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브릿지칼럼

[브릿지 칼럼] 또 다른 '김원봉', 독립투사 김시현

김우일 대우Mamp;A 대표일제시대 일본과 친일파를 공포로 몰아넣은 독립투사 약산 김원봉만큼 평가가 극과극인 경우는 드물다.그의 해방후 잘못된 처신으로 독립유공자로서도 인정받지 못할뿐더러 북한에서 숙청당한 그의 말로는 불우한 독립투사의 전형을 보여주는 듯해서 씁쓸하기도 하다.김원봉은 가장 극렬하게 일제와 투쟁한 대표적인 독립투사임에도 불구하고 해방후에는 자진 월북하여 김일성 북한정권에 기여하고 6.25당시 북한 노동상으로 전쟁준비에 한축을 담당했다는 책임론으로 인해 독립유공자로 인정받는데 찬반이 갈리고 있다.김원봉은 경남 밀양 출신으로 1916년 중국으로 건너가 장개석이 만든 황푸군관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1919년 3.1운동 소식을 듣고 의열단을 조직하여 무정부주의적 항일투쟁활동을 시작했다.해방후 남한으로 귀국한 그는 남북한통합정권수립에 심혈을 기울였으나 당시 정권의 주축을 이뤘던 친일세력의 탄압으로 극도로 위축돼있었다. 더구나 가장 악랄했던 일경 출신의 노덕술에게 수모를 받자 월북의 길을 택했다.월북 후 김일성 밑에서 검열상을 지내고 북한정권의 수립에 기여했지만 결국 숙청당하는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필자(김우일 전 대우그룹구조조정본부장)는 최근 김원봉 논란을 보며 또 다른 비운의 독립투사가 떠올랐다.바로 하구 김시현이다.경북 안동, 독립운동가 출신의 집에서 태어난 그는 16살 되던 1899년 서울로 올라와 공부를 하고 27살의 나이에 일본유학길에 올라 메이지 대학 법학부를 졸업했다. 의열단 가운데 드물게 보는 지식인 출신이었던 김시현은 일본제국 명문대 법학부를 나왔지만 출세의 길을 마다하고 독립투사의 길을 걸었다. 3.1운동에 가담하여 첫 감옥살이를 하고는 만주로 망명한 그는 김좌진, 김원봉과 접촉하며 본격적인 무력항일 투쟁에 뛰어들었다.그는 의열단원으로 일제의 주요 침략기관과 요인암살 계획을 실행하였다. 이로 시작된 그의 국내침투와 체포, 망명생활은 반복되어 끊임없이 이어져 6번이나 투옥, 15여년의 옥고를 치렀다. 일제치하, 독립운동가의 감옥생활은 그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을 것이다. 온갖 고문을 이기지 못하고 옥사한 사람도 많았지만 김시현은 그 고통을 이겨냈다.해방후 자유의 몸이 된 그는 통일국가수립과 반독재민주화를 위해 최전선에 나섰다. 민주국민당소속 국회의원으로 정치인의 길을 걸으면서 그는 전쟁의 참상과 도탄에 빠진 민중들의 현실이 독립운동가들을 소외시키고 친일세력을 권력의 핵심에 기용한 이승만 대통령의 잘못된 술책이라 비판했다.더구나 정권연장에 골몰한 이승만이 백범 김구의 죽음에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 그는 응징하기로 결심했다.드디어 부산 충무로에서 열린 6.25 기념행사에서 연설하는 이승만 대통령을 저격하지만 방아쇠 불발로 실패하고 무기징역 수감 끝에 4.19혁명으로 이승만정권이 무너진 후 석방된다. 그의 독립투쟁운동은 타인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분명하고 독보적이지만 여태까지 서훈을 받지 못했다. 이는 바로 이 대통령 암살사건에 연루된 전과 때문이다. 3년이상 징역형을 받은 자는 포상 받을 수 없다는 법 때문이다.김시현은 일제고문시 비밀을 지키기위해 자신의 혀를 깨물은 탓에 생긴 혀 짧은 소리로 “이 대통령 암살이 성공했더라면 수많은 학생들이 피를 흘리지 않았을 것인데 그것이 한이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비록 정부로부터는 서훈을 받지 못했지만 진정한 독립투사인 그에게 국민들의 더 큰 관심이 필요하다.김우일·대우MA 대표

2019-06-23 17:00 김우일 대우M&A 대표

[브릿지 칼럼] 수소차 안전 확보에 만전 기해야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자동차는 지난 130여 년 동안 목적지까지 안전하고 빠르게 이동시켜주는 수단으로 활용돼왔다. 하지만 안전과 관련된 첨단 장치들이 개발·탑재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자동차 사고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자동차 자체의 안전에 대한 고민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연료의 종류에 따라 사고의 종류가 갈린다. 최근의 일련의 사고들이 그렇다.강릉에서 있었던 수소탱크 폭발사고가 대표적이다. 수소연료전지차의 탱크는 재질이 특수하고 내부 압력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수소가 자동으로 배출되는 안전장치가 장착돼 있지만 여전히 위험은 존재해 다른 연료 대비 더 큰 공포감을 준다. 여기에 노르웨이의 수소충전소가 폭발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수소연료전지차와 수소충전소의 안전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직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아 고민거리는 늘고 있다.LPG차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고속도로에서 접촉사고 후 자가용의 승객석이 불덩어리가 되면서, 탑승객 두 명이 모두 사망했다. LPG탱크가 충격을 받아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의 연식이 오래될수록 연료탱크의 내구성은 떨어지고 이음새에 문제가 발생해 가스공급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약 3년 전 디젤 관광버스가 고속도로의 임시 가설된 콘크리트 비상분리대에 충돌하면서 연료탱크가 폭발해 탑승객 14명이 모두 사망하는 최악의 사고가 있었다. 재작년 미국 고속도로에서는 고급 전기차가 중앙분리대에 부딪치면서 충격으로 인한 배터리의 폭발성 화재로 운전자가 사망했다. 배터리의 충격으로 인한 과열과 폭발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다.7년 전 서울 행당동에서 발생한 CNG(압축천연가스) 버스 폭발사고도 있다. 운행 중이던 CNG 시내버스의 탱크가 폭발하면서 한 탑승객이 양쪽 발목을 크게 다치는 등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는 심각한 사회적 후유증을 낳으면서 한동안 CNG 버스 탑승 기피현상을 낳기도 했다.상기한 사례들을 보면 자동차의 연료나 시스템에 의한 사고에 예외는 없다. 보급대수가 늘고 오래 운행하는 노후화된 차량들이 많아지면 결국 관련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항상 자동차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사고 자체를 줄일 수 있는 지속적인 장치 보강과 교육이 필요하다. 운전자의 배려와 양보 운전은 기본이고 자동차 소유자의 관리적인 측면이 강화돼야 하며, 메이커는 더욱 안전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취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선진 인프라와 제도적 보완을 통해 사고 자체를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100% 안전한 자동차는 없다. 각자의 역할을 다하고 사고 예방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자동차 사고를 줄일 수 있다.최근 정부에서 수소연료전지차와 수소충전소의 보급을 활성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소탱크 폭발사고는 일반인들에게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크게 불어넣어 준다. 특히 수소 연료의 안전성 확보는 다른 연료보다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하고, 3~4중의 안전장치를 통해 대중들의 막연한 공포를 해소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절실하다.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2019-06-20 14:31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브릿지 칼럼] 중국에서 살아남는 법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중국은 여전히 한국기업에게는 큰 시장이자 큰 공장이다. 지정학적으로도 언제까지나 한국인들의 큰 앞마당이 아닐 수 없다. 사실 한국기업들이 어떻게 살아남느냐의 길은 중국의 시장과 공장을 어떻게 경영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을 뿐이다. 꼴아박기도 하지만 승승장구하기도 한다.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2013년 20% 육박하던 것이 2018년 0.8%, 즉 0%대로 존재감마저 희미해졌다. ‘좁쌀’ 샤오미에 밀리더니 이제는 화웨이, 오포, 비포 등 벌떼 같이 몰려드는 중국기업들에게도 모두 맥없이 무너졌다.더 딱한 것은 인도시장에서도 샤오미에 1등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는 현실이다. 2017년 1분기만해도 25.9%로 샤오미 13.1%를 2배 이상 앞선 당당한 1등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1분기에 샤오미 31.1%, 삼성전자 26.2%로 완전 역전 당하고 말았다.현대기아차도 주저앉기는 마찬가지다. 중국 시장 점유율이 2014년만 해도 현대차 6.5%, 기아차 4.4%로 합계 10.9%를 기록했다. 그러던 것이 2018년 3.3%, 1.6%, 합계 4.9%로 4년만에 6%포인트가 빠진 것이다. ‘사드 보복’ 때문이라고 공개적으로 핑계를 대지만 그게 답이 될 수 없다. 그렇다면 미국에서는 왜 주저앉았나? 2014년 8.9%로 고점을 찍은 뒤 2018년 7.6%로 4년 연속 뒷걸음쳤다.사실 2014년 서울 한복판인 삼성동 한전 땅에 10조5500억원을 퍼부은 이래 완성차 회사로 가장 중요한 중국시장과 미국시장을 읽고 다듬는데 소홀했기 때문이 아닌가.중국에 갈 때마다 오리온 초코파이 때문에 ‘정(情)’겹다. 이름도 초코파이(巧克力派, qiao ke li pai)가 아니라 중국인 기호에 맞춰 하오리유파이(好朋友派, hao li you pai)로 작명하는 노력에서부터 한국시장에서는 ‘정(情)’을 내세우지만 중국시장에서는 그들이 우선시하는 ‘인(仁)’과 붉은색 포장으로 1등 장수상품으로 등극해 있기 때문이다.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한류인 K뷰티(K-Beauty)를 이끌고 있는 한국의 코스맥스란 회사가 있다. 코스맥스는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분야의 세계 1등 기업이다. 2014년까지는 이탈리아의 인터코스가 글로벌 1위 자리를 독식했다. 그런데 2015년 코스맥스가 그 자리를 빼앗았다. 2004년 중국에 진출해서 중국법인 코스맥스 차이나를 설립한 후 한류라는 말이 없을 때부터 K뷰티를 이끈 선구자다. 지난해 매출은 1조2597억원으로 2위 인터코스(8986억원)를 크게 따돌리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하는 양은 6억5000만개로 한국에서와 동일하다. 로레알, 유니레버, 존슨앤존슨 등 600여개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이 회사의 창업자이며 CEO인 이경수 회장은 일흔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1년에 30회 정도 해외출장을 소화하고 있다. 책임자가 각 시장의 세밀한 변화를 늘 접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나 고객의 마음을 세밀하게 읽는 게 경영의 첫걸음이자 마지막 장단이 아닐 수 없다.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2019-06-19 14:29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브릿지 칼럼] 100세 시대, 건강수명을 높여라

