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브릿지칼럼

[브릿지 칼럼] 새 정부의 부동산 숙제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치열한 대선 레이스 끝에 0.73%인 24만7000여표 차이로 윤석열 정부가 탄생하게 되었다. 이번 대선의 가장 큰 특징은 보수후보가 서울에서 승리한 것이 결정적이었다.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문 정부 5년간 서울의 집값과 전세가격은 2배 정도 올라 서민들의 불만이 높았고, 1주택자들도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의 부담으로 불만이 고조된 것이 표심으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반 공급은 충분하다는 오판으로 강남 재건축 핀셋규제에 몰두하다가 공급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말았다.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급등을 막기 위해 20여 차례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역부족이었다. 투기 광풍은 서울을 넘어 수도권과 지방으로 풍선효과를 일으키며 전 국토를 투기판으로 만들었다.문재인 정부가 야기한 공급부족 현상은 2024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집권예정인 윤석열 정부도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할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공급확대를 위해 규제완화를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지만, 이는 필연적으로 투기를 동반하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윤석열 정부 5년간은 공급확대와 규제완화 및 투기억제가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다.먼저, 공급확대를 위해 4기 신도시 건설을 추진해야 한다. 대량공급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신도시 건설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공급확대를 위해 추진한 3기 신도시는 2024년쯤에야 본격적인 입주가 이루어 질 것이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 집권 후에도 시장의 불안은 지속될 것이다. 따라서 윤석열 정부 집권 6개월 안에 4기 신도시를 10개 정도 추진하여 대량공급 시그널을 주어 심리적 안정을 이루어야 한다.또한, 비합리적인 규제완화도 필요하다. 가장 시급한 것이 공급확대를 위한 재개발·재건축 등 과 관계된 규제완화이다. 문재인 정부의 지나친 재개발·재건축 규제는 도심 공급위축을 불러와 가격급등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풀어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 또한 징벌적 과세로 논란이 되고 있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종합부동산세 등 불합리한 세제완화도 검토되어야 한다. 그리고 무주택 서민들의 내집마련을 위해 대출규제도 풀어야 한다.그리고 투기억제 대책을 충분히 세워야 한다. 공급확대와 규제완화는 필연적으로 투기와 연동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공급확대와 규제완화를 진행하더라도 투기가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공급을 위해 신도시 건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보가 누설되어 신도시 예정지역에 투기꾼이 몰려들어 투기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지나친 재개발·재건축 규제는 투기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투기를 방지할 수 있는 방안마련과 시차 조절을 하면서 순차적으로 규제를 풀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조치는 시장에 매물이 많아지면서 공급확대 효과도 있지만, 정책의 일관성을 훼손하고, 투기를 정당화 시켜줄 수 있다. 그 외에도 윤석열 당선인이 대선과정에서 공약했던 임대차3법 재검토는 겨우 정착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시장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공급확대를 위해 규제를 풀면서 투기를 막는다는 것은 양날의 칼과 같다. 공급확대를 위한 규제완화에서 발생할 수 있는 투기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윤석열 정부의 과제와 고민이 될 것이다.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

2022-04-06 14:02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

[브릿지 칼럼] 오늘은 세금해방일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오늘(5일)은 세금해방일이다. 자유기업원이 매년 발표하는 기준에 따르면, 4월 5일 오늘부터 벌어들인 소득은 자신이 쓰는 돈이 된다. 어제 까지 벌어들인 소득은 모두 세금으로 낸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4월 5일은 2022년의 세금해방일인 셈이다.자유기업원이 매년 발표하는 세금해방일은 해마다 다르다. 당해 연도의 예상되는 세금과 소득을 가지고 계산하기 때문이다. 올해 예상되는 소득과 세금을 이용해 계산한 세금해방일은 4월 5일이다. 4월 4일까지 벌어들인 소득은 세금을 내기 위해 쓰였다는 의미이다. 4월 5일부터 벌어들인 소득은 자신이 쓸 수 있는 돈이라는 뜻이다.세금해방일은 1년 365일 가운데 세금을 내기위해 일한 날을 의미한다. 365일 가운데 세금을 내기 위해 일해야 하는 날이 94일이고, 나머지 271일 일한 소득은 자신의 것이 된다. 소득 증가에 비해 세금이 더 많이 증가하게 되면, 세금해방일은 점차 늦춰진다.우리나라는 소득 증가보다 세금이 더 빨리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세금해방일이 해마다 늦어지고 있다. 2022년 세금해방일은 2021년보다 2일 늦춰졌다. 2021년 세금해방일이 4월 3일, 2020년은 4월 1일이었다. 이처럼 매년 세금해방일이 늦춰지는 흐름에 있다. 세금이 소득에 비해 빠르게 늘어난다는 의미이고 세금을 위해 일해야 하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이다.세금해방일은 5년 전인 2017년에는 3월 25일이었다. 5년 사이에 무려 11일이 늘어난 셈이다. 정부에 세금을 내기 위해 일하는 날이 11일 증가한 셈이다. 상당히 증가폭이 크다. 이렇게 급속히 급증한 사례가 없다는 측면에서 지난 5년은 매우 이례적으로 세금이 늘어난 시기였다.1997년 세금해방일은 3월 13일이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2017년 세금해방일은 3월 25일이다. 20년간 세금을 내기 위해 일해야 하는 날이 12일 늘어난 것이다. 20년간 세금을 내기 위한 날이 12일 늘어났는데, 지난 5년간 늘어난 날이 11일인 점을 고려한다면, 지난 5년간 세금 증가 속도가 매우 빨랐음을 알 수 있다.어떤 정권이 소득 대비 세금을 많이 올렸는지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1993년 이후를 비교해 보면, 문재인 정부에서 세금해방일이 가장 늦춰졌다. 소득대비 세금증가가 가장 컸던 시기인 셈이다. 2017~2021년 5년간 문재인 정부에서 세금을 내기 위해 일하는 날이 11일 늘었다.그 다음으로 많이 늘어난 시기는 노무현 정부 2003~2007년으로 6일 늘어났다. 김영삼, 김대중 정부에서는 각각 5일 늘어났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2일 늘어났다. 반면 세금해방일이 앞당겨진 시기도 있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오히려 세금해방일이 4일 감소했다. 그만큼 세금 증가보다 소득 증가 폭이 컸다는 뜻이다.세금 증가는 국민이 쓸 수 있는 여력을 줄인다. 정부가 대신 소비하는 비중이 커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개인이 아껴서 쓰는 것에 비해 정부 지출은 낭비되기 쉽다. 그래서 세금이 늘어나는 것은 법과 원칙에 따라 절제되어야 한다. 세금을 늘리는 것은 국민의 실질적인 소득을 줄이는 일이라서 경제에도 해로울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서 세금해방일이 더 이상 늦춰지지 않도록 국민과 정부 당국자 모두 유의해야 한다.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2022-04-04 17:14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브릿지 칼럼] 문화계 화이트리스트

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3월9일 역대급 비호감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한달이 지나간다. 팽팽하게 갈린 0.7% 득표율 차이는 갈라치기가 팽배한 대한민국의 민낯이었고 정권인수위의 움직임을 둘러싼 신-구 권력의 충돌은 우리가 접할 전쟁의 예고편이다. 우리 사회 각 분야마다 정치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 문화예술계에서도 특정 후보의 지지를 통한 줄서기 행태는 여전했다. 연예인, 스포츠 스타들의 공개 지지 선언이 예전보다 줄어들었지만 유세 현장에 등장해 지지 연설을 하는 모습은 그대로였다. 진보 진영의 자타공인 터줏대감 명계남, 문성근, 김의성은 한참 전부터 응원석에 자리를 잡고 있었고 작곡가 윤일상, 가수 이은미, 리아, 배우 이원종, 박혁권, 김규리 등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K-컬처 멘토단’으로 대중의 호응을 유도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가수 김흥국, 배우 독고영재 등 5810명의 문화예술계 지지 인사 명단을 공개하며 그 세력을 과시했다.폴리테이너의 등장은 자연스럽다. 연예인, 스포츠인이 정치색을 드러내는 행위 자체는 그 누구도 비난할 수 없다. 그 누구든지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민주주의의 발전적 형태로 이해된다. 각자 분야의 정책, 비전에 대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성숙도를 의미한다. 미국 대선이나 일상에서 보이는 폴리테이너들의 입장 표명은 미국 정치의 성숙도를 나타낸다.다만 이러한 현상은 박근혜 정부 시절의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트라우마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 어쩌면 특정 후보 지지 연예인들의 급감은 시대의 흐름일 수 있다. 블랙리스트 사건은 문화예술권력이 정치에서 벗어나서 주도적으로 존재하려는 첫 번째 계기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 대선처럼 초접전 상황에서 공개 지지는 위험이 컸다. 상상을 초월하는 극심한 ‘비호감도’로 점철된 후보들 중 누군가를 위한 지지 연설을 하는 일은 또 다른 극한직업이었다. 셀럽으로서 어렵게 쌓아올린 이미지를 함부로 소비할 필요나 명분이 없던 것이다.선한 목적과 방법을 지향하는 폴리테이너들이 지닌 선한 영향력은 우리 사회를 성숙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된다. 그들은 높은 인지도와 인기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 미처 모르던 사각지대에 대해 애정과 정책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정치권에 기대어 달콤한 과실을 탐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폴리테이너들은 우리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다. 정치권에서도 자신의 지지선언 셀럽들에게 덜컥 논공행상으로 감투를 씌워주지 말아야 한다. 문화체육부 장관 인선, 국회의원 비례대표 공천을 포함해 각 낙하산 인사가 정치색, 코드에 좌우될 수 없다. 화이트 리스트는 블랙리스트보다 훨씬 더 해악이 크다. 문화예술판을 도박판, 아수라판으로 만들어 버리니까. 더 중요한 것은 반대편에 섰던 폴리테이너들에 대한 불이익 없는 공평무사한 처우일 것이다. 정치권에서만 상대 진영을 고려한 통합형 인물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문화예술계에서도 협치와 상생이 뿌리내려야 한다.오늘날 문화예술권력의 높아진 위상은 정치세력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고 있다. 정치에 끌려다닐 이유가 없다. 스스로 화이트리스트를 ‘지우개’나 ‘화이트’로 깨끗하게 지우자.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

