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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 신간(新刊) 베껴읽기] <언카피어블> 짐 매켈비

저자는 ‘스퀘어’라는 결제 앱 스타트업의 창업자다. 트위터를 만든 잭 도시와 함께 스퀘어를 만들었지만 뒤늦게 뛰어든 ‘제왕적 기업’ 아마존의 파상 공세에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저자는 ‘혁신 쌓기’라는 스퀘어 만의 전략으로 아마존의 도전을 뿌리치고 아마존을 군말 없이 시장에서 철수하게 만들었다. 지금은 ‘세계 최고의 핀테크 기업’이라는 극찬과 함께 독보적인 사업 영역을 지켜가고 있다. 저자는 “기업가는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아니다”라며 기업가의 진정한 능력이란 모방에서 발견을 이뤄내고, 하나하나의 선택에 최선을 다하면서 혁신에 대한 실천 의지를 계속 확인해 가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기업가’의 진정한 의미 -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는 기업가를 혁신가이자 ‘길들이지 않은 정신(wild spirits)’이라고 표현했다. 지금껏 누구도 해 본적이 없는 일을 시도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저자 역시 기업가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반란자’나 ‘탐험가’ 같은 단어를 떠올리라고 말한다. 돈이나 상식 이상의 것에 의해 움직이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다. 그러면서 그는 사업가와 기업가를 구분한다. 성벽 안에 머무는 사람은 이성적인 사업가지만, 익숙한 세계를 떠나는 사람은 기업가라며 “우리에게 미래를 가져오는 것은 그런 ‘정신 나간 기업가들’”이라고 말한다. 기업가들은 우리에게 해결할 힘과 용기가 있음에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완벽한 문제‘라고 파악하고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 “아이폰에 결제기능을 붙이자” - 저자는 천재 고등학생인 잭 도시를 만나 여러 가지 사업 아이템을 연구한다. 그 과정에서 6년 후에 나올 ‘트위터’ 아이디어도 나왔다고 한다. 그러다 너무 복잡한 신용카드 결제 방법 때문에 답답한 일을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결제산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 아이폰이 나온 후에 이 기기로 신용카드도 결제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미치게 된다. 신용카드 회사들이 대형 가맹점에는 1달러당 0.04센트를 받는 반면 소형 가맹점에는 그보다 45배나 높은 1.8센트나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는 곧바로 창업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아이폰에 붙일 작은 카드 리더기를 개발한 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520만 영세사업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업은 우리들 뿐”이라고 설득해 투자를 이끌어 낸다.* 의욕적인 출발, 그러나 높은 현실의 벽 - 스타트업 창업을 시작했지만 자신의 사업모델로는 신용카드를 긁을 때마다 모두 17개 법 조항 또는 규제를 어기게 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정작 카드 리더기를 아이폰에 연결하는 방식에는 리스크가 따랐다. 어떤 하드웨어든 아이폰에 연결하려면 애플의 충전 포트와 일치시켜야 했기에 일일이 사용허가를 받아야 했다. 대담하게도 저자는 스티브 잡스를 만나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하지만 잡스의 건강이 악화되는 바람에 성사되지 못했다. 카드 리더기의 디자인이 더 중요하냐, 기능성이 더 중하냐를 놓고 내부에서도 논란이 거셌다. 결과적으로 기능성을 일부 희생시키면서 초소형의 디자인을 성사시킴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게 된다. 은행 파트너 잡기에 나서 아멕스를 포섭하는데 까지는 성공했으나 마스터카드와 비자를 설득하지 못했다. 망하는 것은 시간문제였지만 특유의 혁신쌓기 전략으로 이마저도 이뤄낸다.* ‘스퀘어’ 이름이 주는 신뢰감 - 공동창업자 잭 도시는 트위터의 이름을 지으면서, 새 메시지가 도착해 휴대전화가 울릴 때 마다 사람들이 움찔한다는 점에 착안해 ‘트위치(twich)’라는 이름을 골랐다. ‘씰룩거리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어쩐지 신경성 장애를 연상시킨다고 해 주저하다 나중에 사전에서 ‘트위터’라는 단어를 찾아내 최종 네이밍을 확정했다. 잭은 이번에도 사전에서 스퀴럴(squrrel)을 찾은 후 결국 스케어(square)라는 이름을 선택했다. 스퀘어라는 단어는 명사로는 긍정적이고 모범생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동사로는 스퀘어 업(square up)이 ‘빚을 청산하다’ 혹은 ‘무언가를 공정하게 만들다’를 뜻해, 창업자들의 사업 목적과 일치하는 좋은 뜻을 가졌다고 판단했다. 기존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에서 배제당한 영세상인들을 위해 신용카드 세계를 공정하게 바로잡겠다는 것이 이들의 꿈이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되니까” - 이들의 혁신 전략은 단순했다. ‘제품은 세련되고 단순하게, 수수료는 누구에나 똑같이’ 였다. 여기에 무료 가입 서비스를 얹어 주었고, 리더기를 제작비용 1달러 미만으로 가능케 해 공짜로 나눠주었다. 의무 약정을 없애 다른 업체들처럼 3년짜리 계약으로 묶지 않았다. 수수료율은 2.75%로 4%가 넘는 기존 업체의 3분의 2 수준이었다. 쉬운 사용법으로 고객이 따로 연락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도록 했다. 혁신을 계속 몰아 부쳐 신용카드 역사상 가장 빠른 대금 지급 시스템을 구축해 상인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했다. 모든 가입 절차를 온라인으로 가능케 했다. 범죄 사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리스크 헷징 방안을 적용해 각종 금융범죄에서 자유롭게 했다. 덕분에 일체 광고를 하지 않았음에도 입소문을 타고 가입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스퀘어 내부에선 초기부터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말이 광신도 집단의 기도 소리처럼 만연했다. 등록 절차를 쉽게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 소프트웨어를 단순하게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 고객 서비스 비용을 낮추지 않으면 안된다 등등 새로움을 창조하기 위한 혁신 노력이 지속된 것이다.* ‘포식자’ 아마존의 공격을 막아내다 - 스퀘어는 처음 3년 동안 매주 평균 10%씩 결제 건수가 증가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자 아마존이 이 시장에 눈독을 들였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저자에게 ‘잘린 말 머리’를 보내 선전포고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스퀘어보다 디자인이 뛰어난 리더기 ‘레지스터’를 만들어 30% 낮은 가격에 실시간 고객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아마존은 스퀘어보다 낮은 1.95%의 수수료율로 공격을 해 왔다. 저자의 표현대로 ‘지구상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기업’이 전방위 공격을 해 온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스케어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기존 정책이나 서비스와 다른 것을 하지 않았다. 결국 2015년 헬로윈 때 아마존은 레지스터의 판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깔끔하게 시장에서 퇴장했다. 저자는 아마존의 공격에서 스퀘어가 살아남은 비결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마침내 답을 찾아냈다. 스퀘어가 왜 다른지가 아니라, 나머지 기업들이 왜 똑같은 지를.”* 성공을 불러주는 타이밍 “바로 지금” - 저자는 기업가의 성공에 ‘타이밍’이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한다. 선택이 옳았는데 타이밍을 잘못 잡아 성공하지 못한 사례들을 언급하며, 대개는 ‘바로 지금’이 정답이라고 말한다. 그는 존경하는 뱅크 오브 이탈리아의 창업자 지아니니의 “나는 내가 옳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에게 정당화가 된다면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한다”는 어록을 언급하며, 불확실함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기업가들의 의지의 태도에 경외감을 보인다. 그는 “변화와 혁신은 점점 빠른 속도로 끊임없이 일어난다”며 “변화의 속도에 익숙해지면 이미 뒤처진 것”이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예상치 못한 요소가 갑자기 등장할 때 나머지 모든 것의 준비가 끝나 있어야 한다며 미리미리 준비할 것을 주문한다. 고객을 기다리지 않게 하는 것, 그것이 실제 스퀘어가 아마존의 파상적인 공세를 이겨낸 비결이기도 했다. 고객을 기다리게 하면 시장을 잃게 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싸움의 기술 - 저자는 스퀘어가 이미존의 공격을 이겨낸 비결로 “스퀘어 만의 혁신 쌓기 기술이 주효했다”고 말한다. 경쟁업체들이 스퀘어의 혁신 블록을 하나 혹은 몇 개를 모방하는 것으로 스퀘어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무리였다고 말한다. 스퀘어를 이기려면 혁신 쌓기 전략을 이루는 다른 블록들이 있었음을 알아야 했다는 것이다. 스퀘어에는 14가지 혁신의 요소들이 있었는데 이 전부를 모방할 가능성은 4%에 불과했다고 말한다. 모든 것이 영향을 받으면서 역동적인 시스템을 형성하는데, 이런 시스템은 이해하기도 어려운데다, 모방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강조한다. 결국 혁신 쌓기 전략을 모형화하는 것은 수학적으로 봤을 때 결코 불가능한 일이라는 얘기다. 무엇보다 각기 혁신의 요소들을 제작기 따로 떼어놓고 보면 안된다고 말한다. 특히 스퀘어가 이룬 혁신들은 다른 혁신의 직접적인 결과로 이뤄진 종합물이라며, 이런 혁신은 고객을 향할 때 비로소 진화한다고 강조한다. 고객과 고객을 위한 혁신 쌓기 전략에만 집중하는 것이 훌륭한 기업가적 기업이라고 말한다.* “발명하려 하지 말고 모방하라” - 저자는 “무엇 하나 새로 발명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남을 모방하고, 매일 무엇이든 아주 조금이라도 개선하려고 노력하라고 말한다. 자리가 잡힌 시장을 찾아 그곳에서 남을 모방하고, 그 다음에는 모방한 것들을 약간 다듬어 좀더 낫게 만들라고 권한다. 이미 존재하는 시장에서 사업을 구축하는 일은 매일같이 벌어진다며, 다른 학생의 답을 베끼라고 말한다. 극단적으로 그는 “회사는 모방하는 집단‘이라고 단언한다. 좋은 모방은 곧 좋은 행동이라고 강조한다. 누군가로부터 호감이나 관심을 받고 싶다면 그 사람을 모방하라고 가르친다. 다만 모방만 하면 안된다고 강조한다. 상대를 완벽하게 없애주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모방을 통해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한다. “모방과 혁신은 파트너”라며 “할 수 있으면 모방하라, 하지만 해야만 할 때는 발명을 하라”고 말한다. 저자는 새로운 것을 해보겠다는 결정은 완벽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배짱과 실패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간의 싸움, 얼마나 진심인가와 얼마나 대가를 치를 수 있느냐의 대결이라고 말한다.* 뱅크 오브 이탈리아 “업계의 표준을 바꿔라” - 저자는 기업가 정신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역사 속에서 교훈을 찾기를 권한다. 그러면서 뱅크 오브 이탈리아의 사례를 처음으로 든다. 그냥 은행이 아니라 너무도 강력한 혁신 쌓기 전략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큰 은행이 되었다고 극찬한다. 그 중심에 창업자 루이지 지아니니가 있다고 강조한다. 그의 기업가 정신을 가장 잘 설명해 주는 사건은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 때였다. 은행 대표들이 모두 6개월 동안 문을 닫기로 결정했을 때, 그는 분연히 반대하고 일어섰다. 금이 든 자루와 장부를 가지고 부두로 나가 샌프란시스코를 재건하려는 이들에게 돈을 빌려주기 시작했다. 어느 때보다 돈이 간절히 필요한 도시재건을 위해 기꺼이 위험을 무릅쓰고 대출을 해 준 것이다. 이 은행이 나중에 세계 최대 은행이 되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다.* 뱅크 오브 이탈리아의 혁신 쌓기 전략 - 지아니니는 힘 없는 사람들에게 집중했다. 적은 금액의 예금 및 대출 고객을 가장 소중한 고객으로 여겼다. 그러려면 남성 외의 고객이 필요했다. 이에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여성은행부를 설치해 여성들이 배우자의 개입 없이 계좌를 만들고 재정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 가난한 고객만으로는 사업을 할 수 없었기에 다른 은행들보다 훨씬 낮은 7%의 당시로선 파격적인 금리로 대출 고객을 찾았다. 대신 거래 건수를 높이려 직접 고객을 찾아가는 판매전략을 구사하고, 누구나 쉽게 계좌를 열 수 있도록 등록 절차와 심사 절차를 간소화했다. 영어를 못하는 이민자 고객을 위해 고객이 사용하는 언어를 구사하는 직원을 채용했고 고객 친화적 공간을 마련했다. 영업시간을 연장해 고객이 퇴근 후에도 찾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주택이나 자동차를 담보로 대출해 주고 할부 대출 상품도 개발하고 여러 지역에 지점도 두었다. 힘없는 사람들이 은행을 소유할 수 있도록 다수의 사람들에게 주식을 조금씩 판매하는 방식을 개척했다. 이제 거의 모든 은행이 이를 모방하고 있다. 저자는 “기업가 정신과 포용의 힘이 어느 정도인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기업가의 배짱과 끈기는 결국 한 산업을 완전히 장악하고 경쟁을 잠재운다”고 강조한다.* 이케아의 혁신쌓기 전략 - 이케아의 창업자 캄프라드는 5년 동안 보통 사업가들처럼 경쟁자를 따라 하기만 했다. 모방의 첫 결과물로 그는 통신판매회사를 만들었다. 고객들이 구매신청서를 보내면 물건을 공장에서 배달해 주었다. 이케아의 최대 경쟁사였던 군나르스 피브리케르가 가구를 팔기 시작하자 그것을 또 따라했다. 결국 두 업체 간 치열한 가격 전쟁이 벌어졌다. 최저가 경쟁은 품질과 서비스 저하를 불러올 수 밖에 없었다. 더욱이 스웨덴의 가구업체들은 1950년부터 이케아의 가구 박람회 참가를 금지시켰다. 너무 싸게 가구를 판다는 불만에 생산 보이콧으로까지 이어졌다. 하는 수 없이 이케아는 폴란드로 공장을 옮겼는데 이곳에서 신화를 써가기 시작한다. 저자는 카탈로그와 전시장의 결합, 원가 절감이 가능한 해외 제조와 공장 재설계, 조립식 및 셀프 조립의 혁신 아이디어, 맞춤 디자인, 교체가 가능한 부품 및 공급망 확대, 영리한 매장 동선 구축, 그리고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까지 “이케아는 혁신 쌓기의 결정체였다”고 진단한다. 가구 시장을 공정하게 만들겠다는 초심에 대해서도 높은 평가를 했다.* 규제를 뛰어넘고 비상한 사우스웨스트 항공 - 사우스웨스트는 CEO 허브 켈러허의 리더십 아래 최악의 산업에서 최고의 수익을 올리는 기업이 되었다. 최저가 항공료와 최고의 고객 만족도, 최고의 정시 운항률, 가장 빠른 성장, 가장 높은 수익을 달성했다. 사우스웨스트의 변호사였던 허브는 다른 항공사를 모방하지 않는 전략으로 성공 신화를 썼다. 텍사스 내로 운항권이 제한되어 있는 상황에서 그는 낮은 항공료로 차별화 전략을 시작했다. 적은 항공기로 다른 항공사에 비해 2배로 운항을 늘렸다. 이를 위해 도착 후 재출발까지 1시간이나 걸리던 턴어라운드 시간을 10분으로 단축했고, 항공기종을 757 하나로 통일해 거대 기업 보잉을 자기 편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모든 승객이 도착 순서대로 일괄 탑승하게 하고 좌석 등급과 지정 좌석을 없애 고객이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도록 했다. 턴 어라운드 시간을 줄이기 위해 혼잡하지 않은 인기 없는 공항에 내려주고 버스 등 추가 서비스를 제공해 주었다. 기내식을 없애는 대신 친절한 서비스로 보상했다. 항공권을 취소해도 다음에 그 금액만큼 사용랄 수 있게 해 주었고 공용의 항공권 판매유통 시스템에서 빠져 나와 독립성을 유지했다.* 기업가를 가로막는 세 가지 어려움 - 저자는 기업가의 성공을 가로막는 세 가지를 지적한다. 첫째는 익숙함의 저주다. 저자는 우리가 자신에게 매우 친숙한 것이 사실은 얼마나 복잡한 것인지를 깨닫지 못해 실패한다고 말한다. 다음은 특정 단어가 사실과 전혀 다른 생각을 일으키는 현상, 즉 언어의 관성이다. 기업가들은 자신이 확장하거나 개선하려는 기존 산업에서 사용되는 단어를 그대로 가져와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사우스웨스트는 항공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던 ‘값비싼 이동수단’이라는 이미지를 ‘저가’라는 이미지로 바꿔 성공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마지막은 애매모호한 피드백이다. 사람들은 정확하지 않은 긍정적 피드백을 주는 게 능숙한데, 이것이야말로 기업가들이 실패하는 지름길이라고 지적한다.* 낮은 가격은 혁신에서 나와야 - 저자는 신뢰를 얻는 극히 제한적인 도구 중에서 ‘가격’이 가장 강력한 것이라고 말한다. 낮은 가격은 브랜드에 대한 믿음을 주고 고객과의 관계를 탄탄하게 해 준다고 평가한다. 그러면서도 저자는 ‘최저가’ 전략 대신 ‘저가’ 전략을 활용하라고 말한다. 이케아의 캄프라드가 경쟁사와의 치열한 가격 경쟁 끝에 얻은 ‘최저가에 집중하지 말고 낮은 가격에 높은 품질의 제품을 팔아야 한다’는 교훈을 잊지 말라고 말한다. 사우스웨스트의 허브가 “낮은 가격과 좋은 고객 서비스 둘 다 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은 일”이라고 말한 것을 새겨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역설적이게도 “가격으로 경쟁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한다. 경쟁을 이유로 가격을 낮춰선 안된다는 것이다. 기업가적 기업들은 경쟁자가 아닌 고객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가격을 바꾸고 싶다면 그 변화가 혁신 쌓기 전략에서 나와야 한다고 말한다. 혁신 쌓기 전략의 효율성을 전부 반영해 가격을 낮추면 경쟁자들이 이를 한꺼번에 따라해야 하니 결국 포기하거나 실패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결국 낮은 가격은 ‘원인’이 아닌 ‘결과’여야 한다는 얘기다.* 무엇을 파괴하는 지 알고 파괴하라 - 무언가를 파괴하는 것이 목표라면 적어도 무엇을 파괴하는 지 알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는 파괴가 해체 또는 파괴되어야 하는 오래된 시스템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초점을 역행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더 위험한 측면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스퀘어는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 피라미드 맨 아래에 새로운 고객층을 추가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출발했을 뿐, 아무 것도 파괴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파괴 그 자체로는 나쁜 것이 아니지만, 기업가는 자기 몫의 미래를 기다리는 이들을 위해 시장을 확장하는 게 더 중요한 일이라고 말한다. 기업가가 기존의 시장을 응시하는 이유는 모방하거나 파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얼마나 혁신할 수 있는지 알기 위해서라고 역설한다.* 감정을 다루는 법 - 저자는 “겸손과 배짱은 동맹관계”라고 말한다. 새로운 도전을 하려면 우선 자신의 해결책이 성공하지 못할 수 있음을 겸손하게 인정하고, 그럼에도 대담하게 시도해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두려움을 피하지 말고, 두려움 속에서 배우라고 촉구한다. 두려움이 곧 혁신의 일부라는 것이다. 저자는 두려움이야말로 기업가들의 동반자, 그것도 유일한 동반자라고 말한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혁신을 일단 이뤄 놓으면 경쟁자는 쉽게 모방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불편함에 익숙해지고 계속 나아가라고 독려한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고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종종 고집불통으로 보이는 ‘끈기’는 저자가 연구한 기업가들에게서 나타나는 가장 공통적인 특징이라고 소개한다. 기업가의 고집은 단지 자신이 옳다는 생각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열망이기도 하다면서, 이런 기업가의 고집은 역동적이라고 적극 권한다.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2021-01-05 07:00 조진래 기자

[책갈피] 수학과 물리학을 적용하면 시장이 보인다! ‘돈의 물리학’

돈의 물리학┃돈이 움직이는 방향과 속도를 예측하다 ┃제임스 오언 웨더롤 지음 | 이충호 옮김(사진제공=에프엔미디어)시장은 예측할 수 없을까? ‘퀀트’들의 활약이 돈이 움직이는 방향과 속도를 계산해 낼 수 있을까?제임스 오언 웨더롤 캘리포니아 대학교 어바인 캠퍼스 과학논리 및 철학 교수가 쓴 ‘돈의 물리학’은 물리학과 수학을 적용을 주식시장을 예측하는 퀀트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퀀트’는 Quantitative(계량적, 측정할 수 있는)와 Analyst(분석가)의 합성어로 수학·통계에 기반해 투자모델을 만들거나 금융시장 변화를 예측하는 이들을 일컫는다.저자는 전세계에서 가장 돈을 잘 굴리는 사람은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 빌 그로스가 아닌 물리학자 짐 사이먼스라고 주장한다.책은 시장 붕괴와 리먼 브라더스 등의 파산으로 금융위기를 겪던 2008년에도 짐 사이먼스의 메달리언 펀드가 8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사실을 밝히며 시작한다.이어 ‘퀀트의 씨앗’ ‘가능성을 발견하다’ ‘해안선에서 목화 가격까지’ ‘도박과 주식은 관련이 있다’ ‘월스트리트에 휘몰아친 물리학’ ‘주식시장을 예측하는 회사’ ‘극단적인 사건은 일어난다’ ‘새로운 맨해튼 프로젝트’ 8개장에 세기말과 벨 에포크 시대의 루이 바슐리에부터 블랙잭에서 투자 실마리를 발견해 ‘퀀트의 창시자’로 평가받는 에드워드 소프, 피아 멀레이니와 에릭 와인스틴까지 월 스트리트의 위기와 부흥을 이끈 퀀트들에 대해 이야기한다.‘돈의 물리학’은 금융, 수학, 물리학 등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어렵게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소설 혹은 무용담처럼 펼쳐지는, 최대 2478,6% 수익률을 올린 이들의 성공담 혹은 시장의 수리적 메커니즘을 파악하고자 애썼던 퀀트들의 성장담으로 인식하면 꽤 흥미진진하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01-03 14:00 허미선 기자

[브릿지경제 신간(新刊) 베껴읽기] <싸가지 없는 정치> 강준만

전작 싸가지 없는 진보에 이어 저자의 두 번째 ‘싸가지’ 시리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진보의 완장화’를 크게 걱정한다. 싸가지 없는 정치를 버리지 않았음에도 집권에 성공한 진보좌파들이 ‘완장질’로 싸가지 없는 정치를 하는 바람에 우리 사회가 큰 위기에 빠질 것 같다고 지적한다. 진보를 완장으로 이용하는 싸가지 없는 정치의 종언,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다. 저자는 “정말 이 나라가 이렇게 가면 안된다”는 비장한 각오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갈구하면서 이 책을 썼다고 적었다. 그러나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의구심은 여전히 남는다. 저자의 말처럼, 문재인 정권이 정치를 지금처럼 ‘적을 타도하는 전쟁’으로 이해하고 증오를 정의로 계속 착각한다면 이룰 수 없는 요원한 꿈일 것이다.* 싸가지 없는 정치의 비극… 둘로 쪼개진 대한민국 - 저자는 대한민국이 이미 대부분 사람이 반대 의견에는 아예 눈과 귀를 닫아버리고 자기주장만 해대는 ‘두 개로 쪼개진 나라’라고 비판한다. 추미애 법무장관의 윤석열 죽이기를 보면서, 문재인 정권이 외치는 검찰 개혁은 진정한 의미의 개혁이 아니라 정략적 검찰 개혁이라고 못박는다. 검찰 특수부의 고압적인 업무 관행은 분명 바뀌어야 할 검찰 개혁의 주요 의제지만 문 정권이야말로 그것을 정략의 노리개로 만들고 말았다고 질타한다. 저자는 특히 문재인 정권이 노무현 정권의 실패에서 배워야 할 것은 배우지 않고, 오직 ‘노무현을 죽인 악마’라는 감정적 프레임으로만 밀어붙이는 바람에 민심을 잃고 정권 스스로 적폐의 대열에 한 발 들이미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고 비판한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싸가지 없는 정치의 비극’이라고 말한다.* 문재인이 노무현을 넘어서지 못하는 이유 - 저자는 문재인 정권이 절차적 정당성에 둔감한 정도를 넘어 그것을 아예 무시해도 괜찮다는 생각에 중독되어 있다고 말한다. 정권의 실세 윤건영 의원이 원전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에 대해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경고한 것을 극명한 예로 든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두고 무슨 짓이냐는 식의 행태에 대해 저자는 “과정과 절차는 아무렇게나 해도 괜찮다는 생각이야말로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일갈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에게 족쇄가 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절차적 정당성을 얻은 ‘대북송금 특별법’에 거부권을 행사 않고 원안대로 공포했던 놀라왔던 사례를 예로 들며 “이것이 노무현과 문재인의 차이”라고 일갈한다.* 늘 침묵하는 문재인을 향한 비판과 호소 - 저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늘 중요한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침묵한다며 ‘고구마 같은 침묵’이라고 비판한다. 권력의 과시는 물론 유지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답답한 침묵’이라는 것이다. 반면에 침묵하는 게 좋을 법한 일에는 굳이 나서서 하지 않을 게 좋은 말을 한다고 비판한다. 이를 ‘이해하기 어려운 선택적 침묵’이라고 표현한다. 추미애와 윤석열 간 싸움에 침묵하는 것에 청와대에서 “징계의 가이드라인을 줄 수는 없지 않느냐”고 변명한 것을 놓고는 “정작 다른 경우엔 가이드라인으로 여겨질 수 있는 발언을 적지 않이 하지 않았느냐”고 꼬집는다. 대통령이 나중에 사과를 하긴 했지만 그 사과는 여당의 다수결 독재를 화끈하게 밀어붙이지 못한 것에 대한 사과였으며, 국민을 향해 말하는 자세를 취하긴 했어도 사실은 열성 지지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사과였다고 폄하한다.* ‘문재인 허수아비론’까지 - 문재인 허수아비론은 진중권이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허수아비고 그 밑에 586 주류 세력이 다소 모자라 보이는 추미애를 내세워 그냥 막 가기로 한 것“이라고 혹평했다. 문 대통령과 그 주변 사람들은 ‘선하고 정의로운 우리 편을 위한 일인데 도대체 뭐가 문제라는 것이냐’는 식의 둔감함을 보이고 있으며, 스스로 내 편 니 네 편을 가르는 것에 익숙하고 자신이 책임지지 않으려는 성향이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저자는 조정과 중재, 대화와 설득이 지도자의 중요한 자질이라며 “그것이 정치이며, 정치의 정점인 대통령 리더십의 핵”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너무 착하기 때문에, 너무 미안하기 때문에, 그 미안한 마음을 전달하는 것조차 힘겨워 하는 나머지 침묵으로 넘겨버리는 것이라고 꼬집는다. 그는 “지금 청와대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심기 경호’”라며 이를 깨부수려면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만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공사구분’ 의식이 모호한 문재인 - 저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어준과 나꼼수에 대해 보여주는 남다른 애정을 비판한다. 2012년 4.11 총선 때 나꼼수 멤버인 김용민이 인터넷 방송에서 “라이스 미 국무장관을 강간해 죽이자”는 등 극언을 했음에도 당시 한명숙 통합당 대표에게 그의 징계를 말렸다며, 문 대통령의 공사 구분의식 부재를 비판한다. 당시 후유증으로 패배한 당을 대표해 사퇴했던 한명숙에 대해 죄스러운 마음이 큰 탓에 이후 과도하게 특별한 배려를 하고 있음도 지적한다. 온갖 비리 의혹을 받던 조국 전 법무장관의 퇴진 즈음에 공석에서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고 말한 것이나, 부동산 정책 실패에 책임을 져야 할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교체 인사에도 “경질이 아니다”라고 두둔하는 모호한 공사구분 의식을 질타한다. 그런 의리가 사적으로는 아름다울 지 모르지만 저자는 “대통령 직책은 그런 사사로운 감정이 개입되어선 안될 자리가 아니냐”고 준엄하게 따진다.* 문재인의 과도한 ‘의전 소통’ - 저자는 현대 정치가 ‘이미지 정치’라는 데 동의한다. 그리고 문재인의 이미지 정치는 자주 감동을 자아내는 ‘의전 정치’ 중심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면서 보여주기 식 소통을 가리키는 ‘쇼통’에 치중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고 지적한다. 진보 진영의 원로가 된 홍세화마저 “불편한 질문, 불편한 자리를 피한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은 대통령보다 임금에 가깝다”고 질타했다. 저자는 진중권의 말을 빌어 ‘남이 써 준 연설문을 읽고 탁현민이 해 준 이벤트 하는 의전대통령이라는 느낌’이라고 전한다. 저자는 문재인의 ‘의전 소통’ 총 연출자로 탁현민을 지적한다. 그가 2020년 9월19일 제1회 청년의 날 행사에 참여한 BTS의 선물을 놓고 “나의 선물”이라고 생색을 낸 것을 질타한다. 문재인이 대통령 취임사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소통’에 대한 약속이 사실상 부도가 났다면서, 취임사 때 약속했던 대로 ‘반대편을 지지하는 국민들도 껴안는 게 대통령의 숙명’이라고 비판한다.* 문재인 정권의 어이없는 ‘약자 코스프레’ - 2020년 8월22일 이코노미스트지가 문재인 정권의 내로남불 행태를 비판하면서 ‘피포위 의식(siege mentality)’이라는 말을 써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적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며 두려워하는 정신 상태를 그렇게 표현했다. 저자 역시 문재인 지킴이를 자처하는 나꼼수가 틈만 나면 “거대 꼼수(음모)와 싸운다”며 음모론을 양산해 약자인 척 하고, 나중에 진실이 밝혀져도 오히려 당당하다며 강도 높게 비판한다. 오죽했으면 같은 진보 성향의 전 MBC 사장 최승호마저 김어준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발견되면 ‘취재’하기 보다 상상하고 추론하고 음모론을 펼치다가 반박이 나오면 무시한다. 그는 사실이 아닌 위험한 주장을 마음껏 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진 것 같다”고 날을 세울 정도라고 비판한다. 저자는 “그런 특권은 문재인 지지자들의 ‘닥치고 지지’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그런 ‘피해자 행세’가 권력 재생산 메커니즘“이라며 “권력을 쥔 문 정권의 약자 코스프레는 이젠 보기 지겨울 정도”라고 공박한다.* “김정은은 계몽군주” 어용 지식인 유시민의 한계 - 2020년 9월25일 서해상에서 일어난 공무원 총격 피살 사건과 관련해 유시민은 유튜브 생방송 도중에 김정은이 청와대에 사과 통지문을 보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제 느낌에는 김 위원장은 계몽군주 같다”고 말해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비난이 빗발치자 그는 김어준의 방송에서 “계몽군주 발언은 고급스런 비유”라고 항변했다. “살아있는 권력을 결사 옹위하기 위해 궤변을 농하는 어용지식인”(한신대 윤평중 교수), “설마 싸구려 입에서 고급스러운 비유가 나오겠냐”(진중권)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유시민은 이후 잠시 침묵을 지키다 도서비평 유튜브 방송으로 복귀를 알리면서 “진짜 책 이야기밖에 안 할 것”이라고 약속했으나 이내 8.15 광화문집회 당시 정부의 집회 차단 조치가 정당했다며 정권 편들기에 나섰다. 저자는 “유시민이 자신의 명예를 위한 투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한다. 자신의 모델이 옳았음을 강변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혀 “갈 때 까지 가보자”는 것 같다며 “지나친 이기주의”라고 비판한다. 저자는 “그는 문재인에게 유리하면 선이요 정의라고 보는, 비생산적이고 파괴적인 진영논리에 중독되어 있다”면서 “자신이 알게 모르게 기여한 ‘정치의 종교화’ 자체를 바꾸는 데 노력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꼬집는다.* ‘윤석열 죽이기’ 검찰개혁과 ‘침묵 대통령’ - 저자는 거의 모든 국민이 지지했던 검찰 개혁이 지금은 지저분한 싸움으로 엉망진창이 되었다고 평가한다. ‘사적 원한을 갚기 위한 보복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있다고 전한다. 검찰 개혁이 윤석열 죽이기로 변질되었다고 비판한다. 그 어떤 결단도, 교통정리도 않고 사태를 방치한 문 대통령의 과실을 지적하면서 “문재인은 전형적인 ‘소극적 대통령’”이라고 폄하한다. 남북 문제와 의전 정치를 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침묵 대통령’이라고 까지 표현하며, 무슨 공격을 당하든 맥락과 관계없이 ‘지금 검찰개혁이 시급한데 왜 이러십니까’ 하면 그만인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비판한다. 민주당에서 팽 당한 금태섭은 “다른 목적으로 검찰 개혁을 이용하려 했기에 3년이 넘도록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라며 “이들이 진짜 개혁을 하고 싶었는지도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저자는 문재인이 윤석열에게 주문했던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도 엄정하게 수사하라’는 말은 사실 정권에 타격을 주지 않는 선에서 하라는 지침이었다며 “비전은 없고 정략적 의욕만 앞섰다”고 비판한다. 그리고 청와대 특별감찰관 자리를 4년째 공석으로 남겨놓고 있다는 사실도 이 정권의 의도를 가늠케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한다.* ‘진보 완장’을 찬 사람들 - 고 노회찬은 “진보정치가 제대로 되려면 운동권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신앙과 정치는 다르다”는 말까지 했다. 하지만 유사 진보 정당이라고 할 민주당에선 이런 비판에도 아랑곳 않고 ‘진보의 완장화’가 벌어지고 있다고 저자는 개탄한다. 저자는 문재인 정권에서 가장 치명적으로 작용한 586 문화 가운데 하나로 ‘개인숭배문화’를 든다. 1994년 한총련 중앙위원회 결의문에 “한총련 대표는 백만 청춘의 자주적 이해와 요구의 유일한 체현자이며… 백만 청춘의 최고의사 표현이며… 백만 청춘의 유일한 정치 지도자”라고 밀어붙이려다 실패한 사건을 상기시킨다. 저자는 “다름을 존중하는 것이 진보인데 지금 우리나라 진보는 전혀 그렇지 않다”며 “진보를 완장으로 애용하는 사람들이 바로 ‘진보 죽이기’의 주범이라고 각을 세운다. 이들에게 잘 보여야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사람들까지 겁을 먹고 눈치를 보는 작태가 빚어지고 있다고 비판한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피해자에게 ‘피해자’라는 명칭조차 사용하면 안되는 듯한 여권 분위기에 짓눌려 있는 현실을 개탄한다.* 문재인의 ‘문빠를 필요로 하는 정치’ - 저자는 공공 영역에서 나타나는 ‘파벌적 오만함’이 오늘 날 우리를 가장 괴롭히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문 대통령이 문빠 현상을 키우는 방식으로 청와대 정부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고 전한다. 선거 때 필요해 조직했던 적극적 지지자 집단이 정부 운영의 권력적 축으로 재조직되어 더 격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범진보 진영을 아우르는 ‘플러스 정치’를 해야 함에도 왜 ‘친문 여부’를 따져 어떤 이들을 배척하고 모욕하는 ‘마이너스 정치’를 하는 것이냐”고 따져 묻는다. 노무현 서거의 상흔 때문이라는 지적도 한다. 그러면서 문 정권 열성 지지자들은 노 정권에 비판적이었던 일부 진보파들 역시 노무현 서거에 책임이 있다는 이유로 배척하고 있다고 꼬집는다.* 진보진영의 막무가내식 도덕적 우월감 - 민주당 후보로 미국 대선에 출마했던 힐라리 클린턴은 2016년 9월6일 뉴욕에서 열린 LGTB(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렌스젠더) 행사에서 “극히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트럼프를 지지하는 절반을 ‘개탄할 만한 집단’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말해 엄청난 후폭풍에 시달렸다. 한국의 진보좌파에서는 훨씬 더 센 발언이 나왔다. 2020년 11월4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국정감사장에서 “(8.15 광화문) 집회 주동자들은 도둑놈이 아니라 살인자”라고 말하고 이어 13일에는 “국민에게 살인자라고 하지 않았다. 어디서 가짜뉴스가 나오나 했더니 여가서 나오는군요”라고 ‘버럭’했다. 집회 주동자들은 국민으로 보지 않는다는 얘기다. 저자는 이 발언이 노영민의 실언이 아니라 여권의 대체적인 진심이었다고 말한다. “정치인들이 그렇게 반지성주의적으로 나가더라도 지지자들은 이성의 줄을 놓아선 안되는데 그게 그렇지 않으니 진짜 문제”라고 한탄한다. 거의 모든 비판이 도덕적 우월감을 과시하는 것에 집중되어 이성을 마비시키고 있다며 안쓰러워 한다.* ‘황혼의 정치’와 싸가지 없는 막말 - 어릴 때부터 정치에 참여하는 외국과 달리 우리는 일정한 지위와 경력을 쌓은 뒤 진출하는 게 정치다. 그래서 한 논설위원은 우리 정치 현실을 ‘황혼의 정치’라고 일갈했다. 21대 국회에서 20대 의원이 2명 배출되기는 했지만 우리 국회는 30대가 11명, 40대 38명, 50대 177명, 60대 69명, 70대 3명으로 전체의 83.0%가 50대 이상이다. 20~40대 유건자 비율이 59.7%인데 의원은 그 3분의 1도 안되는 17.1%에 불과한 반면 50대 이상 의원은 유권자 비율의 2배가 넘는다. 저자는 “진짜 문제는 50대 이상 의원들을 주도하는 이른바 586 운동권 출신 의원들”이라고 지적한다. 그들이 젊은 시절 온 몸으로 겪으면서 내재화된 이분법적 진영논리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진중권은 “이들은 생각 자체가 약육강식의 논리로 되어 있다”고 했고, 홍세화는 “이들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을 ‘민주 건달’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비판했다. 저자는 586 의원의 문제로 ‘싸가지 없음’을 지적한다. 이들만 말을 싸가지 없게 하는 것이 아니라, 열성 지지자들의 눈 도장을 받고 싶은 의원들이 모두 세대에 관계없이 싸가지 없음을 장기로 내세우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한다. 그러면서 “1%의 극렬 강경파로 당을 장악해 얻을 게 무엇이 있겠느냐”며 측은함을 내보인다.* 오만의 수렁에 빠진 문재인 정권 - 저자는 “국민들이 민주당에 180석을 준 것은 타협을 거부하라는 뜻이 아니라 비토크라시(거부 민주주의)를 넘어설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서 타협을 하라는 메시지였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민주당은 그런 민의(民意)를 무시하고 오만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어 무능한 사람일수록 자신이 무능하지 않다고 더 확신한다는 ‘더닝 크루거 효과’를 언급하며, 무능의 본질은 맹목적 오만이라고 지적한다. 민주화 운동의 대부로 평가받는 김정남 전 청와대 교문수석조차 “무능하면 겸손이라도 해야 하는데 지금 정권을 잡은 사람들은 오히려 뻔뻔하고 위선적인 데가 있다”며 “민주화 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너무 빨리 타락해 버린게 아닌가”라고 되묻는다. 저자는 “싸가지 없음이 곧 오만”이라며 “다수결의 독재를 가볍게 보는 민주당의 내로남불이 결국 원흉”이라고 지적한다.* 문재인의 ‘선거 캠페인식 통치’ - 미국 하버드대 일레인 카마르크 교수는 대통령은 왜 실패하는가라는 책에서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할 때 함께 들어가는 그의 정치팀은 선거 캠페인을 하던 때의 습성을 버리지 못한다. 때문에 ‘영원한 캠페인’을 방불케 한다. 결국 대통령도 영원한 캠페인에 빠져든다”고 지적했다. 우리 역시 역대 정권들의 실세도 대부분 선거 캠페인을 주도했던 ‘선거 공신’이었다. 공약 사항은 무조건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유연함과 포용성을 잃어버린 예가 많았다. 역대 정부에서 불문율로 지켜왔던 국가채무의 마지노선인 ‘국가 채무비율 40% 이하’가 문재인 대통령의 “우리나라만 유지해야 할 근거가 무엇이냐”는 말 한마디에 무너진 것이 대표적이다. ‘포용 국가’를 표방하는 문 정부가 미래 세대의 등골을 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 셈이다. 그는 역설적으로 2015년에 당시 채무비율이 40%에 육박하자 “국가 채무를 국민과 다음 정부에 떠넘기게 되었다”며 비판했었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쏟아진 것이 당연했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선택적 적폐청산’ - 정치학자 박상훈은 “적폐는 불러들이지 말았어야 할 정치 언어였다”고 말한다. “척결과 청산이 통치의 목적이 되면 증오와 적대를 자극할 뿐”이라며 “할 수 있는 협력도, 가능한 조정도, 미래지향적 공존도 어렵게 되었다”고 지적한다. 고려대 최장집 교수도 “적폐청산을 모토로 하는 과거 청산 방식은 한국 정치와 사회에 극단적 양극화를 불러들이고 감당하기 어려운 사회분열을 초래함으로써 개혁의 프로젝트가 무엇을 지향하든 성과를 낼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저자는 현 진보진영의 이런 행태를 ‘선택적 적폐 청산’이라고 표현한다. 그는 “문재인 정권이 자신의 정치적 불리함을 감수하면서 외쳤거나 추진한 적폐청산이 단 하나라도 있었던가”라고 되묻는다. 그러면서 진보좌파들은 자신에게 엄격한 적폐청산에 임해야 스스로 적폐가 되는 비극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내로남불형 도덕은 반드시 자신을 향해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것이다.* 후안무치의 대중화 시대가 열렸다 - 저자는 “후안무치의 자질이 뛰어난 사람들은 자신의 후안무치를 자각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며 “여기서 비극이 싹 튼다”고 말한다. 그는 민주화 이후 한국인에게서 나타난 가장 두드러진 특성으로 ‘후안무치의 일상화’를 든다. 이미 시대정신의 반열에 까지 올랐다고 비꼰다. 엘리트들이 독식했던 후안무치가 이제는 대중화 체제로 넘어갔다는 것이다. 저자는 “후안무치의 평균화가 사회정의가 되었다”고 말한다. 어려서부터 뻔뻔함을 가르치는 하향평준화식 사회정의가 우리가 바라던 희망이 아니었듯이, 우리 모두 스스로 어리석음과 뻔뻔함을 키우면서 그걸 의무라고 목청 높여서는 안되지 않겠느냐고 안타까와 한다. 그는 “정치권의 후안무치가 대중의 일상적인 삶에 스며들지 않도록 애써 달라”고 당부한다.* 민생은 외면하고 부를 쌓는 ‘진보꼴통’ - 저자는 이 땅의 진보세력의 핵심이 운동권 출신이다보니 ‘민생 의제’보다는 ‘정치적 의제’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한다. 그렇기에 부동산 가격 안정보다 검찰 개혁에 올인하면서 무능을 드러냈다고 비판한다. 더욱이 이들은 이런 무능이 초래한 합법적 약탈의 문제에 대해 전혀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않고 있다고 질타한다. 더욱 딱한 것은 최근 부동산 대책에서 보듯이, 민주당이 일이 저질러진 다음에 시장을 무시하고 급조해 낸 ‘과격한 방안’을 들고 나와 그걸 ‘진보’라고 부르짖으며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비판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왜 포스토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지 않느냐”며 질타한다.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2021-01-02 07:00 조진래 기자

