는 잘난 척 유형과 티 안나게 잘난 척하는 사람의 세 가지 말버릇, 사회적 규범·능력·인간관계(인간적 매력)·호감·성실함 등을 바탕으로 제대로 어필하는 방법 등을 고루 제시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8-09-18 18:00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포드, 맥도날드, 이케아 아마존, 애플, 에어비앤비처럼 심플하게 위대하게! ‘무조건 심플’

무조건 심플 비즈니스 100년사가 증명한 단 하나의 성공 전략 | 리처드 코치·그레그 록우드 지음 | 부키 출간(사진제공=부키)비즈니스 먹이 사슬의 꼭대기는 ‘단순화 전략’이라고 말하는 책 ‘무조건 심플’이 출간됐다. ‘무조건 심플’은 유명 기업가이며 컨설턴트이자 ‘80/20 법칙’의 베스트셀러 작가 리처드 코치와 런던의 피톤캐피털 창립자 그레그 록우드가 수십년에 걸친 비즈니스 경험, 4년 간의 협업에서 건져 올린 정답이 “시장과 사업의 단순화”라고 단언한다.‘원클릭’ 시스템으로 온라인 도서판매 시장을 개척한 아마존이, 세계 시장을 석권한 이후에도 173배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 이케아가 그랬다.파산 위기를 극복하고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어선 애플, 한해 20억 달러 순이익을 올린 우버, 새로운 시장을 충출한 에어비앤비, 포드, 맥도날드, 혼다, 소니, BCG(보스턴컨설팅그룹), 사우스웨스트항공, 이베이, 위키피디아, 넷플릭스, 펩시, 펭귄북스, 제너럴모터스, 컴팩, 스포티파이 등의 공통점은 ‘단순화 전략’이었다.‘심플하게 위대하게’ ‘심플 이노베이션’ ‘위기에 더 강한 그들이 일하는 방식’ ‘모든 성공 뒤에는 심플이 있다’ 4개부에 18개장을 나눠 담은 책은 각각 단순화 전략으로 압도적인 성공을 거둔 기업들, 단순화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9단계, 선두기업의 단순화 전략, 단순화 전략이 가져올 미래와 영광 등을 전한다.비즈니스 역사 속에서 ‘단순화 전략’의 위대함을 증명한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책은 그들의 혁신 원칙이 ‘심플’임을 증명하는가 하면 그 사례를 바탕으로 단순화 전략을 제안하고 읽는 이 각자가 스스로를 진단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거든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8-09-17 18:00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로고스·파토스·에토스·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한 12가지 스피치 법칙 ‘오늘도 뻔한 말만 늘어놓고 말았다’

오늘도 뻔한 말만 늘어놓고 말았다 누구나 끄덕이게 하는 스피치 절대 법칙 | 사사키 시게노리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출간(사진제공=매일경제신문사)같은 얘기라도 화자(話者)에 따라 그 재미와 이해도가 달라진다.소니의 스피치 라이터 출신으로 CEO 스피치 컨설턴트 사사키 시케노리가 전하는 공감을 이끌어내는 말하기 절대 법칙을 담은 책 ‘오늘도 뻔한 말만 늘어놓고 말았다’가 출간됐다.책은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스피치의 12가지 법칙은 고대 그리스부터 ‘설득의 3요소’로 불린 로고스(논리), 파토스(감정), 에토스(신뢰)를 바탕으로 한다.책은 로고스의 법칙, 파토스의 법칙, 에토스의 법칙 그리고 비언어 커뮤니케이션 법칙으로 분류되는 12가지 스피치 법칙에 대해 정리했다.공감, 비언어 커뮤니케이션, 자기 드러내기를 12가지 스피치 법칙의 중요 포인트로 꼽으며 전설이 된 스티브 잡스의 15분짜리 스피치, 도쿄 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아베 신조 등의 스토리텔링 스피치, 도날드 트럼프의 이색적인 대통령 연설, 결혼식 축사에 유용한 리프레이밍(Reframing, 다른 관점으로 사물 바라보기) 케이스 스터디와 각 법칙별 포인트는 꽤 유용하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8-09-17 18: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유진과 애신이 관통했던 그 시대! ‘표석을 따라 한성을 거닐다’

