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좌파 문화권력 3인방> 조우석

대한민국을 더 이상 ‘종북좌파’의 놀이터로 놔두어선 안된다 총평 70년대와 80년대에 대학을 다녔던 사람들에게 백낙청-리영희-조정래는 한국을 대표하는 행동하는 양심, 현실파 지식인의 표상이자 존경과 흠모의 대상이었다. 백낙청은 이 나라에 민족문학·민중문학의 기반을 다져주었고, 리영희는 막연히 괴물로만 알았던 공산주의에 대한 새로운 시작을 심어주었으며, 조정래는 태백산맥 등을 통해 이 땅의 핍박받던 민초들의 치열한 삶을 장구한 역사로 서술해 냈다. 그런데 수년 전부터 이들 세 명에 대해 꾸준히 비판하고 이들의 실체를 까발려 온 사람이 있다. 저자인 조우석이다. 기자 출신인 그는 현재의 대한민국이 좌파 민족주의에 매몰된 것이 이들 때문이라고 단언한다. 이들을 ‘좌파 세계의 뿌리이자 자궁이자 숙주(宿主)’라며 맹공을 가한다. 그리곤 치밀한 고찰과 방대한 자료를 망라해 이들의 감춰져 있던 민낯을 끄집어 낸다. 궁극적으로는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이들, 혹은 이들의 아류나 아바타에 흔들려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386 세대들은 적지않은 혼란 속에 읽을 수 밖에 없는 책이다.◇ 좌파 민족주의, 50년 동안 견제 없이 세력 확장* 견제받지 않는 ‘좌파 민족주의’ - 자자는 백낙청 리영희 조정래 3인방을 ‘문화권력이자 지식권력을 가진 좌파 세계의 뿌리이자 자궁이자 숙주(宿主)’라고 비판한다. 공과가 있겠지만 이들의 가장 대표적인 과오는 ‘대한민국 증오병’을 심었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이 나라는 태어나선 안될 나라라는 인식을 심어준 원조들이라는 얘기다. 우리 국민들을 우파로 살되 좌파로 생각하게 하는 이중성을 심어준 장본인들로, 좌파 민족주의를 징검다리로 해 예외없이 친북 성향을 보이는 글로벌 시대의 미아(迷兒) 들이라고 평가했다.* 좌파 정서에 결박된 정치권 - 2016년 한국정치학회가 20대 국회의원 300명의 이념 성향을 조사한 결과, 진보로 분류되는 금배지 수가 과반을 넘어 52.1%에 달했다. 중도가 40.1%였고 보수 성향은 7.8%에 불과했다. 92.2대 7.8로 중도 내지 좌편향 정치권 판임이 증명된 것이다. 2010년 3월 한겨레신문이 한국 여론주도층 52명의 정치 성향 분석했을 때도, 이미 온 나라가 좌파 천국 임이 확인되었다. 확실한 우파는 복거일 공병호 정도였다.* 백낙청와 리영희 비판한 김지하 - 시인 김지하는 백낙청에 대해 ‘깡통 빨갱이’, 리영희에겐 ‘깡통 저널리스트’라고 혹평했다. 2012년 조선일보 칼럼에 ‘한류 르네상스 가로막는 쑥부쟁이’란 글에서 “자칭 한국 문화계의 원로라는 백낙청이 그 쑥부쟁이(독풀)”라고 정면 비판했다. 대한민국을 송두리째 바꿔버리자는 좌파의 ‘2013 체제론’에 대해선 “막걸리에 소주를 섞은 상태인가”라고 깎아내렸다. 그는 특히 백낙청에 대해 “내가 깡통 빵갱이라고 매도하지 않는 것만도 다행으로 알라”고 일갈했다. 백낙청이 거대 권력이지만 공부를 안하고 무식하다고 자주 비판했다.◇ 종북좌파 정치인들과 적폐청산 용어를 잉태시킨 백낙청* ‘적폐청산’을 탄생시킨 백낙청 - 2000년 ‘6.15 선언’을 기점으로 평론가 타이틀을 대신해 정치판을 기웃거리기 시작해 2005년에는 6.15 선언실천남측위원장을 맡았다. 연방제 통일론의 배후이자, 문재인정부의 악명 높은 ‘적폐청산’ 구호도 그가 사실상 제시했다. 창작과 비평 2017년 봄호 ‘촛불의 새 세상 만들기와 남북관계’라는 글에서 그는 촛불시위를 ‘세계사적으로 유례가 드문 사회혁명’이라고 규정했다. 이 혁명이 성공하려면 분단체제에 기생하며 부정부패와 국정농단을 일삼는 자들을 응징 단죄해야 한다는 요지의 글을 썼다. 여기서 적폐청산이라는 큰 그림이 나왔다.* 종북좌파 정치인 양산한 백낙청 - 백낙청은 이른바 ‘희망 2013 승리 2012 원탁회의’ 좌장을 맡으면서 막후 실력자로 자리매김 했다. 19대 총선에서 무려 13명의 종북좌파 통진당 소속 인사들을 국회에 진출시켰다. 이후 대한민국을 송두리째 바꿔놓기 위한 새로운 체제, 이른바 ‘2013 체제’를 주창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이야말로 좌파가 꿈꿔온 체제변혁 민중혁명의 최대 기회였다. 헌법재판소재가 통진당 해산을 결정했을 때는 원탁회의가 범 좌파를 주도하며 반대했다. 2006년에 북핵 이슈가 터졌을 때도 “군사적 억지력 확보를 위한 핵무장이라는 북측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본다”며 옹호했다. 나중에 노무현 대통령이 “북핵이 자위수단이라는 북한 주장은 일리가 있다”며 똑같이 받았다.* ‘이면헌법 폐기론’ 앞세운 훈수정치 - 기존 헌법을 그는 ‘이면(裏面)헌법’이라고 했다. 반공과 반 북한이라는 고약한 이면헌법이 대한민국에서 사실상의 헌법 노릇을 해 왔으나, 이제 낡았으니 내버릴 때라고 주장했다. 분단체제의 산물에 불과한 반공-반북한 의식에 눌려 헌법이 제 구실을 못하고 있으므로 폐기해야 마땅하다는 논리였다. 백낙청의 수상쩍은 이념 본색의 최종본이자 결정판이라고 저자는 평가했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이어받아 100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앞으론 빨갱이라는 말을 쓰지 말고, 그런 의식 자체를 지워버리자”고 말했다. 그리고 “빨갱이는 일제의 탄압에서 비롯된 말”이라고 호도했다.◇ 명문 보수 가문의 ‘돌연변이’ 백낙청* 보수 집안의 돌연변이 백낙청 - 수원 백씨 집안은 일제시대 이래로 명문가였다. 평안북도 정주 일대의 유지로 대대로 선덕을 베푼 집안으로 통했다. 정치 이념적으론 명백한 보수였다. 부친 백붕제는 교토제대 출신으로 일제시대 고시 양과(사법 행정)에 합격한 수재였다. 총독부 관리로 군위 군수를 역임한 후 해방 후엔 변호사로 활동했다. 중일전쟁 때 군수품 공출, 국방헌금 모급 등 전시 업무 수행했다는 이유로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올라 있다. 백낙청의 큰 아버지 백인제는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종합병원인 ‘백병원’의 설립자다. 백낙청의 12살 위 친형 백낙환은 백인제와 백붕제가 함께 납북된 후 백병원을 일으켜 세우고, 훗날 인제대학 설립을 주도했다. 둘의 납북은 그만큼 북한에 눈엣가시였다는 증거다.* 백낙청은 누구? - 명문 브라운대 영문과를 수석 졸업해 졸업생 대표 연설을 맡을 만큼 수재였다. 군 입대를 기피 않고 하버드대 석사 과정을 마친 후 일시 귀국해 복무했다. 군 장성들이 감동해 훈련소 직후 곧바로 국방부 차관실로 배려했고, 5.16 직후에는 박정희가 의장으로 있던 최고회의 사무실에서 근무했다고 한다. 이후 갓 25세에 서울대 교수로 임용된다.* 아이러니한 백낙청의 사상전환 - 여러 분석이 있지만 대체로 박정희 체제에 대한 불만이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박정희의 유신 통치에 반기를 들었다는 이유로 1974년 교수직에서 해직되었다가 ‘서울의 봄’을 맞아 1980년 6년 만에 복귀했으나 뒤이어 창비가 폐간되면서 적게는 7년, 교수직 해직까지 13년 동안 고생하면서 ‘반골’이 되었다는 분석이다. 큰 형인 백낙환도 타계하기 오래 전부터, 좌파 활동을 하는 동생의 처신을 걱정했다고 한다.◇ 문화권력이 된 창작과 비평, 그 처음과 끝* 좌파문화운동의 사령탑 ‘창작과 비평’ - 1950년대에 ‘사상계’가 있었다면 이후는 줄곳 ‘창작과 비평’의 시대다. 백낙청이 1966년에 만든 창비가 문화권력이 되면서 거대한 좌파 세상이 복원되었다. 저자는 한국문학이 백낙청의 창비가 쥐고 흔드는 패거리 문학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개탄해 했다.* 문학의 옷을 입은 정치투쟁 - 한국 문단의 좌편향은 악명이 높다. 소설가 이문열은 ‘홍위병의 시대는 갔는가?’라는 2016년 1월 인터뷰에서 “문인의 열에 아홉, 열이면 열 모두가 좌파”라며 “심할 경우 문학의 옷을 걸친 정치투쟁을 펼치기도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평론이 득세하면서 한국문학이 죽음에 이르렀다고 일갈했다. 획일적인 전체주의의 압제 속에 순수문학이 갇히게 된 것이다.* 좌파의 ‘김수영·신동엽’ 띄우기 - 백낙청 등은 자기들이 내세우는 민족문학-민중문학의 간판스타로 김수영과 신동엽을 선택했다. 특히 김수영을 ‘한국의 체 게바라’로 만들었다. 백낙청과 그의 파트너 문학평론가 염무웅의 합작품이다. 염무웅은 미당 서정주를 친일파로 몰아 문학적으로 살해했고, 백낙청은 김수영 띄우기에 전력을 기울였다. 김수영 따라하기의 서울시장 박원순도 “광화문 광장에서 김일성 만세를 부를 수 있어야 진정한 민주주의”라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신경숙 사건에서 터진 백낙청의 민낯 - 2015년 소설가 신경숙의 표절사건이 터지자 백낙청은 표절이 아니라고 무리하게 옹호하다 된서리를 맞았다. 한 작품을 통째로 베껴 쓰다시피 한 글 도둑질인데 “젊은 날 한순간의 방심”이라는 작가의 궤변을 옹호한 결과다. 결국 그는 창비 편집인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하지만 여전히 창비 지분 31.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창비의 새 발행인 주간 등도 그의 사람들이다.◇ 운동권의 스승 리영희의 종북주의 민낯* 1980년대 운동권의 스승 리영희 - “대한민국 현대사는 정의가 실패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했다”는 발언의 원조 중 원조가 리영희다. 그로부터 가장 영향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대표적인 이가 대통령 노무현과 문재인이다. 마오저뚱의 중국, 김일성의 북한 등과 관련해 기존 반공 인식을 허물고 운동권적 인식을 심어준 장본인이다.* ‘종북 지식인 1호’ 리영희 -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라는 책에서 “우와 좌는 동격이며 동등하고 평등한 것이다. 둘이 함께 서로 동시에 있어야 인간사회는 안전하게 진보할 수 있다”고 썼다. ‘전환시대 논리’나 ‘우상과 이성’, ‘8억인과의 대화’로 한국 운동권의 영원한 스승으로 자리매김했다. 백낙청과는 ‘전환시대의 논리’를 창비에서 펴내주면서 본격 인연을 맺었다.* ‘마오이스트’에서 ‘종북’으로 - 리영희는 1970년대 열렬한 마오저뚱 추종자(마오이스트)로 출발했다. 마오저뚱이 마르크스 레닌 스탈린이 못한 것을 했다고 숭배했던 그는 그러나 1990년대부터 돌연 북한과 김일성을 떠받드는 쪽으로 결정적 전환을 한다.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사설들을 기고한 것이 문제 되어 1969년 40세에 조선일보를 퇴사했고, 이후 1988년 한겨레 창간과 동시에 논설고문으로 일하며 한겨레의 논조와 정체성을 만들었다.* 일본 책 베낀 ‘전환시대의 논리’ - 저자는 386 세대 이후 운동권의 필독서가 된 이 책을 ‘반미에 반 대한민국적 내용으로 일관한 얼치기 국제정치 해설서’라고 평가절하한다. 알고 보면 일본의 좌경잡지 ‘세카이’ 등을 얼기설기 베끼고 거기에 좌파학자 와다 하루키의 저작을 표절한 조각보 수준의 잡문이라고 폄하한다. “오죽하면 한국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해 일본 아와나미에서 번역 출판하려 했다가 일본 학자가 표절 임을 발견해 출간을 포기했을까”라고 말한다.* 조선일보 후배 이도형이 증언하는 리영희의 민낯 - 조선일보 외신부에서 선후배로 함께 근무하고 군 통역장교 경력도 공유한 이도형은 리영희보다 4살 연하다. 당시 외신부장 리영희의 지나친 편향성 때문에 후배들이 모두 퇴사했다고 한다. ‘홍위병 난동’이란 표현을 ‘난동’이 아닌 ‘혁명’이라고 바꾸는 등 사상적 갈등이 심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개인적인 민원에는 거침없었다고 한다. 이도형은 “체신부 출입 때는 고가의 프리미엄 전화를 집에 들여놓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국방부 출입 때는 조카가 전방에 비치된 것을 후방으로 빼달라고 청탁했다”고 털어 놓았다. “리영희는 체제가 주는 모든 혜택을 앞다퉈 선점했으면서 대한민국과 체제를 비판하고 김일성에게 충성을 맹세 했다”고 비판했다.◇ 탈북한 황장엽을 변절자로 몬 리영희* 황장엽에게 ‘변절자’라 물아붙인 리영희 - 6.25는 민족의 독립 통일을 위한 노력이지 침략이 아니라는 논리를 펼쳤다. 북한은 민족적 자본과 사회구성원간 도덕적 생존양식 그리고 동포애가 감도는 순박한 인간형 등의 사회라고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에서 흠모했다. 급기야 북한 핵무기조차 대 민족주의의 차원에서 이해하고 용납하자고 선동했다. 북한 인권문제 역시 미국식으로 보는 것은 위험하다는 이적성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한겨레가 마련한 황장엽과의 특별 인터뷰에서 그에게 “남북 적대감을 조장하려는 위험한 인간”이라고 폭언을 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재단 성명을 거론하면 “북으로 돌아가라”고 극언했다. 이후 대담집 ‘대화’에서도 “황장엽이 인간적으로 자아를 상실한 사람같았다”고 험담했다.* 공산주의에 콩깍지 씌워진 리영희 - 중국 문화혁명은 명백한 ‘최악의 재앙’이었다. 하지만 리영희는 새로운 사회주의적 인간을 만드는 인간개조실험이라든가, 마오저뚱이 민중과 자신을 직결시킨 혁명이라고 칭송했다. 중국 공산당조차 문혁이 종료된 직후인 1981년에 “문화대혁명으로 당과 국가와 인민은 건국 이래 가장 심각한 좌절과 손실을 맛보았다”고 공표 했음에도.* 리영희를 공산주의자로 이끈 김산 - 공산주의자 김산의 본명은 ‘장지락’이다. ‘아리랑’의 여류 작가 님 웨일스가 옌안에서 김산과 나눈 대화를 토대로 쓴 글이 아리랑이고, 주인공 이름이 김산이었던 까닭에 이 이름을 썼다. 갓 스물이던 1925년 중국 혁명에 참가한 후 만주 등을 누비며 독립운동을 했지만, 1938년에 일제의 스파이라는 누명을 쓰고 체포되어 처형당했다. 중국 공산당은 1983년 잘못을 인정하고 명예회복시켜 주었다. 그 김산을 국내에 알린 이가 리영희다. 1960년대 초 평범한 신문기자였던 자신을 결정적으로 의식화시킨 게 그였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김산의 정신을 곡해한 리영희 - 리영회는 김산을 영원한 공산주의로 흠모했지만, 저자는 그가 해방 이후까지 살아 활동했다면 약산 김원봉처럼 북한 체제를 선택했을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단언했다. 김산은 기본적으로 민족주의자로 자랐고, 흥사단에 가입하기도 했고, 춘원 이광수나 도산 안창호 등과 어울려 토론을 즐겼다고 아리랑에서 술회했다. 그런 김산을 운동권과 섞이게 하거나 북한 주체사상파와 동일시하는 것은 김산에 대한 모독이라고 저자는 목소리를 높인다. 님 웨일스도 김산에 대해 ‘진리를 추구하는 순례자’라고 표현했다. 김일성 류의 공산주의자가 아니었다는 얘기다.* 그런 리영희도 자기비판을 했다 - 1991년 6월25일 한국일보 장명수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이미 객관적으로 부정된 부분(옛 소련과 동유럽 공산주의 몰락 등)을 사상적 일관성이라는 허위의식으로 고수하려는 것은 지식인다운 태도가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1970년대 이후 지속됐던 활동이나 전환시대논리 등의 책은 마르크시즘이나 레닌이즘이 아니라, 휴머니즘 이었다”고 애써 자위했다.◇ 잘못된 역사인식으로 역사를 파괴한 조정래* 태백산맥에 쏟아진 찬사 - 초대 문화부 장관으로 있던 이어령 평론가도 당시 “태백산맥은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쓰인 ‘신판 홍길동전”이라고 극찬했다. 11년 동안 이 작품의 이적성 여부를 수사하던 검찰이 무혐의 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한 결과 낳았다. 하지만 그는 세 사람 중 가장 나쁜 영향력을 미친 좌파라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그의 ‘태백산맥’ 이후 빨치산은 더 이상 공비(공산비적)이 아니라 순결하고 낭만적인 전사의 이미지로 탈바꿈했다. ‘정치적 괴물’ 이석기를 포함해 우리 사회 운동권은 태백산맥에서 튀어 나왔다는 게 정설이다.* 역사 오류 투성이 태백산맥 - 태백산맥 제10권에는 박헌영을 숙청한 김일성을 대놓고 미화하는 내용이 나온다. 박헌영이 6.25 실패의 책임을 지고 김일성을 위해 처형의 길을 자진해 선택했다는 황당한 내용이다. 박헌영의 비극적 최후를 우리가 다 알고 있는데, 당과 김일성을 위해 스스로 희생의 길을 걸었다는 황당한 설정이다. 당시 빨치산들이 주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거나, 주민들이 친일파 출신 우익들의 횡포에 못이겨 자발적으로 입산해 빨치산이 된다는 내용도 모두 허구다. 이에 대한 진실 공방이 일자 조정래는 “마음대로 해석하라. 해석은 독자의 몫”이라고 회피했다. 그는 마지막 10권에서 주인공의 한명인 지식인 김범우의 입을 통해 “6,25는 민족해방전쟁이었다”고 선언하기에 이른다.* 작심하고 드러내 보인 이념 펀향 - 소설 속에 내내 중도적 입장을 고수하던 김병우의 전향은 조정래의 숨은 의도가 그대로 드러나는 장면이다. 그는 미군이 자행한 살인 방화를 보면서 6.25가 미군과 우리 민족 사이의 싸움이라고 판단해 인민군에 입대해 공산주의 노선을 걷게 된다. 결국에는 자폭하는 빨치산 염상진을 긍정적이고 낭만적으로 그려 빨치산 이미지를 곡해시켰다는 점도 문제다. 벌교지역 계염사령관 백남식 중위는 일본 관동군 출신에 부임 첫날부터 유지들과 술판 벌이는 호색한으로 그려졌다. 인민군이 저지른 대민 피해나 학살 등에 관해선 언급도 않고, 국군과 미군의 범죄만 덧칠을 했다. 빨치산이 게릴라 전을 펼치다가 지주 집을 털어 주민들에게 설 선물을 나눠주는 의적 행동까지 했다고 묘사했다.* 조정래의 거짓말 - 이 소설 끝 ’작가의 말‘을 통해 그는 “일제 36년 동안 학살당한 동포가 300만에서 400만명”이라고 언급했다. 아리랑을 쓰게 된 것도 그걸 구체적으로 밝히기 위해서라도 얘기했다. 하지만 1910년 당시 조선 전체 인구는 대략 1600만 명 정도였다. 집집마다 한 명의 학살 희생자가 있었다는 궤변이다.* 반 재벌 소설 ‘허수아비춤’ - 2010년에 쓴 책으로 ‘경제민주화’를 목표로 씌워졌다고 한다. 지독한 반기업 정서와 반시장경제 논리로 점철되어 있다. “이래도 재벌과 대기업을 증오하지 않을래?”라고 노골적이다. 1조 원 비자금을 무기로 정계 관계 로비를 벌이며 더러운 승리를 하고, 친위대 3인방에게 거액의 스톡옵션 건네는 등의 내용이다. 기업가는 도둑이고 도태되어야 할 존재라는 식의 부정적 논조로 일관했다. 기업인을 ‘살만 피둥피둥 찐 얼굴’ 등으로 부정적으로 묘사했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김용철의 ‘삼성을 생각한다’와 함께 대기업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쌍끌이했다.◇ 얼치기 좌파들에 대한 비판들* 이영훈 “시바 료타료에 비하면 조정래는 2.5류’ - 일본의 국민작가 시바 료타료는 ’료마가 간다‘를 집필하면서 “트럭 한대 분의 자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의 역사소설은 사실의 치밀한 고증에서 독자들이 찬탄을 불러 일으킨다. 러일전쟁을 소재로 한 ‘언덕 위의 구름’에 대해 일본인들은 “소설 형식으로 된 메이지 일본의 제일가는 역사서”라고 찬사를 보낸다. 이영훈 교수는 조정래의 ‘아리랑’을 읽은 후 분을 참지 못해 ‘광기어린 증오의 역사소설가 조정래’라는 논문을 발표한다. 소설에 나오는 지시마공사판에서의 조선인 인부 1000명 몰살 등은 역사에도 없는 허구라며 조정래의 의도된 역사 파괴를 비난했다.* 고은의 ‘만인보’ - 1986년 첫 발표 이래 시집 30권에 수록 시 총 4001편으로 구성된 방대한 연작 시집이다. 만인의 삶에 대한 기록이란 뜻이다. 하지만 이 시를 정상인의 눈으로 보면, 현대사에 대한 무한 저주와 다름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태어나선 안 될 나라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등 좌익 인물은 대놓고 찬양 칭송하면서, 대한민국 건국에 앞장 선 우익은 예외 없이 ‘인간 말종’으로 묘사하는 우를 범했다.* 좌편향 도올 김용옥 - 타고난 자기현시욕에 더해 대책없는 좌편향 인식으로 똘똘 뭉친 환자라고 저자는 도올을 공격한다. 2019년 초 TV에서 “이승만을 국립묘지에서 파내야 한다”는 섬뜩한 강연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인터뷰한 뒤, 스스로를 소인(小人)이라고 낮춰 말하며 민망함을 던져주었다.* 위험한 강남좌파 홍정도 - 아버지 홍석현 회장조차 “내 아들은 좌파다”라고 말할 정도다. 2015년 10월 공유한 카드뉴스에는 한반도가 불타는 사진 위에 커다랗게 ‘지옥 같은 조선 땅’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같은 해 9월에는 ‘헬조선 대한민국을 떠나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이 붙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미디어워치가 고발 기사를 쓰자 곧 페북을 닫았다. JTBC 사장 취임 직후에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도 가치있는 정보”라는 궤변 언론학으로 논란을 부른 바 있다. 저자는 오너의 이런 생각과 행동이 결국 JTBC에 조작방송의 날개를 달아준 셈이라고 일갈한다.* ‘분단시대’ 용어를 만든 강만길 - 이른바 ‘민중사학’으로 국사학계가 통일되는 시점에서 분단시대라는 역사 용어를 처음 구사했다. 백낙청이 민족문화론과 분단체제론으로 분위기를 잡아가자, 그 화두를 국사학계에서 크게 키운 인물이 강만길이라는 평가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11-01 07:30 조진래 기자

[비바100] 맛있는 혹은 드라마틱 ‘조선’…‘조선 왕실 로맨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이전의 인문·교양·사회·학문적 접근이 아닌, 흥미를 끌 수 있는 역사서들이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조선은 상대적으로 풍부하게 남아 있는 사료들을 재료 삼아 다양한 변주와 재정비가 가능한 시대다. 역사 왜곡과 지나치게 가벼운 접근 등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도 없지 않지만 ‘조선’이라는 시대는 바야흐로 콘텐츠 큐레이션(Curation), 모더레이션(Moderation) 혹은 베리에이션(Variation)의 시대에 꽤 어울리는 소재이자 스토리텔링 재료다.이에 역사를 소재로 한 영상 콘텐츠 중 대부분이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최근 양세종·김설현·우도환을 주연으로 내세운 JTBC ‘나의 나라’는 고려 말부터 조선 초까지를 배경으로 변혁기 사람들이 꿈꾸는 저마다의 ‘새로운 세상’에 대해 풀어간다.조선의 끝,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고 굶주림으로 좀비가 돼 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스릴러인 김은희 작가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은 수많은 논란을 야기시켰지만 2020년 3월 시즌 2 론칭을 확정했다.조선 최고의 매파당을 소재로 왕실암투와 로맨스를 엮은 JTBC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 조선시대 미스터리한 과부촌에 여장을 하고 잠입한 전녹두(장동윤)와 예비 기생 동동주(김소현)의 유쾌한 로맨스 KBS2 ‘조선로코-녹두전’ 등 드라마 뿐 아니다.최근 '조선'을 소재로 한 문화 콘텐츠들(사진제공=넷플릭스, JTBC, KBS, HJ컬쳐, PL엔터테인먼트, 네오프로덕션)뮤지컬 ‘세종, 1446’(12월 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은 훈민정음 창제를 비롯한 국토확장, 과학 및 천문학의 발전, 인쇄술 발전 등을 이루며 위대한 성군으로 평가받는 세종대왕이 아닌 인간 이도(박유덕·정상윤, 이하 가나다 순)로서 본래 제자리가 아니었던 왕위에 올라 겪어야 했던 번민과 애민 정신을 다루고 있다. 희대의 악녀로 평가받는 장희빈의 아들이자 조선 20대왕 경종(성두섭·에녹·정동화)과 훗날 영조가 되는 연잉군(박정원·신성민·홍승안) 그리고 그들의 기록자인 사관 홍수찬(김종구·정민·주민진) 이야기 뮤지컬 ‘경종수종실록’(2020년 1월 12일까지 대학로 티오엠 1관), 조선시대 시조를 현재의 랩으로 풀어낸 뮤지컬로 재연 소식을 전한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등 공연계도 흥미롭게 풀어낸 ‘조선’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다.  드라마, 영화, 공연 등 문화 전반에 스며든 ‘조선’ 콘텐츠 큐레이션 및 배리에이션 행렬에 출판계도 합류했다. ‘어렵고 고루하다’는 편견을 깬 역사서들이 서점가와 독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 10월 들어 그 행렬에 새로 합류한 책이 ‘조선 왕실 로맨스’와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이다.조선 왕실 로맨스 우리가 몰랐던 조선 왕실의 결혼과 사랑 이야기 |박영규 지음(사진제공=옥당북스)‘조선 왕실 로맨스’는 유발 하라리의 전쟁문화사 ‘극한의 경험’, 닐 맥그리거의 ‘독일사 산책’, 리처드 도킨스의 ‘ 진화론 강의’,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등 다소 무겁고 어려운 역사·인문서를 출간하던 출판사 옥당의 신간이다.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조선 왕 시크릿 파일’ ‘에로틱 조선’ 등의 박영규 역사전문작가가 꾸린 ‘조선 왕실 로맨스’는 조선시대 왕들의 사랑과 결혼을 유형별로 나눠 담았다.사랑하는 아내와 적지 않은 자식이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사랑에 빠지지만 분란도 없고 원망도 받지 않는 타고난(?) 사랑꾼 세종, 단 한 여자만을 사랑한 정조, 여자를 권력 유지수단이자 비서로 거느렸던 광해군 등 왕은 물론 왕실, 사대부, 종친 등 왕실을 배경으로 한 사랑과 결혼 이야기가 담겼다.세종, 정조, 광해군을 비롯해 ‘직진형 순정남 태조 이성계’ ‘읍소형 비운남 정종 이방과’ ‘전투형 뒤끝남 태종’ ‘막무가내형 난봉꾼 양녕대군 이제’ ‘결벽형 도도남 문종 이향’ ‘자유분방형 괴팍남 세조 이유’ ‘열두 살에 아비가 된 소년 예종 이황’ ‘호색형 열정남 성종 이혈’ ‘광기형 냉혈남 연산군 이융’ ‘야누스형 배신남 중종 이역’ ‘마마보이형 유약남 명종 이환’ ‘순애보형 집착남 선조 이연’ ‘의심형 지질남 인조 이종’ ‘공처가형 청순남 현종 이영’ ‘승부사형 열혈남 숙종 이순’ ‘외골수형 비련남 영조 이금’ ‘곁눈질 형 의존남 고종 이형’ 등 그 사랑유형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제목들의 조선 왕 로맨스로 빼곡하다.  왕 뿐 아니라 ‘조선판 로미오와 줄리엣’ 세조의 딸과 김종서의 손자, 세종 아들들의 쉽지 않은 ‘왕자들의 사랑’, 한 여자와 두 번 결혼한 제안대군 이현, 자유연애를 꿈꾸던 박어을우동, 두 여자를 동시에 사랑해 파국으로 치달은 중종의 부마 조의정 등 막장 아침연속극부터 치정극, 달콤한 로맨틱 코미디, 가슴 아픈 멜로 등 그 장르도 다양하다. 저자 박영규의 전언처럼 왕실사람들의 결혼 문제와 사랑이야기는 조정의 역학관계, 권력의 구도, 죽는 자와 죽이는 자의 관계 등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조선 왕실 로맨스’는 역사에 꽤 중요한 요소인 셈이다. 드라마를 보듯 읽다 보면 역사적 사건과 순간의 원인, 진행과정 그리고 결과가 한줄로 엮이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일제강점기 소중히 지켜낸 우리 요리 |이용기 지음(사진제공=라이스트리)‘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은 일제강점기 재야 지식인 이용기 선생이 집대성한 요리책이다. 1924년 발행된, 말 그대로 조선에 둘도 없는 단 하나의 최신 요리책으로 tvN ‘수요미식회’의 제육볶음 편, KBS ‘한국인의 밥상’ 속풀이 한솥 편, EBS ‘한국기행’ 여름 김치 편 등에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1936년 발행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3판을 토대로 복간한 도서로 오탈자, 목차 페이지 오류, 띄어쓰기 등도 원서 그대로 적용했다. 가로가 아닌 세로로 읽게 돼 있는 책은 ‘손님대접하는 법과 상차리는 법’이라는 제목의 첫장부터 본론을 시작한다. 손님대접법과 상차리는 법을 비롯해 상극이 되는 음식들, 아해밴이가 못먹는 것들, 우유먹는 법 이후에는 밥 짓는 법부터 장·식초·술·김치 담그는 법, 국, 탕, 누룩, 장아찌, 떡, 국수, 만두, 전, 나물, 찌개, 낌, 구이, 적, 회, 편육, 어채, 묵, 선, 포, 자반, 볶음, 조림, 쌈, 무침, 젓갈, 죽, 미음, 옹이, 차, 청량음료, 타락, 두부, 화채, 숙실과, 유밀과, 다식, 편, 당전과, 정과, 감정, 미시, 엿 등 만드는 법, 기름과 양념이 되는 각색가루, 소스, 소금 등 만드는 법과 사용법 등이 담겼다. 더불어 서양요리, 일본요리, 중국요리 등 타국의 요리법도 소개된다. 그림 하나 없이 세로 읽기와 구어들, 낯선 음식명 등의 향연으로 해독이나 조리법 연구가 쉽지는 않다. 그럼에도 생각지도 못한, 전혀 알지 못했던 조선시대 다양한 조리법과 맛내기 비법이 흥미롭다. 조선시대에 활용됐던 수프, 미트볼, 케이크, 애플넛 샌드위치, 도넛, 커리, 아이스 커피, 아이스티, 각종 파이 등 서양요리와 유홍채, 연와탕, 해삼탕, 스기야기, 스시, 미소시루 등 중국·일본 요리 레시피는 신기할 지경이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10-30 07:00 허미선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2020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 KOTRA

