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경제의 ‘신간(신간) 베껴읽기’] 권경자 외 <공자, 기업가 정신을 말하다>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19-09-28 08:00 수정일 2020-05-29 11:52 발행일 2019-09-2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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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시들어가는 ‘기업가정신’ … 곤이지지(困而知之)의 정신으로 재무장을

주말에 비즈니스맨들이 가볍게 읽을 만한 책으로 <공자, 기업가 정신을 말하다>를 추천한다. 유교철학과 경영철학이 접목된 저자들은 인문학 고전인 서경과 논어를 중심으로 동양 선인들의 리더십을 살펴보고, 4차 산업혁명기의 오늘날 기업인들을 조망한다. 이어 현세의 기업인들이 배워야 할 자질과 소양에 관해 조언한다. 특히 4덕(德)과 7인(仁)을 통해 기업인들의 나아가야 할 방향과 가치철학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기회를 돕는다.

< 총평 >

저자들은 ‘마음을 얻고 신뢰를 얻어라’, ‘인재를 등용하라’, ‘이름답게 하라’, ‘군자다움을 지녀라’라는 4덕을 통해 기업가정신의 토대를 쌓을 것을 권한다. 그 실천을 위해선 변화(CHANGE)와 위기(CRISIS), 기회(CHANCE), 도전과 헌신(CHALLENGE & COMMITMENT), 창의력(CREATIVITY), 최고(CHAMPION), 매력(CHARMING)이라는 7가지 씨앗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동서양의 현인 혹은 위대한 기업인들의 조언을 소개하며, 기업인으로서 가져야 할 가치관과 덕목을 쌓아갈 것을 권한다.

< 베껴두면 도움 될 내용들 > ◇ 자신에게 가혹하되 타인의 장점을 극대화해 주는 게 리더의 중요한 덕목

* 공자 4덕(德) - 리더가 갖춰야 할 4가지 덕을 말한다. 4덕의 첫째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이다. 신뢰가 없으면 설 수가 없다는 얘기다. 둘째는 거직조저왕(擧直照藷枉)이다. 바른 자를 등용해 바르지 못한 자 위에 둘 수 있는, 인재를 알아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다. 셋째는 정명(正名)으로, 이름을 바르게 하는 능력을 말한다. 마지막은 성인지미(成人之美)다. 다른 사람의 장점을 살려주는 능력이 리더의 중요한 덕목이라는 것이다.

* 후생가외(後生可畏) - 뒤에 태어난 자가 두렵다는 뜻이다. 제자가 자신을 뛰어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순자가 말한 ‘청출어람(靑出於藍)’과 동일한 개념이다.

*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 - 리더는 자신에게 가혹하고 남에게는 관대해야 한다는 뜻이다.

*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卽變 變卽通 通卽久) - 사람은 한계에 부딪히면 변하게 되고, 변하면 통하게 되며, 통하면 오래가게 된다는 뜻이다. 주역 계사전에 나온다. 주역에 보면 세상의 이치를 변역(變易) 불역(不易) 이간(易簡)으로 설명한다. 모든 것은 변하며, 변한다는 사실만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변화는 쉽고 간단하다는 뜻이다.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그 누구도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는 말로 도도한 변화의 불가피성을 피력했다.

◇ 위험을 미리 대비했기에 더 위대했던 명의(名醫) 편작(扁鵲)의 두 형

* ‘명의’ 편작의 두 형 - <사기>의 편작열전을 보면, 중국의 대표적 명의인 편작에 관한 기록이 나온다. 죽은 사람도 살린다는 명의였던 그에게는 자신보다 더 뛰어난 의술을 가진 두 명의 형이 있었다고 한다. 위나라 문왕이 그에게 묻자 “큰 형이 가장 뛰어나고, 둘째 형이 다음이며, 제가 가장 부족합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편작의 큰 형은 환자의 병세가 나타나기도 전에 원인을 제거해 치료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가 얼마나 뛰어난 지 몰랐다. 또 둘째 형은 발병 초기에 치료를 해주니 진가를 잘 몰랐다. 결국 병세가 위중한 사람들이 자신에게 찾아와 치료하니 자신을 가장 뛰어난 의사로 알고 있을 뿐, 천하의 실력자들은 두 형이라는 얘기다.

