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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구운 책] 즐거운 아이디어 탄생기 '생각하기의 기술'

생각하기의 기술 | 그랜트 스나이더 저 | 가격 1만 3800원 | 윌북 (사진=윌북출판)‘뉴욕타임스’에 만화를 연재하면서 인기를 모은 일러스트레이터 그랜트 스나이더가 자신의 아이디어 구상 과정을 책으로 만들었다. 신간 ‘생각하기 기술’은 그가 아이디어를 얻는 순간을 짧은 언어와 귀여운 만화로 정리했다. 저자가 정의하는 아이디어는 ‘생각하는 노동의 시간’과 ‘기술적 연습’이 쌓인 결과물이다.저자의 삶이 그 증거라 할 수 있다. 치과의사로서 살아가던 어느 날 어린 시절 자신이 ‘피너츠’ ‘캘빈과 홉스’에 얼마나 열광했는지 떠올리고 만화를 그리기로 마음먹었다. 스스로를 위한 작업이었던 그의 일상을 수천 명이 공감하기 시작했고 ‘뉴욕타임스’에 연재됐다. 그의 작품은 2013년 카툰 어워드에서 ‘최고의 미국 만화’에 선정됐다. 아이디어를 찾아 탐색하는 나날을 촘촘히 그려 넣은 책 ‘생각하기의 기술’로 그랜트 스나이더는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 책에는 아이디어를 형상화한 갖가지 시각적 요소들이 등장한다. 문 따위는 무시하고 느닷없이 벽을 뚫고 들이닥치는 기회란 녀석, 대부분 다른 사람 차지인 것 같은 영감, 세우면 세울수록 더 흐릿해지는 결심, 꿈쩍도 안 하는 생각의 코끼리 등 그림에는 다양한 생각이 구체화되는 과정이 담겼다.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8-05-03 07:00 김동민 기자

[갓 구운 책] 말눈치와 관계의 작용과 반작용 ‘저도 눈치 없는 사람과 대화는 어렵습니다만’

저도 눈치 없는 사람과 대화는 어렵습니다만_상처받지 않고 상처 주지 않는 말눈치 대화법 | 김범준 저 | 1만3800원.(사진제공=위너스북 )말로 받는 상처가 칼보다 아플 때가 있다. 같은 말이어도 듣기 좋게 하는 사람이 있고 유독 거슬리는 말투를 지닌 사람도 부지기수다. 신간 ‘저도 눈치 없는 사람과 대화는 어렵습니다만’은 어떤 사람을 만나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법을 조언한다. 대기업의 강연을 맡으며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활동해온 김범준이 이번에는 ‘말눈치’로 관계를 바로잡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말눈치는 ‘말하는 가운데 드러나는 태도’다. 생각 없이 말해서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분위기 파악을 못해 굳이 안 해도 되는 말로 관계를 어색하게 하는 사람들이라면 필독서다.하지만 말로 하는 실수의 대부분을 본인이 모른다는 것이 비극의 시작이다. 책의 서문인 ‘나는 말눈치가 있는 사람일까?’는 스스로도 몰랐을 행동, 말버릇, 표정 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특히 저자는 말만 조심하는 게 아닌, 대화에서 표현하는 행동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각 챕터별로 구분한 ‘말눈치에 필요한 심리 법칙’은 적을 내 편으로 만드는 사람의 공통점부터 엄격한 사람에게도 통하는 긍정적인 표현, 다른 사람과 다투게 되는 이유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나에게 말로 상처를 주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선물해보자. 이 책은 누군가의 인생을 구해줄 매너의 바이블이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18-05-03 07:00 이희승 기자