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건강하게 오래 사는 건강수명이 중요하다. 건강수명이란 기대수명에서 질병이나 부상으로 고통받은 기간을 제외한 건강한 삶을 사는 기간을 말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7년도 기대수명은 82.7세이다. 1970년도의 62.3세에 비하여 무려 20년이나 늘어났음에도 건강수명은 고작 64.9세이다. 과거보다 오래 살기는 하지만 늘어난 긴 시간을 만성 질환으로 고통 속에 살아간다는 얘기다. 일본에서 106세까지 현역 의사로 활동하며 존경받았던 히노하라 시게아키 박사는 예방의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병에 걸린 이후의 치료는 수명을 늘릴 순 있어도 건강한 삶까지는 보장할 수 없다”며 평소 병에 걸리지 않도록 좋은 습관과 건강 상태를 꾸준히 관리할 것을 주장했다.노년기엔 어떤 습관과 건강관리로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수명을 늘릴 수 있을까? 먼저 일상생활에서 운동으로 계속 움직인다. 바쁘게 사는 현대인은 별도의 운동보다 짬이 나는 대로 많이 걷고 움직여야 한다. 계단을 자주 이용하고, 지하철에서는 서서 가는 것이 좋다. 청소 등 집안일도 웬만하면 직접 하고 심부름을 시키지 않는다. 생활 자체가 운동을 동반하는 습관이 되어야 한다. 외출 시에는 BMW(버스, 지하철, 걷기)를 이용한다.둘째, 신체적 과로와 무리를 하지 않는다.과로란 피로가 누적되거나 정신적으로 과중한 부하 및 스트레스가 쌓인 것을 말한다. 젊은 시절엔 회복 속도가 빠르나, 노년기엔 더디다. 누적되면 간을 병들게 하여 치명적이다. 평소 신체 능력의 90%까지만 활용하고, 10% 정도는 항상 여유로 남겨둔다. 불가피하게 고갈되면 단시일에 재충전한다. 항상 최상의 신체 컨디션을 유지하고, 여유와 절제된 삶을 산다.셋째, 규칙적인 생활과 좋은 습관을 유지한다.은퇴 후에는 출근 압박이 없다 보니 불규칙한 수면과 식사로 생활하기 쉽다. 전념할 수 있는 다양한 취미활동이나 봉사활동으로 일이 있어야 규칙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잘 자고, 잘 먹고, 잘 싸면 건강에 문제가 없다. 가장 중요한 생활 습관은 숙면, 식사, 배변이다. 여기에 일과 삶의 균형이 더해지면 금상첨화이다. 식사는 소식이 아니라 과식하지 않는다. 영양섭취가 부족하고 불균형까지 겹치면 질환의 위험이 커지고, 면역력도 떨어지기 쉬워 적절한 영양섭취가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열정, 꿈, 호기심을 잃지 않고 젊은 마음가짐을 유지한다.젊을 때는 신체적 건강이 정신적 건강을 이끌어 주나, 나이 들면 정신적 건강이 신체적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불안, 열등감, 분노, 우울감 없이 자신에게 만족하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사람이 오래 산다. 신체의 노화는 피하기 어려우나 생각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청춘은 인생의 어떤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이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흔히 얘기하는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만에 죽고 싶다는 ‘9988234’가 건강수명의 목표이다. 건강수명을 늘리면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은퇴 후에 지출되는 의료비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평소 병에 걸리지 않도록 좋은 습관을 유지하고, 가정의를 방문하여 수시로 상담을 한다.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건강검진을 주기적으로 받는 등 건강 상태를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상책이다.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

2019-06-17 15:01 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

[브릿지 칼럼] 중년 노후자금 '깡통소리'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삶은 걱정의 연속이다. 하나 넘어섰다 안도하면 곧 또 다른 걱정이다. 여유를 부릴 시간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걱정해서 걱정이 사라지면 걱정 없겠다(티베트 속담)는 말에 무릎을 치며 헛웃음만 내보낼뿐이다. 걱정의 크기·길이가 문제일 뿐 누구든 예외는 없다. 동서고금, 나이·연령불문의 화두다. 특히 5060세대면 돈 걱정이 단연 앞선다. 표준적인 생애곡선 위에 있다면 공감하는 대목이다. 밑으론 부모로, 위로는 자녀로, 여기에 본인 삶의 책임자로 특정역할이 요구된다. 아쉽게도 만능열쇠(?)는 돈이다. 돈만 충분하면 상당부분 중년걱정의 이모저모가 완화된다. 그럼에도 현실은 정반대다. 중년정도면 돈을 불리는 게 아니라 헐도록 읍소·위협한다. 자녀나이 20대 이후 살인적인 사교육비에서 해방된 듯해도 오래가진 않는다. 착각이고 오해다. 사교육비는 가벼운 잽일뿐이다. 이후엔 청년실업·자녀결혼이 떡하니 버틴다. 취업이후 결혼선언도 처음에만 좋다. 짝을 이루겠다니 둘러봐도 이만한 효가 없다. 대견하고 대단하다. 그럼에도 속은 복잡하다. 결혼식·신혼집은 돈으로 현실화된다. 효는 결혼통보(?)에서 끝난다. 다음 공은 부모 몫이다. 보태자니 불안하고 빠듯하고, 안하자니 각박하고 안쓰럽다. 액수를 떠올리면 밤잠을 설친다. 결국엔 해준다. 샌 어퍼컷 한방. 잔고는 텅텅 빈다.안타깝게도 이게 끝이 아니다. 그래서 인생 참 모질고 독하다. 잔고확충을 위해 정년까지 최대한 달려보자 했건만 갑자기 또 한방의 어퍼컷이 날아든다. 평생 건강한 보호막인줄 알았던 부모로부터의 인출요구다. 넉넉하진 않아도 본인들 여생거리는 준비해뒀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갑자기 쓰러지고 아프니 부모부양이 중년 삶의 한가운데로 밀려든다. 남의 일이었던 요양원·요양병원을 검색하는 게 일상이다. 좀 괜찮다 싶으면 부르는 게 값. 그나마 언제까지일지 힌트도 없다. 두 분이면 못 일어날 KO선언에 가깝다. 돈도 몸도 정신도 망가지기 십상이다.이로써 본인의 노후자금은 깡통신세다. 자녀와 부모를 챙기니 본인대책은 여유도 능력도 없다. 그래도 포기는 불가. 다시 추스르며 앞날을 준비한다. 열심히 일하면 그래도 일부나마 쟁여둘 듯하다. 이쯤에서 미안한 상황 하나 더 추가. 나쁜 예감은 틀린 적이 없듯 정년까지 일하자는 결심은 상상력에 불과하다. 50대 중반이면 일상적 정리해고 후보에 더 가깝다. 정년은퇴는 천연기념물로 승격된 지 오래 아닌가. 느닷없이 날아든 해고통지는 중년가계의 돈 걱정을 한방에 무너뜨린다. 걱정조차 무의미한 무방비의 그로기에 빠져 항복선언을 한다. 시간도 약일 수 없다.극단적 사례라고, 본인은 예외라 우기고 싶을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정말 좋겠다. 정도의 차이지만 아쉽게도 자녀·부모·본인의 삼중고가 날릴 충격에 예외는 없다. 돈의 압박은 무차별적이다.방법은 없을까. 회피는 어렵지만 완화는 가능하다. 노후자금이 1순위다. 세간의 시선과 운명을 탓해선 곤란하다, 자녀·부모이슈는 최대한 가볍게 대응하는 게 좋다. 가능한 수준의 실리우선이 최고다. 펀치가 날아와도 결정타만 아니면 버텨낸다. 본인 미래를 저당으로 해서는 곤란하다. 삶은 현실이고 노후는 반드시 다가온다. 의외로 인생라운드는 생각보다 징하게 길다.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