2022-04-03 13:53 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

[브릿지 칼럼] 공기업 개혁, 더 늦출 수 없다

박종구 초당대 총장차기 정부에서도 재정 건전성이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윤석열 당선인이 약속한 소상공인을 위한 50조원 추경 편성은 재정적자를 심화시킨다. 문재인 정부 5년간 400조원 이상 늘어난 국가채무 관리도 쉽지 않은 도전이다. 무엇보다도 용두사미가 된 공기업 개혁을 재점화해야 한다.공기업의 비효율이 도를 넘었다.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화 방침에 따라 공기업의 고용 창출 능력이 크게 약화되었다. 35개 주요 공기업의 신규 채용 인원이 2019년 1만1238명에서 2021년 5917명으로 격감했다. LH공사, 강원랜드, 한국마사회 등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20년 주요 공기업의 직원 평균 연봉이 8000만원을 넘어섰다. 2016~2020년 관련 공기업의 인건비가 22% 늘어났다.현 정부에서 정원이 10만 명 이상 늘고 부채도 50조원 이상 증가했다. 반면에 당기순이익은 3분의 1로 급감했다. 정부 지원금 비중도 2020년 18.4%까지 상승했다. 경영 부진에도 성과급 지급이나 기금 출연 같은 방만 경영 행태는 계속되었다. LH공사는 2019년 사상 최대 규모인 474억원을 기금에 출연했다. 임직원 성과급이 40% 늘어났다. 저리의 주택 융자금 지원, 임직원 명예퇴직 부정 수급 등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출신이 공기업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행태가 5년 내내 계속되고 있다. 철도공사, 가스관리공사, 강원랜드 등에서 낙하산 인사가 전방위로 이루어지고 있다. “공공기관 인사에서 낙하산 인사, 보은 인사가 없도록 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이 공수표가 되었다.방만 경영, 도덕적 해이, 철밥통 정서가 공기업의 3대 고질병이다. 공기업 혁신은 현능한 인재를 최고경영자로 선임하는 인사의 정상화에서 출발해야 한다. 사장추천위원회 등 엄격한 평가 과정을 거쳐 투명하게 선임이 이루어져야 한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제3조는 공기업의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을 보장하고 있다.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 산업화를 주도한 시부사와 에이찌는 고향에서 인사 청탁하기 위해 상경한 사람에게 자리 대신 돈을 주어 보냈다고 한다. 능력이 없는 사람을 쓸 수 없다는 인사 원칙을 철저히 고수한 것이다. 사기(史記)에 ‘지신막여군(知臣莫如君)’ 이라는 구절이 있다. 군주 만큼 신하를 잘 아는 사람은 없다는 뜻이다. 좋은 최고경영자를 선임하면 임직원의 인사도 정상화된다. 공정한 인사야말로 공기업 개혁의 성공조건이다.공공사업에 공기업 자금을 과도하게 이용하는 관행도 시정되어야 한다. 비금융 공기업의 부채비율이 경쟁국가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공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이 정부의 암묵적인 지급보증 덕에 시장에서 쉽게 소화된다. 이런 이유로 공사채의 발생이 남발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공기업의 경영 부실은 정부의 출자·출연으로 이어지고 결국 국민의 세금 부담으로 귀결된다.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이 공기업의 적자 누적으로 재정운영이 어려움에 빠진 사례는 타산지석이 아닐 수 없다.차기 정부는 민간 주도 경제 운영을 공약했다. 공기업은 거품을 빼고 핵심 역량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위대한 경제학자 케인스는 “세상이 바뀌면 생각도 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차기 정부에서 공기업의 새로운 역할을 기대한다.박종구 초당대 총장

2022-03-31 15:05 박종구 초당대 총장

[브릿지 칼럼] 금융사기, 뒷북 말고 예방을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한국FPSB 부회장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2020년 기준) 5년간 범죄발생 유형별 비중추이에서 강력범죄, 절도범죄, 폭력범죄는 정체 또는 축소된 반면 사기와 같은 지능범죄는 매년 증가해 같은 기간 35%나 늘어났다.대표적 사기범죄 유형에 속하는 유사수신 중 암호화폐와 같은 가상자산을 미끼로 한 피해액만 3조를 넘어섰고(2021년), 신종 사기범죄인 보이스피싱의 경우는 7000억(2020년)에 달해 하루 20억가까운 피해를 입고 있다. 특히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대부분이 해외로 유출된다는 특징을 띄고 있다.자신의 의사로 투자해서 손해를 보더라도 그 상실감이나 삶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큰데 사기로 인해 경제적 손실을 입은 경우 그 심리상태야 불문가지일 것이다. 보이스피싱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의 10% 정도나 자살충동을 느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피해자들이 주로 평범한 서민들이라는 점에도 심각성이 있다.이런 사기범죄에 대한 제도나 정책이 주로 범인 검거와 피해구제에 맞춰져 있다는 점을 먼저 지적한다. 수사기관은 특별단속기간을 설정해 집중 수사를 하는 등 특별한 이슈가 있을 때 수사역량을 집중하는 방식으로 범인검거에 주력한다. 보이스피싱의 경우는 특별법으로 구제절차를 신속히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정부도 범정부 협의체나 특별팀(T/F)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그러나 범인 검거율을 높여 범죄로 나아가지 않게 심리적 강제를 하고 피해를 신속히 구제하는 것과 같이 피해가 발생한 후의 조치도 중요하지만 사전 예방에 국가적·사회적 역량을 집중해 피해의 원천차단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본다.신임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 따르면, ‘사기피해자 구제 특별기구(가칭)’ 설치와 함께 보이스피싱과 관련해 금융회사의 책임을 강화하겠다고 한다. 특별기구가 별도의 상설기구 형태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종래의 협의체나 한시적 T/F 정도라면 특별한 의미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구제’에 초점을 맞춘다면 ‘예방’에 초점을 맞춘 기구가 아니다. ‘불법 사금융·보이스피싱 법 집행 강화’와 ‘금융소비자 피해구제제도 실효성 제고’ 공약도 구제 관련이다.금융회사의 책임 강화는 이미 정부도 추진해 왔던 것이지만 책임의 요건이나 범위 등에 대한 논란이 있어 왔다. 책임의 근거가 금융회사에 개설된 계좌가 범죄에 이용되고 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범죄의 주요 수단인 휴대폰 서비스를 하는 통신사도, 어쩌면 제조사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형평성 문제도 있다.필자는, 우리가 문제를 접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방은 도외시하고 피해구제에 천착해 ‘뒷북치는’ 데 만족하거나 책임을 전가할 대상을 찾는 식은 하책 중 하책이다. 예방에 집중해야 한다.현재 각 금융기관이나 통신사도 자체 시스템을 통해 피해예방을 도모하고 있다. 민간 핀테크회사도 다양한 방식으로 사기정보를 필터링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일반에게 제공하고 있다.문제는 이러한 툴들이 개별 단위에 머물러 있어 통합된 플랫폼이 구축되지 못하고 있는데 있다. 플랫폼 안에 개별 기능을 모두 담아 시너지를 내고 새로 개발되는 툴은 모듈식으로 붙일 수 있게 하여 모든 국민에게 휴대폰 내 ‘필수앱’으로 제공하면 그 효과는 클 것이다. 지금의 문제는 그런 노력을 할 수 있는 주체가 없다는 것이다.또 한 가지는 같은 목적인데도 개별 기업 단위로 개발되다 보니 중복투자가 된다는 점이다. 통할하는 기구가 있어 전체를 아우르는 관점에서 예방플랫폼을 구축하고 중복투자로 인해 낭비되는 재원을 기금으로 해서 피해구제에 활용된다면 효율성과 경제성을 모두 충족할 것이다.보이스피싱의 경우만이 아니라 민생과 직결된 지능적이고 조직화된 금융관련 사기범죄에 대해 피해 ‘구제’ 차원을 넘어 ‘예방’ 기능을 확충하는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당선인의 ‘사기피해자 구제 특별기구 설치’ 공약은 사기피해 ‘예방’이 포함된 상설기구로 가야 한다고 본다. 이 기구는 사기피해 예방을 위한 각종 정보의 수집, 분석, 범죄예방을 위한 연구, 대국민 홍보 및 수집된 범죄 사안에 대한 수사기관 이첩 등의 업무까지 커버해야 공약 취지의 완성도가 높아질 것이다.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한국FPSB 부회장

