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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첩

[기자수첩] 공정성 강조한 정부, 생존권 선택한 대학

류용환 산업IT부 기자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 치르는 2023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이 공개되면서 대학들의 신입생 선발 방식이 정부가 강조한 ‘공정성’보다는 ‘생존’에 초점이 맞춰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최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발표한 2023학년도 대입전형 계획에 따르면 전국 198개 일반대는 수시모집에서 전년도보다 1만64명 늘어난 27만2442명을, 정시는 7493명 줄어든 7만6682명을 뽑는다.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사태로 불거진 대입 공정성 논란에 정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전형 위주로 신입생을 뽑는 정시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을 대학들에 권고했다. 반면 수시 선발 비중이 오히려 확대됐다.서울 주요 대학 15개교의 2023학년도 수시 선발인원은 3만1067명으로 전년도대비 623명 줄면서 정부 권고에 따르는 모습이다. 이와 달리 비서울권 대학의 수시 비중은 2022학년도 82.3%(17만8553명)에서 2023학년도는 86.1%(18만7222명)로 늘었다.국가가 운영하는 국립대와 달리 사립대는 전체 수익 중 등록금 비율이 높다. 우리나라 전체 대학 중 약 80%는 사립학교다. 이에 충원율 하락은 등록금 수익이 감소, 학교운영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비서울권 대학의 수시 선발 확대는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정원 미충원 가능성이 우려됐고, 2021학년도 대입 결과 신입생 충원율이 전년대비 하락하면서 지역 사립대들의 위기감은 고조됐다.앞서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에 선제 대응한다며 대학들을 상대로 강제 정원 감축을 진행했고 등록금 동결, 입학금 폐지, 대입전형료 인하 등 학교운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반면 미달 사태 등 위기에 놓인 대학들에게 대응 방안보다는 공정성을 강조하고 있다.류용환 산업IT부 기자 fkxpfm@viva100.com

2021-05-03 14:06 류용환 기자

[기자수첩] 이유있는 정용진의 도발

노연경 생활경제부 기자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경쟁사인 롯데를 향한 도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프로야구 개막 직전에는 롯데를 향해 본업인 유통과 야구를 잘 연결시키지 못한다고 지적하며 “걔네(롯데)는 울며 겨자 먹기로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라고 말하더니 지난주에는 롯데자이언츠와 LG트윈스 경기를 보기 위해 잠실구장을 찾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향해 “동빈이형은 원래 야구를 안 좋아하는데 내가 도발하니까 그제서야 제스처를 취한다”고 말했다.정 부회장의 표현 방식과 발언 수위를 두고 ‘아슬아슬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하지만 스포츠를 보는 큰 목적 중 하나인 경쟁구도를 제대로 잡아줬다는 야구 팬들의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무엇보다 ‘우리는 본업과 연결할 것’이라는 정 부회장의 다짐이 현실화 되는 분위기다.프로야구 개막에 맞춰 지난달 초 이마트가 SSG랜더스의 이름을 딴 대규모 할인행사 ‘랜더스 데이’를 진행한 결과 매출은 행사 전주 대비 43%가량 올랐고, 행사 직전 이마트 멤버십 애플리케이션의 가입자 수는 평소 대비 7배나 치솟았다.본래 4월은 롯데마트가 창립을 기념해 연중 가장 큰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달이다. 이를 본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롯데를 향한 정 부회장의 도발 발언과 함께 롯데마트로 가야할 관심을 이마트가 끌어오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정 부회장의 스포츠 마케팅은 이제 시작이다. 그는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와 함께 청라에 돔구장을 짓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업과 야구단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키겠다는 정 부회장의 큰 그림이 어떻게 완성될지는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

2021-05-02 14:49 노연경 기자

[기자수첩] '새로고침' 절실한 롯데온

노연경 생활경제부 기자“롯데온으로 자꾸 욕먹으니까 속상하죠.”최근 롯데 직원에게 들은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롯데온에 따라붙는 꼬리표는 긍정적인 내용보단 부정적인 내용이 압도적으로 많다.서비스 출범 초기부터 오류 발생으로 인해 한바탕 소동을 겪었고, 출범 1주년도 맞기 전에 롯데온을 책임지던 대표가 실적부진을 이유로 경질됐다. 롯데의 유통 계열사를 모두 모아놓았지만, 거래액은 오히려 온라인몰이 각각 따로 있었을 때보다 뒷걸음질 쳤다. 그래서 롯데온은 오픈 1주년 기념 행사의 이름을 ‘새로고침’이라고 지었다. 롯데온의 상품과 혜택, 서비스 등을 새롭게 선보이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여전히 롯데온을 이용해야 할 명확한 이유는 보이지 않는다.습관적으로 만나는 이들에게 어느 유통 채널을 이용하는지 물어본다. 직업병이다. 어떤 온라인몰을 이용하냐는 질문에 대부분 네이버, 쿠팡, SSG닷컴, 마켓컬리 등을 꼽는다. 롯데온은 아직 들어본 적이 없다. 이유를 물어보면 간단하다. 네이버는 검색하면 다 나와서, 쿠팡은 배송이 빨라서 등 명확한 동기가 있다.롯데온도 이번에 일부 서비스와 검색 기능 등을 개편했다. 배송 도착 예정일을 안내하고, 검색에 상세 필터를 더했다. 하지만 여전히 강력한 이용 동기는 부족해 보인다.물론 롯데온의 필살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롯데쇼핑은 롯데물산에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 지분 전량인 15%를 8300억원에 팔았다. 앞서 롯데리츠를 통해 점포와 물류센터 부지를 유동화해 챙긴 7300억원도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한 준비작업으로 보고 있다.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전략사업본부장을 새 대표로 앉히기도 했다.지금 이커머스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다. 이 시대가 끝나면 새로운 질서가 생길 것이다. 롯데온은 그 전에 ‘새로고침’을 눌러야 할 것이다.노연경 생활경제부 기자 dusrud1199@viva100.com