2019-06-16 13:58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

[브릿지 칼럼] 당신의 병을 막는 것

김시래 정보경영학 박사·트렌드라이터6월5일 코엑스에선 곤충을 식품으로 만들어 파는 축제와 심포지엄이 열렸다. 행사장에는 40여개 기업체에서 개발한 100여종의 식품이 선보였다. 곤충으로 만든 도넛이나 쿠키, 파스타를 시식하는 사람들은 거부감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곤충식품은 지구촌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핀란드 제과회사 파쩨르(Fazer)가 귀뚜라미를 갈아 빵을 만든 것에 대해 영국 BBC방송은 세계 기아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를 보냈다. 곤충식품이 우리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과 식탁의 영양공급원으로 자리를 잡아 나가고 있다. 곤충 사육 농가가 3년새 7배가 증가했고 곤충 식품산업는 10년새 10배나 성장했다.점심 메뉴는 불고기였다. 곤충식품이 빠진 것은 아쉬웠다. 모범을 보여야 했다는 뜻이 아니다. 개구리 뒷다리와 메뚜기를 구워 먹으며 자란 내 유년 시절 때문이다. 번데기는 돈이 없어 구경만 한 적도 있었다.맞은 편에서 함께 식사한 농촌진흥청 김경규 청장은 “음식은 건강도 그렇지만 노후의 질병 예방에 필연적입니다. 그러니 건강한 먹거리는 삶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셈”이라며 차분하고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수긍이 갔다. 불룩한 아랫배를 내려다보다 “정신노동의 시대이고 싱글족이 늘어나니 탄수화물의 소비량은 줄어들 것이고 이런 숨어있는 영양 공급원이 개발되면 더없이 좋은 일이지요”라고 한마디 거들었다. 그러다 문득 옅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작년에 “밥이 답이다”를 외치며 농림수산식품 교육문화정보원의 “쌀소비 촉진캠페인”을 진두지휘한 내가 할 소리는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내게도 변명은 있다.광고는 시대에 맞게 제품을 드러내는 기술이다. 그러다보니 세월에 따라 모순처럼 보이는 삶을 살 때도 있다.삼성생명의 광고에 “긴 인생 아름답도록”이란 슬로건을 사용한 적이 있다. 보험이란 전 인생을 대비한 상품이니 작은 보험 회사들이 주장하는 소소한 혜택에 매달리지 말고 큰 회사의 안전성을 따르라는 메시지다. 그러다가 몇 년 뒤 한화생명을 맡게 되었다. 규모가 작은 한화생명이 삼성생명과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우리는 그때 회자되고 있던 법정스님의 “지금, 여기에 최선을 다하라”는 가르침에서 답을 구했다.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소시민의 삶의 철학을 반영한 “오늘이 인생이다”라는 광고 캠페인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어찌 광고뿐이랴. 때와 장소를 가려 사리를 분별하고 행동을 정하는 것은 슬기로운 삶의 태도다.수명이 늘어났다고 하지만 병원 침대에 누워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다면 곤란하다. 나만 해도 십수 년째 역류성 식도염, 위궤양, 위염을 달고 산다. 늘 같은 진단 결과다. 병이 무서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매년 건강검진의 대열에 선다. 의사의 권고는 듣지 않으면서 혹시 닥칠 불행이 무서워 하루 한 웅큼의 약을 먹고 있다. 아뿔싸, 이거야말로 모순이다. 병을 예방는 건강한 음식이 아니라 약물을 끼니처럼 먹고 산 것이다. 곤충식품의 전시장을 돌아 나오며 드는 생각이 있었다. ‘노후 대책을 위해 식습관을 바꾼다면 큰 연금 하나가 대수랴! 이제야말로 슬기로운 삶의 태도를 찾으리라. 병을 막는 것은 약이 아니라 음식이다. 위대한 진리는 늘 단순하다.’김시래 정보경영학 박사·트렌드라이터

2019-06-13 13:48 김시래 정보경영학 박사·트렌드라이터

[브릿지 칼럼] 3기 신도시 건설이 필요한 이유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 교수정부는 최근 고양 창릉, 부천 대장 2곳을 3기 신도시로 추가 발표했다. 이에 따라 3기 신도시는 지난해 말 발표한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계양, 과천을 포함, 총 6곳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말 발표한 과천의 경우 개발규모가 330만㎡미만 소규모 택지개발수준 이어서 3기 신도시에는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3기 신도시는 총 5곳이 될 것이다. 총 30만호 대규모 물량이 공급되는 만큼 장기적으로 주택 수요를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3기 신도시 건설을 둘러싸고, 이해관계자 및 인근 주민들의 백지화 요구 등 반대가 심화되고 있다. 그렇지만 주택이 부족한 수도권의 현실과 소득에 비해 주택가격이 지나치게 비싼 현실을 감안하면 3기 신도시는 반드시 건설돼야 한다. 3기 신도시 건설을 반대를 하는 이해관계자들의 반대논리보다 주거복지실현이라는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3기 신도시는 반드시 건설돼야 한다.먼저, 수도권은 여전히 주택이 부족하다. 현재 우리나라 주택보급률이 103%를 넘어서고 인천과 경기도는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서고 있지만, 서울의 경우 주택보급률이 98% 수준이다. 서울의 주택부족문제는 수도권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주택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측면에서 3기 신도시 건설을 통해 필요한 주택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특히, 서울·경기·인천은 동일 생활권이기 때문에 3곳 중에 한 곳에 주택이 부족해도 수도권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한, 서울의 택지고갈문제이다. 주택이 가장 부족한 서울의 경우 택지고갈로 더 이상 주택을 공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부족한 서울의 주택부족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규제완화를 통한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다. 그러나 정부는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는 투기를 유발한다는 우려 때문에 규제완화에 소극적이다. 따라서 서울의 택지고갈로 부족한 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곳은 3기 신도시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나라 주택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 PIR은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이다. 즉, 근로자가 연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서 내집마련을 할 수 있는 비율이다. 일반적으로 3~4년 정도의 연소득을 모아서 내집마련을 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10년 이상을 모아야 내집마련이 가능하다.마지막으로 미래의 주거복지실현과 시장안정이다. 현재의 주택시장은 매매가격급등과 전월세대란이 주지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미래를 위해 충분한 주택공급을 해 두지 않으며 2~3년 후에 또다시 매매시장과 전월세시장이 불안해 질 것이다. 미래를 대비한다는 측면에서 3기 신도시 건설은 필요하다. 3기 신도시는 2020년 지구지정, 2021년 지구계획을 거쳐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분양할 계획이며, 입주는 5년 후에나 가능할 것이다. 정부는 3기 신도시 건설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과 지역이기주의적 반대논리보다는 미래의 주택시장을 안정시킨다는 거시적 관점에서 3기 신도시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 다만, 1·2기 신도시 건설에서 나타난 자족성 부족문제와 대중교통 부족문제는 보완돼야 한다.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 교수

