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사수첩

[기자수첩] 희망회복자금이 진짜 희망이 되려면…

노연경 생활경제부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기약없이 길어지며 소상공인들의 체력도 바닥 나고 있다. 휴가철 장사마저 놓친 이들에게 지난 17일부터 지급이 시작된 정부 지원금은 당장 급한 임대료나 인건비라도 막을 수 있는 ‘소방수’다.정부도 이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번 4차 재난지원금인 희망회복자금 지급에 앞서 두텁고, 폭 넓게 그리고 신속하게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신속한 지원에 대한 약속은 지켜졌다. 지급 시기는 당초 9월 초에서 8월 중순으로 2주가량 앞당겨졌고, 지원금 지급도 이전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중기부는 희망회복자금 1차 신속지급을 통해 이틀 만에 107만개의 사업체에 2조6000억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1차 신속지급 대상자(133만명) 80%에게 지급을 완료한 것이다. 종전 지원금인 버팀목자금 플러스의 이틀간 지급률은 65%에 그쳤다.이제 남은 건 두텁고, 폭 넓은 지원이다. 오는 30일부터는 매출감소 요건 확대로 지원대상에 추가된 사업체에 대한 2차 신속지급이 시작된다. 이때부터는 반기별로 1개라도 매출이 감소했거나, 반기별 매출 증명이 어려워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던 간이·면세 사업자들도 지원을 받을 수 있다.희망회복자금은 4조2000억원 규모다. 1차로 절반가량을 지급했으니, 이제 나머지 절반을 지급해야 한다.이전 지원금은 바닥까지 긁어 쓰지 못했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추경 분석 자료에 따르면 1~3차 소상공인 지원금 예산 14조5000억원 중 실제 지원된 금액은 80% 수준인 12조원에 불과하다.한푼도 아쉬운 소상공인들의 사정을 생각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희망회복자금은 10원 한장 안남길 기대해본다.노연경 생활경제부 기자 dusrud1199@viva100.com

2021-08-19 14:15 노연경 기자

[기자수첩] 부동산거래 '외국인 찬스' 바로잡아야

문경란 건설부동산부 기자최근 한 부동산 정보업체에서 외국인 부동산 거래에 대한 통계를 내놓았다. 직방이 법원 등기정보광장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부동산을 산 외국인은 1만9368명으로, 전체 거래의 0.63%를 차지했다. 전체 거래의 1% 미만이긴 하지만 2010년 4307명에서 지난해 1만9368명으로 10년 만에 4배 이상 늘었다.국적별로 보면 지난해 기준 중국인이 69.3%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 미국(14.1%)과 캐나다(4.9%) 순이었다. 특히 중국인은 2013년부터 9년째 외국인 매수 비율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최근 5년만 보면 60~70%로 압도적인 비중이다.이처럼 중국인을 중심으로 외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보유가 늘면서 시장 교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몇 년 새 대출, 세금 등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면서 내국인 역차별 아니냐는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실제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를 규제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외국인들은 자금조달계획이나 출처에 대한 조사가 내국인들에 비해 투명하지 않다”며 “그러다보니 환치기 같은 불법이 공공연해지고 자신들이 투자한 방법을 공유하면서 우리 부동산 시장에 교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도 “우라니라 사람들은 집을 사고 싶어도 대출이 막혀 못 사는데 외국인들만 사들인다”, “중국인들이 한국 부동산을 ‘줍줍’ 한다는데 규제를 왜 안 하는지 모르겠다” 등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안 그래도 몇 년 새 치솟은 집값으로 전 국민이 ‘부동산 블루’를 겪는 가운데, 부동산 진입부터 ‘외국인 찬스’로 심각한 격차가 존재한다면 과연 공정한 출발선일까.문경란 건설부동산부 기자 mgr@viva100.com

2021-08-18 14:02 문경란 기자

[기자수첩] ESG경영 시험대 선 철강업계

이연진 산업IT부 기자최근 국내 철강사들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철강사들의 환경 분야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생존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으로 떠오르면서 다양한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반가운 일이다. 그동안 국내 철강사들은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는 대표적인 ‘기후 악당’ 산업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2050 탄소중립’이 화두가 되면서 ESG 경영은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특히 철강 산업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만큼 신속한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더욱 커지고 있다.앞서 유럽연합(EU)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탄소국경세) 도입 일정을 공개했다. 탄소국경세는 유럽연합 내 생산 제품보다 탄소배출이 많은 수입품에 대해 탄소비용을 부과하는 제도로 탄소배출량을 줄이지 못하면 수출로 벌어들인 수익의 일정액을 탄소국경세로 내야 한다.전경련 조사를 보면 국내 철강제품을 수입하는 유럽 수입업체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연간 최대 339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으로 철강업계는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줄이지 못하면 수억 원에 이르는 세금을 내야 한다. 즉 이제 ESG 경영을 하지 않으면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 ESG 강화 기조에 힘입어 친환경 기술개발과 환경투자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사실상 단기간에 축소하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니다.국내 철강사들이 ESG 경영 강화와 탄소 중립에 동참하며 친환경 제철소로의 변신을 예고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내 철강업계는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를 적절히 변화시켜 지속성을 높여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으며, ESG 경영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이연진 산업IT부 기자 lyj@viva100.com

