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타이탄>괴짜들의 우주 도전기

‘우주’를 꿈꾸는 천재와 괴짜들의 도전기… “꿈 꿔라. 그러면 실현될 것이다” 총평 워싱턴 포스트의 민완기자 크리스천 데이븐포트가 쓴 타이탄은 이 시대 우주에 도전장을 내민 ‘무모한 도전자’들의 이야기다. 우주비행이 가져오는 ‘공포’를 ‘희망’으로 바꿔 한 발짝 씩 우주 탐험(혹은 우주정복)을 향해 앞다퉈 도전하는 ‘우주 기업가’ 들의 꿈과 희망을 담았다. 대표적 우주기업가인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와 일런 머스크 테슬라 CEO의 흥미진진한 십 수년 혈투는 물론 리처드 브랜슨이나 폴 앨런 같은 새로운 도전자들의 이야기도 이채롭다. 우주가 정복의 대상인지, 개발의 대상인지 생각케 하는 책이다. 더불어 이 책에는 우주 만큼이나 ‘지구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깊은 메시지도 담겨 있다. 베껴두면 도움 될 내용들 ◇ ‘공포’와 ‘경외’의 우주… 그것에 도전하는 사람들* 우주기업가(astropreneurs) - 일런 머스크, 제프 베조스, 리처드 브랜슨, 폴 앨런 등 우주사업 분야에 전 재산을 쏟아붓고 있는 기업가들을 이렇게 부른다.* 공포의 7분 - 화성 포면에 착륙했던 무인 탐사차량 큐리어시티를 실은 착륙선이 화성 대기권에 진입하는 순간부터 화성 표면에 무사히 내려앉기 까지 7분을 말한다. 그 동안 엄청난 마찰음과 지구보다 12배 큰 중력 등 여러 고비를 넘겨야 하는 상황을 가리키는 용어다.* 우주 여행 시초 시도 팬아메리카항공 - 우주의 매력을 판매하려고 시도한 최초의 기업이다. 1960년대 팬암, 즉 팬아메리카항공은 아폴로 프로그램이 창출한 엄청난 관심에 편승해 돈을 벌기 위해 달 여행을 홍보하기 시작했다. 달에 가고 싶은 대기 승객들의 명단을 만들었다.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달 표면을 걸을 때 이미 신청자가 2만 5000명에 달했다. 1971년 예약 종료 때까지 이 목록에는 레이건 대통령과 월터 크롱카이트 등 9만 명 이상이 올라 있었다.* 현대 로켓의 아버지 고더드(Goddard) - 1926년 액체 연료 로켓을 최초로 발사한 과학자다. 제작자이자 몽상가였다. 1919년 스미소니언연구소를 통해 발행된 ‘극한 고도에 도달하는 방법’에서 달에 도달할 수 있는 로켓의 개발 가능성을 언급했다. 당시 1920년 뉴욕타임스는 ‘맹신에 위한 심각한 왜곡’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고더드의 아이디어를 비꼬기도 했다. 이후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자 뉴욕타임스는 50년 전에 실었던 사설에 대해 사과해야만 했다.* 익스플로러 클럽(Explorer Club) - 1904년에 창립된 탐험가들의 모임이다. 북국에 처음 도달한 로버트 피어리와 남극 첫 도달자 아문센을 비롯해 찰스 린드버그, 텐징 노르가이 셀파, 에드먼드 힐러리경 등이 회원이다. 매년 뉴욕의 윌도프 에스토리아 호텔에서 ‘검은 나비 넥타이 상’ 시상식을 겸한 연회를 갖는다. 연회에 나오는 요리도 기상천외하다. 지렁이 튀김, 구더기 딸기 샐러드, 전갈 토스트, 황소 성기 구이 등등.* 희대의 우주 라이벌 ‘토끼 머스크-거북이 베조스’ - 베조스의 우주사업체 블루 오리진은 ‘토끼가 아닌 거북이가 되어라’는 모토를 가졌다. ‘Gradatim Ferociter’이라는 라틴어 표현대로 ‘한 걸음씩 담대하게(Step by step, Ferociously)’라는 주의였다. 둘은 나사의 39A 발사대 인수를 놓고 격돌하기도 했다. 스페이스X가 점찍어 둔 이 시설에 베조스의 블루 오리진이 입찰에 참여하면서 갈등을 빚었다. 승자는 머스크였다. 이후 머스크는 베조스를 얕잡아 보며 무시하는 전략으로 일관했다. 베조스는 패배 후 39A발사대를 여러 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민간 우주기지로 만들어야 한다며 소송전까지 불사했다. 그리고 바다에 빠져 있던 아폴로 11호의 1단계 중앙 엔진을 심해에서 끌어올림으로써 우주 탐사 계획의 정통성을 과시했다.◇ 화성 탐험에 목숨을 건 사나이, 일런 머스크* 머스크 “스페이스X는 혼다자동차” - 일런 머스크는 자신의 로켓을 혼다자동차에 비유하는 것 좋아했다. 실용적이고 안정적이며 저렴하다는 뜻이다. 그는 스페이스X를 인공위성처럼 무게가 500kg에 달하는 탑재물을 600만 달러 비용으로 지구 저궤도에 운송할 계획이다.* 화성 왕복선을 만들려는 머스크 - 화성을 인류 거주지로 만들려는 머스크의 진짜 목표를 추구하려면 팰컨 헤비라는 거대 로켓 필요했다. 머스크는 화성에 착륙했다가 돌아오는 왕복 승차권을 50만 달러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공표했다. 스페이스 X는 우주정거장과 도킹에 성공한 최초의 민간회사라는 백 그라운드를 확보했다.* NASA의 지원을 받게 된 머스크 - 2008년 말 스페이스X는 드래곤 우주선을 이용해 국제우주정거장으로 12차례 화물을 운송하는 16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나사의 신뢰를 드디어 획득한 것이다. 어찌나 기뻤던지 머스크는 자신의 로그인 비밀번호도 아예 ‘ilovenasa’로 바꿔 버렸다.* NASA의 도움으로 도약한 머스크 - 머스크는 초기 스페이스X에 자기 재산 1억 달러를 투자했었지만 NASA를 통해 40억 달러 이상을 제공받기도 했다. 반면 베조스는 블루 오리진의 운영자금을 1년에 약 10억 달러 정도 씩 아마존 주식을 팔아 충당했다. 사업 효율성 면에서는 머스크가 한 발 앞선 셈이다.* 화성 탐험에 목을 건 머스크 - 머스크는 “2022년까지 스페이스X가 회성에 두개의 화물 수송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일정표를 발표했다. 2024년까지는 화성에 4대의 우주선을 더 날려보내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화성을 향하지만 지구 애사심이 남다른 제프 베조스* 화성보다는 달, 달보다는 지구 - 베조스는 머스크와 달리 화성이 인류 거주지로 지구를 대신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회의적이다. 화성 보다는 달이 오히려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달을 주거지로 만들고 나면 화성도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베조스는 특히 이런 계획들 보다 ‘지구’라는 보석을 더 나은 계획이라고 생각했다. 가장 좋은 계획은 ‘인류가 수천년 동안 지구에서 잘 살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핵심은 지구를 보전하는 것이다. 지구는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제프의 멘토 오닐 교수 - 프린스턴 대학 물리학과 제라드 오닐 교수는 우주 공상가였다. 우주를 식민지화해야 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우선 달의 궤도 인근 지점에 약 2000명이 거주할 수 있는 식민지를 건설하고, 대부분의 공해산업도 우주로 이주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래서 지구를 보전해 지구를 인류를 위한 공원이자, 휴가를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행성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아마존의 데이 원(Day-1) 정신 - 창업 첫날의 ‘초심’을 잃지 말자는 베조스의 철학이다. 1997년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처음 언급했다. “오늘은 인터넷의 데이 원이며, 우리가 잘 해낸다면 아마존에게도 데이원이 될 것입니다. 데이 투(Day-2)는 ‘정체’ 입니다. 무사인일과 고통스러운 퇴보, 죽음으로 이어지는 날입니다. 우리는 항상 데이 원이어야 합니다.”* 우주 비용 조달위해 아마존 만든 베조스 - 고교시절 여자친구의 증언. 베조스는 당시 아마존을 창립한 이유가 우주 회사를 설립하는 데 필요한 돈을 충분히 벌기 위해서라고 말했다고 했다. 베조스도 “그녀의 말이 어느정도는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블루 오리진도 재사용 가능한 로켓 성공 - 2015년 11월24일 아침, 최초의 미국 우주인 앨런 셰퍼드의 이름을 딴 뉴셰퍼드호가 자구와 우주 경계선으로 널리 간주되는 고도 100킬로 지점, 즉 카르만 라인을 돌파했다. 탑승자 없이 로켓 꼭대기에 장착된 캡슐은 추진용 로켓에서 분리된 후 낙하산 유도 하에 부드럽게 착륙했다. 뉴 셰퍼드는 두뇌도 갖춰, 스스로 날 수 있는 자율 비행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컴퓨터 알고리즘과 풍속 측정 센서, GPS 시스템을 장착했다.◇ 경쟁에선 늦었지만 꿈은 더 원대한 브랜슨과 앨런* 폴 앨런과 리처드 브랜슨의 의기투합 -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인 폴 앨런은 우주 개척의 꿈을 위해 우주선 스페이스십1을 개발하고 안사리X 프라이즈 이벤트를 개최했다. 브랜슨은 앨런에게 스페이스십1의 기술사용권 달라며 통큰 계약을 제안했고, 결국 2500만 달러 상당의 계약으로 15년간의 권리를 넘겨받았다. 그리고 계열사 목록에 ‘버진 갤럭틱’을 추가했다.* 괴짜 브랜슨의 괴짜 엄마 - 브랜슨의 인생 슬로건은 “일단 부딪혀보자(Screw it, let’s do it)”이다. 언제나 자녀들의 자립심을 고취시켰던 어머니 이브 브랜슨의 DNA이기도 하다. 그녀는 영국 공군 훈련단이 글라이드 비행교관을 찾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즉시 지원했던 괴짜다. 하지만 조정법도 모르고, 심지어 남성에게만 자격 주어진 테스크에서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렇지만 그는 남장까지 하고 참가해 결국 합격했다.* 고르바초프의 ‘첫 민간우주인’ 유혹 - 고르바초프가 브랜슨에게 전화를 걸어 “최초의 민간 우주인이 되어 보지 않겠냐”고 제안했다고 한다. 제안을 수락하려면 5000만 달러와 함께 러시아에서 2년간 훈련 받아야 한다고 했다. 결국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한다.* 20만 달러 갤럭틱 우주여행 - 2006년 초 버진 갤럭틱에는 이미 1300만 달러의 예약금이 쌓여 있었다. 브래드 피트와 엔젤리나 졸리도. 톰 행크스, 해리슨 포드도 있었다. 이 프로그램에 등록한 첫 100명은 발기인으로 등재됐다. 10%의 예치금만 내면 등록 가능한 여타 구매자들과 달리, 이들은 20만 달러 전액을 미리 지불할 정도로 우주여행에 대한 꿈이 컸다.* 다시 우주를 꿈꾸는 앨런 - 2011년 세계에서 가장 큰 비행기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날개 길이가 축구장보다 넓은 비행기다. 승객이 아닌 로켓을 실어나를 수 있을 정도다. “우주는 멀리하기엔 너무 짜릿한 꿈입니다.” 그 역시 우주여행을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다녀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꿈이다. 궁극적으로는 우주선을 항공사 방식으로 운영하길 원한다. 로켓을 항공기 형태로 만들어 완벽하게 재사용할 수 있는 비행체 운반 항공기를 희망한다. 적어도 매주 1회는 이륙이 가능하게끔 운영되는 시스템을 꿈꾼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10-02 08:00 조진래 기자

[비바100] 역사 속 바보들의 행진에 빗대 지금의 정치인들에게 던지는 준엄한 경고 ‘독선과 아집의 역사’

대한민국은 벌써 두달여를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이슈로 떠들썩하다. 조국 장관의 딸에서 시작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아들,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아들 처벌과정 문제 등 특권계층에 유리한 진학과 취업 그리고 의혹들이 줄줄이 불거졌다. 9월 들어서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삭발 릴레이를 감행하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진두지휘하는 조국 장관 수사는 연일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국 장관 사퇴의 목소리를 높이는가 하면 지난 주말엔 도를 넘은 조국 장관 일가 수사에 ‘무소불위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리기도 했다.무려 4개월 넘게 격렬한 ‘범죄인 인도 조례’(송환법) 반대 시위로 유혈이 낭자한 홍콩은 어떤가. 관광객으로 넘쳐나던 홍콩의 거리에는 민주주의를 외치는 시민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경찰이 쏜 최루탄과 물대포, 중국 정부를 독일 나치에 빗댄 ‘차이나치’라는 문구가 난무한다.바바라 터크먼의 저서 ‘독선과 아집의 역사’는 ‘다른 모든 과학은 진보하는데 왜? 정치만은 옛날 그대로일까?’라는 질문으로 현대의 통치자들, 정친인들, 권력자들에게 준엄하게 경고한다(사진=연합, 각사)2014년 9월 하순부터 79일 동안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의 완전 직선제를 요구하던 홍콩의 민주화 시위인 우산혁명 5주년 기념집회에서는 교통수단 바닥에 깔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오쩌둥(毛澤東) 중화인민공화국 설립자의 초상화를 짓밟고 지나가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미국의 도널드 트럼프는 정치적 라이벌의 부패 혐의 조사를 촉구하는 내용이 주가 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다시 한번 ‘탄핵’ 논의에 시달리고 있다.두 차례나 퓰리처상을 수상한 바바라 터크먼(Barbara W. Tuchman)의 저서 ‘독선과 아집의 역사’ 부제인 ‘다른 모든 과학은 진보하는데 왜? 정치만은 옛날 그대로일까?’에 꼭 들어맞는 상황들이 전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독선과 아집의 역사|바바라 터크먼 지음(사진제공=자작나무)지난 3000년 동안 등장해 자멸을 초래한 어리석은 통치자들, 정치인, 권력자들을 분석한 책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공지능(AI) 로봇이 등장하고 가상현실(VR)과 자율주행 자동차가 일상이 되는 시대에도 정치는 어째서 늘 혼란스러운가에 대해 논한다.   저자는 국가의 미래와 국민 염원에 반하며 자멸을 초래한 어리석은 통치자들의 역사를 ‘3000년 동안 이어진 바보들의 행진’(The March of Folly)이라 명명한다. 영문 원서의 제목이기도 한 그 행진을 주도했던 ‘바보들’을 트로이 전쟁, 르네상스 시대의 교황들, 대영제국이 식민지 미국을 잃은 미국독립전쟁, 베트남전쟁 등 네 부류로 나눈다.그 네 부류에 해당하는 사례는 ‘국익을 무시한 오만한 통치자들’ ‘아둔함의 원형, 트로이 목마’ ‘개혁보다는 타락을 택한 르네상스시대의 교황들’ ‘미국 역사상 가장 길었던 베트남 전쟁’ ‘처절한 패배의 씨앗, 세 대통령의 독선’이라는 제목의 5개 파트에 나눠 담았다. 첫 번째 파트 ‘국익을 무시한 오만한 통치자들’에서는 정치인들의 ‘독선’에 대해 얘기한다. 수상한 목마를 성내로 끌어들인 트로이의 지배자들, 식민지 아메리카와의 평화 보다 억압을 택한 조지 3세 치하의 영국 내각, 비극적인 결과를 낳은 카를 12세·나폴레옹·히틀러의 러시아 침공, 아스텍 왕국 황제 목테수마의 굴복, 개혁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은 장개석 등 ‘악정’의 원인이 되는 네 가지(폭정과 압정, 야심, 무능 혹은 타락, 독선 또는 아집) 중 독선에 집중한다.책은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등장하는 독선의 세 가지 기준부터 그 조건에 부합하는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한다. 이스라엘 민족을 도탄에 빠뜨린 솔로몬 왕의 아들 레호보암, 무어인의 침략을 야기한 스페인의 분열, 위그노교도를 박해한 루이 14세, 지도력이 충분했음에도 도망칠 수밖에 없었던 샤를 10세, 독일을 파멸시킨 무제한 잠수함전, 조급증으로 발발한 진주만공격 등 우둔함과 독선이 부른 비극적인 역사 뿐 아니다. 역사상 가장 현명한 통치자 솔론, 최고의 지도자 조지 워싱턴, 암살로 생을 마감했지만 상식과 용기로 시책을 이끈 사다트 대통령 등 희귀한 성공적인 지도자들에 대해도 언급하며 이를 ‘희귀 사례’ 혹은 ‘반짝 등장’이라고 표현한다.두 번째 파트부터는 3000년 동안 이어진 ‘바보들의 행진’ 세 가지 부류에 대해 상세하게 다룬다. 저자는 신과 인간 사이의 갈등에서 비롯된 트로이의 목마는 ‘아둔함의 원형이자 무지와 어리석음의 상징’이라고 표현한다. 친척을 대거 등용한 권력정치의 화신 식스토 4세, 타락한 아들을 감싼 전쟁 마니아 인노첸시오 8세, 돈·여자·광란으로 얼룩진 알렉산데르 6세, 전쟁광 율리오 2세, 흥청망청 면죄부까지 판 레오 10세, 부관참시를 당한 클레멘스 7세 등 르네상스 시대의 교황들은 개혁을 거부하고 권력을 앞세워 쾌락과 향락에 빠져 들어 민중들을 도탄에 빠뜨렸다. 케네디의 판단 착오, 존슨의 전쟁 광기, 닉슨의 아집으로 발발한 베트남 전쟁은 미국 대통령과 정책결정자들의 아둔함이 귀결된 결과임을 두 장에 걸쳐 설명한다.책에서 말하는 ‘바보들의 행진’은 극과 극의 이념 대립 혹은 편향, 선악 혹은 편 가르기 식의 이분법적 가치 판단, 국가와 국민이 아닌 사익 추구, 대중에 영합하고 공모한 상호 증오감 확대 등으로 점철된 역사다. 어쩌면 이 현상들은 낯설지가 않다. 지금의 정치 행태에서도 만져지는 것들로 책의 첫장에 인용된 ‘미래에도 이미 내가 들은 것과 똑같은 주제가 다시 울려 퍼지리라’(조지프 캠벨 ‘신의 가면-원시식화학’ 서문)라는 문구 그대로다. 이성의 배척, 지나친 선입관과 고정관념, 권력욕과 소수에 몰린 과도한 권력, 사고의 정체 혹은 정지, 귀를 닫아버리는 아집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시작되는 ‘바보들의 행진’이 얼마나 비극적인지는 지난 역사에서 수도 없이 증명해왔다. 그리고 그 비극적 결말을 부르는 원인들은 지금 이 시대에도 난무하고 있는 정치적 부유물들이기도 하다. 결국 저자는 3000년 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바보들의 행진을 통해 국민의 복지와 편의, 염원에 어긋나거나 오히려 역행하는 정책이 불러올 비극 그리고 국민들을 혼란과 도탄에 빠뜨린 전세계 정치인들에 대해 경고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10-02 07:00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어디에나, 무엇이든 하루 7분 글쓰기의 기적 ‘슈퍼리치의 메모’

슈퍼리치의 메모 |신동일 지음(사진제공=이콘)하루 7분의 글쓰기, 뭔가 떠오를 때마다 습관적으로 메모를 하는 것이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100억대 부자들의 성공요인을 분석한 ‘한국의 슈퍼리치’의 저자이자 현직 PB 신동일의 신간 ‘슈퍼리치의 메모’는 성공한 이들의 예를 들어 메모의 중요성을 전하는 책이다.책은 ‘성공한 사람들은 항상 무언가를 적는다’와 ‘내 수첩에 꼭 적어야할 것들’ 2개부에 현직 PB인 저자의 고객이자 성공한 이들의 메모 습관 그리고 메모 노하우를 나눠 담았다.1부에는 전형적인 흙수저 출신으로 대한민국 1% 부자가 되는 70대의 배인숙, 진도표 사용으로 성적이 오른 고등학교 1학년 민지, 해리 포터 시리즈를 집필한 조앤 롤링, 가짜 백지수표로 성공 의지를 다진 짐 캐리, 포스트 잇을 활용하는 장돌뱅이 출신의 여성의류 수입업체 박인걸 사장 등의 사례들로 즐비하다.2부는 실질적으로 메모 작성 노하우가 담겼다. 거창하게 새로 수첩을 마련하고 거대한 것들을 적지 않아도 된다. 현재의 나, 나의 꿈, 인생로드맵, 행복, 경제독립, 미래의 나 등 어디에나, 생각나는 것은 무엇이든 적어 내려가면 된다. 부록 중 ‘진정한 슈퍼리치의 수첩 적는 노하우’의 7가지 팁은 의외로 소박하고 소소하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9-30 20:00 허미선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나흥식 'What am I?'