[비바100] ‘이순신’을 대하는 한국인과 일본인의 자세, 결국 경외…‘난중일기’ ‘일본인과 이순신’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이순신’이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신뢰와 존경심은 무한대에 가깝다. 세종대왕과 더불어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수위권에 머무르는가 하면 영화 박스오피스 역대 최고 흥행작 역시 최민식이 이순신 장군으로 분한 ‘명량’(최종 누적관객수 1761만 5166명)이다. 순국 420주년을 맞은 이순신은 임진왜란(1592~1598년) 중 20여 차례에 걸쳐 일본군과 맞서 해전을 벌인 인물이다. 노량해전(1598)에서 전사할 때까지 이순신은 한국인들에게는 영웅이었고 왜군들에겐 두려움과 증오의 대상이었다. ‘이순신’이라는 이름을 대하는 한국인과 일본인의 자세는 전혀 다른 듯 보인다. 그를 향한 주요 감정은 정반대처럼 보이지만 한국도, 일본도 4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순신에 대한 연구를 멈추지 않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이처럼 한일의 극단적이지만 결국 같은 자세로 이순신을 바라보고 있음을 일깨우는 책 ‘난중일기’ ‘일본인과 이순신’이 출간됐다. 두 책은 400여년 전 인물인 이순신 정신을 통해 여전히 팽배하고 있는 사심과 사익 추구, 그로 인한 부조리와 불합리를 얼룩진 난세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이순신의 모든 것 ‘난중일기’  난중일기 | 이순신 지음 | 박종평 완역 | 글항아리 출간 | 6만 5000원(사진제공=글항아리)“신에겐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 죽을 힘으로 막고 싸운다면 오히려 해낼 수 있습니다.” ‘난중일기’는 역사 칼럼니스트이자 이순신 연구가인 저자 박종평이 10년여에 걸쳐 완성한 완역본이다.국회의원 보좌관, 출판사 대표, 아리랑TV 기획실 등을 두루 거치면서도 멈추지 않았던 이순신 연구를 집대성하기 위한 저자의 고군분투는 이순신에 대한 경외심을 바탕으로 한다.저자는 대한민국 국보 제76호로 지정된 세 가지 기록물 ‘친필일기’ ‘서간첩’ ‘임진장초’를 비롯해 1795년 정조가 간행한 ‘이충무공전서’ 속 ‘난중일기’, ‘친필일기’를 발췌한 ‘충무공유사’ 속 ‘일기초’ 그리고 이순신의 조카 이분이 쓴 전기 ‘이충무공행록’ 등을 아울러 책에 담았다.‘난중일기’를 비롯해 전쟁 중 쓰여진 ‘친필일기’,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친필편지를 모은 ‘서간첩’, 임진왜란 당시의 전투 및 전쟁 상황, 수장으로서의 고뇌 등이 담긴 장계를 모은 ‘임진장초’ 등의 오해와 오독을 바로 잡고 역사적 사료를 보완했다. 이를 위해 저자는 ‘난중일기’ 원문, 다양한 판본과 번역본을 비교·분석하고 관련 사료들을 참고하며 이순신 장군이 의도한 바에 가까이 가기 위해 애쓰며 번역을 완성했다. 각주를 비롯해 현대에 없어졌거나 쓰임새가 다른 한자는 맥락에 따라 다르게 활용되는 경우를 모두 기록했다. 그간 여진(女眞)이라는 여자와 성관계 횟수로 번역된 ‘1596년 9월 12일 女眞, 14일 女眞卄, 15일 女眞卅’가 그 대표적인 예다. 이 문구의 번역 오류를 당시 성관계를 묘사하는 표현(압 狎, 압 押, 근 近, 동 침同枕)과 ‘난중일기’ ‘고 통제사 이공유사’ ‘이충무공행록’ 등을 발췌해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4월 28일 서울 중구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열린 제473주년 충무공 이순신장군 탄신기념 다례(연합)책은 ‘이순신의 일기’ ‘이순신의 장계’ ‘서한첩’ ‘이충무공행록’ 그리고 ‘참고자료’ 5개부로 구성된다. 1부 ‘이순신의 일기’에서는 ‘친필일기’를 바탕으로 ‘이충무공전서’의 ‘을미일기’ ‘무술일기’, ‘충무공유사’ 중 ‘일기초’ ‘무술일기’ ‘을미일기’ 등을 아울러 연도별로 서술하고 편지·감결·장계·독서·시 등에 대한 일기 속 메모를 따로 정리했다.‘임진장초’를 중심으로 ‘이충무공전서’ ‘충민공계초’ ‘선조실록’ ‘선조수정실록’ 등을 비교·분석한 2부 ‘이순신의 장계’에서는 전략가, 행정가, 경영자로서 발휘한 이순신 리더십을 엿볼 수 있다.◇두려움과 증오가 경외로! ‘일본인과 이순신’  일본인과 이순신 | 이종각 지음 | 이상 출간 | 1만 5000원(사진제공=이상)영화 ‘명량’ 중 왜군 장수 와키자카(조진웅)는 “이순신은 내가 가장 죽이고 싶은 자이며 가장 싫어하는 자이고 내가 가장 저주하는 자이지만 가장 술을 함께 나누고 싶은 자이며 가장 좋아하는 자이고 가장 만나고 싶은 자”라고 말했다. 신문기자 출신의 근현대 한일관계사에 집중하는 이종각 교수의 신간 ‘일본인과 이순신’은 와카자카 같은 감정이 고스란히 담겼다.‘일본인과 이순신’은 이순신을 두려움과 증오의 존재로만 인식했던 일본인들이 그가 전사하고 300여년 후부터 시작한 연구에 대해 전한다. 근대 일본인이 그린 이순신과 거북선 사료로 시작하는 책은 ‘일본인이 본 이순신’ ‘이순신이 본 일본인’ ‘이순신과 일본의 악연’ 3개장으로 구성됐다.‘일본인이 본 이순신’에서는 그들이 어떻게 이순신을 알게 돼 현재까지 연구하고 있는지 과정을 따른다. ‘이순신이 본 일본인’에서는 이순신이 접한 일본인과 그들에 대한 생각, 관계 등을 다룬다.메이지 시대, 영국 해군을 모델로 일본 육해군이 창설되는 과정부터 그들이 어떻게 이순신에 대해 알고 연구했는지의 행보를 차근차근 따른다. 그 행보에는 일본 역사소설가 시바 료타로의 표현으로 전달되는 메이지 해군 장교들의 이순신 외경(공경하며 두려워하는) 현상, 러일전쟁 당시 이순신 혼령에 빈 가와다 이사오 소위, 충렬사를 참배한 진해 주둔 일본군 등 다양한 예들이 제시된다. 학익진과 정자전법, 도고 헤이하치로, 시바 료타로 등 소설, 연구서, 사료 등에서 추린 일본인들의 이순신 경외 현상이 즐비하다.2장 ‘이순신이 본 일본인’은 ‘징비록’ ‘난중일기’ ‘옥포퐈왜병장’ ‘이충무공전서’ ‘장계’ 등의 발췌로 설명한다. 항왜(임진왜란 당시 투항한 일본군)와 그들을 다스린 이순신의 리더십를 비롯해 사야가, 히데요시, 쓰시마 등과의 관계를 고증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8-05-03 07:00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결국 내가 주인공! '인어공주'부터 '천일야화' 셰에라자드까지, 그들이 보내는 토닥토닥 ‘여주인공이 되는 법’