[갓 구운 책] 스스로 책임져야 할 얼굴…김동완 교수의 ‘운명을 바꾸는 관상 리더십’

운명을 바꾸는 관상 리더십 | 유명 인사를 통해 본 관상과 리더십 |김동완 지음(사진제공=새빛)“나이 든 이의 얼굴은 살아온 여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혹은 “나이 마흔이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들 한다. 사주명리학은 ‘통계학’이며 관상도 노력에 의해 바뀔 수 있다고 주창하는 인문학자이자 사주명리학의 최고 권위자 김동완 동국대 평생교육원 겸임교수의 ‘운명을 바꾸는 관상 리더십’은 삶은 오롯이 스스로의 몫임을 일깨운다.‘운명을 바꾸는 관상 리더십’은 김동완 교수의 관상 시리즈 첫 번째 책으로 관상학은 물론 사주명리학, 풍수학, 성명학, 주역, 타로 등이 ‘통계학’이며 ‘인간에 대한 탐구’임을 전제로 한다.책은 ‘관상학의 역사’ ‘관상학의 해석’ ‘유형으로 보는 관상 리더십 분석’ ‘동물과 관상 리더십 분석’ ‘실제 인물 관상 리더십 분석’을 비롯해 부록으로 ‘수상학’ ‘지문학’에 대해 논한다.동서양의 관상학부터 관상분석의 5가지 방법, 9가지 얼굴형·한자 열자로 보는 장단점과 해당 유명인, 그에 따른 직업적성, 직무역량, 건강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더불어 사자, 호랑이, 표범, 돌고래 등의 동물에 비유한 관상도 흥미롭다. 현재의 문재인 대통령부터 전직 대통령, 트럼프, 김정은, 안철수 등 국내외 정치인 및 유명인들의 동물 관상이 눈길을 끈다.마더 테레사, 김수환 추기경, 법정스님, 문익환 목사, 백범 김구, 노무현·김대중·박정희·이승만 등 전 대통령, 이순신·이방원·박지원 등 역사적 인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및 이재용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경영인과 상호의 관상과 리더십, 애플의 스티브 잡스·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네이버 이해진 창업자·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마윈 알리바바 창립자 등 국내외 IT선구자들의 관상리더십, 관상학 측면에서 설명하는 링컨이 수염을 기른 사연 등이 소개된다.김동완 교수가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나쁜 관상은 없다’와 ‘노력하면 관상도 변한다’다. 결국 운명은 하늘이 아닌 나에 의해 결정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0-12-31 18: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책을 손 안에 두면 일상이 가치있게 변하죠"

밀리의 서재는 독서 지표를 새롭게 해석하는 ‘밀리 독서 리포트 2020’를 공개했다. (사진제공=밀리의 서재)2017년 10월 혜성처럼 등장한 ‘밀리의 서재’는 국내 독서 시장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며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가입자는 10만여권의 독서 콘텐츠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으며, 매달 신규 도서 3000여권을 만나볼 수 있다.그러나 누적 회원수 250만명의 핵심 비결은 독서의 즐거움을 일깨워주는 다양한 프로젝트에 있다. 책의 내용을 30분 안에 요약하고 해설까지 첨부한 ‘오디오북’, 격월로 오리지널 종이책을 받아볼 수 있는 ‘밀리 오리지널 종이책 정기구독’, 채팅하듯 독서하는 ‘챗북’ 서비스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수시로 발굴하고 있다. 최근 공개한 ‘밀리 독서 리포트 2020’ 역시 번뜩이는 프로젝트로 독서 길라잡이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독서 지표의 재해석 ‘밀리 독서 리포트’ 밀리의 서재 독서 통계.(자료제공=밀리의 서재)최근 밀리의 서재가 공개한 ‘밀리 독서 리포트 2020’은 올해 독서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지표다. 기존 도서 판매량 중심의 데이터와 달리 ‘완독 지수’와 ‘취향 지수’, ‘완독 매트릭스’ 등의 새로운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독자들의 완독 확률과 완독 예상 시간 등을 파악해 독서 계획 수립에 큰 도움을 주자는 취지다. 우선 밀리의 서재 회원들이 올해 가장 많이 읽은 책은 △1cm 다이빙 △지쳤거나 좋아하는 게 없거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여행의 이유 △돈의 속성 등이다. 이 중 돈의 속성은 완독할 확률(65%) 1위에 올랐다. 밀리의 서재 전체 도서의 평균 완독 확률 53%보다 10%포인트 높다. 경제경영 분야의 완독 지수 53%로 올해 주식 시장의 광풍을 대변하고 있다. 완독 예상 시간은 전체 평균보다 26분 많은 2시간 6분을 기록했다.특히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도 높게 시행된 3~4월, 8~9월은 독서량이 대폭 올랐다. 3월은 전달보다 독서량이 43% 증가했으며, 경제경영과 과학 분야를 중심으로 열독률이 높았다. 과학 분야는 코로나19 확산세와 함께 열독률도 함께 증가했다.독자의 도서 궁합을 예측하는 취향 지수와 특정 주제별로 묶은 완독 매트릭스도 회원들의 독서 취향을 흥미롭게 살펴볼 수 있다. 완독 매트릭스는 △밀리 픽(밀리 회원들이 검증한 후회 없는 책) △홀릭(부담 없이 술술 읽다 보면 빠져드는 책) △마니아(마니아들이 푹 빠진 읽을수록 보람 있는 책) △히든(밀리 회원들의 발견을 기다리고 있는 책) 등 4개 영역으로 나눠 독자들의 도서 선택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밀리의 서재는 이달부터 플랫폼의 모든 도서에 완독 지수, 완독 매트릭스, 취향 지수를 제공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서점가 베스트셀러의 완독 확률이 밀리의 서재 전체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판매량과 완독할 확률이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은 도서 데이터의 새로운 발견이다. 밀리의 서재가 제시하는 지표들이 베스트셀러 중심의 기존 분석을 대체하고 있는 것은 밀리의 서재의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독서의 틀을 깨는 발상의 전환 밀리의 서재는 독서 흥미를 이끌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사진제공=밀리의 서재)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독서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 독서율(종이책 기준)은 0.6권에 그치고 있다. 밀리의 서재 회원들이 7.78권으로 집계된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독서 인구 증가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는 셈이다.밀리의 서재는 책 한 권을 끝까지 붙잡고 읽는 것이 독서가 아닌, 책을 통해 자신의 일상을 조금 더 가치 있게 만드는 모든 행위를 독서로 규정한다. 사람들이 요즘 무슨 책에 관심이 많은지 서점을 둘러보는 것도 독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영향을 줬던 책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것도 독서의 범주에 들어간다는 것. 이는 독서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방식이 달라진 것을 수용하면서, 우리의 일상 곳곳에 독서 콘텐츠를 심어놓을 수 없는 방법이 무엇일지 한 차원 다른 고민으로 연결되고 있다.올해 밀리의 서재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김영하 작가의 장편소설 ‘작별 인사’를 선공개하며 출판계에 파장을 불러일으킨 것도 이러한 고민의 연장선이다. 화제성이 구독으로 이어지는 만큼, 올해에만 김중혁, 조정래 등 국내 작가들과 한국에서 사랑받는 해외 작가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대표작을 릴레이 오픈하는 등, 회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기획전을 수시로 마련하고 있다.밀리의 서재는 앞으로 독서 인구 진흥을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는 각오다. 독서 인구라는 공익적 목표 추구가 자연스레 회사 성장과 관련 업계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비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목표 달성의 일환으로 홍보에 적극 나서는 ‘일상이 1밀리 더 멋있어지는 5가지 독서법’도 눈길을 끈다. 5가지 독서법은 △독서 목표를 세우자 △독서 루틴을 만들자 △독서하는 일상을 기록하자 △취향이 맞는 사람과 함께 독서하자 △추천하는 책을 만들자 등이다. 단순히 독서가 유익하기 때문에 해야 한다는 발상이 아닌 나만의 즐거움을 찾는 것에 포인트를 맞추는 독서법이다.밀리의 서재.(사진제공=밀리의 서재)◇ 코로나 팬데믹, 독서 업계를 바꾸다밀리의 서재는 올해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사태가 우리나라 독서 생태계에도 큰 전환점이 됐다고 판단했다. 사람들이 갑자기 이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집에서 보내면서 독서로 소통하는 기회가 많아졌다. 코로나 19 확산세가 거셀 때마다 바이러스를 비롯한 과학 분야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것처럼, 출판계를 비롯한 국내 도서 업계가 이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도영민 독서라이프팀 팀장은 “밀리 독서 리포트 2020은 독서 트렌드의 다각적인 이해로 독서에 대한 흥미를 북돋자는 취지가 강하다”면서 “최근 공개한 눈으로 책을 넘기는 ‘시선 추적’과 같은 플랫폼 기능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와 다양한 채널 확장, 각종 독서 데이터 발굴 등 독서 인구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꾸준히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팬데믹은 독서 업계에 새로운 전기가 되고 있는 만큼, 업계가 합심해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김상우 기자 ksw@viva100.com

2020-12-30 07:00 김상우 기자

[브릿지경제 신간(新刊) 베껴읽기] <돌파하는 기업들> 김성호

저자는 국내외 기업에서 ‘턴 어라운드 경영’을 직접 경험하고 코칭을 해 본 기업인이다. 그는 이 책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데 성공한 글로벌 기업들을 소개한다. 패스트 패션의 글로벌 톱 기업인 ‘자라’, 비디오 스트리밍 엔터 부문의 절대 강자 ‘넷플릭스’, 세계적 커피 기업 ‘스타벅스’, 그리고 추락한 모바일의 강자 ‘노키아’다. 이들 기업이 어떤 위기의 순간에 어떤 방법으로 턴 어라운드에 성공했는지를 소상하게 진단하고 분석해 해법을 제시한다. * 세계 곳곳에서 증대되는 기업 리스크 - 나이키는 2020년 4분기(3~5월)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38%나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그나마 디지털 매출이 79%나 성장해 총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이르렀다는 뉴스가 함께 나와 다행이었다. 세계적 음향기기 회사인 ‘보스’는 북미권 소매 매장을 모두 폐점하기로 했다. SPA 패션의 세계 1위 기업 ‘자라’는 코로나로 인해 2020년 1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44%나 하락해 1200개 매장을 닫기로 했다. 자라의 경쟁사인 ‘HM’은 아예 이탈리아에서 철수키로 했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다.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다. 산업연구원은 2020년 상반기에 정보통신과 반도체를 제외한 전체 업종이 전년대비 역성장했다고 발표했다.* 턴 어라운드에 성공한 기업들의 특징 - ‘기업에 위기는 일상의 일일 뿐’이라는 얘기가 있다. 턴 어라운드 매니지먼트란 실적이 둔화하거나 추락하는 위기에 빠진 비즈니스 부문이나 기업을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리는 과정을 말한다. 기업을 건강하게 되살리는 경영법이다. 저자는 상황이 극단적으로 나빠지기 전, 문제가 작을 때 신속히 돌이키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한다. “위기의 징조는 변화라는 모습으로 나타난다”며 매출과 비용, 인력의 변화(잦은 퇴사 등)는 물론 소비자 반응이나 판매 현장의 변화 등 비계량적 정보까지 세밀히 파악해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기업의 턴 어라운드 성공 확률은 10% 남짓에 불과하며, 적어도 2~4년이 소요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위기를 돌파한 기업들은 모두 현실을 무섭도록 냉정하게 받아들였고 정말 실용적인 사고를 했다고 강조한다. 특히 2보 전진을 위한 단기적 후퇴를 받아들였으며, 명확한 방향과 전략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열린 소통으로 팀 워크를 다졌기에 위기를 돌파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적자전환한 자라의 담대한 턴 어라운드 전략 - 자라는 ‘빠른 생산’ 전략을 기반으로 HM 등 경쟁사를 압도하며 글로벌 넘버 원 SPA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2019년에 매출 26조원에 영업이익 4조 5000억원을 한 자라가 2020년 1분기에는 전년대비 45%의 매출 하락에 적자까지 기록했다. 그나마 온라인 매출이 전년 대비 50% 성장했다는 소식이 따랐지만 지난 20년 간 매년 평균 13%의 성장하고 17%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온 기업이라 시장은 큰 충격에 빠졌다. 그러나 자라는 움츠리지 않았다. 오히려 대담한 턴 어라운드 계획을 발표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2년 내 전세계 매장 1200곳 폐쇄, 온라인 사업에 대한 1조 3500억원 대대적 투자, 450개 프리미엄 매장에 2조 3000억원 투입 등이 핵심이었다. 총 투자 규모 3조 6500억원은 당시 자라가 쌓아놓고 있던 현금 4조 6000억원의 거의 80%에 달하는 규모였다.* 매장 최적화 ‘스토어 옵티마이제이션’이 돌파구 - 자라는 데이터에 근거해 매출이 최대로 나오는 매장의 위치나 숫자의 최적 조합을 예측해 이에 근거해 매장 위치를 바꾸거나 통폐합하거나 아예 없애는 등의 전략을 펼쳐 왔다. 이른바 매장 최적화, 스토어 옵티마이제이션이었다. 덕분에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1년 동안 연평균 매장 증가율이 4%였던 반면 총매출 증가율은 11%에 이를 만큼 매장이 늘어난 속도보다 매출 증가 속도다 3배나 빨랐다. ‘더 작은 수의 매장에서 더 큰 규모의 매출을 얻는다’는 전략이었다. 이번에도 1200개 매장을 닫아도 450개 매장을 추가로 오픈하면 이전의 매출이 나온다는 계산이 서 있었다. 최소 재고라는 이점을 십분 활용해 정상 판매가의 매출 비율을 높이는 전략도 성과를 거두었다. 기존의 기술을 통한 데이터 추출 - 빠른 생산 - 매장 최적화 - 온·오프라인 통합에 자신이 있었다.* 자라 혁신의 중심에는 언제나 ‘고객’ - 자라는 성장의 단계마다 기술을 매우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우선,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근거리에 생산공장을 대규모로 구축하고 물류센터를 세웠다. 다음으로 소비자 경험을 고도화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치중해 재고 최적화, 공장 및 물류 자동화, 매장 최적화, 옴니 채널 전략 등을 가능케 했다. 자라는 ‘모든 혁신은 고객을 위한 것’이라는 일념 하에 우선 전 세계 모든 직원이 혁신에 참여하도록 했다. 그들로 하여금 고객의 페인 포인트(고통점)을 찾도록 요청했다. 이어 혁신이 발견되면 실용정신에 입각해 신속하게 파일럿 프로젝트로 테스트 한 후, 밸류체인의 모든 단계와 기업의 모든 부분을 대상으로 혁신을 적용했다. 가장 혁신적인 방식과 기술을 찾아 적용하고, 가장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최고의 성과를 내도록 했다. 저자는 “자라는 고객을 위해 무엇이든 혁신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기업 같다”고 평가한다. 그는 자라로부터 얻는 교훈을 이렇게 말한다. “기업은 위기에 닥쳤을 때 방향을 잃지 말아야 하며, 위기가 이후 도약을 준비하는 시간임을 인식하고, 장기적 안목으로 긴 호흡을 해야 한다.”* DVD와 스트리밍의 갈림길에서 던진 넷플릭스의 승부수 - 1997년에 250만 달러의 투자금으로 창립한 넷플릭스는 블록버스터라는 비디오 부문 최강자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 2002년까지 5년 동안 누적적자가 1억 4800만 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뚝심으로 버티면서 흔들림 없이 목표한 길을 걸었고 결국 연평균 성장률 52%에 연 수익률 41%라는 경이로운 성장세를 거듭했다. 코로나19 발생으로 2020년 1분기에만 목표치인 700만명의 두 배가 넘는 1580만 명의 가입자 증가를 이뤄냈다. 아마존 같은 기업을 꿈꾸었던 창업자들은 2007년 스티리밍 사업을 시작하지만 주력 사업인 DVD 대여업에 연연하다 스포티파이 같은 경쟁기업의 출현으로 기로에 서게 된다. 이 때 당시까지 한 상품이던 통합 패키지(DVD+스트리밍 세트)를 두개 상품으로 분리하고 가격인상까지 단행하는 모험을 선택한다. 고객들이 거세게 항의하자 이번에는 아예 DVD 부문 분사 계획을 밝혀 고객들은 더욱 분노했고 결국 약 100만명의 가입자들이 이탈하는 위기를 겪게 된다. 분사 계획은 철회했지만 가격인상 결정은 그대로 강행하는 바람에 영업이익이 격감하는 위기 상황을 맞는다.* 일부러 위기를 만든 CEO의 통찰력 - 넷플릭스의 CEO 리드는 고객들의 거센 항의에도 자신의 결정에 관해 사과하지 않았다. 그저 고객을 준비 없이 놀라게 해 미안하다 하는 정도였다. 방향이 바뀌지 않는 한 결정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확신이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고객에게) 나가려면 나가’라는 듯 파격적으로 서비스 가격을 올린 것이 이익 극대화를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세계적으로 키우는 시드 머니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된다. 2017년 이후부터는 스트리밍의 해외 가입자 수가 미국 가입자 수를 상회하면서 넷플릭스 영업이익은 급격히 개선된다. 이후 매년 1조원 이상을 콘텐츠 제작에 투자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엔터 선도 기업이 된다. 저자는 넷플릭스 턴 어라운드의 비밀로 다음과 같이 네 가지를 든다. ‘기업은 위기를 통해 가고자 하는 길을 더 빨리 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방향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선택은 집중하기 위함이다. 더 확실한 수익원으로 갈아타는 것이 턴 어라운드다.’* 하워드 슐츠의 복귀를 부른 스타벅스 위기 - 스타벅스는 2019년 매출 32조원, 영업이익 5조원에 2020년 6월 현재 총 기업가치가 800억 달러에 이르는 대표적인 식음료 우량기업이다. 연평균 성장률 19%씩 25년 동안 꾸준히 성장만 해 왔다. 2009년을 제외하고는 설립 이래 한 번도 매출이 후퇴한 적이 없으며, 2019년 9월 기준으로 전세계 80개국에 3만 100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스타벅스도 2007년과 2009년 사이에 큰 위기를 맞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의 여파였다. 1대부터 3대까지 CEO인 하워드 슐츠와 오린 스미스, 짐 도널드가 평균 영업 이익률 8~10%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으나 짐 도널드 CEO 시절에 내부적으로 큰 문제에 봉착한다. 과도한 확장 정책과 브랜드 철학에 반하는 운영으로 고객들이 등을 돌리면서 영업이익 추락이 빚어진 것이다. 슐츠는 자서전에서 “스타벅스는 2007년부터 실패하기 시작했다. 성장이라는 유혹에 빠져 우리는 본질을 놓치고 있었다”고 적었다. 결국 그는 2008년 초반에 다시 회사로 복귀했고, 2기 슐츠 시기에 스타벅스는 연평균 17%라는 놀라운 영업이익률을 올리게 된다. * 성장 드라이브 전략의 수정이 ‘한 수’ - 스타벅스는 매년 매장을 늘리고 매출을 크게 성장시키는 확장 전략을 20년 이상 집중해 왔다. 그런데 매출이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다 1998년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보인다. 매장별로는 매출이 줄어드는데 매장 수를 공격적으로 늘린 덕분에 전체 매출이 증가하는 ‘양적 팽창’이었다. 적정 매장 수를 초과하는 지역이 계속 늘어난 것이 문제였다. 맥도널드의 맥카페가 저가 커피로 시장에 파고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 관리부실 매장이 늘면서 커피 맛과 품질이 하락했다. 근본적인 경쟁력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런데도 경영진은 오직 수치 개선에만 매달렸다. 하워드 슐츠는 복귀를 앞두고 턴어라운드 경영의 대가들을 찾아다니며 대비책을 세웠다. 그리곤 36명의 시니어 매니저 중 12명을 교체하고 5명을 신규 충원해 41명의 시니어 매니저 그룹을 조직했다. CFO를 교체하고 온라인과 모바일을 총괄하는 CIO도 바꾸었다, 아시아 담당 매니저를 교체해 미국이 아닌 아시아가 향후 성장의 중심이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글로벌 관점을 강화하자는 차원에서 직책에 ‘글로벌’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원하는 방향과 전략을 명확히 세우고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 턴어라운드를 도모한 것이다. * “스타벅스여, 초심으로 돌아가자” - 복귀 후 한달 뒤인 2008년 2월 26일에 하워드는 오후 5시30분부터 9시까지 3시간 반 동안 미국 전역의 7100개 매장의 문을 일시적으로 닫았다. 그리고 13만 5000명의 바리스타 전원에게 에스프레소 엑설런트 교육을 실시한다. ‘스타벅스는 세계 최고의 커피를 만들어 고객에게 차원이 다른 경험을 제공합니다’라는 단순하고 문명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그는 “가장 맛있는 고품질의 커피를 만들고 고객을 공동체 일원으로 여겨 사랑과 존중의 관계를 맺는 것이 바로 스타벅스의 존재 이유”라고 강조한다. 하워드 슐츠는 복귀 첫 해인 2008년에 미국 내 600개 매장을 철수하고 2009년에도 300곳을 추가 정리한다. 이 과정에서 6700명의 직원들이 해고됐다. 당시 스타벅스는 과다한 매장 수로 ‘매장 간 제살 깎이 경쟁’을 했기에 불가피한 최선의 빠른 해결책이었다. 대신 고객에 집중했다. 고객 제안을 아무 제한 없이 받는 ‘마이 스타벅스 아이디어’, 원하는 메뉴를 직접 만들도록 하는 ‘마이 스타벅스 시그니쳐’ 프로그램 등으로 고객을 끌어 들였다. 직원들에게는 2억 5000만 달러를 투입해 2009년부터 파트 타임까지 전 직원에 의료보험 혜택을 주었다. 명확한 방향성, 본질에의 집중, 신속한 구조조정,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강화, ‘최고의 팬’ 직원 지원전략이 스타벅스 턴 어라운드 전략의 핵심이었다. * 스타벅스 턴 어라운드의 성과 - 스타벅스는 턴 어라운드를 시작하던 시기에 보유 현금이 2억 8100만 달러였다. 턴 어라운드를 마쳤을 때는 11억 6400만 달러로 4배 이상 증가했다. 매장 당 매출이 올라 수익이 높아진데다 성장 주도의 확장 전략에서 수익 주도전략으로 바꿔 투자를 많이 할 필요가 없으니 현금 보유액이 더 늘어난 것이다. 저자는 스타벅스의 역동적인 스토리에서 다음과 같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조언한다. 첫째, 턴 어라운드는 자신의 정체성을 돌아보고 기본으로 돌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둘째, 성장이라는 유혹에 빠졌던 스타벅스를 사명과 수익 중심으로 전환시킨 것처럼, 턴 어라운드는 ‘관점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셋째, 턴 어라운드의 시작은 사람이라는 것, 마지막으로 턴 어라운드는 후퇴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본사의 이런 아픈 경험을 바탕으로 연 평균 27%의 성장세를 보이며 본사보다 3.2배나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축복받았던 노키아의 IT기업 변신 - 제지업에서 출발했던 노키아는 1992년 1월 그룹의 작은 계열사에 불과했던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사업부의 사장이던 요르마 올릴라를 그룹 CEO로 전격 발탁한다. 올릴라는 미래 먹거리를 놓고 반년 이상 이사회와 논의한 끝에 두 가지 결론을 내린다. 첫째, 소련에 주로 수출하던 제지 고무 케이블 등 불필요한 사업은 모조리 매각한다. 둘째, 휴대전화가 소수의 사무용품에서 다수의 생활용품으로 변하는 시대에 대비하고 집중한다. 직원의 약 40%를 내보내는 치열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키아는 ‘버림의 미학’을 실천했다. 그리고 취임 6년만인 1998년 모바일 업계의 절대지존이던 모토로라를 제치고 휴대폰 세계 1위 기업(대수 기준)으로 올라선다. 2003년 노키아의 시장 점유율은 35%로 2~4위 업체 합한 것보다 높았다. 2007년 매출은 511억 유로(약 70조원)에 이르게 된다. 이 때까지 연평균 20%씩 13년을 성장했다. 영업이익률은 매년 평균 21%씩 신장했다. 노키아는 통념에서 벗어나 CEO를 발탁했고, 젊은 드림팀을 통해 변혁을 주도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력사업을 선택하면서 집중 투자했고, 비주력 사업은 대대적으로 구조조정을 했다. 그리고 2007년까지 31건의 MA를 통해 성장 가속화를 꾀하며 완벽한 턴 어라운드에 성공한다. * 아이폰이 가져온 위기, 그리고 2차 턴 어라운드 - 노키아에게 2007년 6월 29일 애플의 아이폰 출시는 재앙이었다. 아이폰이 나오고 6년 후 노키아는 모바일 사업을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한다. 2007년도 511억 유로에 달하던 매출은 모바일 사업 매각 후 2013년까지 급락해 127억 유로까지 내려앉았다. B2C로 큰 성공을 거두었던 노키아는 2013년에는 B2B로 한번 더 방향을 튼다. 통신네트워크 사업으로 축을 이동한 것이다. 더불어 자신들의 최대 강점인 축적된 테크놀로지에서의 우위를 활용해 기술을 파는 기술 라이선스 사업을 또 하나의 축으로 세우게 된다. 노키아는 휴대전화사업부를 매각한 자금 등으로 2015년 프랑스 통신장비업체 알카텔루슨트를 인수합병해 단 숨에 글로벌 통신장비업체 2위 기업으로 변신했다. 두 번이 위기를 획기적인 턴 어라운드 전략으로 헤쳐 나간 것이다.* 기업 추락과 회복 모두 경영자의 책임 - 2014년에 TMS라는 단체에서 턴 어라운드 전문가들에게 설문조사를 벌였다. 기업의 추락이 누구의 책임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1위가 ‘경영진’으로 88%에 달했다. 2위가 중간관리자(30%), 이어 하급관리자(8%), 실무자(1%) 순이었다. 기업이 실패하는 주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도 ‘경영진의 실책’이 압도적이었다. 경영진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전략을 고수하기 때문이라는 답이 1위였고 2위는 경영진이 시장과 고객을 모르기 때문에, 3위는 경영진이 비전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저자는 “기업이 나빠진 것이 경영자의 책임이라면 회복도 경영자의 책임”이라고 강조한다. 단기적인 실적주의 보다는 장기적으로 보다 멀리 보는 안목이 필요하며, 일시적인 후퇴를 받아들여 커다란 반전의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고 권고한다. 누구나 하지만 제대로 못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잘 운용하고, 특히 현금관리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할 것을 조언한다. 더불어 ‘전 직원의 경영자화’를 제안한다.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최대한의 결정권을 보장해 주고, 자신의 결정에 책임을 지도록 할 것을 강조한다.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2020-12-29 07:00 조진래 기자

