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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칼럼

[브릿지 칼럼] 서울 주택문제, 공급이 열쇠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문재인 정부 집권이후 20여 차례의 부동산대책이 발표되었으나, 풍선효과만 남발하고 전 국토를 투기장으로 만든 결과를 가져왔다. 대출규제 같은 금융대책, 보유세 강화와 양도소득세 중과 같은 조세대책, 1순위 요건강화나 전매금지 같은 청약대책은 지엽적인 대책에 불과하다. 즉, 지엽적인 수요억제정책보다는 대량공급정책을 세우고 장기간에 걸쳐 공급을 꾸준히 확대하는 방법밖에는 해결책이 없다. 첫째,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를 통해 공급확대가 필요하다. 그 동안 재개발재건축이 투기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국민들에게 부정적 이미지로 각인되어 왔다. 서울의 경우 택지고갈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곳은 재개발재건축 지역 밖에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재개발재건축 시장을 죽여 놓으면 공급이 위축되어 장기적으로 공급부족에 따른 전세대란과 가격폭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재개발재건축을 시장교란의 주범으로 보고 규제만 할 것이 아니라 택지고갈이라는 현실을 인식하고, 규제를 풀어 공급을 확대하는 정책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둘째, 3기 신도시 조기건설 및 추가지정으로 서울시 주택부족문제를 보완해야한다. 서울시 주택부족문제가 심화되자 정부는 2018말부터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계양,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 3기 신도시 건설을 발표하고, 이곳에 총 30만호의 대규모 주택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3기 신도시는 2020년 지구지정, 2021년 지구계획을 거쳐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분양할 계획이며, 입주는 4~5년 후에나 가능할 것이다. 주택문제가 심각한 현실을 감안하면 입주가 너무 늦다. 빠른 공급방안을 찾아서 입주를 앞당겨야 한다.셋째, 공공임대주택의 대량공급이 필요하다. 서울시는 민선 6기 동안 공공임대주택 8만 9865호를 공급해 2017년 12월 기준 계획대비 108%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행복주택의 입주 대기 수요가 10만 명을 넘어서고, 임대아파트 입주를 위해 몇 년씩 대기하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더 많은 공급방안을 찾아야 한다. 서울시 공공임대주택 재고량은 7% 수준이다. OECD평균 재고량 8%를 목표로 공공임대주택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OECD수준 8%를 달성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최소한 OECD 2배는 되어야 안정될 것이다. 이를위해 공공기관인 한국토지주택공사, 서울주택도시공사 등은 수익성을 올리기 위해 분양주택 공급에 치중하기보다는 시장을 안정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는 공공임대주택의 대량공급에 치중해야할 것이다. 더불어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풀면서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도 함께 찾아야 한다. 현재 공동주택 재건축 사업시 전용면적 60㎡이하 크기의 주택을 일정비율 공급하도록 하는 소형주택 의무공급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재건축 사업시 전용면적 60㎡ 이하 크기의 주택을 20% 이상 짓도록 강제하고 있다. 앞으로는 공동주택 재건축 사업시 용적률을 상향해 주고, 상향된 용적률만큼 소형주택을 더 많이 공급하도록 공공임대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우리나라 부동산 투기문제는 주택부족문제에 그 원인이 있다. 특히, 서울지역에 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하는 것이 우리나라에서 투기를 잡고 주택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

2020-04-05 14:41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

[브릿지 칼럼] ‘N번방’의 비극을 낳은 왜곡된 남자다움

안미경 예담심리상담센터 대표텔레그램 박사방은 가히 엽기적인 세계다. 일반적인 성적 기호를 가진 사람이 이해하기 힘든 병적 남성성이 거리낌 없이 배설되는 곳이었고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성 착취가 벌어지는 범죄공간이었다. 소셜미디어에서 벌어진 가학적이고 끔찍한 성범죄는 그 자체로 이미 경악스럽지만 그 이면이 확인되는 운영자의 모습은 또다시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한다. 포토라인에 선 주범 조주빈은 느닷없이 유명인사 3인의 이름을 언급해서 주변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미리 준비해 온 듯 계산된 사과멘트는 사건을 정치화하겠다는 포석과 함께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는 의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지하세계에서 교주처럼 군림하던 24세의 청년은 구속된 후에도 여전히 유명인사들을 쥐락펴락했던 자신의 사기행각을 과시하며 거물로서의 존재감을 인정받길 원했다.포르노가 문제가 되는 것은 여성에 대한 폭력을 담고 있어서다. 여성 폭력 내용은 포르노 사이트의 40%에 이른다. 또 포르노 사이트의 가장 많은 검색어가 ‘Teen’(10대)이다. 어린 여성을 잔인하게 학대하는 내용이 포르노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성적학대를 다루는 사이트 연간 접속건수는 자그만치 6000만건에 이른다. 문제는 이같은 실상의 이면에 남성들의 지배욕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다. 뒤틀린 지배욕은 약자를 대상으로 하며 여성혐오로 이어진다.필 바커는 자신의 책 ‘남자다움의 사회학’에서 여성과의 경쟁에 불리해진 남성이 보상심리로 여성을 향한 폭력에 집착한다고 분석한다. 남성의 노동력에 기대왔던 경제적 토대가 지식과 정보로 옮겨가면서 남녀간 차이가 없어지고 있고 여성과 일자리를 두고 경쟁하게 되면서 나타난 남성의 경쟁심과 열등감, 자격지심 등의 발로라는 것이다.이는 남자다움이 곧 강한 남성이라는 환상을 갖는 데서 출발한다. 특히 한국은 약해보이는 데 대한 부정적 시각이 크고 그에 따른 두려움이 엄청나다. 상담을 하다 보면 많은 남성들이 자신이 약해보여 무시를 당했다거나 약하면 아무도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 여기는 걸 보게 된다. 약한 남성에 대한 피해의식이자 강한 남성에 대한 환상이다. N번방을 일부 성 일탈자의 이례적 공간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지금도 여전히 제2, 3의 박사방이 밤마다 개설되고 있고 성 착취물이 공유되고 있음이 그 증거다.N번방 사건은 우리 사회의 강한 남성성에 집착하는 병리적 특성을 극단적으로 반영한다. 스스로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종종 타인을 통해 자신을 만족시키고자 한다. 일그러진 남성성은 완력이나 권력, 돈이나 기득권으로 약자를 굴복시키는 데 집중하곤 한다.용기는 미투운동을 벌이는 여성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강한 남성이라는 환상에 갇혀 있지 말고 지금이라도 자기 모습 그대로 충분하고 괜찮음을 수용할 수 있다면 N번방의 재생성은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순응성이 여성다움이 아닌 것처럼 지배욕은 남자다움이 아니다. 엄청난 착각이며 폭력적 사고일 뿐이다. 진정한 힘은 군림이 아닌 소통하고 공감하는 능력에서 나온다. 불만족감과 고립감을 채울 곳은 N번방이 아니라 사람이다. 온라인이 아니라 체온이 담긴 따뜻함이다. 안미경 예담심리상담센터 대표