여주인공이 되는 법 | 서맨사 엘리스 지음 | 민음사 출간 | 1만 6000원(사진제공=민음사)아름답고 매혹적이며 누군가의 사춘기를 함께 보냈고 격정적인 로맨스에 설레게 했으며 그 슬픔에 함께 눈물 흘리게도 했던 문학 작품 속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여주공이 되는 법’ 출간됐다.‘책벌레’라고 자처하는 저자 서맨사 엘리스(Samantha Ellis)는 책에서 이라크계 유대인으로 어머니처럼 주인공이 되고 싶어 소설 속 여주인공을 탐색하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그 탐색 과정에서 저자는 자신 어머니의 삶과 맞닿은 소설 속 여주인공을 만났고 그들의 조언과 선택에서 살아가는 지혜와 힘을 얻었다.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인어공주’, 루시 모드 몽고메리 ‘빨간 머리 앤’,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의 리지 베넷, 마거릿 미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릿 오하라, ‘천일야화’의 셰에라자드 등 11명의 여주인공을 탐구하고 비판적으로 독해하며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여정이 고스란히 담겼다.이들을 통해 저자는 상상력 풍부한 삶, 사랑·연애·결혼, 용기와 솔직함, 속박 속에서도 이뤄낸 진정한 깨달음, 유리 천장의 존재, 자립, 자주적 성생활과 사회생활, 바람직한 인간관, 자신만의 이야기 창조하는 법과 그 가치 등을 강조한다.어려서부터 읽고 탐구했던 소설 속 여주인공을 다시 만난다는 전언에 저자의 어머니가 했다는 말은 성폭력, 차별, 갑질 등으로 얼룩진 고난의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여성들에게 건네는 토닥임이며 응원이다. “끝에는 네가 주인공이 되겠구나.”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8-05-01 21:52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5개 주제 35개 키워드에 담긴 현실에 발 디딘 ‘밥 먹여주는 인문학’

밥 먹여주는 인문학 | 이호건 지음 | 아템포 출간 | 1만 4500원(사진제공=아템포)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인문학이 우리 삶 속에서 있다고 주장하는 책 ‘밥 먹여 주는 인문학’이 출간됐다.KBS1 FM ‘생방송 토요일 아침입니다’ 중 ‘생활 속 인문학’ 코너에서 소개된 이야기를 수정·보완한 책으로 저자는 교육컨설팅 회사인 휴비즈코퍼레이션의 이호건 대표다.‘일상이 인문학’이라고 주장하는 책은 ‘인생’ ‘감정’ ‘관계’ ‘혁신’ ‘생각’ 다섯 개 주제에 35개 키워드로 인문학을 전한다.‘영웅처럼 살고 싶은가?’부터 ‘우리는 왜 행복하게 살지 못하는 것일까?’까지 35개 키워드에서는 삶, 죽음, 행복 등 인생의 화두부터 인간관계, 사회생활 등에 대한 소소한 질문들을 던진다.이 질문들에 대해 저자는 슈퍼맨, 양주, 찰리 채플린, 사무엘 울만, 니체의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토머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 러시아 작가 하름스, 대학, 윤회설, 철학자 스피노자, 에피쿠로스, 네덜란드 역사학자 요한 하위징어, 불교의 윤회설, 기독교의 성경, 조지프 토인비, 유신론과 무신론 등에 빗대 답한다.마크 트웨인의 ‘고전이란 사람들이 칭찬은 하지만 읽지는 않는 책이다’라는 정의를 인용하며 시작한 책은 “인문학이 밥 먹여 준다”는 확신으로 끝을 맺는다. “어중간한 철학은 현실을 저버리지만 완전한 철학은 현실로 인도한다.” 에필로그에서 저자가 인용한 독일 철학자 카를 야스퍼스의 말처럼 철학을 비롯한 인문학도 현실에 발 디뎌야 힘을 발휘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8-05-01 19:26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1년에 17억 버는 대도서관이 전하는 '유튜브의 신'

‘유튜브의 신’ | 나동현(대도서관)지음 | 비즈니스북스 | 1만 4000원 |사진제공=비즈니스북스1인 크리에이터들의 롤모델로 꼽히는 스타 크리에이터 ‘대도서관’ 나동현씨가 자신의 핵심노하우를 공개한 신간 ‘유튜브의 신’을 발간했다. 저자는 2010년 인터넷 방송을 시작해 2년 후 유튜브 광고수익이 1000만원을 넘어섰고 5년이 지난 지금은 유튜브로 연 17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현재 대도서관의 유튜브 구독자 수는 170만명, 누적조회수 10억 뷰, 누적시청 1억 5000만 시간에 달한다.저자는 자본과 리스크 없이 누구나 도전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튜브를 유토피아라고 말한다.그러나 1인 브랜드 열풍에 동참하기 위해 무작정 직장에 사표부터 던지는 것은 능사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직장은 안정된 수입을 보장하고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그는 1인 크리에이터에 도전하되 일단은 여러 직업을 가진 소위 ‘N잡러’로 시작할 것을 권한다. 아울러 최소 2년간은 직장생활과 병행하며 1인 크리에이터의 삶을 살아보는 게 좋다고 제안한다.이외에도 책에는 콘텐츠 기획에서 광고까지 효율적인 시간관리, 생방송과 편집방송의 차이, 유튜브 생태계의 움직임과 변화에 대해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이 담겼다. 저자는 이제 속한 집단이 아니라 스스로 브랜드가 되어야 성공하는 시대라며 이런 흐름을 빠르게 읽고 1인 브랜드로서 자기 가치를 증명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2018-04-27 07:43 조은별 기자