2021-04-28 14:06 노연경 기자

[기자수첩]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반가운 주민

문경란 건설부동산부 기자서울시가 압구정, 여의도, 목동, 성수 등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오는 27일부터 1년간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상가·토지 등을 거래할 때 해당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을 전후로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에 이들 지역 집값이 들썩거리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제동을 걸었다. 실제 거주할 집만 살 수 있도록 해 투기적 가수요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재건축 규제를 풀겠다고 공약한 오시장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한 것은 일종의 ‘투트랙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에 가격이 움직이자 투기는 차단하면서 재건축에는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때문에 이 같은 규제 소식에도 불구하고 해당 단지들에는 오히려 화색이 돌았다. 지난해 6·17부동산대책에서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동·청담동·대치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을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였다.토지거래허가구역 대상 주민들은 “이번 규제로 당분간 거래는 움츠러들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해당 지역의 재건축을 확실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며 그동안 정체됐던 사업 추진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에 감내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업계에서는 이번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정부가 유망 단지를 찍어준 격으로 인근 집값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지역의 민간 재개발·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그동안 지체됐던 정비사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예방책을 내놓기 위한 규제는 적절했다고 보여진다. 부디 이 시작이 공급에 숨통이 트이는 초석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문경란 건설부동산부 기자 mgr@viva100.com

2021-04-26 13:57 문경란 기자

[기자수첩] 테슬라 '오토'파일럿 믿다가 큰 코

김상우 산업IT부 기자최근 미국에서 테슬라 고급 세단인 ‘모델S’를 타다가 나무를 들이받고 2명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일부 호사가들은 이번 사고가 테슬라의 첨단 자율주행 기술의 허실을 드러냈다는 비판이다.테슬라 측은 사고 당시 ‘오토파일럿(Autopilot)’ 기능이 꺼져있던 것과 추가 옵션인 ‘FSD(Full Self Driving)’를 구매하지 않았다며, 운전자 부주의에서 비롯한 사고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테슬라의 이러한 반박은 되레 역공을 불러와 전반적인 신뢰도 추락으로 나타나는 중이다.자율주행은 총 6단계(레벨0∼레벨5) 수준이다. 지금의 자율주행 기술은 레벨2인 3단계라는 평가다. 운전대에서 잠깐 손을 뗄 수 있는, 부분적인 주행 보조 도우미 수준에 그친다. 사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은 완벽한 자율주행이 아님에도 ‘오토’라는 단어에서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 일명 ‘유사 자율주행’에 불과한 기술을 오토라는 뉘앙스를 가져와 ‘완벽 자율주행’으로 포장한 것이다.자율주행은 언젠가 실현 가능한 과제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완성 전 단계이기 때문에 완성차 제조사들마다 신중을 기해야한다. 물론 대다수 완성차 제조사는 테슬라와 같이 오토파일럿이란 적나라한 표현은 지양하고 있다. 일부는 ‘반자율주행’이라 완곡히 표현한다.운전자들도 이번 사고를 보면서 경각심을 가져야한다. 운전 보조 기능을 지나치게 믿다가는 누구든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자아비판이겠지만, 최근 기자도 시승행사에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 관련 기술을 맹신하다가 식은땀을 흘렸다. 급코너에서 운전대에 한손만 살짝 걸치는 무모함에 운전대를 급히 잡았다. 정도가 지나치면 부족함만도 못하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 절로 떠올랐다.김상우 산업IT부 기자 ksw@viva100.com