우리는 우리 몸을 얼마나 알고 있나 … ‘생물학적 인간’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 총평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의 뇌의학 전문가 나흥식 교수가 지난 5월에 내놓은 ‘What am I?’를 소개한다. 저자의 대학 인기강의 중 하나였던 ‘생물학적 인간’ 강의 내용을 종합 정리한 것이다. ‘국내 최고 뇌의학자가 전하는 생물학적 인간에 관한 통찰’이라는 부제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들을 과학에 기반해 풀어낸 의학 교양서다. ‘직립으로 얻은 것과 잃은 것’, ‘외할머니가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이유’ 등 호기심 생길 법한 우리 주변의 현상들을 인문학적 관점의 시각을 더해 풀어냈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의학 상식들도 바로잡아 준다. 베껴두면 도움 될 내용들 ◇ 우리 몸의 자연 치유제 엔돌핀과 멜라토닌 * 고통의 구세주 ‘엔돌핀’ - 엔돌핀(endorphin)은 endor(안)+morphine(아편)이 합쳐진 말이다. 쉽게 얘기하면,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아편이다. 심한 운동이나 흥분, 통증, 매운맛 등 강한 자극에 의해 뇌에서 분비되어 고통을 완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마라톤 선수가 달리는 도중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를 경험하는 것도 엔돌핀 분비와 관련 있다. 침의 진통 작용도 엔돌핀 분비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엔돌핀은 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어, 여자 운동선수의 월경 불순 등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인체의 위대한 발명품 ‘멜라토닌’ -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이다. 나이가 들면 멜라토닌의 분비 시간이 젊은 사람들보다 앞당겨지며 분비량도 줄어든다. 노인이 초저녁에 자고 새벽 일찍 일어나는 것도 멜라토닌 분비시간이 당겨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치매의 원인물질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 생성을 억제해 치매를 예방하는 기능도 한다. 수명이 길어질수록 멜라토닌 분비가 줄고 이에 따라 치매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멜라토닌은 수명장애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 산소 찌꺼기인 유해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작용이 강력하다. 생명체가 유해산소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낸 위대한 발명품으로, 그야말로 만병통치약이라고 할 수 있다. * 자외선, 알고보면 ‘양날의 칼’ - 자외선이 피부 노화의 원흉으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 자외선은 비타민D 생성과 우울증 예방은 물론 피부 살균작용까지 있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자외선보다 유해산소가 우리 생명을 노리는 가장 무서운 적이라고 말한다.◇ 암을 유발하는 야근(夜勤)… 저혈압 환자 몸 일으켜선 위험* 야근이 암을 불러온다? - 세계보건기구는 2007년에 ‘야근’을 암 유발 가능요소로 분류했다. 밤에 밝은 불빛 아래에서 일하면 암의 생성을 억제하는 멜라토닌이 적게 분비되므로 암에 걸릴 확률 높아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야간에 근무하는 사람의 암 발생률 높고, 멜라토닌 복용시 사망률이 줄어든다는 임상 결과도 있다고 한다. * 자세성 저혈압 - 앉았다가 갑자기 일어날 때 어지러움증을 느끼는 현상이다. 혈압감시체제 가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피가 다리 쪽으로 모여 심장으로 향하는 피가 줄어들면서 혈압이 낮아지는 탓이다. 저혈압은 뇌에 피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어지러움증이나 기절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 저혈압 환자는 눕혀야 자연치유 - 수축기 혈압은 뇌를 포함한 우리 몸 구석구석에 피를 공급하기 위해 필요한 압력이다. 저혈압 환자가 기절하는 것은, 뇌까지 혈액 공급을 못할 만큼 낮은 압력 때문이다. 따라서 저혈압 환자가 쓰러지는 것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려는, 기가 막힌 우리 몸의 방어기전인 셈이다. 이럴 때 절대로 일으켜 세우면 안된다.* 엄청나게 큰 기린의 심장 - 최대 6m가 되는 기린의 수축기압은 270수은주밀리미터이며, 이완기압은 180 정도라고 한다. 이 엄청난 혈압을 만들기 위해 기린의 심장은 튼튼해야 한다. 그래서 무게만도 10kg에 이른다고 한다. 머리 꼭대기에 있는 아주 작은 뇌에 피를 전달하기 위해, 혈액을 공급해야 하는 기린의 심장은 커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카제인나트륨·MSG… 우리가 모르는 진실들 * 카제인나트륨은 독약이 아니다 - 한 동안 커피에 들어있는 카제인나트룸을 독극물처럼 취급한 적이 있다. 커피업계에서도 후발사 노이즈 마케팅으로 논란이 인 바 있다. 우유에는 지방과 유당 단백질이 있는데, 이 중에서 지방만 빼면 무지방 우유가 되고, 유당까지 빼면 유단백인 카제인만 남게 된다. 물에 잘 녹도록 카제인에 나트륨을 붙인 것이 카제인나트륨이다. 한국식품안전연구원이 나서서 인체 무해함을 발표한 후에야 논란이 일단락됐다. * 감칠맛 내는 MSG(monosodium glutamate) - MSG의 주성분은 글루탐산이다. 감칠맛을 내는 아미노산이다. 감칠맛은 기존에 4대 미각으로 알려진 단맛, 짠맛, 신맛, 쓴맛에 이어 새롭게 발견된 5번째 미각이다. 미각이 제대로 발전하지 않은 신생아를 위해 모유에도 글루탐산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현재 의학적으로도 인체 유해성이 발견된 것이 없다. 국민 일인당 MSG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일본이 최장수국인 것은 무엇으로 설명될까?* 우유에는 설탕보다 소금 - 포도당과 아미노산은 경쟁 관계에 있다. 우유가 맛이 없다고 설탕을 넣으면 아미노산에 포도당을 배치한 격이다. 우유를 가장 효과적으로 먹는 방법은 소금을 첨가하는 것이다. 우유의 아미노산이 소금의 카트륨과 함께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소변에서 나오는 우로키나아제 - 혈액응고 산물인 피브린을 녹이기 때문에 혈전 치료제로 널리 이용된다. 혈관에 지방과 혈액응고 산물이 쌓여 생기는 동맥경화도 우로키나아제로 치료한다. 예전 학교 화장실에 따로 소변을 모으는 통을 비치했던 것도 다 이유가 있었다.◇ 우리 몸의 신비한 신체 메커니즘과 그 비밀…* 키스나 음악감상 때 눈 감는 이유는? - 우리 몸의 다른 감각을 억제시키기 위해서다. 우리가 느끼는 모든 감각은 서로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버섯 모양 생식기와 피스톤 운동 - 모든 포유류 수컷의 생식기는 두가지 공통점이 있다. 버섯 모양에, 짝짓기 때는 반드시 피스톤 운동을 한다는 점이다. 자신보다 먼저 짝짓기했을 다른 수컷 경쟁자의 정자를 걷어낸 뒤 자신의 정자를 넣기에 최적한 모양과 행동이라고 한다.* 폐활량 - 힘껏 숨을 들어 마신 뒤 내뱉는 공기의 양을 측정한 값이다. 성인 남자의 폐활량은 5리터 정도다. 그러나 우리가 평상시 호흡하는 양은 폐활량의 10%인 500밀리리터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 성인 혈액량 5리터 - 몸무게 70kg인 사람의 혈액량은 5리터 정도라고 한다. 심장이 1분간 약 5리터의 피를 내보내며, 심장을 출발한 혈액이 몸을 한 바퀴 돌아 심장으로 돌아오는 데 1분 정도 소요된다.* 알고보면 비대칭인 우리 신체 - 우리 몸의 겉모습은 좌우 균형 추구하고 있지만, 우리 모든 내장 장기는 좌우 불균형이다. 심장과 위 간 췌장 소장 대장 비장 등은 모두 하나 뿐이다. 좌우에 하나씩 있는 허파 콩팥도 비대칭이다. 유일하게 외부에 노출된 내장 장기인 고환 역시 대부분 한 쪽이 조금더 내려가 있다. 서로 충돌하지 않게 되어 있는 비대칭이라고 한다.◇ 역류성 식도염 환자는 누워도 왼쪽으로 … 알아두면 좋은 건강상식들* 역류성 식도염 환자는 왼쪽으로 누워라 - 되도록 이면 식후에 금방 눕지 말고, 눕더라도 왼쪽으로 눕는 것이 역류 예방에 좋다고 한다. 담배는 위와 식도 사이의 괄약근을 악화시키므로 당연히 엄금 사항이다. * 딸꾹질 멈추는 방법 - 놀라게 하거나 찬물 마시는 경우 많지만, 가장 과학적인 방법은 비닐봉지를 입에 대고 내쉰 공기를 다시 들이마시는 법이다. 혈액의 이상화탄소 농도가 높아지게 되면서 혼돈상태로 딸뚝질하던 호흡중추가 안정상태로 돌아오게 만든다는 원리다.* 우리나라 혈액형 분포 - A형이 34.5%로 가장 많다. 이어 B형(27.1%)과 O형(27.0%)이 비슷하고 AB형이 11.4%로 가장 적다. 남미에 사는 사람은 O형이 압도적이라고 한다. 페루 인디안과 브라질 보로도 원주민들은 100% O형이다. O형은 다른 혈액형에게 자신의 피를 공여할 순 있지만, 200밀리리터 미만의 소량만 가능하다. 적혈구막에 있는 항원은 많은 반면, 혈장에 있는 항체는 적기 때문이라고 한다.◇ 펭귄도 추위 피하려 무리 속 위치 바꾼다… 사람은? * 펭귄의 추위 피하기 ‘배려의 노하우’ - 극지방 펭귄은 대개 다닥다닥 붙어 무리 지어 추위를 피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가장 안쪽에 있는 놈이 바깥으로 나오고 밖에 있던 놈들이 안으로 한칸씩 들어가길 반복한다. 추위를 피하기 위한 서로에 대한 배려다.* 단거리가 강한 서아프리카, 장거리에 능한 동북아프리카 - 2012년 런던올림픽을 포함해 7차례 올림픽에서 남자 100미터 결승 오른 56명의 선수들 조상을 조사해 보니, 모두가 서아프리카계였다. 중서부 밀림지역 사냥에 특화된 단거리 능력이 발휘된 것이었다. 우사인 볼트의 조국인 자메이카를 비롯해 미국 캐나다 트리니다드 토바고 등 단거리 육상 강세지역도 지도상 서아프리카와 가깝다. 반면 장거리에서 두각을 보이는 선수들은 대부분 에티오피아 케냐 탄자니아 등 동북부 아프리카계다. 케냐와 탄자니아가 세계 마라톤을 쟁패한 것도 이런 유전자 때문일까.* 앨런의 법칙/베르크만의 법칙 - 추운 지방에 사는 동물의 귀와 주둥이 꼬리 등 돌출부위가 더운 지방에 사는 동물의 돌출 부위보다 작은 것을 ‘앨런의 법칙’이라고 한다. 추위에 열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돌출 부위는 작게 만들어 놓고 정작 몸은 커진 것이다. 반면에 추운 지방의 개체들은 더운 지방보다 몸집이 크다는 것을 ‘베르크만의 법칙’이라고 한다. ◇ 더 건강한 인류, 더 건강한 지구를 만들려면… * 글리제 581g - 제2의 지구를 말한다. 지구로부터 20광년 거리에 위치한 글리제(Gliese) 581g는 지구처럼 모 항성과 적당한 거리에 있으며, 지구와 비슷한 중력에 물과 공기 등이 존재한다.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모 항성을 향한 쪽은 엄청나게 뜨겁고, 반대쪽은 얼음덩어리일 것으로 추정된다. 생명체가 있다면 그 둘의 경계선 부위에 살고 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선택어업/균형어업 - 선택어업이란, 낚시에 걸린 작은 치어는 놓아주고 일정 크기 이상의 물고기만 잡거나 그물코를 크게 해 작은 물고기는 빠져나가게 하고 큰 물고기만 잡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벨기에 국제자연보호단체의 일원인 가르시아 박사 연구팀은 이런 선택어업이 바다에 사는 물고기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큰 물고기만 선택해 잡아버리면 바닷속은 곧 크게 자라지 못하는 허약한 물고기, 즉 열등한 유전자를 가진 물고기들로 가득해져 결국 바다를 황폐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균형어업이란 반대로 그물코를 작게 해 크기와 관계없이 물고기를 잡되, 잡을 수 있는 물고기의 양을 정하자는 것을 말한다.* 퍼빙(phubbing) - 스마트폰을 뜻하는 폰(phone)과 ‘무시’를 의미하는 snubbing의 합성어다. 현대인이 스마트폰에 빠져, 앞에 있는 상대방을 무시하는 것을 비꼬는 말이다. 스마트폰에 집중해 주변 사람과는 건성으로 눈을 맞춘 채 머리 숙여 땅만 쳐다보고 다니는 인간들을 꼬집는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09-30 08:00 조진래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장대환 <우리가 모르는 대한민국>