2020-04-02 14:08 안미경 예담심리상담센터 대표

[브릿지 칼럼] '중도' 포용이 총선 가른다

김우일 대우Mamp;A 대표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경제적 불안 속에서도 2년 후 대선의 풍향계가 될 총선이 국민들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정당은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정체성과 전략을 가지고 있다. 국민들도 각자의 사상과 이해관계에 따라 정당을 선택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전략을 가지고 있다. 즉 정당은 국민들을 자신의 세력으로 끌어오기 위해, 국민들은 지지할 정당에 참여하기 위해 상호 호혜적, 혹은 배타적 관점에서 측량하고 판단한다. 정당이나 국민들의 정치적 정체성을 따지면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보수, 중도, 진보라는 잣대다. 보수성향이 있는 국민과 정당이 우리 정치세력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으며, 반대편에는 진보성향이 있는 국민과 정당이 또 다른 축을 형성하고 있다. 보수와 진보 사이의 그 어디쯤에 정체성을 특정할 수 없는 중도세력이 존재한다. 필자(김우일 전대우그룹구조조정본부장)는 보수, 중도, 진보의 세 부류 가운데 특히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 볼 만한 부류가 중도라고 생각한다. 과연 중도가 무엇인가? 기존의 질서체계를 중요시하는 보수와 새로운 질서를 중요시하는 진보는 뚜렷히 가름이 되지만 중도는 어떻게 정의를 내릴 수 있을까?이도 저도 아니고, 백색도 흑색도 아닌 애매한 회색의 이념 이란게 무엇인지 분명히 떠오르지 않는다. 또 보수, 중도, 진보를 나누는 경계선이 어디에 있는지도 분명하지 않다.미국의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는 정치성향에는 진보와 보수만이 존재 할뿐 중도는 실체가 없고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치에는 어떤 세력과 세상을 정의하는 프레임이 중요한데 중도에는 그러한 프레임이 형성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중도는 실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게 레이코프의 주장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보면 한국 사회는 중도가 과반수이상을 차지하는 사회구조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더욱더 중도세력에 대한 연구 및 공략이 더 필요하다. 보수나 진보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정체성이 뚜렷해 변화가 어려운 보수, 진보보다는 정체성과 특정 짓는 프레임이 존재하지 않는 중도층을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중도층은 정체성이 없어 보수나 진보 양쪽 다  좌우 쪽으로 조금만 이동하면 쉽게 포섭하여 세력권내로 끌어올 수가 있다. 중도적인 유권자들의 표심을 가르는 것은 정통성, 정책이 아니라  인간적 유대, 신뢰, 진정성이기에 극단의 보수나 진보 논쟁은 절대 눈에 보이지 않는 중도를 포용할 수가 없다. 이와 관련해 귀매최이(鬼魅最易)라는 고사성어가 문득 떠오른다. 과거 중국 제나라의 임금이 궁 안 최고의 화공에게 물었다. “어떤 그림이 가장 그리기 어려운가?” “예, 소나 말 같은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화공이 대답했다. “그러면 어떤 그림이 가장 쉬운가?”“귀신이나 도깨비 같은 것이 가장 쉽습니다(鬼魅最易).” “ 왜 그런가?” “소나 말 같은 것은 실체가 있고 너무나 잘 아는 동물이라 그것을 보는 관점이 각양각색인바 보는 관점에 따라 어디가 더 다르게 보인다는 등 의견이 분분하지만, 귀신과 도깨비는 실체가 없고 존재하지 않기에 누구도 그 실체에 대해 왈가왈부 할 수가 없어서 그리기가 가장 쉽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가장 많고 포용하기 쉬운 중도세력을 자기편으로 끌어오는 자가 이번 총선의 최후의 승리자가 될 것이다.  김우일 대우MA 대표

2020-04-01 17:00 김우일 대우M&A 대표

[브릿지 칼럼] 또 다시 돌아온 구조조정의 시대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우리경제가 다시 위험에 처했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국제금융위기에 이어 10여년 만이다. 이번 중국발 바이러스 사태는 경제를 일시에 마비시키고 있다. 수요와 공급 모두 충격에 빠졌다. 상당한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적절히 대응할 경우 앞의 두 위기 수준에서 끝날 수도 있지만, 잘못하면 경제붕괴에 이은 장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올바른 진단이 우선이다.기업들은 매출절벽에 신음하고 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숨죽이고 있지만, 정치 이벤트가 끝나면 기업들의 줄도산과 대량실업이 이어질 전망이다. 구조조정의 아픔이 어느 정도 일지 예측하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과거에 경험해 보지 못한 사태에 모두가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개인들에게도 시련이 예상된다. 각 자가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심판대 앞에서 건강을 검증 받고 있는 것처럼 각 개인이 경제위기 과정에서 버텨내야 하는 상황이다. 수입 감소로 고통을 받는 사람도 생겨날 것이고, 일자리를 잃는 사례도 늘어날 것이다. 경제적 위기로 집을 팔거나 파산하는 불행한 일을 겪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정부는 신용경색에 대응해 막대한 돈을 시장에 풀고 있다. 경제위기 초반에는 금융마비 현상에 신속히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양적완화가 문제를 치유하는 해법은 아니다. 확장적 통화정책은 장기적으로 물가불안만 야기할 수 있다.정치인들은 경제를 살리자며 대대적인 재정지출을 주장한다. 하지만 정부가 상품권을 뿌린다고 해서 경제가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각 분야 경쟁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경제회복은 어렵다. 오히려 정부의 보조금이 빚만 늘려 민간의 부담을 장기화시킬 우려가 크다.기업들은 그동안 세금증가, 최저임금의 과도한 인상, 주52시간제 강제 등으로 활력이 떨어져 왔다. 체질이 허약해진 기업들은 이번 위기로 퇴출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퇴출위기에 몰린 사업자는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다. 정부는 부실기업이 발생한 후에 뒤늦게 자금을 투입하기보다 기업 경쟁력을 발목잡는 규제부터 사전에 없앴어야 한다. 이제라도 정부는 기업이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제도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 친노조정책과 소득주도 성장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김대중 정권은 외환위기를 맞아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고 각종 규제를 없애는 유연성을 보였다. 그 덕분에 빠른 경제회복세를 가능하게 했다. 문재인 정권도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과감히 높이고 기업들이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위기를 극복하는 시점은 각 경제주체들이 경쟁력을 회복하는 시점이 될 것이다. 다시 수익성을 확보하려면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통해 부실한 부분을 털어내고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과거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은 부실을 털지 못한 온정주의가 가져온 재앙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2020-03-30 14:35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브릿지 칼럼] 트로트 '반짝 열풍' 안 되려면

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태평양을 건너! 대서양을 건너! 인도양을 건너서라도… 무조건 무조건이야.”박상철의 ‘무조건’처럼 코로나 역풍마저 잠재우는 이 땅의 트로트 열풍이 거세다. ‘동백아가씨’ 이미자 시대를 시작으로 트로트 양대산맥인 나훈아-남진의 전성기를 거쳐 주현미, 장윤정에 이어 최근 홍진영, 송가인에 이르기까지.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는 트로트는 정통성에 트렌디한 감각을 가미해 젊은 세대까지 아우르는 음악으로 사랑받고 있다.꾸준한 인기를 누려왔지만 지금처럼 폭발적인 반응은 찾아볼 수 없었다. 트로트 돌풍의 시발점은 지난해 TV조선의 경연 프로그램 ‘미스트롯’이었으며 송가인 등의 수상자들은 트로트 붐을 발진시켰다. MBC의 ‘놀면뭐하니?’의 유재석이 트로트의 흐름을 정확히 읽어내고 ‘유산슬’이란 예명으로 ‘뽕포유’에서 깜짝 등장하고 ‘사랑의 재개발’로 트로트 인기를 더 젊게 재개발시켰다. 코로나 사태로 기죽어 있는 올해 초 후속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은 단연코 최고의 화제를 뿌리면서 임영웅 등 젊은 트로트 스타들을 배출시켰다.인생의 굴곡을 짧은 시간에 담아내는 ‘3분의 드라마’ 트로트는 왜색 시비가 항상 붙어다닌다. 하지만 전통가요로서의 뿌리를 부인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적 색채로 평가받아야 한다. 미국의 컨트리뮤직, 흑인의 블루스, 재즈가 그들의 전통음악으로 큰 틀을 형성하고 세계적으로 뻗어나간 과정을 주시해야 한다. 미국, 영국 등에서는 대학 등 학계에서 팝 뮤직 스터디(Pop Music Study)라는 하나의 학문으로 대중음악을 심도깊이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서양의 실용음악에만 치중한 나머지 트로트 전통가요는 학문적 테두리 안에서 전혀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그들의 전통가요 ‘엔카’(戀歌)를 국가적인 차원에서 보호·육성하고 있는 현실이 트로트 계승 발전에 무관심한 우리와 극명하게 비교된다.트로트 열풍이 스쳐가는 바람일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별다른 차별화 없이 뻔하디 뻔한 프로그램들만 난무한다면 트로트는 ‘반짝’ 인기에 그칠 수 있다. 트로트 가수들부터 분발해야 한다. 진부한 틀에 함몰되지 않고 시대와 흐름에 맞게 트로트 장르를 항상 새롭게 개발해야 대중화를 앞당길 수 있다. 댄스 트로트, 록 트로트 등 다양화, 세분화도 뒤따라야 한다. 경연 프로그램의 인지도 덕분에 당장 몸값이 폭등한 가수들은 1년쯤은 별다른 준비 없이도 그럭저럭 버틸 수 있겠지만 독창적인 콘텐츠, 세대를 초월하는 공감을 담은 오리지널곡을 내세우지 못한다면 신선도는 갈수록 떨어지고 과거 명성에만 의존해 겨우 연명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트로트도 K팝처럼 장기적 방향성, 전문성을 갖춘 매니지먼트가 필수적이다. 단타 위주의 국내 수입을 뛰어넘어 더 멀리, 더 높이, 더 길게 겨냥해야 한다.방송사마다 재탕 삼탕으로 트로트 우려먹기에 몰두한다면 가뜩이나 부족한 트로트의 “배터리가 다 됐나봐요”라면서 주저앉게 될 것이다. 트로트는 한때의 돈벌이가 아니다. 우리의 전통가요로서 K트로트는 K팝처럼 하나의 장르로 대접받아야 하는, 자랑스러운 문화다. 트로트의 생명력을 지속적으로 불어넣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콘텐츠로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

