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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 읽기’] < 에이트 > 이지성

인공지능에게 대체될 것인가, 아니면 인공지능의 주인이 될 것인가?리딩으로 리드하라, 꿈꾸는 다락방 같은 대중적 인문서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이지성 작가가 또다시 베스트셀러 목록에 하나를 추가했다. 찰지고도 쉽게, 그러면서 나름의 품격이 엿보이는 글이 돋보인다. 과거 저서에서 일관되게 저자가 천착했던 인문학적 소양과 풍성한 독서 경험 등을 토대로 이번에는 인공지능이라는 다소 어려운 주제를 선택했다. 이 책의 핵심 주제는 ‘당신은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되는 인간이 될 것이냐, 아니면 인공지능의 주인이 될 것이냐’ 하는 물음이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인공지능의 주인이 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저자는 준비만 잘 하면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하고 독려한다. 인공지능이 감히 넘볼 수 없는 공감능력과 창의력을 키워주는 교육을 받게 된다면 가능하다는 논리다. 하지만 한국에서 그것이 가능할지는 … 잘 모르겠다.◇ 인공지능의 미래는?* 생애 마지막에 잡스가 붙들고 있었던 인공지능 - 잡스는 사망하기 1년 6개월 전에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인공지능 스타트업 기업을 인수했다. 직접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지휘했고, 그 프로젝트가 완수된 다음날 호흡을 멈추었다. 자신의 남은 생명을 모두 인공지능에 쏟아 부었다는 얘기다. 그만큼 인공지능은 우리의 미래라는 얘기다.* 인공지능 시대에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 시대에 나는 무슨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미래 인류 사회는 인공지능에 지시를 내리는 계급과, 인공지능의 지시를 받는 계급으로 나뉘어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지금처럼 살다가 어느 날 당신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인공지능에게 대체될 것인가, 아니면 지금부터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인공지능의 주인이 되는) 나를 만들어나갈 것인가?* 유발 하라리 등 세계 석학들의 경고 - 세계적인 석학들은 우리나라가 인공지능 시대에 가장 큰 위험에 처하는 국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정은 같은 독재자가 후일 인공지능 로봇부대를 창설할 수 있고, 이는 핵폭탄보다 더 실질적인 위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더욱이 북한보다 더 두려운 인공지능 로봇 부대를 창설할 수 있는 군사강국들, 즉 중국 러시아 일본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는 것도 우려되는 점이다.* 인공지능 약사(略史) - 영국의 에이다 러블레이스가 1842년에 27세 나이에 쓴 찰스 베비지의 해석기관에 대한 분석이란 책에서 현대적 의미의 인공지능 가능성을 최초로 언급했다. ‘인공지능의 아버지’ 앨런 튜링은 1950년에 ‘계산기계와 지성’이라는 논문에서 인공지능 판별 테스트인 튜링 테스트를 언급했고, 2014년 6월 유진 구스트만이라는 인공지능이 처음으로 이 테스트를 통과했다.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 덕에 1997년 5월 인공지능 딥블루가 체스 경기에서 인간 최고수를 꺾었고, 2011년 IBM이 만든 인공지능 왓슨은 미국 유명 TV 퀴즈쇼 제퍼디에 출전해 우승했다. 2012년에는 세계 최대 이미지 인식 경연대회에 참가한 인공지능 슈퍼비전이 압도적 성적으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스스로 학습하고 추론하고 판단하는 딥 러닝 기술이 탑재됨으로써 인공지능이 드디어 인간의 지배를 벗어난 순간이라는 평까지 받았다.◇ 실리콘밸리의 인공지능 준비* 실리콘밸리 인공지능 대학 ‘싱귤래리티 대학’ - 실리콘밸리의 상위 1%가 2008년에 구글과 NASA의 자금지원을 받아 인공지능 시대의 지배자를 만드는 교육을 하는 싱귤래리티 대학을 설립했다. 10억명의 인류에게 영향을 주는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길러내는 교육이 목표였다. 싱귤래리티는 ‘특이점’으로 해석된다. 인류의 모든 지능을 합한 것보다 더 높은 지능을 가진 인공지능이 출현하는 때를 말한다. 전문가들은 이 시기를 대략 2045년으로 예측한다. 이 대학은 연간 교육비가 3000만원 이상이다. 첫 입학생 40명을 뽑겠다고 했는데 13개국에서 무려 1만 2000명이 지원했다고 한다.* 아이들을 자퇴시킨 일런 머스크 - 테슬라 CEO 일런 머스크는 학교에서 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교육 과정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며 다섯 명의 아이들을 자퇴시켰다. 그리고는 자신이 세운 사립학교 애드 아스트라(Ad Astra)에 입학시켰다. 현재 이곳에는 31명의 아이들이 인공지능 시대의 최고 리더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고 있다.* 세계 최고의 미래과학기술 예측 전문가 커즈와일 - ‘21세기 에디슨’으로 불리는 레이 커즈와일은 IQ 165의 천재적 발명가이자 과학자 공학자다. 지난 30년 동안 예측한 147개 미래과학기술 중 무려 86%에 이르는 126개가 현실로 나타났다. 참고로 147개 예측 중 78%인 115개는 연도까지 정확히 맞추었다. 가장 유명한 예측은 인간 게놈 프로젝트다. 그는 “7년 내 나머지 99%가 해독될 것”이라고 예측해 빈축을 샀으나 그가 예측했던 시기보다 앞당겨 100% 해독됐다.◇ 일본 중국에 한참 뒤지는 한국* 교육개혁 단행한 일본 - 2013년 6월에 일본은 150여년 만에 교육 혁명을 단행했다. 2020년까지 입시교육을 폐지하고 공교육에 국제 바칼로레아를 도입키로 한 것이다. 기존 교육과정에 토론과 소논문 쓰기를 추가한 정도에 그치지만, 나름 의미 있는 시도라는 평가다. 동아시아에 주입식 교육으로 대표되는 입시 교육을 정착시킨 주범인 일본이기에 더욱 주목을 끈다. 기존 주입식 교육으로는 인공 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일본 내에서는 일본 개항을 이끌었던 미국 페리 제독의 흑선(黑船)을 국제 바칼로레아 도입 건과 비교할 정도로, 외부 충격을 기회로 삼아 내부혁신을 성공시킬 수 있는 상징적 사건으로 본다.* 비교되는 한국과 일본의 독서량 - 일본 국민의 평균 독서량은 1년 기준 약 60권이다. 미국 유럽 다음으로 세계 최고수준이다. 이런 독서 국가가 서양의 바칼로레아를 받아들여 국민 독서의 질을 싱글래리티대, 하버드 의대, 에드 아스트라 수준으로 올리려. 반면에 한국은 2015년 기준으로 평균 1인 독서량이 세계 166위. 게다가 우리 독서는 단순히 눈으로 읽는 정도.* 중국 일본에 뒤지는 우리의 인공지능 수준 - 중국은 2012년 이후 국력을 인공지능에 쏟기 시작했다. 일본은 1998년에 세계최초로 인공지능 로봇을 만들었다. 그러나 기술적인 부분에만 치우쳐 서양에 비해 한계가 노출됐다. 그래서 150년만의 교육혁명을 단행해 인공지능 교육혁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이 보유한 인공지능 기업은 1011개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고작 26곳이다.* 빌 게이츠의 경고를 무시한 한국 - 딥블루의 승리 후 약 1개월 뒤인 1997년 6월에 빌 게이츠가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인류의 미래 문명은 인공지능이 될 것이다. 내가 만일 다시 학생으로 돌아간다면, 다른 무엇보다 인공지능을 공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누구도 이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한국은 얼마 뒤 국가부도 사태를 맞았다.* 한국인의 미래 ‘프레카리아트’ - 2017년 서울대 공대 유기준 교수팀이 발간한 ‘미래 도시에서 시민들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보고서가 충격적인 예측을 했다. 2090년의 한국 사회는 인공지능 로봇이 대부분의 직업을 대체한 결과 99.997%가 프레카리아트(Precariat)가 된다는 것이었다. ‘불안정한’ 뜻의 이탈리아어 프레카리오와 ‘노동 계급’을 뜻하는 독일어 프롤레타리아트의 합성어다. 이 용어를 널리 알린 영국 런던대 가이 스탠딩 교수는 이들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 꿈과 열정이 없다 ▲ 내가 하는 일이 가치를 깨닫지 못한다 ▲ 먹고 사는 문제로 평생 고통받는다. 유 교수는 미래 한국사회가 제1계급 인공지성 플랫폼 소유주, 2계급 인공지성 플랫폼 스타, 3계급 인공지성, 4계급 프레카리아트으로 나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공지능이 가동되는 현실* 골드만삭스 트레이더 내쫒은 인공지능 - 2013년에 대니얼 내들러라는 청년이 켄쇼 테크놀로지라는 인공지능 스타트업을 만들어 ‘켄쇼’라는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골드만 삭스가 뉴욕 본사에 켄쇼를 입사시켰고, 켄쇼는 월 스트리트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던 600명의 트레이더가 한 달 가까이 처리해야 하는 일을 3시간20분 만에 끝내고 이익도 엄청나게 안겨 주었다. 골드만삭스는 2015년에 “우리는 더 이상 금융 투자기업이 아니다. 인공 지능 기업이다”라고 선언한다.지금 월가에서는 인간이 해왔던 일의 90%를 인공지능이 담당한다.* 인공지능 왓슨의 놀라운 적중률 - 미국 종양학회에 따르면 인간 의사들의 암 진단 정확도는 80% 수준이다. 그런데 IBM의 왓슨은 방광염 91%, 췌장암 94%, 대장암 98%, 자궁경부암 100%다. 특히 폐암의 경우 50%에 불과한 인간 의사들보다 무려 2배가 넘는 90% 정확도를 자랑한다. 최근 소식에 따르면 왓슨은 세계 최고 병원 경영자가 되기 위해 ‘병원 경영’을 쉬지 않고 공부한다고 한다.* 미래의 병원 모습 - 첫째, ‘명의’라는 단어가 사라진다. 인공지능보다 뛰어난 인간 의사를 찾을 수 없다. 둘째, 의사 고유의 업무가 대부분 사라진다. 특히 정신과의 경우 가장 빨리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셋째, 의료사고가 0% 수준으로 떨어진다. 엄청난 데이터, 의사들과의 실시간 소통 덕분에 오진 가능성이 거의 제로다. 넷째, 모두가 인공지능 주치의를 찾는다.* 인공지능 약사(藥士)의 모습 - 미국의 UCSF(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 매디칼센터는 인공지능 약사를 도입해 40만건이 넙는 처방약을 조제한다. 하지만 아직 단 한건의 실수도 없다고 한다. 인간 약사는 평균 100건을 조제할 때 약 1.7건을 잘못 제조한다. 앞으로 미국의 모든 대형 병원 조제실은 인간은 없고 인공지능만 있는 모습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한다.* 법조계에도 ‘리걸 테크’ - 영국 셰필드대와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은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와 함게 인공지능 판사를 개발했다. 초보 수준이지만 판결 정확도가 79%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재판을 한다는 유럽인권재판소의 실제 판결과 비교한 수치라 큰 주목을 끈다. 로스(Ross)는 IBM이 만든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 변호사다. 2016년 5월 뉴욕의 한 로펌에 입사한 이후 대형 로펌들이 앞다퉈 구매하고 있다. 인간 변호사가 300건을 처리하는 동안 이 인공지능변호사는 60만 건을 처리한다. 우리나라에선 2018년 2월 한국 최초의 인공지능 변호사 유렉스(U-Lex)가 법무법인 대륙아주에 입사해 맹활약 중이다. 변호사법이 정식으로 개정되면 국내 법조계에 파란이 일 것이다.◇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법 8가지(에이트)* 디지털을 차단하라 - 실리콘밸리 유명 사립학교 ‘페닌슐라’에는 컴퓨터가 발명되기 이전 형태의 교실을 운영한다. 칠판과 분필, 종이책과 노트. 스마트폰 할 시간에 다른 아이들과 놀고 대화하며 타인과 공감하고 조화를 이루는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서다. 다른 사람과 다르게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내 안의 컴퓨터 즉, 창조적 두뇌를 다루는 법을 배우게 하려는 취지다. 잡스는 IT 기기 사용을 금지시켰다. 빌 게이츠도 자녀들에게 무려 14년 동안 IT 기기를 못쓰게 했다. 트위터 창업자인 에번 윌리엄스는 집에 아예 IT 기기가 없다. IT기기를 차단하는 능력을 갖지 못하는 사람들은 결국 그에 중독되고 인공지능에도 종속된다는 믿음이다.* 나만의 평생유치원을 설립하라 - 어떤 한 분야에서 창조적인 성취를 이룬 사람들의 유년시절을 살펴보면 어김없이 몬테소리 유치원이 나온다고 해서 만들어진 말이 ‘몬테소리 마피아’다. 구글의 레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몬테소리 교육철학의 핵심 가치를 내면화하고 평생 실천한 사람들이다. 몬테소리 교육의 핵심 가치인 자유 몰입 성취를 발 빠르게 수용해 기업문화로 정착시킨 곳이 실리콘밸리다. MIT 미디어랩의 창의 소통 교육프로그램인 평생유치원 교육 철학도 몬테소리와 유사하다. 빌 게이츠와 구글이 거액을 후원한 무료 온라인 교육기관 칸 아카데미 창설자 살만 칸이 만든 칸랩스쿨도 인공지능 시대 리더를 기르는 교육을 목적으로 철저히 몬테소리 방식으로 교육한다.* Knowing 대신 Being하고 Doing하라 -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최근 설립 100년만에 처음으로 교육개혁을 단행했다. 핵심은 노잉(Knowing) 위주 교육을 비잉(Being) 및 두잉(Doing) 위주로 바꾸는 것이다. 인공 지능은 결코 가질 수 없는 공감 능력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대화 위주 토론이다. 빌 게이츠는 25세 때 다빈치의 천재성 원천이었던 10가지 특별한 공부법을 체득해 그 유명한 생각 주간(Think Week)을 만들었고, 잡스는 아인슈타인의 초상화를 침실에 걸어두고 하루의 시작과 끝을 함께 했다고 한다.* 디자인 씽킹하라 - 스탠퍼드대 D스쿨의 핵심은 디자인 씽킹, 즉 생각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이곳의 디자인 씽킹은 다음 5단계로 구성된다. 공감하기 - 문제를 새롭게 정의하기 -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 내기 - 시제품 만들기 - 시험하고 검증하기. 이곳 설립자 중 한 명인 데이비드 켈리는 유쾌한 크리에이티브라는 책에서 창의적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22가지 방법을 제시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최고의 노력 기울이기, 잠재의식 활용하기, 브레인스토밍, 아이디어 노트 쓰기, 이미 문제를 해결했다고 생각하기, 비주얼 씽킹하기, 사람들과 즐겁게 대화하기 등이다.* 철학 하라 - 월스트리트의 전설 빌 밀러는 자신의 투자경험을 통해 “인공지능을 이길 수 있는 최고의 무기는 철학”이라고 했다. 철학도들이 자신처럼 투자자로 변신해 인공지능을 이기는 새로운 전설이 되길 소망했다. 인공 지능 켄쇼를 만들어 월 스트리트를 초토화시킨 대니얼 내들리도 어릴 때부터 철학과 문학에 심취했다. 실리콘밸리의 인공지능 천재들이 존경하는 피터 틸도 경영자의 최우선 덕목으로 철학을 강조한다. 일론 머스크가 만든 학교는 모든 교육을 소크라테스식 대화법으로 진행한다. 철학적 사고 능력은 트리비움(Trivium)을 통해 육성할 수 있다고 한다. 셋을 뜻하는 라틴어 tri와 길을 뜻하는 vium의 합성어로, 철학을 하는 세 가지 길, 즉 문법학과 논리학 수사학을 의미한다.* 바라보고 나누고 융합하라 - 컬럼비아 의대는 소설 창작을 가르치다. 미래에 의사가 갖춰야 할 필수 능력이 환자의 심적 육체적 두려움과 고통에 공감하고 환자 질병을 창의적으로 대하는 것인데, 소설 창작이 이를 잘 키워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란다. 프랑스 바칼로레아도 철학과 더불어 문학이 필수다. 예일대 의과대학에서 최고로 꼽하는 수업은 의학이 아니라 미술 수업이다. 역사와 문학의 융합이 인공지능시대에 인간이 반드시 갖춰야 할 인간 고유의 능력을 기르는 데 최고의 효과를 발휘한다고 한다.* 문화인류학적 여행을 경험하라 - 2014년 문을 연 미네르바 스쿨은 교육과정이 철저히 인공지능 시대 리더를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 대학 기숙사는 한국과 미국 영국 독일 대만 아르헨티나 인도에 있는데, 학생들은 4년 동안 이 도시들에서 거주하면서 현지 문화와 산업을 배우고 인문학과 수학 과학 인공지능을 학습한다. 이런 문화 연결 능력이 인공지능은 절대 가질 수 없는 공감 능력과 창조적 상상력을 길러 준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도 애플을 창업하기 전에 인도에서 8개월 동안 문화인류학적 여행을 했었다.* 나에서 너로, 우리를 보라 - 일본 국제 바칼레로아 교사 양성과정에는 필수 이수 과목에 철학과 예술 논문 언어 수학 과학 사회 외에 특이하게도 ‘봉사’가 포함되어 있다. 공감과 창의성이 가미된 봉사는 큰 의미를 갖는다는 뜻이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 들 중에 최상위를 저자는 기부와 봉사, 인권을 강조한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12-11 07:30 조진래 기자

[비바100] SF에나 나왔던 2020년이 온다… '이것'만 알고가자!

(그래픽=김병철 기자 burnhair@viva100.com)예로부터 ‘쥐’는 발 빠르고 어느 시대든 잘 살아남았다. 2020년은 경자년(庚子年)은 그 중 머리가 명석한 ‘황금 쥐의 해’다. 육십갑자 중 37번째로 쥐는 다산과 풍요, 번영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사상 최저 기준금리와 부정적인 경제 전망으로 암울한 시대지만 전문가들의 제안은 예사롭지 않다. 지혜롭고 총명하다는 수식어가 붙는 쥐띠의 해를 맞아 야심차게 내놓은 재테크 신간들을 살펴봤다.◇부동산, 금융, 자산관리, 재무설계, 공유숙박 등 5개 부문 한눈에 ‘재테크 트렌드2020’  재테크 트렌드 2020 - 최고 전문가 5인의 2020 투자 전략 |빠숑 김학렬, 정철진, 양보석, 정찬훈, 캐스퍼 |1만5000원.(사진제공=아라크네)매해 새로운 정책과 관련 법들이 개정되는 상황이다. 시장의 상황도 급변한다. 정보는 넘치지만 어떤 것을 믿고 따라야 할지 결정이 서지 않는다. 직장인 서모(45)씨는 “과거에 투자를 하면 3배는 오를 것이라는 고급 정보에 휘둘려 투자하는 바람에 아내도 모르는 마이너스 통장이 생겼다. 그 이후 회사 사람들과 재테크 정보를 공유하면서도 ‘내가 알면 끝물’이란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면서 “부동산과 주식 등 진입장벽이 낮은 분야일수록 쉽게 시도하지 못한다”고 털어놓았다.‘재테크 트렌드2020’은 아예 이런 선입견을 제대로 겨냥하며 시작한다. 네이버 카페 ‘사람과 경제 이야기’의 운영자이자 부동산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김학렬씨는 오프라인에서 ‘빠숑’이란 닉네임으로 유명한 투자자다. 그는 책에서 “이제는 질적인 투자에 집중할 때”라면서 입지와 풍수,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의견을 사실적으로 내놨다. 가치가 상승될 지역에 대한 분석을 보면 뻔해 보이지만 키포인트가 확실하다. 새 아파트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 과거 1년 간 시세변동률, 무조건적인 상승론자에 대한 의견 등을 조목조목 짚었다.금융전망 역시 2020년 미국 대선과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간과하지 않는다. 채권시장이 버블인 이유와 국민들의 부채부담도 챙겨봐야 할 항목이다. 특히 보험과 펀드, 연금 등 제무설계사에게 휘둘리지 말아야 할 항목들은 일독을 권한다.자산관리의 기본은 100세 시대를 겨냥한 ‘금융문맹’을 꾸짖으며 시작한다. 재무설계사의 현혹에 휘둘리지 않는 법, 대출의 그늘 또한 알차다. ‘2060 연령대에 갖춰야 할 투자 마인드는 다른 책에도 있지만 돈을 더 버는 법보다 자산을 어떻게 굴릴 것인가다’라는 시각이 이 책의 장점이다. 무엇보다 새로운 점은 공유숙박에 대한 접근이다. 영어도 못하고 한국인들도 꺼리는 반지하에서 시작한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가감없이 털어놓았다. K팝의 활성화로 한국에 모여드는 팬들과 지역주민들도 모르는 곳을 찾아오는 외국인들과의 에피소드들은 물론 숙박 홍보와 법적인 허가기준까지 꽤 세세하게 적은 항목이 놀랍다.◇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항목은? ‘2020팔리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2020 팔리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ㅣ김나연, 이상길, 류현준, 박종제, 권정주 저 외 5명 ㅣ 1만 7500원.(사진제공=한스미디어)전자가 개인에 대한 투자노트라면 ‘2020 팔리는 라이프스타일’은 글로벌 브랜드들, 즉 사업자의 입장에서 접근한 책이다. 이노션의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들이 현업해 가장 잘 ‘팔리는’ 키워드를 뽑아 분석한 책이다. 패션, 리빙, 유통, 자동차 업계까지 아우르는 항목들은 럭셔리 브랜드와 복고풍 추억까지 소환한다.책의 목차만 외워도 어떤 모임, 누구나와도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요즘 개인들의 취향을 존중하는 ‘미-스펙트’(me+respect), ‘개취존러’ ‘비우미즘’(비움+ism) 등의 키워드와 더불어 ‘픽셀(pick-sell) 관계’ ‘플렉스 소비놀이’ 등으로 인간관계가 만들어지는 방식을 설명한다. 설명과 더불어 곳곳에 배치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마케팅 예시들로 지루할 틈이 없다.1980년대 이후 태어난 밀레니얼맘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전 세대 엄마들이 좋은 대학에 보내는 데 집중했다면 요즘 엄마들은 자유로운 교육과 경험의 기회를 중시하는 취향에 집중한다. 각종 커뮤니티에서 OO맘으로 불렸던 것에서 벗어나 주로 남성들이 맺었던 비즈니스적인 관계로 끌어올린 시도들이다. 헤이조이스나 빌라선샤인 같은 워킹맘 등을 위한 유료 멤버십 커뮤니티가 생겨나는 것도 이 같은 시장의 방증이다.‘2020 팔리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의 한 부분인 밀레니얼맘의 사례.(사진제공=한스미디어)시니어를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부각하는 각종 프로그램이 쏟아지는 것도 눈여겨 봐야 한다. ‘할머니 요리사’를 내세운 ‘수미네 반찬’은 단순히 집밥에 국한되지 않는다. 유명 요리사들이 도리어 국민엄마로 등극한 김수미에게 요리를 배우며 신선함을 자아낸다.읽지 않고 관람하는 걸 뜻하는 ‘낫독벗뷰’, 상품을 가장 잘 아는 기획자로 자리매김한 ‘능덕슈머’, 가족이 된 ‘댕댕냥이 비즈니스’ 등 새로운 해석으로 접근한 다양한 브랜드들의 이야기가 절로 밑줄을 긋게 만든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19-12-11 07:00 이희승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아주 쓸모 있는 세계 이야기> 남영우 외