대한민국 ‘제2의 도약’을 가로막는 것 들과 그에 대한 해법 찾기이번 책은 매일경제 장대환 회장이 쓴 우리가 모르는 대한민국이다. 경제는 물론 군사,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본 통계 수치들을 기초로 우리의 현 주소를 점검하고 해외 사례를 비교하며 향후 우리가 나아가야 할 지표를 제시해 준 역작이다. 대한민국의 현실을 총 정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속속 들이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에 따른 대안과 해법을 제시한다.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담은 ‘텍스트’라고 할 만하다. 총평 ‘한국의 다보스포럼’이라 할 ‘세계지식포럼’을 열어 국내는 물론 다양한 글로벌 이슈에 대한 해답과 대안을 찾아 온 저자 장대환은 이 책에서 ‘대한민국 개조를 위한 제언’을 57개나 제시했다. 공무원 계급제 순환보직 호봉제 철폐, 비공개 당정회의 폐지, 낮은 세율과 넓은 세원의 선진국형 조세제도 도입, 노동시장 양극화 개선, 제왕적 대통령제 개헌, 내수 증진 위해 김영란법 폐지, 대학등록금 현실화, 5-3-3 학령제, 청와대와 국회의 세종시 이전, 창업 국가로의 대대적 전환, 리쇼어링 통한 제조업 부활, 중도 설 땅 찾아주기 등 주제가 다양하고 깊다. 그가 제시한 비판적 대안에 귀 기울여야 할 책임감이 느껴진다.◇ 세금에… 규제에… 갈수록 열악해지는 경영 환경* 선진국은 상속세율 없애는데 우린 65% 폭탄 - 구본무 LG 회장 타계로 그룹은 9200억 이상의 상속세를 신고했다. 한국 상속세율은 최고 50%지만 최대주주 주식에는 할증이 붙어 최고세율이 65%에 이른다. OECD 회원국 중 상속세 부과 나라는 22개국이며, 최고세율은 평균 26.3%다.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은 원래 상속세 없으며 캐나다와 호주는 1970년대에 폐지되었다. 이스라엘과 뉴질랜드도 1981년과 1992년에 폐지했고, 2000년대 들어선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멕시코 오스트리아 체코 노르웨이 등이 뒤를 이었다. 호주와 캐나다 스웨덴 등은 상속세 대신 자본이득세로 대체했다. 기업을 물려 받을 때는 세금을 내지 않고, 기업을 팔면서 자본이득이 생기면 세금을 내도록 했다. 상속세를 폐지해 기업 경영권을 안정시켜야 일자리와 협력업체와 공생도 잘 유지된다고 본 것이다.* 소득세보다 높은 상속세는 ’징벌적 이중과세’ - 돈을 벌 때 소득세를 내는데, 그 재산을 넘겨줄 때 또 세금을 뜯는 것은 부당하는 여론이 많다. 대다수 나라들이 소득세율을 높이면서도 상속세율을 낮추는 이유다. OECD 회원국 소득세 최고세율은 평균 35.9%지만 상속세는 최고세율 평균이 26.6%로 더 낮다. 한국은 세계 최고 상속세율 유지하면서도 소득세율도 높이는 예외적인 나라다. 회원국 중 상속세 최고세율은 2위, 소득세 최고세율은 14위다. 상속세 최고세율이 소득세보다 높은 나라는 우리와 미국 일본 스페인 덴마크 스위스 등 6개국에 불과하다.* 역주행하는 법인세 - 삼성전자는 2018년 상반기에 31조 5800억원 벌었다. 대부분 해외에서 번 돈이다. 이 가운데 8조 8500억원을 법인세로 냈다. 미국의 경쟁사 애플은 32조7800억원을 벌었는데 법인세는 삼성의 절반인 4조5700억원에 불과했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OECD 평균치인 22% 보다 낮은 21%로 법인세를 내렸다. 일본 아베 정부도 30%에서 23.4%로 최고세율을 낮춰 주었다. 한국만 거꾸로 2017년 22%에서 25%로 인상했다. 법인세율을 12.5%로 파격 인하해 구제금융국에서 유럽의 신흥 기업국으로 탈바꿈한 아일랜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덕분에 이 나라는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화이자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도시경쟁력 막는 수도권 규제 - 한국은 국토 균형발전을 명분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유일하게 수도권 개발 법률로 제한하고 있다. 1982년 법 제정 이후 서울과 인천, 경기도에 공장과 대학 설립이 제한됐다. 수도권 공장총량제가 도입된 1994년 이후에는 공장 신축과 증축 제한이 강화되었다. ‘한국판 실리콘밸리’라는 판교는 수도권 규제 벽에 막혀 대학도 유치 못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경기도 산업단지에 공장 신증설과 이전을 전면 허용할 경우 417개 기업이 67조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자리 14만개가 창출되는 효과다.◇ ‘글로벌 역차별’ 당하는 산업 현장* 중국도 차등의결권 도입 -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2014년에 상하이 등이 아닌 뉴욕거래소를 상장지로 선택한 이유는 차등의결권 때문이었다. 결국 중국은 2018년 법률을 고쳐 기술기업에 한해 차등의결권을 허용했다. 홍콩과 싱가포르거래소도 상장 규정을 바꿔 차등의결권을 도입키로 했다. 덕분에 샤오미의 2018년 홍콩 상장이 이뤄졌다.* 최저임금 30% 인상 충격 - 경제성장률은 연간 3%를 밑도는데 최저임금을 2년 동안 30% 가까이 높여 충격이 크다.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일자리 21만개가 사라졌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최저임금위 보고서에 따르면 1인당 국민총소득(GNI) 대비 2018년 최저임금은 한국이 OECD 회원국 중 프랑스 뉴질랜드 호주 이어 4번째로 높다고 한다. 근로자의 임금 중간값과 비교해도 한국 최저임금은 50% 수준으로 영국 독일 일본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중기업종 지정 탓에 외국에 빼앗긴 막걸리 김치 시장 - 김치를 중기 적합업종으로 지정한 탓에 대기업 발목을 잡았다. 결국 중국산 김치가 2017년에 27만여톤이나 수입되어 국내 시장을 30%나 차지했다. 역차별에 상품 품질만 저하되고 외국기업만 배 불려 준 꼴이다. 막걸리도 한 때 수출 효자 품목이었는데 2011년에 중기 적합업종으로 지정되자 수출이 급격히 줄었다. 황급히 2015년에 제외했지만, 대기업이 이미 사업 철수한 뒤였다. 두부시장도 2006년에 중기 고유업종에서 해제되면서 빠르게 성장했으나 2011년 중기 적합업종으로 재지정되자 중국 콩이 범람해 국산 콩 가격이 40% 넘게 폭락했었다.* 제한적 파견근로제 - 파견근로를 엄격히 금지하던 한국도 1998년 파견법을 제정해 청소 경비 등 32개 업종에 허용했다. 아직 제조업은 불허되고 있다. 주요 경쟁국 가운데 한국은 제조업 파견근로을 금지하는 유일한 나라다. 뿌리산업과 고소득 근로자 대상 우선허용 법안도 노동계 반대로 지지부진하다.◇ ‘영원한 철밥통’ 정규직… 파업은 보장하고 대체근로는 불허* 정규직 철밥통 - 한국 대기업 근로자는 미국 일본 프랑스보다 부자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500인 이상 대기업 직원은 월평균 6097달러를 받는다. 프랑스나 미국보다 앞선다. 한국 5개 완성차 회사의 2017년 평균 임금은 9072만원으로, 일본 도요타의 7800만원을 웃돈다. 현대차 노조는 끝없는 파업으로 2018년까지 5년 동안 7조원 이르는 생산차질이 빚어졌다. 협력사에 돌아가야 할 몫이 줄고, 산업 경쟁력은 추락하고 있다.* 파업만 보장하고 파업시 대체근로는 허용않는 한국 - 노조 할 권리와 사용자 방어권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한국은 1991년 ILO에 가입하고도 노조활동 보장과 강제노동 금지 부문에서 핵심협약 4개 비준을 안 했다. 회원국 중 143개국이 핵심협약 8개를 모두 비준했다. 노동계가 이를 들어 노조할 권리를 정부가 막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것을 모두 비준하면 해직자 노조 가입,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특수고용직 노조설립, 군복무 대체근무 등이 허용되고 공무원과 교사 단결권도 확대된다. 아직 미국도 6개, 일본도 2개 핵심협약을 비준않고 있다. 반면 미국과 일본 등 대다수 나라에선 노조 파업 시 대체근로 활용이 가능한데, 한국만 노동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대체근로를 법률로 금지한 나라는 한국 외에 아프리카 말라위 뿐이다.* 세계는 임금협상 주기 장기화 추세인데… - 세계는 임금협상 주기를 확대하는 추세다. 제너랄모터스는 단체교섭 주기를 1년에서 4년으로, 일본과 독일 차 회사들도 대부분 격년 또는 3~4년 단위로 임급협상을 진행한다. 한국은 반드시 2년에 한번 하도록 법률로 규정되어 있다.◇ ‘반도체 코리아’ 명성 그대로 … 하지만 기업가정신은?* 블룸버그 세계혁신국가 1위 한국 - 한국은 2019년 총점 87.38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6년 연속 1위다. 산정 기준 7개 항목 중 특허 활동(20위), 생산성(18위)을 빼고 전 부문 상위권이다. 한국-독일-핀란드-스위스-이스라엘-싱가포르-스웨덴-미국-일본-프랑스 순이다.* 반도체 코리아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23.5%에 이른다. 메모리 시장 장악력이 독보적이다. D램 시장에선 삼성전자 점유율이 43.4%, 하이닉스가 29.1%로 합산 점유율이 72.5%에 이른다. 낸디플래시 시장에서도 삼성이 40.8%, 하이닉스가 11.3%로 합이 52.1%에 이른다.* 중위권 맴도는 기업가정신지수 - 글로벌기업가정신개발원GEDI 이 발표한 2018년 글로벌 기업가정신지수(GEI)에서 한국은 조사 대상 137개국 중 24위로 상위권을 유지했다. 그러나 비교 대상을 OECD 회원국으로 좁히면 35개국 중 20위로 중하위권에 그쳤다. 반 기업 정서와 국제화 수준에서 바닥권 점수를 얻은 때문이었다. 암웨이가 2018년 3월 발표한 기업가정신지수AESI에서도 한국은 39점으로 전년 대비 9점이나 떨어져 44개 조사 대상국 중 33위에 그쳤다. 더 심각한 것은 청년층의 그것이 세계 최하위 수준이라는 점이다.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조사에 따르면 35세 이하 조사에서 38점으로 전년대비 10점 이상 하락했다. 의지력과 도전 의향 등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미국 절반인 스타트업 경쟁력 - 스타트업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투자 자금 환수, 즉 엑시트 순위에서 한국은 30위권 밖이다. 기업인수합병이나 기업공개가 약하다는 얘기다. 2016년 국가별 스타트업 엑시트 수는 미국이 1600건으로 가장 많았다. 중국과 싱가포르, 일본이 30위권에 들었다.* 추락하는 경제자유지수 - 미국 해리티지재단이 낸 ‘2019 경제자유지수’에서 한국은 2017년 23위에서 2018년 27위로 하락했고 2019년에는 29위로 추락했다. 정부 개입, 시장 개방, 법치주의 확립, 재산권 보호, 기업자유, 노동자유 등 10개 항목 조사 결과다. 노동자유는 2018년에도 요르단 시리아와 같은 수준의 58.7점으로 97위로 바닥이었는데 2019년에는 57.4로 더 떨어졌다.◇ 개선이 시급한 대한민국의 산업정책* 부가가치 높여야 할 한국 서비스산업 - 한국 고용에서 서비스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2년 50%에서 2017년 70%로 높아져 OECD 평균치 74%에 거의 근접했다. 하지만 부가가치 생산 비중은 2008년 55%에서 2017년에는 오히려 53%로 후퇴했다. 미국 77%, 일본 69%는 물론 세계 평균치 63%보다 낮다. 서비스업 취업자 1인당 부가가치 생산액은 2015년 5만 1700달러로 OECD 평균치 6만8000달러보다 적고, 31개 회원사 중 27위로 최하위권이다. 생산성 혁신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가 부족한 탓이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2012년 이후 7년 이상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고용유발 효과 높은 문화 분야 - 10억원 투자시 창출되는 고용 즉 고용유발계수가 문화 분야는 12.0명이다. 반도체 4.9명, 조선 6.1명, 자동차 7.7명보다 높다. 금융 6.9이나 통신 8.1보다도 높다.* 수출대국임에도 물류경쟁력 바닥권 - 세계은행의 물류성과지수LPI에서 한국은 167개국 중 2014년 21위에서 2018년 25위로 뒷걸음질 쳤다. 2007년 25위 수준으로 회귀했다. 수출 6위, 경제규모 12위권 국가임에도 물류 경쟁력은 25위인 셈이다. 물류회사의 영세성, 해운산업 구조조정과 정부 규제 등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신규원전 백지화가 만든 잔혹사 - 2017년 신고리 5,6호기 원전 공사 중단을 시작으로 탈원전 정책 본격화됐다. 전체 전력의 30% 맡아 온 원전 비중을 2030년까지 18%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그 결과는 전력요금 상승이다.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산태 후 ‘원전 제로’를 선언하며 일반 가정 전기요금이 2014년까지 25% 상승했다. 이에 2015년부터 원전을 재가동해 2030년까지는 이전 수준인 22%로 원전 비중을 되돌린다는 계획이다. 대만도 2016년 대선에서 ‘원전없는 나라’ 공약한 차이잉원 총통이 당선되었지만, 탈원전 정책이 결국 전기료 상승과 전력 수급불안 야기하자 2018년 국민투표 거쳐 폐기했다.◇ 이 훌륭한 인적자원을 두고 …* 한국 고등교육 이수율 50% 육박 - 교육부가 발표한 한국인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2017년 기준 48%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OECD 평균과 10%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2008년 이후 세계 최고 수준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저출산 탓(?)에 교육환경 선진국 접근 - 2018년 OECD 교육지표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국내 교사 1인당 학생수는 초등학교 16.5명, 중학교 14.7명, 고등학교 13.8명이다. OECD 평균에 비해 1.2명 많은, 선진국 수준이다.* 세계인적자본지수, 싱가포르 이어 2위 - 세계은행은 2018년 10월 처음으로 인적자본지수 (Human Capital Index) 발표했다. 지금 태어난 아이들이 앞으로 얼마나 높은 생산성을 창출할 것인가를 점수화한 수치다. 한국은 157개국 중 싱가포르에 이어 2위다. 0.84로 싱가포르에 0.04 차이다. 반면 매년 세계경제포럼 연차 총회에 발표되는 인적자원경쟁력지수에선 한국 20~30위권이다.* 노벨상에 근접한 한국 학자들 - 2018년 9월 한국연구재단 발표 보고서에 따르면, 최소 6명이 노벨상 수상자 수준의 연구 성과를 올라고 있다. 논문 수와 논문 피인용 수, 연구생산력 등 종합 분석한 결과다. 물리학에서는 나노 크기의 탄소 물질 연구자인 김필립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이영희 성균관대 교수, 물질 안에 전자간 상관작용을 탐색한 정상옥 미국 럿거스대 교수. 화학에서는 나노입자를 균일하게 합성하는 연구로 주목받았던 현댁환 서울대 교수와 리튬이차전지용 양극과 음극 소재 기술을 개발한 김광수 울산과학기술대 교수가 선정됐다. 생리의학계에선 이서구 연세대 교수가 꼽혔다.* 청년실업률 반대로 가는 한국과 일본 - 한국의 청년실업률은 2017년에 9.5%였다. 2000년 6.0%에서 3.5%포인트나 높아졌다. 일본은 같은 기간 6.2%에서 4.1%로 하락했다. OECD 회원국들도 청년실업률 평균이 2010년 10.6%로 정점 찍은 후 하락세인 반면 우리만 지속적으로 상승세다.◇ 경제에 발목을 잡는 정치와 행정의 난맥상들* 국민연금 수급자 늘며 재정 고갈 위기 - 2017년 말 국민연금 수급자는 469만명으로, 전년대비 33만 명 늘었다. 20년 이상 보험료 납입 후 연금을 받을 이들은 2008년 1만3000명에서 32만 8000명으로 9년 새 25배나 늘었다. 보험료 낼 사람이 줄어 큰 문제다. 2017년말 가입자는 2182만 4172명으로 전년대비 8352명 줄었다. 보험료를 더 내거나 수급자가 덜 받지 않으면 근본 해결책이 없다.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 복지예산에 밀려 홀대받는 SOC 예산 - 2016년부터 사회간접자본 예산이 줄고 있다. 2018년에 작성한 국가개정운용계획을 보면, SOC 예산을 2022년까지 매년 2%씩 깎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 투자가 고용 창출과 빈부격차 해소에 효과있음에도 복지에 밀린다. SOC 투자를 10억원 늘리면 건설업 취업 유발효과는 13.9명으로, 전체 산업 평균인 12.9명보다 높아진다.* 국회 법안 처리율 27% -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따르면 20대 국회 전반기 2년 동안 접수된 법률안 1만 3303개인데, 이 가운데 처리된 법안은 3564개에 불과하다. 법안 처리율이 27% 불과하다. 19대 국회의 32%와 비교해도 미달된다.* 전국 평균 재정자립도 55% - 행정안전부 지방재정635 사이트 통합공시의 2017년 결산 지방재정 정보를 보면, 전국 평균 재정자립도는 55.23%다. 전년대비 0.59%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서울(86.39%), 세종(73.58%), 경기(70.66%), 인천(66.83%) 등 수도권과 정부부처 소재지는 높은 반면, 기업과 인구가 적어 부가가치 창출력 떨어지는 곳은 빈약하다. 지자체 부채는 감소 추세지만 교부세와 보조금 등 중앙정부 의존 자금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 군사력 세계 7위… 그런데도 18위 북한에 쩔쩔* 한국 세계 군사력 순위 7위 - 세계 각국의 군사력 비교 순위를 발표하는 미국 GFP(Global FirePower)의 2018년 평가에 따르면, 한국은 일본을 제치고 7위에 올라 있다. 2016년부터 11위로 밀려 있다가 만회한 것이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 인도가 톱 4이고, 프랑스와 영국이 5,6위로 엎치락 뒤치락한다. 북한은 23위에서 18위로 순위가 올랐다. 한국보다 순위가 높은 6개국 중 인도만 빼면 모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거부권 행사가 가능한 상임 이사국들이다. 군 병력 규모로도 한국은 62만 5000명으로 세계 7위다. 중국이 218만명으로 1위이며 이어 인도(136만) 미국(128만) 러시아(101만) 순이다. 북한이 94.5만 명으로 5위이며, 일본은 24.7만으로 21위다.* 무기시장의 ‘큰 손’ 한국 -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2017년까지 5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무기를 많이 수입한 나라는 인도다. 전체 무기 거래량 가운데 12%를 차지했다. 사우디가 10%로 2위이며, 이집트와 아랍에미리트 중국 등 5대 수입국이 전체 거래량의 35%를 차지했다. 한국은 2017년 기준 20억 달러로 세계 9위권이다. 예상대로 최대 무기 수출국은 미국이다. 세계 98개국에 무기를 판다. 49%가 중동에 집중되어 있어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가 1,2위 수입국이다. 한국은 호주에 이어 미국산 무기를 네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나라다.* 세계 5번째 잠수함 수출국 한국 - 한국은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에 이어 세계 5번째 잠수함 수출국이다. 2018년 3000톤급 잠수함 독자개발에 성공해 ‘도산안창호함’ 진수식을 갖기도 했다. 2020년에 실전 배치하면 한국은 13번째 잠수함 독자개발국 반열에 오른다. 국산화율도 1200톤급은 33%, 1800톤급은 36%, 3000톤급은 76%로 높아졌다. 하지만 아직 북한(18~70척)에는 많이 뒤져 있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09-29 08:00 조진래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신간) 베껴읽기’] 권경자 외 <공자, 기업가 정신을 말하다>

점점 시들어가는 ‘기업가정신’ … 곤이지지(困而知之)의 정신으로 재무장을주말에 비즈니스맨들이 가볍게 읽을 만한 책으로 공자, 기업가 정신을 말하다를 추천한다. 유교철학과 경영철학이 접목된 저자들은 인문학 고전인 서경과 논어를 중심으로 동양 선인들의 리더십을 살펴보고, 4차 산업혁명기의 오늘날 기업인들을 조망한다. 이어 현세의 기업인들이 배워야 할 자질과 소양에 관해 조언한다. 특히 4덕(德)과 7인(仁)을 통해 기업인들의 나아가야 할 방향과 가치철학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기회를 돕는다. 총평 저자들은 ‘마음을 얻고 신뢰를 얻어라’, ‘인재를 등용하라’, ‘이름답게 하라’, ‘군자다움을 지녀라’라는 4덕을 통해 기업가정신의 토대를 쌓을 것을 권한다. 그 실천을 위해선 변화(CHANGE)와 위기(CRISIS), 기회(CHANCE), 도전과 헌신(CHALLENGE COMMITMENT), 창의력(CREATIVITY), 최고(CHAMPION), 매력(CHARMING)이라는 7가지 씨앗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동서양의 현인 혹은 위대한 기업인들의 조언을 소개하며, 기업인으로서 가져야 할 가치관과 덕목을 쌓아갈 것을 권한다. 베껴두면 도움 될 내용들 ◇ 자신에게 가혹하되 타인의 장점을 극대화해 주는 게 리더의 중요한 덕목* 공자 4덕(德) - 리더가 갖춰야 할 4가지 덕을 말한다. 4덕의 첫째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이다. 신뢰가 없으면 설 수가 없다는 얘기다. 둘째는 거직조저왕(擧直照藷枉)이다. 바른 자를 등용해 바르지 못한 자 위에 둘 수 있는, 인재를 알아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다. 셋째는 정명(正名)으로, 이름을 바르게 하는 능력을 말한다. 마지막은 성인지미(成人之美)다. 다른 사람의 장점을 살려주는 능력이 리더의 중요한 덕목이라는 것이다.* 후생가외(後生可畏) - 뒤에 태어난 자가 두렵다는 뜻이다. 제자가 자신을 뛰어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순자가 말한 ‘청출어람(靑出於藍)’과 동일한 개념이다.*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 - 리더는 자신에게 가혹하고 남에게는 관대해야 한다는 뜻이다.*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卽變 變卽通 通卽久) - 사람은 한계에 부딪히면 변하게 되고, 변하면 통하게 되며, 통하면 오래가게 된다는 뜻이다. 주역 계사전에 나온다. 주역에 보면 세상의 이치를 변역(變易) 불역(不易) 이간(易簡)으로 설명한다. 모든 것은 변하며, 변한다는 사실만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변화는 쉽고 간단하다는 뜻이다.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그 누구도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는 말로 도도한 변화의 불가피성을 피력했다.◇ 위험을 미리 대비했기에 더 위대했던 명의(名醫) 편작(扁鵲)의 두 형 * ‘명의’ 편작의 두 형 - 사기의 편작열전을 보면, 중국의 대표적 명의인 편작에 관한 기록이 나온다. 죽은 사람도 살린다는 명의였던 그에게는 자신보다 더 뛰어난 의술을 가진 두 명의 형이 있었다고 한다. 위나라 문왕이 그에게 묻자 “큰 형이 가장 뛰어나고, 둘째 형이 다음이며, 제가 가장 부족합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편작의 큰 형은 환자의 병세가 나타나기도 전에 원인을 제거해 치료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가 얼마나 뛰어난 지 몰랐다. 또 둘째 형은 발병 초기에 치료를 해주니 진가를 잘 몰랐다. 결국 병세가 위중한 사람들이 자신에게 찾아와 치료하니 자신을 가장 뛰어난 의사로 알고 있을 뿐, 천하의 실력자들은 두 형이라는 얘기다.* 편작도 고칠 수 없는 병 ‘육불치(六不治)’ - 첫째 교만한 환자다. 이들은 병의 이치를 따져보지 않는다. 두번째 병 보다 돈을 아까워하는 것이다. 세번째는 옷과 음식 등 생활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이다. 네번째는 몸의 균형과 오정의 기운이 일정하지 못한 것이다. 다섯째는 몸이 너무 쇠약해 약을 복용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 것이다. 마지막 여섯 번째는 미신을 믿고 의사를 믿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닛산과 도요타의 인재 영입 차이 - 두 회사 모두 비슷한 시기에 창업했다. 하지만 도쿄에 근거를 둔 닛산은 도쿄대 인재를, 아이치현에 근거를 둔 도요타는 지방대 출신을 주로 선발했다. 도요타는 평범한 인재를 키워 비범한 역량을 발휘하도록 교육한 덕분에 닛산 추월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세 부류 사람 - 다빈치는 “세상에는 세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했다. 보려는 사람, 보여주면 보는 사람, 그리고 보여줘도 안 보는 사람이다.◇ ‘위기’를 ‘발전의 기회’로 삼는 것이 진짜 일류기업* 일류기업과 삼류기업의 차이 - 앤드류 그로브 인텔 전 회장은 “삼류기업은 위기에 의해 파괴되고, 이류기업은 위기를 이겨내며, 일류기업은 위기로 인해 발전한다”고 말했다.* 기업가는 ‘시도하는 사람’ - 기업가를 의미하는 entrepreneur라는 단어는 프랑스어 동사 entreprendre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시도하다, 수행하다, 모험하다는 의미다. 아일랜드 태생인 프랑스 경제학자 칸티용과 니콜라스의 논의에서 시작되었다고 전한다. 이어 현대에 와서 세이는 기업가에 대해 “경제적 지원을 생산성 낮은 영역(장소)에서 생산성 높은 영역으로 이전시키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공자의 ‘네 부류 사람’ - 첫째, 생이지지(生而知之)는 나면서부터 아는 뛰어난 사람을 말한다. 둘째, 학이지지(學而知之)는 배워서 아는 사람이다. 셋째, 곤이지지(困而知之)는 어려움을 몸소 겪음으로써 깨닫거나 아는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곤이불학(困而不學)은, 갖은 일을 겪고 고생하면서도 배우지도 깨닫지도 못하는 사람을 말한다.* ‘기회의 신’ 카이로스 - 제우스 신의 아들 카이로스는 발에 날개가 달렸고 앞쪽 머리카락은 길지만 뒤쪽 머리카락은 없다고 한다. 달리는 속도가 너무 빨라, 그가 가까이 왔을 때 잡지 않으면 놓칠 수 밖에 없다. 그는 왼손에는 저울, 오른손에는 칼을 들고 있는데, 준비된 사람에게만 기회를 부여한다고 했다.◇ 혁신의 좋은 사례 … 플립 턴과 포스베리 플립* 혁신의 사례 ‘플립 턴(flip turn)’ - 1928년 이전까지 수영의 배영에서 인간의 한계는 1분이라는 게 정설이었다. 그러나 17살의 아돌프 키에퍼라는 신인이 1935년 일리노이 고등학교 챔피언 십에서 58초5라는 놀라운 기록으로 우승했다. 이어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다른 선수들이 손으로 벽을 짚고 턴을 할 때, 그는 벽 앞 1미터 앞에서 물 속에서 반 바퀴를 돈 후 두 다리로 힘차게 벽을 밀어 반대편으로 나아가는 턴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1968년 멕시코 올림픽 높이뛰기에서 리처드 더글러스 포스베리가 눕듯이 뛰어 넘는 포스베리 플립(배면뛰기)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깨고 우승한 것 보다 훨씬 앞선 혁신이었다.* 대동(大同)사회 - 예기 예운 편을 보면, 동양의 이상 사회로 대동사회가 기록되어 있다. 자기 만을 위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며, 공명정대하고 무사한 평화로운 세상, 남을 모함하지 않고 도둑과 혼란도 없으며, 모두가 제 역할을 하는 시대를 말한다. 요 임금 시대를 중국에서는 대동사회로 인정한다.* 선양(禪讓) - 군주가 혈연이 아닌 등용한 인재에게 왕위를 계승하는 것을 말한다. 중국에서는 순 임금이 요 임금에게 선양해 천자를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순 임금은 천자가 된 후 가장 먼저 국가를 혼란으로 이끈 자들을 추방했다고 한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09-28 08:00 조진래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반일 종족주의> 이영훈 외

