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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칼럼

[브릿지 칼럼] 차량용 비상망치 설치 의무화해야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차량 내 소화기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현재 7인승 이상 자동차에 소화기 설치를 의무화 하고는 있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겨진 사례는 찾기 힘들다. 이번에 권익위는 5인승 이상 자동차에도 소화기를 설치하도록 권장했다. 대부분의 자동차가 해당되는 것이다. 이 주장은 충분히 납득 가능하고 타당하지만, 기존 7인승 자동차의 소화기 비치 의무화를 비롯해 교육적인 부분을 강화하는 데에도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운전면허 취득 시 단 13시간의 교육을 시행하는 우리나라의 현행 제도 안에서 교육 강화는 불가능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5인승 자동차에 소화기 설치가 의무화가 될 경우, 차량을 설계하는 메이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딜러들이 신차를 판매할 때 인증된 소화기를 끼워주는 형태로 제도가 추진될 전망이다. 딜러들은 신차를 판매할 때 다양한 인센티브를 받기 때문에 2만~3만원 가량의 소화기를 패키지에 포함시켜도 그리 큰 부담은 되지 않을 것이다.우리나라에서는 연간 5000건 이상의 차량화재가 발생한다. 매일 13~14건의 차량 화재가 발생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러한 현실에도 우리는 차량 화재가 발생하면 소화기가 없어 구경만 하는 상황에 처하곤 한다. 이번 여름 BMW 차량화재 사건으로 사회적 관심도 높아졌다.차량용 소화기의 의무 비치와 함께 위급상황 발생 시 차량 유리를 깨는 비상망치 의무 설치도 법제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버스의 경우 대부분 비상구가 없기 때문에 사고 발생 후 문이 열리지 않으면 비상망치로 탈출구를 만들어야 한다. 차량이 강이나 바다에 빠지거나 홍수로 인해 침수하면 비상망치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진다. 차량 내부에 물이 들어오면 발이나 다른 도구로 유리를 깨기는 어려운 만큼 비상망치는 중요한 생명 도구가 될 수 있다. 비상망치 뒤에는 칼날이나 가위가 붙어 있어 차가 전복된 상태에서 꼬여있는 안전띠를 끊기에도 용이하다. 가격은 단 1만원에 불과하다. 소모품도 아니기 때문에 한 번 구매하면 평생을 운전석 주변에 놓고 사용할 수 있다.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생명을 지킬 수 있는 ‘효과 만점’ 도구인 것이다.자동차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지는 않지만, 단 한번의 방심이 자신과 가족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만큼 비상망치의 비치 의무화는 더욱 촉구돼야 하는 상황이다.물론 비상망치가 의무장비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차량용 소화기처럼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BMW 차량화재 사례와 같이 동기부여 없이는 선제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우리나라의 특성에 비춰보면 더욱 그렇다.우리는 항상 큰 사고가 발생하면 그제서야 한바탕 혼란을 겪은 뒤 땜질식으로 처방하는 악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그리고 얼마 지나면 금방 잊어버리곤 한다. 한국은 연간 4000명 이상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나라다. 이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특유의 안전불감증은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이제는 생각의 전환을 통해 사전에 안전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하루빨리 차량 내 비상망치 설치 의무화가 논의되길 바란다. 필자의 차량 운전석 옆에도 약 20년 전 구입한 비상망치가 놓여져 있다. 항상 마음이 든든하다.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2018-12-19 15:28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브릿지 칼럼] 1막 내려야 2막 오르는 법

김경철 엑티브시니어연구원장금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한해를 마감하는 12월이 되면 정년이 임박하거나 그 해 실적이 저조한 직장인은 초조해진다. 구조조정이 예견되는 회사의 임직원은 좌불안석이다. “내년에도 과연 이 자리에 남아 있을까?”라는 명퇴나 졸퇴의 불안 속에 연말연시를 맞는다.엄재석 씨는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겨울, 대기업 건설사에서 명예퇴직하였다. 당시 나이 53세였다. 다행히 지인 회사인 중소 건설사로 바로 전직하였으나, 2년이 지난 어느 날 그만두게 되었다. “죽을 때까지 같이 가자”라고 했던 첫 약속은 공염불이었다.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인맥이 닿는 곳이면 찾아다녔고, 인터넷의 취업공고도 놓치지 않았다. 실적 부진을 질책하는 사장에게 살려달라고 붙잡고 매달리지 않은 자신을 원망도 하였다. 가장 힘든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죽으라는 법은 없었다. 인도네시아에서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자신의 블로그를 보고서 ‘인도네시아 자바섬을 종단하는 고속도로 공사의 소장으로 초청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고심 끝에 아내의 만류에도 불구, 출국을 결심하였다. 5년이란 세월이 흐른 지금, 숱한 우여곡절과 난관을 극복하고 현지 회사에 성공적으로 안착하였다.엄 씨의 사례를 통해 인생 2막을 설계해보자. 첫째,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 명퇴와 졸퇴까지 당했지만,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문을 끈질기게 두드렸다. 인생 1막이 끝나면 인생 2막의 새로운 문이 열린다. 새로운 문은 그를 더욱 멋진 세상으로 인도했다. 현재 그는 제2의 고국이 된 그곳에 인해촌(인도네시아 해외 은퇴자촌)을 만들겠다는 야심 찬 꿈을 갖고 실천에 옮기고 있다.둘째, 준비하고 도전하는 자에게만 기회가 온다. 새로운 일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려라. 나이를 핑계 대지도 마라.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는 100세 시대다. 빅토르 위고는 “미래란 약한 자엔 불가능, 겁 많은 자엔 미지, 용기 있는 자엔 기회”라고 했다. 인생 2막은 바로 용기 있는 자를 위한 새로운 도전의 기회이다. 그는 대학에서 현지어도 꾸준히 배운다. 문단에도 등단하여 시를 쓰는 등 숨은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셋째, 과거의 갑옷을 버리고, 과도기의 고통을 회피하지 마라 대기업에서 근무한 권위 의식을 과감히 버렸다. 명퇴와 졸퇴의 충격 속에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의 무더운 기후 조건, 언어와 문화 장벽까지도 마다하지 않고 감수하였다. 혹독한 시련을 극복한 결과 인도네시아를 인생 2막의 전환점으로 만들었다.마지막으로, 자신의 근황을 수시로 알려라. 자신의 경력과 근황을 정리하여 블로그에 올리는 등 SNS 활동을 활발하게 했다. 그것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인도네시아와의 소중한 인연을 맺어 주었다. 퇴직 후 퍼스널브랜딩을 위한 SNS 활동은 필수이다. 전화기를 발명한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은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 그런데 통상 닫힌 문을 오랫동안 쳐다보며 후회하기 때문에, 그들을 위해 열려있는 새로운 문을 보지 못 한다”라고 하였다. 어쩌면 10년 전 악몽처럼 다가온 명퇴가 오늘의 인생 2막을 열기 위한 필연적인 사건이었으며, 그의 용기 있는 도전이 새로운 문을 열게 했다.김경철 엑티브시니어연구원장