우리가 채 모르는 놀라운 ‘미래형 생활서비스’들 총평 코트라(KOTRA)는 매년 11월을 전후로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라는 책을 낸다. 코트라 각 나라 무역관에서 선정한 주목할 만한 독특한 현지 트렌드들을 소개한다. 아직 우리나라에 소개되지 않은 첨단 기술이나 서비스에 관한 정보가 적지 않다. 특히 의료부분의 놀라운 서비스 정보들이 늘 꽤나 많았다는 기억이 있다. 올해도 세계 최초의 모유 운송서비스 ‘밀크스토크’라든가, 여성 배란일을 알려주는 앱 ‘아바(Ava)’, 자세 교정을 도와주는 웨어러블 기기 ‘업라이트고(Uprighr Go)’ 등이 주목을 끈다. 스쿠터 충전사 같은 새로운 직업도 소개된다. 중국의 5G 스마트 법원처럼, 우리가 아직은 상상도 못할 이채로운 광경도 발견된다. 산업적으로도 도전해볼 만한 서비스와 제품이 눈에 띈다.◇ 공유 서비스의 끝은 어디일까* 베트남 하노이의 헬리콥터 공유 서비스 - 2019년 4월 베트남의 차량 공유업체 패스트고가 하노이에서 ‘패스트 스카이’ 헬리콥터 공유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용 가격은 한화로 약 15만~45만원선. 이용 시간은 12분짜리부터 25분, 40분 등이 있다. 웨딩 촬영 시 60만 원 선이며, 관광지 환승 투어의 경우 160만원에서 최고 470만원선에 이른다. 패스트고가 제공하는 모버일 앱으로 간단히 신청하면 된다. 미국에는 유사한 서비스로 ‘우버콥터(Uber Copter)’가 있다. 뉴욕 맨해튼 남부와 존 F. 케네디 공항을 잇는 헬리콥터 운송 서비스다. 한국은 2019년 7월 국토교통부가 ‘2029년 에어택시 상용화’를 목표로 연말까지 항공기 운영과 관련한 로드맵 제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에서 활기 ‘전동킥보드’ 대여업 - 미국에서는 2017년 하반기부터 대도시를 중심으로 전동킥보드 대여산업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전동킥보드 대여 플랙폼 ‘버드’는 우버 부사장직과 리프트 최고운영책임자 지낸 트래비스 반더잰든이 창업했다. 2017년 9월 창업 1년 만에 이용자 수 1000만명 돌파 기록을 세웠다. 요금은 시동을 거는 데 1달러, 이후 분당 0.15달러 정도다. 전기 배터리를 기반으로 최대 시속 24km로 주행이 가능하다. 한번 충전으로 한 시간 또는 24km 주행이 가능하다.* 혁신 모델 ‘스쿠터 충전사’ - 길거리에 방치된 버드의 스쿠터를 수거해 충전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버드가 제공하는 지도를 보고, 길거리에 충전이 필요한 스쿠터를 찾아 충전기로 가져가 충전하면 대당 5달러를 받을 수 있다. 우버 드라이버처럼 신종 작업으로 부상 중이다.* 인기 전동킥보드, 그러나 규제 탓에… - 1킬로와트의 전력으로 일반 가솔린 자동차가 약 1.2km, 전기자동차는 6.6km 주행하는 반면 전동킥보드는 133.2km나 이동할 정도로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고 친환경적이다. 다만, 안전성 문제가 최근 도마 위에 올라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2018년 봄부터 운행 금지 조치를 내렸다가 최근 해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네소타주도 인도에서의 운행은 규제받는다. 한국에서도 ‘킥고잉’ 등 15개 이상 업체가 진출해 있으나, 최대 시속 25km 이하 전동킥보드를 차도에서만 운행토록 규정하고 있는 도로교통법 탓에 어려움이 많다. 유럽에서는 시속 10km에서 15km로 제한하되 인도 주행을 가능케 하고 있으며,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는 자전거도로 내 운행을 허용하고 있다.◇ 중국의 무한 도전 … 화장실 휴지걸이에 까지 안면인식* 도요타와 소프트뱅크의 뉴 모빌리티 협업 - 일본 시가총액 1,2위 기업인 도요타와 소프트뱅크는 2018년 10월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기술을 이용한 차세대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 ‘모네테크놀로지’를 공동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자율주행 배차 서비스와 이동형 점포 서비스 두 가지를 곧 제공할 예정이다. 향후 자동차는 ‘도어 투 도어’ 서비스를 실어나르는 하나의 수단이 될 전망이다. 모네의 모빌리티 사업 지원을 위해 설립된 기업연합인 ‘모네 컨소시엄’에는 2019년 6월 기준 276개사가 가입되어 있다. 유통(이온몰 빅카메라) 의료(필립스재팬) 요식업(요시노야, 코카콜라재팬) 금융(미즈호은행) 여행(JR동일본, 일본항공) 등 다양한 분야 기업들이 참가하고 있다.* 인공지능 누적 투자 1위 ‘중국’ - 중국은 2018년 인공지능에 총 3832억 위안(약 66조원)을 투자했다. 2017년의 2배 규모다. 연관 산업인 영상인식 분석 기술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수준을 자랑하다. 중국 안면인식 기술은 2018년 미국 상무부 소속 국가기술표준얀구소(NIST)가 주최한 안면인식공급자대회(FRVT)에서 1위부터 5위까지 모두 휩쓸었다. 중국 정부는 안면인식 기능이 탑재된 CCTV를 2억 대 이상 설치하고 있다.* 화장실에까지 AI 안면인식 적용 -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의 고향인 항저우의 경찰들은 최근 안면인식 기술이 탑재된 선글라스 모양의 웨어러블 장치를 업무에 도입했다. 렌즈로 행인들의 얼굴을 스캔하면 데이터베이스에서 범죄자 색출이 가능하다. 1만개 얼굴을 0.1초만에 인식할 수 있다고 한다. 2019년 4월 8일에는 지난시 1호선 지하철역에 처음으로 안면인식 자동 개찰구 시스템을 도입해 성공리에 운영 중이다. 1분에 30~40명 승객 통과가 가능해 교통 체증 해소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베이징 천단공원 공중화장실에는 안면인식 기술이 탑재된 휴지걸이까지 등장했다. 얼굴을 인식시키면 기계 하단부에서 자동으로 60~70cm 화장지가 나온다. 화장지 남용을 막기 위해 동일한 사람이 9분 간격으로 한 번씩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바이두의 무인 자율버스 ‘아폴로(Apollo)’ - 2015년부터 무인 자율주행차 기술개발에 돌입했던 인공지능기술 1위 기업 바이두가 최근 무인 자율주행 버스를 선 보였다.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고속도로나 시내 도로에서 주행 가능한 자율주행차 완성을 목표로 한다. 2018년 4월부터 중국 대형 버스 생산기업 ‘킹롱’과 함께 미니버스를 대량 생산 중이다. 고양이나 작은 새도 인지할 정도로 예민하다. 청소차나 자판기차 등 특수목적 차량도 가능하다. 무인 자율주행 택시 ‘아폴로 고’도 곧 창사시에서 시범 운행에 들어간다고 한다.◇ 곧 완벽한 5G 스마트법원·인공지능 판사 탄생 임박* 5G 스마트 법원시대 도래 - 2018년 4월 중국 항저우시 시후구에 있는 인민법원에서 인공지능 로봇이 재판 과정을 기록하는 1인 법정이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오직 판사 1명과 로봇 서기만 법정을 지킬 뿐이다. 이 로봇서기는 지방 사투리까지 구분이 가능하다고 한다. 원고와 피고는 1200km 떨어진 곳에서 온라인으로 재판에 참여했다. 알리바바의 인공지능기술이 구현한 최첨단 산물이다. 향후 자주적 재판 능력까지 갖춘 진정한 배석판사가 나올 것이라 자신한다. 이 같은 중국 스마트 법원은 허난성 자오쭤시 중급인민법원이 2016년부터 앞장서 왔다. 2017년 9월 13일 첫 온라인 재판으로 보험 배상 안건을 심판했다. 현재 인터넷 법원 등록 변호사가 500명이 넘는데, 이는 자오쭤시 변호사의 85%에 해당한다.* 최초의 5G 스마트법원을 광저우에 - 2019년 4월 2일에 중국 최초의 5G 스마트 법원이라고 할 법정을 광둥성 광저우시에 설립했다. 안면인식, 빅 데이터,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원격 재판의 시간 지연을 줄이고 원격 지휘와 원격 사무, VR(가상현실) 스마트 보안 시스템 등 기술로 법원 업무를 변혁시킴으로써 소송 서비스와 사법재판, 내부관리 다방면의 질적 개선효과를 도모한다는 목표다. 이미 원격 재판 테스트는 완료했고, 스마트 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한 비디어 오디오 문자 전송, 무인 스마트 기록 시스템도 실현했다. 궁극적으로 기소에서 조정, 입안, 입증, 증거 제출, 선고, 송달, 집행에 이르는 모든 소송 절차와 재판이 온라인으로 진행될 것이라 한다.* 공유 교통도시로 탈바꿈하는 두바이 - 2020년 세계 엑스포 준비에 한창인 두바이는 2030년까지 철도와 트램, 택시, 버스, 자가용 등 모든 이동 수단의 25%를 무인화할 계획이다. 두바이 도로 교통국은 2018년 12월부터 약 3개월 동안 두바리 실리콘 오아시스 주거 단지 내에서 전기무인택시 시범운행을 성공리에 마쳤다. 누구나 비상운전 대기자가 동승한 무인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막바지 준비 중이라고 한다. 독일의 2인용 자동운항 공중 드론택시 제조사인 볼로콥터와 협업해 2020년 공중 드론택시 상용화 목표로 2017년부터 시범운행 중이다. 2명의 승객을 태우고 시속 50km 속도로 30분간 운항하며 최대 시속은 100km다.◇ 생활 건강의 지킴이 ‘아바’와 ‘업라이트고’* 세계 최초 모유 운송서비스 ‘밀크스토크’ - 서양 문화권에서는 스토크(stork, 황새)가 아이를 데려다 준다는 미신이 있다고 한다. 창업자 케이트 토거슨은 2014년 출산 휴가 후 첫 출장에서 창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제공하는 서비스는 펌프토트와 펌프십 두가지다. 전자는 기내 반입이 가능한 냉장 유닛이 사용된 모유 운송가방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60시간 동안 모유 신선 냉장이 가능하다. 후자는 모유를 신선한 상태로 아기에게 다음날 배송해 주는 서비스다. 서비스 비용은 최고 159달러 정도다. IBM을 비롯해 SAP 힐튼호텔 홈디포 유니레버 핀터레스트 스냅쳇 페이팔 등 400여 글로벌 기업이 직원 복지 차원에서 이 서비스를 도입해 무료 제공하고 있다. 지출 비용에 비해 직원 업무 효율성이 더 높다는 평가다.* 여성 배란일 알려주는 ‘아바(Ava)’ - 2017년 스위스에서 설립된 스타트업 ‘아바사이언스’가 손목에 차고 다니면 여성의 배란일을 정확히 알려주는 제품을 출시했다. 정확도가 무려 89%다. 사용자 개인의 생체 정보를 이용해 과학적 방법으로 배란 시기를 예측해 준다. 자는 동안의 체온과 맥박, 분당 호흡수, 심박변이도, 관류 등 5가지 생체 데이터를 수집해 이를 모바일 앱으로 전송해 준다. 가격은 약 250 달러(30만원) 정도. 이를 이용해 임신에 성공한 사례도 다수라고 한다. 임산부는 자주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도 아바를 활용해 자신의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어 유용하다.* 자세 교정해 주는 웨어러블 기기 ‘업라이트고(Uprighr Go)’ - 25센트 동전 2개 정도 크기의 기기를 등에 부착하기만 하면 손쉽게 어디서든 스스로 자세를 교정할 수 있다. 이 기기를 경추와 흉추 사이에 부착하면, 부착된 센서가 사용자의 자세 정보를 수집해 이를 연동된 모바일 앱으로 전송해 준다. 2주 동안의 훈련 모드를 통해 사용자가 바른 자세를 취할 습관을 들이게 해 준다. 사용자의 하루 자세를 분석해 주고 개인에 맞춘 훈련 계획을 생성해 주기도 한다. 별도의 앱 이용 료는 없다. 유명 경제지인 비즈니스인사이더도 직접 체험기를 소개했다. 제품을 4일 사용해 본 결과, 바른 자세를 취한 시간이 25%에서 73%로 급격히 증가했다고 한다.* 세계 최초 휴대용 초음파 시스템 ’버터플라이 아이큐(Butterfly IQ)‘ - 일종의 청진기다. 사용자가 직접 자신의 몸을 스캔하면 이를 모바일이나 태블릿 PC로 확인 가능하다. 판매 가격은 약 2000달러, 월 사용료는 35달러에서 100 달러 정도다. 일반 초음파 기기 가격은 10만 달러. 원격 의료와 초음파 영상, 증강 현실 등을 결합한 원격 가이드 기능까지 제공한다.* 편안한 수면을 돕는 ‘얼리센스(Early Sense)’ - 선진국 가운데 수면 부족이 가장 심한 나라가 일본이다. 2018년 통계에 따르면 일본인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442분으로 OECD 최소다.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1380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수면 문제를 해결하는 ‘슬립 테크’를 개발하는 뉴로스페이스가 내놓은 ‘얼리센스’는 이불이나 메트리스 밑에 넣을 수 있는 작은 정사각형 모양 기기다. 잠자는 동안 심박 수와 호흡 수면 등의 움직임, 잠의 깊이 등을 감지해 질 높은 수면 방법을 제시해 준다. 뉴로스페이스는 일본 아나항공과 시차 적응 앱도 공동개발했다. 시차 적응을 위해 필요한 빛을 쬐는 방법이나 식사 방법, 낮잠 및 운동의 타이밍, 시간대별 필요 행동 등을 제공해 준다.◇ “버릴 것이 없다” 재활용·재사용 스타트업 주목* 기업가치 1조 원의 운동화 재판매 플랫폼 - 운동화 리셀 플랫폼 ‘스톡엑스(Stock X)’. 다수의 판매자와 구매자가 실시간 가격협상이 가능케 한 ‘살아있는’ 거래 플랫폼이다. 진품 감정 센터를 설립해, 개인 대 개인 간 거래에서 발생하는 신뢰도 하락 문제를 완벽히 차단했다.* 버려질 음식들의 반란 ‘투굿투고(too good to go)’ - 영업 종료 후 남은 음식을 재판매하고자 하는 레스토랑과 이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길 원하는 소비자들을 연결하는 모바일 중개 플랫폼이다. 대부분 식품이 3~4 유로(4000~5000원)이면 구매 가능하다. ‘매직 박스’ 모델을 도입해 소비자들이 열어보기 전까지는 어떤 음식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도록 해 재미까지 곁들였다. 국내에서도 ‘라스트 오더’ 라는 유사한 앱 서비스가 있다.* 탄수화물을 낮춘 대체 쌀 ‘라이트 라이스’ - 탄수화물을 적게 섭취하고 지방을 통해 하루 필요열량의 75~80%를 섭취하는 다이어트 법을 키토제닉 다이어트(ketogenic diet)라고 한다. 의사가 뇌전증 환자나 항암치료 받는 환자들에게 주로 권하는 식이요법이다. 최근 체중 감량 효과가 부각되면서 미국에서 인기 다이어트로 부각되고 있다. 2018년 구글의 다이어트 부문 최다 검색어로 자리하는 등 ‘저탄수화물 식단’ 붐을 일으켰다. 쌀에 다양한 식물성 성분을 배합해 탄수화물을 낮추고 다른 영양 성분을 늘린 대체 쌀 제품들이 인기다. 라이트 라이스는 끊은 물에 넣어 뚜껑을 닫고 10분 놓아두는 것만으로도 조리가 완성된다. 4인분 기준인 7온스 용량이 3.99달러로, 일반 쌀보다는 조금 비싼 편이다.* ‘쌀=식품’? 쌀로 만든 거즈 - 태국 시티폰 분야닛 의학박사와 연구팀이 쌀 전분을 사용한 거즈 개발에 성공했다. 인체의 연조직 출혈 부위를 압박해 탁월한 지혈 효과를 보일 뿐아니라 삽입 3주 이내에 체내에서 자연분해되어 환경 친화적이기도 하다. 가격은 1kg에 10만 바트(약 388만원) 수준이다. 일반 수입산에 비해선 싼 편이라고 한다.* 나만의 창고 ‘미니쿠라’ - 일본 테라다창고가 제공 중인 작은 창고.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저렴하게 개인 소장품을 맡아주는 창고 임대 서비스는 미니쿠라가 처음이다. 월 사용료는 200엔(약 2000원) 정도. 사용자는 언제든 자신이 맡긴 물건이 무엇인지 잊어버리는 일 없이 PC나 스마트폰을 통해 수납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동일본 지진이 있던 다음해인 2012년에 가족 사진 등 소중한 물건을 한 순간에 잃어버린 사람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창업했다고 한다.◇ 고령화 시대에 딱 맞는 서비스들* 모바일 간병인 ‘프리아(Pria)’와 애디슨 케어(Addison Care)‘ - 프리아는 2019년 출시 예정인 블랙앤 데커의 스마트 알약 기계다. 일정 시간이 되면 사용자에게 약 먹을 시간임을 알려준 후 만약 먹지 않으면 모바일 앱을 통해 간병인이나 보호자에게 알려 준다. 가격은 약 500달러 수준으로 책정될 예정이라고 한다. 대여 시 월 구독료 40달러는 정도다. 애디슨 케어는 세계 최초 가상 간병인 될 전망이다. 체중계, 혈압 측정기, 비접촉 체온계 등을 사용해 사용자의 종합적인 건강 상태를 점검해 준다. 기기에 부착된 15인치 태블릿 모니터에 3D 간병인이 나타나 건강상태 안내 및 조언까지 해 준다. 서비스 이용료는 한달에 약 250 달러다.* 도심형 실버타운 ‘타이캉즈자’ - 중국의 종합보험사 타이캉보험그룹이 중국 전역에 세운 고급 도심형 실버타운이다. 총 면적이 14만 평방미터에 3000 가구까지 수용 가능하다. 통합 의료 양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기 건강검진, 레저 시설, 홈 씨어터 등을 구비했다. 입주 조건은 남성의 경우 60세 이상, 여성은 55세 이상이다. 첫 입주비는 평균 20만 위안(약 3400만원), 베이징 시설의 경우 월평균 비용이 1만5000위안(260만원)이라고 한다.* 고령자 전용 원스톱 서비스 ‘12349 콜센터’ - 중국 허난성의 양로 서비스 정보 플랫폼이다. 종합 양로 케어 서비스로, 명의문진이나 가사 도우미, 생활 도우미, 긴급 구조 등을 서비스한다. 현재 83만 명의 고령자가 가입되어 있으며 병원 34곳, 가사도우미 회사 8곳, 로펌 4곳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급발진 사고 방지장치 ‘페달의 파수꾼’ - 오토박스세븐이 2016년 말에 선보인 ‘페달의 파수꾼’은 초고령운전자의 예상치 않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목적으로 만들어 졌다. 제품 출시 후 누적 판매대수가 약 6000대에 이른다고 한다. 제품 구매자의 70% 가량이 60~70대다. 가격은 설치비 포함해 3만~4만엔(33-43만원) 수준이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10-29 07:30 조진래 기자

[갓 구운 책] 안과의사가 쓴 다이어트 책? '기적의 식단-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의 비밀'

기적의 식단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의 비밀| 이영훈 저| 1만 8000원(사진제공=북드림)몇 년 전부터 기존의 건강과 관련된 모든 상식을 정면으로 뒤집는 주장이 있다. 바로 탄수화물을 줄이고, 지방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는 것. 신간 ‘기적의 식단’에서는 이른 바 인풋을 줄이고 아웃풋을 늘리는 다이어트가 체중 감량에도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대신 이 책은 건강과 다이어트가 최대의 고민인 사람들에게 어떻게 먹어야 살도 빠지고 건강해질 수 있는지 알려준다.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은 돈이 많이 들지도, 요요 현상이 일어나지도, 살은 빠지지만 저칼로리 다이어트처럼 건강을 해치지도 않는 유일무이한 건강 다이어트 식단이다. 그 이유는 우리 몸의 에너지 대사 흐름을 따라 최적화된 대사를 하게끔 유도하여 근본적인 치유가 가능한 식단이기 때문이다. 눈앞에 보이는 상처만 봉합하는 것이 아니라 병의 원인을 치료해야 재발하지 않듯이,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은 인간의 몸에 염증을 유발해 병을 일으키고, 살이 찌도록 만드는 근본 원인을 차단하여 치료하는 식단이다.이 책은 탄수화물의 문제점과 지방의 유익한 점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탄수화물을 어떻게 줄여야 되는지 지방은 어떻게 얼마나 먹어야 되는지 꼼꼼하게 가이드해 준다. 저탄고지의 시작은 어떻게 해야 되며, 유지는 어떻게 하는지, 어떻게 하면 이 식단이 더욱 익숙해져 나의 생활이 될 수 있는지 단계별 저탄고지의 방법을 하나하나 설명하고 있다. 또 저탄고지 다이어트에서 유의할 점과 트러블 발생 시 해결 방법 등도 빠짐없이 소개되어 있다. 무엇보다 “삼겹살만 먹어야 되나요?”라며 난감해 하는 사람들을 위해 간단한 저탄고지 요리법까지 빼놓지 않았다. 저자인 이영훈 원장은 안과를 전공의면서 현재 ‘저탄고지 라이프스타일’ 네이버 카페 운영자기도 하다. 부산에서 안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2016년부터 저탄고지 식이요법을 환자임상에 적용하기 시작하여 안과 질환을 비롯한 많은 대사 질환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전문의다. 화제의 다큐멘터리 ‘지방의 누명’ 자문위원이기도 하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19-10-28 15:02 이희승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김정은 평전 - 마지막 계승자> 애나 파이필드

‘수수께끼’ 김정은의 비밀을 하나하나 걷어내 보니… 총평 저자는 워싱턴포스트 베이징 지국장 출신이면서 2018년 말까지 서울특파원과 도쿄지국장을 역임했다. 한반도 문제에 있어 상당한 정보와 식견을 인정받고 있는 그녀가 쓴 이 책은 인간 김정은과 그의 주변 사람들부터 북한의 경제 시스템에 이르기 까지 폭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 준다. 특히 스위스 시절 김정은 형제의 생활 모습이나 화폐개혁 이후 북한의 경제상 등에 관해선 우리가 쉽게 접하기 어려운 생생한 실상을 전해 준다. 평창 올림픽 때 내한한 김여정 등 김씨 일가의 DNA 남기지 않기 소동 등은 북한이 왜 그렇게 ‘숨김의 정치’에 연연하는 지를 드러내 보여준다.◇ ‘인간’ 김정은…* 1984년 1월 8일생 김정은 - 북한의 성지 ‘원산’에서 태어난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조지 오웰의 소설 ‘1984’ 덕분에 어쩔 수 없이 압제와 디스토피아를 연상시킨다. 재일교포 무용수 고용희와 김정일 사이에서 정철 정은 여정 3 형제 중 둘째로 태어났다. 아버지 김정일이 이복형제 간 교류를 허용하지 않아 김정남 등 배다른 형제들과는 교분이 거의 없었던 듯 하다.* 스위스 시절의 황태자들 - 김정은 일가는 스위스에서 신분을 숨기려 가짜 신분증을 사용했다. 서류상 이름을 김정철은 박철, 김정은은 박은으로 바꿨다고 한다. 두 형제가 먼저 베른 외곽의 한적한 소도시 리베펠트에서 거주했고, 여동생 김여정은 박미향이라는 이름으로 나중에 합류했다. 김정은은 공부를 썩 잘하지는 못했다. 6학년 때는 열반으로 보내지기도 했다고 한다. 늘 체육복만 입고 다녔다. 미국 자본주의 상징이라며 청바지는 절대 입지 않았다고 한다.* 농구광 김정은 - 스위스 유학시절에도 마이클 조단의 23번 유니폼 진품 윗도리와 시카고 불스 반바지 차림을 자주 했다고 한다. 에어 조단 농구화도 필수였다. 농구공도 최상품 NBA 공식 마크제품을 이용했다.* 우려되는 김정은의 건강 - 금방이라도 심장마비 일으킬 것 같은 외모다. 불과 30세 임에도 불구하고 2014년 말 6주 동안 공식 석상에 안나타났고 이후 지팡이에 의존해 통풍설까지 나돌았다. 2018년 9월에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백두산 올랐을 때도 심하게 숨을 헐떡였다고 전해진다. 여러 영상 자료를 분석해 보면, 심각한 고도 비만에 오른 발목이 문제라는 평가다. 발목 보호대를 찬 것으로 의심되기도 한다. 또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폭식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밖에 당뇨와 관절염이 의심되기도 한다.◇ 김정은의 사람들* 가수 출신 퍼스트 레이디 리설주 - 유명 예술단인 은하수관현악단의 핵심 가수 출신이다. 김정은보다 5세 아래다. 아버지는 공군사령관을 지낸 공군 장성 출신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의 측근으로 마사일 발사때 항상 곁에서 지키는 리병철이 5촌 당숙이라는 설도 있다.* 최룡해가 김여정의 시아버지? - 김여정이 왼손 약지에 반지 낀 모습이 목격된 적이 있다.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이 된 최룡해의 아들과 결혼했다는 설도 니왔다. 남편은 최고통치자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에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룡해는 2019년 4월 김영남의 뒤를 이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오른 바 있다.* 김씨 일가 DNA를 한 톨도 남기지 않는 북한 - 김여정 등은 평창 동계올림픽 예방 때 오성급 프레지덴셜 스위트에 묵으면서 침구류를 따로 가져와 잤다. 지문 하나 남기지 않고, 머리카락 한 올도 없었다. 김씨 일가의 유전자 정보를 하나도 얻지 못한 셈이다. 북한에서 이뤄진 만찬에서도 김정은과 김여정이 사용한 유리잔과 포크, 나이프 등 모두 모아 일체 흔적 없이 수거해 갔다고 한다. 싱가포르 회담 직후인 6월 12일부터 14일까지 이들이 묵은 객실에는 다른 투숙객을 안받고 대대적인 청소를 했다고 한다.* 김정은 이후 시나리오는? - 가장 그럴듯한 시나리오는 지금은 관심 밖에 있지만 형인 김정철에게 권력을 이양하고, 김여정이 막후에서 총 지휘자 역할 하며 그를 보필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설이다. 현실 가능성은? 글쎄…◇ ‘절대지존’ 김정은을 만들려는 무리수들 * ‘정은’이라는 이름 쓰지 못하게 - 북한 정권은 아랍 독재자의 종말을 보면서 내부 단속을 더욱 강화해 갔다. 권력승계 준비에도 박차를 가했다. 당국에서는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에게 ‘정은’이라는 이름 붙이지 말라는 특별 지시를 내렸다. 이미 그 이름을 가진 사람들에겐 이름을 바꾸라고 했다. 이념교육을 통해선 김정은이 김일성의 손자라는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전에는 쉬쉬하며 존재감 드러내지 않았으나 본격적인 홍보전에 나섰다.* 김정남을 견제한 고용희 - 김정은의 친모 고용희는 김정남이 위조여권으로 일본을 방문한다는 사실을 일본 측에 밀고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김정남에 대한 김정일의 신뢰를 깎아내리려 한 조치였다는 것이다. 김정일과 정식 혼인도 않은데다 일본 출신이라는 점이 그녀에겐 늘 핸디캡이었다고 한다. 특히 사촌여동생인 성해랑이 조국을 배신하고 서방으로 망명했다는 사실이 치명적이었다.* 비행기 조정이 가능한 김정은? - 비행기에 대한 애착이 유난히 심하다. 비행기를 조종할 수 있으며, 직접 비행기를 조정해 북한 상공을 날기도 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원산 초대소 인근에 활주로를 새로 만들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덕분에 미국은 위성 사진을 샅샅이 뒤져 김정은의 개인 전용비행기가 어디에 있는 지 살펴보고 있다고 한다.* 군사 초전문가 김정은 - 22세 때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수석 졸업했다. 졸업논문의 주제가 ‘GPS를 활용한 포 명중률 향상 시뮬레이션’이었다. 이 기술 논문을 보고 김정일이 흡족해 했다고 한다. 세 살 때는 권총을 백발백중 쏘고, 글자 배우기 시작할 즈음에는 벌써 말을 타고 차를 몰았다고 한다.◇ 김정은의 철권 통치, 그 끝은?* 철저한 각본 속 처형당한 장성택 - 2012년 8월에 장성택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후진타오로부터 국가원수급 환대를 받았다. 김정은은 고모부인 장성택이 어릴 때부터 형 김정남을 후계자로 여기고 할아버지 김일성과 자신을 못 만나게 했다고 믿고 있던 차에 감정이 폭발했다. 장성택 숙청을 통해 “가족이라도 내 자리를 탐내면 누구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하고자 했다. 미리 체포해 두었다가 12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장성택이 자신의 권력을 키우는 분파 행위를 했다고 비판하며 끌어 내렸다. 나라의 귀중한 자원을 헐값에 중국 기업들에 팔아넘기는 매국 행위를 했으며, 자본주의에 물든 파렴치범이라고 매도했다. 공개적으로 체포되어 끌려나가는 모습을 일부러 보여줌으로써 반역의 싹을 잘라 버렸다.* 김정남은 스파이 행위로 타살? - 말년에 김정남은 북한 정권으로부터 스파이 혐의를 받았다. 돈을 받고 정보를 팔아넘긴 혐의다.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피살 되었을 당시에도 백팩에 미화 12만 달러의 현금 다발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직전에 아시아계 남성과 호텔에서 접촉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화폐개혁에 대한 비판, 절대권력에 대한 지적 등으로 김정은의 미움을 샀다.* 불법해외 영상물은 국가전복 시도와 동일시 - 김정은은 권력 승계 이듬해인 2012년에 형법을 개정해 불법 해외 영상물을 단속하는 특별 조항을 신설했다. 처벌 수위를 국가전복과 같은 수준으로 정했다. 대량 유포자에겐 기소 후 노동교화형에 처했다. 사상 오염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였다.* 북한의 신분제도 - 출신 성분에 따라 3대 계층 51개 성분으로 분류된다. 3대 계층은 핵심계층, 동요계층, 적대계층이다. 핵심계층은 체제 존속으로 가장 많은 이득을 보는 특권층으로, 전체 인구의 10~15% 정도다. 적대계층은 일제 때 친일한 사람들이나 종교인 가족 등 불순 반동으로 찍힌 사람들로 전체 주민의 40% 가량에 이른다.◇ 실패한 화폐개혁으로 오히려 생색낸 김정은 * ‘돈주’ 잡으려 시도한 화폐개혁 - 2009년 11월 30일에 북한정권은 기습적으로 화폐개혁을 단행해 화폐 액면가치를 평가절하했다. 일주일 시한을 주고 가구당 10만원만 새 화폐로 교환해 주기로 했다. 구권 100원을 신권 1원으로 교환해 준 것이다. 암시장에서 북한의 돈 가치는 폭락했다. 주민들 소요 가능성이 야기되자, 북한정권은 새 화폐 교환 한도를 가구당 10만원에서 30만원으로, 다시 50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화폐개혁 책임 회피하고 생색낸 김정은 - 화폐개혁은 장마당을 통한 자본주의 확대를 막으려는 목적이 컸다. 하지만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북한 정권은 당 경제정책비서였던 77세의 박남기에세 모든 책임을 뒤집어 씌웠다. 직위해제를 한 뒤 결국 총살형을 집행했다. 이후 북한 노동당중앙위원회는 2009년말 새 화폐를 가구당 500원씩 나눠 주었다. 북한 주민의 환심을 사려고 북한정권은 “김정은 대장의 배려금 명목으로 일률적으로 지급한다”고 선전했다.* 화폐개혁의 탈출구 ‘장마당’ - 3대 세습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 북한 주민 무마가 절실했다. 이에 살림살이가 나아졌다는 생각이 확실히 들도록, 통제의 끈을 살짝 풀어 소규모 개인 사업인 장마당 단속을 갑자기 중단하고 비공식적으로 용인했다. 이미 일어난 자발적인 변화는 소급해 인정해 주었다. 이를 서방에선 전문 용어로 ‘아래로부터의 시장화(marketization from below)’라고 불렀다. 이후 장마당은 북한의 최대 경제주체가 된다. 북한 전역에 당국 승인을 얻어 운영되는 시장이 400곳을 넘겼다고 한다. 청진에만 20여 곳이 들어섰다고 한다. 판매대금의 10% 정도를 시장관리소에 낸다고 한다. 북한 주민의 40%가 개인적인 장사로 돈을 버는 것으로 추산된다.* 장마당 최고 인기품목은 ‘노텔’ - USB 드라이브가 달린 DVD 플레이어 가운데 휴대용 소형 플레이어를 ‘노텔’이라고 불렀다. 노트북과 텔레비전을 합쳐 부르는 말이다. 가격은 50달러 정도라고 한다. 도시 가구 절반이 노텔을 갖고 있다고 전해진다.* 외화전달 수수료 30% - 북한에선 외화 밀반입이 성행했다. 외부 친척 등이 돈을 보내면 중간에 전달자가 많은 수수료를 받고 북한 내 지정 수취인에게 전달해 주었다. 수수료는 보통 30%라고 한다.◇ 아직도 먼 북한 * 정찰총국 소속 북한 해커들 - 북한이 2016년부터 2018년 사이에 100곳 이상의 금융기관과 가상화폐거래소를 공격해 6억 5000만 달러가 넘는 돈을 훔쳐갔다는 통계가 있다. 엘리트 해커를 양성하기 위해 11세 전후의 과학에 재능있는 어린이들을 뽑아 특수 전문학교를 거쳐 평양의 조선인민군 정치군사대에서 컴퓨터를 전문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미국 정보기관 통계에 따르면 해외에 거주하거나 해외 활동중인 북한 사이버 요원은 1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대부분 중국에서 활동하며 러시아 말레이시아에도 일부가 있다고 한다. 활동 목적은 단 하나, 김정은 정권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버는 것이다. 버는 돈의 10% 가량을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웜비어 죽이고도 200만 달러 청구한 북한 - 북한은 웜비어가 김정일 동지의 대형 선전물을 훼손했다는 죄명을 뒤집어 씌웠다. 그리고는 식중독으로 죽었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조셉 윤 특사를 보내 웜비어를 데려오려 했으나 북한은 200만 달러의 치료비 청구서를 내밀었다. 틸러슨 국무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까지 보고한 후 지불을 약속하고서야 미국으로 송환할 수 있었다. 청구서는 지불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패’가 아닌 베트남 북미정상회담 - 합의 없이 끝났지만 자랑할 만한 소득으로 북한에서 받아들여진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을 두번이나 아시아로 불러 만났다는 것이 한 이유다. 매년 봄 미군이 한국군과 수행하는 연례 대규모 연합훈련을 더 이상 실시하지 않도록 만든 것도 성과라는 평가다. 덕분에 북한도 군용기를 기름 낭비하면서 훈련용으로 띄울 필요가 없어졌다.* 스파르탄 3000 - 한국과 미국은 북한 지도부에 대한 참수 공격 프로젝트를 적극 진행한 적이 있다. 남북간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었던 시기에 ‘스파르탄 3000’이라는 이름의 정예부대가 창설되기도 했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10-27 15:07 조진래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문재인 정권 2년, 안보가 안보인다> 황교안 나경원 외