진보와 보수 모두에 껄끄러운 ‘일본’… 反日의 진실은 무엇인가?‘반일 종족주의’ 만큼 올해 뜨거운 논란과 파장을 불러온 책은 없다. 발간된 지 꽤 되는 이 책을 뒤늦게 소개하는 것은, 이 책을 제대로 읽지 않은 독자들이 언론이나 정치권의 일방적 혹은 편향적 시각에서 만들어진 ‘반쪽 짜리’ 정보만으로 불필요한 오해와 곡해를 확대재생산하는 모습이 자주 보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정확한 의도와 집필 철학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저자들이 주장한 결과가 비판받는 나머지, 그 주장의 근거가 무엇인지 팩트가 맞는지에 대한 논의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었다. 이 책은 누구나 알듯이, 대단히 보수적인 시각에서 쓰여졌다. 저자들은 우리 근·현대사에 대한 ‘과도한’ 좌파적 인식을 바로잡으려 했다. 특히 현 정부의 ‘무작정 반일(反日)’ 모드에 제동을 걸고자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만 ‘일반의 선’을 넘어선 주장을, 매우 예민한 시기에 펼쳐 내는 바람에 논란의 한 가운데 서게 됐다.   총평 이영훈 서울대 교수를 포함한 저자들은 일제 시대 이후 한반도에서 일어났던 많은 역사적 사실들이 좌파들에 의해 심하게 왜곡되어 있다고 비판한다.때문에 어느새우리가 ‘반일(反日)’에 관한 한, 종족주의라고 부를 만큼 지나친 민족감정을 갖게 되었다고 믿는다. 약속 안지키고 거짓말만 일삼는 북한에는 한 마디 불만도 말 못하면서, 잘못된 과거사 때문에 늘 일본은 제대로 보지 못한다고 말한다. 조정래의 ‘아리랑’에 나오는 일본인들의 무자비한 학살이라든가 토지 및 식량 수탈, 위안부 강제 동원, 바위에 대못을 박아 혈맥 끊기 등이 모두 일본을 무조건 배격하려다 ‘팩트 체크’에 실패한 왜곡된 역사라고 강조한다. 읽다보면 사안에 따라선 ‘친일’이나 ‘매국’으로 매도될 여지가 있는 부분들도 적지않다. 그렇다고 이 책에 제시된 색다른 주장과 연구 결과들을 무조건 부정할 것도 아니다. 흥분하지 말고, 끝까지 읽어야 할 책이다.      베껴두면 좋을 내용들 ◇ 강제동원·토지수탈·혈맥끊기는 지나친 역사곡해인가* 조정래 ‘아리랑’의 사실왜곡 - 저자들은 이 대하소설이 일본인을 더 없이 잔인한 악령으로, 조선인을 더 없이 비겁한 야만의 종족으로 묘사했다고 비판한다. 일개 경찰이 실존하지도 않는 ‘경찰령’을 들먹이며 사람을 즉결 총살하는 장면이 두번이나 나온다. 나아가 전국적으로 그러한 즉결 총살이 4000건이나 되었다고 묘사했는데, 모두 거짓이라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토지 수탈설도 지나친 곡해 - 일제는 1910년 대한제국 병합 후 ‘조선토지조사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전국 토지조사를 시작했다. 중·고교 국사 교과서는 이 사업의 목적이 조선 농민의 토지를 수탈하기 위한 것이라고 가르쳤다. 전국 토지의 40%가 총독부 소유로 수탈되었다고 기술하기도 했다. 하지만 40%라는 수치는 근거 없는 수치라고 저자들은 비판한다. 1945년 해방 후 토지 반환요구가 당연해야 했음에도 아무도 그렇지 않았는데, 애당초 그런 일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당시 만들어진 토지대장과 지적도는 지금도 온갖 토지 행정의 기초자료로 긴요하게 사용되고 있다.* 조선 혈맥끊기는 오해? - 토지조사사업 당시 일제는 전국 측량을 위해 부산에서 함경북도까지 이어지는 삼각점을 설치했다. 대 삼각점만 해도 2400여 개에 달했다. 이를 일제가 조선의 정기를 끊기 위해 조선의 혈맥을 찌른 것이라고 곡해했다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단순한 토지측량을 ‘풍수의 침략’이라 오도했다는 것이다. 이후 일제의 각종 행정이나 시설물은 전통문화와 전통 풍수, 전통 터부의 파괴로 간주되고 분노의 대상이 되었다. 해방 후에는 ‘수탈의 역사’로 부풀려졌다. 해방 후 조사 나온 공무원들이 풍수지리가들에게 “일제의 쇠 말뚝으로 해 달라”고 애원했다는 실증적 증언도 전한다. 쇠 말뚝 제거 전문가인 구운서 ‘우리를 생각하는 모임’ 회장이나 서길수 교수도 일제의 풍수침략용 쇠 말뚝이라는 것은 근거 없는 것이라고 실토했다고 전한다. * 강제동원인가 자발적 동원인가 - 일제 말기 1939년 9월부터 1945년 8월15일 해방까지 6년간 전쟁 중에 일본으로 건너가 노동했던 조선 근로자는 73만명이다. 대법원은 2018년 10월30일 일본기업으로 하여금 한국인 한명당 1억원의 위자료 지급하라 판결했다. 저자들은 ‘명백한 역사왜곡에 근거한 황당 판결’이라고 말한다. 징용은 1944년 9월부터 길게 잡아도 미국이 대한해협 봉쇄하기 직전인 1945년 4월경까지 약 8개월 동안 단기간에 실시되었으며, 따라서 실제 징용 인원은 10만 명 이하이며 상당수는 돈을 벌기 위한 자발적 동원이었다는 것이다. ‘강제노역에 동원된 우리 민족’이라는 초등학교 사회교과서 속 사진도, 사실은 경제사역된 일본인들 임이 아사히카와신문에서 밝혀졌다고 한다. * 임금수탈도 오해? - 당시 임금은 2년 계약기간이 끝나면 정상적으로 이자와 함께 저축액 모두 인출해 송금이 가능했다며 관련 자료들을 제시한다. 일본인 보다 임금이 낮았던 이유는 탄광 유경험가 아닌 사람들이 많았던 탓이다. 같은 탄광에서 5년 이상 장기근속한 일본인은 전체 일본인의 31%이었던 반면 조선인은 전무했다고 한다. 1944년 조선인 탄광부의 임금은 일본인 대졸 사무직 초임의 2.2배, 순사 초임의 3.7배에 달했다고 한다. ◇ 청구권에 관한 진실은… 결국 한국정부의 몫?* 필리핀보다 적은 청구권 금액, 왜? - 1965년 체결된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우리가 받은 돈은 무상 3억 달러다. 불과 3~5년 지배당했던 동남아 국가들은 필리핀이 5.5억 달러, 인도네시아가 2.23억 달러를 받았다. 하지만 필리핀은 전쟁 배상금을 받은 것이라 우리와 성격이 다르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애당초 청구할 것이 없었다? - 태평양 전쟁 전후 처리조약인 1951년 9월의 샌프란시스코 조약 4조를 보면, ‘한일 양국간 재산 및 청구권은 특별조정한다’고 되어 있다. 미 군정이 한국내 일본인 재산을 몰수한 것을 승인한다고도 되어 있다. 14조에는 ‘연합국이 일본에 대한 전승배상금을 포기한다’고 되어 있다. 양국 국가와 국민 간에 재산 및 청구권을 상호 정리하게 된 것이라며, 한국 뿐아니라 일본에도 청구권이 있었다고 한다. 이승만 정부도 이에 1951년 한일회담을 앞두고 피해 배상이 아닌, 재산 반환을 청구했다. 한국에서 가져간 고서적, 미술품, 국보 등이 첫 번째였다. 식민지 지배에 따른 고통과 손해를 이미 어느 정도 배상받았다는 얘기다. 미국도 당시 중재 때, 옛 일본의 재산 취득으로 한국의 청구권은 어느 정도 충족되었다고 확인한 기록이 있다고 한다. * 미군정의 일본인 재산 몰수 - 종전 후 1945년 말 남한에서 일본인 재산 몰수가 이뤄졌다. 일본이 한반도에 남기고 간 재산은 1946년 가격으로 52억 달러를 웃돌았다고 한다. 당시 한반도 총 재산의 85%. 그 중 22억 달러가 남한에 있었다. 민간인 재산도 상당했다. 이 재산을 1948년 한국 정부가 넘겨받았다. 일본은 이후 재한 일본인 재산에 대해 역청구권을 제기했다. 하지만 미 군정이 “한국내 일본인 재산은 몰수된 것”이라며 아무런 권한 주장이나 요구가 불가능하다고 확정했다. 역청구가 무산되자 두 나라는 추가 협의를 통해 1962년 11월 김종필-오하라 회담에서 무상 3억 달러, 유상 2억 달러 방식에 최종 합의한 것이다. 즉, 명목상 일본은 경제협력자금을 주고, 한국은 청구권자금 받은 것이라는 얘기다.* 개별 청구권은 한국정부가 해결했어야 할 몫 - 1965년 청구권 협정에서 한국 정부가 일본정부로부터 한국 측의 청구권 금액 일체를 수령했기 때문에, 국내 개별 청구권자에 대한 보상금은 한국정부가 지급해야 마땅했다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박정희 정부의 1966년 2월 ‘청구권 자금의 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도 민간 청구권은 청구권 자금 중 보상한다고 규정되어 있었다고 한다. 청구권 보상법은 1974년 12월 제정되었으며, 실제 보상금 수령은 1975~1977년에 이뤄졌다고 한다. 재산 관계 신고자 7만4967명에게 66억2900만원이 지급되었다. 피징용 피징용 사망 신고자 1만1787명 중 8910명이 최종 수리되어 8552명에 30만원씩 총 25억6560만원 돌아갔다는 기록이 있다. 총 91억8769만원 지급된 셈이다. 피징용 대상 금액이 청구권 무상자금 3억 달러에 비하면 ‘쥐꼬리 보상’이라는 비판도 있으나, 한국과 일본이 당초 책정했던 24.2만원과는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 과다 지급된 노무현 정부 지원금 - 노무현 정부는 전시 동원 관련 부상자나 행불자 같은 피해자 보상에 나섰다. 군인 군무원 노무자 위안부 등에 걸쳐 총 22만8000명의 피해신고가 접수되었다. 사망행불자는 인당 2000만원, 부상자는 최고 2000만원의 위로금을 지급했고, 생존자는 의료지원금을 지원했다. 총 11만 2000건의 지급신청 중 64.5%인 7만2600건에 대해 지급결정이 내려졌다. 하지만 만주사변 이후 일본 등 해외로 간 노무자를 까지 모두 강제동원된 것으로 규정하는 바람에 일제하 강제동원 규모가 엄청나게 부풀려 졌다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실제 이상의 인원에 보상해준 것이란 얘기다.◇ 한국 정부의 엇박자 독도 정책이 화를 불렀나* 일본의 독도 편입 - 1904년에 일본은 독도를 자국 영토로 편입했다. 독도 내력을 조사한 후 조선 왕조에 소속한 적이 없음을 확인한 것이다. 2년 후인 1906년 울릉군수가 이 사실을 보고하지만, 중앙정부는 별 반응이 없었다. 이것이 지금 일본이 국제사법재판소로 가자는 주장에 명확히 대응 못하는 이유다. 당시 정부 차원의 근거라도 남겨 두었어야 했다. 이후 일본 영토로 인식되다가 이승만 정부가 1951년 연합군과 일본 간 강화조약 때 독도의 한국령 편입을 요청했다. 하지만 그 해 8월 미 국무부는 독도가 한국의 일부로 취급된 적이 없으며, 1905년 이래 일본의 시마네현 오키섬 관할 하에 놓여 있었다고 회신했다. “한국은 이전에 결코 이 섬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우리 정부의 패착이었다. 이에 1952년 1월 이승만 대통령이 ‘평화선’을 발표하면서 독도를 한국 영토로 편입했고 이후 한일간 독도 분쟁 본격화되었다. * 진보정권도 각기 다른 ‘독도 정책’ - 김대중 정부는 한일간의 어업협정을 개정하며 독도를 포함한 바다를 양국 공동어로구역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2003년 노무현 정부는 공격적 자세로 전환해 여러 시설을 설치하고 주민을 입주시키고 민간 관광 을 권장했다.   * 반민특위 목적이 친일파 청산? - 1945년 8월15일 이전의 악질적 반민족행위 처벌하는 특별법 제정할 수 있다는 제헌헌법에 기초해 반민족행위처벌법이 제정되었다. 하지만 당시 이승만 정부는 이 법을 막았다. 반민족행위자 처벌 보다 공산세력과의 싸움이 더 화급했기 때문이었다. 제헌국회도 고위급과 거물급으로 책임을 중하거나 악질적인 반민족행위자만 처벌하려 했다. 그러나 당시 좌익들이 대한민국 건국의 원훈 공로자들까지 친일파로 격하시키며 친일파 청산으로 분위기를 몰아갔다. 결국 반민족행위자 처벌 보다 친일파 숙청이 최대 목적으로 변질된 것이다.  ◇ 한국전쟁 때도 있었다는 ‘위안부’, 과연 성노예였나* 국군에도 있던 위안부 - 6.25 전쟁 때 한국군에도 위안부가 존재했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장병에게 성적 위안을 제공하는 특수위안대가 설립되었다는 것이다. 서울에 3개 소대, 강릉과 춘천 원주 속초에 1개 중대씩 있었다고 한다. 여기에 속한 위안부만도 700명 정도로 추산되었다고 한다. 채명신 장군의 회고록에도 이런 내용이 자세히 언급되어 있다고 적었다.* 일본 위안부는 주류는 기생 출신 - 조선의 기생은 원래 1, 2, 3패로 구분되었다고 한다. 1패는 궁중이나 관아의 연회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1급 예능의 소지자들로 매춘과는 무관했다. 2패는 예능이 뒤떨어진 가운데 매춘도 하는 부류, 그리고 3패는 예능 훈련을 받은 적이 없는 자칭 ‘기생’이다. 이들이 매춘을 주업으로 하는 여인들이었다고 한다. 일본군 위안부로 나간 여인의 상당수가 기생 양성소인 권번 출신이거나 요리옥의 기생 출신이라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위안부와 정신대는 달라 - 강제연행설을 부추겨 온 또 하나의 거짓말이 여자정신근로대라고 저자들은 비판한다. 정신대는 전시기에 여성의 노동력을 산업현장으로 동원한 것으로, 위안부와 성격 자체가 다른데 좌파들이 이를 혼동케 했다는 것이다. 1944년 8월 일제가 여성정신근로령을 발포하면서 12~40세 미혼여성을 군수 공장으로 동원한 것으로, 조선에선 시행도 안된 제도라고 말한다. 그런데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라는 단체를 조직해 위안부 문제를 이슈화했고,  최근에야 이름을 바꾸었다고 비판한다.    * 위안부는 과연 성노예였나? - 일본 요시미 요시아키라는 역사학자가 위안부 성노예론을 펼친 이후 보편화되었다. 그는 일본군이 노예를 연행, 감금, 폭행, 살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일본 거주 송연옥 교수도 일본과 조선의 공창제가 여인들을 노예적으로 구속한 폭력장치였으며 일본군 위안부에서 더욱 노골적으로 관철되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저자들은 위안부가 당시 문화인 공창제의 일부라고 다른 주장을 펼친다. 더욱이 ‘노예’ 수준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전쟁범죄로 단죄하기엔 우리 잘못도 많다는 점도 지적한다. 해방 후 40년 동안 위안부 문제 언급도 안되다가 1991년 조선일보의 첫 위안부 증언기사(김학순)로 뒤늦게 이슈화된 것도 지적한다.* 위안부 강제연행은 거짓말이라는 주장 - 요시다 세이지라는 일본인이 ‘나는 조선 사람을 이렇게 잡아갔다’는 책에 이런 내용을 담아 기정사실화됐다. ‘제주도의 위안부 사냥’이라는 대목에선 “1943년 5월 하순에 제주도 성산포 등지 민가나 공장에서 여자들을 모아 마구잡이로 205명을 잡아갔다. 남편이나 가족이 막으면 총 개머리판으로 때리고 칼로 위협해 데려갔다”고 묘사해 사실로 믿게끔 했다. 하지만 2000년대에 그 아들이 자기 아버지가 거짓말을 했다고 증언했다. 제주도 주민 가운데 이런 사실을 기억하는 이도 전혀 없다고 한다. 정대협도 ‘강제로 끌려간 조선인 위안부들’ 시리즈 1~4권을 내면서 이를 부분적으로 인정했다. 인터뷰 한 총 54명 중 취업 권유나 가족 친지의 인신매매로 위안부가 되었다고 답한 경우 36명이며 유괴나 납치, 약취에 의한 것은 18명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1990년대 후반에 이뤄진 인터뷰일수록 유괴나 약취, 납치라는 응답비율이 높아졌다고 한다. 저자들은 이 부분에서 조작 가능성도 제기한다. ◇ “일본은 몇 차례나 사과했다” vs “그런 사과 받을 수 없다”* 몇 차례나 사과한 일본 정부 - 1992년 1월 중순에 일본 주오대 요시미 요시아키 교수가 일본군 문서를 토대로, 일본 정부가 위안부 모집과 위안소 운영에 직접 관여했다는 사실을 밝혀 냈다. 이제까지 관여설을 부인해 왔던 일본 정부는 큰 타격을 받았다. 정대협 등은 일본 정부의 책임이 만천하에 드러난 만큼 일본 정부의 사죄와 보상,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했고 이후 일본 정부는 1월말 방한한 미야자와 기이치 수상 통해 우리 국회에서 위안부 문제를 사과했다. 그 해 7월에는 위안부 1차보고서를 내고 “강제 연행의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일본정부가 관여했다”고 시인했다. 1993년 8월에는 이른바 ‘고노 담화’를 통해 위안소가 군 당국의 요청으로 설치된 것이고 설치 및 관리 이송 등에 구 일본군이 관여했다는 것도 시인했다. 일본정부는 이에 법적 배상이 아닌 도덕적 책임 차원에서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1995년 8월15일 무라야마 담화를 통해 일본의 과거 식민지배와 침략 전쟁에 가장 적극적으로 사과했다. * 보상 요구 대신 직접 지원 결정한 김영삼 정부 - 정대협과 달리 한국 정부는 고노 담화를 긍정 평가하고 위안부 피해 보상 혹은 배상과 관련해 일본 정부에 새로 보상을 요구하지 않고 스스로 원 위안부들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1993년 6월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생활안정지원법’을 제정해 생존 위안부 신고자 121명에게 8월부터 생활안정금 500만원과 매달 생활지원금 15만원, 영구주택 우선입주권 등을 제공했다. 김대중 정부 때는 위안부 신고자 186명에게 1인당 3800만원씩 지급했다. 정부자금 3150만원에 정대협 모금 650만원을 더 한 것이다. 일본 국민기금을 받은 원 위안부에게는 지급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의 위로금 지급 제안을 걷어찬 정대협 - 일본정부는 ‘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국민기금’을 조성해 일본기업과 국민에게서 모금한 돈으로 위안부 1인당 200만엔 지급키로 했다. 정부자금으로 의료비를 지급하고 재단 운영비도 대기로 약속했다. 사실상 정부차원의 보상이었다. 하지만 정대협은 일본 정부가 직접 사죄하고 배상해야지, 민간모금으로 주는 위로금은 안된다고 거부했다. 이에 국민기금은 기금을 수령한 원 위안부 명단을 공개않기로 하고 1997년 1월 7명에게 인당 200만엔 씩 위로금 지급하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반발이 거세지자 1998년에 사업을 중단하고 2002년 한국 내 위로금 지급으로 종결했다.* 박근혜 정부 합의마저 폐기 - 2006년에 원 위안부들은 한국정부가 위안부 배상 청구권 문제에 해결에 나서지 않는 것은 기본권 침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5년 후인 2011년 헌법재판소는 한국정부가 위안부 배상청구권 관련 한일간 분쟁을 해결하는데 나서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 판결했다. 박근혜 정부는 물밑 협상을 통해 2015년말 정상회담 이후 외교장관 명의로 위안부 문제 합의안을 도출했다. 일본정부로부터 10억엔을 위로금으로 받아 재단을 설립해 개별 피해자들에게 위로금 지급키로 했다. 이로써 위안부 문제를 양국 간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임을 확인했다. 국제사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상호 비난 비판을 자제할 것도 다짐했다. 그러나 정대협의 반발과 박근혜 정부의 붕괴, 문재인 정부의 “합의 잘못” 선언으로 2018년 말 화해와 치유재단은 해산을 결정한다. 이어 위안부와 유족 20인은 2016년 12월 일본 정부에 총 3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09-26 08:30 조진래 기자

[비바100] 다시 돌아온 ‘책방’…독서 열풍 일으킬까

현대인은 책 한권 제대로 읽기도 힘들다. 곳곳에 널려 있는 디지털 문명과 바쁜 일상이 완독의 기쁨을 막기 때문이다. 특히 업무량이 절대적으로 많은 편인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독서량이 적은 국가로 꼽힌다. 2016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한국인의 생활시간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10세 이상 국민의 평균독서시간은 6분으로 조사됐다. 하루 10분 이상 책을 읽는 사람이 10명 중 채 1명도 안된다. 2017년 국민실태 조사에서도 한국인의 연 평균 독서량이 8.3권으로 집계됐다. 연평균 독서량이 40권인 일본이나 60권인 이스라엘과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적은 수치다.  방송을 통해 책을 읽지 않는 습관이 개선될 수 있을까. 24일 공개된 tvN ‘요즘 책방: 책 읽어드립니다’(이하 책 읽어드립니다)는 오랜만에 전파를 타는 ‘책방’이다. 스타 역사강사 설민석과 방송인 전현무, 가수 이적, 배우 문가영, 소설가 장강명 등이 스테디셀러 책들을 알기 쉽게 풀어준다. tvN ‘요즘책방: 책 읽어드립니다’(사진제공=tvN)1회 방송에서는 장강명, 물리학자 김상욱,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윤대현 등이 전문가 패널로 출연해 유발 하라리의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에 대한 각자의 견해를 전했다.특히 설민석은 “농업 혁명은 인류 최대의 사기극” “인류 발전의 힘은 ‘뒷담화’에서 시작된다” 등의 발언으로 눈길을 모았다.  이 같은 콘셉트는 책을 쓴 저자의 생각이 아닌 독자의 생각을 공유하기 위함이다. 연출을 맡은 정민식PD는 “저자의 생각은 텍스트에 녹아있기 때문에 책의 정답이 저자의 생각”이라며 “하지만 요즘은 정답의 시대가 아닌 견해의 시대다. 책을 쓴 저자의 생각을 패널들이 재해석하고 의견을 나누면서 나만의 답과 생각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책방’은 예능계에서 성공하기 힘든 소재기도 하다. 과거 MBC ‘느낌표’의 한 코너 ‘책, 책, 책 책을 읽읍시다’의 대성공 이후 강호동을 메인MC로 내세운 KBS ‘달빛 프린스’나 tvN ‘비밀독서단’, MBC ‘비블리오 배틀’ 등 몇몇 책 관련 프로그램이 생겼지만 소리 없이 자취를 감췄다. 재미와 의미, 두 마리 토끼를 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설민석은 “웃기기보다 본질에 충실해야 시청자들이 반응한다”고 정곡을 찔렀다.그는 “나는 쉽고 재밌게 책을 읽어주는 역할이며 책의 주제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다양한 견해를 전한다. 또한 전현무, 이적 등이 자칫 교양 프로그램으로 머물 수 있는 방송에 예능적 요소를 불어넣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현무는 이 프로그램에서 ‘책을 읽지 않는 남자’ 역할로 일반 시청자의 눈을 대변하다. 방송을 통해 공개된 책들이 일명 ‘미디어셀러’ 반열에 오르는 현상도 경계해야 할 문제다. 실제로 ‘책, 책, 책 책을 읽읍시다’나 인기 드라마 ‘도깨비’, 예능 프로그램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등에서 언급한 책들이 서점가에서 화제를 모으며 베스트셀러로 진입했다.  tvN ‘요즘책방: 책 읽어드립니다’ 의 한장면(사진제공=tvN)제작진은 이 같은 현상을 방지하고 공정성을 위해 방송에서 공개되는 책들은 출판계, 서점계, 학계 전문가들의 추천을 받되 전문가 명단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여러 출판사에서 번역된 고전 번역서의 경우 원문에 가깝게 번역하되 독자가 이해하기 쉬운 번역문을 택했다. 더불어 서점 및 온라인 책 유통업계에는 경과를 공유하지 않는다. ‘책을 읽읍시다’ 외에도 김태호PD의 복귀작으로 꼽히는 MBC ‘같이 펀딩’도 ‘책방’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배우 유인나의 오디오북 펀딩 도전을 통해 시청자들과 책을 연결해준다. 유인나는 최근 배우 강하늘과 함께 한 ‘네이버 V라이브’ 방송에서 시청자들이 추천한 인생책과 스타들의 인생책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MBC ‘같이펀딩’에서 오디오북 제작을 위한 펀딩 중인 배우 유인나와 강하늘 (사진=네이버V라이브 캡처)시청자 4000명의 추천을 받은 인생책으로는 프랑스 소설가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윤동주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 이병률 시인의 산문집 ‘끌림’, 박준 시인의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등이 차지했다. 작곡가 유희열은 박민규 작가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인생 책으로 꼽았고 가수 아이유는 제4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 수상작 임솔아 작가의 ‘최선의 삶’을 추천했다. 이외에도 교육방송(EBS)는 라디오 ‘EBS북카페’와 아나운서 오정연이 진행하는 ‘아이돌이 만난 문학’을, KBS1라디오는 ‘백은하의 영화관, 정여울의 도서관’을, KBS3라디오는 ‘명사들의 책읽기’ 등을 통해 청취자들과 책이 가까워지는 시간을 마련한다.설민석은 “평상시 바빠서 책을 읽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독서의 대중화가 필요하다”고 ‘책방’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군주를 앉히거나 끌어내릴 수 있는 민주주의 시대, 시민이 똑똑하면 나라가 바로 서고 어리석으면 망국으로 가게 된다. 사치가 아닌 생존을 위해 책을 읽는다”고 덧붙였다.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2019-09-25 07:00 조은별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조남수 <조남수의 이건 아니야>