2020-03-29 14:43 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

[브릿지 칼럼] 특금법이 되레 毒되지 않길

최철용 브릿지블록체인연구소장중국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가 팬데믹 공포에 노출되어 있다. 경제의 바로미터인 주가지수가 바닥으로 곤두박질 치면서 암호화폐 시장도 동반 폭락장을 연출했다. 대표적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올해 신고가 대비 50% 이상 폭락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우리나라 국회에서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하 특금법)이 지난 3월 5일 본 회의를 통과했다. 이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의 권고안에 따른 법제화 과정의 첫 단추를 끼우는 작업이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된다는 것은 상식인데 과연 개정된 법률안이 제대로 관련 산업을 잘 견인하는 역할을 할 지는 알 수 없다. 특금법의 주요 내용을 보면 가상자산과 가상자산 사업자 정의, 가상자산 사업자의 신고의무, 가상자산 사업자 준수 사항 등을 담았다. 개정된 특금법은 준비기간을 감안해 1년 뒤부터 시행될 예정이다.특금법에 가상자산 사업자의 신고의무가 명시되면서 우리나라도 사실상 가상자산 사업자는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FIU가 신고를 수리하게 되었다. 신고를 하지 않고 영업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신고 수리 요건 중 핵심은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확보와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ISMS) 획득이다. 이 밖에도 대표자가 범죄 경력이 없을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금융거래 등에 포함되는 가상자산 거래 시에도 고객 확인 의무가 부여됐다. 또 고객의 자산과 사업자의 자산을 분리 보관해야 하는 것은 물론, 의심 거래 발생 시 보고 의무를 위해 고객별 거래내역을 분리해 관리하도록 했다.이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대단히 뜨거웠다. 환영과 우려가 교차하는 등 앞으로의 정부의 행보에 촉각을 세우며 관련 기업들은 조용하고 민첩하게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고자 움직이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입장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지금에라도 꼭 필요한 법이 통과되어서 다행이라는 분위기다. 특금법 통과는 거래소의 신고 허가제를 골자로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암호자산을 다루는 금융 산업이 만들어지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거래소는 가상자산이란 용어를 디지털자산으로 명칭을 변경하기로 했다.한국 유일의 블록체인 관련 사단법인인 ‘한국블록체인 스타트업협회(KBSA)’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특금법에 대한 업계 관계자들의 분위기는 싸늘하다”며 “무엇보다 가상자산에 대한 육성을 위한 특금법이 아닌 가상자산 사업을 금지시키는 효과를 갖는 법률만 제정된 점이 우려스럽다”란 의견을 내놓았다.특금법은 암호화폐 거래소의 투명한 운영 및 신규 자본 유입과 함께 블록체인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모든 법안이 관련 산업의 모든 것을 담을 수는 없다. 자칫 법안이 잘못 운용되면 자금세탁 방지가 아니라 산업 규제가 되므로, 정부는 이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규제를 이행할 수 있는 업체들은 현행 금융기관을 비롯해 전통 산업군과의 거래 기회가 확대되는 것이지만 규제를 이행하지 못하는 신규 스타트업들에게는 사업 자체를 수행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최철용 브릿지블록체인연구소장

2020-03-26 15:22 최철용 브릿지블록체인연구소장

[브릿지 칼럼] 코로나 경제위기 전방위 대처해야

박종구 초당대 총장코로나19 사태로 한국 경제가 미증유의 위기에 직면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를 능가하는 경제 쓰나미다. 하버드대 케네스 로고프 교수는 공급과 수요 동시 충격으로 진단한다.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1%로 하향조정했다. 무디스는 1.4%를 제시했다. 노무라 증권은 1.4%를 전망했지만 사태 악화시 0.2%까지 급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미국과 유럽도 패닉 상태다. 뉴욕시는 110만 초중등 학교 무기한 폐쇄를 결정했다. 독일도 인접 국가에 대한 국경을 봉쇄했다.‘공황’이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경제가 급속도로 가라앉고 있다. 한국 경제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인가. 경제 정책의 컨트롤 타워 기능이 강화되어야 한다. 외환위기 당시에는 이규성, 강봉균, 진념, 이헌재 같은 경륜 있는 경제관료들이 합심해 어려움을 헤쳐나갔다. 기업, 금융, 공공, 노동 4대 부문 개혁에 힘을 합쳤다. 금융위기 때는 이명박 대통령의 실용적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전권을 가지고 종합적인 정책조정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금융시장의 안정이 중요하다. 4000억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가 1차 방어선 역할을 하겠지만 금융시장의 신뢰가 사라지면 외환은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금융위기 당시 6개월만에 외환보유고가 500억 달러 이상 줄어든 경험이 있다. 기축통화국인 미국과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 계약이 체결된 것은 외환시장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일본과도 조속히 스와프 계약을 맺어야 한다.추경 편성 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충격이 전 경제 분야로 확산되고 있어 보다 적극적 재정 대응이 불가피하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영세 중소기업 등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 재난 기본소득 지급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전주시는 263억원을 편성해 5만여 명에게 1인당 52만 7000원을 지급한다. 재정자립도가 30%에 불과한 지방자치단체로서 상당한 도박이다. 현금지급 같은 이전지출의 재정승수는 0.2 미만이다. 경기진작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의미다.대구시처럼 기존 예산편성의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불요불급한 예산을 절감하는 재정의 생산성 제고 노력이 요청된다. 일률적 현금지급보다 자영업자, 비정규직, 일용직 등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 보다 효과적이다.일자리 대란이 우려된다. 휴업·휴직을 신청한 중소기업이 1만 2000개를 넘어섰다. 일일 평균 3400명이 휴직한다. 신규채용이 사실상 사라지고 구조조정에 착수한 대기업이 적지 않다. 두산중공업, 만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이 무급휴직, 공장 휴업, 희망퇴직 등으로 살길을 모색하고 있다. 제조업 일자리가 계속 사라지고 재정지원으로 60대 이상 일자리만 늘고 있다.세계경제포럼(WEF) 평가에서 우리의 노사협력 순위는 130위에 불과하다. 다국적기업이 호전적 노사관계를 이유로 한국을 떠나고 있다. 파업을 중단하고 경제 회복에 힘을 합치는 대승적 자세가 요청된다. 처변불경(處變不驚). 상황이 변해도 놀라지 않는다는 의미다. 차분히 코로나 확산을 방지하면서 차제에 경제 운영의 펀더멘털을 친시장, 친기업 정책으로 바꾸어야 한다. 소득주도 성장 같은 위험한 정책 실험은 그만두고 시장원리에 따른 경제 운영이 이루어져야 한다.박종구 초당대 총장