2021-08-16 14:12 이연진 기자

[기자수첩] 전산장애 증권사, 엄벌이 필요하다

이은혜 금융증권부 기자최근 국내 증시에 상장된 모 종목은 거래 첫 날부터 홍역을 치러야 했다. 한 대형 증권사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먹통 사고가 발생한 것.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는 것은 기본이고, 첫 시도에 거래에 성공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 계좌가 없다는 황당한 안내문이 뜨는 고객도 있었다.먹통 사고는 어느새 흔한 일로 여겨진다. 거래 첫 날은 물론이고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도 먹통 사고가 빈번해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증권사들의 전산장애는 8건 발생했고, 관련 민원 접수 건수는 254건으로 지난해 전체 건수(193건)를 넘어섰다. 지난해 주요 증권사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및 MTS 오류로 투자자들에게 배상한 금액은 91억3853만원으로 전년 대비 843.5% 급증했다.문제는 증권사들의 태도다. 먹통 사고가 발생한 증권사들은 ‘접속자가 몰려 거래가 늦어지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먹통으로 문의 전화가 폭주하자 받지 않는 증권사도 있다. 서버를 늘린 증권사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일부일 뿐이다. 금감원은 지난 6월 전산장애 시 지침에 대해 안내했다. 증권사의 개선 속도가 늦어지자 금융당국이 팔을 걷어붙인 것.하반기에 국내 증시에는 카카오페이와 LG에너지솔루션 등 조(兆) 단위 대어들의 상장이 기다리고 있다. 카카오페이지와 야놀자 등도 이르면 연내 국내 증시에서 첫 거래를 시작한다. 대어급 상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증권사 전산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선이 없다면 투자자들은 불안하다. 주식거래의 기본은 신뢰가 아니었나.수수료 비즈니스를 하려면 전산 인프라가 사실상 완전무결해야 한다. 증권사들이 지금 누구 덕분에 초호황기를 누리는지 되돌아보길 바란다. 금융당국도 증권사의 안일함과 일탈을 더욱 강력하게 행정조치해야 한다.이은혜 금융증권부 기자 chesed71@viva100.com

2021-08-12 14:05 이은혜 기자

[기자수첩] 조선소 집단 피부질환, 정부 책임은 없나

곽진성 정치경제부 기자경중을 따지지 않고 예상치 못한 화학재난은 정신을 아찔하게 만든다.이달초 고용노동부와 환경부 등은 지난해 9월부터 발생한 현대중공업 도장작업자 집단 피부질환과 관련해 무용제 도료에 포함된 과민성 물질이 원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발표했다. 앞서 정부는 임시건강진단을 통해 현대계열 조선 3사에서 피부질환자가 다수 발생한 것을 파악했는데, 그 유력한 원인이 바로 과민성 물질에 있다는 것이었다.문제가 드러난 이후 노동부가 안전보건조치를 하고, 환경부는 노동부와 더불어 10대 조선사에 서한문을 보내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적극 대처에 나섰다는 점은 올바른 방향이라 생각한다. 다만 인체에 영향을 주는 도료 물질이 개발·사용됐음에도 이를 사전에 위험성이 있는지 검토하는 작업이 부족했던 점은 톺아봐야 할 문제다. 사전에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해 큰 인명피해로 이어졌던 가습기 살균제 재난의 비극을 두고두고 곱씹어야 한다.관계부처는 조선소 집단 피부질환과 관련해 사전에 위험성 검토가 부족했다는 점을 자인했다. 그 판단은 적절해 보이나 대안이 빈약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 제조사·조선사는 무용제 도료를 개발하면서 새로 함유된 화학물질의 피부 과민성 문제를 간과했다거나 사용과정에서 피부 과민성에 대한 유해성 교육이나 적정 보호구의 지급도 적시에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는 등 전적으로 제조사·조선사에 책임을 돌리는 듯 한 태도도 못내 아쉽다.이번 집단 피부질환 관련해 보다 책임 있는 관계부처의 모습은 위험성 검토가 부족했던 원인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더불어 대안이 될 시스템 만들어나가는 노력 아니었을까.곽진성 정치경제부 기자 pen@viva100.com