이번 책은 중소기업인 조남수 대표가 낸 정치 에세이 조남수의 이건 아니야다. ‘문재인 대통령이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는 문구를 붙여 여름 휴가철에 서점에 깔린 후 꽤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인기인데다, 작금의 정치 상황이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는 판단에 뒤늦게 나마 일독을 권한다. 정치를 두려워 하는, 아니 두려워해야 하는 통상의 기업인들과 달리, 저자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거침없는 쓴 소리를 내뱉는다. 후환이 두렵지 않느냐는 얘기를 들을 법도 하다. 저자가 현실 정치에 어떤 노림수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보수는 보수대로 진보는 진보대로, 있는 그대로 읽어보길 권한다. 총평 기업 현장에서 느낀 소회가 현실적으로 담겨 있다. 문 대통령의 공약에서부터 측근들의 가벼움, 기업과 산업 현장을 죽이는 여러 규제와 비상식의 관행들(특히 현 정부 들어 만들어진)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을 담았다. 특히 예전 김지하 시인이 제시했던 오적(五賊)을 빗대 촌철살인의 ‘신 오적(新 五賊)’을 제시했다. 언론까지 ‘나팔수’로 매도되어 마음이 불편하긴 하지만, 수긍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니 어쩔 도리가 없다. 이런 매서운 비판도 잘 받아 현실 정치에 수렴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일독을 권한다. 베껴두면 유익할 내용들 ◇ ‘기회 평등·과정 공정·결과 정의’ 공약이 “기회는 우리끼리, 과정은 내로남불, 결과는 좌파독재”* 문재인 대통령의 ‘기회’ 공약(空約) -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후 지금 나라꼴을 보면, “기회는 우리끼리, 과정은 내로남불, 결과는 좌파독재”라고 일갈한다.* 문 대통령의 거짓 인사공약 - 취임 때 문 대통령은 “나를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도 삼고초려해 인재를 등용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자격도 안되는 비전문가들을 공기업에 캠코더(캠프+코드+더민주) 인사로 낙하산을 내려보내니 문제다. 국내 339개 공공기관의 당기 순이익이 2016년 15.4조에서 2017년에는 7.2조, 2018년에는 1.1조원으로 곤두박질쳤다. KAI 사장에 문재인 캠프 출신의 감사원 사무총장을 앉히더니 향후 100조 시장까지 바라볼 알토란 같은 미국 훈련기 사업자 선정에도 탈락했다.* 다시 생각해 보는 ‘대통령의 품격’ - 3.1 운동 100주년 기념사에서 문 대통령은 “친일 청산”을 언급하면서 ‘빨갱이’, ‘칼 찬 순사’ 같은 정제되지 않은 말 들을 쏟아냈다. ‘미래’보다 ‘과거’로 돌아가 ‘국민 감성팔이’를 유도하는 꼴이다. 현충일 호국영령 앞에선 북한으로 넘어가 우리 동포들에게 총 뿌리를 겨눈 김원봉을 ‘군군 창설의 뿌리’, ‘한미동맹의 토대’라며 위험수위 막말 발언을 일삼았다. 과연 누구의 대통령인가?* 행정이 입법과 사법 장악하면 ‘독재’ - 대통령이 임명하고 통제하는 ‘공수처법안’으로 인해 사법권이 장악되고 민주주의 핵심인 삼권분립이 훼선되는 상황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이 법이 통과되어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어지면 ‘권력 나팔수’는 불 보듯 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상부에 보고한 것은 비밀누설 혐의요, 하급자에 지시하면 업무방해 혐의, 말 안듣고 소신껏 하면 직권남용 혐의, 하라는 대로 안하면 직무유기 혐의가 지워질 것이라고 일갈한다. 사법부가 대통령에 예속되어, 브레이크 없는 과속 독주가 불가피해 질 것이란 얘기다. 사법권을 제약할 수 있는 초법적 기관을 대통령 직속에 두면 안된다는 주장이다.* 노무현은 그래도 국민과 균형을 생각했다? - 노무현 대통령은 그래도 국익을 위해선 할 소리는 한다는 자존심이라도 있었지만, 문재인 정부는 아예 미국을 반대편에 생각한다. 오로지 북한 예우에만 급급하고 있다. 그러니 전통의 맹방 미국 대통령인 트럼프를 정식으로 초대하지도 못하고 일본에 오는 길에 들러 주십사 애걸하는 사태까지 왔다.◇ 힘과 권력 얻은 좌파성향 ‘참여연대 전교조 민노총 민변 나팔수언론’이 新 五賊* 신 오적(新 五賊) - 우리나라를 구렁텅이로 빠트리고 있는 힘있고 권력있는 좌파성향 집단들, 참여연대 전교조 민노총 민변 나팔수언론. 참여연대와 진보성향 학자들은 틈만 나면 자본주의 상징인 재벌을 해체해야 한다고 열을 올린다. 전교조는 좌편향의 이념적 토대를 제공한다. 전북 순창의 회문산 빨치산 추모제 데려가는 등 어린 학생들에게 반미주의 의식화 교육도 시키기도 했다. 나팔수 언론은 KBS 주요 프로그램 진행자 모두 외부 좌편향 이념가들이다. MBC는 PD 출신 대표 체제를 맞아 당장 창사 57주년에 경영진 보수 10% 삭감에 명예퇴직을 추진했다. 적자 1000억원 내면서 좌파 김제동과 주진우에 거액 진행비를 준다고 비판한다. 민변은 법제처장 검찰과거사위원장 검찰개혁위원장 등 요직에 자리하고 법무부도 장악했다. 전체 2만 5000명의 변호사 중 5%에 해당하는 1200명의 민변 변호사들이 좌파 정부를 떠받치는 권력기관으로 부상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한다.* 한심한 참모들 - 가장 친북 성향인 문정인 대통령 통일안보특보는 “장기적으로는 한미동맹을 없애는 게 최선”이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김현철 통일부장관은 후보자 시절에 북한의 선제공격으로 벌어진 제2연평도전 직후 “남한의 NLL(북방한계선) 고수는 철회돼야 한다”고 막말을 했다. 친북 정권임을 자임한 꼴이다. 갓 로스쿨 변호사 출신의 청와대 행정관이 50만 장병 수장인 육군 참모총장을 카페에서 만나 장성급 인사를 논의하고, 낙점 인사 명단이 든 가방을 담배 피우다 분실하고, 민정수석실 특감반원이 눈치없이 대통령 핵심 측근인 주 러시아 대사 뒤를 캐다 공무상 비밀누설혐의로 고발당하는 나라다. 정권에 불리한 통계나 보도 나오면 해당 부처 찾아가 휴대폰 압수하고 사찰 일삼는 나라다.* ‘강남 좌파’ 장하성 - 장하성 청와대 전 정책실장은 지난 2018년 7월 고용쇼크 이후 줄곳 “소득주도성장의 가시적 성과가 곧 나올 것”이라고 말해 왔다. 하지만 현실은 더 악화될 뿐이다. 자신은 100억대 자산가로, 강남에 시가 20억원대 아파트에 살면서도 “모든 국민이 강남에 살 필요는 없다”고 딴소리를 했다. 강남 좌파 정권의 현주소다.* 여권의 보수궤멸 50년 집권 플랜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등 여권 실세들의 생각은 “정권이 바뀌면 우리도 감옥간다. 그러니 어떻게 해서라도 보수를 궤멸시키고 50년을 집권하자”는 것이다.* ‘광화문 집무’ 공약을 풍수 탓 하며 뒤짚은 청와대 -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청와대 집무실에서 나와 광화문 종합청사에서 근무하겠다”고 약속했으나 2019년 연초에 “못 지키게 되었다”며 사과했다. 그러면서 유흥준 전 문화재청장의 풍수 얘기를 핑계로 댔다. 풍수상 청와대 터가 불길하다는 얘기다. “풍수지리학자 조용헌 씨도 ‘청와대 터가 바위산의 지기가 강해 사찰이나 교회로는 맞아도 대통령 거처로는 맞지 않다고 했다”고 전했다. 풍수의 쓰임새가 가지가지다.◇ ‘측근 경제’ 위험수위 … 태양광·원전 놓고 비전문가들 자리 나눠먹기 극심* ‘측근 산업’ 태양광 - 태양광 사업에 한몫 챙기려는 측근들이 많다. 2030년까지 태양광 풍력발전에 100조 투자하고 이를 통해 국가 전력의 3분의 1 담당하겠다는 황당한 계획 밀어붙이고 있다. 전국 2500개 학교 옥상에 설치하려는 태양광 발전 건립사업에도 공기업 한전을 배제해 달라고 정부에 압력을 행사할 정도다. 결국 시민단체인 태양광 사업협동조합에 사업 우선권 주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환경을 빙자해 돈벌이하고, 시민권력도 행사하고픈 환경단체들의 과욕이 화를 부를 것이라고 저자는 우려한다. 결국은 새만금까지 대단위 태양광 단지로 만들겠다고 해 논란을 빚고 있다.* 김경수 구속한 성창호 부장판사에 ‘올가미’ - 대통령 최측근 김경수 경남지사를 법정 구속했다가 상급기관인 법원행정처에 관련 사항을 내부적으로 보고한 것을 문제 삼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재판권을 박탈하고 현직에서 몰아냈다. 결국 그는 피의자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 정권을 지지하는 좌편향 판사들로 대법원은 물론 헌법재판소까지 장악당했다. 수틀리면 검사든 판사든 모두 감옥으로 보내 버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우려한다.* 누구를 위한 탈핵인가? -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선 한마디도 책망 못하면서, 국내 원전 건설에는 입에 거품을 물고 반대한다. 대표성 없는 시민 의사를 들어 탈원전 정책을 서둘러 확정하고, 7000억 원 들여 부품 교체하고 새 원전으로 탈바꿈 시킨 원전까지도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 통해 조기 정지를 결정했다. 국내 원전은 위험하다며 폐쇄 수순을 밟으면서 사우디 인도 등에는 ‘안전한 원전’을 수출한다는 모순적 태도로 일관한다. 원전에 반대해 온 환경단체 멤버들이 속속 원자력위원회 및 산하기관에 점령군처럼 포진했다. 한수원 이사회에도 원전 반대론자들이 사외이사로 안착했다. 원자력의 숨통을 서서히 끊어가려는 조치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중소기업도 “해외로, 해외로” - 정부의 인위적인 임금 인상이 부메랑이 되어 국내 제조업 공동화를 만들고 있다. 2018년 기업의 해외투자는 55조원으로 통계작성 이래 최고다. 전년 50.8조원 대비 9.1% 늘었다. 일자리 창출의 일등공신인 중소기업의 2018년 해외투자는 2017년 대비 31.5%나 폭증해 100억 달러에 달했다. 2012년 22억 달러에서 매년 30%씩 늘어 거의 5배나 폭등했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3년 동안 2배로 뛰었다. 반대로 국내 투자는 2년 동안 33%나 급감했다. 어떻게 이 기업들을 국내로 돌릴 수 있을까.◇ 기업 현실을 도외시한 정책에 나라경제 추락 또 추락 * 트럼프와 애플의 교훈 -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에 따라 법인세가 인하되자 애플은 해외에 보유해 왔던 현금 2450억 달러를 미국으로 들여와 세금 380억 달러를 납부했다. 이어 5년간 3500억 달러를 투자해 2만 개 고급일자리를 만들어내겠다고 발표했다. 이것이 진정한 선순환 경제 정책이다.* “일하지 말라”는 주 52시간 - 기업은 벤처기업이든 제조업이든 더 연구하고 더 생산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에서는 일하지 말라고 한다. 업종 불문, 내용 불문하고 일주일에 52시간 넘게 일하지 말아야 하고, 일의 전문성과 숙련도와 관계없이 무조건 최저임금 이상을 주라고 한다. 저자는 “한마디로, 좌측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말한다. 정부 근로시간 단축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근로시간 중 커피 타임이나 흡연 시간도 근로시간으로 인정된다. 경악할 일이다.* 대표성 없는 최저임금위 노동계 대표 -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 2000만명 중 9%에 불과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추천한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9명이 전체 근로자 대변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한다. 대표성도 없고 근로 현장의 목소리 제대로 반영 못한다는 얘기다. 평균 연봉 5000만원 이상 귀족 노조가 단결력으로 정부 압박해 힘없는 중소영세상공인들을 바닥으로 내몰고 있는 형국이라고 저자는 일갈한다.* ‘메뚜기족’,‘토막근로자’ 양산하는 최저임금제·근로단축제 - 최저임금이 급등하자 기업들은 풀 타임 정규직 채용 불가능해 졌다. 일하는 시간에 맞춰 일할 사람 찾을 수밖에 없으니, 결국 시간에 맞춰 일을 찾아다니는 메꾸기족이 많아질 수 밖에. 수익은 안나는데 최저임금 이상을 주라고 하니 시간제 근로자만 찾게 되고 결국 업주는 사람 채용을 기피하는 부작용만 양산된다. OECD 국가 중 최상위 임금을 받는 대기업 노조들의 끊임없는 욕심에 좌파 정부가 말려들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IT 연구개발 사업장도 ‘노조판’ - 연구개발직이 주류인 테크노밸리에 민주노총이 상륙했다. 네이버가 노조를 설립하고 넥슨도 민노총 산하에 편입됐다. 민노총의 ‘200만 조합원’ 목표의 일환이다. 제조업이 몰락하고 자원도 없는 우리에서 IT 연구개발 사업장까지 노사 쟁투가 벌어지면 ‘저녁 있는 삶’ 보다는 ‘저녁 끼니를 걱정해야 할 삶’이 올 지도 모른다.◇ 죽어가는 기업·산업 현장 … 누가 살릴 것인가* ‘기술 대한민국’ 숙련공 소멸 우려 - 기술 운용 능력을 가진 60대 숙련 인력이 퇴장하는 시기가 오면 한국 제조기술도 이 땅에서 사라질 수 밖에 없다. 20202년부터 근로시간 단축제가 중소기업에 적용되면 숙련공 부족은 불가피하다. 생산성 저하와 경쟁력 강화가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전국버스노조 파업도 결국 주52시간 탓 - 전국버스노조 파업도 근로시간 단축 따른 임금 저하를 받아들이지 않아 발생했다고 판단한다. 운전기사는 임금삭감 받아들일 수 없고, 사용자는 부족한 운전기사를 새로 채용할 여력 없고, 결국 요금을 인상해 국민에게 전가하거나 세금으로 회사에 보조해 주는 방법 밖에 없다. 그런데 정부는 버스노조 파업이 주 52시간과 관계없다고 딴소리를 한다. 근로시간 특례업종에서 빠진 지방 버스 운전기사들이 근로시간 단축으로 임금이 줄자 대거 서울로 몰려 지방도시 운전기사 구인난이 극심하다.* 상급자 임금까지 올리게 만드는 최저임금 - 고졸학생을 채용하는데 노동생산성과 관계없이 무조건 최저임금 이상으로 급여를 책정하다보니 기존의 3년차 대리 임금과 별 차이가 없어졌다. 대리 임금까지 덩달아 올려주어야 할 판이다. 다양한 직업과 수많은 일의 특성을 무시하고 무조건적으로 평등을 강요하는 정책, 바로 사회주의 철학에서 나오는 것이다.* 노상 뺨 맞는 삼성 - 집권당 원내대표가 “삼성이 오늘날 글로벌 1위가 된 것은 협력사를 쥐어짠 결과”라고 말한다. 악담도 이런 악담이 없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은 239조 6000억원이지만 국내 매출 비중은 13%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납부세금 총액 15조1000억원 중 81%를 국내에 납부한다.* 최순실에 밉보여 팽 당한 한진 조중훈 - 평창올림픽에 최순실과 연결된 스위스 시설물 건설업체 누슬리에게 올림픽 공사 맡기라는 지시를 조직위원장이던 조 회장이 거부했다고 한다. 미르, K스포츠 재단에도 10억원만 내 성의부족이란 비아냥을 들었다고 한다. 그러다 갑질 사태가 터지니 이때다 싶어 검찰 경찰 금융위 전방위 조사로 탈탈 털어 팽시킨 아주 못된 사례라고 저자는 분개한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09-24 08:30 조진래 기자

[갓 구운 책] 인간의 생로병사, 희로애락이 다 있다! ‘영화와 신화로 읽는 심리학’

영화와 신화로 읽는 심리학 우리 삶을 읽는 궁극의 메타포|김상준 지음(사진제공=보아스)선악 대결, 형제간의 권력다툼, 비극적인 로맨스, 탐욕과 질투, 탄생과 죽음, 소중한 것에 대한 뒤늦은 깨달음 등 문화 콘텐츠의 원형은 오래 전 ‘신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이 집필한 ‘영화와 신화로 읽는 심리학’은 영화를 신화로 환원해 원형을 짚고 그 안에 깃든 인간의 희로애락, 생로병사 등을 이야기한다.책은 ‘자아를 찾아서’ ‘시련을 건너는 법’ ‘사랑의 의미’ ‘인간 내면의 본능과 욕망의 그림자’ ‘삶이란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는 여정’ 5개장에 영화와 신화를 비교하며 인간의 심리를 풀어낸다. 영화와 신화의 접점에는 미술작품을 활용한 부연이 따르기도 한다.짐 캐리 주연의 ‘마스크’와 북유럽 신화 속 악의 신 로키, ‘뮤리엘의 웨딩’에서 끌어낸 자식을 잡아먹는 우라노스와 크로노스, 파타고니아 인디언 부족의 엘-랄, 폴리네시아 마오리족의 타네-마후타, ‘풀 몬티’와 헤라클레스 등은 자유와 진정한 자아찾기에 대해 이야기한다.이병헌의 ‘달콤한 인생’과 니오베, 전도연의 ‘밀양’과 ‘법구경’ 중 빠따짜라, ‘굿 윌 헌팅’과 무티마, ‘12몽키즈’와 카산드라, ‘브로크백 마운틴’과 아폴론·히아킨토스 등은 시련과 사랑에 대해 그리고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구로 간다’와 시시포스, ‘시틸 라이프’와 하데스, ‘여인사십’과 티토누스는 삶 그 자체에 대해 풀어낸다. 그렇게 19편의 영화와 관련 신화로 풀어낸 심리 이야기는 지금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9-23 20:30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낙관과 비관 사이…미래를 나 답게 하는 ‘비관하는 힘’

비관하는 힘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를 대비한다|모리 히로시 지음(사진제공=더난출판)모든 일이 생각대로 잘 진행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좌절하고 절망하는 이들에게 무작정 “좋은 게 좋은 것”이라거나 “잘될거야”라는 말이 위안이 될까.“말이 씨가 된다.” “긍정적인 생각과 에너지가 성공을 부른다.”‘모든 것이 F가 된다’로 고단샤의 제1회 메피스토상을 수상한 소설가였지만 에세이나 논픽션 작품 집필에 집중하고 있는 공학박사 모리 히로시의 신간 ‘비관하는 힘’은 이 같은 명제에 반기를 든다.저자는 칭찬과 응원 일변도의 삶 보다는 공학설계에서 불문율과도 같은 “기계는 반드시 부서진다” “오작동은 반드시 일어난다”는 페일 세이프(Fail Safe)의 가치를 강조한다.책은 ‘비관은 최고의 생존전략’ ‘사회가 낙관을 조장하는 이유’ ‘상식을 비관하면 혁신이 된다’ ‘냉정한 대처가 가져다 주는 것들’ ‘과거를 낙관하고 미래를 비관하다’ ‘의심과 걱정이 가져다 주는 뜻밖의 진실’ ‘비관하는 연습’ 등 7개장에 인간의 생존과 번영을 이룬 ‘비관의 힘’에 대해 풀어낸다.일이 생각대로 되지 않는 순간은 분명 발생한다. 어떤 대책이나 플랜B도 없이 마냥 낙관적이라고 발생할 문제나 난관이 오지 않을 리 없다. 그 어려움이 해결될 리도 만무다. 책의 주장대로 사회는 나쁜 상황을 가정하고 대비한 경찰제도, 법질서 등으로 유지되고 발전돼 왔다.그렇다고 마냥 비관만을 주장하는 책도 아니다. 마냥 낙관만을 추구하는 사회에서 저자는 “비관해야할 때 제대로 비관하고 낙관해야할 때 똑바로 낙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는 비관한다고 해도 절대 개선할 수 없다. 이에 과거는 낙관하되 다가올 미래는 비관으로 대비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주장이다. 그렇게 ‘비관의 힘’은 가능성 있는 미래를 스스로 대비하고 준비하는 데서 발휘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9-23 20:00 허미선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애덤 알터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