노비의 아들 유진 초이(이병헌)는 미 해병대 장교가 돼 돌아왔고 사대부의 영애 고애신(김태리)은 여전히 한복을 입고 신식학당에 다니며 “아임 어 걸” “러브” 등 어설픈 영어 단어를 주워섬긴다. 짐승보다 못한 취급을 받던 백정의 아들 구동매(유연석)가 일본 최고의 칼잡이가 되는가 하면 쿠도 히나(김민정)라는 젊은 미망인이 운영하는 호텔 글로리에는 애신의 정혼자 김희성(변요한)같은 룸펜, 모던보이, 댄디 보이 등이 몰려든다.  표석을 따라 한성을 거닐다(사진제공=유씨북스)한국 전통 기와집, 돌담길, 한복 등과 전차, 병원, 신문사, 요릿집, 호텔, 모던걸·보이 패션 등 서양식 신문물이 공존하던 시대이자 공간을 품은 한성.김은숙 작가와 이병헌, 김태리, 유연석, 변요한 등의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개화와 근대화의 격변기였다. 한국역사지도사 모임에서 출간한 ‘표석을 따라 한강을 거닐다’는 표석(어떤 것을 표지하기 위하여 세우는 돌)을 따라 ‘미스터 션샤인’의 그 시대를 따른다. 공간은 시대에 따라 주인과 용도를 바꿔가며 차곡차곡 역사를 축적하고 우리가 알던 혹은 몰랐던 이야기를 품어왔다.고종은 부강한 나라, 자주독립국가를 꿈꾸며 옛것을 지키는 동시에 새것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던 구한말의 얼리어답터(Early Adopter)였다.한국의 전기발상지, 경성궤도회사 터, 전차 차고 터, 한성전보총국 터를 통해 동아시아 최초의 전깃불과 발전시설들을 도입한 경복궁의 전기등소, 한성전기회사와 전차, 전화 등의 이야기를 전한다.책은 제생원·제중원 터, 정의감 터, 지석영의 집터 등을 짚으며 최초의 근대식 국립병원 제중원, 내의원 약방 억석루, 지석영과 종두법, 세브란스병원과 대한의원, 최초의 여성병원과 여의사, 최초의 제약회사 동화약방의 활명수, 이명래 고약 등 근대의학에 대해 다루기도 한다.구한말 한성의 풍경을 담은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사진제공=CJ ENM)화기도감 터, 성삼문 선생이 살던 곳, 중등교육 발상지, 김옥균 집 터, 장원서 터 등의 표석을 통해 정독도서관이 자리하고 있는 화동의 유래를, 혁명을 꿈꾸던 성삼문·김옥균의 행보를, 육영공원·관립중학교·배재학당·한성사범학교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헐버트 박사를 이야기한다. 대한매일신보 창간 사옥터, 독립신문사 터, 어니스트 베델 집 터 등과 왕후의 공간이자 여성 교육의 산실인 감고당 터를 통해 한국의 신문, 여성 교육의 역사를 훑기도 한다. 제1부 ‘근대국가로의 시대적 요구’에서 개화 역사를 톺았다면 제2부 ‘개화와 근대화의 한성 풍경’에서는 그 시대적 요구로 개화된 한성의 이모저모가 담겼다. 왕실의 건물이던 순화궁이 매국노 이완용의 소유로, 기생이 수발드는 요릿집 태화관으로, 3.1 운동독립선언의 주무대로, 한국 최초의 사회복지관 태화여자관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러니한 역사적 풍경을 전한다.현재까지도 익숙한 남지 터·조선통신사 길·청파배다리 터·전생서 터·이태원 터가 있는 용산 길, 회동서관 터·신간회 본부 터·유심사 터·중앙학림 터가 속한 심우장 길, 육의전 터·칠패시장 터·화신백화점 터의 백화점 길, 대명거리·궁지 터·양현고 터·서울대학교 터·김창숙 선생 집 터의 대학통 등 개화기 공간이 펼쳐진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8-09-17 07:00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집단 괴롭힘의 쾌감에 브레이크를 거는 공감! ‘우리는 차별하기 위해 태어났다’

우리는 차별하기 위해 태어났다 차별과 혐오를 즐기는 것은 인간의 본성인가? | 나카노 노부코 , 오찬호 (해제) 지음 | 동양북스 출간신간 ‘우리는 차별하기 위해 태어났다’는 ‘이솝우화’ 속 아이들이 던진 돌에 괴롭힘을 당하는 개구리, 우리(We)라는 우리(Cage)에 갇힌 한국인들, 학교·직장에서의 집단 따돌림 등 사회적 배제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담은 책이다.저자인 뇌과학자 나카노 노부코는 괴롭히는 맛을 ‘쾌감’, 이를 막는 브레이크가 ‘공감’이라고 정의했다.저자는 뇌과학을 통해 집단 괴롭힘의 메커니즘을 밝히고 아이는 물론 어른들이 행하는 집단 괴롭힘에 대한 대응책을 제시한다.1~3장은 인간의 무기인 ‘집단 만들기’, 필요악인 ‘제재 행동’, 괴롭힘을 유발하는 ‘사랑·행복·쾌감’ 호르몬인 옥시토신·세로토닌·도파민, 왠지 괴롭히고 싶은 사람의 유형, 괴롭힘이 창궐(?)하는 생애주기와 계절, 남녀의 차이 등이 담겼다.주목해야할 부분은 ‘괴롭히지도 괴롭힘당하지도 않는 삶은 꿈꾼다’는 제목의 4장이다. 어른과 아이가 ‘차별과 혐오로부터 나를 지키는 법’을 제시하는가 하면 교육 현장에서의 대처법까지 실렸다. 책을 여는 ‘단결할수록 차별한다’는 오찬호의 해제와 4장 중 ‘집단은 침묵에 이르는 병’이라는 소제목이 묘하게도 연결되는 점이 흥미롭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8-09-14 19:05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우연이 아닌 과정에 집중하는 전설적인 카피라이터의 ‘아이디어 생산법’