2021-08-11 12:36 곽진성 기자

[기자수첩] 먹거리 기업이 잊지 말아야 할 것

양길모 생활경제부 기자최근 BTS 세트로 한국을 넘어 글로벌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던 맥도날드가 식자재 재활용 문제가 발생하며 위기를 맞았다. 햄버거병 논란 이후 4년 만에 또 다시 소비자들의 불신을 살 만한 사건이 터진 것이다.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의 한 맥도날드 점포에서 자체 유효기간이 지난 식자재를 폐기하지 않고, 1년 가까이 유효기간 스티커를 덧붙여 재사용한 사실이 공익신고자 제보를 통해 드러났다.이 사실이 드러나자 한국맥도날드는 아르바이트생이 자의적 판단에 따라 한 것이라며 정직 3개월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아르바이트생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는 비판이 나오자 맥도날드는 해당 점포의 점장에게도 징계가 진행 중이라고 입장을 바꿨다.자체 유효기간은 2017년에 촉발된 이른바 ‘햄버거병’ 사태 이후 맥도날드가 안정성과 위생상태에 대한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선보인 것이다. 당시 한 어린이가 덜 익은 고기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를 먹고 장출혈성대장균에 감염돼 신장 기능이 저하됐다고 알려져 사회적으로도 큰 비판을 받았다.그 사건 이후 맥도날드는 위생·안전문제와 갑질 논란 등 각종 구설수에 시달렸다. 한때 햄버거 프랜차이즈 시장을 선도하던 이미지는 사라진 지 오래다. 맥도날드는 과거의 영광과 소비자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식자재 자체 유효기간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었다. 그런데 고객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내놓은 자구책이 또 다른 문제를 만들고, 지난 노력들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 것이다.이번 사건으로 맥도날드가 다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졌다. 맥도날드가 더 이상 보여주기식 자구책이 아닌 진정한 변화의 첫걸음을 내딛길 바란다.양길모 생활경제부 기자 yg102@viva100.com

2021-08-09 14:21 양길모 기자

[기자수첩] 이유 있는 라면업계의 가격 인상

박자연 생활경제부 기자오뚜기와 농심에 이어 결국 삼양식품까지 라면 가격을 인상한다. 라면업계는 그동안 인건비와 원재료, 물류비 부담 등을 이유로 꾸준히 인상을 검토했지만 소비자들의 저항이 거세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라면이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라는 이유에서다.결국 기업들의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오뚜기가 총대를 메고 13년 만에 가격 인상을 발표하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비판 성명을 내며 가격 인상 철회를 요구했다. 소맥분 및 팜유 가격이 2012년부터 2019년까지 하락한 것을 근거로 원재료 가격 변동을 즉각 가격에 반영하는 처사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뒤이어 농심도 가격을 인상한다고 발표하자 소비자단체는 더욱 날을 세웠다. 원재료 가격 및 판관비의 증가폭을 상회하는 매출 성장이 있었던 만큼 가격인상을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연이은 소비자단체의 주장에 일부 소비자들이 과도한 비판은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오뚜기는 10여 년 만에 가격을 인상했고, 최근 몇 년 새 크게 오른 물가 등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현재 라면업체 대부분이 적정가를 받지 못해 손실을 감내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라면값 동결로 줄어든 이익은 이미 신제품 등 다른 품목에서 가격을 높게 출시해 이익을 보전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올라 이마저도 더 이상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다른 식료품 가격 인상 때와는 달리 라면에만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다시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서민 음식’의 상징이라는 이유로 동결을 감내해야 했던 기업들의 고충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다만 이번 라면업계의 가격 인상이 연구 개발과 다양한 신제품 출시로 이어져 서운한 소비자들의 마음을 달래주길 바랄 뿐이다.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2021-08-08 14:55 박자연 기자

[기자수첩] 코로나19로 마음 곪은 2030세대, 지원책 마련해야

전소연 정치경제부 기자코로나19 종식이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2030세대의 ‘코로나 블루’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2021년 2분기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20대, 30대에서 우울 위험군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30대 우울 위험군 비율은 각각 24.3%, 22.6%로 조사됐다. 이는 우울 위험군 비율이 13.5%로 집계된 50·60대와 비교했을 때 1.5배 이상 높은 수치다.팬데믹 이전이라면 학교생활, 직장생활, 여행 등 활발한 외부 활동을 했을 청년층은 코로나19로 인해 생활에 큰 제약을 받고 있다. 대다수 대학생들은 대학생활의 절반을 차지하는 4학기 내내 비대면 수업을 받게 된다. 동아리 활동, 서포터즈 등 대외활동도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장기간의 팬데믹 사태로 취업문이 좁아진 ‘취업준비생’들도 막막한 상태에 놓였다. 취업을 준비 중인 청년들은 이대로 노동시장 진입 시기를 놓쳐 이른바 ‘잃어버린 세대’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게다가 2030세대는 아직 백신을 구경조차 해보지 못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9월이 돼서야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젊은층은 코로나19 감염의 공포에서 자유롭지도 못한 처지다.이 같은 2030세대의 코로나블루 치료에 지금 나서지 않으면 몇 년 뒤 더 큰 문제를 맞닥뜨릴 공산이 크다.해외에서는 동일본 지진, 중동 메르스, 홍콩 사스 등의 큰 재난이 있고난 뒤 2년 후부터 자살률이 증가했다고 한다. 재난 상황에서는 상황 적응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자살률이 증가하지 않지만, 추후 후유증으로 인해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복지부는 올해 감염병 트라우마 심리지원을 위해 5억2000만원을 예산에 편성했다. 물론 심리지원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해결방안 또한 요구된다. 청년층의 취업·노동·사회적 관계 등을 회복시킬 수 있는 ‘코로나19 시대 청년’을 위한 정책이 필요한 때다.코로나 블루도 코로나19처럼 선제적 대응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되새기면서, 청년층의 마음이 감염병으로 인해 곪아가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 전소연 기자 jsybr@viva100.com