2018-12-17 14:49 김경철 엑티브시니어연구원장

[브릿지 칼럼] 진정한 인재가 바로 신성장동력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약 600년 전 조선왕조의 과학기술을 꽃피게 한 중인 출신 장영실도 세종대왕의 리더십 속에서 열매 맺을 수 있었다. 2002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다나카 고이치는 평범한 학사연구원이었기에 더욱 세인의 사랑을 받았다. 그의 영광 뒤에는 중소기업인 시마즈 제작소의 CEO가 그의 연구를 묵묵히 지켜봐 주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이렇게 기술개발 부문에만 슈퍼급 인재가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창의력 넘치는 마케팅 전문가도 강직하고 청렴한 재무전문가도 인재다. 또 미래를 여는 CEO는 역시 각방의 인재를 품는 인재다.한국의 미래는 경제에 달려있고 경제는 기업에 달려있다. 그리고 기업은 사람에 달려있다. 그중에서도 CEO의 역할은 지대하다. 기업이란 말을 풀이해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기업은 기를 업으로 하는 법적 생명체, 법인이다. 기는 사람이 머무는 곳이다. 그 사람들을 섬기고 지도하는 이가 CEO다. CEO는 ‘사람’이 전공이다. 인재들을 모으고 듣고 평가하고 지원하고 또 인재들의 속뜻을 꿰뚫는 게 그의 전공이자 해야 할 일인 것이다. ‘기업이 열량이면 CEO는 아홉량’이라고 늘 주장하는 이유다. 이 CEO가 바로 한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다. 물론 한국의 10대 차세대 동력으로 그간의 전통산업인 조선, 자동차, 철강 등 중공업에 더하여 지능형 로봇, 차세대 반도체, 차세대 이동통신 및 바이오 신약 등을 제대로 경영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렇게 어떻게, 무엇을 해서 먹고 사느냐도 긴요하지만, 누가 하느냐가 더 절실한 과제다. 피터 드러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이제 사지육신을 통해 먹고 사는 산업사회는 갔다. 머리로 먹고 사는 지력사회, 창조사회는 기계로 대치하지 못할 창조적 인간의 시대이기 때문이다.기업과 마찬가지로 나라의 일을 하는 공직자들 세계에서도 정말 깨끗하고 유능하면서도 헌신적인 인재가 간절하다. 그런데 인재(人才)는커녕 재앙 재(災)자를 넣을 만한 인재(人災), 아니면 찌꺼기 재(滓)를 써도 좋을 인재(人滓)가 허다하다.인재(人災)는 말하자면 재앙(災殃)이나 재난(災難)이 되는 인재란 뜻이다.대통령을 모시고 미국까지 가서 성추행으로 나라망신, 정권망신 시키는 청와대 대변인이나 말썽많은 십상시들이 바로 인재(人災) 아니겠나.고매한 인품이라고 내세운 총리후보도 땅 투기 의혹과 탈세 의혹으로 청문회도 못가보고 자진 사퇴한 경우도 인재(人災)라고 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재물 재(財)자를 넣어 인재(人財)라고 불러도 좋겠다.반면에 중국 한(漢)나라 고조의 재상 소하와 같은 경우는 또 다른 의미에서 인재(人財)라고 할 수 있다. 나라 재산과 돈을 잘 경영한 인재(人財)란 뜻이다. 기업에서도 최고재무 책임자(CFO)가 인재(人財)다.그렇다면 찌꺼기 재(滓)자를 쓰는 인재(人滓)는 어떤 사람들일까? 젊디 젊은 세습CEO에 대대로 충성하는 늙은 인재들을 보라. 그게 인재(人滓)가 아니고 무엇이랴?또 대통령 앞에서 수첩에 받아 적고 황송해하는 장관들은 또씨 재, 감탄사 재(哉)자를 넣어 인재(人哉)라고 부를만 하다. 있으나 마나한 토씨 같은 말만 읊으며 아부나 하는 위인들 말이다.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2018-12-16 15:42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브릿지 칼럼] 중년을 위한 변명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산다는 건 뭘까. 어떤 게 잘 사는 걸까. 아무리 고민해본들 1순위 모범답안이 잘 찾아지지 않는 시대다. 떡하니 입신양명의 부와 명예를 바라는 것도 아니다. 기둥, 허리로 불리는 중년 정도면 그 정도 양심(?)과 현실감은 있다. 그저 주변에 흔함직한, 남들처럼 살고 싶을 뿐이다. 회사를 다니며, 친구도 만나고, 가족도 챙기는 그런 삶 말이다. 문제는 아무리 둘러봐도 이런 평범한 삶조차 드물다는 점이다. 한 움큼의 고민과 한 덩치의 무게가 평범한 일상을 힘겨운 현실로 치환시킨다. 중년 인생이 얼추 이렇다. 과연 이대로 괜찮을까.사회초년생 넋두리라면 일리도, 이해도 된다. 다만 짧아도 40년 넘게 묵묵히 살아온 중년이라면 평가가 달라진다. 중년에게 방황은 허용되지 않는다. 어영부영할 짬도 틈도 없이 가족과 사회, 국가를 위해 내달리라 강요받는다.산다는 게 뭔지 떠올려봤자 인정받기 힘들다. 그런데 현실은 다르다. 인생화두는 중년일 때 정점을 찍는다. 쥐기 힘든 평범한 삶의 갈구는 중년일수록 더 크고 깊다. 눈앞의 호구지책과 암울한 수수께끼의 동시 출현이다. 몸은 중년이라도 맘은 청년처럼 휘둘리고 번뇌한다.일본의 한 주간지(SPA)가 35~49세 중년남성 300인을 대상으로 2016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70%가 ‘볼품 없는 인생’에 동의했다.볼품 없다(つまらない)는 뜻은 하찮거나 시시하거나 재미없다는 말과 비슷하다. 비교잣대는 평범한 보통인생이다. 보통인생에조차 닿지 못하는 박탈감과 상실감의 공유다. 보통인생에서 ‘보통’은 예전에 설정된 개념이다. ‘졸업→취업→결혼→양육→정년’의 길이다. 성장시절 누구든 밟음직한 경로다. 선배들에겐 익숙한 보통인생이다. 이걸 중년초입의 마흔 인생이 되돌아보니 쉽지않아 졌음을 깨달은 것이다. 평범함조차 허용하지 않는 시대의 결과다.지금 한국의 중년인구는 선배들의 보통인생을 부러워하는 최초 세대다. 내일이 오늘보다 불행할 수 있다는 실체적 위기와 함께 중년에 접어들었다. 중년이전엔 거센 수험경쟁에 좌절했고, 상당수의 사회 데뷔는 불합격 통지로 시작됐다. 희망출사표는 대출통지서로 대체되고, 승진인사는 퇴직명단으로 변질될까 두렵다. 최초의 입직관문이 비정규직이면 보통인생은 더 힘들다. 패러다임 변화로 ‘제조업→서비스업’의 시대조류 전면에 노출된 건 물론이다. 구체적인 실업공포다. 쓸 곳은 많은데 벌 곳은 줄어드니 악순환의 시작이다. 안 잘리려 애쓰지만, 빈곤파도는 건재하다.옛 사람들은 용감히도 나이와 깨달음을 연결했다. 진실인지 모르겠으나 서른이면 뜻을 세우라 했다. 이립(而立·30세)이다. 지금 적용하면 대단한 일이다. 뜻은커녕 빛조차 없어서다. 또 중년 초입의 마흔이면 유혹에 흔들리지 말고 꿋꿋하라 했다. 불혹(不惑·40세)이다. 한술 더 떠 쉰엔 하늘이 정한 운명을 따르는 걸 당연시했다. 지천명(知天命·50세)이다.지금 중년은 이런 말을 듣고 컸으나 정작 이루지 못한 본인신세가 더 웃플 수밖에 없다. 동의불가다. 환갑조차 도를 찾아 해매는 마당에 중년방황은 일상적이고 평범한 일이다. 지금 중년에게 필요한 건 공감과 위로다. 그 정도면 꽤 잘 살아온 인생이라 웃어주는 사회가 절실하다.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

2018-12-13 15:24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

[브릿지 칼럼] ICO 투자에서 이기는 법

최철용 블록체인창업연구원 대표블록체인 기업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 향후 프로젝트를 발전시킬 자금을 모집하고자 코인을 발행해 투자금을 모으는 것을 ICO(Initial Coin Offering)라고 한다. 신규 코인의 등용문이기도 한 ICO 성공의 기원은 2014년 1800만 달러를 모은 이더리움이었다. 올해 초부터 침체되어 온 시장 분위기로 많은 코인 기업들이 그들의 ICO 일정을 미루고 있다. 심지어 ICO를 완료한 업체가 상장을 미루는 현상도 보이고 있다. ICO란 코인 발행기업이 코인을 정식 상장하기 전에 고객들에게 코인의 탄생을 알리는 것과 동시에 자금을 모은다. 프라이빗과 프리세일 등을 거치면서 ICO를 한다. 안타깝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ICO 금지국가이다.투자자에게는 현실적 ICO 시장은 그리 녹록치 않다. 물론 성공적인 ICO로 큰 수익을 거둔 적도 있지만 투자 성공이니 고수익 실현이니 하는 말에 현혹되어 큰 낭패를 보는 일이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ICO에 참여하려면 먼저 코인에 대한 기본 지식이 필요하다. 스위스 소재 금융감독청(FINMA)이 발표한 ICO 가이드라인을 보면 ICO를 진행하는 토큰의 종류는 3가지로 나뉜다. ▲지불형 토큰(Payment tokens),▲유틸리티형 토큰(Utility tokens),▲자산형 토큰(Asset tokens)이 바로 그것이다. 지불형 토큰은 재화와 서비스를 얻기 위한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는 토큰을 말한다. 유틸리티형 토큰은 블록체인 기반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사용되는 토큰이다. 자산형 토큰은 주식, 채권, 파생상품과 유사하며 물리적인 자산이 블록체인에서 거래될 수 있도록 하는 토큰을 포함한다.안전한 것은 없다는 전제 아래 필자가 투자하는 패턴을 참고로 말하면 일단은 소액을 다양한 신규 ICO들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다. 이때 투자 코인의 백서(White Paper)를 분석하는 것은 필수적인 과정이다. 트레이딩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투자는 기본이다. 한그루 사과나무를 심는 농부처럼 기다리는 것이 미덕이다.씨 뿌리고 바로 수확하려는 욕심은 금물이다. 필자는 컴퓨터가 전공이었다. IT 혁명의 주역인 컴퓨터와 인터넷 시장을 경험한 우리는 ICO 시장에서 코인들도 각 분야의 1등이 아니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한다. 인공지능, 통신, 클라우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자율주행 자동차, 보안, 엔터테인먼트, 헬스케어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내가 투자하는 코인이 미래시장에서 1등일 수 있는가에 대한 판단은 매우 중요하다.이렇듯 성공 ICO 코인 선별이 어려운 시장이지만 ICO 코인 투자자들에게 안전한 코인으로 알려진 것들도 있다. 현물 기반 ICO 코인들이 바로 그것이다. 농산물 기반인 멕시코의 아그로코인, 위스키를 기반한 스코틀랜드의 캐스크 코인, 원유를 기반한 베네주엘라의 페트로 코인 등이 안전을 현물로 담보한 코인들이다.투자는 언제나 위험을 동반한다. ICO를 성공적으로 진행한 코인일지라도 투자 성공확률은 극히 낮다고 한다. 투자의 판단은 언제나 본인 책임이란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최철용 블록체인창업연구원 대표