[비바100] MBC 김소영·KBS 정용실, '패기 vs 관록' 전·현직 아나운서 에세이

MBC 김소영 아나운서(왼쪽), KBS 정용실 아나운서아나운서는 여대생이 가장 선망하는 직업 중 하나다. 방송국에서 마이크를 쥐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좀처럼 만나기 힘든 수많은 명사들을 인터뷰할 수 있다. 김주하, 강수정, 노현정, 정지영 같은 스타 아나운서는 웬만한 연예인 못지않게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다.해가 갈수록 방송사에서 아나운서의 역할이 줄어 든다고 하지만 여전히 아나운서 공개채용 경쟁률은 몇백 대 일의 높은 관문을 자랑한다. 취업시장이 바늘구멍 같다면 아나운서 입사 경쟁은 나노구멍 수준이다. 이같은 나노 경쟁률을 뚫고 입사한 방송사에 용감하게 사표를 던지고자신의 인생을 개척한 신세대 아나운서 김소영과 26년 아나운서 외길을 걸어온 정용실이 각각 ‘진작 할 걸 그랬어’ ‘공감의 언어’를 출간했다.진작 할 걸 그랬어 |김소영 지음| 위즈덤하우스 | 1만 4800원 | 사진제공=위즈덤하우스김소영 아나운서는 2012년 MBC 입사 때부터 관계자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은 인재였다. 친근한 외모와 똑 부러지는 진행력으로 차세대 스타 아나운서로 점 찍혔다. 신입 아나운서로는 이례적으로 MBC ‘뉴스데스크’, ‘뉴스24’, ‘뉴스투데이’ 등 메인 뉴스프로그램의 앵커를 맡았고 예능 프로그램인 ‘복면가왕’에서 출중한 노래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탄탄대로일 줄 알았던 김소영 아나운서의 앞길은 MBC 노사갈등과 더불어 예기치 않은 난관을 겪게 됐다. 가장 빛나야 할 시기에 갑작스레 방송 출연 금지를 당하게 되면서 긴 방황이 시작됐다. 그의 방송 출연 금지 배후에 누군가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돌았지만 당사자에겐 고통과 인내의 시간이었다. 그 당시 김소영 아나운서의 주업무는 사무실 책상에 앉아 기다리는 일이었다.김소영 아나운서는 이 시간을 책을 읽으며 버텨냈다.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책 읽어주는 여자’로 불릴 정도로 책을 좋아하고 즐겨 읽었던 그는 방송 출연 금지 10개월만에 미련없이 사직서를 던졌다. ‘조금만 더 버티면 된다’는 주위의 만류도 소용없었다. 캐리어 가득 책을 담아 일본 도쿄로 떠나 독특한 개성을 가진 책방을 찾아 다녔다. 도쿄 책방 여행을 다녀온 후 서울 합정동에 동네 책방 ‘당인리 책 발전소’를 열었다.그의 에세이 ‘진작 할 걸 그랬어’는 MBC에서 힘겨웠던 시간, 퇴직 후 떠난 도쿄책방 여행기, 자신의 책방을 준비하고 열기까지 과정, 어려운 시간 힘을 준 남편(방송인 오상진)과의 달콤하고 소소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그는 책 속에서 “나는 주인공이 아니어도 좋다. 방송인, 책방 주인 혹은 그 무엇이 되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묻고 싶다”고 말한다. 책 제목인 ‘진작 할 걸 그랬어’는 ‘진작 퇴사할 걸 그랬어’ 혹은 ‘진작 책방을 낼 걸 그랬어’로 풀이되지만 저자는 ‘진작 고민할 걸 그랬어’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MBC 아나운서 출신의 손석희 JTBC 사장이 추천사를 썼다.공감의 언어 |정용실 지음| 한겨레출판 | 1만 3000원 | 사진제공=한겨레출판‘진작 할 걸 그랬어’가 신세대 아나운서로 자신의 길을 개척한 과정을 담았다면 ‘공감의 언어’는 26년 아나운서 외길을 걸은 중견 아나운서의 자전적 에세이다. 저자 정용실 아나운서는 1991년 KBS 공채 18기 아나운서로 입사한 이후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소비자고발’, ‘한국 한국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의 MC로 활동하며 이름을 알렸다. 한국아나운서대상,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등을 수상했던 정 아나운서는 신간 ‘공감의 언어’를 통해 대화의 의미와 소통의 가치를 정리했다. 이 책은 정용실 아나운서가 오랜 방송 경험과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바탕으로 공감을 이끌어내는 대화와 소통, 관계에 대해 쓴 자기계발 에세이다. 정용실 아나운서는 책 속에서 언어가 설득이나 주도권 획득을 위한 수단으로 치닫는 현상을 지적하며 상처와 아픔, 눈물이라는 공감을 통해 더 깊은 소통과 관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누구나 말은 하지만 대화를 잘하는 사람은 드물다”며 ‘따스함’ ‘호기심’ ‘경청’ ‘감정’ ‘자존감’ ‘독서’ ‘몸짓’ ‘소통’ ‘신뢰’ 등 공감의 키워드를 통해 대화와 소통을 시도해야 한다고 적었다.더불어 방송은 말의 내용(콘텐츠)보다 그 아래 흐르는 감정이 중요하다며 26년 방송 인생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인터뷰이인 이어령 선생, 뮤지컬 배우 박혜미, ‘육아일기’ 박정희 할머니, 발레리나 강수진, 이세돌 9단의 이야기를 전한다. 아울러 저자만의 공감 방식인 독서와 은유 훈련법을 공개해 자존감을 지키며 깊이 대화하고 소통하는 법도 구체적으로 일러준다. 책 속에서는 평범한 여성으로, 힘겨운 직장인으로, 유능한 방송인으로 살아오면서 직접 체험하며 터득한 저자만의 삶의 태도와 행복의 가치도 엿볼 수 있다.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2018-04-27 07:00 조은별 기자

[갓 구운 책]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내 마음 먼저 챙기고 싶을 때 읽는 책’