[갓 구운 책] 월스트리트 ‘타이밍의 마법사들’이 ‘동학개미’에게 전하는 ‘도전하고 매진하는 즐거움’

타이밍의 마법사들 위대한 트레이더 55인의 성공 법칙┃잭 슈웨거 지음 | 김인정 옮김(사진제공=이레미디어)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팬데믹과 그의 장기화는 사회를, 개인의 일상을, 수많은 개념과 기준들을 바꾸어 놓았다.급박한 변화 속에서 폭락한 증시에 개인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묻지마 투자’로 증권가에는 반품·환불 문의, 삼성전자 주식의 삼성증권 독점 판매 등의 웃지못할 해프닝이 속출하기도 했다.개인들의 투자 열풍에 휩쓸린 증권가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원칙과 전략 수립이다.매매에 나설 때와 중단할 때는 언제인가. 한발짝 물러서 전략을 재평가하고 새로 구축할 때는 또 어느 시점인가.‘타이밍의 마법사들’은 30여년에 걸쳐 월스트리트의 투자자들을 인터뷰해 4편짜리 ‘시장의 마법사들’ 시리즈로 담아냈던 잭 슈웨거의 신간이다.뉴욕 증권가에서 ‘전설’로 꼽히는 위대한 투자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은 잭 슈웨커가 60여명의 투자자들 인터뷰에서 얻은 교훈 중 핵심만을 응축했다. 그 핵심을 응축한 키워드는 ‘타이밍’이다.책은 ‘실패 없이 성공할 수 없다’ ‘성공한 트레이더는 무엇이 다를까’ ‘시장에서 온전히 살아남는 방법’ 3개부에 23개 챕터의 성공 비법을 담았다.실패의 가치, 위험관리, 감정의 배제와 수용, 전략의 수정, 나에 맞는 방법 찾기 등 어쩌면 잘 알려진 트레이딩 성공 전략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 투수 중 한 사람인 밥 깁슨과 마이클 마커스, 토니 살리바, 짐 로저스, 폴 튜터 존스, 길 블레이크, 마티 슈워츠, 데이비드 쇼 등 위대한 ‘타이밍의 마법사들’의 이야기에 실려 전달된다.각 장마다 등장하는 투자자들의 명언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 강조하는 ‘도전하고 매진하는 즐거움’이 깃든 위대한 트레이더들의 고백들은 비단 증권시장 뿐 아니라 삶에도 유효한 메시지를 던진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0-12-26 14:30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가로세로 선으로 시작하는 내 일상의 기록 ‘어반스케치 수업’

차근차근 따라 하면 작품이 되는 어반스케치 수업 |김도이 지음(사진제공=라온북)어떤 날은 까마득하게 또 어떤 날은 훅 눈앞으로 다가오는 듯한 마천루, 도로 위 빼곡한 자동차들, 정감 넘치는 골목 풍경, 단골 카페 안 그리고 밖으로 보이는 사람들, 계절 따라 색을 바꾸는 나무들….삶의 격동기를 캘리그래피와 사진, 어반스케치로 다스리며 안정을 찾은 김도이 작가의 ‘어반스케치 수업’은 어느 날 문득 눈에 들어오는 도시 풍경을 그림으로 그릴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2007년 화가이자 기자였던 가브리엘 캄파나리오에 의해 명명돼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어반스케치’는 그림의 도구나 재료, 작법 등보다는 일상의 소소한 재미, 행복, 소중함 등을 중시한다.연필·볼펜·수성펜·만년필 등 내 손에 쥔 무엇이든, 스케치북·수첩·냅킨 등 가능한 무엇이든만 있으면 ‘어반스케치’가 가능하다.책은 ‘어반스케치가 뭘까?’ ‘나도 한번 해볼까?’ ‘어반스케치는 뭐로 그릴까’ ‘보고 그리기’ ‘색칠하기’ ‘악! 도움이 필요해’ ‘꺄! 감동이야’ 7개 파트에 어반스케치의 정의와 효과를 비롯해 가장 기본인 선 그리기부터 채색까지의 과정을 담았다.선그리기부터 도형·나무·꽃·소품·동물 그리기, 연필·라이너펜·쥬스업펜·볼펜·플러스펜·네임펜 등 도구별로 그리는 방법, 수묵화 혹은 수채화 느낌으로의 채색법, 소실점과 투시도의 이해 등을 예시 그림과 자신의 경험을 들어 설명한다.‘한번 해볼까?’라는 호기심, 급하게 뭔가를 얻으려 하기 보다는 생각할 시간과 복잡하거나 힘겨운 감정을 다스리며 찬찬히 해보겠다는 여유, 그를 위한 꾸준한 시간 투자 등이면 된다. 불완전하고 서툰 그림이면 어떤가. 가로세로 선만으로도 내 소중한 일상과 순간, 그때의 감정들이 차곡차곡 쌓여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것을.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0-12-26 14:00 허미선 기자

[브릿지경제 신간(新刊) 베껴읽기] <진중권, 보수를 말하다> 진중권

이 책은 ‘한국 보수를 향한 바깥의 시선’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진보학자인 저자는 “보수도 이제 과거에만 눈을 돌리지 말고, 미래 지향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문재인 정권이 폭주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러면서 보수의 무력함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한다. 폭주를 견제해야 할 제1야당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권의 독선과 위선에 대해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도 있지만, 그 이상으로 보수에 대한 국민의 비토 정서가 강하다고 꼬집는다. 저자는 “보수는 과거 반성 위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정작 보수가 자신을 객관화할 능력이 없어보인다는 게 문제”라고 비판한다. 다수이자 주류였던 시절에 가졌던 낡은 습속을 고집하다 대중으로부터 완전히 고립되었다며, 잃어버린 ‘보수의 품격’을 되찾으려면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공포와 습관의 정치 - 저자는 반복되는 보수의 공포 마케팅이 결국 보수 지지층의 지적 수준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비판한다. 툭하면 북핵 전쟁위협 등으로 손쉽게 공포의 정치를 하다보니 여론도 둔감해 지고 마치 미군 화력에 생존을 의존해야 했던 과거 기억에 가로잡혀 있다는 비판에서 헤어나지 못했다고 비판한다. 북한과의 체제 경쟁에서 이미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음에도 자부심이나 자신감 보다는 여전히 북한에 경기를 일으키며 국력에서 밀리던 시절의 언더 도그(약자) 전략을 펴고 있다고 질타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서도 그 업적을 깎아내리려 사사건건 반대만 하다 되려 수구의 함정에 빠져 버렸다고 비판한다. 그 결과 통일과 남북관계에 관한 보수의 비전은 완전히 사라졌다고 비판한다. 민주당이 ‘햇볕정책’이라는 브랜드로 비교적 일관된 태도를 보여준 반면 보수의 대북정책은 떠오르는 브랜드가 없이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는 기억들만 있다고 지적한다. 비핵화를 전제로 내걸어 남북관계를 방치함으로써 오히려 안보를 위태롭게 한 것이 아니냐고 저자는 반문한다. * ‘좌빨’의 늪에 빠진 한국 보수 - 저자는 아직도 보수를 자처하는 사람들 가운데 좌파 좌빨 주사파 종북좌파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이들이 있다고 비판한다. 한국 보수는 그 동안 극우반공주의, 시장만능주의에 의존해 왔으며 거기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종북좌파니 사회주의니 딱지를 붙여왔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모든 이성적 반론을 간단히 제압해주던 그 효과적인 무기가 사실은 비난 혹은 감정적 선동에 가까워, 이제는 그 말을 사용하는 이들을 가두는 덫으로 변했다고 꼬집는다. 저자는 보수의 비판 가운데 가장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한국이 곧 베네수엘라가 된다”는 말이었다고 한다. 이제 이런 류의 공포 마케팅에 넘어갈 대중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오히려 자기들만 고립시킬 뿐이라고 지적한다. 나아가 그런 공포 마케팅이 보수 개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유연성과 정책적 상상력까지 박탈해 버리고 있다고 질타한다.* “보수여, 미래를 기획하라” - 저자는 보수가 ‘박정희 대안 서사’를 만드는데 실패했다고 말한다. 정보화 사회로의 전환기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서사 부재를 과거 향수와 반복 이데올로기로 채우다 그만 시대 흐름에 뒤쳐져 버렸다는 것이다. 그런 사이에 586세대는 정치와 경제 언론 학계 등 모든 영역에서 헤게모니를 쥐게 되었고, 시민단체마저 지배 블록의 하위 파트너로 포섭했다고 지적한다. 혈연과 지연 학연으로 얽힌 이해관계망을 통해 사회 기득권층으로 확고히 자라잡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들이 한국의 ‘신보수층’이라고 단언한다. 그런데도 이들을 좌파로 몰아 적대시하다 통째로 놓쳐 버렸다고 질타한다. 저자는 “보수주의자라면 ‘국가는 국민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고 강조한다. 국가는 전쟁만이 아니라 빈곤으로부터도 국민을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남의 상상력에 빨간 칠을 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선점해 제 색을 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대정신을 잃은 민주당은 이미 기득권을 가졌기에 변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캄캄한 미래 앞에서 보수가 빛을 던지는 ‘전조등’이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보수가 젊어지려면 - 저자는 괴거 청렴하지만 무능했던 진보가 이제는 부패했으나 유능한 세력이 되었다고 분석한다. 반면에 보수 역시 개혁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비판한다. 보수가 살려면 당이 바뀌어야 하는데 영남권 의원들은 고정 지지층 때문에 개혁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가장 절실히 개혁을 주도해야 할 수도권 후보들은 강남을 빼고는 전멸하는 바람에 당내 개혁 주도세력이 없어졌다고 분석한다. 저자는 이제라도 무너진 보수 지지층을 재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보수의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당의 뇌가 사라진 지금, 기능을 잃은 여의도연구원을 대체할 새로운 싱크탱크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합리적 보수가 당위 지도적 위치를 차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희망을 젊은 층에서 찾으려 한다. 젊은 보수를 체계적으로 육성해 어른으로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미디어 전략에 관해선 대중에게 신뢰할 만한 정보, 바람직한 의제를 제시하고 그날 그날의 이슈를 정확히 읽어줄 대안 매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권고한다.* 정치적 올바름에 관해 -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는 인종과 성별, 장애, 성, 정체성 등으로 구별되는 특정 집단을 배제하거나 모욕하는 언행을 삼가는 태도를 말한다. 본래는 1970년대 좌파 사이에서 너무 이념적으로 경직된 사람을 비꼬는 경멸어였으나 1990년대 이후 보수주의자들이 진보주의자들의 깐깐하게 따지는 행태를 비꼬며 사용하고 있다. 저자는 그런데 이 정치적 올바름을 보수에서 너무 가벼이 여겨 망언을 한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진보는 입으로 외치던 정치적 올바름을 몸으로 지키지 못해 위선에 빠지곤 한다고 비판한다. 세월호 유가족에게 막말을 한 차명진 전 의원, 5.18 민주항쟁을 북한군 폭동이라고 주장하는 김진태 전 의원 등의 발언을 지적한다. 저자는 “막말에는 여야가 따로 없지만 더 조심해야 할 쪽은 보수”라며 성향상 피해자에 공감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질타한다.* 강성적 올바름에 관하여 - 저자는 한국 보수의 결정적 문제로 ‘공감 능력 결여’를 든다. 막말을 막말로 인지하지 못해 자주 막말을 일삼는 것도 공감능력 부족 탓이라고 지적한다. 세월호 침몰사고를 ‘교통사고’라며 국가의 과잉보상을 반대한 주호영 의원이나 돈이 많이 드는 세월호를 인양하지 말자고 했던 차명진 안상수 전 의원, 유가족이 ‘세월호 팔이’한다고 비판했던 정진석 차명진 김순례 전 의원 등이 결국은 정권을 넘겨주게 만들었다고 지적한다. “이러니 타인의 고통을 못 느끼는 ‘싸이코패스 정당’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조국 사태 이후 민주당이 연일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을 쏟아내고,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당한 피해자를 ‘피해 호소 여성’이라고 부르며 내로남불의 정치를 할 때 당연히 야당은 여당이 버린 피해자들을 품었어야 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보수 야당은 이 사안을 그저 정치적 호재로만 봄으로써 국민의 공감을 얻어내지 못했다고 안타까워 한다. 이에 저자는 감정이입 능력을 회복하고 일반 시민과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법을 먼저 배워야 할 것이라고 일갈한다.* ‘극우’와 우아하게 헤어져야 - 국민의힘이 2020년 8월15일 광화문 집회를 계기로 ‘아스팔트 우익’과 결별을 시작했다는 점을 저자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면서 “하나님도 까불면 나한테 죽어”라고 말하는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를 비판한다. 검사와 격리를 정치적 탄압으로 오인하는 반사회적 행태가 한국 보수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굳어질 수 있었다고 지적한다. 자신들의 신념 때문에 동료 시민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게 보수는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나아가 국민의힘도 차명진 민경욱 김문수 김진태 등 아스팔트 우익과 단호히 결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진보가 오래 전에 분화를 끝낸 것처럼 보수도 이제 창조적인 분화를 할 때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제시한 다음의 보수 쇄신 기준을 든다. 탄핵이 사기라며 탄핵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않고, 5.18 민주화운동을 부정하고 역사적 의미를 폄하하며, 가짜뉴스를 퍼뜨리거나 그것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을 배제하라는 것이다. 저자는 특히 확장성 없는 극우 유튜버들이 기고만장해 우파에서 가능성있는 사람들까지 비판해 다 죽여버렸다며, 보수 개혁이 성공하려면 합리적 보수가 극우로부터 지지층을 빼앗아 그들을 보수진영에서 주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보수 자신도 혁신하고 중도와 보수를 향해 외연을 확장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 프레임전쟁에서 완패한 보수 - 저자는 한국 보수가 프레임 전쟁에서 철저히 패배했다고 진단한다. 중도층에게 보수 이미지는 태극기 부대, 대북 전단, 전광훈 목사의 기독교 반공주의 집회를 연상시킬 뿐이라고 지적한다. 한국 보수는 대중들의 의식 속에 ‘극우’로 표상되고 있으며, 그래서 비호감이 된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 보수는 “코로나 확진자들이 실은 내 주변 사람들”이라며 감싼 독일의 메르켈 보수정당의 성공에서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한국 보수가 가족을 보호하고 가정을 부양하는 아버지의 이미지를 잃은 지 오래라며, 이제 우리 보수에게 필요한 것은 ‘민주적인 아버지상’이라고 말한다. 디지털 시대에도 나라를 먹여 살릴 능력이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아버지상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선보다는 패거리 이익을 중시하는 진보 - 저자는 “보수에도 ‘명예 코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자신이 보수임을 자랑스럽게 여기에 해 줄 모럴 코덱스(moral codex)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구 보수가 국가나 공동체 가족 등을 위한 희생이나 헌신을 자신들의 명예 코드로 여겨온 반면 한국의 보수는 입으로는 안보를 떠들면서 몸으로는 병역을 회피하고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일은 아예 머리 속에서 지워버렸다고 일갈한다. 저자는 모든 결정에서 공공선을 세우는 것은 대통령의 헌법적 책무인데 이 나라는 지금 그것이 무너지고 있다고 말한다. 조국 사태와 윤미향 사태, 한명숙을 둘러싸고 벌어진 일들은 이 정부가 공공선보다 패거리 이익에 더 관심이 많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일갈한다. 그는 보수에서 되살려내야 할 또 다른 가치로 자유주의를 말한다. 근래 민주당은 자유주의 없는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21세기에 자유주의적 권리 침해가 버젓이 일어나는 것은, 민주당의 주류인 586세대가 운동권 시절에 배운 민중민주주의의 흔적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민주주의를 오직 다수결로만 이해해, 모든 일을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대중독재’라고 비판한다. * 보수의 가치를 찾아서 - 저자는 아스팔트 우익과 같이 갈 수도,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는 것이 보수진영의 큰 딜레마 임을 인정한다. 하지만 보수가 이제까지 민주당의 모든 정책에 좌파 딱지를 붙이고 오직 체제나 정체서와 관련한 쟁점 사안에만 집착 한 결과, 아스팔트 위 태극기 부대를 만들었다고 비판한다. 중도층이 받아들일 만한 정책에도 무분별하게 좌파 딱지를 붙이는 바람에 극우로 치우치게 되었고, 그런 편협된 기준을 보수의 가치와 이념으로 착각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극우와 선을 긋는다고 보수의 정체성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극우와의 과감한 결별을 촉구한다. 떨어진 보수의 사기를 올리려면 한때 보수당에 표를 던지게 해 줬던 ‘도덕적 우월감’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국가에 대한 충성, 가족에 대한 헌신, 공동체를 위한 봉사, 전통과 관습에 대한 존중 같은 가치들은 경직된 태도로 고수하되 정책에 대해선 그때그때 시대정신에 맞춰 유연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보수는 ‘태도’의 이름”이라며, 가치에 관한 한 고루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원칙을 고수하는 태도, 그러나 정책에 관해선 시대적 정신과 사회적 과제에 맞춰 유연하게 적용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우리 보수는 이를 거꾸러 해 왔다고 비판한다.* 보수의 DNA를 교체하라 - 저자는 국민의힘이 2020년 8월에 빌표한 정강정책을 긍정 평가한다. 진보에서 제기한 의제인 ‘기본소득’을 선점하는 등 이념적 유연성을 보여 주었다는 것이다. 노동존중 사회,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청년고용 증대를 위한 노동시장 개혁 같은 것도 바림직한 방향이라고 말한다. 국회의원 4연임 금지, 지방의회 청년공천 의무화, 장관급 국무위원 남녀 동수 방안 등도 긍정적으로 본다. “이제야 보수가 시대의 흐름에 합류하게 되었다”고 칭찬한다. 하지만 국민의힘과 그 지지자들이 이런 개혁안의 실천적 함의를 실감하고 있는지에 관해선 의구심을 숨기지 않는다. 중도로의 외연 확장을 위해선 보수정치의 체질을 바꾸는 것이 중요한데 과연 그것을 할 수 있을 지 의심한다. 저자는 보수에서 자주 주장하는 시장경제 우선에 관해서도 일침을 가한다. “한국 보수는 모든 것을 시장에 맡기라고 하면서 국가 개입을 공산주의로 매도해 왔다”면서 “국가가 시장에 한계 조건을 설정하는 것은 시장경제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라고 조언한다. 시장에도 ‘공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보수는 이제 주류가 아니다” - 저자는 보수가 자기 방에 갇혀 있다고 진단한다. “우리 보수는 여전히 주류 의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제 보수는 우리 사회의 주류가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저자는 일단 보수의 메시지를 보수층뿐 아니라 중도층도 수용할 수 있도록 고쳐 쓸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려면 논리와 상식, 공정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비판이 먹히려면 사회 보편 이익 위에서 객관적으로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한다. 선동에 선동으로 맞서다간 젊은 시절 정세분석과 전략전술, 선전선동으로 보낸 ‘선동의 귀재’ 586 세대를 이길 수 없다고 단언한다. 선동을 이기는 것은 오직 원칙과 사실에 입각한 올바른 비판 뿐이라고 강조한다. 야당의 임무는 정권의 폭주를 견제하는 데 있으며,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 때 국민은 보수를 다시 신뢰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중도의 눈으로 보수를 보라 - 저자는 ‘호의의 원칙’을 강조한다. 상대방의 주장을 상대의 입장에서 접근하는 이른바 ‘내재화’를 강조한다. 보수에 부족한 것이 바로 이 내재적 비판 능력이라고 말한다. 상대 논리를 안에서 무너뜨려야 하는데 그것이 잘 안되니 종북 딱지를 붙여 밖에서만 두드려대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저자는 예를 들어 반북 이데올로기를 발동해 북한의 신속한 사과를 폄하하거나 정권의 종전 선언 추진 같은 것을 반대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정권의 대북 유화책을 인정하되, 그 가치가 국민생명을 보호할 국가의 책무 위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편이 낫다고 지적한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서 드러나는 편향을 정확히 지적해야 중도와 진보의 일부까지 동의할 것이라고 말한다. 북한의 비인도적 조처로 자국민이 희생당했는데, 세월호 정국에선 그렇게 국민생명 보호를 외치던 정부가 결의안조차 못내는 편향성을 보이는 팩트를 제대로 지적하면 된다고 말한다. * 보수의 미디어 전략 유감 - 유튜브로 정치 뉴스를 접하는 이들은 유튜브가 세상 전부라고 착각하곤 한다. 보수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극단적인 편향성을 갖고 있던 극우 유튜버들이 주문했던 단식과 삭발 장외투쟁 등 ‘3종 신기’가 총선에서 도움이 되기는커녕 외려 총선 참패의 원인이었음을 인식하고 보수가 이들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는 점은 다행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강경보수가 보수 전체를 대표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당이 강경보수의 영향을 받을 게 아니라 거꾸로 그들에게 영향을 끼쳐 그들을 변화시킬 생각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국민의힘에 결여된 것이 ‘담론 생산 능력’이라고 지적한다. 제대로 된 정당이라면 대중의 입에서 회자되는 세론을 받아 합리적 담론으로 가공한 뒤, 그것을 메시지로 던져 세론으로 회자되게 만들어 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동전’에서 ‘진지전’으로 장기전에 맞서야 - 저자는 보수가 자꾸 기동전에 집착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안타까워 한다. 국민의 입길이 먹혀 있던 독재정권에서야 진실을 말하려 거리로 나갈 수 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진실을 알릴 채널이 널려 있음에도 자꾸 기동전을 펼쳐 ‘공동체에 대한 책임의식이 없는 집단’이라는 이미지만 뒤집어쓰고 있다고 지적한다. 선을 넘는 행위는 주장의 정당성만 깎을 뿐이라며, 저자는 이제 보수도 질서있고 평화롭게 자기주장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점에서 최근 진행된 드라이브 스루 시위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저자는 “지금 보수에게 필요한 것은 어설픈 기동전이 아니라 장기적인 진지전”이라고 강조한다. 지금이 정권의 위기라는 허황된 환상에 사로잡혀 무리한 전면전을 펼치려 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보수가 이미 이 사회의 문화적 헤게모니를 빼앗긴 마당에, 중요한 것은 거리의 기동전이 아니라 생활 속 진지전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비판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고 소통 방식도 시대와 상황에 맞게 바꿔가야 한다고 조언한다.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2020-12-26 07:00 조진래 기자

[갓 구운 책]‘내로남불’의 ‘호모 에고이스트’…그 미래적 대안 ‘현명한 이기성’ ‘이타적인 나’

호모 에고이스트: HOMO EGOIST | 정인호 지음(사진제공=한국표준협회미디어)‘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줄인 ‘내로남불’은 인간이 자기중심적인 혹은 이기적인 존재임을 반영한 말이다.‘호모 에고이스트’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장기화로 불거진 나오는, 자신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인간에 대한 담론이다.배가 부르면 사냥을 멈추는 짐승들과 달리 인간은 부와 권력을 축적하면 할수록 이를 지키기 위해, 더 축적하기 위해 법과 정책을 만들고 타인을 압박하곤 한다. 위기 혹은 기득권을 빼앗길 상황에 처하면 인간의 이기성은 더욱 극대화되곤 한다.책은 ‘평등, 변함없는 인간의 두 얼굴’ ‘경제, 지속되는 경제적 환상’ ‘영혼, 가식적 양심의 실천’ ‘명작, 상황이 남긴 명예 훈장’ 4개 파트에 역사, 경제, 정치, 사회, 문화·예술 등에 스며들어 시대 현상으로 발현되는 인간의 이기성을 나눠 담았다.책은 도널드 트럼프가 좋아하는 색, 되는 스티브 잡스와 안되는 쿠르디, 전통기업에 비해 이기적인 페이스북·구글 등, “예배 보다가 코로나에 확진되면 그 또한 신의 가호”라고 외치는 종교적 숙명론자들의 역사, 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흥행한 이유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인류의 이기성에 대해 논한다.로버트 프랭크와 필립 쿡, 칼 마르크스, 아담 스미스, 리처드 도킨스 등 이론과 현재의 코로나19 팬데믹까지를 엮어 공급과잉의 민낯을 설명하는 식이다.책의 또 다른 특징은 다양한 분야의 이기적인 인간 사례를 엮고 설명하면서 그림들을 곁들인다는 것이다. 절대군주 파라오와 세습되는 노예의 무한 노동, 편파적인 사회적 계약을 담은 영화 ‘히든 피겨스’, 현재의 갑질, 피해자와 가해자가 바뀐 채선당 임산부 폭행사건의 진실, 240번 버스기사 사건 등을 윌리엄 터너의 1840년작 ‘노예선’으로 조망한다.자기중심적인 인간, 호모 에고이스트(Homo Egoist)를 논하는 책은 미래적 대안으로 정반대편에 선 듯한 협력하는 인간, 호모 코퍼레이터(Homo Cooperator)를 제안한다.책은 현재 사회에 팽배한 이데올로기의 양극화, 부와 권력의 편향, 보이지 않지만 그 옛날 노예제도를 닮은 신분제, 양심의 외면과 그를 인한 침묵 등 심화되는 인간의 이기성은 욕망으로부터 자신을 해방시키는 ‘현명한 이기성’, 협력하는 ‘이타적인 나’로 해소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0-12-25 18:30 허미선 기자

[비바100] 코로나19시대, 독서로 증명된 '돈과 자녀교육의 상관관계'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출판계까지 미쳤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13세 이상 국민 한 사람당 연간 평균 독서 권수는 2011년 12.8권에서 2019년 9.5권으로 줄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집 안에 홀로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책을 찾는 이들도 예년보다 늘었다.더불어 시·공간의 제약이 적을 뿐 아니라 멀티태스킹(다중업무 수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진 오디오북 이용자 증가세도 지속되고 있다. IT(정보기술) 발달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가 보편화되면서 이북(전자책)을 넘어 최근에는 직접 읽는 수고마저 덜어주는 오디오북이 인기를 얻는 등 독서방식의 변화속도가 빨라지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오디오북 시장을 200억~300억원 규모로 추정하며 2021년에는 2배 이상 늘어난 500억~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예스24, 인터파크, 교보문고 등 3대 서점들은 올 한해 독자들이 급격하게 변하는 사회 속 보이지 않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교육과 재테크에 관심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확산으로 홈스쿨링 관련 책들이 많이 팔리는가 하면 성인들도 집콕 시간이 늘면서 취미 서적을 많이 구매했다. 취미일반 도서 판매량 증가율은 62%, 홈인테리어와 수납책은 29.8%로 집계됐다. ‘평생 직장’에 대한 개념은 희미해진 지 오래, 그 어느 때보다 국내 자산시장 열풍과 재테크에 관한 책들이 쏟아진 한해였다.서점에 사람은 줄었지만 도리어 북캉스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난 2020년 출판계.(사진제공=교보문고)◇코로나19, 자기계발과 부에 대한 관심 높여온오프 서점이 판매율 1위로 뽑힌 ‘해빙’.올해는 부와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큰 한 해였다.(사진제공=수오서재)팬데믹의 영향으로 집이 주된 생활 공간이 되면서 책의 판매량은 눈에 띄게 높아졌다. 예스24측은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23% 가량 증가했으며 10년 전인 2010년과 비교해서도 35% 이상 성장하는 기록을 세웠다”면서 “코로나가 사람들의 가장 주요한 관심사가 됨에 따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전망하는 도서가 독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더불어 집에서 자녀를 교육하거나 인문교양적 지식을 쌓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또한 TV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됐거나 영화, 드라마 등으로 영상화 된 미디어셀러들도 여전히 인기를 끌었다. 코로나19로 초, 중, 고등학교의 등교 일수가 줄고 온라인 수업이 활성화되면서 학부모들의 책 구매도 증가했다. 학습에 필요한 문학 작품을 읽도록 지도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최근 ‘몸과 함께 마음도 쑥쑥 시리즈’를 발표한 북드림 출판사의 이수정 대표는 “주로 출판사를 통해 한해의 경향을 체크하는데 올해는 유독 아동서적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1인 가구 증가와 출산률 저하로 대박 나기 어려웠던 학습지 액티비티 관련 회사의 매출이 두 배 이상 올랐다는 소문도 있다”면서 “코로나로 인해 출판계의 빈익부 부익빈 현상이 대두됐다”고 평가했다.부모의 아이 양육법을 다룬 자녀 교육 분야 도서 판매량은 2019년 대비 13.6%, 청소년 공부법 분야 판매량은 78.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동 기간 동안 어린이 문학 분야와 청소년 문학 도서 판매량도 작년 대비 각각 12.7%, 55% 성장하며 최근 3년 가운데 가장 높은 판매 증가세를 보였다. 부동산시장 폭등과 ‘동학개미’ 열풍은 관련 책들의 구매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물론 유튜버, 인플루언서 등 일반인들도 재테크 노하우를 담은 책들을 펴냈다. 자산시장의 과열은 관련 서적의 판매량 증가로 증명된다. 부와 행운을 다룬 자기계발서 ‘더 해빙’은 온·오프라인 서점들이 자체 집계한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교보문고가 발표한 올해 베스트셀러 순위를 보면 ‘더 해빙’에 이어 ‘돈의 속성’(2위), ‘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4위),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6위),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7위) 등 상위 10위권 중 절반이 경제경영·자기계발서다.각 분야별로는 소설 분야의 ‘영 어덜트’(Young Adult) 확산이 가장 눈에 띈다. ‘영 어덜트’ 소설이란 주인공의 고난이나 시련, 모험, 사랑 등 성장을 그린 소설을 말한다.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두루 읽을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올해 소비량이 증가했다. 교보문고 브랜드 관리팀의 진영균 과장은 “경제경영과 자기계발은 경제위기 속 부와 행운을 얻는 법에 대한 열풍, 정치사회는 시회적 갈등이 출판대결로 이어진 한해였다. 코로나우울로 집에서 건강한 몸을 만들거나 취미활동으로 극복할 수 있는 건강서적도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교보문고의 상징이던 5만년 된 카우리 소나무 테이블은 현재 코로나19로 이용이 금지되어있다.(사진제공=교보문고)◇언택트 소비 확산으로 이북 독서량 증가비대면 시대 가속화에 따라 전자책 성장세도 가팔라졌다. 교보문고 전자책 대여는 올해 38% 성장했다. 올해 4월 문화체육관광부와 교보문고가 시행한 무료 전자도서관 ‘책쉼터’ 서비스의 시행으로 이북을 처음 접하는 신규 독자들도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교보문고의 내부 집계결과 이북 구매와 대여가 각각 2.9%, 38.0% 신장했다.과거 장르소설에 국한됐던 소비분야가 다양해 진 것도 새로운 변화다. 사회/정치/법 분야는 49.8%, 경제경영 분야는 33.0%, 자기계발 분야가 12.1%로 신장세가 두드러졌다. 전자책 부문에서도 베스트셀러 1, 2위는 ‘더 해빙’, ‘돈의 속성’이 차지했으며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이 3위에 오르는 등 돈을 다룬 책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회원제 이북 서비스 sam의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50%의 신장률을 보이며 큰 신장세를 거뒀다. 인기 콘텐츠는 로맨스판타지소설의 인기가 두드러졌고 해외 드라마 흥행에 따라 원작소설에 BL독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전 과장은 “판타지 무협 분야에 종이책 독자들이 이북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어 이북 신장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국내 대표적인 오디오북 기업 ‘밀리의 서재’도 최근 이용자가 늘었다. 2017년 출범한 밀리의 서재는 국내에 도서 구독모델을 정착시킨 업체다. 월 구독료 9900원이면 책을 맘껏 읽을 수 있는 모델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올초 출판계의 아이돌로 불리는 김영하 작가의 장편소설 ‘작별 인사’가 이곳에서 선공개돼 출판계의 파장을 불러일으켰다.화제성이 구독으로 이어지는 만큼 밀리의 소재는 올해에만 김중혁, 조정래 등 국내 작가들과 한국에서 사랑받는 해외 작가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대표작을 릴레이 오픈하며 기획전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특히 지난 15일 발표된 ‘밀리 독서 리포트 2020’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도 높게 시행된 시기인 3월과 4월, 8월과 9월 독서량이 급증한 가운데 3월의 경우 그 전달인 2월보다 독서량이 43%나 증가했다. 증가세가 가장 가파른 분야는 경제경영과 과학이다. 경제경영 분야를 찾는 사람들은 매달 전년 같은 달 대비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4배까지 증가했고 과학 분야 독서량 역시 코로나가 확산할 때마다 함께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회사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면서도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는 방법으로 ‘북캉스’를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난 이유”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교적 전문 분야로 여겨지던 과학과 역사 분야의 도서를 찾는 분들이 늘었다”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바이러스, 의학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도 일부 반영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소설 ‘82년생 김지영’의 영어판 표지.(사진제공=LiverightPublishingCorporation)◇말 많던 출판계, 해외 진출 러시로 상쇄올해 출판계는 논란과 폭로로 시작했다. 지난 1월 국내 대표 문학상 중 하나인 ‘이상문학상’ 수상자들이 수상을 거부하면서다. 문단을 이끌 ‘허리’로 평가되던 김금희·최은영·이기호 작가는 ‘수상작 저작권을 3년간 양도하고 작가 개인 단편집에 실을 때도 표제작으로 내세울 수 없다’는 주최 측 문학사상사의 요구에 반발해 수상을 거부했다. 작년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자인 윤이형까지 상의 불공정성을 비판하며 절필을 선언하자 사태는 더 커졌다.논란은 한 달 이상 이어졌고 결국 올해 수상자는 나오지 못했다. 매년 이상문학상 대상과 우수상 작품을 엮어 펴내던 수상작품집 역시 출간될 수 없었다. 문학사상사는 공식사과하고 불공정 논란이 불거진 해당 계약 조건을 모두 수정했지만 폐쇄적인 문단의 분위기를 그대로 읽을 수 있는 일대 사건이었다.수년 전 출판된 국내 작품이 해외에서 호평받는 고무적인 일도 잇따르고 있다. 조남주 작가의 2016년 소설 ‘82년생 김지영’ 영어판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올해 꼭 읽어야 할 책 100’(THE 100 MUST-READ BOOKS OF 2020)에 선정됐다. 미국 문학번역가협회 주관 전미번역상과 루시엔스트릭 번역상 등 2관왕에 오른 김이듬 시집 ‘히스테리아’는 2014년작이다. 김금숙 작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증언을 담아 2017년 펴낸 그래픽노블 ‘풀’은 미국만화산업대표상인 하비상 최우수 국제도서 부문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0-12-22 18:00 이희승 기자