2019-06-12 15:09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 교수

[브릿지 칼럼] 재정지출 준칙을 정해야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정부 지출이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2017~2022년 재정운영계획에 따르면 매년 7%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예산 증가율이 9.5%였고 내년에는 7%로 예산규모가 500조 원 이상으로 늘어날 예정이다.반면 경제성장률은 매년 하락하고 있다. 세계경제 성장세에 못 미치는 2%대 성장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 경제가 연이은 정책 실패로 구조적 문제에 직면할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이런 가운데 정부 혼자 씀씀이를 늘리고 있어 장기적으로 재정위기가 초래될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정부가 복지비나 교육비 등 매년 써야 하는 경상비 중심으로 재정을 크게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직적 예산 비중이 늘어나고, 여기에 인구 고령화로 인한 자연 증가분이 더해질 경우 재정의 부실화 현상은 급격히 가속화될 우려가 크다.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세금을 더 거두려는 노력이 결실을 맺어 작년까지 큰 폭의 세수 증가가 있었다. 이로 인해 정부 부채가 급격히 늘어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세금 증가세도 꺾일 것이 분명해 보인다. 정부가 세금 수입 범위 내에서 지출하려는 각고의 노력을 하지 않으면 급격한 부채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이다.이웃 일본이 경기 침체를 이유로 재정 지출을 대규모로 늘린 결과, 장기 불황을 야기하고 국가 부채를 크게 증가시킨 것을 우리는 봐 왔다. 이제 와서 뒤늦게 소비세를 올려 해결하려 하고는 있지만, 한번 늘어난 부채는 좀처럼 낮추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어느 정부건 권력을 잡은 여당은 언제나 자신들이 마음 놓고 쓰고 싶은 만큼 재정을 쓰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런 예산들은 대부분 사업 타당성이 의심되는 것들이다. 때문에 정치 논쟁을 일으키고 방만한 지출이라는 지적을 받곤 했다.다행히 집권 여당과 야당이 모두 ‘재정건전화 입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이번 기회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정을 건전화하는 준칙을 여야가 합의해서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가 재정을 탄탄하게 관리하려면 다음 두 가지 준칙을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먼저 경제규모에 비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재정지출을 할 것이냐의 재정준칙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GDP대비 재정 규모와 국가부채 규모의 비율을 정해 그 선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관련 부처의 전문 지식을 십분 활용해서 결정할 수 있다.그 다음으로 재정적자 예산을 어느 수준에서 제한할 지를 준칙으로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정하자는 것이다. 유럽의 선진국들이 여러 차례 경험한 내용을 우리도 이 시점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이러한 재정 건전화 입법 노력은 정부가 허약한 경제체질을 강화해서 건전한 재정을 후대에게 물려주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제 정치인들의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다.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2019-06-10 14:56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브릿지 칼럼] 덕후냐 환자냐… 게임중독 기준이 관건

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블록격파, 갤러그, 테트리스…. 4050들에게도 친근했던 게임들이 오늘날 컴퓨터 등의 발달에 힘입어 스타크레프트, 리니지, LoL, 배틀그라운드 등 세계적으로 마니아층이 두터운 게임들을 탄생시켰다. 게임애호가들의 열렬한 성원 덕에 게임산업의 규모는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그 게임에 ‘중독’이라는 단어가 끼어들면서 게임 덕후들이 하루아침에 환자로 둔갑해버렸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국제질병분류기호(ICD) 11차 개정안 질병 목록에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를 포함시키자 정신의학 등 의료계와 학부모들이 한편으로 뭉치고 게임업계가 극렬하게 반발하면서 요동치고 있다.게임업계는 즉각 과학적 근거가 없며 WHO 결정의 국내 적용을 반대하고 나섰다. 우리나라의 신성장동력인 게임산업의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WHO에 이의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보건복지부는 WHO 결정을 수용해 국내 도입 절차에 착수하고 있다. 의료계는 게임업계의 저차원적인 ‘과잉 반응’을 비판하면서 수많은 임상과 연구 사례들을 그 과학적 근거로 제시하며 공중보건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미국 UC어바인 대학병원 의사 존 지아오는 게임 자체는 장애가 아니라는 전제 하에 “게임중독이란 게임을 얼마나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게임이 건강이나 위생, 인간관계 등보다 우선하느냐의 문제”라고 설명한다. WHO는 게임 중독에 대해 ‘다른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우선하며 통제능력을 상실한 채 12개월 이상 게임을 지속하는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는 게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도박, 알코올 등 모든 종류의 중독에 해당된다. 게임문화재단에서도 이미 2011년부터 ‘게임과몰입힐링센터’를 운영하면서 그 중독의 폐해를 공감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번 WHO 사태를 게임산업의 체질 개선의 계기로 활용할 수도 있다.중요한 것은 게임 중독 판단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는 것이다. 애호와 중독은 구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알코올중독은 그 기준이 비교적 명확했다. 이에 알코올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됐어도 주류업계나 주점 등 관련 업계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았고 별다른 동요도 없었다. 중독의 판단기준 정립을 위해서는 관련 업계들과 이해관계 당사자들이 충분한 토론과 협의를 거쳐 질병으로 평가하는 원인, 증상을 구체화해야 한다. 진작에 게임중독에 대한 진지한 논의와 조치가 필요했었지만 뒤늦게나마 정책적인 압박에 의해서라도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야 한다.원론적으로는 무척 간단하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로 보이지만 게임 중독과 산업을 분리해서 판단하는 작업은 그리 단순하지도, 쉽지도 않다. 우선 대립당사자인 의료계와 게임업계는 더 유리한 기준 설정을 위해 이전투구할 것이다. 나아가 게임과 자식의 학습 성과를 연관지어 생각하는 학부모들에게 정치인들의 사리사욕 계산이 개입할 가능성도 우려스럽다. 결국 정부의 공평하고 객관적인 정책결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다만 게임산업이 의미있는 비중을 차지하는 한국 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중독 기준의 설정에 유연성도 필요하다. 덕후를 함부로 환자로 몰아가면 덕후, 환자 모두 다 죽는다.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

2019-06-09 14:46 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

[브릿지 칼럼] 암호화폐 투자자 보호 시급

최철용 브릿지블록체인연구소장비트코인. 암호화폐의 대장 격이며 기축 암호화폐로 인정받고 있다. 2018년 1월 초 개당 2800만원을 돌파한 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투자자도 늘어나는 듯 했지만 오랜 조정기간을 거치며 시장의 황폐화가 걱정되기도 했다.최근에 홍콩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 파이넥스’가 1 달러를 항상 유지하는 스테이블 코인 테더(Tether)에서 8억5000만 달러의 손실이 났음에도 이를 감춘 사실이 알려지고, 몰타에 본사를 둔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 대규모 해킹 사태가 발생하는 등 암호화폐 거래소는 여전히 안전 사각지대로 불리고 있다.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러한 일련의 사태 후 오히려 비트코인은 구매 선호도가 높아져 다시 최저점 대비 10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를 하는 고객도 증가, 100만명을 넘었다. 2017년 상승장이 연상되기도 하지만 암호화폐 거래소는 아직도 제도권 밖이다.암호화폐 투자자 모집 방식인 ICO(코인공개)라는 이름으로 신종 암호화폐가 하루에도 몇 개씩 시장으로 쏟아져 나왔지만 이들 암호화폐는 2019년 초부터 시장에 나오자마자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 일부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무분별하게 코인 상장을 감행, 건전한 시장을 왜곡함으로써 암호화폐 시장의 제도권 진입에 장애가 되고 만 것이다.정부는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암호화폐의 본질을 대중들에게 알리고, 암호화폐 거래소를 제도적으로 규제해야 한다. 최근에도 국내에서 ‘트레빗’이라는 거래소가 파산신청을 했다. 고객에게 어떤 피해를 주었는지는 상세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고객 예금조차도 돌려주지 못하는 지경인 것 같다.우리나라에는 이와 유사한 거래소가 150곳이나 된다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자칫 폐업을 눈앞에 둔 거래소에 가입하는 것은 내가 투자한 것들을 한 번에 날려버리는 우를 범하게 된다.정부는 2018년 초 법무장관이 직접 나서서 ICO 금지, 거래소 폐쇄 등 고강도 대책을 발표하는 등 잠깐 관심을 보였다.최근에는 가상통화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을 폐지하는 등 암호화폐 거래소를 은행의 관리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의 금융 행정지도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암호화폐 정책의 법제화로 돈스코이나 코인업 같은 사건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국민들은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암호화폐든 부의 창출을 위해 무언인가에 투자를 하고 있다.부동산과 주식은 제도권에서 법적 규제를 통해 선의의 투자자를 보호하고 있으나 암호화폐는 그렇지 못하다. 따라서 언제든지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으며 사고의 후유증은 온전히 국민들의 몫이 된다.현실적으로 암호화폐 거래소를 없애는 것은 4차 산업혁명과 블록체인 시대에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제도권에 편입시켜 체계적으로 규제하고, 관리하는 전향적인 자세가 국민들의 재산을 보호하는 임무를 띤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책무가 아닌가 싶다.최철용 브릿지블록체인연구소장