아이디어 생산법-60분 만에 읽었지만 평생 당신 곁을 떠나지 않을 책 | 제임스 웹 영 지음 | 윌북 출판“기발한 아이디어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라는 명제에 반기를 든 책 ‘아이디어 생산법’이 출간됐다.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카피라이터 제임스 웹 영이 전하는 아이디어 생산법이다.그는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고 기존의 아이디어들을 조합하고 연결해 문제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을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주장한다.수집, 소화, 부화, 아이디어의 탄생 , 다듬기 등 5단계로 정리되는 제임스 웹 영의 아이디어 생산법은 우연이 아닌 과정에 집중한다.‘이야기의 시작’ ‘경험에서 도출한 생각’ ‘파레토 법칙’ ‘아이디어 생산으 기초’ ‘아이디어 생산의 원리’ ‘아이디어 생산의 기술’ 등으로 구성된 책은 지나치게 간결하다.게다가 1939년에 쓰여진 책이다. 그럼에도 미국에서 ‘광고의 신’으로 평가받는 데이비스 오길비가 이 책의 발상법을 언제나 적용한다고 해 유명세를 탔고. 일본어 번역판은 80쇄를 돌파하며 주목받았다.시류를 타기 보다는 오래도록 유효한 광고계 고전으로 굳이 광고인들에게만이 아닌 누구나에게 적용 가능한 발상법이다. 생각들이 흩어져 난감할 때도 꽤 유효한 아이디어 생산법이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8-09-14 18:02 허미선 기자

[비바100] 즉위 600주년 세종의 창조적 습관과 숨겨진 이야기 ‘세종에게 창조습관을 묻다’ ‘조선 왕 시크릿 파일’