‘주적(主敵)’이 사라진 대한민국 외교안보… ‘북한 봐주기’의 미래는?   총평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최고 수뇌부들이 지은 책이다. 지난 7월 출간과 동시에 북 콘서트까지 개최했었지만, 생각보다 널리 읽히지는 않은 듯 하다. 아마도 이후 전개된 ‘조국 사태’ 탓도 있었으리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나 나경원 원내대표 등 저자들은 문재인 정부 2년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해 낙제점을 주었다. 왜소화(trivialization), 고립화(isolation), 주변부화(marginalization)라는 키워드로 현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통렬하게 비판했다. 대선 토론에서도 ‘북한이 주적(主敵)이냐’는 질문에 끝내  답변을 회피하고, 취임 후에는 북한 봐주기에 연연해 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현 정부의 안보관에 깊은 우려를 내보였다. 저자들은 북한을 끌어내기 위해 약속한 9.19 남북군사합의, 자주국방을 불가능하게 할 국방 2.0 등의 폐지를 주문한다. 정부 사이드에선 부정하겠지만, 우리 외교안보의 적나라한 현실을 돌이켜 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 마침 자유한국당이 24일 지소미아 복원 등을 골자로 하는 자체 외교안보론을 천명해 주목을 끈다. 베껴두면 도움 될 내용들 ◇ ‘문재인 안보’의 결과 … 국방해체, 안보파탄, 동맹균열, 대북굴욕* 문재인정부 안보 총평 - 국방개혁 한다며 무장을 해제시키고, 한반도 긴장완화한다며 안보 파탄내고, 남북간 군사분야 합의한다며 한미동맹 균열시키고, 남북관계 개선한다며 대북 굴욕외교로 국민 자존심 훼손시켰다. 결국 국방해체, 안보파탄, 동맹균열, 대북굴욕을 초래했다. 문재인 정부 2년의 한국 외교와 안보는 왜소화(trivialization), 고립화(isolation), 그리고 주변부화(marginalization)로 요약된다. * 최장집 교수조차 ‘관제민족주의’라 비판 - 진보계 원로인 최창집 고려대 명예교수도 2019년 3월 13일 한국국제정치학회 학술대회 발제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는 이념 대립을 부추긴 관제 민족주의(official nationalism)”라고 지적했다.* 활개치는 사이비 인권단체 - 군 인권을 조사한답시고 군 부대를 들쑤시고 다닌다. 정치권력을 등에 업고.* 정치논리에 따른 문정부의 국군 통제 - 첫째, 정치논리에 근거해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을 발탁했다. 송영무 국방은 국방 자문역에서 일거에 출세했고, 정경두 장관은 육군이 이니라는 이유로 발탁됐다. 박한기 합참의장은 전문성 보다는 육사 출신이 아니라는 점이 고려되었다. 문재인 정부 군 인사의 기준은 철저히 ‘비 육군, 비 육사’다. 둘째, 군 장성 모욕과 청와대의 진급 개입 논란이다. 이재수 기무사령관은 수갑 찬 모습으로 망신을 줘 자살케 하고, 군대 진급 문제를 청와대 행정관이 주물럭거리게 만들었다. 셋째, 갑작스런 군무원 충원. 국방인력 가운데 민간인 비중을 현재의 5%에서 10%까지 늘리겠다고 한다. 군 전투력 증강보단 일자리 실적 수치 맞추려는 의도로 보인다. 넷째는 군의 전문성 감퇴 우려다. ◇ 우리의 북한… 우리의 김정은…* 문재인 정부인사들의 김정은 칭송 - 문 대통령은 2018년 4월에는 “김 위원장은 솔직담백하고 예의바른 사람”, 2018년 6월에는 “연장자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아주 예의바른 사람”이라고 칭송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2018년 7월 “김정은 위원장은 백성을 생각하는 지도자”라고 추겨 세웠다. 나아가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유시민은 “한국의 대기업 2, 3세 경영자 중 김정은 위원장만한 사람이 어디에 있느냐”고 막말을 했다.* 전형적 ‘친중반미(親中反美)’ 외교노선 - 문재인 정부는 국제사회로부터 김정은의 대변인이라는 비아냥을 듣는다. 중국 눈치 보면서 동맹국인 미국의 중추적 세계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에 불참하고, 중국에게는 추가적 사드 배치나 미국 미사일방어체계로의 통합, 한미일 3국 안보동맹 자제 등 3불(不)을 약속했다.* 주적(主敵)에서 사라진 북한 - 문재인 정부 들어 지난 2년간 한미연합훈련은 축소되고 2018년 국방백서부터는 북한에 대한 ‘적’ 개념 사라졌다.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적으로 간주한다’고 기술되어 있다. 북한 도발에 대한 대응도 전혀 없다. 세계 대부분 나라들이 우리처럼 명백한 적이 없을 경우에도 ‘잠재적 적(potential enemy)라는 용어로라도 적을 설정해 대비한다. * 북핵 인정한 노무현 - 노무현 대통령은 2004년 11월 LA국제문제협의회 연설에서, 핵은 외부위협에 대한 ‘자위용 억제수단’이라는 북한 주장에 대해 “합리적”이라고 하면서 “북이 핵을 가지려는 것은 일리가 있다”고 언급했다. 2006년 5월 재향군인회 회장단에게는 “북의 핵개발은 공격용이 아닌 방어용”이라고 말하며 북한을 두둔했다.◇ 이래서 실용외교·자주국방 할 수 있을까* 대한민국 외교안보의 10대 과제 - 국익 중심의 실용안보를 지향해야 한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첫째는 북핵 폐기를 위한 실질적 협력 강화다. 둘째는 튼튼한 한미 전략동맹의 복원, 셋째는 주변국과의 양자관계 심화, 넷째는 지역협력외교, 다자외교, 경제외교 강화다. 다섯째는 남북관계 정상화 추진, 여섯째는 북한주민 생활에 도움되는 실용적 남북관계 구축, 일곱째는 남북간 협의는 존중하되 모든 합의의 이행을 추진토록 하는 것이다. 여덟 번째는 강군 건설을 위한 국방개혁  재조정이다. 아홉째는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추진, 그리고 마지막은 군의 명예를 높이고 올바른 보훈을 전개하는 것이다.* 국방 포기하는 ‘국방개혁 2.0’ - 군 복무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하고 병력 및 지상군 사단 축소, 동원 예비군 규모 및 동원 기간 축소를 추진한다. 군 복지 개선과 병사들의 유약화가 가속화될 수 밖에 없다.* 소련 속담 ‘신뢰하라. 그러나 검증하라(Trust but Verify!)’ - 로널드 레이건 미국 전 대통령이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중거리핵전력조약 협의 때 이 말을 새겼다고 한다. * 병영 포퓰리즘 만연 - 병영 내에서도 일과 후이긴 하나 휴대폰 사용이나 근처 지역으로의 외출을 허용키로 했다. 유사시 즉각 출동태세 유지가 어렵게 만들었다. 신병 훈련기간도 줄이고 20km 행군도 폐지 여부를 검토중이라고 했다. 2018년 현역 복무 부적합 심사 신청 6214명 중 6118명이 전역을 했다. 2013년 1479명 비해 5년 새 4배나 증가했다. 조기전역 수단으로 악용될 여지가 많다. * 선거 있는 해마다 급여 대폭 인상 - 한국국방연구원 조사로는 월 최적 임금이 25만 9000원 수준이다. 그런데 현재 병장 기준 급여는 40만5700원이다. 이를 2020년에는 54만892원, 2022년에는 67만6115원으로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2018년 지방선거 있던 해에 30% 인상해 주었고, 2020년과 2022년은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 있은 해다. 이런 때 마다 40%, 50%씩 인상하는 저의가 의심된다고 저자들은 지적한다.◇ 북한에 모든 것을 양보한 9.19 남북군사합의 * 파기해야 할 ‘9.19 남북군사분야 합의서’ - 2018년 체결됐다. 전방지역에서 연대급 이상의 훈련이 중단되고 대북 감시정찰 활동도 크게 제약받게 됐다. 합의서 2항의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만든다’는 조항은 유엔사가 관할하는 지역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결국 유엔사의 정전유지 기능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다. 북한 술책에 문재인 정권이 적극 동조한 꼴이다.* 서해 NLL 포기로 북 도발에 직접 노출 - 국방부 출입기자들이 측정해 본 결과, 서해는 NLL을 기준으로 북쪽으로 50km, 남쪽으로 85km로 설정되어 우리가 35km나 더 양보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방부는 “실무자 실수”라고 어이없는 변명을 내놓았다. 국민적 비난이 쏟아지자 “북한 해안선이 더 길고 해안포가 많아 북한이 더 양보했다”고 둘러댔다. 우리 군이 피로 지켜 온 영해선인 서해 NLL을 일거에 대가없이 북한에 양보함으로써 ‘영토 보전의 의무’를 내팽개친 것이다. 저자들은 “도대체 어느 나라 국방부인가?”라고 묻는다* 한강 통한 북한군 진입 가능 - 한강과 임진강 하구까지 ‘남북 공동이용 수역’이 되었다. 북한군 부대가 언제든 한강을 이용해 일거에 서울 시내로 진입하거나 평택 수로를 이용해 평택 미군기지가 있는 경기 남부지역까지 위협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비행금지구역 설정으로 스스로 방위권 포기 - 비행금지구역이 군사분계선(MDL)에서 서부 20km, 동부 40km까지 설정되어 수도권을 목표로 전방 전개한 북한군 주력의 동향을 감시할 수 없게 되었다. 근접 정밀타격도 불가능하다. 언제든 북한군이 편하게 기습할 수 있는 자리를 깔아준 셈이다. 특히 서부전선은 최전방으로부터 서울까지 40~50km에 불과해 20km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북한군 도발 시 즉각 대응에 심각한 지장 초래하게 됐다.* GP 축소에 ‘이상한 셈법’ - 비무장지대(DMZ) 내 GP는 북한이 우리보다 3배나 많다. 그런데도 이번 군사분야 합의로 남북이 똑같이 10개씩 줄이기로 했다. 문제점이 지적되자 문 정부는 마지못해 “앞으로는 비율을 적용하겠다”며 뒷수습에 나섰다. ◇ 바로 보아야 할 북한, 그리고 김정은* 약속 절대 안지키는 북한 - 1972년 7.4 남복 공동성명 이후 2017년 4월27일 판문점 선언 때까지 남북간에 크고 작은 회담이 655회나 있었다. 서명도 245회나 달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를 제대로 이행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 북한은 ‘배은망덕한 거지’ - 북한 전문가인 에이든 포스터-카터 영국 리즈대 명예교수는 최근 북한 전문매체 NK뉴스에 올린 기고문 ‘북한의 한국 무시가 왜 불공평하고 어리석은가’에서 한국을 폄훼하는 북한 행태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얼굴에 침을 뱉는 행위”라며 북한을 ‘배은망덕한 거지’로 불렀다. 김정은이 문 대통령에게 ‘오지랖 넒은 중재자’ 등의 표현을 쓴 데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두 차례나 주선해 준 데 대해 감사는 못할 망정 문재인 대통령을 ‘다 쓴 타월’처럼 치워버렸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의 역사 뒤집기 ‘김원봉’ - 2019년 6월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에서 6.25 전쟁으로 공을 세워 훈장을 받은 김원봉을 ‘국군 창설의 한 뿌리’라고 주장했다. 광복 이전의 독립운동 공적만 평가하고 가장 최근의 역사적 배신에는 눈을 돌린 셈이다. 6.25에 대해선 한 마디도 않고 김원봉을 재평가하자는 얘기다. 같은 해 3.1절 기념사에서는 “빨갱이라는 말은 일제가 모든 독립운동가를 낙인찍는 말이었다”며 “지금도 정치적 경쟁 세력을 비방하고 공격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고 역사와 진실을 호도했다.* 북한이 종전선언에 집착하는 이유 ‘주한미군’ - 정전체제를 무력화해야 북한의 남침을 저지하기 위해 결성된 유엔군사령부를 해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재도발하면 유엔 참전국 16개국이 다시 연합군을 결성해 북한의 남침을 격퇴하기로 정전체제에 명시되어 있다. 북한은 종전선언을 통해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유엔군사령부를 해체한 후 미북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미국과 국교 정상화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주한 미군을 철수시키려는 전략이다.◇ 겉도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전략* 탈북자의 북한 비판 막는 문 정부 - 2019년 3월에 발간된 미 국무부 인권보고서는 “문재인 정부가 탈북단체의 북한 비판을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우리 동맹이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문 정부는 지난 20년간 계속된 탈북자동지회에 대한 국정원 예산 지원도 중단시켰다.* 헛다리 강경화 - 유엔 인권 전문가라는 강경화도 ‘몰(沒) 인권’이다. 강 장관은 취임 전 유엔에서 여성 및 인권 분야 전문가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그런데 북한 인권에 대해선 한 마디도 못하고 있다. 더욱이 2018년 10월3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선 “처음부터 북에 핵무기 목록을 요구하면 이후 검증을 놓고 이어질 논쟁에서 협상을 교착 상태에 빠지게 할 위험이 있다”며 북에 대한 핵무기 목록 신고와 검증 요구를 일단 미루자고 미 측에 제안했다. “핵 동결 약속도 않고 있는데, 검증도 못하게 하는 게 대한민국 외교장관의 자세인가?” 라고 저자들은 되묻는다.* 아무도 인정 않는 한반도 운전자론 - 2017년 8.15경축사에서 문 대통령은 “우리는 안보를 동맹국에 의존할 수 없습니다.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남북관계에 대한 주도권을 갖고 북핵 위기를 해결하겠다는 요지였다. 노무현 정부 때 추진했던 동북아 균형자론의 재판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야권은 “운전석은커녕 조수석에도 앉지 못하고 있다”는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문재인 말만 듣고 북미정상회담 나선 트럼프 - 문 대통령은 2018년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이 핵개발 노선을 공식 종료하고 오랜 고립에서 벗어나 스스로 세계 앞에 다시 섰다”며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가 확실하다고 공개 인증했다. 결국 미국은 문재인 대통령의 설득과 4.27 판문점 공동선언에서 나타난 북한의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믿고 북미 정상회담 나섰다 낭패를 보았다. * 대북 제재를 앞장서 깨고 있는 문재인 정부 - 정부가 유엔 제재 및 한미 독자제재 사항에 예외를 인정한 것이 10여 건에 이른다. 정부가 대북 제재를 앞장서 구멍내고 있는 셈이다. 여의도연구원 안보통일센터 현안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석탄 실은 의심선박이 인천과 포항 동해항 등으로 입항한 기록만도 유엔 대북제재 2371호 채택 이후 80회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 ‘문재인 패싱’ 위기 속 뜬 금 없는 ‘군축’* 하노이 결렬도 몰랐던 청와대 - 2019년 2월 28일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는 상황에서도 낙관으로 일관했다. 심지어 회담이 결렬되기 직전에 신한반도경제구상과 남북경협 활성화를 위한 인사까지 발표하는 무지를 드러냈다. NSC 2차장으로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을 임명한 것이 대표적 예다. 미국과 어떤 정책적 조율도, 정보 공유도 없었다는 얘기이다. ‘문재인 패싱’의 단면이다.* 외교 인프라 훼손 -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이전 정부에서 대미 외교, 대일 외교 핵심인력을 한직으로 내보내고 문외한인 외부 인사를 주요 공관에 과다하게 임명했다. 정권의 이념적 스펙트럼에 맞추려고 외교적 식견이나 경험이 별로 없는 인사를 주요 공관장으로 임명함으로써 주요국과의 외교전선에 큰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 * 연합훈련 축소 ‘악수’ - 전시 대비 지휘소 연습인 3월 키리졸브연습은 규모와 기간이 축소된 동맹연습으로 대체됐다. 대규모 야외기동훈련인 3~4월의 독수리연습은 대대급 이하 훈련으로 축소되고 사실상 폐지 수순이다. 8월의 한미연합 군사종합연습인 지프리덤가디언연습은 한국 단독의 을지태극훈련으로 분리 및 별도 축소된 연합훈련으로 대체되어 역시 폐지될 운명이다. 4월 대규모 한미연합상륙훈련인 쌍용훈련은 폐지됐다. 5월과 10월 대규모 공군 연합훈련인 맥스썬더도 마찬가지다. 12월의 공군연합훈련 비질런트는 유예되었으나 폐지가 유력한 상황이다. * 미국 전략자산 전개도 중지 - 미국 전략자산이란 주로 항공모함, 원자력 잠수함, 전략 폭격기(B-1 B-2 B-52), 전략정찰기(U2 RC-135) 등을 지칭한다. 최근에는 스텔스 전투기(F-22 F-35)도 포함됐다. 북한은 기회 있을 때마다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중단을 요구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주로 비용 문제를 언급하며 여러 차례 전략자산 전개 중단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전개 비용과 훈련 비용 등을 종합하면 연간 800~1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섣부른 전시작전통제권 조기전환 추진 - 노무현 정부 때부터 논의가 시작됐다. 당시엔 전환시기를 2012년으로 결정했다. 이후 북한의 2차 핵실험과 천안함 폭침 등으로 전환시기가 2015년으로 미뤄졌다. 북한 3차 핵실험과 우리 군 핵심능력 부족을 이유로 또다시 연기되어 현재는 문 정부 임기 내인 2022년에 전환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한국군 핵심군사능력 검증 절차를 3단계에 걸쳐 검증되어야 가능한 수순이다. 우리로선 비핵화 확인 후 추진해야 할 사안이라는 게 저자들의 생각이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10-25 07:30 조진래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박근혜 탄핵 비화 <천영식의 증언>

박근혜에 모든 책임 덮어 씌우려는 사람들에게 고하는 경고저자는 문화일보 기자 출신으로 세월호 사태 직후 청와대로 들어가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스스로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비서관’이라고 말한다. 탄핵 후 많은 청와대 당직자들이 떠날 때 마지막까지 곁에서 보필했다고 한다. 덕분에 이 책에는 기자나 변호사들이 쓴 ‘박근혜’와는 다른 청와대 깊숙한 이야기들이 꽤 담겨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왜 그렇게 탄핵 사태 대응에 소극적이었는지, 최순실과는 도대체 어떤 인연이길래 그렇게 감쌌었는지 등에 관해 색다른 증언을 해 준다. 저자는 ‘박근혜 혹은 박근혜 정부 바로보기’를 돕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적었다. 아쉬운 점은 그렇게 말하는 저자가 내년 총선 때 특정 지역에  출마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책을 덮으면서 왠지모를 찜찜한 감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은 다소 아쉬운 대목이었다.◇ ‘질서 있는 퇴진’ 가능했던 탄핵 정국, 그러나 …* 한광옥 마지막 비서실장의 마지막 시도 - 한 실장은 김대중 정부에서 옷 로비 사건 수습을 위해, 박근혜 정부에선 최순실 사건의 구원투수로 기용되었다. 민주당 사람들과도 친분이 두터워 박근혜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을 위한 마지막 협상에서 역할이 기대됐다. 실제로 추미애 당시 민주당 대표 측이 연락을 취해 와 박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이 추진되었으나 결국 불발에 그쳤다. 당시 야당의 강경파들이 “야합”이라며 영수회담 개최를 흔들어댄 탓이었다.* 친박·반박 모두에 대한 섭섭함 -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이 정치 결사체로서 생명을 다했다고 보았다. 특히 함께 정권을 창출한 그들이 자신을 탄핵으로 몰아간 행동에 배신감을 느꼈다. 친박 의원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탄핵 당시, 어느 친박 의원도 총대메고 싸워주지 않았다. 헌법학자 출신의 한 친박 의원은 탄핵 절차의 부당성을 진술해 달라는 청와대 요구마저 거절했다고 한다.* 당 원로들 4월 퇴진 거론 - 질서있는 퇴진 논의는 뜻밖에도 정치 원로들이 먼저 거론했다. 2016년 11월 27일 정치원로들의 모임에서 급 물살을 탔다. 이것이 11월29일의 3차 담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김수환 박희태 강창희 정의화 이홍구 김덕룡 김원기 임채정 권노갑 정대철 등 원로들이 망라된 이 모임에서 ‘4월 퇴진, 6월 대선’의 정치일정이 제시되었다.* 4월 퇴진, 정치권에 매도당해 - 당장 새누리당 비박 진영 모임인 비상시국회의가 4월30일 퇴진, 6월30일 대선 일정으로 구체 일정을 제시했다. 야당도 겉으론 즉각 퇴진을 요구했지만 내심 현실적인 타협점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후 실질적인 협상이 전혀 진행되지 않았고 우여곡절 끝에 3차 담화 때 대통령이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에서 결정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공론화됐다. 퇴진할테니 시기만 국회에서 정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국회는 하루 빨리 퇴진할 것을 종용했다. 청와대가 수용하기 힘든 여건을 만들어 놓고 이를 다시 탄핵의 명분으로 쌓아가려 한 것이다.  ◇ 조기 퇴진에서 정면 돌파로 방향 전환 * 조여오는 검찰, 담화도 별무효과 - 검찰은 형사상 불소추특권을 가진 현직 대통령이라도 빠져 나갈 수 없는 국면을 조성해 갔다. 대통령은 최순실이 귀국해 검찰 수사에 협조하고 청와대 수석과 3인방이 퇴진하면 수습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 기대를 안고 2차 담화까지 나섰으나, 연일 최순실 비리 혐의가 공개되자 어떤 수습 노력도 효과가 없었다. 검찰은 조여오고 여론은 반전이 없는 상태에서 청와대가 할 일은 없었다고 한다. 2차 담회에서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했으나, 검찰 수사를 받는다고 상황은 변하지 않고 오히려 여론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결국 대통령 조사 시기와 방법을 놓고 검찰과 물밑 협상이 진행되었지만 결렬되었다. * 조기 퇴진보다 헌재 탄핵심판 수용쪽으로 -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본 대통령은 조기 퇴진보다 헌재 탄핵 심판을 받겠다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다. ‘탄핵불사론’은 그 동안 법률가들을 중심으로 대통령에게 꾸준히 전달되었고, 명분을 중시하는 대통령도 강하게 끌렸다. 탄핵안이 헌재에 머무는 동안 정국이 냉정을 되찾고 국민들이 차분하게 사태를 바라볼 것이라 기대했다. 특히 대통령 자신이 법적으로 죄를 짓지 않았다는 입장이라, 헌재로 가면 오히려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통령으로서도 ‘즉각 하야’는 최순실과 관련된 범죄 혐의를 인정하는 것이 되므로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다. 지난 온 삶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결과이기 때문이었다.* 끝까지 대통령을 실망시킨 새누리당 - 대통령은 4월 퇴진론 이후 당에 자신의 거취를 맡겼다. 하지만 정진석 원내대표 등은 4월 퇴진, 6월 조기대선 논의가 물리적으로 어렵다며 “당론 없음”을 선언했다. 게다가 탄핵 투표시 자유투표를 할 것이라며 등을 돌렸다. 탄핵 표결을 사흘 앞두고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와 마지막 회동을 가졌으나 결렬되었다. 대통령은 두 대표에게 “더 이상 믿을 수 없다. 당론(4월 퇴진)을 따르려 했지만 당론이 파기된 상황이다 … 차라리 탄핵 표결을 수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세월호 7시간에 딴 짓 하지 않았다. 최순실 사건은 인간관계이지 재산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입장을 천명했다. 같은 당 대통령을 끌어내린 그들이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저자는 반문한다.◇ 대통령은 왜 그렇게 소극적으로 대응했을까* 언론 접촉을 수차례 건의했던 참모들 - 당시 최순실 인사개입 등의 뉴스가 마구 터져 나오는 것에 비해 해명이 부족했다. 참모들이 틈틈이 대통령에게 기자회견 등의 언론 접촉을 건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통령은 ‘광풍의 시대에 무슨 말을 한들 소용이 있겠느냐’고 판단한 것 같다고 한다. 대통령은 1월을 견디고 나면 동정 여론이 일어나지 않겠느냐고 희망을 품었던 듯 하다. 하지만 이런 소극적인 대응이 결국 의혹을 사실로 둔갑시킨 배경이 된 것도 사실이다.* 할 말 안한 대통령, 왜? - 탄핵 이전부터 주사 논란이 이어질 당시 참모들이 적극적인 대응 주문. 커터 칼 테러 이후 얼굴 비대칭으로 고생하면서 후유증 치료 차원에서 주사 맞은 것인데 그런 말씀을 왜 하지 않느냐고. 대통령은 ”어디가서 병 얘기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대통령은 자신이 약해보이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다는 강박관념 있는 듯. 탄핵 심판 후 구치소 들어가는 입구에 서서 눈물 보였다는 보도에 대노했다는 얘기도 들림.) 비참한 대통령은 될지언정 비겁한 대통령은 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당시 청와대 분위기 였다고.* 최순실과의 관계 해명 부족했던 1차 대국민 담화 - 연설이나 홍보 메시지를 최순실에게 전달하고 의견을 구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어려울 때 도와준 인연으로 주변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인정했다. 대통령은 “그게 그렇게 어마어마한 것이냐?”고 생각했다. 태블릿PC에 큰 의미를 두지 못한 것도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태블릿은 재판 과정에서 증거로 채택되지도 않았고 제대로 공개되지도 않아 의혹만 증폭시켰다. JTBC는 영리한 편집으로 최대 성과를 냈다.  * 2차 담화 때 터진 지지율 5% 갤럽조사 결과 - 2016년 11월 4일 대통령은 “저도 몰랐던 이야기나 최순실이 사익을 취했다는 등의 내용은 제 불찰이라고 생각하고 국민께 심려를 끼쳐 드려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순실과의 관계나  최순실 비리 의혹에 대한 충분한 해명이 안되었다는 평가였다. 무엇보다 이날 한국갤럽이 대통령 지지율 5%라고 발표한 것이 치명타였다. 2차 담화 이후 여론이 전혀 반영 안된 상황에서 발표되어 마치 담화 자체도 국민 의 지지를 전혀 얻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이미 대통령은 식물 대통령으로 낙인 찍힌 것이다.◇ 탄핵 요건 되는지도 모르고 탄핵 나선 국회* 특검법 통과 때 탄핵소추는 막았아야 - 국회가 특검법을 통과시킨 이상 탄핵소추는 하지 말았어야 했고, 또한 탄핵을 소추하더라도 적어도 특검 수사 결과를 기다렸어야 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특검이 들어서면서 국회의 탄핵소추 사유에도 없던 블랙리스트 사건이 쟁점으로 떠올랐고 여론에도 악재로 작용했다. 본질과 다른 이슈몰이에 현혹되어 대통령 탄핵까지 간 것이라는 판단이다.* 국회 탄핵의 허술함 - 헌법재판소는 국회가 요구한 탄핵소추 사유 대부분을 인정하지 않았다. 가장 논란이 되었던 세월호 사고에 대해서도 대통령의 책임은 없다고 판단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 경질과 세계일보 해임 등 언론의 자유 침해 부분도 인정하지 않았다. 국회에서 이런 사유들이 의결된 것이 의아할 정도다. 탄핵 사유가 처음부터 억지논리였다는 얘기다.* 국회해산권 없이 탄핵 대상인 한국 대통령 - 박근혜 대통령 탄핵 재판은 우리 나라의 탄핵 시스템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였다. 국회의 충동적 소추의 결과를 헌재가 정치적으로 판단하면 얼마든 성사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너무 정치적이고 너무 취약하다. 저자는 “대통령에게는 국회 해산할 권리가 없는 반면, 국회는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라고 일갈한다. * 민정·정무·홍보 기능이 중도하차의 원인 - 한국 공권력의 정점에 있던 검찰권력이 2016년 10월말을 계기로 등을 돌렸다. (민정 기능의 마비). 정치와 공생관계에 있던 국회, 특히 여당 의원들이 2016년 11월 이탈했다. (정무기능의 마비), 대통령의 사생활 영역까지 침범하며 공격하는 언론을 막지 못했다.(홍보 기능의 마비) 권력의 호위무사였던 이들 3개 파트가 이제는 대국민 서비스의 전진기지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온갖 오보 속에 검찰과 짜 맞춘 듯한 탄핵 수사와  판결* 박영수 특검은 결국 ‘헌재 도우미’ - 모든 일정은 대통령이 박영수 특검 조사를 받는 방향으로 조율되고 일정에 맞춰 필요한 준비가 진행된 정황이 짙다고 저자는 말한다. 헌재와 특검이 일정을 서로 맞추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헌재 선고가 3월10일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특검이 수사 결과를 6일에 발표한 것도 그렇다. 고영태의 녹취록 같은 새로운 증거들은 전혀 채택되지 않는 등 마치 ‘잘 짜인 한 편의 연극’ 같았다고 한다. 그럼 누가 이 큰 그림의 기획자였을까… * 대통령의 ‘형사상 불소추특권’ 무시한 검찰 - 정확히는 10월27일. 최순실 특별수사본부의 확대 개편을 계기로 검찰은 박근혜 정부의 영향력에서 이탈했다. 문제는 이탈에 그치지 않고 저격에 나섰다는 점이다. 대통령의 형사상 불소추특권은 대통령을 검찰 권력으로부터 보호해 준다. 그럼에도 특별수사본부 발족 이후 검찰은 대통령을 피의자로 규정하고 구속시키겠다고 달려들었다. 헌정 사상 첫 사례다.* 헌재의 탄핵 판단 근거는? - 헌재는 대통령이 최순실의 이권 추구를 도운 것이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며 헌법과 국가공무원법, 공직자윤리법 등을 위배했다고 판단했다. 또 문건 전달이 국가공무원법 비밀엄수 위배이며, 재단과 관련해선 기업의 자율권 침해라 판단했다. * 헌재 판단의 허술함 - 첫째, 최순실과 안종범 정호성 등이 부패 혐의로 구속기소되었으므로 이를 대통령이 책임저야 한다는 논리는 말이 안된다. 대통령 혐의는 입증되지 않았는데 측근과의 연좌제 논리로 대통령을 파면한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 그렇다면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도 당연히 파면 당했어야 했다. 둘째, 법원의 판결도 없는 상태에서 대통령 탄핵이 추진된 것도 문제다. 형사 재판이 아니라는 이유로 형사적 증거채택 과정은 생략한 채 재판을 강행해 놓고는, 최순실 등의 범죄행위를 방조했거나 연관되어 있을 것이란 심증 만으로 대통령을 탄핵한 것이다. 셋째, 탄핵 재판 과정에서 끊임없는 불정공 논란도 많다. 3월 13일까지 선고가 이뤄져야 한다는 박한철 헌재소장의 선고시한 설정, 9인 재판관도 채우지 못한 8인 재판관의 선고 강행, 그리고 고영태 증인 채택 무산 등 편파적 재판 운용으로 물의를 빚었다. * 모두 오보로 판명난 보도들 - JTBC의 태블릿PC 보도 이후 우리 언론은 마치 오보 면책특권을 보장받기라도 한 듯 오보를 마구 쏟아냈다. 고산병 치료제로 청와대 경호실 용도로 과거 정부부터 구입한 비아그라 보도에 대통령은 “왜 샀나요?”물으며 한 숨을 내쉬었다. ‘통일 대박’은 최순실 아이디어라는 미확인 보도도 현경대 의원이 법대 동기인 신모 중앙대 교수의 ‘통일은 대박’이라는 책에서 비롯된 것임을 확인해 주었다. 청와대 행정관이 파울로 코엘료의 책 ‘연금술사’에서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 문구를 인용한 것을 주술적 메시지로 둔갑시켰다. ‘청와대로 들어간 침대 3대, 2개는 누가 썼나’ 류의 소설성 기사가 난무했다. 청와대 홈 페이지에 이것이 팩트다라는 오보 대응 코너까지 만들었으나 역부족이었다.◇ 대통령이 직접 말하는 나와 최순실* 대통령이 말한 ‘나와 최순실’ - 2차 담화 준비 기간 중 참모들과 독회하는 자리에서 최순실에 관해 처음으로 말문을 열었다고 한다. 대통령은 “권력형 비리는 내가 가장 증오했던 것이다. 굿이나 사이비 종교를 믿는다니 가슴이 찢어진다. 이조차 내 불찰이다. 모든 게 최순실로 귀결되고 있다. 하지만 최순실과의 연결 부분은 극히 일부분이다. 차라리 대통령을 하지 않았더라면 하는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 측근이 보는 박근혜와 최순실 - 박근혜 정부 초대 총리 지낸 정홍원 전 총리는 2019년 2월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최순실에 대해 이야기 않는 이유에 관해 “어려울 때 도와준 사람이다. 누워서 침 뱉기라고, 윗사람으로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자신을 더 치사한 사람으로 만든다고 생각한 것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최순실은 영부인? 말벗? - 저자가 최순실이 ‘영부인’ 역할을 했을 것 같다며 개인적인 느낌을 대통령에게 문의했었다고 한다. 이에 대통령은 동의 않았다고 한다. 이어 “그럼 말벗이냐”는 물음에는 “그저 소소하게 도와준 사람”이라고 답했다 한다. 이혼했다는 것, 딸이 정유라로 개명했다는 등의 사실도 모두 이번에 알았다고 한다. 최순실의 개인사는 잘 모른다는 답이었다.* 유독 최순실에만 공손했다? - 정호승이 검찰에 빼앗긴 녹음 파일을 들으면, 대통령이 최순실 얘기를 경청하는 모습이다. 취임사 작성 때 참고하려고 정호성이 대통령과 최순실 등과 나눈 대화를 녹음한 이 테이프를 듣고 대통령이 최순실에게 뭔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을 아는 지인들은 그가 누구와 대화 나눌 때 상대방 말을 자르지 않는다고 말한다. 상대 말에 수긍하면 그저 “예”를 반복하고, 동의하기 어려우면 별다른 반응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최순실과의 깊어진 인연 계기는 ‘미니홈피’ - 2002년 미니홈피 싸이월드 오픈을 계기로 두 사람이 업무로 맺어지게 되었다고 지인들은 증언한다. 당시 유치원을 운영하던 최순실이 유치원 홈페이지 개설하면서 SNS에 눈을 떴고 대통령에게도 미니홈피 개설을 제안했다고 한다. 대통령은 당시 미니홈피로 큰 인기를 끌었고. 그 때부터 대통령에게 인정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보수 궤멸 위기 속 ‘위험한’ 문재인 정부 * 탄핵 사태는 낡은 운동권 세력 대 자유민주주의 세력 대결 - 당시 탄핵 공방은 진영 간 대결이었다. 그러나 ‘부패한 박근혜 대 반 박근혜 새 정치’의 프레임으로 좌파 진영이 포장해 버렸다. 새누리당은 보수 진영이 입게 될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갈등 상황을 수습했어야 했는데 실패했다. 지금 권력을 잡고 있는 운동권 세력은 박근혜 정부보다 훨씬 더 부패하고 위선적이며 구태의연하게 군림하고 있다고 저자는 비판한다.* 위험한 공수처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검찰권을 약화시키는 기능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청와대가 장악하는 권력기관을 추가하겠다는 의도로 만든다면 절대로 생겨나서는 안되는 기관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또 다른 검찰을 만들 뿐이라는 얘기다. 지금은 민정 기능과 검찰권에 대한 통제가 필요한 때이며, 검찰을 장악하고서 정치를 하고 권력을 유지하겠다는 생각 자체를 버려야 새로운 정치가 열린다고 강조한다.* ‘세월호팔이’ 문재인 정부 - 대통령 취임 후에도 이 이슈를 더욱 파고 들었다. 헌재가 탄핵 사유에서 제외했음에도 불구하고, 2017년 10월 임종석 비서실장이 느닷없이 수사를 의뢰해 검찰로 하여금 세월호 사고 당일을 분 단위로 따져 다시 조사토록 만들었다. 관계자들은 온갖 수모를 당할 수 밖에. 저자는 문 정부가 세월호 이슈를 끊임없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고 비판한다.◇ 봐주기 아닌 박근혜 정부의 실용적 통일론, 그리고 경제적 성과* “진정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에 대비하라” - 로마 전략가 베게티우스의 말로, 박 대통령이 즐겨 인용했다고 한다. 평화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힘을 갖추었을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화 노력과 함께 대북 억지력을 높이는 정책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는 논리다. 박근혜 정부가 북한을 향해 핵을 버리고 협상장에 나오라고 요구했다면, 문재인 정부는 핵을 가지고 회담장으로 오게 한 것이 두 정부 간 근본적인 차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 박근혜 정부의 통일 준비 - 실질적 통일 준비 차원에서 통일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좌우 구별없이 통일을 준비하는 미래지향적 열린 모임이었다. 이산가족 영상편지 1만여건을 제작했고, 1만여명 유전자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 했다. 중단됐던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회의도 재개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의 일환으로 남북한 철도 및 도로 연결 프로젝트를 북측에 제안하기도 했다.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사업도 추진했다. 하지만 북한은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계속했다. *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기 위한 개성공단 폐쇄 - 2016년 2월 10일 박근혜 정부는 개성공단 폐쇄를 결정했다. 북한의 변화를 촉구하고, 결국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한 최고의 압박 전술이었다. 대통령은 독자적인 대북 제재안을 발표하면서 “북한이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자멸의 길로 가게 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개성공단 중단과 대북확성기 재개는 북한을 가장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 박근혜 정부의 성과 - 저자는 박근혜 정부의 네이밍으로 ‘길을 만드는 정부’라고 칭했다. 경제적으로는 2014년 2월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성과가 2015년부터 도출되기 시작했다. SP가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무디스는 Aa3에서 Aa2 상향조정했다. 고용률도 2014년 65.3%에서 2015년 65.7%, 2016년 66.1% 등 3년 연속 역대 최고치 경신했다. 4대 구조개혁의 성과도 탁월했다. 2015년 5월 공무원연금개혁을 마무리해 313개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 도입을 완료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을 통해 청년창업을 지원했고, 2016년에는 크라우딩펀드를 도입해 스타트업의 자금난 완화에 도움을 주었다. 끝장토론식 규제개혁장관회의를 통해 푸드트럭 규제 폐지 등의 성과를 냈다. 문화창조융합벨트 등 문화계의 각종 창조적 노력은 이후 한류가 비약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 ◇ 누구 책임인가, 누가 책임져야 할 것인가* 박근혜에 모든 책임을 미루는 비겁한 행위 멈출 때 - 문재인 정부의 퇴행적 행보가 박근혜 시대를 현실정치의 무대로 다시 불러내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문재인 정부의 무능이 부각될수록 “대체 탄핵은 왜 한 것이냐”는 비판 여론이 늘어나면서 “탄핵을 당할 만큼 박 대통령이 잘못한 것이냐”는 논쟁이 일고 있다고 전한다. 저자는 “이제 강렬하게 투쟁하되 희망을 주고 거짓말 하지 않는 따뜻한 보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반기문에 섭섭해 한 대통령 - 박 대통령은 자신이 물러나더라도 보수정권이 맥을 잇기를 희망했다. 그래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호의를 가졌다. 매년 새해 벽두에 안부전화를 주고 받을 정도였다. 1월 1일 또는 2일에 반 총장이 전화를 걸어왔다고 한다. 그런데 대통령 직무가 정지되자 전화가 뚝 끊겼다고 한다. 그러다 “기회가 되면 촛불 집회에 참석하겠다”는 반 총장의 발언이 나오면서 대통령은 반 총장의 ‘그릇’에 대해 반신반의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관저 업무는 문재인 대통령도 같다 - ‘세월호 7시간’ 프레임은 처음에는 대통령이 업무 시간에 개인적인 일에 몰두했다는 의혹에서 출발했다가 결국에는 “왜 출근 않고 관저에 있었느냐”로 바뀌었다. 밀회, 굿, 성형 등의 의혹이 사실무근으로 모두 밝혀졌지만, 관저 칩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여전했다.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트위터에 “관저 집무실을 이용했다는 것은 출근하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비판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후 601일을 분석한 결과, 문 대통령 역시 평일 중 일정이 없는 날이 47일, 관저 일정은 총 25회 있었다고 밝혀졌다. 관저는 대통령의 정상적인 업무 공간인데 이를 정치 공세의 근거로 악용했다고 저자는 비판한다.* 레임덕이 오는 6가지 요인 - 미국의 레임덕 전문가 데이비드 던(David H. Dunn)가 주창한 이론이다. 첫째는 한정된 임기가 문제다. 둘째는 반대 세력의 결집, 셋째는 여소야대라는 분점 정부다. 넷째는 인재의 부족, 다섯째는 아젠다의 고갈, 마지막으로 부정부패가 레임덕을 만든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10-23 07:30 조진래 기자