2019-06-06 14:59 최철용 브릿지블록체인연구소장

[브릿지 칼럼] 고용절벽과 최저임금 충격

박종구 초당대 총장최저임금 과속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강행 등을 심각한 고용절벽의 주범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을 보면 실업자수가 124만명, 취업포기자가 200만명을 넘어섰다. 체감 청년실업률은 25.2%나 된다. 제조업 고용은 13개월째 줄고 있다. 경제활동의 중추인 30·40대 일자리도 18만 명 이상 감소했다.2년 간 29% 급등한 최저임금이 내년에도 크게 인상되면 우리 경제의 감내 수준을 넘어선다. 인상을 동결하거나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9 연례 협의 보고서’에서 “저숙련 일자리 부족은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과 경기 부진 때문”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은 노동생산성 증가율 범위 내에서 할 것을 건의했다. 타르한 페이지오글루 한국 미션 단장은 “2년간 30% 가량 인상되면 어떤 경제도 감당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강창희 중앙대 교수는 최저임금 정책 토론회에서 최저임금 10% 인상시 노동시장 전체 고용규모가 0.65-0.79% 감소한다고 발표했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 등 최저임금 영향율이 큰 업종에서 감소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종업원 5인 미만 영세 업소에서 감소 효과가 크다고 주장했다.조선일보가 추경호 의원에게 의뢰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내년에 최저임금이 4% 인상될 경우 429만명이 영향을 받아 약 3조원의 임금 부담이 추가된다고 한다. 종업원 5인 미만 사업체, 숙박음식업과 사업시설관리업에서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고용노동부 의뢰를 받아 실시한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 현장실태 조사결과도 유사한 내용을 보여준다. 도소매업 등 여러 업종에서 근로시간 축소가 확인된 것이다.중소기업중앙회가 소상공인 500곳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응답자의 69%가 내년 최저임금 동결을 희망하고 있다. 5인 미만 업체는 그 비율이 77.6%나 된다. 지방과 비제조업에서 동결을 희망하는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미국은 50년래 최저 실업률 3.6%와 103개월 연속 고용 증가를 기록했다. 그 배경에는 트럼프의 시장친화 정책과 함께 2009년 이래 시급 7.25달러로 동결된 최저임금이 있다.일본의 3월 실업률은 2.5%로 20년래 최저치다. 대졸 취업률이 97.6%, 일인당 일자리를 나타내는 유효구인배율이 1.63배에 달한다. 일본 정부는 연 3% 이내로 최저임금 인상을 자제하면서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최소화했다. 최근 일본 상공회의소는 3%를 상회하는 인상율 목표에 강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내년 최저임금은 동결하거나 최소한의 인상에 그쳐야 한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국이 유례없는 일자리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면 우리는 최악의 고용 위기를 겪고 있다.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이 64.5%로 증가해 독일 47.2% 미국 32.2% 일본 42.1% 보다 월등히 높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주휴수당 등을 포함시 최저임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7개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인건비 상승 등으로 작년 중소기업의 해외 직접투자가 100억달러에 달해 전년 대비 31.5% 급증했다. 생산성을 앞지르는 임금인상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최저임금 안정으로 고용절벽과 저성장의 질곡을 벗어나야 한다.박종구 초당대 총장

2019-06-03 15:08 박종구 초당대 총장

[브릿지칼럼] IBM과 CGV의 마케팅 전략

정인호 GGL 리더십그룹 대표협상 전술 중 ‘문간에 발 들여 놓기 전술’(Foot in The Door)이라는 용어가 있다. 쉽게 표현하자면 ‘첫발 딛기 전술’이다. 이 전술은 작은 부탁을 들어준 뒤에 더 큰 부탁을 더 쉽게 들어주는 경향을 뜻한다. 반면 면전에서 문 닫기 기법은 지나치게 큰 부탁을 거절한 뒤 상대적으로 작은 부탁을 더 쉽게 들어주는 경향을 뜻한다. 과거 코미디언 이주일씨가 자신이 나오는 극장식 레스토랑을 광고하면서 “일단 한번 와 보시라니깐요”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2016년 3월 CGV가 좌석 차등제를 실시했다. 같은 시간, 같은 영화, 같은 상영관인데 좌석에 따라 가격이 달리 적용된다. 예를 들면 스크린과 가까운 쪽인 이코노미 존은 9000원, 중간인 스탠다드 존은 1만원, 뒤쪽인 프라임 존은 1만1000원인 식이다. 그렇다면 왜 CGV는 좌석 차등제를 실시했을까? 정말 고객을 위한 경제적 부담을 줄기 위한 상생전략이었을까?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조사에 의하면 점유 좌석당 약 430원의 가격 인상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전형적인 ‘첫발 딛기 전술’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코노미 존 9000원을 강조하는 것은 작은 부탁인 셈이다. 진입장벽을 낮춰 고객을 유입시킨 다음 스탠다드 존이나 프라임 존을 이용하게끔 만든다. 고객은 1000원울 할인받아 비굴한 기분으로 영화를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좌석 차등제는 행동경제학적 의미가 숨어 있다. 이코노미 존이 저렴하다고 해서 영화관을 찾았는데 기분은 별로다. 그럼에도 팝콘을 먹으면서 영화를 보고 있다. 그 이유는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관까지 찾아간 시간과 돈 그리고 영화관 점원에게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만약 그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지 않으면 투자한 시간과 노력이 비용으로 발생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매몰비용 오류’라고 한다.협상에서는 어떻게 활용할까? 예를 들어 뉴타운 부지에 호텔 카지노 개장을 하고 싶은데 땅주인의 반대가 심하다. 이런 경우 거절하기 힘든 작은 요청(상생의 제안)으로 상대와 협상을 진행한 다음 차츰 요구 수준을 올리는 것이다. 예컨대 ‘조건부 임시 개장’을 제안하면서 딱 한발만 들여 놓는 거다. 이제 서로의 관계는 어느 정도 형성됐고 작은 요청의 협상사안들이 타결되면서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 돈이 투자됐다. 그리고 난 후 호텔 카지노 개장을 제안한다.과거 IBM의 초기 사업 전략은 대형 컴퓨터인 메인 프레임을 팔고 유지 보수를 10%씩 책정해 받는 것이었다. 판매가 늘어날수록 10%의 유지보수 비용이 고정적으로 확보됐다. 왜냐하면 워낙 고가였기 때문에 새 컴퓨터를 사기보다 기존 컴퓨터 보수가 낫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 투자의 힘이 생기도록 한 것이다.첫 발을 딛게 해서 사람들에게 시간, 돈, 노력 등을 투자하게 하면 뜻밖의 협상력이 생긴다. 그러나 이때 조심해야 될 것이 하나 있다. 서로 믿고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우호적 협상에서는 투자의 힘을 활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자주 가는 단골의 가게에는 지나간 세월이 이미 투자의 힘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정인호 GGL 리더십그룹 대표

2019-06-02 15:26 정인호 GGL 리더십그룹 대표

[브릿지 칼럼] 대한민국 국회를 고발한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시장이나 마트에서 저녁 찬거리를 몇 개 사지도 않았는데 몇 만원은 훌쭉 넘어 간다. 장바구니를 가득 채우며 쇼핑을 했던 것이 언제인지 모를 지경이다. 물가는 계속 올라가고 체감하는 국민 지갑은 더 얄팍해졌다. 세계 유수의 경제 분석 기관이 내놓은 한국의 경제 지표는 오르막길이 아니라 내리막길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기존 경제 성장률 전망치 2.6%를 2.4%로 수정했다. 믿었던 반도체와 수출마저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4분기 대비 0.3% 마이너스 성장으로 발표했다. 한국은행은 큰 의미부여를 하지 않지만 정작 지켜보는 국민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경제성장률뿐만이 아니다. 국가 경쟁력은 더 뒷걸음쳤다. 다보스 포럼이 열리는 스위스에 위치한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평가 대상 63개국 중 28위였다. 무한 경쟁이 펼쳐지는 글로벌 시장에서 상위권이 아니라 중위권 성적이다. 우리가 원전 수출을 하고 있는 UAE(아랍에미리트)는 국가 경쟁력 순위가 5위다. 원전 기술은 몰라도 국가 운영은 우리가 배워야 할 판이다. 이런 상황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이쯤 되면 절체절명의 위기다.나라는 위기인데 정치권은 태평이다. 물론 말로는 민생 운운하며 정치적 수사를 쏟아내지만 보이는 모습은 영락없는 무책임의 끝판왕이다. 국민들은 직접 정치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대표 선수들을 국회로 보냈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초대형 스포츠 이벤트에서 국가 대표 선수들은 젖 먹던 힘까지 짜내며 최선을 다하는데 국회의원들은 딴 판이다. 세비라고 불리는 의원들의 급여는 1억이 넘는다. 민간 기업에서 억대 연봉을 받으려면 남다른 능력과 책임을 갖추어야 한다. 국회의원의 혜택은 급여에 그치지 않는다. 45평 남짓의 사무실에 7명의 보좌직원, 각종 수당과 활동비를 지원받는다. 10평도 되지 않는 가게 임대료를 내지 못해 문을 닫는 가게가 주변에 수두룩하다. 민간 기업에서 국회의원 정도의 혜택을 받으려면 밤낮 없이 일해야 가능할 수준이다. 그런데 고액 연봉자로 구성된 국회는 몇 개월을 정쟁으로 허비하고 있다.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의 한미 정상간 통화 유출 건으로 격돌하며 민생은 제대로 토론조차 못하는 실정이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서훈 국정원장의 만찬 관련 정쟁으로 5월 국회마저 물 건너갔다. 하지만 고액의 월급은 통장에 고스란히 들어왔을 것이다. 국민들의 분노는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다. 알앤써치가 아시아투데이의 의뢰를 받아 지난 17~19일 실시한 조사(전국1048명 무선RDD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0%P 응답률6.6%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국회의원에게도 적용해야 하는지’ 물어본 결과 10명 중 8명 정도(80.2%)가 찬성의견으로 나타났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모습만 봐도 분노가 가라앉지 않는데 받을 돈은 다 챙겼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국민들은 참을 만큼 참았다. 이제는 행동만 남았다. 대한민국 국회를 고발한다.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2019-05-30 13:49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브릿지 칼럼] 한국의 인터넷전문은행이 살 길