“충녕은 보통 사람이 아닙니다.” “세자가 따를 바가 아니구나.”형 양녕대군도, 아버지 태종도 아직 왕자이던 시절의 충녕대군을 이렇게 평했다. 그들의 말에는 세자인 자신을 제치고 문무대신들과 백성들의 신임을 받고 있는 아우에 대한 질시, 아들의 학문, 지혜로움에 대한 감탄과 대견함이 담겼다. 올해는 세종대왕의 즉위 600주년이 되는 해다. 여주시, 국립박물관문화재단, KBS한국방송이 공동주최하고 HJ컬쳐가 세종대왕의 일대기를 바탕으로 제작한 뮤지컬 ‘1446’(10월 5~12월 2일 국립중앙발물관 극장 용)도 개막을 앞두고 있다.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인간으로서의 이도와 위대한 성군으로 추앙받는 세종대왕의 이야기를 전하는 책 두권이 출간됐다. ‘세종에게 창조습관을 묻다’와 ‘조선 왕 시크릿 파일’은 각각 이름난 창조 멘토와 대중화에 앞장섰던 역사 전문 작가의 시각으로 풀어낸 왕의 이야기다. 세종에게 창조습관을 묻다 국내 최고의 창조멘토 이홍 교수가 밝혀낸 세종의 놀라운 5가지 습관 | 이홍 지음 | 더숲‘세종에게 창조습관을 묻다’는 경영전문가이자 창조 멘토인 이홍 광운대학교 경영대 교수의 신간이다. 인공지능(AI), 로봇,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사물인터넷, 웨어러블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 기술 발달로 인한 초연결, 초지능, 초실감 사회에 논하는 600년 전 왕의 이야기. 이 교수는 책에서 왜 지금 세종에 주목해야 하는지에 대해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1983년 일본의 이토 준타로 교수 등이 전세계 과학적 성과물을 정리한 ‘과학사기술사전’은 암호와도 같은 ‘C4, J0, K21, O19’로 15세기 초중엽의 국가별 과학적 성과를 정리했다.각 알파벳은 명나라 시절의 중국(China), 막부시대의 일본(Japan), 조선의 한국(Korea), 유럽과 중동 등 기타 국가(Others)의 초성이며 숫자는 각국이 시대가 눈여겨볼 만한 과학적 성취를 이룬 건수다.조선의 21건, 이 시대는 세종 재위시절과 일치한다. 과학자 장영실, 주조술의 대가 이천, 천문학자 이순지, 12음계를 창조한 음악가 박연 등 세종시절 대가의 반열에 오른 이들은 차고도 넘친다. 책은 “왜 세종시절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세종실록’ ‘필원잡기’ 등 역사적인 기록, 전문가들의 평가, 현대 창의성 이론 등을 근거로 제시한다. 더불어 세종 재위시절에 창조성이 폭발한 이유를 세종의 개인적인 5가지, 리더로서의 5가지 창조습관으로 정리했다.그 각각의 다섯 가지는 창조적 요동·지향성·에너지·개방성·흡수역량(개인) 그리고 생각 확장시키기·생각 섞어 전체 보기·생각 증폭하고 통합하기·초월적 목적함수 설정하기·분노 조절하기(리더)다.  광화문 광장의 세종대왕 동상(연합)책은 측우기, 훈민정음 등 세종시절의 일화 및 성공사례는 물론 3M, 커피믹스, 구글 글라스 등 현대 기업들에 각 창조습관을 관통시킨다. 문제를 발견하고 근본적 원인을 찾아내는 창조적 요동 습관부터 왜라는 질문을 지혜롭게 사용하는 창조적 지향성, 문제 해결을 위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창조적 에너지, 외부로부터 새로운 정보를 얻는 창조적 개방성, 학습하는 창조적 흡수역량 등 개인적인 5가지 창조습관의 출발점은 늘 백성이었고 성공키워드는 공감이었다.‘세종이 만들어낸 창조의 세계’ ‘세종의 창조습관’ ‘인간, 세종’ 3개 부에 11개 장으로 구성된 책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제10장 ‘세종도 인간이었다’다. 이 장에서 저자는 그의 공적 뿐 아니라 과, 인간적 실수, 세종을 둘러싼 오해 등에 대해 다루고 있다. 아버지 태종에 대한 경외를 넘어선 불편함, 형 양녕대군과의 심리 경쟁에서 저지른 인간적 실수를 비롯해 아들 사랑이 넘치는 통에 국법을 어겼던 일, 정책적 실패 등을 언급하고 있다. 조선왕 시크릿 우리가 몰랐던 조선 왕들의 인성과 사생활 이야기 | 박영규 지음 | 옥당그 장의 말미에는 “그 행동을 보고 그 이유를 살피며 그 동기를 관찰하면 그 사람됨이 어찌 숨겨지겠는가?”라는 ‘논어-위정편’에 실린 공자의 말을 인용했다. ‘세종에게 창조습관을 묻다’에서 언급한 그 사람됨은 ‘조선왕 시크릿 파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세종에게 창조습관을 묻다’가 ‘창조’에 초점을 맞춰 세종과 그의 공적을 끌어내 다각적으로 분석했다면 ‘조선왕 시크릿 파일’은 이해하기 쉽게 에피소드들을 정리했다. 세종대왕 뿐 아니라 그의 아버지 태종, 아들 세조 등까지를 아울러 전후 사정을 따져보고 아들로서 혹은 아버지로서의 면모도 엿볼 수 있다.‘조선왕 시크릿 파일’은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을 시작으로 ‘한 권으로 읽는 역사’ 시리즈를 집필했던 박영규 작가의 신간이다. 작가는 왕의 위대한 업적이 곧 뛰어난 인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데서 이야기를 시작한다.누구도 완벽할 수는 없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고 공이 있으면 과가 있다. 이기적인 면을 가지고 있는가 하면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고 있었지만 무엇 하나 제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조선의 왕들 역시 매한가지다. ‘조선 왕 시크릿 파일’은 그런 왕들의 숨은 이야기, 조선 왕들의 인성과 사생활에 대해 분석하고 기술한 책이다.책은 조선의 4대 왕 세종에 대해 ‘팔방미인, 깐깐한 가부장’이라고 표현한다. 구중궁궐에서 왕위를 이을 후계자로 지목된 세자를 제외한 왕자들은 이래저래 위협거리였다. 뭘 하지 않아도 존재만으로 세자의 안위와 왕위 세습 시스템을 위협했고 왕의 여자들인 수많은 궁녀를 향한 춘심이 언제 발동할지 모를 혈기왕성한 사내였다. 세종은 그렇게 위협이 되는 왕자들 중 하나였다가 왕세자에 즉위해 왕위에 오른 인물이다.책은 ‘세종실록’ ‘필원잡기’ ‘용재총화’ ‘소문쇄록’ ‘공사견문록’ 등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다각도에서 세종의 이야기를 전한다. 맏형 양녕과의 묘한 심리전, 세상이 알아주는 책벌레였던 천성, 마음을 나누었던 경안공주와의 에피소드 등 어린시절 그리고 인자한 성품과 실용적 인재관을 가졌던 리더, 깐깐하면서도 너그러운 남편이자 아버지였던 사내, 윤리주의자이자 도덕주의자였던 학자 등으로서의 면모를 가감없이 풀어낸다.‘조선왕 시크릿 파일’은 세종 뿐 아니라 아버지 태종과 아들 세조를 비롯해 조선을 건국한 태조부터 22대와 정조까지의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놓는다.‘가계도’로 시작하는 각 왕의 이야기는 각자의 기질과 삶을 정리한 한줄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온건한 승부사, 배신당한 아비’ 태조, ‘영리한 책략가, 뒤끝 대마왕’ 태종, ‘음흉한 괴짜, 기분파 냉혈한’ 세조, ‘살 떨리는 낭만주의자, 살인귀’ 연산군, ‘가련한 영웅, 고독한 실리주의자’ 광해군, ‘직진 기질 사랑꾼, 분노조절장애 정치꾼’ 숙종, ‘두 얼굴의 정략가, 고독한 가장’ 영조, ‘절대 군주를 꿈꾼 완벽주의자, 뒷거래 정치꾼’ 정조 등으로 수식되는 왕들의 이야기가 흥미롭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8-09-12 07:00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경알못’을 위해 대중적 언어로 ‘경제 읽어주는 남자’