[비바100] ‘물 만난 물고기’처럼… 가수 이어 소설가로 나선 악동뮤지션 이찬혁

악동뮤지션 이찬혁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훌쩍 성장한 악동은 ‘물 만난 물고기’ 마냥 창작열을 쏟아냈다. 그렇게 세상에 빛을 보게 된 앨범은 음원 공개 직후 각종 차트를 휩쓸었고 앨범과 더불어 발간한 소설은 단숨에 베스트셀러로 안착했다. 남매듀오 악동뮤지션의 오빠 이찬혁의 이야기다. 군복무 중 틈틈이 써내려간 첫 소설 ‘물 만난 물고기’는 신인작가의 소설로는 이례적으로 베스트셀러에 안착했다. 예약판매 기간부터 대형서점 소설 분야 5위권 내 진입하며 ‘대박’ 조짐을 보이더니 정식 출간 직후 온·오프라인 대형서점(전 서점) 소설 분야 1위, 종합 순위 10위권 내 진입했다. 출간 후 한달 가까이가 지난 지금도 베스트셀러 순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악동뮤지션이라는 이름값을 빌렸다 하더라도 신인작가의 데뷔 소설이 순위권에 올라서는 건 보수적인 출판계에서 드문 일이다. 작품의 완성도가 어느 정도 받쳐줬기에 가능하다는 의미다.물 만난 물고기 |이찬혁 지음 | 수카 | 1만 5000원 |사진제공=수카‘물 만난 물고기’는 이찬혁이 군대에서 밤 10시 소등 후 자정까지 주어지는 ‘연등’이라는 자기계발 시간에 집필한 소설이다. 대부분의 군인들이 잠든 시간, 이찬혁은 불을 밝히며 넘치는 창작에 대한 욕구를 글로 소화해냈다. 앞서 이찬혁은 3집 앨범 ‘항해’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앨범 수록곡 중 ‘물 만난 물고기’가 이번 신보의 모티프가 된 곡”이라며 “이 곡만 보면 사람들이 해석하기 힘들 것 같아 소설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곡의 가사는 상당히 난해하다. “너는 바다가 되고 난 배가 되었네/(중략)음악을 잘했던 외로움을 좋아했던 바다의 한 마디…(중략)…한바탕 휩쓸고 간 폭풍의 잔해 속에 덩그러니 남겨진 마지막 작품/독백의 순간을 버티고야 비로서 너는 예술이 되고 또 전설이 되었네/우리가 노래하듯이 우리가 말하듯이 우리가 예언하듯이 살길”“간장콩장콩장장 equals 간 콩장장”(1집 ‘플레이’ 수록곡 200%)처럼 밝고 청량한 음악을 했던 진짜 ‘악동’ 시절을 벗어나 방황하는 청춘의 속내가 가사 속에 물씬 느껴진다.소설 역시 주인공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 주를 이룬다. 가수인 선은 앨범 발매를 앞두고 배를 타고 떠난 여행에서 우연히 만난 해와 교제하며 자신이 살고 싶어하는 삶의 방향을 그려나간다. 선은 유행을 좇고 허례허식을 떨며 정상에서 가식적인 말을 뱉는 예술가들을 혐오하는 인물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예술가처럼 보이기 위해 나를 꾸며내는 허상에 가득 찬 가짜들 중 한명인 것일까”라고 고뇌하며 의심한다. 악동뮤지션 이찬혁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이찬혁은 소설 속 선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속내를 고백한다. “그들과 예술을 하기에 내가 그들이 달랐거든. 가짜로 살기에 나는 그들을 증오하며 인정하지 않았다. 진짜로 살기에 나는 진짜의 면모를 갖추지 못한 사람이었다. 이런 나 자신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선에게 예술은 하는 게 아니라 살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소설 속 선은 말한다. “난 나를 위해 노래를 만들고 부를 거예요. 때로는 모르는 사람들이랑 밴드를 할거예요. 가끔 남들이 듣고 감동해준다면 그걸로 큰 기쁨을 얻을 수는 있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선에게 음악보다 중요한 건 거짓과 모방이 판치는 세상에서 ‘어떻게 사느냐’다. 음악과 예술 그리고 삶에 대한 이찬혁의 성찰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부분이다. 선이 이찬혁의 현재라면 ‘얼룩말을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싶다’는 엉뚱한 상상을 하는 해는 이찬혁의 꿈이자 예술적 방향성이다. 이찬혁은 소설에서 “얼룩말의 야생성은 자유를 갈망하는 고집”이라고 표현한다. 해는 빨간 불과 파란 불에 따라 통제가 이뤄지는 횡단보도를 얼룩말을 타고 달리길 소망한다. 몽골에서 홈스쿨링을 하며 반듯하게 자랐던 소년이 일탈을 꿈꾸는 청년으로 성장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이찬혁은 소설을 통해 세상이 정한 스펙의 잣대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직원의 조건을 상상하며 평범한 스펙은 ‘멍청한 종이 쪼가리’라고 표현한다. 그러면서 행복의 가치는 모두에게 다르다고 강조한다.소설의 소제목은 앨범 수록곡 제목과 동일하다. 만약 앨범 수록곡을 의인화한다면 ‘물 만난 물고기’는 감독 역할,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는 주인공이라는 게 이찬혁의 설명이다. 악동뮤지션의 3집 앨범을 들으며 소설을 읽으면 상상의 여지가 한층 넓어지는 걸 느낄 수 있다.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2019-10-23 07:00 조은별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손정의 2.0> 시마 사토시

“급변하는 세상이 너무 흥미롭다”… 4차 산업혁명 미래가 기대되어 은퇴까지 번복한 손정의 총평 이 책은 작년 12월 말에 국내에 출간된 책이다. 시차가 조금 있음에도 굳이 소개하는 것은 그 만큼 손정의 회장의 무게감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올 들어 손 회장에 관한 이렇다 할 역작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작용했다. 이 책에는 손정의 회장의 동물적인 사업 감각, 미래에 대한 혜안, 적을 친구로 만드는 탁월한 비즈니스 사교술 뿐만아니라 그의 인간적인 매력까지 풍성하게 담겨 있다. 암홀딩스를 3조엔에 인수하고도 “고작 3조엔…”이라고 할 정도로 ‘베팅의 귀재’인 손 회장이 어떤 생각으로 투자 대상을 찾고, 미래 사업을 대비하는 지 엿보는 것 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 60대에 은퇴하겠다던 약속을 스스로 깨고 “60대는 69세까지”라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 ‘열혈청년’ 손정의 회장의 본 모습을 제대로 살펴볼 수 있다.◇ 3조엔 짜리 회사 인수하고도 “고작 3조원…”* “고작 3조엔…” - 소프트뱅크는 2016년 7월18일에 영국의 반도체 설계업체 암(ARM)홀딩스를 3조 3000억 엔에 인수했다. 관련 기자회견에서 손 회장은 암홀딩스의 기업가치가 매우 높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고작 3조엔 밖에 투자하지 않은 회사”라고 말했다. 그 만큼 암홀딩스의 미래 기업가치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가 될 것이란 믿음이 있었던 것이다. IoT 혁명이 2018년 무렵에 일어나면 애플이나 삼성 등 모든 글로벌기업들이 모두 암홀딩스의 아키텍처를 사용해야 하므로, 연간 세금수입(이용료)이 1조엔을 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그는 판단했다. 대단한 혜안이며, 대단히 뚝심이다.* 퇴임 약속 스스로 어긴 손정의 - 손 회장은 당초 약속했던 퇴임 약속을 번복했다. 후계자 중 유력 후보였던 구글 출신의 니케쉬 아로라 부사장을 퇴임시키면서까지 자리에 연연했다. 스스로 60대 말까지 자리를 지키고 싶다고 욕심을 부렸다. 이유는 급변하는 시장이 너무 흥미로와 도저히 뒷전에 앉아 있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300년 계속될 기업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도 말했다. 자신의 후계자는 ‘손정의 2.0’이라고 공언했다.* “60대란 69세 까지” - 그는 19세에 인생계획 세웠다. 20대에 사업을 일으키고 30대에 사업자금을 벌고, 40대에 한판 승부를 하고, 50대에 사업모델을 완성하고, 60대에 다음 세대에 자리를 물려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은퇴를 번복하고 “60대에 자리를 물려 준다고 하지만, 60대는 69세까지 있다”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손정의 은퇴 번족 이유 ‘싱귤래리티’ - 자신의 59세 생일 때 그는 “다시 욕심이 생겼다. 후임자에게 내년에 자리 물려주겠다고 얘기하려 했지만, 기술적 싱귤래리티(인공지능이 인간 지능을 넘어서는 역사적 시점. 뇌과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이 2045년에 싱귤래리티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가 온다고 했는데 끝내지 못하고 남겨둔 일이 있다. 그래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결국 4차 산업혁명이 그를 몸서리 치게 일하게 만든 셈이다.* 후계자 1순위였던 아로라의 손정의 평가 - “구글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는 테크놀로지 혁명가다. 손 사장은 두 걸음 앞을 달려 트랜드를 찾아내는 비즈니스 혁명가다.”◇ 손정의의 뺄셈 경영, 그리고 빚 내길 두려워않는 배포* 소프트뱅크 아카데미아 - 손정의 회장이 후계자 양성을 위해 만든 조직이다. 후계자 조건으로 내건 것이 “10년 내 소프트뱅크의 시가총액을 5배로 만들어낼 사람”이었다. 구글이 45조원이었다. 그래서 그 현장을 경험해 본 구글 출신의 아로라를 데려왔다는 분석도 있다. 첫 해 그룹 내에서 270명, 외부에서 30명 등 300명이 1기생으로 선발했다. 공정과 경쟁, 물갈이를 좋아하는 손정의는 반년에 한번씩 ‘교체전’이라는 방식으로 성적 하위 10%를 자동적으로 아웃시키며 젊고 패기 있는 후계자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 손정의의 ‘뺄셈 경영’ - 손정의 경영방식의 진수는, 처음에 사업 목표의 이미지를 명확히 한 후 거기서 뺄셈을 해가는 방식을 택한다는 점이다. 장대한 목표를 세우고 거기서 역산해 가는 것이다. 장대한 목표란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을 앞서는 것이다. 이에 어울릴 후계자를 찾는 것이 그의 사명이다.* 10년마다 본업을 바꾼 소프트뱅크, 지금은 어떤 회사? - 은퇴 번복을 전후로 손정의는 “소프트뱅크는 ‘정보혁명 회사’”라고 강조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처음에는 PC소프트 도매점이었다. 이후 야후재팬을 비롯해 보다폰 인수로 휴대폰 통신기업으로 탈바꿈했고, 이후 2016년 암홀딩스 인수로 세계 최고의 플랫폼 기업을 목표로 하게 됐다.* 손정의와 ‘금색 잉어’ - 어린 시절 손 회장 집에서는 식사 시간 때마다 비즈니스 이야기가 오고 갔다고 한다. 손 회장 부친은 유료 낙시터를 운영했는데 어느 날 금색 잉어를 낚으면 1만엔이라는 캠페인을 벌였다. 이 때 금색 잉어가 쉽게 낚이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놓고 가족들 간에 아이디어 회의가 열렸다고 한다. “아침부터 금색잉어에게 배 불리 먹이를 많이 주면 어떨까” 하는 등의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한다. 이 때부터 그의 비즈니스 마인드가 싹트지 않았을까?* ‘빚의 왕’ 카이사르와 닮은 손정의 - “빚이 소액일 때는 채권자가 강자이고 채무자가 약자지만, 금액이 커지면 관계가 역전된다는 것을 카이사르는 알고 있었다”고 말한다. 손정의 역시 2006년 보다폰 인수에 약 2조엔이 들어가 거액의 빚을 지기도 했다. 피인수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넣어 부채를 조달하는 LBO 방식을 그는 선호했다. 빚지는 것을 망설여 유망한 투자처를 놓치는 기회손실이야 말로 최대의 적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돈은 하늘에게 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나에게 1조엔 이하 사업 이야기를 가지고 오지 말라”고 까지 얘기했을 정도다.◇ “우리 결혼합시다” 한 마디로 파트너를 결박해버리는 손정의* 손정의가 파트너를 잡는 법 - 손정의는 1980년대부터 사업 파트너를 설득할 때 “결혼, 하지 않겠어요?”라고 말한다고 한다. 결혼 만큼 소중하고 상호 존중의 단어는 없다고 판단한 듯 하다.* “휴대폰 사업은 토목사업이다” - 손 회장은 기지국이라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설치투자에 수조엔이 들어간다는 점을 들어 이렇게 표현했다. 휴대폰 사업 역시 투자의 90%가 안테나를 건설하는 토목업이라는 얘기였다.* 손정의의 빌 게이츠·스티브 잡스 평가 - 손 회장은 “빌 게이츠가 살리에르, 스티브 잡스는 모짜르트”라고 언급했다. 잡스의 천재성을 더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손정의 “MA는 시간을 사는 것과 같다” - 그만큼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암홀딩스를 인수할 때도 전격적인 타이밍에 전 세계가 놀랐었다.* 손정의가 인도를 미는 이유 - 첫째, 25세 미만 인구가 약 50%에 달할 정도로 젊은 사람이 많은 나라다. 둘째, 영어권 국가라는 점이다. 영어가 가능한 사람이 1억 30000만 명이며, 학교 교육이 거의 영어로 진행된다. 셋째, 소프트엔지니어 인구가 이미 세계최대 규모다.* 손정의의 ‘파워하라스먼트’ - 권력을 이용한 학대를 말한다. 손 회장이 주재하는 회의 도중에는 재떨이가 자주 날아다니는 모습이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대체로 자신의 의견을 반대를 무릅쓰고 밀고 나가지는 않는다고 한다.* 아시아 슈퍼그리드 - 일본과 한국 러시아 전력회사와 소프트뱅크가 전력망에 관한 각서에 조인해다. 4년 동안 사업 채산성을 조사하고 전력망을 연결할 것을 전제로 계획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바람이 많이 부는 중국 몽고 국경에 있는 고비사막에 풍력과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한 후, 고비사막에서 발전한 전력을 중국과 한국에 보내 일본까지 전달한다는 프로젝트다.◇ 존경하는 마쓰시다, 그러나 그를 넘어섰다고 하는 자신감* GE 최고경영자 임기를 보라 - 사장 임기 평균이 15년이다. 1878년 창립자 에디슨부터 시작해 현재 이멜트까지 겨우 9대에 그친다. 사장이 평균 40대에 지명된다는 것도 의미가 크다. 커다란 구조개혁이 가능하고 장기적 성장전략을 짤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GE 리더의 덕목 ‘4E’ - Energy(스스로 활력이 넘칠 것), Energize(목표를 향하는 주위 사람들의 기운을 북돋을 것), Edge(어려운 문제에 대해 결단할 수 있을 것), Execute(말한 것을 끝까지 실행해 나갈 것) 네 가지다.* 마쓰시다 고노스케를 존경하다 - 마쓰시다는 이렇게 말했다. “일을 부하에게 맡기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 일을 자신이 알고 나서 맡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하에게 무시당한다.”* 그러나 마쓰시다를 넘어섰다는 손정의 - 소프트뱅크 아카데미아에서 손 회장은 “마쓰시다 고노스케 씨는 운이 없어요. 그 정도 재능과 인격을 가지고 있는데도 태어난 때가 좋지 않았어요. 정보 빅뱅보다 조금 전에 태어났다는 말이예요.” 결국 경영의 신을 자신이 앞질렀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마쓰시다 고노스케의 신뢰 경영을 따르다 - 마쓰시다는 “100명까지는 명령으로 움직일지 모르지만, 1000명이 되면 부탁해야 한다. 1만명이 되면 애원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10만명의 사원에게 신뢰받는 인덕과 인망을 갖추는 것이 후계자가 갖춰야 할 전제조건으로 생각한 듯 하다.◇ K팝 카라의 광팬, 인간 손정의* 24시간 일하는 게 즐거운 손정의 - 그는 하루가 24시간 밖에 없는 것을 유감으로 생각한다. “요즘 즐거워! 세계 중에서 24시간 누군가가 일하고 있으니까. 24시간 언제라도 전화할 수 있어” 워크 홀릭이다.* 동물냄새 나는 마윈을 잡다 - 마윈과 얘기 시작한 지 6분 만에 손정의는 알리바바에 투자하기로 결단을 내렸다. 손 회장은 나중에 마윈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그 ‘전설의 6분’ 동안 나는 마윈에게서 동물적 냄새를 느꼈다. 마윈은 짐승의 눈을 하고 있었다.”* 인망 얻기 위한 9덕(德) - 서경(書經)에서 제시된 원칙을 손 회장은 가슴에 간직했다. 첫째, 관이율(寬而栗). 너그러우면서도 위엄이 있다. 둘째, 유이업(柔而立). 부드러우면서도 일처리를 잘한다. 셋째, 원이공(愿而恭). 성실하면서도 공손하고 퉁명스럽지 않다. 넷째, 요이의(擾而毅). 온순하면서도 내면이 강하다. 여섯째, 직이온(直而溫). 정직하고 곧으면서도 온화하다. 일곱째, 강이염. 대범하면서도 빈틈이 없다. 여덟째, 강이색(剛而塞). 굳건하면서도 내면이 충실하다. 아홉째, 강이의(疆而義) 용감하면서도 의롭다.* K팝 ‘카라’의 광팬 손정의 - 2011년 무렵에 카라가 해산 소동이 일었을 때 ‘카라가 좋다. 해체해선 안된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을 정도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10-21 10:33 조진래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비커밍 스티브 잡스> 브렌트 슐렌더/릭 테트젤리