[브릿지경제 신간(新刊) 베껴읽기] <돈의 미래> 짐 로저스

저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세계적인 투자자이다. 그는 특히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 대단히 낙관적이다. 자기 재산의 거의 모두를 북한에 투자하고 싶다고 공공연하게 얘기할 정도다. 하지만 저자는 이 책에서 “몇 년 후 내 투자 인생에서 처음 맞닥뜨리는 최악의 경기 침체기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예언한다. 그러면서 “위기는 언제나 새로운 기회”라며 “변화의 파도에 올라타 기회를 잡으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지금처럼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는 타이밍을 잘 잡아야겠지만 그래도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스스로를 ‘마흔 번 실패하고 세 번 성공한 투자자’라고 자평한다. 그가 전하는 돈의 미래를 들여다 보자.* 세계 곳곳에 나타나는 위기의 전조 - 지난 10년 동안 세계를 지배해 온 것은 ‘낙관론’이었다. 하지만 저자는 2019년에 “리먼 브라더스 사태를 뛰어넘는 금융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당시에 많은 사람들이 믿지 않았다”면서 “2008년 금융위기와 비슷한 경고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겹치면서 인도 터키 인도네시아 같은 나라가 재정위기를 맞은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레바논은 자국 역사상 처음으로 채무불이행을 선언했고 브라질과 터키 남아프리카도 위기에 처해 있다. 2019년 8월 아르헨티나가 과도한 빚에 못이겨 일시적으로 채무불이행 상황에 놓이면서 페소화와 국채가격이 급락했다. 라트비아에서는 은행이 줄줄이 파산했다. 이 나라 3대 은행의 하나이던 ABLV 은행이 파산한 데 이어 2019년 8월에는 PNB방카도 문을 닫았다. * ‘건전의 상징’ 독일조차 빨간불 - 가장 건전한 국가로 평가받는 독일 조차도 최대 민간은행으로 시종일관 확장전략을 펼치던 도이치은행에 적자라는 빨간 불이 켜졌다. 2017년에는 도이치 은행에 투자하던 중국항공집단의 경영악화로 은행 재건마저 수포로 돌아갔다. 도이치 은행의 금융 파생 상품 규모가 71억 달러에 달할 것이란 지적도 나올 정도다. 이곳이 파산할 경우 충격은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저자는 우려한다. * 인도도 위험하다 - 인도에서는 몇 년 전부터 수많은 채무 불이행이 일어나고 있고 최근 한 거대은행이 파산했다. 20곳이 넘는 국영은행이 인프라 관련 사업을 중심으로 과도하게 대출을 해 주는 바람에 2019년 11월 중앙은행이 디폴트를 선언한 주택금융회사를 파산처리했다. 저자는 “인도 금융 시스템에 많은 문제가 있는데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고 우려한다. 인도는 특히 도산해야 할 기업들 가운데 상당수가 좀비 기업으로 연명하고 있다며 “대단히 안이한 대처”라고 질타한다. * 중국도 채무자로 전락 - 글로벌 금융위기 때 부채가 거의 없었던 중국은 그동안 모아둔 돈을 풀어 세계를 위기에서 구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 역시 좀비 기업이 문제라고 저자는 말한다. 중국 정부가 겉으로는 구제해선 안될 기업을 그대로 파산하도록 놔 둘 것이라고 큰소리치지만 믿기 어렵다는 것이다. 저자는 “오랜 기간 자본주의 시스템을 운영한 경험이 없는 공산주의 국가 중국이 위기가 닥쳤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정말로 알고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한다.* 세계 최대 적자국가 미국 - 미국의 최대 난제는 ‘저금리’라고 지적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함에 따라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채권에 돈이 몰리면서 가히 ‘채권 거품’ 상황이 벌어졌다고 바판한다. 저금리로 주식과 채권 가격이 오르는 것을 저자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한번 충격이 오면 걷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많은 지자체가 재정 고갈로 파산 직전이라고 저자는 경고한다. 미국은 세계 최대 채무국으로 빚이 점점 늘고 있고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그래도 가속화되는 양적완화 정책 - 무제한 금융완화 정책은 단기적인 경우를 제외하곤 효과가 없다고 저자는 단언한다. 게다가 언젠가는 모두에게 큰 문제가 되어 돌아온다고 경고한다. 미국 중앙은행은 지금도 돈을 대량으로 찍어내고 있는데, 빚이 늘면 늘수록 금리에 대한 압력은 커질 수 밖에 없고 위기가 발생했을 때 훨씬 충격이 크다고 우려한다. 그럼에도 세계 각국의 부채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그는 독일에서조차 그런 전조가 보여 걱정이라고 말한다. 인도도 GDP 규모에 비해 부채비율이 너무 높고 중국도 거액의 빚을 지고 있으며, 베네수엘라 경제 역시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다고 말한다. 그나마 베트남이나 한국이 있지만 두 나라는 세계를 구원할 반큼 강한 경제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 “무역전쟁에선 누구나 패자다” - 저자는 “역사를 돌이켜볼 때 무역 전쟁에서 승리한 나라는 없었다”고 잘라 말한다. 무역 전쟁은 늘 누구에게나 재앙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저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국민에게 이익이 된다는 이유로 벌이고 있는 무역전쟁이 아마도 최악의 사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미국 경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자신의 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않고 중국이나 일본 한국 멕시코 독일 등을 비난할 가능성이 크며, 결과적으로 외국과 더 심한 무역마찰을 일으키려 할 것이라는 것이다. (저자 우려와 달리 트럼프는 대선에서 패했다.)* 위기의 최대 희생자 ‘중산층’ - 저자는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이들이 중산층이라고 말한다. 이런 위기에서 기회를 찾는 부자와 외국인들은 누군가 비난할 대상을 찾는데 그게 중산층이라는 것이다. 분노의 배출구인 셈이다. 저자는 그러면서도 “돈을 많이 벌고 매일 밤 클럽에서 춤을 추는 사람들을 비난해선 안된다”며 “그 보다는 기존의 체제를 지탱해 오던 무언가를 바꿀 기회가 왔음을 알아차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성공하는 사람,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은 결코 포기를 모르는 사람”이라며 인내력이 투자의 성공을 좌우하게 된다고 말한다. * 경기침체 충격파 이번에는 훨씬 클 수도 - 저자는 이번에도 리먼 브라더스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게다가 위기의 충격파가 훨씬 클 수 있다고 우려한다. ‘리먼 사태’가 상징하듯 금융기관 한 곳의 파산은 전 세계 경기침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며 독일에 대한 우려를 거듭 표명한다. 그러면서 “위기일 때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실패한 기업을 정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실패한 기업을 파산시키면 경제가 일시적으로 혼란에 빠지겠지만 언젠가는 다시 일어난다고 말한다. * 일본이 다시 주저앉은 이유 - 저자는 일본이 근면한 국민들 덕분에 전후 맨땅에서 다시 일어섰다며 칭찬한다. 1950년 전 만해도 일본은 품질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질 만큼 노력했고 그것이 일본의 성공 이유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하지만 전후 위기에서 다시 일어나 고도성장을 이룩한 일본의 성공은 물거품이 되었다고 진단한다. 거품 붕괴 후 경영에 실패한 기업이 파산하지 않도록 구제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면서, 이런 선택이 일본을 잃어버린 수십 년의 경험하게 만들었다며, 다른 나라들이 일본의 사례를 눈여겨 봐야 한다고 말한다.* “15년 후면 모든 것이 변한다” - 저자는 위기에 처했을 때 무엇보다 먼저 ‘위기에 대한 인식’부터 바꾸라고 말한다. 위기는 일정한 주기로 찾아오는 것이니 차분히 대비하라는 것이다. 저자는 그 주기를 15년으로 제시한다. 역사적으로 봐도 대략 10~15년이 지나면 큰 변화가 찾아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변화의 계기가 되는 것이 위기라면, 위기는 투자자에게 멋진 기회이기도 한다고 강조한다. 아무리 나쁜 일이 있어도 15년이 지나면 세계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며, 그러니 설령 비참한 상황에 놓여 절망에 빠지더라도 포기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참고 기다리며 대비하면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명한 투자자는 섣불리 움직이지 않는다 - 저자는 “성공한 투자자는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면 상황에서는 결코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그저 앉아서 창밖을 바라보며 기다린다”고 말한다. 성공 확신이 서면 그 때야 비로소 움직이며, 일단 투자하면 가치가 오를 때까지 가만히 기다린다고 말한다. 저자는 투자 수익을 올리고 싶다면 정보 수집에 들이는 노력을 아껴선 안된다고 조언한다. 자산이 잘 아는 분야에 투자한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 위기 때 기업이 해야 할 일 ‘부채 정리’ - 위기에 대응하려면 기업은 가장 먼저 부채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자사 부채 뿐만아니라 현재 사업 관계를 맺고 있는 고객과 거래처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타인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어느 나라와 사업관계를 맺을 지도 같은 기준으로 확인할 것을 권한다. 자사가 잘 하는 분야, 강점이 있는 분야 위주로 사업을 벌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고난의 시기일수록 잘 아는 쪽에 초점을 맞춰 부채를 줄이고 빚이 많은 기업과 거래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권한다. 불필요한 자산을 매각해 자금을 늘려 우동성을 확보하는 것도 유효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다수가 믿는 말이 옳다고 생각하지 말라 - 저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오기 직전인 2007년에 시티그룹과 패니메이 주식을 공매도하고 싱가포르로 이주했다. 당시 싱가포르는 두 기업의 주식을 잔뜩 사들인 상황이었다. 대부분 사람은 상식에 사로잡혀 다수가 하는 말을 옳다고 믿는다. 타인의 의견에 현혹되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는 “남의 말에 개의치 말고, 세상의 상식을 의심하라.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진실’이 있다”고 말한다. * “불황기 투자는 호황기 투자와 완전히 달라야” - 저자는 “뛰어난 투자자는 불황을 경기의 정상적 순환의 일부로 본다”고 말한다. 저자는 다른 사람들이 실패할 때 투자에 성공하려면 다음과 같은 투자 기본원칙을 지키라고 말한다. 첫째, 투자대상을 잘 찾아내라. 이전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던 분야에서 기회가 생길 가능성을 포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다른 사람이 절망에 빠져 뭐든 내놓으려할 때 잘 될 것 같은 대상을 찾아 투자하라고 권한다. 그리고 하나의 정보원에 너무 기대지 말라고 코치한다. 다양한 정보를 분석해 투자결정하라는 것이다. 특히 투자 대상 기업을 볼 때 ‘경쟁 상황’부터 보라고 권한다. 경쟁이 적으면 그 사업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 “쉽게 돈 벌 방법은 없다” -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길 원한다. 누군가 믿을 만한 정보를 주길 바라고, 그런 정보를 주지 않으면 실망한다. 이런 자세로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저자는 단언한다. 이런 사람들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돈을 너무 쉽게 벌 방법만 찾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절대로 서둘러 투자하지 말라고도 말고, 타이밍을 재고 기다려야 한다고 말한다. “많은 투자자들이 대체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 지 잘 모른다”고 저자는 질타한다. 스스로 무엇을 하고 있는 지 알고 준비하는 것, 그것이 실패하지 않는 길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또 “준비된 자 만이 행운을 낚아챈다”며 언제 올지 모르지만 결국 행운은 준비된 사람에게 굴러 들어온다고 말한다. * 공자와 플라톤에게서 배우는 투자의 지혜 - 저자는 공자를 흠모해 그의 묘와 생가에도 가 보았다고 한다. “알고 있는 것을 안다고 말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라. 그것이 안다는 것이다”. “가장 큰 영광은 실패하지 않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실패할 때마다 다시 일어서는 힘에 있다”, “생각없이 배우는 것은 헛수고요, 배우지 않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같은 공자의 영언들을 소개한다. 저자는 또 “세월이 흐르면 당신이 낸 의견 중 대부분이 현실과 반대가 되어 있을 것이다. 아무리 지식을 익혀도 전지전능할 수는 없다. 단, 공부하지 않는 가람들과는 하늘과 땅만큼의 격차가 생긴다”는 플라톤이 말을 인용해 “내 최고의 조언은, 알고 있고 분야 외에는 절대로 투자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한다. * 돈에 대한 몇 가지 교훈 - 하나, 타인의 의사 결정에 관여하지 말라. 누구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돈을 쓰면 된다. 둘, 남의 돈에 의지하지 말라. 친구 간에 돈거래를 하면 돈과 친구 모두를 잃는다고 말한다. 경제적으로 누군가를 의지하거나 내가 누군가에게 의지 대상이 되는 것은 인간관계에 그다지 좋지 않다. 셋, 잘 쓸 줄 알아야 한다. 저자도 아이들에게 돈이 생기면 일단 저금을 권한다고 한다. 돈에 관한 최고의 조언으로 그는 “돈은 쓰는 것보다 절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브렉시트 앞에서 흔들리는 영국 - 저자는 자신이 영국 국민이었다면 브렉시트에 반대표를 던졌을 것이라고 말한다.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오랫동안 금융업과 투자은행업에서 압도적인 강자로 군림했던 영국이 흔적조자 남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이미 브렉시트에 성공한 이상, 런던에 거점을 둔 금융기관들은 EU 역내에서 사업을 하려면 다른 도시로 옮겨야 한다. 런던증권거래소가 아무리 “런던이 여전히 세계 금융의 중심지”라고 외쳐도 설득력 없는 주장이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유럽의 금융 허브가 프랑크푸르트나 암스테르담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안타깝게도 지금 영국에는 수출할 만한 상품이 많지 않다‘는 말로 저자는 영국이 과거 누렸던 영광이 흔적만 남을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 EU 해체 목소리 높아질 수도 - 저자는 “영국이 EU 본부의 해체를 놓고 투표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꼬집는다. EU본부야 말로 개혁을 통해 규모를 축소해야 하는 대상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브렉시트로 영국이 해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점친다. 영국에서 독립하길 바라는 스코틀랜드가 북해를 경유하는 송유관에서 석유를 가져가면 영국은 어떻게 될 것인가를 우려한다. 브렉시트로 균열이 가속화되면 북아일랜드 역시 영국에서 이탈해 아일랜드와 통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다. 영국 외에도 유럽에서 EU 탈퇴를 선언하는 나라들이 늘 수도 있다고 내다본다. 저자는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 여러 나라에서 탈퇴를 외칠 정치인들이 수두룩하다”고 우려한다. * 21세기 세계경제의 패권은 중국에 - 저자는 앞으로 세계경제의 중심이 동쪽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 중에서도 중국과 러시아에 주목한다. 매장량이 엄청난 천연자원을 보유했을 뿐만아니라 광대한 국토와 엄청난 인구, 그리고 우수한 두뇌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저자는 미국이 지금은 가장 강한 나라이고 매우 많은 분야에서 강자로 군림하고 있으나 머지않아 가라앉기 시작할 것이며, 누군가 미국을 대신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진단한다. 그리고 그 나라를 중국으로 지목한다. 그는 “중국을 제외하고 영국과 현재의 미국 같은 채권국이 될 가능성이 있는 나라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일본이 될 가능성에 대해선 “불가능한 일”이라고 못박는다. 부채가 많고 고령화가 진행 중이라 일본의 미래는 밝지 않다“고 말한다. 러시아도 힘이 있는 나라지만 21세기에는 중국을 제외하고 새로운 패권국이 될 만한 나라는 없는 것 같다고 전망한다.* ‘중국 일대일로’ 아프리카를 넘보다 -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한 영향력을 엄청나게 높이고 있다. 2000년부터 매년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을 열고 있다. 중국 외교부 수장이 매년 첫 해외 순방으로 아프리카를 방문하는 게 벌써 30년째다. 중국이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앞세워 아프리카 국가들에 빌려준 돈이 1450억 달러에 이른다. 중국은 또 아프리카 대륙에 철도와 항구를 건설하고 있다. 저자는 그러나 “2025년 쯤 아프리카가 중국의 식민지가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중국의 존재감은 커지겠지만 중국 스스로 과거 프랑스나 영국인처럼 힘으로 아프리카 여러 나라를 지배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 인도의 미래가 비관적인 이유 - 인도에는 가난한 영세 농가가 많고, 생활고 때문에 자살하는 사람이 끊이질 않는다. 저자는 인도에 투자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다. 모디 총리는 평판은 좋지만 실제로는 아무 곳도 하지 않았으며 그저 홍보만 잘 한다고 혹평한다. 인도 화폐인 루피는 외국 화폐와 교환이 어렵고, 시장은 관리되고 폐쇄적이며 관료주의가 만연해 있다고 평가한다. 소매업 분야에서는 외국자본의 유입 시도를 사전에 차단한다며 비판한다. 이런 것이 인도 경제가 흔들리고 상장을 이루기 어렵게 한다고 지적한다.* 성장 잠재력이 집약된 한반도 - 저자는 유난히 한반도에 우호적이다. 그가 주목하는 몇몇 국가 가운데 북한이 첫 번째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개혁 개방 노선을 추진해 자국 경제를 발전시키고 싶어한다”면서 “진짜 문제는 미국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한국이 미군을 주둔할 유일한 지역이기에 미군이 한국을 떠나려 해도 대체지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일본과 대만은 완벽한 대안이 되지 못한다고 말한다. 바로 통일이 될 수는 없겠지만 남북 화해 분위기가 계속 유지된다면 38선 일대 지역 개발 등으로 10년 혹은 20년 사이에 아주 흥미로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기대한다. 한민족은 중국에 사는 조선족까지 포함하면 8000만명 수준이며, 다행히도 이들은 종교 분쟁의 소지가 없다며 기대를 내보인다. 저자는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나 미얀마, 우주베키스탄, 이란 등도 투자 대상이 되겠지만 한국 만큼은 아니라고 진단한다.* “이민자를 받아들여야 번영한다” - 저자는 역사적으로 강하고 위대했던 나라들은 모두 이민자를 조건 없이 수용한 나라들이었다고 강조한다. 에티오피아의 경우 1500년 전에 로마와 인도와 활발히 교역해 번영을 누렸는데, 당시 해외에서 이주하려는 외국인들을 적극 수용해 막강한 경제력을 갖추었다고 한다. 독일이 그렇고 싱가포르도 외국인을 적극 받아들이는 나라라고 소개한다. 다만 싱가포르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사람은 적극 환영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체류 자격을 제한하기도 한다고 전한다. 저자는 “미국 경제가 더 침체되면 외국인에 대한 공격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의 이민 제한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한다. 이것이 미국이 쇠퇴할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한다.* 다음 전쟁터는 중동? - 저자는 지금 중동 어딘가가 21세기의 사라예보(1차 세계대전 발원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중동은 ‘현대의 화약고’라고 말한다. 특히 잘 알려지지 않은 장소에서 일어난 충돌이 커다란 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중동에는 막대한 원유가 있을뿐더러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의 불안정한 관계 때문에 모든 상황이 안갯속이라는 것이다. 한국과 북한 등 동아시아에서 충돌이 일어날 위험은 중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고 진단한다.* “올림픽 개최지에는 절대 투자하지 말라” - 저자는 올림픽을 개최하는 나라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소개한다. 과거 100년을 돌아보면, 그 어떤 곳에서 열린 올림칙이든 개최국을 수렁에서 구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호텔이나 항공사 등 극히 일부는 돈을 벌겠지만 “확실한 것은 빚이 늘어난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한다. 올림픽 후 경제가 오히려 둔화된 나라로 그리스와 브라질을 든다. 투자에 성공하고 싶으면 올림픽처럼 누구나 알고 있는 대상에 해서는 안되며, 아무도 모르거나 아직 알려지지 않은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들만의 잔치’ 노벨경제학상 - 저자는 노벨 경제학상을 싱가포르인과 중국인은 수상하지 못했는지에 관해 의문을 제기한다. 답은 ‘이 전에 상을 받은 사람들이 다음 수상자를 선발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서구 명문대 출신 엘리트들끼리 의논해서 정하는 편협한 상”이라는 게 저자가 비판하는 노벨 경제학상이다. 수상자들이 대부분 영미권에서 교육받은 학자다보니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적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처럼 일부 예외는 있지만 그 역시 일찌감치 캘리포니아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프린스턴에서 오랫동안 교수로 재직하면서 미국 국적을 취득한 서구 학자라고 설명한다.* “공짜 점심은 진짜 없다” - 저자는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MMT(Modern Monetary Theory), 현대통화이론을 맹비난한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정부가 화폐를 계속 찍어야 한다는 이 이론에 그는 “돈을 무한정 빌려서 재정 적자 상태가 되어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놀랄만한 학설”이라고 꼬집는다. 저자는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때처럼 많은 돈을 찍어 빚을 지는 것은 모두에게 공짜로 식사를 나눠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한다. 기본소득 제도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AI(인공지능) 발전 등의 이유로 ‘탈 노동화’와 함께 일자리가 없어지는 시대를 대비해 국민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보상하자고 하는데, 이렇게 누구나 공짜점심을 먹을 수 있는 나라를 바란다면 차라리 북한이나 과거 베트남 같은 사회주의 국가로 이주하는 편이 낫지 않느냐”고 일갈한다.* 제2의 실리콘밸리 ‘선전’을 주목하라 - 중국은 해마다 미국의 10배에 이르는 많은 엔지니어를 배출하고 있다. 저자는 광동성의 선전을 혁신의 새로운 중심지로 지목한다. 인도의 방갈로르나 이스라엘의 텔아비브 등도 떠오르는 혁신도시지만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있어 선전만 못하다고 평가한다. 선전은 다른 지역이 자랑하는 소프트웨어 뿐만아니라 하드웨어 생산에도 강점이 있다고 평가한다. 저자는 “엔지니어라면 이제 미국보다 중국을 더 낙관적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그는 “중국은 유일하게 위대한 시대를 반복해 경험하는 나라”라며 “밑바닥을 경험한 후 다시 일어나 번영을 누린 유일한 나라 중국이 머지않아 부상할 것”이라고 낙관한다.* 대마초 투자도 주목하라 - 대마초가 인체에 미치는 해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되면서 지금은 적지 않은 나라에서 합법화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2018년에 캐나다가 처음으로 합법화한 데 이어 우루과이도 같은 결정을 내렸다. 태국 브라질 영국 칠레 독일 프랑스는 의료용에 한해 제한적으로 인정한다. 미국에서도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매사추세츠 네바다 오리건 등이 대마초를 완전 합법화하고 있다. 이는 카지노처럼 세금 수입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대마초가 중독성이 없고 술보다 위험성이 낮다고 말한다. 대마초가 지닌 비즈니스 잠재력도 적지 않다고 강조한다. 대마초에서 잠재적인 투자기회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2020-12-22 07:00 조진래 기자