2021-08-05 13:47 전소연 기자

[기자수첩] ‘진흙탕 싸움’ 된 보수야권 통합

김주훈 정치경제부 기자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협상이 양측의 감정싸움으로 악화되면서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다. 서로를 향해 온갖 비방을 쏟아내는 모습에 공당의 무게감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지지자들에게 정치 혐오감만 불러일으키는 논쟁은 멈추고, 협상장에서 결론을 내주길 바란다.양 당의 합당 논의가 장기화된 주된 원인은 ‘당명 변경’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미 몇 달 전부터 이러한 논쟁으로 불협화음은 계속 발생했지만, 지난달 27일 합당 실무협상이 결렬된 것이 결정적 뇌관 역할을 했다.이러한 입장 차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치사에 새바람을 일으킨 이준석·안철수 대표는 구태 정치인들과 달리 소통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이 대표의 일방적인 합당 협상 논의 시한 통보나, 이를 회피하는 안 대표의 행태는 공당의 대표로서 책임감이 부족해 보인다.더욱이 실무협상이 종료된 이후 페이스북과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네 탓’ 공방과 여론전에만 치중하는 모습에 실망감은 더욱 커졌다. 물론 합당 문제에 대해 이 대표가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당대표로서 책임감을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당에 ‘합당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묻는 것은 페이스북이 아닌 협상장에서 해야 하는 말이다. 안철수 대표도 마찬가지다. 안 대표가 아직까지 명확한 답도 결정도 내리지 않는 것은 국민의당 대표로서 무책임한 것이다.지난 6월 양 당 대표가 합당 논의를 위해 만났을 당시 이 대표는 “국민이 합당 과정을 불안한 눈빛으로 보지 않도록 신뢰를 바탕으로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이에 안 대표도 ”오늘 상견례를 시작으로 조속하게 실무협의가 이뤄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불과 두 달 전 서로에게 했던 말을 이제는 지켜야 할 때다. 갈수록 장기화되는 논쟁과 진흙탕 싸움에 피로감이 누적되는 것은 야권 통합을 바라는 지지자들임을 명심해야 한다.김주훈 정치경제부 기자 shadedoll@viva100.com

2021-08-04 13:32 김주훈 기자

[기자수첩] 금융권 IT인력 수혈 힘든 이유

박성민 금융증권부 기자“거액의 연봉 제안이 오더라도 금융권으로의 이직은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IT업계 7년차 개발직으로 근무중인 한 지인의 행복한 고민(?)이다.최근 은행·증권사 등 금융권에서 IT전문가 영입에 팔을 걷어 부치고 있지만, 막상 해당분야 전문직들은 잘 움직이지 않는다고 한다.“IT직 종사자들은 특성상 근무형태의 자유도가 높고 그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주도적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커리어를 쌓는 걸 좋아한다. IT에서 경력을 쌓다가 스타트업으로 이동해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이나, 임원직을 노리는 게 가성비가 좋다”는 지인의 설명이다.‘메타버스’가 부상하고 비대면 거래와 디지털 금융이 대세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금융권의 IT 전문인력 수요는 계속 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일선의 IT 경력자들은 금융권의 ‘콜’에 쉽게 응하지 않고 있어 금융권도 애를 태우고 있다. 지인의 얘기를 더해본다.“IT인력들을 금융사 본사가 아닌 자회사에 입사시키는 방식으로 인력을 채용하기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는 측면이 크다. 본사 직원들과 급여 등 처우 차이뿐만 아니라, ‘갑을’관계도 형성되고 있다” IT업계는 가뜩이나 갑을관계에 민감한데, 업종을 변경해도 이 관계가 형성된다면 금융권 IT직의 매력을 느끼기 힘들다는 것이다.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정말 IT 신기술 도입과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을지 의구심도 바탕에 깔려 있다. 그나마 인터넷은행들이 기존 연봉 1.5배를 제안하는가 하면 수 억원 규모의 인센티브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거는 게 눈길을 끄는 당근이라고 지인은 말한다. 금융권에서 IT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면 먼저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는 게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박성민 금융증권부 기자 smpark@viva100.com