우리가 채 몰랐던 ‘독불장군 천재’ 스티브 잡스의 인간적인 뒷모습… 총평 이 책은 신간이 아니다. 2017년 4월에 한국에 첫 출간이 되었으니 2년도 훨씬 넘었다. 그럼에도 국내에 그리 널리 소개되지 않았고, 유명한 월터 아이작슨의 전기 ‘스티브 잡스’를 뛰어넘는 책이라고 판단해 소개한다. 이 책을 우연히 발견한 것도 한 고속도로 휴게소 가판대에서 였다. 저자들, 특히 포춘의 기자 브렌트 슐렌더는 “그와 인터뷰하려면 방탄조끼를 꼭 입고 가라”고 할 정도로 까칠하고 공격적으로 알려져 있는 잡스를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취재했다. 때로는 기자와 취재원의 관계로, 때로는 속마음을 털어놓는 친구이자 반려자의 관계로 그는 잡스의 죽음 직전까지 함께 했다. 우리가 몰랐던 비즈니스의 뒷 얘기는 물론 좌충우돌 고집불통 천재에서 탁월한 경영자가 되기 까지 그의 노력과, 그에게 힘과 지혜를 준 지인들에 관한 얘기가 풍성하다. 그가 죽어도 용서 못할 두 명의 ‘사악한 놈들’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대단한 역작이다. 베껴두면 도움이 될 내용들 ◇ 완성되지 않았던 초창기 잡스* 힌두교를 거쳐 불교를 섭렵한 잡스 - 잡스는 한 동안 인도에서 힌두교를 체험했다. 힌두교의 승자가 되겠다는 일종의 로맨스를 갈구했다. 하지만 금욕적인 힌두교 보다는 더 허용되는 것이 많은 불교로 옮겨간다. 불교 철학에서 인생은 종종 끊임없이 변화하는 강에 비유되는데, 모든 것과 모든 개인은 끊임없이 생성의 과정을 밟는다는 의미를 깨닫는다. 완벽의 달성을 향한 지속적인 과정과 목표, 그것이 바로 잡스의 까다로운 본성에 들어맞는 비전 임을 인식한다. 잡스는 나중에 오토가와 고분 치노라는 이름의 불교승려를 일주일에 한 차례 사무실로 초빙해 자신의 영적 감각과 사업 목표에 어떻게 균형을 맞추는 게 좋은 지에 관해 조언을 구했다.* 수도승 ‘사두’가 될 뻔한 잡스 - 구도자들에 이끌렸던 잡스는 인도를 오랜 시간 체류할 기회가 있었다 그 때 사두(sadhu)가 되는 것에 대해 잡시 고민한 적이 있다고 한다. 사두란 오로지 영성에 집중하는 방편으로 최대한 궁핍하게 사는 수도승 같은 존재를 말한다. 하지만 그러기엔 잡스는 너무 갈망이 많았고 의욕과 야심이 넘쳤다.* 아버지이길 거부했던 잡스 - 1978년 여자친구였던 크리스앤 브레넌 사이에서 딸 리사를 낳았지만 자신이 리사의 아버지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양육비 지불도 거부했다. 법원의 명령으로 친자확인까지 했음에도 수긍을 않다가 나중에야 받아들였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잡스에 대한 나쁜 선입견이 생기는 계기가 되었다.◇ 다시 태어나는 잡스* 누구에든 도움청하길 두려워 않았던 잡스 - 정보를 얻거나 도움을 청하기 위해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는 일에 그는 전혀 거리낌을 느끼지 않았다고 한다. 14세때 HP(휴렛패커드)의 빌 패커드에게 전화해 도움을 요청한 것을 시작으로 최초의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 가운데 하나인 세콰이어캐피탈의 돈 발렌타인, 아메리카은행에 신용대출까지 알선해 준 A.C. 마이크 마쿨라, 메모리칩을 버리고 인텔을 마이크로프로세서 기업으로 변화시킨 앤디 그로브 등과 끈끈한 관계를 만들어 냈다.* 타고난 지휘자 성향 - 잡스의 가까운 지인들은 그가 타고난 지휘자 성향을 지녔다는 평가를 이미 내리고 있었다. 사람들을 규합해 종종 자신만이 볼 수 있었던 목표를 추구하도록 설득하고, 그 목표를 향해 협력하며 나아가도록 조정하는 천부적 재능을 소유했다는 것이다.* 잡스에게 신천지 열어준 제록스 PARC - 제록스 펠러앨토 연구센터. 훗날 중요한 기술 다수의 개념을 개발해 유명세를 탔다. 이더넷 근거리통신망(LAN), 고해상도 비디오 모니터, 레이저 프린팅,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등이 모두 이곳의 산물이다. 잡스는 여기에서 컴퓨터가 할 수 있고, 또 해야 한다고 믿었던 모든 것의 초기 기술을 목도하고 영감을 얻었다.◇ 비즈니스에 눈을 뜨기 시작한 잡스* 엔지니어링 귀재들의 집합소 루카스필름 - 애플에서 쫒겨나기 전에 잡스가 이사회에 인수를 권했을 정도로 애착을 가졌던 팀이다. 3차원 이미지를 조작하는 놀라운 기술에 매료된 잡스는 현금으로 500만 달러를 조지 루카스에게 지급하고 500만 달러를 추가로 산하 그래픽스 그룹에 투자 하기로 약속하고 인수했다. 당시 그래픽스 그룹의 리더가 훗날 픽사의 CEO가 되는 에드 캣멀이다.* 잡스의 현명한 동반자 캣멀 - 에드 캣멀은 유타 출신의 컴퓨터 공학자다. 컴퓨터 그래픽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전공해 잡스의 꿈을 실현시켜 주었다. 훗날 세계에서 가장 비범한 경영자 가운데 한 명으로 인정받았다. 잡스는 캣멀의 성실성과 감정의 깊이, 합리성을 존경해다. 잡스는 “픽사 팀은 내가 본 가운데, 놀라운 인물들이 가장 고도로 밀집된 무리”라고 극찬했다. 그런 조직을 만든 이가 캣멀이다.* 3D 컴퓨터 그래픽 영화 개척한 픽사, 잡스를 키운 픽사 - 영화에 3D 컴퓨터 그래픽을 도입하고 애니메이션 스토리텔링 예술을 부활시킨 주역이 존 래스터와 에드 캣멀이다. 픽사는 이 두 사람이 형성한 조직이다. 픽사에선 잡스가 이들에게서 배운 기간이다. 배짱과 자신감에 기술과 신중함을 배가시킨 기간으로 평가된다. 래스터는 “다른 사람의 재능에 기꺼이 마음을 열고 고무되고 도전의식을 북돋게 되었고, 자신이 직접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아는 모종의 놀라운 일을 해내도록 사람들을 고무하는 데 더욱 열정적이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잡스가 사악하다고 말한 두 사람* 잡스의 특이한 인물평가법 - 잡스는 사람들이 방에 들어오면 그들이 멍청이인지 아닌지 빠르게 진단했다. 사람들의 역량을 알아보는 방편으로 충격적인 언사를 늘어놓고 반응을 떠보며 평가했다고 한다.* 잡스가 사악하다고 평가한 두 사람 - 애플에 몸 담았던 장 루이 가세, 디즈니의 CEO 마이클 아이즈너 두 사람이다. 가세는 1985년 봄 애플의 세일즈 및 마케팅 임원으로 있을 당시, CEO 스컬리에게 잡스의 지배권 반란 계획을 귀뜸한 인물이다. 이후 잡스가 애플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사사건건 맞섰다. 아이즈너는 잡스가 토이 스토리 대성공 이후 디즈니와의 계약 조건을 바꾸려 할 때 협상 파트너였다.* 지친 잡스를 화나게 한 구글 - 생애 마지막 수년 동안 잡스의 가장 큰 분노의 대상은 구글이었다. 2008년 구글이 애플 고유의 운영체제인 iOS를 여러 측면에서 모방한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를 발표했을 때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고 한다. 특히 구글의 CEO이자 회장인 에릭 슈미트가 수년간 애플 이사회에 참가했을 정도로 친한 사이였다는 점도 배신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잡스가 더 참기 힘들었던 것은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휴대전화 제조사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이었다. 결국 그는 세상을 떠나기 불과 몇 개월 전인 2011년에 삼성전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안드로이드가 무료로 제공되었고, 구글이 직접적인 금전적 이득을 거의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글을 공격할 수 없어 휴대전화 제조업체를 뒤 쫒은 것이다. 이후 2014년에 애플은 미국 외 다른 국가에서 제기된 안드로이드 관련 소송은 모두 취하에 합의했다.◇ 애플과 잡스의 부활 디딤돌이 된 픽사* 디즈니와의 역사적인 협업 - 디즈니 출신의 레스터는 디즈니 장편 애니메이션 책임자인 피터 슈나이더가 그를 데려가려 찾아왔을 때, 디즈니와 픽사의 공동 영화 제작을 건의해 마침내 성사케 했다. 결국 디즈니는 토이 스토리 제작에 자금을 대고 이후 두 차례 더 애니메이션 영화를 제작 지원할 수 있는 선택권을 받았다. 픽사는 박스오피스 수익의 12%를 받기로 햤다. 나중에 영화가 대성공 거둬 전 세계적으로 3억6100만 달러의 흥행수입 올렸다. 하지만 픽사에 돌아온 것은 약 4500만 달러에 불과했다. 디즈니는 3억1600만 달러를 챙겼다. 게다가 픽사는 비디어 판권 지분이 전무했다. IPO로 1억3000만 달러를 손에 쥔 덕에, 픽사는 초기처럼 디즈니의 자금지원 받을 이유가 없어졌기에 계약 재협상을 추진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두 회사는 공동투자사로 바뀌게 되고, 모든 이익을 반반씩 나누고 5편의 영화를 더 만드는 것에 합의한다. 잡스의 애플 복귀를 가능케 한 여건이 만들어지게 된다.* 픽사의 문화를 바꾸지 않는다는 전제로 디즈니와 매각협상 - 잡스는 디즈니의 신임 CEO 아이거와 매각 협상을 벌였다. 아이거 역시 디즈니가 예전의 월크 디즈니로 돌아가야 한다는 믿음으로 잡스와 의기투합했다. 아이거는 “디즈니는 애니메이션이 강할 때 순이익이나 명성이 최고조에 달했던 회사였다”고 했다. 아이거는 레스터가 작성한 픽사 문화의 시금석 목록의 75가지 조항 중 어느 것도 변경 혹은 삭제 않는다는 데 동의했다. 직원 식당의 상설 시리얼 바, 매년 열리는 종이비행기 대회, 임직원 자동차 쇼, 애니메이터들의 업무 공간 보장 등의 요구를 모두 들어줬다. 레스터와 캣멀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디즈니의 부활을 진두지휘할 위치에 올려 주었다.◇ 쫒겨난 애플에 복귀의 꿈 잃지 않았던 잡스* 애플과의 인연을 놓치 않았던 잡스 - 잡스는 애플을 나온 이후 10년간 애플 주식 한 주를 계속 보유하고 있었다. 주주 정보자료를 받아볼 수 있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연례 주주총회 참석도 고려했다고 한다. 1995년 잡스의 억만장자 친구인 래리 앤더슨이 애플에 대한 노골적인 적대적 매수 제의까지 했으나 잡스는 거부했다. “내 돈으로, 내 힘으로 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경영고문으로 애플에 복귀한 잡스 - 일단은 CEO로 복귀 않고 열심히 돕는 역할을 자임했다. 그의 첫 움직임은 이사회에서 모든 직원의 스톡옵션을 13.81달러로 값을 다시 매기는 결정을 내리도록 한 것이다. 두번째는 자신에게 사실상 이사회 임원 전체를 교체할 수 있는 전권을 달라고 했다. 오라클 창업자 랠리 앨리슨, IBM과 크라이슬러 CFO 출신 제리 요크, 인튜이트의 CEO 빌 캠벨, 그리고 본인으로 이사회를 전면 교체하려 했다.* iCEO라는 직함을 만든 잡스 - 본인이 정식으로 애풀의 지휘권을 잡는다고 발표했을 때도 그는 ‘임시(interim) CEO’로 일한다는 데에만 동의했다. (인터넷 모바일 부문 CEO라는 의미도 부여할 수 있을 만큼, iCEO 직함이 매우 매력적이다.) 당시만 해도 빌 게이츠 조차 우려할 만큼 애플의 상황이 안 좋았기 때문에 그는 '임시'라는 타이틀을 원했을 지도 모른다.◇ 드디어 잡스에 의해 되살아난 애플* 애플을 살리다 - 잡스는 복귀와 함께 네 가지 조치를 취했다. 첫째는 ‘다른 것을 생각하라(Think Different)’는 광고를 제작해 애플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정체성을 보여주었다. 둘째, 일부 라이선스 계약을 폐기했다. 그는 자신의 운영체계를 남의 손에 맡기지 않고 직접 관리하길 원했다. 셋째, 1998년 3월에 재고관리의 최고 권위자 팀 쿡을 데려와 COO 자리에 앉혔다. 넷째, 또 한 차례의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1900명을 내보냈다. 잡스는 자신이 떠난 후 돌아올 때까지 직원 3분의 1에 해당하는 A에서 A플러스급 직원들이 남아 있음을 확인하고 과감히 조치를 취했다고 한다.* 빌 게이츠가 본 ‘달라진 애플’ - 빌 게이츠는 잡스 복위 이후의 애플에 대해 이렇게 기술했다. “예전의 맥 팀이나 넥스트 직원들은 스티브가 폭발하면 모두 뿔뿔이 구석으로 숨기 바빴어요. 하지만 새로운 애플의 경영팀은 되받아치면서 결속력을 보여주었어요. 여전히 성질은 불같았어도 잡스가 팀의 의견을 존중했다는 의미지요.”* 기대치 않았던 기술적 발전이 아이폰으로 승화되다 - 아이러니하게도 휴대폰과는 전혀 관계없이 시작된 2개의 프로젝트가 애플이 다음에 추진할 제품을 잡스가 결정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하나는 ‘퍼플 프로젝트’로, 잡스가 개인 컴퓨팅에 획기적인 ‘형태 요소’를 적용할 방법을 찾아보라 지시하여 개시된 모종의 비밀 실험이었다. 작은 책자나 클립보드 형태에 터치 스크린으로 상호작용이 가능한 초소형 휴대용 기기를 개발하라는 주문이었다. 키보드나 마우스 사용보다 더 직접적이고 직관적으로 컴퓨터와 상호작용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다른 하나의 노력은 잡스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진척되고 있었다. 유저 인터페이스 기술이다. IBM이 1960년대에 처음 개발한 터치 스크린 기술을 터치팬 방식을 지나 혁신 기술로 꽃피웠다. 휴대폰 혹은 음악이나 동영상 플레이어일 뿐만 아니라 온전한 성능을 갖춘 컴퓨터, 다시 말하면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다.* 아이폰, 준비없이 먼저 공개되다 - 아이폰은 2007년 1월9일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연례 맥월드 행사에서 처음 공개되었다. 그때 까지만 해도 소프트웨어에 치명적인 결함들이 있었고 유통 단계로 넘어갈 준비도 전혀 안되어 있던 때였다. 하지만 잡스는 사전 공개를 강행했다. 이유는 아이폰 유통을 담당하기로 한 ATT에 무언가 보여주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잡스가 ‘위대한 쇼 맨’ P.T. 바넘의 화신이었다는 점도 한 이유였다. 그리고 1월에 열리는 맥월드 콘퍼런스는 잡스가 무언가를 공개하기에 최적의, 최고의 장소였다는 판단도 한 몫 했다. 여타 단말기 회사가 신제품을 공개하는 라스베이거스 CES에 쏠리는 관심을 미리 가로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에 주어진 환경에 감사했던 인간 스티브* 15분의 스탠퍼드대 연설 “애플에서 해고당한 것이 인생의 전기” - “그때는 몰랐지만 애플에서 해고당한 일은 제 인생 최고의 시간이었습니다. 성공에 대한 중압감은 모든 것이 불확실한 초심자의 홀가분함으로 바뀌었고, 제 인생에서 가장 창의력이 넘치는 시기로 들어설 수 있었습니다. 만일 제가 애플에서 해고당하지 않았다면, 이 많은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잡스에 있어 과거란? - 에드 캣멀은 “스티브에게 과거는 교훈이 될 수는 있어도 그 이상이 될 수는 없었다. 그저 이미 사라진 시간일 뿐이다. 그의 질문은 늘 ‘무엇을 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였다.”* 서서히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 - 2003년 여름이 끝나갈 무렵 신장결석에 병원에 가 초음파 검사 받아보니 췌장에 암 종양으로 보이는 무언가가 발견되었다. 잡스가 걸린 암은 미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미국에서 1년에 고작 1000명 꼴로 발병하는 병이었다고 한다.◇ 앙숙 빌 게이츠, 그리고 잡스에 대한 극단적인 평가* 잡스에 대한 편견을 키운 아이작슨의 전기 - 잡스가 이기적이라는 평가에 아이작슨의 전기가 한 몫 한 것으로 쿡은 생각. ”스티브의 이런 면모를 세상은 잘 몰라요. 내 생각에 월터 아이작슨의 책은 스티브에게 엄청난 피해를 준 것 같아요. 그 책은 이미 글로 알려진 다수위 내용을 거의 그대로 재탕해 놓고 그의 인성의 사소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었어요. 독자들은 스티브가 탐욕스럽고 이기적이며 병적으로 자기중심적이라는 느낌을 갖지 않을 수 없었을 거예요.“ 쿡은 잡스의 친한 동료나 친구 다수가 왜 자기들이 그토록 오랜 기간 그렇게 열심히 잡스를 위해 일했는지 그 이유를 감지할 수 있는 내용이 거의 없다고 불만을 터트렸다고 전함. 쿡은 ”스티브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변화할 줄 아는 용기가 있었어요.“* ‘앙숙’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 - 두 사람은 거의 정기적으로 공개적으로 종종 서로를 고소해 가며 공격했다. 잡스는 게이츠에 대해 “미적 감각이라곤 쥐뿔도 없으며, 독창성도 거의 없는 속물”이라고 묘사했다. 반면 게이츠는 직설적으로 잡스를 “자기자신의 어리석은 결정으로 별 볼일 없게 된 패자”라고 깎아 내렸다. 잡스는 특히 마이크로소프트가 애플의 아이디어를 모방해 윈도를 만드는 죄를 저질렀다고 줄곳 비판했다.◇ 잡스를 성숙하게 만들어준 프렌드들* 잡스에게 가능성을 확신케 해준 워즈니악 - 잡스보다 5살 위인 워즈는 잡스에게 위대한 엔지니어링의 본질적 가치를 가르쳤다. 그의 업적은 기술 천재만 옆에 둘 수 있다면, 그 무엇도 가능하다는 인식을 잡스에게 강력하게 심어준 것이다. 워즈 역시 잡스가 없었다면 자신이 결코 그렇게 눈부시게 성공하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인정했다.* 라이벌 의식이 강했던 잡스와 워즈 - 애플 초창기에 잡스의 멘토였던 마이크 스콧은 애플 직원 모두가 착용하는 사원증을 만들었다. 워즈에게 1번이 주어졌다. 잡스가 푸념을 늘어놓았고 결국 그는 0번을 갖게 되었다.* 신뢰로 교감한 잡스와 아이거 - 잡스는 자신의 암이 재발한 사실을 2006년 1월 디즈니와의 마지막 계약 직전에 아이거에게 실토했다. “내가 당신에게 털어놓는 이유는 당신에게 거래를 철화할 기회를 주고 싶어서”라면서. 계약 사실 공식 발표 30분 전이었다. 아이거는 이렇게 말한다. “디즈니는 픽사를 사는 것이지, 당신을 사는 것이 아니니 문제없어요.” 이후 들은 들도 없는 친구가 된다.* 잡스와 쿡의 우정 - 잡스가 투병에 들어가면서 쿡이 잡스의 집으로 방문해 회사 문제를 논의했다. 어느 날 쿡이 자신의 혈액형을 검사하다 희귀 혈액형임을 알게 된다. 이 때 간을 잡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지 일련의 검사를 받기로 결심한다. 잡스의 간 이식 필요성이 2009년 1월부터 줄곳 제기되어 왔던 터였다. 잡스를 그냥 죽게 내벼려 둘 순 없다고 판단한 그는 검사 후 잡스에게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이라 권했다. 하지만 잡스는 “안돼. 절대로 안될 일이야”라며 단 칼에 거절했다. 두 사람은 잡스 사후 애플의 운명에 대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월트 디즈니 사후 디즈니의 기업문화가 침체된 아픈 전력을 따라 가지 말아야 한다고 쿡을 독려했다. 쿡은 그를 이어 애플의 CEO가 된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10-18 07:30 조진래 기자

[비바100] 규정 깬 부커상… #최고령 #첫흑인여성작가 #공동수상 마거릿 애트우드와 버나딘 에바리스토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영국의 부커상을 공동수상한 마거릿 애트우드(왼쪽)와 버나딘 에바리스토.(EPA=연합)“저의 이 명예가 너무 오래 가지 않기를 바랍니다.”(I hope that honour doesn’t last too long.)노벨문학상, 프랑스의 공쿠르 문학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손꼽히는 영국의 부커상(Booker Prize)을 수상한 버나딘 에바리스토(Bernardine Evaristo, 60)는 이렇게 수상소감을 전했다. 지난해까지 후원사이던 맨 그룹이 빠지면서 이름을 바꾼 영국의 부커상(Booker Prize)이 이례적인 수상자 발표로 눈길을 끌었다. 14일(이하 현지시간) 부커상은 소설가이자 시인인 일흔아홉의 마거릿 애트우드(Margaret Atwood)의 ‘증거들’(The Testaments)과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여덟 번째소설 ‘소녀, 여성, 다른 것’(Girl, Woman, Other)을 공동수상작으로 발표했다. 피터 플로렌스(Peter Florence) 부커상 심사위원장은 “월요일 밤 5시간 이상 토의한 결과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1992년부터 시행된 규정을 깨기로 결정했다”며 마거릿 애트우드와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공동수상을 발표했다. 그는 이번 공동수상에 대해 “두 유색 인종(블랙화이트) 여성들이 역사를 만들었다”(Two women of colour, making history)고 표현하며 5만 파운드(약 7464만원)의 상금도 나눠 갖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부커상은 캐나다 작가 마이클 온다체의 소설 ‘잉글리시 페이션트’(The English Patient)와 배리 언즈워스의 ‘성스러운 굶주림’(Sacred Hunger)이 공동수상하던 1992년부터 상의 권위를 위해 “매년 한 사람에게만 수여한다”는 규정을 적용해 왔다.2019년 부커상은 공동수상을 비롯해 다양한 이슈들을 주목받고 있다. 버나딘 에바리스토는 1969년 부커상 출범이래 첫 흑인 여성작가 수상자이고 마거릿 애트우드는 최고령 수상자다. 2000년 ‘눈먼 암살자’(The Blind Assassin)에 이어 두 번째로 부커상을 수상한 마거릿 애트우드는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거장’이다. 부커상 수상작인 마거릿 애트우드의 '증거들'(왼쪽)과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성, 다른 것'수상작 ‘증거들’은 2017년 훌루(Hulu)에서 드라마로 제작돼 할리우드의 미투(#Me Too 나도 고발한다) 운동을 이끌었던 ‘시녀이야기’(The Handmaid‘s Tale, 1985)의 속편이다. 지난 9월 10일 발매된 ‘증거들’은 길리아드 공화국을 배경으로 한 ‘시녀이야기’의 15년 후 이야기다. 전작에서도 등장했던 리디아 이모와 젊은 여성 아그네스, 캐나다의 데이지가 종교적 독재국가 길리아드의 음모를 파헤치는 여정을 따른다.첫 흑인여성작가 수상자로 주목을 받고 있는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성, 다른 것’은 시화 산문이 혼재된 퓨전소설이다. 12명의 영국인 흑인여성이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배우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는 자신의 명예가 오래 가지 않기를 바란다는 소감과 더불어 또 다른 누군가가 주목받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다른 누군가가 지금 나서길 바랍니다.”(I hope other people come forward now.)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10-18 07:00 허미선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오후

아무나 ‘과학’을 얘기할 순 있다… 하지만 이 정도 기반은 깔고 있어야 총평 ‘꼭 과학자라야 과학을 얘기하고 과학책을 쓸 수 있나’라는 유쾌한 오버스러움에서 쓰여진 책이다. 하지만 그 깊이가 과학자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내려보거나 속단하면 안된다. 처음 책을 접했을 때 보다, 책을 덮을 때 느낌이 180도 달랐다. 단순히 과학만을 얘기한 것이 아니라, 역사와 정치사회, 철학까지 아우르며 본류인 기술적 내용도 소홀하지 않았다. 단순히 10년의 호기심에 쓴 책이라 하지만,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고 상식적 소양을 높여주는 과학 교양서라 평가할 만하다. 성전환에 관한 이야기, 우주를 둘러싼 미국과 소련의 과학전쟁, 기온 상승을 억제하려 인류가 퍼 붇는 노력, 빅 데이터가 가져오는 현실적 고민 등의 문제를 특유의 발랄한 재기로 풀어 냈다.◇ 노벨상 받은 독가스의 아버지 ‘하버’* 식량위기 구세주이자 독가스 아버지 ‘하버’ - 유대계 독일인 프리츠 하버는 암모니아 합성의 공로로 1918년에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1914년 1차대전 발발 후 초기부터 독가스 사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프랑스가 먼저 독가스를 사용하자 독일군을 부추겨 뜻을 이뤘다. 1915년 임프르 전투에서 첫번째 대규모 독가스(염소가스)를 살포해 대성공을 거둔다. 이에 반대하던 부인이 자결했으나 개의치 않았다. 결국 그는 식량 위기에서 인류를 구한 과학자이면서, 동시에 ‘독가스의 아버지’라는 악명을 얻었다.* 맬서스 트랩(Malthusian Trap) - 인구학자 맬서스는 “역사 속의 인구 증가는 늘 빈곤으로 이어졌는데, 이것은 식량의 한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발전이 한계에 봉착하면 세계는 질병과 폭력, 그리고 전쟁의 함정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제는 그가 제시한 해결책이다. 그는 모두의 이익을 위해 인구를 줄여야 하며, 도시 빈민들에게 이뤄지는 복지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제 피임을 통해 출산을 제한하고, 전쟁 같은 극단적인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그의 인구론이 발표된 이후 많은 국가들이 빈민에 대한 복지 정책을 줄였다고 한다. 하지만 인공비료가 나오면서 식량난이 해결되고 이 이론은 근거를 잃게 됐다.* 땅이 기력이 쇠했다는 것은 결국 ‘질소 부족’ - 식물이 성장하려면 다양한 에너지 필요한데 그 중 하나가 질소다. 대규모 농업에 더욱 필요하다. 인간과 동물의 배설물로 만든 퇴비를 논밭에 뿌리는 것도 질소 보충을 위한 것이다. 화전을 일구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지구 대기의 70%가 질소다.* 번개 온도는 태양의 8배 - 번개가 내려칠 때 중심 온도는 태양 포면온도(약 6000도)의 8배 정도에 이른다고 한다.◇ 공인된 도량형은 7개 뿐… 미국 때문에 m 공인 안돼* 도량형을 통일한 진시황제 - 도량형이란 길이 부피 부게를 재는 단위다. 진시황제 집권 15년 동안 강제한 덕분에 지금까지 상용화되고 있다. 도량형을 통일시킨 것 보다, 완전히 정착시킨 것이 진시황이 더 위대한 업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나라는 15년 만에 무너졌지만 통일 도량형을 뿌리를 내렸기 때문이다.* 공인된 도량형 단위 7개뿐 - 현재 공인된 기본 단위는 시간을 재는 ‘초(s)’, 부피를 재는 킬로그램(kg), 전류의 세기를 측정하는 암페어(A), 온도를 재는 켈빈(K), 입자 수를 세는 몰(mol), 빛의 광고를 표시하는 칸델라(cd) 등 총 7개다. 부피를 재는 단위인 리터(l)는 압력에 따라 수치가 달라져 1964년에 폐기됐지만, 일상 생활에 전혀 문제 없어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미터법이 공인 안된 이유 ‘미국’ - 미터법을 쓰지 않는 나라는 전세계 3곳 뿐이다. 그 중 하나가 미국이다. 미국이 국제사회와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 때문에 여전히 많은 곳에서 인치, 마일 등 비표준 단위가 표준처럼 쓰이고 있다.* 만우절의 기원 - 중세 유럽에서는 새해를 축하하는 행사를 3월 중순부터 2주 동안 진행했다고 한다. 그런데 새해가 바뀐 줄 모르고 4월까지 새해라며 좋아하는 바보들을 속이고 놀린 것이 만우절(Fool’s Day)의 기원이라고 한다.* 기준 제각각 해발고도 - 해발고도란 해수면의 높이를 0으로 잡고 원하는 곳의 높이를 측정한 수치다. 문제는 국가별로 해수면의 기준이 다르다는 점이다. 때문에 20미터 이상 차이나는 곳도 허다하다. 한국은 인천 앞바다를, 북한은 원선 앞바다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백두산도 한국 기준으로 2744m, 북한 기준으로는 2750m다. 해발고도 기준시 세계 최고 높은 산은 에베레스트로 8848m다. 지금도 에베레스트는 매년 5센티씩 크고 있다고 한다.◇ 첫 플라스틱 제품 ‘당구공’* 플라스틱 탄생시킨 ‘1만 달러짜리 당구공’ - 1863년 미국 한 신문에 ‘당구공을 만들 새로운 물질 가져오면 1만 달러 주겠다’는 광고가 실린다. 이 광고가 플라스틱의 탄생을 이끌었다. 초기 당구공은 나무나 돌을 깎아 만들거나 흙을 빚어 불에 구워 사용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코끼리 상아로 당구공 만들기 시작하면서 19세기에 코끼리 개체 수가 급격히 줄었다. 가격도 급등해 당구공 제작이 불가능한 상황에 처했다. 이에 뉴욕의 당구 물품회사 펠란콜렌더가 이런 광고를 냈고, 인쇄공을 하다 발명가가 된 존 하야트가 플라스틱으로 처음 당구공을 만들었다. 당시 그는 나이트로셀룰로스와 장뇌를 혼합해 새 물질 창조했는데 이것이 최초의 플라스틱이다.* 썩는 플라스틱 ‘바이오 플라스틱’ - 플라스틱은 썩지 않아 환경문제를 유발한다. 이에 썩는 플라스틱 바이오 플라스틱이 개발되었다. 매립 시 2년 내에 환경오염물질을 만들어내지 않고 자연적으로 분해되도록 한 것이다. 대표적 예가 쓰레기 종량제 봉투다.* 트랜스젠더 MtF과 FtM - MtF(Male to Female)은 트랜스 여성, FtM(Female to Male)은 트랜스 남성을 의미한다. 성 전환 할 경우 수술에 앞서 호르몬제 치료가 선행되는데 전자는 여성호르몬제(에스트로겐)와 남성호르몬억제제(항안드로젠)을 투여해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생성과 활동 억제시키고 성욕 감소시킨다. 3개월 정도면 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후자는 반대다. 문제는 목소리인데, 성대 길이를 줄이는 음성 여성화 수술을 추가로 받아야 한다. 살아가는 과정을 보면 MtF가 더 어렵다고 한다. 60% 이상이 성 범죄 등 강력 범죄에 노출된다고 한다. 사람들이 일반 여성보다 더 쉬운 상대로 여기고 함부로 대해도 된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란다. 참고로 일본은 FtM의 비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최고 8배 정도 높다고 한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우주전쟁과 우주개발* 우주과학의 개척자 ‘콘스탄틴 치올콥스키’ - 1903년 러시아 시골 초등학교 수학교사이던 치올롭스키가 반작용 추진장치에 의한 우주 탐험이라는 논문을 발표한다. 우주비행에 관해 구체적으로 연구한 세계 최초의 논문이다. 다단계 로켓을 시작으로 인공위성과 우주정거장, 우주복, 우주 엘리베이터 등 우주공학 기술의 기초적인 아이디어가 모두 그의 논문에서 비롯됐다. 1917년 러시아 혁명 후 레닌은 그를 인민의 영웅으로 추켜세웠다. 러시아는 그의 첫 논문이 발표된 1903년을 우주개발 원년으로 삼을 정도다.* 러시아 우주개발 공헌자 ‘세르게이 코뇰로프’ - 처음에는 비실용적 기술로 국고를 낭비했다는 죄목으로 시베리아 수용소로 보내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세계 최초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 개발을 계기로 영웅이 된다. 유리 가가린을 처음으로 우주로 날려보낸 사람도 그다. 종양 수술 도중에 그가 죽으면서 사실상 러시아 우주개발도 벽에 부딪히고 결국 미국에 추월당하고 만다. 소련의 기념비적 우주 성과 때마다 그가 기여했으나, 그의 존재가 알려지면 미국이 납치하거나 테러할 것을 우려해 그의 존재는 극비였다고 한다. 냉전이 끝난 후에냐 비로소 그의 이름이 알려졌다고 한다.* 라디오 존데(Radiosonde) - 존데는 탐지기라는 뜻이다. 헬륨 같은 가벼운 기체를 넣은 고무풍선 ‘네로프렌’에 달아 하늘로 띄운다. 1초에 한번씩 전파를 지상에 보내는데, 전파는 기온과 기압 습도 등에 따라 파장이 변하는 성질로 하늘 위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GPS를 달아 정확한 위도와 경도, 고도를 측정할 수 있다. 이렇게 측정한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이다. 다만 일회용이고, 풍선을 포함한 1회 발사 비용이 40만 원 정도 든다고 한다. 사용된 제품은 바다나 야산에 그대로 버려져 일부 환경문제화되기도 한다.* 기상위상 6개국 8개 - 일기예보 정확도는 기상위성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기상위성은 보통 적도 상공 약 35,786km의 정지궤도에 위치한다. 하늘에 가만히 떠있으려면 지구 자전방향으로 시속 11,000km 속도로 돌아야 한다. 정지궤도 위성 보유국은 미국이 2대, 유럽 우주국이 2대, 중국과 인도 일본이 각각 1대, 그리고 한국의 천리안까지 모두 8대다. 각 국가간 자리잡기 싸움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 가끔 폐기 직전 위성을 국가나 기업이 비싸게 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위성을 사는 것이 아니라 위성 자리를 사는 것이다. 정지궤도 위상의 단점은 극지방 정보가 정확하지 않다는 점이라고 한다. 또 지구에서 너무 멀어 자세한 날씨 변화를 포착하는 데 한계다. 그래서 미국은 저 궤도 기상위성 2대를 추가 사용 중이다.◇ 쓰임새 많은 빅 데이터… 하지만 왜곡은 ‘문제’* 데이터 왜곡에 대한 경고 - 경제학자 로널드 코스는 “데이터를 아주 오래 고문하면, 녀석은 아무 말이든 자백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량살상 수학무기 ‘빅 데이터’ - 데이터과학자 출신의 사회운동가 캐시 오닐이 빅 데이터를 ‘대량살상 수학무기’라 명명했다. 데이터의 탁월한 효과에도 불구하고 무조건적 신뢰가 가져오는 폭력성은 사회의 불평등을 고착하고 변화를 가로막을 명분이 된다고 의미다. 빅 데이터는 우리에게 진정한 민주주의를 가져다 줄 수도, 반대로 빅브라더가 될 수도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미국의 ‘애국법’ - 9.11 테러 이후 미국은 전세계를 별다른 조건 없이 감시할 수 있는 애국법을 통과시켰다. 정보기관이 시민의 통화 감정은 물론 신용카드 사용, 인터넷과 SNS 등 모든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영장 없이도 수색 가능할 정도로 막강 권력을 가졌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일으키지 않은 범죄로 처벌받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거센 반발에 2015년에 폐지됐지만 빅 데이터가 미래에 어떤 식으로 사용될 수 있는지 보여 준 사례다.* 블렉시트 선거와 트럼프 당선 맞춘 ‘구글’ - 2016년 영국이 EU를 탈퇴할 지 정하는 국민투표와 힐러리-트럼프 미국 대선 두 선거 결과를 유일하게 정확히 맞춘 곳이 구글이다. 검색량을 기준으로 조사해 발표한 결과다. 힐러리보다 트럼프를 더 많이 검색했고, 브렉시트에 찬성하는 것을 더 많이 검색한 것을 캐치한 덕분이다.* 암보다 조루, 탈모에 더 관심 - 구글 검색량으로 보면 사람들은 암보다 조루에 훨씬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감기만큼이나 조루를 많이 검색했다는 것이다. 조루 보다 한국인들이 더 많이 관심이 많은 질병은 탈모 정도라고 한다.* 21세기 자본 토마 피케티의 오류 - 20여개국 400여년의 세금 내역을 갖고 숫자로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려 했지만, 일부 데이터가 잘못 기입되었고 시대별과 국가별로 차이나는 데이터를 자신의 주장에 맞춰 해석하는 오류를 범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미국이 전쟁과 전쟁 후 복구 과정에서 부자들에게 80% 이상 되는 무지막지한 세금을 매겨 그 세금으로 최저임금 보장, 전역 군인 지원, 노조 장려 등의 복지정책 재원으로 써 성공했다”며 지금도 이래야 빈부격차를 해소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프레드폴(PredPol) 시스템 - 그 동안 범죄가 일어난 시간과 장소, 범죄 유형 데이터를 토대로 앞으로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장소와 시간을 추측해 경찰로 하여금 그 지역을 중심으로 순찰을 돌게 하는 시스템이다. 적은 인력으로 효율적인 순찰이 가능하다.◇ 태양 열을 대기 중에서 막아 기온 상승을 막는다?* 지구 온도 ‘1.5도 내 억제’ 목표 - 2018년에 열린 IPCC(유엔 기후변화협의체) 총회에서 참가국들은 기온 상승으로 인한 치명적 변화 방지 위해 산업화 이후 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억제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그래도 폭염일수는 지금보다 2배 증가했다. 그나마 이래야 아마존 열대우림을 보존하고 툰드라 지역이 녹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려면 2030년까지 탄소배출을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2050년 이후엔 하나도 배출해선 안된다고 한다.* 기온 상승 억제할 기술적 방법 ‘둘’ - 하나는 태양에서 들어오는 열을 막는 방법이다. 태양에서 지구로 오는 열의 양을 줄이면, 설사 탄소 배출 저지에 실패하더라도 기온 상승 억제가 가능하다. 성층권에 에어로졸(미세입자)을 뿌려 태양열을 반사하는 막을 만들면 기온 상승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이럴 경우 예기치 않는 자연재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두번째는 탄소 포집과 저장이다. 대기 중의 탄소를 모아 땅속 깊이 숨기는 것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공기 중 이산화탄소 비율이 0.04%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대기 중 포집이 어렵다면 발전소나 공장에 탄소 포집 장비를 도입하는 방법도 있다고 한다.* 미사일 기우제 덕분에 개막식 치른 베이징올림픽 -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날 비가 온다는 정보가 있었다. 이에 중국은 개막식 8시간 전에 베이징 주변에 미사일 1104발을 발사했다. 이후 곧 베이징 주변으로 비가 쏟아졌고, 주변 구름도 모두 사라져 강수확률이 제로(0)로 덜어졌다고 한다. 덕분에 개막식은 무사히 치렀다.* 온도계 발명한 갈릴레이 - 근대적 일기예보의 시작을 갈릴레오 갈릴레이로 본다. 1593년 일기예보에서 가장 중요한 온도계를 최초로 개발한 때문이다. 주관적으로 느끼던 온도를 객관적 지표로 바꾼 공이 크다.* 베트남서 펼쳐진 날씨의 무기화 ‘뽀빠이 작전’ - 베트남전쟁 당시 미국은 북베트남군의 보급품 수송을 방해하려 ‘뽀빠이 작전’을 수행했다. 장마 기간에 하늘에 구름 씨를 퍼부어 장마 기간을 보름 이상 연장케 한 것이다. 실제로 땅이 진창이 되는 바람에 북베트남 보급에 차질 빚어졌다고 한다.* 기상조절 무기 ‘하프(HAARP)’ - 미 해군과 공군, 다르파(DARPA 미국방고등연구계획국) 주도의 프로젝트다. 알래스카에 대규모로 고주파를 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하고, 전리층과 관련된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는 것이다. 전리층은 전기가 통하는 대기층으로, 상공 60~1000km 공간이다. 태양 에너지에 의해 공기 분자가 전리(이온화)되어 자유전자가 밀집된다. 전리층을 교란하면 일시적으로 통신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위험은 상존한다. 음모론자들은 미국이 전리층을 교란해 전세계에 홍수와 태풍 지진과 쓰나미 화산 폭발까지 일으킨다고 주장한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10-17 07:30 조진래 기자

[비바100] 이 세상 고민메이커들의 필독서...'내일 고민은 내일 하는 걸로'

내일 고민은 내일 하는 걸로 세상 고민 혼자 다하는 당신을 위한 심리 처방 | 스기타 다카시 저/이주 역 | 1만2000원. (사진제공=팬덤북스)“인디언 속담에 ‘고민을 한다고 해서 없어진다면 그건 고민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어요.” 얼마 전 개봉한 영화 ‘양자물리학’의 배우 박해수가 연기하는 이찬우의 대사다. 끊임없이 결정해야 하는 현대인의 삶에서 고민은 어쩌면 그림자와 같다.여기 20년간 각종 고민으로 인해 직업도 바꿔보고, 술만 마셔도 보고, 회피도 해온 저자가 쓴 신간이 있다. 제목마저 ‘내일 고민은 내일 하는 걸로’. 제목만으로도 그 어떤 해결책보다 위로가 된다. 고민메이커들의 각종 걱정을 한 번에 날려줄 꿀팁은 뭐가 있을까.◇고민메이커들이 바라보는 곳에 ‘답’이 있다심리상담가이자 고민이 없는 사람들의 고민 상담 ‘멘탈 트래블’의 대표를 맡고 있는 스기타 다카시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막연히 삶이 괴롭다는 생각에 대학 졸업 후에도 여러 직장을 전전했다. 마음의 병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괴로운 상태로 20년을 보낸 그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현재 ‘고민이 없는 사람들의 고민 상담’이라는 간판을 걸고 개인 심리 상담 및 워크숍 등을 열고 있다. 일본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그에게 심리 상담을 받기 위해 찾아오고 있다.그의 책 ‘내일 고민은 내일 하는 걸로’는 스스로가 고민에 휩싸여 괴로웠던만큼 쉽게 이해될 만한 조언들로 가득차 있다. 예를 들어 디즈니랜드에 대한 기억이 그 일부다. 생애 첫 디즈니랜드에 갔을 때는 모든 게 즐겁고 행복했다. 하지만 몇 년 뒤 재방문한 디즈니랜드에서는 다른 게 보였다. 긴 줄에 실랑이를 벌이는 연인, 이미 지쳐 울고 있는 아이들과 부모 등 미키마우스와 디즈니 성에 현혹됐던 즐거운 순간은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져 버린 것이다. 여기서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건 ‘어느 쪽에 시선을 두는가’다. 인생이란 테마파크의 폐장시간이 될 때까지 우리가 어느 곳에 시선을 둘지에 따라 달라진다. 그리고 그것은 본인이 결정해야 한다.현대인이라면 “우리가 하는 걱정거리의 40%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사건들에 대한 것이고 30%는 이미 일어난 사건들, 22%는 사소한 사건들, 4%는 우리가 바꿀 수 없는 사건들에 대한 것들이다. 나머지 4%만이 우리가 대처할 수 있는 진짜 사건이다. 즉 96%의 걱정거리가 쓸데없는 것”이란 명언을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누군가는 고민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살기도 한다. 또 다른 누군가는 고민에 짓눌려 더 힘든 삶을 살기도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누군가는 고민을 통해 문제를 극복하고 성장하는데 또 다른 누군가는 원래의 문제보다 더 큰 문제를 만들어 스스로를 힘들게 한다. 책에서는 ‘고민 공식’을 제안해 그대로의 고민을 바라볼 수 있도록 알려준다.◇고민을 덜어내는 ‘고민 공식’, 확장은 NO~“(의식에서는) ~하고 싶은데 (무의식에서는) ~ 못 하겠다”와 “(의식에서는) ~하고 싶지 않은데 (무의식에서는) ~하게 된다”에 상황을 대입하는 것.저자는 자신에게 찾아온 긍정적인 변화뿐 아니라 상담을 통해 삶의 활력을 되찾은 의뢰인들의 변화를 토대로 고민이 찾아오는 각각의 상황을 분석해 이같은 공식을 독자에게 제안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의식에서는)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데 (무의식에서는) 그만두는 게 두려워서 못하겠다”는 식으로 넣어보는 것이다. 보통 마음 속에 존재하는 것을 무시하거나 싫어할 때 고민이 시작되는데 고민 공식으로 고민을 한번 정리하면 명료하고 간단해진다.‘회사를 그만두고 싶은데 그만두는 게 두려워서 못하겠어’라는 고민은 ‘회사를 그만두면 나는 돈을 벌 수 없어. 돈이 없으면 나는 사람들에게 무시당할 거야. 그러면 다른 회사로 이직이나 할 수 있을까? 나 계속 백수로 살면 어떡하지?’로 확장되는 것이 일반적인 사람들의 반응이다. 저자는 이런 확장이 무의식때문이라 지적한다.책에서는 일단 어떤 감정이든 옳다는 걸 전제로 불쾌한 감정을 인정하라고 조언한다. 마음의 고민은 몸이 보내는 신호이기도 한 만큼 병을 키울 수도 있다.또한 하고 싶은 일을 몰라서 또는 하고 싶은 일을 해도 고민인 사람은 그 일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고민이 깊어지면 포기하는 것도 방법이며 무엇보다 고민이 되는 문제를 인정하기만 해도 고민이 해결되기도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고민은 대부분 본래의 크기보다 부풀려진 경우가 많다는 걸 간과하지 않는 다는 점이다. 고민을 단순화하고 억지로 고민을 해결할 필요도 없이 오늘 할 만큼의 고민만 한다면 당신의 시간은 그만큼 행복해질 것이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19-10-16 07:00 이희승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김정은이 만든 한국대통령> 리 소데츠(이상철)