우리 모두 ‘중독된 삶’을 살고 있다… 치유할 방법은 없는가이번 책은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마케팅 부교수 겸 및 심리학과 겸임교수인 애덤 알터의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현대인들은 모두 어떤 것에든 ‘중독’을 경험하게 되는데, 특히 디지털 사회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스마트폰 같은 전자기기 관련한 ‘행위 중독’에 많이 취하게 된다. 저자는 마약 중독자와 행위 중독자가 같은 레벨이라고 단안한다. 오히려 치료 후 회복은 더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독자의 삶이 어떤 것이며, 어떻게 치유해야 하는 지 심각한 고민이 담겨 있다. 우리 스스로도 내가 과연 중독자가 아닌지 따져볼 일이다. 총평 현대인들이 겪는 ‘행위 중독’의 치유법은 과연 무엇일까. 저자는 개인적으로는, 중독에 빠지지 않도록 어릴 때부터 주변에서 잘 보살 펴 주는 것, 그리고 스스로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기업이나 조직도 ‘중독 회피’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의 게임화를 통하거나, 퇴근 후나 휴가 때 이 메일 계정을 차단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사회 전체적으로는 중독을 덜 만들고 이를 치유하기 위해 힘을 모으는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체적이고 확실한 해법을 기대했다가 살짝 실망하기도 했지만, 우리 사회에 만연한 중독의 문제를 이처럼 폭 넓게 파헤친 역작도 드물기에 저자의 다음 저작을 기대하는 것으로 갈음했다. 베껴두면 유익할 내용들 ◇ 아이패드 만든 잡스도 ‘노모포비아(nomophobia)’를 겁냈다* 잡스도 자기 아이들에겐 아이패드를 못 보게 했다 - 애플의 창업주 스티브 잡스도 애플의 혁신 제품인 아이패드를 자녀들에겐 사용에 제한을 두었다. 디지털 테크놀로지 업계에서는 이런 금언이 있다. ‘자신이 공급하는 중독 물질에 절대 취하지 말라’. 테크놀로지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 역시 마약상이 반드시 명심해야 할 원칙을 따르고 있는 듯 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하지만 문제는 중독에서 벗어난 알코올 환자들의 경우 수백만 명이 아예 술집에 얼씬도 않지만, 인터넷 중독자들은 이메일을 쓰지 못하게 할 도리가 없어 해법이 막막하다는 점이다. 디지털 시대의 행위중독은 정말 심각한 수준이다.* 행위중독 전성시대 - ‘모먼트’라는 앱을 통해 현대인들이 하루에 얼마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지 통계 내 보니, 하루에 평균 3시간을 쓰고 39번을 집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깨어 있는 시간의 4분의 1을 휴대폰과 함께 보낸다는 얘기다. 월로 보면 매달 100시간, 평생이면 11년을 우리는 휴대폰에 중독되어 살고 있다는 얘기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1시간에 평균 3번 씩 휴대폰을 습관적으로 집어 들고 있다고 한다.* 노모포비아(nomophobia) - 모바일 결핍 공포증(no-mobile-phobia) 약자다. 휴대폰이 없으면 불안과 공포에 휩싸인다는 뜻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인구의 40%가 이메일이나 도박, 포르노 등 인터넷 관련 중독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미국 대학생의 48%가 인터넷 중독이며, 40%는 중독 경계선을 넘나드는 상태이거나 잠재적인 중독자라고 한다. 또 46%의 사람들은 스마트폰 없이 살 수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2015년에 스마트폰 중독자가 2억8000만명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나라로 치면 중국 인도 미국에 이어 세계 3위국이다. 이제 많은 10대가 통화를 하거나 직접 만나 대화하기를 꺼려하며, 다툴 때 조차 문자 메시지로 다툰다.* 잠자는 시간보다 디지털기기 사용시간 더 길어 - 아리아나 허핑턴은 수면혁명이라는 책에서 “사람들이 디지털 기기와 보내는 시간이 잠자는 시간보다 점점 길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가능하면 스마트폰을 침대 옆에 두고 충전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실제로 18~64세 성인 60%가 스마트폰을 옆에 두고 잔다고 한다. 때문에 성인 중 50%는 늘 기기에서 벗어나지 못해 잠을 설친다고 한다. 전자기기가 발산하는 푸른 빛이 주범이다. 한 연구에서도 잠자리에 들기 전에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멜라토닌 분비량이 줄고 잠을 설치고 피로에 시달린다고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스마트폰은 독극물”… 중국에는 ‘임상 장애인’ 인터넷 중독자 2400만명* ‘중독’이란 무엇인가 - 해롭고 떨쳐 버리기 힘든 경험에 대한 짙은 애착으로 정의된다. ‘행위중독’은 단기적으로는 심리적 욕구를 채워줌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보면 심각한 해를 끼치는 어떤 행위를 거부할 수 없을 때 발생한다. 이 때 나타나는 ‘강박열정’은 때로는 위험하다. 단순히 즐긴다는 정도를 넘어서는 욕구라, 행위중독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연구 결과들은 중독 행위가 마약 남용과 똑 같은 뇌반응 일으킨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행위중독자는 사실상 마약중독자와 똑같다는 얘기다.* 중국에선 인터넷 중독이 ‘큰 질병’ - 중국은 세계 최초로 인터넷 중독을 임상 장애로 선포한 나라다. 10대에 있어 가장 위험한 공중 보건 문제라고 판정했다. 중국에는 인터넷 중독 치료센터가 400곳이 넘는다. 중국이 내린 인터넷 중독의 정의에 따르면. 이 나라에는 이미 2400만 명의 중독자들이 살고 있다.* 베트남 철수의 원인 ‘미군 마약 중독’ - 베트남은 골든트라이앵글(Golden Triangle)이라 불리는 동남아시아이 주요 마약 생산지역의 외곽에 위치해 있다. 미얀마 라오스 태국을 아우르는 이곳에서 베트남전쟁 기간 동안 전 세계 헤로인 수요 대부분이 공급되었다. 순도 99%에 달하는 4번 헤로인이 특히 큰 인기를 끌었다. 전쟁이 끝났을 때 미군 사병 가운데 35%가 헤로인을 해 봤으며 19%가 중독되었다고 한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급히 실태 파악위해 현지로 여야 의원 파견하기 까지했다. 두 의원은 이런 보고서를 올렸다. “나라(미국) 전체에 마약이 확산되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미군을 베트남에서 하루빨리 철수시켜야 한다.”* “스마트폰은 독극물” - 신경과학자 앤디 도언은 “게임 중독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은 고속인터넷 덕분에 다른 게이머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기가 쉬워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어린 게이머들을 유혹하는 중독성 있는 온라인 인간관계는 매우 위험하다. 다른 사람들과 마주 보고 대화 나누는 행위의 의미를 배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같은 공간에 있음에도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어릴 때 직접 대면을 통해 교류할 기회를 놓치면 사람을 대하는 기술을 영영 습득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MIT공대 심리학자 셰리 터클은 “테크놀로지가 아이들의 의사 소통 능력 또한 떨어트린다”고 우려했다. 그는 “스마트폰은 독극물”이라고 까지 말한다.◇ ‘중독자 세상’… 목표 중독자·피드백 중독자·향상 중독자·난이도 중독자* 목표 중독자 - 우리는 전례없는 목표 지향성 문화의 시대, 완벽주의와 자기평가, 그리고 더 많이 일하고 더 적게 쉬는 생활방식에 중독된 시대에 살고 있다. 따라서 성공한 뒤 찾아오는 허탈감을 이겨 내든가, 실패에 다른 절망감을 이겨내야 한다. 직장에서 이메일이 도착하면 70%가 평균 6초만에 열어본다고 한다. 이후 중단했던 업무에 다시 몰입하려면 25분 걸린다고 한다. 하루에 일정 간격으로 25통의 메일을 받으면, 사실상 다른 일을 할 시간이 없다는 얘기다. 이에 전문가들은 ‘목표’ 대신 ‘체계’를 세울 것을 권고한다. 도달할 방법도 없는, 거창하고 대단한 목표를 세우느니 차라리 매일매일 삶을 채워주는 소박한 일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피드백 중독자 - ‘좋아요’ 누르기는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문화를 지배하는 최초의 디지털 마약으로 떠올랐다.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스티븐 코틀러는 “가상현실은 합법적인 헤로인, 강력한 차세대 마약이 될 것”이라고 예언하기도 했다. 가상현실이 대기업과 게임 디자이너의 손에 들어가면 갈수록, 심각해 지는 중독을 부추기는 막강한 최신 무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향상 중독’과 ‘난이도 중독’ - 초보자에게 어쩌다 따르는 운은 향후 심각한 해를 입힌다고 한다. 초보자에게 따라오는 운은 중독성이 더욱 강하다. 개발자들은 골수팬 만을 위한 보상을 게임에 숨겨 놓아 실력 향상을 꾀하도록 한다. 사람들은 컴퓨터 게임은 물론 경제적 목표, 성공의 야망, 소셜 미디어의 목적, 운동 목표 등에서 최적 수준의 난이도를 원하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테크놀로지 전문가, 게임 디자이너, 상품 디자이너 등은 사용자가 제품을 다루는 실력이 향상되고 숙련되면 그것이 다시 확실하게 복잡하고 어려워지지도록 수정한다고 한다.* 저커버그가 인스타그램을 인수한 이유는? - 저커버그는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자신을 남과 비교하는 성향(중독성)이 있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비슷한 ‘힙스터매틱’과 달리 인스타그램이 꾸준히 성장한 이유는, 앱을 무료로 내려받게 하고 앱과 연동된 소셜 네트워크에 자기가 찍은 사진을 올릴 수 있도록 한 덕분이다.◇ 습관을 바꿔라 … 스스로 더 생각하고 더 치유법을 찾아라* 인간은 ‘인지적 구두쇠’ - 사회심리학자 수전 피스크와 셸리 테일러는 인간을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라고 정의했다. 구두쇠가 한 푼의 돈을 아끼듯이 인간은 ‘생각’을 아낀다는 것이다. 그 만큼 사람들은 생각하기를 싫어한다는 얘기다. 중독을 치유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해결책도 없다.* 세계 최초 게임 인터넷 중독 치료센터 ‘리스타트’ - 워싱턴주 시애틀 근처 폴시티에 있다. 환경 운동을 본떠, 환자들에게 인터넷을 완전히 끊는 대신 지속가능하게 사용하는 법을 가르친다. 이 기관은 행위 중독을 구조적 문제로 본다. 따라서 행위에 중독된 사람의 생활 구조를 바꾸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디지털 기억상실증(digital amnesia) 치유법은? - 전자기기에 너무 의존하게 되면 전화번호를 기억 못하게 된다. 미국 유럽 성인 대상 조사에서 응답자의 91%가 자기 휴대폰을 ‘뇌의 연장’이라고 말했다. 70%는 잠시라도 스마트폰을 어디 두었는지 잊어버리면 우울하거나 겁이 난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두 살 전에는 화면에 노출시키지 말라고 권고한다. 2014년 육아 비영리 단체인 제로투스리 보고서에 따르면, 두 살 이하 아이들 중 38%(2012년에는 10%)가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고 네살쯤되면 80%가 사용한다고 한다. 이 단체는 화면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대신 특정한 종류의 화면 보는 방식을 권장한다. 실제 체험과 연계해 놀이 등으로 연결시켜 주는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권한다.* 챨스 두히그의 ‘습관을 바꾸는 황금률’ - 습관의 힘에서 두히그는 습관이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적었다. 행위를 촉발하는 단서(cue), 행위 자체를 뜻하는 루틴(routine), 앞으로 그 행위를 반복하도록 우리 뇌를 훈련시키는 보상(reward)이다. 습관에서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단서와 보상은 그대로 유지하되 루틴을 바꾸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본래 하던 행위를 주의 전환 행위로 대체하라는 것이다. 문제는 어떤 습관이 루틴이 되려면, 몇 주일 혹은 몇 달까지 걸린다는 점이다.* 습관 형성을 촉진하는 ‘언어’ - 자신의 행위를 설명하는 데 사용하는 언어를 통해 다짐을 하게 유도하면 중독 치유에 효과가 있다. 소비자행동을 연구하는 버네사 페트릭헨리크 핵트베트는 건강 운동을 하려는 여성들에게 ‘(운동을) 빼먹으면 안돼’라고 다짐한 집단과 ‘안 빼먹어’라고 다짐한 집단을 비교해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전자는 운동을 지속한 비율이 10%인 반면 후자는 80%에 달했다고 한다. 외부의 힘에 사로잡혀 어쩔 수 없이 한다고 느낄 때 보다, 자신에게 권한이 있다고 느끼게 하는 언어가 훨씬 효과가 있다는 얘기다.◇ ‘중독 치유의 문화’를 함께 만들자* ‘행위 설계(behavioral architecture)’ - 주변 환경을 재구성해 최대한 유혹에 빠질 요소를 제거하는 기법의 논리다. 행위 설계의 첫번 째 원칙은 ‘뭐든 가까이 있는 물건은 멀리 있는 물건 보다 정신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중동 행위 촉발 대상과 중독자 사이의 심리적 또는 물리적 거리 조성하라’는 것이다. 네덜란드 디자인회사 헬데르그로엔은 오후 6시가 되면 사무실 가구들을 자동적으로 천장으로 올가게 만든다. 독일 다임러는 직원 10만명이 휴가 중에 메일을 받지 못하도록 통신망을 끊어 버린다. 두번째는 사소한 처벌이다. 잘못할 때 고통을 주는 방법이다. 마시니 세티라는 기업은 ‘파블록’이라는 웨어러블 기기를 만들어 중독성 있는 나쁜 습관을 퇴치토록 돕는다. 사용자가 하지 않겠다고 맹세한 것을 할 때 경고음이나 찌릿한 진동 혹은 적정 수준의 전기 충격을 주는 것이다. 파블록의 5일 훈련 과정을 거친 뒤 담배를 끊은 사람이 55%에 이른다고 한다. 행위설계는 나쁜 행위를 덜 하게 하는 도구일 뿐만 아니라 바람직한 행위를 더 하게 장려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재미로 중독을 치유한다 ‘게임화’ - 2009년 스웨덴 광고회사 DDB 스톡홀름은 폭스바겐 온라인 광고를 만들면서 재미이론(The Fun Theory)을 적용했다. 시내 중심가 오덴플란 전철역 계단에 소리나는 전자 피아노를 설치해, 에스컬레이터 승객 분산시켰다. 공원에는 ‘세상에서 가장 깊은 쓰레기콩’을 설치해 쓰레기 내려가는 긴~ 소리를 듣게해 재미 유발로 성과를 냈다. 중독성 있는 재미난 행위로 나쁜 중독성을 바꾸는 방법이다. 체험을 게임으로 만든다 해서 게임화(gamification)라고 부른다. 특히 아이들에게 자제력을 길러줄 수 있다고 한다. 미국 정부는 아동기의 건강한 행위 증진에 게임을 활용하는 방안을 국가 차원에서 논의 중이라고 한다. 다만 게임화는 양날의 칼이기도 하다. 게임화는 결국 체험을 설계하는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이다.* 결국 행위중독의 해결책은? - 반드시 필요하지만 중독성은 없는 제품이나 체험을 만드는 일은 충분히 가능하다. 직장을 오후 6시에 닫고 직장 이메일 계정을 자정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폐쇄하면 된다. 게임도 중간중간 자연스럽게 중단하는 지점을 만들어 넣을 수 있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들에서 수치를 제거해 자신을 남들과 비교하고 끊임없이 목표를 세우게 만드는 산술적인 피드백을 없애는 것도 가능하다. 결국 우리 문화를 일과 게임과 기기 회면에서 자유로운 시간,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시간을 누리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독의 유혹을 뿌리치게 하는 길이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09-21 09:00 조진래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빅데이터 소사이어티> 마르크 뒤갱

거대 디지털 기업에 종속되는 미래에서 벗어나려면… 이번 책은 마르크 뒤갱의 빅데이터 소사이어티다. 프랑스의 사회소설가 겸 영화감독인 마르크 뒤갱과 프랑스 주간지 ‘르 푸앵(LE POINT)’ 탐사 보도 기자인 크리스토프 라베가 함께 썼다. 디지털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이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고, 무엇을 지키며 살아가야 하는지에 관해 통찰력 있게 풀었다. 특히 인류가 나날이 발전하는 빅 데이터와 같은 혁신적인 신기술에 제압당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인공지능과 공존할 수 있는 미래를 함께 열어갈 수 있는지를 고민한 흔적이 곳곳에 베어 있다.총평빅데이터는 분명 우리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상수이다. 따라서 이에 맞서기 보다는 이런 경이적인 발전과 진보를 인류의 것으로 만드는 노력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저자들은 GAFA(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와 같은 거대 디지털 기업들이 자사 이익을 위해 인류를 완전히 디지털 기술에 종속시키려고 한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개인의 자유가 실종되는 어두운 미래를 맞지 않으려면, 이들 거대 디지털기업의 포위망에서 벗어나 인간 본연의 감성과  지성, 직관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하며 그래야 인류와 신기술이 공존하는 바람직한 미래가 열릴 것이라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낙관적인 미래를 꿈꾸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이 무척이나 무거워 보인다.  베껴두면 유익할 내용들   ◇ 완전히 벌겨 벗겨지는, 머지 않은 미래의 인간들* 빅 데이터의 목적은? - 저자들은 빅 데이터의 목적이, 사회를 예측 불가능성과 우연의 힘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단언한다. 결국 우연성이 제거되고 통제되는 세상, 우연성이 ‘소멸되는’ 세상이 빅 데이터 기업들이 야망이라고 일갈한다.* 벌겨벗겨지는 인간들 - 빅 데이터가 지금처럼 계속 발전하면 앞으로 결혼 전에 배우자에 관한 모든 정보를 제공해 주는 업체가 등장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빅 데이터 사회에 의해 벌거벗겨진 인간은, 아무 고통이 없는 철창에 갇혀 있는 신세와 같다.◇ ‘선의’로 포장된, 빅 데이터 기업들의 끝없는 야심* 테러와의 전쟁? 정부·기업의 정보 결탁전 -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 때 디지털 기업을 동원하면서 정보권을 통제하는 중요한 패를 손에 쥐었다. 빅 데이터 기업과 정보기관의 결탁은 서로에게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벌이가 쏠쏠한 하청 계약관계였다. 내부 고발자 ‘스노든’이 근무했던 부즈앨런해밀턴의 경우 2013년 2월에만 11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미국 정부에서 받았다. 이 기업의 수익 가운데 98%가 정부에 대한 정보 용역 제공의 대가였다. 이곳 직원 2만5000명의 절반은 일급비밀 취급 인가를 보유하고 있다. 2009년에는 자산 1500억 달러의 속칭 ‘CIA 은행’ 칼라일그룹에 편입되었다. * GAFA -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을 일컫는 용어다. 이들은 거의 10년 만에 디지털 세계 전체를 장악했다. 데이터 시장은 이들에게 새로운 ‘블랙 골드’가 솟는 유전과 같다. 빅 데이터가 사전에 등장한 시점이 2008년인데, 2013년에 빅 데이터 시장이 올린 수익이 벌써 89억 달러에 달했다. 인터넷에 존재하는 데이터의 70%는 사용자가 직접 생성하지만, 그 데이터로 정작 떼돈을 버는 것은 이들 민간기업들이다.* “어떤 데이터든 일단 저장해 둬라” 가보르의 원칙 - 홀로그래피를 발명해 1971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헝가리 물리학자 데니스 가보르가 주장한 원칙이다. 지금은 빅 데이터 기업의 ‘율법’으로 통한다. 기술적으로 가능한 모든 것은 그 실현이 도덕적으로 옳건 그르건 간에 실현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모든 정보는 미리 확보해 두는 편이 좋다는 논리다. 당장은 어떤 목적성이 없더라도 수집된 정보가 나중에 어떻게 쓰일 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미리 인간 행동을 예측하고 통제할 ‘부드러운 독재자들’ * ‘빅 브라더’ 보다 무서운 ‘빅 파더’ - 실리콘밸리 기업가 대부분은 현재와 같은 형태의 국가를 거북스러워 한다. 반드시 제거해야 할 장애물로 여긴다. 이들은 ‘빅 브라더’ 보다 크고 강한 정부를 의미하는 ‘빅 파더’를 더 두려워 한다. 때문에 당장은 국가의 통치권이 미치지 않는 영역을 개발하는 데 몰두하고 있지만, 힘을 더 키운 후에는 어떻게 변화할 지 모른다. * ‘빅 파더’ 보다 한 수 위인 ‘빅 마더’ - 거대 빅 데이터 디지털 기업들은 좋게 말하면 ‘우리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면서 통제하는 부드러운 독재자’들이다. 사회심리학자 세르주 에페는 “우리의 모든 욕구를 채워 주고, 우리의 모든 욕망을 예측하고, 우리의 아주 은밀한 생각을 간파하고, 우리 행복을 위해 우리 삶의 가장 작은 부분까지 다정하면서도 설득력있게 지배한다”고 말한다. 무시무시한 어머니이자 전지전능한 어머니다.* 인간 행동을 미리 예측하는 ‘블루크러시’ - IBM의 범죄 분석 소프트웨어. 수학자와 빅 데이터 전문 컴퓨터 과학자, 인류학자가 합작해 만든 프로그램이다. 경찰의 모든 전산 자료를 흡입해 자체 알고리즘으로 범죄 날짜와 장소, 유형을 분류해 사전 예측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2010년에 미국 멤피스시는 경찰 인력을 25% 감축하는 대신 IBM의 이 시스템에 도움을 청했다. 이후 더 발전된 버전인 프레드폴도 개발되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실전 상황이 현실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빅 데이터 기업의 관점에서는 인간의 행동이 대부분 미리 정해져 있으며, 따라서 예측 가능하다고 믿는다. 미국 국토부는 2007년에 잠재적 테러리스트를 찾아내려 FAST(미래자질진단기술)를 계획하기도 했다. ◇ ‘접속’ 보다 ‘접촉’이 더 절실한 시대… 그러나 현실은  * ‘접속’과 ‘접촉’ - 또 다른 세계화의 저자인 사회학자 도미니크 볼통은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접속’이 아니라 ‘접촉’”이라고 강조했다. 접속 만능 사회에서 인간의 소외를 우려한 것이다. 실제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나고 있는 ‘은둔형 외톨이(일본의 히키코모리)에 의한 총격 사건이 단적인 예다. * 미래의 유전학 시장을 잡아라 - 구글이 만든 칼리코(Calico)라는 회사는 2035년까지 인간 수명을 20년 연장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질병을 증상이 나타나기도 전에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미래의 유전학적 예측 시장을 미리 손에 넣으려는 시도다. 이런 시스템이 진화하면, 앞으로 보험사가 고객의 유전자 프로필을 보고 리스크 프리미엄, 즉 위험도을 계산해 할증료를 붙이게 될 날도 멀지 않았다. 구글 컬처로믹스(culturomics)라는 용어도 나왔다. 문화를 뜻하는 culture와 유전체학을 의미하는 genomics를 더해 2010년에 만들어 진 용어다. 인류의 문화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분석해 주는 알고리즘으로 역사학자를 대체하겠다는 구글의 야심이 베어 있다.* ‘수면왕 흰목참새 프로젝트’ - 미국 국방부가 잠을 정복하기 위해 추진했던 프로젝트다. 머리에 희고 검은 줄무늬를 지닌 이 새는 50그램 밖에 나가지 않을 만큼 작다. 북미 숲에 주로 사는데, 특이한 것은 이동할 때 7일 동안 잠을 안자고 깨어 있다는 점이다. 국방부는 40시간 이상을 자지 않고 계속 작전을 펼칠 수 있는 병사들을 만들 목적으로 이 새를 연구 중이다. 잠을 정복하려는 빅 데이터 기업들도 당연히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선의의 연구 같지만 인간 본연을 피폐화시킬 수 있는 위험한 시도다.  * 성장없는 산업혁명 ’디지털 혁명‘ - 경제학자 대니얼 코언은 “일자리의 절반이 디지털화로 인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보스턴컨설팅그룹도 “사회의 자동화로 인해 오는 2025년이면 세계적으로 인건비가 16%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간이 설 곳이 점점 더 없어지고 있다. * 악마로 취급받는 ‘선한 해커들’ - 정보기관과 인터넷 대기업들은 세상의 해커들을 모두 악마라고 여긴다. 악의적 목적으로 해킹을 시도하는 크래커(cracker)은 물론 전화를 불법 사용하는 프리커(phreaker), 은행 관련 데이터를 훔쳐 되파는 카더(carder), 그리고 내부 고발자를 협박하는 시빅해커(civic hacker) 등이 모두 악마로 취급받는다. 정보기관과 빅 데이터 기업에겐 이들처럼 통제하기 어렵고 여론을 어지럽히기도 하는 자유주의 해커들은 ‘군침도는 협정’을 방해하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들이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09-19 09:00 조진래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박상준 <불황 탈출>