내 마음 먼저 챙기고 싶을 때 읽는 책 | 이시노 미도리 지음 | 예문아카이브 출간 | 1만 8000원(사진제공=예문아카이브)지푸라기 하나, 물 한 방울이 짐을 잔뜩 싣고 간신히 걸음을 떼는 낙타의 등을 부러뜨리거나 찰랑거리는 물잔을 넘치게 한다. 임상심리사 이시노 미도리는 예술전문학교에서 상담사로 재직 중 자살하는 학생들을 접하며 마이크로 비하인드(Micro Behind)를 떠올렸다.마이크로 비하인드는 무거운 짐을 지푸라기만큼씩, 물 한 방울씩 덜어내 상황을 좋게 하는 방식이다.사회생활을 할수록 자조도, 상처도 늘면서 부서져가는 멘탈, 점점 더 강하게 짓눌러 대는 마음의 짐 등도 마찬가지다.저자는 왜소한 몸집으로 따돌림을 당하고 이직도 잦았으며 가정생활도 평탄하지 않았고 사업 실패로 경제난도 겪었다.술독에 빠져 지독한 우울증까지 앓던 중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며 살아도 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저자는 임상심리사로 일하며 자신이 깨달은 것을 전파하고 있다.하늘을 올려다 보며 “잘될거야”라고 되뇌는 단 1분으로도 마음이 가벼워질 수 있다고 조언하는 책은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까지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 충동구매, 죽고 싶은 마음, 험담과 따돌림, 타인의 평가, 취직을 비롯한 회사 관련 스트레스들, 경제문제, 건강, 연애, 미래 등에 대해 고민이 생기거나 우울해지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 자신의 상태에 맞는 항목을 찾아 읽고 실천하면 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8-04-25 22:54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산, 바다, 숲 속에서의 하룻밤…떠나야만 만나지는 마법 ‘백패킹980g’

백패킹980g | 고요한 지음 | 성안당 출간 | 1만 9800원(사진제공=성안당)산, 바다, 숲 등 자연과의 하룻밤. 훌쩍 떠나 직접 체험해야만 알 수 있는 백패킹의 매력과 전국 각지에 숨은 성지를 소개하는 책 ‘백팽킹980g’이 출간된다.저자는 스물아홉 자전거 전국일주를 시작으로 종주 산행 등 여행에 빠져 백패커로 살아가는 고요한이다.백패킹의 정의, BPL(Backpacking Light)와 LNT(Leave No Trace)의 차이, 필요한 장비와 고르는 법, 준비 과정, 예산 등을 담은 ‘떠날 준비를 해보자’를 시작으로 다양한 테마로 백패킹 성지를 소개한다.평창 오대산, 인천 덕적도, 대부도 북망산, 하동 섬진강, 파주 파평산을 비롯해 극한의 고독이나 오지탐험의 신비를 즐길 수 있는 여주 강천섬·고창 선운산·영남 알프스·정선 연포마을 등의 매력을 소개한다.이어 바다·가을·바람 등을 만끽할 수 있는 장성 방장산·평창 장암산·강릉 괘방산, 겨울이어서 더 좋은 영동 민주지·횡성 태기산·강릉 안반데기 그리고 제주의 김념 성세기 해변·우도 비양도·돈내코 계곡 등 저자가 직접 체험하고 발굴한 백패킹 명소에 대한 정보들로 빼곡하다.백패커인 저자가 전하는 ‘3일을 1년으로 둔갑시키는 마법’, 이는 떠나야만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8-04-25 21:33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고통의 공유로 평화의 확장을 꿈꾸며…다섯 살에 ‘전쟁에 끌려간 어린이 병사’

전쟁에 끌려간 어린이 병사 | 미셸 치콰니네·제시카 디 험프리스 지음 | 클라우디아 다빌라 그림 | 1만 3800원(사진제공=보물창고)아이들의 세상이라고 마냥 평화롭고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니다.‘전쟁에 끌려간 어린이 병사’는 겨우 다섯 살에 납치된 미셸 치콰니네가 겪은 일을 엮은 그림책이다.장난감 총을 든 어린이가 아니다. 1988년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태어난 미셸은 인권 변호사 아버지, 생선과 비퀨베(옷감의 일종)를 팔던 어머니 슬하에서 누나 둘, 여동생 하나와 단란한 유년시절을 보냈다.다섯 살이 되던 1993년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다 콩고민주공화국의 반란군에 납치된 미셸은 가족과도 같던 케빈, 울고 있던 미셸을 달래주던 장 피에르 등 수많은 죽음과 전쟁을 경험했다.총 쏘는 법, 협박법 등을 가르치고 마을 탈취에 동원하는가 하면 억지로 마약을 하게 한 반란군과 생활하다 가까스로 탈출한 미셸이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캐나다로 이주하던 16세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사라지지 않은 끔찍한 경험들, 수군거리는 마을 사람들과 놀리는 학교 친구들, 진실을 알리기 위해 애쓰던 아버지와 협박하는 반란군들의 무자비한 폭행, 난민 캠프 생활, 반란군을 조직하고픈 분노, 캐나다 망명,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고통을 많은 이들에게 전하는 캐나다 생활 등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책 마지막에는 행동하는 젊은이로 살아가는 미셸, 어린이 병사와 그들을 납치했던 우간다 반군단체 ‘신의 저항’ 수장 조니프 코니에 대한 정보 그리고 우리가 해야 할 일 등을 꼼꼼하게 짚는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8-04-21 21:01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성 평등을 넘어 ‘이퀄리아’로, 평등해져야 만나지는!