2021-04-25 14:34 김상우 기자

[기자수첩] 출혈 경쟁으로 벼랑 끝 내몰린 항공사들

이연진 산업IT부 기자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국내 항공사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항공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국내 여행 수요와 화물운송으로 버티기에 돌입했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커피 값보다 저렴한 초저가 항공권을 앞다퉈 내놓는 출혈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이런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은 경쟁은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수 밖에 없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항공업계의 고민도 커지는 상황이다.최근 벼랑 끝에 내몰렸던 항공업계가 국내 여행 수요 회복세와 함께 저가 상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지만 수익성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초특가 프로모션으로 전체적인 매출 규모는 확대할 수 있지만 수익으로 직결되지 못하면 운영과 유지만 가능한 상황이다.실제 저비용항공사(LCC)의 실적은 암울했다. LCC 업계는 줄어든 여객수요를 상쇄할 만한 자구책 마련 한계로 실적 개선이 늦어지고 있다. LCC 1위인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629억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전 분기(영업손실 1146억원) 대비 적자 규모는 줄었지만 재무구조가 악화하면서 부채 비율은 증가하는 추세다.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 등 자본 확충에 나서는 한편, 무착륙 관광비행 등 이벤트 및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지만 수익성까지는 미지수다. 항공업계에서는 최저가 경쟁에 뛰어드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하소연 한다. 고정 비용이 지속적으로 나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손해를 보더라도 운항을 하는 게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앞으로도 항공사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상당 기간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익성을 다각화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로를 찾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동종 업계에서 출혈 경쟁으로 인한 방법 보다는 다양한 방식을 통해 코로나19 장기화 사태에 대한 채비를 단단히 해야 할 시점이다.이연진 산업IT부 기자 lyj@viva100.com

2021-04-22 15:39 이연진 기자

[기자수첩] 가상화폐, '하이 리스크'인가 '하이 리턴'인가

이은혜 금융증권부 기자‘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고위험,고수익)’의 투자 자세가 꼭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문제는 ‘희망 회로’만 돌리고 ‘하이 리턴’만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있다는 것이다.지난 1년여 간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성향이 건실화됐다는 평가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초단타 투자자들이 기업의 내재 및 성장가치를 보고 우량 대형주 위주로 장기 투자를 시도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하지만 ‘고수익’을 좇는 ‘개미’들은 주식에만 만족하지 못하는 듯하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으로 주식시장이 다소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투자자들은 가상화폐로 눈을 돌리고 있다. 증시 유동성 지표인 투자자예탁금은 정체된 흐름을 보이는 반면에 가상화폐 시장의 매매대금 규모는 증시의 그것을 넘나드는 추세다.대표적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가격은 한때 8000만원을 넘었다. 물론 비트코인도 서서히 제도권 안에 들어오는 모습이다.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기관투자자들의 수가 점차 늘고 있다. 얼마전 미국의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하기도 했다.하지만 여전히 가상화폐는 위험한 자산(?) 중 하나라는 경계심을 지우기는 힘들다. 비트코인은 미국 재무부가 금융기관들을 상대로 가상화폐를 이용한 돈세탁을 조사할 것이란 소식이 퍼지면서 21일 오전 7000만대 초반으로 폭락했다.가상화폐의 시장 예측성은 사실 누구도 장담하기 힘들다. 가격 변동성 또한 대형 롤러코스트의 아찔한 운행, 그 이상이다. 그럼에도 국내에서 가상화폐시장은 팽창일로에 있다. 투자는 자신의 책임이다. 단타 고수익의 유혹은 누구나 느낀다. 하지만 한번쯤은 투자와 투기의 경계선에서 주식도, 특히 가상화폐를 바라볼 필요는 있다. ‘하이 리턴’보다 ‘하이 리스크’를 먼저 생각하는 게 투자 고수이다.이은혜 금융증권부 기자 chesed71@viva100.com

2021-04-21 14:45 이은혜 기자

[기자수첩] '갑질' 대형 유통업체 따끔한 처벌을

곽진성 정치경제부 기자최근 납품업체에 대한 GS리테일의 갑질 행위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해당 업체가 상대적 약자인 납품업체와 그 종업원들에 행한 일련의 행위들은 혀를 내두르게 했다.소위 네버엔딩 갑질이라 할 법 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GS리테일은 무려 2년 여간 납품업자로부터 판매장려금을 수취했다. 3년여 간 납품업자로부터 종업원 파견조건으로 사전에 약정하지 않고 자신의 사업장에서 근무하게 했다. 이밖에도 각양각색의 갑질 행위로 괴롭혔다. 행태도 심했거니와 지속적인 갑질이었다는 점에서, 피해자들이 겪었을 심적 두려움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갑질로 인한 마음의 상처는 또 얼마나 깊었을 것인가.다행히 공정위가 해당 업체를 조사·제재 하면서 끝날 것 같지 않던 갑질 행위가 막을 내렸다. 공정위는 GS리테일에 기업형 수퍼마켓 업계에서 최대 과징금을 물었다고 했다. 대규모유통업자의 불공정행위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라는 자찬도 이어졌다.그러나 시원스럽지 않다. 사건이 남긴 쓸쓸한 뒷맛이 가시지 않는다. 업체, 가해자들에 대한 응분의 조치가 없었다는 점에서 일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고발을 통한 형사적 제재가 더욱더 법 위반을 억제하는 데 있어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는 점에 동의를 한다”면서도 “위반 사항들에 대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조항이 없었다”고 했다.‘갑질을 해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사각지대가 드러났음에도, 법 개정 등 공정위 차원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엿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아쉽다. ‘과징금만 내면 된다는’ 식의 갑질 사각지대에서는, 여느 인터넷 공간처럼 손 내밀고 ‘갑질 멈춰’만 외친다고 행복한 결말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끔한 처벌로 부디 피해자가 겪었을 고통을 덜고, 일벌백계(一罰百戒)할 수 있게 해야한다.곽진성 정치경제부 기자 pen@viva100.com

