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투기세력 잡기 전에 '수요·공급 법칙' 인정해야

채훈식 기자
입력일 2021-07-26 13:47 수정일 2021-07-26 13:48 발행일 2021-07-2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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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훈식 건설부동산부 기자

20~30대 젊은층들이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가 초래한 집값 상승률을 보며 난생 처음 위기를 느꼈기 때문이다.

이제는 ‘아무리 노력해도 집을 살 수 없다’는 위기감이 현실을 압도하며 공포로 다가왔다. 이러한 공포스러운 현실이 그들을 부동산 시장으로 몰려가게 만든 것이다.

미래를 낙관적으로 바라보던 젊은 층조차도 미래를 비관하도록 만든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를 작전세력이 아니라 실질적인 부동산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실체가 분명한 정부세력이라 할 수 있다.

정부의 투기세력 비난은 좋은 곳에 살고 싶고 더 부자가 되고 싶은 다수의 국민을 겨냥한 것이며,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부정한 것, 지금이 마지막이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부동산 시장에 뛰어든 이들을 지적한 것, 정책 실패를 국민의 탓으로 돌린 것, 국민을 투기세력과 그렇지 않은 집단으로 이분화해 집단 간 갈등을 부추긴 것 등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고 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언제나 가격의 정점을 달리는 강남은 항상 수요가 넘친다. ‘자녀 교육’은 강남의 집값을 견인하는 주요한 요소다. 좋은 직장이 많은 것도 한몫 한다. 또한 뛰어난 인프라로 사람들을 자석처럼 끌어당긴다. 무엇보다도 강남은 그 자체가 프리미엄으로 여겨진다. 사람들이 강남으로 몰리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부동산 시장 또한 엄연한 ‘시장’이기에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기본 원리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이 당연한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당연한 사실을 부정한다면 필연적으로 올바른 정책이 나올 수 없다.

채훈식 건설부동산부 기자  cha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