이퀄리아 | 캐서린 메이어 지음 | 와이즈베리 출간 | 1만 5800원(사진제공=와이즈베리)‘반지의 제왕’ ‘킬빌’ ‘스모크’ ‘스크림’ ‘벨벳 골드마인’ ‘킹스 스피치’ 등의 할리우드 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 ‘하우스 오브 카드’ 시리즈의 캐빈 스페이시, 세계적인 지휘자이자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를 40여년간 이끌어 온 마에스트로 제임스 레바인 등 할리우드發 미투(#Me Too 나도 고발한다) 운동이 대한민국에도 공연계, 연예계, 문화계, 정치권까지 휩쓸고 있다.이런 분위기에 발차기를 하는 듯한 책 ‘이퀄리아’가 출간됐다. 제목 ‘이퀄리아’는 ‘동등하다’는 영어단어 ‘Equal’과 유토피아(Utopia)의 합성어로 평등 사회를 일컫는다.저자는 ‘이코노미스트’ ‘비즈니스 트래블러’ ‘포커스’ ‘타임’ 기자 및 편집자를 거쳐 ‘타임’ 런던 편집국장, 유럽 총괄 편집장을 지낸 캐서린 메이어다.세계경제포럼(WEF)의 ‘세계 성 격차 보고서 2017’에 따르면 성 평등 지수(1에 가까울수록 평등 달성) 1위인 아이슬란드도 0.878에 불과하고 한국은 0.650으로 144개국 중 118위다.스칼렛 요한슨의 런던 이층버스 광고 이미지와 영화 ‘50피트 우먼’의 낸시 묘사로 시작한 책은 여성할례, 각 정당의 여성후보들, 힐러리 클린턴 패배 분석, 게이·트랜스젠더·여장남자 등의 구분, 페미니즘과 영국의 여성평등당, 아이슬란드 여성들의 총파업 등 정치, 경제, 사회, 성경, 신앙, 문화 및 엔터테인먼트 등 다방면에 걸쳐 평등한 사회를 주장한다.‘50피트 우먼’의 낸시를 사용한 표지, ‘평등하다는 헛소리에 대한 반격’이라는 부제의 책이 주장하는 성 평등은 그 너머에 있을 유토피아의 첫 걸음이다. 그 첫 걸음은 캐서린 메이어의 말에 있다. ‘더 이상 슬퍼하지도, 화만 내지도 말고, 다만 평등해지자.’ 누구 혼자, 여성들만으로는 할 수 없는 첫 걸음이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8-04-20 19:20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우물쭈물하다가 장수가 재앙된다’ 경고부터 ’묘수는 없다’는 깨달음까지…재앙 아닌 신의 한수! ‘100세 쇼크’

100세 쇼크 |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지음 | 굿인포메이션 출간 | 1만 8800원(사진제공=굿인포메이션)65세 이상 노인빈곤율 45.6%, 단연 세계 1위인 나라 대한민국에서 100세를 훌쩍 뛰어 넘어 120세 시대를 논하는 것은 공포에 가깝다. 삶이 오롯이 축복이기만 할까, 없는 자에게는 재앙과도 같은 100세 시대를 논하는 책 ‘100세 쇼크’가 출간됐다.현재 40세의 평균수명 83.4세, 모두가 100세 이상을 사는 시대는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책은 ‘100세 시대의 시작, 준비됐는가?’ ‘연령별·특성별 노후준비, 다 다르다’ ‘직업에 따라 노후준비 십인십색’ ‘자식보다 낫다, 노후를 빛내줄 알짜상품’ ‘재앙의 노년에서 축복의 장수로’ 5개부에 생산력 없이 늙어가는 노인들의 나라로 빠르게 진입 중인 대한민국 현황과 그 대응책을 담았다.‘우물쭈물하다가 장수가 재앙된다.’ 1장 제목부터 경고에 가까운 책은 현재 중산층 노후준비 성적 62점, 100세 시대 준비지수 66점, 초등학생 10명 중 8명 사교육, 농가 경영주 평균연령 65.6세, 은퇴 후 8만 시간 등 구체적인 통계와 수치를 제시하며 100세 시대 준비 현황과 대처법을 전한다.노후설계부터 맞춤 전략 세우기, 그에 유효한 금융상품 소개를 비롯해 여가와 정신적 풍요로움까지를 조언하는 책의 에필로그 제목은 이제라도 시작해야 한다고 은근히 경고한다. 당연히 올 100세 시대를 피해갈 ‘묘수는 없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8-04-20 18:00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152명의 연예인이 소개했다! '셀럽들의 히든 여행지'

‘배틀트립 ’| KBS 배틀트립 제작팀·우지경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 1만 6000원 | 사진제공=웅진지식하우스5월 징검다리 연휴를 ‘가성비 갑’으로 즐기고 싶은 이들이라면 신간 ‘배틀트립’을 주목해보자. 이 책은 방송 2주년을 맞은 KBS2 여행 예능 프로그램 ‘배틀트립’의 공식여행서다. 2016년 4월 첫 방송된 ‘배틀트립’은 지상파 방송 최초로 ‘셀럽들의 히든 여행지’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2년간 152명의 배우, 가수, 개그맨 등이 국내외 28개 국가를 방문해 다양한 여행을 소개하고 직접 투어 이름을 정하며 여행 루트를 설계했다. 방송에서는 사이판을 30번 이상 방문한 쿨 이재훈, 파타야를 27번 방문했다는 개그맨 김민교, 필리핀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2NE1 산다라박이 현지인보다 더 현지인다운 여행 팁을 전수해 여행 마니아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책 속에서는 그동안 방문했던 29개국 78개 도시 가운데 시청률 1위를 찍은 레전드 코스가 알차게 담겼다. 아울러 방송에서 소개하지 못했던 맛집 주소와 가격 정보, 액티비티 예약법, 코스별 동선 지도 등 시청자가 궁금해 하던 알짜정보들이 수록됐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2018-04-20 07:00 조은별 기자

[비바100]‘사양합니다, 동네 바보형 이란 말’ 출간한 장애엄마 10년차 류승연씨 "우리 아들은 장長 애愛 인人, 오래 사랑받을 아이"