2020-03-25 14:10 박종구 초당대 총장

[브릿지 칼럼] 정치인 향한 '뭉크의 절규'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노르웨이 출신의 표현주의 화가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를 생각하면 무의식적으로 그의 대표작 ‘절규’를 떠올리게 된다. 1893년에 그려진 ‘절규’는 절규하는 자신의 내면적인 고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뭉크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모순된 삶을 살았다. 그는 5세 때 어머니를 결핵으로 떠나보냈다. 그로부터 9년 후에는 누나 역시 같은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여동생은 조현병으로 치료를 받아야 했고 그의 남동생은 서른살의 젊은 나이에 폐렴으로 사망했다. 뭉크 역시 병약해 질병이 늘 따라다녔다. 그는 첫사랑의 실패 후 반복된 사람의 배신을 겪으며 여성을 부정하고 혐오하면서도 여러 여성의 사랑을 갈망했다. 뭉크의 내면적 고통과 모순으로 탄생한 ‘절규’는 ‘질병, 불안, 공포, 죽음, 고통’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내포한다. “질병과 광기, 죽음은 내 요람 위를 맴도는 악령이었다”는 그의 고백처럼 살아가는 내내 뭉크의 삶과 예술을 지배했다. 이러한 삶을 이끈 배경에는 아버지의 영향도 컸다. 의사이자 엄격한 기독교 신자였던 아버지는 가장으로서 책임감이 없었고 아이들에게 폭력을 가하는 모순된 행동을 여실히 드러냈다. 특히 죽어가는 가족 앞에서 오직 기도만 하는 광적인 아버지는 ‘광기의 씨앗’을 뭉크에게 대물림했다.뭉크는 가족의 이른 죽음을 보며 ‘발에 물 적시지 않기, 장례식장 가지 않기, 운동하지 않기, 화초 가꾸지 않기’ 등과 같은 행동원칙을 세워 광적으로 죽음과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노력 덕분이었을까? 뭉크는 어린 시절 류머티즘으로 인한 고열과 천식에 시달린 병약한 몸으로도 그 무시무시한 스페인독감을 이겨냈다.오늘날 우리의 삶도 뭉크와 다르지 않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라는 질병으로 인해 불안, 공포, 죽음, 고통이 일상을 뒤덮었고 급기야 질병과 죽음은 우리의 요람 위를 맴도는 악령이 됐다. 전세계적으로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를 보면서 우리의 일상은 절규로 점철됐고 ‘마스크 꼭 착용하기, 병원이나 장례식장 가지 않기,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 운동하지 않기, 타인과 악수하지 않기, 혼자 밥 먹기’와 같은 광적인 행동원칙을 세워야 했다. 그러나 정작 책임감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해야 할 정부나 국회의원들은 모순된 행동들을 보이면서 국민들을 더욱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목표가 현실이 됐다.광적인 행동원칙을 세워 스스로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나 80세까지 장수한 뭉크처럼 우리도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타인의 고통을 공감하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인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기부 릴레이는 물론 의료진 파견, 구호세트 지원, 생활치료센터 제공 등 자발적인 시민의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다. 병으로 죽어가는 가족 앞에서 오직 기도만 하는 뭉크의 아버지가 아님을 우리는 증명하고 있다.절규(絶叫)의 사전적 의미는 ‘있는 힘을 다하여 절절하고 애타게 부르짖음’을 뜻한다. 현재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그러하다. 국민의 한표가 필요하신 분이라면 뭉크의 ‘절규’를 보고 공감 능력부터 키워야 하지 않을까.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2020-03-23 14:17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브릿지 칼럼] 이럴 거면 국회의원 선거 연기하자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역대 유례가 없는 깜깜이 선거가 되고 있다. 선거일이 3주 정도 밖에 남지 않았지만 유권자들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대통령을 포함해 국회 구성원을 직접 국민들의 투표로 결정하는 국민 주권은 전 세계 모두 국가가 누리는 권리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총선은 민주주의의 핵심인 선거의 진정한 의미를 꽃피우기 힘들어 보인다. 선거는 관심, 이슈, 후보로 구성된다.먼저 선거에 대한 관심과 이슈다. 참정권이 있더라도 투표장에 가지 않는다면 소중한 권리는 사라지는 것이다. 유권자들로 하여금 투표소로 향하게 만드는 강력한 힘은 선거에 대한 관심이다. 그런데 코로나 19라는 전례 없는 감염 재난으로 우리 국민들의 관심은 당장 죽고 사는 문제에 가 있다. 한국리서치가 한국일보의 의뢰를 받아 지난 1~2일 실시한 조사(전국1000명 유선RDD 및 무선가상번호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21.9%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총선의 이슈에 대한 관심도를 측정해본 결과 ‘코로나19’에 대한 관심도는 93.5%였지만 보수진영통합 등 선거관련 이슈는 41.6%로 큰 온도차가 있었다. 정당에서 앞으로 4년 간 국회에서 논의될 공약을 내놓더라도 국민들이 주목하기 힘든 환경이다.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후보자와 유권자다. 경쟁력 있고 소통 능력이 있는 후보라면 당선의 7부 능선은 이미 넘은 셈이다. 그만큼이나 후보 자신의 경쟁력이 당락에 중요하다. 정당은 유권자들로부터 환영 받고 당선 경쟁력이 있는 후보를 공정하게 잘 골라내야할 책임이 있다. 그렇지만 기대와 달리 정당들의 꼼수가 판치고 있다. 지난해 여야 몸싸움까지 벌이며 통과된 패스트트랙의 결과물인 선거법은 이번 선거가 끝나기도 전에 천덕꾸러기가 되어버렸다. 소수 정당의 정치적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해 시도된 선거법 개정이지만 결국 거대 정당의 꼼수로 막을 내리고 있는 셈이다. 선거법 개정을 애당초 반대했던 미래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이라는 위성 정당을 일찌감치 선거판에 올렸다. 그것도 모자라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비례대표 후보 순번 문제로 집안싸움에 정신이 없다.더불어민주당도 미래통합당과 다를 바 없다. 정의당과 함께 주도적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과시킨 여당이 이제 와서 그토록 비판해왔던 비례위성정당을 만들었다. 두 거대 정당이 300석 중 280여 석 가까이 독식하겠다는 몰염치다.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것이다. 정치적 명분과 도의는 온 데 간 데 없고 자기 진영의 이익만 추구하는 패거리 정당으로 전락한 모습이다. 이런 상태에서 심사한 공천이 제대로 일리 없고 비례 대표 선정이 민의를 반영했을 리 만무하다.한 번의 선택이 4년을 좌우한다. 아니 한 번의 선택이 대한민국의 운명을 갈라 놓을 것이다. 왜냐하면 코로나 19의 고통을 수습하고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야 할 21대 국회는 더 많은 숙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두 동강난 사회적 갈등을 봉합해야 하고 경제를 다시 살려야 하며 북한의 핵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누가 후보인지 조차 모르는 상황 그리고 투표소에서 감염될 지도 모른다는 공포 때문에 투표를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치를 생각이라면 선거 연기가 답이다.배종찬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2020-03-22 11:06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브릿지 칼럼] 다음 세대를 위해 장기투자하자

엄길청 글로벌 애널리스트/미래경영평론가미국의 선도로 다시 또 금리가 ‘제로금리’ 권역으로 내려왔다. 10여 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경험한 제로금리가 5년도 버티지 못하고 다시 무너져 내렸다. 사태가 쉽게 진정되지 않으면 마이너스 금리가 불가피할 정도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여력은 이제 거의 소진되었다. 기준금리가 낮은 수준이던 우리나라 역시 제로금리 권역으로 내려왔다. 경제 상황에 따라 기준금리 추가인하 가능성까지 열려있다. 과거 성장기에 기업하던 사람이면 이런 금리가 믿기지 않겠지만, 이렇게 우리의 성장잠재력은 상당히 소진된 상태다. 새로운 혁신 동력을 기업들이 만들어 내지 않으면 경제는 장기 저성장 내지는 침체국면 진입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개인들은 갈수록 기업 활동에 직접 참여하기 어려워지는 산업혁명이 진행 중이다. 자영업자들의 사회서비스 사업들도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충격으로 이전보다 훨씬 활력이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어느 정도 생활자산 기반을 다져놓은 사람이라도 금리가 제로권역에 머물면, 어떤 자산을 가지고 있든 이자나 배당, 임대료 수익이 줄게 된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충격을 생각하면, 어디에 어떻게 맡기고 운용해야 할지 선뜻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우리나라는 국내소비로만 이런 충격을 이겨낼 수는 없다. 또 그렇게 해선 미래가 없는 나라가 된다. 우리는 역시 투자와 저축으로 생산기반을 더 공고히 해야 한다. 국민들의 생각의 전환과 행동의 수정이 꼭 필요하다. 바로 단기이익과 단기차익에 대한 기대감의 완화이다.우리 부동산시장이 항상 정부의 강한 규제와 감시 아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단기매매 기질이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분양권이나 청약통장을 거래할 정도로 단타가 기승을 부리는 나라다. 내 집 장만을 통해 국민들의 재산형성을 위한 장기저축시장의 기반 위에서 나온 제도인데 시장에서는 이를 딱지로 보고 거래를 하고 돌리기를 한다. 주식도 우리나라 투자자의 단기회전 매매는 압도적이다. 1980년대에만 해도 우리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을 평균 2개월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당시 미국은 평균 보유기간이 1년이 가까왔다. 대형 전문투자가의 자산관리 안전시스템을 위해 도입한 선물옵션 시장을 개인이 들어가 작은 돈으로 레버리지 투기거래로 주도하는 나라가 우리나라다.그러나 이 엄중한 인류적 코로나바이러스 비상사태는 그 이전과 이 이후가 너무도 다를 것으로 보인다. 초단기적 금융수익이나 매매차익은 아주 오랫동안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만일 누가 이전처럼 지속적으로 기도한다면 시장참가비용으로 인해 엄청난 손실을 누적적으로 보게 될 것이다.원래 이슬람 국가의 금융회사는 이자가 없다. 이제 선진국들의 은행들도 거의 이자가 없다. 우리도 그런 나라로 이제 서서히 들어간다. 돈은 빌려준 사람도 이제는 빌린 사람의 성장과 미래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모두 미래의 시간이 만들어내는 일이다. 그래서 장기이자는 단기차익보다 수익의 사회적 정당성을 갖는다.오늘의 인류적인 대 혼돈의 시간이 지나가면 우리 모두 다시 ‘장미정원’으로 가자. 장기저축과 미래투자가 싹 트는 과학기술의 RD 나라와 활기찬 창의력 사회로 가자. 이제 우리 젊은 후배들에게 나라의 꿈을 키울 시간을 주자. 돈을 맡기고 투자한 선배들은 원금의 소망만 갖자.엄길청 글로벌 애널리스트/미래경영평론가