경제 읽어주는 남자 어려운 경제, 알기 쉽게 설명한다 | 김광석 지음 | 더퀘스트흔히들 경제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경제는 어렵다. ‘경제 읽어주는 남자’는 유튜브, 네이버 비즈니스 등에서 소비되고 있는 동명의 인기 콘텐츠를 운영하는 김광석의 신간이다.경제와 경영의 차이 구분도 어려운 ‘경알못’(경제를 알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책은 경제의 기본개념부터 내년 경제전망까지를 아우른다.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한다기 보다 한국경제, 세계경제의 중요 이슈와 현상들 그리고 이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 개념들을 설명한다.‘경알못을 위한 최소한의 경제상식’ ‘경제 보는 눈을 키워주는 핵심 과외 13강’ ‘2019년 경제 전망’ 3개 파트에 ‘경제란 무엇인가’라는 원론부터 금리, 무역전쟁, 부동산, 주식, 4차 산업혁명, 대북 비즈니스, 국제유가, 실업률, 고령화 등의 경제 이슈, 10개의 2019년 국내외 경제 이슈와 5가지 대응책을 나눠 담았다.신기루 같은 4차 산업혁명,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부동산 시장, 깊어만 가는 실업률과 고령화, 최근 분위기 변화로 주목받는 대북 비즈니스 등을 깊이 이해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하지만 국내외 경제 트렌드와 현상의 원리, 그로 인해 해야할 일을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8-09-11 18: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93세 할머니가 남긴 '슬로 라이프', 세계가 열광하다

지난 2008년 93세 동화작가가 숨졌다. 천수를 다한 평범한 할머니의 죽음이 아니었다. 4명의 아이를 키우면서 그림책 100여권의 글과 삽화를 발표한 워킹맘이기도 했던 타샤 튜더는 미국 버몬트 주 30만 평의 대지를 40년간 꾸려온 정원사기도 했다. 평생 꽃이 지지 않는 정원을 가꾸고 빈티지한 취향으로 사랑 받아온 전세계 주부들의 워너비 타샤 튜터. 그의 마지막 10년이 담긴 다큐멘터리가 13일 공개된다. 화려한 삶에 가려진 고뇌와 명암을 다루기 보다 ‘느린 삶’의 원조로서 잔잔한, 삶에 충실한 일상은 보는 내내 따듯한 온기를 전한다. 직접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윌북)그래서일까. 영화 ‘타샤 튜더’를 기점으로 국내에 출시됐던 책들이 다시금 사랑받고 있다.인형과 가족들의 일상과 음식, 키우는 애완견까지 다양한 삶을 조명한 책을 살펴봤다.   ◇ 이렇게 신나는 사계절 이라니 ‘타샤의 열두달’평생을 자연 속에서 살며 산골 농가에서 네 아이들을 키워낸 타샤 튜더는 이 책을 통해 따듯한 동심을 전한다. 손으로 직접 그린 ‘타샤의 열두달’은 56페이지로 20장이 겨우 넘는다. 그래서 더욱 열독하게 되지만 도리어 그 세세한 붓터치와 색감을 느끼다 보면 한 장을 넘기기가 아까울 정도다.엄마이자 작가인 저자는 아이들이 사계절이 주는 선물을 누리며 보낸 1년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았다. 낮이 점점 환해지며 봄을 기다리게 하는 2월, 새들이 돌아오고 소나기가 내리는 4월, 제비가 남쪽으로 날아가며 가을이 가까워오는 8월, 호박이 익고 할로윈데이를 기다리는 10월…. 자연을 사랑한 작가답게 타샤는 그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열두 달의 개념을 알려준다.타샤의 열두달.(사진제공=월북)타샤 가족의 시골 생활을 정지 화면으로 담은 듯한 삽화는 저마다 풍성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엄마가 손수 만들어준 캐러멜을 쭉쭉 늘이며 즐거워하는 장난꾸러기들, 양동이에 둥둥 떠 있는 사과를 입으로 건져 올리며 깔깔대는 아이들. 동생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잔뜩 모아놓은 낙엽을 비 마냥 뿌려주는 다정한 오누이의 모습은 장난감 없이도 얼마나 신나게 놀 수 있는지, 자연이 아이들에게 어떤 행복을 선사하는지를 보여준다.◇12년을 기다린 정원, 그 안을 뛰어놓는 반려견 ‘타샤의 정원’ ‘타샤와 코기’타샤의 정원.타샤 튜더에게는 수많은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56세에 정원 가꾸기에 도전하며 지상 낙원을 창조한 원예가인 그는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직접 만들어 쓰는 자연주의자기도 했다. 특히 ‘타샤의 정원’은 국내 독자들이 가장 애정하는 책이기도 하다. 일년 내내 꽃이 지지 않는 비밀을 감춘 이 책은 지난해 리커버판으로 재발매되기도 했다.환상적인 정원이 절로 완성된 것은 아니다. 타샤의 남다른 애정과 노동이 동반된 정원은 최근 열풍을 몰고 온 킨포크와 휘게 라이프의 원조기도 하다. 공들인 시간과 노력이 화답하는 정원에 대해 그는 확고한 행복론을 전한다.“우울하게 살기에 인생은 너무 짧아요. 좋아하는 걸 해야 해요. 아름다운 정원은 기쁨을 줍니다. 무수한 데이지가 햇빛을 받아 하얗게 빛나는 장면을 상상해 봐요. 따로 뭐가 더 필요하겠어요.”누구보다 자연을 사랑했던 타샤 튜더는 1957년 영국에서 영국왕실 견이기도 했던 코기를 만난 후 50여 년을 함께 생활한다. 반려견이자 첫 코기인 미스터 B와 새끼들의 일상은 대표적인 그림책 ‘코기빌 마을 축제’, ‘코기빌 납치 대소동’, ‘코기빌의 크리스마스’ 등으로 남아 있다.  50년간 스무 마리의 코기 견을 키웠던 타샤 튜더.(사진제공=아인스하우스)이 책은 타샤와 코기의 첫 만남에서부터 코기가 타샤 집안의 가족들과 나누었던 우정과 사랑을 그리고 있다.평생 스무 마리가 넘는 귀여운 코기 강아지들을 키웠던 일상이 사진과 그림으로 담긴 ‘타샤와 코기’는 특히 국내 1000만명이 넘는 애완견들의 취향을 저격하며 입소문이 난 상태다. ◇타고난 금수저보다 독립적인 여성으로! ‘타샤의 말’집안 내력은 화려하다. 대대로 마크 트웨인, 아인슈타인, 에머슨 등 걸출한 인물들이 출입하는 미국 명문가였다.엄격한 규율을 지키며 살던 타샤는 아홉 살에 부모의 이혼으로 아버지 친구 집에 맡겨졌고 그 집의 자유로운 가풍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 스물세 살에 첫 그림책 ‘호박 달빛’이 출간되면서 타샤의 전통적인 그림은 세상에 알려졌다. 남편과 이혼한 뒤 그림을 그리며 혼자 4명의 아이들을 키웠던 타샤는 50대 중반에서야 인세로 산골 땅을 마련해 오랫동안 원하던 정원 가꾸기에 나섰다. 타샤 튜더의 자적전 에세이 ‘타샤의 말’ 37쪽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내 삽화를 본 사람들은 모두 ‘아, 본인의 창의력에 흠뻑 사로잡혀 계시는군요’라고 말한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난 상업적인 화가고, 쭉 책 작업을 한 것은 먹고 살기 위해서였다. 내 집에 늑대가 얼씬대지 못하게 하고, 구근도 넉넉히 사기 위해서.”타샤의 말.19세기 생활을 좋아해서 오래된 옷을 입고 골동품 가구와 그릇을 쓰는 타샤 튜더는 골동품 수집가이기도 하다. 평소 수십 년간 모은 약 200여 벌의 골동품 의상들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1830년대 의상 컬렉션으로 불리며 록펠러재단이 운영하는 윌리엄스버그 박물관에 기증된 상태다. 타샤의 또 하나 고풍스러운 취미는 인형 만들기다. 직접 만들고 꾸민 3층 인형의 집은 분신인 엠마와 새디어스 부부가 입주(?)해 살고 있다. 손톱만 한 책들과 골동품 찻잔들, 골동품 가구들이 빛을 발한다. 대대로 내려오는 집안의 음식 레시피도 책으로 나왔다. ‘타샤의 식탁’에는 백지 노트에 손으로 직접 메모한 조리법들이 담겨있다. 평소 인생 철학이 묻어있어서 인지 20분만에 뚝딱 나오는 음식은 없다.인생은 짧으니 맘껏 즐기고 노동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며 자연을 존중해야 한다고 믿는 타샤는 오랜 시간 공들여 ‘하는 즐거움’을 강조한다. 이국적인 맛보다 진국이 우러난 스프와 미트 로프, 고조할머니의 옥수수빵까지 세대를 걸친 요리법이 눈길을 끈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18-09-05 07:00 이희승 기자