총평 이 책의 5명의 저자(남영우 박선미 손승호 김걸 임은진)은 모두 지리교육학과를 전공한 교수들이다. 어느 한 명의 지리인문서가 아니라 지리학자들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지리를 통해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지식과 관점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집필했다고 한다. 의도 대로 이 책에는 세계 지리와 관련한 역사와 정치사회적 배경과 함께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망라되어 있다. 근래에 읽은 인문지리서 가운데 가장 유익했다고 평가할 만 하다.◇ 국기와 기후를 보면 알 수 있는 것 들* 국기의 큰 특징 ‘빨강색, 네모 모양’ - 각 국 국기 색깔을 보면 빨강 하양 초록 파랑 순으로 많다. 빨강 색이 많은 것은 태양과 힘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태양과 가까운 적도로 갈수록 이런 현상이 강하게 나타난다. 나무를 위아래 반으로 자른 모양의 네팔 국기를 제외하곤 대부분 나라의 국기가 사각형 형태다. 유럽에서는 문양에 십자가를 넣은 나라가 11개국에 달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과거 기독교 국가가 많았던 때문이다.* 유사한 문양의 국기들 - 루마니아와 차드 극기는 사실상 구별이 불가능하다. 세로로 파랑 노랑 빨강 3색 문양이 거의 똑같다. 가로 줄무늬 국가 중 헝가리와 타지키스탄의 국기도 일반인은 식별이 거의 불가능하다. 모나코와 인도네시아, 니카라과와 엘살바도르도 마찬가지다. 우리 태극기는 눈에 잘 띄여 외국인들이 신기롭게 본다고 한다.* 추운 나라 사람들이 키가 크다? - 베르그만 법칙과 알렌의 법칙이란 것이 있다. 베르그만의 법칙이란 추운 지방에 사는 동물의 몸통이나 체중이 따뜻한 곳에서 사는 종보다 더 크고 무겁다는 내용이다. 체표면적의 비율이 작아 지면서 체열의 발산이 방지되어 나타나는 결과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고위도 국가 사람일수록 키가 크다. 알렌의 법칙이란 기온이 낮은 고위도에 살수록, 열을 체내에서 유지하기 위해 몸의 말단 부위가 짧아진다는 원칙이다. 극지방으로 가까이 갈수록 포유동물의 코나 귀 꼬리 등 신체 돌출 부위가 작아지는 경향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나라별 대표 이미지… 한국은 ‘일 벌레’, 북한은 ‘검열’* ‘도그하우스 다이어리’로 본 국가별 이미지 - 세계 유명 만화작가 단체가 개설한 만화사이트 도그하우스 다이어리(Doghouse Diaries)는 2013년 세계은행과 기네스북의 정보를 토대로 세계 국가별 대표 이미지를 코믹하게 지도를 만들었다. 아시아 나라 가운데 인도는 영화, 인도네시아는 화산, 베트남은 경제성장, 태국은 쌀 수출, 아프가니스탄은 아편, 이스라엘은 연구개발을 가장 큰 특징으로 꼽았다. 한국은 ‘일벌레’(workaholics)다. 중국은 이산화탄소 배출과 신재생에너지, 일본은 로봇, 북한은 검열이 대표 이미지다. 유럽에서는 영국이 파시스트 운동, 프랑스는 관광, 러시아는 산딸기와 핵탄두, 벨기에는 휴식, 네덜란든 장신, 덴마크는 교육, 노르웨에는 민주주의, 아일랜드는 삶의 질, 체코는 맥주 마시기, 루마니아는 다운로드 속도, 스페인은 코카인 사용 등이다. 아프리카에선 수단이 인플레이션, 소말리아는 해적, 코트디부아르는 말라리아, 나미비아는 부의 불평등,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비싼 인터넷, 레스토는 사망률 등이다. 아메리카 국가들 가운데는 미국이 노벨상 수상자와 잔디깎기로 인한 사망, 쿠바는 야구, 온두라스는 살인, 베네수엘라는 미스 유니버스, 브라질은 피파 월드컵 타이틀, 아르헨티나는 축구선수 수출이 대표 이미지로 묘사됐다.* 동성결혼 허용국가 28개국 - 2019년 기준으로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나라는 유럽의 일부 국가들과 아메리카 대륙의 캐나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호주와 뉴질랜드, 남아공 등이다.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동성애를 불법으로 간주하는 나라는 78개국이다. 미국에선 주마다 다르다. 매사츄세츠와 뉴욕, 워싱턴, 워싱턴DC, 펜실베이나, 일리노이, 아이오와 등 27개주가 허용하고 있다. 도시화가 일찍 진전된 미국 동북부를 비롯해 캘리포니아 중심 서부지역이 대표적이다.* 올림픽 최대 개최국은 미국 - 하계올림픽의 경우 미국이 4회로 가장 많다. 이어 영국이 3회, 프랑스와 그리스 독일이 2회씩이다. 전 세계 200여개국 중 하계 올림픽 개최 경험국은 19개국에 불과하다. 동계올림픽 역시 미국이 4회로 최다 개최국이다. 프랑스가 3회, 스위스와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이 2회다. 월드컵은 브라질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가 2회씩 개최했다. 월드컵 우승은 브라질이 5회로 가장 많고, 이탈리아와 독일이 4회,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프랑스가 2회, 잉글란드와 스페인이 1회 씩이다.◇ 네덜란드와 북한 ‘현대판 노예’ 유무, 극과 극* 국가별 노예지수 - 오스트레일리아 워크 프리 재단은 노예문제에 대한 각국의 대응 정도를 기준으로 국가등급 매긴다. 노예지수가 높은 나라는 북한을 비롯해 캄보디아 인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이라크 시리아 예맨 등이다. 글로벌 노예지수 2016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 대비 현대판 노예가 많은 나라는 북한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인도 카타르 순이다. 현대판 노예 수 자체가 많은 나라는 인도 중국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우즈베키스탄 순이다. 현대판 노예문제에 대한 정부 대응 정도가 가장 좋았던 국가는 네덜란드다. 총점 78.43점으로 유일한 A등급 국가다. BBB 등급 국가는 미국 영국 스웨덴 포르투갈 스페인 오스트리아 벨기에 노르웨이 크로아티아 등이다. BB 국가는 아르헨티나 독일 덴마크 캐나다 헝가리 브라질 프랑스 스위스 핀란드 체코 필리핀 멕시코 등이다. B등급은 이탈리아 이스라엘 페루 우간다 남아공 스리랑카 등이다. 한국은 러시아 싱가포르 가봉 사우디 케냐 모로코 베네수엘라 등과 함께 CC등급이다. 가장 낮은 D등급은 북한과 적도기니 이란 에리트레아다.* 치안이 좋은 나라, 나쁜 나라 - 미국 씽크탱크인 평화기금회(FFP)와 미국 유명잡지인 ‘포린폴리시’가 2015년 이후 매년 출간하는 보고서에서 취약국가지수(FSI)라는 것을 발표한다. 치안 유지력, 난민 유랑인, 불균형 개발, 정부 정당성 등이 기초가 된다. 북한과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이라크 시리아 소말리아 리비아 차드 수단 남수단 등이 취약국가로 지목됐다. 경제 및 평화협회(IEP)라는 단체의 지원으로 국제경찰과학협회(IPSA)가 전 세계 127개국 국내 보안 및 경찰 성과 지표로 만든 ‘국내안전 및 경찰지수’(WISPI)라는 통계자료도 있다. 싱가포르와 핀란드 덴마크 오스트리아 독일 등이 안심하고 여행할 수 있는 나라인 반면 나이지리아 콩고민주공화국 케냐 우간다 파키스탄 등은 조심해야 할 나라들이다.* 부패인식지수(CPI) - 독일 베를린에 본부를 둔 국제투명성기구(TI)가 1993년 부패 방지를 목적으로 100여개국에 지부를 설치해 1995년부터 발표하는 지수다. 2012년부터 100점 만점으로 측정해 청렴도를 나타낸다. 2018년 조사결과, ‘매우 청렴’으로 분류된 뉴질랜드가 89점으로 1위다. 덴마크가 88점, 핀란드와 노르웨이 스위스가 85점, 싱가포르와 스웨덴이 84점, 캐나다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영국이 82점, 독일이 81점이다. 미국와 일본은 75점과 73점으로 각각 16위와 20위로 상위권이다. 최하위는 소말리아로 9점이다. 남수단 12점, 시리아 14점, 아프가니스탄 15점, 예멘과 수단이 16점이며, 북한은 리비아 적도기니 등과 함께 17점으로 ‘매우 부패’ 나라로 분류됐다. 중국은 41점, 77위로 ‘상당히 부패한’ 나라, 러시아는 29점, 135위로 ‘매우 부패한’ 나라로 분류됐다.◇ 중국의 초고속 성장은 인류에 재앙인가* 중국 경제발전은 인류의 재앙? - 국제연합개발계획(UNDP)의 퇴퍼 사무총장은 “이대로 가면 중국의 경제성장은 인류의 재앙이 될 것”이라고 공개 경고했다. 하버드대학의 페어뱅크도 중국의 급격한 에너지 소비 대국화, 특히 1인당 석탄과 석유 소비량의 급증은 중국을 세계 공해 센터로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지구정책연구소 브라운 소장은 “중국의 지속적인 경제 성장으로 1가구 1차량 또는 2차량이 실현되면 하루 8000만 배럴 이상의 석유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는 세계 석유 생산량이 하루 7600만 배럴 수준이다. 중국의 1인당 종이 소비량이 미국 수준에 이르면 세계 종이는 완전히 고갈될 것이며, 중국인의 돼지고기 소비량이 이미 세계 소비량의 절반을 넘어 52% 수준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성장이 석유와 농산물 가격인상은 물론 삼림 벌채, 심각한 공해 발생, 육우가격 인상 등으로 이어져 재앙 수준의 결과를 빚게 될 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집단 학살 제노사이드(genocide) - 국제연합 협약을 보면 ‘민족 종족 인종 종교집단의 전체 혹은 일부를 파괴할 의도로 한 모든 행위’를 제노사이드로 본다. 다이아몬드는 인류 역사상 10만명 이상을 학살한 적이 8회, 100만명 이상인 경우도 8회가 있었다고 한다. 1000만명 이상을 집단학살한 경우는 1939년~1945년 나치에 의해 유럽에서 벌어진 학살, 1929년~1939년 러시아에서 스탈린에 의해 반체제 인사 대상으로 자행된 학살이 대표적이다. 1923년 광동대지진 때 일본인이 저지른 조선인 학살도 역사적인 사건이다.* 세계적 용병 히말라야 구르카족 - 히말라야에서 살아가는 부족 중 셰르파족은 강한 심폐 기능으로 유명 산악인을 돕는 것으로 유명하다. 네팔의 구르카족도 못지 않다. 이들은 1857~1858년 인도 세포이 항쟁 진압에 동원되었고, 두 차례 세계대전을 비롯해 한국전쟁 포틀랜드 전쟁, 걸프전 등에 참전해 최전방에서 활약했다. 1982년 포틀랜드 전쟁 때 영국군이 구르카 군대를 투입하다고 하자 아르헨티나군이 곧바로 항복했다는 일화도 있을 정도다. 지금도 영국 왕실 근위병으로 근무하고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 경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구르카 용병이 되면 영국정부로부터 영국군과 동일한 연봉을 받는다고 한다. 이는 네팔인 평균 연봉의 50배 이상이라고 한다.* 노르웨이가 유럽연합에 가입하지 않는 이유 - 2016년 행해진 여론조사에서 70.6%가 유럽연합 가맹에 반대했다.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었다. 수산업 발달을 비롯해 풍부한 수력발전과 원유 및 천연가스 덕분이다. 양호한 어장과 겨울에도 얼지 않는 부동항이 많고 강수량도 많아 수력발전소가 발달했다. 수력발전 비율이 무려 96.2%다. 전기값도 100kWh당 9.45달러로 파격적이다. 1인당 원유 수출여력도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에 필적할 수준이다.◇ 세계의 주요 분쟁지역들, 결국 자원 때문* 자원 둘러싼 세계 6대 분쟁지역 - 1) 북극해. 북극권에는 지구 전체 원유 매장량의 13%, 천연가스 매장량의 30% 정도가 매장되어 있다. 미국과 캐나다 러시아 덴마크 노르웨이 등 5개국은 자원 확보를 위해 현재 200페리로 설정된 배타적 경제수역 범위를 350해리로 확대해 줄 것을 국제연합에 요구했다. 이들 외에 스웨덴 핀란드 아이슬란드를 포함한 8개국은 1996년 북극이사회를 발족해 북극에 관한 현안을 논의키로 결정했다. 2) 기니만. 이 일대에는 하루 470만 배럴의 원유가 생산되며, 매장량만 240억 배럴에 이른다. 1990년대부터 서아프리카 기니만에서 대규모 유전과 천연가스가 발견된 이후 앙골라 콩고 가봉 적도기니 나이지리아 등 연안국들이 영유권 분쟁 중이다. 3) 아부무사섬. 페르시아만에 위치한 작은 섬이지만 1971년 아랍에미리트로부터 이란이 점령했다. 아랍에미리트가 이를 인정 않고, 이슬람 국가 간 충돌을 막기 위해 국제연합에 이 문제를 제소했다. 현재도 섬의 소유권을 놓고 대립 중이다. 4) 동중국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약 300km, 타이완에서 약 200km 떨어진 동중국해 남부에 위치한 8개 무인도. 어업자원 풍부하고 석유와 천연가스 많은데다 해상교통로와 군사적 요충지로 매우 중요하다. 현재는 일본이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으나, 중국이 계속 영유권을 주장하며 대립 중이다. 5) 오리노코강 유역. 베네수엘라를 동서로 흐르는 강 유역은 이 나라 최대 원유 매장지로 다국적 거대 석유기업 몰려있었다. 그러나 2007년 차베스 대통령이 석유산업 국유화를 선언하고 유전기업의 지분 60%를 정부에 넘기라고 강요하며 미국 기업들을 추방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6) 남중국해. 구단선 혹은 남해구간선을 중국이 1947년 설정해 자국 영해라 주장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2016년 상설중재재판소가 구단선은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음에도 불복하고 있다. 남중국해 항행자유를 주장하는 미국이 좌시하지 않겠다며 대립 중이다.* 국력과 개방도를 반영하는 여권지수 - 여권지수는 여권이 가지는 힘을 나타낸다. 비자 없이 입국이 가능하거나 현지에서 즉석 비자 발급이 가능한 나라가 많을수록 높다. 아턴사가 2018년에 199개국 대상으로 측정한 결과, 1위는 싱가포르로 166개 나라를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다. 최하위는 파키스탄으로 30개국에 불과하다. 한국은 165개국 무비자 입국 가능하고 현지 비자발급 가능 국가가 44개 나라다. 북한은 11개국에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고 35개국은 현지 비자발급이 가능하다고 한다. 한국과 같은 2위권 국가는 독일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노르웨이 미국 등 모두 9개국이다. 여권지수가 160을 웃도는 나라는 전체 199개국 중 35개에 불과하다.◇ 아부다비에서는 휘발유보다 비싼 물* 물이 휘발유보다 비싼 아부다비 - 아랍에미리트 수도인 아부다비에서는 휘발유 1리터 가격이 우리나라 돈으로 300원인데 반해 생수 250ml 가격은 1000원, 리터로 환산하면 4000원이다. 물이 석유보다 훨씬 비싸다. 때문에 아부다비에서는 물을 가진 사람이 오히려 더 부자다. 나무가 많은 집이 부자라는 것도 이색스럽다. 나무 키우려면 석유보다 비싼 물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세계 최고층 빌딩 이름이 ‘부르즈 할리파’인 이유 -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세계경제가 위기를 맞자 두바이에 투자됐던 세계 부동산 자금이 모두 회수되기 시작했다. 일시에 200억 달러가 미국으로 회수되자 두바이 통치자이자 아랍에리리트 부통령인 모하메드 알 막툼은 도시파산 위기를 극복하고자 배다른 형제이자 큰 형인 아부다비의 통치자 할리파 대통령에게 긴급 자금을 요청했다. 이 때 할리파는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세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두바이 국제공항 경영권과 경찰권을 아부다비로 이양하고, 두바이를 상징하는 부르즈 두바이를 자신의 이름을 딴 부르즈 할리파로 명명해 달라는 것이었다. 결국 마지막 요구만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200억 달러를 빌릴 수 있었다.* 최초로 술을 만든 나라는? - 인류역사상 맥주를 처음 마신 나라는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 왕국이다. 지금의 이라크다. 곡물로 만든 빵을 분쇄한 다음 맥아를 넣고 물을 부은 후 발효시켜 만들었다. 정작 이라크는 이슬람 국가가 되어 술이 금지되어 있다. 수메르에서 발명된 맥주는 기원전 3000년경 나일강 유역으로 전파되어 이후 그리스 로마 등지로 확산된다. 와인을 처음 만든 나라는 포드 생산 지역이 분명하다. 지중해 기후에 속하는 지역은 모두 와인 생산으로 유명하다.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남아공 미국과 칠레, 오스트레일리아 등이 대표적이다.* 짬뽕 기원은 일본? 중국? - 짬뽕이라는 말은 일본어 ‘잔폰’이라는 단어에서 유래했다. 한 때 일본의 대외무역항으로 외국인 출입이 잦았던 규슈의 나가사키에서 짬뽕이라는 음식이 초기에 발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나가사키 짬뽕’도 그래서 유래했다. 반면 중국 산동성에 살던 사람들이 즐겨 먹던 차오마멘이 나가사키로 유입되어 일본식으로 변형되었다는 주장도 있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12-07 07:30 조진래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유시민과 도올, 통일·청춘을 말하다> 김용옥

文 대통령이 극찬한 책 … 철저히 그들의 시각에서 본 북한, 그리고 대한민국 총평 이 책은 지난 10월 4일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과의 공개대담을 엮은 책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주말을 낀 휴가 때 읽어보고 극찬해 주목을 끌었던 책 중의 하나다. 도올 김용옥 스스로 “이 책은 한국지성의 진보된 모습을 과시하고 있는 통쾌한 역전의 장(場)이다”라고 호언할 만큼, 두 재인(才人)의 완벽한 호흡과 서로에 대한 존경심으로 만들어졌다.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두 사람의 위상에서 알 수 있듯이, 철저히 그 쪽 시각에서 쓰여졌기에 읽다가 가끔 일시적 호흡곤란을 경험하기도 했다. “북한은 주체적이고, 남한은 비굴하다”라든가, “아직도 정확한 진상이 규명되지도 않은 천안함 침몰사건을 빌미로…”하는 대목에선 한순간 숨이 막히기도 했다. 김용옥·유시민 친화적 청중들과 함께 하는 대담이었던 까닭에, 팬들을 의식한 ‘도’를 넘어가는 극단의 표현들이 자주 걸리기도 했다. 북한에 관대하고 대한민국을 저평가하는 이 진영 논리를 어떻게 하면 깰 수 있을까. 보수도 이 정도 대담을 할 사람들이 있을까. 혼돈스럽다.    ◇ 도올의 북한 체험기 … “김정일과 두번이나 악수했다”* 김정일 앞에서 안숙선과 사랑가를 부르다 - 노무현 대통령과 북한 방문 때 일행은 백화원으로 김정일의 초대를 받았다. 문정인 교수가 술잔을 들고 김정은 위원장에게 가려다 경호원들의 제지를 받는 것을 보고는, 술잔 대신 명창 안숙선을 대동하고 헤드 테이블로 가 안 명창의 ‘사랑가’에 장단을 치며 즐겼다고 회고한다. 김 위원장이 앉은 식탁을 북으로 두드리며 반주했다는 것이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과 두번이나 악수를 했다며 감격해 했다.* 북한이 유토피아? - 저자는 북한 사회가 플라톤이 말하는 유토피아와 비슷한 듯 하다고 말한다. 유토피아는 라틴어 표현인데 희랍어의 부정사 우(ou)와 장소(place)를 나타내는 토포스(topos)의 합성어라고 한다. 1516년에 영국 사상가이자 정치인인 토마스 무어가 쓴 ‘유토피아’라는 책에서 처음 만들어진 조어다. 이것이 16세기부터 시작된 공상적 공산주의 작가들에 의해 유행되었는데, 원래 유토피아는 ‘아무 데도 없는 곳’이라는 뜻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곧바로 ‘이상국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 김일성종합대학 성자립 교장과의 설전 - 성 교장은 유명한 독립투사 성시백의 아들이다. 그는 도울과 만나 “사회주의 사회의 모순을 해결한 것이 주체철학”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적 존재인 사람의 본질적 특성이 자주성과 창조성, 의식성이라는 것을 밝힘으로써 사람을 중심으로 세계를 대하는 관점과 입장을 밝힌 것이 주체철학이라는 주장이었다. “인간은 자기 운명의 주인이며 스스로 자기 운명을 계척해 나갈 수 있다. 그런 신념을 담보하는 위대한 사상무기를 근로인민대중에게 안겨준 것”이라고 주체사상을 칭송했다. 이어 “우리는 조국을 위한 철학을 해야 한다. 당이 없으면 사회적 인간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수령과 인민은 하나이며, 주체사상은 맑스레닌주의 틀 안에서 해석할 수 없는 독창적 사상”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가 “나도 남쪽에 가서 도올 선생과 같이 주체철학을 강의하면 사람들이 알아들을 까요”라고 묻자 도올은 “인기만점일 것”이라며 “이렇게 교류가 이어진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라고 화답했다고 한다. 듣고 있던 유시민도 정말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안동춘 조선작가동맹 위원장과의 교감 - 우리가 북한 사람들이 자유로운 사고 그 자체를 못하고 있다고 단정 짓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저자는 안 위원장과의 대화 후 토로한다. 자신이 목도한 북한 인민들은 자신의 삶의 난관을 극복해나갈 저력이 있었고, 지식인들은 정신의 비상(飛翔)을 갈망하고 있었다고 전한다.◇ 문재인 김정은 트럼프, 그리고 시진핑* 절대정신이 남북미 세 지도자를 끌어모았다? - 헤겔 철학이 주장하는 바 ‘절대정신’이 세계사적 조감 속에서 세 사람을 끌어모았다고 생각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세 사람이 조선대륙이라는 무대 위에서 만난 것이 너무도 절묘하다고 감탄한다. 문재인 김정은 트럼프 3인이 엉뚱한 짓을 하는 듯이 보여도, 결국은 절대이성의 어떤 합목적성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트럼프는 ‘이단아’ 관상 - 트럼프는 이단아지만, 미국 역사에 있어서는 새로운 요소라고 평가한다. 순수한 장사꾼인데, 장사꾼의 특징은 손해볼 짓은 안한다는 것이라며 이익을 챙기는 것이 최우선으로 알고 행동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대신 도덕적 허세는 없다고 강조한다. 민족주의적 고립주의는 있어도, 제국주의자는 아니라는 뜻이다. 유시민은 이를 받아 “세계 냉전시대의 최종적 마무리 단계에서 한국 역사의 주요한 함수로 등장한 이단아”로 정리한다.* 문재인은 청기(淸氣)가 도는 사람 - 우리나라 정치계에서는 보기 힘들게 순수하고 순결한 인간이라고 평한다. 맑은 청기(淸氣)가 도는 사람, 타인에게 보여지는 ‘집권욕’에서 생기는 탁기가 없다고 말한다. 사회적 정의감에 헌신하는 인간이라는 평이다. 그의 때묻지 않은 순결성에 관해 토를 달 수 사람은 없다고 단언한다. 대한민국 민중의 촛불혁명에 의해 만들어진 대통령이므로, 촛불의 소망을 구현하지 않으면 그 존재 이유를 상실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촛불혁명’이라고 칭하면서, 이것은 왕정복고의 가능성을 뿌리로부터 멸정시킨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유시민도 “촛불혁명은 왕정적 가치관을 가진 정치적 지도자를 국민의 자각적 의식 속에서 근원적으로 제거한 사건”이라고 거든다.* 김정은의 관상 - 스위스 학교 유학 시절 지도교사였던 시모네 쿤의 말을 빌어 “정말 무엇이든 열심히 달려드는 노력가였으며, 지기 싫어했다”고 회고한다. 수학 과학 분야에서 좋은 성적을 냈으며, 과학기술문명에 있어 조국의 수준이 뒤떨어져선 안된다는 선진의식을 갖게 된 것이 유학의 성과라는 평가를 전한다. 중국 옛 인물을 빌어, 김정은을 궁정의 암투 속에서 자란 ‘양강’ 스타일보다는 몽골초원에서 순박하게 자라난 ‘곽정’ 스타일이라고 평한다. 유시민은 “그래도 매우 짧은 시간 내에 엄청난 명분을 획득한, 젊은 백두혈통의 후계자로서 그 동안 그의 능력과 조직을 과시하는 많은 일들을 효율적으로 수행해 왔다는 평가는 있는 것 같다”고 거든다.* “중국을 3류 국가로 만드는 시진핑” - 시진핑이 세계지성인들의 도덕적 기대감을 무산시킬 줄 몰랐다고 저자는 실망해 한다. 2018년 3월의 제13회 전국인민대표자회의에서 개헌을 감행해 영구집권의 길을 열었을 뿐만 아니라 ‘격대지정’의 아름다운 전통도 파기해 버렸고, 7상 7하(67세 이하는 유임, 68세 이상은 은퇴)라는 세대교체의 틀도 깨버렸다고 비판한다. 중국을 3류 국가로 만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도올이 생각하는 남과 북, 그리고 통일* 도올의 남북한 비교 - 북한은 공산주의, 남한은 반공이라는 참으로 슬픈 현실이라고 안타까워 한다. 북한에는 자기이념이 있는데 남한에는 자기이념이 없고 타자에 대한 무조건 반대만 있다고 평가한다. “우리 같은 무시무시한 반공국가에서는 사상가는 물론 과학자도 탄생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반공에서 완전히 해탈된다면 우리의 사고가 얼마나 창조적으로 변모하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그는 “북한은 일사불란한 국가의 비전이나 리더십 아래 질서있게 움직여가는데, 남한은 매우 어지럽다”고 비판한다. 남한에서 하는 행태가 너무 비주체적이고, 자신 없고, 굴종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북한은 과도하게 주체적이고, 남한은 과도하게 비굴하다고 말한다. 나아가 “6.25 전쟁의 발발원인은 양쪽이 똑같이 책임이 있지만, 아무래도 북한의 김일성 박헌영이 주도적으로 전쟁을 일으켰다고 하는 전후맥락은 1950년의 사태 추이에 관한 소련 중공 공식 문헌에 의해 확인되고 있다”며 오해 받을 수 있는 발언도 서슴치 않는다. 북한은 냉전 이후 구축된 사회주의 독재국가 중에서 내부 분열에 의해 붕괴되지 않고 아직도 건재한 유일한 나라라는 아슬아슬한 평가도 내놓는다.* 경수로만 제대로 지원되었어도? - 북한은 1994년 미국과의 제네바 합의를 통해 북한 핵 동결의 대가로 1000MW급 경수로 핵발전소 2기와 연간 중유 50만톤을 제공받기로 했다. 핵확산금지조약(NPT) 완전 복귀와 모든 핵 시설의 사찰 허용, 핵 활동의 전면 동결 및 기존 핵시설의 궁극적 해체를 약속했다. 저자는 그럼에도 미국이 부시 이후 9.11테러를 계기로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정해 버리고 기존 합의를 파기했다고 주장한다. 심지어는 ‘아직도 정확한 진상이 규명되지도 않은’ 천안함 침몰사건을 빌미로 5.24 대북제재조치를 발동하고 북한의 4차 핵실험 등을 이유로 무조건 개성공단 폐쇄를 명령했다고 비판한다. 1995년의 경수로사업만 서방세계가 확고하게 밀어주었다면, 북한은 결코 오늘날 ‘핵 빌드업’의 험로를 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과연 그랬을까? * “우리 언론도 왜곡보도” 주장 - 남북한 문제를 우리는 우리 언론의 ‘왜곡보도’에 따라 무조건 북한이 약속을 어기고 있는 듯이 보도하고 세뇌하고 있다고 저자는 평가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도 신의를 버렸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상대방을 궁지로 몬 측면이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까지 말한다. 전형적 양비론으로 해석될 만한 위험한 언급이다.* 도올이 말하는 통일 - 그에게 통일이란 ‘무리하게라도 우리가 주체적으로 진행시켜 나가야 할 과제상황’이다. 남과 북이 도망가서 애를 낳으면 세계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남북이 주체적으로 평화협정을 맺고 온 천하에 “전쟁의 공포에서 우리 역사는 벗어났다”고 새로운 케리그마를 선포해야 한다고 부추긴다. “보수정치인들이 트집잡는 가장 썪어빠진 언어가 ‘퍼준다’는 말”이라며, 북한에 투자하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북한에 투자하는 것은 ‘퍼주기’가 아니라 ‘퍼받기’”라며 오히려 보수진영을 공격한다. 쌀을 북한동포에게 주고 희토류 같은 북한의 자원을 우리가 트레이드할 수 있다면 얼마나 유익 하겠느냐고 말한다. 통일비용보다 분단 비용이 훨씬 더 엄청나게 많다고 단언하면서, 남북한의 통일은 돈이 들지 않으며 특히 우리가 버는 것이 더 많으면 많았지 손해 볼 일이 없다고 말한다. ** 도올의 유시민 평가 유시민의 생애는 철저히 앙가쥬망을 실천한 삶이라고 극찬한다. 존재의 가치를 사회공동체 프로세스 속에서 구현하면서 확인하고 수정하고 또 확대해 온 삶이라고 칭찬한다. 유시민의 장점은 프락시스(praxis, 사회적 실천)를 철저히 이론화하고 학문적 도구를 활용해 논리적인 구조물들을 계속 창조해 왔다는 데 있다고 말한다. 유시민은 꾸준히 공부하며, 합리적 이성의 공구들을 매우 날카롭게 단련해 왔다고 말한다. 유시민에게 자신이 따라갈 수 없는 것은, 한국정치사의 장면장면에 대한 이론적 숙지의 깊이에 관한 것이라고 평가한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12-04 07:30 조진래 기자

[비바100] 펭수·BTS·유튜브… 2019년 출판계 달궜다

전 세계를 호령한 월드스타 방탄소년단, 2030들의 직통령(직장인 대통령)으로 떠오른 EBS 캐릭터 펭수 그리고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개된 서적들이 올해 출판계를 달궜다. 온라인서점 Yes24와 인터파크가 도서 판매 자료를 바탕으로 2일 발표한 ‘2019 출판 트렌드 키워드’에 따르면 최근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키워드가 출판계에도 고스란히 적용됐다. ‘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EBS, 펭수 지음 | 놀(다산북스) | 1만7000원 | 사진제공=놀(다산북스)미디어업계 공룡으로 떠오른 유튜브는 출판계까지 그 영향을 미쳤다. EBS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의 주인공 펭수의 에세이 겸 다이어리북 ‘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가 연말 베스트셀러로 껑충 뛰어오른 게 단적인 예다. ‘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는 예약판매 첫날인 지난 달 28일 예스24에서 3시간 만에 1만부, 알라딘에서는 10분 만에 1000부가 판매됐다. 인터파크 및 인터넷 교보문고에서는 예약판매만으로 종합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펭수 굿즈를 증정하는 것만으로 도서 판매율이 증가하기도 했다. 펭수의 패션화보와 스티커가 담긴 패션잡지 ‘나일론’ 12월호는 판매 4일 만에 완판됐다. 지난 10월 30일부터 지난 달 17일까지 펭수 굿즈를 증정하는 EBS 교재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51%나 증가했다.비단 펭수 뿐 아니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개된 책들이 독자들의 흥미를 끌며 베스트셀러에 진입하고 있다. 과거 TV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되거나 드라마에서 간접광고로 소개된 책들이 일명 ‘미디어셀러’로 인기를 끈 것처럼 ‘유튜브셀러’가 출판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다. 이를테면 유튜브 채널 ‘김미경TV’에서 소개된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은 전주보다 5360% 판매량이 급등했다. 이외에도 이 채널에서 소개한 ‘포노 사피엔스’ ‘직장이 없는 시대가 온다’ ‘한 단어의 힘’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 등도 판매가 증가세다.도서 소개를 전문으로 하는 유튜브 채널도 늘고 있다. ‘라이프해커자청’ ‘신박사TV’ ‘겨울서점’ ‘책읽찌라’ 등이 대표적인 예다. 스타 유튜버의 에세이도 다수 출간됐다. 국내 최고령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의 에세이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게임 스트리밍 전문 유튜버 선바의 ‘제 인생에 답이 없어요’ 등이 인기를 끌었다.‘BTS : THE REVIEW’ |김영대 지음김영대 (지은이) | 알에이치코리아(RHK) | 2만 2,000원| 알에이치코리아(RHK) / ‘21세기 비틀즈 BTS ’|구자형 지음 | 빛기둥 |1만 5000원 |사진제공=빛기둥월드스타 방탄소년단 관련 도서도 부쩍 늘었다. 방탄소년단이 읽은 책은 베스트셀러에 진입했고 방탄소년단의 인기 비결을 분석한 책이 연이어 출간됐다. 지난 4월 발표한 방탄소년단의 미니앨범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의 영감을 준 ‘융의 영혼의 지도’는 그달 인문학 분야 베스트셀러 4위에 진입했다. 국내 뿐 아니라 미국 아마존에서도 대중 심리학 분야 4위를 차지하면서 방탄소년단의 월드스타로서 영향력을 재확인했다.방탄소년단 분석 도서는 끊임없이 출간되는 추세다. 방송 작가 구자형 씨가 집필한 ‘BTS 비틀즈, 블루의 사랑이 퍼질 무렵’과 ‘21세기 비틀즈 BTS’를 비롯해 재미대중음악평론가 김영대씨가 집필한 ‘BTS : 더리뷰’, 서병기 헤럴드 경제 기자가 쓴 ‘방탄소년단과 K팝’, 맬컴 크로프트의 ‘BTS: 서툴지만 진실되게, 두려워도 당당하게’ 등이 출간됐다. 방탄소년단만을 다룬 책이 아니어도 문화 콘텐츠와 관련된 책에 BTS관련 항목을 다룬 책들도 상당수다.이외에도 지난 9월 악동뮤지션 이찬혁이 정규 3집 ‘항해’의 음반과 함께 출간한 첫 소설 ‘물 만난 물고기’도 출간 직후 온·오프라인 서점 소설분야 1위, 종합 순위 10위권 내 진입하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출간 3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15위권의 순위를 유지하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2019-12-04 07:00 조은별 기자

[B그라운드] 스웨덴에서 온 스트리밍 오디오북 ‘스토리텔’…침체하는 출판시장의 탈출구 될까?