2021-04-19 13:48 곽진성 기자

[기자수첩] ‘ESG 경영’ 진정성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양길모 생활경제부 기자최근 모든 기업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최고의 화두다. 테슬라와 애플, 구글 등 해외기업은 물론 삼성, SK, 롯데 등 국내 대기업까지 ‘ESG 경영’이 단연 이슈다.기후 변화 리스크가 커지고 소비자 인식이 변화함에 따라 국내 유통기업들도 공정성과 착한 소비에 민감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사회를 주도하게 되면 ESG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그동안 강조되던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에만 전념하던 국내 유통가에도 많은 기업이 ESG 조직을 정비하고 전략을 세우고 비즈니스 모델 재편하고 있다.업계별로 각기 다른 전략을 세워 친환경 및 사회공헌, 지배구조 개선 등에 나서는가 하면 각사의 대표나 사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ESG위원회 출범, 환경개선을 위한 설비 투자액 증액, 탈 플라스틱 대책, 무라벨 생수 출시 등의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겠다는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각 사의 대표의 캠페인이나 챌린지 참여 등이 대부분이다. 분명 각 사마다 그룹사별로 각기 다른 전략을 세운 대책이나 노력들도 눈에 띄지만, 문득 ‘ESG=친환경’ 인가라는 아쉬움을 떨쳐내기는 쉽지 않다.과거 기업의 가치를 재무제표와 같은 지표로 평가됐으나 ‘ESG’는 비재무적 가치의 중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통일된 기준으로 수치화하거나 공시화하기는 쉽지 않다. 각 기업들이 ‘ESG 경영’ 접근이 이뤄져 S와 G에도 집중해 나아갈 방향을 고민해보는 모습을 기대할 뿐이다.‘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 당장 거창하고 원대한 계획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ESG 경영’이란 단어 남발로 잠깐의 홍보효과 보다는 좀더 진정성 있는 각 기업의 ‘ESG’의 고민이 이뤄져 단순 구호가 아닌 소비자들에게 박수받는 기업으로 남아있길 바래본다.양길모 기자 yg102@viva100.com

2021-04-18 14:18 양길모 기자

[기자수첩] '비트코인 때리기' 편향된 정부

김상우 산업IT부 기자요즘 비트코인 관련 뉴스 댓글창에 단골로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다.박 장관은 업계 고유 명사가 된 ‘박상기의 난’의 주인공이다. 2018년 1월 가상자산 거래소 폐쇄 발언으로 업계를 발칵 뒤집어 놨다. 비슷한 시기에 유 이사장도 한 방송에 나와 “비트코인은 바다이야기와 같은 도박이자 사기”라며 목소리를 높였다.공교롭게도 이 둘의 발언이 국내 시장에 큰 충격을 주면서,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은 단숨에 사라졌다.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이 둘을 철천지원수로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것은 당시의 코인 광풍에 전전긍긍하던 정부가 이 둘의 발언을 기점으로 ‘투기 근절’이라는 프레임을 들고 나왔다. 가상화폐공개(ICO) 금지부터 가상자산과 관련한 자본 전송에 민감히 반응한 것이다.지금은 어떨까. 비트코인은 이제 한국 정부가 투기로 규정하기에는 차원이 달라졌다. 디지털 자산이란 새로운 영역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글로벌 대기업과 전통 기관투자자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실물경제 접근도 한층 가까워지고 있다.그럼에도 최근 주요 기관장들의 여전한 비트코인 비판은 정부가 당시의 프레임을 고수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한다. 내년부터 적용할 가상자산 과세 부과 방안이 주식 시장과 크게 동떨어진 점도 정부의 시장 반감을 노골적으로 보여준다.이번 보궐선거에서 표심이 갈린 이유로 전문가들은 부동산을 꼽는다. 정부의 근시안적이고 전문가들의 조언을 묵살한 막무가내 정책이 표심으로 돌아왔다는 분석이다. 가상자산 시장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고위험·고수익의 투기 욕망 억제라는 감시자 역할이면 족하다. 균형 없이 한쪽으로만 쏠린 시선은 반감만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기억해야할 것이다.김상우 산업IT부 기자 ksw@viva100.com