◇ 경제회복에 자신감 얻은 아베의 잇단 무리수, 그 끝은 어디? 이번 책은 일본 와세다대학 국제학술원 정교수로 재직 중인 박상준 교수의 불황탈출이다. ‘일본 경제에서 찾은 저성장의 돌파구’, ‘일본을 알아야 일본을 이긴다’는 부제 만큼, 최근 일련의 일본 사태에 관한 일본 내부의 속살을 그대로 전한다. 나아가 일본의 현재와 과거에 대한 통찰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도 알려준다. 총평 저자는 아베 내각이 한국에 대해 과하다 할 정도로 ‘세게’ 나오는 것은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그 내부의 곪은 경제사회적 이슈들을 치유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진단한다. 심각한 구인난 속에서 종신고용이 채용의 전제 조건이 되어 버린 현실 등을 알리며, 일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저출산 고령화되어 가는 한국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베껴두면 유익할 내용들 ◇ 정규직 보장을 취업의 미끼로… ‘평생직장 일본’ 격세지감 * 일본의 심각한 구인난 - 단순히 인구 구조의 변화에서 젊은 인구가 줄어 구인난이 심각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일자리가 늘었기 때문에 구인난이 심각해 졌다는 분석이다. 인구가 감소하는 나라에서 취업자가 중가하는 이유는 당연히 일자리가 늘었기 때문이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3년 동안 일본의 생산가능인구는 367만 명이나 줄었지만, 비정규직은 물론 정규직 취업자도 200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구인난 일본 “무조건 정규직 보장” - 구인 수를 구직자 수로 나눈 값을 ‘유효구인배율’이라고 한다. 이 수치가 1보다 크면 일자리에 비해 사람이 모자란다는 뜻이다. 일본의 2008년 정규직 유효구인배율은 1.1이다. 때문에 일본에선 직원 구하기 힘들어 무조건 정규직을 보장해 주고 있다. 특히 종신고용 문화가 흔들리면서 일본 중소기업들은 이것을 오히려 기회로 활용하거나 역으로 종신고용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인력난으로 신규 직원 채용이 어려워지자 정년까지 일하는 정사원을 내세워 직업 안정성에 호소하는 기업들이 많다고 한다.* 종신고용 버리는 일본 - 토요타자동차의 토요타 아키오 사장은 2019년 5월13일에 일본자동차공업회장 자격으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그는 “종신고용을 지켜 나가는 것이 어려운 국면에 들어온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라고 언급했다. 한달 전 경단련의 나카니시 회장이 “솔직히 말해, 경제계는 종신고용이란 걸 이제 지킬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한 발언 파문 후 재계 최고경영자로선 처음 공식화한 것이다. 경기 부진 장기화 탓에 종신고용 지지 비율은 반대로 1999년에 72.3%에서 2015년 조사에선 87.9%로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개정 고연령자 고용안정법 - 2019년 5월15일에 일본 정부는 법을 개정해 당시 65세까지 고용을 유지하는 것을 기업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던 것을 70세까지 노력할 것을 의무화했다. 일각에선 연금지급 연령을 현행 65세부터를 70세로 높이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었다.◇ 믿을 만한 후임자 선정 책임까지 전임 CEO의 몫 * CEO 성패는 다음 CEO 실적까지 봐야 - 2006년 미스미그룹의 CEO로 취임해 10년 만에 종업원 300명 회사를 1만명 넘는 대기업으로 키운 사애구사 대표. 그는 3권의 책을 베스트셀러로 남겼다. 이들 책에서 그는 망해가는 기업의 특징을 두가지로 들었다. 하나는, 두려움은 있지만 긴장감이 없는 기업이다. 두번째는, 실적 저조의 원인을 늘 타부서에 돌리는 기업이다. 그는 후임 경영진을 육성하는 것도 최고경영자의 임무이기 때문에 반드시 후임자의 성과까지 함께 보아 최고경영자를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후임자 선정 실패해 몰락한 ‘스즈키 토시후미’ 세븐일레븐 회장 - 2016년 4월 7일 사퇴를 발표했다. 후임자인 이사카 류이치 사장 해임안과 함께 자신의 아들인 이사카를 후보로 올리려다 이사회에서 부결된 때문이었다. 미국에서 세븐일레븐을 들여와 24시간 영업체계를 최초로 구축하는 등 혁혁한 경영성과를 거두었지만 무리한 후임자 선정 문제로 그 동안의 명성을 스스로 깎아내렸다.* 세계 AI인재 절반이 미국에 - 캐나다 AI 스타트업인 엘리먼트AI 조사에 따르면 세계 최고 수준의 AI 인재는 약 2만 2400명 수준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절반이 미국에서 활동 중이라고 한다. 일본은 겨우 6%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소니 같은 기업들은 이런 분야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신입사원에게도 20%나 더 연봉을 높여주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본토로 유턴하는 이유는?* 일본기업의 유턴 배경 ‘Made in Japan’ - 시세이도가 중국 공장을 폐쇄하고 일본으로 유턴을 결정했다. 이 회사가 일본으로 돌아온 이유는 단 하나다. 시장이 Made in China 보다 Made in Japan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었다.* 한-일 연구개발비 비교 안돼 - OECD 발표 따르면 2016년 한국 GDP대비 연구개발비는 4.2%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일본이나 독일은 3% 내외에 그친다. 그러나 이것은 착시라고 저자는 말한다. 정부 지원금이나 극히 일부 대기업의 막대한 연구개발비로 인한 착시라는 것이다. 한국의 GDP대비 정부부담 연구개발비는 1%로 독일 0.8%나 일본 0.5% 넘어 세계 최고수준이지만 기업 연구개발비만 보면 사정은 확연히 다르다고 한다. PwC에 따르면 연구개발비 상위 100대 기업 중 한국은 34개사인 반면 일본은 161개사에 이른다. 한국은 평균 3.4%, 일본은 4.3%다. 세계 1위인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계산하면 한국은 2.4% 불과하다. 삼성 등 상위 3개사를 빼면 2.1%로 더 떨어진다. 삼성전자를 빼면 일본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부활한 히타치, 몰락한 도시바 - 발전기에서 가전 반도체 원자력 등으로 사업 범위가 겹치면서 두 회사는 늘 경쟁관계 였다. 그러나 히타치는 개혁에 성공해 살아남았고 도시바는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히타치는 도시바가 하지 못한 두가지 일을 했다. 하나는 아픔을 동반한 ‘개혁’이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중점사업의 육성이다. 히타치는 4차산업 시대 최고의 병기라는 평가를 받는 디지털 솔루션 사업 ‘루마나’(사물인터넷 플랫폼)으로 대박을 냈다. 반면 도시바는 거듭된 MA 실패를 덮기 위해 분식회계에 까지 손을 대다 추락했다. 도시바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밖에 샤프는 대만 기업에 인수되었고 산요는 완전히 공중분해되었다.◇ 한국이 아직도 배워야 할 것이 많은 나라, 일본* 한일 갈등은 중일 희토류 분쟁의 판박이? - 2010년 중국은 일본으로 수출되는 희토류 규제에 나섰다. 이들 국가간 분쟁은 결국 일본 승리로 귀결됐다. 일본의 중국 희토류 의존도는 2009년 86%에서 2015년에는 55%까지 떨어졌다. 반면 중국 희토류 업계는 2014년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희토류 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일본이 수입선 다변화에 나선데다 희토류 자체가 중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당시 일본은 미국 EU와 함께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를 WTO에 제소해 2014년 8월에 ‘중국 규제는 협정 위반’이라는 판결까지 얻어냈다.* 한국 원샷법 ‘유감’ - 재벌 가문의 후계 작업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원샷법 제정이 지지부진 하다가 2016년 2월 4일에야 국회 본회의에서 승인을 얻었다. 하지만 이후 3년 동안 20여 남짓 소규모 시업재편계획만이 이 법의 적용을 받았고, 일본의 MHPS처럼 대규모 사업통합 등에 활용된 사례는 전무하다.* 일본에 갭투자가 없는 이유 - 일본에는 전세 제도 자체가 없다. 양도소득세율 혜택을 받자면 5년간 보유해야 한다. 5년 후 팔면 세율이 20% 정도지만 5년 안에 팔면 집값 차액의 40% 정도를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 일본은 10년 넘게 집을 가지고 있어도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이 없다고 한다. 세율이 20%에서 14%로 내려갈 뿐이다. 반면 집을 사면서 은행 대출을 받을 경우 대출금에 대해 10년 동안 세제 혜택을 준다. 집을 사는 것은 장려되지만, 매매 차익을 얻기 위해 집을 사고 파는 것은 장려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일본 비해 노후준비 부족한 한국 - 2018년 말 현재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GDP의 100%이다. 일본은 58%에 불과하다. 가계가 갖고 있는 순금융자산은 일본이 GDP의 275%인데 반해 한국은 109% 수준에 그치고 있다.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리경제가 펀더멘탈이 좋다고?” … 일본을 보라* 해외순소득 최고 나라 ‘일본’ - 일본이 장기불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일본 기업이 불황에 빠진 일본을 떠나 해외에서 성공했기 때문이다.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지 않은 덕분이다.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일본인의 순소득은 일본 GDP 대비 3~4% 정도로 선진국 중 최고다. 해외 노동자가 많은 필리핀이 20% 정도로 최고 수준이며, 한국은 0.3%에 그치고 있다. 일본은 해외에 많이 갖고 있는 재산에서 소득이 발생하기 때문이다고 한다.* 대외순자산이 가장 많은 나라 일본 -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2017년 일본의 대외순자산은 4조 달러로 추정된다. 2017년 한국은 5200억 달러 수준이다. 일본의 해외투자는 ‘시장을 찾아 떠난다’는 개념이다. 반면에 우리는 임금이 비싼 한국을 떠나 임금이 싼 것으로 공장을 옮긴다는 개념이다. 우리의 보다 전향적인 전략이 필요함을 지적한다.* 건강수명 1등 야마나시현 - 건강수명이란 의료나 요양에 의존하지 않고 일상적이고 지속적으로 자립생활을 할 수 있는 생존기간을 말한다. 일본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84세인데 반해, 건강수명은 72세다. 노년의 약 12년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일본에서 건강수명 1위 동네는 도쿄 서쪽의 야마나시현이다. 이곳은 인구당 도서관 수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책을 잃고 교류하는 것이 건강에 영향 미친 듯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쿄는 건강하지 못하게 오래 사는 곳, 오사카는 건강하게 살지도 오래 살지도 못하는 곳으로 평가된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09-17 10:25 조진래 기자

[갓 구운 책] 시공간, 생산자·배급자·소비자의 경계, 그 너머 ‘넷플릭스의 시대’

넷플렉스의 시대|시간과 공간, 라이프스타일을 뛰어넘는 즐거운 중독|코리 바커 , 마이크 비아트로스키 외 지음(사진제공=팬덤북스)바야흐로 넷플릭스의 시대다. 스트리밍 비디오, 시간리듬, 몰아보기, 시간과 공간의 공간성, 반복 혹은 연속시청, 내로캐스팅, 빅데이터, OTT, 인터넷 인스턴트 텔레비전, 알고리즘, 인공지능(AI)…. 더불어 오리지널 콘텐츠인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못말리는 패밀리’ ‘하우스 오브 카드’ ‘헝거게임’ ‘킹덤’ ‘지정생존자’ ‘기묘한 이야기’ 등을 떠올리게 하는 넷플릭스에 대한 책 ‘넷플릭의 시대’가 출간됐다.책은 3개부에 ‘파괴자이자 문화적 제도로서’ ‘생산자이자 배급자로서’ ‘내로우캐스터이자 글로벌 행위자로서’의 넷플릭스에 대해 논한다.3개부, 10개 챕터에 최근 넷플렉스가 이뤄낸 성공적인 결과, 3개의 핫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프로젝트, 큰 규모에 미치는 넷플렉스의 영향력에 대해 나눠 담았다.책은 다소 학술적이고 어렵다. 그럼에도 1억 5000만여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보유한 넷플릭스의 성공비법은 물론 시간, 공간, 콘텐츠, 국경 등을 뛰어넘고 생산자·배급자·소비자의 구분이 없는 미디어 플랫폼의 시대, 그 시대에 걸맞는 전략 등에 대한 탐구들은 주목할 만하다. 시공간은 물론 생산자·배급자·소비자 경계의 너머에서 이미 변화와 진화는 시작됐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9-14 22:51 허미선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김환표 <최고의 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직원 최우선'의 기업은 어떻게 성공했나이번 책은 김환표의 최고의 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이다. 글로벌 선진기업들 가운데 특히 직원의 가치를 최우선하는 기업들의 조직문화와 그 기업 창업주들의 경영철학을 소개한다. 직원 우선의  문화를 뿌리 내린 기업들이 얼마나 성과를 내며 최고의 가치를 창출해 내는 지를 실제 사례를 들어 자세하게 소개한다. 최고경영자는 물론 중간 간부들이 읽어도 도움을 얻을 듯 싶다.◇ 총평디즈니에 인수되었지만, 사실상 디즈니를 인수한 픽사, 갑질 고객을 잃기 보다 스트레스 없는 직원의 행복이 더 소중하다는 사우스웨스트, CEO를 직원들이 선거로 뽑는 ‘고어 택스’로 유명한 고어 앤드 어소시에이츠. 모두 직원이 고객 보다 더 소중한 자원이라는 경영철학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국내에도 말로는 직원 만족, 직원 감동을 외치는 기업들이 많지만 실제 기업 현장에서 그런 모습을 목도하기는 쉽지 않다. 저자는 최고경영자의 솔선수범과 직원들의 협업 정신이 이를 가능케 한다고 말한다.  ◇ 베껴두면 유익할 내용들 창작의 가치를 위해 자율 보장하고 칸막이를 깬 픽사* 디즈니를 접수한 픽사 - 표면적으로는 디즈니가 픽사를 인수한 것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사실상 픽사가 디즈니를 인수한 것이다. 픽사의 CEO 에드 캣멀이 픽사-디즈니애니매이션 스튜디오의 최고경영자, 집행부사장이었던 존 래시터가 최고창조책임자를 맡기로 한 것도 그렇지만, 픽사의 문화가 디즈니로 전수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픽사가 디즈니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내민 7쪽짜리 ‘5개년 사회계약’ 문서의 초안에도 직원 보상과 복지, 창작의 자유 누릴 권리 등 픽사의 문화를 그대로 유지되도록 해 달라는 주문이 있었고, 디즈니는 흔쾌히 양보했다. * 픽사 CEO 에드 캣멜의 ‘서번트 리더십’ - 사람을 중시하고 사람을 섬기는 서포트형 리더십을 중시해 “좋은 아이디어 보다는 좋은 사람들에게 투자하라”, “명심하라. 사람이 아이디어 보다 중요하다. 사람이 없으면 아이디어도 없다”를 모토로 삼았다. 덕분에 픽사 작품은 ‘집단 지성의 산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직원과 임원의 거리를 만드는 비서실을 해체했고, 자신을 포함한 임원들의 공간을 직원들 사무실 한 가운데에 비치해 늘 소통이 이뤄지도록 했다. CEO의 역할은 위험을 막는 것이 아니라 실패했을 때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고 했다.* 칸막이 깬 협업의 상징 ‘픽사 대학’ - 픽사의 협업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토이 스토리가 개봉된 이듬해인 1996년에 직원들의 제작 소프트웨어를 모두 공유할 수 있도록 10주짜리 사내 교육 프로그램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다른 팀과 여러 직급 사람들이 어울려 협업토록 한 것이다. 픽사 대학 건물에는 라틴어로 이렇게 씌여 있다. ‘Alienus Non Diutius’(더는 혼자가 아니다). 이른바 ‘칸막이 문화’를 무너트린 것이다.* 플러싱 피드백(plussing feedback)과 두뇌위원회 - 월트 디즈니가 영화나 놀이기구 등의 아이디어를 개선할 때 사용한 방법이다.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에 대해 가혹하거나 비판적인 언어를 자제하고 건설적인 의견을 제시해 상대방 아이디어를 개선하는 피드백 방식이다. 픽사가 구현하고 있는 플러싱 피드백의 원칙은 ‘그렇습니다. 그리고(Yes and)’ 두 단어로 요약된다. 픽사는 최고경영진이 모여 작품의 문제점을 솔직하게 얘기하는 두뇌위원회(Brain Trust)가 있다. 이 자리에선 누구나 잔인할 정도로 솔직하게 의견을 개진하지만, 어느 누구도 감독에게 지시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현장의 자율권과 책임을 중시하자는 것이다. .갑질 고객 잃더라도 직원을 먼저 구하는 사우스웨스트* 사우스웨스트 ‘10분 턴어라운드의 기적’ - 이 항공사는 승객이 내린 뒤 다시 새 승객을 태우는 시간을 10분 안에 끝낸다. 비행기가 지상에 머무는 시간을 경쟁사의 6분의 1로 줄임으로써 1대당 하루 운항 횟수를 늘려 매출을 유지할 수 있었다. “우리는 못해”, “그건 내일이 아니야”라는 두 가지는 이 회사에서 금기다. * 사우스웨스트 조크 - ‘웃다 보면 어느새 도착합니다(Time Flies When You‘re Having Fun)’는 표현은 어느새 사우스웨스트의 대표적 표어로 자리잡았다. 떠드는 아이들에게 “밖에 나가서 놀아라”하고 말하고, 비행 출발이 지연되면 공항에서 보물 찾기 게임을 펼쳐 고객들이 지루함을 달래주는 회사다. 조종사들이 청소를 거들고 휠체어를 함께 실어주는 모습이 일상이다. 비용 절감 차원이 아니라 그런 기업문화가 뿌리내려 있는 것이다. * 갑질고객 잃어버리더라도 직원 지키기 - 근거없는 항의를 계속하거나 갑질하는 고객 명단 종합해 올리면 사우스웨스트의 공동 창업주인 허브 캘러허는 이런 문자를 고객에게 보낸다. “고객님이 그리울 것입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소중한 고객을 잃는 것보다 직원들이 보다 자유로워 지길 원한다. 이 회사는 ‘채용’이라고 표현 않고 ‘입양’(adoption)이라 표현한다. 가족이 된다는 의미다. 9.11 테러 대도 유일하게 직원 구조조정 않고 버텼고 이익을 냈다.* 웨그먼스 효과(Wegmans Effect) - 웨그먼스는 프리미엄 슈퍼마켓이다. 매장 수는 100개 남짓이지만 평방미터당 매출은 14달러로 업계 평균인 9.29달러를 압도한다. 유기농 채소를 비롯해 프리미엄급 식품만 취급하지만 품목 수는 업계 평균 대비 40% 가량 많은 6만개에 달한다. 깐깐하고 모든 식품에 영양 정보 표기하고 지나칠 정도로 신선도 유지에 집착한다. 신규 점포도 1년에 두 곳 정도로 제한한다. 웨그먼스 효과란, 높은 임금 등 직원에 대한 좋은 처우가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높여 결국 매출 증가와 이익 증가 등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가져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웨그먼스가 그렇다.* CEO를 직원선거로 뽑는 고어 앤드 어소시에이츠 - 고어텍스를 생산하는 고어 앤드 어소시에이츠는 2004년 말 CEO 척 캐럴이 퇴사하자 직원들에게 가장 따르고 싶은 사람이 누구냐는 설문을 돌려 테리 텔리를 4대 최고경영자로 임명했다. 창업자 윌버트 고어의 4대 경영철학은 인간에 대해 믿음을 갖고, 작은 조직에서 오히려 강한 힘이 나온다고 확신하며, 모두 함께라는 정신으로, 장기적 시각으로 경영한다는 것이다. 직원이 250명이 넘으면 권위주의를 우려해 공장 쪼개기를 한다. 수평적 팀워크를 강화하려는 것이다. 이 회사에는 또 ‘장난 시간(dabble time)’이라는 것이 있다. 일주일에 반나절 동안 기존 업무와 상관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엘릭시르’ 기타줄과 같은 대박 혁신 제품이 탄생했다.  도박을 해서라도 직원 월급 만들어야 했던 페덱스 창업자* 도박으로 직원 월급 조달한 페덱스 창업자 - 1997년 세계 최대 물류회사 UPS 노조가 파업한 것을 계기로 페덱스는 1위 물류기업으로 도약한다. 경쟁사 파업으로 생긴 배상 부담을 전 직원이 밤을 새가며 해결하는 애사심으로 극복했다. 창업자 프레드 스미스의 ‘직원 제일’ 경영철학은 유명하다. 창업 초기인 1970년대 초반에 직원 월급도 줄 수 없는 극한 상황이 오자 스미스는 단돈 5000달러를 갖고 라스베이거스로 날아가 도박으로 2만7000달러를 만들어 월급 문제를 해결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직원 복지가 최우선이라는 믿음이 도박을 가능케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자신과 임원 급여은 줄이되 현장 시간제 근로자들의 임금은 그대로 유지했다. 이런 끈끈한 노사관계가 일등 페덱스의 원동력이다.* 이노베이션 컨설팅 기업 지향하는 아이디오(IDIO) - 창업자 데이비드 켈리는 단순한 디자인 회사 아니라 기업의 전채적인 경영전략까지 짜주는 종합 컨설팅 회사를 지향한다. 회사에서 가장 전망 좋은 공간을 직원들 카페나 자료실 등으로 꾸민다. 데이비스는 ‘건설적인 실패’를 장려한다. 그만의 ‘FLOSS’ 이론은 실패하자(Fail), 삐딱이가 되자(be Lefthanded), 밖으로 나가자(Get out There), 깔끔한 척 말자(be Sloppy), 멍청해 지자(be Stupid)이다. “빨리 실패하라. 그러면 더 빨리 성공할 것이다(Fail often to succeed sooner)”를 혁신의 모토로 삼는다. 헛스윙을 두려워한다면 결코 홈런을 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아프면 쉬어라’ 구글이 벤치마킹한 SAS의 복지 시스템 - 창업자인 제임스 굿나잇은 본사 전체를 거대한 공동체로 만들었다. SAS캠퍼스라고 부르는 본사는 여의도 절반(120만평) 크기라고 한다. 유치원부터 고교까지 기초 교육기관이 모두 갖춰져 있다. 사내에 SAS인스쿨이라는 부서를 만들어 교육과정을 새로 개발하고 인트라넷 통해 학부모와 학생 교사를 묶어 개별 학생의 교과 진도를 손쉽게 도와 준다. 병가제도를 혁신해 몸이 아프면 그냥 쉬게 한다. 날짜 제한도 없다. 굿나잇의 경영 모토는 ‘행복한 젖소가 건강한 우유를 만든다(Contented cows give moremilk)’이다.동료 얼굴 띄우고 이름 맞취야 로그인되게 만든 자포스* 동료 압박(peer pressure) - 조직 구성원들이 알아서 신뢰 문화를 좀먹는 사람의 행위를 적극 대처해 자율적으로 분위기를 조성하는 방법이다. 고어나 SAS 등 직원 우선 기업에서 일반화되어 있다. 위계질서와 서열이 없어 발생할 수 있는 혼란과 갈등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상사의 입박 보다 동료들의 압박이 훨씬 큰 효과를 가져온다는 믿음이다. 직원들에게 막대한 자율성을 보장하되, 무임승차 직원이 없도록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 지식공유로 ‘특허왕국’ 이룬 3M - 3M이 지닌 지식과 기술을 공유하는 공식 비공식 네트워크가 ‘테크 포럼’이다. 자유롭고 평등한 대화를 통해 부서간 칸막이를 없애고 조직의 모든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게 했다. 3M의 특허 가운데 80% 이상이 2명 이상의 발명가 이름으로 등록되어 있다고 한다. 협업과 이종교배의 시너지 효과를 입증한 셈이다.* 자포스의 ‘얼굴 게임 로그인’ - 직원들 간의 소통과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한 흥미로운 로그 인 시스템이다. 아이디와 비밀번호 대신 로그인 과정에서 초기 화면에 무작위로 선택된 동료 직원의 사진 띄운다. 사지선답 형으로 사진 속 인물이 누구인지 답해야 로그인이 가능하다. 이런 우연한 만남을 촉진하면서 직원 간 소통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도록 돕는다.* 직원이 회사의 전부라는 미라이공업 - 전 직원이 정직원이고, 70세 정년과 종신고용이 보장된다. 물론 정리해고도 없다. 야근과 휴일 근무도 없다. 강제로 노동을 시키면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야근을 해야 한다면 전기요금을 야근자들이 부담케 한다. 오래 일한다고 좋은 게 아니라는 것이다. CEO는 가장 중요한 임무가 직원을 감동시키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는 회사다. 이 회사에는 ‘500엔 개선제안제’라는 것이 있다. 직원이 제안서를 내기만 해도 무조건 500엔을 지급하는 제도다. 월급에 대한 불만이나 상사 욕 만 쓰지 않으면 그냥 지급된다. 덕분에 미라이공업 제품은 무려 90%가 특허를 갖고 있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09-14 09:00 조진래 기자

