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네거티브 공방으로 변질된 재보선

권규홍 기자
입력일 2021-04-04 10:45 수정일 2021-05-07 18:08 발행일 2021-04-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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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규홍 정치경제부 기자

4·7 재보궐선거가 어느덧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 고(故)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잇따른 성비위 의혹으로 치러진 선거라 애초부터 여당에게 불리한 선거로 전망 됐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선거를 목전에 두고 LH 공무원들의 부동산 투기의혹까지 터지면서 여당은 사면초가에 몰렸다.

결국 민주당은 선거의 판도를 뒤집기 위해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에게 내곡동 부동산 셀프 보상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측 역시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에게 도쿄 부동산 의혹을 제기해 맞불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또 민주당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에겐 LCT 아파트 분양 의혹, 이명박 정부 국정원 불법사찰 관여 의혹, 국회 레스토랑 사업자 선정 의혹, 부산 기장군 부동산 재산 누락 의혹 등을 연달아 제기해 철저한 네거티브 전략으로 선거 역전을 노리고 있다. 이번 선거는 정책과 공약보다 여야간 네거티브 공방이 선거판을 덮고 있다는 것이 정치 전문가들의 평가다.

물론 네거티브 자체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후보자가 가지고 있는 도덕적, 윤리적, 사회적 소양에 대한 검증의 일환으로 볼 수 있고, 후보자의 심각한 결격 사유를 가려내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된 국면 속에서 치르는 선거다. 무려 일년 넘게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국민들에겐 희망이 필요한 시점이다. 네거티브보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책과 공약 대결이 이뤄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씁쓸한 입맛을 다시게 한다.

권규홍 기자 spikekwo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