[갓 구운 책]일확천금은 없다, 소심하게 소신투자! ‘소심한 김 대리는 어떻게 부동산으로 돈을 벌었을까?’

소심한 김 대리는 어떻게 부동산으로 돈을 벌었을까? 퇴근 후 1시간 부동산 공부로 빠르게 부자 되는 법 | 카스파파 지음 | 다산북스열심히만 살면 집도 사고 차도 사고 꽤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월세 거주자가 월급으로 서울 아파트를 사는 데 걸리는 평균 시간이 40.1년인 시대다.열심히 일한다고 흙수저가 금수저가 될 수 없는 시대, 신간 ‘소심한 김 대리는 어떻게 부동산으로 돈을 벌었을까?’는 저자 카스파파의 체험이 담긴 책이다.스펙 쌓기를 위해 대학시절을 다 보냈는데도 고시원에서 지내며 직장생활을 해야 했던 카스파파는 열심히 일하는데도 전월세 신세인 선배들에서 자신의 미래를 감지했다.이에 그는 부동산 재테크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1000만원 이상의 수강료를 들이고 책, 강의 등을 섭렵하며 마흔도 되기 전 30억원에 가까운 자산을 축적했다.그의 성공 비법에 일확천금이나 대박은 없다. 소심한 성격 탓에 7년간 공부만 했을 뿐 한번도 투자하지 못한 그는 소심·소신투자를 비법으로 꼽는다. 책은 ‘82년생 평범한 월급쟁이가 돈을 배우는 과정’ ‘소심한 김 대리가 실전에서 부동산을 대하는 자세’ ‘실전에서 쌓은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들기’ 3개 부, ‘현실직시’부터 ‘예측하기’까지 7장으로 구성된다.각 장에는 저자가 소심하고 조심스럽게 투자했던 과정과 거짓 투자 컨설팅 피하는 법, 호구가 되지 않는 법, 손품으로 정보 얻기, 공실 줄이기 등의 필수지식들이 담겼다. 더불어 각 장마다 배치된 ‘직장인 부자 노트’는 돈 없고, 하이 리스크를 감당할 배포는 더더욱 없는 평범한 이들에게 깨알같은 상식을 전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8-09-04 18:00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인공지능, 로봇, VR, 웨어러블 등 4차 산업기술이 아이디어를 만나 ‘루키들이 온다’