북유럽 대표 오디오북 스트리밍 서비스 ‘스토리텔’(Storytel)이 한국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왼쪽부터 스토리텔 글로벌 퍼블리싱 총괄 헬레나 구스타프슨, 박세령 한국지사장, 엘린 톨스텐슨 아태지역 총괄(사진제공=스토리텔)“스토리텔 그룹에서는 한국시장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제반적인 IT환경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기에 적합하고 구독 모델에 익숙한데다 결제 시스템도 편하게 잘 돼 있기 때문이죠.”2005년 출범해 전세계 20여개국에서 스트리밍 북 서비스를 론칭한 스웨덴의 스토리텔(Storytel)이 한국에 상륙했다. 한국 상륙까지 2년여의 컨설팅을 책임졌던 스토리텔의 인용인 이사는 스웨덴 본사에서 한국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이유로 잘 구축된 IT환경, 구독 모델에 익숙한 이용자들, 용이한 결제 시스템을 꼽았다.이어 “스토리텔에는 이미 18개국에 론칭하면서 20여년간 쌓아온 데이터가 있다”며 “각 나라별 서비스 론칭의 가장 큰 허들은 구독 모델에 대한 이해도와 결제의 편이성인데 한국은 그 모두를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스토리텔은 한달 1만1900원으로 5만여개의 오디오북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11월 28일 한국에 서비스를 론칭한 스토리텔은 2005년 요나스 텔렌더(Jonas Tellander)와 존 하우크손(Hon Hauksson)이 설립한 오디오북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으로 2008년 영국의 TV프로그램 ‘드래곤스 덴’(Dragon’s Den)을 통해 투자를 받아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2013년 오디오북 출판사 스토리사이드(Storyside)를 설립했고 다음해에는 스웨덴의 유명 출판사 노르스테츠(Norstedts)를 인수했다.나스닥 유럽에 상장한 스토리텔은 시가총액 87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까지 19개국, 20여개 언어로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유료가입자는 100만명에 이른다.“한국시장이 독서 인구는 많지 않지만 스토리텔은 넷플릭스, VOD 서비스 등 전체 엔터테인먼트 시장과 경쟁구도를 이룹니다.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오디오북의 재미를 알기까지는 오래 걸리지만 일단 중독되면 계속 듣게 되기 때문이죠.”인용인 이사의 전언처럼 스토리텔은 단순한 오디오북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이라기보다는 ‘일상과 함께 하는 이야기’를 추구한다. 11월 28일 서울 중구 CGV명동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열린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스토리텔 아태지역 총괄 엘린 톨스텐슨(Elin Torstensson)은 “산책을 하거나 커피를 마실 때, 가족과의 시간 등에서도 훌륭한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이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전세계 34만권 이상 종수의 서적 무제한 듣기와 읽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저희 기업의 모토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훌륭한 이야기로 공감하고 창의력을 발휘하는 더 큰 세상”이라고 소개했다.박세령 스토리텔 한국지사장 역시 “책이 아닌 이야기로 접근하는 서비스”라며 “책 읽기를 권장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고 재밌는 이야기를 모든 이들이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하는 것이 목표”라고 부연했다.북유럽 대표 오디오북 스트리밍 서비스 ‘스토리텔’(Storytel)의 엘린 톨스텐슨 아태지역 총괄(사진제공=스토리텔)글로벌 퍼블리싱 총괄 헬레나 구스타프슨(Helena Gustafsson)은 스토리텔에 대해 “전세계 800개 이상 출판·유통사와의 계약을 통해 34만 종 이상을 서비스하고 있다”며 “광범위한 카탈로그를 확보해 모두가 자기에게 맞는 오디오북을 발견하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한 미션”이라고 털어놓았다.“콘텐츠도 왕이지만 오디오북에서 내레이터의 중요성은 70%에 이릅니다. 이에 저희들은 내레이터를 오디오북의 영웅이라고 부르죠. 내레이터만이 이야기를 살아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책에 맞는 내레이터 선정이 성공을 보장하죠. 내레이터의 중요한 자질은 목소리를 프로페셔널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과 이야기에 감정을 불어넣는 재능입니다. 대부분 국가에서 배우들이 가장 잘 하죠.”헬레나 총괄의 발표에 따르면 서비스를 론칭한 18개 국가 중 ‘영어’가 공용어 중 하나인 싱가포르와 인디아를 제외하고는 현지어 소비가 월등히 높다. 더불어 2019년 보유한 현지어 오디오북 중 93% 이상이 한번 이상 완독되기도 했다. 더불어 18개 국가 시장 모두 신간 보다는 구간(출간된 지 오래된 책) 소비가 훨씬 많다.북유럽 대표 오디오북 스트리밍 서비스 ‘스토리텔’(Storytel)의 글로벌 퍼블리싱 총괄 헬레나 구스타프슨(사진제공=스토리텔)“무제한 스트리밍 모델이 소비자를 책과 더 자주 상호작용하게 권장하고 있고 저희가 자체적으로 운영 중인 고객 맞춤형 추천 서비스 때문입니다. 글로벌 소비의 80% 이상이 스토리텔이 선정한 250개 베스트리스트 외에서 발생하고 있죠. 출판사에는 희소식일 거예요. 출판사가 보유하고 있는 이전 책들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이기 때문이죠.”이렇게 전한 헬레나 총괄은 “저희 스웨덴에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토레텔 뿐 아니라 오디오북을 이용하는 유저 22%가 지난 3개월 동안 서점에서 책 구매를 했다”며 “오디오북을 사용하지 않는 고객의 책 구매비율은 16%”라고 덧붙였다.이에 엘린 아태지역 총괄은 “저 역시 오디오북을 통해 접한 좋은 책이 있다면 (오디오북을) 이용하지 않는 친구에게 선물하기 위해 책을 구매하곤 한다”고 말을 보탰다.스토리텔의 박세령 한국지사장은 모바일 게임 캔디크러쉬, 넷플릭스 등의 한국 진출 및 아태지역 진출 당시 디지털 마케팅을 담당했던 경력의 소유자다. 그는 스토리텔의 한국 진출 전략을 ‘글로컬’(Global+Local)이라고 표현했다.“어떤 엔터테인먼트와 경쟁해도 뒤쳐지지 않는 선택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프로덕션, 콘텐츠, 마케팅의 세 축이 잘 맞아야 하죠. 로컬에 적합한 콘텐츠 수급과 완성도 높은 오디오북 제작이 미션이에요. 스토리텔의 차별점은 서머리나 팟캐스트 형식이 아니라 한명의 성우가 책 한권 완독을 추구한다는 겁니다.”그리곤 “지금은 ASMR의 시대”라며 “영국의 ‘해리포터’는 유명 연극배우 스티븐 프라이가 7권을 다 읽어준다. 더불어 오프라 윈프리, 힐러리 클린턴, 리즈 위더스푼 등은 자서전을 직접 읽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저희의 마케팅 미션은 브랜드 알리기가 아니다”라며 3가지 마케팅 미션을 밝히기도 했다.북유럽 대표 오디오북 스트리밍 서비스 ‘스토리텔’(Storytel)의 박세령 한국지사장(사진제공=스토리텔)“왜 오디오북을 읽어야하지는 장점과 내 일상에 필요한 이유, 맥락 등을 설명하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두 번째는 어떤 콘텐츠를 즐길지 제안 드리는 것이고 마지막이 왜 스토리텔인지를 설득하는 것이죠.”박세령 지사장의 미션 설명에 헬레나 총괄은 스토리텔에 대해 “도서소비 인구가 줄어드는 시대에 출판시장에서 가장 훌륭한 대사 역할 수행한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보탰다. 이어 박세령 지사장은 “저희에게 중요한 건 콘텐츠”라며 “결국 기존 출판업계와의 상생, 오디오북 제작, 마케팅 등으로 국내 시장의 외형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출판사들도 콘텐츠의 정당한 로열티를 가져갈 수 있는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게 저희 미션입니다. 한달 구독료 1만1900원은 프리미엄 가격이에요. 넷플릭스나 음원 등 스트리밍 정액제의 한계는 분명 있지만 창작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면서 생태계 안에 있는 이들이 윈-윈하려면 프리미엄 프라이싱이 불가피하다는 생각입니다. 그 가격에 부끄럽지 않은 좋은 콘텐츠 구비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북유럽 대표 오디오북 스트리밍 서비스 ‘스토리텔’(Storytel)에 대해 글로벌 퍼블리싱 총괄 헬레나 구스타프슨이 프레젠테이션 중이다(사진=허미선 기자)박세령 지사장 전언으로는 현재 스토리텔에서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한국어 오디오북은 5000여권이며 영어 원서까지 포함하면 5만여권에 이른다.“현재는 많은 책을 수급할 수 있는 출판사, 대형 서점 등과 얘기 중입니다. 하지만 글로벌 서비스에서도 팟캐스트나 짧은 뉴스 콘텐츠, 개인 작가, 독립 출판 등과도 일하는 경우들이 있어요. 한국 역시 시장의 외형이 성장하면 고려할 예정입니다.”박세령 지사장의 말에 인용인 이사는 “출판사 측에서 도서나 글을 보내주시면 내부적으로 리뷰를 하고 오디오북이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계약을 체결한다”며 “이는 저작권 계약으로 오디오북을 만들고 유통할 수 있는 권한을 스토리텔에 준다. 그 대가는 통상적인 출판물 인세율보다는 높다”고 귀띔했다.“내레이터 선정 과정부터 오디오부스 녹음진행, 편집 및 마스터링 등의 과정을 거쳐 스토리텔 플랫폼에서 유통이 시작됩니다. 작가의 저작권료는 저희와 대표로 계약한 출판사에서 지급하는 방식이죠. 출판사가 작가와 스토리텔 사이에서 에이전트 역할을 해주시는 셈이죠.”이어 “계약부터 오디오북 제작, 유통까지는 보통 3개월 정도 걸린다”며 “이후 한국 도서들을 다양한 언어로 번역해 서비스할 생각도 있다.실제로 한국어에 관심 있는 분들도 많아서 영어는 물론 제3언어도 국가별 수요에 따라서 번역해 서비스할 여지는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신문사나 미디어와 관련한 저널리즘 콘텐츠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기획기사 등은 팟캐스트로 에피소드화하기도 좋은 콘텐츠죠. 현재 한국의 오디오북 시장은 걸음마 단계로 유료가입자 수 늘리기와 보다 많은 책을 오디오북으로 제작하는 게 중요합니다. 객관성을 확보할 정도의 사용자들 데이터가 모이면 보다 다양한 콘텐츠 전략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12-01 14:30 허미선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근육이 연금보다 강하다> 김헌경

‘건강 나이’를 10년은 더 젊게 만드는 근육 훈련법으로 ‘근육테크’를! 총평  저자는 일본에서 노화 연구에 정평이 나 있는 도쿄 건강장수의료센터의 연구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이 센터의 외국인 최초 임원으로 발탁되어 반향을 일으켰을 정도로 노화와 근육에 관한 연구에서 이름을 얻고 있다. 저자는 “현재 자신의 몸은 지금까지 살아온 30년, 40년, 50년 동안 유지한 생활습관의 결과물”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젊어서부터 노화에 대비한 근육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 책은 저자가 수십 년 간 일본에서 연구한 결과를 기초로, 건강 나이를 10년이나 앞당긴 일본의 놀라운 결과를 전한다. 100세 시대에 사는 우리 고령자와 곧 고령을 맞게 될 중장년들에게 주는 건강 팁인데, 저자가 추천하는 근력 훈련법이 의외로 어렵지 않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나이 늘고 고령화될 수록 근육 운동 필수 * 5대 노년증후군 - 고령자들이 가장 고민하는 낙상, 요실금, 보행 장애, 근 감소증, 허약을 묶어 이렇게 부른다. * 75세 이상은 특히 허약과 낙상 요주의 - 일본 후생성 통계에 따르면 65세에서 75세까지는 뇌졸중 등 뇌심혈관질환으로 장기요양 상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75세가 넘어가면 낙상이나 허약 보행장애 같은 것으로 장기요양 상태 들어가는 숫자가 급격히 증가한다. 노년 증후군의 직접적인 원인은 노화로 인한 근감소다. 근력이 줄어들면 낙상 위험이 4.4배나 증가하고, 보행기능 장애 위험이 5배 이상으로 높아진다고 한다. 허약과 근감소증 위험이 높아지며 요실금 발생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한다. 근력이 1kg 저하되면 요실금 발생률이 남자는 3%, 여자는 8%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 10년은 더 젊어진 일본 - 걷기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일본에서는 근력강화 운동이 붐을 이뤘다. 그 결과 현재 75~79세 근력과 보행속도가 10년 전 65~69세와 거의 비슷해 졌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근육 운동으로 10년이 더 젊어진 셈이다.* 일본 사이타마현의 ‘장수’ 비결 - 도쿄 북쪽의 사이타마현은 일본 통계 상 노년 허약과 요양 노인 수가 가장 적은 곳이다. 이곳의 특징은 세가지다. 첫째는 반려견과 산책한다. 평소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씀으로써 근력을 훨씬 더 사용하게 된다. 둘째, 일상적으로 운동을 즐긴다. 공원 운동 시설이 잘 정비되어 있어 생활 운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 셋째, 자전거를 탄다. 집에서 전철역까지 자전거 이용자가 많다. * 일상생활 속 근력 운동을 - 계속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버스를 기다릴 때는 손가락 마디를 굽히며 손가락 힘을 키우는 악력 운동을 한다. 앉으면 무릎 사이에 두꺼운 수건을 끼우고 조였다 풀었다를 반복한다. 외출했을 때는 버스나 전철에서 눈을 감은 채로 항문을 쥐었다 풀었다 반복한다. TV를 보다가도 광고가 나오면 무릎을 쭉 펴면, 근력 강화와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길을 걷다가 경사가 나오면 빨리 걷는다. 종아리 근육이 튼튼해져 몸이 앞으로 넘어지지 않게 지지해주고 걸음걸이에도 힘이 생긴다. 서서 일할 때는 잠깐씩 엉거주춤하는 습관을 들인다. 무릎을 약간 구부리면서 설거지하거나 양치질을 하면 근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 우리 몸의 근육부터 제대로 알아야* 낙상 방지위해 강화 필요한 전경골근 - 고령자 낙상은 허리와 다리 근육 약화 때문이다. 낙상의 60%는 걷다가 발생하고 그 중 40%는 발이 걸려 넘어지는 사고라고 한다. 장애물 때문이 아니라 20~25%가 평지에서 사고가 난다고 한다. 전경골근은 발 걸림과 관련한 근육이다. 낙상 예방을 위해 강화해야 할 첫번째 표적 근육이다. 종아리 앞쪽 정강이 주위 근육으로 발끝을 위로 잡아당기는 역할을 한다. 노화로 전경골근이 약해지면 보행 시 발끝이 잘 들어 올려지지 않아 아주 낮은 장애물에도 쉽게 걸려 넘어지는 것이다.* 걷기에 중요한 장요근 - 보행 기능 개선과 낙상 예방, 좋은 자세 유지에 매우 중요한 근육이다. 걷거나 달리기 할 때 허벅지를 들어 올리는 역할을 한다. 이 근육이 약해지면 걸을 때 다리가 높이 올라가지 않고, 보폭이 좁아지고 중심이 낮아져 보행속도 늦어지고 발이 걸려 넘어질 가능성 높아진다고 한다. 장요근이 약해져 골반이 뒤로 넘어가게 되면 구부정한 자세가 불가피하고, 특히 골반의 양쪽 높이도 달라져 어깨가 한쪽으로 기울어지면서 요통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다리 펴는 데 중요한 대퇴사두근 - 다리가 나이가 들면서 근감소가 가장 많이 나타나는 부위다. 허벅지 앞부분에 위치한 큰 근육근이다. 일상 생활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근육 중 하나로 다리를 펴거나 구부리는 역할을 한다. 이 근육이 약해지면 앉았다가 일어서거나 계단을 오르거나 넘어지려 할 때 몸을 지탱하기 어려워진다. * 보행 및 자세유지에 중요한 복근 - 복근이 약해지면 자세가 반듯하지 않고 구부정해 진다. 뒤의 요추 부위 근육도 제대로 힘을 쓸 수 없어 요통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제2의 심장' 하퇴삼두근 - 흔히 말하는 종아리 근육이다. 하체에 몰려 있는 혈액을 다시 펌프질해 심장으로 보내는 역할을 하므로 ‘제2의 심장’이라고도 부른다. 보행 시 전경골근이 앞 발끝을 들어 올리는 역할을 한다면, 이 근육은 발로 지면을 밀치는 역할을 한다. 이 근육이 약해지면 보행장애 뿐아니라 심장과 혈액순환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종아리 둘레만 보고도 근감소증 여부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몸위 중심축 둔근 - 엉덩이는 우리 몸의 중심이다. 이 근육이 약해지면 골반이 비뚤어져 상체가 불안정해지고 걷거나 일어서는 보행 관련 동작에 문제가 생긴다. 고관절과 골반의 안정화, 밸런스 기능 유지 등을 위한 노년기 엉덩이 근육 단련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바른 걸음걸이 만든 내전근 - 나이가 들수록 다리를 모으고 앉는 것이 점점 힘들어진다. 내전근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다리 모으기와 골반 안정 역할을 하는 근육이다. 쩍벌 자세도 이 근육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걸을 때 팔자걸음이 심해지는 것도 내전근 약화 탓이다. 소변이 보고 싶을 때 참지 못하는 배뇨 장애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내전근 약화다. 요실금 예방 및 개선과 보행자세 개선에 필요한 근육이다.◇ 자기 몸 상태에 맞는 근육강화 훈련 찾아 꾸준히* 노년기 대비한 근육강화운동 원칙 - 첫째, 어느 부위 근력 강화가 필요한지 파악한다. 둘째, 아주 가벼운 단계부터 시작한다. 셋째, 조금 힘든 정도에서 멈춘다. 넷째, 맨몸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을 생활화한다. 다섯째, 준비운동을 한다. 여섯째, 근력강화 운동과 걷기 운동을 병행한다. 걷기 운동은 절반은 빠른 걸음, 절반은 보통 걸음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빠른 걸음일 경우 최대한 보폭을 넓혀 걷기가 좋다. 1주일에 3회 이상 집에서 10분간 근력 강화 운동을 한 후 바로 밖으로 나가 10분 정도 걷는 것부터 실천하는 게 좋다.* 전신근력강화 운동 위한 준비운동 - 첫째, 양팔을 위로 올려 옆으로 굽히기다. 양손을 가슴 앞에서 깍지끼고 천천히 머리 위로 올려 좌우로 6~10회 반복한다. 반동을 주지 말고 2~3초 정지 상태를 유지한다. 둘째는 허리 굽혀 무릎 펴기. 무릎을 펴고 굽히는 동작을 4번 실시한 후 무릎을 완전히 펴고 5초간 정지한다. 이 동작을 4~6회 반복한다.* 전신 근력 강화 운동 - 1) 발뒤꿈치 들어 올렸다 내리기. 하퇴삼두근을 사용해 종아리 부위를 단련하는 훈련이다. 가능한 높이 올려 2~3초 동안 정지 후 내리기를 6~10회 반복한다. 2) 한쪽 다리 들어 올려 발목 터치하기. 장요근을 사용해 고관절 심부를 단련한다. 발목 터치하는 동작을 4회 반복한 후 발을 완전히 바닥에 내리기를 다리 바꿔가며 반복해 총 2~3 세트 실시한다. 3) 가상의 공 들어올리기. 대퇴사두근을 사용해 허벅지 안쪽을 단련한다. 양 발을 어깨너비보다 넓게 벌린 후 등을 펴고 앉은 후 양 손으로 큰 공을 들어올리는 느낌으로 무릎을 90도 정도까지 폈다가 굽히기를 6~10회 반복한다. 4) 네발 자세로 엎드려 등 올리고 내리기. 척추기립근을 사용해 등과 척추 부위를 단련한다. 등을 둥글게 말면서 위쪽으로 힘껏 올린 후 원위치로 6~10회 반복한다. 5) 엎드려 한쪽 다리 올리고 내리기. 대둔근을 활용해 엉덩이 부위를 단련하는 훈련이다. 양 손을 턱 아래로 모은 후 무릎을 편 상태로 한 쪽 다리를 들어 올려 2~3초간 정지 후 내리기 4번 반복 후 다리 바꿔 총 2~3세트 실시한다.* 바른 자세가 근력을 강화시킨다 - 바르게 앉기가 가장 먼저다. 등과 가슴을 펴고, 허리와 허벅지를 직각으로 유지한다. 발을 꼬지 말고, 발바닥 전체를 바닥에 닿도록 한다. 다음은 바르게 걷기. 시선은 전방을 향하고 가슴과 허리를 편 상태에서 배에 힘을 준다. 발끝은 들어올리고, 발 뒤꿈치부터 착지토록 하면서 엄지 발가락으로 밀어낸다는 마음으로 걷는다. 가능한 보폭은 넓게 한다. 바르게 서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새우등이 되지 않도록 의식하면서 배를 앞으로 내밀지 않는다. 턱은 당기고 가슴과 허리를 펴고 어깨에 힘을 뺀다. 엉덩이에 힘을 주고 무릎은 자연스럽게 뻗는다.◇ 두려움부터 떨쳐내자, 그리고 꾸준하자* 눕는 것은 허약과의 '타협' - 허약은 대표적인 노쇠 증상이다. 신체적 허약의 판단 기준은 다음 5가지다. 첫째, 체중 감소. 의도적인 다이어트가 아닌데도 6개월 간 2~3kg 준다. 두번째는 피로. 2주간 특별한 이유없이 피로감을 느낀다. 셋째, 활동량 감소다. 가벼운 체조나 산책을 포함한 어떤 운동도 하지 않게 된다. 넷째, 악력감소다. 남성은 26kg, 여성은 18kg 미만이면 위험 신호다. 다섯째, 보행속도가 1초당 80cm 이하면 안된다. 이 가운데 1~2개 해당되면 허약 전 단계, 3~5개면 허약으로 판단된다. * 허약 이겨내는 대책 - 간단한 체조 같은 아주 낮은 강도의 활동부터 시작한다. 근육 운동을 병행하면서 단백질 섭취량을 늘리면 근육량이 1~2kg 정도 늘어 보행속도도 빨라지고 허약개선율도 높아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강화 운동으로는 의자에 앉아 양발들어 무릎 펴기, 양 무릎 가슴쪽으로 당겨 올리기, 무릎 펴고 다리 교차하기, 상체 앞으로 굽혀 엉덩이 들고 내리기, 발 뒤꿈치 올리고 무릎 굽히기, 한쪽다리 옆으로 올리기, 가벼운 스쿼드 등이 있다.* 노화로 착각하기 쉬운 근감소증 - 근감소량 줄어드는 속도는 늦출 수 있다고 한다. 빠져 나가는 근육을 적극적으로 붙들어두는 대책이 필요하다. 근감소증 특징은 1) BMI(체질량지수)가 18.98로 저체중에 가깝고, 종아리 둘레가 30.17cm로 아주 가늘며, 골밀도 저하 및 보행속도 급속 저하, 다리근력 감소, 골다공증과 빈혈 발생 등이 있다. 근감소증 대책은 첫째, 근력 강화 운동과 걷기 운동 병행을 통한 하체 근육 집중 단련이다. 다음은 단백질 식품을 매끼 섭취하고 근력운동을 하는 것이다. 강화 운동으로는 의자에 앉아서 무릎과 팔꿈치 교차 터치하기, 한쪽 다리 올려 무릎 펴기, 다리 들어올려 무릎 열고 닫기, 다리 뻗어 다른 쪽 발뒤꿈치 쓸어 올리기. 바닥에 앉아서는 네발 업드려 자세로 팔굽혀펴기, 한쪽 다리 들어올려 무릎 펴기, 누워서 다리 들어올리고 내리기, 두 다리 들어 가슴 쪽으로 당기기 등이 좋다.* 낙상 두려움 없애야 노년 활동량 유지 - 낙상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걷기를 꺼리게 되면 몸이 점점 더 허약해 진다. 낙상 위험도 자가 체크법은 다음과 같다. 1) 1년 내 넘어진 적이 있다. 2) 낙상 불안감이 있다. 3) 횡단보도 파란 신호등에 건널 수 없다. 4) 발끝이 자주 걸린다. 5) 근육이 약해졌다. 6) 한 발로 5초 동안 서 있을 수 없다. 이 가운데 2개 이상이면 낙상위험이 높으니 주의해야 한다. 대책은 계단 손잡이 부착 및 전선 정리 등을 통해 집 안 환경부터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다. 근력 강화 운동으로는 하체 단련 훈련법이 있다. 의자에 앉아 발 끝 들고 내리기, 한쪽 다리 들어 무릎 펴기, 한쪽 무릎 들어 올리기, 무릎 모아 발목 버리고 모으기, 의자 놓고 발뒤꿈치 들었다 내리기, 한쪽 다리 들고 내리기, 한쪽 다리로 체중 이동하기, 한발로 서기 등이 있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11-30 07:30 조진래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 진실 > 정연국

‘박근혜 탄핵’의 처음과 끝 … 누가 속고, 누가 어떻게 속였는가?총평최순실에 속은 박근혜, 하이에나가 된 좌파, 길을 잃은 언론. 방송 기자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저자(정연국)가 지켜본 ‘박근혜 탄핵’의 잘못 꿰인 단추들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한 모든 과정을 곁에서 지켜 본 저자는 문재인 정부의 내로남불, 촛불 민심을 이용한 포퓰리즘에 분개한다. 좌파에 경도되어 팩트 체크 없이 박근혜 밀어내기에 동원되었던 국내 언론의 ‘아니면 말고’ 식 보도에는 격한 배신감을 느낀다. 저자는 우리처럼 대통령 특검과 탄핵을 경험했던 미국의 예와 비교하면서, 우리나라에서 이뤄졌던 대통령 탄핵이 얼마나 졸속으로 그리고 편향되게 진행되었는지를 고발한다. 박근혜 탄핵 사태를 고발하고 조망한 책들이 최근 봇물을 이루지만, 담담하게 사실을 적시하면서도 탄핵 정국의 핵심을 가장 제대로 정리한 책이라는 느낌이다. ◇ 최순실에 속고, 사법부에 속은 박근혜* 최순실을 ‘비선실세’라고 생각 않은 박근혜 - 박근혜 대통령은 1015년 10월26일 첫 대국민 담화에서 최순실의 존재를 처음으로 인정했다. 이례적으로 빨리 인정이었다. 파장을 그리 클 것으로 예상치 못했던 듯 했다. 사실 본인은 최순실이 ‘비선’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사적으로 도움을 받아 온 사람’ 정도로만 생각했다는 것이다. 만약 최순실이 온갖 비리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상황이라면, 그녀의 존재를 그토록 빨리 국민 앞에서 인정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저자는 회고한다. 저자 역시 청와대에서 극히 일부만 최순실을 알았으니 비선은 맞지만, ‘실세’는 아니었다고 말한다. 박 대통령도 최순실을 실세라고 말하는데 불쾌해 하며 거부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최순실에게 어떤 권한을 준 적도 없고, 최순실이 국정에 관여할 능력도 없다고 본 것이다. 이것이 박근혜 탄핵의 잘못 끼워진 첫 단추였다. * 박근혜의 눈물 - “어떻게 하다보니 난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나를 이용해 내가 가장 싫어하는 호가호위가 있었구나 생각하니 고개를 들 수 없도록 미안하고 뭐라 심정을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사사로운 인연을 끊겠습니다. 최순실의 행위, 호가호위 그런 일들은 있을 수 없습니다... 내 불찰입니다.” 2차 대국민 담화를 하루 앞둔 2016년 11월3일 참모들과 대회에서 처음 최순실과의 관계를 언급했다.* 법과 재판부를 믿었던 박근혜 - 박근혜는 “정치적 외풍과 여론의 압력에도 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할 것이라는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2017년 10월 16일 재판 시작 6개월 만에 첫 법정 발언을 했다. 이전까지는 이번 탄핵에서 자신을 던져 우리나라에 법치를 세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여겼다. 본인은 떳떳하니 법으로 바로잡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최순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고, 최순실의 비행을 눈치채지 못한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형사적 처벌을 받을 어떤 비리에도 연루되지 않았고 단 한 푼의 뇌물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사법부가 오로지 법에 따라 판단한다면 통치행위와 관련한 어떠한 행위도 무죄로 판결날 수 밖에 없다고 믿었다고 한다.◇ 미국과 너무 다른 특검, 그리고 탄핵, * 미국 특검, 한국 특검 - 미국 특검은 중간 수사결과 발표는커녕 수사가 끝나도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다. 피의자에게 불리한 내용이 공개되면 배심원들에게 선입견을 줘 공정하지 않은 재판이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무죄추정의 원칙도 철저히 지켜진다. 미국에선 1973년 닉슨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특검 이후 클린턴 대통령의 르윈스키 특검까지 11개 특검이 있었는데, 평균 기간이 무려 5년이 넘었다. 엄밀히 말하면 ‘특별변호사’였다. 여론으로부터 피의자의 인권을 보호하려는 의지가 용어에 묻어난다. 임명도 국회가 아니라 법무장관이 한다. 반면에 우리는 재판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피의자를 유죄로 낙인찍는다. 피의사실을 흘리는 검찰과 이를 받아쓰기해 보도하는 언론에 의해 그렇게 된다. 검찰 기소 내용은 그대로 검찰의 주장일 뿐인데, 검찰 발표를 무조건 사실인 것처럼 보도한다. 우리도 미국처럼 피의사실 공표 금지와 무죄추정의 원칙이 있으나 검찰이 이를 지키지 않는다. 검찰은 수사 내용을 국민들에게 미리 알려 유리한 여론 조정할 목적으로 언론을 활용한다. 박근혜 특검 역시 야당만 모여 특검 후보를 추천하는 등 출범부터 정치적이었다. 특검 기간도 단 90일이었다. 미국에 비하면 너무도 지나친 졸속이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 미국 탄핵, 한국 탄핵 - 미국은 하원이 대통령 탄핵안을 의결해 상원으로 보내고 상원 심리로 가부를 가린다. 상원 심리는 비공개이고 투표는 실명이다. 닉슨 탄핵의 경우 특검과 의회특위가 2년여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명백한 혐의가 인정되었다고 판단해 상원에 탄핵안을 상정했었다. 안건도 건건 마다 탄핵 사유 여부를 판단토록 했다. 반면에 한국은 대통령 탄핵안을 국회에서 발의해 국회의원 무기명 투표로 가결해 헌재에서 탄핵 여부를 결정한다. 탄핵안 발의에서 의결까지 단 1주일이다. 국회 본회의에서 찬반 토론도 없었다.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하겠다고 제시한 주요 증거자료는 언론 보도가 거의 대부분이었다. 21건의 증거자료 가운데 6건을 제외한 15건이 1건의 보도자료를 포함해 모두 기사 복사본이었다. 표결 과정에서도 자신들이 제시한 13개 탄핵사유에 대해 하나하나 투표 않고 하나로 뭉뚱그려 일괄 투표 처리했다. * 데마고기(demagogy) - 특정 사안에 대해 정치적 의도로 유포시키는 선동적 허위선전을 말한다. 특정 집단이나 세력 또는 그 집단과 세력을 대표하는 인물을 중상 왜곡해 대중들에게 유포시키고 선동하는 것이다. 박근혜에 대한 청와대 굿판설, 세월호 당일 밀애설, 천안함 좌초설 등 극단적인 이미지를 주는 전략이 다 그러했다. “박근혜는 최순실 없으면 아무 것도 못하는 인물”이라는 잘못된 이미지가 만들어 졌다. 언론이 결국 그런 선동적 허위선전에 동원된 것이다.* ‘대통령의 강요’ 같은 사안, 이중잣대 - 문 대통령은 2017년 7월 24일 평창서 열린 ‘G-200 평창을 준비하는 사람들’ 행사 등에서 기업들에게 많은 후원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을 포함해 총 후원기여금이 1조1123억원인데, 당초 목표치 9400억원을 18% 초과 달성한 것이다. 나중에는 총리까지 가세해 2018년 1월10일 후원기업 신년 다짐회에서 “올림픽 티켓 판매율이 65%, 패럴림픽 59%이니 큰 부담 안되는 범위에서 도와달라”고 요구했다. 직권 남용과 강요에 해당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박근혜 정부가 문화진흥을 위해 추진했던 미르나 K스포츠 재단을 뇌물사건로 밀어붙여 특검을 동원해 대통령과 기업인들을 압박했던 사람들이 이럴 수 있냐고 저자는 분개해 한다.◇ 사실 확인에 무책임했던 언론* 길을 잃은 언론 -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사실상 언론이 주도했다. 현직 대통령 탄핵의 국회 탄핵소추 사유서가 언론의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됐고, 법정에서 증거로도 인정안되는 언론 보도내용이 대통령을 끌어내린 직접적 근거가 되었다. 주변인의 부도덕성 하나로 언론은 최고 권력자와 연관성을 따지고 책임을 물으려 한 것이다. 기사가 되든 안되든 무조건 쓰고 보자는 식으로 일관했다. 쏟아지는 의혹 속에 “우리가 의혹하나 더 보탠다고 뭐 대수일까” 하는 생각들이었다. * 무책임한 언론1) JTBC - 노승일의 부인에도 태블릿 진실은 외면당했다. 2018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승일은 고영태가 사무실 책상을 이미 정리했고 그 책상에 두고 나온 것이라곤 디지털 카메라 하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고영태가 자기가 실제 사용하는 태블릿 PC는 애플 것이라고 얘기한 사실을 전했음에도 귀 담아 듣지 않고 고의로 무시했다. 고영태 조차도 어디서 나온 것인지 몰랐다는 태블릿은 도체 어디서 나온 것일까? 저자는 결국 JTBC가 만든 것이 아니냐고 의심한다. * 무책임한 언론2) SBS - 2016년 11월3일 “통일대박이 최순실 아이디어였다”고 보도했다. 박 대통령이 이 말을 수시로 써 왔기에, 국민들은 대통령이 자기 생각도 없는 사람이라고 부정적 이미지 떠 올릴 수 밖에 없었다. 이 표현은 2013년 6월20일 제16기 민주평화통일 간부위원 간담회에서 처음 나왔다고 한다. 한 참석자가 박 대통령에게 “신창민 교수가 ‘통일은 대박이다’ 라는 제목으로 책을 냈다고 알려주었다고 한다. 후에 신 교수도 자신이 만든 용어라고 확인해 주었다.* 무책임한 언론 3) 시사저널 - 최순실 아들이 청와대 근무했다고 2016년 10월29일 보도했다. 첫 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아들 김 모씨로 34세이며, 2014년 말까지 5급 행정관으로 근무했다고 보도했다. 본인 전화번호를 확보해 직접 통화 시도하고 문자교신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혀 다른 사람을 지목해 최순실 아들이라고 한 것이었다. 확인도 않고 언론들이 받아 썼다. 어떤 신문은 ‘박 대통령은 알았나 몰랐나’ 하는 제목으로 독자들을 자극했다.* 무책임한 언론 4) 한겨레 - 탄핵소추 표결(12월9일)을 사흘 앞둔 12월6일에 한겨레는 단독기사라며 ‘박대통령, 세월호 가라앉았을 때 올림머리 하느라 90분 날렸다’라고 보도했다. ‘의문의 7시간 가운데 1시간 30분은 밝혀진 셈이니, 나머지 5시간 30분 동안은 무엇을 했는지 여전히 의문’이라는 기사를 올렸다. 확인 결과, 미용 담당하는 두 사람이 오후에 들어와 1시간 가량 머물렀는데 머리손질에는 20여분 걸렸다고 한다. SBS는 한 술 더 떠 그날 저녁에 “중앙대책본부 방문을 앞두고 깔끔한 헤어스타일이 부담스러웠던 듯 일부러 부스스한 모양으로 머리를 연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청와대가 그렇게 확인해 주었는데도 다음날 정정보도는커녕 “청와대는 딱 20분 머리를 손질했을 뿐이라고 밝혔지만, 바닷속 아이들에게 그 시간은 생사의 갈림길이었다”며 의도성 악의성 보도를 이어갔다.* ‘비아그라’의 진실 - 성과 여성 대통령에게 치명적인 저질 선동 도구로 비아그라까지 동원되었다. 좌파는 ‘수행원들, 발기돼서 의전할 일 있나’ 같은 저급한 표현으로 곡해했다. 의무실장 설명을 듣고, 남미 순방 때 수행원들이 고생을 해 아프리카 순방 앞두고 준비했던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언론들은 무시했다. 영화 ‘히말라야’에서도 등반을 앞두고 비아그라 챙기는 모습이 담겨 있고, 오마이뉴스에서 조차 의사들이 고산병에 비아그라가 좋다고 하더라고 보도했으나 대다수 언론은 청와대 의무실에서 마치 성형수술을 하고 향정신성의약품을 구비하고 있는 것처럼 조롱했다. ◇ 오만한 문재인 정부와 좌파* 마카롱 대 문재인 - 2017년 5월 10일과 14일에 문재인과 에마뉘엘 장미셸 프리데리크 마크롱이 각각 대통령에 취임했다. 마크롱은 1년 만에 ”프랑스가 돌아왔다“고 선언했다. 취임 불과 9일 후부터 3대 노동단체 대표들을 차례로 만나 각개격파했다. 100번 만나 300시간 대화했다고 한다. 그 결과 ‘쉬운 해고, 쉬운 고용’을 내용으로 한 노동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데 불과 4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 33%에 달하는 유럽 최고수준의 법인세도 2022년까지 25%로 낮추기로 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마크롱이 노동단체를 무장해제시켰다”고 평가했다. 반면에 문재인 정부는 성과급제를 폐기하고, 강성 노조는 더욱 막강한 힘을 얻었다. 노동 개혁 추진은커녕 귀족노조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끌려다닌다.  나아가 문재인 정부는 2018년부터 노동이사제를 도입해 노조 대표를 경영에 참여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여기에 법인세율은 22%에서 25%로 인상했다.* 문재인정부의 오만 - ‘촛불’로부터 모든 국민의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생각하는 데서 문 정부의 오만이 비롯됐다며, 저자는 “아무리 비밀스럽게 일처리를 해도 자신들의 지지 세력이 뒷받침해 주고 있으니 염려할 것이 없다고 여긴다”며 비판한다. 불통을 넘어 철저히 비밀주의를 표방하고 있다고 일갈한다. 김기식 전 의원이 감사 대상인 피감기관의 돈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비판받자, 조국 당시 민정수석이 “적법하다”고 면죄부를 주었고, 의원 종료 3일을 앞두고 보좌진과 함께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외유 다녀 온 것도 ‘내로남불’로 여겼다고 비판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인 이희호 여사 경호를 2차례나 법을 개정하면서까지 15년이나 연장해 2018년 2월로 끝나는 것을, 그 해 4월에 또 계속 경호하라고 지시했다며, 자신들의 생각만 옳다는 오만이 지나치다고 지적한다.* 북한에 대한 한 없는 배려심 - 문 정부는 2018년 10월23일 국무회의에서 평양공동선언과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합의서를 심의의결했다. 야당 반발로 국회 비준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국회를 우회한 것이다. 비난이 일자 청와대는 다음날 “북한은 국가가 아니다”라는 논리로 정당화하려 했다. 헌법 60조에서 말하는 ‘조약’은 국가 간 합의인데, 북한은 헌법과 우리 법률체제에서 국가가 아니라는 논리였다. 그래서 북한과 맺은 어떤 합의와 약속도 조약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토록 감사주고 아껴주며 최대한의 국가예우를 해 온 북한에 대해 국가가 아니라고 방어막을 쳐 준 것이다. 이들에게 북한은 필요에 따라 국가도 되고 단체도 되는 모양이라고 저자는 비판한다. 문 대통령은 과거 자신의 책에서 “북한은 사실상 국가 취급을 받기 때문에 남북 합의는 국회 비준동의가 필요하다”고 분명히 언급했다며 전형적인 ‘꼼수’라고 비판한다.* 전 정부 흔적 지우기에 혈안인 문재인 정부 - 출발부터 전 정부의 모든 흔적을 지우기에 혈안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어렵게 이뤄낸 노동개혁과 공무원연금개혁, 공공부문 개혁을 모두 무효화했다. 귀족노조의 기득권을 비정규직을 비롯한 저임금 근로자들과 나누게 하고, 고용의 유연성을 확보해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공무원 수를 줄이고 공기업의 성과급제가 정착되었어야 할 시점에 모든 것을 되돌려 놓은 것이다. 세계시장 흐름과 전혀 맞지 않는 이 같은 경제정책은 결국 취업률과 실업률을 비롯한 모든 경제지표 하락과 경제 악화를 부추겼다. * 계염령 문건으로 기무사 폐지 - 이철희 민주당 의원이 기무사가 2017년 3월 작성한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미 송영무 국방장관에 보고되어 무시된 자료였다. 대통령 탄핵 시 예상되는 혼란에 대비해 만든 문건이었다. 그런데 민주당과 청와대는 이 자료를 마치 촛불시위 진압을 위한 것으로 포장해, 계염령까지 발동할 생각을 한 나쁜 대통령과 나쁜 정권으로 몰았다. 마치 실제 실행할 계획이 있는 것처럼 청와대가 직접 브리핑하고 구테타 모의 실행 계획을 적발한 것 마냥 선전했다. 대통령 지시에 따라 군검합동수사단이 구성돼 3개월 넘게 수사하고 90여곳을 압수수색하고 204명을 조사했다. 그러나 내란음모나 계염에 관한 어떤 증거도 찾지 못했다. 기무사 요원들은 줄곳 그 8쪽짜리 문건이 탄핵 판결 후 극단적인 치안 불안 상황을 가정해 작성된 것이라 해명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까지 가세해 의혹을 증폭시켰다. 대통령까지 가세한 대국민 선동 사건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 목적은 기무사 해체였고, 결국 그들은 뜻을 이뤘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11-27 15:04 조진래 기자