2021-04-15 14:26 김상우 기자

[기자수첩] 코로나가 만든 팩트, 그리고 진실

김수환 금융증권부 차장코로나19가 야기한 반도체 수급 대란에 자동차 업계가 생산 중단사태를 겪고 있다. 이건 팩트다. 하지만 간과하기 쉬운 또 하나의 진실은 아이오닉5를 생산하지 못한 현대차가 아니라 아이오닉5를 사지 못한 소비자들이 피해자라는 것이다. 반도체 대란에 생산역량이 고수익 차종에 집중되면서 현대차는 1분기에 기대이상의 좋은 경영성과를 보일 게 확실시된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공급난도 해결될 것이다. 원하는 차를 살 수 없었던 소비자만 피해를 본 셈이다.코로나19로 인한 저금리 국면에서 지난해 개인투자자(개미)의 주식투자 열풍이 불었고 개미들의 시장 내 영향력이 커졌다. 이건 팩트다. 하지만 진실은 개미들의 지갑은 빚내서 투자한 만큼 두터워지지 않았고, 위탁매매 수익이 크게 늘어난 증권사 주머니가 두둑해졌다는 것이다.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주식시장에 뛰어든 신규 개인투자자 가운데 3명중 2명이 손실이다.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유튜브 활동에 소극적이었던 증권사들은 ‘개미 맛’을 본 뒤로 개미 구독자 늘리기에 적극 나서는 중이다.코로나19로 한진칼의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약 57배 불어났고, 대한항공도 영업이익이 38% 가량 줄었다. 하지만 그룹 오너로 경영을 책임지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전년대비 63.7% 불어난 연봉을 받았다. 이건 팩트다. 진실은 한진칼 주주들의 잔고가 줄었다는 것이다.한진칼의 지난해 실적이 공시된 지난달 18일 이후 지난 12일까지 회사 주가는 10.54% 빠졌다. 우리는 코로나19가 만들어낸 팩트들에 둘러싸여 있지만 진실은 이 상황에도 누군가는 수혜를 입었고 진짜 피해자는 따로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김수환 금융증권부 차장 ksh@viva100.com

2021-04-14 14:12 김수환 기자

[기자수첩] 선거철 판치는 '네돈내산'

유혜진 금융증권부 기자‘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내 돈 주고 내가 산’이라는 뜻이다. “직접 돈을 들여 뭔가 써봤으니, 믿고 들어 달라”는 의미를 담는다.‘내돈 내산’은 자기 경제행위에 대한 자기 책임이 따른다. 그래서 타인의 신뢰성을 확보한다. 그런데 선거철만 되면 ‘네돈내산’이 판을 치는 듯해 유감이다. 한 표라도 더 받으려는 선심성 공약은 책임이 허술하다. 국가 혹은 지방자치단체 돈으로 진행할 사업을 후보자가 생색낸다. ‘네 돈으로 내가 산’다고 말은 안 하지만, 결국 국민이 낸 세금으로 치를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이번 재보선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노인에게 공짜 점심을 주겠다고 공약했다. 유치원 다니는 어린이에게는 점심·간식·우유까지 무상 급식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소득 없는 1가구 1주택자의 재산세 면제를 약속했다.국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영업자 영업 손실을 메워주자는 법안이 줄지어 발의됐다. 민병덕·강훈식 민주당 의원, 심상정 정의당 의원, 홍준표 무소속 의원 등이 목소리만으로 생색을 내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이들은 한국은행이 국채를 직접 사서 그 돈을 대란다. ‘네돈’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개의치 않는 걸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 본 이를 돕자는 명분에는 이견이 없지만, 한은이 무제한 돈을 찍도록 하면 탈 날 수 밖에 없다. 한은이 국채를 직접 매입하면 결국 나라 빚이 늘어난다. 채권 시장에도 부담이다. 시중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 가계 부채가 1700조원 넘은 상황에 대출 금리가 오르면, 매달 갚아야 하는 이자가 많아진다. ‘누가 사준대서 받았다만, 알고 보니 계산을 내가 했다’면 나는 사기성 뒤통수를 맞은 것이다.유혜진 금융증권부 기자 langchemist@viva100.com

2021-04-12 14:08 유혜진 기자

[기자수첩] 조작의 맛

조은별 문화부 차장연일 ‘조작논란’에 시달리던 TV조선 ‘아내의 맛’이 사실상 조작을 인정하고 시즌을 종료했다. 제작진은 “일부 에피소드에 과장된 연출이 있었음을 뒤늦게 파악하게 됐다”며 “방송 프로그램의 가장 큰 덕목인 신뢰를 훼손한 점에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한다”고 고개를 숙였다.‘아내의 맛’은 다큐멘터리가 아닌 ‘리얼리티 예능’이다. 통상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은 제작진과 출연진의 장시간의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출연진이 갖고 있는 에피소드를 극적으로 뽑아 화면으로 구성하곤 한다.이때 시청자와 제작진의 선택의 저울이 갈린다. 시청자들은 ‘리얼리티’에 방점을 두지만 통상 제작진은 ‘예능’에 무게를 두곤 한다. 아쉽지만 저울의 무게가 ‘예능’쪽으로 기울수록 시청률은 수직 상승한다. 조작의 달콤한 맛을 본 제작진은 “조금만 더! 조금만 더!”를 외치며 리얼리티를 덜고 MSG 양념을 가하곤 한다.아무리 맛집이어도 MSG가 과하면 시청자들이 발길을 돌리게 된다. 과거 SBS ‘패밀리가 떴다’는 ‘참돔낚시’ 조작 사건으로 프로그램이 폐지됐다. Mnet ‘프로듀스’ 시리즈는 전 시즌이 조작됐다는 사실이 밝혀져 제작진이 실형을 받았다.‘미스트롯’, ‘미스터트롯’으로 연일 높은 시청률에 취해있는 TV조선 입장에서 ‘아내의 맛’의 조작 논란은 티끌만한 과오일 수 있다. “MSG를 조금 더 쳤다. 실수할 수도 있다”고 당당할지 모른다. 하지만 실수가 계속되면 실력이다. 당장 ‘미스트롯 시즌2’ 도 공정성 시비가 일고 있는 게 현실이다. TV조선이 시청자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조작의 맛’을 덜고 건강한 웃음으로 승부해야 한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2021-04-11 15:13 조은별 기자