2022-03-30 09:36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한국FPSB 부회장

[브릿지 칼럼] 0.73%p차 당선인의 과제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윤석열 당선인과 관련된 지표가 비상이다. 국정 수행 기대감이다. 국정 수행 기대감은 대통령 당선인이 임기가 시작되고 난 이후 얼마나 국정을 잘 할 수 있을 것인지를 물어보는 조사다. 역대 대통령 당선인들에 대해서도 실시해 왔던 조사 지표다. 이 지표가 중요한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국정 수행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 여론이다. 국정 수행 기대감이 높을수록 당선인이 대통령 임기를 시작할 때 국민 여론의 뒷받침이 견고해진다. 또 하나는 당선인의 인수위 기간에 대한 평가 성격을 가지고 있다. 조사 취지는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고 난 이후의 당선인에 대한 기대감이지만 사실상 인수위 기간 동안 실시되는 조사이기 때문에 인수위에 대한 평가 성격이 강하게 드러난다. 수치가 상대적으로 낮다면 인수위 운영이나 대국민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윤석열 당선인에 대한 국정 기대감은 얼마나 될까.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지난 22~24일 실시한 조사(전국1000명 유선전화포함 무선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3.5%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향후 5년 동안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할 것으로 보는지’ 여부를 물어보았다. 잘할 것이라는 긍정 전망은 55%, 잘 못할 것이라는 부정 전망은 40%로 나타났다.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잘 할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명박 당선인은 비슷한 시점의 조사에서 국정 수행 기대감이 84%였고 박근혜 당선인은 78%나 되었다. 윤 당선인의 국정 기대감보다 20%포인트 이상 30%포인트 가까이 더 높은 결과다. 향후 5년에 대한 기대감을 측정한 결과이지만 현 시점의 인수위에 대한 평가와 무관하지 않다.지역별로 호남, 연령대별로 40대와 50대에서 ‘잘 못할 것’이라는 부정 전망이 더 높다. 자영업층은 긍정과 부정 전망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윤 당선인의 국정 수행 기대감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면 이번 대선 결과가 그대로 묻어난다. 윤석열 당선인에게 투표하지 않았던 유권자들은 아직도 윤 당선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선거 국면에서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호남 공들이기’를 꾸준히 지속했지만 호남에서 잘할 것이라는 긍정 전망은 39%에 그쳤다. 선거 과정에서 유발된 정치적인 여진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여소야대 국면에 놓이는 윤 당선인에 낮은 기대감은 부담이다.대선에서 역대 가장 적은 득표율 차이로 신승한 윤 당선인에게 국민 지지율은 대선 결과보다 더 중요하다. 임기 시작하자마자 발표되는 국정 수행 지지율이 낮은 수준이라면 대통령 집무실 이전, 여성가족부 폐지, 법무부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검찰 예산권 독립, 소상인과 자영업층 지원을 위한 추경 예산안 통과 등 윤 당선인의 선거 공약과 의지를 관철시키기 어려워진다. 역대 대통령들은 국정 수행 지지율의 변화와 타격을 입는 경우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외친다. 터무니없는 소리다. 대통령은 국민들의 평가가 종합적으로 결집된 자리다. 지지율이 높은 대통령이 무서운 이유는 바로 뒤에 국민이 있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 역시 상대적으로 낮은 국정 수행 기대감에 괜찮다고 무심할 일이 아니라 역대 대통령 수준인 적어도 70%대까지 끌어 올려야 한다. 왜냐하면 민심이 천심이기 때문이다.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2022-03-28 14:10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브릿지 칼럼] 투자는 결단의 훈련이다

엄길청 미래경영학자·전 경기대 경영전문대학원장코로나로 온 인류가 고통을 겪는 와중에 러시아 푸틴이 무고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잔혹한 전쟁을 일으켰다. 그는 아마도 러시아가 감당해야 할 비용과 효과를 나름 합리적으로 고려한 최적화 방안으로 휴리스틱(heuristic)적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정치 리더로서의 자신의 상황에 가장 최적화된 방식을 러시아 근대사의 가장 대표적 해결 방식인 무력 침공으로 정한 것이다.그러나 침공 이후 세계의 대응과 반응은 복합적이며 사면초가의 양상을 띤다. 그는 좀 더 메타 휴리스틱(meta-heuristic)적인 판단을 내렸어야 했다. 상황을 통합적으로 인지하고, 안정되면서 자연적인 심리상태에서 영감을 얻는 상황판단이었어야 했다. 그래서 그의 정신세계를 의심하는 진단들이 고개를 든다. 히틀러도 정신이상적으로 비쳐지며 패장의 길을 재촉했다. 푸틴이 전쟁에 실패하고 권좌에서도 밀려난다면 그는 플라톤이 말한 국가지도자의 정의와 명예 희생이라는 미덕의 리더십(leadership of virtue)을 갖추지 못한 탓일 게다.희생을 감수하고 내린 결정은 잘못된 결과가 나와도 후회가 적다. 정의나 명예를 가진 결정은 결과에 초연하다. 그러나 주식을 투자하는 마음은 결단의 내용이나 결과의 기대에서 이런 명분이 아주 약하다. 공익에 반해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동은 공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정당성을 상실하게 된다. 대표적인 행동이 투기행위이다. 우리는 이런 행위가 갖는 정당성이 더욱 약한 문화적 전통을 갖고 있다.주식 투자를 하려다 보면 매일 투기 유혹을 견디기 어렵다. 투기는 주로 내면의 간악한 인간심리에서 비롯된다. 돈 놓고 돈 먹는 심리나 대박기대의 심리다. 그래서 이런 결정을 대신하는 투자전문가들은 투기적 동기를 억제하기 위해 투자 직업군을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트레이더 등의 역할로 구분해 서로 견제하고 협업한다. 그러나 이를 종합해 전략적 판단을 하는 입장에서는 점점 더 휴리스틱한 판단기준을 가지려는 경향성을 보인다. 복잡하고 민감한 투자의사 결정의 부담을 덜기 위해 보다 간편하고, 대표성이 강하고, 심플한 요소를 구하려 긴 시간을 노력한다.주식 선별에서 PER(주가수익배수) 지표가 가장 유용한지는 아무 종합적 단서가 없지만, 대개 전문가들은 기본적인 선별조건으로 다룬다. 이 지표는 예측기간의 장단에 따라 이익 추정을 특정하기 매우 어렵다. 주식투자는 누구도 자기결정에 만족하지 못한다. 아직도 챠트 분석을 정보제공 사업에 쓰는 전문가들이 있다. 1950년대 이후 효능이 현저히 약화된 보조지표인데, 투기적 동기의 초단기 투자자들은 의존성을 낮추기가 참 어렵다. 단기 주식투자는 자기결정의 후회와 싸우는 게임이지만 장기 주식투자는 결단의 미학을 다루는 영역이다. 기다리고 희망을 갖는 일이다.코로나로 인해 지난 2년간 주가는 비이성적인 영역에 처해 있다. 혹자는 유동성의 힘이라지만, 전보다 대외활동이 어려워진 사람들 중에 더 많은 이가 시장에 참여한 기간이었고, 더 투기적인 기간이었다. 러시아 전쟁이 더욱 시장의 파장을 난기류로 만든다. 현대 국제금융시장 역사에 팬데믹과 전쟁이 동시에 작용한 시장은 지금이 처음이다. 분명히 비정상적이다. 투자 초보자들은 결코 만만하게 보아선 안 되는 비상식 국면이다. 평정의 시간이 오기까지 소액투자가들은 한발 물러서시라.엄길청 미래경영학자·전 경기대 경영전문대학원장