[비바100] 60대 유튜버, 음식에 삶의 지혜 담는 스님이 전하는 닮은 듯 다른 인생 레시피

평범한 주부로 지내다 랜선 스타가 된 60대 늦깎이 유튜버, 아무리 낡은 것이라도 추스르고 보듬어 다시 쓰는 스님. 모르는 사람은 몰라도 아는 사람들은 열광하는 이들이 전하는 레시피와 삶의 지혜, 소소한 행복 등이 담긴 책들이 연달아 출간됐다.충청도 심방골 주부 조성자씨의 ‘심방골 주부의 엄마손 집밥’, 관악산 자락의 길상사에 머무는 스님과 취재로 인연을 맺은 14년차 기자의 선문답이 담긴 ‘정위 스님의 가벼운 밥상’은 특별하거나 대단하진 않지만 정성과 손맛이 담긴 밥상으로 추운 겨울, 각박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온기를 전한다.심방골 주부의 엄마손 집밥 - 기본 재료로 건강하게 맛을 내는 한식 밥상 105 |심방골 주부 지음(사진제공=청림Life)‘심방골 주부의 엄마손 집밥’은 먹방, 쿡방, 인터넷 등에서 각종 레시피들이 넘쳐나지만 가장 그리워질 ‘엄마가 차려주는 집밥’ 레시피를 담은 책이다. 충청남도 심방골의 평범한 주부였던 조성자씨는 아들 이강봉씨의 도움을 받아 예순에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구독자 32만명, 누적조회수 6000만뷰를 기록하는가 하면 JTBC ‘랜선라이프’에 리틀 포레스트로 출연해 인지도를 높이기도 했다.나무로 둘러싸인 파란 지붕 집, 정겨운 장독대, 익어가는 대봉감, 곶감으로 말릴 단감더미, 붉은 불이 피어 오르는 아궁이, 군고구마, 희 연기를 피워 올리는 굴뚝, 봄날의 꽃더미부터 눈꽃이 핀 겨울나무, 벼가 익어가는 들판, 시레기·고추·감 등이 말라가는 마당, 그 마당을 뛰어 노는 닭들, 달콤한 꿀을 내어주는 200군의 벌 등 책은 열자마자 정겨운 풍경을 선사한다.정겨운 풍경으로 시작한 책은 두 번째 파트에서 요리에 꼭 필요한 생강청, 매실청, 멸치육수, 만능양념간장, 볶은 소금 등을 만드는 법을 전한다. 본격적인 레시피는 파트 3부터 7까지에 담겼다. 황태콩나물국부터 소고기 완자탕까지 국물요리, 나물 무침·조림·볶음, 간단반찬, 고추·양파·깻잎·매실·두릅·마늘·풋마늘·뽕잎 등으로 담그는 장아찌, 고추장 돼지 불고기·주꾸미 볶음·오리 주물럭·잡채·돼지 갈비찜·각종 전 등으로 이어지는 레시피는 한국인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김치담그기로 마무리된다.세련된 사진도, 놀라운 비법 소스도, 차지게 맛 표현을 하는 입담도 없지만 정성이 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믿는 요리 철학을 담은 ‘심방골 주부의 엄마손 집밥’에는 직접 담근 간장, 고추장, 된장과 벼, 고추, 서리태, 마늘, 땅콩, 버섯 옥수수 토마토 등 친화경 재료들로 장작으로 불 피운 아궁이에서 만들어낸 105개의 음식들을 만날 수 있다.정위 스님의 음식(왼쪽)과 심방골 주부의 아궁이와 음식들(사진제공=청림Life, 브.레드 b.read)각 레시피는 요리에 대한 설명과 12장을 넘기지 않는 사진 그리고 심방골 주부의 요리 팁으로 구성된다. 미역을 참기름에 볶지 않고 그대로 끓이는 깔끔한 소고기 미역국, 배춧잎 껍질을 벗겨 질기지 않고 우거지를 된장에 무쳐 볶아 감칠맛나는 우거지 된장국, 무를 고추장에 먼저 볶아 제대로 맛을 들인 동태찌개, 소고기·돼지고기·닭가슴살 등 무엇으로 만들어도 입맛 당기는 완자탕, 물을 넣어 볶는 부드러운 나물들. 기름을 넣지 않은 도토리묵무침, 쌀뜨물을 베이스로 한 부드러운 계란말이, 검은 봉지를 씌워 녹변현상이 없는 마늘장아찌, 햇순을 대치지 않고 생으로 담가먹는 뽕잎 장아찌, 양파와 사과를 갈아 넣어 달달하면서도 식감을 부드럽게 한 고추장 돼지 불고기, 센 불로 빠르게 볶아내 야들야들한 주꾸미 볶음, 재료를 따로따로 볶아 당면이 뜨거운 상태에서 버무려 불지 않는 잡채, 소금에 담가 약불에서 서서히 튀겨내 바삭하면서도 촉촉한 고구마 맛탕, 소금을 넣고 미리 살짝 끓여 좀 더 쫀득한 떡볶이, 더덕이 타지 않게 하는데다 좀더 고소하고 고추장 본연의 맛을 배게하는 유장(진간장+참기름) 등 간단하지만 놓치지 말아야 할 요리 팁들로 꽉 들어차 있다.정위 스님의 가벼운 밥상|정위, 이나래 지음(사진제공=브.레드 b.read)‘정위 스님의 가벼운 밥상’은 긍휼과 가여운 마음으로 무엇이든 되살려 쓸 궁리를 하는 스님의 삶의 지혜, 철학 그리고 일상이 깃든 봄여름가을겨울 밥상 레시피가 담겼다. 정위 스님과 14년차 기자 이나래의 선문답 형식으로 풀어낸 책에서는 독특한 레시피들을 비롯해 각 계절별 텃밭 풍경과 문화카페 지대방, 꽃 자수, 돌 등의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과즙이 잘 나오도록 필러로 얇게 켜서 담근 모과차, 비빌 때 뻐덕뻐덕하지 않게 얇게 채 썬 당근과 수분 유지를 위해 마지막에 썬 오이 그리고 아끼는 매화꽃을 얹은 비빔밥, 생땅콩을 살짝 데쳐 넣어 특별한 식감의 주먹밥, 표고로 육수를 낸 국수, 속 더부룩할 때 좋을 커피국수, 오징이 맛이 나는 콩나물 조림, 여름에 제격인 김장아찌·초생강·새송이버섯장아찌, 김치와 미나리를 넣은 크림스파게티, 감자와 마로 만든 핫케이크, 와인안주로 좋은 아삭이고추조림, 카르다몸을 넣어 끓인 차이라테 등 특별한 레시피들이 선문답과 사진으로 담겼다.30년째 입는 외투, 각각 25년, 15년을 함께 한 냄비와 안경 등 뿐 아니다. 이리 기우고 저리 기운 앞치마에 놓인 고운 수, 표고버섯 기둥을 모은 조림, 뒷산의 나무토막으로 만든 목어, 꽃 시장 바닥에 버려진 것을 주워 띄운 특별한 꽃장식 등 정위스님의 살림 노하우와 레시피에는 삶의 지혜와 철학이 고스란히 깃들어 있다.맛과 정성은 물론 타인에 대한 배려, 버려지고 빛바랬어도 반드시 존재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존중, 마음을 수양하고 다독이는 정신 등 음식 뿐 아니라 인생을 값지게 하는 레시피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11-26 07:00 허미선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 대한민국 공무원, 그들은 누구인가 > 박순애 외

‘공무원=복지안동(伏地眼動)’ 오명 벗어나려면… 젊은 혁신주체에 ‘워라벨’ 가능한 시스템개혁을 총평 한국사회에서 ‘공무원’ 하면 적지 않은 국민들이 무사안일, 복지부동의 대명사라 생각한다. 무책임하고, 국민에 봉사하는 정신이 부족한 공무원들. 수십 년 동안 그런 공무원 사회를 연구해 온 전문가들이 한 권의 책을 펴냈다. 이들은 역대 정부에서 공직 사회 혁신을 위한 다양한 제안을 하고 직접 정부기구에 참여해 혁신 작업을 공유했던 이들이다. 그러나 이들 역시 아직도 한국 사회에서 공무원들의 혁신성과 창의성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비판한다. 그 이유는 혁신의 주체들이 제 역할 다하지 못했고, 공무원 스스로 변하려는 노력이 부족했으며, 국가 전체로도 시스템 혁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고용 안정성 또는 삶의 여유라는 막연한, 어찌 보면 잘못 알고 있는 환상만 갖고 공직을 준비하는 많은 젊은이들이 한 번쯤은 읽어보길 권한다.◇ 공무원은 모두 무사안일? 복지안동?* 공무원 = 무사안일 복지부동? - 우리 국민의 약 60% 이상이 공무원은 무사안일하다고 평가한다. 이에 대한 공무원들의 가장 일반적인 변명은 “매뉴얼(업무지침)대로 처리했기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오늘날 관료 사회의 형식주의 또는 서면주의를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국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레드 테이프(공직사회의 관행적 무사안일주의) 커트 퍼포먼스를 할 정도로 보편적인 행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무원 1205명 중 약 57%가 “우리 레드 테이프 수준이 높은 상태”라고 응답했다.* 책임 외면하는 공무원 - 데니스 톰슨은 현대사회에서 공무원들의 책임성이 약화되는 구조적 요인으로 ‘위계적 책임’과 ‘집단적 책임’의 문제를 지적했다. 업무의 경계나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다 보니 문제의 원인을 제도나 시스템 탓으로 돌리기 일쑤라는 것이다. 톰슨은 개인의 자발적 통제에 의한 주관적 책임이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복지안동(伏地眼動)의 공무원 - 우리 사회는 극심한 관료 때리기의 폐해가 심각하다. 공무원의 사기 저하 뿐만아니라 골치 아픈 일에는 손대지 않는 소극적 태도를 유도함으로써 결국 행정 서비스의 질을 떨어트린다. 어제의 유능한 관료가 오늘의 적폐로 전락하는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이 엎드려 위의 눈치만 살피는 ‘복지안동’의 공무원, 영혼이 없는 공무원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저자들은 지적한다.◇ 공무원 보다 공직 사회 시스템이 문제* 공직사회 일하는 시스템이 문제 - 미국의 정부 혁신 전문가 데이비드 오스본과 테드 개블러는 “정부 비효율성과 무능은 정부에서 일하는 사람 때문이 아니라, 공무원을 일하게 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목표와 성과 측정이 모호한 공공 부문의 특징, 성과 평가의 왜곡 현상과 성과관리제도의 공정성 시비, 연공 서열의 저직문화, 정실주의 등으로 표현되는 불공정한 인사 관행 등이 이유라는 얘기다.* 에델만 조사가 보여주는 낮은 공직신뢰도 - 2017년 한국은 신뢰도 38%로 ‘불신국가’다. 특히 정부에 대한 일반 국민의 신뢰도는 28%(여론 주도층은 35%)로, 정부와 기업 미디어 NGO 등 4대 기관 중 최저였다. 촛불 시민혁명과 조기 대선이 치러진 이후 2017년 10월28일부터 11월20일까지 진행된 에델만조사에서는 정부 신뢰도가 45%(여론주도층 54%)로 높아졌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공공성과 애국심, 그리고 ‘정무감각’ - 공무원들의 애국심은 공공성 추구로 완성된다. 공공성 추구가 곧 애국심으로 형상화된다. 다만, 공무원 사회에서 흔히 쓰이지만 외부에는 낯선 키워드가 ‘정무적 판단’이다. “나라를 위해 일하는 것도 좋지만, 정권을 위해서도 좀 일하시라고요” 하는 소리가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저자들은 “공무원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가치 보다는 사회적 합의에 따라 형성된 집단의 가치”라며 “공무원의 정무적 판단이 작동할 수 있는 한계는 이 합의 범위 안에서”라고 강조한다.◇ 공무원의 혁신성을 가로막는 것들* 공무원은 원래 혁신적이다? - 고위 공무원 임명 때마다 정부는 그가 혁신적인 정책 추진역량이 있다고 추켜 세운다. 실제로 대부분 공무원들은 혁신적으로 사고하며 변화와 개혁을 바라고 있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다만, 이 때 얘기하는 혁신성은 혁신적 사고와 혁신적 행동으로 구분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혁신적 마인드가 있다고 하더라도 혁신적 행동이 부족하다고 저자들은 지적한다. 그들이 가진 혁신적 생각과 판단이 혁신적 정책 선택과 결정으로 이어졌는지 의문이라고 물음표를 단다.* 관료들의 혁신행동을 억제하는 장애들 - 첫째는 사람, 특히 공무원들이 직접 대면하는 상사들이다. 상관들은 혁신에 관심이 없다. 자신의 경력 관리상 승진이나 영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사들은 대체로 모험적이고 활동적인 외향적 사람보다는 조용하고 성실하게 일하는 내성적 사람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어느 부서보다 창조적이어야 할 기획재정부 조차 ‘상관들이 문제를 창조적으로 해결하도록 격려하는가’ 질문에 긍정적 답변은 30% 이하였다. 공무원 평균적으로도 30~40%에 그쳤다. ‘상관이 권한을 위임하느냐’는 질문에도 긍정 답변은 30% 미만이었다. 두번째는 업무적 제도적 환경이다. 업무 과정마다 따라야 할 행정 내부 규제가 과도하다. 새롭고 혁신적인 최종 성과물보다는 기존의 규칙과 절차를 매우 중요시하는 경향이 많다. 규정을 준수하는지 감독하는 눈길도 큰 영향을 미친다. 대부분 일선기관들은 감사원-부처-차제 감사 등 세가지 유형의 감사에 둘러싸여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업무를 못하게 된다.* 공무원은 ‘정부의 질병’? -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장을 두번이나 지낸 개빈 뉴섬은 저서 ‘시티즌빌(Citizenville)’에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공무원들을 정부의 질병(government ill)이라고 비난하지만, 현재 공직사회는 실패하지 않는 것이 성공하는 것보다 중요하다. 과정과 의전이 지배하면서 결과는 그 다음이다”라며 미국의 관료 시스템을 질타했다. 공직 자체가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공직사회가 실제로는 창의적인 사람을 원하지 않는다는 ‘반 창의성 편향’을 보인다는 의견도 많다.* 혁신의 불씨는 내부에서 찾아야 - 정부혁신의 전략과 방법을 바꾸어야 한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관료 사회 내부에서 혁신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정부혁신의 실패는 혁신 주도세력이 없었거나 혁신 세력의 잘못된 선정 때문이었다고 분석한다.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전문가를 중심으로 혁신주도 그룹을 형성했지만 과도한 수사(레토릭)와 무리한 실험으로 공무원의 자발적 변화 노력을 이끌어 내는 데 실패했다고 평가한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단기간에 매우 즉흥적인 혁신 작업을 진행했으나 정부 조직개편 등 타성적·작위적 추진 탓에 목적과 의미 부여에 실패했다고 분석한다. 행정 내부 혁신주도세력의 구축 실패가 정부혁신에 성공하지 못했던 이유라고도 말한다. 혁신의지와 행동 역량을 가진 관료들을 발굴하고 이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재직 기간이 짧고 연령이 낮은 관료들,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일수록 혁신 선호그룹이라며 이들의 역할을 당부했다.◇ ‘워라벨’ 없는 우리 공무원들의 현주소* ‘워라벨’ 꿈꾸기 힘든 우리 공무원들 - 2016년의 공무원 인식조사에서 우리 공무원들의 업무량에 대한 인식은 평균 48점(100점 만점)이었다. 만족한다는 의견(26.6%) 보다 불만족스럽다는 의견(30.2%)이 더 많았다. 주당 평균 야근 횟수는 2.7회로 주당 3일 야근하는 공무원 비율이 30.3%로 가장 높았다. 주당 2회(24.9%)까지 포함하면 한달 두번 이상 야근하는 공무원이 절반을 넘었다. 근로기준법 상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대상은 아니지만, 공공 부문이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명분 아래 연가 사용 확대, 초과근무 축소 등을 권장받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어렵다.* 금이 가버린 ‘철밥통’ - 매년 공무원 퇴직자 중 정년 퇴직자 비율은 10명 중 4명도 안된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행정부 국가공무원 퇴직자 중 정년퇴직자 비율은 평균 32.7%에 그쳤다. 2017년 기준 총 공무원 퇴직자 1만9016명 가운데 자발적 의사자인 의원면직 퇴직자는 9225명으로 48.5%였다. 민간으로 진출하는 이들도 있지만, 후배들을 위해 용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실제로 2006년 고위공무원단이 출범한 이래 2014년까지 정년퇴직 고위공무원단은 8.8% 불과했다. 78.1%가 의원면직 퇴직이었다.* 공무원 3분의 2가 이직 고려 - 서울대 행정대학원 공공성과관리연구센터 조사 결과, 63% 이상의 공무원이 한 번쯤은 이직 고려했다고 한다. 이직을 생각했던 이유로는 낮은 보수가 16.6%, 미흡한 승진 기회가 13.7%, 낮은 성취감이 11.9%였다. 민간과의 임금 격차를 보여주는 민간임금접근율이 2004년 95.9%에서 2016년 83.2%에 이어 2009~2010년 처우개선 동결 거쳐 2018년 현재는 85.2% 수준에 그치고 있다.* 민간의 공직 이직 이유 ‘고용안정성’과 ‘여유’? - 인사혁신처의 2017년 조사에 따르면, 공무원으로 이직하려는 민간 근로자의 78%가 고용 안정성과 시간적 여유를 이유로 들었다. 공공가치에 헌신하려는 민간 전문가보다 고용안정성을 추구하는 전문가가 공직에 더 많이 지원하고 있는 상황은 결국 ‘역 선택의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저자들은 우려한다. 공직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막연한 환상을 갖고 공직 준비하는 젊은이들이 새겨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공무원의 삶 만족도와 삶의 질 - 2016년 공무원 삶의 만족도 조사 결과, 응답자 1669명의 삶의 만족도 수준은 10점 만점에 평균 6.48점이었다. 중앙공무원의 만족도는 평균 6.36점, 지방 공무원은 6.66점으로 중앙 공무원들이 더 낮았다. 남성이 6.55점, 여성은 6.33점으로 여성이 만족도가 더 낮았다. 연령이 높을수록 삶의 만족도는 높았다. 기혼(6.65점)이 미혼(5.79점)보다 높고, 4~5급(6.61점)이 6~7급(6.43점)보다 높게 나타났다.◇ 우리 공직사회가 거듭 나려면…* ‘국민을 보고 일하는 자세’ 키워야 - 우리 공직사회는 5년 임기의 행정부 권력의 부침에 지나치게 촉각을 세운다. 청와대 눈치만 보다 시간을 흘려보내는 경우가 무수히 많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공무원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정권 차원의 인사를 막고, 국민을 위한 인사가 가능하도록 인사 시스템을 손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차제에 대통령의 대법원장 임명권을 국회로 이관해, 대통령 코드 인사 관행이 사법부에 영향력을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더 중요한 것은 공무원 인사의 최종적 책임자인 대통령의 의지라고 강조한다.* 공무원 노조가입, 파업 허용은 재고되어야 -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비준은 공무원의 헌신성이라는 가치와 충돌할 여지가 크다고 저자들은 우려한다. 국민이 직접 고용한 노동자라는 특수한 관계를 고려한다면, 공무원의 노조 가입과 파업을 제한 없이 허용하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 사회가 공무원 파업을 용인할 것인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덧붙인다.* 순환보직으로 인한 ‘전문성 파괴’ 제고해야 - 힘들게 공직에 입문한 우수 인재들이 자기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는 데 인색한 것이 우리 공무원 사회의 문제다. 순환보직제가 이런 문제의 주범이라고 저자들은 지적한다. 현직에 있는 동안 한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지 못해 퇴직 후 재취업 하더라도, 후배들에게 ‘전관예우’를 통해 특혜를 받는 방식이 고착화되었고 이것이 ‘관피아(관료 마피아)’를 만들었다고 개탄한다.* 지방분권의 필요조건 ‘재정안정’ - 지방 공무원의 69.7%가 지방분권 강화 필요성에 긍정적이다. 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 시행(40.7%), 주민 참여 활성화 및 민주성 제고(17.6%)에 이어 지자체의 책임성 강화(15.3%)가 3위였다. 재정 확충이 시급한 과제라는 데 공감하며, 대체로 국세의 지방세 이양을 선호했다. 바람직한 국세와 지방세 비율은 현행 7.6대 2.4에서 5.6대 4.4로 개선해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하지만 정작 한국에서 지방분권 촉진에 중요한 일반 국민의 주관적 의식은 여전히 무덤덤한 상태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국민들의 무관심이 지방 분권을 발목 잡는 한 요인이라는 것이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11-25 07:30 조진래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 강남좌파2 > 강준만