[기자수첩] 돌아온 서울시장의 부동산 정책

채훈식 건설부동산부 기자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이 10년 만에 서울시장으로 돌아왔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성난 부동산 민심으로 정권 심판론 성격이 강한 만큼 현 부동산 정책을 대거 손 볼 것으로 예상된다.오 시장은 선거 과정에서 규제 완화를 통한 ‘스피드 주택공급’을 1번 공약으로 내세웠다. 기존 재건축 사업의 용적률·층수 제한 등 각종 규제가 풀리고, 신규 재개발·재건축 사업도 신속하게 지정될 가능성이 있다.오 시장은 시장 취임 이후 일주일 내 양천구 목동과 노원구 상계동의 주요 재건축 단지를 대상으로 안전 진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압구정과 여의도 역시 취임과 동시에 재건축의 시동을 걸 수 있는 단지로 꼽았다.문재인 정부의 부동산규제 정책은 실패로 끝난 참여정부 시즌2의 길을 그대로 걸어가고 있다. 재건축 안전진단, 정비구역 지정, 건축심의,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이주비대출, 일반분양까지 사업단계마다 규제를 늘려나 재건축 속도는 갈수록 늦어지고 있다. 이에 70년대와 80년대에 지은 아파트가 재건축 연한을 10년 안팎 지나고 있음에도 아직 재건축을 하지 못하고 있다.다만, 재건축 활성화로 인해 재건축 단계마다 켜켜이 쌓인 규제의 덫이 사라지면 민간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요동칠 수 있다. 그러나, 수요가 많은 도심에 새아파트 공급을 지속적으로 늘려야 집값이 안정화된다. 공급에는 장사가 없다.많은 이들이 부동산 시장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으며 그 어느 때보다도 혼란했던 부동산시장이 하루빨리 안정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남은 시장 임기가 1년 3개월에 불과해 가시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부동산 민심잡기가 이번 선거의 관건이였던 만큼 내걸었던 부동산 공약을 성실히 이행하기 바란다.채훈식 건설부동산부 기자 chae@viva100.com

2021-04-08 14:34 채훈식 기자

[기자수첩] 우려되는 백신의 정치화

이원배 정치경제부 차장한국갤럽은 지난 2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향, 제조사별 백신 신뢰도’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조사 결과 코로나19 백신 신뢰도는 개발사별로 화이자 68%, 모더나 49%, 아스트라제네카(AZ) 42%였다.특이한 점은 정치 성향별로 백신 신뢰도가 달랐고 특히 AZ 백신에 대한 신뢰도 편차가 컸다. AZ 백신 신뢰도는 정치 성향 진보층에서는 57%였지만 중도·보수층에서는 40% 내외를 기록했다. 화이자·모더나의 7%포인트 차이보다 훨씬 컸다.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자 중 AZ 백신 신뢰도는 69%였지만 부정 평가자의 신뢰도는 30%에 그쳤다.정치 성향별 백신 신뢰도 편차는 접종 의향에서도 이어졌다.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자의 접종 의향은 84%이지만 부정 평가자 의향은 66%에 그쳤다.실제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 효과와 안전성은 종류별로 다소 차이가 있어도 충분히 입증됐다고 강조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1분기 접종 대상자에서 1회 접종 후 14일이 경과한 시점에서 확인한 백신 효과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94.1%, 화이자 백신이 100%로 나왔다고 설명했다.의·과학의 영역인 코로나19 백신이 무슨 기호품도 아닌 데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걸까? 필자가 보기엔 백신이 지나치게 정치·정쟁화가 됐기 때문이다. 보수 야당은 백신 도입과 물량, 접종 시기를 놓고 대통령을 지나치게 공격하고 불안을 키웠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예로 대통령에게 먼저 백신 맞으라 주장하고 접종 후 국민보다 먼저 맞은 것은 문제 아니냐는 식의 공격이 대표적이다.전문가들은 일부 언론의 보도행태도 이 같은 백신 정치화에 한 몫했다고 지적한다. 정치인들의 언사야 그렇다 쳐도 언론이 검증해주고 백신에 대한 정확하고 정제된 정보를 제공했다면 백신의 정치화는 훨씬 덜했을 것이다.이원배 정치경제부 차장 lwb21@viva100.com

2021-04-07 11:07 이원배 기자

[기자수첩] 위기의 K반도체… 뼈아픈 '이재용의 부재'