“삶의 시각이 달라지고 힘든 점도 많았지만 행복도는 올라갔어요. 10점 만점에 9점? 속으로 ‘엄마보다 먼저 가야 돼. 너 없이 어떻게 살라고’라며 뽀뽀세례를 퍼붓죠.”부모의 마음은 똑같다. 자식을 앞세우는 슬픔은 겪고 싶어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의 류승연(42·사진) 작가는 반대다. 조심스럽게 엄마인 자신보다 보다 아들 동환이가 먼저 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며 미소지었다. 누가 봐도 성공한 삶이었다. 풍족한 부모님 덕에 대치동에서 치열한 학창 시절을 보냈고 잡지사를 거쳐 사회부와 정치부를 출입했다. 스스로 ‘외모만 보고 결혼했다’고 할 정도로 비주얼 갑(?)인 남편을 만나 쌍둥이를 임신하는 행복을 누렸다. 출산 후 아이를 봐줄 사람도 있겠다, 40대에 데스크를 거쳐 50대 편집국장의 길이 열려 있었다.사양합니다, 동네 바보형이라는 말 |류승연 저||1만5000원.(사진제공=푸른숲)전직 기자에서 이제는 작가로 거듭난 그는 최근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을 출간했다. 7개월만에 조산한 쌍둥이 중 아들인 동환이는 누나인 수인이보다 30분 늦게 태어났다. 대부분 쌍둥이는 길어야 2~3분 차이. 3살이 될 때까지 특별한 차이는 없었다. 양가 부모들은 ‘조금 늦된 아이들이 있다’며 걷기나 옹알이가 늦은 동환이에 대한 류 작가 부부의 걱정을 토닥였다.“병원에서 지적장애 판정을 받은 게 4살이에요. 알고보니 태어날 때 뇌에 충격이 있었는데 그걸 발견하지 못한 거죠. 사실 장애를 가진 엄마들은 아이를 돌보는 외의 것에 에너지를 쓰면 나쁜 엄마가 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있어요. 하지만 출판사에서 제 글을 보고 ‘장애극복 수기나 장애아를 둔 부모의 에세이가 아니어서 책으로 내고 싶다’란 연락이 왔을 때 안 낼 이유가 없었어요. 저 역시 장애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었고 이 책은 일반인들을 겨냥한 장애아들을 둔 ‘내 이야기’니까요.”이 책은 온라인 매체 ‘더 퍼스트미디어’에 2년간 연재된 이야기를 묶은 결과물이다.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은 구구절절한 사연을 늘어놓기 보다 아들을 가르치는 선생님과 같은 또래의 아이를 둔 부모 그리고 허술한 장애인 지원 제도의 민낯을 건들인다. 일반 학교에 다녔던 동환이는 초등학교 2학년을 끝으로 특수학교로 옮겼다.류 작가는 책을 통해 장애아와 같은 반이 된 부모의 이기심, 특수반 교사 한명이 많이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과도한 업무 그리고 서류상으로만 급급한 재활 시스템의 병폐 등을 가감없이 전달하며 ‘장애인이 우리의 삶을 스쳐 지나간 불행한 타인’으로 만드는 현실을 꼬집는다.“모든 아이에게 학교는 사회의 첫 경험이잖아요. 장애아든 일반아이든 그 아이의 품위와 자존감을 지켜줘야 한다는 아주 기본적인 사항이죠. 의외로 아이들의 인권의식은 학교에서 만난 ‘첫 어른’에 의해 정해져요. 장애아이기 ‘때문에’가 아니라 평등하게 다뤄졌으면 하는 게 부모의 마음인데 현실을 달랐어요. 장애는 숨겨지지 않아요. 사랑이나 기침과 같죠. 장애를 숨기거나 장애아를 둔 부모가 죄인처럼 살지 않았으면 해요. 어릴 때부터 장애가 특별한 게 아니라 일반적이라는 걸 알고 가면 사회는 분명 조금씩 바뀔 거예요.”‘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의 저자 류승연 작가이날 류 작가는 활동보조인 제도 덕분에 인터뷰에 나섰다고 했다. 예전에는 등교부터 학교까지 엄마인 당사자가 신경 썼지만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 이 제도 덕분에 틈틈이 책도 쓰고 딸과 더욱 친밀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났지만 소외될 수 밖에 없는 다른 형제와 남편에 대한 배려와 희망을 놓치지 않는 것도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이 가진 미덕이다. 막연한 분노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누리는 권리를 주장한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생활경험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치료만 지원되는 게 현실이에요. 일괄적인 급수대로 지원을 받는 건 꼭 개선되야 해요. 뇌병변, 발달장애, 자폐를 포함해 다 발달이 다른데 다들 ‘장애’로만 묶어버리죠. 부모는 아이들마다 각자 특성이 있다는 걸 알아요. 느리지만 천천히 발달하고 있는 내 아이도 여느 아이들과 똑같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혹시 주변에 장애아가 지나간다면 그냥 ‘아이’로 봐주세요. 너무 심한 오지랖은 사양하지만 ‘몇 월 생이에요?’ ‘선천적인건가요? 혹은 후천적?’이라는 질문은 오히려 같은 부모로서 반가워요. 그런 관심이 분명 이 세상을 변화시킬 거라고 확신합니다.”류 작가는 책에 이렇게 썼다. ‘장애인이란 오랫동안(長) 사랑(愛)받는 사람(人)의 준말’이라고. 매일 아이들이 자신의 품 속에서 까무룩 잠드는 순간 그는 또다시 되뇌인다. ‘잘 크고 있어서 고맙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18-04-20 07:00 이희승 기자

[갓 구운 책] 소비자 욕망 간파하는 유통 트렌드 분석

쇼핑은 어떻게 최고의 엔터테인먼트가 되었나 |석혜탁 저 | 1만 6000원 | 미래의창 (사진=미래의창)단순히 물건을 사러 마트나 백화점을 가는 시대는 지났다. 이젠 그곳에서 사람을 만나고 영화, 전시 관람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신간 ‘쇼핑은 어떻게 최고의 엔터테인먼트가 되었는가’는 그 배경에 소비자의 욕망이 있다고 말한다.장기 불황과 불확정성이 당연해지는 시대, 사람들은 눈앞에 욕망을 채우기 위해 발버둥친다. 백화점은 그런 욕망을 채울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다. 반드시 물건을 사지 않아도 주인이 된 것처럼 옷을 입어 볼 수 있고 백화점 곳곳에 숨겨진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즐길 수 있다. 책은 쇼핑에 숨겨진 과학도 이야기한다. 건물을 지을 때부터 소비자의 동선이 고려되는데 에스컬레이터는 일부러 끝과 끝으로 연결된다.그냥 내려가지 말고 조금이라 더 해당 층을 둘러 보고 가라는 것이다. 주로 꼭대기 층에 위치한 영화관과 그 아래에 있는 식당도 이유가 있다. 대부분 사람이 영화를 보러 갔다가 내려와 식사하고 소화를 시킬 겸 백화점을 걷는다. 트렌드, 세일즈, 마케팅, 브랜딩에 대한 도서는 많지만 이번처럼 유통업을 분석한 책은 드물다. 책은 최근 변화하는 쇼핑 트렌드를 통해 사람들의 소비 심리를 깊이 있게 분석했다.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8-04-20 07:00 김동민 기자