2021-08-02 14:18 박성민 기자

[기자수첩] 금감원장 공석과 왕후장상의 씨

김수환 금융증권부 기자“왕후장상에 씨가 따로 있나.” 무신들이 실력으로 문신을 내몰아 신분보다 실력이 중요한 시대임을 알린 무신정변. 이것을 본 천민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처지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의 거사는 실패로 끝났다.신분제도가 사라진지 오래인 현 시대에도 이 ‘씨(혈통)’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오히려 학벌, 경제력 등을 기준으로 또 다른 신분체계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모 대선 유력후보 부인의 출신 논란을 겨냥해 ‘감히 영부인을 꿈꾼다’고 비방하는 벽화가 등장한 서울 종로 한복판이나, 잊을 만하면 튀어나오는 대기업 오너 일가의 갑질 논란 뒤에도 사람들은 왕후장상의 유전자를 따져 본다. 공정과 정의에 민감한 MZ세대가 바꿀 수 없는 부모나 배경 말고 스스로 바꿀 수 있는 능력으로 평가받겠다며 공무원시험에 매달리지만, 공무원 세계에서도 최고위직은 능력만으로 되지 않는다는 걸 어른들은 알고 있다.과거 금융감독원에 몸 담았던 한 전직 고위관료에 따르면 금융시장에서 서슬 퍼런 감독기구인 금감원의 수장 자리야 말로 갈 사람이 정해진 자리라고 한다. 누가 금감원장이 될 수 있냐는 기자의 물음에 기본적으로 ‘서울대 나오고 청와대 말 잘 듣는 사람’이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어디 봐주라면 봐주고 말을 잘 들어야 해. 우리 같은 사람은 안 시켜. 칼잡이일 뿐이지.” 능력은 인정받았지만 ‘출신 성분’이 빈약했다는 그는 이 농담 같은 말을 남기고 초야로 사라졌다.금감원장 공석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어서일까.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2021-08-01 14:49 김수환 기자

[기자수첩] 빛나는 MZ세대와 빛바랜 막장 중계

조은별 문화부 차장스포츠 경기의 묘미는 ‘각본 없는 드라마’ 연출이다. 특히 2020 도쿄 올림픽은 연일 신세대 스타 발굴의 성지가 됐다. 채 영글지 않았다고 여겼던 무명의 젊은 스타들의 반란은 올림픽 중계를 보는 재미를 더한다. 고요한 양궁 경기장에 ‘파이팅’을 힘차게 외친 10대 궁사 김제덕, 40살 연상의 백전노장과 당당히 맞선 탁구 스타 신유빈, ‘킹덤: 아신전’의 전지현 자태 못지않은 백발백중 안산, 박태환의 기록을 깬 수영의 황선우까지…. 무엇보다 이들이 기록과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올림픽이라는 지구촌 축제를 진심으로 즐기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 흐뭇하게 만든다. 김제덕은 3관왕 도전에 실패했고 포스트 박태환으로 주목받은 황선우도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아쉽게 7위에 머물렀지만 전혀 기죽지 않고 다음을 기약하는 모습에서 진정한 스포츠맨십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줬다. 그동안 금과옥조처럼 여겼던 메달과 순위 중심 엘리트 체육 교육의 폐해가 서서히 깨지고 있다는 인상이었다.MZ세대 선수들은 취향을 드러내는 것도 숨기지 않는다. 안산은 걸그룹 마마무의 응원봉인 ‘무봉’ 배지로 ‘덕질’을 인증했다. 신유빈은 방탄소년단, 황선우는 블랙핑크 제니와 있지 예지의 팬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전 세계를 무대로 삼은 K팝 그룹과 젊은 스포츠 선수들이 서로 팬임을 밝히며 격려하는 광경은 사뭇 아름다웠다.젊은이들의 훈훈한 연대를 깨는 것은 어른들의 ‘막장 중계’다. MBC는 개회식부터 타국가를 폄훼하는 듯한 부적절한 자막으로 ‘국가망신’을 자초했고 축구경기에서 자책골을 넣은 상대선수를 조롱하는 듯한 자막으로 공분을 사기도 했다. 지상파 방송사를 ‘레거시 미디어’라고 부른다. ‘레거시’는 ‘과거의 유산’이라는 의미다. 여전히 과거의 관습대로 ‘막장중계’를 일삼는 한 ‘레거시 미디어’의 미래는 암울해 보인다.조은별 문화부 차장 mulgae@viva100.com

2021-07-28 14:01 조은별 기자

[기자수첩] 투기세력 잡기 전에 '수요·공급 법칙' 인정해야

채훈식 건설부동산부 기자20~30대 젊은층들이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가 초래한 집값 상승률을 보며 난생 처음 위기를 느꼈기 때문이다.이제는 ‘아무리 노력해도 집을 살 수 없다’는 위기감이 현실을 압도하며 공포로 다가왔다. 이러한 공포스러운 현실이 그들을 부동산 시장으로 몰려가게 만든 것이다.미래를 낙관적으로 바라보던 젊은 층조차도 미래를 비관하도록 만든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를 작전세력이 아니라 실질적인 부동산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실체가 분명한 정부세력이라 할 수 있다.정부의 투기세력 비난은 좋은 곳에 살고 싶고 더 부자가 되고 싶은 다수의 국민을 겨냥한 것이며,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부정한 것, 지금이 마지막이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부동산 시장에 뛰어든 이들을 지적한 것, 정책 실패를 국민의 탓으로 돌린 것, 국민을 투기세력과 그렇지 않은 집단으로 이분화해 집단 간 갈등을 부추긴 것 등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고 할 수 있다.부동산 시장에서 언제나 가격의 정점을 달리는 강남은 항상 수요가 넘친다. ‘자녀 교육’은 강남의 집값을 견인하는 주요한 요소다. 좋은 직장이 많은 것도 한몫 한다. 또한 뛰어난 인프라로 사람들을 자석처럼 끌어당긴다. 무엇보다도 강남은 그 자체가 프리미엄으로 여겨진다. 사람들이 강남으로 몰리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부동산 시장 또한 엄연한 ‘시장’이기에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기본 원리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이 당연한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당연한 사실을 부정한다면 필연적으로 올바른 정책이 나올 수 없다.채훈식 건설부동산부 기자  chae@viva100.com