‘기득권’ 강남 좌파, 우리 사회를 옳게 바꿀 수 있을까?강준만 교수는 스스로를 강남 좌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진보세력에게 늘 아픈 비판을 쏟아낸다. 그의 주장과 비판은 매우 논리정연하고 매섭다. 수년 전 ‘강남좌파’의 패러다임을 대중에게 널리 알려 진보 진영의 반성을 이끌어냈던 저자가 ‘조국 사태’를 계기로 다시 강남좌파를 소환했다. ‘좌파는 수구세력이 입지를 넓히려고, 나머지를 한쪽으로 밀어붙이는 명칭일 뿐’이라는 세종대 이봉수 교수의 기고로 글을 시작했지만, 저자는 우리 사회 강남좌파들에 대해 준엄한 질타와 꾸짖음을 시종일관 거침없이 퍼붓는다. 정권을 잡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386 운동권 세대들에게도 따끔한 충고를 잊지 않는다. 이들이 변하지 않으면, 진보 역시 미래가 없다는 주장이다. 기득권 강남좌파, 특히 정부 사이드에 있는 이들이 제발 저자의 목소리에 진심으로 귀 기울여 주길 바란다.◇ 우리 사회의 강남좌파들은 누구?* 한국엔 ‘강남좌파’, 미국엔 ‘리무진 진보’ - 한국의 강남좌파와 유사한 개념으로 미국의 ‘리무진 진보주의자’, 프랑스의 ‘고슈 카비아(캐비아 좌파)’, 영국의 ‘샴페인 사회주의자’가 있다. 또 독일의 ‘살롱 사회주의자’, 캐나다의 ‘구찌 사회주의자’, 호주의 ‘샤르도네 (고급와인) 사회주의자’도 유사한 개념이다.* 고위공직자 절반이 상위 5% 부자 - 2014 가계금융 복지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당 순자산이 9억원 이상인 가구는 5.1%에 불과하다. 2015년 3월 국회 대법원 헌법재판소 중앙선관위 정부공직자윤리위가 관보에 공개한 고위공직자 2302명의 정기 재산 변동 신고 내역을 보면, 순자산 9억원 이상이 1100명으로 47.8%에 이른다. 법조계는 71.3%(144명/202명), 국회의원은 62.3%(182명/292명), 행정부는 43.1%(771명/1790명)에 이른다.* 높은 중산층 기준을 갖고 자학하는 한국인들 - 우리는 국민 대부분이 비현실적으로 높은 중산층 기준을 갖고 자학하는 수준이라고 저자는 일갈한다. 2018년 근로자 평균 연봉이 3634만 원이며, 연봉 1억원 이상이 49만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3.1%다. 소득 상위 10%(10분위)의 연봉 하한선이 6950만원, 상위 10~20%(9분위)의 평균 연봉 하한선이 5062만원이다. 하지만 연봉 5000만원 이상 사람에게 상위 20%에 속한다고 말해줘도 믿지 않는다. 가구 연소득으로 1억원 언저리면 상위 20%인데 이를 인정 않고 자신이 중산층이라는 사실도 부인한다. 사실상 상위 20%에 속하는 좌파는 모두 강남 좌파로 보아야 한다고 저지는 말한다.◇ 불평등 구조 ‘1대99’가 아니라 ‘20대 80’* ‘20대 80’의 사회 - 2017년 국세청 귀속양도소득과 금융소득 자료를 보면, 부동산 양도차익과 금융소득 등 대표적인 불로소득이 135조 6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나 증가했다. 거의 대부분 우리 사회 상위 10%의 몫이다. 개인별 소득을 파악할 수 있는 배당 및 이자소득 33조 4000억원을 살펴보면, 상위 10% 몫이 각각 93.9%와 90.8%에 이른다. 한국이 1대 99의 사회가 아니라 10대 90, 더 나아가 20대 80의 사회를 기본 프레임으로 삼아 개혁에 임해야 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상위 1%만을 겨냥한 개혁은 그 프레임 자체가 착각이거나 위선에 기반하고 있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20% 개혁이 1% 개혁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19%가 스스로 양보하거나 양보를 강요당하는 변화가 있을 때, 비로소 1% 개혁도 가능하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1% 비판에 집중하는 ‘진보 코스프레’ - 진보 정권은 학벌주의 경향이 강하다. 학벌은 돈 많은 보수 엘리트 보다는 돈이 비교적 적은 진보 엘리트에게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경제적 불평등을 외면한 진보는 진보가 아니며, 그것은 ‘진보 코스프레’일 뿐이라고 단언한다. 자신도 포함되는 19%에 더 많은 세금을 거두어야 한다는 주장은, 끼리끼리 어울리는 주변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러니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1% 비판에 집중하는 것, 이것이 저자도 가끔 저지르는 ‘진보 코스프레’의 정체라고 실토한다.◇ 진보의 위선, 그리고 무책임* 위선에 둔감한 진보 -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몇 번이나 약속했다. 하지만 소통보다는 불통에 가까웠다고 저자는 냉정하게 평가한다. 더 큰 비극은 그가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으리라는 점이라고 악평을 한다. 문 대통령이 스스로 소통을 잘한다고 믿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기회 평등, 과정 공정, 결과 정의’도 역사에 길이 남을 명언이지만 과욕이라고 비판한다. 5년 임기의 정권이 해낼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일부러 악역을 맡아 문제를 끊임없이 지적하는 ‘악마의 변호인 제도’를 청와대부터 여당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도덕적 면허효과’로 인한 부도덕 - 이미 착한 일을 많이 했기 때문에 이 정도 나쁜 일은 괜찮다고 생각하는 심리, 즉 ‘도덕적 면허 효과’가 386 운동권에 존재한다. ‘냉정한 이타주의자’를 쓴 윌리엄 맥어스킬은 “도덕적 면허효과는 사람들이 실제로 착한 일을 하는 것보다 착해 보이는 것, 착한 행동을 했다고 인식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했다. 일종의 ‘인정 투쟁’이나 ‘구별 짓기 투쟁’과 다른 아니다. 이런 도덕적 면허 효과가 작동하는 데에는 내성 착각(introspection illusion)이라는 보호막이 작동한다. “나는 나 자신을 아주 잘 알아”라는 식이다. 이런 도덕적 우월감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인식과 연결된다.* 권위주의에 저항했지만 자신들도 권위주의에 - 김정훈 심나리 김항기는 ‘386 세대 유감’이라는 책에서 이른바 ‘386 DNA’를 논했다. 386 운동권 세대는 피와 눈물로 민주주의를 쟁취하려 노력했을 뿐, 민주주의를 즐겁게 향유하는 법을 익히진 못했다고 적었다. 운동권은 거시적으로 권위주의 정권에 용감하게 저항했지만, 미시적으론 권위주의 사고방식에 찌들어 있다고 저자도 동의한다. 개혁을 민주화 운동의 연장선상에서만 생각하고 민생 문제 마저도 민주화 투쟁 모델을 따르는 우를 범하고 있다는 평가다. 고차 방정식을 풀 수 있는 고급인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이들은 ‘코드’가 맞지 않아 발탁되지 않았다고 아쉬워한다.* 도덕적 우월감이 진보를 죽인다 - 소통을 통해 지지 기반을 넓혀나가기 보다는 ‘적 만들기’를 통해 자신과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선동함으로써 자신의 확실한 지지기반을 굳히려는 정치를 한다. 저자는 이런 행태를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장사’라고 비판한다. 상대편이 박근혜 국정농단처럼 상상을 초월하는 ‘개판’을 쳐주길 기대해선 안된다고 일갈한다.◇ 조국 사태가 남긴 교훈* 조국 사태는 문재인 사태였다? - 여권은 검찰의 조국 가족 수사에 대해, 심증 하나 만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공공의 적으로 매도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약속한 ‘소통하는 대통령’의 원칙에 충실했더라면, 이 사태는 8월에 깔끔하게 끝낼 수 있었고, 그리 되었어야 마땅한 일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조국 임명 반대 의견이 찬성보다 2배 이상 많았다는 것은, 문재인 지지자들의 상당수도 찬성에 가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한다. 조국 사퇴 직후 리얼미터 조사에선 ‘잘한 결정’이라는 긍정 응답이 62.6%로, ‘잘못된 결정’이라는 부정 응답(28.6%)의 2배 이상이었다. 조국 수호자들이 결국 문재인 수호자로 전환해 조국의 사퇴를 승인한 것이라는 얘기다.* 여권은 진정 검찰개혁을 원했는가? - 검찰 개혁이 그토록 중요한 과제였다면, 탄핵 연대 에너지가 충만했던 2017년 개혁의 골든 타임을 현 정권은 놓치지 말았어야 했다고 저자는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그리 하지 않았다. 문 정부 검찰 개혁의 주요 의제 중 하나인 특수부 해체와 관련해, 오히려 특수부 권한을 강화시키고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 규모를 2배 가까이 늘리는 등 반대로 향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크고 작은 적폐 청산이 이뤄졌는데, 그 때마다 검찰이 도구로 활용되었다. 이것이 누적되어 지금의 검찰의 온갖 병폐를 키워온 것이라고 저자는 비판한다.* 피의사실 공표를 이용해 먹은 좌파정부 - 피의사실 공표를 이용한 여론전도 박근혜 국정농단 응징과 적폐 청산의 주요 도구로 활용한 것이다. 피의사실 공표로 더 큰 정치적 이익을 본 쪽은 보수 우파가 아니라 진보개혁 세력이다.* 리처드 리브스의 ‘유리바닥(Glass Floor)’ - 사회적 자본을 축적한 기득권층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책을 통해, 사회 경제적 신분의 하락을 막으려 만들어 놓은 방지 장치를 ‘유리바닥’이라고 통칭한다. 불공정한 대학 입학 제도와 인맥, 연줄이 중요한 인턴제도와 같은 기득권층의 ‘기회 사재기’가 계층 이동을 막는 유리바닥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에서 성행하는 기회 사재기 방식 중 하나가 조국 사태 때 불거진 이른바 ‘스펙 품앗이’였다. 저자는 이런 관행이 교수 사회에 팽배했다고 전한다.◇ 문재인 정부의 패착, 그리고 과제* 최저임금제 주 52시간제 - 의도하지 않은 결과나 부작용에 대한 만반 준비를 갖춰야 했음에도 문재인 정부는 ‘당위’만 강조하는 우를 범했다. 비정규직 문제도 진보적 현실주의로 가려면 정규직의 양보가 전제되어야 했는데, 그걸 과감하게 공론화하지 못했다. 시간강사법은 교원 지위 부여와 임용기간 법적보장, 4대 보험 적용 등 좋은 법률이었지만 결과는 강사 대량 해고 사태였다. 로스쿨도 비싼 비용 때문에 경제적 취약계층 진입을 가로막는 결과만 낳았다. 2019년 기준으로 로스쿨 학생의 54.1%가 월 소득 930만원 초과인 소득 8~10분위 고소득층 자녀들이다. 이런 부작용이 예견된 조치들을 온갖 반대를 무릎쓰고 악착같이 도입한 주체가 진보 정권이다.* 진보의 ‘의제 대전환’ 시급 - 김경률은 “조국 사태로 진보진영은 분열한 게 아니라 몰락했다”고 탄식했다. 진보 진영의 권력지향적 태도, 무비판적 사고가 민낯처럼 드러났다는 것이다. 조국 사태 기간 동안 더불어민주당 역시 겉으론 일심동체인 것처럼 보였으나, 진실을 말하자면 ‘집단 사고’를 강요당하고 있을 뿐이라고 저자는 파악한다. 이에 진보의 의제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진보의 우선적인 사명은 불평등 해소나 완화인데, 현재 우리 정치는 불평등을 약화하라고 존재하는 듯 하다고 비판한다. 통치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대화하고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던 초심을 되새겨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20대에게 연대책임을 묻지 말라 - 20대가 갖고 있는 ‘공정’ 개념의 핵심은, 잘못된 구조를 만든 사람이 자신의 잘못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잘못에 대한 연대책임에는 단호히 반대한다. 진보는 북한에 대한 20대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은 것을 이병박 박근혜 정권의 교육 탓으로 돌린다. 문재인 지지율이 20대 남성들에게 낮은 이유도 전 정권의 잘못된 학교교육 때문이라고 성토한다. 저자는 “굳이 반박할 필요조차 없는 ‘실언’”이라고 비판하면서도 이것이 진보파의 일반적인 생각이라고 말한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11-22 07:30 조진래 기자

[비바100] 고상하고 어렵기만한 것들과 거리 좁히기! ‘오페라 아는 척하기’ ‘다니엘의 명품도서 해설’

(사진출처=게티이미지)그 시작조차 쉽지 않은 것들이 있다. 오페라, 고전, 신화, 문학, 과학서적, 철학서, 역사서…. 가볍고 쉽게, 언제 어디서나 부담없이 과자처럼 즐기는 문화 콘텐츠가 각광받는 스낵컬처(Snack Culture) 시대에 이들은 이상하게 고상하고 어렵고 복잡하게만 느껴지는 것들이다. 거의 대부분 알아들을 수 없는 이탈리아어로 노래하는가 하면 기본 지식이 없으면 도무지 따라갈 수 없을 것만 같은 서사구조, 소프라노·메조소프라노·알토·테너·바리톤·베이스·테너바리톤 등의 구분, 오페레타·오페라부파(Opera Buffa)·징슈필(Singspiel), 아리아와 레치타티보(Recitativo) 등 낯선 용어들…그저 오페라는 어렵기만한 장르였다.고전, 문학, 철학서, 과학서적 등 인문서는 어떤가. 지나친 함축과 은유로 완독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기만한 고전이 있다. 그 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신화, 이름조차 헷갈리는 철학가들이 풀어내는 이치와 사상들, 이해관계들이 복잡하게 얽힌 역사들 등은 한장을 넘기기도 어려운 내용들로 즐비하다.사실 이들은 마냥 어려운데다 몰라도 사는 데 큰 지장이 없는 것들로 일찌감치 포기해 버리거나 아예 관심을 두지 않게 되곤 한다. 하지만 고전, 클래식 등은 음악이든, 문학이든 현재를 이루는 모든 것들의 원형이 되곤 한다. 어럽다고만 느껴 저 멀리 밀쳐두었던 오페라와 고전들의 시작을 도울 책  ‘오페라 아는 척하기’ ‘다니엘의 명품도서 해설 I’이 출간됐다.오페라 아는 척하기 | 론 데이비드 지음(사진제공=팬덤북스)한국 제목은 ‘오페라 아는 척하기’지만 원제는 ‘입문자들을 위한 오페라의 역사’(The History of Opera For Beginners)다. 저자는 라이터스 앤드 리더스 퍼블리싱(Writers and Readers Publishing) 출판사 편집장을 지냈고 조각가이자 작가로 활동 중인 론 데이비드(Ron David)다. 책은 영화 ‘쇼생크탈출’에 등장하는 3분 49초짜리 오페라 장면으로 시작한다. 아내와 그녀의 애인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종신형을 선고 받은 앤디(팀 로빈슨)의 교도소 생활을 돕는 엘리스 보이드 레드 레딩(모건 프리먼)의 장면으로 “나는 지금까지도 그때 그 두 이탈리아 여자들이 무엇을 노래했는지 모른다”로 시작하는 독백이다. 가사는 이해하지 못해도 음악으로 감동받고 극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슴에 새길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장면이다.그렇게 책은 영화의 한 장면과 왜 오페라를 싫어하는지 그리고 “오페라는 고상한 척하고 거만한 음악이 아닌 댄스, 락앤롤, RB 등처럼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음악”이라는 극단적인 가정으로 시작한다.이어 그대 그리스 연극, 이집트인들의 ‘가짜 살인’ 의식 헤브세드(Heb-sed), 아리스토텔레스의 그리스 비극, 로마의 희극 등까지 거슬러 오르는 오페라의 기원을 아우르고 몬테베르디, 헨델, 글루크, 모차르트 등 초기 오페라 작곡가들에 대해 서술한다. 더불어 로시니·도니체티·벨리니 등 벨칸토 작곡가, 베르디와 바그너, 프아스 오페라, 20세기 오페라를 이끈 푸치니와 슈트라우스, 카스트라토, 성악가 카루소와 마리아 칼라스 등에 이르기까지 차근차근 설명한다.그 설명들은 뉴욕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만화가 사라 울리(Sara Woolley)의 그림들이 곁들여지며 보다 친숙하게 표현된다. 아리아부터 베리스모까지 아우르는 오페라 용어, 중간 중간 배치된 ‘오페라 아는 척하기’ 팁 그리고 유튜브로 즐길 수 있는 오페라 목록을 실은 ‘부록’까지 꽤 알차게 구성됐다.“오페라 생각보다 재밌네! 한국에서도 한번 보고 싶어졌다.”거의 50을 바라보는 M씨는 러시아의 그 유명한 마린스키극장에서 생애 처음으로 오페라 ‘리골레토’를 관람하곤 이렇게 결심하며 말했다. “그저 스토리텔링이 가미된 음악일 뿐이잖아!.” 결국 시작이 중요한 셈이다.다니엘의 명품도서 해설 I | 다니엘 최 지음(사진제공=행복우물)‘다니엘의 명품도서 해설 I’은 신화와 고고학, 종교, 철학, 한국사, 동양사, 세계사, 심리학-문화학, 성장소설, 세계명작, 영화도서, 노벨문학상, 한국문학, 단편문학, 라이트 노벨, 젠더문학, 추리소설 경제경영, 정치외교-북한학, 전기-자서전, 기초과학, 생명공학-진화론, 첨단과학-미래학까지 25개 분야에서 꼭 읽어야할 책들을 소개하고 논한다. ‘다니엘의 명품도서 해설 I’은 해외 서적 파트 책임자를 역임했고 출판사 행복우물 현직 대표로 글을 쓰는 등 30년간의 도서·출판 경력을 지닌 저자 다니엘 최가 3권으로 기획한 ‘명품도서 해설’ 시리즈의 첫 권이다.스스로 “2030년 노벨문학상을 꿈꾸는 소설가”라고 소개하는 60대 끝자락에 선 다니엘 최는 미국 시카고 대학교의 ‘위대한 고전 읽기 프로젝트’ 운동에서 이 책을 착안해 냈다. 1890년 석유재벌 존 록펠러를 중심으로 설립한 시카고대학교는 폴 새뮤얼슨, 밀턴 프리드먼, DNA구조 발견자 제임스 왓슨, 정치학자 새뮤얼 헌팅턴, 천문학자 칼 세이건 등 수많은 노벨상 수상자들을 배출했다. 설립 후 40여년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시카고대학교의 진화가 그 ‘위대한 고전 읽기’ 프로젝트에서 시작됐다는 주장이다.저자 스스로 유발 하라리가 주장한 ‘분야 횡단적 공부’의 지침서라고 소개한 책 안에는 나름 익숙한 책부터 잘 알고 있다고 믿었지만 그 세세한 내용이나 구성까지는 기억하지 못하는 책, 제목만으로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책들도 있다. 그 리스트에서 자신이 읽은 책, 읽다가 만 책, 생전 처음 접하는 책, 제목이 낯설었을 뿐 이미 알고 있던 책 등을 꼽아보고 그 내용을 가늠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굳이 목차대로 읽을 필요도 없어 보인다. 그룹별, 책 제목별로 훑어보고 다시 읽고 싶은 혹은 꼭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 있으면 읽으면 된다.AI(인공지능), 로봇, 가상현실 등 기술이 최첨단화될수록 더 중요해지는 것은 인문학이자 인간적인 요소들이라고 한다. 1990년대 유행곡들을 접할 수 있는, 일명 ‘온라인 탑골공원’으로 불리는 유튜브의 ‘SBS 케이팝클래식 채널’ 등 뉴트로(New-tro, New+Retro) 열풍도, 최근 ‘인문학’에 대한 고찰과 탐구, 인간의 감정에 보다 주목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결국 ‘고전’ 혹은 ‘양서’라 일컫는 책들은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고 초연결되는 최첨단화 시대의 지혜로운 생존 전략 중 하나인 셈이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9-11-20 07:00 허미선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 평등의 역습 > 이동관 윤창현 김대호 외