2020-03-19 14:12 엄길청 글로벌 애널리스트/미래경영평론가

[브릿지 칼럼] 내수 활성화, 건설에 답있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본부장코로나 19 사태가 우리나라의 진정세와는 달리, 전 세계적인 확산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팬데믹 쇼크’로 세계적인 전염성 확산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의 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금번 코로나의 후유증으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1%대 초반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0%대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국제신용평가기관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그야말로 1998년 IMF 외환위기,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에 이어 광범위한 불황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최근 한 달 사이에 우리나라 큰 기업들의 공장이 멈춰섰고, 서울을 비롯한 도시의 주요 상업시설에는 지역민들의 발길이 끊어졌다. 초기 금융시장에서의 불안정으로 나타나던 경제 상황은 본격적인 실물경제 악화로 나타나고 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우리나라 경제의 펀더멘털이 IMF나 금융위기 시기에 비해 튼튼해져 있어 최악의 상황까지 가지는 않을 거라고 말하고 있지만, 가계와 영세자영업자들, 더 나아가 정유, 화학 등 기간 산업에 이르기까지의 최근 생산 및 소비 등 감소세를 감안하면 어떠한 상황으로 전개될지 가늠하기 힘들다.정부는 발빠르게 코로나로 인한 추경 11.7조원을 편성하였다. ‘수퍼 추경’이라고는 하지만, 당장의 감염병 방역 인프라 확충 및 긴급한 민생, 고용안정 및 코로나 19 피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회복지원에 투입하는 예산들이다. 실제로 최근 지속적으로 침체되고 있는 실물경제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적 대응은 아직까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이러한 우려 속에 건설산업의 침체는 우리 경제의 침체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공사 중지 등으로 인한 건설기업과 건설 근로자 등 건설산업 자체의 문제는 차지하더라도 내수 활성화에 있어 건설산업은 생산 및 고용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산업이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1월초까지 경기하강에 따른 대응책으로 건설투자 확대를 통해 내수경기 활성화하겠다는 투자계획을 잇달아 발표한 것도 이 때문이다.이러한 가운데, 코로나 19로 인하여 당초 예정되었던 투자의 조기 집행계획들이 후순위로 밀리고, 석유화학 등 제조업, 조선업, 항공산업 등과 함께 건설업이 동반 침체 될 경우, 가히 우리 경제가 맞게 될 위기 상황은 상상하기조차 힘들다.경제 상황이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불황으로 치닫지 않도록 내수경기 부양을 위한 건설투자의 조기 집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지역 경제 회복에 파급영향이 큰 건설사업들이 조기에 착공되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민의 소득 증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이와 함께 금번 코로나 19 대응에서 나타난 공공 의료시설의 부족 문제는 그만큼 우리의 생활에 필수적인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러한 측면에서 금번을 계기로 지역에서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인프라의 공급에 대한 논의도 심도 있게 논의되어야 한다.지금의 경제 침체는 다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위기로 보는 것이 맞다.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대응 정책 추진이 요구되는 이유다.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본부장

2020-03-18 14:40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본부장

[브릿지 칼럼] 광대의 몸짓으로 연출해라

김시래 정보경영학 박사·트렌드라이터피그말리온은 자신이 만든 조각과 사랑에 빠진다. 그는 조각상이 아내가 되는 것을 꿈꾼다. 신은 그의 헌신적 사랑에 감동해 조각상을 살아있는 여인으로 만들어 둘은 결혼에 이른다. 정신을 집중해 어떠한 것을 간절히 소망하면 불가능한 일도 실현된다는 것을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라고 한다. 이른바 긍정의 힘이다. 반대로 ‘스티그마 효과(Stigma effect)’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평가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이 두 가지 심리 효과는 자신이나 타인에 대한 기대감이 사람의 운명에 미치는 영향을 잘 설명해준다.여기 두 장의 사진이 있다. 한 장은 교복을 입은 여고생이다. 또 한 장은 같은 여학생인데 역도를 하고 있는 사진이다.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역도복을 입은 사진의 경우 교복을 입은 사진보다 주인공의 몸무게가 5㎏가량 더 무겁다고 대답했다. 교복을 입은 사진을 보고는 조금 통통하다고 했는데 역기를 드는 사진에선 나보다 무거울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 기대 조건이 달라지면 대상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 이 결과는 같은 콘텐츠라고 해도 긍정적인 기대감을 조성할 수 있다면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대의 관심을 정점으로 끌어 올린 후 솔루션을 제시하면 설득 효과가 극대화된다.잠시 인류의 진화에 가속도를 붙인 스마트폰의 탄생 시점으로 돌아가보자. 그 날 청중들은 애플, 아니 스티브 잡스에게 3가지 제품을 기대하고 있었다. 성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아이팟과 휴대전화와 인터넷이다. 그도 처음엔 그렇게 시작했다. “우리는 오늘 3가지 제품을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첫 번째 제품은 터치 제어부를 지닌 와이드스크린 아이팟입니다. 두 번째 제품은 혁신적인 휴대전화입니다. 세 번째 제품은 획기적인 인터넷 커뮤니케이션 기기입니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그가 청중의 기대감을 증폭시킨 연출 방식이다. 그는 “아이팟, 휴대전화, 인터넷“을 반복해서 열거했다. 화면에선 빙글빙글 돌아가는 세 가지 제품이 보였다. 이 때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 사람들은 기대감으로 침을 삼켰다. 세 가지 기기의 놀라운 기능과 성능을 하나하나 설명해 줄 것을 예상했다. 하지만 잡스는 청중들의 기대감을 다시 한번 폭발시켰다. 하나의 기기에 이 세 가지를 모두를 담았다고 알린 것이다. 그리고 그 이름을 아이폰이라고 선언했다. 청중들은 탄성을 터트렸고 아이폰은 21세기를 뒤바꿀 신화에 등극했다.이것이 프레젠테이션 천재의 기대감 연출법이다. 그는 기대감을 만들고 지우고 다시 끌어올렸다. 사람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한 것이다. 기대감으로 가득 찼던 그 쇼는 2007년에 벌어진 일이었는데 그 순간은 단 30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청중의 궁금증과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그의 연출력은 무대 연출가처럼 탁월하다. 아이팟 나노의 탄생을 알리는 프레젠테이션에는 청바지의 작은 주머니가 그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아이팟이 청바지의 큰 주머니에 필요한 제품이라면 그 주머니 위쪽에 붙어있는 작은 주머니를 위해 아이팟 나노가 탄생했다고 말한 것이다. 그리곤 카메라를 불러 그 작은 주머니로 손가락을 넣어 아이팟 나노를 꺼냈다. 그가 맥북에어를 세상에 소개한 방법도 기발했다. 맥북에어가 가볍고 슬림하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렸을까? 서류 봉투에서 꺼냈다. 한방에 끝내 버린 것이다. 물론 설득의 핵심은 제안의 내용이다. 그러나 상대의 기대감을 고조시키는 연극적 요소와 결합시키면 상대의 열광적인 반응과 흔쾌한 거래가 급물살을 탄다. 먹기 좋은 떡이 보기 좋은 찬합에 담긴다면 금상첨화다. 광대의 몸짓으로 그들을 압도해라.김시래 정보경영학 박사·트렌드라이터

2020-03-16 14:12 김시래 정보경영학 박사·트렌드라이터

[브릿지 칼럼] 금융상품자문업 정착 하려면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선거를 코앞에 둔 20대 국회가 한 건 했다. 지난 5일 금융소비자보호법(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9년간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2011년 박선숙 의원이 제안하고 이듬해 정부안도 나왔지만 국회 임기만료로 두번이나 자동 폐지됐다가 20대 국회가 문을 닫기 전 극적으로 통과됐다. 세 명의 대통령을 거친 기간이다.이 법은 제대로 알지 못하고 복잡한 금융상품에 가입한 소비자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규제체계를 정비하고 피해예방과 회복을 위한 취지로 탄생했다. 9년이나 법안이 낮잠자는 동안 2013년 1조원대의 사기성 기업어음(CP)을 발행해 수만 명의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힌 동양증권 사태가 터졌고, 작년에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가 터져 3600여명의 투자자가 수천억의 손실을 입었다. 지금도 ‘라임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진행 중이다.그간 논의된 논점 중 집단소송제는 도입되지 못했고, 금융소비자가 입은 손해액의 3배까지 배상토록 하는 징벌적손해배상제는 금융사가 취한 이익의 50%까지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변경됐지만 첫술에 배부를 리 없다. 이제는 모든 금융상품에 대한 규제가 시행돼 불완전 판매(상품에 대한 설명이 미흡하거나 속이는 경우 등)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고 사후구제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가 도입됐다. 늦었지만 반길 일이다.이번 제정법에서 도입된 내용 중 중요한 것은 금융상품자문업의 제도화다. 금융회사나 금융회사 상품의 판매 대리·대리업자는 상품의 권유나 설명을 함에 있어 판매 제고 쪽으로 나갈 경향이 있다. 반면 그 대척점에서 객관적 시각으로 개개 가입자의 사정에 맞는 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자문하는 자문업의 도입이 이 법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핵심 중 하나다.그간 국내에는 예금, 대출, 투자·보험상품 등에 관한 전문 자격제도가 존재했으나 자격을 취득한 전문가들이 상담을 업(業)으로 할 법적 근거가 미약했다. 자격이래야 ‘취업 스펙용’이나 ‘승진 가산점용’ 정도였다 보니 ‘장롱 자격’에 불과했다. 자격이 있어도 비용을 받고 자문하게 되면 자칫 변호사법 위반 시비에도 휘말릴 수 있었다.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국가공인신용상담사, 각 금융협회 등이 주관하는 전문자격을 취득한 전문가가 수만 명에 이른다. 이제 이들이 합법적 자문업자로 활동할 공간이 제공됐으니 상품공급자인 금융회사가 제공하는 정보 뿐 아니라 제3자인 자문업자가 금융소비자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 소비자의 객관적 판단과 선택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일자리도 생기는 것이니 일석이조다.사후 처벌강화가 피해 예방적 기능이 있지만 사전예방에 비할 바 못 된다. 금융기관의 불완전판매로부터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예방적 차원의 금융상품자문업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자문업자의 질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자문업 등록과 관련해 정기적 보수교육과정을 둬 전문성을 확보하고 윤리교육과정을 필수화해야 한다. 미국의 재무설계사 제도가 자격시험 요건으로 ‘윤리’를 맨 앞에 내세우고 있는 점은 초점을 어디에 맞춰야 할지를 시사한다.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