* 편작도 고칠 수 없는 병 ‘육불치(六不治)’ - 첫째 교만한 환자다. 이들은 병의 이치를 따져보지 않는다. 두번째 병 보다 돈을 아까워하는 것이다. 세번째는 옷과 음식 등 생활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이다. 네번째는 몸의 균형과 오정의 기운이 일정하지 못한 것이다. 다섯째는 몸이 너무 쇠약해 약을 복용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 것이다. 마지막 여섯 번째는 미신을 믿고 의사를 믿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 닛산과 도요타의 인재 영입 차이 - 두 회사 모두 비슷한 시기에 창업했다. 하지만 도쿄에 근거를 둔 닛산은 도쿄대 인재를, 아이치현에 근거를 둔 도요타는 지방대 출신을 주로 선발했다. 도요타는 평범한 인재를 키워 비범한 역량을 발휘하도록 교육한 덕분에 닛산 추월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세 부류 사람 - 다빈치는 “세상에는 세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했다. 보려는 사람, 보여주면 보는 사람, 그리고 보여줘도 안 보는 사람이다.

◇ ‘위기’를 ‘발전의 기회’로 삼는 것이 진짜 일류기업

* 일류기업과 삼류기업의 차이 - 앤드류 그로브 인텔 전 회장은 “삼류기업은 위기에 의해 파괴되고, 이류기업은 위기를 이겨내며, 일류기업은 위기로 인해 발전한다”고 말했다.

* 기업가는 ‘시도하는 사람’ - 기업가를 의미하는 entrepreneur라는 단어는 프랑스어 동사 entreprendre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시도하다, 수행하다, 모험하다는 의미다. 아일랜드 태생인 프랑스 경제학자 칸티용과 니콜라스의 논의에서 시작되었다고 전한다. 이어 현대에 와서 세이는 기업가에 대해 “경제적 지원을 생산성 낮은 영역(장소)에서 생산성 높은 영역으로 이전시키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 공자의 ‘네 부류 사람’ - 첫째, 생이지지(生而知之)는 나면서부터 아는 뛰어난 사람을 말한다. 둘째, 학이지지(學而知之)는 배워서 아는 사람이다. 셋째, 곤이지지(困而知之)는 어려움을 몸소 겪음으로써 깨닫거나 아는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곤이불학(困而不學)은, 갖은 일을 겪고 고생하면서도 배우지도 깨닫지도 못하는 사람을 말한다.

* ‘기회의 신’ 카이로스 - 제우스 신의 아들 카이로스는 발에 날개가 달렸고 앞쪽 머리카락은 길지만 뒤쪽 머리카락은 없다고 한다. 달리는 속도가 너무 빨라, 그가 가까이 왔을 때 잡지 않으면 놓칠 수 밖에 없다. 그는 왼손에는 저울, 오른손에는 칼을 들고 있는데, 준비된 사람에게만 기회를 부여한다고 했다.

◇ 혁신의 좋은 사례 … 플립 턴과 포스베리 플립

* 혁신의 사례 ‘플립 턴(flip turn)’ - 1928년 이전까지 수영의 배영에서 인간의 한계는 1분이라는 게 정설이었다. 그러나 17살의 아돌프 키에퍼라는 신인이 1935년 일리노이 고등학교 챔피언 십에서 58초5라는 놀라운 기록으로 우승했다. 이어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다른 선수들이 손으로 벽을 짚고 턴을 할 때, 그는 벽 앞 1미터 앞에서 물 속에서 반 바퀴를 돈 후 두 다리로 힘차게 벽을 밀어 반대편으로 나아가는 턴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1968년 멕시코 올림픽 높이뛰기에서 리처드 더글러스 포스베리가 눕듯이 뛰어 넘는 포스베리 플립(배면뛰기)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깨고 우승한 것 보다 훨씬 앞선 혁신이었다.

* 대동(大同)사회 - <예기> 예운 편을 보면, 동양의 이상 사회로 대동사회가 기록되어 있다. 자기 만을 위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며, 공명정대하고 무사한 평화로운 세상, 남을 모함하지 않고 도둑과 혼란도 없으며, 모두가 제 역할을 하는 시대를 말한다. 요 임금 시대를 중국에서는 대동사회로 인정한다.

* 선양(禪讓) - 군주가 혈연이 아닌 등용한 인재에게 왕위를 계승하는 것을 말한다. 중국에서는 순 임금이 요 임금에게 선양해 천자를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순 임금은 천자가 된 후 가장 먼저 국가를 혼란으로 이끈 자들을 추방했다고 한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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