2022-03-27 15:19 엄길청 미래경영학자·전 경기대 경영전문대학원장

[브릿지 칼럼] 설득의 기술

김시래 성균관대학교 미디어융합대학원 겸임교수광고인은 대행업의 특성상 많은 파트너를 만난다. 그들과 함께 수많은 협의와 합의의 과정을 거친다. 그들은 자신의 성향에 따라 각기 다른 의사결정의 스타일을 보여주었다. 설득의 성패는 제안의 충실도가 좌우한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그들의 성향과 기질이 일의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깨달았다. 노련한 의사도 환자의 체질에 따라 처방전을 내린다. 경험과 기억을 더듬어 그들의 유형을 밝히니 참고해 보셨으면 한다.먼저 조율형이다. 참석자의 의견을 존중하고 다수결을 선호한다. 자신의 경험이나 신뢰할만한 근거에 의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노력한다. 파격보다 단계적 접근을 선호한다. 가끔 책임회피적이고 보여주기식 경향을 보일때도 있다. 조사나 전문가의 증언 등 객관적 데이터를 통해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전례에 따르면, 단계적인 접근법이, 실적을 고려하면”등의 단어가 효과적이다. 카리스마형은 정열적이며 자신감에 충만한 자칭 천재형이다. 차별화된 정보, 새로운 아이디어를 중시하고 중요한 결정도 순식간에 결론을 내는 직관적 스타일이다. 요구 수준이 높고 상대의 불쾌감을 고려하지 않는 비평가 타입이 많다. 당당하게 소신을 피력하되 오류가 발견되면 솔직하게 인정하는 담백한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 핵심사안위주의 두괄식 문장이 좋다. 빙빙 돌려 말하면 필패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라고 시작해라. 사색가형은 이론에 능하고 예민한 감수성의 소유자다. 인문에 능통하며 열광적인 독서광이다. 토론을 통해 다양한 대안을 탐색하며 많은 시간을 숙고한다. 시장 동향, 위기 관리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시해야한다. “수많은 조사와 사례 분석을 바탕으로” 같은 문장이 좋다. 전문가형은 꼼꼼하고 치밀하며 자존심이 강하다. 분석적이나 개인주의적 성향으로 자신의 판단에 몰입하는 단선적인 태도를 보인다. 성실하고 빈틈없는 논리와 함께 상대를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확하고 구체적인 자료와 의견을 제시한 뒤 본인의 납득과 승인을 기다리는 것이 좋다. “혹시 이견 있으시면 다시 보완해서 제시하겠습니다” 라며 상대를 인정해주면 의외의 결실이 돌아올수도 있다. 회의주의형은 까다롭고 독선적이다. 논쟁적이지만 속내를 모를 정도로 과묵한 경우도 있다. 솔루션의 퀄리티보다 설득에 임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확신에 찬 주장이나 단정적인 어투는 삼가해야 한다. 구체적인 체크리스트와 다각적인 시뮬레이션을 준비해라. 끈기와 맷집으로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가 필요하다. “현장 조사를 통해 다시 한번 고객의 반응을 살펴 보겠습니다” 라며 낮은 자세로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좋다. 상대의 스타일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상대의 근황이다. 같은 수준의 리포트나 제안서를 써내고도 실망스런 결과가 나왔다면 그걸 놓쳤기 때문이다. 요즘 그의 컨디션은 어떤지 심기부터 살펴야 한다. 밤새도록 술을 마신 부장님에게 아무리 좋은 소리를 해봐야 혼탁한 머리에 들어갈 리 만무다. 전날밤 부부싸움이라도 했다면 재빨리 돌아 나와 다음 기회를 노려야한다. 스타일이전에 컨디션부터 살펴라.김시래 성균관대학교 미디어융합대학원 겸임교수

2022-03-24 14:06 김시래 성균관대학교 미디어융합대학원 겸임교수

[브릿지 칼럼] 코로나 시대 가족의 의미

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모든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고,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 나름으로 불행하다.” 세기의 문호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이다. 제목의 주인공인 안나 카레니나는 미모의 유부녀로 다른 남자와 불륜을 저지르고, 아이도 낳지만, 종국엔 진한 감정의 굴곡을 겪어내며 자살이라는 불행한 최후를 맞게 된다. 톨스토이는 이 소설을 통해서 당시의 모순적 사회상과 인간의 격렬하고 다양한 감정변화, 진정한 삶의 가치 등을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다. 멋진 작품이다.우리나라 단편 소설 중에 김영하 작가의 ‘오빠가 돌아왔다’라는 작품이 있다. 술주정뱅이 백수 아빠, 건설 현장 직원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함바집에서 일하는 엄마, 열여섯에 가출한 오빠, 그리고 주인공은 중학교 1학년짜리 여자아이다. 소설은 이 어린 여학생의 시선을 통해 전개된다. 열여섯에 가출했던 오빠는 사 년 만에 미성년인 여자애와 함께 돌아와 살림을 차린다. 아빠는 권위를 세워 볼 요량으로 오빠에게 야구방망이를 휘두르지만, 오히려 오빠에게 두들겨 맞고 뒷방으로 밀려나 버리고, 돈을 버는 오빠가 집안의 가장이 된다. ‘동물의 왕국’에서 무리에서 밀려난 수컷 사자가 떠오른다. ‘오빠가 돌아왔다’라는 작품은 대체로 우리가 생각하는 따뜻하고 사랑이 넘치는 평범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표면적으로는 오히려 톨스토이가 말한 불행한 가족, 제각각 나름의 이유로 불행한 가족 중 하나로 보인다. 물론 작가가 어떤 의도로 글을 썼든 독자는 원하는 대로 읽고 해석할 수 있을뿐더러, 평범에 대한 정의가 세월과 처한 상황에 따라 저마다 다를 것이기에 단언할 수는 없다. 속된 표현을 빌리자면, 콩가루 집안이라고 부를 만한 내용이다. 힘과 돈이 가족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물론 모범 가정이 어떠한 가정인가에  대한 정답이 없기에 어쩌면 모양새만 조금씩 다른 지금 우리네 중 누군가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가 급격히 변화해 가면서 가족의 의미도 가족의 형태도 빠른 속도로 변화했다. 행복한 가족의 형태를 획일화된 표현으로 정의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형태의 가족이든 행복한 가족의 근간에는 가족 구성원에 대한 서로의 신뢰와 사랑이 기본일 것이다. 코로나가 가져다준 다양한 여파로 어쩌면 이러한 가족의 변화가 더욱 가속화되었을 수도 있겠다. 오랜 거리두기로 함께 있는 시간이 늘었을 것이고, 코로나라는 전 세계적 어려움을 겪어내며 한편 서로에 대한 애정도 깊어지고 이해의 폭도 넓어졌을 수 있다. 가족 간의 따뜻한 대화가 늘어 나고, 가족의 소중함을 좀 더 깊이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면, 나름 코로나 시대의 작은 행복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주요 민족 중 하나인 코사족(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도 코사족이었다고 한다)에게는 다음과 같은 격언이 있다고 한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어떤 복병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는 인생이라는 긴 여정, 조금 늦더라도 여럿이 함께 간다면 좀 더 먼 길을 여유 있게 웃으며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인생이라는 힘들고 먼 길, 가족이든 친구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가자.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

2022-03-23 14:17 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

[브릿지 칼럼] 대통령 집무실과 드론 방어

권희춘 (사)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 상근부회장 겸 美 캐롤라인대 AI·드론학과 교수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수주일이 지나고 있지만, 러시아군이 아직도 수도를 점령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이면에는 열악한 전력의 열세에도 잘 방어하는 우크라이나군은 효과적으로 군사용 드론을 사용해서 러시아군의 진격을 막고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드론을 통한 공격은 우크라이나군이 상당히 앞서고 있다고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의 공군력에 대항해 터키제 드론 ‘바이락타르 TB2’로 혁혁한 전과를 올렸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SNS를 통해 게재한 영상에 따르면 바이락타르 TB2를 이용해 다수의 러시아 탱크·장갑차를 격퇴하는 장면이 나온다. 바이락타르 TB2는 터키의 바이칼 사가 만든 중고도 전술 무인기이다. 이름은 개발자의 성인 바이락타르에서 따 왔으며 기수(旗手, 깃발을 든 자)를 뜻한다. 여러 실전에서 맹활약하면서 무장 무인비행기계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공대지 대전차 미사일을 적재해 전차 등을 공격할 수 있는 정찰 및 공격용 무인기로 미국 전술무인기 MQ-1 프레데터의 1/3 정도밖에 안 되는 작은 규모로 150㎏의 무기를 적재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개전 후 지금까지 러시아군 탱크 400여대를 격퇴했다고 밝혔는데, 이 중 상당수가 드론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러시아군도 드론공격에 대응하고 효과적으로 전쟁에서 우위를 점유하기 위해 드론을 활용하기로 한 것으로 외신은 전하는데 중국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중국제 저가형 자살드론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에 드론에 대한 공격을 예상하지 못하다가 전쟁 중반 이후에 러시아도 자살드론을 활용하는 것을 보면 실제 전장에서 드론이 효과적인 무기임에는 분명한 사실인 것 같다. 이처럼 현대전에서는 유인을 활용한 탱크나 비행기보다 무인 기술을 활용한 드론의 공격에 많은 의존이 되고 있으면 그 실제 활용도를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서 확인할 수 있다.드론, 무인로봇, 인공지능,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전투현장 상황 모의 훈련 등 특히 국방분야에서 많이 채택하고 활용해야 하는 분야임에는 틀림이 없다. 전장에서 이기기 위한 드론기술과 공격용 드론도 많이 필요하지만 반대로 드론으로부터 공격받을 수 막을 수 있는 창과 방패와 같은 대드론(Counter Drone)기술도 필요하다고 본다.러시아는 엄청난 군사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 장비들이 낡아 젊은 병사들이 군사장비를 잘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의 숙련된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고 실제 전투 현장경험의 부족이 우크라이나에서 고전을 하는 원인 중에 하나일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집무실을 국방부가 있는 용산으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대통령의 업무공간이 어떤 장소로 이전하든 대통령의 경호와 안전을 위해 최적의 장소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드론으로 육안 집무실 타격이 불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집무실 주변에 잼머(Jammer, 와이파이·GPS 등 드론의 전파신호를 교란하는 기술)장비도 구축해야 하며 비행금지구역도 넓게 설정해야 한다. 대통령이 집무하는 공간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이 자살 드론이라 공격용 드론으로 안전한 장소여야 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바이다.권희춘 (사)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 상근부회장 겸 美 캐롤라인대 AI·드론학과 교수