과도한 ‘북한 봐주기’가 가져온 대한민국의 어두운 현실, 해법은? 총평 솔직히 이 책은 제목이 너무 강렬해 집어 들었다. 비난 받을 각오를 하고 썼구나 생각하고 저자를 보니 중국계 일본인 교수였다. 우리와 어느 정도는 척을 두고 있는 두 나라를 모두 경험한 작가라는 점에서 일단 호기심이 끌렸다. 일본 일간지인 산케이신문에 연재되었던 문재인 정권 실록을 모아 펴낸 이 책에서 저자는 문재인 정부의 ‘한 없는 북한 봐주기’가 현재 대한민국을 둘러싼 모든 사단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과도한 북한 편 들기가 결국 일본과의 갈등을 유발했고, 김정은 위원장에게 속아 트럼프 대통령에게 잘못된 정보를 잇달아 주는 바람에 북미 정상회담이 틀어진 것은 물론 국제외교에서 ‘문재인 패싱’이 초래됐다고 분석한다. ‘김정은이 만든 한국대통령’이라는 책 제목이 왜 나왔는지도 방대하고 다양한 과거와 현재 사례로 제시된다. 현 정부 지지자들은 당연히 껄끄럽고 불편하겠지만, 왜 우리가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못 믿을 나라’라는 비난을 듣는지를 곰곰이 되새기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 북한이든, 무엇이든 우리 사회가 너무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져 가고 있다는 점은 심히 우려스럽다. 균형과 합리를 추구하는 정치, 정부, 외교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문 정부의 한 없는 북한 봐주기의 끝은… * 일본 국민들이 보는 문재인 대통령 - 대다수는 문재인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약속을 안지키는 사람으로 본다고 저자는 말한다. 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일본은 한번 반성을 말했으니 끝났다거나, 한번 합의했으니 과거는 모두 지나갔다는 식으로 끝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한 언급들의 영향이라고 한다. * 문 정권의 한 없는 북한 봐주기 - 존 볼턴 미 대통령 보좌관은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1년 안에 비핵화를 하겠다”고 약속했고, 이 정보를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결국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던 것인데, 이 약속만 믿고 미국은 북한의 핵 리스트 제출과 비핵화 로드맵 제출을 요구했다. 하지만 김정은은 비핵화를 원치 않았다.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이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당분간 미국의 군사공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국면을 조성했다는 점이라고 저자는 분석한다.* 유엔 인권결의안에 기권토록 압박한 문재인 - 노무현 정부 때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냈던 송민순 전 장관은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2007년 미국과 일본이 주도한 UN의 대북인권비난결의안에 한국이 찬성이 아닌 기권으로 돌아선 것은 대통령 비서실장이던 문재인이 최종 결정했다”고 폭로했다. 최종적으로 북한 입장을 확인해 본 결과, 북으로부터 ”북남관계 발전에 위험한 사태를 초래할 것이므로 표결에서 책임있는 입장을 취하길 바란다‘는 반협박적인 답변 돌아왔고 기권 결정이 내려졌다. 문 대통령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오리발을 내밀자 송민순은 당시 국정원장이 정리했다는 메모(증거자료)를 공개했고, 당시 문 후보는 “선거를 좌지우지하려는 비열한 신 북풍”이라며 송민순을 검찰에 고소했다.* 오리무중 문재인의 방북 사흘 -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정부의 사회문화수석 재직 때인 2004년 7월11일에 공식업무가 아닌 이산가족 자격으로 막내 이모 강병옥을 만나기 위해 2박3일 북한으로 갔다. 당시 북한이 제시한 생사확인 후보자 명부에는 55세(당시) 강병옥이 있었다. 대부분 60세 이상이었고 그 이하는 강씨를 포함해 단 둘이었다고 한다. 강씨는 한국에 있는 언니 강한옥(79)과 문재인(74)를 찾고 있었는데 확인 결과 이 문재인이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당시 문 대통령은 51세였다.(어머니와 아들 나이 차가 5살에 불과했다) 청와대는 북측의 단순 실수라 해명했지만, 여권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태어났다는 사실조차 몰라야 하는 막내 이모가 상봉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비판했다. 북한이 대통령 측근인 문 수석에 대한 자료를 조사하고 문 수석에 접근할 방법으로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특히 문재인이 북한에서 사흘동안 무얼 했는지 해명을 요구했으나 침묵으로 일관했다.◇ 미국도 북한도 모두 인정 않는 한국 대통령* 한반도 운전자론, 북한도 비아냥 - 문재인 정권이 집권 초부터 ‘한반도 운전자’를 자처했지만 북한은 “서방 언론조차 운전자는커녕 방관자, 몽유병 환자라고 비웃는다. 장미빛 환상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북한은 “문재인은 북한과 경제교류를 확대하고 신뢰관계를 만들면, 비핵화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는 몽상에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이 계속 견제했던 노무현 - 노 전 대통령은 첫 방미 때 “미국은 좋은 나라”라고 친미 발언을 해 진보계의 원상을 샀었다. 그는 회고록 ‘성공과 좌절’에서 “남북 문제를 해결하려면 친미도 하고 친중 친러 친일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작 미국에 가서는 “김정일에 대해 언급할 때는 경칭을 써달라”고 요구하거나 “마카오은행 BDA(방코델타아시아)에 동결된 북한 관련 계좌 동결 조치를 풀어달라”고 강력히 요청하는 등 다른 모습을 보였다.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콘돌리자 라이스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도대체 노무현은 무슨 생각을 하는 지 모를 사람이었다”고 혹평했다. 국방장관을 지낸 로버트 게이츠 역시 회고록에서 “그는 반미적이며, 아마도 약간 돌아버린 사람”이라고 적었다.* 문재인의 시대착오적 고립외교 -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약속대로 한국에 사드 배치를 서두르자는 트럼프와, 사드 배치 강행에 반대하는 시진핑 사이에서 애매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다 중국 방문을 앞두고 강경화 외교장관을 중국에 보내 삼불(三不)을 약속한다. 사드 추가배치를 않고, 한미일 미사일 방어체제에 들어가지 않으며, 한미일 협력관계를 군사동맹으로 삼지 않는다고 내용이었다. 이후 트럼프는 “문재인은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1월7일자로 보도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초 3.1절 기념식에서도 “친일을 청산하고 독립운동을 예우하는 것이 민족 정기를 바로 세우고 정의로운 나라로 전진하는 출발점이다”라고 연설했다.◇ 한국에 만연한 좌파… 진보…* 한국 좌파의 특징 - 인권을 소리 높여 외치면서도 북한 인민의 인권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한국의 독재정권에 대해서는 저항하면서도 북한 독재정권에 호의적이며, 대한민국 정부보다 오히려 북한 당국에 정통성이 있다고 주장하는데 있다고 저자는 일갈한다. *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의 법치 파괴 - 2017년 11월 심재철 국회부위장이 기자회견. 문재인 대통령과 임종석 비서실장, 서훈 국정원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법치파괴 등의 국가내란죄로 형사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각 부처에 각종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 구성해 적법 절차 없이 청와대를 비롯한 국정원의 기밀정보까지 마구 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 공영방송 KBS의 친북성향 - 한겨레 논설주간 출신 정연주 사장이 취임한 이후 친북 성향이 뚜렷해 졌다고 한다. 2003년 8월에는 북한 매체와 합작으로 ‘평양노래자랑’을 개최하고 끝난 뒤 고가의 방송 중계차량과 장비, 기자재를 노후화됐다는 이유로 평양에 그대로 남겨두고 왔다고 한다. 또 수십억 원을 북한에 지불해 대하드라마 ‘사육신’을 외주 제작하고, 고액 협찬금을 내고 평양 콘서트를 중계하거나 지원했다고 지적한다. * 북한 추종 인사들이 애국자로 둔갑 - KBS 간판 프로 중 하나인 ‘인물현대사’에서는 평양에 밀입국해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가하고 김일성 품에 안겨 세상을 놀라게 한 임수경이나, 한국에서는 북한 공작원 협의를 받는 한국계 독일 학자 송두율, 김일성과 친분이 깊었던 움악가 윤이상 등에 대한 재평가 다큐 프로그램들이 소개되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 베를린에 갈 때는 윤의 고향인 경남 통영에서 동백나무까지 공수해 갔다. 저자는 과거 노동자 신분으로 독일에 건너가 조국 땅을 밟지 못하고 세상을 등진 광부와 간호사 무덤도 있었건만, 문 대통령이 그들에 대해 언급했다는 이야기는 안타깝게도 들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과도하게 북한 챙기는 문재인 대통령* 김대중은 김정일에, 문재인은 김정은에 속았다? -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방북 후 김정일에 대해 “대단히 스케일이 크고 솔직하고 식견이 있는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한 술 더 떠 “북한은 핵을 개발한 적도 없고 개발할 능력도 없다. 우리가 북한에 지원한 돈이 핵개발에 이용됐다는 말은 근거 없는 유언비어다. 김정일이 핵을 개발했다면 내가 책임지겠다”고 공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반드시 비핵화 이루겠다”는 말을 미국에 전해 믿도록 함으로써 결국 북미 정상회담 교착 및 남북 관계 지연에 빌미를 제공했다.* 북한 비핵화 관련해 북한에 다른 정보 준 문재인 - 트럼프가 김정은을 처음 만나기로 한 것은 문 대통령이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 비핵화는 김정은 선대의 유훈”이라는 메시지를 주었기 때문이다. 뉴욕 타임즈에 따르면 그 말을 믿은 트럼프는 북한이 향후 6개월 이내에 핵무기 일부를 미국에 전달하고 핵시설을 폐쇄, 사찰을 수용할 것이라는 비핵화 로드맵 및 타임 테이블에 동의할 것이라 예상하고 테이블로 갔다. 하지만 회담도 전에 북한 김계관이 “우리는 핵 포기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는 당장 문 대통령에게 전화해 “어째서 나에게 한 말과 북한이 한 말이 다른가”라고 따져 물었고(2018.5.20) 북미회담 불가를 천명했다. 놀란 문 대통령은 워싱턴으로 급히 달려가 가까스로 수습했다. 2차 회담인 하노이 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는 긴정은이 비핵화 의사가 없음을 거듭 확인하고 중간에 박차고 나왔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 청와대는 뭔가 성과가 나올 것이라며 믿고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관광 재개, 대규모 경제교류 등을 준비하려 했다.* 문 대통령에 대한 의구심 - 대선 TV 토론에서 유승민이 “북한이 우리의 주적이냐”고 묻자 끝내 답변 거부하고 다른 얘기만 했다. 주변에는 과거 북한을 추종했던 전국대학생대표협의회(전대협) 출신들이 대거 포진했다.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책실, 안보실의 비서관급 이상 참모 64명 가운데 3분의 1인 23명이 1997년 대법원에서 반국가 단체로 지정된 전대협 출신들이라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전대협 의장 출신의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시절에는 실장 관할에 비서관급 이상 31명 중 학생운동 출신자가 19명으로 60%에 달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측근들에 대한 끝없는 사상 논란* 임종석의 이상한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 임종석은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취임 때 재단 이사장 맡고 있었다. 북한의 저작권 사무국 업무 대행하는 역할이었다. 2005년 12월에 북한은 저작물의 사용권에 관한 포괄적 권한을 이 재단에 부여했다. 통일부 집계에 따르면 재단이 과거 13년 간 국내 방송국과 출판사로부터 징수한 사용료만 187만 달러에 달한다고 했다. 북한 미사일 발사 장면이나 김정은 영상을 돈을 내야 쓸 수 있다는 것이다. 핵 도발과 남한 비난 영상에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공영 방송국 관계자들이 반발했으나 불가항력이었다. 임종석 전 실장은 김정일 전용열차를 노린 것으로 알려진 룡천폭발 사건 직후 15만 달러 상당의 의약품과 구호품을 북한에 보냈고, 2005년부터 2007년까지 김일성대학 도서관 전산시스템 구축에도 23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 전쟁서 미국 패배보고 희열 느꼈다는 문재인 - 이영희 선생을 흠모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창작과 비평’에 실린 이영희의 베트남 전쟁 연재를 읽으며 “선생은 누구도 미국의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던 시기에 미국의 패배와 남베트남의 붕괴를 예고해다. 글자 행간에서 진실의 승리를 확인하고 나는 기쁨이 전율을 느꼈다”고 자서전 ‘운명’에 기록했다.* 내란음모 이석기 의원에 대한 이례적 ‘빠른 사면복권’ - 이석기는 1990년대 북한의 지시로 만들어진 최대 규모 친북 지하조직인 민족민주혁명당 자역간부 출신으로, 2002년 5월에 체포되어 징역 2년 6개월 실형받았다. 하지만 1년 만인 2003년에 노무현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받았다. 이어 2년 후에는 피선거권도 회복했다.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이 컸다고 알려져 있다.* 북한 추종한 신영복을 칭송하는 문재인 -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리셉션에서 문 대통령은 환영사 통해 “제가 존경하는 한국의 사상가 신영복 선생은 …”이라고 언급했다. 신영복은 북한 조선노동당의 지령 아래 남한 내에 만들어진 지하조직 통일혁명당 핵심 당원이었다. 1, 2심에서 사형 판결을 받고 무기징역으로 복역 중 1988년에 전향서를 쓰고 20년 만에 가석방된 인물이다. 하지만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자 ‘말’과의 인터뷰에서 “분명히 전향서는 썼지만, 앞으로도 통혁당에 참여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번복했다.◇ 북한 봐주기가 만연한 사회 분위기* 공영방송 MBC의 채용시험에 이런 문제가 - 문화방송 공정방송노동종합 이순임 위원장이 2018년 7월 출근 도중에 긴급 체포됐다. 업무상 횡령과 저작권법 위반, 업무방해 협의였다. 3월에 실시했던 신입사원 채용시험 문제를 이순임이 사내 사이트에 무단으로 공개했다는 것이다. 시험 문제는 ‘평창올림픽 남북단일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와 ‘북한 선군정치의 의미를 기술하라’ 였다. 당시 단일팀 구성에 대한 비판 여론이 한창일 때였다. 이럴 때 왜 이런 문제를 냈으며 어떻게 점수를 매기려 했는지 의문이다. 2017년 12월 사장에 취임한 최승호는 MBC정상화위원회를 조직해 2008년부터 10여 년 동안 계속된 보수정권 시대에 일어난 문제를 조사토록 지시했고, 39명의 기자를 투입해 전 정권의 의혹을 추적 조사하는 특별팀을 편성했다고 한다.* 노무현 때보다 더 살기느낀다는 탈북인들 - 2018년 4월 뮤지컬 ’요덕스토리‘를 연출한 탈북 감독 정성산 씨가 경영하는 냉면집에 괴한들이 침입해 불을 지르고 비방 글이 적힌 대자보까지 붙이고 달아났다. 정성산은 평양 연극대학 출신으로 모스크바 영화대학에 유학한 인텔리였다. 1995년에 탈북해 기쁨조의 사생활을 소재로 한 TV드라마 ’진달래꽃이 피기까지‘ 각본을 써 유명세를 탄 사람이다. 이것이 북한의 분노를 사 북한에 남겨진 그의 아버지가 공개처형 되었다고 한다. 그는 “노무현 정권 때도 북한 공작원들과 종복 세력들의 협박이 있었지만 겁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사건때 나는 살기를 느꼈다”고 토로했다.* 판문점 선언 일방 찬양하는 행사 줄이어 - 친북단체가 남북정상회담을 주제로 소감문과 영화 등을 관람하는 의전 행사를 개최했었다. 영화 부문 최고상 수상한 작품이 ‘통일 한국은 핵보유국이 되는 등 유익한 점이 많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수필 부문 우수작은 ‘김정은 위원장의 말씀이야말로 내가 평소에 미음 먹었던 통일의 모습’이라는, 김정은 발언을 찬양하는 작품이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영상 축하 메시지까지 보냈다.* 대북 비자금 도대체 얼마? - 2017년 12월 8일 김대중 정부에서 국정원 2차장을 지냈던 김은성이 2001년 당시 신건 원장의 지시로 6개 시중으로부터 총 3000억원의 비자금 조상했다고 폭로했다. 김은성을 인터뷰한 동아일보는 이 돈을 마련하기 1년 전에 김대중 정권이 남북정상회담(2000.6)을 위해 약 5000억원을 마련했던 전력을 고려하면 북한과 관련된 돈이 아닌가 추측했다. 2002년 5월호에 월간조선은 미국 의회 조사국의 한미관계보고서를 바탕으로 한국 정부가 남북회담을 위해 국가정보원을 이용해 김정일의 해외 비밀계죄에 4억5000만 달러를 송금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4억 달러를 대출해 준 산업은행의 총재였던 엄낙용이 국회 증인출석해 “현대 측에 상환 요청했으나 정부가 책임져야 할 돈이라며 거부했다”고 증언했다. 용처 불명의 이 자금에 대해 계속 따지자 엄 총재 공직에서 나와야 했다.◇ 아베가 “문재인은 못 믿을 사람”이라는 이유는?* 일본이 문재인 정부 못믿는 이유 - 사태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찾기는커녕 일본에 책임전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아베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문 정부 들어 실제로 부정 수출 적발 건수가 급증했다는 사실을 거론한다. 그리고 문재인 정권이 수출 포괄 신청의 조건인 전략물자 무역관리에 관한 한일협의에 응하지 않았다는 것을 지적한다.(이후 ‘일본이 더 부정 수출을 많이 한다’는 한국 정부의 반박이 있었다) 일본은 한국의 무역관리를 믿을 수 없게 되어 우대조치에서 제외한 것이라고 항변한다. 후지TV는 올해 7월10일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에서 전략물자가 무허가로 유출된 부정수출 안건이 무려 156건이나 있었다”고 보도했다. 문 정부 출범 이후인 2017년에 48건, 1억3202만 달러로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에 비해 건수로 3.4배, 금액으로 24배나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후 2018년 41건·1319만 달러, 2019년에는 3월말까지 31건에 9102만 달러로 최근 급증세라고 주장했다.* 징용 배상 문제에 말 바꾼 문재인 정권 - 국민대 이원덕 교수에 따르면, 징용배상 문제에 관해 노무현 정부가 2005년 민관공동위원회를 만들어 최고 전문가들을 모아 외교 문서를 모두 검토한 결과, 피해자 보상은 1965년 한일청구협정으로 종결했다고 결론났었다. 당시 민관공동위원회 위원장이 이해찬 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이고, 문재인 대통령도 당시 위원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2007년 한국 정부는 특별법을 만들어 2015년까지 징용 노무자 7만2631명에게 6184억원을 지급했다. 그런데 문 대통령 취임 후 이 문제를 또 다시 꺼내 들고 나왔다는 것이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10-15 07:30 조진래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한 눈에 꿰뚫는 세계지도 상식도감> 롬 인터내셔널

‘지리’로 보는 갈등과 분쟁, 그리고 반전과 발전의 세계사 총평 롬 인터내셔널의 ‘지도로 읽는다’라는 제목의 시리즈 가운데 가장 최신작이다. 세계지도와 관련해 다양하고 재미난 100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우리가 몰랐던 세계에 대한 경이로운 정보들이 가득하다. 잘 알려지지 않은 비밀스러운 이야기, 상식에 도움 될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많다. 특히 관련 이슈마다 사진과 텍스트를 컬러풀하게 인포그래픽 형태로 제작해 한 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아랍과 중동의 범위에 대한 궁금증부터 각 나라의 국기에 관련된 뒷 얘기, 각 대륙에 스토리를 품은 주목할 만한 역사적 유산들에 대한 내면읽기도 흥미롭다.◇ 아랍과 중동의 경계는 어디 까지?* 아랍의 범위는? - 아랍어를 사용하는 이라크와 시리아 아라비아반도 북아프리카 지역 나라들을 통칭한다. 1945년에 창설된 아랍연맹에 최초 가입한 7개국(이집트 요르단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사우디아라비아 예맨)에 나중에 가입한 리비아 수단 튀니지 쿠웨이트 알제리 바레인 오만 카타르 아랍에미레이트 모리타니 소말리아 PLO 지부티 코모로 등 총 22개국이 이에 해당한다. 차드는 이슬람이 국민이 절반이 넘고 아랍어를 쓰지만 아랍연맹은 아니다.* 중동의 범위는? - 1850년 경 영국 동인도회사가 처음으로 중동이라는 말 사용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페르시아만 주변을 중동이라 불렀지만 현재는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란의 서쪽, 페르시아만을 지나 지중해 연안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북아프리카 모로코나 모리타니 부근까지도 포함된다. 종교적으로는 이슬람권이고 반건조 지대다. 유목민과 정착민이 섞여 있는 생활 영상 등이 공통점이다.* UN기 지도의 중심이 북극인 이유 - 냉전 상태인 당시 상황을 고려해 지도를 통해 가능하면 냉전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싶다는 의지를 담았다. 미국과 구 소련 중심 누구도 중심이 아닌, 북극을 중심으로 위에서 내려다 보는 디자인을 채택한 이유다. UN 기를 국기들과 함께 게양할 경우 가장 높은 곳에, 혹은 가장 왼쪽에 달아야 하는 게 원칙이다.* 미국에서 4개주가 ‘포 코너스’ 한곳에 - 남서부 애리조나주 유타주 콜로라도주 뉴멕시코주 등 4개 주가 교차하는 지역에 ‘포 코너스’가 있다. 십자 모양의 직각으로 교차되는 주 경계선이다. 이곳은 미국에서 가장 큰 인디언 자치구 ‘나바호 랜드’가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영국 통합의 상징 ‘유니언 잭’* 통합의 상징 유니언 잭(Union Jack) - 영국 국기는 국가 통합의 상징이다. 잉글랜드 왕국과 스코틀랜드 왕국, 아일랜드 왕국의 국기를 합한 것이다. 웨일스는 예외다. 잉글랜드의 붉은 십자가와 스코틀랜드의 백색 크로스, 북아일랜드의 적색 크로스를 합친 디자인을 채택했다.* ‘축구 종가’ 영국에 대한 FIFA의 특별 배려 - 영국은 월드컵도 예선에 4개 지역 축구팀이 별도 출전할 수 있다. 영국이 축구 종주국이라는 이유로 FIFA에서 특혜를 부여한 것이다.* 영국 연방국가 54개국 - 영국 본토 외에 일찍이 영국의 식민지였던 국가들이다. 캐나다와 오스트레일리아 인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이 해당된다. 호주와 캐나다 뉴질랜드 솔로몬 제도 파푸아뉴기니는 주권국가지만 엘리자베스2세를 국가 원수로 삼기도 한다.◇ 알래스카로 희비 엇갈린 미국과 구 소련* 워싱턴 DC의 DC는 무슨 뜻? - 수도 워싱턴은 미국의 어느 주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컬럼비아 특별구(District of Columbia)라는 이름도 갖고 있다. 두 개의 명칭을 합해 워싱턴 DC라고 한다. 초대 대통령 워싱턴과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콜롬버스 두 사람의 이름을 합해 미국의 수도 이름이 된 것이다.* 알래스카 얼마에 매각? - 원래 러시아 영토였는데 1867년 재정이 궁핍해진 러시아 제국이 720만 달러, 즉 1평방km당 5달러도 안되는 헐값으로 미국에 팔았다.* 독립국가연합(CIS) - 소련이 붕괴되고 탄생한 것이 11개 공화국으로 구성된 독립국가연합이었다. 현재는 거의 유명무실한 상태다. 내부에서 러시아와 타 공화국 사이 대립의 골이 너무 깊다. 특히 이슬람 국가인 체첸과의 갈등이 심각하다. 독립을 주장하다 군사 충돌 후 러시아군에 제압되었으나 게릴라와 테러가 빈번하다.◇ 한 나라, 두 원수의 나라 ‘안도라공국’* 국가원수가 둘인 나라 ‘안도라 공국’ - 스페인 주교와 프랑스 귀족이 공동으로 소유하는 영토였다. 현재도 프랑스 대통령과 스페인 주교가 공동으로 국가원수 지위를 갖는다. 뛰어난 자연 경관과 스키장 등으로 관광업이 크게 발달했다. 관세가 부과 안돼 ‘유럽의 슈퍼마켓’으로 불리기도 한다. 격년으로 두 나라에 세금도 낸다고 한다. 프랑스 대통령에게는 현금으로, 우르헬 주교에게는 현금과 햄 6개, 치즈 6개, 닭 1마리를 낸다고 한다. 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1993년 새 헌법 초안을 국민투표로 채택했고, 주변국들도 주권 국가로 인정하고 있다.* 가장 먼저 새해를 맞는 나라 ‘키리바시’ - 같은 경도 선 위에 있는 피지보다 하루 먼저 새해를 맞는 키리바시 공화국은 ‘세상에서 가장 빨리 21세기를 맞는 나라’라고 널리 홍보한다. 현재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가 수몰될 위기에 처해 있다. 호주나 미국 일본으로 자국민을 이주시킬 계획을 수립 중이라 한다. 2차 대전 당시 미국과 일본이 치열하게 전투 벌였던 지역이기도 하다.* 광활한 영토에도 시간대는 하나인 중국 - 중국은 서쪽 끝자락인 신장웨이우얼자치구에서 동쪽 끝 헤이룽장성까지 경도차이가 무려 60도 이상에 이른다. 4시간 정도 시차가 나야 맞지만, 중국은 예외적으로 시차를 적용하지 않는다. 중국 시간대는 상화이와 난징을 지나는 동경 120도 자오선을 기준으로 단 하나 뿐이다.* 한 때 최고부국 ‘나우루 공화국’, 지금은 파산 위기 - 적도 바로 아래 주위 둘레가 19km에 불과한 나라다. 면적도 21평방킬로에 불과하다. 소득세가 없고 교육비와 의료비 전기세도 무료인 복지국가다. 국영 항공사와 해운사가 있을 정도였다. 수천년 동안 쌓인 갈매기 등 바닷새들의 배설물과 산호층이 결합해 화학비료 재료인 ‘인광석’으로 변했고, 공화국 전체가 인광석 천지인 덕분에 2003년까지는 초부국이었다. 하지만 인광석 고갈과 함께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 상승이 일어나면서 국토 면적도 계속 줄고 있다. 대통령이 자주 교체되는 등 정정도 불안하다. 간신히 대만의 도움을 얻어 어린이 급식을 해결할 정도로 이제는 초라한 모습이다.◇ 바다에 얽힌 복잡한 이해관계들* ‘바다’와 ‘호수’ 견해차로 생긴 영토전 - 국제법에 따르면 바다의 경우 각각의 연안 국가들이 일정한 폭으로 경제수역 주장할 수 있음. 반면 호수는 모든 연안 국가들이 공동으로 관리하게 되어 있다. 때문에 카스피해를 바다냐 호수로 보느냐에 따라 이해관계 첨예하게 대립된다. 카스피해는 37만 평방km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의 호수지만, 염분 농도가 바닷물과 비슷해 바다라 부르기도 한다. 카스피해를 호수라 주장하는 나라는 이란과 러시아다. 바다라 주장하는 나라는 카자흐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 아제르바이젠 등이다. 바다 깊은 곳에 매장된 석유 자원이 갈등의 원인이다. 러시아나 이란은 군사기지 구축을 위해 호수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사라져 가는 아랄해 - 1950년대 말부터 면회 생산량과 곡물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시르다리강과 아무다리강 유역에서 대규모 관개공사가 이뤄졌다. 이후 대량의 취수가 가능해 졌다. 하지만 강물이 줄어들면서 흘러드는 양도 줄어 현재는 과거의 10분의 1 수준으로 격감했다.* 바다보다 9배난 짠 사해 - 일반적으로 염분 농도가 가징 낮은 곳은 북극과 남극 주변이다. 녹은 얼음물 덕분이다. 염도가 높은 곳은 남북회귀선 주변 바다다. 흘러들어오는 담수가 적고 언제나 태양이 내려쬐여 증발하는 바닷불의 양도 엄청 나기 때문이다. 세계 평균 염도는 3.43%라고 한다. 1위가 홍해로 3.88%, 2위는 페르시아만 3.68%, 3위가 북해로 3.5%에 이른다. 우리 동해는 3.41%다. 사해는 31.5%로 보통 바다보다 약 9배에 이른다. 시리아-아프리카 단층과 요르단강 때문이라고 한다. 사해의 낮은 부분은 지중해보다 약 400msk 아래에 위치한다. 때문에 사해로 흘러들어온 물이 빠져 나가지 못한다. 요르단강은 하루에 염분 함유한 물 700만톤을 지중해에서 운반한다고 한다.◇ 광활한 지구, 비밀스런 지구* 대륙별 최고봉 - 유럽에선 몽블랑으로 4807m다. 아시아에선 에베레스트로 8848m. 태평양 지역에선 인도네시아 누기니섬에 있는 자야5030m, 북미에선 6194m의 매킨리봉이다. 남미에선 아르헨티나와 칠레 국경의 6960m 아콩카와, 오세아니아에선 호주 동남부 코지어스코로 2230m에 이른다. 아프리카에선 케냐와 탄자니아 국경 지역에 있는 킬리만자로(5895m)다.* 세계에서 가장 큰 아마존강 - 아마존강을 흐르는 물의 양은 전 세계 강물의 5분이 1이다. 물의 양이 세계 최대다. 하루 동안 흐르는 물의 양이 한강 1년치에 해당한다. 하구에서 400km 떨어진 바다까지도 강물의 영향으로 염분 농도가 낮을 정도다.* 에베레스트도 삼키는 태평양의 마리아나 해구 - 바다의 평균 깊이는 3730m로 백두산 2750m보다 높다. 전 세계 바다에서 가장 깊은 곳은 마리아나 해구다. 일본 오가사와라 제도 건너 남쪽으로 2600km 떨어진 것으로, 깊이가 11,034m에 이른다. 에베레스트 꼭대기도 감질 정도다.* 북극보다 추운 남극 - 겨울 기온이 북극은 영하 67도 정도까지 내려가는 반면 남극은 영하 89도까지 내려간다고 한다. 이 차이는 극지에 대륙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갖는다. 대륙이 없고 바다만 있는 북극은 온도가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 북극에는 해류까지 있어 온도가 유지된다. 반면에 남극은 기온이 잘 올라가고 잘 내려가는 육지로 되어 있다.* 다이아몬드 원광석 킴벌라이트 - 다이아몬드를 낳는 광석으로 불린다. 지하 깊은 곳에서부터 지충을 뚫고 파고 들어가 있는 파이프 상태의 검푸른 화성암이다. 아프리카 대륙에 다량 매장되어 있다. 한 해 전 세계 채굴량이 약 1억 캐럿인데, 80% 가량이 아프리카와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에서 나온다.◇ 나라 수 만큼 다양한 스토리 품은 유럽국가들* 이탈리아 사람은 없다? - 이탈리아 국적 가진 사람들 조차 자신을 시칠리아 사람, 로마 사람, 나폴리 사람 등으로 지칭한다. 도시국가로 발전하다 오래 다수의 독립국가로 분열되었던 탓이다. 이탈리아가 이탈리아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나라로 통일된 것은 1861년이다. 하지만 북부 사람들은 “로마보다 남쪽은 이탈리아가 아니다”라고 할 정도다.* 유럽의 외딴 러시아 섬 ‘칼리닌그라드’ - 발트해 연안, 리투아니아와 폴란드 사이에 본토와 분리된 러시아 영토 칼리닌그라드. 2차대전 후 발트 3국과 함께 소련 영토 편입되었었다. 비자 없이는 경유할 수 없는 EU 가입국들 사이에 끼어 있다. 주요 산업이던 조선과 수산업이 파탄 직전이다. 소련 붕괴로 외국인 입국 허용되면서 중앙아시아 난민들의 도피처로 가난의 수렁에 빠져 있다.* 영세중립국이지만 군대 있는 스위스 - 스위스는 주변 나라들 보다 막강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 직업 군인도 있고 강력한 징병제를 실시한다. 누구나 군대에 가야 한다. 비상시에는 24시간 내에 병사 동원령도 가능하다. 가정에서도 방공호 설치와 무기 탄약 비치가 의무화되어 있다.◇ 지리적 역사 때문에 생긴 분쟁과 갈등* 바다도 없는데 해군이 있는 볼리비아 - 볼리비아는 페루와 브라질,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칠레 등 4개 나라에 둘러싸인 내륙 국기다. 그런데 3500명의 해군이 있고, 페루와의 국경에 있는 티티카카호수에서 군사훈련도 한다. 1879년 남미 국가들 간 전쟁 발발 이후 칠레에 패하면서 이후 독립 때까지 국토의 약 60%를 잃는 과정에서 바다를 잃게 된 것이다.* 푸에리토리코는 미국 자치령 - 독립국이 아니라 미국의 자치령이다. 16세기 스페인 통치하에 있다가 1898년 미-스페인 전쟁으로 미국 영토가 되었다. 자치권은 있지만 외교와 방위에 관해선 여전히 미국 관리 하에 있다. 미 연방의회 하원에 상주 대표도 파견하지만 발언권은 있되 투표권은 없다. 스페인 통치 시대에 쿠바와 함께 독립운동 하던 역사상 이력 때문에 국기는 쿠바와 비슷하다. 조만간 미국의 51번째 주가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영연방 캐나다 내 프랑스 독립국? - 캐나다는 영국계가 59%로 가장 많다. 프랑스계 주민은 23% 정도에 불과하다. 언어도 영어와 프랑스가 공용어다. 하지만 프랑스계가 85%가 집중 거주하는 지역이 동부 퀘백주다. 캐나다에서 독립하자는 기운이 강해 두 차례나 주민투표를 한다. 1995년 투표에선 찬성 49.4%에 반대 50.6%가 나왔다. 퀘백주 내 남단부에 위치한 대도시 몬트리올은 오히려 퀘백에서 독립하겠다는 입장이기도 하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10-14 08:00 조진래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야마구치 슈