2021-07-26 13:47 채훈식 기자

[기자수첩]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정부의 국민 ‘차별’하기 유감

이원배 기자전 국민 보편 지급이냐, 소득 수준에 따른 선별 지원이냐는 논쟁을 부른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재난지원금)’이 결국 선별 지급으로 결정됐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 당초 소득 하위 80%가 88%로 조금 확대됐지만 기획재정부가 고집한 소득 기준 선별 지급 방식이 관철된 셈이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 같은 선별-보다 차별에 가까운-지급 결정에 상당한 ‘유감’을 표한다. 우선 선별 지급 결정으로 정부는 소득 기준에 따라 국민을 구별하게 됐다. 누구는 소득 88%, 누구는 소득 12%안에 들어가게 된다. 고소득층이라는 걸 정부가 ‘공인’해주는 셈이다. 그토록 ‘사회통합’을 부르짖는 정부가 통합을 해치는 구별과 편가르기를 나서서 하고 있는 것이다.소득 선별 과정에서 잡음과 혼선도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건강보험료 기준으로 소득 하위 88%를 가른다고 하지만 그 과정이 만만치 않고 비용도 적지 않다고 알려졌다. 경계선에 있는 국민과 적은 차이로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이들의 박탈감은 어떡할지 걱정이다.조세저항도 커질 수밖에 없다. 모두 같이 세금을 내는 데 부자라는 이유로 혜택을 주지 않는다면 납세저항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차별하는데 왜 세금을 내나’라는 주장이 나오지 말란 법 없다.무엇보다 지원금 취지에도 맞지 않다. 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 와중에 고생한 국민을 ‘위로’하고 내수 진작을 하자는 것이다. 고소득자라고 해도 코로나19 방역이 힘든 건 마찬가지다. 고소득자에게 지급한 돈도 다시 국민 경제로 흘러 들어 가게 된다.‘콩 반쪽도 나눠 먹는다’는 속담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시기다. 덜 받더라도 모든 국민이 국가로부터 지원받고 있다는 사회적 인식의 형성은 예산의 효능감을 뛰어넘는 가치가 될 것이다. 이원배 정치경제부 기자 lwb21@viva100.com

2021-07-25 14:37 이원배 기자

[기자수첩] 구사일생 ‘SUV 명가’, 마지막 명예 불태울 수 있게

김상우 산업/IT부 기자쌍용자동차는 국내 첫 SUV 모델인 ‘코란도’부터 4WD SUV인 ‘무쏘’ 등 SUV 명가라 칭할 만큼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특히 남성미가 뿜어져 나오는 디자인 정체성은 고정 팬을 확보할 정도의 강렬한 아우라를 뽐냈다.쌍용차의 시련은 1997년 외환위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시장 점유율 2위였던 기아자동차가 단숨에 몰락하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자존심을 걸었던 삼성자동차도 정부의 구조조정 칼날에 속절없이 스러지던 때다. 쌍용차 역시 버틸 재간이 없었다.1998년 대우차에 매각된 쌍용차는 1999년 대우그룹의 공중분해로 갈 길을 잃었다. 이후 중국 상하이차를 새 주인으로 맞았지만, 20년 시련의 서막이었다. 상하이차는 재투자 없이 기술만 쏙 뽑아먹는 전형적인 ‘먹튀’를 자행했다. 이후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차는 2000명 이상의 구조조정과 함께 일부의 극단적 선택까지 가는 커다란 상흔을 남겼다.2010년 인도 마힌드라의 인수도 결과론적으로 시행착오의 반복이었다. 상하이차보다 투자에 대한 진정성은 있었지만, 결국 잇속 챙기기에 바빠 쌍용차의 장점을 온전히 발휘할 수 없었다. 마힌드라가 떠난 뒤 쌍용차는 임직원 2년 무급 휴업 등 다시 살기 위한 옥쇄에 들어간 상황이다. 그럼에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원 불가라며 매몰차게 몰아붙이고 있다.지금까지 흐름에 비춰봤을 때 쌍용차는 비운의 반복이었다. 능력을 발휘할 만한 환경을 전혀 갖추지 못했다. 그나마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 양산과 중형 SUV ‘J100’ 개발 에 전력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특히 쌍용차 생존은 현 정부의 당위성과 직결한다. 정부는 그동안 고용문제를 화두에 내걸었으며,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쌍용차 고용문제에 직접 개입했다. 당장 20만명의 일자리가 걸린 쌍용차 존폐를 지금 와서 발뺌하겠다는 건 상하이차 못지 않은 먹튀임을 명심해야 한다.김상우 산업/IT부 기자  ksw@viva100.com