루키들이 온다 아이디어x기술로 새롭게 판을 짜다 | 김현정 지음 | 라곰 출간인공지능(AI), 로봇,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사물인터넷, 웨어러블 등 기술의 발달로 인한 초연결, 초지능, 초실감 시대….신간 ‘루키들이 온다’는 ‘한국의 기획자들’ 등의 저자인 미래센터 김현정 대표가 평범한 사람이 미래가 막막할 때 4차 산업과 연결고리를 찾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책이다.책은 4차 산업을 대표하는 기술과 성공담을 곁들이며 아이디어를 비즈니스로 바꾸는 공식을 제시한다.3D프린터X취미로 월 2억원 매출을 올린 라돈 오서빈 대표, VR·AR을 인테리어에 활용한 어반베이스 하진우 대표, 블록체인과 의료로 70여개국 투자자들에게 300여원을 투자받은 메디블록 이은솔 대표, 웨어러블과 헬스케어로 스마트보청기를 탄생시킨 올리브유니온 송명근 대표 등의 사례가 소개된다.스투비플래너 백주흥 대표는 빅데이터와 여행, 코멘토 이재성 대표는 인공지능과 채용, 타스글로벌 김유식 대표는 로봇과 청소, 올인게이지 남기혁 대표는 드론과 영상을 접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각 공식 뒤에는 ‘비즈니스 깊게 보기’로 활용도를 높이는가 하면 책 맨 뒤에는 루키들의 10가지 습관을 정리했다. 성공한 루키들의 10가지 습관은 QR코드로 동영상 강의까지 들을 수 있도록 배치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8-08-30 20:39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성경·신화·동화 등에서 건져 올린 지혜로운 삶의 실마리 ‘만만한 철학’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12가지 이야기 만만한 철학 | 미하엘 쾰마이어·콘라드 파울 리스만 지음 | 재승출판 출간“나는 누구인가?” 살면서 한번쯤 찾아오는 질문에 정답은 있을까?철학이 어렵거나 나와는 거리가 먼 것이 아닌, 일상과 가장 밀접한 학문이라고 주장하는 책 ‘만만한 철학’이 출간됐다.철학은 정답이 아닌 질문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학문이다. ‘Spielplatz der Helden’ 등의 소설가 미하엘 쾰마이어와 빈대학교 철학과 교수 콘라드 파울 리스만이 공동집필했다.작가들은 ‘호기심-낙원’ ‘노동-다이달로스’ ‘폭력-슬픈 소녀’ ‘복수-아트리덴’ ‘욕망-에기디우스 성인’ ‘비밀-달’ ‘자아-세바스티앙의 속내’ ‘아름다움-마르시아스’ ‘장인정신-지크프리트와 미메’ ‘권력-욥’ ‘경계-아스클레피오스’ ‘운명-유다’ 12가지 키워드에 매치한 이야기로 질문을 던진다.어려운 용어나 추상적인 관념들을 동원하는 철학이 아니다. 성경, 신화, 동화 등에서 건져 올린 이야기를 비틀어보고 현실과의 접점을 짚어주는 ‘만만한 철학’이다.아담과 이브의 이야기부터 다이달로스와 이카로스의 비행을 통해 되짚는 노동자간 기술의 관계, 아폴론과 사티로스의 연주 대결, 루마니아 동화 ‘달’로 깨닫는 비밀의 양면성, 예수를 팔아넘긴 유다 등의 이야기가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생각할 거리와 지혜로운 삶으로 가는 실마리를 선사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8-08-30 19:04 허미선 기자

[비바100] 헌법에세이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 김제동 “나는 헌법 전도사”