2022-03-21 14:25 권희춘 (사)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 상근부회장 겸 美 캐롤라인대 AI·드론학과 교수

[브릿지 칼럼] 왕권이냐 신권이냐

박봉규 2022 세계가스총회 조직위원장조선이 건국되고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에 광화문 네거리에서는 칼바람이 불었다. 이방원이 주도해 세자와 세자의 후견인 격이었던 정도전을 죽인 1차 왕자의 난이다. 이 쿠데타는 겉으로 보기에는 세자 책봉에 불만을 품은 이방원이 일으킨 정변이요 정치 세력 간의 갈등이었지만 그 뒤에는 국가경영을 둘러싼 철학 차이가 존재하고 있었다. 국가운영의 주체가 왕이냐 신하냐가 쟁점이다.신권을 강조한 정도전의 생각은 이렇다. 왕조 국가에서 왕은 가장 중요한 존재이기는 하다. 그러나 자식에게 세습되는 왕의 자질이 항상 우수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그러므로 왕은 상징적으로만 통치하고, 능력이 검증된 뛰어난 신하가 재상이 되어 구체적인 국가경영을 담당하는 것이 최상이다. 지금의 의원내각제에 유사하다.이방원의 생각은 달랐다. 조선은 이씨의 나라이고 절대적인 왕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어수선한 개국초기에는 말할 것도 없다. 강력한 대통령 중심의 국가운영이다. 신하 중심 정치는 말을 그럴 듯하지만 신하의 능력을 어이 검증할 것이며 또 힘센 신하가 왕을 겁박하거나 심지어 왕을 몰아내는 상황이 생기면 어찌할 것이냐는 것이다. 조선 자체도 유약한 고려의 왕을 몰아내고 세운 것이 아닌가?누구 생각이 더 타당한 것일까는 당연히 시대적 상황이나 왕 또는 재상의 자질과 품성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도전이 패하고 이방원이 왕이 되면서 조선은 왕권중심 국가로 출발했으나 그 후 500년은 왕권과 신권 사이에서 충돌과 타협 그리고 상호견제로 통치를 이어나갔다.우리나라는 5년 단임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다. 대통령제는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국론을 통일하고 국력을 결집시키는 데는 강점이 있다. 하지만 자칫 대통령 자질이나 철학에 따라 국가 운명이 좌우되거나 견제력 없는 권력행사로 본인도 불행해지는 과오를 저지를 수 있다. 제왕적 대통령의 폐해는 과거 우리 헌정사가 설명해 준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권력구조에 관한 다양한 개헌안도 제시되고 있다. 근원적인 해결책일 수 있겠지만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다행히 우리 헌법은 헌법 개정이 없더라도 운용의 묘만 살리면 제왕적 대통령의 단점을 극복하고 내각제 요소를 가미해 협치를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이미 마련해 두고 있다. 정도전이 주장한 ‘재상’에 해당하는 국무총리의 권한과 역할이 상당한 정도로 명기되어 있다. 문제는 실질이다. 언제부터인가 총리는 실권 없는 대독총리로 전락했고, 장관임명제청권은 어디까지나 규정일 뿐 대통령이 결심한 내용을 형식적으로 제청하는 것이지 독자적으로 행사된 적은 드물다.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시대적 과제는 개발연대에서 필요로 했던 일사분란한 추진력보다는 다양한 이슈에 대한 폭넓은 견해의 수렴을 통한 설득과 타협의 정치다. 이번 대선결과 또한 국민들이 대통령의 일방독주를 멈추라는 신호를 분명히 보여주었다. 제도개선에 앞서 헌법정신을 제대로 살려볼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준 것이다. 제도 미비를 탓하며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현행 헌법의 틀 속에서 먼저 성과를 낸 후 이를 바탕으로 제도자체를 손보는 것도 방법이다.박봉규 2022 세계가스총회 조직위원장

2022-03-20 14:58 박봉규 2022 세계가스총회 조직위원장

[브릿지 칼럼] 창조의 달인이 필요한 시대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장수 코너는 ‘생활의 달인’이었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방송 중인 동명의 교양 프로그램 역시 장수 중이다. 수십 년간 한 분야에 종사하며 부단한 열정과 노력으로 달인의 경지에 이르게 된 사람들의 리얼리티와 삶의 스토리가 담겨 있는 ‘생활의 달인’은 그 자체로 다큐멘터리다.달인은 오랜 기간 동일 업종에 종사하면서 지속적인 노력과 반복을 통해 숙련된 기술을 보유한 사람들이다. 수십 년 동안 묵묵히 그 자리에서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을 견인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7시까지 일할 것을 밤새워 일하고 두 시간 걸리는 일을 한 시간으로 줄이는 돈내기 정신은 생활의 미덕으로 여겼다. 이처럼 개미와 같은 근면·성실함이 70~90년대 경제성장을 이끌었고 그 정신이 오늘날 대한민국을 부유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달인과 같은 근면·성실함이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도 그 역할을 다 할 수 있을까?OECD에 따르면 한국인 취업자의 근무시간은 1인당 2124시간에 이른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의 1.2배이고 근로시간이 가장 적은 독일의 1.6배나 되는 수치다. 이 수치를 보면 한국 사람들은 달인과 같이 근면·성실하게 일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투입된 근로시간이 많으면 노동생산성도 높아야 하는데 한국은 근무시간이 적은 독일, 미국, 일본에 비해 현저히 낮다. 산업형태, 설비환경, 기술숙련도 등의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개미처럼 일하는 근면·성실한 문화 자체가 이제는 한계에 봉착했다는 신호다. 4차 산업혁명은 개인 컴퓨터의 지식과 프로세스가 범인류적인 인공지능으로 개발되고 통합된다. 이러한 기술은 인류의 뇌인 인공지능과 인류의 육체인 대량생산이 결합돼 낭비와 부족함이 없는 완벽한 주문 생산이 가능해진다. 쉽게 해석하자면 단순반복적인 업무뿐만 아니라 창의적인 일까지 로봇과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하게 된다. 그렇다면 삶의 스토리를 담은 생활의 달인은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대체되고 인간에게 도덕적 교훈을 준 개미의 근면·성실함은 단지 추억의 아이콘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각종 언론매체 분석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한국의 기술수준은 선진국 대비 평균 5~7년 정도 뒤쳐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대한민국의 대표 근성인 근면·성실함 때문이다. 당장 무언가 열심히 해야 하는 근면·성실한 태도는 단기 수익모델에만 집착하게 만드는 단점이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180도 방향 전환을 해야 하는데, 달인의 태도는 재빠른 기술 개발 속도와는 반대로 가는 구조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속담이 있다. 이는 3차 산업혁명까지 통하는 진리였다.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다. 일찍 일어나는 새는 일찍 일어나는 벌레만 잡는다. 이제는 일찍 일어나지 않는 벌레까지 잡아야 한다. 따라서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는 달인의 형태로는 4차 산업혁명의 산업을 리딩하지 못한다. 요약하지만 4차 산업혁명은 지구력 있는 업무의 달인보다는 순발력 있는 창조가가 필요하다.개그콘서트의 간판 코너로서 시청자의 사랑을 받던 김병만은 왜 달인을 그만두고 정글로 갔을까? 그것은 아마도 열심히, 근면·성실하게만 하는 개미의 시대가 수명을 다했음을 인지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2022-03-17 14:36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브릿지 칼럼] 중국 상표 브로커와의 특허전쟁