2018-12-12 15:32 최철용 블록체인창업연구원 대표

[브릿지 칼럼] 서울 공공임대 확대 방법 있다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서울 주택시장이 9·13 대책 이후 관망세로 돌아서며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최근 6개월간 서울 대부분의 주택가격이 1억~5억원 정도 올랐다. 이처럼 서울지역의 집값이 급등한 것은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기수요와 공급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전국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선 상태에서 서울지역의 주택보급률만 98%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서울지역은 택지부족과 재개발·재건축 지역의 투기억제 정책 등으로 공급이 쉽지 않다.민간시장에서 공급이 위축될 경우 공공임대주택의 대량공급을 통해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하는 것이 시장을 안정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박원순 시장 취임 후 서울시는 공공임대주택의 지속적 공급으로 나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민선 6기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 후 공공임대 2만호와 준공공임대 6만호 등 총 8만호 공급계획을 세웠다. 그 결과 지난 5년간 서울시는 공공임대주택 8만9865호를 공급해 2017년 12월 기준 계획대비 108%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행복주택의 입주 대기 수요가 10만 명을 넘어서고, 임대아파트 입주를 위해 몇 년씩 대기하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더 많은 공급방안을 찾아야 한다.첫째,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풀면서 공공임대주택 공급방안을 찾아야 한다. 현재 서울시는 재개발사업에서 공공임대주택을 매입하거나, 재건축사업에서 추가용적률의 50%를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도록 기준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재개발재건축이 부동산투기의 원흉으로 지목되면서 각종 규제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개발재건축 용적률 상향을 통해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은 모순이다. 따라서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풀면서 추가용적률 상향을 통해 공공임대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둘째, 새로운 대량공급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현재 서울시가 추진 중인 용적률 확대 같은 규제완화를 통한 공급정책은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100만평에 이르는 용산 미군기지 이전부지 일부를 임대주택, 일자리, 문화·복지 시설이 융합된 복합형 공공임대타운으로 건설하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다. 또한 서울도심에 있을 필요가 없는 30만평의 태릉의 육사부지도 외곽으로 이전하고 공공임대타운으로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셋째, 공공임대주택의 재고율 목표도 높여야 한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공공임대주택 재고율 9% 달성을 목표로 잡고 있다. 이는 OECD 국가기준 8%를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서울시는 택지부족과 재정 문제 등을 감안할 때, OECD 평균 8%의 2배인 16% 이상은 목표로 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우리나라 주택시장은 주기적으로 매매시장과 전월세시장이 불안하고 급등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은 전국의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안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민간시장은 시장논리에 맡기고, 공공은 임대주택의 대량공급에 치중하는 이원화 정책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국내 여건상 이원화 정책이 어렵기에 공공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2018-12-10 15:27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브릿지 칼럼] 투자개방형 병원으로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 마련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국내에 첫 영리법원인 제주 녹지국제병원이 개설 허가를 받았다. 2002년 김대중 정부에서 영리병원 설립을 검토 한 지 16년 만에 첫 결실을 맺은 것이다.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반쪽짜리 허가이지만 낙후된 방식에 머물러 있는 의료 시스템이 투자개방형으로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영리법인이라는 말은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을 뜻한다. 현행 병원들이 투자폐쇄형이었기에 자본의 투자가 쉽지 않았고 이는 의료 비효율과 낙후성의 원인이 되어 왔다. 의료관광은 주변국 병원에 빼앗겨 왔으며, 병원들은 불필요한 약을 처방하면서 소비자 후생은 외면한 채 수익만을 추구해왔다. 비록 제주도의 한 개 법인에게만 허가된 것이지만 의료분야에 투자를 제한해 온 규제를 해소한 것은 다른 병원에게도 자극을 줄 수 있어 의료 전반의 효율성과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가져올 수 있어 기대된다.모든 병원이 투자폐쇄형의 낙후된 방식에 머물러 있는 것과 정상적인 투자가 이루어지는 병원이 있는 것과는 분명 다르다. 투자의 효과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어느 것이 더 나은지 비교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의료사회주의를 주장하는 이들이 투자개방형 병원을 극렬히 반대하는 것은 이처럼 더 나은 방식이 하나라도 있으면, 폐쇄적 시스템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을 걱정해서 일 것이다. 어느 분야든 다양성이 인정되는 열린 방식이어야 소비자뿐만 그 분야의 종사자도 닫힌 시스템에 갇히지 않을 수 있다.자본 투자가 용이해지면 의료서비스의 질적 개선뿐만 아니라 의료서비스의 비용도 낮아질 수 있어 의료소비자의 편익이 제고될 것이다. 반대론자들은 자본투자가 되면 의료비용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잘못된 주장이다. 어느 분야에서든 자본투자가 용이해 지면 시장에서 투자 활동이 활발해 그 분야의 경쟁력 제고와 함께 가격 하락 현상이 발생한다. 자본의 투자는 비용을 낮추거나 편익을 높이게 되고 이는 생산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와, 결국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을 낮추게 마련이다.이번에 제주도에 허가된 영리병원은 해당 지역의 고용을 늘리고 의료관광이라는 새로운 특수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지역 주민들은 의료사회주의 세력과 기득권을 옹호하는 일부 의사들의 반대 주장에 막혀 지역발전이 방해받지 않도록 경계해야 할 것이다.이번에 영리병원이 문을 열게 되면 앞으로 의료공공성과 건강보험체계의 선진화에도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첨단 의료기기와 기술을 개발하고 촉진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으며 양질의 서비스로 나아갈 수 있는 첫 단추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의료는 본질적으로 민간영역에 해당한다. 민간병원이 90% 이상이며, 국공립 병원은 10%미만이다. 물론 국공립병원도 적자 상태에서 영업을 하기는 어렵다. 정상적인 투자활동을 통해 의료분야의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2018-12-09 15:38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브릿지 칼럼] 도 넘은 '빚투 폭로' 그만

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난데없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성추행을 폭로하는 미투를 본뜬 ‘빚투’(#빚Too·나도 떼였다)가 연일 요란하다. 연예인의 부모, 가족에 대한 채무 문제가 연예인 당사자에게로 번지는 현상이다. 래퍼 마이크로닷의 부모 사건이 알려진 이후 가수 비, 마동석, 이영자, 차예련, 소녀시대 멤버 티파니 등이 빚투 의혹에 휘말리면서 연예계를 휩쓸고 있다. 일부 연예인들은 빚투로 인해 연예활동을 자의반 타의반으로 중단해야 하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이제는 연예인이 되려면 자신의 부모나 4촌 8촌 혈족의 채권채무 관계부터 미리 파악하고 상환계획도 대비해야 하는 세상이 오는 것인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마이크로닷 부모의 사건 소문은 사실 꽤 충격적이었다. 20년 전 충북 제천에서 목장을 운영한 마이크로닷 부모가 친척과 이웃 등에게 갑자기 거액을 빌려 뉴질랜드로 도주했고 그래서 한 마을이 쑥대밭이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마이크로닷 측은 처음에는 강력 부인했지만 몇몇 피해자들의 증언과 경찰 관련 서류가 미디어에 잇달아 공개되면서 더 이상 눈가리고 아웅할 수 없게 됐다. 뒤늦게 사과를 하면서 마이크로닷은 원만한 해결을 약속했지만 이미 싸늘해진 대중 반응을 뒤돌리기에는 늦었다. 심지어, 경찰은 사기죄의 공소시효가 남았다기 때문에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마이크로닷 부모에 대한 적색수배까지 요청했다. 래퍼 도끼도 ‘빚투’ 논란에 휘말렸다. 그는 해명과정에서 “억울한 부분이 있으면 우리는 집에 있을 테니까 오시라. 1000만원은 내 한 달 밥값 정도”라는 경솔한 말을 내뱉는 바람에 여전히 전전긍긍하고 있다. 가수 비는 떡가게 채무 때문에 고인이 된 어머니까지 세간 풍문에 오르내렸고 견미리는 남편의 주가조작 사건 때문에 청와대 민원에 연예계 퇴출 요청까지 등장했다.빚투 논란에 휩싸인 연예인들마다 각자 대응하는 방식은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연예인은 이미지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직업이고 대중들로부터 워낙 관심을 받다보니까 ‘빚투’ 논란은 연예활동에 치명적이다. 처음에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뉴스거리였지만 이제는 부모의 죄를 자식에게 묻는 ‘연좌제’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물론 대중으로부터 받은 애정 덕분에 사회적, 경제적인 혜택을 누리는 연예인들의 도의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자녀가 보증인이 아닌 이상 부모의 빚을 자녀가 갚아야 할 법적인 책임은 없다. 상속이 개시되는 경우에도 한정승인이나 포기 등 법적절차를 통해 민사상 채무는 얼마든지 피해갈 수 있다. 남아있는 것은 도덕적인 측면에서 연예인 당사자가 끌어안고 가야 하는 윤리적 책임이다. 채권자 측은 연예인 가족의 채무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해 연예인 당사자를 압박해 조속히 채무를 변제받으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하지만 개인 사이의 채무 문제는 공적인 관계가 아닌 사사로운 일이므로 법질서를 뛰어넘는 추심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 미투와 달리 빚투는 공공의 이익을 찾아보기 어렵다. 심지어 빚투 발설자에 대한 명예훼손죄가 적용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업무방해죄도 가능하다. 연예인 개개인의 법적 대응도 중요하지만 청와대 민원게시판을 포함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적인 내용에 대한 악의적 폭로를 사전에 막는 제도적인 장치가 근본적으로 필요하다.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