이민환 인하대 교수며칠 전 발표된 신규 인터넷전문은행의 인가 심사결과, 키움뱅크 컨소시엄과 토스뱅크 컨소시엄 두 곳 모두 불허됐다. 심사를 담당했던 외부평가위원회는 키움뱅크에 대해서는 사업의 혁신성이 부족하며, 토스뱅크에 대해서는 대주주의 출자능력을 신뢰할 수 없어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진출을 허가하지 않았다.이런 냉정한 평가는 영업을 개시한지 2년이 지난 인터넷전문은행이 확실한 자리매김에 실패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됐다. 저렴한 수수료와 신속성, 편리성을 내세운 카카오은행과 달리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은 케이뱅크는 대주주 논란에 건전성마저 악화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저하시키는 계기가 됐다.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우리보다 앞서 제도를 도입했던 미국 등에서 초기 의욕적으로 영업활동을 하던 인터넷전문은행들이 파산상태에 처하면서 결국 기존 거래고객이나 사업기반을 활용하지 않고서는 비즈니스에 성공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이미 입증됐기 때문이다.그러면 외국의 사례를 보자. 미국의 Chime은행은 해외송금, 현금인출 등 고객과 관련된 모든 서비스에서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대신 Chime은행 직불카드로 결제할 때마다 결제수수료를 비자로부터 1.5% 징수한다. 오로지 결제에만 특화함으로써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일본의 JapanNet은행도 역시 결제수요에 집중하고 낮은 수수료를 통해 기존은행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둘째는 고객의 자산관리에 특화된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일본의 소니은행은 인터넷을 활용해 외화예금, 투자신탁, 각종 대출 등 개인의 자산운용 전반에 걸친 업무를 취급하고 있다. 장래에는 소니금융지주회사의 소니생명, 소니손해보험과 제휴해 시너지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셋째는 기존고객을 활용해 은행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소매업에 기반을 둔 영국의 Tesco은행과 일본의 이온은행을 들 수 있다. 기존 슈퍼마켓 등을 통해 확보한 고객에게 다양한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마지막으로 모회사의 업무노하우를 살린 특정분야에 특화된 비즈니스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것이다. 일본 오릭스은행은 모회사인 오릭스가 리스업, 부동산임대업 등에 특화된 회사다. 따라서 오릭스은행은 부동산관련 대출에 특화된 업무만을 취급한다. 자신들이 가장 자신 있는 분야에 특화함으로써 실패의 가능성을 줄인 것.이미 수많은 전 세계 인터넷전문은행이 치열한 경쟁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결국 지금 살아남은 인터넷전문은행은 나름대로 과거의 교훈을 토대로 독자적인 수익모델을 갖춘 은행들이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인터넷전문은행은 어떠한가. 독자적인 수익모델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나. 당국은 이러한 관점에서 신청자들을 평가했나. 인터넷전문은행의 신규진출이 좌절된 지금이야말로 다시 한 번 인터넷전문은행의 허용목적을 되새겨 볼 좋은 기회다. 이러한 점에서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에 더해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은행업에 진출해 기존 대형은행의 위협이 되고 있는 미국, 영국의 사례는 부럽기만 하다.이민환 인하대 교수

2019-05-29 14:46 이민환 인하대 교수

[브릿지 칼럼] 프로를 꿈꾸는 청춘에게

김시래 정보경영학 박사·트렌드라이터JTBC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밴드’의 안성진팀이 장안의 화제다. 팀 리더인 안성진은 자작곡인 ‘대리암’을 가지고 첫 무대를 꾸몄다. 고등학교 지구과학 선생님인 안성진은 의상도 과학자처럼 입고 가사에 화학 공식과 용어까지 담았다. “나는 대리암 염산과 반응하면 이산화탄소를 내며 녹는 대리암. 그간 많은 스트레스 견뎌내며 비로소 대리암이 되었다네 모든 게 완벽했던 그 어느 날 난 너를 만나게 된거야.”안성진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노래했고 멤버들은 하나가 되어 연주했다. 장발 단속을 피해 골목골목으로 피난하던 시절, 혜성처럼 나타나 “아니 벌써”라는 곡으로 젊은이들의 숨통을 틔워 준 ‘산울림’을 보는 듯 했다. 결국 그들은 실력파로 손꼽히는 경쟁자를 꺾었다.영화 ‘미스 스티븐슨’은 고교 여선생과 제자들의 이야기다. 그들은 2박3일의 연극 캠프에서 서로의 상처를 발견하고 위로하며 극복해 나간다. 선생은 개인 연기 도중 대사를 잊어버려 뛰쳐나가 화장실의 문을 잠그고 울음을 터트린 학생에게 다가가 위로를 건네는데 그녀가 걸터앉은 곳은 옆칸의 화장실 변기통 위다. 이들은 우산을 씌워주기보다 비를 함께 맞아주는 방법으로 서로에게 다가간다. 상처는 타인에게 다가서는 가장 가까운 통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상처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성장을 발견한다.지난 주 어느 평범한 날 저녁 장충동 동국대 A122강의실에 66명의 학생이 모였다. 광고홍보학과 학생들이 주로 듣는 크리에이티브 입문 시간이다. 이번 학기 열 번째 강의였다.나는 ‘기다림의 미학’이란 주제로 강의했다. 소외받은 자들의 소통과 기다림을 다룬 영화(만추, 2010)와 인간의 부조리한 삶과 희망을 다룬 연극(사무엘 베케트, 고도를 기다리며)을 소개하고 같은 주제의 광고 몇 편을 보여 주었다.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도 기다림의 미덕이고 그것이 성공적인 사회 생활에 결정적인 분수령이 될 수도 있음을 나의 지난날에 빗대어 들려 주었다.발상의 힘을 기르기 원하는 분들에게, 능력있는 비즈니스맨을 꿈꾸는 분들을 위해 요약한다.안성진과 같이 자신만의 목소리를 만들어 다듬고 내질러라. 이 시대는 출석부의 한 줄 같은 존재를 원치 않는다. 자신만의 고유한 존재감을 고민하고 확보해야 한다. 과제 리포트든 입사 지원서든 프로젝트 발표 원고든 남들이 할만한 이야기는 생략해라.두 번째는 타인과 함께 가라는 것이다. 조직 사회에서 이타심을 버린 동료는 위험하다. 전체의 성과를 날려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술과 개인주의가 팽배할수록 비즈니스 세계의 승자는 연결력의 소유자다. 사실 행복은 감정의 문제다. 나의 경우만 해도 회사 생활의 행복감은 타인으로부터 인정 받을 때 찾아왔다. 그러니 당신 앞의 타인을 환대하라.마지막으로 인생은 타이밍의 예술, 공자도 시중(時中)이라고 했다. 조직 생활이야말로 때를 아는 자의 낚시터다. 생각이 안 풀릴 때, 일에 실패 했을 때 오히려 기다려라. 서둘러 붙잡은 인연으로 수렁에 빠진 인생을 여럿 보았다. 인생은 단판 승부가 아니다. 다음 기회가 진짜 기회다.김시래 정보경영학 박사·트렌드라이터