전소정 지심특허법률사무소 대표 변리사최근 필자와 같은 특허사무소에서 일하는 유성원 변리사가 TV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중국 상표 브로커들과 특허전쟁을 펼친 뒷 이야기를 털어놨다. 유 변리사의 노력을 옆에서 지켜봤기에 방송 내내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유 변리사는 방송 말미에 중국 상표 브로커들의 문제는 이제 정말 끝났다고 선언했다. 한국 기업들을 오랫 동안 괴롭혀온 이 문제는 어떻게 끝나게 된 것일까.필자가 일하는 특허사무소는 7년 전 특허청에 의뢰를 받아 중국 상표 브로커들에 대한 조사 업무를 시작했다. 조사 과정에서 모 중국 브로커가 한국 기업들의 유명 상표들을 수백 건 출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그가 설립한 회사명으로도 수백 건을 출원했고 해당 브로커가 대표로 되어 있는 회사만 5개에 달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2000여 개가 넘는 한국 기업 상표가 중국인 한 사람에게 도둑 맞은 셈이었다. 특허청에서 우리 기업의 상표를 보호할 만한 묘안은 없는지 자문을 구했으나 그 당시 중국 상표법은 해외에서만 유명한 상표를 보호해 주는 제도나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지 않았다. 유성원 변리사와 필자는 머리를 맞대고 중국 상표법과 판례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레카를 외쳤다. 중국 본토 내에서 자국의 브로커들에 대해 중국 상표법 제44조(기타 부정당한 수단으로 등록한 상표)를 적용하여 무효화시킨 최고인민법원 판례를 찾은 것이다. 이 판례와 함께 자국의 브로커들에 대해 중국 상표법 제44조를 적용해야 한다는 중국 법학자들의 법률칼럼 등을 모아 중국 상표 브로커들에 대한 대응 솔루션을 만들어 공동소송에 나섰다.첫 승소 소식이 전해진 기업은 서울우유였다. 중국 로펌에서 만들어 낸 소송 전략이 아닌, 필자가 일하는 특허사무소에서 수립한 소송 전략으로 첫 승소를 이끌어낸 것이다. 그 이후부터 줄줄이 승소 소식이 이어졌다. 53전 53승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유성원 변리사가 자신 있게 중국 상표 브로커 문제가 끝났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 소송을 하는 동안 중국 상표법과 심사기준이 개정되었기 때문이다. 처음 당소가 제안했던 중국 상표법 제44조 외에도, 중국 상표법 제4조(상표 출원 자격), 제7조(신의성실의 원칙), 여러 상표심사기준을 통해 상표의 진정한 사용 의사 없이 경제적 이유를 목적으로 타인의 상표를 출원한 행위를 강력히 제지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 또한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타결로 중국을 포함한 아세안 국가들이 상표브로커 행위에 대한 근절을 국제적으로 선언하였기에 중국 상표브로커 문제는 이제 끝을 향해 가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중국 상표브로커들이 대놓고 상표 브로커 행위를 하는 건 확실히 끝이 났다. 과거 브로커들에게 선점 당한 우리 기업들의 상표를 되찾아 오는 일만 남아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중국 상표브로커들도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브로커들은 타인의 명의를 차용하거나 홍콩 등지에 유령 회사를 설립하여 출원하는 등의 행위를 일삼고 있다. 중국 상표브로커 문제는 끝났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다. 그러나 중국 로펌에서도 아무 법적 솔루션을 제공하지 못한 그 때도 우리는 성공했다. 앞으로도 한국 기업들과 대리인들이 새로운 승리의 이야기를 써내려 가리라 확신한다.전소정 지심특허법률사무소 대표 변리사

2022-03-16 14:52 전소정 지심특허법률사무소 대표 변리사

[브릿지 칼럼] 윤석열 정부에 바란다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3월10일 대선투표가 끝났다. 양당후보의 표차는 24만7077표, 0.7%였다. 대단히 근소한 표차로 사실상 ‘비긴게임’으로 정치적 출발점은 이제 같다고 볼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윤석열 당선인은 서울에서 50.5%를 득표, 이재명 후보(45.8%)를 4.7%, 31만표차로 승리했다는 점이다. 이는 문재인정부 5년간 서울집값 2배 폭등에 따른 문정권에 대한 심판으로 비문(非文)인 이 후보와 송영길 전 당대표가 뒤집어쓰긴 억울한 항목이라 할 수 있다.대통령직선제 실시 이후 13대 대선 노태우 후보때부터 19대 문재인 후보에 이르는 7회 대선을 거치면서 16대 노무현 대통령 말기 17대 대선 이명박 후보와 정동영 후보 때를 제외하곤 모두 전두환, 노태우 계열 정당후보가 민주당 계열 후보에게 서울에서는 패배했다. 이런 역사를 살펴보면 이번 대선 서울민심의 표출은 문정부에 대한 철저한 혐오라 할 수 있다.이제 새로이 들어설 윤석열 정부에게는 어려운 과제가 한 둘이 아니다. 우선 통계청의 2월말 발표에 의하면 출산율은 해마다 줄어 2020년 27만명선에서 2021년 26만명으로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2021년 합계출산율이 OECD주요국 중 최하인 0.81명이다.저출산은 핵심노동인구, 국방인력, 교육시스템 등에 거대한 늪으로 놓여있다고 할 수 있다. 저출산문제에 가장 강도높은 대책을 강구한 나라가 프랑스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을 국가가 책임진다’는 기본방침을 정하고 출산증가를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으며 강력한 가족정책을 추진했다. 한국도 지난 16년간 380조원을 썼지만 무용지물이라고 한다. 이것 갖고는 간에 기별도 가지 않는다는게 프랑스의 역설이다. 그들은 매년 180조원의 예산을 투입한다.가족수당제도, 신생아 환영수당, 육아휴직, 출산휴가. 그래서 프랑스는 합계출산율 1.8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출산·육아에 따른 돈만 지급한다고 될 일도 아니다. 절대적인 예산구조조정이 긴요하다. 박근혜정부, 문재인정부 모두 대선공약에 따른 예산구조조정은 공수표가 됐다. 문정부는 출발초기 국가부채가 2017년 660조2000억원을 415조5000억 증대시켜 1075조7000억원이 됐다.주상복합아파트와 함께 탁아소와 국공립유치원 그리고 병약한 노인을 맡길 수 있는 탁노소가 함께하는 주탁복합아파트가 나올 차례다.(2014년 11월 필자의 칼럼 ‘주탁복합아파트가 나와야’를 참조)한교(韓僑)는 720만명, 한국인구 5000만명의 14.4%, 한반도 총인구 7200만의 10%가 되는 세계 최대 해외동포 국가다. 한국의 고등교육받은 젊은이들 약 50만명을 해외동포, 한상(韓商)에 공급하여 유대를 심화시켰으면 좋겠다.(2014년 10월 ‘한교네트워크를 구축하라’참조)러시아 푸틴대통령이 뒤흔든 공급망 해결은 우리만의 핵심기술 틀어쥐고 경제회생에 성공해야 한다. 또 문정부 5년동안 부처 이기주의로 공무원 17만명이 늘었는데 조직축소가 필요하고 산업부와 외교부 그리고 공공기관 등 각 부처간 비효율도 살펴봐야 한다.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2022-03-14 14:25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브릿지 칼럼] 인생 2막, 잘 놀아야 잘 산다

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은퇴 이후 찾아오는 가장 큰 변화 중의 하나가 시간에 대한 변화이다. 시간 부자가 돼 많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행복한 노후를 위해선 재무적인 준비뿐만 아니라 건강, 관계, 여가활동 등 비재무적인 분야도 균형 있게 준비해야 한다. 돈이 많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 인생 2막에선 취미나 여가활동을 통해 행복해지는 방법을 강구하면 된다.평생을 직장과 일 위주로 살아온 베이비붐 세대들은 여가활동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놀 줄도 모른다. TV 시청이나 음주 등으로 인생의 30%가 넘는 노후를 쓸쓸하게 보내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장수가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취미나 여가활동은 활기찬 노후를 위한 필수조건이다. 선진국에선 평소 일과 여가 활동을 병행해왔기 때문에 은퇴 후에도 이를 적극 활용한다. 은퇴 후 제2의 직업이나 자원봉사로 연계해 새로운 인생 2막을 열기도 한다.여가활동의 준비는 크게 취미생활, 자원봉사, 평생학습과 자기계발 등의 세 분야가 있다. 그중  취미생활은 노후의 꽃이다. 취미란 현역 시절엔 휴식 개념의 재밋거리이지만, 노후엔 사회 활동을 위한 연결고리이자 생활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중요한 일이다. 먼저 자신에게 맞는 취미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 시절 하고 싶었지만 포기한 것, 예전에 했지만 그만둔 것, 남들이 잘한다고 칭찬해 주는 것을 떠올려 보자. 딱히 없다면 평소 해본 적은 없어도 관심 있는 분야에 도전하자. 부부가 함께하면 금상첨화다. 품목이 선정되면 목표 수준과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수립한다. 은퇴 후 취미는 전문가 수준으로 만들어야 좋다. 시간이 많아 집중할 수 있어 가능하다. 필요하면 다소의 자금 투자도 해야 한다. 이참에 필살기 하나 만들면 노후가 행복해진다. 통상 1~2년간의 학습, 3~4년의 숙달 기간을 거치면 된다. 여기에 컴퓨터, SNS, 글쓰기, 사진까지 병행하면 홍보까지 할 수 있어 재능 기부나 자원봉사는 물론 제2의 직업으로까지 연결할 수 있다.자원봉사는 은퇴 후의 상실감과 무력감을 해소하고 자신의 삶을 보다 의미 있고, 보람되게 한다. 노후엔 사망 위험을 감소시키고 치매나 우울증도 예방한다. 건강도 더 좋아지고 지역사회 발전에도 기여해 자원봉사가 행복한 노후를 보내기 위한 좋은 방책으로 활용된다. 그간 주변의 많은 도움을 받고 살아왔다. 무엇보다도 자기 몫의 사회적 기여를 아직 건강하고 여력이 있는 이 시기에 해야 한다.평생학습과 자기 계발은 은퇴 생활의 보람과 활력을 찾고 자아실현을 위해 필요하다. 성취감, 자신감은 물론 자신을 발전시키고 잠재 역량과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공부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몰입과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평생교육 기관이나 방송통신대학, 사이버대학, 폴리텍대학 등 저렴한 비용으로 참여할 수 있다.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교수는 ‘노는 만큼 성공한다’라는 저서를 통해 지금은 잘 노는 사람이 창의력이 풍부해 성공하는 시대라고 했다. 은퇴 후 찾아오는 번아웃 증상을 해소하고 은퇴 생활이 풍요로워지려면 잘 놀아야 가능하다.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노는 여가활동 계획을 세워야 한다. 여가활동에 관한 중장기 마스터플랜과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해 인생 2막을 시간 관리를 통한 행복 추구로 제2의 황금기로 만들자.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