2018-12-06 15:25 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

[브릿지 칼럼] IT 코리아, 화재로 길을 잃다

권혁동 서울과기대 교수5세대 이동통신망 서비스가 가시화 되고 있다. 통신 속도가 기존보다 수백배 빨라졌다. 통신속도의 획기적인 증가로 자율주행, 가상현실, 스마트 공장 등의 4차 산업분야에 큰 발전이 기대된다. 관련 서비스가 개발되면 내년에라도 소비자들이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전통산업의 구조 개편이 과제로 다가온 시점에서 획기적인 기술혁신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이렇게 훌륭한 일이 시작되는 데, 기초적인 사고가 전화국에서 발생돼 걱정이 앞선다. 서울 아현 한국통신 지하 통신구에서 난 화재다.지중화된 통신선로는 우리들 눈에 매일 보이지 않지만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일반인의 생활에 큰 불편을 주게 마련이다. 상가에서는 신용카드 결제가 안 돼 매출이 뚝 떨어졌다. 대학교에서는 출입문이 안열리고,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출석도 못 불렀다. 인터넷과 무선통신에 우리의 생활이 얼마나 의존하는 지를 알게 되는 좋은 계기였다. 앞으로 의존은 더 심화될 것이다. 청와대의 지휘통신망도 일부 문제가 있었다는 보도가 있어 국가안보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었다.당장 급히 복구하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조용히 지나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망의 설계, 관리, 운용 방식에 대해 대대적인 정비를 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유사사고는 계속 발생된다. 길가에 노출된 무선 중계기를 보면 ‘저기 물 한 바가지만 부으면 끝인데 저렇게 노출해도 괜찮을까’ 걱정이 앞선다. 통신망에 대한 사고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방지책을 강화해야 된다. 일부 구간이 파손되더라도 빨리 복구할 수 있는 모듈화 방식으로 건설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전투기의 경우 한 부분이 고장나거나 파손되면 분해해서 추가부품으로 바꾸고 조립하지 않는다. 문제 있는 유닛을 현장에서 통째로 갈아 끼면 바로 고쳐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정비의 용이성을 극대화 하는 개념이다. 통신망도 이런 방식으로의 건설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화재, 지진, 수해 등의 각종 사고를 줄이기 위한 방호능력의 획기적인 보강이 중요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회사간 통신망 공유도 시급하다. 사고난 KT 말고 다른 통신회사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거다. 경제적, 기술적인 이유로 비상시에도 서로 망을 공유하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다른 회사의 서비스를 처리하는 경우 갑자기 트래픽이 많아져 기존 서비스가 제한을 받으므로 경쟁관계에 있는 회사들끼리 협력이 어렵다. 정부가 개입해 최소한의 서비스나 특정 긴급가입자는 바이패스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동업자들끼리 아무리 경쟁하더라고 서로 상부상조하는 것이 상도의이다.일부의 망이 나가더라도 일정기간은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더 필요하다. 로컬 메모리 기능을 강화해 중앙과 교신하지 않더라도 운영할 수 있는 백업 및 로컬 운영체제의 강화가 시급하다. 인터넷 의존성을 줄이는 설계가 필요한 것이다. 안전도를 높이는 데 비용 투자는 필수적이다. 정부, 기업, 소비자 모두가 인식을 공유하고 공동 분담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권혁동 서울과기대 교수

2018-12-05 16:24 권혁동 서울과기대 교수

[브릿지 칼럼] 최저임금 과속의 부작용

박종구 초당대 총장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소득 하위 20% 가구 소득이 전년 동기 대비 7% 줄었다. 반면에 상위 20% 소득은 8.8% 늘었다. 하위 20% 소득 대비 상위 20% 소득을 나타내는 5분위 배율도 5.52배에 달했다. 소득 상하위 계층간 격차가 벌어지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분배 쇼크’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분배 상황이 나빠진 것은 저소득층의 일자리와 소득이 줄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인상의 후폭풍이 아닐 수 없다. 지난 10월 제조업 일자리는 4만5000명 줄어 7개월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저소득층 일자리인 숙박음식업, 도소매업 및 사업시설관리 부문에서 28만명 이상 일자리가 사라졌다. 임시직과 일용직도 많이 줄었다. 특히 한창 일할 나이인 40대의 일자리가 크게 감소했다. 금년 3분기동안 33만개가 줄었다.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3분기 연속 하위 소득 감소 현상이 일어났다.정부는 재정을 투입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정책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공무원 채용 확대, 공공기관의 일자리 확충 및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통해 공공부문이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고용통계는 정반대의 사실을 보여준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는 자명한 사실이 입증되었다. 문재인 대통령도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결국 기업이다. 정부는 맞춤형으로 기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기업 친투자 환경 조성이 적극적인 고용정책이고 소득재분배 정책이다. 포용국가를 구현하기 위한 유용한 해법이다.정부의 친노조 정책이 기존의 일자리 질을 높이는데 기여했지만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일거리가 있어야 일자리가 있는 법이다. 일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규제개혁, 노동개혁이 시급한 이유다. 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제조업이 양질의 고용 창출자가 되는데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경제성장에 따른 일자리 창출을 보여주는 고용탄성치는 2014년 0.72에서 금년 0.11로 격감했다. 2009년 이후 최저치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 8대 주력산업 중 조선을 제외하고는 3년 후 글로벌 경쟁력에서 밀려난다고 전망했다. 결국 서비스산업의 활성화가 정답이다. 혁신을 가로 막는 덩어리 규제가 시급히 혁파되어야 한다.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운영에 커다란 부담이 되고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가 570만명이나 된다. 취업자의 25% 수준이다. 경쟁국인 일본 10.4% 독일 10.2% 미국 6.3% 프랑스 11.6% 보다 월등히 높다. 신용카드 수수료를 1조4000억원 줄이는 무리수를 쓸게 아니라 문제의 근원을 손질해야 한다.노동개혁을 빼놓을 수 없다. 세계경제포럼(WEF)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노동시장 분야는 48위에 그쳤다. 전반적 경쟁력 순위 15위와 크게 대조된다. 특히 노사협력 124위 정리해고 비용 114위 인력의 다양성 82위로 노사관련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80%가 충원 계획이 없다고 한다. 고용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한 개혁이 절실한 시점이다.박종구 초당대 총장