한장희 산업·IT부 기자반도체는 ‘현대 산업의 쌀’이라고 불린다. 이 말이 요즘처럼 체감되는 적이 없다. 코로나19로 전 산업군에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일부 반도체 기업들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자, 자동차, 스마트폰 제조 기업은 잘 돌아가는 생산라인을 억지로 세워야 하는 상황까지 맞게 됐다.반도체의 중요성을 절감한 미국과 중국은 자신들의 패권을 강화하기 위해 반도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해외로 빠져나간 자국 반도체 기업들의 리쇼어링(제조업의 본국 회귀)을 유도하고, 반도체 공장의 자국 유치를 위해 세제 혜택을 유인책으로 쓰고 있다.중국 역시 반도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몇 년 전부터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반도체 굴기 정책을 펴고 있다.두 열강의 이러한 모습에 반도체 강국으로 불린 한국의 지위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반도체 사업은 4~5년 앞을 미리 내다보고 투자하는 사업군이다. 반도체 생산라인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공장 건설부터 생산설비를 채워 넣는 생산환경을 조성하기까지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미국과 대만, 중국 등 경쟁 기업들은 반도체 사업에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이지만, 유독 삼성전자만큼은 조용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2년 6개월이 확정되며 수감된 상황이다.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 이 부회장은 이미 형량의 절반가량을 채웠다. 최근에는 충수염에 걸렸음에도 특혜를 받지 않겠다며 참다가 대장 일부를 절제하는 상황까지 맞는 등, 이 부회장 스스로도 반성하며 성실한 수감 생활을 보이고 있다. 한국을 반도체 강국으로 만든 삼성전자가 선도기업의 역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특별사면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한장희 산업·IT부 기자 mr.han777@viva100.com

2021-04-05 14:17 한장희 기자

[기자수첩] 네거티브 공방으로 변질된 재보선

권규홍 정치경제부 기자4·7 재보궐선거가 어느덧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 고(故)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잇따른 성비위 의혹으로 치러진 선거라 애초부터 여당에게 불리한 선거로 전망 됐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선거를 목전에 두고 LH 공무원들의 부동산 투기의혹까지 터지면서 여당은 사면초가에 몰렸다.결국 민주당은 선거의 판도를 뒤집기 위해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에게 내곡동 부동산 셀프 보상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측 역시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에게 도쿄 부동산 의혹을 제기해 맞불작전을 구사하고 있다.또 민주당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에겐 LCT 아파트 분양 의혹, 이명박 정부 국정원 불법사찰 관여 의혹, 국회 레스토랑 사업자 선정 의혹, 부산 기장군 부동산 재산 누락 의혹 등을 연달아 제기해 철저한 네거티브 전략으로 선거 역전을 노리고 있다. 이번 선거는 정책과 공약보다 여야간 네거티브 공방이 선거판을 덮고 있다는 것이 정치 전문가들의 평가다.물론 네거티브 자체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후보자가 가지고 있는 도덕적, 윤리적, 사회적 소양에 대한 검증의 일환으로 볼 수 있고, 후보자의 심각한 결격 사유를 가려내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기도 하다.하지만 이번 선거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된 국면 속에서 치르는 선거다. 무려 일년 넘게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국민들에겐 희망이 필요한 시점이다. 네거티브보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책과 공약 대결이 이뤄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씁쓸한 입맛을 다시게 한다.권규홍 기자 spikekwon@viva100.com

2021-04-04 10:45 권규홍 기자

[기자수첩] LNG 발전소 건설 표류…뒷짐만 진 정부

윤인경 산업IT부 기자1만8000건에 달하는 전자 민원과 1만400여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 그리고 약 3000명의 진정서까지 대구 국가산업단지 LNG 발전소를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는 예상보다 컸다.내년 착공 예정이었던 달성군 LNG 발전소는 결국 첫 삽도 뜨지 못하고 무산됐다. 대구시가 미세먼지 배출 등 환경오염을 이유로 반대하는 지역주민 의견을 수용해 건립을 백지화한 것이다.이렇게 되자 당장 새로운 대체 부지를 물색해야 하는 한국남동발전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달성군 LNG 발전소는 정부의 탈석탄 정책에 따라 이달 말까지만 가동 후 영구 폐쇄하는 삼천포화력발전소 1·2호기를 대체하기 위한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부지를 찾더라도 지자체와의 협의, 예비타당성 조사, 주민 의견 수렴 등을 거치다 보면 또다시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문제는 이처럼 신규 LNG 발전소 사업이 장기 표류하는 사태가 전국 곳곳에서 벌어진다는 데 있다. 남동발전에 이어 2025년 보령 석탄화력발전소 5·6호기, 태안 1·2호기를 각각 LNG로 전환해야 하는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역시 지역사회 반발에 정체에 빠졌다.당초 LNG 발전소는 석탄보다 탄소 배출은 적고, 신재생에너지보다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에너지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면서 발전사들은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했다.일각에서는 정부가 석탄화력발전소 조기 폐쇄에만 힘쓸 뿐, 대체 발전소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나 지원 없이 발전사에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을 닫는 석탄 발전소는 느는데 이를 대체할 LNG 발전소 건설 지연이 계속된다면 전력 수급에 차질이 생길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주민 수용성 문제를 발전사에만 맡길 게 아니라 정부와 지자체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윤인경 산업IT부 기자  ikfree12@viva100.com