방송인 김제동 (사진제공=MBC)“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2016년 어느 날 조간신문을 읽던 방송인 김제동(44)은 한 칼럼에 시선이 끌렸다. JTBC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의 원작자인 문유석 판사가 헌법 37조 1항을 인용해 쓴 칼럼이었다. 시쳇말로 헌법에 꽂혔다. 마치 연애편지의 한 구절을 읽는 것처럼 가슴이 두근댔다.“그때 헌법을 읽어보자 마음 먹었어요. 대단하다고요? 1조부터 130조까지 다 읽는데 40분밖에 안 걸렸어요. 하하”최근 헌법에세이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를 쓴 김제동은 ‘브릿지경제’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 책은 헌법에 대한 나의 독후감”이라고 강조했다.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 | 김제동 지음 | 나무의마음 | 1만 6000원 | 사진제공=나무의 마음“헌법은 정말 훌륭한 책이자 문장이에요. 독후감을 쓰고 싶은 책이 흔치 않잖아요. 헌법은 1조부터 37조까지 국민의 자유와 권리에 대해 얘기하죠. 38조와 39조는 조세와 국방의 의무, 40조부터는 국회에 대한 조항, 66조부터가 대통령과 행정부에 대한 조항이에요. 1조부터 39조까지 다 읽는데 10분이면 충분합니다.”실제로 김제동은 2016년 헌법을 독파한 뒤 각종 강연에서 헌법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유튜브에서는 ‘김제동 헌법 강의’와 관련된 동영상이 화제다. 일각에서는 그의 유창한 언변과 지식에 놀랐다는 반응이고 다른 쪽에서는 “개그맨이 헌법을 왜 읽냐”, “헌법 조무사”라는 조롱 섞인 힐난도 있다.“연예인이 왜 헌법을 읽느냐고요? 그건 ‘학생이 공부 안하고 헌법 왜 읽어? 시민이 헌법 볼 필요가 있나?’ 라는 질문과 같아요. 헌법이 법학자, 검사, 변호사, 판사 같은 법률전문가만 읽는 글은 아니거든요. 그런 편견이야말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경시하는 태도죠.”헌법독후감을 표방하지만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는 단순히 헌법에 대한 오마주는 아니다. 김제동은 이 책을 쓰기 위해 김두식 교수의 ‘헌법의 풍경’, 알비삭스의 ‘블루드레스’ 등 10여권의 헌법관련 서적을 읽고 공부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헌법재판소 재판관 에드윈 캐머런과는 출판사를 통해 직접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제동은 “남아프리카공화국 헌법이 상대적으로 늦게 제정됐는데 세계 헌법 흐름의 좋은 점이 담겼다”고 설명했다.방송인 김제동 (사진제공=쇼노트)김제동은 책 속에서 법치국가의 국민은 ‘슈퍼갑’이며 약자에게 남은 마지막 무기가 헌법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결정문에도 ‘헌법은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국가기관의 존립근거이고, 국민은 그러한 헌법을 만들어 내는 힘의 원천이다’라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정작 헌법은 필요한 국민들이 접근하기 어렵다”며 “좌우와 진보·보수를 떠나 헌법이 우리 국민의 권리라는 걸 인지하고 우리의 삶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버팀목이자 지지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사법농단이나 정치 검찰에 대해서도 “내가 말할 부분이 아니다”라면서도 “헌법이 우리 것인데 자기들 것인냥 얘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결국 모든 문제의 출발점과 해결책도 헌법에 있어요. 때로 사회를 반영하지 못하는 법 때문에 개헌 이야기도 나오고 있잖아요. 헌법은 헌법정신으로 해석하고 치열한 토론을 통해 개정돼야 해요. 그게 사회가 나아가는 과정이죠.”김제동은 인터뷰 말미 지난해 방송된 tvN 드라마 ‘비밀의 숲’ 대사를 언급했다.“‘비밀의 숲’ 마지막 대사가 ‘헌법이 있는 한 우리는 싸울 수 있다’입니다. 법이라고 하면 늘 시민을 통제하는 테두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헌법은 시민이라는 권력자가 자유롭고 행복하기 위해 국가가 할 일을 적어놓은 겁니다. 얼마나 짜릿합니까.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헌법에 대한 자신만의 독후감을 쓰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2018-08-29 07:00 조은별 기자

[갓 구운 책] 우울증은 감기 같은 것… 드러내놓고 받아들여야

글 김설기|그림 남승현|1만 3800원. (사진제공=레터프레스)OECD국가중 한국의 자살률은 1위. 아이러니하게도 우울증 환자 중 약 처방을 받는 이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성인 10명 중 1명 이상은 우울감을 경험한다. 흔한 질병이지만 치료에 소극적인 이유는 대부분 사회적인 편견 때문이다.암이나 사고의 치료는 당당하지만 우울이란 감정을 대놓고 말하지 못하는 사회. 신간 ‘우울한 거지 불행한 게 아니에요’는 작가가 우울증이라는 사실에 대해 본인과 가족이 함께 받아들이는 4년의 과정을 써 내려간 책이다.가족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못하고 남들에 비해 도태되는 듯한 느낌을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평범한 사람들의 감정이 책 구절구절 마다 담겨있다.우울함과 우울증의 단계에서 갈등하지 않고 나의 또 다른 감정임을 인정하는 위로는 부제 ‘기쁨과 슬픔처럼 우울을 인정하는 법’에서 느낄 수 있다.저자는 “이 책의 기록이 당신의 마음을 완벽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당신의 깊은 내면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속마음을 가족에게 꺼낼 수 있는 용기를 내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말한다. 우울함은 감기와 같다. 완치할 수는 없지만 힘들 때 걸리는 질병이므로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해 보는 건 어떨까.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18-08-29 07:00 이희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