2021-07-22 13:46 김상우 기자

[기자수첩] 현실 감각 떨어지는 대권 후보들

권규홍 정치경제부 기자제 20대 대통령 선거가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연일 여야 대선주자들의 일거수일투족(一擧手一投足)이 국민들의 큰 주목을 끌고 있다.이 가운데 유력한 야권 대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주 52시간 근무제를 비판하며 ‘주 120시간 노동’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윤 전 총장의 말대로 노동을 한다고 가정하면 120시간은 하루 24시간을 1분도 쉬지 않고 5일간 꼬박 일해야 하는 시간이다. 주 6일간 일한다고 쳐도 하루에 20시간이라는 장시간 노동을 해야 한다.당장 여당에서는 윤 전 총장을 비판하는 거친 발언들이 쏟아졌다. 대권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는 윤 전 총장을 향해 “생각 좀 하고 말하라”고 직격탄을 날렸고, 김영배 의원은 “영국 산업혁명 시기 노동시간이 주 90시간, 나치 아우슈비츠 수용소도 주 98시간 노동이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또 최근 대권 도전을 선언하며 국민의힘에 입당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첫 행보로 부산 해운대 일대를 돌며 쓰레기 청소 작업을 하는 등 선거를 앞두고 대중적인 이미지 메이킹에 들어갔지만 “쇼하고 있다”는 정치권의 비판을 피하지는 못했다.이들은 현직에 있을 때 무소불위의 권력을 흔들며 대중들과의 교감이 거의 없다가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민심을 청취하겠다며 시장을 방문하고, 국밥을 먹고, 노동자들을 만나거나 하는 식의 행태를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대가 변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달리고 있는 오늘날의 대한민국에서 대선주자들의 일생은 당장 스마트폰으로 몇 초만 검색해도 그 사람이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바로 알 수 있게 됐다. 대선 주자들이 여전히 현실 감각을 키우지 못한 채 선거에 나선다면 유권자의 매서운 심판을 피할 길은 없어 보인다.권규홍 정치경제부 기자 spikekwon@viva100.com

2021-07-21 14:30 권규홍 기자

[기자수첩] 에너지전환 플랜 손봐야 할 때

윤인경 산업IT부 기자매년 무더위를 앞두고 전력난 우려가 되풀이되고 있다. 특히 이번 주 열돔 현상으로 인한 기록적인 폭염이 찾아오면서 전력수급이 최대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이상기후로 인한 전력난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중국은 폭염과 에너지 사용 급증으로 10년 만에 최악의 전력난을 겪고 있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광둥성을 포함한 9개 성에서 심각한 에너지 부족 사태로 인해 생산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중국 기업들은 전력 소비제한 조치로 공장 가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주일에 며칠만 공장을 돌리는 전력 배급제를 시행 중이다. 코로나19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석탄 가격이 치솟은데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을 제한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를 보유한 대만도 올해 56년 만의 가뭄과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기 소비량이 폭증하면서 정전이 속출하는 등 전력 공급망 이상으로 반도체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대만은 오는 8월 새로운 원전인 제4원전의 건설 재개 여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를 앞두면서 탈원전 정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기후 변화로 인한 유례 없는 폭염은 앞으로 더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탈원전·탈석탄과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에너지 전환으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전력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는 기업들에 전력 사용을 조절할 것을 요청하고 예방정비 중인 발전기의 시운전을 당겨 공급량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무리한 탈원전 정책의 부작용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전력 위기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이 위협받는 비상 사태가 현실화한 만큼 국가 전력수급계획과 에너지전환 정책의 수정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윤인경 산업IT부 기자 ikfree12@viva100.com

2021-07-19 14:19 윤인경 기자

[기자수첩] 한국인의 흥, 세계를 휘어잡다

이희승 문화부 기자여전히 ‘친한국’적이었다. 17일(현지시각)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제74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이 진행됐다. 경쟁 부문에 초청된 한국영화는 없었지만 봉준호 감독이 열고 이병헌이 닫으며 그 의미를 더했다. 이날 폐막식에는 이병헌이 여우주연상 시상자로 무대에 올랐다.두 달 늦은 지난 6일 진행된 개막식에는 봉준호 감독이 깜짝 등장해 축제의 시작을 알린 바 있다. 봉 감독은 개막식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시상식이 열리지 않았던 지난해를 언급하며 “뤼미에르 형제의 영화에서 기차가 달린 후로 지구상에서 시네마는 단 한번도 멈춘 적이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인류의 영화 사랑을 언급했다.또한 ‘기생충’의 히로인 송강호는 이번 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그는 개막식 당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사실 저는 올해도 (영화제를) 못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우선 들었다. 그런데 이렇게 기적과 같이 여러분께 인사드리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올해에는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초청된 윤대원 감독의 ‘매미’가 2등을 차지하며 깜짝 성과를 냈다. 시네파운데이션은 영화 전공 학생들의 졸업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섹션으로 차세대 신예 감독들의 세계 무대 등용문으로 꼽힌다.최근 한 음악인이 ”한국인은 음악적 DNA가 없다“는 망언을 했지만 특유의 흥으로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한 이병헌은 “올해 영화제는 저에게 특별하다”고 운을 뗀 뒤 “나의 친구들인 봉준호가 개막식에 있었고 송강호는 심사위원이다. 또 (나는) 심사위원장인 스파이크 리와는 같은 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헌의 재치 있는 발언에 2000석이 넘는 객석에서는 호탕한 웃음소리와 함께 박수갈채가 쏟아져 나왔다. 리 위원장도 눈과 입을 씰룩거리며 즐거워했다. 이미 윤여정도 올해 아카데미를 접수했다. 누가 한국인 특유의 이런 위트를 따라가겠는가.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1-07-18 15:05 이희승 기자