2018-12-02 15:33 박종구 초당대 총장

[브릿지 칼럼] 전설 ‘보헤미안 랩소디’ 그리고 피카소

정인호 GGL 리더십그룹 대표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았다. 아니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공연을 즐겼다’가 맞겠다. 이 영화에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명곡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가 발매되기까지 고정관념을 가진 평론가들의 혹평에 당당하게 맞서는 ‘퀸’의 태도였다. 당시 6분 길이의 보헤미안 랩소디는 음악 산업에서 대중성을 고려한 곡이 아니었다. 그런 반대에도 ‘보헤미안 랩소디’는 아카펠라, 오페라, 발라드, 하드록 등 서로 다른 장르를 한곡에 담아낸 파격적이고 독특한 구성으로 공개와 동시에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특히 발매한 해에 영국 내 9주 연속 1위 신기록을 달성하였고 이어 1975년, 1976년, 1991년, 1992년의 네 해 동안 1위에 오른 유일한 싱글로 기록되고 있다.‘보헤미안 랩소디’의 해석은 매우 다양하다. 프레디 머큐리 자신의 성 정체성과 성 지향성 사이에서 갈등과 선택 그리고 그 선택에 따른 고민과 부모님을 비롯한 사람들에 대한 불안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곡이다. 가사 속 사형수가 죽인 것은 조로아스터교도였던 자신 아버지가 상징하는 억압인 동시에 게이였던 프레디 자신의 남성성 등을 포함한다.음악에 프레디가 있다면 미술에는 피카소를 손꼽을 수 있다.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은 르네상스 미술의 기초인 원근감과 명암법의 전통을 완전히 파괴한 최초의 그림이다. ‘아비뇽의 처녀들’은 당시 어느 화가의 작품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시도였다. ‘보헤미안 랩소디’처럼 비평가들의 반응은 혹독했으나 뒤늦게 작품을 접한 대중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강렬한 호소력이 느껴진다는 찬사가 이어지자 딴죽을 거는 비평가들도 서서히 꼬리를 감추었다.‘보헤미안 랩소디’와 ‘아비뇽의 처녀’들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시간이 지나도 식지 않았다. 그만큼 당시 음악과 미술계에 시사하는 바가 컸다는 뜻이다. 한때의 거짓 명성은 시간이 흐르면 거품이 꺼진다. 하지만 더러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와 효용이 더해지는 경우도 있다. ‘퀸’의 노래와 피카소의 작품이 바로 그러하다.피카소의 위대함은 입체주의를 탄생시킨 데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형태와 재료에도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했고 예술가는 으레 특정한 유파나 사조에 속한다는 통념을 뒤엎었다. 잘 알려졌다시피 그는 청색 시대(1901~02년), 청색~장미색 이행기(1904년), 장밋빛 시대(1905~06년), 입체주의(1908~14년), 앵그르풍 시대(1915년 이후), 초현실주의(1925~39년), 앙티브 시대(1946~48년), 말년(1945~73년) 등을 거치며 부단히 화풍을 변모시켰다.그룹 ‘퀸’ 역시 반항하는 10대의 넘쳐나는 에너지를 표현한 ‘쉬어 하트 어택’(Sheer heart attack), 기타 연주를 극도로 절제하고 프레디의 피아노로 채워지는 ‘돈 스탑 미 나우’(Don‘t stop me now), 승리자의 벅찬 감격을 표현하는 ‘위 아 더 챔피언스’(We are the champions) 등 특정 영역만을 고집하지 않았다. ‘퀸’과 피카소의 이러한 행보는 무엇보다 어느 한 가지 기치에 국한되지 않으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들은 “스스로를 부적응자들을 위해 연주하는 부적응자들”이라 말했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퀸의 음악이 신선하고 경이롭게 들리는 것은 퀸도 우리도 여전히 그렇기 때문은 아닐까.정인호 GGL 리더십그룹 대표

2018-11-29 15:32 정인호 GGL 리더십그룹 대표

[브릿지 칼럼] SOC 투자 확대 급하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최근 통계청의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실업자 수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7월 이후 넉달 연속으로 취업자수 증가는 10만명에 못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최근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정보통신업 그리고 건설업의 취업자 수가 늘어 고용절벽의 심화를 막고 있는 양상이다.그러나 최근 건설경기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공공건설공사가 급격히 위축된데다 건설경기를 지탱하던 민간주택경기가 정부의 부동산 규제강화와 전반적인 경기 악화로 인해 위축되고 있다. 건설기성실적은 2018년 1분기 들어 증가세가 주춤하더니 2분기 이후 급속히 감소세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건설수주도 3분기 공공토목의 증가로 다소 회복되기는 했으나, 2분기 이후 마이너스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건설경기 하락세가 이전의 하락세에 비해서도 두배 이상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더욱 우려되는 것은 내년에는 이러한 건설경기 위축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있다. 최근 주요 연구기관들의 2019년 건설 및 부동산 경기 악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예측한 바에 따르면 주택을 중심으로 한 민간부문의 경기가 빠르게 하락하는 가운데 사회간접자본(SOC) 예산도 2017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되면서 건설수주는 올해 보다 6.2% 감소한 135조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또 현대경제연구원의 2019년 전망에 따르면 건설수주는 올해 2017년 대비 11% 감소한데 이어 2019년에 9%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이에 따라 건설경기의 경착륙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경기 경착륙은 건설산업은 물론, 국내 경제여건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특히 고용 창출 효과가 큰 건설산업의 급격한 위축은 최근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고용시장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예측된다. 건설경기 악화로 미분양이 확대되고, 건설기업들의 부실이 현실화되면 국내 경기 전반의 위축이 불가피하다.한마디로 건설경기의 경착륙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최근 예산 심의가 한창이지만, 무엇보다 적정 수준의 SOC 투자가 필요하다. SOC 투자의 적정한 수준 유지는 건설경기뿐만 아니라 고용 및 소비 등 실물경제를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건설산업연구원에서 예측한 바에 따르면 3%대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재 예산 수준에서 약 10조원 이상의 SOC 추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이 같은 측면에서 최근 정부에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예산을 확대 편성한 생활 밀착형 SOC 투자가 실효성을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생활 밀착형 SOC 투자 범위를 확대하고, 투자 규모도 현재 수준에서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지금의 경제상황과 커져가는 대외경제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내년 우리 경제는 더욱 큰 도전에 직면할 것이 분명하다. 결국 더 적극적인 재정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전후방 연관효과가 큰 건설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는 필수적이라는 점이 이번 국회의 예산 심의과정에서도 고려되기를 기대한다.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2018-11-28 15:25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브릿지 칼럼] 소득불평등 해소 서두르지 말아야

이민환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며칠 전 통계청이 올해 3분기 가계소득동향을 발표하면서 현 정부가 제창하고 있는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회의론이 일고 있다. 정부의 노력에도 계층 간 소득격차가 확대된 통계결과가 발표되자, 야당과 일부 언론에서 소득주도성장의 폐기론부터 문재인정부의 책임론까지 등장했다.근대자본주의 출범 이후 전 세계는 산업화 과정을 통해 경제성장을 달성했다. 그러나 부작용으로 지구환경의 악화, 지역 간 경제격차 확대 등에 따른 난민과 이주노동자의 증가 등이 발생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자본주의의 발달과 더불어 제기되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소득과 자산의 불평등이 모든 국가에서 확대되는 현실이다.OECD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가처분소득에 기초한 지니계수는 OECD 35개국 중 18번째로 중간에 위치하고 있고, 상위 1%가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미국의 절반에 지나지 않고 중국보다도 낮은 수준이므로 혹자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 있다.그러나 그 비율을 상위 10%로 확대하거나 자산까지 포함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불평등은 외환위기 이후 점점 심화돼왔다. 이에 비정규직 확대, 해외생산 증가에 따른 국내 중소기업의 몰락 등 국내 소비 제약 요인을 불평등 해소를 통해 해결하고 한국경제의 재도약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이번 정부가 제창하는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이다. 케인즈는 부자들의 저축을 통해 자본이 축적되고 이러한 자본을 활용해 경제성장이 이뤄진다는 고전파 경제학에 반기를 들었다. 케인즈는 결국 경제성장을 초래하는 것은 소비증가와 같은 유효수요이며 소득분배의 불공평 해소야 말고 유효수요를 창출하는 수단이라고 주장했다.우리는 과거 이러한 유효수요를 국내외 소비를 통해 창출했다. 다만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비정규직 저임금 노동자가 증가하면서 국내총생산 대비 내수비중은 1996년 78.4%에서 2015년엔 53.4%로 하락하고 수출이 경제성장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그러나 우리나라의 수출산업은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으며, 경제의 재도약이 절실한 현 상황을 고려하면 내수 진작이 필연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현 정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통한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과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저소득층 소득 증가, 기초연금의 인상 등 다양한 소득확대 정책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전통적인 경제학에서 일반적으로 생산요소의 가치는 그 한계생산에 의해서 결정되며 ICT기술 차이에서 발생되는 생산성의 격차에 의해 숙련노동자와 비숙련 노동자의 임금격차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그러나 한번 생각해보자. 과연 중소기업의 근로자와 대기업의 근로자 간에 생산성이 임금의 격차가 두 배 이상이 날 정도로 차이가 있는 것인지, 비정규직은 정규직과 생산성 차이에 의해 낮은 임금을 받을 수밖에 없는지.이처럼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은 외환위기 20년 동안, 아니 고도성장기부터 잉태돼 온 한국 경제구조를 바꾸려고 하는 정책이다. 물론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이 자영업자의 비용 상승을 초래해 고용여건을 더욱 악화시켰으며 소득불평등을 일시적으로 확대시킨 측면도 있다. 이러한 시행착오는 집권기간 내 모든 결실을 보려는 조급함에서 발생된다. 재벌개혁, 남북문제, 고용구조 개선 등을 5년 임기 내 마무리할 수 없다.이민환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