[브릿지경제 신간(新刊) 베껴읽기] <마이클 조던( MICHAEL JORDAN)> 롤랜드 레이즌비 지음, 서종기 옮김

이 책은 추억의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일대기를 그렸다. 마치 조던의 자서전을 읽는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조던이 농구계에서 이룬 깨지지 않을 많은 업적을 무작정 칭송만 한 것은 아니다. 그의 매끄럽지 못했던 가정사, 너무나 뛰어났기에 평생 그를 따라다닌 ‘건방진 조던’이라는 평가, 그리고 내기골프 등으로 얼룩진 어두운 면모들도 매우 세밀하게 소개한다. 저자는 “역시 완벽한 인간이란 없다”는 말로 그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지만 그 만큼 조던이 더 사랑받고 존경받는 위대한 영웅이 될 수 있었음을 안타까와 한다. 개인적으로 조던의 왕팬이었기에 ‘인간 조던’에 대해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농구 황제가 아닌 인간 조던을 한번 들여다 보자. * 코피 쏟으며 태어난 ‘미래의 농구황제’ - 마이클 조던은 1963년 2월 브루클린의 킴벌랜드 병원에서 코피를 쏟으며 태어났다. 산모가 퇴원한 후에도 아이는 3일이나 입원해 있어야 했다. 그 후로도 다섯 살까지는 왠지 모르게 코피를 자주 흘려 애간장을 태웠다고 한다. 선수 생활 중에도 종종 코피가 나는 편이었다. 어린 시절 조던은 집안에서 내내 무시당하는 처지였다고 한다. 어릴 때 아버지는 “쓸모없는 녀석”이라고 무시하고 함부로 대했다고 한다. 하지만 조던은 그것이 자기를 움직이는 힘이 되었다고 회고한다. 조던의 아버지 제임스 조던은 딸인 시스에게 8년 동안이나 성학대를 가했다는 사실이 2010년에 뒤늦게 알려지는 등 순탄치 못한 가정사를 가졌다. * 농구와의 운명적인 만남 - 조던은 운명적으로 농구와 닿아 있었다. 아버지 제임스는 채리티 고등학교 농구선수였고, 어머니 델로리스의 오빠인 에드워드 역시 록키 포인트 트레이닝 스쿨의 선수였다. 두 집안이 처음 대면한 장소가 실내 농구장이었다. 조던은 일찍부터 농구에 관심을 보였다. 형인 래리와 방과 후면 어김없이 일대일 대결을 펼쳤다. 처음에는 형에게 계속 졌지만 마이클은 그 일대일 대결이 둘을 성장시켰다고 회고한다. 래리는 1980년대 말에 193센티미터 이하 선수들로 구성된 프로농구 리그에서 시카고 팀 소속으로 활동하다 어깨부상으로 일찍 중도하차한다. * 농구 다음의 운동 ‘야구’ - 12살에 마이클 조던은 리틀 야구 리그 선수로 굉장한 인기를 누렸다. 투수로 활약하면서 노히트 노런을 두 번이나 기록했고, 팀을 주 선수권 우승으로 이끈 공로로 노스캐롤라이나주 최우수선수에 선정될 정도였다. 올스타전에 출전해서는 4회를 던지면서 타자 12명을 모조리 삼진 아웃시켰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하지만 리틀 리그를 벗어나면서 조던은 더 이상 위력적이지 못했다. 야구장이 너무 넓어진 것이다. 이후 그는 농구에 매진하게 되지만 농구에서 전성기를 보내고 염증을 느낀 끝에 다시 성인 야구에 도전하게 된다.* 전설의 23번 유니폼을 입다 - 1979년 미시간 주립대의 매직 존슨은 래리 버드의 인디애나 주립대를 꺾고 모교를 NCAA 정상으로 올려 놓았다. 10대의 조던은 속공의 천재인 존슨을 자신의 영웅으로 받아들인다. 레이니 농구부에 다니던 조던은 이 때부터 타의 추종을 불허할 실력을 쌓으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그의 유니폼 번호가 23번으로 정해진 것도 이 때다. 당시 지역 내 베스트 파이브에 선정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선배들 등번호 가운데 23번과 33번이 남았고 조던은 23번을 선택한다. 형 래리가 쓰던 45번의 절반에 가깝다는 단순한 이유였다. 이 곳에서 조던은 시즌 평균 24.6 득점에 11.9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당시 레이니 농구부는 조던만 바라보고 뛰는 팀이었다. * ‘파이브 스타’에서 진짜 스타가 되다 - 당시에 고교 최고 유망주들은 ‘파이브 스타 캠프’에 초대됐다. 십수 년의 역사를 가진 이곳에서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 뛰어난 재능 혹은 최고 중의 최고에게 ‘원 포제션 플레이어’라는 호칭이 붙여지곤 했다. 한번 보면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그런 선수를 의미했다. 조던이 그랬다. 점프 슛을 쏠 때 수비가 세 명이나 붙는데도 아무도 막지 못했다. 파이브 스타 캠프를 다녀온 후 조던의 명성은 더욱 치솟았다. 1981년 고교 졸업자 가운데 전국 10위에 드는 유망주로 소문이 났다. 매사추세츠 출신의 센터 패트릭 유잉보다 나은 ‘전미 넘버 원’이라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 딘 스미스의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맹활약 - 조던은 원래 카림 압둘 자바와 빌 윌튼, 존 우든 감독이 있던 UCLA에 진학하길 원했지만 나중에 딘 스미스가 감독으로 있던 UNC(노스캐롤라이나대학)가 왠지 자신과 잘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신장 213센티미터의 센터 유잉도 함께 뛸 뻔 했다. 하지만 캠퍼스 견학 후 돌아가는 길에 KKK단의 시위를 보고는 유잉은 생각을 바꿨다. 둘이 최강의 호흡을 맞춰 NCAA 우승을 여러 번 차지했을 기회를 놓친 것이다. 딘 스미스는 개인 기량보다 체계적인 팀 플레이를 중시하며 늘 ‘열심히, 영리하게, 함께’를 강조했다. 상대편을 자극할 화려한 플레이는 삼가도록 가르쳤다. 매사를 정석대로 처리하며 선수들이 운동과 학업 사이에서 균형을 잡도록 힘썼다. 조던은 이곳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소화했고 1982년에 마침내 UNC는 대학 농구계 최정상에 올랐다. 조던은 이곳에서 활동한 3년 동안 평균 17.7 득점을 기록하며 한 때 21연승 기록까지 만들어 냈다. 하지만 주체할 수 없는 실력 탓에 조던은 다른 한편으로 건방지고 말이 지나치게 많은 리더로 성장하게 된다. * LA올림픽 국가대표로 차출되다 - NBA 드래프트가 끝나고 조던은 1984년 LA올림픽 대표팀에 차출된다. 대표팀 감독 밥 나이트는 딘 스미스보다 더한 시스템 농구의 신봉자였다. 당시 찰스 바클리와 존 스탁턴, 칼 말론 등 최고 실력의 아마추어 선수들이 탈락했을 정도였다. 조던은 올림픽을 앞두고 NBA 선수들과의 시범 경기에서 엄청난 실력을 과시하며 프로 데뷔 준비를 완벽하게 마쳤고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건다. * 시카고 불스에서 신화를 쓰다 - 조던은 올림픽 후 1984년에 전체 3순위로 시카고 불스와 7년 계약을 체결한다. 계약 금액은 당시 휴스턴 로케츠의 센터 하킴 올라주원와 랄프 샘슨의 뒤를 이어 NBA 역대 3위에 해당하는 600만 달러였다. 가드 포지션으로는 역대 최고액이었다. 이 때 이미 나이키는 조던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한다. “조던은 공중을 날아다니는 선수”라며 그때까지 준비해 둔 마케팅 예산 250억 달러를 모두 조던에게 투자하기로 한다. 조던의 신발과 운동복에 어울리는 명칭을 고민하던 나이키는 ‘에어 조던’이라는 이름을 찾게 된다. 1984년에 나이키와 첫 거래를 함으로써  조던은 막대한 부를 얻게 된다. 1984년 10월 26일 워싱턴 불리츠와의 프로 데뷔전에서 조던은 16득점에 7어시스트, 6리바운드를 기록한다. 그리고 아홉 경기만에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상대로 45득점을 올렸고 뉴욕 닉스전에서 42점, 애틀란타 호크스전에서 45점을 올리며 단번에 슈퍼 스타 반열에 오른다. * 조던의 ‘금지된 신발’ - 조던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던 1985년 초에 나이키는 ‘에어 조던’ 1탄을 내놓는다. 그런데 NBA에서 이 빨강과 검정으로 장식된 모델에 착용 금지 명령을 내린다. 당시 리그 지침 상 선수들은 흰색 운동화만 착용할 수 있었다. NBA는 조던이 그 신발을 신을 때마다 벌금 5000달러를 물리겠다고 경고했다. 나이키는 매 경기 벌금을 자신들이 내 줄테니 조던에게 에어 조던을 착용하고 뛰라고 했다. 그렇게라고 해서 신발을 알리고 광고를 통해 팬들에게도 리그에서 사용 금지된 제품을 알리겠다는 것이었다. 이런 노이즈 마케팅 덕분에 이 제품은 출시 3년 만에 1억 5000만 달러라는 경이적인 매상을 올렸다.* 인간으로 둔갑한 신? - 1985~86 시즌 중 조던은 치명적인 왼쪽 발목뼈 부상을 당한다. 그 탓에 정규 시즌 중 무려 64경기를 못뛰게 된다. 시즌 막판에 복귀해 분전했으나 팀은 30승 52패라는 참담한 성적으로 동부지구 8위로 간신히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잡았다. 플레이오프 상대는 래리 버드가 지키는 동부지구 1위팀 보스턴 셀틱스였다. 조던은 1차전에서 43분간 뛰면서 49점을 넣었지만 123대 104로 졌다. 2차전은 두 차례나 연장까지 가는 대접전 속에 63점이라는 역대 플레이오프 단일 경기 최다 득점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버드가 “신이 마이클 조던으로 둔갑하고 나타난 것 같아요”라고 감탄할 정도였다. 그렇지만 조던 혼자 힘으로 승리할 순  없었다. 2차전도 135대 131로 졌다. 3차전도 조던이 19득점에 12리바운드 9어시스트로 분전했지만 122대 104로 완패한다. 이 세 경기로 조던은 매직 존슨과 래리 버드급 선수로 평가받게 된다. 올스타 주간에 열리는 슬램덩크 콘테스트에서 ‘공중의 제왕(His Airness)’이라는 별명까지 얻게 된 조던은 그야말로 ‘농구의 신’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 시카고 볼스를 부자 구단으로 만들어주다 - 조던은 시카고 불스의 홈구장 관객수를 3배 이상 늘려주었다. 발목 부상으로 거의 출전하지 못하던 시즌에 20만명이던 관중이 65만명으로 늘었다. 원정경기에서도 리그 전체 관중 수를 28만명 가량 늘리고 371만 달러의 추가 수익을 창출해 냈다. 한 때 파산 위기에 몰렸던 불스는 4년 만에 완전히 흑자 구단으로 탈바꿈했고 조던은 8년간 2500만 달러의 연장 계약이라는 보상을 받았다. * 고집스러운 선수선발 육성 의지 - 조던은 늘 신인이나 이적생의 실력을 직접 테스크하려 했다. 신임들의 경쟁심과 정신력을 확인하는 이 일은 그에게 일종의 의식과도 같았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그가 나중에 직접 구단을 경영할 때 그를 괴롭히는 문제로 떠오른다. 스카티 피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교등학교 시절에 어느 대학에서도 영입 제안이나 장학금 제의를 받지 못한 이른바 ‘워크온(walk-on) 선수였다. 키 185센티미터에 몸무게 68킬로의 선수를 눈여겨 볼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그는 대학 입학 후 키가 201센티미터까지 자랐고 평균 23.6점에 10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는 유망주로 성장했다. 피펜이 입단한 뒤 그에게 재능을 발견한 조던은 그를 더욱 강한 선수로 키우고자 연습 때마다 호되게 다뤘다. 피펜은 그 경험덕에 많은 것을 배웠지만 조던 특유의 독설과 다그침에 둘의 관계는 그다지 살갑지 않았다고 한다. * 조던을 막으려 만든 ‘조던 룰’ - 늘 자신감이 있었던 조던은 상대 팀 수비수들을 자주 시험하고 도발했다. 피스톤스에 조던을 유난히 잘 마크한 듀마스라는 선수가 있었지만 대부분 조던을 막는데 실패했다. 피스톤스 코치진은 조던이 다득점을 올리지 못하도록 일명 ‘조던 룰’까지 만들어 냈다. 조던이 오른쪽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막고 코트 중앙부로 모는 것이 전략의 핵심이었다. 자유투 라인 쪽으로 밀어내고 쉽게 골 밑을 돌파하지 못하게 했다. 베이스라인을 타고 들어오는 것을 막고 이동 방향도 최대한 왼쪽으로 제한했다. 그리고 조던이 페인트 존 안에서 공을 잡으면 수비수가 금새 이중삼중으로 에워쌓다. 그 시절에 불수를 이길 방법은 조던 룰 뿐이었다. 덕분에 피스톤스는 동부 컨퍼런스를 제패하고 NBA 우승을 두 차례나 차지할 수 있었다. * 도움 안되는 가족들 - 조던은 1988년 시즌에 평균 35득점으로 리그 득점 1위에 오르면서 정규 시즌 최우수 선수로 선정되었다. 평균 스틸 3.2개로 1위에 올랐고 올해의 수비수에도 선정되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그 해 조던과 나이키는 ‘플라이트 23’이라는 소규모 체인사업을 시작한다. 조던의 아버지 제임스가 아들에게 빌붙지 않고 돈을 직접 벌게 해 주자는 취지였다. 나이키는 조던의 형제들에게도 체인점의 일부 지분을 나눠주었다. 하지만 플라이트 23은 가족 간의 갈등, 특히 조던 부모의 관계를 더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개업식 때도 둘은 말다툼을 벌였다. 이 사업을 책임지기로 한 제임스는 부주의한 경영으로 구설에 올랐다. 결국 조던과 나이키는 매장 운영의 권한과 지분을 모두 거둬들이기로 결정했고, 이후 조던은 “앞으로 절대 가족과 같이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 독단적인 스타일로 욕을 먹다 - 조던의 활약이 커질수록 비평가들은 그의 플레이를 비판했다. 동료들의 실력을 향상시킨 래리 버드나 매직 존슨과 달리 너무 이기적인 플레이를 일삼는다는 것이었다. 조던이 팀의 리더로 성장하고 있었지만 동료들을 대하는 방식이 따뜻하거나 부드럽지는 않았다. “잘 할 자신이 없으면 팀을 나가라”고 부담을 주기 일쑤였다. 자신의 압도적인 재능을 믿고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다른 팀원들에게 함부로 하는 경향이 여전했다. 사생활도 의문 투성이였다. 골프를 지나치게 즐기고 내기를 즐기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었다. 주변 사람들은 조던이 세상 사람들의 온갖 요구와 기대에 시달리면서도 그나마 안정적으로 살 수 있었던 것은 아내 후아니타 덕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필 잭슨 감독과의 운명적 만남 - 필 잭슨은 유쾌하게 경기를 관전하는 지도자 스타일이었다. 그가 불스의 감독으로 와 제일 먼저 한 일은 선수단 내부의 위계를 능력에 따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었다. 그는 심리학에 기반한 독특한 지도자 방식을 활용했고 특히 불교식 사고나 마음 수련 및 명상을 도입해 선수들의 안정감을 높이려 했다. 조던도 처음에는 생소해 했으나 새 훈련 방식으로 큰 덕을 보게 된다. 잭슨은 그러면서 강력한 존재감으로 팀 워크에 위협을 가하던 조던에게서 선수단을 보호하는 데도 앞장섰다. 그는 조던을 구하고 팀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기 위해, 그동안 조던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던 틀을 깨기로 했다. 언론의 취재까지 제한하면서 팀의 리빌딩을 추진했다. 잭슨이 짜낸 최고의 묘안은 선수들과 코치진으로 이뤄진 소집단을 구단의 다른 사람들, 특히 경영진을 배제한 그들만의 조직으로 규정한 것이었다. 구단주가 팀 활동에 간섭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이 조치로 잭슨과 조던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 조던-피펜 맞대결시키고 트라이앵글 전술을 만들다 - 잭슨은 부임 후 처음 맞이한 트레이닝 캠프에서 수비를 지상 최대의 과제로 내걸었다. ‘풀 코트 프레스’를 펼치기로 한 것이다. 팀 내 건강한 경쟁이 필수라고 판단한 잭슨은 조던과 피펜을 맞대결을 시켜 경쟁심을 붇돋우게 했다. 매일 같이 조던에게 후보 선수들과 한 팀을 만들어 피펜과 주전팀으로 맞서게 했다. 그 덕에 피펜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피펜은 또 조던과 달리 자신의 힘을 동료들과 나눌 줄 알았고, 훌륭한 수비수로 성장해 불스를 뛰어난 수비팀으로 바꿔 놓았다. 여기에 잭슨은 ‘트라이앵글 오펜스’ 전략까지 팀에 심었다. 골 밑의 센터와 코트 좌우측 45도 외곽에 자리잡은 선수들 사이에 적절한 공간을 두는 전략이었다. 완전 적응까지는 시간이 걸렸지만 이 전술로 불스는 최강의 농구팀이 되었다. 상대 팀이 조던을 수비하기 위해 더블 팀을 붙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농구황제의 세대교체를 확인시킨 바르셀로나 올림픽 - 미국 농구 대표팀은 금메달 결정전까지 14차례 시합에서 모두 최소 32점 차이로 승리했다. 하지만 팀 내에서 더 큰 관심을 모은 것은 팀 결성 때부터 시작된 조던과 존슨의 계속된 기 싸움이었다. 누가 최고인지를 두고 으르렁대다가 둘은 결국 바르셀로나에 가기 전에 잠시 머문 모나코에서 청백전으로 결판을 내기로 한다. 그날 조던과 존슨은 팀을 나눠 언론 출입을 통제한 상태에서 대결을 벌였고, 조던은 어릴 적 영웅이던 매직 잭슨을 이겼다. 타고난 리더였던 존슨은 이제 자신의 시대가 지났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1992년 8월 8일, 미국팀은 결승전에서 크로아티아를 117대 85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건다. * 자신의 명성에 스스로 금을 내다 - 1991년 여름 조던과 리처드 에스키나스는 도가 넘는 고액의 내기 골프를 즐긴다. 누가 이기면 다른 한 사람이 더블로 판돈을 올렸고 나중에 조던이 갚아야 할 돈이 125만 2000달러에 달했다고 한다. 재미로 시작한 시합이 빚으로 남게 되자 조던은 급기야 “120만 달러짜리 수표를 써 주느니 차라리 당신을 쏴버리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조던의 서명이 들어간 수표들은 이후 곳곳에서 발견된다. 경찰은 마약상 제임스 슬림 보울러, 보석금 보증업자 에디 도우의 사무실 등지에서 5만~10만 달러 상당의 수표들을 찾아낸다. 조던은 매년 트레이닝 캠프가 열리기 직전에 이른바 ‘마이크의 시간’이라는 모임을 열고 고액의 내기 골프와 포커를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조던은 NBA 사무국으로부터 불미스러운 인물들과 어울려 내기 골프를 즐겼다는 이유 등으로 견책 처분을 받는다.* 부상이 은퇴를 재촉하다 - 1993년 1월 8일. 조던은 NBA 입성 후 620 경기만에 통산 2만 점을 득점했다. 그보다 빨리 2만점에 도달한 선수는 499경기만에 대기록을 작성한 윌트 체임벌린 뿐이었다. 불스는 지난 4년 동안 매년 100경기 이상을 치렀고 조던의 무릎은 시합 때마다 욱신거렸다. 그제야 조던은 왜 NBA구단들이 연속 우승에 실패하는 지 이유를 알 것 같았다고 한다. 조던은 동료들 앞에서 자신의 선수 생활이 끝나간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외부에서도 그의 은퇴를 관측하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아버지 제임스 조던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다. 조던은 “더 이상 농구를 하고 싶지 않아요. 그냥 은퇴하고 싶어요”라고 측근에게 전한다. 드디어 1993년 10월 6일 공식 은퇴를 선언한다. 은퇴 기자회견에서 그는 “농구를 다시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불스가 절 받아주고, NBA 총재가 복귀를 허용한다면 나중에 5년 뒤에라도 돌아올지 모릅니다”라고 여운을 남겼다.* 기대에 못 미친 야구 생활 - 조던은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야구장으로 향했다. 그의 상품 가치를 잘 아는 구단들이 줄을 섰고 화이트삭스가 그를 맞았다. 하지만 그는 시범경기에서부터 높은 벽을 느껴야 했다. 당연히 25인으로 한정된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시즌 개막 첫 주에 모두 9차례 타석에 들어서 7번의 삼진을 당했다. 마지막 달에 타율 2할 6푼을 기록하며 평균 타율을 간신히 2할2리로 끌어올리는 데 그쳤다. 436타석에서 안타를 88회 쳤고 2루타와 3루타가 17회였다. 도루가 30개, 득점은 46점이었다. 농구 선수로 하늘을 찌를 듯 했던 자신감을 야구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나마 나이키와 맺은 3000만 달러의 광고 소득이 마이너리그의 조던을 지탱시켜 주었다. 조던은 1994년 가을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23번 영구결번식에 참석했다. ‘마이클을 향한 경례’라는 부제가 붙은 행사였다. 이날 필 잭슨은 조던의 심중에 다시 농구 선수로 뛰고 싶은 욕구가 있음을 감지했고 조던의 복귀는 초읽기에 들어갔다. * 복귀 후 피펜-로드맨과 맹위 - 조던의 불스 복귀는 당초 예상보다 늦어졌다. 구단으로부터 피펜과 암스트롱을 방출하지 않겠다는 확답을 받는데 시간이 걸렸다. 조던은 영구별번된 23번 대신 45번 유니폼을 입게 된다. 조던이 불스를 떠난 후 피펜은 1994년부터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뉴욕 닉스와의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2패 뒤 맞은 박빙의 마무리 상황 때, 자신이 아닌 1년차 쿠코치에게 마지막 슛을 지시한 잭슨 감독에게 항명하는 사태를 일으킨다. 안 그래도 낮은 연봉에 마음 상해 있던 그는 트레이드설에 휩싸이게 된다. 피펜을 설득한 조던은 복귀 후 정규 시즌 마지막 4주 동안 팀을 13승 4패로 이끈다. 이후 피펜의 동의를 얻어 월 퍼듀를 샌안토니오 스퍼스로 보내고 ‘코트의 악동’ 데니스 로드맨을 데려온다.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인터뷰하는 괴짜 였지만, 조던의 존재감이 그를 조용하게 만들었다. 로드맨은 시즌 첫 시범경기에서 10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내며 세간의 우려를 일축했고 이후 불스는 더욱 맹위를 떨치게 된다. * 무너져 가는 불스 - 조던은 시카고 불스를 다섯 차례나 우승으로 이끌었으나 팀의 불화를 낳은 장본인이기도 했다. 특히 제리 크라우스 단장에 대한 비난은 노골적이었다. 크라우스가 피펜을 푸대접했을 뿐만아니라 자신과 가장 친했던 조니 바크 코치를 해고한 것을 문제 삼았다. 조던은 매번 시합이 끝난 후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의 맨 뒷좌석에 앉아 빈정대는 말투로 동료든 선수든 코치든 가리지 않고 놀려댔다. 그리고 예정보다 더 거침없이 자기 생각을 밝혔다. “전 이제 10년 전보다 제 생각을 더 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됐어요.” 이런 가운데 잭슨 감독이 1997년 7월에 불스와 1년 600만 달러에 계약했다는 발표가 난다. 사실상의 결별이었다. 조던은 “잭슨 없이는 선수 생황을 계속할 수 없다”고 선언한다. 피펜도 동급 선수들에 비해 턱없이 낮은 자신의 연봉에 불만을 드러내며 결국 휴스턴 로케츠로 트레이드됐다. 조던의 은퇴는 기정사실화됐다. * 1998년 1월 13일 황제의 은퇴선언 - NBA의 직장 폐쇄로 조던의 은퇴식은 1999년 1월에 열리게 된다. 그는 “정신적으로 많이 지친 상태이며 더 이상 새로운 도전 의지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이 은퇴하기에 가장 적절한 때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조던은 농구 황제로 불렸지만 그에 합당한 금전적 대우는 받지 못했다. 선수 생활 동안 구단과 계약으로 받은 돈이 약 9000만 달러인데, 이는 2012년 공개된 NBA 선수들 통산 연봉 순위에서 87위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케빈 가넷이나 코비 브라이언트, 샤킬 오닐 같은 선수들은 3억 달러를 받았다. 조던 시대 선수들 가운데 최고액은 1억 9000만 달러를 번 패트릭 유잉이었다. 스카티 피펜이 1억 900만 달러, 하킴 올라주원이 1억 700만 달러였다. 시카고 불스가 조던 덕분에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도 그에게 합당한 보상을 주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더욱이 레이커스의 구단주는 팀에 다섯차례의 우승컵을 안겨준 매직 존슨에게 1400만 달러를 선물했다.* 구단 경영자가 되다 - 조던은 은퇴식 때 “앞으로 조용한 삶을 사는 평범한 아버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내심 시카고 불스의 공동 소유주가 되기를 기대했다. 경영자가 되기 위한 그의 노력은 밀워키 벅스에서 처음 열매를 맺는 듯 했으나 막판에 결렬되었고, 이후 조던은 워싱턴 D.C 소재의 워싱턴 위저즈와 인연을 맺게 된다. 조던은 자신이 광고 촬영 등 대외 사업활동을 하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비상근 임원으로 일하길 원했다. 골프 등 여가 시간을 위한 많은 자유시간을 원했다. 그의 조건은 구단의 불만을 샀고 이후 잦은 충돌로 이어진다. 그러다 조던은 뜬금 없이 자신이 다시 코트에 서게 되면 어린 후배들에게 농구를 대하는 올바른 태도도 가르칠 수 있고, 무엇보다 구단을 살릴 최선의 방법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미친다. 하지만 조던이 복귀하면, 선수는 구단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는 리그 규정 때문에 공동소유주라는 위치에서도 물러나야 했다. 그 사이 9.11 테러가 터졌고 훈련 중 갈비뼈 부상까지 당했다.* 애타던 복귀, 그리고 토사구팽 - 조던은 코드 복귀 후 2001년 12월27일 인디애나와의 시합에서 프로 데뷔 이래 단일 경기 최저인 6득점에 그쳤다. 연속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을 866경기만에 내려 놓아야 했다. 다음 경기에서 51점을 넣는 맹활약을 펼치며 “역시 조던”이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그의 무릎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고, 위저즈는 그를 대신할 만한 선수가 없었다. 그런 와중에 아내 후아니타는 2002년 1월에 이혼 소송을 청구했고 그 해 4월2일에 조던은 레이커스와의 시합에서 2득점에 그친다. 이틀 뒤 위저즈는 그가 무릎 부상으로 남은 시즌을 결장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한다. 복귀 두 번째 시즌에도 올스타전에 참여해 20득점을 올리며 카림 압둘 자바를 제치고 올스타전 최다 득점자가 되었지만, 그 이상은 기대하기 힘들었다. 특히 구단을 향한 존경심의 부재는 조던을 더 어렵게 했다. 결국 구단은 농구 황제 조던을 해고하게 된다. 이후 조던은 밥캐츠 농구단의 운영임원으로 정착하지만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골프와 도박, 파티를 즐기는 생활을 지속했고 결국 2006년에는 후아니타와 공식 이혼하게 된다.* 조던의 후계자는 누구? - 1994년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에 입단한 그랜트 힐에게는 늘 ‘제2의 조던’이라는 수식어가 붙어다녔다. 하지만 저자는 그가 조던보다는 피펜에 더 가까운 선수였다고 평가한다. 1997년 12월에 NBA에 입성한 코비 브라이언트야 말로 농구 황제 조던도 놀랄 만큼 많은 부분 그와 닮았다. 코비도 공중의 제왕을 줄곧 숭배하며 성장한 세대 가운데 그를 가장 훌륭하게 모방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조던 역시 브라이언트의 점프력을 확인하고 그 능력과 재능에 감탄했다고 한다. 조던과 브라이언트는 첫 대결에서 각각 36점, 33점의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잭슨 감독은 두 슈처스타의 비교에 대해 “마이클 조던은 세상에 오직 하나뿐”이라는 말로 정리했다. 하지만 조던이 인정하는 몇 안되는 선수 가운데 하나가 브라이언트 였다. 그가 불의의 비행기 사고로 사망하자 누구보다 마음 아파 했으며, 장례식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조사를 전하기도 했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2020-12-19 07:00 조진래 기자

[비바100]‘멘탈 연금술사’ ‘성공법칙의 실천가’로 가는 스위치 온! 보도 섀퍼 ‘멘탈의 연금술’과 안드레스 피라 ‘체인저블’

(사진=픽사베이)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있는 2020년.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등 주요 4대 서점 발표에 따르면 서점가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은 부와 행운에 대한 성찰을 담은 ‘더 해빙’이었다.  ‘더 해빙’은 코로나19라는 유례없던 복병으로 불안과 혼돈에 휩싸인 인류에게 마음을 다스리며 부를 쌓는 방법을 조언하는 책이다. 미국에서 선출간된 후 한국으로 역수입된 ‘더 해빙’과 더불어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부와 돈에 집중된 관심을 증명하듯 투자와 재테크 도서들의 판매량도 증가했다.‘멘탈의 연금술’ 저자 보도 섀퍼(왼쪽)와 ‘체인저블’의 안드레스 피라(사진출처=보도 섀퍼 공식 페이스북, 안드레스 피라 공식 홈페이지)그렇게 마음을 다잡는 동시에 부와 돈을 축적하고자했던 이들의 두 가지 관심사를 담은 책 ‘멘탈의 연금술’과 ‘체인저블’이 출간됐다. 두 책은 파산으로 빈털터리 노숙자로 살다 억만장자가 된 사람이자 자신과 같은 길을 걷는 젊은 파산자들을 백만장자가 되도록 멘탈 코치를 했던 이들의 처세술과 삶의 자세를 담고 있다.한해의 끝자락, 지나온 날들을 찬찬히 돌아보고 앞으로 살아낼 날들을 준비해야 할 때다. 마음가짐을, 새해 목표를 재정비하는 데 잊지 말아야할 ‘멘탈 혁명’과 ‘사고 설계의 법칙’ 행동지침, ‘멘탈 연금술사’이자 ‘성공법칙의 실천가’로 가는 스위치를 켤 때다.◇포기의 유혹, 두려움,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들을 내 발 아래 ‘멘탈의 연금술’ 멘탈의 연금술 보도 섀퍼 지음(사진제공=토네이도)‘멘탈의 연금술’은 전세계적으로 1000만부가 팔려나간 베스트셀러 ‘돈’의 저자이자 세계적인 머니 코치 겸 경영 컨설턴트인 보도 섀퍼(Bodo Schafer) 신작이다. ‘돈’ 이후 10년만의 신작으로 ‘멘탈 혁명’을 다룬 책이다.  난독증으로 낙제를 겨우 면하는 수준이었던 보도 섀퍼는 수많은 문제와 두려움이 연속적으로 찾아왔고 포기의 유혹에 시달렸음을 고백하고 있다. 결국 스물여섯 파산을 맞아 자포자기 상태로 한없이 추락하던 보도 섀퍼는 당시의 자신을 “빚더미에 눌려 있고 과체중이며 감정 기복이 심하고 끊임없이 염려하면서도 성공에 대한 기대는 없었다”고 묘사했다.하지만 그는 서른에 백만장자가 됐다. 7권의 책을 쓴 작가이며 그 중 3권은 밀리언셀러이기도 하다. 난독증에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를 끔찍하게 여겼던 그는 3만 5000명이 넘는 관중 앞에서 강연을 하고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를 옥죄던 두려움과 절망에 좌절하고 허덕이기보다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게 된 데는 ‘멘탈 혁명’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한 ‘멘탈 연금술사’들이 있었다. 보도 섀퍼는 어떤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으며 어느 때에도 사라지지 않는 커다란 장애 셋, ‘포기의 유혹’ ‘두려움’ ‘크고 작은 문제들의 연속적 발생’을 어떻게 다루고 극복해 목표의 디딤돌로 탈바꿈시키는지에 대해 논한다. 족쇄처럼 느껴지는 세 가지는 다루기에 따라 성공으로 인도하는 길잡이가 되기도 한다. 그는 “황금은 채굴되는 것이 아니다. 만들어지는 것이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수많은 질문들을 던진다. 능력이 부족한가, 능력을 충분히 펼치지 못하고 있는가. 당신의 능력은 어디부터 어디까지인가. 그저 시작이 아닌, 과감한 시작을 해본 적이 있는가. 그 시작과 도전의 끝을 본 적이 있는가. 보도 섀퍼는 누구나 어느 때나, 다른 이름 혹은 모습으로 맞닥뜨릴 ‘포기의 유혹’ ‘두려움’ ‘크고 작은 문제들의 연속적 발생’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멘탈의 연금술’ 저자 보도 섀퍼(사진출처=보도 섀퍼 공식 페이스북)그 3가지에 구애 받기보다 일명 ‘유리멘탈’을 갈아 끼워 극복하는 지혜를 갖추는 것, 그것이 ‘멘탈 혁명’이다. 그 혁명의 핵심은 ‘능력을 최대한 펼칠 수 있는 시공간의 확보’라고 조언하는 보도 섀퍼는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인가”를 가늠하느라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기 보다 “어떻게 해야 해낼 수 있는가”에 집중하라고 조언하기도 한다.보도 섀퍼는 ‘멘탈 연금술사는 버티기의 천재다’ ‘두려움의 용을 쓰러뜨려라’ ‘세상의 모든 장애물을 황금으로 만들어라’ 단 3개의 장으로 구성된 책에 실천 가능한 ‘멘탈 혁명’ 행동지침을 나눠 담았다.더불어 그 혁명에는 이미 수차례의 실패와 성공을 거듭한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배우 장클로드반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전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 밀리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작가 로버트 기요사키, 독일 총리 헬무트 콜, 복서 형제 비탈리·블라디미르 클리츠코 형제 등 선배 멘탈 연금술사들의 사례와 말들이 동행하며 동기를 부여하고 인내할 힘을 불어넣는다. ◇누구나 가진 부자 잠재력, 그를 깨우는 사고 설계의 법칙 ‘체인저블 ’체인저블 빈털터리 청년 백수에서 700억대 억만장자가 되기까지  안드레스 피라 지음  이경식 옮김(사진제공=윌북)10대 시절은 부모의 이혼으로 방황했고 가출충동과 알코올에 중독돼 지냈다. 첫 직장이던 선납 심 카드를 파는 텔레마케팅 사무실에서 해고통보를 받은 뒤 우울증으로 휘청이다 노숙자로 길거리를 전전했다. 어려서부터 ‘성공’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삶을 영위한 청년은 10년 만에 19개의 회사를 운영하는 CEO이자 700억대 억만장자가 됐다.그런 그가 더 나은 삶을 꿈꾸기 시작한 것은 ‘시크릿’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였다. 전직 호주 TV 프로듀서인 론다 번(Rhonda Byrne)이 성공한 이들의 비밀을 공유한 책을 통해 그는 간직만 하는 ‘지식’이 아닌 ‘실천’의 중요성을 깨달았다.이 성공담의 주인공인 억만장자 안드레스 피라(Andres Pira)의 ‘체인저블’은 이미 알고 있는 성공방식, 이를 실행하는 지혜를 전하는 18가지 법칙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체인저블’에 대해 “나의 삶 전체를 통틀어 연구하고 직접 경험한 것들을 담은 보물창고”라고 표현한다. ‘부자는 만들어지는 것이다’ ‘부를 창출하는 원리를 이해하라’ ‘변화의 가속도를 높여라’ ‘부자가 되는 사고방식은 따로 있다’ ‘끌어당긴 부를 유지하는 방법’ 5개장에 나눠 담은 바뀌어야할 18가지 사고 습관은 어쩌면 누구나 알고 있는 것들이다. 명확하게 혹은 어렴풋이나마.아드레스 피라는 자신의 경험과 멘토들에게서 배운 가르침을 농축한 ‘체인저블’에 대해 “기회를 창출하고 재산을 끌어당기기 위해 몸으로 얻은 성공공식을 18가지로 압축해 실천 중”이라고 설명한다.  ‘체인저블’의 안드레스 피라(사진출처=안드레스 피라 공식 홈페이지)‘체인저블’ 또한 ‘멘탈의 연금술’처럼 ‘두려움을 없애는 세 가지 법칙’ ‘부를 부르는 감정의 힘’ 그리고 멘토들과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번 생에는 틀렸어”라고 포기하고 좌절하는 데 시간을 보내는 대신 일상의 작은 변화, 새로운 미래를 위한 일상의 실천 등을 제안하기도 한다. 안드레스 피라는 “누구에게나 부자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자신있게 단언한다. 더불어 그 잠재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고 지속 가능한 부의 창출을 이루는 사고 설계의 법칙 ‘체인저블’을 설파한다. 변화의 필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다. 성공비법도 수많은 책과 웹사이트, 강연 등을 통해 모두가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알고만 있는 것과 실천을 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진다. 결국 쌓인 지식을 ‘실천’해야할 때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이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0-12-15 18:00 허미선 기자