[기자수첩] 확률형 아이템, 상식적인 게임 없나

남궁경 산업IT부 기자카카오게임즈 ‘오딘:발할라 라이징(오딘)’의 매출 1위 질주가 보름 넘게 지속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오딘 출시 당일에만 70억원의 매출을, 이후부터는 20억원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오딘의 이 같은 흥행세가 게이머 입장에서는 썩 달가운 소식은 아닐 것이다. 실제 오딘 유저들이 게임에 투자한 만큼, 오딘을 못 즐기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오딘 같은 MMORPG의 재미 요소는 ‘성장’이다. 내 캐릭터가 시간을 투자한 만큼 성장해야 PVP·PVE 콘텐츠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MMORPG 대부분이 플레이 초반에는 게임 내 재화와 퀘스트 보상을 통해 성장할 수 있지만, 후반으로 가면서 성장이 정체된다. 이 때 게이머는 ‘투자’와 ‘포기’의 갈림길에 선다.지갑을 연 게이머들도 결국 포기의 길로 갈 확률이 높다. 오딘의 경우, 추가 능력치를 받을 수 있는 캐시 아바타 뽑기 상품 확률은 일반 등급이 70%, 고급 등급이 27%, 희귀 등급 1.32%, 영웅부터 전설등급까지는 0%의 확률을 보인다. 게이머들이 희귀등급부터 만족감을 나타내는 것을 감안하면 1% 확률만 보고 투자하는 셈이다.이는 오딘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내 게임사들이 서비스 중인 대부분의 모바일 MMORPG가 확률형 아이템을 주요 수입원으로 가져가고 있다. 이 때문일까. 확률형 아이템에 지친 국내 이용자들이 국내 업체 게임을 피하는 모습도 보인다.게임사들 입장에서는 수익이 보장된 사업모델(BM)을 포기하기 어렵다. 게임사들의 외형도 커지고, 개발 비용도 점점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이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줄 게임사 한 곳이 없다는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 게이머들은 지금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BM을 가진 게임을 찾아 나서는 것을 게임사들이 인지해야 한다.남궁경 산업IT부 기자 nkk@viva100.com

2021-07-15 14:36 남궁경 기자

[기자수첩] 임상결과 해명, 주주 뒤에 숨은 제약사

안상준 산업IT부 기자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던 신풍제약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도전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한 채 한 번의 임상 단계를 마무리했다.신풍제약은 지난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임상 2상 톱 라인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및 예후 악화 억제 가능성 확인에 따라 후속 임상을 진행하겠다’는 부제목 등은 임상 2상 결과가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기대를 하게 했다. 하지만 본문을 보자 생각이 달라졌다. 유효성 평가에서 일차 평가변수로 설정한 RT-PCR(실시간 유전자증폭) 진단키트 기반 코로나19 바이러스 음성 전환 환자가 피라맥스군(52명)과 대조군(58명)간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회사 측은 고령·비만·기저질환 동반 등 중증 악화율이 높은 고위험군의 음전율 등을 추가로 분석한 결과를 함께 내놓았지만, 샘플의 크기가 작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긴 어려웠다.그렇다 보니 보도자료 배포 이후 ‘통계적 유의성 확보 실패’, ‘유효성 확보 실패’ 등 부정적 결과를 강조한 기사가 각 언론사에서 쏟아지기 시작했다.하지만 신풍제약 주주들의 생각은 달랐던 것 같다. 관련 기사를 내보낸 이후 ‘임상 2상은 실패가 아니다’, ‘유효성은 확인했다’는 내용의 이메일이 주주로 추정되는 이들로부터 빗발쳤다. 검토해보라며 첨부한 파일에는 신풍제약이 발표한 임상 2상 톱 라인 결과를 회사 측보다 더 꼼꼼하게 분석·설명한 자료가 들어있었다.자연스럽게 궁금한 점들이 생겼다. 자료를 보내준 주주에게 연락해볼까 했지만, 회사의 공식적인 목소리를 듣는 편이 낫겠다 싶어 알고 있던 홍보 관계자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받지 않았다. 다음 날 오전에도 전화를 걸었지만, 이번엔 전화기가 꺼져있다는 안내음만 들렸다. 결국 전화 연결에 실패했고, 임상 2상 결과와 관련한 궁금증을 해결하지 못했다.신풍제약 주주들은 지금도 임상 2상 결과가 긍정적이었다는 내용을 알리기 위해 여전히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사실상 주주들의 등 뒤에 숨어만 있는 상황이다.회사 측의 미흡한 대응을 놓고 주주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결과가 어떻게 평가되든, 적어도 회사의 공식적인 귀와 입은 열려있어야 하지 않을까.안상준 산업IT부 기자 ansang@viva100.com

2021-07-14 14:59 안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