2020-03-15 15:02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

[브릿지 칼럼] 준비해야 보이는 가상현실

권희춘 한국창의과학진흥협회 회장최근 MBC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에서는 장지성씨가 혈액암으로 갑작스레 떠나보내야 했던 7살난 딸을 VR(가상현실) 속에서 만나 소통하는 모습을 그렸다.“나연아, 잘 있지? 엄마는 나연이가 보고 싶었어. 나연이 안아보고 싶어.”3년 전 세상을 떠난 딸과 가상현실에서 만난 엄마 장지성씨는 흐느끼며 이렇게 말했다. 화면 속에서 장씨의 딸이 다시 태어나 엄마와 즐겁게 대화하는 장면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인 가상현실. 현실이 아닌 가상의 환경에서 오감정보를 제공한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은 컴퓨터를 이용해 구축한 가상공간 또는 증강현실 공간 내에서 사용자가 시각, 청각, 촉각 등 오감을 활용해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한다. 공간·시간·물리적 제약이 없어 현실 세계에서는 접하지 못하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우리의 세상은 너무나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을 기반으로 물리적으로는 닿을 수 없는 곳에 실제로 방문한 듯한 느낌을 주는 실감형 신기술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요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많은 기업과 기관 등에서는 재택근무를 권장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2차원 화면으로 대화를 하고 문서를 주고받는 것은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는 것과 비교해 현장감이나 몰입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가상현실은 이제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넘어서 교육이나 체험, 현장체험 활동 등의 영역으로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안전 분야나 숙달된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분야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통한 교육용 콘텐츠를 필수적으로 채택해야 하는 시점이다.공군은 최신예 전투기의 운영과 조종사 양성교육을 위하여 가상훈련시스템을 도입했다. 육군사관학교는 가상환경에서 실제로 소총사격이 가능한 시스템을 통해 상시 사격훈련과 평가가 가능하도록 운영을 하고 있다.의료 분야에서는 시신을 통한 인체해부를 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니 가상환경에서 인체의 해부와 수술 같은 교육과 훈련도 가능하리라고 생각한다. 경찰의 총기사고 예방을 위하여 실탄을 사용하는 권총 사격 훈련을 대신해 가상 실총 사격으로 언제든지 사격 연습과 훈련을 진행하는 실감형 사격장도 설치·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영화 ‘피리부는 사나이’에는 인질극과 같은 위기상황에서 협상전문가 투입 전 인공지능 교육시스템을 통한 가상 훈련으로 미리 연습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향후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개발해야 하는 VR콘텐츠다.미래는 빠르게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짧은 시간 안에 수많은 데이터를 집중적으로 학습하는 시대. 이게 바로 우리의 현실이다.‘Chance favors only the prepared mind(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 루이 파스퇴르가 한 말이다. 이 말처럼 멀지 않은 미래에 대비해 초고속 네트워크 환경에서 좀 더 현실감이 있는 VR콘텐츠의 개발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권희춘 한국창의과학진흥협회 회장

2020-03-12 14:33 권희춘 한국창의과학진흥협회 회장

[브릿지 칼럼] 영화 '기생충'과 판박인 한국산업구조

김우일 대우Mamp;A 대표우리나라 영화인 “기생충”이 2020년 미국 최대의 영화상인 아카데미상 4관왕을 차지했다.자본주의의 인간계층간의 불평등에 따른 갈등과 모순을 시종 적나라하게 표현한 모습에 많은 영화인과 영화팬들이 공감한 것이다.필자(김우일 전 대우그룹구조조정본부장)도 지난해 ‘기생충’을 관람했다.반지하에 사는 빈곤한 가족의 한 일원이 우연한 기회로 부자의 한 일자리를 얻게 되자 이에 그치지 않고 가족전체가 끝까지 이 부자로부터 나올 수 있는 일자리를 얻기 위해 온갖 위선과 거짓을 일삼아 기존에 있는 다른 빈곤층을 배제하고 모든 일자를 독점한다. 그 밑에는 또 다른 극빈층이 기생충같이 붙어 살고있다. 이 빈곤한 가족과 극빈층간에 서로의 영역을 지키기위해 벌어지는 쟁탈전은 서로를 죽이게 까지 만드는 극한상태까지 치닫는다. 이 영화의 결말은 빈부간은 물론이고 빈곤층 내부에서도 근본적인 이해조정과 치유가 쉽지않다는것을 보여준다.영화를 보고 개인차원적으로는 현재 우리나라에서의 산업구조를 보면 딱 들어맞는 느낌이 들었다.우리나라의 현재산업구조는 대기업을 정점으로하는 피라미드식구조로 부가가치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구조다. 이른바 낙수효과(TRICKLE DOWN EFFECT)다.대기업은 수많은 하청 중소기업을 거느린 계열연쇄구조를 가지고있다. 개수로는 10%가 대기업이고 나머지90%가 중소기업이지만 소득의 50%이상을 대기업에서 창출하고 나머지를 중소기업에서 창출한다. 대기업에서 창출하는 소득이 하청중소기업에 분배되는 방식으로 소득이 이전된다.해방후 가난한 독립국가에서 잘사는 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거대 대기업을 중심으로 선단형식의 산업구조를 먼저 형성할 필요가 있었다. ‘보다 빠르게 보다 효율적으로’ GDP성장을 위해서는 거대대기업을 육성하여 수출국가로서 자리잡는 것이 급선무였다.이처럼 태생이 대기업위주로 편성된 한국산업구조는 단기간 내 전체파이는 크게 늘렸지만, 소득의 불균형을 일으켜 양극화가 일상화가 되었다.부의 흐름이 공정하지 못하니 불공평한 사회구조가 더욱 심화되기 마련이다대기업이 일으킨 소득이 1차벤더, 2차벤더, 3차벤더, 수십차벤더까지 하청으로 내려가는 산업구조는 아래 계층으로 내려갈수록 분배가 불공정하게 이뤄질수있는 가능성이 크다.이런 우리나라의 기형적인 산업구조형태를 보면 영화 기생충에서 보는 상황과 너무 흡사하다.먼저 중소기업은 자체적인 기술혁신과 창출보다는 대기업에 하청식으로 붙어야만 생존이 가능하다. 둘째,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물량을 따기 위해서 온갖 술수와 위선을 가장하여 생명을 걸고 덤벼야 한다. 셋째 경쟁자인 중소기업끼리의 모함과 경쟁이 치열하다.넷째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기생해 생존하면서도 대기업의 문화를 이해하지못하고 배격시하고, 대기업은 또 이 하청중소기업에서 착취를 관행으로 삼아 소득의 역이전을 도모하기도한다.우리는 이러한 불공정하고 기형적인 산업구조를 하루빨리 청산해야한다. 개체수로 90%인 중소기업이 소득의 90%를 차지하는 공정한 산업게임룰과 고유영역을 토착화시킨다면 우리가 처해있는 소득의 극양극화를 다소나마 지양할 수 있지 않을까.필자가 중소기업을 컨설팅할 때마다 더 이상 다음과 같은 중소기업경영자의 애걸호소가 없어지길 바란다, “딴 거 다 필요없어요. 대기업물량만 따게 해주세요.”김우일 대우MA 대표