[브릿지경제 신간(新刊) 베껴읽기] <셀트리오니즘> 전예진

이 책은 경제지 기자인 저자가 바이오시밀러의 선두기업인 셀트리온과 그 창업자 서정진 회장을 세밀하게 조망한 책이다. 온갖 어려움과 박해와 오해, 멸시 속에서 셀트리온이 맨 땅에 헤딩하며 만든 성과는 예사롭지 않다. 셀트리온이 연 길을 삼성이 이어받아 이제 한국은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세계 1등 국가로 도약했다. 불과 10년만이다. 세계 최초의 바이오시밀러 회사 셀트리온, 세계 최다 바이오시밀러 보유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한민국 산업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되었다. 그 역사를 만든 서정진 회장의 굴하지 않는 도전정신과 승부사 기질과 인내심, 그리고 죽기 살기로 서정진을 믿고 따랐던 셀트리온 직원들의 피와 땀이 오롯이 이 책에 담겨있다.  * ‘코스트 리더십’ 선두주자를 꿈꾸는 셀트리온 - 2020년 1월 15일 서정진 회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마지막 발표자로 나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 “경쟁사보다 값싼 약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품) 개발을 시작한 것도 약값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말했다. ‘코스트 리더십’ 부문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서 회장은 인류를 질병에서 해방시키겠다는 포부 같은 것은 애초부터 없었다고 말한다, 단지 환자들이 바라는 것이 터무니없는 고가의 신약이 아니라 더 나은 값싼 치료제라는 것을 중요시했다. 약값 때문에 손도 써보지 못하고 죽어가는 환자가 전 세계에 한 명도 없게 만들겠다는 것이 서 회장의 꿈이다. *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간다 - 셀트리온은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을 일으킨 주역이다. 덕분에 K-바이오라는 말이 생겼다. 가격을 20~30% 낮춘 바이오시밀러 하나로 세계시장을 평정했다. 최초의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자가면역질환 치료제)와 허쥬마(유방암 치료제), 트룩시마(혈액암 치료제)는 전 세계 50만 명의 환자들에게 처방되고 있다. 램시마는 유럽에서 오리지널 제품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할 정도다. 임상시험에서 불필요한 단계를 없애 시간과 비용을 단축하는 등 철저한 비용 절감과 함께 대량생산을 통해 원가를 낮춤으로써 이익을 고객에게 돌려준다는 정신으로 일관하고 있다. 가성비가 떨어지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가 사내에 자연스럽게 정착되어 있다. 그 대신 깜짝 놀랄 정도로 임직원들에게 보상하는 문화가 있다. 현재는 바이오시밀러보다 개발 난도가 높은 바이오베터(개량 신약) 항체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서정진은 2015년 3월 두 명의 창업 동지에게 대표자리를 넘겨주고 셀트리온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셀트리온헬스케어 유럽 담당 BD(사업개발)이라는 새로운 직함을 얻었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를 해외에 판매하는 역할이다.* 서정진의 스카우트 인생 - 서 회장은 셀트리온 창업 전에 삼성전기, 한국생산성본부, 대우자동차 등 3곳의 회사를 다녔다. 두 차례 이직은 모두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서 였다. 삼성전기에서 그를 눈 여겨 본 손병두 이사가 1985년 생산성본부로 옮기면서 함께 가자고 제안해 옮겼고, 이곳에서 대우그룹에 대한 컨설팅을 담당하다 그의 탁월한 실력을 알아본 김우중 회장이 1991년 대우차 기획재무부문 고문으로 전격 영입했다. 대우그룹이 분식회계 사태로 공중분해된 후 당시 대우차 기획조정실에서 함께 일했던 기우성 현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 유헌영 셀트리온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 문광영 셀트리온스킨큐어 사장, 이근경 셀트리온헬스케어 고문, 김형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이사 부회장과 의기투합했다. 대우차 기조실 5인방이 ‘넥솔’을 거쳐 셀트리온 창업의 공신들이 되었다. * 혼자 똑똑하기 보다는 협업할 수 있는 사람이 우선 - 서정진은 ‘혼자 사는 천재’보다 ‘더불어 사는 바보’가 되라고 자식들에게 가르쳤다. 일부러 아이들을 해외유학 보내지 않았다. 외국물을 먹으면 바람만 들어서 안된다는 고집이었다. 동료 직원들을 존중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가르쳤다. 재계 후계자 모임에도 나가지 못하게 했고 수입차도 타지 못하게 했다. 그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보다 협업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을 인재로 여겼다. 원칙 준수, 창의성, 도전 정신, 세계제일주의 등 4가지를 셀트리온의 인재상으로 제시하면서도 ‘원칙 준수’를 다른 세 가지 덕목을 아우르는 최고의 가치로 평가한다. * 회사와 한 몸 같은 주주들 - JP모건이 셀트리온의 목표가를 하향한 리포트를 냈다. 그러자 1만 5000명의 주주들이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조사를 요구했다. 이들은 셀트리온에 조금이라도 해가 되는 기사에는 항의 댓글로 도배하는 것은 물론 항의 메일과 항의 전화도 불사한다.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독감 치료제의 임상시험을 돕겠다며 불법으로 환자를 모집한 적도 있다. 스스로 임상시험의 대상자가 되겠다며 나선 주주들도 줄을 섰다고 한다. 그래서 ‘셀트리온은 열혈 주주들의 지지와 성원으로 성장한 회사’라는 얘기를 듣는다. * “우리 경쟁자는 화이자” - 2019년 5월에 서정진은 ‘셀트리온그룹 비전 2030’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헬스케어 사업에 4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이 핵심이었다. 2018년에 1조 매출을 달성한 회사가 무슨 수로 40조원을 조달할 것인가 의문이 제기됐다. 그는 40조원 가운데 10조원을 글로벌 투자기관에서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2019년 말부터 1조원 이상 매출이 가능한 20개 제품을 출시하고 2030년부터는 연 매출 30조원에 영업이익 10조원을 넘기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 규모가 1500조원 규모이고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가 공략하는 항체의약품 시장이 250조원인데, 이 가운데 10%만 차지해도 25조원이라는 계산이다. 서 회장은 이날 경쟁 상대로 글로벌 1위 제약사 화이자를 처음 언급했다. 화이자의 2018년 매출이 55조원, 이익이 16조원이라며 “2030년이면 이익 면에서 셀트리온이 화이자에 근접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를 위해 화이자가 판매를 맡았음에도 지지부진한 미국 판매시장에서 직판 체제를 갖추기 위해 서 회장이 직접 뛰고 있다. 직판 체제가 갖춰지면 국산 제약사 제품의 수출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수수료율을 30% 이상 낮춰 글로벌 진출을 돕겠다는 것이다.* 국내 최고의 연구개발 투자로 승부수 - 셀트리온은 매년 영업이익의 40%를 연구개발에 투입해 왔다. 2019년에는 3000억원에 달했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은 2019년에 26.9%로 국내 최고였다, 화이자나 노바티스 로슈 등이 20% 수준이다. 서정진은 이들 ‘글로벌 빅파마(Big Pharma)’ 보다 많은 공격적인 연구개발 투자로 지금의 셀트리온이 만들어졌다며 앞으로도 투자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내보였다.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25조원, 합성의약품 사업에 5조원, 원격의료와 빅데티어 구축 등 U헬스케어 사업에 10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인촌 송도에 20만 리터 규모의 3공장을 짓고 장기적으로 해외공장도 지어 국내외에 연간 100만 리터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기지를 구축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진행 중이다.* 의약품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를 꿈꾸다 - 셀트리온은 2020년 새해에 비밀 병기를 선보였다. 정맥주사제를 자가 주사제로 바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 였다, 바이오시밀러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바이오베터, 즉 부작용을 줄이거나 약효 지속 시간을 늘리거나 제형을 변경한 개량 신약이다. 서 회장이 의약품 시장의 판도를 뒤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자신하는 품목이다. 램시마의 오리지널 ‘레미케아드’를 만든 존슨앤존슨도 아직 이 제형을 내놓지 못할 정도로, 원조회사도 못 만드는 것을 셀트리온이 만든 것이다. 서 회장은 램시마SC로 연 매출 10조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직원에게 보다 많은 보상을 - 셀트리온은 국내 상장사 가운데 가장 후한 인센티브를 주기로 유명하다. 직원들이 열심히 일해 회사 가치가 상승했으니 보상은 당연하다는 게 서 회장 생각이다. 셀트리온이 2015년부터 5년 동안 직원들에게 부여한 스톡옵션 물량은 약 200만주다. 전체 유통주식 1억2500만 주의 1.6% 수준이다. 2017년부터는 매년 약 50만주를 부여하고 있다. 셀트리온에서 스톡옵션을 포함하면 서 회장보다 많은 보수를 받는 사람이 10명도 넘는다고 한다. 이 회사에서 스톡옵션을 받을 수 있는 팀장이 되려면 근무 경력이 14년 이상이 되어야 한다. 스톡옵션을 받는 날로부터 3년 후 매년 20% 씩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모두 행사하려면 5년이 걸리므로 총 8년 동안 직원을 묶어두는 효과가 있다. 이런  일확천금을 얻고도 여전히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출근하는 직원들이 많다고 한다. “여기보다 더 좋은 회사를 못 찾아서” 혹은 “회사가 앞으로 더 잘 될 것 같아서” 란다.* “혁신기술을 이길 방법은 스피드 뿐” -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겁 없이 뛰어들었지만 서정진도 한국에서 바이오기업이 스스로 힘으로 글로벌 신약을 개발하겠다는 것은 무모한 짓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혁신 기술의 부재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뛰어넘어 맞설 수 있는 강력한 무기는 ‘스피드’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경쟁사보다 좋고 싼 제품을 더 빨리 내놓아야 시장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셀트리온은 아시아 최초이자 최대의 동물세포 배양 공장을 가진 덕분에 제품 개발과 생산까지 걸리는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었다. 의사결정 속도와 일 처리 속도도 해외 의료진과 파트너사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일본이 지난 해 8월 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했을 때 셀트리온 구매 담당자는 이미 서 회장의 지시로 일본으로 날아가 바이러스 필터 재고 물량을 싹쓸이해 문제를 바로 해결했다. 서 회장은 이메일도 카카오톡도 좀처럼 하지 않는다. 대신 일이 있으면 시도 때도 없이 전화로 보고받고 즉시 지시한다. * 제품도 없는 데 무턱대고 공장부터 짓다 - 서정진은 신약 개발에 성공할 확률이 0.02%에 불과하고 최소 2조원에 기간도 10~15년이나 걸린다는 사실을 안다. 결국 제조업의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을 제약업계에 도입하는 방안을 궁리하게 된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이런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을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라고 불렀다. 시장조사 결과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위한 대량배양시설을 갖춘 나라는 미국 독일 스위스 스웨덴 정도였다. 그리고는 미국의 메리건 교수에게서 소개받은 백신전문개발회사 ‘벡스젠’이 구상하던 에이즈 백신 공장의 청사진을 한국에서 펼치는 꿈을 꾸게 된다. 당시 개펄이던 인천 송도가 눈에 들어왔고 무작정 “송도에 해외 바이오 기업을 데려올테니 공장 지을 땅을 마련해 달라”고 최기선 인천시장을 물고 늘어졌다. 마침 해외기업 유치에 적극적이던 인천시는 개펄을 매워 벡스젠에 5만평의 땅을 무상 임대해 주겠다는 파격 제안을 한다. 이후 서 회장은 일면식도 없던 한국담배인삼공사 곽주영 사장을 찾아가 2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역사적인 일보를 내딛게 된다. 당시 별도의 송도 공장 부지를 2만 8000여평 매입한 셀트리온은 이후 천정부지로 치솟은 땅값 덕분에 자산가치까지 한껏 올릴 수 있었다. * 청천벽력 같은 벡스젠의 실패 “이젠 자립 밖에” - 셀트리온 출범 후 꼭 1년이 되던 2003년 2월 25일에 백스젠의 에이즈 백신 ‘에이즈백스’의 3상 임상이 실패했다는 비보가 날아들었다. 백인에게 효과가 없다는 것이었다. 선진국에서 비싸게 팔아 아프리카나 동남아 저소득국가에서 싸게 팔려던 계획이 물거품이 된 것이다. 큰 타격을 입은 벡스젠은 결국 2004년 8월 나스닥에서 퇴출되었고 셀트리온 공동대표직도 내려 놓아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셀트리온은 중대한 교훈을 얻었다.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 하나에 올인해서는 안된다는 것, 그리고 자립을 위해선 연구개발이 절실하다는 것이었다. 이 때 RD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에 RD센터를 조용히 관철시켰고, 훗날 이곳은 바이오시밀리 개발의 중심축이 된다. 내친 김에 4년 뒤인 2007년 바이오 리액터 8개짜리 공장을 더 지어 세계 최대 규모인 15만 리터까지 생산시설을 확대하겠다는 계획까지 세운다. 벡스젠에게선 동물배양세포 배양과 관련한 임상자료를 넘겨받았다. 첨단 생명공학 기술과 신약 개발 노하우를 넝쿨째 얻은 것이다. 이어 2005년 6월 오렌시아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을 맺음으로써 본격적인 재기에 나서게 된다.* ‘슈퍼 액티브’ 셀트리온 컬쳐 - 골드만삭스가 전문성과 주도성을 근간으로 ‘프로액티브’ 정신을 강조한다면, 셀트리온 직원들은 ‘슈퍼프로액티브’한 사람들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서정진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장 좋은 수면제는 졸릴 때까지 일하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을 정도다. 셀트리온에는 이런 워커홀릭이 즐비하다. 김형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부회장은 50대 초반에 치아 전체를 임플란트로 교체할 만큼 이를 악물고 밤낮으로 뛰었다. 셀트리온의 최연소 여성 임원인 박재휘 허가 담당장(이사)은 애를 낳으러 분만실 침대에 누웠다가 벌떡 일어나 업무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그 밖의 직원들도 나이가 어려 경험은 부족하지만 업무 능력만큼은 월드 클래스라고 자부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유럽 전역에 비상이 걸렸을 때 회사에서 전원 귀국을 지시했는데도 다들 남겠다고 해 곤욕을 치른 적도 있다고 한다.* 기술과 평판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뚫다 - 전 세계적으로 동물세포를 대량으로 배양할 수 있는 시설이 많지 않았기에 서정진은 이런 공급자 우위시장에서 대량생산 설비를 갖춘 셀트리온이 충분히 겨뤄볼 만 하다고 생각했다. 대신 위탁생산 수수료를 높게 책정하지 않고, 고객사와 비용을 함께 부담하는 공동개발 방식을 택했다. 의약품 개발에 성공하면 특허와 판권을 셀트리온이 가져가는 방식이다. 현금흐름이 악화되고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파트너 사 가운데 한 두 곳만 성공해도 전 세계 시장에서 의약품 독점 생산과 판매가 가능해 큰 수익을 벌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패해도 연구개발 경험과 노하우가 남을 곳이라는 두둑한 배짱도 있었다. 다행이 셀트리온은 짧은 기간에 백신과 항암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의 해외 파트너사를 확보해 최신 바이오 트렌드와 약물 개발 과정을 배울 수 있었다. 공동개발 프로젝트는 결과적으로 큰 재미를 보진 못했으나 셀트리온은 갈 길이 먼 신약개발 대신 바이오시밀러에 올 인 해야겠다 마음을 굳히게 된다. 2008년 1월 바이오시밀러 도전을 본격 선언하기 이전인 2006년부터 차근차근 준비 했다. 자칫 글로벌 제약사들이 자신의 제품을 복제하려는 회사에 생산을 맡길 리 없었기 때문이었다.* 빅파마의 견제와 공격을 이겨내다 -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선언은 큰 파장을 불러왔다. 빅파마들은 일찌감치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했었다. 존슨앤존슨이 “항체의약품은 복제약이 나올 수 없다. 특허를 하나도 침해하지 않고는 만들 방법이 없다”는 보고서를 낸 탓이다. 하지만 셀트리온은 언제가 특허가 풀리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선발사들은 후발주자 진입을 원천봉쇄하려 똘똘 뭉쳤다. 규제기관으로 하여금 바이오시밀러에 관한 규정을 만드는 작업을 지연시키는 일까지 자행했다. 안전성과 효능에 문제가 있을 것이란 음해 공작이 기승을 부려 초기 사업 정착에 셀트리온은 고전해야 했다. 하지만 시장에서 성공한 블록버스터 항체의약품을 복제한 바이오시밀러에 도전하기로 한 셀트리온의 선택은 옳았다. ‘바이오업계의 삼성전자가 되겠다’는 서 회장의 꿈도 실현될 가능성이 충분했다. 그런데 복병이 나타났다. 바로 그 삼성이었다.* 삼성의 셀트리온 인수 추진과 적대적 MA 대비 - 미래 수종사업의 하나로 바이오를 점 찍었던 삼성은 꽤 오래전부터 비밀리에 셀트리온 인수를 추진했었다. 과거 기아차 인수 계획이 사전에 터져 비난받았던 삼성은 2008년 말 조용히 셀트리온 주주들을 움직여 인수합병 의사를 타진한 바 있다. 서정진이 협상을 거절해 합작회사 삼성셀트리온은 탄생하지 못했다. 서정진은 부랴부랴 적대적 인수합병을 막기 위한 조치에 나선다. 이사 해임할 때 출석 주주 의결권의 통상 90% 이상 찬성을 받도록 한 초다수 의결제가 대표적이다. 대표이사가 임기 전에 물러나야 할 상황에 대비해 저가 스톡옵션을 보장해 주는 황금낙하산 제도도 2010년에 도입했다. 서 회장이 임기 중 적대적 인수합병으로 실직하면 통상적인 퇴직금 외에 200억원을 더 지급하는 조항도 정관에 추가했다. 결국 삼성은 당시 국내 최초 항체 치료제 개발기업으로 평가받던 이수앱지스와 제넥신, 프로셀제약과 컨소시업을 구성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게 된다.* 20년 앞으로 내다보고 ‘꼼수’ 비판도 참아 - 셀트리온은 코디너스라는 회사를 통해 은밀하게 중소 제약사인 한서제약의 지분을 150억원에 인수해 셀트리온제약으로 탈바꿈 시킨다. 이어 10위권 정도 되는 중소 제약사 2,3곳을 공개적으로 추가 인수하겠다고 밝힌다. 한미 FTA를 계기로 국내 기존 제약사들이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셀트리온이 껍데기뿐인 코디너스를 배후에서 조종해 한서제약까지 품에 안음으로써 코스닥 상장사와 중소 제약사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사실을 삐딱하게 보았다. 한 동안 “손 안대고 코 풀기”, “꼼수의 대가”라는 비난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서정진은 20년 앞으로 내다보고 5단계 계획을 짜고 있었다. 1단계는 생산공장 건립, 2단계는 연구개발 기술력 확보, 3단계는 의약품 유통회사 설립, 4단계는 글로벌 판매 네트워크 구축, 5단계는 종합 신약 개발회사였다. 그가 제약사를 인수한 것은 5단계 계획에는 없는 것이었지만, 그들이 보유한 의약품 영업망과 판매 네트워크를 본 것이다. 한서제약은 간질환 치료제 ‘고덱스’라는 캐시카우가 있었기에 금상첨화였다. 이후 그는 리베이트 근절 등을 계기로 여기에 들어갈 돈을 모조리 RD에 투입했고, 고덱스는 대웅제약 우루사를 제치고 국내 간장약 매출 1위에 오른다.* 든든한 글로벌 투자우군을 얻다 - 2010년 4월에 셀트리온은 테마섹홀딩스로부터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유치했다. 우리나라 바이오 기업으로는 최대 규모였다. 테마섹에서 내부 실사를 하러 왔을 때 그들은 서정진 회장이 신고 있던 12년된 구두를 보고 신뢰를 가졌다고 한다. 테마섹은 5년 이상 주식을 보유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계속 투자를 늘려가며 든든한 우군이 되었다. 테마섹은 투자금 대비 10배 이상인 2조 6000억원의 엄청난 이익을 남겼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에 집중하면서 CMO 위탁사업에서 점차 손을 뗐다. 자체 개발 제품을 생산하기에도 설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JP모건으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유치하게 된다. 2011년 12월 19일 마지막 영상 담판을 하던 날, 김정일 사망이 발표되는 등 난리 속에서도 셀트리온은 JP모건의 사모펀드 OEP에서 2450억원을 투자받게 된다. OEP도 2020년 완전 결별 때까지 총 3000억원을 투자해 8년 만에 7배 수익을 남기게 된다.* 운명의 2013년 5월 31일 - 이날은 램시마의 유럽 허가를 받기 위해 EMA(유럽약물사용자문위원회)를 상대로 대면 미팅(OE, Oral Explanation)이 있던 날이다. 합격 도장을 찍어주기 전 마지막 면접 통과절차였다. 심사위원은 셀리트온 면접을 끝내면서 이렇게 말했다, “Unanomous decision, 100% perfect”. 만장일치 통과였다. 당시는 공매도 세력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서정진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주가조작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었고, 때아닌 먹튀 논란과 함께 셀트리온 매각설 등으로 어수선한 시기였다. 서정진은 “램시마는 우리 직원들이 실패하면 죽을 각오로 만든 약입니다. 한국의 바이오 산업이 거저 이뤄진 것이 아니예요”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존슨앤존슨과의 지리한 생존전쟁 - 셀트리온이 램시마로 FDA 허가를 받은 것이 2016년 4월 6일이다. 2014년 8월 허가신청 후 2년이나 걸렸다. 유럽의 EMA 허가 시점부터 따지면 2년 8개월 만이다. 미국 제약사들이 힘을 합쳐 씨 말리기 식으로 무자비하게 견제했던 탓이다. 특허로 1차 방어벽을 쌓았고, 오바마 행정부가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가격경쟁이 가능하도록 허가했던 ‘바이오의약품 가격 및 혁신법(BPCIA)’에 대해선 위헌소송까지 제기했다. 존슨앤존슨이 가장 심했다. 램시마가 자사의 레미케이드 상품명과 로고를 베꼈다며 한국 법인인 한국얀센을 통해 2013년에 상표권 침해소송을 냈다 패소했고, 로고가 비슷하다며 특허청에 이의신청을 냈다가 기각되기도 했다. 캐나다와 남아공 필리핀 인도 등지에서도  계속 소송전을 남발했다.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하려면 180일 전에 오리지널 제조사에 고지해야 한다는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법 때문에 6개월이나 늦게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존슨앤존슨은 2016년 11월에는 보험사들을 대상으로 레미케이드에만 보험을 적용토록 하고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상대도 하지 말라고 종용했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리베이트가 오갔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 화이자의 검은 속내 - 이번에는 셀트리온을 대신해 미국에서 존슨앤존슨과 싸워주던 화이자가 문제를 일으켰다. 화이자는 2017년 9월 램시마의 패색이 짙어질 무렵에 존슨앤존슨을 상대로 반독점법 소송을 걸었다. 보험사에 리베이트를 주고 레미케이드를 우선순위에 두도록 한 계약이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돕는다고 믿었던 화이자가 셀트리온의 램시마 출시 3개월만인 2017년 4월에 FDA에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인 ‘익시피’의 허가를 신청했다. 램시마를 미국시장에서 위탁 판매해 주는 기업이 똑같은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FDA는 2017년 12월에 초스피드로 허가를 내준다. 자사 제품이 있는데 셀트리온의 램시마를 화이자가 열심히 팔아줄 리 만무했다. 독을 품은 서정진은 2019년 화이자의 슈퍼 항생제 ‘자이복스’의 복제약 ‘CT-G1’의 허가를 받고 미국 시장에 출시했다. 글로벌 케미칼 프로젝트의 첫 번째 타깃으로 화이자를 겨냥한 것이다. “화이자를 뛰어넘겠다”는 발언이 빈 말이 아니었다.* 서정진의 성공론 - 서정진은 “관 뚜껑이 닫히기 전까지 실패란 없다”고 늘 얘기한다. “단지 아직 성공하지 않았을 뿐”이라며 “불가능하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말한다. 남들이 규정한 성공 관념에 휘둘리지 말라는 것이다. 2019년 1월 그가 은퇴 계획을 전격 발표했을 때 스스로 정한 시한은 2020년 12월 31일이었다. 공교롭게도 올해 초 코로나 사태가 터졌고, 셀트리온은 세계에서 가장 바쁜 기업이 되었다. 셀트리온이 코로나 항체 치료제 개발을 시작한 후 그는 하루에 4시간 이상을 잔 적이 없다고 한다. 저자는 서정진이 아마도 당분간 더 셀트리온을 위해 일을 할 것 같다고 전망한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2020-12-15 00:00 조진래 기자

[브릿지경제신문 신간(新刊) 베껴읽기] <이니셔티브> 토머스 맬나이트

저자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종신교수로 세계적인 경영리더십 그루다. 전 세계 주요 글로벌 기업에 경영자문을 하고 리더십의 미래에 관해 코칭한다. 이 책은 한국 독자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과도 같다. 옮긴이가 한국의 상황을 가미해 풍부한 사례 연구를 도왔다. 리더십 론이라고 하면 대부분 공자님 말씀 같다는 반응들이 많지만, 이런 풍부한 리더십 사례들 덕분에 우리는 바람직한 21세기 미래 리더십의 새로운 모델을 보게 된다.* 새로운 시대와 리더의 역할 - 불확실성이 범람하는 혼돈의 시대에는 뛰어난 위기관리 및 의사결정 능력을 가진 리더가 절실하게 필요하게 된다. 저자는 이런 시대에 리더는 전략적 판단으로 조직의 역량과 자원을 중요한 이슈에 집중시키고 조직 구성원들이 주도성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존의 ‘지시 통제형 경영’은 혁신의 활성화와 조직의 환경 변화 대응에 오히려 장애가 된다고 말한다.* 철강왕 카네기의 ‘리더가 스스로 지켜야 할 5가지 핵심 원칙 - 카네기가 자서전에서 밝힌 내용이다. 하나, 환경에 구애받지 않는 확고한 비전을 갖춰라. 성공을 위해 한계에 부딪히는 것은 필연이다. 둘, 주변의 감언이설을 멀리 하고 도덕성과 재능을 고루 갖춘 새로운 인재를 선발하고 신구 조화를 맞춰 자신의 경영진으로 발탁하라. 셋, 도전하는 정신을 높게 평가하고 지식을 공유하는 문화를 구축하라. 넷, 직책이나 직급이 아닌 조직에 대한 기여도와 적합성을 따져 결정권을 부여하라. 다섯, 적확한 인센티브와 상벌의 분명한 제도를 마련해 최대한의 성과와 동기부여를 이끌어내라. 카네기는 회사 비전을 공유하고 소통하면서 구성원 스스로 책임감을 통감하게 함으로써 당면한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절대긍정의 마인드맵과 이니셔티브 - 리더에겐 절대 긍정의 마인드맵 구축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리더의 생각과 태도, 그리고 문화가 바뀌어야 바른 이니셔티브 단계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니셔티브의 정의에 대해선 ‘수익성과 창의성, 통찰을 기반으로 한 리더의 직관력을 높이는 방법 등을 포함한 윤리적 기업경영 노하우’라고 말한다. 그는 “도전과 창조, 협력의 정신이 기업 문화에 녹아들도록 조직과 구성원들을 이끌면서 지속 가능한 혁신에 이르는 길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실천에 옮길 때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하버드 재직 시 리더의 자세와 조건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 마다 “첫번째는 상대적 관계, 두 번째는 시야의 확대, 그리고 마지막은 바로 ‘자신감의 획득’이라고 항상 같은 대답을 했다”고 전한다.* 미래 리더에게 필수인 ‘공감 능력’ - 저자는 앞으로 기업이 발휘해야 할 리더십으로 ‘공감 능력’을 제시한다. 전 세계 6만 5000명의 리더가 한 목소리로 이 능력이 향후 기업의 존폐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단언했다고 전한다. 지금처럼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시대에는 철인같은 강력한 카리스마와 독단적인 의사결정 만으로는 조직의 성장을 지속시킬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특히 지금까지 남성 위주의 조직, 즉 외바퀴로 달리는 한계 조직에서 탈피해 여성성과 남성성을 적절히 조화시킬 때 비로소 조직에 공감 능력을 배양할 수 있었다고 단언한다. 강요되며 대물림되어 온 남성적 리더십으로는 공감력을 가질 수 없다는 얘기다. 저자는 내부에 있는 여성 인재들로 ‘제3의 리더십’을 수혈해 인적 역량을 선점할 것을 권고한다.* 이탈리아의 소기업 경영을 들여다보라 - 저자는 경영하기 좋은 이상적인 모델들이 이탈리아에 많이 있다고 말한다. 국가 재정이 파탄에 몰려 있는데도 지방 도시와 그 곳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번창하는 신기한 나라라고 감탄한다. 이 나라에는 직원 15명 이하 종소기업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 이상을 넘으면 세금이 현격히 올라가기 때문이란다. 이곳 소규모 기업들은 도시마다 밀집해 수평적인 분업 시스템을 통해 개성 넘치는 제품을 만들어 국가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고 저자는 평가한다. 뛰어난 디자인과 품질이 합쳐져 ‘메이드 인 이탈리아’ 그 자체만으로 강력한 브랜드로 통한다고 극찬한다. 여기서 저자는 “규모를 키워 세계에 진출하는 것만이 답이 아니라는 것을 교훈으로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정말 많은 여성 CEO 기업 리더들이 앞장서 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리더에게 절실한 ‘가치의 이동’ - 저자는 리더들이 과거에 무의식적으로 강요해 온 ‘1등’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1등 보다는 1류라는 가치의 이동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바른 리더는 검색보다는 사색, 지식보다 상상, 수치보다 가치, 성공보다 성장으로의 발상 전환을 늘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제적 가치에서 봐도, 이니셔티브의 시작은 분명 이 세상에 다양성 만큼 강한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닫는 일, 그리고 이를 통해 실천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조직에서 리더란 방향을 잡아주는 나침반이자 핸들이라고 말한다. “ 분명한 것은, 언제나 결론은 사람이며 생각의 차이가 미래를 만든다는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남보다 1% 더 노력하는 리더 - 저자는 자신이 만난 최고의 리더들은 남보다 1% 더 노력해 값진 결실을 얻은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유능하며 확실한 프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강조한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얹으면 ‘용기’라고 말한다. 선택할 수 있는 용기와 노력이 곧 재능이며 자기관리와 자기확신 또한 재능이라고 역설한다.* “진정한 리더는 구습 파타부터” - 저자는 공평성과 소통의 화합을 무너트릴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을 없애는 게 진정한 리더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한다. 세계 100대 재벌기업 CEO의 93%가 조직 내 계파 양성이나 계승, 학연과 지연, 혈연 같은 구태 관습을 타파하는 것을 조직 리더가 갖춰야 할 공정조직 구축 방안의 1순위로 꼽았다고 전한다. 이는 혹시 모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 대한 철저한 예방 인식이며, 조직이 클수록 조직을 안정화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점들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강조한다. 미국 하버드 경영학회 세미나에서도 리더의 능력 가운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구성원들을 행복하게 하는 관리 능력’, 즉 공정조직 전략을 우선적으로 꼽고 있다고 전한다.* 열린 귀를 갖기 위한 9가지 방법 - 저자는 “듣는 귀로 상대방의 본심을 읽고 본질을 포착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요즘 인정받는 21세기 리더”라고 말한다. 이에 다음과 같은 9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하나, 열정을 키우려 노력하라. 도전하는 재미가 있는 부분부터 시작하라. 둘, 남의 생각을 듣고 움직여라. 최선을 다해 끝가지 듣는 게 중요하다. 셋, 피할 수 없다면 그 압박감을 즐겨라, 압박감을 통제할 수 있도록 그 안에서 틈틈이 재미를 찾아라. 넷, 듣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행동력을 발휘하라. 다섯, 하던 일은 자신이 마무리하라. 여섯, 상대를  향한 리액션과 감탄 모션을 키워라. 일곱, 늘 호기심을 가져라. 여덟, 항상 유모와 위트가 넘치도록 하라. 아홉, 지혜를 얻기 위해 독서량을 늘려라. * 10가지 이니셔티브 원리 시스템 - 저자는 우선 사람에 포커스를 맞추라고 말한다. 규칙과 논리로 사람을 설득할 수는 있지만 결코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다는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명언을 상기시킨다. 둘째, 용기를 담은 심장을 주라고 말한다. 격려(encourangement)라는 말이 라틴어 ‘심장(cor)’에서 유래했듯이, 뜨거움 심장을 주듯 마음을 주라는 것이다. 셋째, 내 안의 열정을 꺼내라고 말한다. 넷째, 의사결정 단계에서 ‘전례’는 따지지 말라고 말한다. 우선순위를 결정하되, 단순하고 빠르게 끝낼 수 있는 일을 먼저 처리하고 중요도와 걸리는 시간에 비례해 업무를 순차적으로 배치하라고 권한다. 다섯째, 조직원의 신뢰감을 높이라고 말한다. 직장인이 뽑는 나쁜 리더의 유형 1위가 ‘말을 자주 바꾸는 리더’라는 것이다. 여섯째, 여성의 리더십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여성 리더들이 가진 소통과 감성, 섬세함, 배려와 포용의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일곱째, 장벽을 무너뜨리고 소통하라고 강조한다. 소통을 통한 통합이 21세기 리더의 역할이라는 얘기다. 여덟째는 공정한 처분이다. 조조와 나폴레옹은 공명정대한 신상필벌 원칙을 지켰기에 부하들이 목숨을 걸고 신뢰할 수 있었다고 전한다. 아홉째는 때를 기다려 다이너마이트를 터트려라. 구성원들과 협업을 통해 만든 공동의 업적을 타이밍을 잘 맞춰 터트리라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유럽 강소국을 벤치마킹하라고 말한다. 성공한 유럽 기업 CEO들은  무슨 일이든 쉽게 결정하거나 낙담하지 않았고, 결정해 시작한 일은 끝까지 해내는 의지가 있었으며, 어려운 현실에도 결코 부정과 타협하거나 편법을 쓰지 않았다고 전한다.* 케네디의 수첩 속 메모 - 저자는 케네디 대통령을 리더의 나침반으로 평가한다. 그의 수첩 속 메모를 보면 리더의 역할과 책임에 관해 느낄 수 있다며 다음의 10가지 메모 내용을 전한다. 첫째. 자신의 책임을 다하라. 자신보다 타인을 우선시하라. 둘째, 끊임없이 단순화하라. 리더는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아야 한다. 셋째, 통찰력을 가져라. 리더는 세상의 변화를 알아야 하고 간신들에게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넷째, 시간관리를 잘하라. 늘 우선순위를 정하고 결과를 평가할 줄 알아야 한다. 다섯째, 끊임없이 배우고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 지 익혀라. 여섯째, 자기 스타일을 가져라. 리더는 자신을 잘 표현해야 한다. 일곱째, 늘 배우는 자세로 조직을 꿰고 있으라. 여덟째, 모르는 척 할 줄도 알라. 아홉째, 사람을 좋아하라. 열 번째, 원칙을 세워라.* 포브스의 ‘대우받지 못하는 직장 상사 유형 6가지’ - 첫째는 베일에 쌓인 상사다. 불분명하고 비논리적인 지시만 내리고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상사다. 둘째, 자기중심적 상사다. 직원 발전보다 자신의 안위를, 다른 사람의 성공보다 자신의 영광이 더 중요한 사람이다. 셋째, 평판이 나쁜 상사다. 리더는 직원이 항상 자신을 지켜보고 있음을 잊어선 안된다는 얘기다. 넷째, 변덕이 심한 상사다. 이런 리더 밑에서 일하는 직원은 상시 기분에 신경 쓰느라 업무 생산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다섯째, 자기 손에 피 묻히기 싫어하는 상사다. 자기만 살아 남으려 애쓰는 사람이다. 여섯째는 포용력 없는 상사다. 훌륭한 리더는 직원들을 일일이 통제하려 들지 않으며, 큰 틀을 제시한 뒤 직원들이 각자 맡은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통솔한다.* 미국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컨테이너 스토어’ - 이 회사는 2012년과 2013년 연속으로 포춘이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1위에 올랐다. 신입직원들 평균 연봉이 4만 8000달러다.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직원을 한 명 해고하지 않았다. 모든 비용을 연구개발(RD)에 최우선을 두고 전 직원이 2년 가까이 월급을 동결하며 힘을 모았다. 1년에 매장을 방문하는 30%의 고객이 전체 매출의 83%의 구매 실적을 보이는 등 충성 고객 비중이 압도적이다. 이 회사에는 5가지의 불변의 법칙이 있다고 한다. 첫째, 한 사람의 훌륭한 일꾼이 세 사람 몫을 한다, 둘째, 다른 사람도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셋째, 소통이 곧 리더십이다. 넷째, 통찰은 준비된 사람에게만 온다. 다섯째, 회사 내에 열정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벤자민 프랭클린의 ‘삶의 원칙 13가지’ - 첫째, 절제다. 둔해질 때까지 먹지 않고 정신을 잃을 때까지 마시지 않는다. 둘째는 침묵. 나와 상대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말하지 않는다. 셋째는 정돈이다. 모든 물건을 제자리에 두고 모든 일에 정돈할 시간을 갖는다. 넷째는 결심. 당연히 해야 할 일을 결심하고 결심한 일은 반드시 행한다. 다섯째는 검약이다. 나와 상대에게 좋은 것이 아니면 지출하지 않는다. 여섯째는 근면.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항상 유용한 일을 찾아서 한다. 일곱째는 성실. 타인에 해가 되는 속임수는 쓰지 않는다. 여덟째는 정의다. 거짓으로 대하지 않으며 남에게 주어야 할 이익을 빼앗지 않는다. 아홉째는 중용. 극단을 피하고 참으며 손해에 대한 분개심을 억제한다. 열 번째는 청결이다. 신체나 의복 거주지를 늘 깨끗하게 유지한다. 열한번째는 평정. 피할 수 있는 하찮은 일로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는다. 열두번째는 순결. 나와 상대방의 체면을 손상시킬 정도의 일은 삼간다. 열세번째는 겸손이다. 소크라테스처럼 자신을 낮춰 진정한 소통을 하며 과도한 허영심을 자제한다.* 바른 휴머니즘의 리더십 모델 ‘팀 셔먼’ - 세계적인 홍보대행기업인 웨버 샌드윅의 팀 서턴 회장은 승객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거대 항공사의 잘못된 행동에 과감히 맞서 모범을 보여 주었다. 그는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사 직원이 승객을 바닥에 내동댕이친 사건이 터지자, 15년 동안 자기 회사의 VVIP 고객사였던 유나이티드 항공의 문제를 다룬 영상물을 제작해 배포했다. 당장 유나이티드는 장기계약 등의 당근을 제시하며 회유했지만, 팀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지 않았다. 결국 유나이티드는 직접 피해자 가족을 찾아가 공식사과했다.* 융합경영시대의 리더십 ‘마인드 셰어’ -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는 ‘융합경영’ 시대의 중요 전략 가운데 하나가 마인드 셰어(Mind share)다. 소비자나 사용자들이 특정 기술이나 제품에 대한 공유 차원으로 자리잡고 있는 생각을 말한다. 그 생각은 사용 경험에서 나온다. 애풀의 팀 쿡 CEO도 “미래는 마인드 셰어를 위한 싸움”이라며 “고객의 잠재된 가치를 끌어내는 것이 관건이 되었다”고 말했다.* 위기라는 말을 남발하지 말라 - 저자는 “리더란 절대 위기라는 말을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아무도 위기를 좋아하지 않지만, 준비만 잘한다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위기와 기회란 동전의 양면이라고 말한다. 위기감을 조성하거나 근무 기강을 들먹이는 행동은 자칫 자신의 잘못을 직원들에게 덤터기 씌우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한다. 또 위기라고 계속 되풀이하면 처음에는 긴장하다가 나중에는 내성이 생겨 오히려 무감각하게 받아들이게 된다고 지적한다.* 후계자를 키우는 8가지 리더십 비밀원칙 - 애플과 버진, 스타벅스 등 세계 최고기업 리더들이 조직의 차기 리더를 길러낼 때 사용하는 경영비밀을 저자는 8가지로 정리한다. ‘리더가 후계자에게 가르치는 리더십’이다. 첫째, 조직 내 가장 크게 우려되는 두려움 요소와 내부 구성원들의 공통 바람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노하우를 정리하는 장기적 계획을 세운다. 둘째, 가장 아끼는 후보는 조직에서 신뢰를 쌓을 수 있게 첫 3개월은 조직의 가장 말단에서 일하게 하고 말을 많이 하기 보다는 경청하는 자세를 익히게 한다. 셋째, 직원들과 솔직하게 대화를 나누고 철저한 비밀유지를 하며 사내 정보통이 누구인지 파악한다. 넷째, 브레인스토밍에 자주 참여해 직접 듣고 논의하고 창의적인 사람을 찾아낸다. 다섯째, 자기 생각이 상대방과 같음을 느끼게 하는 전문화술을 가르친다. 여섯째, 맨 아래 단계부터 순환보직으로 일하면서 위협을 줄 만한 관리자를 파악한다. 일곱째, 중간관리자들에게 끊임없이 회사의 문제점을 질문하고 조직의 현실적 문제와 해결방안을 모색한다. 여덟째, 최소한 한두개의 사내 모임이나 레저활동, 정기적 회식을 기획하고 참여한다.* 21세기 슈퍼 리더십이란? - 2017년 세계경제포럼의 화두가 ‘슈퍼 리더십’이었다. 21세기 글로벌 기업들이 차세대 리더들을 위해 새롭게 마련한 리더십 이론이다. 실제적 역량을 발휘해 최상의 성과를 얻기 위해 조직의 변화를 주도하는 선각자적 리더론이다. 저자는 21세기 세상을 바꾸는 리더는 ‘일(꿈과 성공)이 실현되도록 만들고 도와주는 존재’라고 정의한다. 그런 리더십의 기본원칙으로 8가지를 든다. 우선 성과도 중요하지만 노력의 과정을 기억하라. 반드시 칭찬할 때는 미소를 지어라.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이름과 얼글을 기억하기 위해 노력하라, 매사에 화법은 구체적이지만 간략하게 말하라, 모르는 부분이 있다면 솔직히 인정하고 두려움을 감추지 말라, 어떻게 성공할 것인지 깨우치고 아는 선에서 메모하라, 자신이 가장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말할 때는 진정성있고 유쾌하게 이야기하라, 누군가에게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받았다면 그에게 감사하다고 꼭 이야기하라. 저자는 또 차세대 슈퍼리더십 원리로 첫째, 사사로운 감정과 관계에 휘둘리지 않는다, 둘째 매시에 거짓이 없어야 한다, 셋째 타인의 마음을 얻으려면 먼저 경청해야 한다, 넷째 조직원들에게 목표를 설계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세계정세에 능통해야 한다, 여섯째 융통성을 발휘하라, 일곱째 헌신하며 모봄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주요 CEO별 슈퍼 리더십 스타일 - 저자는 하버드 명예교수이자 런던 비즈니스 경영대 총장을 역임했던 린다 그래톤의 ‘리더십의 변화와  전략’이라는 논문을 기초로 슈퍼 리더십 스타일을 크게 네 가지로 제시한다. 첫째는 소크라테스의 ‘자기성찰형 스타일’이다. 스스로 먼저 깨우치고 나를 다스려 다른 이를 이끄는 리더십이다. 자기 부족함을 알고 세상의 변화를 깨우쳐 나가자는 상호 보완적 관계 형성에 중점을 두는 리더십이다. 두 번째는 마크 저커버그의 ‘우정 창조자 스타일’이다. 구성원들과 소통하며 아이디어를 나누고 변화와 혁신의 불씨를 지피는 발명가형 스타일이다. 구성원의 참여와 전폭적인 지지가 필수다. 세 번째는 팀 브라운의 ‘프로세스 설계자 스타일’이다. 단순한 관리가 아닌, 조직을 움직이는 힘을 강화하는 리더십이다. 전략과 목표를 향해 구성원들이 함께 수평적으로 논의하고 움직이는 데 적합하다. 네 번째는 잭 웰치의 ‘헌신하는 스타일’이다. 잭 웰치는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과 강력한 리더십으로 개혁을 위한 리더의 헌신을 멈추지 않았던 CEO다. 그는 “큰 내기를 할 수 있는 용기와 비전이 있어야 한다”고 늘 강조했다.* 자포스 CEO 토니 셰어의 ‘섬김의 리더십’ - 최근 사망한 토니 셰어는 항상 “사업의 성공은 직원의 숨결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이든 소통하라, 경청하라, 근무 유연성을 수용하라, 협업을 통합하라, 잘한 일은 보상하라고 주창했다. 직원에게 자기희생을 강요하지 말 것, 개인의 이익이 아닌 직원의 행복으로 생각할게 할 것, 직원들의 마음을 먼저 얻을 것 같은 기본적인 경영철학을 늘 강조했다. *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슈퍼 리더십 7가지 - 두 글로벌 기업의 성공 리더십의 비결로 저자는 ‘커뮤니케이션’을 말한다. 리더와 구성원의 협력을 통해 업무를 처리하는 파트너십 관계가 리더십의 기본원칙이라고 강조한다. 다음은 동기부여다. 구성원들에게 도전적인 업무를 부여하고 창조적이고 건설적인 피드백을 확실히 함을 원칙으로 한다는 것이다. 조직 구성원에게 업무 자량을 위임하는 임파워먼트(Empowerment)도 중요하다. 리더형 상사의 차별화 역할도 강조한다. 인재 채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정기 공채는 줄이고 리더의 권한으로 뽑는 인재채용을 권한다. 다음은 직원 평가다. 업무 평가를 연 3회 이상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을 권고한다. 마지막으로 ‘감성 리더십’이다. 리더가 먼저 들어주는 1대1 커뮤니케이션을 권한다.* 미래를 보는 21세기 트렌드 세터 리더들 - 21세기 리더들 가운데 자기만의 차별화된 노하우를 준비해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혁신적인 리더, 즉 트렌드 세터 리더(Trend setter leader)로 저자는 DJI의 프랭크왕,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 알리바바의 마윈, 페이스북의 셰릴 샌드버그를 든다. 프랭크 왕은 포기하지 않는 단단한 끈기를 가진 리더라고 평가한다. 사업 시작 때부터 세계를 무대로 생각했고, 끝까지 자신의 꿈을 키우고 한 무물을 판 ‘단단한 의지’를 높이 샀다. 엘론 머스크는 미래를 행동으로 만드는 리더라는 평가다. 우주 개발을 위한 스페이스 엑스, 전기차 회사 테슬라, 태양에너지 기업 솔라 시티 등 그는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를 아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실패는 하나의 옵션이다. 당신이 실패하고 있지 않다면 충분히 혁신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마윈이야 말로 실패의 아이콘이다. 하지만 그는 뜻을 굽히지 않고 목표를 시도했고 실패를 절대 부끄러워 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았다. 샌드버그는 구글 검색광고 사업으로 대박을 친 후에 과감히 페이스북으로 자리를 옮겨 새로운 도전을 했다. 그는 “여성들이여, 두려움을 지금 당장 떨쳐 버려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 제프 베조스 ‘아마존의 꿈의 리더십’ - 제프 베조스가 아마존의 최고 리더들에게 전수한 리더십 원칙은 크게 6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회사와 리더 자신 간의 구분을 없애야 한다. 실제로 아마존의 그룹 리더들은 회사와 늘 하나라고 이야기한다. 둘째, 리더라면 집중적으로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매진해야 한다. 똑똑하지 않더라도 사명감에 불타 완전 몰입하는 그들만의 경쟁력이 있다. 셋째, 리더에게는 두려움이 없어야 한다. 베조스는 “일단 저질러라, 그리고 나의 두려움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내가 가진 자원이 무엇인지 파악하라. 더 이상 주저하지 말고 시작하고, 무슨 수를 써서든 적어도 한 번은 실패해 보라”고 독려한다. 넷째, 리더는 활력과 끈기가 있어야 한다. 조직의 에너지와 활력의 원천은 도전하는 목표와 자신감이 기반이 되는 일체감 같은 것이다. 다섯째, 리더는 조직 내 타인에게 영감을 주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자기 사명에 열광하게 하고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진정한 리더라면 현장 직원을 종업원이 아닌 파트너로 생각한다. 직원이 행복하면 고객도 행복하다. 그것이 바로 아마존의 양심이며 원칙이라고 베조스는 역설한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2020-12-12 07:00 조진래 기자

