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책을 손 안에 두면 일상이 가치있게 변하죠"

김상우 기자
입력일 2020-12-30 07:00 수정일 2021-06-12 01:45 발행일 2020-12-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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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온라인 독서 구독 플랫폼 '밀리의 서재'
"새로운 책 읽기에 눈 돌리니…250만 회원으로"
밀리의서재 앱(배경)
밀리의 서재는 독서 지표를 새롭게 해석하는 ‘밀리 독서 리포트 2020’를 공개했다. (사진제공=밀리의 서재)

2017년 10월 혜성처럼 등장한 ‘밀리의 서재’는 국내 독서 시장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며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가입자는 10만여권의 독서 콘텐츠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으며, 매달 신규 도서 3000여권을 만나볼 수 있다.

그러나 누적 회원수 250만명의 핵심 비결은 독서의 즐거움을 일깨워주는 다양한 프로젝트에 있다. 책의 내용을 30분 안에 요약하고 해설까지 첨부한 ‘오디오북’, 격월로 오리지널 종이책을 받아볼 수 있는 ‘밀리 오리지널 종이책 정기구독’, 채팅하듯 독서하는 ‘챗북’ 서비스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수시로 발굴하고 있다. 최근 공개한 ‘밀리 독서 리포트 2020’ 역시 번뜩이는 프로젝트로 독서 길라잡이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 독서 지표의 재해석 ‘밀리 독서 리포트’

밀리의 서재 독서 통계
밀리의 서재 독서 통계.(자료제공=밀리의 서재)

최근 밀리의 서재가 공개한 ‘밀리 독서 리포트 2020’은 올해 독서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지표다. 기존 도서 판매량 중심의 데이터와 달리 ‘완독 지수’와 ‘취향 지수’, ‘완독 매트릭스’ 등의 새로운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독자들의 완독 확률과 완독 예상 시간 등을 파악해 독서 계획 수립에 큰 도움을 주자는 취지다. 

우선 밀리의 서재 회원들이 올해 가장 많이 읽은 책은 △1cm 다이빙 △지쳤거나 좋아하는 게 없거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여행의 이유 △돈의 속성 등이다. 이 중 돈의 속성은 완독할 확률(65%) 1위에 올랐다. 밀리의 서재 전체 도서의 평균 완독 확률 53%보다 10%포인트 높다. 경제경영 분야의 완독 지수 53%로 올해 주식 시장의 광풍을 대변하고 있다. 완독 예상 시간은 전체 평균보다 26분 많은 2시간 6분을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도 높게 시행된 3~4월, 8~9월은 독서량이 대폭 올랐다. 3월은 전달보다 독서량이 43% 증가했으며, 경제경영과 과학 분야를 중심으로 열독률이 높았다. 과학 분야는 코로나19 확산세와 함께 열독률도 함께 증가했다.

독자의 도서 궁합을 예측하는 취향 지수와 특정 주제별로 묶은 완독 매트릭스도 회원들의 독서 취향을 흥미롭게 살펴볼 수 있다. 완독 매트릭스는 △밀리 픽(밀리 회원들이 검증한 후회 없는 책) △홀릭(부담 없이 술술 읽다 보면 빠져드는 책) △마니아(마니아들이 푹 빠진 읽을수록 보람 있는 책) △히든(밀리 회원들의 발견을 기다리고 있는 책) 등 4개 영역으로 나눠 독자들의 도서 선택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밀리의 서재는 이달부터 플랫폼의 모든 도서에 완독 지수, 완독 매트릭스, 취향 지수를 제공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서점가 베스트셀러의 완독 확률이 밀리의 서재 전체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판매량과 완독할 확률이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은 도서 데이터의 새로운 발견이다. 밀리의 서재가 제시하는 지표들이 베스트셀러 중심의 기존 분석을 대체하고 있는 것은 밀리의 서재의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 독서의 틀을 깨는 발상의 전환 

밀리의 앱 화면
밀리의 서재는 독서 흥미를 이끌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사진제공=밀리의 서재)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독서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 독서율(종이책 기준)은 0.6권에 그치고 있다. 밀리의 서재 회원들이 7.78권으로 집계된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독서 인구 증가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는 셈이다.

밀리의 서재는 책 한 권을 끝까지 붙잡고 읽는 것이 독서가 아닌, 책을 통해 자신의 일상을 조금 더 가치 있게 만드는 모든 행위를 독서로 규정한다. 사람들이 요즘 무슨 책에 관심이 많은지 서점을 둘러보는 것도 독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영향을 줬던 책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것도 독서의 범주에 들어간다는 것. 이는 독서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방식이 달라진 것을 수용하면서, 우리의 일상 곳곳에 독서 콘텐츠를 심어놓을 수 없는 방법이 무엇일지 한 차원 다른 고민으로 연결되고 있다.

올해 밀리의 서재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김영하 작가의 장편소설 ‘작별 인사’를 선공개하며 출판계에 파장을 불러일으킨 것도 이러한 고민의 연장선이다. 화제성이 구독으로 이어지는 만큼, 올해에만 김중혁, 조정래 등 국내 작가들과 한국에서 사랑받는 해외 작가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대표작을 릴레이 오픈하는 등, 회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기획전을 수시로 마련하고 있다.

밀리의 서재는 앞으로 독서 인구 진흥을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는 각오다. 독서 인구라는 공익적 목표 추구가 자연스레 회사 성장과 관련 업계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비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목표 달성의 일환으로 홍보에 적극 나서는 ‘일상이 1밀리 더 멋있어지는 5가지 독서법’도 눈길을 끈다. 5가지 독서법은 △독서 목표를 세우자 △독서 루틴을 만들자 △독서하는 일상을 기록하자 △취향이 맞는 사람과 함께 독서하자 △추천하는 책을 만들자 등이다. 단순히 독서가 유익하기 때문에 해야 한다는 발상이 아닌 나만의 즐거움을 찾는 것에 포인트를 맞추는 독서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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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의 서재.(사진제공=밀리의 서재)
◇ 코로나 팬데믹, 독서 업계를 바꾸다

밀리의 서재는 올해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사태가 우리나라 독서 생태계에도 큰 전환점이 됐다고 판단했다. 사람들이 갑자기 이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집에서 보내면서 독서로 소통하는 기회가 많아졌다. 코로나 19 확산세가 거셀 때마다 바이러스를 비롯한 과학 분야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것처럼, 출판계를 비롯한 국내 도서 업계가 이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영민 독서라이프팀 팀장은 “밀리 독서 리포트 2020은 독서 트렌드의 다각적인 이해로 독서에 대한 흥미를 북돋자는 취지가 강하다”면서 “최근 공개한 눈으로 책을 넘기는 ‘시선 추적’과 같은 플랫폼 기능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와 다양한 채널 확장, 각종 독서 데이터 발굴 등 독서 인구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꾸준히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팬데믹은 독서 업계에 새로운 전기가 되고 있는 만큼, 업계가 합심해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상우 기자 ksw@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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