2018-11-26 15:31 이민환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

[브릿지 칼럼] 노동가치설의 재발견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전무필자는 지난 몇 개월간 고향 농가주택을 리모델링하는 데 흠뻑 빠져 있다. 거의 모든 주말을 고향집에서 보내다시피 한다. 정말로 해도 해도 끝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하나하나씩 내 손으로 직접 새롭게 모양을 만들어간다는 재미가 쏠쏠하다.전기, 화장실, 주방 등은 내 실력으로 도저히 안 되는 부분이라 전문 인테리어 업자를 불러 시공했지만 그 외에는 모두 내 몫이다. 페인트 가게에 가서 색을 고르고 꼬박 하루종일 롤러를 밀었다. 외벽은 흰색으로 실외 카페 방은 민트색으로. 중고품 가게를 뒤져서 중고 가마솥을 샀다. 그라인더와 철수세미로 녹을 갈아내는데 또 꼬박 하루. 그렇게 가마솥을 아궁이에 앉혔다.평생 책상물림이 일 머리도 없거니와 각종 연장도 새로운 것뿐이라 쓸데없이 반복 작업을 하면서 하나하나 새롭게 배운다. 그러면서 가장 실감나게 체험한 것은 역시 노동의 신성함과 가치이다. 무엇인가를 새롭게 만들어 낸다는 것은 그만큼의 노동이 투입되어야만 한다. 엔진톱을 들고 반나절은 나무를 해야 하루의 땔감과 모닥불용 나무가 만들어진다. 그런 노동 끝에 새롭게 바뀐 집을 보면 도대체 이 집의 가치는 얼마나 되는 것일까를 되묻게 된다. 피워놓은 모닥불 앞에서 한순간이면 스러질 이 모닥불을 피우기 위해 얼마나 고된 노동이 필요했는지 되새겨본다.과연 진정한 노동의 가치는 어떻게 가격이 매겨져야 할까? 고전학파에서부터 마르크스까지 노동의 가치를 평가하는 이론은 무수히 다양하게 발표되었다. 그중에 커다란 두 줄기는 주관가치설인 효용가치설과 객관가치설인 노동가치설이다. 효용가치설은 노동의 결과로 나온 산출물이 가져다 주는 효용의 크기에 따라 가치가 매겨진다는 것이다. 결국 시장의 수요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많은 원가가 투입되었다 해도 쓸데없는 물건이면 값을 받지 못한다. 반대로 노동가치설은 상품의 가격은 투입된 노동의 가치만큼 매겨져야 한다고 본다.문재인 정부는 다양한 노동 관련 정책들을 내세웠다. 최저임금제, 52시간 근무제, 광주형 일자리 등 굵직굵직한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다. 모두 노동 그 자체에 가치기반을 두는 정책들이다. 빈부격차나 양극화가 심하게 진행된 경제구조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시도이다. 사실 지난 40여 년간 세계 경제체제를 뒷받침해온 신자유주의는 그간의 경제발전이라는 업적에도 불구하고 양극화를 심화시켜왔다는 시장실패로 비판을 받아왔다. 세계에서 제일 잘 산다는 미국에서조차 지난번 대선에서 러스트 벨트가 반란을 일으킨 것도 결국 신자유주의의 시장실패에 기인한다.문재인 정부의 시도들이 시장경제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로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다양한 정책들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비록 그 결과가 실패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한 번쯤 추진해봐야 한다. 성공하지 못하면 실패를 교훈 삼아 새로운 정책을 또 만들어 볼 수 있다. 다만 그 와중에 나타나는 여러 부작용을 감안해 정책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보완대책도 만들어야 한다. 특히 광주형 일자리는 이해관계가 다른 다양한 집단을 하나로 모으는 작업이다. 이해를 서로 맞춰주기 위해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노동은 신성한 것이다. 그리고 그에 걸 맞는 진정한 가치를 찾아줘야 한다. 그래야만 땔감도 구하고 모닥불도 피울 수 있다.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전무

2018-11-25 14:36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전무

[브릿지 칼럼] 20년 만의 재회

김종대 전 동국제강 상무96세의 노모는 뜨개질을 하고 계셨다. 해는 서쪽 산마루에 기울어 사위가 어두워지고 있었다. 그때 현관문 벨이 울렸다. 경기도 파주의 전원주택에 누군가 찾아온 것이다. 노모는 현관에 들어서는 방문객을 얼른 알아채지 못했다. 방문객은 외국인 남편과 한국 여인이었다. 여인은 세월의 나이테가 한 꺼풀 스쳐간 50대였다. 정숙한 차림의 여인은 거실로 들어서며 곧바로 노모를 향해 달려들었다.그때서야 노모도 여인을 알아보았다. 그리고 여인을 가슴으로 꼭 끌어안고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마치 이산가족 상봉 같았다. 지켜보던 남편도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는 익숙한 한국말로 말문을 열었다.“어머니, 살아계셨군요. 살아 계신 줄 알았다면 벌써 찾아뵈었을 텐데, 너무 늦게 와서 죄송합니다.” 그때까지도 여인은 노모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숙연한 장면이 지속되자 지켜보던 이들도 눈물을 흘렸다. 거실 안은 온통 울음바다가 되었다.사연은 눈물겨웠다. 20년 전, 영숙(가명·58)씨는 음악공부를 위해 독일로 유학을 갔다. 외로운 독일 유학시절에 오스트리아 남자와 사랑을 했고, 결혼까지 했다. 남편은 지멘스사(社)의 엔지니어였다. 독일에서의 결혼생활은 사랑이 넘쳤다. 첫 딸에 이어 둘째 딸도 낳았다.아이가 둘이 되자 학업과 육아가 너무 힘들었다. 그러자 한인교회에서 노모를 만난 영숙씨는 육아를 부탁을 했다. 노모는 고국의 손주들 생각에 흔쾌히 허락했다. 그렇게 수 년 동안 영숙씨의 아이들을 정성으로 돌봤다. 큰 아이는 어느새 십대 소녀가 되어 스위스에서 학교를 다니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영숙씨 가정에 가슴 아픈 사건이 발생했다. 큰 딸아이가 스위스에서 남자 친구와 기차 길을 건너다가 기적 소리를 못 듣고 두 명 모두 교통사고로 절명한 것이다.이후로 영숙씨는 혼절을 거듭했고, 정신 줄을 놓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한다. 그런 시간이 5년이나 계속되자 남편은 한국행을 결정했다. “어떤 조건도 필요 없다. 아내의 조국 한국에서 근무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회사 측은 아내 사랑이 지극한 그에게 한국 근무를 허락했다. 노모와 영숙씨는 그렇게 독일에서 이별했던 셈이다. 영숙씨는 한국에 돌아와 가족과 친지들의 보살핌 덕분에 건강을 되찾았다. 음악가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지금은 매우 건강하고 부유한 삶을 살고 있다.서산에서 ‘7080음악실’을 운영하고 있는 영숙씨는 가끔 자신이 운영하는 곳 스테이지에 스스로 올라가 발라드 노래를 즐겨 부른다고 한다. ‘립스틱 짙게 바르고’를 잘 부른다는 영숙씨의 지나간 20년 인생 스토리가 노모에게 전해지면서 파주의 저녁은 재회의 기쁨으로 넘쳤다.“아직도 그 어린 ‘사라’(가명)의 얼굴이 떠올라. 참 예쁘고 귀여운 아이였는데. 자식을 먼저 보낸 어미의 찢어지는 마음을 누가 알겠어.”노모는 영숙씨가 돌아간 이후에도 한참동안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하셨다.“베풀어야 해. 나이 들수록 베푸는 걸 아끼지 말아야 해.”, “내 마음이 이렇게 흐뭇할 수가 없어. 그때 그 아이들과 영숙이를 돌봐주지 않았다면 오늘처럼 행복한 얼굴을 볼 수 없었겠지.”‘베풀어진 것은 언제나 소유하고 있는 것’이란 중세 라틴의 격언이 가슴을 파고드는 하루였다.김종대 전 동국제강 상무