2019-05-27 14:47 김시래 정보경영학 박사·트렌드라이터

[브릿지 칼럼] 교통여건 개선은 선택 아닌 필수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본부장최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수도권 서북부의 교통여건 개선을 위해 GTX-A 노선의 조속한 착공을 통해 2023년까지 조기 완공하고, 인천지하철 2호선의 일산 연장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아울러 남양주, 하남신도시 등의 교통문제 개선을 포함한 광역교통망 기본구상을 담은 수도권 광역교통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계획이다.추진 계기가 어찌 되었든 간에 수도권 지역에 있어 교통여건 개선을 위한 철도 투자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 실제로 최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역민을 대상으로 우선적인 투자가 필요한 인프라 시설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인천 및 경기지역에서 철도 시설에 대한 투자 필요성이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이는 수도권의 경우, 지하철을 비롯한 철도시설의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타 지역에 비해 높고, 보다 원활한 지역 간 이동과 교통여건 개선에 있어 철도시설의 편리성을 보다 많이 피부로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사실 주요 대도시권의 교통여건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교통혼잡비용은 2015년 기준으로 한 해 33조4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13%에 달한다. 또한 1시간 이상 통학·통근하는 비율이 각각 17.1%와 18.0%에 달한다. 이는 2005년의 13.2%와 13.7%에 비해 5%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생활권 교통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수도권을 비롯한 주요 지방 대도시의 도심지 내 평균 주행속도는 20㎞/h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한, 2017년 기준 경제 규모는 세계 12위이나 물류경쟁력은 25위로 한참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특히, 수도권은 우리나라의 도시경쟁력, 더 나아가 국가경쟁력을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점에서 수도권의 교통여건 개선은 중요한 정부 정책과제라 할 수 있다. 파리, 베를린, 런던 등은 도시의 인구분산과 인접 지역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철도 및 도로 등 광역교통체계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유럽 전체적으로 향후 3년간 교통시설 등 토목투자는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우리도 수도권의 교통체계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GTX-A 노선, 인천지하철 2호선 연장만으로는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은 한계가 있다. 서울과 기존 도시들, 그리고 신규 조성되는 신도시 간의 공동 발전을 위한 광역교통망의 개선 노력은 지속될 필요가 있다. 이미 추진이 결정된 기존 도로망의 정비 및 확충사업들도 조속히 추진되어야 하며, 대중교통 체계의 효율성을 보다 높이는 다양한 조치들도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의 적극적인 협조 하에 이뤄질 필요가 있다.또한,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의 대도시들의 교통여건 개선과 지역 간 광역교통망 확충 필요성이 있다. 이를 위해 교통시설 건설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비롯한 지자체 간의 협의와 각종 인허가, 사업자 선정과 재원조달 등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해 지역주민 및 지자체간의 합의를 이룰 수 있는 제도 개선도 필수적이다.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본부장

2019-05-26 13:55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본부장

[브릿지 칼럼] 정치가들이 키우는 '체계적 위험'

엄길청 경기대 교수/글로벌경영평론가투자시장에서 분석가로 활동해 오면서 늘 염려하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도 분산이 어려운 투자위험이 언제 어디서 닥치는가를 찾아내는 일이다. 이런 위험을 ‘체계적 위험’(systematic risk)이라고 부른다. 포트폴리오 투자위험은 체계적 위험과 비 체계적 위험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보통 비체계적 위험은 분산투자를 통해 그 위험을 낮추거나 조정한다.그러나 동시적 불황이나 인플레이션, 금리변동, 유가파동 등은 시장참가자라면 누구에게나 닥치는 불가피한 체계적 위험이다. 우리는 과거 북한과의 긴장고조 사태 발발 때면 즉각 투자시장에 반영되곤 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정치가들이 나타나 세계시장 판도를 흔들며 돌연히 체계적 위험을 발생시키고 금융활동과 산업 활동을 요동치게 한다. 국민을 단합시키고 생활을 풍요롭게 하고 서로 국가의 자긍심 속에서 사랑하게 하는 정치가나 사회지도자는 과연 어디에 있는가?독일의 침공으로 누란의 위기에 처한 영국을 뛰어난 리더십으로 하나로 모은 정치인은 윈스턴 처칠이다. 황무지의 덴마크를 열악한 자연환경과 싸워, 작지만 부강한 나라의 터전을 굳건히 다진 사회지도자는 달가스이다.그러나 정국타개책으로 브랙시트라는 EU 탈퇴안건을 국민들 앞에 던져 세계를 뒤흔들게 한 일은 영국의 정치가들이 국민들에게 돌연히 내던진 ‘정치적 공(ball’)이다. 혜성처럼 나타난 프랑스의 젊은 대통령도 국민들을 이슈마다 여러 갈래로 가르는 아젠다를 하루가 멀다 하고 내놓는다. 집권한 지가 꽤 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평화롭고 협력적인 국제관계나 공동번영을 위한 리더십에는 정말 무관심하다.연일 미국을 싸움닭으로 만드는 트럼프라는 프로 검투사가 만드는 글로벌 정치경제 환경은 단 하루도 평온한 날이 없다.미국의 무역공세를 받는 중국 시진핑도 얼마 전 자국 우월주의에 빠져 “남의 나라 문명을 고치려 들면 재앙이 찾아올 것”이라는 엄포로 혁명투사 후예의 결기를 보이기도 했다. 정말 정치인들은 동족이나 이웃나라, 먼 나라를 막론하고 대립이나 갈등이나 분열이나 전쟁이 가져올 피폐한 삶의 질곡이나 피의 역사를 잊은 것인가.요즘 한국의 정치현장은 온통 진흙탕이다. 내 뱉은 말마다 독기가 서려있고, 저열하고 치졸한 언사는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지경이다. 민생 고통에 대한 이해는 그저 말로만 하는 겉치레다. 정작 매일 자기들끼리도 싸우고, 상대방과도 싸우고 그저 치고 박고 있다.오늘의 글로벌 경기둔화 배경으로 장단기 금리격차의 근접 내지는 역전을 우려하는 수익률곡선평탄화(flattening of yield curve) 현상을 들게 된다. 이미 미국에서 이런 현상이 발생해 삽시간에 여러 나라로 우려가 번지고 있다. 경기하강으로 장기금리가 내려가고 금리인상으로 단기금리가 오르면 생기는 일인데, 이로 인한 경기침체의 우려에 시급한 정책대응이 요구된다.특히 우리는 지금 기업의 설비투자와 산업인프라 투자가 늘어야 한다. 체계적 위험이 현저히 낮아지는 정치사회적인 초당적인 협력이나 정국의 안정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정치인들이 지금 저러고 있다. 도대체 저들은 누구인가.엄길청 경기대 교수/글로벌경영평론가

2019-05-23 14:26 엄길청 경기대 교수/글로벌경영평론가

[브릿지 칼럼] 현대판 보릿고개

김종대 전 동국제강 상무헬스 동호인들의 표정이 예전과 다르다. 운동 끝에 치맥을 하면서 이유를 알았다. 50대 철강 유통점 사장은 “이렇게 어려운 건 처음”이라고 했다. “IMF도 겪었고, 조기 퇴직당하면서도 잘 버텨왔는데, 올 2분기는 견디기 어렵다”고 했다.40대는 웃으며 말했지만 마음이 더 짠했다. “정신없이 바빠요. 문제는 일이 없어서, 일 찾아다니느라 바쁜 거예요.” 그는 딸아이의 학원비 때문에 고통을 받는 모양이다. 다니던 학원을 끊으라고 할 수도 없어 부인이 대형마트 시간제 캐셔로 일한다고 했다. 하나같이 불경기가 쓰나미처럼 왔다고 입을 모았다.60대 중반을 넘긴 필자는 아무 말도 못했다. 벌어 놓은 것이 줄어드는 것도 고통이지만, 일손을 놓고 있다는 현실은 정말 기막힌 일이다. 주택을 담보로 생활비를 보충하는 40대의 토로는 씨감자를 먹어야 하는 생존의 몸부림이다. 어린 시절의 보릿고개가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 “일단, 1만원씩 걷으시죠.” 지난달만 해도 3만~4만원 정도의 치맥 값은 누군가 선뜻 냈지만, 지금은 더치페이로 변했다.새는 궁하면 아무거나 쪼아대고, 짐승이 궁하면 사람을 해친다. 사람이 궁하면 거짓을 말하고, 말이 궁하면 달아나는 법이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아래로 내려앉으면 위태롭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했다. 공자님 말씀처럼 보통사람들의 삶은 현대판 보릿고개로 내려앉았다.철강기업의 경영상황은 붉은 색깔 천지이다. 파란빛을 보이는 기업은 포스코와 특화된 몇몇 기업뿐이다. 중견 철강기업과 중소메이커, 그리고 군소 유통상들은 숨넘어갈 듯 심각하다.철강 유통상들에게 여장부로 통하는 강관영업 분야의 워킹맘 이순명(가명)씨는 “묘책이 없는 시절”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내수가 불투명해서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강관과 철골(H빔 등)을 함께 수주하고 있다. 강관이 주종목이지만 철골도 한다. 그는 철골을 어렵게 수주했지만 국내 조달이 어려웠다고 한다. 국내에선 다양한 규격의 철골 생산이 불가능했던 탓이다. 어렵게 얻은 틈새 비즈니스의 결과물을 허공으로 날려 버렸다. 잘 팔리는 규격만 만드는 국내 철강메이커의 관습은 뻔뻔하게도 아무 표정이 없다.우물 안에서 뛰쳐나와야 한다. ‘Go and see’의 태도가 요구된다. 직접 가서 봐야 실정을 알 수 있다. 철강 대기업도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 순환은 작은 기업으로 이어지는 법이다. 기껏 수주했는데 중국만 도와주게 생겼다는 철강 유통 여장부의 한숨소리는 어미가 새끼에게 먹일 양식이 없어 토하는 애끊는 소리 같았다.3만원 넘는 물건을 사지 않는다. 스마트폰 사용은 월 요금이 2만원을 넘지 않도록 조절하고, 가급적 공공도서관을 애용한다. 이 생활패턴은 어느 은퇴자의 결심이다. 불황기를 사는 지혜는 짠테크가 기본이다. 자본의 회전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보리가 다 자라기도 전에 베어서 굶주린 배를 채워야 했던 보릿고개는 전설로 남아야 한다. 우리 곁에 오래 머물지 못하도록 이제라도 서슴없이 혁신해야 산다. 정말 쓰나미가 덮치기 전에 변신해야 한다. 현대판 보릿고개의 놀이터는 절대 만들지 말아야 한다.김종대 전 동국제강 상무