2022-03-13 14:39 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

[브릿지 칼럼] 실업함정 중년 구하기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5060세대가 실업의 함정에 내몰리고 있다. 숫자도 많아 사회문제화 될 확률이 높다. 베이비부머만 봐도 1700만명(1955~75년생)에 달한다. 꽃다발 주고받던 정년은퇴 이벤트는 샘플 자체가 급감했다. 쫓기듯 주섬주섬 떠나는 게 일반적이다. 명예퇴직이라 불리나 실은 구조조정이다. 가정경제를 이끌고, 한국사회를 떠받친 거대 인구가 대규모 실업위기 앞에 선 셈이다. 보살핌을 받을 정책대상도 아니다. 유소년·고령자와 달리 복지 혜택을 기대하기 어렵다.곧 현실화 될 정년연장은 이들을 구해줄까. 기대난망이다. 정년연장의 수혜는 의외로 꽤 제한적이다. 공무원·대기업이 아닌 한 정년연장이 적용되기란 어렵다. 고임금인데다 정년연장 때 적정직무를 부여하기도 힘들다. 국민연금 수급 연력 축소(65세 이상)와 맞물려 정년연장은 필요하지만,  취업쟁탈 등 세대간 불필요한 갈등의 소지를 키워낼 우려가 적잖다. 절대다수의 5060세대에게 ‘정년연장→계속고용’은 만만찮은 허들이다.  중년세대의 실업관련 사각지대는 차별적이다. 기술직 등 특수한 인적자본을 갖춘 블루칼라는 실업걱정이 적지만, 화이트칼라라면 차원이 달라진다. 사실상 50세 전후면 구조조정 그림자에서 자유롭지 않다. 특히 4차 산업혁명 등 시대흐름도 고용 없는 성장을 통해 혁신경로에서 비켜선 전통형 중년 일자리를 위협한다. 창업만이 유력한 실업안전망이 된다. 한국사회가 경기불황과 무관한 창업대국이 된 배경이다. 당연히 성공은 어렵다. 자영업자로의 변신은 최후카드다. 먼저는 재취업이나 전업이란 카드도 있지만 만만찮은 과제다. ‘구조조정→실업현실→구직활동→좌절반복→지출부담’이 더 현실적이다. 눈높이조차 낮아진다. 경력무관의 저임금·주변부 일자리라도 감사할 일이다. 창업선택 후 일상화될 폐업공포·무한경쟁보단 낫기 때문이다. 이때 일반적인 고용형태는 ‘정규직→비정규직’의 하향전환이다. 자연스레 ‘중산층→빈곤층’으로 미끄러진다. 뒷방 퇴물을 거부할지언정 불안·절망의 중년 채색은 불가피하다. 중년 위기의 씨앗은 일자리로 요약된다. 절체절명의 무직공포에 본격적으로 노출되는 연령대란 점에서 해결책도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1700만 명의 거대 중년이 사각지대에서 허우적대면 사회비용까지 급증한다. 중년 특유의 실업탈출을 위한 간절함은 다른 연령대보다 더할 수밖에 없다. 부모봉양·자녀부양·본인노후의 ‘트릴레마’ 탓이다. 사실상 사회갈등의 공통분모로 귀결된다. 뒤치다꺼리는 늘고 곳간은 비어간다면 버텨낼 재간은 없다. 5060세대의 노후난민화는 무조건 막을 일이다. 한국이 늙어가는 속도·범위는 세계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초고령사회(65세 이상 고령인구의 비중이 전체인구 20%가 넘는 것)로의 진입은 눈앞에 다가섰다. 다만 중년을 거치지 않은 노년이 없듯 초고령사회도 중년사회 그 다음의 일이다. 지금 이 순간이 중년사회란 뜻이다. 해서 고령 이슈에 초점을 맞추기 전에 중년의 화두부터 풀어낼 때 사상누각의 우를 피할 수 있다. 중년이슈를 면밀하고 확실히 장악해야 고령문제의 실마리도 찾아지는 법이다. 중년이 아픈 사회에 해맑은 노년은 찾아오지 않는다. 중년에 집중할 때다.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

2022-03-10 14:26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

[브릿지 칼럼] 제20대 대통령에게 바란다

이계안 2.1지속가능재단 설립자이제 이 원고의 작성일 기준으로 내일이면 민주주의의 꽃인 대통령 선거에서 ‘스타’가 탄생한다. 결승점을 향해 끝까지 열심히 달려온 12명의 후보들. 목이 쉴 대로 쉬어 더 이상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강행군이었다. 누군가는 4419만 7692명의 유권자들 가운데 최다 득표를 했고 그렇게 대통령으로 결정된 후보는 긴긴 대선 레이스에서 가장 멋진 스타로 탄생하게 되었다. 개인의 영광이자 가문의 명예다. 5000만 국민에서 단 한 사람. 이 얼마나 감격스러운 순간일까.그러나 대통령은 개인의 영광이나 가문의 명예나 따질 스타 탄생에 그쳐서는 안된다. 5000만 국민의 미래가 그의 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대선 레이스에서 보다 더 길고도 힘든 5년이 앞에 기다리고 있다. 사사건건이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막중한 무게감으로 어깨를 짓누를 것이고, 잠자리에 누워도 깊은 숙면에 들 수 없는 순간의 연속이다. 영광과 명예에 젖어있을 틈이 어디 있으랴.특히 이번 선거는 사전투표율이 36.9%로 역대 최고를 기록할 정도로 국민적 관심이 뜨거웠다. 그 만큼 새로운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이고, 대통령으로서 해야 할 임무가 막중하다는 뜻이다. 이런 의미에서 새롭게 결정될 대통령에게 세가지 당부의 말을 적어본다.첫째, 대선 과정에서 내걸었던 공약들을 전부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주문한다. 이번 선거 과정이 치열했던 만큼 우리나라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공약이 남발되었다. 경제적 타당성은 뒤로 하고, 표가 될 법한 공약은 무엇이던지 내걸었다. 그 많은 공약을 다 실행하려면 국가 재정이 고갈되던지, 세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 이것은 견딜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모든 공약 하나하나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경제적으로 타당한 정책으로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국민 또한 수용해야 할 것이다.둘째, 신성장동력 산업 육성에 모든 정책 역량을 집중해주기 바란다. 그 중에서 4차 산업혁명과 신에너지 패러다임은 필수다. AI와 메타버스, 수소·전기차와 드론, 이를 뒷받침하는 반도체 등등 새로운 산업의 거대한 물결에서 우리나라가 중심에 설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 차세대 주역이 될 2030들이 세계 경제의 주역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새로운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또한 수소를 포함하는 신에너지 패러다임 하에서 저렴하고 충분한 양질의 에너지가 확보될 수 있도록 미래 50년 에너지 체계를 원점에서 재정립해야 할 것이다.셋째, 마지막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어줘야 한다. 비록 선거에서는 절반의 지지로 당선 되었지만, 당선되지 못한 나머지 후보들을 지지한 국민까지 모두를 대표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 크던 작던 그들의 목소리도 시대정신이고, 귀를 기울여야 할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선거가 당선을 위한 민심 ‘갈라치기’였다면, 선거 이후에는 갈라 쳤던 민심을 되모으는 ‘대탕평’이 필요하다. 제1 야당 및 소수 정당들과도 국가의 미래를 위해 머리를 맞댈 수 있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그들의 정책까지도 과감히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당선을 축하드린다.이계안 2.1지속가능재단 설립자