[갓 구운 책]스스로의 결정에 대한 책임 그리고 당당한 인생 2막 ‘나의 두 번째 이름, 허수아비’

나의 두 번째 이름, 허수아비|허수아비 지음(사진제공=혜윰)대기업 사원에서 PC방 사장, 동네 컴퓨터 가게 사장을 거치며 어려운 시대를 관통했던 중년 아저씨, 인생 2막을 연 그의 이름은 허수아비다. ‘나의 두 번째 이름, 허수아비’는 IMF 사태로 삶의 전환점을 맞아 컴퓨터 관련 유튜버로 이름을 알린 그의 일상을 담은 책이다.얼토당토않게 컴퓨터를 고장낸 손님에게 장난처럼 들이미는 50cm 플라스틱 자를 떠올리도록 1~50cm까지 50개로 이야기로 꾸렸다.상암동에 새로 차린 가게로 향하는 ‘비, 새로운 시작’부터 대학시절과 서울살이, ‘허수아비 컴퓨터’ 창업과정부터 안정화 그리고 그곳을 다녀간 이들의 사연들, 유투버 성공 팁, 스스로에게 주는 보상 상암동 산책, PC방 실패기, 길고양이들과의 에피소드, LG유통 입사부터 퇴사까지 등이 담겼다.49cm의 ‘나의 결정을 책임진다는 것’과 마지막 50cm를 장식하는 하루 일과 그리고 그 후 그림으로 이어지는 ‘허수아비의 인생 그래프’만으로도 전하고자 하는 “소중한 인생 포기하지 말고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자”는 그의 속내가 느껴진다.유튜브로 성공할 수 있는 마음가짐 중 첫 번째 50% ‘돈버는 것’과 ‘유명해지는 것’이 목표다 당당하게 외치기와 나머지 50% ‘실행’. 어쩌면 이는 유뷰트 성공에만 적용되는 법칙은 아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9-13 22:30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현재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를 닮은 어린 암컷 흰발 생쥐 ‘파피’의 분투

파피 | 애비 지음 | 전하림 옮김 | 원유미 그림(사진제공=보물창고)딤우드 숲 맨 끝자락 불에 그슬려 까매진 늙은 떡갈나무에서 살고 있는 수리 부엉이, 미스터 오칵스에 친구 래그위드를 잃은 어린 암컷 흰발 생쥐 파피(Poppy 양귀비꽃)의 자유를 위한 분투기 ‘파피’가 출간됐다.‘크리스핀의 모험’ ‘캡틴 샬럿’ ‘진실만을 말할 것을 맹세합니까’로 아동청소년 문학계의 노벨상 뉴베리상을 세 차례나 수상한 애비의 작품이다키가 큰 나무들로 빼곡한 숲, 햇빛도 쉽게 허락되지 않는 그곳에서 불안함 속에 살아가는 파피와 그 숲을 지배하는 미스터 오칵스의 한판승부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숲의 수호자인 줄로만 알았던 미스터 오칵스와의 한판승부로 가는 여정에는 집, 자유의지 등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이 맞닥뜨리는 문제들과 흡사하다.작고 약한 어린 암컷 흰발 생쥐 파피의 자유를 향한 용감한 분투는 거짓 속에 가려진 진실, 가진 사람 혹은 권력자들의 부조리 등에 맞서야 한다고 토닥인다.문장 묘사만으로도 세심한 숲의 표현과 치밀한 배경묘사 등은 딤우드 지역 지도를 비롯해 파피, 미스터 오칵스, 고슴도치 에레스 등의 그림으로 더욱 친절해진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09-13 21:31 허미선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호사카 유지 <일본 뒤집기>

기자는 언론계에서 30년이 넘게 일하고 있다. 늦바람에 ‘독서’라는 좋은 취미를 갖게 되었고, 덕분에 꽤 많은 책을 읽고 있다. 책을 읽은 후 독후감 형식으로 독서록이라는 것을 만들어 정리해 오다, 문득 이런 정보를  주변 사람들과 함께 나누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미치게 됐다. 특히 내용 가운데 공유했다가 나중에 글을 쓸 때나, 토론을 할 때 도움이 될 만한 글귀를 발췌 요약해 알려주면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이 글을 읽고 독자들이 주머니를 털어 한 권의 책이라도 더 사서 읽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다. 한국을 사랑하는 일본 지식인이 내면에서 들여다본 한국과 일본은?◇ 총평이번 글은 일본 사람으로 태어나 한국으로 귀화한 호사카 유지(ほさかゆうじ, Hosaka Yuji) 교수의 신작 일본 뒤집기다. 저자는 1956년 생으로 세종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두 나라를 깊고 폭 넓게 경험한 그의 최근 이슈들에 대한 판단과 평가가 매우 예리하다. 어찌 보면 모국에 대한 비판이 큰 부담이 될 수 있을 법도 한데, 그는 거침없이 일본을 비판한다. ‘친일’이라는 기존의 프레임에 묶일 것을 우려한 바와 반대로, 그는 용감했다.  ◇ 베껴두면 유익할 내용들 한일협정 후 달라진 일본의 '개인청구권' 입장* 모호하게 개인 청구권 언급된 ‘한일 청구권 협정’ - 1965년 최종적으로 일본은 한국에 무상 3억 달러, 유상 2억 달러를 경제협력 명분으로 지급하면서 “이것으로 양국의 국가와 국민의 청구권 문제는 최종적으로 해결되었다”고 정리했다. 그러나 이후 일본 내에서도 국민의 청구권 소멸 여부가 논란이 되었고, 1991년 일본 정부는 국회에서 “개인 청구권이 소멸되지 않았으며, 소멸된 것은 국가가 개인을 보호하는 외교 보호권”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배상 문제는 1965년의 한일 청구권 협정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런데 아베 정부 들어 이런 내용은 금도시되었다. * 일본 법원의 말 바꾸기 - 일본 정부의 이 같은 입장 표명으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소송 제기가 이어졌다. 전범기업인 후지코시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대법원은 ‘판결’ 대신 ‘화해’라는 방법으로 한국인 피해자들의 개인 청구권을 사실상 인정했다. 하지만 이후 일본 법원은 “개인 청구권은 남아 있으나 1965년의 청구권 협정이 있으므로 피해자들은 구제받을 수 없다”는 이해하기 힘든 논리를 내세워 발뺌을 했다. 자연스럽게 2000년대 들어 일본에서는 한국인 피해자들의 패소가 줄을 이었다.  * 문제의 일본 국내법 제114조 - 일본 국내에서 한국인의 개인 청구권을 소멸시킨 법이다.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한국인의 개인 청구권을 소멸시키지 못하자, 일본이 국내법을 만들어 소멸시킨 것이다. 결국 한국인 피해자들은 무대를 한극으로 옯겨 소송을 제기할 수 밖에 없었고,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2018년 10월 원고 확정 판결로 일본 기업의 패소가 확정되었다.* 후쿠시마 수산물에 가장 엄격한 한국 - 한국은 2013년 8월에 후쿠시마 원존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유출된 사실이 밝혀지자, 일본의 8개 현 수산물을 전면 금수조치했다. 이에 일본에 WTO에 제소했고 1심에서 한국은 패소했다. 하지만 2019년 4월11일 2심에서는 “후쿠시마 주변 수산물의 방사능 수치가 샘플 상 기준치 이하라고 해도, 주변 바다가 요염되어 있어 수산물의 오염 위험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한국이 승소했다. 한국은 일본 수산물에서 ‘세슘’이 조금이라도 검출되면 세슘 이외 방사능 물질 16종의 검사를 추가 요구 하는 유일한 나라다. 아베 이후의 '초극우' 포스트 아베가 더 걱정된다* ‘포스트 아베’는 누구? -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2년 12월 2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계속 자리를 지키며 믿음을 주고 있다고 한다. 최근 일본의 새 연호 ‘레이와’(令和)를 공표한 인연으로 ‘레이와 아저씨’라는 별칭으로 국민적 친화도가 급상승했다고 한다. 아베 총리가 친형제처럼 지낸다는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자민당 총무회장도 유력한 후보다. 한국 입장에서 보면, 자민당 리버럴파라 할 수 있는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이나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총리가 된다면 한일 관계개선 추진이 용이하겠지만, 스바 관방장관이나 가토 가쓰노부 총무회장 같은 아베 측근들이 되면 ‘혐한(嫌韓) 정권’이 재창출 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아베를 돕는 ‘일본회의’ - ‘아름다운 일본 만들기’를 추진하다면서 자위대를 대신할 국방군 창설을 주도하고, 연합군이 강요한 헌법이 아닌 국민의 손으로 만든 헌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벼르는 사람들. 야스쿠니신사의 일본 총리 공식방문 실현을 지상의 목표로 삼고, 일본의 침략전쟁 부정을 외치는 극우파 단체다. * 손자병법 대로 사는 일본 - 일본인의 근성을 만든 본질적인 공식을 저자는 손자병법에서 찾는다. 먼저 상대를 상세히 연구하고, 이길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선제공격한다. 특히 손자병법에선 침략을 ‘악(惡)’이라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영토를 넓힐 수 있을까를 가르친다. 그들의 병법에서 ‘악’이란 ‘전쟁에서 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전형적인 군국주의 일본의 가치관이다.* 배구 ‘시간차 공격’을 만든 일본 - 도쿄 올림픽에서 일본 여자배구팀이 처음 시간차 공격이란 엄청난 속임수 공격을 선보였다. 뮌헨올림픽에선 개인 시간차 공격과 A퀵 B퀵 C퀵 등 적의 눈을 속이는 전혀 새로운 공격법들을 만들어 냈다.  서양에 비해 체격이 왜소한 일본으로선 이런 신 비밀병기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한국을 '아우의 나라'라고 우기고 가르치는 일본* 일본 신(아마테라스)이 조선 신(수사노오)의 형? - 일본은 청일전쟁 승전 무렵부터 “조선의 신은 일본 시조신인 아마테라스(天照大神)의 남동생 수사노오(素箋嗚尊)”라고 대대적으로 주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수사노오가 한국의 시조라고 학교 교육을 통해 선전했다. 일본 최초의 역사서인 ‘일본서기’는 수사노오가 난폭해 하늘 나라 다카마가하라(高天原)에서 추방당해 신라에 내려와 살게 되었다고 역사 왜곡까지 일삼았다. 일본의 통치자는 아마테라스의 자손인 역대 일왕 뿐이라는 이른바 고쿠타이(國體)론의 탄생 배경이기도 하다. * 사실상 일본의 국교 ‘국가신도(國家神道)’ - 메이지 시대 이후 일본에서는 서양의 기독교에 해당하는 국가신도가 세를 떨친다. 그리고 이것이 결국 ‘평화’ 보다는 ‘침략’을 조장하는 결과를 낳는다. 일본이 한반도에 임나일본부를 두고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는 주장 등은 국가신도의 경전인 ‘기기’와 ‘일본사기’에서 나온 것이다. 조선 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함이었다. 메이지 초기에 국교를 무엇으로 할 지 논란이 있을 때, 일본 고대의 국가신도를 국교로 하자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었지만 신교의 자유를 보장한 메이지헌법 탓에 법적으로 국교화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일본은 ‘칙령12호’라는 것을 통해 학교 종교교육을 금지시키고 사실상 국가신도를 모든 종교를 초월한 교육의 기초로 정했다. 신사참배도 그래서 의무화됐다.  * 일본의 외교적 목표 ‘UN안보리’ - 한 때 일본의 가장 큰 외교 목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입이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많은 나라들이 지지했지만, 중국 러시아 등이 반대해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도 거부권 없는 이사국이면 찬성한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이었다. 우리 입장은 안보리에 가더라도 ‘거부권 행사’라는 특권은 없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핫코오 이치우(八統宇) - 일본이 세계를 지배해야 한다는 사상이다. 역사서 ‘기기’ 속에 나오는 진무 일왕이 “나라 전체(六合)을 합하여 도읍을 열고 핫코오(팔통; 이메츠치=세계)를 덮고 우(한 집)로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하는 데서 비롯됐다. 표면적으로는 ‘세계 한가족주의’ 평화사상처럼 치장되지만, 대동아전쟁 등의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쪽으로 왜곡되기도 했다. 대동아전쟁의 목적도 각 민족을 해방하는 데 있고, 해방은 곧 황화(皇化)하는 일이며, 아시아에 황도 낙원을 출현시키는 일이라는 주장이었다. ‘황하’라는 말은 아시아 각 민족을 일본제국의 신민으로 동화시키는 일이라고 한다. 결국 각 민족을 일본제국의 신민으로 동화시킨다는 뜻이다.근대사 파헤치기가 두려운 일본ᆢ인간이 된 일왕* 메이지 이후 역사드라마 없는 일본 - 일본은 근현대사를 파헤치는 일 되도록 피해 외면한다. TV 드라마만 해도 메이지 유신 이후의 역사드라마는 거의 방영된 적 없다고 한다. 이토 히로부미나 후쿠자와 유키치 같은 인물들은 한국 드라마에는 나오지만 정작 일본드라마에서는 보기 힘들다. 일본 대중들이 객관적으로 역사를 보기 시작하면 일왕제의 성립 기반에 의문을 갖게 될 것이고, 그리 되면 결국은 국론이 분열되어 국가가 위기에 빠질 뿐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호적이 없는 일왕 - 일왕가에는 성이 없고 이름만 존재한다. 쇼와 일왕은 히로히토(裕仁), 헤이세이 일왕은 아키히토(明仁), 2019년 5월1일에 즉위한 현 일왕은 나루히토(德仁)다. 쇼와, 헤이세이 등은 연호를 뜻하지 성이 아니다. 일본의 성씨는 고대로부터 일왕이 신하에게 하사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다. 때문에 일왕가에 성 씨 자체가 없는 것이다. 대신 황실의 계보는 호적과는 전혀 다른 형식의 황통보(皇統譜)에 의해 별도로 관리되고 있다. 이것을 열어볼 수 있는 사람은 역대 수상뿐이다. * 백제 뿌리를 인정한 아키히토 일왕 - 2001년 12월 23일 아키히토 일왕은 만 68세 생일 때 “간무(桓武) 일왕의 생모가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고 ‘속일본기’에 기록되어 있는 사실에 한국과의 연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금기시되어 왔던 일왕가와 고대 한국과의 혈연관계를 언급한 것이다. 아버지 히로히토는 1946년 1월1일에 이른바 ‘인간선언’으로 불리는 ‘신일본 건설에 관한 조서’를 발표하면서 일왕이 신이 아님을 실토했다.* 한국과 일본의 가정교육 차 - 일본인들은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남에게 폐를 끼치면 안된다”고 가르침을 받는다.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살기에, 반대로 남에게 간섭받는 것도 싫어한다. 반면에 한국에서는 아이들에게 “최고가 되어라”라고 가르친다. “네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다”고 배운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09-13 09:00 조진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