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에너지전환 플랜 손봐야 할 때

윤인경 기자
입력일 2021-07-19 14:19 수정일 2021-07-19 14:22 발행일 2021-07-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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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경 산업IT부 기자

매년 무더위를 앞두고 전력난 우려가 되풀이되고 있다. 특히 이번 주 열돔 현상으로 인한 기록적인 폭염이 찾아오면서 전력수급이 최대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이상기후로 인한 전력난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은 폭염과 에너지 사용 급증으로 10년 만에 최악의 전력난을 겪고 있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광둥성을 포함한 9개 성에서 심각한 에너지 부족 사태로 인해 생산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중국 기업들은 전력 소비제한 조치로 공장 가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주일에 며칠만 공장을 돌리는 전력 배급제를 시행 중이다. 코로나19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석탄 가격이 치솟은데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을 제한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를 보유한 대만도 올해 56년 만의 가뭄과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기 소비량이 폭증하면서 정전이 속출하는 등 전력 공급망 이상으로 반도체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대만은 오는 8월 새로운 원전인 제4원전의 건설 재개 여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를 앞두면서 탈원전 정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유례 없는 폭염은 앞으로 더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탈원전·탈석탄과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에너지 전환으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전력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는 기업들에 전력 사용을 조절할 것을 요청하고 예방정비 중인 발전기의 시운전을 당겨 공급량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무리한 탈원전 정책의 부작용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전력 위기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이 위협받는 비상 사태가 현실화한 만큼 국가 전력수급계획과 에너지전환 정책의 수정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윤인경 산업IT부 기자 ikfree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