2020-03-11 17:00 김우일 대우M&A 대표

[브릿지 칼럼] 車업계 코로나19 한파 극복하려면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국내 산업의 여파가 심각하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창궐하는 펜데믹을 예견하고 있어서 더욱 걱정은 앞선다. 식당은 90% 이상이 매출이 줄고 있고 사람이 모이는 백화점이나 영화관 등 모든 시설이 개점휴업 상태다. 자동차 업계도 마찬가지다. 신차 행사는 이미 생략돼 온라인으로만 선전하고 있을 정도다.사전 예약과 더불어 지속적인 신차 판매는 가장 중요한 홍보와 마케팅 방법이다. 하지만 현재는 중요한 기회를 모두 놓치고 손을 놓고 있을 정도다. 얼마 전 중국발 부품 공급의 미비로 국내 제작사의 자동차 생산 중지와 가동이 반복되고 있었으나 이제는 대구와 경북 지역에 있는 자동차 부품사를 중심으로 원활치 못한 부품 공급은 물론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자동차 공장 정지가 현실이 됐다. 신차 판매도 되지 않는데다 생산의 진행도 원만치 못하여 그나마 예약된 소비자에게 신차 공급도 어렵게 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팎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이러한 상황에서 신차 판매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쉽지 않다. 적절한 마케팅 전략과 홍보도 마땅치 않고 직접 소비자나 기자를 직접 모으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유일한 방법은 온라인 판매와 홈쇼핑 판매로 대표되는 비접촉식 홍보다.코로나19로 인한 일상생활 중 발생한 큰 변화 중의 하나가 바로 이동수단으로, 대중교통보다 자가용 이용이 늘었다. 실제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만큼 대중교통수단보다 독립성이 보장된 자가용 이용을 권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까운 거리도 승용차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마침 정부에서도 소비 촉진을 위하여 승용차 구입 시 개별소비세 인하 등 다양한 인센티브 정책을 진행하는 만큼 제작사는 그 흐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제작사는 정가보다 낮은 할인율을 적용하여 소비자를 유혹하고 더욱 다양한 무상 A/S기간을 늘려 최고의 영업 전략을 마련하는 것은 기본일 것이다. 국산차뿐만 아니라 수입차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특화된 인센티브를 기반으로 파격적인 전략을 온라인과 홈쇼핑 판매에 녹여야 한다.예전 수입차의 경우도 신차 인센티브를 강화하여 홈쇼핑에서 여러 번에 걸쳐서 매진한 사례가 있다. 중고차와 달리 신차는 품질에 대한 걱정이 없고 제작사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도 좋아서 타사 대비 경쟁력 있는 마케팅 전략을 내세운다면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신차 시승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하여 완전히 세정한 신차를 소비자가 원하는 지점으로 딜리버리 서비스를 통하여 만날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비접촉 영업 전략을 함께 구사하면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올해는 전반기뿐만 아니라 후반기를 포함하여 1년 장사가 모두 망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렇다고 신차 출시를 무작정 연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현 시점에서는 최적의 마케팅 전략을 전격적으로 구사해야 한다.결국 판매 포인트는 비접촉 영업과 타사 대비 강력한 인센티브 전략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비접촉 특성을 고려해 자가용 이용을 최대한 유도하는 것이다.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마케팅 전략과 홍보 마인드가 요구되는 시기이다.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2020-03-09 14:03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브릿지 칼럼] 인생 2막, 걱정이 밥 먹여줍니까

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오랜만에 동창회 모임에 나갔다. 퇴직한 지도 벌써 7~8여년이 지나서인지 모두 그런대로 은퇴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었다. 막걸리 한 순배 돌고, 취기가 오를 때쯤, 한 친구가 얘기를 꺼냈다. “지금까지 걱정을 너무 많이 하고 산 것 같다. 특히 퇴직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걱정을 많이 하였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지나친 기우였다.” 그렇다. 은퇴 전보다는 못하지만, 당시 걱정한 것에 비하면 그래도 잘 지낸다는 얘기였다.우리의 은퇴에 대한 인식은 매우 부정적이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은퇴하면 경제적 어려움, 두려움, 외로움이 바로 떠오른다고 한다. 가장 걱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뭐니 뭐니 해도 ‘돈’이다. “100세까지 살 수 있다는데 40년 이상을 뭐 먹고살지?”, “노후 비용으로 최소 7억원이 필요하다, 국민연금이 고갈된다는데 어떻게 살아가지?” 등으로 이어지는 돈과 관련된 걱정이다. 고령화 속도는 빠르고, 노후 준비는 미흡하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 그래도 지나친 걱정은 금물이다.심리학자인 어니 젤린스키는 저서 ‘모르고 사는 즐거움’에서 걱정의 40%는 절대 일어나지 않고, 30%는 이미 일어났거나 돌이키기에 늦은 일이고, 22%는 굳이 걱정 안 해도 되는 사소한 일, 4%는 대비가 불가능한 일이라 한다. 나머지 고작 4%만이 우리가 대처할 수 있는 진짜 걱정거리라고 하니, 걱정이 얼마나 쓸데없는 일인지 짐작할 수 있다.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세상에 하물며 수십 년 이후를 예단하고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노후 자금도 그렇다. 과연 그렇게 많은 돈이 필요할까? 은퇴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금액은 어디까지나 통계적인 평균치로 다소 과장된 측면이 많다. 소득수준, 거주 지역, 가치관, 생활방식 등 개인이 처한 상황이 제각각 달라 일괄 적용엔 무리가 있다. 따라서 이런 공포 마케팅에 주눅 들거나 겁먹지 말자. 물론 적당한 걱정은 자신을 긴장시키는 장점은 있지만, 과도한 걱정은 시간만 허비한다.그런데도 정작 은퇴가 다가오면 걱정을 하고 두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가오는 인생 2막의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잘못된 정보로 지레 겁을 먹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련 지식을 공부해야 한다. 지자체나 평생교육 기관에서 운영하는 생애 설계 교육을 수강하는 것이 그 방법의 하나다. 그리고 걱정 대신 고민을 하자. 고민은 걱정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불안한 감정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꾸는 마음의 활동이다. ‘은퇴는 자신에게 어떤 의미이며, 은퇴 후 누구와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라는 진지한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보자. 답변을 찾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어떤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도 만들어 보자. 필요한 지식이나 부족한 역량이 있다면 학습으로 충전한다. 앞서 경험한 선배들의 성공 혹은 실패의 경험을 본받자. 멘토를 선정하여 수시로 조언이나 피드백을 받으면 자신감이 생긴다. 두려움도 사라진다.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은퇴자들은 숱한 고민만 하다 나이가 많다는 핑계로 시도조차 하지 않거나,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은퇴한 후에도 40년을 더 살아야 하는 100세 시대다. 지금 시작해도 절대 늦지 않다. 걱정보다는 학습과 고민을, 고민 후에는 계획 수립과 실천을 해야 한다. 걱정은 현재의 시간을 낭비하고 미래의 기회까지 망친다. 은퇴 시에 너무 걱정하지 말자.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