2022-03-09 14:08 이계안 2.1지속가능재단 설립자

[브릿지 칼럼] 느끼는 능력

안미경 예담심리상담센터 대표·교육학 박사소년 범죄를 다룬 넷플릭스 시리즈물 ‘소년심판’이 화제다. 극중 보호처분을 받은 청소년들을 위탁받아 돌보는 시설의 원장은 이렇게 말한다. ‘상처가 많은 아이들은 더 이상 크지 못하고 그 안에 갇혀서 그냥 시간만 흐른다’고. 그렇게 성인이 돼도 내면엔 여전히 치료되지 않은 상처를 지닌 채 남아있는 아이가 있다. 이 아이는 종종 잘 이해되지 않는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내며 우리를 당황시키곤 한다. SBS 드라마 ‘그 해 우리는’의 주인공 국연수가 남자친구와 헤어지는 장면이 그렇다. 어느 날 갑자기 그녀는 그토록 소중한 남자친구를 아무런 말도 없이 ‘버린다’. 실은 가난이라는 자신의 지난한 고통을 도저히 같이 공유할 수 없어서 내린 마음 아픈 결정이다. 하지만 가난이라는 경험 자체가 이별의 진짜 이유는 아니다. 이는 국연수 내면에 있는 아이의 아픔과 두려움에서 비롯된 행동이다. 우리가 맞닥뜨리는 어떤 현실은 지독하게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그것이 비극으로 방점 찍히는 것은 별개의 사안이다. 살면서 겪게 되는 아픔이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 되려면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느끼는 것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자연스러운 능력이지만 실상 그렇지도 않다.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서다. 이들에게 느낌이나 감정을 물으면 대부분은 생각이나 의견을 말한다. “그건 아니라고 느꼈다” “부모님은 평범하고 성실한 분이다”라는 식이다. 모든 느낌을 좋다 싫다는 두 단어로 표현하기도 하고 심지어 아무 느낌이 없어서 모르겠는데 느끼는 게 어떻게 하는 거냐고 묻기도 한다. 전문직 고학력자라고 다를 바 없다.느끼는 능력을 상실해가는 데는 이를 단순히 감상적인 것으로 치부해버리는 편견이 작용한다. 객관성과 타당성, 논리적 명쾌함이 강조되는 요즘 사회에서 모호하고 미묘한 느낌이나 감정을 언급하는 것은 논리적이며 유치한 것으로 간주돼 억눌리거나 배제되기 일쑤다.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내밀지 않게 되는 법이라서 속상함, 억울함을 들어주지 않으면 이를 견디기 위해 자기 느낌들을 마비시키게 된다. 드라마 속 정연수나 비행에 연루된 청소년처럼 이들의 태연한 행동은 실제로는 너무 두려워서 회피하려는 무의식적인 선택일 경우가 많다.자신의 느낌을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는 편향된 생각과도 관련이 있다. 부모님이 무섭지만  부모님을 나쁘게 말하는 거라는 생각에 머뭇거리고 그럼 자신이 나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엄격한 분”으로 바꿔버린다. 자상한 남편이어도 나는 그런 자상함이 귀찮을 수 있고 동생이 버릇없이 굴어도 나는 마냥 귀여울 수 있다. 느낌은 맞고 틀림이 없다. 좋은 사람도 내 맘이 안동하면 별로인 거고 음식이 식었어도 잘 먹었으면 맛있는 거다. 좋은 사람은 싫어하면 안 되고 식은 음식을 맛있어 한다고 틀린 게 아니다. 느낌이 어떠해야 한다는 전제 자체가 잘못이다.살면서 좋은 것만 느끼며 지낼 수 있을까. 가능하지 않은 것에 손을 뻗는 것, 그것이 비극이지 고통은 비극이 아니다. 눈 앞의 고통과 두려움에 겁먹지 않으면 좋겠다. 불행이라고 속지 않으면 좋겠다. 그것이 무엇이든 스스로의 느낌을 신뢰하고 받아들이며 집중하면 좋겠다. 상처는 아픔을 느껴야 치료할 수 있다. 아플 수 있는 자만이 온전한 자신이 되어 진정한 봄의 향기도 누릴 수 있다.안미경 예담심리상담센터 대표·교육학 박사

2022-03-07 14:31 안미경 예담심리상담센터 대표·교육학 박사

[브릿지 칼럼] 대선 여론조사에 나타난 부동산 정책 실패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는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가 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5년간 집값과 전세가격이 폭등하여 무주택 서민들의 분노가 여론조사에 나타난 것으로 보여진다.지난 2월 17일 지상파 방송 3사 공동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번 대선의 성격에 대해선 ‘정권연장’을 위해 여당 후보에 힘을 실어야 36.3%, ‘정권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에 힘을 실어야 54.9%로 나타났다. 정권교체 여론이 정권연장보다 18.6% 높게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서 긍정평가가 43.7%, 부정평가는 54%로 부정평가가 10.3% 높게 나타났다. 정권교체 여론과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가 50%를 넘어서고 있는 중심에는 부동산 정책 실패가 자리하고 있다. 먼저, 이번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가 부각되어 있다. 올해 1월 2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문재인 정부가 가장 잘못한 일로는 부동산 정책이 38.4%가 높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코로나19 대처가 미흡했다는 응답이 7.3%, 경제·민생 해결 부족 4.3%, 공직자 인사 문제 3.9%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2월 18일 발표한 문재인 대통령 직무수행 부정평가는 53%였으며, 부정평가 이유로는 부동산 정책 23%, 코로나19 대처 미흡 12% 등으로 나타났다. 또한 진보정당이 전통적으로 강했던 서울의 민심도 그렇다. 2월 17일 지상파 방송 3사 공동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의 경우 이재명 후보 30.0%, 윤석열 후보 41.8%로 윤석열 후보가 11.8% 앞서 있다. 경기·인천의 경우 이재명 후보 37.2%, 윤석열 후보 37.6%로 박빙으로 나타났다. 과거 선거를 보면 서울은 항상 진보정권의 텃밭이었다는 점에서 이재명 후보가 서울에서 부진한 것은 의외라고 할 수 있다.그리고 진보정당 후보가 20~30대 젊은 층에서의 부진한 점도 특이하다. 젊은 층은 전통적으로 진보성향이 강하다. 2월 17일 지상파 방송 3사 공동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18~29세 이재명 21.6%, 윤석열 28.6%였으며, 30대는 이재명 31.9%, 윤석열 34.1%로 20~30대가 윤석열 후보를 더 많이 지지하고 있다. 20~30대가 야당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것은 젊은 층의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진 영향이다. 마지막으로 중산층의 불만도 만만치 않다. 2월 17일 지상파 방송 3사 공동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념 성향별로는 표심의 풍향계인 중도층에서 이재명 32.1%, 윤석열 37.1% 로 오차범위 밖 격차를 보였다. 중산층의 경우 대부분 1주택 소유자인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재산세, 종부세 부담이 증가하면서 불만이 고조되어 있는 상태이다. 다급해진 여당 후보조차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급확대를 위한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 용적률 상향, 공공임대주택 공급확대 같은 공약이다. 뿐만 아니라 양도소득세 일시완화를 통해 시장에 매물이 많이 나오게 하겠다는 공약도 내 놓고 있다. 그러나 여당 후보가 내놓는 부동산 정책들은 급등한 집값과 전세가격을 원래대로 돌려놓기에는 한계가 있다.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

2022-03-06 14:18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

[브릿지 칼럼] 경제 성장 위해 기업 규제 풀어야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다시 경제 성장의 길로 가자”는 정치권의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제 20대 대통령 선거에 나선 여당과 야당의 주요 후보들 모두 경제 성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특히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고 자임하고 나섰다. 이제는 어떻게 하면 경제를 다시 성장시킬 수 있을 지 고민해야 할 때다.현대 자본주의에서는 기업이 경쟁을 통해 성장의 과실을 만든다. 경제의 주요 경쟁 단위가 기업인 셈이다. 기업 경제가 활성화된 나라에서는 예외 없이 경제성장률이 높다. 미국이 세계 경제를 이끄는 힘이 바로 ‘기업’에서 나온다. 구글이나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등 IT(정보기술) 혁신을 통해 등장한 기업들은 모두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되었다. 치열한 시장 경쟁을 통해 성장한 이들 기업이 바로 미국의 핵심 역량이다.우리나라에도 글로벌 기업들이 있다. 바로 삼성이다. 또 현대자동차와 SK, LG가 있다. 모두 세계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이 있기에 우리나라의 개방성이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오래 전에 나온 기업들이다. 1980년대 까지 이어진 고도 성장세가 꺾이면서 이후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새로운 글로벌 기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우리의 성장률이 다시 높아지는 것은 곧 새로운 글로벌 기업이 나오는 것을 의미한다.그렇다면 우리의 새로운 글로벌 기업은 어떻게 하면 나올 수 있을까? 바로 세계시장에서 무한 경쟁을 이겨내야 가능한 일이다. 그렇게 되려면 무엇보다 기업들이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기업에게 ‘경쟁할 자유’를 주어야 가능하다는 말이다. 경쟁력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나오기 때문이다. 경쟁 없이 세계 최고의 기업이 나올 수는 없는 일이다.‘대기업은 정부의 지원 속에서 나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당연히 사실이 아니다. 정부가 장려하고 지원한다고 해서 모든 기업이 경쟁력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마음껏 경쟁할 수 있도록 허용해 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성공한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모두 그런 경쟁 과정을 통해 최고의 기업이 될 수 있었다.과거 우리나라 기업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선진국 시장에서 못 사는 나라의 기업을 믿어 줄 리 없었다. 그런 역경을 우리 기업들은 극복한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최고의 기업이 나오는 것은 과거에 비해 훨씬 수월해진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글로벌 기업이 나오지 않는 것은 기업을 둘러싼 정책 환경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할 수 밖에 없다.대선 후보 같은 정치인들의 공약 만으로 경제를 성장시킬 수는 없다. 정권이 경제 성장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표명하고,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경쟁하는 여건을 조성해 줄 필요가 있다. 이제는 지원과 차별 정책, 대기업에 대한 중복된 규제를 제거해야 할 때다. 이것이 우리의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길이다. 기업이 경쟁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바로 성장으로 가는 길이다.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2022-03-03 15:15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