뒤로 가는 대한민국… ‘공정’과 ‘평등’이 왜 나라를 역주행하게 만드나 총평 지난 여름에 출간된 이 책은 문재인 정부가 ‘공정’과 ‘평등’의 가치를 지향한다며 진행하고 있는 적폐청산 등의 갖가지 부작용을 고발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 중요한 자리에 있었거나 도움을 주었던 저자들이 현 정부의 실정을 낱낱이 파헤쳐 날선 비판을 날린다. ‘표(票)’풀리즘에 천착한 좌파의 역주행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며, 경제학 이론에도 없는 소득주도성장 강행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기업사정은 안중에도 없는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을 성토한다. 또 공무원 사회의 비대화를 조장하고 노동계 귀족화가 뿌리내리도록 만들면서, 정작 경제는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일자리는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지금 정부가 하는 걸 그대로 두면, 우리 사회에는 오히려 불평등과 불공정, 부정의만 확대재생산될 뿐이라고 비판한다. 시대적 흐름과 거꾸로 가는 좌파의 ‘역주행’이 낳은 대한민국의 현실을 저자들은 ‘평등의 역습’이라고 표현했다.◇ 무엇이 적폐이고, 무엇을 청산해야 하나* 국가 기밀까지 뒤지는 안하무인 ‘적폐청산’ - 문재인 정부는 운동권 세력을 국가사회 각 부문의 중추에 포진시켜 새로운 기득권의 참호와 진지를 구축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우리사회 모든 기득권 세력을 다 교체하겠다는 목표다. 국가기밀창고인 국정원 서버와 기무사 서버를 뒤지고 법원행정처 컴퓨터를 뒤지는 중대범죄를 저질렀다. 대통령도 마음대로 들여다보지 못하는 정보들을 멋대로 임시비밀취급인가증 하나 임의로 받아 비정상적 절차로 들여다 보았다. 야권은 이에 문제 제기도 제대로 못하는 무능함을 보였다.* 멋대로 ‘촛불혁명의 적자’ 행세 - 모든 것에 ‘촛불혁명의 정신’을 갖다 붙인다.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심어진 “법 좀 무시하면 어떠냐”는 왜곡된 법의식이 기저에 깔려 있다. 일제시대 잔재인 ‘칼찬 순사’를 언급하며 자신들은 민주시민이고 투사임을 강조한다. 촛불시위는 소통과 협치, 숙의를 하는 민주주의로 돌아가라는 준엄한 국민들의 목소리 임을 간과한다. 촛불 참가자들은 문재인 지지가 아니었다. 하지만 탄핵 이후 현 집권세력은 전제적 권력을 더 강화하면서 스스로 정의라고 오도하고 있다. 좌파 독선이 더 위험하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듣보잡 경제이론 ‘소득주도성장’ - 국제노동기구에서 주장한 ‘임금주도성장론’을 홍장표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우리나라에 소개하면서 임금을 ‘소득’으로 바꿔 만들었다. 이름은 소득주도성장인데, 실제 내용은 임금을 올려주면 성장도 되고 분배도 된다는 유토피아적 발상이다. 장사가 안되도 임금은 올려주라는 규제와 다름 아니다. 현 정부 소주성 정책의 핵심은 국가 공권력으로 기업 소득을 가계소득으로 이전시킨다는 것이다. 이렇게 늘린 가계소득이 국내 소비를 늘리고, 늘어난 소비가 국내 투자와 고용을 촉진하게 된다는 논리다.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은 긍정 효과가 90%”, “물 들어오는데 노 저어야” 등 낙관론 일색이지만, 경제가 잘 되려면 자본과 노동이 잘 결합시켜 부가가치를 더 높여야 한다. 기업들 것을 빼앗아 가계에 줘야 한다는 논리는 안된다. 더 많은 파이 키울 생각은 못하고 표퓰리즘에 퍼주기만 하는 것이 현 정부라고 저자들은 비판한다.◇ 무지와 안이함에서 비롯된 최저임금 정책* 최저임금에 대한 무지 - 최저임금이 중위임금에 비해 한참 낮은 수준이라면 몰라도, 40~50%를 웃돌면 더 이상 최저생계비 보장 수단도, 가계소득 증대수단도 아니게 된다. 기본급에 상여금, 연장근로수당 등을 합쳐 연봉 5000만원을 넘는 노동자가 최저임금 선에 걸리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일본도 지역별 최저임금제 - 후생노동성 중앙최저임금위원회가 전국 차원의 치저임금 목표치를 정하면, 각 지역에서 정부 목표치와 지역 상황에 맞게 다시 지역별 최저임금 정하도록 되어 있다. 도쿄는 932엔, 오사카는 883엔 등 이런 식이다. 중국과 미국 캐나다 호주 독일 프랑스 등도 지역과 업종 직종별로 차등화하고 있다.* 자영업자 등한시한 최저임금 - 정부 최저임금 통계에 1인가구 560만명은 제외되어 있다. 2인 이상 가구만 통계를 잡는다. 혼자 일하다 그만두면 바로 실업자가 되는 사람들이 통계에서 빠지는 셈이다. 최저임금 정책이 자영업을 이렇게 힘들게 하고 저소득층을 더 어렵게 만들지 생각 못하고 있다.* 최저임금 급상승의 최대 수혜자 외국인 근로자 - 이들은 국내 소비에 극도로 인색하고, 반 돈을 자국으로 보내는 사람들이다. 허술한 외국인 근로자 정책으로 인해 이들이 1년새 무려 41%나 급증하면서 소비는 안늘고 비용만 늘리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 불법체류자도 급증하고 있다. 관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노무현과 문재인의 차이는?* ‘사람이 먼저다’는 차베스 말 -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주창했던 ‘사람이 먼저’라는 말은 베네수엘라를 최악의 위기로 몰고간 대통령 차베스가 하던 말이다.* 노무현과 문재인의 차이 - 노무현은 대한민국이 크게 뒤떨어져 있다고 생각했던 몇몇 부분을 고치려 했던 것이다. 그런데 문재인과 (저자들 표현으로)‘철부지’들은 모든 것이 총체적으로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고 저자들은 분석한다.* 노무현 말의 왜곡 - 노무현 전 대통령이 “권력은 이미 시장으로 넘어갔다”는 말은, 시장은 함부로 손대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였다. “국정원 보고 안받겠다”는 의미는 “그러니 너희는 국내 정치에 개입하지 말라”는 의미였다.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멋대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저자들은 비판한다.* ‘평등의 역습’ 시초는 노무현 - 결정적 시작은 노무현정부다. 분권화와 균형 발전을 내걸고 100조가 넘는 토지보상금이 전국에 풀리자 온 나라가 투기장화됐다. 뒤늦게 부동산 잡겠다고 나섰지만 양극화만 심화되는 부작용을 초래했다.◇ 공무원 양산이 과연 우리에 얼마나 도움될까* 국회 심의·동의 없이 공무원 일자리 늘리기에만 혈안 - 미래세대에 대한 부담은 아랑곳 않고 수백조가 들어갈 공무원 17만명 증원과 81만개 공공일자리 늘리기에 혈안이다. 1999년 김대중 정부 때 국가공무원총정원령을 만들어 국가공무원 숫자를 27만3982명으로 고정시켰고, 노무현-이명박 때 거드리지 않다가 박근혜정부에서 29만3982명으로 늘렸다. 이게 문재인 정부 들어와 30만명을 넘었고, ‘일자리 대통령’ 공약에 얽매어 더 늘리려 한다. 국회 심의나 승인 없이 대통령이 마구 늘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공무원 증원 시 총 327조 소요 - 정부는 17만4000명 공무원 증원에 5년간 17조원이 든다고 한다. 호봉에 따른 가파른 임금인상과 연금 부분을 제외한 수치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17만4000명이 사망 전까지 수령할 총 연금액수를 92조4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월급을 포함한 총 소요액은 327조원에 이른다. 누가 이걸 부담할 것인가?* 공무원 인건비 비중이 결정적 - 2016년 기준 일본 국가공무원은 한국에 비해 평균 근속연수는 6년이 길고, 연령은 1살이 많지만 평균 연봉은 5130만원이다. 우리는 복지포인트를 합산하면 6000만원 수준이다. 연금도 일본이 160~170만원이면 우리는 300만원을 초과한다. 국민소득이 우리보다 30% 가량 높은데 공무원 처우는 우리가 30% 이상 앞선 꼴이다.* 인당 20억 ‘고비용 일자리’ 공공 증원으로 일자리 창출 생색? - 국회 예산정책처 추계에 따르면 새로 채용된 공무원들이 30년 후 퇴직할 경우 정부는 이들에게 순급여 280조원과 공무원연금 94조 등 374조원을 새금에서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공무원 중원은 1인당 20억원 이상 드는 고비용 일자리라는 얘기다.◇ ‘특혜’로 뿌리내린 공기업 귀족 노조* 노조 공기업 직원도 상위 10% 이내 - 우리의 경우 상위 1%에 진입 가능한 경계소득이 1억3265만원(2016년 기준)으로 높은데 반해, 상위 10%의 경계소득은 5141만원으로 대기업 금융권 공기업 정규직 수준의 연봉이면 진입이 가능하다. 노조나 공기업 직원들은 자신이 수혜자이면서 그걸 부정하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공공의 양반화, 정규직의 계급화, 노조의 조폭화 - 소득분배구조 악화 주범은 노조와 공공부문이다. 세계 보편적 흐름에 올라탄 글로벌 기업들의 높은 생산성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현대기아차 노조와 공기업 노조로 대표되는 귀족노조의 강력한 교섭력이 문제다. 한국의 상위 10%는 세금(공무원), 국가독점(공공기관), 국가 규제, 민간 독과점, 부동산과 연공임금체계와 단체교섭에 의해 임금이 끊임없이 오르는 존재들이다. 이들은 우월적 지위로 주주와 협력업체, 소비자 몫을 약탈해 가고 있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한국에서는 노동조합도, 공공부문도 불평등 양극화를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촉진하는 쪽이라는 것이다.* 한국만의 과도한 공공부문 특혜 - 공공부문의 임금, 연금, 복지와 고용안정성이 그 나라의 평균 또는 중위 국민소득보다 월등한 나라는 한국 밖에 없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민간에 비해 절대적인 고용안정을 누리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는다. 2018년 공무원 평균 임금이 6264만원이고, 공공기관 직원 평균 연봉은 6700만원에 이른다. 납세자연맹에 따르면 공무원 실질평균임금은 8853만원으로 전체 근로자 중 상위 7%에 해당한다. 2017년 기준 최고 연봉 공기업은 한국예탁결제원이다. 복리후생비 포함해 평균 연봉이 1억1484만원이다. 공기업 평균연봉은 복리 후생비 포함해 8000만원 이상이다.* 정규직 양보 없는 비정규직 정책 ‘무용지물’ - 문재인 정부가 계승했다는 노무현 대통령도 “정규직에 대한 강한 고용보호를 양보하지 않고 비정규직의 보호만 높여 달라고 하면 해결할 길이 없다”고 국회 연설에서 밝힌 바 있다. 정규직의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는 한 비정규직 정책은 불가능하다.* 노동 특권층의 과도한 이익추구 수단으로 전락한 귀족노조 - 한국개발연구원 보고서 따르면 노조가 없는 사업장에서 정규직 증가 드드러진다고 한다. 노조 있는 곳은 근로조건이 지나치게 경직(과보호)돼 신규 채용이나 정규직 전환을 꺼린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 85.5%는 노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노조 간부나 일부 근로자의 이익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노조가 운영되고 있다는 인식이 46.1%나 된다. 노조가 노동 특권층의 과도한 이익추구 수단으로 전락했다.◇ 그릇된 노동문화, 어떻게 고쳐야 하나* 계층 상승 기대감 추락 - IMF 외환위기 사태 직전인 1997년에는 65%가 계층 상승이 가능하다 답했다. 하지만 20년 뒤인 2017년에는 3%로 뚝 떨어졌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이제 불가능에 가깝다.* 노조친화적 ‘정년연장법’ - 원래 임금피크제와 정년연장법은 한 패키지다. 그런데 정년연장은 강제로 해 놓고 임금피크제는 노자 자율합의에 맡겼다. 얻을 것 다 얻은 노조가 동의해 줄리 만무다.* ‘파업도 마음대로’ 대한민국 - 독일은 노조원의 75%가 동의해야 파업을 지속할 수 있다. 우리는 절반이 동의하면 가능하다.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우리나라처럼 자동차 공장의 생산라인 늘리려는데 노조 동의를 얻어야 하는 나라는 없다.* 민노총의 ‘서민 코스푸레’ - 민주노총 소속 대기업 노조는 근로자 임금 상위 10%에 해당하는 기득권층이다. 하지만 여전히 힘없고 핍박받는 노동자라는 포지션으로 일관한다. 2017년 11월에 현대차가 주문량 많은 신차의 생산라인 늘리려 하니 노조가 단체협약 위반이라며 쇠사슬로 생산라인 묶고 파업에 돌입한 적이 있다. 전년대비 순이익이 29%나 감소했는데도 한달 후 임단협 때 기본급을 6만원 가까이 인상하고, 성과급과 격려금 300%, 보너스 280만원을 얻어냈다. 2018년까지 지난 10년간 전체 파업의 84.7%가 민노총 소속 노조에서 발생했다. 성과가 아닌 투쟁으로 임금인상을 관철시키는 못된 관습이 이어지고 있다.* 민노총의 낯뜨거운 ‘고용세습’ - 2015년 고용노동부가 전수조사해 보니, 694곳에 세습 조항이 있었다고 한다. 2018년 국정감사 때도 고용세습 조항을 포함한 사업장 13곳 중 9곳이 민주노총 소속이었다. 기아차의 경우 2013년 단협에서 25년 이상 근속 직원자녀의 채용 특혜를 확대하기 합의한 후 계속 고치지 않았다. 국회에서 고용세습 금지하는 법률을 발의 중이다.◇ 과정도, 사후관리도 문제 많은 ‘탈원전’* 지진과 원전 안정성에 대한 오해 - 현재 가동 중인 원전은 전세계에서 445기, 퇴역한 원전은 173기에 이른다. 원전 1기당 평균 가동연수 29년 정도다. 그 동안 사상사고는 단 한번 있었다. 옛 소련에서 1986년 발생해 43명의 사망자 낸 체르노빌 사고였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1300명이 넘는 사망자 났다고 곡해하고 있다. 직접 피해인 방사능 피폭에 의한 사망자는 전무했다. 지진이 아니라 쓰나미 때문이었다. 쓰나미 피해가 없었던 다른 4곳 원전 부지에선 사고가 전혀 없었다. 진앙이 더 가까웠던 오나가와원전은 범람 피해가 없어 안전했다.* 31개 원전국가 중 탈원전 지속 국가는 독일뿐 - 현재 31개국의 원전 운영국이 있다. 이 중 현재 탈원전을 법제화해 추진 중인 나라는 4곳이다. 독일과 스위스, 벨기에 대만이다. 그러나 대만은 만성적인 대기질 악화 문제를 이유로 국민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직접 제동을 걸었다. 2025년까지 탈원전을 완료한다는 전기사업법 조항을 폐지하자는 국민투표 안건이 2018년 통과돼 탈원전 추동력이 떨어진 상태다. 2017년 국민투표로 탈원전을 결정했던 스위스는 신규 원전 건설은 않되 안전상 문제가 없는 원전은 계속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벨기에와 대만 스위스 모두 원전을 대체할 재생에너지 확대가 예상대로 안되기 때문이다. 그나마 독일도 주변국과 연결된 전력망이 있어 재생에너지 쪽으로 투자 확대하고 있으나, 세계 최고수준의 전기요금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탈원전이 세계적 추세? “대국민 호도” - 중국은 43기 원전 추가 신규건설 계획을 갖고 있다. 2013년 이래 세계 원전 수는 꾸준히 증가세다. 2018년 신규 가동 들어간 곳도 9기에 이른다. 현재 건설 중인 원전은 57에 이르며, 건설 계획 있는 원전수 126기, 검토 단계인 원전도 365기나 된다. 탈원전이 세계적인 추세라는 말은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다.* 막무가내식 탈원전 정책의 부작용 - 원전산업 생태계 붕괴, 전기요금 대폭 인상, 미세먼지 온실가스 배출 증가 유발, 아정적인 전력공급능력 약화, 에너지 수입액 증가, 가동 원전 안전성 저해 등등 수 없이 많다. 우리 원전은 기술경쟁력 뿐만아니라 가격갱쟁력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원전 건설비가 우리는 킬로와트당 3717 달러로 미국의 1만1638달러, 프랑스 7809달러, 중국의 4364달러보다 저렴하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재개 안되면 상당수 관련기업들 생존도 위협받는다. 원전 수출은 적극 지원한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탈원전이 한전 적자의 주범 - 킬로와트당 정산단가 2018년 기준 원자력이 62원, 석탄이 81원, 액화천연가스가 121원, 보조금을 포함한 재생에너지는 174원 수준이다. 탈원전 기조에 따라 과거 86%였던 원전이용률이 2018년 66%까지 급락하면서 액화천연가스 생산을 위한 전력구입비 대폭 증가했다. 10조원 넘게 흑자 냈던 한전이 급기야 2018년에는 2080억 적자를 냈다. 도입단가가 2016년에 비해 45%나 높아진데다 발전원가 대폭 높아진 탓이다. 한전의 대규모 적자를 메우려 계속 강행할 경우 한전 적자 확대는 물론 전기료 인상에 따른 제조업 타격이 불가피하다. LNG는 온실가스 면에서도 킬로와트당 490g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켜 820g의 석탄과 비교해 그다지 큰 이익이 없다. 기후 변화 대처에 오히려 심각한 문제만 야기한다.◇ 평등의 역습 타개할 해법은 없나* 진보와 보수 모두가 문제 - 진보는 국가를 완전히 시대착오적으로 끌고 나간다면, 보수는 도대체 대한민국을 어떻게 경영할 지, 그 비전과 전략 자체가 너무 얕거나 부실하다고 저자들은 비판했다.* 디턴의 ‘좋은 불평등’ - 2015년 노벨경제학상 수상한 앵거스 디턴(Angus Deaton) 교수는 “불균등한 상황이 나타났을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유도되면서 효율성이 제고되고, 경제 내에서 파이가 커지면 나눌 것도 많아지고, 잘 나누면서 불평등도가 줄면 매우 긍정적인 변화가 유도된다”며 ‘좋은 불평등’을 말했다. 차이가 점진적으로 줄어들게 유도한다면 상황 개선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런 우리가 가능할까?* 사상전향한 김영환과 조혁 - 386세대의 사상이념적 향도 역할을 했던 서울대 김영환과 고려대 조혁 등은 깊은 성찰과 반성을 거쳐 사상이념적으로 환골탈태했다. 안희정도 조혁의 지도를 받았다. 그런데 지금 청와대와 민주당 386은 (저자들 표현으로) 지진아 그룹들로 봐야 한다. 80년대의 화석 ‘좀비’다. 586세대의 전대협 출신 80여명이 대거 청와대 핵심 포스트를 차지해 권력을 쥐락펴락한다. 민주노동당의 이념적 포로들이다.* 박근혜 문제는 박근혜가 결자해지해야 - 옥중에서든 나와서든 스스로 매듭지어야 한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국회 (탄핵) 의결과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받아들인다는 정도의 정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해석과 비판은 역사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헌재의 결정은 “대통령 역할을 할 수 없다”고 한 ‘파면’ 결정이었지 ‘죄’를 입증한 것은 아니었다.* 의원내각제 요소 폐지를 - 국무총리제를 폐지하고 정·부통령제로 가야 한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실익 없이 정부 심부름꾼만 만드는 의원의 입각제도도는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청와대 인사수석실도 정부 부처 인사권을 좌지우지해 보은 인사를 남발하지 않도록 청와대 인사만 하는 것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11-19 07:30 조진래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2020년 운명을 읽는다> 김두규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 … ‘힘센 흰쥐의 해’ 경자(庚子)년 내 운명은? 총평 연말이 다가올 수록 2020년 ‘경자(庚子)’년을 조망하는 정치·경제·문화 트렌드 서적들이 눈에 띈다. 그 가운데 유독 눈길을 끄는 책이 있어 집어 들었다. 외대 독어과를 졸업하고 독일에서 독문학 박사 학위까지 받아 귀국해 우석대학교에서 교양학부를 맡고 있다가 느닷없이 풍수지리학으로 전공을 바뀐 저자의 이색 경력이 이채로왔다. 특히 단순히 내년의 사주나 나라의 길흉을 보는 차원을 넘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까지 내년 운세를 짚은 대목에 눈길이 갔다. 아베를 빼면 모두 내년 길운이라는 결론이 솔직히 조금은 못 미덥기는 하다. 하지만 (저자도 얘기했듯이) 내년 전반의 운세가 그렇다는 것이지 모두 딱  들어맞는다는 것은 아니니 감안해서 읽으면 될 일이다. 또 그리 된다면 모두에게 좋은 일일 것이다. “책 내용을 너무 자세하게 소개한다”는 출판사와 저자들의 압박도 있는 관계로 더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지만, 내년 사주나 시운에 관심이 있으면 일독을 권한다. 다만, 힘을 빼고 읽으시라.  베껴 읽어두면 도움 될 내용들 ◇ 2020년 경자년은 ‘상서로운 흰쥐의 해’* 셰익스피어 “인간은 때로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될 수 있다.(Men at some time are masters of their fates)* 2019년 기해(己亥)년 황금돼지 - 기(己)는 물기 있는 논밭의 흙이고, 해(亥)는 언뜻보면 큰 물(水)로 보이지만 내부 구성을 보면 갑(甲)이라는 큰 나무, 무(戊)라는 높은 산, 임(壬)이라는 큰 강으로 되어 있다. 기와 해의 관계를 단순히 둘 만의 세력 관계로 볼 것이 아니라, 셋의 관계로 봐야 한다는 얘기다. 결국 논밭을 강물이 덮치니 논밭의 흙은 쓸려나가고 그 위를 덮치는 맑은 물이 흙탕물이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돈(경제)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욕심의 결과라고 말한다.* 운우지정의 해 ‘경자년’ - 경자년은 ‘물게’가 극성을 부릴 해라고 한다. 물게란 요샛말로 ‘물 좋은 여자 게스트(손님)’란다. 음성적 성매매 시장의 확장, 섹스 테크놀로지의 발전을 의미한다. 성 해방론이 확산될 해이기도 하다. 다른 한편으로는 저출산의 전기가 마련될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2020년은 큰 곡식창고에 들어가는 해 - 경(庚)은 오행상 금(金)이고 서쪽이며 가을이고 저녁 나절을 뜻한다. 가을의 큰 쥐가 큰 곡식 창고로 들어가는 형국이다. 만약 사업이나 투자를 생각한다면, ‘경’과 관련된 철강 귀금속 엑세서리 자동차 반도체 관련 업종이나 ‘자’와 관련된 법률 의료 음식 스포츠 레저 관련 업종이 유리하다고 한다. 먹거리가 풍요로워지는 해다. 집안에서는 가장이, 조직에서는 우두머리가, 국가에서는 지도자가 재물을 넉넉히 창출해 공동체가 윤택하고 풍요로워질 것이라고 저자는 전망한다.◇ 힘센 흰 쥐띠 … 난세에는 맹장, 평화기엔 창발인이 날 기운* 2020년은 상서로운 ‘흰쥐의 해’ - 경자(庚子)년은 흰 쥐의 해다. 경(庚) 은 오행상 금(金)에 배속되며 색상은 흰색을 상징한다. 자(子)는 오행 상 수(水)이며, 띠로는 쥐. 쇠는 하얗고 물은 맑아 냉철한 이성의 기능이 충만하다고 한다. 전통적으로 우리에게 흰 쥐는 상서로운 동물로 여겨졌다. 중국 명나라 황제 선종이 상서로운 동물로 백서를 기르면서 애완했다는 기록이 있다. 내년 경자년은 특히 힘센 쥐의 해라고 한다. 목화토금수 오행 가운데 가장 강한 것이 금(金)이기 때문이다. 난세라면 제왕이나 장군이 될 사주운이며, 태평성대라면 창발성과 감수성이 뛰어난 세계인이 될 사주운이라고 한다.* 힘센 쥐띠 재신(財神)의 대표 ‘관우’와 ‘시부사와’ - 중국 촉나라 맹장 관우(關羽)는 사주 여덟 글자가 모두 양(陽)의 기운을 타고 났다. 금이 네 개나 있어 전형적인 무인 기질 상이다. 일본 도쿠가와 막부와 메이지 정부 두 왕조에서 활동한 재상으로, 일본에 자본주의를 정착시킨 시부사와 에이이치도 마찬가지다. 공자의 가르침과 서구 자본주의를 접목한 ‘유교자본주의’를 완성해 일본 특유의 노동 경영관을 만들었다. 관우가 중국의 재신(財神)이라면, 그는 일본의 재신으로 추앙받는다. * 흰쥐 때 유명인들 - 명나라를 세계적 강국으로 만든 3대 황제 영락제도 흰 쥐띠의 대표 인물이다. 사주 여덟 글자 가운데 금이 5개나 있다. 194대 교황 베네딕토 11세와 영국 챨스 1세, 최근 즉위한 일왕 나루히토(德仁)도 흰 쥐띠다. 장군 가운데는 관우와 함께 노상승 원균 이범석 등이 꼽힌다. 명재상으로는 조선시대 맹사성과 서거정, 체제공 등이 있다. 문인으로는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 크로드 모네, ‘어린왕자’의 생텍쥐페리, ‘마지막 수업’의 알퐁스 도테, ‘사랑의 기술’을 쓴 독일 철학자 에리히 프롬이 대표적이다. 최근 국내 최대의 이슈메이커인 윤석열 검찰총장도 흰쥐띠다. 재계 리더 가운데 SK그룹 최태원 회장도 1960년생이다. ◇ 문재인 김정은 트럼프 시진핑 아베의 내년 운은…* ‘명예로운 문서’ 거머쥘 문재인 대통령 - 바닷가에서 늦겨울 화초가 진눈깨비를 맞고 있는 형상으로, 외롭게 태어난 사주다. 봄이 와야 화초가 꽃을 피울 사주다. 사주상 편인격(偏印格)으로, 교양과 인품이 뛰어나며 위기를 극복하는 임기응변이 탁월하지만, 자기를 격하시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무서운 적으로 돌변할 가능성이 있는 상이다. 신경이 예민한 편이다. 올해는 추위를 제거해 주는 화(火) 대운과, 건조한 흙(戊戌), 신강사주를 눌러주는 금(金) 대운이 길해, 매우  길할 것이라고 저자는 점친다. 경쟁자와의 싸움에서 이겨 명예가 더욱 높아질 것이고, 남북과 한일 사이에 발전적인 새로운 협정 일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는 또 다른 명예로운 문서를 쥘 수도 있다고 한다.* 빛내기 시작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 기본적으로 풍수 혜택을 본 인물이다. 김 위원장의 조상은 전북 전주에서 고대로 살았으나 김일성 증조부 대부터 평양 만경대에 정착했다. 만경대는 돈 많은 이들이 앞다퉈 땅을 구입해 조상 묘지를 쓸 정도로 수려한 곳이다. 풍수상 길지에 집터를 정한 것이다. 김 위원장의 일간은 신금(辛金)으로, 보석 혹은 조약돌 같이 깔끔하고 매끄러운 존재로 태어났다고 한다. 늦겨울 바닷가 조약돌이 비를 맞고 있는 형상인데, 비를 맞고 있으나 그로 인해 더 조약돌(보석)이 깨끗하게 씻겨 더욱 빛을 발한다고 한다. 추위를 몰아주고 빛을 내게 해주는 태양을 만나면 금상첨화다. 김 위원장이 강력한 불(핵)을 놓을 수 없는 운명적 이유라고 저자는 분석한다. 41세에서 60세까지 20년 금운(金運)이 들어 인생에 가장 좋은 시기가 될 것이라고 한다. 2020년도 금운이 들어 길하다고 한다.* 물로 인해 흥하는 트럼프 대통령 - 2020년 재선이 무난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2020년이 금수의 해라 강 아래 큰 물이 흐르기에 메마른 논밭이 윤택해 지는 해라고 한다. 트럼프는 누구보다 물과 가까이서 재산을 축적하고 성공 신화를 써 왔기에 올해도 좋다고 한다. 그는 풍수를 통한 부동산 가치의 극대화를 위해 풍수를 배웠을 정도다. 스스로도 “풍수에서 제일 중요한 세가지가 있다. 그것은 바로 입지, 입지 입지”라고 말 할 정도로 입지로서 물의 중요성을 인식해 왔다. 부동산 풍수를 통해 세계적 지도자가 된 셈이다.* 내년에도 막힘 없는 시진핑 주석 - 묘지 풍수를 잘 활용해 성공한 대표적 케이스다. 저장성 당서기 시절에 아버지 무덤을 베이징에서 산시성의 시안(西安)으로 이장한 후 중국이 천자가 되었다. 한여름(午月)의 무더위 속에서 이글거리는 불(丁火)로 태어났다. 온 세상을 불태우는 이미지다. 베이징의 거대 호수인 중난하이(中南海)에서 태어난 덕에 뜨거운 불을 식혀줄 물의 덕을 보았다고 한다. 사주상 건록격(建祿格)으로, 독립심과 자활심이 투철하고, 매사에 협동적이고 봉사심이 강하다. 2019년보다 2020년이 더 좋다고 한다.* 주변과 친해야 미래 보장되는 아베 - 아베는 일본 극우세력의 아버지이자, 한반도 찬탈을 획책한 ‘정한론’을 주창한 요시다 쇼인의 제자를 자처한 인물이다. 아베는 십간지 중에서도 가장 강하다는 큰 바위(庚金)로 태어나 자아가 강하다고 한다. 자기 주장을 상대방에게 강압적으로 관철시키는 성격으로 평생이 투쟁의 삶이다. 2020년 운세는 그 기운이 극에 달해 결국 패망에 이르는 극성지폐가 염려된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아베는 오행 중 화 수 목의 운이 길해, 주변국 지도자들과 다른 운의 흐름이라고 한다. 이들과 충돌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총선 4월15일, 수능일 11월19일 모두 길일* 내년 4월 15일 국회의원 선거일은 ‘길일(吉日)’ - 이날은 연 월 일이 모두 양의 기운이 강한 날이다. 훌륭한 인물을 배출하기에 좋은 날이라고 한다. 반대로, 꼼수나 천박한 발언과 행위를 즐기는 후보자들은 발을 다딜 수 없는 날이다. 기운을 얻어 당선되려면 푸른색과 빨간색 계통의 옷을 입거나 이들 색을 선거 사무소의 주색으로 하라고 저자는 권한다. 해당 지역의 동쪽과 남쪽에 선거사무소를 두고, 연설 할 때는 같은 장소에서라도 동쪽과 남쪽을 선점하라고 한다. 2와 7 혹은 3과 8이라는 숫자가 선거운을 향상시켜주는 잘 활용하라고 권한다. 선거 운동원 성씨는 구체적으로 ‘ㄱ ㄴ ㄷ ㄹ ㅌ’을 쓰라고 말한다. 사주에 홍염살(紅艶殺)이 있는 사람을 활용하면 좋으며, 치아를 튼튼히 해야 하므로 충치나 발치된 것이 있으면 반드시 치료할 것을 권한다. 치아는 권력이자 돈 수명의 기운을 주관하기 때문이란다. * 도쿄올림픽 메달운 - 2020년 7월24일 개막일부터 8월6일까지는 水 기운이 강한 기간이다. 늦여름 무더위에 먹구름이 비가 되어 대지 위에 흐르는 물을 논에 가두는 운세다. 용띠와 개띠 소띠 양띠 또는 1998년 호랑이 띠와 1999년 토끼띠 선수나 코치 감독에게 메달 운이 있다고 한다. 또 8월7일부터 9일 폐막일 사이에는 쥐띠와 돼지띠에게 길운이 있으며 1982년 개띠, 1992년 원숭이띠, 1993년 닭띠, 2002년 말띠, 2003년 양띠 선수나 코치 감독에게 메달 운이 있다고 한다. 금메달을 따려면 오행 중 중앙(土)의 기운을 진작시켜 주는 노란색 계통의 옷과 쓴맛나는 음식(수수 냉이 풋고추 영지차 홍차 작설차 커피 등)이 좋다고 한다.   * 대입수능일 11월 19일 ‘편안한 날’ - 2020년 수능일 11월19일은 경자년 정해월(丁亥月) 병인일(丙寅日)이다. 초겨울에 태양이 활짝 뜨는 날이다. 태양 덕분에 초겨울 쥐가 추위를 녹인다. 편안한 마음으로 시험을 보기에 더없이 좋은 날이다. 노란색 계통의 옷이 좋고 도시락 반찬으로는 고구마 시금치 소고기 미나리 등이 좋다고 한다. 음료수는 대추차 인삼차 구기자차 두충차가 좋다. 문과생은 노란색과 검은색 초록색 계통이 좋고, 이과생은 노란색과 빨간 색 흰색 계통이 좋다고 한다.◇ 2020년 내 띠, 내 운세* 친구 덕에 2020년 운을 상승시킬 띠 - 2000년 용띠, 1990년생 말띠, 1980년생 원숭이띠, 1970년생 개띠, 1960년생 쥐띠, 1950년생 호랑이띠다.* 윗사람과 교류가 운을 높이는 띠 - 2003년 양띠, 1993년생 닭띠, 1983년생 돼지띠, 1973년생 소띠, 1963년생 토끼띠, 1953년생 뱀띠. 반면에 아랫사람 덕분에 운이 트일 띠는 1998년생 호랑이띠, 1988년생 용띠, 1978년생 말띠, 1968년생 원숭이띠, 1958년생 개띠, 1948년생 쥐띠.* 2020년 연애운과 결혼운이 좋은 띠 - 여성은 2002년생(19세) 말띠, 23001년생(20세) 뱀띠, 1999년생(22세) 토끼띠. 남성은 1998년생(23세) 호랑이띠, 1997년(24세) 소띠는 원하지 않아도 애인이 생긴다고 한다. 1996년(25세) 쥐띠와 1995년생(26세) 돼지띠도. 1994년(개띠 27세) 여성은 연애 뿐만아니라 결혼에 이를 수도 있다고 한다. 1991년생(양띠 30세) 여성과 1988년생(용띠 33세) 여성, 1987년(토끼띠 34세) 남녀, 1986년생(호랑이띠 35세) 남녀, 1985년생(소띠 36세) 남성과 1984년생(쥐띠 37세) 여성, 1983년생(돼지띠 38세) 남녀, 1981년생(닭띠 40세) 남녀 등은 결혼하기 쉬운 해라고 한다. 운세 상 그렇다는 얘기다.* 횡재운이 드는 띠 - 2004년 원숭이띠, 1994년생 개띠, 1984년생 쥐띠, 1974년생 호랑이띠, 1964년생 용띠, 1954년생 말띠, 1944년생 원숭이띠.* 취직과 승진으로 돈이 들어오는 띠 - 2004년 원숭이띠, 1994년생 개띠, 1984년생 쥐띠, 1974년생 호랑이띠, 1964년생 용띠, 1954년생 말띠, 1944년생 원숭이띠.* 구설수를 조심해야 재물운이 열리는 띠 - 설단생화(舌端生禍)라고, 혀끝에서 재앙이 생기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말조심이 필요. 1999년생 토끼띠, 1989년생 뱀띠, 1979년생 양띠, 1969년생 닭띠, 1959년생 돼지띠, 1949년생 소띠.◇ 도화살… 감옥살… 내 운명도 바꿀 수 있다?* 대중에게 인기 얻는 도화살(桃花殺) - 성 사랑 색정 음욕 등의 기운을 의미한다. 연예인의 경우 오히려 도화살이 들었다면 대중에게 인기 얻어 스타될 기운이다. 국회의원 입후보자들도 챙겨야 할 살이다. 유튜브 활동 역시 도화살이 있는 사람이 유리하다. 띠별로는 2003년 양띠와 1999년생 토끼띠, 1995년생 돼지띠, 1991년생 양띠, 1987년생 토끼띠, 1983년생 돼지띠, 1979년생 양띠, 1975년생 토끼띠, 1971년생 돼지띠가 2020년 도화살 운이 든 해다. 직장이나 사회에서 사랑 받아 승진하거나 신임을 얻을 상이다. * 삼재(三災), 최선의 방어가 최선 - 三災는 본디 불교에서 말하는 세가지 재앙을 말한다. 작은 삼재와 큰 삼재가 있다. 작은 삼재는 전쟁과 질병 굶주림의 재앙을 의미하며, 큰 삼재는 수재와 화재 풍재 등을 말한다. 삼재는 사람마다 9년을 주기로 맞는다. 2020년에 삼재에 드는 띠로는 2005년생 닭띠, 2001년생 뱀띠, 1997년생 소띠, 1993년생 닭띠, 1989년생 뱀띠, 1985년생 소띠, 1981년생 닭띠, 1977년생 뱀띠, 1973년생 소띠, 1969년생 닭띠, 1965년생 뱀띠, 1961년생 소띠, 1957년생 닭띠, 1953년생 뱀띠, 1949년생 소띠, 1945년생 닭띠가 있다.* 감옥살(監獄殺) - 재살(災殺) 또는 수옥살(囚獄殺)이라고 한다. 타자에 의해 내가 갇히지 않으려면, 내가 타자를 감옥에 가두면 된다고 한다. 해당 띠로는 2006년생 개띠, 2002년생 말띠, 1998년생 호랑이띠, 1994년 개띠, 1990년 말띠, 1986년생 호랑이띠, 1982년생 개띠, 1978년생 말띠, 1974년생 호랑이띠, 1970년생 개띠, 1966년생 말띠, 1962년생 호랑이띠, 1958년생 개띠, 1954년생 말띠, 1950년생 호랑이띠, 1964년생 개띠가 있다. 경비나 경찰 검찰 교도소 군인 변호사 관련 업종 근무자는 오히려 복이 된다고 한다. 이 분야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도 이 때 시험운이 있다고 한다. 나이 많은 이들은 조용히 집에 머물거나 귀향해 은둔적 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고 저자는 권한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11-13 07:30 조진래 기자

[비바100] 훌쩍 다가온 연말… 2020년 사회·경제 전망은 어떨까

(사진출처=게티이미지)2019년이 2달여 남았다. 1980년대 SF영화 속 2020년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를 타고 로봇 가정부가 사람과 대화하며 일상을 돕곤 했다. 실상은 어떠한가.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저금리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회는 조금씩 기존의 틀에서 해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로봇 가정부까지는 아니지만 사회와 산업 대다수 분야가 디지털로 전환돼 이제 디지털 소외 계층 및 리스크도 감수해야 한다. 이런 사회에서 개인투자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치밀한 투자 판단을 바탕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할 때다.  ‘라이프 트렌드 2020 ’ |김용섭 지음 | 부키 | 1만 7000원 |사진제공=부키2020년 사회·경제를 전망하는 도서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기존 사회의 해체와 디지털 변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 연구소장이 쓴 ‘라이프 트렌드 2020’은 2020년을 ‘느슨한 연대’의 시기로 정의했다. ‘느슨한 연대’는 지난 세기 한국사회를 이뤘던 사회 구성의 점진적 해체를 의미한다. 김 소장은 매년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혼인율과 출산율을 시작으로 사회 해체 움직임을 설명했다. 결혼제도가 붕괴되는 것처럼 평생직장 제도도 사라져 가고 있다. 젊은이들 가운데는 퇴근 후 회식을 거부하면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이도 적지 않다. 김 소장은 동거문화 확산, 이민자 개방정책, 혼외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 유연한 고용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2020년은 애국주의 마케팅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시기기도 하다. 지난 여름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기성세대가 아닌 트렌드에 민감한 밀레니얼 세대가 자발적으로 주도했으며 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2020년은 도쿄 올림픽이 개최되고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이며 한국 총선이 열린다.인류 역사상 가장 민주적이고 개인주의적인 글로벌 경제시대지만 애국주의 마케팅은 전세계적 트렌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김 소장은 2020년은 전통적 가치관의 경계를 확장하는 이들에 주목해야 한다며 환경 지속가능성을 따지며 소비하는 사람들, 신체 바이오 해킹, 외로움과 싱글라이프 등을 2020년 트렌드를 주도할 부류로 꼽았다.‘기업을 위협하는 리스크 100’| 닛케이BP종합연구소 지음 | 파우제 |1만 5000원 |사진제공=파우제그렇다면 이런 시기에 기업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기업을 위협하는 리스크 100’은 급변하는 산업 트렌드 속 기업의 100대 리스크를 진단하고 2030년까지 변화와 생존을 위한 대응책을 제시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경제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만든 닛케이 BP사의 창립 50주년 기념작으로 닛케이 BP 종합연구소의 연구원과 컨설턴트 80명이 집필진으로 참여했다. 책에서는 기업을 위협하는 10대 리스크로 세계 무역 전쟁에 따른 오픈화 리스크, 신기술 등장에 따른 게임 체인징 테크놀로지 리스크, 환경·사회적 책임 등을 논하는 ESG리스크, 인력부족 리스크, 디지털화와 서비스화에 따른 자율주행 리스크 등을 꼽았다.책에서는 서류화하는 리스크 매니지먼트는 유명무실하다고 지적한다. ‘어섬션’(생각, 전제)를 식별한 뒤 이것이 바뀌었을 때 영향력이 커질 것 같으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정한다.얼핏 리스크 매니지먼트와 비슷해 보이지만 어섬션 매니지먼트는 옳을 것을 식별하고 이를 확인하는 적극적인 대처다. 이를 식별할 때는 경영과 비즈니스, 조직과 프로젝트 전체를 보아야 하며 틀림없다 확신한 부분을 재검토해야 한다. 이를테면 기업들은 북한, 이슬람, 미중 관계, 미러 관계 등에 대한 전제가 무너졌을 때 대응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투자의 미래’|김영익·강흥보 지음|한스미디어개인투자자들에게 2020년은 어떤 해일까. ‘2020-2022 앞으로 3년, 투자의 미래’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앞으로 3년간 투자자들의 방향을 짚어준 책이다. 책에서는 향후 3년 동안 전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닥칠 것이지만 역설적으로 개인투자자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경제위기 후에는 구조적인 성장이 예견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이러한 흐름을 주시하였다가 투자 타이밍을 노려볼 수 있다.특히 중국이 부실기업과 은행의 구조조정을 끝마친 시점에 반등하는 주시를 눈여겨 보라고 조언한다. 유튜브 방송을 통해 국내외 주요 경제상황을 발 빠르게 분석 중인 김영익 서강대 교수와 강흥보 메이크잇 대표가 공동저자로 나섰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2019-11-13 07:00 조은별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생각의 차이가 일류를 만든다> 이동규

