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구운 책] 강변CGV11은 10층에 있는데 왜 11일까? '멀티플렉스 레볼루션'

이희승 기자
입력일 2018-04-20 07:00 수정일 2018-04-20 09:52 발행일 2018-04-1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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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렉스 레볼루션
MULTIPLEX REVOLUTION 멀티플렉스 레볼루션 영화산업을 확장시킨 숨겨진 힘 |조성진 저 | 1만 3000원 (사진제공=ER북스)

영화관을 보면 영화가 보인다? 한국에 멀티플렉스가 생겨난 지 20년만에 극장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내세운 책이 나왔다.

영화 ‘시네마 천국’의 주인공 토토가 인생의 길을 영화관에서 찾았듯 ‘멀티플렉스 레볼루션’의 저자 조성진씨는 “우리 모두에게는 유달리 감동을 일으킨 영화와 그 장소에 대한 추억이 있다. 꿈이 생겨난 영화관의 기저를 따라가면서도 이른바 ‘한국형 멀티플렉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오랜 시간 경제 전문 PD 겸 기자, 산업 데스크를 거친 경험을 새롭게 이직한 홍보의 세계로 접목시켰다.

지난 2014년 CJ CGV 홍보팀장으로 입사해 영화와 영화관의 상관관계를 누구보다 잘 알았던 그는 한국 영화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이를 위한 극장의 역할을 치열하게 고민했다.

한국에 처음으로 생긴 멀티플렉스는 1998년 문을 연 ‘CGV강변11’이다. 이전까지의 영화관은 주로 단관으로 운영됐지만 이때를 기점으로 영화산업의 흐름이 바뀌게 된다. 고급스러운 카펫과 인테리어, 많은 스크린 수와 외식 공간이 합쳐진 멀티플렉스에 많은 방문객이 열광했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영화 관람 환경이 빠르게 변화했다.

저자는 “멀티플렉스가 고객과 직접 접점에 있는 플랫폼으로서 끊임없는 진화의 과정을 거치며 영화에 대한 문턱을 낮췄다”면서 “현재 우리는 영화관에서 책도 읽을 수 있고, CGV 시네마 클래스·KAFA 마스터 클래스 등 강연도 들을 수 있다. 다양성영화를 즐기는 방법으로 전용관인 ‘CGV 아트하우스’를 방문할 수도 있고 ‘시네마톡’이라는 영화 해설 프로그램에 참석할 수도 있다. 이처럼 많은 시도를 하고 있는 극장의 노력에 우리는 주의를 기울일 만하다”고 말한다.

관객이 영화관에 가지고 있는 선입견을 쉽게 설명하고 수직계열화로 인해 지탄받는 문제를 간과하지 않는 부분도 이 책의 재미다. 부제인 ‘영화산업을 확장시킨 숨겨진 힘’이 가지는 의미는 ‘홍보팀장’이 아닌 영화연출을 전공한 ‘영화인’ 조성진에 방점을 찍는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