[비바100] 부수입 만들다 혹 붙일라… N잡러 '세금폭탄' 탈출법

#1.인천 계양구에 사는 A씨는 2년 전 분양받은 오피스텔의 사업자등록으로 뒤늦은 해프닝을 겪었다. 지인의 추천으로 별다른 정보없이 세무대행을 맡긴 게 화근이었다. 임대사업자를 등록하면 세금의 10% 환급받는다는 사실에 덜컥 등록부터 했지만 일반 임대와 주택임대로 나뉘는 사실을 몰랐던 것. 긴 공실기간 끝에 부가세환급을 해줘야 하는 세입자와 계약을 하긴 했지만 벌써부터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할 생각을 하면 머리가 복잡해진다.#2.결혼 전 사진관에서 일했던 B씨는 자신의 경력을 살려 제2의 직업을 찾았다. 집에서 여권과 면접 사진을 만져주는 일인데 사용자가 사진을 보내주면 규격에 맞춰 깔끔하게 포토샵으로 수정·출력까지 해서 배송한다. 스마트스토어에 등록 후 리뷰 이벤트와 블로그 홍보를 겸해 올라온 글은 약 1000여개. 늘어가는 통장잔고는 뿌듯하지만 얼마전 국세청으로부터 사업자등록에 관련한 가산세 안내문을 본 후로는 세무서에서 날아온 우편물만 봐도 심장이 쿵쾅거린다.책에 실려있는 각종 표와 이해를 돕는 QA들.(사진제공=길벗)◇늘어나는 N잡러, 어서와 세금은 처음이지?한 권으로 끝내는 개인사업자 절세 공부|한지온|1만6000원.(사진제공=길벗)2개 이상의 직업을 가진 일명 ‘N잡러’가 뜨고있다. 지난달 15일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1만 5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3명은 스스로 ‘현재 2개 이상의 직업을 갖고 있는 N잡러’라 답했다. 조사에 참여한 직장인 대부분은 ‘앞으로 N잡러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본업 이외에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복수 응답으로 조사한 결과 매장 관리나 판매서비스, 카페 알바, 학원 강사, 대리운전 등의 ‘오프라인 아르바이트’가 37.7%(응답률)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블로거 활동, 콘텐츠 제작, 디자인, 홈페이지 관리 등의 ‘온라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직장인이 28.5%로 뒤를 이었다. ‘블로그나 SNS 등을 통한 세포마켓’(13.4%)을 운영하거나 ‘오프라인 창업’(10.3%)도 순위에 올랐다.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희망퇴직과 무급휴가가 늘면서 “회사가 나를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진 이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튜버, 블로거, 자영업자 외에도 재능을 공유하며 소소한 부수입을 올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신간 ‘한권으로 끝내는 개인사업자절세 공부’는 늘어나는 N잡러들을 위한 책이다.지난 2007년 국세청에 입사해 세무서 민원실에서 근무하며 ‘사업자 등록은 언제 해야 하는지?’ ‘제대로 신고를 다 했지만 벌금을 내게 됐다’며 황당해하는 사장 등을 옆에서 지켜보던 저자의 경험에서 출발했다. 그들이 주로 어려움을 겪는 부분과 자주 묻는 질문들을 파악해 세금을 내야 하는 입장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한 노하우를 QA방식으로 꾸려 가독성을 높였다.저자는 책 서문에 “최근 직장을 다니며 부업으로 수입을 얻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지만 제대로 세금을 신고하지 않아 가산세를 물거나 절세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면서 “세금을 잘 신고하고 납부하는 것이 최고의 절세”라고 강조하고 있다. 제목의  ‘한 권으로  끝내는’은 괜히 붙은 게 아니다. 사업자로서 가장 필요한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 원천세의 개념과 신고·납부 방법 이외에도 자신에게 맞는 사업자등록 방법과 초보에서 고수로 거듭나기 위한 심화 세무 지식을 각 챕터별로 나눠 언제든지 필요한 부분만 읽어도 되게끔 구성했다.사진만 보고 따라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생생한 내용들이 초보 사장님들의 반가움을 더한다.(사진제공=길벗)◇국세청 현직 세무 조사관의 세금 과외록이 책의 장점은 난해한 세금 문제를 문장으로만 나열하지 않고, 그림과 사진을 첨부했다는 점이다. 나에게 꼭 맞는 사업자등록 유형 찾기부터 집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신고, 납부가 한 눈에 쏙 들어온다. 이제 막 소소한 부수입을 올리는 부업러부터 1~2명의 적은 직원을 둔 사장님이 알아야 할 대표 세금 3개를 설명해 놓은 부분은 ‘나도 이 참에 부업을?’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그럼에도 가장 도움을 받는 사람은 무엇보다 ‘사업자’일 것이다. 1년에 2번 신고하고 4번 납부하는 부가가치세, 연말정산과는 별도로 해야 하는 종합소득세 신고, 프리랜서 혹은 정규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면 꼭 알아야 할 원천세까지 3가지 세금을 소개해 기초 지식부터 신고 납부까지 전 과정을 설명한다.사업자등록을 하려고 보니 간이과세자, 개인사업자, 법인사업자 등 어떤 것을 신청해야 하는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한 권으로 끝내는 개인사업자절세 공부’에는 각각의 사업자 유형의 장·단점부터 경비율이 높은 업종코드 선정법, 이후 홈택스로 5분 만에 끝내는 사업자등록 과정까지를 담고 있다.‘세무사 언니’라는 아이디로 답변을 해 주는 형식은 이 책이 지루하고 뻔한 설명서가 아닌 실용서란 점을 증명한다. ‘사업자등록을 하면 내 수입을 회사에 들키는 것이 아닌지’ ‘건강보험료가 상승하는 것은 아닌지?’ 등 사업자등록으로 인해 생길 불이익은 없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나하나 짚어주며 초보 사장님들의 걱정을 덜고 각각에게 맞는 사업자 유형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책의 마지막 장은 한번이라도 세무서를 방문해 본 경험이 있다면 반가울 부분이다. 전세계적인 인기를 끈 애니메이션 ‘쥬토피아’에는 세계에서 가장 느린 동물인 나무늘보가 공무원으로 나온다. 정기 신고 기간만 되면 길게 늘어선 줄과 더불어 질문과 일 처리에 기계적인 공무원들을 보며 한숨을 내쉰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책의 마지막 장이 반가울 법하다.세금을 분납할 수 있는 납부기한연장과 징수유예에 대한 구분과 분납기한은 6개월이란 점, 자신의 업종이 현금영수증 의무 발행업종인지를 알 수 있는 방법과 잘못 낸 세금을 돌려받는 경정청구 등 자칫 더 내거나 때려 맞을 수 있는 과세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는다. ‘한권으로 끝내는 개인사업자절세 공부’는 국세청 현직 세무 조사관이 솔직하게 쓴  비밀 노트랄까. 이 책 덕분에 ‘내가 낸 세금으로 먹고 사는 ’공무원들에 대한 시선도 바뀔 정도니 한번쯤 필독할 만하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0-12-08 18:00 이희승 기자

[브릿지경제 신간(新刊) 베껴읽기] <부동산 대폭로> 김헌동

이 책의 부제는 ‘누가 집값을 끌어올렸나’이다. 그리고 따라나오는 소제목 가운데 하나가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집값’이다. 저자는 우리 부동산 시장이 지금처럼 괴물 같은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이 정권과 관료, 그리고 재벌 탓이라고 말한다. 특히 현 정부에 맹공을 가한다. 처음에는 기대를 갖고 지켜보았으나 이제는 더 이상 그대로 두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한다. 현 정부를 ‘무늬만 진보, 포장만 개혁 세력’이라며, 투기세력에 좌지우지되어 역대 정권 가운데 가장 아파트값 상승폭이 큰 정부라고 비판한다. 그러면서 허튼 통계치를 제시하며 자신들의 실패를 속이고 있다고 맹비난한다. 저자는 여러 가지 대안을 제시했지만 결론은 이렇다.  “대통령이 정신 차리고, 여당 대표와 원내 대표가 정신을 차리고, 제대로 된 장관만 임명하면 금방 집값을 잡을 수 있다.”* 도시재생 뉴딜·주택임대사업 특혜가 투기천국 불렀다 - 저자는 문재인 정부 들어 진행된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주택임대사업자 등록 특혜라는 두 정책 탓에 온 나라가 투기장이 되었다고 지적한다. 5년간 매년 10조원 씩 50조원을 투입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대통령 공약 1호 사업이었다. 저자는 “집 없는 사람들이 낸 세금으로 투기꾼 집을 새로 지어주겠다는 사업으로 세계에 없는 정책”이라고 비판한다. 재개발 예정지역에 강남 투자자들이 돈을 갖고 몰려가 갭 투자에 불이 붙었고, 가격 상승 기대에 강북의 다세대주택과 빌라와 저층 아파트 까지 덩달아 가격이 급등했다고 말한다. 주택임대업에 세금 혜택을 주고 대출 80%를 허용하는 주택임대사업자 특혜 정책은 투기꾼들이 전국 아파트를 쇼핑하듯 사재기에 나사게 만듦으로써 투기 세력에 ‘투기의 꽃길’을 열어주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저자는 문재인 정부가 의도적으로 집 값 상승을 유도하는 정책을 펴는데 어떤 투기세력이 그런 기회를 흘리겠냐고 비판한다. * 역대 정권 최고의 아파트값 상승률 - 저자는 이명박 임기말 11억원이던 강남 아파트가 박근혜 정부에서 13억원으로 올랐고 문재인 정부들어선 22억원이 되었다고 비판한다. 저자가 속한 경실련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값은 2018년 30%, 2019년말에는 40%까지 폭등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강북과 강남 모두 올랐다. 청와대 참모들이 보유한 아파트 값 역시 40% 올랐고, 수석 참모 37%가 다주택자다. 경실련 분석에 따르면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서울 아파트 값 상승액은 약 510조원, 서울 부동산만 1000조, 전국 땅값은 2000조원 이상 올랐다. * ‘소득주도성장’ 아닌 ‘불로소득주도성장’ - 저자는 현 정부의 성장정책이 근로소득이 아닌, 불로소득주도 성장이라고 일침한다. 실제로 최근 3년 동안 토지에서 2000조원, 건물까지 포함하면 2500조원의 부동산 거품이 생겨 불로소득이 발생했다고 말한다. 이런 천문학적 불로소득을 0.1% 재벌 토건회사와 공기업, 그리고 투기 세력에 안겨주어 불평등과 격차를 심화시킨 게 문재인정부라고 비판한다. 소득 3분위 가구가 서울 중위가격 아파트를 사는데 걸리는 시간이 이명박 정부에선 16년에서 13년으로 줄었다가 박근혜 정부 때 13년에서 15년으로 늘어났는데, 문재인 정부 들어선 초기에 16년이다가 지금은 22년으로 늘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대로 가다간 정부 임기가 끝난 무렵에는 서울 아파트 값이 100%까지 올라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 책임 회피에 거짓말까지 - 김현미 국토부장관은 아파트 값을 잡지 못하는 책임을 전 정권 탓으로 돌렸다. 야당과 시민에게도 책임을 돌렸다. 문 대통령은 2020년 8월 수석회의에서 “집값이 안정되고 있다”고 말해 모두를 경악케 했다. “집을 팔아라”, “절대 부동산 값 오르지 않게 하겠다”는 말만 믿고 기다렸던 사람들, 특히 촛불을 들어 전 대통령을 내쫒았던 사람들이 더 분노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집값이 34% 올랐고 특히 아파트 값은 52%나 올랐다고 주장한다. 2017년 5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을 조사한 결과, 한 채 당 3억 1400만원(52%)이 올랐으며 강남은 중위가격이 6억원 넘게 올랐다고 한다. 모두 경실련 조사 자료다. 그런데 정부는 그 즉시 “14.2% 올랐을 뿐”이라며 반박 자료를 냈다. 정부 통계에 사용된 아파트 이름이나 적용 시세 등 근거 자료를 경실련이 요구하자 “공개 불가”라며 거부했다. 저자는 “대통령을 속이는 세력이 있다는 것”이라며 “청와대 내부와 관련 부처가 대통령에게 조작된 통계를 보고하고 있다”고 의심한다. 또 노무현 정부 때 대통령을 속였던 청와대 참모와 국토교통부 간부들이 그대로 지금도 있다며, 이들이 거짓 보고의 주체라고 비난한다. * 낮은 부동산 법인세율에 연예인까지 투기 동조 - 법인에 대한 세율을 높이지 않으니 개인들, 특히 연예인들이 법인을 만들어 빌딩을 사들이며 재벌 흉내를 내고 있다고 저자는 비판한다. 연예인 모 씨가 법인을 앞세워 산 100억원 짜리 빌딩에서 내는 세금이 강남의 10억원 짜리 아파트 세금보다 싼 아이러니가 연출된다. 종합부동산세 세율이 개인은 3%인데, 법인은 0.7%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공시지가 40%를 적용해도 0.28%에 불과하다. 결국 10조 5000억원에 거래된 삼성동 땅에 대한 세율이 그 옆 20억원 짜리 아파트를 가진 개인의 10분의 1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저자는 “결국 정부 대책은 큰 고기는 다 놔주고 피라미만 잡겠다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한다. * 공시가격과 공시지가 현실화 시급 - 저자는 주택 가격 안정을 위해 공시가격을 2배 인상할 것을 주장한다. 국토부 장관이 당장 할 수 있는 조치라고 강조한다. 그는 토지와 주택에 각각 적용되는 공시지가와 공시가격을 즉시 정상화할 것을 촉구한다. 둘을 조사하는 기관이 다르니 시세 파악이 쉬운 아파트만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시세의 70% 수준까지 올라왔고, 결국 아파트 가진 사람한테만 세금을 잔뜩 부과받고 있다고 비판한다. 경실련은 실거래가의 비율을 43%로 계산하고, 국토부는 65%로 주장하는 것이 핵심 쟁점이다. 국토부는 감정원 통계 중에서 시장 상황에 맞지 않는 주택가격동향조사의 매매가격 지수만을 인용하는데, 그 결과 최근 3년간 서울 아파트 값이 14.2% 상승했다는 발표로 나온 것이라고 비판한다. 저자는 “공시지가가 시세를 반영하지 못하니 재벌과 극소수 부동산 부자들이 지난 30년, 특히 종부세가 도입된 2005년 이후 15년 동안 막대한 세금 특혜를 누리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렇게 비판하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까지 답습 -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사업에 대해 당시 야당이었던 현 집권 세력은 예비타당성조사를 무시하고 진행되고 있다며 정치적 쟁점화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정작 자신들은 50조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예타 없이 추진하고 있다.  인위적인 건설경기 부양을 않겠다고 공약해 놓고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여당 광역단체장의 각종 개발사업, 광역철도 등은 예타를 면제하거나 아예 무시하고 추진한다. 3기 신도시는 무려 150조원 규모의 사업인데 예타는커녕 모든 절차를 생략하고 추진 중이며, 용산 미니 신도시와 잠실야구장 스포츠 마이스 등 최근 집값을 폭등시킨 개발사업과 개발계획 역시 예타가 면제되거나 아예 무시되어 추진되는 분위기다. 저자는 “불로소득으로 집값을 폭등시켜 국민이 겪는 고통이 훨씬 큰데 저출산 문제를 해결한다고 육아비 10만원, 20만원을 지원해 무슨 실효성이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투기꾼들만 좋은 3기 신도시 - 우리나라에는 주택이 2200만 채, 가구 수는 1인 가구를 포함해 2000만 정도가 있다. 가구보다 집이 더 많다. 20년 주기로 주택을 사고판다고 가정하면 매년 100만채의 기존 주택이 거래되어야 한다. 그런데 집값이 계속 크게 오르면 집을 내놓지 않고 전세나 월세로 계속 임대를 돌리게 되어 기존 주택매물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2018년 분석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새 주택 500만 호가 공급되었는데 270만호는 집을 가진 사람이 또 샀다. 2019년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상위 30명이 1만1000채의 집을 가지고 있다. 자산 기준으로 상위 1%, 14만명이 94만채를 갖고 있다. 상위 1%가 지난 10년 동안 약 54만채를 새로 사들인 것이다. 분양시스템과 공급 시스템, 개발 시스템이 고장나고 재벌과 건설업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지금 상태에서 집을 아무리 더 지어야 이미 집을 가진 사람들과 투기꾼들의 배만 불려주는 것이라고 저자는 질타한다.* 관료에 끌려다닌 피해는 국민들에게 - 대통령이 홍남기를 칭찬하고 김현미를 신뢰하고 김수현을 믿은 대가를 국민들이 톡톡히 받고 있다고 저자는 비판한다. ‘국민을 속여도 좋다. 지지율에 큰 영향만 없으면 된다’는 식으로 지난 3년을 거짓과 조작으로 보낸 것이라고 맹 비난한다. 김현미 국토부장관은 장관 취임 직후 “2018년 4월까지 8개월의 시간을 줄테니 사는 집 말고는 팔라”고 호언했다. 그래 놓고는 정책은 반대로 갔다. 주택임대사업자에게 취득세와 재산세, 양도소득세, 종부세를 면제하거나 깎아주니 투기가 기승을 부릴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는 대책이라고 할 수도 없는 수주의 정책만 남발하고 있다. 저자는 “신임 장관들이 20~30년 공무원 생활을 한 고위관료들을 다루질 못한다”고 비판한다. 적당히 타협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혹평도 마다 않는다. 노무현 문재인 정부처럼 준비되지 않은 정권, 실무 경험이 부족한 국회위원이 다수인 정권이 들어서면 관료들의 전횡은 극에 달하다고 비핀한다. 오히려 이명박 대통령 때는 관료들이 쉽게 속이지 못했다고 회고한다. * 분양원가 공개약속 뒤집은 노무현 대통령 - 2004년 6월 10일 노무현 대통령은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는 개혁이 아니다”라며 공약을 파기했다. 장사하다보면 10배 넘는 장사도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당시는 국민의 80% 이상이 분양원가 공개에 찬성하는 상황이었다. 저자는 “노 대통령이 국민의 주거 안정과 공공복리 증진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택공사나 토지공사 등 공기업을 장사하는 기업으로 취급했다는 점도 부적절했다”고 비판한다. 당장 같은 당 김근태 의장이 “계급장 떼고 토론하자”며 반발했지만 이 때 노 대통령을 적극 옹호한 유시민 당시 의원이었다고 한다. 유시민은 이후 참여정부 말기에 분양가상한제 분양원가 공개, 토지임대부 건물 분양 등의 내용을 담은 법안이 마련되었음에도 침묵으로 일관했고, 그러다 2007년 대통합민준신민당 대선 예비후보로 출마하면서 “새만금에 골프장 100개를 짓겠다”는 사상최대의 건설 공약을 내걸었다며 저자는 혀를 내찼다.* 집값 상승의 주역 ‘참여정부 토건족과 관료들’ - 저자는 김대중 정부가 2000년 규제완화의 일환으로 ‘분양가 자율화’를 도입하면서 분양가가 상승했다고 평가한다. 그 주역으로 이헌재, 진념 전 경제부총리와 강봉균 전 청와대 수석을 든다. 그 뒤를 이은 김진표, 최종찬, 강동석, 한덕수, 추병직 등 전현직 경제부총리와 건교부 장관을 같은 맥락에서 비판한다. 김진표는 거품을 만들어서라도 경제 파이를 키우자는 입장이었고, 이헌재는 화끈하게 규제를 풀자며 SOC 등 건설투자 확대와 주택건설 지원책을 남발해 전국을 땅 투기판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한다. 추병직은 개발업자들이 요구하는 정책들을 거의 그대로 실행에 옮겨 집값을 올려놓은 장본인이라고 평가절하한다. 저자는 “문재인 정부에 와서도 대통령이 자기의 부족한 지식과 경험을 채워 줄 사람을 잘 선택해야 하는데, 유학파 명문대 출신을 청와대에 데려다 앉히는 데서부터 어그러지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 ‘공급확대론자’ 이해찬 - 저자는 이해찬을 대표적인 공급확대론자로 평가한다. 2004년부터 판교 신도시 개발 과정에 깊이 관여했고, 2005년 이른바 판교발 집값 폭등사태가 빚어지는 바람에 자기 손으로 사업 중단을 결정한 사례를 들었다. 이해찬은 땅 토기 의혹에도 두 차례나 휩싸였다고 한다. 2020년 7월에는 개헌을 통한 수도 이전을 주장했는데, 많은 이들이 그가 보유한 세종시 땅에 주목했었다. 앞서 교육부 장관 때는 ‘국가 부도로 국민이 세금내기 어려우니 정부 예산을 20% 절감하자’고 대통령이 얘기하자 당장 교육부가 발주한 모든 공공 공사의 예산을 무조건 20% 삭감하는 안을 던졌다. 저자는 “대통령 입맛을 잘 맞추는 사람”이라며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분양원가 공개 반대를 선언한 다음날 국무총리로 내정되자마자 ‘나도 분양원가 공개 반대’라고 합을 맞춘 사람으로 기억한다.* 관료에게 속은 박원순 - 박원순 전 시장에 대해 저자는 ‘토건 시장’이라는 별칭을 부여했다. 2011년 보궐선거로 당선되어 취임한 지 한 달도 안돼 했던 일이 가락시영 종상향 특혜였다고 비판한다. 이후 강남 곳곳의 재건축 아파트에서 어마어마한 이익이 생기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박 전 시장이 말과 행동이 달랐던 사람으로 기억한다. 서울시 재개발과 재건축에 연이은 특혜가 대표적이다. 이야기를 들을 때는 하겠다고 해놓고 추진이 안되는 경우가 허다했다고 한다. 그의 곁에 시민운동 하던 사람들과 교수들만 있다보니 경험이 부족했고, 관료들을 통제하기 보다 이용당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한다. 뭔가 보여주어야 겠다는 조바심과 무능한 자들에 둘러싸여 있었던 탓에 그는 집값을 최고로 끌어올리고 부동산 거품을 가장 많이 만들어놓은 시장으로 남게 되었다고 아쉬워 한다.* 박근혜 “빚내서 집사라”, 문재인 “집 당장 팔아라” - 박근혜 정부는 부채를 늘려 집값을 끌어올리는 정책을 폈다. “빚내서 집사라”는 말로 요약된다. 대출 규제를 풀고 기준금리를 1.25%까지 낮췄다. 나중에 가계부채가 문제가 되니 최경환 부총리는 “빚내서 집 사라고 한 것은 아니었다”고 변명했다. 놀랍게도 박근혜정부의 무책임한 정책을 믿고 빚을 내 집을 산 사람들은 지금 큰 돈을 벌었다. 문재인  정부가 그 후 3년 동안 그 사람들의 집값을 폭등시켰기 때문이다. 김현미 장관은 투기가 다 번지고 나서야 분양가 상한제 카드를 꺼냈다. 그 상황에서도 홍남기 부총리는 공급위축이 우려된다며 대놓고 반대했다. 궁지에 몰리면 전 정권 탓을 하고 때로는 국회에 책임을 돌렸다. * 진보정권 부동산 정책을 망친 김수현? - 저자의 표현대로 하면 김수현은 부동산 값 폭등으로 참여정부를 무너지게 한 사람 중 한 명이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서울시 부동산 정책에서 실패하고 문재인 정부 3년 부동산 정책까지 망친 주역으로, 그가 정책을 책임지던 시기마다 부동산 값은 폭등했다고 비판한다. 그가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만든 공약이 도시재생 뉴딜 사업이다. 서울연구원 원장 시절 설계해 박원순 시장에게 추진케 했던 그 모델이다. 사업에 대한 평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대선 공약이 된 것이다. 저자는 “투기세력이 사들인 집을 정부 예산으로 고쳐주고 새로 지어준다는 것은 문제”라며 기본 설계부터 잘못된 정책이라고 질타한다. * “집값 잡기 쉽다. 대통령 의지만 강하다면” - 저자는 집값을 잡기 위해 우선 집값을 자극하는 무분별한 개발부터 축소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분양원가 공개와 함께 분양가상한제를 전면적으로,그것도 즉시 전국적으로 시행해 분양가 거품을 완벽하게 제거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지금 정부가 만지작거리는 종부세 인상, 양도세, 대출규제 같은 정책들은 공시가격이 시세보다 현저히 낮게 조작된 현 조건에서는 실효성이 없다고 단언한다. 그는 공시지가를 두 배 이상 올려 현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1가구 다주택자에 대해 1주택 이외의 담보대출을 회수하고 전세보증금을 담보로 하는 대출도 없애야 한다고 말한다. 대부분 법을 고치지 않고도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명박 정부 시기(2008년 12월~2013년 2월)에 서울 아파트 값이 3% 가량 하락했었다며 “앞으로 보금자리 주택을 싼 값에 계속 공급할 것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보냈던 덕분이었다”고 회고한다. 그러면서 주택정책 측면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60점이라면, 노무현 대통령은 20점이라고 혹평한다. 노무현 정신을 부여받았다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선 ‘13억 짜리 아파트를 3년 만에 20억원으로 만든 정부’라는 말로 대신했다.  * 고분양가 정책, 무분별한 재개발 재건축 폐기해야 - 저자는 주택임대사업자 혜택을 다 없앤다고 치더라도 지금처럼 고분양가 정책을 계속 끌고 가면 집값은 내려갈 수 없다고 단언한다. 지금이라도 강남에 평당 1000만원대 아파트를 분양하면 된다고 주장한다. 평당 900만원에 분양할 수 있었던 마곡지구를 1900만원에 분양하는 지금 방식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멀쩡한 건물을 부수는 재개발 재건축도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패한 관료가 뇌물을 원해서 재건축과 재개발을 추진하기에 비리가 많을 수 밖에 없다며 이런 특혜부터 없애야 한다고 강조한다. “타당한 이유 없이 아직 40년도 안된 아파트를 부수는 나라는 지구 상에 우리 밖에 없다”고 꼬집는다. 선분양제를 하면서 분양가 상한제, 분양원가 공개가 없는 지금 상황에선 차라리 정비사업을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 공급 확대만이 능사가 아니다 - 저자는 현 정부가 23번이나 땜질식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집값을 잡지 못하면서, 면피용으로 그린벨트 해제와 행정수도 이전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무책임한 자세라고 질타한다. 참여정부에서 강남 집값 잡겠다며 그린벨트를 훼손해 만든 것이 판교 위례 동탄 파주 김포 등 이른바 2기 신도시라며, 이런 정책이 결국 집값은 못잡고 공기업과 민간 건설업자 폭리만 도왔다고 비판한다. 행정수도 이전 역시 집값 안정에 결코 도움이 안된다고 주장한다. 과거 경험으로도 수도권 과밀이 해소되기는커녕 더 심해졌고 수도권 집값과 땅값은 더 폭등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분양가 상한제와 분양원가공개법, 토지임대특별법 등의 부활을 촉구했다. 문재인 정부 3년 동안 재벌과 공기업, 건설업자에 특혜를 유지해온 정책의 방향을 청년과 무주택 서민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 가격안정 위한 ‘공공의 역할’ 높여야 - 저자는 신도시를 개발하는 방식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농민에게 강제로 땅을 빼앗는 것이 명분을 가지려면 최소한 그 땅을 민간에 되팔지 말고 공공이 직접 개발해 공공주택으로 조성해 직접 공급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3기 신도를 만들지 않더라도 정부가 대출과 금융, 공급 시스템부터 바로잡으면 집값이 당장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공공 부문을 잘 이용해 국민들에게 시세 절반 이하 가격에 집을 주라는 얘기다. 저자는 서울과 수도권에 아직 아파트를 지을 땅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라며 서울 강남의 옛 서울의료원, 도곡동 구룡마을, 용산 미군기지와 철도정비창 부지, 불광동 질병관리본부 땅을 예로 든다. 이런 곳에 우선 반값 아파트를 분양할 것을 권한다. 서울시애 역세권 토지를 서울시가 수용해 용도를 변경해 고층 빌딩을 건설하고 10층 이상 상층부는 토지임대부 아파트를 분양해주고 사무실과 상가는 직접 임대하는 방안도 제시한다.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가 서울시 소유 토지에 건물만 99년 동안 임대한 공공분양 방식을 좋은 사례로 든다. 토지를 국가 또는 공공이 가지고 있으면 상대적으로 집값이 덜 오를 것이라는 계산이다. * 그래도 서울과 수도권 집값은 무조건 오른다? - 저자는 반값 아파트를 계속 공급되는데도 집을 여러 채 계속 보유하면 손해를 볼 것이라고 말한다. 못버티는 사람은 매물을 내놓을 것이고. 하지만 일반인들은 그렇게 반값 아파트를 내놓는 족족 가격이 덩달아 뛰어 더 문제가 될 것이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한다. 저자는 이에 대해 2007년말 분양가 상한제 도입 후 이명박 정부 5년 내내 아파트가 100만호 넘게 안팔렸고 전국적으로 200만호 미분양 사태가 났던 때를 상기시킨다. 15억원하던 강남 아파트가 8~9억원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집을 여러 채 사면 집값이 하락해 손해가 난다는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해야 부동산 투기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특히 주택 공급은 이미 충분하다고 말한다. 서울 밖으로 나가는 인구가 늘고 있는데다 오피스텔이나 원룸처럼 통계상 주택에 잡히지 않는 주택들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무늬만 예쁜 실패한 부동산 정책들 - 문재인 정부는 2018년 12월 위례 신도시에 ‘신혼희망타운’을 분양했다. 평당 분양가가 1800만원이었다. 20평이면 3억6000만원, 30평이면 5억 4000만원이었다. 서울 수서 역세권 신혼희망타운은 2400만원까지 갔다. 경실련이 추정해 보니 평당 1200만원에 가능한 수준이었다고 한다. 정부가 신혼을 위해 저렴한 아파트를 내놓은 주택 가격이 4~5억원이면 이게 과연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것이냐고 저자는 비판한다. “문재인 정부는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다면서 공기업이 땅장사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서울시가 2015년 이후 추진 중인 역세권 2030 청년 주택도 건물주와 건설업자에 특혜를 주는 정책이라고 공격한다. 공공임대는 10~20%에 불과하고 주변 집값만 올려놓았다는 것이다. 반면 청년들은 시세의 80% 월세를 내고 살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집값을 잡아야 전세가도 잡는다 - 전월세 상승 원인으로 저자는 박근혜 정부부터 문재인 정부까지 지난 4년 간 60% 가까이 오른 ‘집 값’을 든다. 집값이 3~4년 연속으로 상승하면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이 집값을 낮추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일단 전월세 등 임대는 등록제(신고제)를 도입해 어느 집이 어느 정도 가격에 임대되는 지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장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한 다음에 전월세(임대료) 상한제를 해야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임차인에게 살고 싶을 때까지, 이사를 원할 때까지 살 권리를 주고 보증금과 월세를 연간 2% 미만 정도만 올려받도록 하자고 제안한다. 그러면 주인이 집 가지고 있는 걸로 골치 아프게 될 것이고, 무리하게 집을 사재기하지도 않고 가지고 있던 집도 팔게 될 것이란 얘기다. 갭 투자를 하는 투기꾼들 외에는 누구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전세 제도 역시 궁극적으로는 없어져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투기를 부추기는 전세자금대출 역시 마찬가지다.* 세입자를 위한 3가지 제안 - 저자는 우선 전세보증금 의무보증제도 도입을 권고한다. 전세보증금을 100% 안전하게 돌려받을 수 있도록 집주인 부담으로 보증서를 의무 발급받도록 하는 제도다. 보증 비용도 전약 임대인이 부담하는 형태다. 주거지원금(바우처) 2배 상향 및 대상 확대 필요성도 강조한다. 서민의 월세를 보주금 형태로 지원하는 정책이다. 도시재생 뉴딜이라는 이름으로 이미 집 가진 부자들의 집을 고쳐주는데 매년 10조원을 투입하면서 정작 주거급여로는 연간 1.5조원을 쓰는 것이 온당한 정책이냐고 저자는 꼬집는다. 저자는 또 백년주택·백년가게법 제정을 강조한다. 임차인이 원하는대로 거주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일본에서는 ‘차지차가법’으로 주택이나 건물에 세든 임차인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며 우리도 이런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으려면 - 우리나라 부동산 값은 1경3000조(토지 950조, 건물 3500조원) 규모다. 세율이 1%면 세금이 130조가 걷려야 하는데 2019년의 재산세가 12조원, 종부세가 3.5조원, 합해서 15조5000억원만 징수됐다. 보유세가 시세 대비 0.12%이고 개인 보유 주택은 최고세율이 3%에서 6%까지 올렸으나 종부세는 5조원 미만이 걷혔다. 이유는 재벌과 법인 등이 보유한 토지 등이 5000조원 규모인데 시세의 35% 공시지가에 최고세율이 0.7%라는 데 있다. 저자는 다주택자가 집을 팔게 하려면 아주 강력한 정부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한다. 2주택 이상 주택을 보유한 경우 1주택을 제외한 담보 대출금 전액을 1년 이내에 회수하는 등의 강력한 조치다. 이제 아파트 값이 2억, 3억 떨어진다는 예상이 가능한 정책이 나오지 않으면 안된다는 얘기다. 정부가 임대용이라고 주택을 사재기 했던 사람들에게 부여했던 세제 혜택을 모두 회수하고 임대소득 과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주택정책을 투기의 수단으로 경기부양의 도구로 활용하면서 개인에게 세금을 더 걷는다고 협박하는 정책으로는 도저히 집값을 잡을 수 없다고 단언한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2020-12-08 07:00 조진래 기자