2019-05-22 14:28 김종대 전 동국제강 상무

[브릿지 칼럼] 지금 북미협상에 필요한 것

김우일 대우Mamp;A 대표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북미정상회담, 남북정상회담, 고위장관회담을 수없이 거쳐도 뚜렷하게 가시화된 로드맵이 보이지 않는다.이는 북미 두 나라가 서로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는 처지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어설픈 양보가 두 나라의 국익에 치명적인 손상을 초래하기에 더욱 조심스러울 것이다.미국은 핵보유국으로서 북한의 핵체제가 계속되면 한국, 일본 등 주변국가에서도 핵개발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처지로 세계 경찰패권국가로서 역할을 잃게 되고 나아가 전 세계가 핵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심각한 우려심을 가지고있다.북한 역시 폐쇄된 공산국가로서 체제안정을 위해 과거 30여 년 동안 경제개발과 재래식군비확장을 포기하고 오로지 비밀리에 핵개발에 집중해왔다. 그렇기에 확실한 대가 보장 없이 핵을 먼저 폐기하는 것은 국가체제붕괴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있을 것이다.이 같은 이유로 미국이나 북한 모두 건곤일척의 벼랑 끝 전술로 협상에 임하고 있어 좀처럼 협상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북미 협상의 양태를 보면 다음과 같은 저변의 전략이 깔려있음을 알 수 있다.첫째, 선고후락(先苦後樂)이다. 제일 먼저 가장 어려운 문제를 이슈화해 상대방이 지치기를 기다려 점차 쉬운 단계로 넘어가는 전략을 뜻한다. 미국이나 북한 모두 상대방이 수용하기 어려운 이슈를 먼저 내놓고 있다.두 번째, 허장성세(虛張盛勢), 상대방의 기세를 꺾기위해 실속없이 큰소리치거나 허세를 동원하는 전략이다. 미국이나 북한 모두 상대방의 기를 죽이는 호언장담이 판을 이루고있다.세 번째, 성동격서(聲東擊西), 가장 중요한 목표를 은닉한채 겉으로만 다른 목표를 내세우는 전략이다. 미국이나 북한 모두 상대방의 실질최종목표를 서로 알지 못하고 의혹의 눈초리만 보내고있다 .네 번째, 조삼모사(朝三暮四),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를 제안했다가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를 제시해 눈앞의 이익에 현혹되게끔 상대방을 설득하는 전략이다. 미국이나 북한 모두 상대방에 양보하는 제시안을 먼저 내놓으며 기선제압 싸움을 하고있다.그런데 미국과 북한이 구사하는 이 네 가지 전략에는 특이점이 있다. 바로 상대방에 대한 의구심과 불명확성이다. 협상은 자고로 신뢰심과 명확성이 뒷받침되어야 성사가 될 수 있다.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않고 우선 일방적승리만의 자세를 취하는 현재의 북미협상은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불가능할뿐더러 상대방에 대한 불신감이 더욱 고조될 수 밖에 없다. 협상전략은 일방적 WIN-LOSE게임이 아닌 쌍방적 WIN-WIN 게임이 돼야한다.이를 위해 필자(김우일 전 대우그룹구조조정 본부장)는 당사자들이 다음과 같은 고사성어를 교훈으로 새로운 협상자세로 임해 역사적인 한반도의 바램이 실현되기를 바랜다.교주고슬(膠柱鼓瑟)과 교왕과직(矯枉過直)이다.교주고슬은 거문고 기둥을 아교로 붙여 연주하는 것을 뜻한다. 거문고는 현을 받치는 기둥발을 밀고 당기며 여러 음색으로 아름다운 노래를 만드는 것인데 제일 청아하고 맑은 소리가 나는 지점에 아교를 딱 붙여놓고 연주를 하는 것을 교주고살이라 한다. 즉 제일 좋은 소리만을 가지고는 노래가 되지 않는다. 즉 최상을 고집하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뜻이다.또 교왕과직은 굽은 것을 바로잡으려다가 정도에 지나치게 곧게한다는 뜻으로 잘못을 바로잡으려다가 지나쳐서 오히려 더 나쁘게 됨을 의미한다. 이 역시 최상을 고집하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뜻이다.북미 비핵화 협상이 성공하려면 두 나라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두 얻으려는 태도를 버리고 한발씩 양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김우일 대우MA 대표

2019-05-20 18:00 김우일 대우M&A 대표

[브릿지칼럼] 신차 구입, LPG차는 어떨까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nbsp;최근 LPG차량 규제가 사라지면서 신차 구입 등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과거 LPG차량은 신차의 경우 장애인이나 국가유공자 및 관공서, 렌트용으로만 구입이 가능했다. 일반인은 5년 이상 사용한 LPG 중고차만 구입이 가능했다. LPG 신차 구입은 물론 LPG차량 엔진 개조, 중고차 시장 관련 규제도 모두 풀렸다.이번 규제 완화는 최근 국민적 스트레스로 떠오른 미세먼지 문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LPG차량은 내연 기관차 중 유해가스 배출량이 가장 적다. 특히 질소산화물 배출은 디젤엔진 대비 10% 미만에 불과하다. 노후화된 1t 디젤트럭은 20년 이상 된 차량이 많아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무시 못할 수준에 이르렀다. 이에 지난 4년간 개발해온 1t LPG 직접분사방식의 최첨단 엔진기술이 완료돼 1t LPG 트럭이 조만간 양산체제를 갖출 전망이다.석유업계의 반발은 거세다. 지난 20년간 이어진 LPG업계와 석유업계간 제로섬 싸움에서 이번 LPG차량 규제 철폐는 석유업계에 완패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 5년간 지속적으로 LPG차량이 줄면서 현재 등록대수가 200만대에 불과한 상황에서 LPG업계에는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문제는 앞으로 얼마나 많은 LPG 신차가 출시되느냐다. 먼저 르노삼성자동차의 QM6 LPG차가 올 6월께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초의 SUV LPG 신차다. 내연기관차와 동일한 트렁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도넛형 봄베가 실린 것이 강점이다. 현대기아자동차도 네 가지 배기량별로 LPG엔진을 개발해놓은 만큼 가솔린 시스템과 유사한 LPG차량을 출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세계 최고 수준의 직접분사 방식 LPG 엔진은 겨울철 시동성이 떨어지거나 출력이 약하다는 LPG차량의 단점을 해소했다. 가성비도 좋다. 가솔린 연료 대비 LPG 연료가격이 약 48% 수준이라 연비를 고려하면 20~30% 정도의 절대 가성비가 있다. 따라서 후반기 얼마나 많은 LPG 신차가 출시되느냐에 관심이 쏠린다. 물론 아직 과제는 남아 있다.먼저 LPG 충전소와 관련된 우려가 있다. 일각에서는 LPG 충전소가 일반 주유소 대비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현재 LPG 충전소는 등록대수에 충분히 대응할 정도로 존재한다. 충전소 문제는 LPG차량 증가에 맞춰 향후에 고민해도 늦지 않다. 물론 충전소 건립 기준 등에 대한 과감한 규제 철폐는 고민할 필요가 있다.LPG 세금과 관련된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현재 일반 가솔린이나 디젤 대비 LPG에는 세금이 적게 책정돼 있다. 생계형 차량과 LPG가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납부해야 할 세금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하지만 향후 정부가 세수 확보 차원에서 LPG 세금을 늘리면 경쟁력이 아예 사라져 버릴 것이다. 정부가 앞으로 세금을 올릴 계획이 없다고 선언함으로써 세금 인상과 관련한 국민들의 우려를 씻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LPG 신차 확대는 완전 무공해 자동차 생태계로 도약하기 위한 과도기적 모델이라 할 수 있지만 환경적인 효과는 분명히 나타날 것이다. 조만간 신차 구매 계획이 있다면 후반기 출시되는 LPG 신차 구입을 고려해보는 것도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전체 가성비를 고려한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2019-05-19 14:31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