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이 세상 고민메이커들의 필독서...'내일 고민은 내일 하는 걸로'

이희승 기자
입력일 2019-10-16 07:00 수정일 2019-10-16 12:41 발행일 2019-10-1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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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때문에 20년 동안 힘들었던 저자의 '해결꿀팁'
작은 고민도 크게 만드는 고민메이커들을 위한 심리 처방 눈길
내일고민은 내일하는걸로
내일 고민은 내일 하는 걸로 세상 고민 혼자 다하는 당신을 위한 심리 처방 | 스기타 다카시 저/이주 역 | 1만2000원. (사진제공=팬덤북스)

“인디언 속담에 ‘고민을 한다고 해서 없어진다면 그건 고민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어요.” 

얼마 전 개봉한 영화 ‘양자물리학’의 배우 박해수가 연기하는 이찬우의 대사다. 끊임없이 결정해야 하는 현대인의 삶에서 고민은 어쩌면 그림자와 같다.

여기 20년간 각종 고민으로 인해 직업도 바꿔보고, 술만 마셔도 보고, 회피도 해온 저자가 쓴 신간이 있다. 제목마저 ‘내일 고민은 내일 하는 걸로’. 제목만으로도 그 어떤 해결책보다 위로가 된다. 고민메이커들의 각종 걱정을 한 번에 날려줄 꿀팁은 뭐가 있을까.

◇고민메이커들이 바라보는 곳에 ‘답’이 있다

심리상담가이자 고민이 없는 사람들의 고민 상담 ‘멘탈 트래블’의 대표를 맡고 있는 스기타 다카시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막연히 삶이 괴롭다는 생각에 대학 졸업 후에도 여러 직장을 전전했다. 마음의 병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괴로운 상태로 20년을 보낸 그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현재 ‘고민이 없는 사람들의 고민 상담’이라는 간판을 걸고 개인 심리 상담 및 워크숍 등을 열고 있다. 일본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그에게 심리 상담을 받기 위해 찾아오고 있다.

그의 책 ‘내일 고민은 내일 하는 걸로’는 스스로가 고민에 휩싸여 괴로웠던만큼 쉽게 이해될 만한 조언들로 가득차 있다. 예를 들어 디즈니랜드에 대한 기억이 그 일부다. 생애 첫 디즈니랜드에 갔을 때는 모든 게 즐겁고 행복했다. 하지만 몇 년 뒤 재방문한 디즈니랜드에서는 다른 게 보였다. 긴 줄에 실랑이를 벌이는 연인, 이미 지쳐 울고 있는 아이들과 부모 등 미키마우스와 디즈니 성에 현혹됐던 즐거운 순간은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져 버린 것이다. 여기서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건 ‘어느 쪽에 시선을 두는가’다. 인생이란 테마파크의 폐장시간이 될 때까지 우리가 어느 곳에 시선을 둘지에 따라 달라진다. 그리고 그것은 본인이 결정해야 한다.

현대인이라면 “우리가 하는 걱정거리의 40%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사건들에 대한 것이고 30%는 이미 일어난 사건들, 22%는 사소한 사건들, 4%는 우리가 바꿀 수 없는 사건들에 대한 것들이다. 나머지 4%만이 우리가 대처할 수 있는 진짜 사건이다. 즉 96%의 걱정거리가 쓸데없는 것”이란 명언을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누군가는 고민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살기도 한다. 또 다른 누군가는 고민에 짓눌려 더 힘든 삶을 살기도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누군가는 고민을 통해 문제를 극복하고 성장하는데 또 다른 누군가는 원래의 문제보다 더 큰 문제를 만들어 스스로를 힘들게 한다. 책에서는 ‘고민 공식’을 제안해 그대로의 고민을 바라볼 수 있도록 알려준다.

◇고민을 덜어내는 ‘고민 공식’, 확장은 NO~

“(의식에서는) ~하고 싶은데 (무의식에서는) ~ 못 하겠다”와 “(의식에서는) ~하고 싶지 않은데 (무의식에서는) ~하게 된다”에 상황을 대입하는 것.

저자는 자신에게 찾아온 긍정적인 변화뿐 아니라 상담을 통해 삶의 활력을 되찾은 의뢰인들의 변화를 토대로 고민이 찾아오는 각각의 상황을 분석해 이같은 공식을 독자에게 제안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의식에서는)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데 (무의식에서는) 그만두는 게 두려워서 못하겠다”는 식으로 넣어보는 것이다. 보통 마음 속에 존재하는 것을 무시하거나 싫어할 때 고민이 시작되는데 고민 공식으로 고민을 한번 정리하면 명료하고 간단해진다.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데 그만두는 게 두려워서 못하겠어’라는 고민은 ‘회사를 그만두면 나는 돈을 벌 수 없어. 돈이 없으면 나는 사람들에게 무시당할 거야. 그러면 다른 회사로 이직이나 할 수 있을까? 나 계속 백수로 살면 어떡하지?’로 확장되는 것이 일반적인 사람들의 반응이다. 저자는 이런 확장이 무의식때문이라 지적한다.

책에서는 일단 어떤 감정이든 옳다는 걸 전제로 불쾌한 감정을 인정하라고 조언한다. 마음의 고민은 몸이 보내는 신호이기도 한 만큼 병을 키울 수도 있다.

또한 하고 싶은 일을 몰라서 또는 하고 싶은 일을 해도 고민인 사람은 그 일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고민이 깊어지면 포기하는 것도 방법이며 무엇보다 고민이 되는 문제를 인정하기만 해도 고민이 해결되기도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고민은 대부분 본래의 크기보다 부풀려진 경우가 많다는 걸 간과하지 않는 다는 점이다. 고민을 단순화하고 억지로 고민을 해결할 필요도 없이 오늘 할 만큼의 고민만 한다면 당신의 시간은 그만큼 행복해질 것이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