2018-11-22 15:38 김종대 전 동국제강 상무

[브릿지 칼럼] 양진호 갑질에 숨은 미스터리

김우일 대우Mamp;A 대표웹하드 업체인 위디스크의 실질적 소유주인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그 동안에 저질러온 갑질 횡포와 엽기행각에 온 국민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회사를 그만두는 직원의 뺨을 때리고, 사무실에서 무릎을 꿇게하고, 생마늘을 먹이고, 머리염색을 강제로시키고, 마약을 하고, 성폭행을 하고, 도검으로 동물을 죽이도록 강요하는 등 그 행태가 상상을 불허할정도이다. 그에게 붙은 범죄혐의도 10여개에 달해 마치 범죄의 종합백화점을 보는듯하다.필자(김우일 전 대우그룹구조조정본부장)는 이 사태를 보면서 두가지 미스테리를 풀어보고자 했다.첫 번째는 그의 개인신상이다. 그가 어떤 배경을 가진 사람인지 알기 위해 인터넷을 뒤졌으나 가족사항, 학력, 경력 등이 잘 나타나 있지 않다. 의도적으로 숨긴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살아온 흔적을 감추고 이에 대한 열등의식을 보상받기 위한 심리가 부하직원에 대한 괴롭힘으로 이어진 듯하다.두 번째는 그의 횡포에 대한 내부반발이 전무(전무)했다는 점이다. 기업은 상하간, 수평간 네트워크로 짜여진 유기체이다. 살아있는 유기체이기에 누가 잘못을 하거나 불법을 자행하면 바로 이에대한 반사적 대응행위가 나타나 이를 치유하려는 본능적 특성이 있게 마련이다. 즉 정반합(正反合)의 시스템이 작용되는 것이다. 시차는 있지만 어느 조직이고 이 원리가 적용발현되는 데 정말 이상하게도 그가 저지른 횡포는 지난 10여년 동안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다.도대체 무엇이 그의 횡포를 이토록 장기간 이뤄질 수 있게 만들었는지 궁금하다.필자가 아는 한 기업 대표는 아래직원에 대한 부당한 갑질로 원성이 대단했다. 1년이 지나 그 상태가 계속되자 임직원들이 업무를 보이콧을 하며 대표의 갑질을 멈출것을 요구했고 그때서야 대표는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갑질을 멈췄다. 아무리 대표지만 그를 둘러싼 전체 조직이 반기를 들면 개인은 항복하기 마련이다. 대표란 힘은 전체조직이 만들어주는 힘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양진호의 경우 오랫동안 왜 이런 내부저항이 없었던 것일까문득 1980년 아카데미상을 받은 프란시스 포드코 폴라 감독의 영화 ‘지옥의 묵시록’ 한 장면이 떠오른다.영화속에서 커츠 대령은 베트남 전쟁에 회의를 느껴 오지 캄보디아 정글에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해 현지 원주민들에게 신처럼 군림하며 살아가고 있었다.사령부로부터 커츠를 살해하라는 밀명을 받은 윌라드 대위는 그를 찾아 오지로 탐험해나간다. 마침내 그가 커츠의 왕국을 찾았을 때 한가지 의문이 더해온다, 야수와 같은 원주민들을 커츠대령은 어떻게 복종시키고 자신을 신처럼 받들게 할 수 있었을까하는 점이다.그리고 윌라드 대위가 커츠가 만든 왕국에서 막대기에 꽂혀 즐비하게 늘어져 있는 토인들의 목을 보는 순간 바로 그 의문은 풀린다. 커츠 대령은 바로 가공할만한 복수로 공포를 느끼게 해서 토인들을 지배했던 것이다. 공포를 느끼는 순간 거부반응이나 반항심보다는 생존본능이 사고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양진호의 갑질이 장기간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었던 원인도 결국 공포가 아니었을까. 그의 경영전략은 바로 ‘공포’였다.김우일 대우MA 대표

2018-11-21 17:00 김우일 대우M&A 대표

[브릿지 칼럼] BMW '불자동차'의 진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최근 국토교통부 민관조사단이 BMW 차량 화재사건과 관련해 중간발표를 했다. 당초 BMW가 발표했던 바이패스밸브의 문제가 아닌 EGR밸브의 문제가 추가로 확인됐다. 이미 국내 BMW 디젤차량 16만여대가 리콜 중에 있으며, 유사한 문제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200만대 이상이 리콜을 발표해 글로벌 문제로 비화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차량 결함에 사실 은폐 여부와 의구심 등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올 여름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연속적인 BMW 차량 화재가 내년 여름에도 이어질 수 있어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국토부 민관조사단의 최종 발표가 중요한 이유다.이번 중간 발표에는 몇 가지 중요한 팩트가 있다. 우선 화재 발생조건이다. EGR 쿨러의 누수가 EGR 밸브의 열림 고착으로 이어지면서, 매연여과장치인 DPF가 동작함과 동시에 화재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앞서 필자는 EGR과 DPF 연동은 다른 글로벌 메이커에서 절대로 하지 않는 반면, 유일하게 BMW만 함께 연동시켜 뜨거운 배출가스가 EGR로 유입되도록 해 화재발생 원인을 제공한다고 확인한 바 있다. 즉 ECU의 제어프로그램이 잘못됐다는 반증이다. 또 EGR 쿨러와 EGR 밸브는 각각 다른 글로벌 부품회사의 제품이기 때문에 동시에 고장날 확률은 0%에 가깝다. 이 두 가지가 동시에 고장날 수 있는 상황은 양질의 부품을 무리하게 운용하는 ECU 제어프로그램에 있다. 독일에서는 EGR밸브 부품회사와 BMW간에 소송전이 이뤄지고 있으며, 부품회사는 BMW의 무리한 EGR 밸브 운용 프로그램으로 제품이 고장나는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상황에 맞지 않게 BMW는 국내에서 발생한 차량 화재사건의 원인으로 EGR 쿨러를 지목하고 있다. 결국 모든 명령을 내리는 EGR 제어프로그램으로 의문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조사단에서 언급한 바이패스밸브 문제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GR 밸브는 배기가스 유입의 첫 단추인 만큼 그 다음으로 유입된 배기가스는 결국 바이패스밸브와 쿨러로 나눠져 결국 한 덩어리라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BMW 차량이 다른 글로벌 메이커의 차량에 비해 바이패스를 활용 빈도가 높아 화재의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조사단에서도 바이패스밸브가 원인이 아니라고 했지만, 단기간 내 바이패스 맵을 작성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발표자료에도 ‘지금까지의 실험’이라는 전제조건을 달았다.따라서 마지막 실험결과의 중요성이 커졌다. 한 달간 EGR 모듈을 움직이게 하는 ECU 제어프로그램에 대한 조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이 부분이 바로 BMW 차량 화재원인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는 스모킹 건이 될 것이다.한달 후의 최종 발표에서 과연 BMW 차량 화재사건에 대한 최종 전말을 조사단이 밝힐 수 있을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특히 모든 원인의 시작으로 지목받는 ECU 제어프로그램의 변형 여부가 핵심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정확한 원인을 밝히지 못한다면 내년 여름 폭염 때 다시 한번 심각한 후유증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공식적인 조사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국민이 궁금해하는 정확한 원인과 대책이 마련돼 완벽한 마무리가 되기를 바란다.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2018-11-19 15:29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겸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브릿지 칼럼] 죽기 전에 버려선 안 될 것

김경철 엑티브시니어연구원장‘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이라는 고은 시인의 짧은 시가 있다. 앞만 보고 달려온 베이비붐 세대의 심경을 대변하고 있다. 정상을 향해 달리다 보면 정말 소중한 것들을 많이 놓친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자기 자신을 잊고 산다. 이 시에서 그 꽃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인생 2막은 잊었던 자신을 되찾아 자신의 삶을 사는 시기이다. 먼저 자기 자신을 제대로 알고, 잘 이해해야 한다. 자신과 좋은 관계를 맺으면서 어제보다 더 나은 최선의 나를 만들어 간다. 어떻게 하면 나 자신을 잘 알고 이해하면서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 첫째, 자신의 정체성을 재확인한다.은퇴와 함께 ‘나는 누구인가’라는 느닷없는 질문을 받게 되면서 제2의 사춘기가 시작된다.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살기 위하여 치르는 일종의 성장통이다. 수명이 늘어 한 번 더 살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는데 이 정도 홍역이야 감지덕지다. 그냥 지나가면 자기가 원하는 인생 2막을 설계할 수 없다. 혜민 스님은 멈추면 비로소 보인다고 하였다. 도보여행이나 템플스테이도 좋다. 혼자만의 고독한 내면 여행을 떠나보자. 어릴 적 자신을 돌아보고. 친구도 만나보라. 자서전도 써 보라.둘째, 자기 자신을 사랑하자.진정한 사랑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데서 시작한다.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타인을 사랑할 수 있을까? 그간 타인과 비교하면서 자신을 가장 미워해 왔다. 자신을 미워하는 것도, 사랑하는 것도 모두 자신의 선택이다. 그동안 고생한 자신에게 상을 수여하자. 선물도 주자.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나는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멋진 사람’이라는 자기 최면도 해보자. 방탄소년단은 ‘러브 유어 셀프’(LOVE YOURSELF) 앨범을 발매해 세계로부터 공감을 받았다. UN에도 초청돼 연설까지 했다.셋째, 자기 자신의 장점이나 강점을 찾자.은퇴 전에는 대개 자신의 약점 보완에 치중하였다. 미국 UCLA대학에서 신입생을 대상으로 자기의 약점과 강점을 적게 하였더니 약점의 개수가 무려 6배가 많았다고 한다. 약점 보완만으론 최선의 내가 될 수 없다. 이젠 자신의 장점이나 남보다 우세한 강점을 발휘해야 한다. 나태주 시인의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란 시가 있다. 여기에서 너도 바로 나 자신이다. 타인에게 신경 쓰느라 정작 자신을 돌볼 겨를이 없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자신의 숨은 잠재역량을 찾아보자.마지막으로,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 나이가 들면 쉽게 상처받고, 서운한 일이 많아진다. 자주 우울해진다. 우리나라 노인자살률은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다. 자존감은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존중하는 것이다. 설령 내가 무언가를 잘하지 못하더라도, 변함없이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노년기엔 특히 중요하다. 정체성이 확립되고 장점과 강점을 알게 되면 자존감은 저절로 생긴다. 웬만한 비난이나 시비에도 상처받지 않고, 담담해질 수 있다.서강대 최진석 교수는 ‘자신의 주인으로 산다는 것’이란 인문학 특강에서 죽기 전에 버려서는 결코 안 될 두 가지로, 자기 자신에 대한 ‘무한 신뢰와 사랑’을 꼽았다. 노자는 “자신을 천하만큼 사랑하는 사람에게 천하를 맡긴다”고 했다.김경철 엑티브시니어연구원장

