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내수 활성화, 건설에 답있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본부장
입력일 2020-03-18 14:40 수정일 2020-03-18 14:41 발행일 2020-03-1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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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본부장

코로나 19 사태가 우리나라의 진정세와는 달리, 전 세계적인 확산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팬데믹 쇼크’로 세계적인 전염성 확산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의 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금번 코로나의 후유증으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1%대 초반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0%대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국제신용평가기관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그야말로 1998년 IMF 외환위기,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에 이어 광범위한 불황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 달 사이에 우리나라 큰 기업들의 공장이 멈춰섰고, 서울을 비롯한 도시의 주요 상업시설에는 지역민들의 발길이 끊어졌다. 초기 금융시장에서의 불안정으로 나타나던 경제 상황은 본격적인 실물경제 악화로 나타나고 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우리나라 경제의 펀더멘털이 IMF나 금융위기 시기에 비해 튼튼해져 있어 최악의 상황까지 가지는 않을 거라고 말하고 있지만, 가계와 영세자영업자들, 더 나아가 정유, 화학 등 기간 산업에 이르기까지의 최근 생산 및 소비 등 감소세를 감안하면 어떠한 상황으로 전개될지 가늠하기 힘들다.

정부는 발빠르게 코로나로 인한 추경 11.7조원을 편성하였다. ‘수퍼 추경’이라고는 하지만, 당장의 감염병 방역 인프라 확충 및 긴급한 민생, 고용안정 및 코로나 19 피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회복지원에 투입하는 예산들이다. 실제로 최근 지속적으로 침체되고 있는 실물경제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적 대응은 아직까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러한 우려 속에 건설산업의 침체는 우리 경제의 침체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공사 중지 등으로 인한 건설기업과 건설 근로자 등 건설산업 자체의 문제는 차지하더라도 내수 활성화에 있어 건설산업은 생산 및 고용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산업이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1월초까지 경기하강에 따른 대응책으로 건설투자 확대를 통해 내수경기 활성화하겠다는 투자계획을 잇달아 발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코로나 19로 인하여 당초 예정되었던 투자의 조기 집행계획들이 후순위로 밀리고, 석유화학 등 제조업, 조선업, 항공산업 등과 함께 건설업이 동반 침체 될 경우, 가히 우리 경제가 맞게 될 위기 상황은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경제 상황이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불황으로 치닫지 않도록 내수경기 부양을 위한 건설투자의 조기 집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지역 경제 회복에 파급영향이 큰 건설사업들이 조기에 착공되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민의 소득 증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금번 코로나 19 대응에서 나타난 공공 의료시설의 부족 문제는 그만큼 우리의 생활에 필수적인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러한 측면에서 금번을 계기로 지역에서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인프라의 공급에 대한 논의도 심도 있게 논의되어야 한다.

지금의 경제 침체는 다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위기로 보는 것이 맞다.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대응 정책 추진이 요구되는 이유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