‘바꾸고 비우고 버리고’… 발상의 전환과 통합적 사고가 필요한 이유 총평 ‘세상을 바꾸는 창조력의 비밀’이 이 책의 부제목이다. 명강사로 유명한 저자가 인공지능(AI)이나 빅 데이터 등 빠르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생태계를 지켜보면서, 이렇듯 진화하는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해야 할 것인가 팁을 준다. 저자는 누구나 창의력을 높이려 노력하지만 ‘발상의 전환’을 제대로 하지 못해 실패한다고 단언한다. 낯익고 익숙한 것들과의 이별, 채우기 보다는 버리기를 중시하는 새로운 인생관 등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창의적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많은 사람들이 융합적 사고를 하지 못하니 진화하는 트렌드에 맞추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에 저자는 동양과 서양의 인문학과 경영 사례에서 단초를 찾아 미래지향적 ‘사고혁명’을 할 수 있는 길로 독자들을 이끈다. 베껴 읽어두면 도움 될 내용들 * 한국인의 독서량 - 한국인 10명 중 3명은 1년에 책을 한권도 안 읽는다고 한다. 국민의 독서량도 연간 0.8권에 불과해 유엔 191개국 중 166위다.* 무용지식(無用知識, Obsoledge) -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저서 ‘부의 미래’에 첫 등장하는 용어다. Obsolete와 knowledge의 합성어로. 낡아 쓸모가 없어졌을 뿐아니라 위험을 낳기도 하는 진부한 지식을 지칭한다. 끊임없이 지식을 경신해야 살아갈 수 있다는 의미다.* 볼테르 “독창성이란 사려 깊은 모방에 불과하다”* 루돌프 효과(Rudolph) - 조직에 창조성을 불러일으키고 싶은 리더는 무엇보다 직원들의 가슴을 설래고 요동치게 해야 한다. 불끄는 직원은 많아도, 불 지르는 직원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뛰어난 조직일수록 이런 ‘방화범’을 길러야 한다.* 브리꼴라주(Bricolage) - 프랑스 인류학자인 클로드 레비스트로스가 브라질 원시부족사회 연구결과를 토대로 1962년 발간한 ‘야생의 사고’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다. 다양한 일에 능한 사람을 브리꼴레르(bricoeur)라고 했는데, 이들이 기존의 것들을 연결 응용 통합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기술을 브라꼴라주라 불렀다. 현대에선 창의력으로 많은 성과를 내는 사람을 지칭하기도 한다.* 한국의 4차산업 경쟁력 수준 - 2018년 KOTRA(코트라)가 4차 산업혁명 관련 국가경쟁력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독일이 독보적 1위였다. 총 12개 산업 중 전기차, 자율 주행차, 스마트 선박, 첨단 신소재, 차세대 에너지 등 8개 분야에서 선두였다. 미국은 항공드론과 가상증강현실, 차세대 반도체 등 3개 부문서 1위였다. 일본은 로봇과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최고였다. 한국은? 한 분야도 1위가 없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한국의 전반적인 AI 기술력은 미국 대비 78% 수준이며, 유럽(88.1%)이나 중국(81.9%)에도 뒤진다는 평가다.* 핀란드의 4C교육 - 교육 선진국인 핀란드는 법 개정을 통해 2020년부터 학교에서 4C를 가르칠 것이라고 선언했다. 4C란 소통(Communication), 창의력(Creativity), 비판력(Critical thinking), 협업(Collaboration)이다. 현재 이 나라에선 2018년부터 모든 공식적인 학교 커리큘럼의 창조적 파괴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work 대신 play - 세계 최고 기업인 구글의 사옥 명칭은 워크 스테이션이 아닌 플레이 스테이션이다. 이제는 일이 ‘work’가 아닌 ‘play’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력히 시사한다. 구글이나 애플 SAS 같은 회사는 본사를 ‘헤드 쿼터’라 부르지 않고 ‘캠퍼스’라고 부른다.* 이제 ‘선택과 집중’ 대신 ‘포기와 집중’ -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는 ‘경쟁전략론’에서 “전략이란,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포기하고 버릴 것인가의 문제”라고 했다. 선택은 곧 포기의 과정이라는 것이다.* 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 - 닻을 내린 배가 많이 움직이지 못하듯 처음에 인상적인 숫자나 사물이 기준점이 되어 그 후의 판단에 왜곡 혹은 편파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한다. 직관적 사고에 의존하는 ‘휴리시틱’ 사고의 일종이다.* 공무원과 ‘레드 테이프’(Red Tape) - 공무원들은 대체로 업무 수행의 절차나 규약에 너무 얽매여 정작 업무의 효율성이라는 목표를 소홀히 하게 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사회학자 로보트 머튼이 이를 ‘레드 테이프’라고 명명했다. 방대한 양의 공문을 묶을 때 붉은 띠를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해고의 역설(Paradox of Lay-off) - 유럽 노동자들이 노동자 보호를 위해 해고를 어렵게 한 결과 오히려 실업률이 더 높아진 결과를 두고 생겨난 말이다.* 저축의 역설(Paradox of Saving) - 개인의 저축은 개인을 부유하게 만드는 데 빈해, 모든 사람이 저축을 하게 되면 사회 전체의 부를 증대하지 못한다. 결국 지나친 저축은 오히려 경제 전체의 부를 감소시킨다는 말이다.* 브라에스의 역설(Braess‘ Paradox) - 독일의 디트리히 브라에스 교수가 주창한 가설이다. 도로를 줄이면 오히려 교통량이 감소한다는 이론이다. 뉴욕 타임스퀘어 처럼 차로 줄이기 등 도로 다이어트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펠츠만 효과(Peltzman Effect) - 안전벨트를 의무화했더니 사망자가 더 늘었다. 사고가 나도 죽지 않는다는 생각에 차를 더 거칠게 몬 결과다. 사고당 사망자 수는 줄어드는데 사고 수는 늘어 결국에는 사망자 수가 오히려 증가한다는 것이다. 시카고대 샘 펠츠만 교수의 연구 이론이다.* No1, No2의 법칙 -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고객은 각 분야별로 둘, 즉 1위 아니면 2위 밖에 기억하지 못한다고 한다. 따라서 기업은 자신의 주력시장에서 무조건 2등 안에 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 이론의 대표적인 실천 경영인이 GE의 전 경영인 잭 웰치다.* 기업 작명 뒷 얘기 - 구글은 10의 100승을 의미하는 수학용어 구골(Googol)로 정했다가 오타를 내 구글로 결정해다. 3M은 미네소타채광제조사 앞자리 스펠링을 따 재작명했다. DHL은 창업자 3명의 변호사 이름 앞 글자를 딴 것이라고 한다. 아마존은 활쏘기에 불편해 한쪽 유방을 잘라낸, 유방이 없는 용맹한 여성 전사를 의미한다. 시스코는 스탠퍼드 대학에 근무한 창업자 부부가 살던 샌프란시스코에서 뒷 글자만 따 왔다. 회사로고도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다. 캐논은 관세음보살에 푹 빠진 창업자의 뜻에 따라 관음(觀音)의 일본어 발음인 ’칸논‘에서 따왔다고 한다. 한진은 ‘한민족의 전진’이라는 의미이며, 네이버는 항해를 뜻하는 내비게이터와 사람을 의미하는 -er을 붙여 만들었다.* 중국인이 사랑하는 사자성어 ‘난득호도’(難得糊塗) - 집집마다 액자로 새기는 글이라고 한다. 도가의 영향을 받은 중국 처세술의 기본은, 자기 능력을 감추고 바보인 척 살라는 것이라 한다. 1980년대 지도자 덩샤오핑이 주창했던 도광양회(韜光養晦)도 같은 맥락이다. 진짜 고수는 어리숙해 보인다는 것이다.* 노자의 ’지도자의 4등급‘ - 제왕학의 교과서인 노자의 ’도덕경‘에서 지도자의 등급을 네 단계로 나누었다. 가장 높은 지도자는 아랫사람이 그가 있는 것만 겨우 알고, 그 다음 가는 지도자는 아랫 사람이 가까이 여겨 받들고, 그 다음가는 지도자는 아랫 사람이 두려워하고, 그 다음 지도자는 아랫 사람이 경멸한다고 한다.* 콜드 리더(Cold Leader) - 영화나 연극 분야 용어로 콜드 리딩(Cold Reading)이라는 말이 있다. 오디션 때 리허설이나 연습 없이 즉석에서 받은 대본을 큰 소리로 읽어보는 것을 의미한다. 비즈니스 협상장에서 처음 보는 상대의 속마음을 정확히 간파해 자신을 완벽하게 믿게 하는 사람을 콜드 리더라고 한다. 언어 구사는 물론 진정성도 겸비해 뛰어난 설득 능력을 보여주는 리더다.* 래리 킹의 ’말 잘하는 사람들의 8가지 공통점‘ - 1) 누구에게나 익숙한 주제라도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사물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다. 2) 폭 넓은 시야를 가지고 일상의 다양한 논점과 경험에 대해 생각하고 말한다. 3) 열성적으로 자신의 일을 설명한다. 4) 언제나 자기 자신에 대해서만 말하려 하지 않는다. 5) 호기심이 많아 좀 더 알고 싶은 일에 대해선 왜? 라는 질문을 던진다. 6) 상대에게 공감을 나타내고 상대 입장이 되어 말할 줄 안다. 7) 유머 감각이 있어 자신에 대한 농담도 꺼려하지 않는다. 8) 말하는 데 있어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다.* 오마에 겐이치의 ‘운명을 바꾸는 3가지 쉬운 방법’ - 일본 유명 경제 평론가인 그는 살던 곳을 버리고 이사를 가라, 시간을 달리 써라, 나와 전혀 다른 사람을 만나라고 조언했다.* 불교 화엄경 “강은 물을 버려야 바다로 간다.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얻는다”* 역경지수(Adversity Quotient)- 미국 커뮤니케이션 이론가 폴 스톨츠가 만든 개념이다. 역경을 이겨낼 의지를 측정해 수치화한 것이다. 저서 ’장애물을 기회로 전환시켜라‘에서 역경에 대처하는 모습에 따라 사람을 3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첫째는 도망가거나 포기하는 겁쟁이(Quitter), 두번째는 뚜렷한 대안 없이 적당히 안주하는 야영자(Camper), 마지막은 능력과 지혜를 총둥원해 극복하려는 등반가(Climber)다.* 베네펙턴스 현상(Beneffectance Effect) - benefit와 effect의 합성어. 바람직한 결과에 대해서는 자기가 관련되어 있음을 강조하고 반대의 결과에 대해선 이를 회피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앏의 수준 5단계’ 지행용훈평(知行用訓評) - 첫 번째는 지(知), 아는 단계 이며. 두번째는 행(行), 지행합일이 되어야 하는 수준이다. 세 번째는 용(用)으로, 제대로 써먹는 것을 의미한다. 네 번째는 훈(訓)으로,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단계다. 다섯 번째는 평(評)이다. 사람과 사물을 평가하는 것이야 말로 앎의 최고 경지라는 얘기다.* 우연한 행운 세렌디피티(Serendipity) - 영국 작가 호레이스 월폴의 ’세렌딥의 세 왕자‘라는 1754년 우화를 근거로 만들어진 단어다. 세렌딥이라는 왕국의 세 왕자가 섬을 떠나 세상을 겪으면서 뜻밖의 발견을 했다는 데서 착안했다.* 로스웰 코언의 행복공식 - 영국 심리학자 로스웰과 인생상담사 코언이 2002년에 ‘행복지수’를 발표했다. 이들은 행복이 크게 3가지 요소로 구성된다고 주창했다. 인생관 적응력 유연성 등 개인적 특성을 나타내는 P(Personal), 건강 돈 인간관계 등 생존조건을 뜻하는 E(Existence), 야망 자존심 기대 유머 등 고차원 상태를 의미하는 H(Highherorder)이 그것이다. 이들은 생존조건(E)은 개인적 특성(P)보다 5배 중요하고, 고차원 상태(H)는 P보다 3배 더 중요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행복= P+(5*E)+(3*H)’라고 주장했다.* 불교의 삼독(三毒) - 열반에 이르는 데 장애되는 가장 근본적 세 가지 번뇌를 말한다. 탐심(貪心)과 진심(嗔心), 미혹(迷惑)이다. 탐욕과 노여움, 어리석음을 가리키며 보통 줄여서 탐진치(貪 嗔 癡) 라고 쓴다.* ‘마음 비우기’ 방하착(放下着) - 마음의 독을 버리고 자신을 비우는 것을 불교에선 방하착(放下着) 이라고 한다. 아래로 내려놓는다는 뜻이다. 아무 것도 없는 가운데 일어나는 생각이 진짜 쓸모있는 법이라며, 불가에선 이런 상태를 진공묘유(眞空妙有)라고 한다.* 급난지붕(急難之朋) - 명심보감 교우편에 나온다. 酒食兄弟千個有 急難之朋一個無. 술 먹고 밥 먹을 땐 형 동생하는 친구가 천 명에 이르지만, 급하고 어려울 때 막상 나를 도와주는 친구는 한 명도 없다는 뜻이다.* 공자의 ‘유익한 친구, 해로운 친구’ - 논어의 계씨편에 공자의 친구 기준이 나온다. 유익한 세 친구(益者三友)는 정직한 사람, 신의가 있는 사람, 견문이 많은 사람이다. 반면 해로운 세 친구(損者三友)는 아첨하는 사람, 줏대없는 사람, 겉으로만 친한 척하는 성의 없는 사람이다.* 제갈공명의 진정한 친구 ‘조아(爪牙)’ - 제갈공명은 “장수란 무릇 심복(心腹)과 정보(情報), 조아(爪牙)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조아란 독수리의 발톱(爪)과 호랑이 이빨(牙)을 의미한다. 리더에게 조아는 힘들고 어려울 때 진정한 충고를 해주고 도와줄 수 있는 친구 또는 적으로부터 취기에 처했을 때 몸을 바쳐 구해줄 수 있는 신하를 말한다. 공자는 이를 쟁우(諍友)라 했다. 쟁우란 중국 고대 처세서인 ‘지전(智典)’에 등장하는 말로, 잘못을 솔직히 말해주고 고치게끔 도와주는 고마운 친구를 의미한다.* 팔관육험법(八觀六驗法) - 여씨춘추에 나온다. 사람을 뽑을 때 일단 다음 8가지, 즉 ‘팔관’을 살피라고 했다. 첫째, 잘 나갈 때 어떤 사람을 존중하는가? 둘째, 높은 자리에 있을 때 어떤 사람을 쓰는가? 셋째, 부유할 때 어떤 사람을 돌보는가? 넷째, 남의 말을 들을 때 어떤 행동을 취하는가? 다섯째, 한가할 때 무엇을 즐기는가? 여섯째, 친해진 뒤 무슨 말을 털어놓는가? 일곱 번째, 좌절했을 때 지조가 꺾이는가? 여덟 번째, 가난할 때 무엇을 하지 않는가?* 공자의 사람을 보는 9가지 지혜 - 공자는 “무릇 사람의 마음은 험하기가 산천보다 더 하고, 알기는 하늘보다 더 어려운 것이 아니냐”고 했다. 이에 먼 곳에 심부름을 시켜 그 충성을 보라고 했다. 가까이 두고 써서 그 공경을 보고, 번거로운 일을 시켜 그 재능을 보라고 했다. 뜻밖의 질문을 던져 그 지혜를 보고, 급한 약속을 해 그 신용을 보라고 했다. 재물을 맡겨 그 어짐을 보고, 위급한 일을 알려 그 절개를 보고, 술에 취하게 해 그 절도를 보라 했다. 마지막으로, 남녀를 섞여있게 하여 그 이성에 대한 자세를 봐야 한다고 했다.* 세네카 “운명은 용기있는 사람에게는 약하고, 비겁한 사람에게는 강하다.”* 고수와 하수의 차이 - 저자는 고수와 하수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구분했다. 1) 고수는 불을 지피고 하수는 불을 쬔다. 2) 고수는 쉽고 단순하고 재미있지만 하수는 어렵고 복잡하고 지루하다. 3) 하수는 늘리고 고수는 줄인다. 4) 하수는 결과에 치중하고 고수는 과정에 치중한다. 5) 하수는 똑똑해 보이고 고수는 바보처럼 보인다. 6) 하수는 베끼고, 고수는 훔친다. 7) 하수는 싸운 다음에 이기려 하고, 고수는 이긴 다음에 싸운다.* 던바의 법칙 - 인류학자 로빈 던바가 주창한 이론으로, 인간의 아날로그 관계망은 150명이 적정 한도라는 이론이다. 이 법칙에 따라 보통 사람들의 인간관계 네트워크를 친밀도에 따라 구분해 보면 가족 같은 친구가 5명, 믿는 친구가 15명, 가까운 친구 35명, 그 다음 친구 150명이다.* 블랙스완과 회색코뿔소 - 블랙 스완이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일, 상상하기 힘든 일이 갑작스럽게 우리 곁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발생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일단 출협하면 큰 충격을 주는 위험이다. 반면 회색 코뿔소는 지속적인 경고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쉽게 간과하고 있는 위험 요인을 말한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11-11 07:30 조진래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좌파가 장악한 대한민국> 김세의

북한이 우리의 주적(主敵)이 아니라고? … ‘좌파 386’이 만든 왜곡된 대한민국 총평 지난 6월 출간 이후로 대형 서점에서 정치부문 서적 베스트셀러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MBC기자 출신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그는 유난히 자신의 친정에 대해 날카로운 비수를 들이댄다. 저자는 대한민국은 지금 좌파가 장악한 나라이며, 그렇게 된 배경에는 MBC를 비롯한 국내 방송사들의 책임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의 정치적 파업과 광우병 파동 등에서 보여준 좌파 방송의 팩트 왜곡을 지켜보면서, 우리 사회에 깊숙이 뿌리박힌 반미·친북주의의 현장을 목격했기 대문이다. 저자는 우리나라가 ‘진짜 친북, 진짜 반미’로 가고 있다고 개탄한다. 일부 386세대 정치권의 왜곡된 민주주의 의식을 비판하고, 좌편향 된 언론이 새롭게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기성 방송의 이런 한계를 국복할 방법을 유튜브에서 찾고 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 연구소’의 대표로 대안 언론을 실천 중이다.◇ 우리 국군의 주적(主敵)은 북한군인가 미군인가* 육사생들도 “우리 주적은 미국” - 2008년 4월 5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충배 전 육사 교장이 2004년 1월 육사 합격생 2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우리의 주적(主敵)은 누구인가?’ 물었더니 34%가 ‘미국’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북한은 2위로 33%였다고 한다. 같은 해 국방부가 실시한 입대 장병 의식조사에서도 무려 73%가 반미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보도되었다. 자유민주주의가 공산주의 보다 우월하다는 답변은 36%에 불과했다.* 국군에 침투한 좌익세력 - 국군에 침투한 북한 좌악 세력들이 1949년 3월 여수순천 반란사건을 일으켰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직후인 1949년 5월4일 국방정비대 소속 대대장 표무원 소령과 강태무 소령이 대대원을 이끌고 월북했다는 것이다. 표 소령은 대대병력 450명을 북한군으로 만든 뒤 북한군 중장까지 진급했다고 한다. 강 소령은 300명을 데리고 가 소장으로 진급했다. 육군참모총장 관사에서 부관으로 근무하던 ‘나최광 중위’라는 이는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실종된 것으로 처리되었는데, 국군장교 명단에 이름도 없었다고 한다.* 학생운동의 두 축 NL과 PD - 대한민국 학생운동 세력은 크게 NL(National Liberation)과 PD(People’s Democracy)로 나뉜다. NL은 민족해방을 주로 외치면서 한반도의 자주독립을 위해 북한과 협력을 중시한다. 주체사상파 혹은 주사파로 불린다. PD는 민중민주주의를 외치며 북한과는 거리를 둔다. 마르크스 레닌주의 진영으로 노동자 중심의 혁명에 관심이 많다. 1987년 이전까지는 학생 운동의 주요 세력이 NL보다는 PD였는데, 1987년 6월 항쟁 이후로 급속도로 바뀌었다. 반미 성향도 더욱 강화되었다. 특히 노무현 정부 때부터 NL 계열의 운동권 386 세대들이 대거 정치권에 진입하면서 ‘진짜 반미, 진짜 친북’이 확산되기 시작했다고 저자는 보았다.◇ 나라 깊숙이 스며들어 뿌리내린 반미 감정* 통합진보당과 정의당 - 1987년 6월 항쟁을 통해 두 진영은 대동단결했다. 그러나 이후 각자 도생하다 2011년에 의기투합해 13대 국회의원 총선거와 18대 대통령 선거 앞두고 통합진보당이 결성된다. 무려 13석을 얻으며 제3당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비례대표 경선 과정에서 NL측의 조작 의혹이 야기되면서 결국 9개월 만에 PD측 의원들이 탈당해 정의당으로 재집결하게 된다. 통합진보당은 2014년 12월19일 헌법재판소로부터 내란 선동 및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해산 선고를 받는다. 북한의 대남혁명전략과 노선을 같이 하는 것으로 판정해 재판관 9명 중 8명이 찬성했다. “혁명이 다가오고 있다. 통신 석유비축 시설과 철도를 습격할 준비를 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확인된 때문이다.* 영화 ‘괴물’에 녹아있는 반미 감정 - 2000년 7월13일 녹색연대는 “주한미군이 독성 화학물질 포름알데히드를 서울 시민의 식수원인 한강에 몰래 방류했다”고 발표했다. 진위 논란이 이어지다 2006년 7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에서 주한 미군 직원이 한강에 포름 알데히드를 방류한 탓에 물고기가 거대 괴물이 되어 사람들을 죽인다는 내용으로 재연된다.* 싸이의 사과 - 2002년 6월13일 심미선 신효순 양이 미군 장갑차에 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해 11월 미 군사 법정 배삼원단은 두 병사에 ‘공무중 사고’라며 무죄를 선고했고, 이에 반발해 대규모 촛불집회가 이어진다. 같은 해 11월 29일에 싸이가 한 음악 축제에 신해철과 함께 출연해 장갑차 모형을 번쩍 들어 바닥에 내동댕이 치는 퍼포먼스를 펼친다.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최고의 주가를 올릴 때, 미국 언론들이 당시 퍼포먼스를 문제 삼았다. 2012년 12월 8일, 10년 만에 싸이는 사과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언론의 고의적 오보·가짜뉴스가 왜곡하는 현실들* 광우병 소고기 가짜뉴스 만든 MBC - 노무현 정부 때까지는 30개월령 미만의 미국산 소고기만 수입했었는데 미국 부시 대통령 요청으로 이명박 정부가 2008년 4월 18일에 그 이상 소고기도 수입할 수 있도록 협상이 타결됐다. 하지만 4월29일 MBC가 PD수첩을 통해 “미국 소 먹으면 광우병 걸린다”고 오도했다. 인터뷰 내용을 번역가의 의사와 반하게 오역해, 주저앉은 소를 광우병에 걸린 소라고 주장했다. 한 소녀의 사망 원인을 광우병으로 단정해 버린 것이다. 미국산 소고기를 먹고 인간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무려 94%라는 ‘가짜뉴스’까지 내보냈다. 영화배우 김민선은 “미국 소고기 먹느니 청산가리를 털어 넣겠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2008년 7월29일 편파보도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방송 오류를 지적했다. 2010년 12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당시 PD수첩 핵심보도 내용을 ‘허위’로 판결했다. 그러나 처벌 받은 관계자는 아무로 없었다. 오히려 이 프로그램을 이끌던 최승호 PD는 나중에 MBC 사장으로 승진 복귀한다.* 북한을 원수라 표현하기 불편한 MBC - 6.25 노래 가사 중에 ‘맨 주먹 붉은 피로 원수를 막아내어~이제야 갚으리 그날의 원수를~ 원수의 하나까지 쳐서 무찔러~’ 부분이 있다. MBC는 이를 “표현이 거칠어 불편하다는 반응…이 참에 평화와 화해의 시대에 맞는 적절한 개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라며 고칠 것을 사실상 강제했다. MBC 노조 조차도 직후 해당 보도에 대해 “행진하라! 적의 더러운 피로 우리 논밭의 고랑을 적시자!”라는 가사가 프랑스 국가인 라마르세이유 가사라고 일침을 놓았다.* 팩트체크한다며 가짜뉴스 양산하는 JTBC - 2016년 5월11일 단독보도라며 주한 미군이 서울 복판서 ‘지카 바이러스 실험’을 추진한다는 충격 리포트를 냈다. 원본은 ‘용산 기지에서 지카 버이러스를 탐지할 수 있는 역량을 추가하려 한다’는 것인데, 이를 자의적으로 오역해 용산에서 지카 바이러스 관련 프로그램을 추가하라 했다고 보도한 것이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제인 사드 논란이 한창이던 2016년 7월에는 ‘민간 향한 사드 레이더 문제’라는 보도를 내보내 공포감을 조성했다. ‘사람들이 사는곳과 워낙 떨어져 있어 그 산속에는 돼지나 살고 있을 것’이라는 문장을 ‘이 지역에서 살 수 있는 두 마리 돼지 뿐”이라고 번역해 내보냈다. 결국 보도 4일만에 중징계인 경고 처분을 받았다.* 견제세력 없는 SBS 노조 - 다른 공영방송들은 언론노조 본부와 개별 노조가 상존한다. 하지만 SBS는 언론노조본부만 존재한다. 견제세력이 없다는 얘기다.* 민주노총 탄생의 모태 ‘언론노조’ - 언론노조는 1988년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창립으로 시작됐다. 초대 위원장은 서울신문 출신 권영길이다. 권 위원장은 1995년 111월 11일에 민주노총을 창립해 총파업 등 강경 투쟁 일색의 행보를 보인다. 1995년에 언론노조 기관지로 ‘미디어오늘’을 창간해 정치 경제 사회를 아우르는 편향성 기사로 논란을 빚는다. 언노련은 2000년에 언론노조로 이름 바꾸고 새출발한다. 위원장은 최문순. 언론사 노조원들의 복리후생 보다는 정치적 파업과 투쟁에 더 매진한다. 우파 이명박 대통령 때는 MBC가 무려 232일이나 파업한다. 대통령 임기의 13%를 파업으로 보냈으니 정부가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는 게 저자의 지적이다. 반면 노무현 대통령 때는 단 하루의 파업도 없었다. 언론노조 규약과 규정에 정치위원회 목적과 사업이 명기되어 있는데 이를 근거로 조합의 정치 활동 역량을 강화하고 민누노총과 제 민주단체 및 진보정치세력과 연대해 노동자 민중의 정치세력화를 꾀한다. 대통령 선거 마다 유력 진보 후보들과 정책 협약을 체결하기도 한다. 조중동은 언론노조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네이버가 민주노총에 가입했는데 이를 계기로 소셜 미디어의 좌 편향성에 대한 우려가 높다.◇ 우리 국민보다 북한을 더 감싸는 문재인 대통령* 북한의 천안함 폭침사실이 거북한 문재인 정부 - MBC는 2018년 2월 8시 뉴스에서 “북한 정찰국이 주도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며 “김영철을 천안함 폭침의 주범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김영철 방한에 반대 여론이 일자 “대승적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송영무 국방도 김영철 방한에는 “군 입장에서는 불쾌한 상황”이라고 언급했을 정도다.* 연평대전을 어민 탓으로 돌리는 문재인 정부 - MBC는 예의 북한의 입장에서 북한을 두둔하는 듯한 보도를 잇달아 내보냈다. 최근 작고한 이용마 기자는 ‘북한 서해 교전사태, 남한이 영토 침범 등 반박”을 보도했고. 국정원 기조실장 출신이라는 좌파 성향의 상지대 서동만 교수까지 동원해 “의도가 실린 행동으로 보기엔 무리”라는 식으로 오도했다.* 미국보다 북한 편드는 문재인정부 - 2018년 2월9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평창 동계올림픽 리셉션장에 참석했다가 5분만에 행사장을 나간 것 놓고 국내 언론들의 논조는 비판 일색이었다. 애초에 미국 측에서 김영남과 마주치지 않도록 해 달라 요청했으나 우리 정부에서 먼저 무시하고 헤드 테이블에 함께 배정했던 것이 문제였다. 동맹국에 대한 우리 정부의 무례는 제쳐두고, 북한에 예의 갖추지 않았다고 미국을 비판하는 우리 언론들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저자는 개탄한다.◇ 대통령 주변의 반미·친북 성향 인사들* 전대협 출신 정치인들 - 한양대 출신의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989년 전대협 3기 의장이었다. 전대협 1기 회장은 이인영 고려대 총학생회장, 2기 회장은 오영식 고려대 총학생회장이었다. 당시 한양대와 경희대 건국대 등은 NL 계열이 초강세였다. 임 전 실장은 임수경 무단 월북사건을 주도해 징역 5년 형을 받아 복역하기도 했다. “북한과 일치하는 통일방안을 신봉한다”, “북한 주장과 같은 부분이 많은 것은 오히려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길 아니겠는가”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청와대 연설비서관 신동호는 전대협 초대 문화국장 출신으로,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위원장을 역임했다. 지상파 방송이 북한 조선중앙TV 영상을 사용할 경우 저작권료를 이 재단에 지불한다. 13년 간 북한에 22억5000만원 넘게 챙겨주었다는 게 통일부 집계다. 청와대 민정비서관인 백원우는 전대협 3기 연대사업국장 출신이다. 2004년부터 8년 동안 민주당 국회의원을 하면서 국가보안법 폐지와 주한미군 축소를 주장했다.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인 송인배는 부산대학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전대협 5기로 활동했는데, 당시 출범식에서 성조기 화형식을 가져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좌파 진영 변호해 온 민변 - 민변은 국가보안법 폐지와 평택미군기지 이전 반대 등 좌파진영 구호를 꾸준히 외쳐 왔다. 김일성에 충성 맹세한 왕재산 간첩단 사건과 다수 이적단체 연루사건의 변호를 맡아 왔다. 때문에 ‘인권을 빙자해 오히려 국가 정체성과 인권을 파괴하는 단체’라는 비판도 받는다. 민변출신 문재인 대통령도 좌파 성향 김명수를 대법원장에 지명하고, 김명수는 또 좌파성향 김선수를 대법관으로 지명하는 밀어주기가 이어졌다. 사법부까지 좌파에 넘어갈 상황이다.* 대통령 통일외교특보 문정인의 막말 - “남북간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북한 인권문제 보다 먼저”라는 막말로 물의를 빚었다. 여러 차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해 왔고, 한미 동맹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피력해 왔다. “최선의 것은 실제로 한미동맹을 없애는 것”이라고 까지 주장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하면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할 수도 있다”고 월권적인 발언을 해 외교적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11-08 07:30 조진래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오늘부터 나는 세계시민입니다> 공윤희 윤예림