2018-11-18 14:17 김경철 엑티브시니어연구원장

[브릿지 칼럼] 대기업과 벤처 협력이 신성장동력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선한 대기업과 혁신·벤처기업의 협력이 신성장동력이다.한국의 대기업들은 전통적으로 위험도가 낮거나 중간정도인 기술프로젝트에 참여해 온 반면 오늘날 벤처·스타트업들은 어차피 절박한 만큼 혁신적인 기술에 탁월함을 보여야 하고 또 보이는 벤처가 상당수 있다. 그래서 대기업들이 선한 마음으로 혁신 스타트업들을 지원하며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면서 성공을 향해 협력한다면 대박을 터트릴 가능성이 높다. 과거처럼 대기업들이 혁신·벤처기업들을 잔꾀를 써서 잡아먹거나 싼값에 흡수하려는 풍토는 극복돼야 한다.최근 ‘바이오벤처가 만든 신약후보물질을 유한양행이 쏘아올렸다’는 소식은 온 국민이 기뻐할 일이다. 지난 5일 유한양행이 다국적제약사인 얀센과 폐암치료신약후보물질인 ‘레이저티닙’공동개발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1조3400억원이라는 기술 수출규모보다 전통제약사와 바이오벤처의 상생이다.유한양행은 기술수출료와 별도로 상업화 이후에 매출규모에 따라 두 자릿수 경상기술료를 지급받는다. 유한양행이 얀센으로부터 기술수출료와 경상기술료를 받으면 40%를 오스코텍과 제노스코에 배분하게 된다.유한양행이 국내바이오벤처인 오스코텍의 미국자회사인 제노스코에서 레이저티닙을 15억원에 사들인 건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8년 문을 연 오스코텍은 연구중심회사로 단국대 치과대학벤처로 시작했다. 치과용 뼈이식재를 기반으로 성장해서 2007년 코스닥에 상장까지 했지만 직원수는 35명에 불과했다. 미국 자회사인 제노스코가 레이저티닙이란 신물질을 개발했지만 신약개발과정에서 필수코스인 대규모 임상시험을 진행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유한양행은 지분참여 등을 통해 제노스코에 68억원을 투자했다. 이를 기반으로 오스코텍은 레이저티닙의 국내임상시험을 진행했고 드디어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유한양행과 오스코텍 두 회사의 협업과 개방인 ‘오픈이노베이션’이 이번 기술수출로 이어진 것이다.유한양행의 설립자 고 유일한 박사(1895~1971)는 가난한 유학생에서 사업가로 성공한 ‘공인형 CEO’였다. 기업을 경영하며 얻은 수익을 인재양성과 교육사업에 투자했고 세상을 떠나며 자신의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다. 창업자의 철학과 유지를 받들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어오고 있는 유한양행의 쾌거인 만큼 국민들의 기쁨 또한 클 것이다.이와는 다르게 최근 삼성그룹의 삼성 바이오로직스의 거래가 정지된 것은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증권선물위원회는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과정에서 고의로 회계부정을 저질렀다고 판단하고 거래정지 처분을 내렸다.박용진 더불어민주당의원이 지난 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분식회계 증거라며 삼성바이오 내부문건을 공개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고의로 회계부정을 저질렀다고 금융당국이 최종판단하게 되면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까지 가능하다. 미국의 경우 에너지기업 엔론은 분식회계로 CEO가 징역 24년을 판결받았다. 전통적인 제약사의 오픈이노베이션과 분식회계논란. 아직까지 한국기업이 겪는 두 얼굴인 것인가.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2018-11-15 15:30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브릿지 칼럼] '후쿠이 모델'에서 배울 것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요즘 일본에선 재미난 모델이 화제다. 출산·양육문제와 맞벌이 갈등을 고령세대의 간병·노후문제와 함께 해소하면서 도농 격차의 축소 노력까지 성과를 얻고 있는 경우다. 바로 ‘후쿠이(福井)모델’이다. 열도 서쪽의 소외지역이 역설적이게 일본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동네로 거론되는 배경이다. 행복도, 근로자세대 실수입, 맞벌이 비율, 정규직 비율, 보육원 수용정원 비율 등이 모두 일본 지자체 중 1위다. 후쿠이 모델은 세대융합·세대교류적인 상생 사례이자 연대모델이다. 공식 평가는 ‘맞벌이를 통한 가치창조 모델’이되 핵심은 노청(老靑) 연대다.‘정규직+맞벌이=수입배증’은 부모세대의 육아지원 등 세대연결적인 연대부조 덕분이었다. 양립조화로 ‘자녀양육+부모봉양+본인노후’의 연쇄위기는 저절로 사라졌다.일본 정부는 후쿠이모델에 주목한다. 개별세대의 직접적인 생활품질을 높이지 않으면 활로모색은 힘들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수출·대기업의 우선적인 차별지원을 내세운 아베노믹스 1.0(2013~14년)은 결국 2년 만에 방향을 틀었다. 근거가 부족한 낙수효과와 재정(승수)효과를 강조하기보다는 직접적인 내수부양·직주완성에 초점을 맞춘 2.0(2015~현재)을 발표해 현재까지 구현 중이다.목표는 국민이 안심하고 사는 거주공간의 실현, 즉 생활품질의 향상이다. 자원·인재·사업 등 한정재원의 투입순위도 ‘중앙→지방’으로 변경됐다. 후쿠이모델에서 세대연결적인 연대효과를 확인한 결과다.후쿠이모델의 출발은 양극화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시작됐다. 공동체가 살아있던 예전엔 거의 없었거나 있었어도 지금보단 훨씬 덜했던 사회문제였다. 물론 자본주의는 훌륭하다. 효용극대화의 사적 이기심이 완전경쟁과 사유재산의 패러다임과 결합해 사회전체의 후생증대에 기여한 건 주지의 사실이다. 맛나고 값싼 한 끼는 푸줏간·양조장·빵집주인의 잘 살아보려는 이기심 때문이지 자비심은 아니었다. 시장경제는 이렇듯 성장해왔다.다만 넘치면 모자람만 못하는 법이다. 자본주의는 완전무결하지 않다. 거래해선 곤란한 것까지 시장에서 사고 팔고, 체급 차이조차 없는 게임무대에서 승자독식만 존중돼 왔다. 그 끝이 양극화다. 더는 곤란하다.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다. 독점 자본도 게임이 지속되어야만 생존할 수 있다. 한국사회는 게임을 계속할 판돈과 의지조차 뺏겨버렸다. 인간이 빠진 자본은 허상이다. 시장에서 당하고 쫓겨난 채 배회하는 증발후보가 흘러넘친다. 일하려 해도 일할 수 없다. 그러니 양극화의 밑에서 아등바등하는 후속세대는 연애, 결혼, 출산 등 본능을 거부하며 바통받기를 포기한다.상황이 변했으니 방법이 없다는 건 틀렸다. 버릴 수밖에 없다는 건 더더욱 잘못됐다. 이대로라면 누구든 자본심화 속의 잉여인간으로 전락할 터다. 연대실험이 절실한 배경이다. 특히 게임규칙을 수정하고 새롭게 판을 짜낼 리더십이 필수다. 상생실현을 위한 연대전략은 강력한 사회공감에서 비롯된다. 방향만 정해지면 실현방법은 셀 수 없이 많다. 더 늦기 전에 찾아야 할 때다.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

2018-11-14 15:37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