[갓 구운 책] 강변CGV11은 10층에 있는데 왜 11일까? '멀티플렉스 레볼루션'

MULTIPLEX REVOLUTION 멀티플렉스 레볼루션 영화산업을 확장시킨 숨겨진 힘 |조성진 저 | 1만 3000원 (사진제공=ER북스)영화관을 보면 영화가 보인다? 한국에 멀티플렉스가 생겨난 지 20년만에 극장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내세운 책이 나왔다. 영화 ‘시네마 천국’의 주인공 토토가 인생의 길을 영화관에서 찾았듯 ‘멀티플렉스 레볼루션’의 저자 조성진씨는 “우리 모두에게는 유달리 감동을 일으킨 영화와 그 장소에 대한 추억이 있다. 꿈이 생겨난 영화관의 기저를 따라가면서도 이른바 ‘한국형 멀티플렉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한다.저자는 오랜 시간 경제 전문 PD 겸 기자, 산업 데스크를 거친 경험을 새롭게 이직한 홍보의 세계로 접목시켰다.지난 2014년 CJ CGV 홍보팀장으로 입사해 영화와 영화관의 상관관계를 누구보다 잘 알았던 그는 한국 영화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이를 위한 극장의 역할을 치열하게 고민했다.한국에 처음으로 생긴 멀티플렉스는 1998년 문을 연 ‘CGV강변11’이다. 이전까지의 영화관은 주로 단관으로 운영됐지만 이때를 기점으로 영화산업의 흐름이 바뀌게 된다. 고급스러운 카펫과 인테리어, 많은 스크린 수와 외식 공간이 합쳐진 멀티플렉스에 많은 방문객이 열광했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영화 관람 환경이 빠르게 변화했다.저자는 “멀티플렉스가 고객과 직접 접점에 있는 플랫폼으로서 끊임없는 진화의 과정을 거치며 영화에 대한 문턱을 낮췄다”면서 “현재 우리는 영화관에서 책도 읽을 수 있고, CGV 시네마 클래스·KAFA 마스터 클래스 등 강연도 들을 수 있다. 다양성영화를 즐기는 방법으로 전용관인 ‘CGV 아트하우스’를 방문할 수도 있고 ‘시네마톡’이라는 영화 해설 프로그램에 참석할 수도 있다. 이처럼 많은 시도를 하고 있는 극장의 노력에 우리는 주의를 기울일 만하다”고 말한다.관객이 영화관에 가지고 있는 선입견을 쉽게 설명하고 수직계열화로 인해 지탄받는 문제를 간과하지 않는 부분도 이 책의 재미다. 부제인 ‘영화산업을 확장시킨 숨겨진 힘’이 가지는 의미는 ‘홍보팀장’이 아닌 영화연출을 전공한 ‘영화인’ 조성진에 방점을 찍는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18-04-20 07:00 이희승 기자

[갓 구운 책] 긍정은 힘이 세다! 더 오래, 열심히, 빨리 일하기 보다 긍적적이고 활동적인 뇌 만들기 ‘포지티브 혁명’

포지티브 혁명 | 제인 더턴, 그레첸 스프레이처 외 지음 | 매경출판 출간 | 1만 6000원(사진제공=매경출판)긍정의 힘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 긍정의 힘을 재차 강조하고 왜 지금 긍정의 힘을 숙지해야하는지를 조언하는 책 ‘포지티브 혁명’이 출간됐다.저자는 제인 더턴, 그레첸 스프레이처, 애덤 그랜드, 셜리 코펄맨 등 17명의 긍정조직학 학자들이다.저자들은 내재된 가능성을 보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작은 행동의 위대함을 인지한 긍정적 리더의 무한확장성에 대해 논한다.‘긍정적 관계 형성하기’ ‘내면의 자원 끄집어내기’ ‘선(善)을 활용하기’ ‘전략적인 변화 만들기’ 등 4개장 13챕터에 17명의 전문가들이 전하는 긍정적 리더십에 대해 조언한다.관계를 고품질로 바꿔라, 마음으로 협상하라, 긍정적 정체성을 길러라, 잡 크래프팅하라, 미덕을 활성화하라, 윤리적 조직으로 이끌어라, 반항적인 직원을 훌륭한 자원으로 대접하라,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라 등 챕터의 제목만으로도 눈여겨봐야 할 항목들로 즐비하다.각 챕터에는 주제의 중요성, 비법 및 전략, 실천방법과 더불어 웨스턴솔루션, 웰스파고, 레비바-셀리아 레스토랑, 버츠비 등 각 주제에 맞는 케이스 스터디와 인사이트가 제시된다.아무리 오래, 열심히, 빨리 일해도 생산성이 극대화되기 보다 부정적 결과가 더 커지는 시대의 가장 큰 경쟁력은 작은 행동으로 큰 변화를 이끄는 긍정적이고 활동적인 뇌와 조직이다. 긍정적 리더십은 리더 본인 뿐 아니라 구성원들 능력까지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그렇게 긍정은 힘이 세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8-04-17 19:39 허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