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인생 2막, 잘 놀아야 잘 산다

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
입력일 2022-03-13 14:39 수정일 2022-04-24 23:47 발행일 2022-03-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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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

은퇴 이후 찾아오는 가장 큰 변화 중의 하나가 시간에 대한 변화이다. 시간 부자가 돼 많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행복한 노후를 위해선 재무적인 준비뿐만 아니라 건강, 관계, 여가활동 등 비재무적인 분야도 균형 있게 준비해야 한다. 돈이 많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 인생 2막에선 취미나 여가활동을 통해 행복해지는 방법을 강구하면 된다.

평생을 직장과 일 위주로 살아온 베이비붐 세대들은 여가활동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놀 줄도 모른다. TV 시청이나 음주 등으로 인생의 30%가 넘는 노후를 쓸쓸하게 보내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장수가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취미나 여가활동은 활기찬 노후를 위한 필수조건이다. 선진국에선 평소 일과 여가 활동을 병행해왔기 때문에 은퇴 후에도 이를 적극 활용한다. 은퇴 후 제2의 직업이나 자원봉사로 연계해 새로운 인생 2막을 열기도 한다.

여가활동의 준비는 크게 취미생활, 자원봉사, 평생학습과 자기계발 등의 세 분야가 있다. 그중  취미생활은 노후의 꽃이다. 취미란 현역 시절엔 휴식 개념의 재밋거리이지만, 노후엔 사회 활동을 위한 연결고리이자 생활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중요한 일이다. 먼저 자신에게 맞는 취미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 시절 하고 싶었지만 포기한 것, 예전에 했지만 그만둔 것, 남들이 잘한다고 칭찬해 주는 것을 떠올려 보자. 딱히 없다면 평소 해본 적은 없어도 관심 있는 분야에 도전하자. 부부가 함께하면 금상첨화다. 

품목이 선정되면 목표 수준과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수립한다. 은퇴 후 취미는 전문가 수준으로 만들어야 좋다. 시간이 많아 집중할 수 있어 가능하다. 필요하면 다소의 자금 투자도 해야 한다. 이참에 필살기 하나 만들면 노후가 행복해진다. 통상 1~2년간의 학습, 3~4년의 숙달 기간을 거치면 된다. 여기에 컴퓨터, SNS, 글쓰기, 사진까지 병행하면 홍보까지 할 수 있어 재능 기부나 자원봉사는 물론 제2의 직업으로까지 연결할 수 있다.

자원봉사는 은퇴 후의 상실감과 무력감을 해소하고 자신의 삶을 보다 의미 있고, 보람되게 한다. 노후엔 사망 위험을 감소시키고 치매나 우울증도 예방한다. 건강도 더 좋아지고 지역사회 발전에도 기여해 자원봉사가 행복한 노후를 보내기 위한 좋은 방책으로 활용된다. 그간 주변의 많은 도움을 받고 살아왔다. 무엇보다도 자기 몫의 사회적 기여를 아직 건강하고 여력이 있는 이 시기에 해야 한다.

평생학습과 자기 계발은 은퇴 생활의 보람과 활력을 찾고 자아실현을 위해 필요하다. 성취감, 자신감은 물론 자신을 발전시키고 잠재 역량과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공부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몰입과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평생교육 기관이나 방송통신대학, 사이버대학, 폴리텍대학 등 저렴한 비용으로 참여할 수 있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교수는 ‘노는 만큼 성공한다’라는 저서를 통해 지금은 잘 노는 사람이 창의력이 풍부해 성공하는 시대라고 했다. 은퇴 후 찾아오는 번아웃 증상을 해소하고 은퇴 생활이 풍요로워지려면 잘 놀아야 가능하다.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노는 여가활동 계획을 세워야 한다. 여가활동에 관한 중장기 마스터플랜과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해 인생 2막을 시간 관리를 통한 행복 추구로 제2의 황금기로 만들자.

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