철학적 소양을 내 삶에, 그리고 조직의 내면으로 스며들게 할 방법은? 총평 일본의 컨설턴트 야마구치 슈가 쓴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라는 책은 최근 교보문고 등에서 큰 인기를 끈 베스트셀러다. 철학이나 인문서라기 보다는 어찌 보면 자기계발서에 가까운 장르다. 철학과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점점 높여가고 있는 현대인들이 한번 쯤은 음미해 볼 만한 원리들을 쉽지만, 무게감 있게 소개했다. 과거 철학자들의 주요 논리나 주장을 현대인들이 적용할 수 있도록 방법을 알려준다. 특히 대가를 많이 준다고 해서 확연히 성과가 배가되는 것이 아니라거나, 권력거리지수를 고려한 조직 내 평등문화 개선이 시급하고, 특히 창의력을 높일 수 있는 주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조직 리더의 역할이라는 주장 등은 기업 현실에서 채용할 만한 주장이다. 우리가 글을 쓰거나 대화를 나눌 때 널리 활용할 수 있는, 잘 몰랐던 상식 용어도 자주 등장해 도움을 준다.◇ 시기심 ‘르상티망’, 가면 ‘페르소나’* 르상티망(ressentiment) - 약한 입장에 있는 사람이 강자에게 품는 질투와 원한 증오 및 열등감이 뒤섞인 감정을 말한다. 한마디로 시기심이다. 저자는 우리가 갖고 있는 본래의 인식 능력과 판단 능력이 르상티망에 의해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현대인은 유독 평등에 민감한 감각을 갖고 있어 약간의 차이에도 르상티망을 품게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프란시스 베이컨의 수상록 - “부를 경멸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너무 신용하지 않는 게 좋다. 부를 얻을 가망이 없는 사람들이 부를 경멸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사람들이 부를 얻게 되면 그들만큼 상대하기 곤란한 사람은 없다.”* 가면 ‘페르소나’(persona) - 구스타프 융은 인격 가운데서 외부와 접촉하는 외적 인격을 페르소나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페르소나는 원래 고전국에서 배우가 사용하는 가면을 말한다. 융은 페르소나를 한 사람의 인간이 어떠한 모습을 밖으로 드러내는가에 관한, 개인과 사회적 집합체 사이에서 맺어자는 일종의 타협이라고 정의했다. 즉, 실제 자신의 모습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낸 가면이 페르소나라는 것이다.◇ 창의성을 원한다면 도전할 환경을 먼저 만들어 주어라* 창조성에는 도전 허용 풍토가 가장 중요 - 대가를 지급하기로 약속한 결과, 창조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오히려 저하된다고 한다. 예고된 대가가 인간의 창조적 문제 해결능력을 현저히 훼손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대가를 예고하면 이미 재미를 느껴 몰입해 있는 활동에 대한 자발적 동기가 저하된다는 것이다. 대가를 약속받으면 높은 성과물을 내려 최대한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적은 노력으로 가장 많은 대가를 얻기 위해 무엇이든 하게 된다는 것이다. 당근이 오히려 해악을 끼친다는 사실을 뜻한다. 결국 사람이 창조성을 발휘해 리스크를 무릅쓰고 나아가는 데는 당근도 채찍도 효과가 없으며, ‘자유로운 도전이 허용되는 풍토’가 무엇보다 필수라는 결론이다.* 타불라 라사(tabula rasa) - 라틴어로 ‘아무 것도 쓰여있지 않은 석판’이라는 뜻이다. 타불라는 태블릿(tablet), 즉 ‘판’이라는 단어의 어원이다. 존 로크는 ‘경험론’을 주창하면서 태어날 때 사람의 심성은 아무 것도 쓰여 있지 않은 석판, 즉 타불라 라사와 같다고 했다. 그는 데카르트의 ‘경험에 의지하지 않고 세상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는 주장과 플라톤의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전생에서 얻은 지식을 갖고 있다’는 주장을 모두 부정했다.◇ 자아실현을 이룬 사람들의 15가지 특징* 매슬로의 ‘자아실현 이룬 사람들 15개 공통적 특징’ - 매슬로는 욕구 5단계설(1단계 생리적 욕구, 2단계 안전의 욕구, 3단계 소속과 애정의 욕구, 4단계 존중의 욕구, 5단계 자아실현의 욕구)로 유명하다. 그는 자아실현을 이룬 이들의 공통점으로 다음을 지적했다. 1) 현실을 더욱 효과적으로 지각하고 쾌적한 관계를 유지한다. 2) 자연을 비롯한 자신과 타자의 약점 사악함 등도 수용한다. 3) 자발성 단순함, 자연스러움이 있다. 4) 과제 중심적이다. 5) 초월성을 갖췄다. 6) 자율성이 뛰어나다. 7) 언제나 새로운 인식을 한다. 8) 신비로운 경험과 최고의 체험을 지향한다. 9) 공동체 의식으로 충만하다. 10) 대인관계가 원만하다. 11) 민주적 성격구조를 가졌다. 12) 수단과 목적의 구별, 선악의 구별이 뚜렷하다. 13) 철학적이고 악의없는 유머 감각을 지녔다. 14) 창조성이 뛰어나다. 15) 문화에 편승하길 거부하고 스스로의 규제에 따른다.* 주체적 삶 ‘앙가주망’(engagement) - 대표적 실존주의 철학사상가 샤르트르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앙가주망 하라”고 답했다. 주체적으로 관계한 일에 참여한다는 뜻이다. 자신의 행동을 주체적으로 선택할 권리가 있으며, 이 세계에도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의 일생에서 우발 사건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까지 강조했다.◇ 탈출해야 할 ‘중독’과 ‘세뇌’. 그리고 회피* 도파민과 오피오이드 - 소셜미디어에 빠져 내용을 확인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상황의 행위를 ‘도파민의 조화’라고 지칭한다. 오랫동안 도파민은 쾌락 물질로 인식되어 왔다. 1958년 스웨덴 왕립과학원 아르비드 칼손과 과학자 닐스오케 할라르프가 발견한 물질이다. 하지만 사람에게 쾌락을 느끼게 하기 보다는 무언가를 추구하고 찾게 한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 결과 밝혀졌다. 최근 연구에서 쾌락 관여 물질은 오피오이드(opioid)로 알려졌다. 욕구계인 도파민이 특정 행동을 촉진시키는 반면, 쾌락계인 오피오이드는 만족을 느끼게 함으로써 추구 행동을 정지시킨다고 한다.* 세뇌(洗腦) - 영어로 Brain-washing을 중국어에선 세뇌로 직역한다. 6.25 전쟁 당시 포로수용소에서 시행된 사상 개조에 관해 미국 첩보기관CIA가 작성한 보고서에서 처음 소개되었다고 한다. 그후 저널리스트 에드워드 헌터가 중국 공산당의 세뇌 기업에 관해 쓴 저서로 널리 알려졌다. 전쟁 중 미국 포로 변사들이 너무 쉽게 중국 공산주의에 세뇌당하는 것을 의아하게 여겨 관찰한 결과, 중국은 포로들에게 무조건 공산주의를 주입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공산주의에도 좋은 점은 있다’는 간단한 메모를 적게 하고 그 포상으로 담배나 과자를 주었다. 이것만으로도 미군 포로는 공산주의로 돌았다고 한다.* 밀그램의 ‘아이히만 실험’ - 악한 행동을 하는 주체자의 책임소재가 애매하면 애매할수록, 사람은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자제심과 양심의 작용이 약해진다고 한다.* 권력거리지수 - 네덜란드 림뷔르흐 대학 조직인류학 연구자인 헤리르트 호프스테더는 전세계적으로 상사에게 반론할 때 느끼는 심리적 저항을 조사한 후 이를 수치화해 PDI(Power Distance Index)라 정의했다. 그는 권력거리를 각 국가의 제도와 조직에서 권력이 약한 구성원이, 권력이 불평등하게 분포되어 있는 상태를 얘기하고 받아들이는 정도로 정의했다. IBM의 의뢰를 받아 1967년부터 1973년까지 6년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 각 국 지사간 관리직과 부하 간의 업무 방법이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상당히 다르다는 점을 밝혀냈다. 프랑스가 권력거리 68로 가장 높고 일본이 54, 이탈리아 50, 캐나다 39, 구 서독과 영국이 각각 35를 기록했다. 수치가 높을수록 상사에게 이견을 제시하길 꺼려 하는 부하직원이 많다는 뜻이다. 상사에게 반대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조조와 마키아벨리를 바로 알아야* 조조는 왜 ‘난세의 간웅’으로 폄하되었나 - 후한 시대 관상가인 허자장(許子將)은 조조에 대해 “당신은 평화로운 세상에서는 대도둑이지만 난세에선 영웅이다”라고 평하면서 조조는 난세의 영웅으로 정형화되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 ‘더 나은 통치’를 위해선 비도덕적 행위도 허용된다고 마키아벨리는 강조했다. 그도 미움을 사고 권력기반을 위태롭게 하는 부도덕성은 어리석은 행위라고 질타했다. 리더에게 부도덕하라고 한 것이 아니라, 냉철한 합리자가 되라고 조언한 것일 뿐이라고 한다. 때때로 합리성과 도덕성이 부딪힐 때 합리를 우선으로 할 것을 강조한 것이다.* 막스 베버의 ‘카리스마’ #8211; 어떤 조직이나 집단을 지배하고자 할 때 그 지배의 정당성을 보증하는 요소는 정당성과 카리스마 합법성 이 셋밖에 없다고 주장. 카리스마는 비일상적인 타고난(천부적) 자질이라고 정의.* 소비에트-하버드 환상(soviet-harvard delusions) - 나심 탈레브가 저서 안티프래질에서 사용한 신조어다. 인간관계의 명석한 파악을 전제로 한 과학적 톱다운(조직 상층부에서 의사 결정을 해 하부조직으로 그 실행을 지시하는 관리방식) 사고법이야말로 시스템을 취약하게 하는 주범이라 그는 비난했다. 톱다운 방식으로 최적의 해법을 찾으려는 태도는 지적 오만이라는 것이다. 최적의 접근법으로 최적의 답을 찾기 보다는, 휴리스틱에 근거한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간 능력에는 별 차이가 없다?* 4~6월 생에 많은 인재들 ‘마태효과’ - 공부는 통계적으로 4~6월생이 잘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일본 프로야구와 축구에서도 4월과 5월생이 많다고 한다. 과학사회학의 창시자 로버트 킹 머튼은 “좋은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연구자는 뛰어난 연구실적을 올림으로써 한층 더 좋은 조건을 얻게 된다”며 ‘이익-우위성의 누적’ 매카니즘을 주창했다. 신약성서 마태복음에 나오는 ‘부유한 사람은 점점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 사람은 점점 더 가난해진다’는 문장을 차용해 마태효과로 명명되었다.* 리바이어던(Leviathan) - 영국 철학자인 토머스 홉스의 대표작이다. 사회계약이론을 확립하고 정치 철학의 기초를 구축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거대한 괴물의 이름이기도 하다. 그는 “인간의 능력은 큰 차이가 없다”면서 인간이 원하는 것은 희소하고 유한하다는 전제 하에 우리 사회는 필연적으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상태라고 파악했다. 희소한 것을 서로 빼앗기 위해 모두가 싸우는 ‘디스토피아’야 말로 세상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자유와 안전을 보장하는 유일한 방법으로 그는 개개인의 자유와 안전을 박탈 할 수 있는 권력을 갖는 거대한 권위체를 두고 그 권력으로 사회를 통제해야 한다고 믿었다. 이 권위체를 거대함과 두려움을 빗대어 ‘리바이어던’이라 명명했다. 거대 권력에 지배되는 질서 있는 사회가, 자유롭지만 무질서한 사회보다 낫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었다.* 반(反) 취약성 - 외부의 혼란이나 압력에 오히려 성과가 상승하는 성질을 말한다. ‘블랙 스완’을 쓴 레바논 출신의 미국 작가이자 인식론 연구자인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만든 신조어다. 반 취약성이 어감이 안좋다고 느껴서인지, 신조어로 안티프래질(anti-fragile)이라 명명해 크게 주목을 받았다. 혼란과 압력이 강해지면 성과가 저하되는 게 ‘취약성’이라면 이는 반대의 의미다. 내구력과 강건함을 초월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노이즈 마케팅도 안티프래질의 하나로 인식된다.* 휴리스틱(heuristic) - 엄밀한 분석에 의하기 보다는, 제한된 정보만으로 즉흥적이고 직관적으로 판단하고 선택하는 의사결정 방식을 말한다. ‘가용성 휴리스틱’은 우리를 즉시 이용가능한 정보로 이끄는 머릿속의 지름길이라고 한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10-13 11:09 조진래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탄핵은 무효다> 류여해 정준길

총평 최근 대한민국이 완전히 두쪽으로 갈라져 버렸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승기를 잡은 진보 진영이 집권에 성공하고 이어 ‘적폐 청산’을 기치로 보수 진영을 몰아치면서 결국 ‘조국 사태’를 맞았고, 물러설 수 없는 보수와 진보 양대 진영의 세 대결이 불을 뿜고 있다. 특기할 만한 사실은 최근 들어 부쩍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관한 비판 서적들이 속속 출간되고 있다는 점이다. 당시 수임했던 변호사들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현 정부의 실정(失政)을 질타하는 비판서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을 지냈던 헌법전문가 류여해 법무법인 ‘해’ 고문과 검찰 출신이자 ‘해’의 대표 변호사인 정준길 변호사가 내놓은 탄핵은 무효다라는 책이 주목을 끈다. 저자들의 성향 상 이 책은 다분히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부당성을 일관되게 주장한다. 다만, 그런 비판에 대비해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서도 절차상 문제점을 함께 비판하는 슬기로움을 보인다. 대통령 탄핵에 관한 사실상 첫 분석서라고 해도 될 정도로 법과 이론적 배경도 갖췄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저자들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유도된 탄핵’,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기획 탄핵’이라고 결론 짓는다. 검찰의 ‘정치적 수사’에 휘둘린 결과라고도 강변한다. 그러면서 이대로 가다간 문재인 대통령도 탄핵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한다. 어떤 한 진영의 논리에 얽매어 읽기 보다는(진보·반박파에는 분명 알레르기 돋는 책이지만), 우리가 몰랐고 채 인식하지 못하고 사실로 믿었던 것 들을 반추해 보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고민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베껴두면 도움 될 내용들 ◇ 노무현 탄핵은 유도 탄핵, 박근혜 탄핵은 기획 탄핵? * 2004년은 유도 탄핵, 2016년은 기획 탄핵 - 정치적으로 볼 때 진보파와의 입장에서 2004년 탄핵이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유도된 유도탄핵이었다면, 2016년 탄핵은 민주당 등 야권에 의해 기획된 기획탄핵이다. 보수파 입장에선 2004년 탄핵은 ‘하지 말았어야 할 탄핵’, 2016년 탄핵은 ‘가지 못하게 막았어야 할 탄핵’이었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 왜 탄핵이 무효인지 알아야 - 첫째, 탄핵소추 및 재판 과정에서 박 대통령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적법절차의 원칙’을 위반했다. 둘째, 헌법재판소가 불법적으로 검찰의 수사기록을 받아 이를 증거로 결정문을 채택하는 위법을 저질렀다. 셋째, 아무런 근거와 실체가 없는 공익실현의무 위반과 법 준수의지 미흡을 이유로 탄핵이 정당하다고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 덧붙여 박 대통령 탄핵의 핵심적인 세가지 원인(세월호 관련 무책임한 유언비어, JTBC의 추측성 태블릿 PC 관련 의혹 보도, 최순실을 위한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 설립 의혹) 등이 수사와 재판 등을 통해 진실이 확인되고 규명되면 더더욱 탄핵의 부당함이 입증될 것이라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박 대통령이 전두환·노태우보다 잘못했나?” - 박 대통령은 도합 30년이 넘는 형을 선고받았다. 재임 중 개인적으로 단 1원도 받지 않았는데 이런 중형을 받아야 하는가를 생각해 보자고 한다. 이 보다 더 큰 죄라고 할 내란죄와 거액의 불법 통치자금으로 처벌받은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보다 더 큰 형향을 받을 만큼 큰 잘못을 저질렀느냐며 항변한다. * 검찰 수사결과가 헌재 결정에 결정적 - 헌재가 인정한 박 대통령의 탄핵사유는 모두 검찰이 중간수사 결과 발표에서 박 대통령이 공범이라고 명시한 내용들이다. 그 증거들도 거의 대부분 검찰 수사 기록이다. 헌법재판소법 32조 단서에 반해 검찰로부터 공범의 수사기록을 받은 것은 직권 남용에 의한 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한다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노무현 탄핵과 박근혜 탄핵 모두 없었어야 할 역사* 대한민국에서의 ‘탄핵’ - 국회가 탄핵소추권을 갖고 독립기구인 헌법재판소가 재판을 담당한다. 제헌국회 이후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것은 총 16건인데, 1987년 헌법 개정 이후로 한정하면 14건이다. 이 가운데 국회에서 가결처리되어 헌재의 재판 대상이 되었던 것은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두 건뿐이다. 헌법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 탄핵에 신중할 것을 요구하며 국회 재적의원 3분이 2 찬성을 요구한다. 더불어 대통령도 기본적으로 자연인임을 인정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탄핵소추 과정에서 진술권 등 헌법과 법률에서 보장하는 적법절차의 원칙을 보장토록 하고 있다. 탄핵대상자의 절차적 권리와 기본권 보호에 방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신속한 재판 진행을 해야 하며, 다만 신속성을 내세워 대상자의 권리를 외면해선 절대 안된다고 규정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과정 - 대선 직전인 2002년 9월 국정감사에서 현대상선의 4000억원 대북 비밀송금 의혹이 제기된다. 김대중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이어 검찰도 대선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수사를 유보한다. 대선 후 2003년 1월 감사원은 이 자금 중 1760억원은 현대 운영자금으로 사용되고, 2240억원은 북한에 지원한 듯 하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한다. 2003년 2월19일 대북송금 특별법안이 국회 통과하는데 의외로 노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않고 통과시킨다. 이를 계기로 친DJ와 친노 진영이 세력 분열하는 계기가 된다. 이후 특검은 현대그룹이 5억 달러를 북한에 전달한 사실을 밝혀낸다. 노 대통령은 2003년 10월13일 국회에서 2004년 예산안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12월 중 재신임 국민투표 실시를 전격 제안한다. 12월 14일 4당 대표회동에서는 “불법대선자금 규모가 한나라당의 10분의 1을 넘으면 대통령 사퇴 뿐만아니라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발언한다. (나중에 특검 중간수사결과에 따르면 총 823억원 중 노무현 캠프 114억원 가량으로 10분의 1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남). 이튿날 노무현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발의된다. 그리고 이듬해 2월 24일 방송기자클럽 기자회견에서 노 대통령은 “국민들이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한다. 결국 노 대통령은 친 노 여론에 기대어 탄핵이라는 정치적 승부수로 야당을 유인해 성공한다.* 노무현-박근혜 모두 적법 탄핵소추 아니야 - 탄핵소추를 진행하면서 두 대통령에게 탄핵소추 사유를 정식으로 고지도 않고 의견 제출의 기회도 부여하지 않았다. 적법절차 원칙에 위배되며 대통령 사인으로서의 기본권을 중대하게 침해한 것이다. 따라서 두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각하되었어야 마땅했다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두 대통령 성실의무 위반 등도 탄핵 대상 아냐 - 직무집행과 관련된 부도덕이나 정치적 무능력, 정책 결정상의 과오 등은 탄핵소추 대상이 될 수 없다. 국회는 대통령의 불성실한 직책수행과 경솔한 국정운영으로 인한 정국의 혼란 및 경제파탄을 이유로 탄핵소추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그 직책을 성실히 수행하였는지 여부는 그 자체로 탄핵소추 사유 될 수 없음이다. 실제로 헌재서도 이 부분은 기각했다.◇ 미확인 오보들로 점철되었던 세월호 의혹들  * 눈덩이처럼 커졌던 세월호 의혹들 - 첫째, 세월호 합동분향소 조문 연출 의혹. 2014년 4월 29일 오전 9시에 박근혜 대통령이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나가다가 한 할머니에게 붙잡혀 잠시 얘기를 나누었는데 언론이 이를 ‘조문 연출’로 기정사실화해 보도했다. 청와대가 최초 보도매체인 CBS 노컷뉴스에 정정보도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걸었고, 2년 후 2016년 8월25일 대법원에서 정정보도 원심 확정 판결을 받아냈다. 둘째, 다이빙 벨 오보. JTBC가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라는 해양공사전문업체가 구조 독점을 위해 고의로 시신 수습을 지연했다”며 자칭 잠수사라는 강대영 씨의 일방적 주장을 내보냈다. 강씨는 잠수부도 아니었고 오보임이 뒤늦게 밝혀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JTBC에 징계 조치를 내렸다. 셋째, 세월호 당일 7시간 미스터리 보도. 올림머리 90분설(한겨레)부터 미용시술 위한 롯데호텔 방문설(선데이저널), 최태민 굿판설(SNS) 등등 셀 수 없이 많다. * 아직도 오해하는 국민들 - 첫째, 스포츠 재단은 최순실 사익을 위한 것? 헌재도 그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2015년 10월 리커창 중국 총리 방한을 앞두고 중국에 약속했던 부분을 이행하려고 안종범 등이 무리하게 추진하다 생긴 일임이 드러났다. 둘째, ‘국정농단’. 단어가 주는 부정적 이미지 탓에 사실보다 더 나쁘게 박 대통령이 평가됐다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최순실이 상당수 고위공직자들을 멋대로 임명하거나 해임하고, 거의 모든 국가기밀도 제한 없이 열람하고, 대통령이 최순실을 위해 미르재단 등을 설립해 사익을 챙기는 등 국정농단이라 부를 정도는 아니었다는 것이 실제 헌재의 판단이었다고 한다. 헌재 재판관 누구도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문제 삼은 바 없으며, 다만 박 대통령이 최순실의 사적인 부탁을 들어주었는지 여부 만이 관건이었을 뿐이라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국정농단 이미지를 키운 오보들 - 하나, ‘진짜 실세는 최순득(최순실 언니)’ 보도. 둘, ‘최순실 아들 청와대 근무’. 셋, ‘최순실, 대통령 전용기 수시 사용’, 넷째, ‘최순실, 청와대 관저에서 잤다’등등. 기타로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의 ‘최순실 재산 수조원’ 발언을 든다.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어도 “최순실도 자기 재산 얼마인지 모를 것”이라는 궤변으로 사과를 거부했다고 한다. * 미혼 여성 대통령에 대한 편견과 비하 - 저급하고 추악한 성적 상상력으로 이미지 추락시켜 사실로 믿게 만들었다. 정윤회와의 7시간 밀회설, 청와대 비아그라 구입설, 박 대통령 딸 출산설 등등. 시사IN 주진우 기자는 페이스북에 장시호가 박 대통령 딸이 맞다는 듯한 글을 올렸고, 표창원 의원은 국회 전시회에 박 대통령 나체 그림을 걸어놓고는 표현의 자유를 얘기하다가 논란이 일자 결국 당은 표 의원에게 6개월 당원 정치처분을 내렸다.  ◇ 정말 탄핵까지 되었어야 할 상황이었나* 탄핵 앞서 하야가 먼저 였던 상황 - 새누리당은 2016년 12월1일에 박근혜 대통령이 이듬해 4월 퇴진, 6월 조기 대통령 선거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비상시국 준비위원회가 12월4일에 갑자기 “여야 합의 불발시 9일 탄핵표결 참여”로 최종 입장을 바꾼다. 당시 촛불 민심도 박 대통령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었지 탄핵소추를 통해 강제적으로 대통령직에서 끌어내리려 한 것이 아니었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민주당 조차 박 대통령이 4월 하야를 약속하면 받아들이려던 상황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야 3당과 새누리당 일부 비박계 의원들이 정략적으로 탄핵소추를 추진했다는 얘기다. 대통령이 약속한 4월 하야와 실제 탄핵 결정된 2017년 3월10일까지는 불과 한달 차이였다.* 헌재의 박근혜 관련 기각 내용 - 첫째, 문체부 공무원 노태강과 진재수에 대해 문책성 인사를 하도록 지시해 최순실의 사익을 추구한 혐의. 둘째, 세계일보 사장 해임 등 관련한 언론자유 침해. 셋째, 세월호 사고 관련 생명권 보호의무 위반 등이다.* 형사소송규정을 준용하지 않아 위법 - 첫째, 무죄추정의 원칙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았다. 둘째, 검찰 수사기록 등 제출을 요구할 수 없다는 헌법재판소법 32조 위반이다. 송부받은 검찰의 기록을 통해 선입견을 갖고 판결했다. 셋째, 오로지 신속하게 진행하려고 했다. 박한철 당시 헌재소장이 이정미 재판관의 퇴임일인 2017년 3월13일 이전에 선고되어야 한다고 미리 선고일자를 지정하면서 박 대통령 측 신청 증인들이 불출석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 실제로 결정적 증인인 고영태가 증인출석을 회피했고,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이를 두둔까지 했다고 저자들은 비판한다. 넷째, 미르나 K스포츠재단 설립과 운영에 대한 부분 등 당초 탄핵소추의결서에 없는 내용을 탄핵결정문에 추가했다. 다섯째, 허술한 증거조사 절차. 국회 측이 제출한 물적 증거는 검찰 공소장과 관련 신문기사가 거의 전부였다. 형사소송법상 그 자체로 증거능력 없는 전문증거에 불과했다. 여섯째, 태블릿 보도의 진실성 확인이 미흡했다.  * 검찰 공소장과 똑같은 헌재 결정문 - 헌재는 검찰의 기소 내용으로 그대로 인용해 결정문을 발표했다. 1) 최순실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 2) 대통령이 직접 또는 경제수석비서관 통해 대기업 임원 등에게 미르와 K스포츠 출연을 요구. 3) 국정에 관한 문건 유출 지시 및 묵인. 그렇지만 검찰의 수사 기록이 헌재에 제출되지 않았다면, 같은 결론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저자들은 해석한다. 헌재가 법 32조를 위반하면서까지 무리하게 검찰 수사기록 받으려 하지 않았어도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한다. ◇ 검찰과 정치권의 전방위 압박* 노무현과 박근혜를 달리 본 검찰 - 대검중수부는 불법대선자금 중간수사 과정에서 남아있던 추가 의혹들(민주당 대선 경선자금 관련 수사, 열린우리당 창당자금 조달 관련수사, 당선사례비 조사, 특히 노 대통령이 안희정 등 100억원 넘는 불법대선 자금 수수 공범인지 여부 등)에 대해 노 대통령 임기 중이거나 임기 후에도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반면 박 대통령은 구속된 상태에서 수사와 재판 병행해 받던 중 2017년 10월13일 1심 구속기간 6개월에 3일을 앞둔 상태에서 롯데와 SK관련 뇌물혐의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케 해 구속기간을 최대 6개월 연장했다. 이 때 모든 변호인이 사퇴하고 재판 불출석을 선언하기에 이른다.* 특검의 의도적 무리수? - 특검은 거의 매일 정해진 시간에 수상 상황을 브리핑하면서 무리하게 박 대통령을 뇌물죄로 기소했다. 기소 근고로 묵시적 청탁, 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경제공동체, 기업들의 포괄적 현안 등 ‘상상력’에 근거한 개념을 만들어 냈다.* 헌재를 겁박한 정치인들 - 추미애 더민주 대표는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지 이틀 후인 2016년 12월11일 “헌법재판소가 2017년 1월 말까지 심판을 내리는 것이 촛불민심에 부응하는 길”이라며 헌재를 압박했다. 문재인 의원도 12월 16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탄핵이 기각되면 혁명 밖에 없다”며 독립기구인 헌재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역사에 ‘만약’이 있었다면 - 하나, 김무성이 옥새를 들고 나르지 않았다면? 둘, 세월호 승객 전원구조라는 오보가 없었다면? 셋, 최순실 게이트 초기 때 반성하는 태도로 국민들에게 솔직히 사과했었다면?. 넷, 촛불 민심대로 하야를 좀더 일찍 결정했었다면? (하지만 불행하게도 역사를 되돌릴 ‘만약’은 없다. 그 실패에서 제대로 배우는 것이 차선일 뿐…)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10-07 08:00 조진래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사주명리 인문학> 김동완