[브릿지경제 신간(新刊) 베껴읽기] 세일즈포스 <트레일블레이저> 마크 베니오프

일반인들은 ‘세일즈포스’라는 회사를 잘 모른다. 하물며 창업자인 마크 베니오프는 더더욱 알 리가 없다. 하지만 IT업계와 비즈니스 세계에서 그는 대단한 변화와 혁신의 촉진자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이 책은 기업에 고객관계관리 소프트웨어를 제공해 주며 비즈니스 혁신을 도와주는 글로벌 혁신기업 세일즈포스에 관한 설명서다. 세일즈포스 성공의 모든 것을 담은 책이라고 해도 좋다. 혁신적인 신기술을 이용한 창업을 원했고, 마음은 사회환원을 바랐던 창업자 베니오프. 신뢰와 고객 성공, 혁신, 그리고 평등을 기업의 진정한 가치로 여기는 창업자가 직접 얘기하는 성공 기업의 지침서다.* 세일즈포스의 최대 가치 ‘고객성공’ - 저자가 말하는 세일즈포스의 비전은 모든 규모의 기업에 영업 마케팅 고객서비스 그리고 전자상거래 전반에 걸쳐 일괄적으로 고객과 연결할 수 있는 더 스마트하고 직관적인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다. 고객 성공이 곧 핵심가치다. 이 회사의 커다란 사상적 배경은, 어떤 기업이든 클라우드에서 소프트웨어를 운영하고 고객관계관리에 필요한 모든 소프트웨어에 쉽게 접근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저자는 전한다.* ‘도전적 혁신가’ 트레일블레이저(trailblaxer) - 배우고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하며 탐험을 두려워 않고 혁신을 갈망하며 문제 해결을 즐기며 사회에 돌려주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무의식적 편견을 해소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세일즈포스 내 개설한 ‘트레일 헤드’라는 온라인 훈련 프로그램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트레일블레이저의 사고 방식은 아이디어와 신념이 있고, 목소리를 내는 것을 두려워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AI(인공지능)과 로봇 자동화 탓에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두려움이 클 때, 트레일블레이저들은 많은 호기심과 개방성과 모험적인 정신을 지속적으로 채택하도록 도울 더 많은 방법을 찾는다. 저자는 “세일즈포스야 말로 당당하고 기세좋은 트레일블레이저 스타트업”이라고 말한다. * 1-1-1 자선모델 - 얼마나 성장하느냐에 관계없이 세일즈포스는 자본의 1%, 제품의 1%, 그리고 직원 업무시간의 1%를 비영리단체와 자선단체에 기부한다. 이를 1-1-1 자선모델이라고 부른다. 저자는 시장이 좋은 일을 하는 기업에 보답하고, 사회적 사명을 가진 기업이 더 성공하는 경향이 있다고 믿는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세일즈포스는 거의 3억 달러의 보조금과 40만 시간의 직원 자원봉사 시간을 기부했다. 4만개 이상의 비영리단체와 비정부단체가 세일즈포스의 제품을 무료 또는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사용한다. 직원의 약 90%가 지역 학교와 비영리단체에 시간을 기부한다. 세일즈포스는 특히 1-1-1 프로그램을 통해 환경 변화를 추구하는 조직들을 지원하고 재생에너지 달성이나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화 등에도 기여하고 있다. * “기술 보다는 신뢰가 더 중요” - 저자는 항상 기술이 멋진 방식으로 세상을 파괴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을 믿어왔다. 하지만 그에게는 기술이 만명통치약도 아니다. 새로운 압력과 위험이 등장하고 동시에 누구도 지금껏 생각해본 적 없었던 도덕적 문제가 따라왔고, 그래서 저자는 구조적이고 영구적인 미래의 도전에 맞서기 위해 세일즈포스의 제1의 가치로 ‘신뢰’를 내세우게 된다. 저자는 특히 “신뢰를 쌓는 일은 회사 내부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업의 많은 결정이 회의실 방음벽 뒤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비판한다. 세일즈포스는 전 직원이 볼 수 있도록 경영진 연례 워크숍을 실시간으로 방송하고 직원질문을 받는 시간도 준다. 투명성이 경쟁우위라는 것이다. 고객들에게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있는 그대로 나쁜 점까지 모두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렇게 트러스트닷세일즈포스닷컴이 탄생했다. 고객이 미리 계획을 세을 수 있도록 신제품 출시에 관한 곧점 계획을 사전에 제대로 공유함으로써 신뢰를 얻는다. * “혁신과 성장은 하나다” - 저자는 “미래에는 혁신이 인간다움을 고양시키는 진실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다면, 기업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더 이상 ‘성장 vs 환원’, ‘이익창출 vs 공익 증진’, ‘혁신 vs 너 나은 세상 만들기’처럼 이분법적으로 비전을 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더 정확히 말해 그는 “둘 중 하나가 아니라 둘 다여야 한다”고 말한다.* 성소수자들을 위해 앞장서다 - 인디애나 주의회는 종교자유회복법이라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표면적으로는 종교인들이 자신의 종교적 신념에 따라 행동하더라도 법적으로 차벌받지 않도록 규정하는 것이지만, 실상은 사업주들이 그들의 종교관에 따라 성소수자 고객을 차별하더라도 처벌받지 않도록 하는 법이었다. 이에 세일즈포스는 “우리는 종교자유법에 대한 우리 직원과 고객의 분노에 근거해 인디애나 투자를 대폭 줄일 수 밖에 없다”고 발표했다. 저자의 멘토인 콜린 파월 전 미국 합참의장조차 이로 인해 회사가 원치 않는 조사를 받을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러나 저자는 행동에 옮겼고 결국 인디애나 주지사는 ‘고객의 성적 성향이 근거해 차별할 명분으로 삼을 수 없다’고 명시한 개정안에 서명하게 된다.* 도요타에게 다시 고객을 찾아주다 - ‘최고는 없고 더 나은 것만 있다’는 도요차 CEO의 좌우명에 저자는 깊은 존경심을 보인다. 고객을 실망시키지 않는다는 자사의 기본 정신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일본이 혁신과 디자인 거장들을 대단히 귀하게 여기는 나라라며 경외심을 보인다. 도요타가 대규모 리콜로 고객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저자는 “도요타에게 필요한 것은 고객과의 연결방식에 대한 새로운 비전”이라며 그들에게 ‘도요타는 믿을만한 친구’라는 의미로 ‘도요타 프렌드’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제시한다. 운전자가 자동차 정비가 필요할 때나 비로소 다시 찾는 영업점이 아니라, 도요타 고객들이 시동을 켤 때마다 회사의 존재감을 유용하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준 것이다. 저자는 오늘날 도요타의 5000개 매장과 280개 대리점이 자동차 중심으로 형성하는 고객 중심 모델로 전환하는 데 세일즈포스가 크게 기여했다고 자부한다.* 10년 걸린 아이폰 모바일 앱 - 2007년 1월9일 아이폰이 처음 세상에 선을 보이자 저자는 세일즈포스를 데스크톱 회사에서 모바일 회사로 전환하는 것을 구상한다. 모바일 가능을 모든 제품에 적용해야 한다는 생각을 일찌감치 한 것이다. 확실히 대박이 날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2014년 5월에 가서야 세일즈포스의 모바일 버전에 대한 비전이 실행되었다. 그 동안 무수한 실패를 경험했지만 미래 라이프 스타일과 비즈니스 변화를 혜안으로 내다 본 것이다.* 트위터 인수 실패 - 주위의 어느 누구도 자신의 판단을 믿고 동의하지 않을 때 리더는 가장 큰 어려움을 느낀다. 항상 자신의 방식으로 살고 싶었던 저자는 2016년에 뜬금없이 ‘트위터’를 사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듬어지지 않은 보석’이라며 이 소셜 플랫폼을 이용해 광고 전자상거래 그리고 다른 데이터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사들을 설득했다. 트위터는 당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두 회사의 합병은 모두에게 유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억 달러 이상이라도 지불할 준비도 해 두었다. 하지만 거의 모두가 반대했고 주가도 급락했다. 손을 들 수 밖에 없었다. * 커뮤니티의 힘을 보여주는 ‘드림포스’ - 2003년 이후 매년 가을에 90개 나라에서 17만명의 세일즈포스 가족들이 샌프란시스코로 몰려온다. 소프트웨어 콘퍼런스로 묘사되는 ‘드림포스’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드림포스는 세일즈포스의 가장 큰 고객 이벤트이자 매년 가장 크게 벌이는 사회환원 이벤트다. 세일즈포스의 원대한 생각을 숙고하고 더 나은 모습을 추구할 수 있는 나흘 간의 기회다. 고객을 한꺼번에 근거지로 불러모아 신제품을 선보이고 더 많은 비즈니스를 창출하려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정작 많은 참가자들은 드림포스를 ‘가족모임’으로 생각한다. 저자도 “드림포스는 우리의 이익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클라우드, 모바일 기술, 소셜 미디어,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계속 파괴되고 있는 이 세계에서 고객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한다.* 세일즈포스의 고객성공 핵심 4가지 - 첫째, 기술은 진화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둘째, 우리는 가능한 모든 성공의 기준을 충족시키도록 돕은 더 좋은 도구들을 가졌던 적이 없다. 셋째, 고객의 성공은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달려있다. 넷째, 고객이 기업으로부터 정말 원하는 것과 실제 가능한 것 사이의 차이는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결국 모든 일의 중심에 고객을 두는 일을 가치있게 여기지 않는다면, 그 기업은 뒤처지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고객이 미처 완전히 인식하지 못했더라도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귀를 기울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것이다. * ‘일생의 멘토’ 아인쉬타인과 잡스 - 저자는 ‘성공적인 기업은 지속적으로 혁신한다’는 것을 모토로 늘 변화와 혁신을 하려 노력했다. 알베르트 아인쉬타인은 저자의 첫 위대한 롤 모델이다. 아인쉬타인이 선입견을 버리고 자유롭게 세상에 대해 생각했다는 점을 본받으려 했다. 세일즈포스의 첫 사무실 벽에는 아인쉬타인의 ‘위대하고 정의로운 사람들은 항상 평범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닥쳐 왔다’는 아인쉬타인의 말이 담긴 약자가 걸려있었다. 저자의 현세의 모델은 스티브 잡스다. 두 사람은 명상과 동양철학에 대한 열정 뿐만아니라 기술과 과학에 대한 사랑을 공유했다. 스티브는 저자에게 “훌륭한 CEO가 되고 싶다면 미래를 의식하고 예측하게”라고 충고했다. 그리고 “24개월 만에 10배 성장하지 않으면 망하게 될 것”이라며 동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저자는 그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자신이 이미 도메인 등록을 해 두었던 ‘앱스토어’를 스티브에게 흔쾌히 넘겨 주었다. 앱스토어는 애플의 위대한 혁신에 튼튼한 기초가 되었다.* “여성비율 최소 30%” - 세일즈포스는 어떤 회의에도 참석자 중 최소한 30%는 여성이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킨다. 저자는 이를 ‘우먼 서지(Woman’s Surge) 이니셔티브‘라고 명명했다. 그는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자료를 인용해, 기업 경영진에 여성 임원이 더 많은 기업은 수익성 증가와 상관관계가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여성이 적어도 최고 경영진의 30%를 차지하는 기업이 남성으로만 구성된 기업에 비해 순이익이 1%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1위 세일즈포스 - 몇 차례의 급여 평가 후에 세일즈포스 경영진은 성별 인종 민족에 따른 임금 격차를 해결하기 위해 870만 달러를 지출했다. 그 결과 막대한 성과가 나기 시작했고, 평등에의 헌신으로 포툰지가 선정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1위에 뽑히는 영예를 안았다. 2년 연속 피플 지의 ‘배려하는 기업’ 1위로도 선정됐다.* 평등이 핵심 가치 - 세일즈포스는 고용, 고용 유지, 직원들을 리더로 승진시키는 직급 체계 방식이 평등해야 한다고 믿는다. 미국 내 세일즈포스 직원 가운데 흑인 비율은 2%를 조금 넘는다. 히스패닉이나 라틴계는 4% 미만이다. 아직 만족할 만한 수치는 아니지만 이 회사가 평등을 핵심가치로 여긴다는 점은 분명하다. 2014년에 도입한 ‘퓨처포스’ 글로벌 채용 프로그램은 대학 졸업자와 도시 청년은 물론 참전 용사와 그들의 배우자 등 다양한 가용 인력을 유치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퓨처포스의 최근 미국 신규 사원 중 43%가 여성 또는 소수집단들이다. 저자는 “미래에는 평등이 기업의 완전하고 지속가능한 가치를 드러내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말한다.* “나는 CEO가 아니라 CAQ” - 저자는 종종 자신을 CAQ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바로 최고질문답변책임자(Chief Answerer Questions)다. 직원 또는 고객이 궁금해 하는 것. 앞으로 해야 할 것 등에 관한 수많은 질문에 답을 하는 것으로 세일즈포스의 미래 비전을 보여주었다.* 세일즈포스의 기업문화 - 저자는 세일즈포스의 가장 중요한 두 가지 구축요소를 ‘자원봉사와 환원에 대한 공동의 헌신’ 그리고 ‘고객을 위해 일한다는 공동의 사명’을 든다. 그는 세일즈포스의 문화에 하와이의 오하나(Ohana) 개념을 구체화했다. 오하나는 ‘가족’이라는 뜻이다. 혈연관계가 아닌 이들을 포함한 더 넓은 의미다. 저자는 샌프란시스코 본사와 뉴욕 도쿄 등 모든 세일즈포스 타워에 ‘오하나층’을 만들었다. 그것도 가장 뷰가 좋은 최고층에. 모든 직원은 이곳에서 근무 시간 동안 회의나 행사 협업을 하며, 주말에는 비영리단체와 지역사회 단체들이 무료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저자는 이곳을 ‘세계 최고의 거실’이라고 자랑한다. * 세일즈포스의 신입사원 환영 방식 - 세일즈포스는 새 직원이 집에 온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짠다. 가족, 즉 오하나가 되었음을 체득케 하는 것이다. 첫날 사원들은 회사 배지와 배낭, 컴퓨터를 받고 오전에 회사의 가치 등에 관해 오리엔테이션을 받는다. 오후에는 기존 직원들이 사회봉사하는 곳으로 보내진다. 어떻게 환원이 세일즈포스 문화의 심장인지를 알게 하려는 것이다. 한달 후 신입사원은 일일 부트캠프인 ‘비커밍 세일즈포스’에 참석해 더 많은 문화와 가치에 대해 배운다. * “명상이야 말로 인생 최고의 투자” - 저자는 베트남 선종 불교의 고승인 ‘탄닛한’을 6개월 동안 자신의 집에  머물게 한 적이 있다. 프랑스 플럼 빌리지 수도회 소속 승려 30명도 함께 였다. 그 쉼을 통해 탄닛한은 심신을 쇠약케 하는 뇌졸중에서 회복했고, 명상의 가치를 체득한 저자는 세일즈포스의 일상문화에 명상을 더 완벽하게 통합시킬 필요가 있음을 알게 된다. 곧 저자는 회사 건물의 모든 층에 작은 마음챙김의 공간을 만들어 누구든 언제든지 묵상할 수 있도록 했다. 명상이 뇌를 변화시키고 잠재적으로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스스로 체득할 기회를 준 것이다. 저자는 “명상을 배운 것은 내 인생 최고이 투자 가운데 하나”라고 고백한다. * 직업훈련 교육으로 사회환원 - 저자는 세일즈포스가 미래의 인제를 교육하는 놀라운 대학이 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직원 흔련 뿐만아니라 인턴과 견습생에게 투자하고 많은 경우 일류대학에서조차 얻을 수 없는 전문적인 지도와 현장 체험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할 수 있게 한다고 말한다. 직원과 고객 모두가 급변하는 디지털 경제에 필요한 새로운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온라인 학습 플랫폼인 트레일헤드를 사용한다. 저자는 이 회사가 자동화의 영향을 받는 인력을 재숙련시키는 데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백만명으로 이뤄진 거대한 집단이라고 자랑한다. 그는 “CEO부터 인턴까지 전 사원이 ‘환원’을 ‘미래’와 동의어로 생각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성공의 측정 방법 V2MOM - 저자는 자신이 달성하고 싶은 것의 비전이 무엇인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다가 이를 측정할 수 있는 공식을 만들어 냈다. 이른바 V2MOM으로, 비전(Vision)과 가치(Values), 방법(Methods), 장애물(Obstacles), 척도(Mewsures)를 의미한다. 비전은 ‘당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가치는 ‘자신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방법은 ‘당신은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 장애물은 ‘당신의 성공을 방해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척도는 ‘당신이 성공했는지 어떻게 아는가’이다. 저자는 이어 네 가지 헥심 원칙도 제안한다. 첫째, 모든 것은 우선순위에 따라 순위를 매겨야 한다, 둘째, 모든 말은 중요하다. 셋째, 계획은 쉽게 기억되어야 한다. 그리고 넷째, 그것은 쉽게 이해되어야 한다. 현재 V2MOM은 비즈니스 계획에 초심자 마음을 도입하는 완벽한 체계가 되었다고 저자는 만족해 한다. * 노숙자 문제 해결에 나서다 - 세일즈포스는 ‘노숙과의 전쟁’에 가장 앞장선 기업이다. 노숙 문제 해결이 자사의 핵심 가치인 평등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시는 가장 큰 기업만을 대상으로 법인세를 인상하는 ‘주민 발의안C’라는 이름의 전면적인 노숙자 이니셔티브를 주민 투표에 부쳤다. 연간 50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기업들에게 0.5%의 세금을 부과해 노숙자들을 위한 주택과 서비스에 지불할 3억 달러의 새로운 기금을 조성하려 한 것이다. 물론 개인과 중소기업은 세금 부과 대상에서 빠졌다. 샌프란시스코의 많은 대기업과 부자들과 대척점에 설 수 밖에 없었지만, 저자는 세일즈포스의 평등 이념을 상기시키며 이 법안 통과에 힘을 쏟았고 결국 61%위 지지로 법안은 통과되었다, 저자는 법안 통과 여부와 관계없이 도시 노숙자를 위한 주택과 서비스에 2000만 달러 가량을 지원했고, 2016년에는 가족 노숙을 종식시키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시의 캠페인 ‘집으로’에 매칭 펀드로 1000만 달러를 기부했다. 호텔을 노숙인 전용 주택으로 바꾸는 프로젝트에도 600만 달러를 기부했고, 계열사를 통해 노숙자 종식을 위한 기금으로 6000만 달러를 쾌척했다.* 도덕적 리더십과 CEO 활동주의 - 포춘지의 2019년 조사에 따르면 임직원들의 87%가 비즈니스에서 도덕적 리더십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2018년에 이미 “CEO 활동주의가 대세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저자는 점점 기업들이 어려운 이슈에 관여하지 않을 수 없게 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직원들이 그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2019년 에델만 신뢰도 지표 조사에서도 직원의 71%가 자신들의 CEO가 도전적인 이슈애 관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정부가 나서기 전에 기다리지 말고 이런 이슈들을 해결하는 데 앞장 서 달라는 주문이다. 저자는 큰 기업들이 이제는 가장 복잡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자신들이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적용하는 미래를 상상해 볼 것을 권한다. 그리고는 “다 함께,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개인이 개별적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문화를 만듦으로써 그런 미래를 현실로 만들 수 있다”고 끝을 맺는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2020-12-04 17:35 조진래 기자

[비바100] 코로나 ‘집콕’ 시대, 독서 삼매경 빠져볼까

(사진출처=게티이미지)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확진자 400명 시대. 3차 대유행을 목전에 두고 1000만 서울 시민이 멈추면서 ‘집콕’의 지루함을 떨치기 위한 몸부림도 이어지고 있다. TV와 OTT채널, 유튜브도 좋지만 이불 속에서 꼼지락대며 책장을 넘겨보는 건 어떨까. 때마침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두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기욤 뮈소의 신간이 출간됐다. 개성강한 필체로 자신만의 색을 발산하는 두 작가인 만큼 모처럼 종이의 질감을 느끼길 추천한다. 하루키의 신작 ‘일인칭단수’는 ‘여자없는 남자들’ 이후 6년만에 선보이는 단편 8편을 모은 소설집이다. 각 단편의 공통점은 화자가 일인칭 주인공 ‘나’로 시작한다는 것. 책장을 넘기는 순간 하루키만의 강한 색채가 물씬 느껴진다. 첫 단편 ‘돌베게에’부터 화자인 ‘나’가 작가가 창조해낸 인물인지 작가 그 자신인지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돌베게에’는 작가 지망생인 화자가 묘령의 여성과 하룻밤을 보내는 이야기다. ‘일인칭 단수’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1만 4500원  사진제공=문학동네‘나’는 여성이 직접 쓴 단카(하이쿠와 더불어 일본 전통 시가를 대표하는 단시)를 모은 ‘가집’을 세월이 지나서까지 품고 있다. 하루키답게 결론은 ‘허무개그’처럼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창작인지 경험인지 모를 내용이 ‘노르웨이의 숲’이나 ‘1Q84’ 같은 ‘하루키월드’ 장편의 근간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에세이와 단편에서 자신의 취향을 녹여낸 것도 여전하다. ‘찰리 파카 플레이즈 보사노바’는 재즈팬인 ‘나’가 알토색소폰의 대부 찰리 파커가 요절하지 않고 음악활동을 계속한다는 발상으로 가상의 음악평을 대학잡지에 기고하는 이야기다. ‘위드 더 비틀스’는 전 세계가 비틀스 열풍에 휩싸인 고교시절, 비틀스 LP판을 들으며 걷던 소녀와 조우한 장면을 묘사했다. 대학시절부터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팬이었다는 작가의 팬심이 돋보이는 ‘야쿠르트 스왈로스 시집’에서는 성적이 썩 시원치 않은 야구단을 응원하는 ‘나’를 표현한다. 실제로 하루키는 어린 시절 한신 타이거스를 응원하다 대학 진학 이후 야쿠르트 스왈로스(당시 산케이 아톰스) 팬이 된 것으로 유명하다. 학생운동의 소용돌이 속에서 대학생활을 보내고 재즈와 클래식을 영감의 원천으로 삼으며 정치보다 야구에 관심이 많았다는 작가의 일상을 공유하는 재미가 톡톡하다. 수십 년 간 전 세계 독자들과 공유한 내용이지만 매 번 비슷한 듯 다른 내용의 이야기를 끌어가는 하루키 특유의 화법은 경이롭다. 익숙하지만 새로운 이야기를 읽다 보면 고희를 넘긴 작가의 창작이란 이런 것이라는 사실이 새삼 느껴진다. 작가 특유의 군더더기 없는 세련된 필체, 세상을 관조하는 화자의 메시지도 반갑다. 그는 책 속에서 청춘부터 하루키와 동시대를 살아온 독자들까지 폭넓은 독자층이 공감할 수 있는 화두를 던지곤 한다. “사람을 좋아하는 건 보험 적용이 안되는 정신질환이랑 비슷해”(돌베게에)나 “사랑을 이루지 못한다 해도 내가 누군가를 사랑했다, 연모했다는 기억은 변함없이 간직할 수 있습니다”(시나가와 원숭이의 고백) 같은 문구를 통해 사랑에 빠진 청춘의 마음을 톡 쏜다. 그런가 하면 “우리의 육체는 돌이킬 수 없이 시시각각 소멸을 향해 나아간다(중략) 뒤에 남는 것은 사소한 기억 뿐이다. 아니, 기억조차 그다지 믿을만한 것이 못된다”(돌베게에)나 “인생의 진정한 지혜는 ‘어떻게 상대를 이기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잘 지는가’ 하는데서 나온다”(야쿠르트 스왈로즈 시집)같은 문구에서는 인생을 어느 정도 살아온 작가의 통찰력과 관록을 뿜어낸다. ‘인생은 소설이다’ 기욤 뮈소 지음 1만 5000원  사진제공=밝은세상프랑스와 한국에서 출판가를 휩쓴 ‘흥행보증수표’ 기욤 뮈소도 한국에서 17번째 장편소설을 펴냈다. 신간 ‘인생은 소설이다’는 ‘아가씨와 밤’,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에 이어 작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가의 세 번째 소설이다. 기욤 뮈소는 이번 작품에서 ‘작가의 삶과 고민’을 적극적으로 풀어나갔다. 소설 속 주인공 로맹 오조르스키는 열아홉 권의 소설을 발표한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현재 프랑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다. 부모가 일찍 이혼해 편모 슬하에서 성장했다는 점 역시 기욤 뮈소 본인과 유사하다. 소설은 딸 캐리의 실종이라는 모종의 사건이 벌어지면서 미스터리와 반전을 거듭한다. 현실과 픽션에서 마치 전지적 작가시점 소설 속 마리오네트가 된 것 같은 주인공의 심경에서 창작의 고통도 느껴진다. 판타지와 로맨스, 스릴러에 이어 더 깊고 풍성한 인생 이야기를 들려줬던 작가의 속내도 읽힌다. 캐리의 실종을 극성스럽게 보도하는 프랑스 언론과 각종 가설을 제기하는 네티즌들의 신상털이에서 유명인을 둘러싼 한국과 프랑스 언론의 공통점이 느껴져 쓴웃음이 지어지기도 한다. 프랑스 언론 렉스프레스 지는 ‘인생은 소설이다’에 대해 “작가와 그가 만들어낸 등장인물들 사이의 설왕설래를 마술사적인 관점에서 맛깔나게 요리한 야심찬 글쓰기”라고 평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2020-12-01 18:00 조은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