2020-03-08 14:51 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

[브릿지 칼럼] 괴담 잊게 하는 미담들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코로나19 광풍이다. 준 전시 상황이다. 어렵고 각박하고 불안하고 두렵다. TV뉴스 화면에는 며칠째 마스크를 구하려는 인파대란이다. 이에 정부에선 마스크 판매업자의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또 생산업자도 생산량의 10% 이내로 수출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내놨지만 때늦은 대책이란 시각이 팽배하다.이래도 여기저기서 측은지심(惻隱之心)의 따뜻함이 넘치는 나라가 한국이다. 먼저 이른바 ‘찾탕(찾아가는 목욕탕)’의 운영자인 대리기사 이대유(58)씨 스토리다. 그는 2018년 7월부터 종각역 근처에서 매주 일요일과 공휴일마다 노숙인을 위해 ‘이동식 목욕탕’을 운영한다. 찾탕은 2.5t 트럭을 개조해 만든 공간으로 1인용 샤워부스와 탈의실이 마련돼 있다. 물탱크와 보일러 펌프도 갖춰 따뜻한 물로 목욕이 가능하다.디자인을 전공한 이씨는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다니던 회사가 문을 닫고 동시에 아내까지 지병을 얻자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힘들었다. 이씨는 2018년 사업을 접고 대리운전기사 일을 시작했다. 직업 특성상 노숙인을 자주 마주쳤다. “목표는 나눔 아닌 자립(自立)”이라고 늘 생각하며 찾탕을 운영하고 있다.코로나19 치료병원에는 시민들의 응원메시지가 뜨겁고 경북도와 대구광역시 등 지방정부와 후원기관에는 기부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피겨여왕’ 김연아는 1억원을,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도 1억원을 대구 동신병원에 기부하며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연예인 한효주와 마동석 등이 1억원씩을 쾌척했고 강호동, 공유, 권상우 등 수십명의 연예인들과 스포츠스타들이 기부행렬에 참여하고 있다. 또 한샘은 사랑의 열매에 10억원을, 금복주(주), 금복문화재단은 경북도에 성금 10억원을 쾌척하는 등 수많은 기업들 역시 측은지심을 발휘하고 있다.코로나19를 극복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진단키트’가 있다. 유전자 진단시약개발 제조업체인 씨젠(천종윤 대표)은 24시간 걸리던 진단을 6시간대로 획기적으로 줄인 코로나19감염 진단키트를 이번에 개발·성공했다. 현재 코젠바이오텍 등과 함께 국내 수요를 감당하고 있다.“우린 제대로 된 검사시트도 없다.” 이 메시지는 미국 뉴욕시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내과의 맷 메카시가 CNBC ‘스쿼크박스’ 인터뷰에서 통탄스레 한 말이다.그렇다. 한국은 코로나19의 검사·진료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진단키트와 의료진을 보유하고 또 따뜻함이 넘치는 온정의 나라다. 코로나19 광풍을 빠른 시일내에 극복할 것이다.그러기 위해서는 한 가지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 있다. 질병관리본부(질본)에서 공무원 조직과 전문가들이 유기적으로 신속한 협력의 성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 대한의사협회 한 고위 인사는 “질본의 본부장에게는 인사권도 예산권도 없다. 질본에는 1급자리도 없고 국장급은 대부분 행시 출신들이 차지하고 있다. 2015년 38명이 숨진 메르스 사태 이후 감사원 감사에서 행시 출신 공무원들은 대부분 빠지고 의사 출신들만 징계를 받았다. 이런 식으로 하면 누가 사명감을 갖고 감염병 대응에 몸을 던지겠느냐”고 반문했다.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2020-03-05 14:52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브릿지 칼럼] 은퇴대국, 여전히 용감한 남편들에게…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2020년은 인구학적으로 꽤 유의미하다. 70만을 웃도는 베이비부머(1955~63년생)의 선두세대부터 65세에 진입한다. 요컨대 초고령사회로 성큼성큼 다가선다는 의미다. 베이비부머란 타이틀답게 덩치는 크다. 매년 70만~80만명이 법적 고령인구(65세)로 편입된다. 지금까지의 늙어가는 속도·범위와는 비교되지 않는 넓고 빠른 변화다. 순식간에 젊음은 늙음으로 대체될 수밖에 없다. 준비상황은 실망스럽다. 정부도 가계도 당면이슈에 밀려 은퇴대국의 마중전략은 없다. 충격은 본인 몫이다. 각자도생이다. 와중에 남은 인생은 평균으로만 ±20년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역시 급한 쪽은 남자다. 은퇴생활의 약자일 확률이 높아서다. 주지하듯 고령·수축사회는 모계사회다. 고성장기에 위력을 발휘했던 남성중심성은 설땅이 줄어든다. 하물며 은퇴남성은 더더욱 적자생존의 게임법칙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장기간 직장생활 위주로 살아온 회사인간에게 은퇴생활은 그 자체가 위협·도전적이다. 장기숙련의 전문성은 은퇴이후 발휘할 곳도 반기는 곳도 드물다. 전근대적·남성우월적인 주도권을 고집한다면 더 그렇다. 시대는 변했다. 그것도 획기적이다. 옛날만 떠올리기엔 여명이 길어졌다. 필요한 건 변신이다. 생존과 성장을 위한 유일방책이다.실상은 힘들다. 은퇴남편은 모두에게 낯설고 어렵다. 그럼에도 품어안을 여유는 없다. 봐줄 수도 없거니와 챙겨줄 수도 없다. 자신보단 가족을 위해 돈 버는 기계로만 한평생 살아왔다 내뱉어본들 먹혀들 여지는 적다. 유효기간은 끝났다. 그땐 맞아도 지금은 다르다. 그럼에도 은퇴남편 대부분은 변신에 소극·회피적이다. 여전히 용감하고 아직도 굳건하다. 현역처럼 주장하고 왕년처럼 요구한다. 얻어지는 건 없다. 패색은 짙어지고 생활만 쪼여진다. 갈수록 황혼이혼·졸혼제안만 현실화될 따름이다. 결국 변해야 산다. 생각도 행동도 변신할 때 은퇴남편의 존재감·정합성이 강화된다.주변엔 벌써 과락점수의 은퇴남편이 목격된다. 몇몇 풍경을 보자. 먼저는 삼식이다. 하루세끼 집에서만 먹는다. 본인이 해먹으면 천만다행. 퇴화생물답게 달라진 아내의 속내도 모른채 밥달라 요구한다. 대단히 용감하고 무모한 장면이다. 추잡하고 신경질적이거나 흔적도 잘 남긴다. 외출은 없고 웬만하면 집에서만 서식한다는 점도 포인트. 남겨진 가족에겐 신경에 거슬리고 불편한 상대다. 외향적인 캐릭터가 조심할 건 취미다. 일 없는 남편의 고가취미는 아내에겐 최악이다. 친구만 챙기는 은퇴남편도 마찬가지. 대체적으로는 엉망진창·독불장군으로 요약된다. 일상생활은 어리바리에 의사소통이 막히는 것도 일상다반사다. 그나마 폭력·불륜의 유죄확정 남편보단 낫다.어려운 변신만큼 효과는 짭짤하다. 쪼개지지 않으니 금전부담을 덜고, 즐겁게 사니 신체·심리적인 건강유지도 가능해진다. 가화만사성이라고 외부활동도 원활해진다. 독거공포가 주니 생활만족은 저절로 커진다. 무엇보다 용감히 버티는 은퇴남편에게 던져질 ‘이가 서말’의 불행경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작은 변신의 큰 보답이다. 상황이 이런대도 변신에 주저하면 방법이 없다. 인생행복의 90%는 은퇴생활이 좌우한다. 공은 은퇴남편에게 넘어갔다. 이제 남은 건 선택뿐이다.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

2020-03-04 14:21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

[브릿지 칼럼] 코로나19로 달라진 일상, 심리적 면역력이 관건!

안미경 예담심리상담센터 대표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며 천문학적 경제손실과 실체 이상의 공포감을 야기하고 있다. 의학전문가들은 이번 코로나는 공기가 아닌 접촉에 의한 감염이라서 마스크 쓰고 손 잘 씻으며 사람들과의 접촉만 피하면 막을 수 있고 전염력은 강하나 치사율은 낮은 편이라고 진단한다. 하지만 급속도로 퍼져가는 사태의 심각성 속에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패닉상태에 빠져들고 있어 걱정이다. 일차적으로 감염을 막는 것이 중요하지만 사회적으로 팽배한 불안과 공포 다스리기도 시급하다. 일례로 확진자가 되는 순간 감수해야 하는 일련의 과정들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공포스럽다. 신용카드 사용내역이나 이동경로가 드러나고 이름 대신 번호로 불리는 기피대상이 된다. 어찌될지 모르는 생사의 상황을 혼자 견뎌야하는 격리과정은 당연한 치료과정이지만 두려울 수밖에 없다. 면역력이 약한 노인들의 경우 심리적으로도 취약한 편이다. 특히 가족 없이 홀로 지내는 이들은 ‘코로나19보다 적막한 집이 더 무섭다’며 외로움이라는 정서적 고통을 더 못견뎌 한다.  코로나는 감염병이다. 감염병이 유행할 경우 누구나 불안과 스트레스를 느낄 수 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과 혼자라는 외로움, 특정 대상이나 기관에 대한 분노는 물론 내가 잘못한 사람처럼 느껴지는 죄책감과 수치심을 갖기도 한다. 이런 불편한 감정에서 벗어나고픈 마음은 종종 누굴 탓하고 의존하는 행위로 이어지곤 한다.특정 대상에 대한 혐오 표현이나 허위정보가 범람하는 것은 그런 심리적 기제에서 비롯되는 행위들이다. 또 과도한 불안은 강박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걱정이 지나쳐 불안이 심해지면 공포심에 사로잡혀 강박적 사고와 행동을 유발하며 결국 더 힘들고 괴로운 지경에 이르게 된다. 근거 없는 자신감도 문제지만 지나친 불안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안 되고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지난 2월 말 CC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 프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30~50대 남녀 3024명의 79%가 코로나19 사태로 일상이 달라졌다고 답했다. 가장 달라진 것은 친목활동(36%)이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것이 가족 친구와의 만남(32%)과 여행(31%)이었다. 현재 우리의 뒤바뀐 일상은 누군가를 만나고 흥미로운 장소로 이동하는 기본적 욕망이 억눌려 있는 상태인 것이다.당분간 우리는 정적인 시공간, 와해된 일상에서의 단절감과 무기력감을 견디고 극복해야 한다. 그러려면 주어진 상황을 수용하고 현재의 제한적 조건들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청소나 정리, 책 읽기, 영화채널이나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시청, 온라인소통 등을 통해 지금 현재의 내 일상에 성실하게 뿌리내리는 것이다. 특히 타인과의 직접적 교류를 제한받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안전한 대안을 창의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좋은 방법은 늘 의외로 단순하고 시시해 보이지만 가장 효율적이다. 마스크가 없다는 실제적 위협보다 ‘내가 감염될지도 모른다’는 부정적 예측과 상상이 코로나19 대처에 훨씬 더 비효율적이다. 코로나19에 대항하려면 마스크와 손 씻기만 아니라 주어진 일상에 잘 적응하는 심리적 면역력이 관건이다.안미경 예담심리상담센터 대표

2020-03-02 14:26 안미경 예담심리상담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