이 ‘더러워진’ 지구를 완전히 새로운 지구로 바꾸려면… 총평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드는 일에 힘을 보태고 싶어하는 두 젊은이들이 낸 책이다. 2015년 유엔이 발표한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의 핵심원칙인 ‘누구도 소외되지 않게 한다’는 가치를 이해하고 함께 실천할 동반자를 찾길 기대하며 썼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시작으로 3월 22일 ‘세계 물의 날’, 4월 22일 ‘세계 지구의 날’,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 6월 12일 ‘세계 아동 노동 반대의 날’, 10월 17일 ‘세계 빈곤 퇴치의 날’, 그리고 12월 20일 ‘세계 인간 연대의 날’까지 유엔이 기념하는 날의 의미와 가치, 현재 상황과 대안 등을 종합적으로 짚었다. 주변은 물론 우리 다음 세대들에게 들려 주고 싶은 책이다.◇ 남녀 평등 어디까지 왔나* 사회적 약자 여성의 위상을 끌어올린 릴리 레드베터 - 미국의 글로벌 대기업 굿이어에 다니던 릴리 레드베터는 자신의 연봉이 같은 일을 하는 남자 직원들에 비해 현격히 적다는 것을 우연히 발견했다. 고민 끝에 그녀는 2003년 회사를 고소했고, 3년이 걸린 재판에서 2심 패소했다. 시민단체까지 나서 부당한 남녀 차별을 촉구하다 결국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릴리 레드베터 공정임금법’에 서명하면서 남녀 임금 격차를 줄일 발판이 마련댔다. 고용주는 임금을 선정하는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해야 하며, 같은 일을 하고도 임금 차이가 있을 경우 사유를 정확히 알려야 하며, 고용주가 문제 제기한 사원에게 보복 조치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한국의 유리천장 지수, OECD 29개국 중 꼴찌 -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일하는 여성이 살기 좋은 나라와 나쁜 나라’라는 제목으로 OECD 국가별 유리 천장 지수 발표했다. 2018년 한국은 100점 만점에 20점으로 29개 국가 중 29위였다. 6년 째 꼴찌. 스웨덴 노르웨이 아이슬란드가 100점 만점에 80점 이상으로 1~3위를 기록했다. 여러 항목 중 우리가 유독 뒤쳐진 부분은 남녀 임금격차와 여성 임원 비율, 여성 이사회 비율 등이었다.* ‘남녀 군인 한 내무반’ 노르웨이의 남녀평등 정책 - 2014년 유럽 국가 중 최초로 노르웨이 국회는 양성 징병제 법안을 통과시켰다. 사회 모든 분야에서 권리와 의무, 기회가 남녀 모두에게 동등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남녀 군인이 같은 내무반을 쓸 정도로 신뢰의 문화가 정착된 나라다. 군 인권 향상을 위한 조치도 병행해 1952년 세계 최초로 국회에 군 감찰기관을 만들었다. 수사 독립성을 위해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국회에 두기로 한 것이다. 노르웨이는 1993년에 여성 전담으로 여겨졌던 육아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부모 할당제’를 도입해 부모에게 총 49~59주 육아 휴직을 부여했다.◇ 먹을 물이 심각하게 부족한 지구* 넓은 바다에서 불구하고 먹을 물이 부족한 지구 - 지구 상의 물을 살펴보면 97.5%가 바닷물이다. 2.5%가 담수이고, 이 중 1.76%는 빙하다. 결국 지구 70억명이 빗물과 지하수, 호수, 강으로 이루어진 1%도 안되는 담수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다는 얘기다.* 물 먹을 기본권 보호를 위해 ‘금’을 포기한 엘살바도르 - 잉카제국 사람들은 금을 ‘태양이 흘린 땀방울’이라고 표현한다. 그럼에도 물 먹을 기본권리를 위해 금을 과감하게 포기한 나라가 중앙아메리카의 최소국 엘살바도르다. 2017년 이 나라는 전 세계 최초로 금속 채굴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국가 부채가 국내 총생산GDP의 70%에 육박해 경제 사정이 썩 좋지 않았음에도, 무분별한 금속 채굴로 인한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함이었다. 허용치의 9배인 청산가리, 1000배가 넘는 철 등이 산세바스티안 강물에서 채취됐다. 2008년부터 새로운 채굴권을 불허하자 다국적 기업들이 정부 상대로 세계은행에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으나 세계은행은 “돈보다 생명이 중요하다”며 정부 손을 들어 주었다.◇ 에이즈 퇴치 위해 복제약 허용을 감수한 나라들* 에이즈 치료의 명과 암 - 유엔에이즈의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에 3600만 명의 HIV 감염자들이 있는데, 이들 중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비율은 60%에 불과하다고 한다. 서유럽과 북아메리카는 치료 받을 확률이 80%지만 서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는 약 40%, 중동과 북아프리카는 30%에 불과하다. 차이는 비싼 약을 구입할 수 있는냐 여부다. 비싼 약값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은 치료에서 배제될 수 밖에 없다.* 비싼 약값의 대안 ‘복제약’ - 1972년 인도는 특허법을 개정해 복제약 생산을 시작했다. 덕분에 선진국에서 매년 에이즈 감염인 1인당 1만 달러 이상 들이는 비용이 100달러로 줄었다. 그 결과 인도는 전 세계에서 에이즈 치료제로 사용되는 복제약의 80% 이상을 생산하면서 ‘세계의 약국’ 역할을 하고 있다. 당연히 글로벌 제약회사들은 “1995년 세계무역기구가 무역 관련 지적 재산권 협정(TRIPS)을 발효해 약의 생산과 판매 수입 수출에 대한 독점권을 부여받았다”며 의약품 특허권 보장을 주장하며 복제약 생산에 반대했다.* 에이즈 치료제를 절반 이상 내리게 한 태국 - 로슈가 2003년 에이즈 치료제 신약 ‘푸제온’이 출시됐다. 효과가 탁월해 모든 나라가 수입을 추진했다. 하지만 로슈가 병당 3만원 이상으로 가격을 책정하는 바람에 우리도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일부 국가에서는 정부가 강제 실시를 시행했다. 위급한 상황이라고 정부가 판단하면, 공공이 이익을 위해 특허권자의 허락 없이 복제 약을 생산하고 공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특히 태국은 2006년 협상이 실패하자 강제 실시라는 강수를 둔다. 미국이 지적 재산권 분야에서 최우선 감시 국가로 지정하는 외교적 압박까지 펼쳤으나, 태국에서 문제의 다국적 회사 머크와 에보트사 불매 운동까지 번지자 결국 두 회사는 개도국에 한해 가격을 절반 이상으로 내리겠다고 항복했다.◇ 아마존의 오염과 뉴펀들랜드의 비극* 위기 맞은 ‘지구의 허파’ 아마존 - 미국 석유기업인 텍사코가 아마존의 원유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나온 유독성 폐수를 그대로 20년 이상 자연에 버린 사실이 널리 알려졌다. 최악의 환경오염이 확인됐다. 에콰도르 아마존에 남겨 놓은 폐기물 웅덩이만 900개가 넘고, 강에 버린 양이 5억 배럴에 육박했다. 송유관 파열로 유출된 기름만도 40만 배럴을 웃돌았다. 주민 3만명의 건강에도 당연히 적신호가 커졌다. 전문가들이 토양과 물 검사한 결과, 그 안에 바륨과 카드뮴 구리 크롬 수은 니켈과 납 등 치명적인 중금속 다량이 발견됐고, 참다 못한 부족들은 1993년 석유 메이저를 뉴욕 연방법원에 고소했다. 뉴욕에서 에콰도르로 변경하고 텍사코가 세브론으로 이름을 바꾸는 등의 우여곡절 끝에 법원은 20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주민들에게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하지만 셰브론이 소송을 다시 미국으로 끌고 갔고, 2017년 미국 대법원은 에콰도르에서 재판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뇌물이 오갔다는 이유로 셰브론에 배상금 지불 책임이 없다고 판결한다.* 석유 대체연료 바이오에탄올 - 1970년대 오일 파동을 계기로 브라질과 미국이 차세대 애너지인 바이오 에탄올 개발에 박차를 간한다. 바이오 에탄올은 옥수수와 밀 사탕수수 같은 곡물을 발효시켜 만든 알코올의 한 종류다. 미국과 브라질은 각각 사탕수수와 옥수수를 발효시켜 만들었다. 온난화가 국제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석유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유럽엽합도 바이오 에탄올 사용 적극 권장했다. 하지만 미국 프린스턴대학 연구진이 “옥수수로 만든 바이오 에탄올을 생산하면, 휘발유를 사용할 때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2배나 더 많다”고 발표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그럼에도 차세대 에너지로 모든 나라가 이 연료에 주목한다.* 뉴펀들랜드 ‘그랜드뱅크스의 비극’ - 캐나다 동부에 위치한 뉴펀들랜드 인근 바다에 차가운 해류와 따뜻한 해류가 만나는 그랜드뱅크스가 있다. 1~3월이면 대구가 알을 낳으러 몰려오는 곳이다. 한번에 낳는 알의 개수만 900만 개에 달해 인근 대구 어업 종사자들은 풍족한 삶을 살았다. 하지만 1992년 캐나다 사상 최악의 실업 사태가 발생한다. 대구가 모습을 감추면서 수만 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이다. 어획량이 급감하자 정부가 대구잡이를 전면금지시켰기 때문이었다. 이후 20년 동안 고기잡이를 금지시켰지만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집어 장치’ 때문에 씨가 마르는 해양 생물들 - 기다란 원통 모양의 집어 장치는 먹이로 물고기를 유인하는 장치. 집어 장치가 참치 데를 유인했다 싶으면 대형 어선이 통 주변에 커다란 그물을 쳐 물고기를 한번에 건져 올림. 참치를 제외한 다른 생물들은 배 위에서 걸려져 모두 죽은 채로 바다에 던져진다고. 참치잡이 과정에서 바다에 버려지는 해양 생물 만 매년 참치 캔 10억개의 양. 참치 캔 10개 만들 때마다 1캔 분량의 다른 해양생물이 희생.◇ 환경문제가 야기하는 ‘이상해 지는 지구’* 인공 지구 ‘바이오스피어2’ - 1991년 미국 애리조나 사막에 인공 생태계가 만들어 진다. 이 ‘작은 지구’의 이름은 바이오스피어2. 동식물이 살아갈 수 있는 영역을 지칭하는 명침이었다. 지구는 바이오스피어1이었다.. 4000평에 달하는 유리온실 안에 열대우림, 산호초, 바다, 맹글로브 숲, 초원, 사막이 조성되었다. ‘현대판 노아의 방주’라고도 불렸다. 필요한 종들만 선별해 오염된 지구를 떠나 새로운 행성애서 새로운 삶을 살겠다는 부품 꿈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프로젝트는 실패했다.* 자연 되살리기를 선택한 코스타리카 - 작지만 국토의 99%가 숲으로 뒤덮였을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경관 자랑하던 나라가 코스타리카다. 그러나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돈이 되는 커피와 바나나 사탕수수 농장이나 목장으로 숲은 바뀌어 갔다. 1980년대 말이 되자 남은 숲은 20%에 불과했다. 위기에 빠지자 정부는 큰 결단을 한다. 또다른 수출품을 찾는 대신 자연을 되살리는 선택이었다. 숲을 훼손할 경우 강력한 처벌(실형), 숲을 보호하면 보상을 지불토록 했다. 다시 국토 절반이 숲으로 돌아왔다. 자연경관이 돌아오자 관광객이 덩달아 늘어 관광 수입이 전체 나라 수익의 6%를 차지할 정도가 됐다.* 팜유 농장의 역설 - 식물성 기름인 팜유 수요가 늘면서 다국적 기업들이 너나없이 팜유 사업에 뛰어들었다. 인도네시아 열대 우림을 태워 그 위에 거대한 팜 농장을 건설했다. 매년 인도네시아는 물론 인근 나라들이 연기로 곤욕을 치렀다. 농지는 황폐화되고 열대우림의 포유동물들은 3분의 1이 멸종위기를 맞았다. 지금 세계 곳곳에선 팜유 불매운동이 일고 있다.* ‘이상 기온’ 브라질에 허리케인, 이집트에 눈 - 지구가 따뜻해 지면서 이상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2004년에는 과학계 정설을 무너뜨린 역사적 사건이 발생했다. 남미 브라질에 허리케인이 발생한 것이다. 남대서양에선 수온이 낮아 발생이 불가능한 자연현상이라는 게 정설이었으나 대서양 수온이 올라간 때문이었다. 건조한 중동에서도 뜻하지 않게 2013년 12월 폭설이 내렸다. 이집트에 112년 만에 눈이 내린 것을 비롯해 터키와 시리아 레바논 요르단 예루살렘에도 난데 없는 폭설이 쏟아졌다. 온난화는 다른 먹거리도 위협을 가했다. 기후 변화에 취약한 대표적 작물이 옥수수다. 지구 온도가 1도 올라가면 옥수수 생산이 7%가 줄어든다. 옥수수 수확량이 줄면 육류 가격도 따라 올라간다.◇ ‘쓰레기 지구’ 어떻게 되살릴 수 있나* 일곱번째 신대륙 ‘플라스틱섬’ - 한반도의 7배에 달할 정도로 플라스틱섬이 확장세다. 지구에는 모두 5곳의 환류 지역이 있는데 북태평양 환류지역에 플라스틱 쓰레기섬이 만들어졌다. 다른 4곳의 환류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크고 작은 플라스틱섬이 지구에 5개나 떠 있는 셈이다. 해양 쓰레기 최다 품목은 담배꽁초다. 2위가 식품 포장지, 3위가 플라스틱 음료수병, 4위가 플라스틱 음료수 뚜껑. 5위가 비닐봉투다.* 폐플라스틱 수입국 한국 - 플라스틱 사용이 늘면서 많은 나라가 쓰레기 처리 문제로 고심한다. 대다수 정부가 선택한 해결책은 재활용이다. 연간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은 벨기에가 170.9kg으로 가장 많고, 대만이 141.9kg으로 2위. 한국이 132.7kg으로 3위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폐플라스틱 수입국 중 하나다. 양이 적어서가 아니라 잘못된 분리배출 방법 때문에 제대로 재활용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생수병만 해도 3가지 종류의 플라스틱 원료를 사용한다. 투명한 통은 페트라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뚜껑은 고밀도 폴리에틴렌(HDPE), 생수병 몸통에 둘러진 라벨은 폴리프로필렌(PP)이다. 질 좋은 폐플라스틱을 일본이나 유럽에서 수입할 수 밖에 없다.* 쓰레기 제로 ‘가미카스 마을’ - 폐플라스틱을 포함해 생활 쓰레기를 거의 배출 않는 마을이다. 이 마을은 재활용 함이 무려 45개다. 종이나 캔도 재질별로 분류한다. 쓰레기의 80%를 재활용한다. 옷이나 인형 장난감 등 중고 물품은 주민들이 ‘쿠울쿠울샾’으로 보내 공짜로 가져가게 하거나 수공업 공장으로 보내진다. 2020년까지 ‘쓰레기 제로’ 달성이 목표다.◇ 아동·현지인 부당착취 노동 끝내야 할 때* 아이들 노동착취 결과물 광물 ‘마이카’ - MICA라는 광물은 반짝거리는 성질이 있어 전자 제품이나 자동차 만들는 데 사용된다. 천연 화장품 붐으로 이제는 아이섀도나 립스틱 같은 색조 화장품에도 들어간다. 인도 비하르주와 자르칸드주는 전 세계 4분의 1의 마이카를 생산할 정도다. 하지만 언제 무너질 지 모르는 위험한 광산의 좁은 동굴 속에서 신발이나 안전모 없이 아이들이 불법으로 일하며 맨손으로 마이카를 채취한다. 사고가 나도 불법이라 신고도 안돼 피해 아이들이 몇 명인지도 추산 못할 정도다.* 노동연령을 10세로 낮춘 볼리비아 - 남미 최고의 여행지 볼리비아는 ‘지상위의 천국’이라 불리는 우유니 소금사막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아이들의 권리에는 나몰라라 한다. 2014년에 이 나라는 노동할 수 있는 나이를 만 14세에서 만 10세로 낮추었다. 더 많은 아이들이 합법적으로 일하도록 길을 열어 준다는 명분이었다. 해외에서는 비난이 일었지만 현지 어린 노동자들은 환영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아이들이 어차피 일할 수 밖에 없다면, 법의 테두리 안에서 보호받으며 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이렇게 생계를 위해 일하는 아이들이 볼리비아 내에 80만 명이라고 한다. 전 세계 일하는 아이들 절반이 국제노동기구가 금지하는 ‘가혹한 형태의 아동노동’에 처해 있다고 한다.* 히말라야를 짊어진 세르파와 포터 - 대부분 히말라야 근처에 사는 현지인들이다. 3주짜리 안나푸르나 트레킹 상품에 여행사는 270만원 정도의 비용을 요구한다. 하지만 수십 kg의 짐을 짊어지고 올라가는 포터들에게는 돌아가는 일당 고작 1만 3000원이다.◇ 이제 새로운 지구를 만들자* 음식물 쓰레기 없는 나라 덴마크 - 덴마크는 유럽에서 음식물 쓰레기 적은 나라로 유명하다. 5년 만에 음식물 쓰레기의 4분의 1을 줄이며 유럽 전역에 긍정적 변화를 주도했다. 이 같은 변화에는 13살에 부모님을 따라 러시아에서 덴마크로 이민 온 셀리나 율라는 한 사람의 노력이 컸다. 그녀는 시민들이 음식을 함부로 버리는 모습 보고 충격받아 곳곳의 대형 마트를 찾아다니며 상품가치 떨어진 식료품을 버리지 말라고 요청했다. 결국 유명 식료품 체인점인 레마 1000이 동참하면서 환경 운동이 확산되었고 그 결과가 지금의 ‘청정 덴마크’다.* 건물주 위에 법이 존재하는 나라 - 우리나라는 임대료에 대한 기준만 명시해 놓는다. 반면 독일은 임대료를 올리는 방법과 함께 법을 어겼을 때를 대비한 처벌까지 정해 놓는다. 먼저 독일에서는 건물주가 임대료를 올리고 싶으면 그 이유를 함께 설명해야 한다. 이 때 시가 제공하는 임대료 기준표나 차임 정보은행 자료, 전문가 감정서 또는 비슷한 주택 3개 이상 임대료 현황을 근거로 제시해야 한다. 그럼에도 누군가 법을 어기고 임대료를 무리하게 올리면, 법원은 임대료 폭리죄를 적용해 건물주에 벌금형 또는 3년 이하 징역형을 내린다.* 주빌리 2000 부채탕감 프로젝트 - 166개국에서 2439만명. 20세기 후반에 일어난 한 ‘가난한 나라의 부채를 탕감해 주자’는 캠페인에 동참한 사람들의 숫자다. 독재자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 무분별하게 해외에서 돈을 빌린 후 갚지 않아 국가의 빚이 된 부채를 ‘불쾌한 채무’라고 부른다. 이를 탕감해 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런 노력은 21세기 되어서야 빛을 발한다. 36개 국가가 일부 빚을 면제받았는데, 모두 합해 990억 달러에 달했다. 줄어든 부채로 탄자니아는 무상 초등교육을 실시했고, 모잠비크는 무료로 아이 예방접종을 실시해 주었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11-06 07:30 조진래 기자

[비바100] 9년과 20년 그 사이의 '영화'

(사진출처=게티이미지)기자와 평론가는 영화 분야에서 대중에게 가장 설득력 있는 직종이다. 전직 기자인 이동진과 고(故) 김지석 평론가의 신간이 나란히 출간됐다. 전작이 어마어마한 두께를, 후자가 얇지만 진정성을 가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책의 페이지가 작품이 가진 값어치를 증명하진 않지만 ‘영화를 삶으로 삼았던 두 작가’의 지점으로서는 꽤 흥미롭다. ◇ 김지석을 기리며… ‘김쌤은 출장 중’김쌤은 출장 중 |김지석 저 | 1만3000원.(사진제공=호밀밭)고 김지석은 지난 2017년 5월 멀리 프랑스 칸영화제 출장 중 타계했다. 부산 출신이었던 그는 이제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거듭난 부산국제영화제의 부집행위원장 겸 수석프로그래머였고 아시아영화의 큰 별이었다. 고인은 1996년 출항한 부산국제영화제의 창설 멤버다. 올해 부산영화제에 맞춰 발간된 ‘김쌤은 출장 중’은 후임자인 박선영 프로그래머의 눈물에서 시작됐다. 김지석의 출장기를 읽다 가슴이 울려 책으로 내자는 의견을 냈고 지난 5월 2주기 때 이용관 이사장이 올해 영화제에 맞춰 책을 내겠다는 결심을 하게 했다. 2009년 홍콩영화제와 아시아태평양영화제, 2010년 베이징영화제,2011년 도쿄필름엑스,2011년 칸영화제부터 2015년 싱가포르영화제와 2016년 금마장 영화제와 2017년 파지르영화제까지 흔히 들어본 영화의 축제부터 생소한 영화제까지 9년간의 기록은 한권의 일기와도 같다.미지의 중앙아시아 영화들을 찾아나선 카자흐스탄 알마티 출장은 향후 부산영화제가 수년간에 걸쳐 재조명하고자하는 영화로 이어졌다. 엄청난 자본이 유입되는 중국영화산업에 대한 보고서 또한 작금의 한국영화산업이 주목해야 할 정보들로 수두룩하다. 평소 심장이 좋지 않았던 고인은 2017년 칸영화제 기간 중 몸에 이상을 느끼고 병원을 찾았으나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고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변을 당했다. 향년 57세의 나이였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역사는 곧 고인의 역사이기도 한 셈이다. 당시 칸에는 고인을 추모하기 위한 분향소가 마련됐다. 칸은 고인을 이렇게 기억한다. “최고의 프로페셔널이자 최고의 프로그래머였고 볼 수 있는 모든 영화를 보는 호기심 많은 사람이었다. 우리 영화계는 소중한 가족을 잃었다”고.2년이 지났지만 고인의 빈자리는 영화제 곳곳에서 드러났고 또 추억되고 있다. 2017년에는 공식 추모 행사가 열린 것은 물론 고인의 뜻을 이어가기 위한 ‘지석상’이 신설됐다. 또한 모든 영화 상영 전에는 인 러빙 메모리 오브 김지석(in loving Memory of Kim Ji Seok)이란 추모 메시지로 고인을 추억케 했다. 2년이 지난 올해 지석영화연구소가 고(故) 김지석 부집행위원장 겸 수석프로그래머를 기리고자 기획한 프로젝트 ‘김쌤은 출장 중’ 국문판과 영문판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맞춰 동시 출간됐다. 각국의 영화제와 영화계의 단상, 주목할 만한 영화까지 수많음 메모들이 특유의 필체로 담겨있다. 지석영화연구소는 ‘김지석 선집’ 출판도 계획 중이다.◇ 이동진의 20년 영화 기록… ‘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 이동진 영화 평론집 |3만9000원.(사진제공=위즈덤하우스)1999년 개봉한 ‘벨벳 골드마인’부터 2019년 ‘기생충’까지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20년간 써온 평문들이 한권의 책에 담겼다. 상당히 긴 글이 대부분이며 두께만도 20cm에 가깝다. 흡사 영화 ‘존 윅’의 주인공이 흉기로 쓴다면 150여명은 거뜬히 제거할 수 있을 듯 거대해 보인다. 그래서일까. 이 평론가는 서문에서 스스로를 “영화의 감흥을 동력 삼아 다시 시작하며 살려는 자이기에 난 20년간의 총체적인 내가 뭉뚱그려져 떠오른다”고 평가했다. 분량에 상관없이 쓴 문장에 대해 독자들의 아량을 이해해 달라는 것. 이번 신작 역시 900쪽이 넘는다. ‘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의 출간 이후 온라인에서는 제목과 더불어 ‘벽돌책’이라 불리며 그의 인기를 증명함과 동시에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분명 두께 만큼이나 재미나 깊이가 있을지는 철저히 독자의 몫이다.그는 오랜 시간 깊이와 넓이를 동시에 만족하는 단계를 추구하는 인물이었다. 평론가로서 성실하게 다양한 영화를 보고, 쓰고, 말해왔고, 1인 미디어를 통해 대중과 소통해 왔다. 수많은 영화제를 통한 모더레이터(해설자)를 맡아 영화 내면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애써오며 수많은 마니아들을 양성했다. 그렇기에 영화에 대해서는 언제나 호불호가 갈린다.일례로 영화 ‘귀향’에 대해 비교적 낮은 평가를 내렸다. 자신의 블로그 ‘언제나 영화처럼’에 별점 2개를 주며 “역사에 대한 울분, 영화에 대한 한숨”이라는 짧은 평을 남겼다. 개봉당시 오랜 준비기간, 배우들의 열연과 사회적 분위기까지 큰 호평을 받았던 것과는 다소 반대되는 지점이다.하지만 그가 가진 문화 브랜드로서의 힘이 이 책 한권에 응축됐다는 점은 부정하기 힘들다. 2006년 대형 포털사이트와 손잡고 1인 미디어에 나섰을 때는 주변의 우려도 컸지만 지금의 유튜버 시대의 시초나 다름없는 시도였던 것. 대형 멀티플렉스와 함께 영화를 보고 대화하는 라이브톡의 경우 이례적으로 꾸준히 객석의 반이상이 차는 기현상이 유지되고 있다.굳이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책 뒷편의 영화인 명부와 영화명만 찾아봐도 이 책을 읽어볼 재미는 충분하다. 분절된 시간 속에 떨어져 있던 208편의 평론을 한 편의 연대기로 재구성해 그 어떤 페이지를 펼쳐도 앞뒤로 자연스레 그 시기의 영화가 따라온다. 박찬욱 감독은 추천사에서 “이 책은 시네마테크에서 큰 맘먹고 개최한 한 감독의 거대한 최고전 비슷한 것”이라고 썼다. 모두에게 자신만의 영화관이 있다. 이 책은 두 번째 영화 ‘책’이 될 것이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19-11-06 07:00 이희승 기자

[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행복한 나라, 좋은 정부> 박세정

겉은 선진국인데 국민의식과 정부 시스템은 여전히 개도국인 한국… 총평 우리나라는 분명히 선진국이다. OECD 회원국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분명히 그렇다. 하지만 국민들은 행복해 하지 않고 정부나 사회적 인프라 등에 관한 신뢰는 거의 바닥이다. 이 책은 명실상부 선진국인 덴마크와 스위스는 물론 아직 개도국 위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코스타리카 등의 사례를 살펴보며 우리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준엄하게 되묻는다. 특히 분명히 우리보다 한찬 처지는 개도국임에도, 국민 의식이나 정부 시스템으로 보면 우리보다 확연히 앞서는 선진국이라 할 코스타리카의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저자는 특히 이런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정치’의 힘과 역할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정치력이 좀처럼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는 우리 현실을 안타까와 한다. 작년 말에 출간 된 책이지만, 이후 별로 달라지지 않은 우리 현실을 안타까와 하는 마음으로 뒤늦게 일독을 권한다.◇ ‘소통’과 ‘배려’의 나라 덴마크* ‘다툼’이 없는 나라, 덴마크 - 길거리에서든 직장에서든, 국회에서든 모두 ‘평화’ 그 자체다. 사람을 귀하게 여기기 때문에 남이 불편해 할 행동을 하지 않는다. 교육 현장에서 강조하는 것도 ‘격려’와 ‘자극’이다.* 1인 1실 덴마크 교도소 - 덴마크는 죄수보다 교도관이 더 많은 나라다. 재소자 1인당 방 하나씩 주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대신 하루 몇 시간씩 자유시간을 주어 서로 어울려 대화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감옥이 우리나라의 작은 원룸 아파트급이다. 재소자들은 언제든 가족들을 볼 수 있고 면회시간도 시간 제약이 없다. 한국에선 4~5평 공간에 많게는 십 여명이 함께 생활한다.* 고개 숙이는 것을 굴욕으로 아는 덴마크 - 덴마크에선 ‘어느 누구에게도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There is no bowing and scraping in Denmark)’는 말이 있다. 사람이 사람에게 고개를 숙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덴마크 사람들은 이를 ‘굴욕’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덴마크 국민소통의 날(folkmodet) - 6월 중순 약 5일 동안 작은 섬에서 총리부터 각부 장관, 국가및 지방 정치인들이 국민과 함께 모여 대화하는 행사를 말한다. 총리가 당해년도 정책과 향후 정국 구상을 밝히고 국민들과 문답 시간을 가짐으로써 ‘소통의 정책’을 편다.* 협회의 나라 덴마크 - 세계에서 인구 대비 가장 많은 협회를 보유한 나라가 덴마크다. 그만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임을 결성한다는 뜻이다. 이것이 정치의 기반을 이루고, 궁극적으로 건강한 정치 참여를 촉진케 한다.* 근로자를 위한 ‘스트레스관리사’ - 근로자를 아낀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 스트레스관리사의 존재다. 2015년 사민당 정부가 야당과 공동으로 덴마크 직장인들의 스트레스를 2020년까지 20% 이상 줄이겠다는 사회적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각 기업과 행정기관에 스트레스 관리사 두고 2년 마다 직원들을 설문조사 해, 스트레스 수준을 측정하고 이에 근거해 스트레스 감소방안을 마련해 정부에 제출 토록 했다.◇ ‘개도국’이지만 ‘선진국’ 같은 코스타리카* 사회안전망이 잘 갖춰진 코스타리카 - 저개발 국가 중에 상대적으로 사회안전망이 잘 갖춰진 나라가 코스타리카다. 교육과 의료가 무상이고, 동일 노동에 동일 임금 원칙이 적용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 격차를 줄이고, 노후보장을 위한 연금제도를 오래 전부터 시행하고 있다. ‘행복도’ 높은 나라 부탄도 무상교육 무상의료가 제공되는 개도국이다.* 군대 폐지하고 교육과 복지에 투자한 코스타리카 - 1948년에 그동안 권력 찬탈의 수단이었던 군대를 폐지했다. 여기서 생긴 예산 지원 여력을 교육과 복지에 투입했다. 군대 폐지 후 군부를 등에 업은 혁명이 한 차례도 없었을 정도로 평화적 정권 교체의 전통이 이어져 오고 있다. 심지어는 대통령 재임까지 금지했다가 위헌 결정이 나는 바람에 ‘연임 금지’ 규정으로 수정하는 등 권력의 장기화를 막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통령 권한을 견제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도 구비했다. 감사원장을 대통령이 아닌 국회가 임명한다. 해임하려면 국회 3분의 2로 의결토록 하고 있다.* 근로자 만족도도 한국 앞서 - 국제노동총연맹(ITUC)에 따르면 코스타리카의 노동자 권리지수는 5등급 중 2등급에 해당한다.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들이 1등급이며, 우리는 최하위인 5등급이다. 중국이나 짐바브웨,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베트남과 동급이다. 스웨덴 유니버섬의 평가 자료에 따르면 코스타리카 근로자들의 행복도는 조사 대상 57개국 중 3위다. 우리는 이 조사에서 49등이다. 코스타리카는 ‘근로자를 기계화해선 안된다’고 헌법에 명시해 놓고 있다.* 코스타리카도 최저임금 차등화 - 국민소득은 우리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시간 당 최저임금은 약 3000원 정도로 상대적으로 높다. 특히 단순 근로자와 고력자 기술자들의 최저임금이 차등화되어 있다.◇ 협의로 운영되는 정부 시스템 ‘스위스’* 대통령이 7명인 스위스 - 행정부를 대표하는 연방위원회 위원 7명이 각자 1개의 중앙부처를 관리 감독한다. 이들 중 1명을 매년 선출해 대통령이라는 역할을 맡긴다. 대통령은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적 존재이고, 대부분 결정은 7인이 합의해 이뤄진다.* 스위스의 1:12 법안 - 2012년 스위스 의회가 이 법안을 상정했다. 최고 경영자와 가장 하위직의 급여 차이를 12배 이내로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의회는 의원들의 토론만으로 표결에 부치지 않고 전국적으로 토론회를 갖기로 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사업가 정신이 위축되고 다국적 기업들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였다. 무려 3년 이상 지속된 토론을 거쳐 결국 부결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성숙한 국민의식을 보여 주었다.* 청렴국가의 행복도가 높은 이유는? - 청렴한 나라의 국민들이 행복감을 더 느끼는 이유를 저자는 “무엇보다 억울한 사람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부정과 비리가 난무하는 나라에선 이런 상식적인 룰이 통하지 않다는 얘기다.◇ ‘선진국 한국’의 우울한 현주소* 근로자 건강 안 챙기는 한국 - 스위스 국제경영원(IMD) 통계를 보면, 한국은 근로자의 건강이나 안전을 얼마나 잘 챙기는가 하는 평가에서 조사 대상 61개국 중 56위에 불과하다.* 존중받지 못하는 한국의 직장 문화 - 국제기관들이 평가하는 한국의 행복도 순위를 보면 대체로 60등 내외다. ‘어제 얼마나 웃었나?’, ‘얼마나 존중받고 있나?’ 등의 질문에는 122등까지 떨어진다.* 갈등과 다툼의 ‘한국병’ 근원은 ‘정치’ - 우리 정치 제도는 근원적으로 다툼을 유발하는 구도라고 저자는 말한다. 부정과 비리를 유발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국민들이 부정과 비리를 따라하게 만들고 있다고 개탄한다. 서재필은 일찍이 “우리 사회의 시기와 미움, 다툼이 대표적인 한국병”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관리자 신뢰도 최악 한국 - IMD(국제경영원)의 2016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관리자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도는 61개국 중 61위로 꼴찌다. 1등은 덴마크다. 직원들을 즐겁게 해주고 철저히 보호해 주려는 정신이 우리나라 직정에선 결여되어 있다는 얘기다.* 해외 사고시 한·미·일·중 국민의 대처 유형 - 해외에 나가 사람들이 사고를 당할 경우 나라 별로 사람들의 대처 방법이 틀리다고 한다. 중국인들은 주위에 있는 중국 사람들을 데리고 와 인해전술로 해결하고, 일본 사람들은 돈으로 해결책을 찾으려 하고, 미국인들은 자기 대사관에 알려 해결하려 한다고 한다. 한국 사람들은 이도 저도 안되어 결국 자기 스스로 해결한다. 우리나라 해외 공관의 자국민 서비스가 얼마나 형편 없는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비판이다.◇ 우리는 무엇을 바꿔야 하나* 국민 설득 외면하는 대통령 - 권력구조 개편과 관련한 개헌안을 마련해 국민투표에 부치려 했다. 핵심 내용인 현행 대통령을 유지하되 임기를 5년 단임에서 4년 연임으로 하는 곳이 골자였다. 문제는 이런 중차대한 이슈에 진지한 토론화 한번 변변히 없었다는 점이다. 국민을 충분히 이해시키는 작업이 전무했다. 자신의 정치적 소신과 신념, 비전과 철학을 제대로 먼저 밝혔어야 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불가능의 대통령직(impossible presidecy) - 미국 정치학 교과서에 나오는 용어다. 현대사회는 어떤 대통령이 나와도 홀로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감사원을 국회 소속으로 - 국회 권능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행정부에 속한 감사원을 국회 소속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세계적으로 감사원이 행정부에 속해 있고, 대통령이 감사원장을 임명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우리는 대통령에 예속되어 있고 대통령이 임명토록 되어 있다. 대통령에 정기 보고도 하도록 되어 있다. 이런 구도로는 감사원이 대통령 부정이나 비위 사실을 조사하고 공개하기 불가능하다.* 공무원 직급 폐지 검토를 - 9급부터 1급까지로 되어 있는 공무원 직급체계를 폐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대신 공무원이 수행하는 업무를 성격별로 유형화해, 직무 중심으로 행정인력을 채용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는 7급 공무원입니다”가 아니라 “저는 부산시청 회계 담당 공무원입니다”라는 자기 소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근본적 교육개혁 필요 - 정권이 바뀔 때마다 추진했던 교육 개혁이 모두 실패한 이유는 단순히 교육제도만 개혁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개혁이 성공하려면 교육을 둘러싼 사회 환경적 요인부터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직업 간의 격차다. 덴마크는 버스기사나 대학교수, 중소기업 근로자나 공무원 간에 급여 편차가 거의 없다. 고임금 직업에 대한 특권도 거의 없다. 기를 쓰고 공부해 힘든 직업을 갖지 않으려는 이유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19-11-03 16:59 조진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