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진정한 인재가 바로 신성장동력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입력일 2018-12-16 15:42 수정일 2018-12-16 15:44 발행일 2018-12-1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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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600년 전 조선왕조의 과학기술을 꽃피게 한 중인 출신 장영실도 세종대왕의 리더십 속에서 열매 맺을 수 있었다. 2002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다나카 고이치는 평범한 학사연구원이었기에 더욱 세인의 사랑을 받았다. 그의 영광 뒤에는 중소기업인 시마즈 제작소의 CEO가 그의 연구를 묵묵히 지켜봐 주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기술개발 부문에만 슈퍼급 인재가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창의력 넘치는 마케팅 전문가도 강직하고 청렴한 재무전문가도 인재다. 또 미래를 여는 CEO는 역시 각방의 인재를 품는 인재다.

한국의 미래는 경제에 달려있고 경제는 기업에 달려있다. 그리고 기업은 사람에 달려있다. 그중에서도 CEO의 역할은 지대하다. 기업이란 말을 풀이해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기업은 기를 업으로 하는 법적 생명체, 법인이다. 기는 사람이 머무는 곳이다. 그 사람들을 섬기고 지도하는 이가 CEO다. CEO는 ‘사람’이 전공이다. 인재들을 모으고 듣고 평가하고 지원하고 또 인재들의 속뜻을 꿰뚫는 게 그의 전공이자 해야 할 일인 것이다. ‘기업이 열량이면 CEO는 아홉량’이라고 늘 주장하는 이유다. 이 CEO가 바로 한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다. 물론 한국의 10대 차세대 동력으로 그간의 전통산업인 조선, 자동차, 철강 등 중공업에 더하여 지능형 로봇, 차세대 반도체, 차세대 이동통신 및 바이오 신약 등을 제대로 경영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렇게 어떻게, 무엇을 해서 먹고 사느냐도 긴요하지만, 누가 하느냐가 더 절실한 과제다. 피터 드러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이제 사지육신을 통해 먹고 사는 산업사회는 갔다. 머리로 먹고 사는 지력사회, 창조사회는 기계로 대치하지 못할 창조적 인간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기업과 마찬가지로 나라의 일을 하는 공직자들 세계에서도 정말 깨끗하고 유능하면서도 헌신적인 인재가 간절하다. 그런데 인재(人才)는커녕 재앙 재(災)자를 넣을 만한 인재(人災), 아니면 찌꺼기 재(滓)를 써도 좋을 인재(人滓)가 허다하다.

인재(人災)는 말하자면 재앙(災殃)이나 재난(災難)이 되는 인재란 뜻이다.

대통령을 모시고 미국까지 가서 성추행으로 나라망신, 정권망신 시키는 청와대 대변인이나 말썽많은 십상시들이 바로 인재(人災) 아니겠나.

고매한 인품이라고 내세운 총리후보도 땅 투기 의혹과 탈세 의혹으로 청문회도 못가보고 자진 사퇴한 경우도 인재(人災)라고 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재물 재(財)자를 넣어 인재(人財)라고 불러도 좋겠다.

반면에 중국 한(漢)나라 고조의 재상 소하와 같은 경우는 또 다른 의미에서 인재(人財)라고 할 수 있다. 나라 재산과 돈을 잘 경영한 인재(人財)란 뜻이다. 기업에서도 최고재무 책임자(CFO)가 인재(人財)다.

그렇다면 찌꺼기 재(滓)자를 쓰는 인재(人滓)는 어떤 사람들일까? 젊디 젊은 세습CEO에 대대로 충성하는 늙은 인재들을 보라. 그게 인재(人滓)가 아니고 무엇이랴?

또 대통령 앞에서 수첩에 받아 적고 황송해하는 장관들은 또씨 재, 감탄사 재(哉)자를 넣어 인재(人哉)라고 부를만 하다. 있으나 마나한 토씨 같은 말만 읊으며 아부나 하는 위인들 말이다.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