2021-04-01 13:52 윤인경 기자

[기자수첩] 故장국영을 추모하며…

이희승 문화부 차장그를 보낸 지 올해로 정확히 18년이 됐다. 지난 2003년은 진짜 만우절 거짓말 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장국영이 투신했다는 뉴스였다. 47세의 나이로 홍콩 만다린오리엔탈 호텔에서 투신해 세상을 등진 그는 생전 지독한 우울증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언론들은 그의 유서를 대서특필했다. 호텔에서 투신하기 전 “한명의 20대 청년을 알게됐고 그와 탕탕 사이에서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몰라 아주 괴롭다. 그래서 자살하려 한다”는 글을 남겼기 때문이다. 팬들 사이에서는 암묵적인 사실이었던 그의 동성애는 ‘내가 가질 수 없다면 차라리 남자가 낫다’는 시기 어린(?) 체념도 한몫 했다.가수로 데뷔한 장국영은 오우삼 감독의 ‘영웅본색’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천년유혼’ ‘패왕별희’ ‘해피투게더’ 등을 통해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 중 왕가위 감독이 연출한 ‘아비정전’에서의 고독한 아비의 모습은 실제 장국영과 많이 닮아있어 그를 그리워하는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힌다.그를 향한 팬심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오늘(4월 1일) 홍콩 빅토리아 하버의 야경을 배경으로 하버시티 오션 터미널 데크에서 장국영의 영화와 음악을 추억하는 온라인 콘서트 ‘In Loving Memory of Leslie Cheung Online Concert 2021’를 진행한다. 장국영과 듀엣곡을 발표했던 허관걸을 비롯해 막문위, 장지림, 리커친, 아카펠라 그룹 메트로 보컬 그룹, 홍콩침례대학교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이 출연한다. 한국시간으로는 저녁 8시 반부터 한시간 동안 온라인에 생중계된다. 유튜브 스트리밍 동안 모금한 슈퍼챗은 홍콩의 소외된 이웃에게 음식을 나누는 비영리단체, 푸드엔젤(Food Angel)에 기부된다.하지만 그가 부른 영화 OST 중 최고의 노래는 누가 뭐래도 ‘풍월’의 주제가인 ‘Thousand dreams of you’가 아닐까 싶다. 얼마전 CGV에서 재개봉한 ‘성월동화’의 홍보차 개봉 당시 방한한 장국영은  ‘이소라의 프로포즈’ 무대에 섰다.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 건 아니지만 지금 들어도 가슴을 후벼판다. 흡사 지금 우리 마음을 대변하듯 ‘우리가 함께한 시간은 대단했고 할 수만 있다면 내 평생 동안 수백, 수천번이라도 당신의 꿈을 꾸겠노라’고.이희승 문화부 차장  press512@viva100.com

2021-03-31 13:54 이희승 기자

[기자수첩] 유통·식품기업 이사회 '때늦은 여풍'

노연경 생활경제부 기자상장 기업들의 주주총회가 몰리는 ‘슈퍼 주총 위크’가 마무리됐다. 올해 유통·식품 기업의 주총에서 눈에 띄는 점은 새로운 이사회에 여성이 다수 포함됐다는 것이다.이마트는 김연미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를 사외이사로, 롯데쇼핑은 전미영 트렌드코리아컴퍼니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마트가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식품 쪽에서는 CJ제일제당이 김소영 AN사업본부장(부사장 대우)을 사내이사로, 삼양식품이 강소엽 HSG휴먼솔루션그룹 동기과학연구소 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두 사람 역시 각각 기업의 첫 여성 사내이사, 사외이사 타이틀을 달았다.선임 배경은 같다. 이사회의 다양성 강화가 목적이다. 유통업과 식품업은 모두 여성을 주요 소비자로 두고 있지만, 보수적인 문화 탓에 고위 경영진이나 이사회 구성에서 여성을 찾아보기 어렵다.지금이라도 변화된 모습에 박수를 쳐줘야 할까. 그러기에는 시기나 구성 비율에 있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내년 8월부터 자산이 2조원 이상인 상장회사는 이사회를 구성할 때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할 수 없다.또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투자를 검토하는 단계에서 중요 요소가 되면서 지배구조 다양성이 투자 유치와 직결되고 있다. 법으로 이사회 구성에서 여성 참여를 강제하고, 투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니까 이사회에 여성을 참여시키기 시작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비율도 여전히 낮다. 포브스 선정 200대 기업의 여성 등기임원 비중은 30%에 이른다. 반면 국내 유통 ‘빅3’인 롯데쇼핑, 신세계그룹(신세계백화점·이마트), 현대백화점의 여성 등기임원은 이번에 선임된 김연미, 전미영 사외이사 단 2명 뿐이다. 국내 유통·식품 업계에서도 시대에 따라가는 변화가 아닌, 앞서가는 변화를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노연경 생활경제부 기자 dusrud1199@viva100.com

2021-03-29 14:03 노연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