‘운명’에 그대로 갇혀 있을 것인가, 아니면 과감히 깨고 나갈 것인가  총평 저자 김동완은 조승우 주연의 영화 ‘명당’에 자문교수로 참여했다고 해 한때 화제가 되었던 사주명리학자이다. 그는 ‘운명학’이라는 학문을 정립하고자 노력해 왔다고 한다. 그 결과 운명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본인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결론을 내렸다. 저자는 특히 운명을 미리 알아보기 위해서 라기 보다는 앞으로 발전해 가기 위함을 목적으로 사주명리학을 배운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라고 권고한다. 이 책은 우리가 알고 활용하면 좋을 다양한 읽을거리들이 담겨 있다. 전문지식이 없는 기자로선 이해되지 않는 부문도 꽤 많지만, 알아서 도움 될 실용지식들은 베껴두어도 좋을 듯 싶다.◇ “운명은 움직이는 것” … 내가 몰랐던 장점을 찾아라* ‘장점’을 찾아주는 사주명리학 - 사람마다 자기 안에 존재하는 장점을 찾아내기 위한, 때문에 자기 노력을 요구하는 학문이 사주명리학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운명(運命)은 움직이는 것 - 운명이란 한자를 풀이하면 ‘목숨은 움직인다’는 뜻이다. 운명은 결코 타고난 삶을 그대로 살아간다는 뜻이 아니다. 운명학이란 타고난 운명을 알아보는 학문이 아니라, 인간 삶의 변화를 예측하는 학문인 것이다. 우리네 삶이 일정 부분 결정되어 있더라도 바꿀 수 있다고 말하는 학문이다. 반면에 숙명(宿命)은 날 때부터 정해진, 피할 수 없는 운명을 말한다.  * 동양오술(東洋五述) - 동양오술은 피흉추길(避凶趨吉)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흉한 일을 피하고 좋은 일로 나아간다는 뜻이다. 명(命) 복(卜) 의(醫) 상(相) 산(山)이 여기에 해당한다. 명은 타고난 기질과 특성이나 적성에 맞는 직업, 부모와 관계 등을 보는 학문이다. 복은 가까운 미래를 예측하는, 순간적인 결정과 판단을 요할 때 필요한 학문이다. 의는 타고난 운명을 후천적으로 바꾸고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힉문이다. 상은 사람의 눈에 보이는 형태나 색상 등을 분석하는 학문을 말한다. 사람을 분석하는 상에는 관상 수상 족상 체상 골상 홍채가 있으며, 이름을 분석하는 성명학도 이에 속한다. 산은 자연과 살아가야 할 터 등을 분석하는 학문으로 풍수학 등이 이에 포함된다.◇ 내 사주를 알아두면 좋은 일들* 사주 상 계절과 시간 - 목(木)은 봄이다. 양력 2월21일~5월10일(30~40%), 새벽 3시30분~아침 9시30분(15~20%) 생이 많다. 화(火)는 여름, 양력 5월11일~8월20일(30~40%), 오전 9시30분~오후 3시30분(15~20%)이다. 토(土)는 환절기로 구분이 어렵고, 시도 구분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금(金)은 가을, 양력 8월21일~11월10일(30~40%) 생으로, 오후 3시30분~오후 9시30분(15~20%)이 많다. 수(水)는 겨울로 양력 11월11일~2월20일(30~40%)이다. 오후 9시30분~새벽 3시30분(15~20%)가 많다고 한다.* 사주 상 성격 - 목(木)은 배려심이 깊고 인정 욕구와 명예욕이 강하다. 자유와 성장을 지향한다. 필요한 오행은 금과 토, 필요한 색상은 백색과 황색이다. 화(火)는 열정적이고 모험심이 강하다. 적극적으로 경험하려 하며 표현력이 뛰어나다. 필요한 오행은 수와 금이며, 필요한 색상은 흑색과 백색이다. 토(土)는 대인관계가 원만하며 융통성이 좋다. 필요 오행은 수와 목이며, 색상은 흑색과 청색이다. 그(金)은 원칙을 중시하는 완벽주의자다. 화와 목이 통하며 적색과 청색과 어울린다. 수(水)는 수리에 밝고 정보습득 및 암기에 강점이 있다. 사고력이 뛰어나고 창의적이다. 토와 화와 친하고 황색과 적색이 어울린다.* 연예인에 많은 ‘도화살’ - 동양에서 복숭아는 유토피아 신앙으로 사랑과 탄생을 상징한다. 중국에서는 미인을 도화유미(桃花柳眉)라 표현한다. 이팔청춘 처녀를 도요(桃夭)라 하기도 한다. 도화살은 인기살이기도 하다. 연예인이나 정치인들의 사주에 도화가 가득하다.* 사주 볼 때 32분을 더해야 - 한국 표준시는 일본 아카시 천문대 상공에 해가 수직으로 왔을 때를 정오로 삼는 동경 표준시를 따른다. 일본 천문대는 우리나라 기상대와 8도 차이가 난다. 동경과 차이나는 8도를 시간으로 계산하면 4*8=32분 차이다. 현재의 시간에서 32분을 빼야 정확한 우리의 한국 시간이 된다는 얘기다. 오후 1시부터 3시까지를 미(未)시라 하는데, 우리 시간으로 하면 1시32분부터 오후 3시32분까지가 정확한 미시인 셈이다.◇ 관상의 4가지 포인트 ‘눈 코 잎 귀’ * 관상가의 수준 차 - 관상 초보자는 얼굴의 이목구비와 크기, 조화를 본다. 하지만 전문가는 얼굴색을 보고, 대가는 마음을 읽는다고 한다.  해방 후 1960년대 초반에 국내에는 두명의 걸출한 관상가가 있었다. 백운학은 종로5가 보령약국 뒤 제일관 안채를 빌려 관상을 보았다. 우종학은 화신백화점 뒷골목 한옥에서 ‘운수우거처’라는 팻말 붙이고 활동했다. 백운학은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도우미로 유명했다.          * 인상학과 인상학 - 인상학에는 얼굴을 보는 관상학(觀相學), 손과 손금을 보는 수상학(手相學), 발과 발금을 보는 족상학(足相學), 얼굴 몸통 다리 등 전체를 보는 체상학(體相學), 뼈 형상을 보는 골상학(骨相學) 등이 있다. 관상학은 생김새와 주름 흉터 점 등을 살펴보는 형상법(形象法), 각 부문의 기색을 읽어내는 기색법(氣色法), 마음을 읽어내는 심상법(心相法) 등이 있다. 관상을 보기 시작한 것은 중국 최초의 국가인 하나라 시대로 본다. 요임금과 순임금이 인재를 뽑을 때 관상을 활용했다는 문헌도 있다. 관상학의 시조는 대체로 동주 시대 내사 벼슬을 지낸 숙복(叔服)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골상학을 근거로 길흉을 판단했다고 한다. * 당나귀 귀 - 관상학에서 당나귀 귀는 아주 좋은 귀다. 운동선수나 음악가 연예인 등 온몸으로 인기 받고 살아가는 사람에서 많이 발견된다고 한다. 연예인 중에는 이영애 채시라 김혜수 배용준 안성기 한석규 이정재 등이 해당한다고 한다. 운동선수로는 홍명보, 박찬호 등이 있다. 음악가로는 첼리스트 장한나가 대표적이라 한다.* 전택궁(田宅宮) - 눈썹과 눈 사이를 말한다. 넓게 잘 발달되어 있어야 일생이 편하다고 한다. 좁은 사람은 부모 운이 적다고 본다.     * 얼굴의 점 - 이마 양 옆의 점은 역마와 관련되어 있다고 한다. 턱 양 옆에 있는 점도 역마와 상관있다. 눈 썹 안의 점은 총명함을 상징한다. 귀에 있는 점도 마찬가지지만, 귀에 살이 별로 없으면 삶에 굴곡이 있다고 본다. 콧방울 점은 재물 운이며, 얼굴 한 가운데 관통하는 점은 인기운으로 본다. 눈 바로 밑의 점은 사건사고와 관련 있으니 반드시 빼야 한다고 권한다. ◇ 이름으로 풀어보는 운수* 수리성명학 - 성명의 한자를 획수로 풀어 운명을 감정하는 방법이다. 이격(성과 끝 이름자 획수의 합), 형격(성과 첫 이름자 획수의 합), 원격(이름자 획수의 합), 정격(전체 획수의 합)으로 나뉜다. 성명학에선 목숨 ‘수(壽)’자를 이름에 쓰면 단명할 수 있다며 피한다. 용 ‘龍’자도 별로 많이 쓰지 않는다고 한다.* 하루 500명이 개명 신청한 이유는? - 대법원 통계 따르면 2017년 한 해 본인의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개명을 신청한 사람이 무려 16만 2899명에 달했다고 한다. 하루 500명 꼴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많았다고 한다.         * ‘대구’의 한자 이름이 바뀐 사연 - 원래 대구(大丘)였다가 대구(大邱)로 바뀌었다. 공자의 이름 구(丘)자가 들어있기 때문이었단다. ‘성인휘(聖人諱)’의 대표적 사례로, 공자나 맹자 같은 성인의 이름을 피하는 것을 말한다. ‘국휘(國諱)’는 군주의 이름, ‘가휘(家諱)’는 집안 조상의 이름, 그리고 원휘(怨諱)는 원수지간의 이름을 피하는 것이다.* 사주를 보완하는 이름 - 이름은 사주에서 부족한 오행의 균형을 맞춰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 상생과 상극, 비화 - 오행성명학을 알려면 먼저 오행의 상생(相生)과 상극(相剋), 비화(比和)를 알아야 한다고 한다. 오행이란 ‘목화토수금’ 5가지 이름을 말한다. 목은 화를 생하고(나무는 나무를 땔감으로 삼아 태우고), 화는 토를 생하고(다 탄 것은 재가 되어 흙으로 돌아가고), 토는 금을 생하고(흙속에서 썩은 물체들이 바위가 되거나 보석이 되고), 금은 수를 생하고(바위 틈 속에서 물이 나오고), 수는 목을 생한다(물은 나무 양분이 된다). 반대로 목은 토를 극하고(나무는 흙 속의 양분을 빨아먹거나 산산들이 떠내려가지 못하게 뿌리를 내려 줌), 화는 금을 극하고(불은 금속을 녹여주고), 토는 수를 극하고(흙은 제방이 되어 물을 가두고), 금은 목을 극하고(금속은 도끼나 톱 등이 되어 나무를 자르고), 수는 화를 극한다(물은 불을 끈다).◇ 풍수 상 국회의사당은 여의도를 떠나야 * 혈(穴)을 찾는 학문, 풍수(風水) - 풍수학은 기원전 3세기경 한나라 때 풍수지리학자 청오가 쓴 ‘청오경’에서 시작되었다 한다. 묘터를 정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정리한 풍수지리학의 교과서라 할 수 있다. 풍수는 바람과 물인데, 바람은 기후와 풍토, 물은 물과 관계된 모든 것이다. 풍수에는 산 사람이 편하게 지낼 수 있는 명당의 터를 찾는 양택풍수, 묏자리 길흉을 점치는 음택풍수, 사람들이 집단으로 거주하기 좋은 터를 찾는 양기풍수 세가지가 있는데, 음택풍수만이 풍수의 전부인 양 오도되고 있다고 한다.       * 집 지을때 필요한 풍수 - 집 지을 때는 담과 같은 울타리 반드시 필요하다. 재산과 가족을 지키기 위함이다. 다만 담은 너무 높지 말아야 한다. 바람이 통할 수  없으면 음습해 지기 때문이다. 큰 나무가 너무 집 가까이 있는 것은 천기를 막을 수 있으니 피해야 한다. 현관이나 정문에 높은 계단도 피해야 행운이 들어올 수 있다고 한다. 대문과 현관문은 살풍(殺風)을 직접 받지 않게 일직선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수맥과 건강 - 수맥이 십자 모양으로 겹치는 장소에서 자는 사람이 수맥이 전혀 없는 곳에서 자는 사람에 비해 7배 이상 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미국 의료계 연구결과 있다고 한다. 수맥 위에 지은 러브호텔이나 여관에 머물면 남자의 경우 원활한 혈액 순환 덕분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화재와 풍수 - 1층을 좁게 하고 2층부터 넓게 짓는 것은 금한다. 건물 자체가 횃불 형상이라 항시 화재 위험성 내포한다는 이유에서다. 건물 이름에 불 화(火)자나 그와 비슷한 한자도 쓰지 말아야 한다. 대(大) 자나 태(太)자도 화자와 닮았다고 해 쓰지 말라고 권한다.           * 여의도를 떠나야 하는 국회의사당? - 여의도는 서울의 나성이자 자물통 역할을 한다. 풍수에서 물은 재물이자 소식과 정보를 뜻한다. 한강의 물이 여의도에서 총집결되어 나가니 재물이 모이는 곳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방송국과 증권거래소 등이 모여 있다. 하지만 국회가 여의도에 있으니 뇌물 혐의 등 끊이질 않는다고 한다. 국회를 한강 상류 쪽으로 옮겨야 한다는 게 풍수학자들의 견해다.◇ 로또를 꿈꾸려면 꾸어야 하는 꿈은?* 복권에 당첨되는 꿈 - 예쁜 여자가 웃어주는 꿈이나 대변이 넘치는 꿈, 개한테 물리는 꿈, 독사에 물려 피가 나는 꿈이 좋다고 한다. 상복입고 돌아다니는 꿈이나 통곡하는 꿈, 꽃 상여를 타는 꿈, 돌아가신 아버지가 나타나는 꿈, 새끼 밴 어미 돼지 꿈, 돼지에게 다리를 물리는 꿈, 잉어 꿈, 자신의 몸이 불타는 꿈, 목욕하면서 때가 새까맣게 나오는 꿈도 대박 꿈이라 한다. * 손 없는 날이란? - 우리 민속 신앙에 ‘손’은 날짜에 따라 동서남북 사람들이 가는 방향을 따라다니며 심술을 부는 귀신을 의미한다. 평소에는 땅에 내려와 있다가 음력 9, 10, 19, 20, 29, 30일에는 하늘로 올라간다고 한다. 그래서 손 없는 날이 이사나 결혼 등을 하기에 좋은 날로 자리잡았다. 윤달도 마찬가지다. 귀신이 열두달 근무를 하고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하늘로 올라가는 때다. 이 때 평소 귀신 때문에 하지 못했던 집수리나 이사, 이장, 수의 장만 등을 처리해 무병장수를 기원한다고 한다. * 58년 개띠가 무슨 죄? - 이들은 ‘무술’ 생이다. 명리학으로 보면 무술은 모두 토(土)다. 토는 고집을 상징한다. 활동적이고 적극적이며 고집이 셈을 의미한다. * 쌍춘년 - 봄이 두번 있는 해라는 뜻이다. 여기서 봄은 입춘을 의미한다. 음력을 기준으로 한 해에 입춘이 두번 있는 경우가 간혹 생기는데 2012, 2015, 2017, 2020, 2023년이 쌍춘년에 해당한다. 이 해에 결혼하면 백년해로한다고 한다. * 삼재(三災) - 인간에게 9년 주기로 돌아온다는 3가지 재난을 말한다. 천재(天災)와 지재(地災), 인재(人災)다. 삼재에 해당하는 해에는 3가지 재앙과 8가지 어려움이 닥친다고 한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10-06 10:51 조진래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팀 쿡> 애플의 새로운 상징

‘스티브 잡스의 애플’을 ‘팀 쿡의 애플’로 탈바꿈시킨 은둔의 경영자 총평 저자 린더 카니는 이른바 ‘애플 전문 저널리스트’이다. ‘컬트 오브 맥’의 편집장으로 20년간 애플을 취재해 왔다. 이 책 팀 쿡은 지난 여름에 발간된 책이라, 엄밀히 말해 신간은 아니다. 한지만 ‘신간 베껴읽기’ 중 인물에 관한 책이 부족하다는 지인들의 목소리에, 한참 전에 읽었던 이 책을 다시 꺼내 들었다. 팀 쿡은 ‘시대의 천재.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어 애플을 이끄는 수장이다. 당초 잡스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우려가 컸지만, 잡스가 왜 그를 선택했는지 알기에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혁신‘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잡스의 애플‘을 ’팀 쿡의 애플‘로 성공리에 탈바꿈시킨 것만 보아도 녹록치 않은 인물이다. ‘게이’임을 밝히면서도 오히려 “그래서 소수집단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자신 있게 얘기하는 남자, 애플을 세계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 기업으로 일군 경영인 팀 쿡. 우리가 미쳐 몰랐던 그의 진가를 이 책에서 알 수 있다.      베껴두면 도움 될 내용들 ◇ ‘기술의 잡스’ 뒤를 이은 ‘경영관리의 천재’ 팀 쿡 * 팀 쿡의 화려한 경력 - 그의 첫 직장은 IBM이었다. 높은 잠재력을 가진 인적 자원들을 ‘하이포(High Potential)’이라 칭했는데, 하이포 리스트에서도 상위 15명 중 1위였다. 잡스가 그를 데려온 이유기도 했다.* 잡스를 이은 팀 쿡의 사명은? - 팀 쿡의 좌우명은 “내가 왔을 때보다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놓고 세상을 떠나는 것”이다 쿡은 ‘잘 하면서도 동시에 선(善)을 행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격언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팀 쿡의 두 영웅 - 쿡은 자신의 영웅으로 마틴 루터 킹 목사와 로버트 F. 케네디 대통령을 든다. 목숨을 걸고 차별과 맞서 싸운 인물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사람들을 공정하게 대하는 것을 중요시한다. 자신이 ‘게이’로 성장했다는 점도 작용한 듯 하다.◇ ‘포스트 잡스’ 경쟁에서 살아남은 쿡  * 강력한 경쟁자 ‘미니 스티브’ 스콧 포스톨 - 스티브 잡스의 후계자가 거론될 때 조너선 아이브와 스콧 포스톨이 물망에 올랐었다. 디자인에 강한 조너선 아이브는 회사 경영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반면 포스톨은 iOS 소프트웨어 부문 수석 부사장을 맡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었다. 특히 아이폰의 소프트웨어 개발 책임까지 맡아 엄청난 성공을 이끌어 냈다. 잡스를 모방하려고 애써 잡스와 똑같은 은색 메르세데스 벤츠를 몰고 다닐 정도였다. 하지만 잡스의 선택은 팀 쿡이었다. * 사내정치를 이유로 포스톨을 쳐내다 - 쿡은 경쟁자였던 포스톨을 사퇴시켰다. 결정적 이유는 ‘지나친 사내정치’ 때문이었다. 쿡은 이렇게 직원들에게 말했다. “저는 사내정치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저는 정치행위를 경멸합니다. 회사라는 조직에는 그런 게 들어설 여지가 생겨선 안됩니다. 관료주위도 용인할 수 없습니다. 회사의 사내 정치나 사적인 아젠다에 발목 잡혀선 안된다는 것이 제 지론입니다.”* 팀 쿡 다음은 제프 윌리엄스? - 2015년 12월에 쿡은 운영팀에서 오랫동안 자신을 보좌했던 제프 윌리엄스를 COO로 승진시켰다. ‘팀 쿡의 팀 쿡’이란 애칭을 받던 인물이다. 둘 다 자전거 타기를 즐기고, 애플 밖에선 극도의 베일에 쌓인 삶을 영위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2011년 월터 아이작슨의 스티브 잡스 전기에는 한번도 이름이 나오지 않지만, 현재로선 차기 CEO로 이어질 가능성 가장 크다고 한다.◇ 팀 쿡이 만든 새로운 애플* 역사상 최초의 시가총액 1조 달러 기업 - 2018년 8월2일에 애플은 세계 역사상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한 회사가 되었다. 정오 직전에 주당 207.05달러를 찍었다. * 애플의 엄청난 현금 보유고 - 2010년 이래 4배 가량 증가해 2672억 달러에 달한다. 자기주식 취득과 배당금 등으로 2200억 달러를 쓰고도 이 만큼이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오직 정부만이 이 보다 많은 2710억 달러의 현금을 보유 중이다.* 애플의 제조·유통을 혁신한 쿡 - 잡스는 1998년 3월에 37세의 팀 쿡을 기본 연봉 40만 달러와 특별 보너스 50만 달러에 영입해서는 세계 전역의 사업 운영 부분 수석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제조와 유통을 총체적으로 정비하는 막중한 임무였다. 쿡은 수요를 예상해 제품을 제조한 후 쌓아두던 기존의 방식에서 과감히 탈피해, 주문이 접수된 후 제품을 만들어 곧바로 유통시키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델이 이 방식으로 컴퓨터 유통부분에서 혁신 이룬 것을 벤치마킹한 것인데. 이것이 큰 성공을 거두었다. 가능한 모든 부분을 아웃소싱함으로써 재고 누적 문제 등을 깔끔하게 해결했다. 잡스가 조잡한 디자인을 경멸했다면, 쿡은 과도한 재고를 증오했다.* 자선활동 확대 - 쿡이 CEO로 결정한 첫번째 큰 변화는 취임 5개월만인 2012년 1월에 취한 ‘애플의 자선활동 확대’ 조치였다. 잡스 때는 전혀 인색했던 자선활동이었다. 임직원이 기부하는 금액과 동일한 금액을 1인당 연간 최대 1만 달러까지 회사가 추가 기부하는 자선 매칭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잡스가 치료받았던 스탠퍼드대학병원에도 5000만 달러를 기부했다. * 근로자 차별 엄금 - 폭스콘 공장의 노동 착취 보도 직후 쿡은 전 세계 노동 착취 공장을 척결하기 위해 활동하는 워싱턴 기반의 공정노동협회(FLA)와 고용계약 맺었다. 그리고 중국 선전과 청두의 폭스콘 공장에 대한 감사 임무를 부과했다. “근로자를 돌보지 않는 공급업체는 어떤 곳이든 애플과 게약 해지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사람 냄새 나는 쿡* 사과할 줄 아는 쿡 - 잡스는 생전에 절대로 사과 안하기로 유명했다. 하지만 쿡은 포스톨이 iOS 소프트웨어로 두번 연속 큰 실수를 저지르자 유저들에게 공개 사과했다. 스티브 잡스가 살아있었다면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며 ‘굴욕’이라는 비판도 있었으나, 덕분에 애플에 대한 이미지는 크게 개선되었다. 중국에 진출했을 때도 결함이 있는 제품을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새것으로 교체해 줌으로써 문제를 책임지고 사과할 줄 아는 자세를 보여주었다.* 게이 임을 공개하다 - 그는 블룸버그에 ‘팀 쿡이 거리낌없이 밝힙니다’는 제목의 글을 기고하면서 자신이 게이 임을 처음 밝혔다. 그는 “저는 게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신이 제게 준 가장 큰 선물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자신 있게 커밍 아웃했다. 자신이 게이였기에 소수집단의 의미를 깊이 이해하고 그들의 고충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 고객 우선 원칙 알린 ‘샌버나디노 사건’ - 2015년 12월에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샌버나디노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사이드 파룩. 치안판사가 애플에 그의 아이폰을 열 수 있는 특별한 소프트웨어 제작해 FBI 수사를 도우라고 했다. 하지만 쿡은 고객들에게 고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판사의 결정에 애플이 반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며 판사의 요구를 거부했다. 고객 보호를 중시하는 이미지가 확실히 각인되었다. ◇ 팀 쿡이 중시하는 가치들* 중국 시장 진출 -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 집중해 우위를 확보하는 전략을 애플도 추구했다. 쿡의 지휘 아래 애풀은 중국 투자를 대폭 늘렸다. 결국 2013년 12월에 애플은 차이나모바일과 유통계약을 체결하고 한달 뒤 아이폰 5S와 아이폰5C 판매를 시작했다.* 조기 코딩 교육 강조 - 대학에서 코딩을 배운 쿡은, 기회만 되면 아이들에게 컴퓨터 프로그래밍 가르쳐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외국어 보다 코딩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딩은 글로벌 언어라며, 이를 통해 70억명과 대화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코딩은 가장 중요한 제2의 언어이자 유일한 글로벌 언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조기교육에 대한 남다른 투자 - 2014년 오바마 정부의 커넥티드 프로그램에 애플은 1억 달러를 쾌척했다. 미국 전역의 K-12 교실에 100% 광대역을 연결하는 100억 달러 규모 프로젝트였다. 코딩교육 이니셔티브도 회사 차원에서 출범시켰다.◇ 미래산업에 도전하는 애플과 쿡 * 프로젝트 ‘타이탄’ - 애플이 비밀리에 추진하던 자율주행차 개발 프로젝트 이름이다. 팀 쿡이 지휘하는 일급비밀이었으나 2015년 자동차 배터리업체인 A123시스템스에 “인력 빼가기”라며 고소당하면서 알려졌다. 2017년 1월 애플은 캘리포니아 정부로부터 자율주행차 공동도로 주행 테스트 허가를 받았다. 그해 6월에 팀 쿡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이 자율주행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처음 확인해 주었다. 2018년 들어 애플은 차량 수를 소폭 늘렸고 현재는 45대 정도의 렉서스 SUV를 테스트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 너무 급히 서둔 타이탄 프로젝트 - 2014년에 쿡은 타이탄 프로젝트를 승인하면서 포드자동차 엔지니어 출신의 애플 제품 디자인 담당 부사장이던 스티브 자데스키에 총괄 책임을 맡겼다. 잡스 때는 부정적이었으나 쿡이 추진한 것이다. 최대 1000명까지 인원을 비밀스럽게 영입하라는 허가를 내줬으나 외부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테슬러 인재에도 눈독을 들여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로부터 “저들이 우리가 해고하는 친구들을 죄다 모으고 있다”며 ‘테슬라의 폐기장’이라 조롱받기도 했다. 2016년 자데스키가 개인적인 사유로 애플을 떠나면서 2017년 7월부터는 맥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 부사정이던 밥 맨스필드가 넘겨 받았다. 결과적으로 쿡은 애플과 같은 기능 위주의 조직에서 기본을 망각하는 실수를 범했다. 너무 많은 수의 외부인을 너무 급히 끌어들이다 유기적인 조화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 애플이 AI에서 뒤지는 이유 - 페이스북이나 구글은 고객들에게 점점 더 많은 데이터를 고용하도록 독려하는 작업에 의존하며 사업을 전개해 왔다. 하지만 애풀은 반대의 길을 택했다. 애플이 유저의 개인 데이터를 모으고 활용해야 하는 AI와 여타 기술에서 뒤지는 이유다. 고객 프라이버시에 대한 보안 강화도 한 원인이다. 팀 쿡이 풀어가야 할 과제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10-05 08:00 조진래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사이버 전쟁의 끝 <퍼펙트 웨폰>

총평 저자 데이비드 E 생어는 뉴욕타임즈(NT) 기자다. 오랜 동안 미국의 국방과 외교분야를 취재해 온 그는 특히 미국과 러시아, 북한 등 이른바 갈등 국가들에서 일어나고 있는 핵과 사이버 전쟁의 내막을 파헤쳐 왔다. 저자의 결론은 사이버 무기야 말로 핵무기에 버금가는 위력을 가졌으며, 그 파괴력과 위험성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가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사이버 전쟁은, 핵 전쟁과 재래식 전쟁 달리 피 흘리지 않으면서 우리 일상의 모든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인류에게 더 위협적이라고 저자는 경고한다. 우쿠라이나에 감행되었던 러시아의 대규모 해킹 도발이 그 대표적 예이다. 북한의 사이버 위협도 경고한다. 전기와 통신이 끊기고, 금융거래가 차단되고, 우리 개인인의 정보가 낱낱이 공개되는 전방위적 도발에서 우리는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고 우려한다. 저자는 사이버 무기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지만, 문제는 각 국의 협조 없이 가능 하겠느냐는 의문은 그대로 남는다. 베껴두면 도움 될 내용들 ◇ 미국 “사이버 도발에는 핵으로라도 선제적으로 맞서야”* 짐 매티스 국방의 건의서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고 1년 후 쯤 매티스 국방장관은 “사이버 무기로 전력망과 통신망, 수도 시설 등 미국의 핵심 기반시설을 위협하는 나라들에게 국가 안보 차원에서 핵무기로 대응하는 방안까지 고려할 것을 경고해야 한다”는 내용의 건의서를 제출했다. 미국의 고민은 자국의 사이버 능력이 더 이상 그들에 압도적으로 앞서있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과 맞먹는 기술을 보유하게 되었고, 이란과 북한도 곧 따라잡을 것이라 우려를 반영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그는 이제라도 무기 통제를 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러시아를 겨냥한 펜타곤의 신 안보전략 - 펜타곤은 소규모 사이버 전투가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시대에 발맞춘 ‘신 안보전략’을 발표했다. 미국에 대한 공격이 감지되는 순간, 아군 방어벽이 뚫려 치명적인 피해를 입기 전에 적의 컴퓨터 서버를 공격해 적의 계획을 무력화시킨다는 게 전략의 핵심이었다. 2018년 초에 미 연방정부는 러시아 해커들이 수도 전기 가스 회사와 원자력발전소와 전력망에 웜(worm)을 심어 놓았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을 향한 러시아의 3단계 사이버 공격 - 러시아는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에 3가지 원칙을 공유하고 있다. 첫째, 미국의 수도 및 전력 시스템만이 아니라 원전 시설까지 악성코드를 심어둔다. 둘째, 민주당 전국위원회를 공격한다. 셋째, 미국 혁신의 심장부인 실리콘밸리를 정조준한다.* 시퍼넷(SIPRNet) - 미국 국방부 보안인터넷망을 말한다. 오바마 후보가 대통령 당선 직전인 2008년 어느 가을날, 시퍼넷은 펜타곤의 비밀 네트워크 안에 러시아 해커들이 들어와 있는 것을 적발했다. 국방부 네트워크 방어벽이 뚫린 것이다. 국방부로선 처음 경험이었다.◇ 내부고발자 스노든의 폭로 “미국이 시민, 심지어 독일 메르켈 총리까지 도청했다”* 웹 크롤러 - 100달러도 안되는 상업 스프트웨어 제품이다. 일종의 ‘디지털 룸바’라고 할 수 있다. 마치 로봇 청소기 룸바가 부엌에서 거실로 침실로 이동하며 먼지를 빨아들이듯 컴퓨터 네트워크 안을 헤짚고 다니면서 문서마다 들어 있는 링크를 따라갈 수 있고, 찾아낸 문서를 모조리 복사하게끔 프로그램될 수도 있게 만들어졌다. 2013년 봄 국가안보국 네트워크에 이 웹 크롤러가 깔렸고 당사자는 컨설팅 업체 부즈앨런해밀턴의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었다.* 내부고발자 ‘스노든’의 폭로 - 스노든은 “정보국의 비밀 프로그램이, 미국 공격을 준비하는 테러리스트들을 찾아낸다는 명분으로 외국인만이 아니라 미국 시민들까지 감시해 왔다”고 폭로했다. 심지어 독일 메르켈 총리 개인 휴대전화까지 계속 도청한 사실이 밝혀져 외교적 물의를 일으켰다.* 샷 자이언트(Shot-giant) - 부시 정부가 승인한 비밀 프로그램. 중국의 산업 중심지 선전의 철통 보안을 갖춘 화웨이 본사 깊숙이 침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중국은 다른 나라들 전부를 합친 것보다 사이버 첩보활동을 더 많이 하는 나라라는 게 미국의 인식이다. 화웨이에 백 도어 장치가 깔려 있어 미국의 모든 기밀이 노출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불가근 불가원’ 미국정부와 실리콘기업들* 미국 정부와 IT기업의 ‘공생’ - 진짜 아이러니는 마이크로스프트 IBM ATT 같은 테크 회사들이 국가안보국이 그들의 네트워크에 침입하고 간섭하는 행위에는 거세게 저항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엄청난 수익이 걸린 정보공동체 데이터 운영권을 얻어내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는 점이다.* 끝까지 버틴 애플의 팀 쿡 - 미국 정부의 백도어 오픈 요청에 팀 쿡은 끝까지 반대했다. “아파트 열쇠나 트렁트 열쇠는 아파트나 차량 소유주의 것이지, 그것을 만든 회사의 것이 아니다’라는 논리로, 오바마 정부와 맞섰다. 2014년 9월 쿠퍼티노에서 아이폰6 출시를 알리는 행사가 있었는데, 이 때 애플은 ‘포스트스노든 시대의 휴대폰’이라는 한마디로 완벽한 선전 효과를 거두었다. 사용자 코드 없이는 정보에 접근할 다른 방법이 없다고 애플은 주장했다. 애플의 기술 안내 책자에는 ‘알파벳 대소문자와 숫자를 조합해 여섯 자리 암호를 만드는 경우의 수를 정부가 다 시도해 보려면 5년 반은 걸릴 것’이라고 적혀 있다. 정부와 맞서 이긴 애플의 자신감이다. 결국 미국 연방수사국은 모종의 기업(이스라엘로 추정됨)에 최소 130만 달러를 지불하고 해킹을 부탁했다고 한다.* 사이버 공격 협조 불가 합의 - 2018년 봄에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인텔을 포함한 36개 기업이 최소한의 핵심 원칙에 동의하는 서명을 했다. ‘국적을 불문하고, 무고한 시민과 기업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려는 어떤 정부도(미국 포함) 돕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기업들은 또 공격 동기가 범죄적이든 지정학적이든 상관없이, 그런 공격을 받는 나라는 어느 나라든 돕기로 다짐했다.◇ 사이버 테러 요주의국, 중국과 이란* 이란의 대미(對美) 사이버 부대 - 2010년 여름에 이란은 미국의 사이버사령부에 대적할 사이버 부대 창설을 발표했다. 이란 해커들은 미국의 50여개 금융회사를 표적으로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제이피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캐피탈원, 뉴욕증권거래소 등이 주 표적이다. 이란은 2012년에는 사우디를 공격해 아람코의 컴퓨터 3만대와 서버 1만대를 헤짚고 다니며 와이퍼 바이러스를 퍼트렸다. 원유를 세계 각지로 실어 보내는 대규모 원유 하역장과 통신장치도 두절케 했다. 이 메일과 전화도 공격했다.* 구글이 중국에 정보 제공? - 2009년 12월에 구글의 최고 경영자들은 중국 해커들이 미국 내 구글 시스템 속에 깊이 침투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일명 ‘오로라 작전’이라고 해, 구글 검색 엔진 소스코드만 찾은 것이 아니라 중국 인권 운동가의 비메일 계정이나 미국과 유럽 지지자들의 지메일 계정까지 뚫고 들어가려 했다. 중국 국가안전부가 미국의 정보 작전까지 구글을 통해 꿰뚫고 있었다는 의심도 나올 정도로 비상이었다. 중국 입장에선 국내에 ‘바이두’라는 완벽한 구글 짝퉁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구글을 중국에서 내칠 계획도 갖고 있었다.* 웨스팅하우스 원자력 자료까지 빼간 중국 - 피츠버그에 본부를 둔 원자력발전 회사 웨스팅하우스는 2010년에 중국에서 4곳의 최첨단 원전 건설 중에 원자로 설계도 포함한 일부 특허 자료를 유출당했다. 중국 경쟁업체들은 수억 달러의 연구개발비를 쓰지 않고도 원전 기술을 얻어낼 수 있었다.◇ 경계해야 할 북한의 사이버 테러 공격* 북한의 사이버 테러 - 김정은 지시하에 북한은 6000명 이상의 인원으로 고성된 해커 군단을 양성하고 있다. 김정은은 “사이버 전력은 핵무기 및 미사일과 더불어 우리 군의 가차 없는 공격력을 보장하는 다목적 무기”라고 단언했었다. 중국을 거점 삼아 활동하던 북한의 해커들은 2013년 3월에 한국의 은행 3곳과 방송국 2곳을 대상으로 이란과 매우 유사한 사이버 공격 감행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 이란의 지원을 받았을 것이란 의심이 나왔다.* 금융기관 공략하는 북한의 의도는? - 북한 해킹 팀은 2016년에는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에서 10억 달러를 훔치려다 ‘파운데이션’이라는 단어를 ‘판데이션’으로 잘못 쓰는 바람에 적달되어 미수에 그친 적이 있다. 그래도 8100만 달러를 인출한 이후였다. 같은 해 2월에 북한은 폴란드의 금융당국 웹사이트에 침투해 그 사이트를 방문한 베네수엘라 에스토니아 칠레 브라질 멕시코 중앙은행들을 바이러스에 감염시키기도 했다. 나중에 이들 은행에 침투하는 데 용이하기 위해 밑밥을 깔아둔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워너크라이 - 북한 해커들이 국가안보국의 도구를 새로운 형태의 렌섬웨어로 결합시킨 바이러스를 말한다. 이 바이러스에 걸리면 일단 컴퓨터가 잠긴다. 전자 열쇠를 구매하지 않고는 데이터에 접근이 불가능하다. 사용하려면 300달러를 내라는 요구가 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에서 ‘사이버 테러’ 교훈 찾아야* 핵무기 포기로 러시아에 포위된 우크라이나 -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손아귀에 있다는 게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생각이다. 실제로 1994년 우크라이나가 소련 시절부터 배치되어 있던 핵무기를 자발적으로 포기한 이후, 사실상 우크라이나의 운명은 결정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크리스마스에 우크라이나가 당한 공격은 몇시간 동안 22만5000가구 전기가 나가는 수준이었다. 포로센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두달 동안 6500건의 서이버 공격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다섯개의 눈 -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5개국의 정보당국 책임자 모임을 지칭한다. 자신들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영어권 동맹의 마지막 흔적으로 남은 앨리트 클럽이라고 자평한다. 2018년 7월에 노바스코사의 한 리조트에서 다섯개의 눈 정보국 수장들이 만찬을 가진 적이 있다. 당시에는 중국이 서방 전산망을 장악하는 것을 막을 방법이 과연 있기는 한 것인가가 최대 관심사였다.* 발사의 왼편(left of launch) - 상대방이 미사일을 쏘기 전에 선제적으로 발사를 막는 전략이다. 이라크 전쟁 당시에 도로변에 설치된 폭탄을 미리 찾아 제거하려는 노력을 ‘폭발의 왼편’(left of bomb)이라 부른데서 유래했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10-04 08:00 조진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