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사수첩

[기자수첩] 기술이 바꿀 세상, 두려움보다 희망

지난 한 해는 ‘차세대 기술의 해’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인공지능(AI)이다. 지난 2016년 바둑 두는 AI 알파고의 등장으로 우리에게 익숙해진 인공지능은 이듬해 바둑 기사 커제와의 대결에서도 완승하며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 줬다. 최근에는 개인비서 스피커, 챗봇, 번역 등 서비스 곳곳에 AI가 등장했다. 이처럼 AI를 비롯한 차세대 기술은 우리의 삶 곁으로 성큼 다가와 생활 속을 파고들고 있다.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IT기업에 소속된 엔지니어들은 공통적으로 ‘기술로 세상을 바꾼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방식은 다양하다. 구글은 AI 이미지 인식 기술을 통해 의료, 환경 분야에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시도를 했다. 사람의 시신경을 본떠 만든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안과의사가 부족한 지역에서 사진만으로 컴퓨터가 안과 질환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또, 바다를 찍은 항공사진에서 멸종위기종인 바다소를 찾아내는 데에도 AI 기술이 기여했다. 네이버의 기술 개발 자회사 네이버랩스는 근력증강 센서가 도입돼 적은 힘으로 무거운 물건을 움직일 수 있는 전동카트 로봇 ‘에어카트’를 개발, 현재 서점에서 활용하고 있다. 이 로봇의 특허 기술과 도면은 올해 상반기 내 공개돼 병원, 도서관, 공항 등 곳곳에서 쓰일 수 있을 전망이다.AI는 10여 년 전부터 개발돼 온 역사 깊은 분야지만, 최근 데이터 양과 컴퓨팅 성능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AI 학습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 양이 늘어나 ‘빅데이터’ 시장이 형성됐고, 이를 다룰 컴퓨터 성능도 함께 성장한 올해는 기술 발전 속도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AI의 발전 기반이 탄탄해질 올해, IT기업들이 기술로 사회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길, 그래서 기술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이해린 산업부 기자 lee@viva100.com

2018-01-03 15:33 이해린 기자

[기자수첩] 금리인상기 시험대 오른 한은

김진호 금융증권부 기자“스스로 용기를 내고 한발 앞서 도전하는 ‘퍼스트 펭귄(First Penguin)’처럼 진취적인 자세가 필요하다.”‘2018 무술년’ 새해를 맞이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임직원들에게 건넨 일성이다. 기준금리 인상과 각종 정책현안의 결정에서 늘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온 중앙은행에 ‘스타트업 기업’과도 같은 진취적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그만큼 올 한해 한은이 직면한 과제가 만만치 않다는 위기의식이 깔린 셈이다.한은이 안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은 바로 기준금리 추가인상 이슈다. 지난해 11월 무려 6년 5개월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긴축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지만, 추가인상을 확실할 만한 여건이 없기 때문이다.특히 통화정책 운영의 핵심 축을 차지하는 근원물가는 주저앉는 양상이다. 작년 11월 근원물가는 1.2%로 목표치(2%)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물가’가 목표치에 부합하기만을 마냥 기다리기도 어렵다. 미국과 정책금리가 같은 수준인 상황에 미 연준이 올해 빠른 속도(3~4차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될 경우 금융시장에서 외국인자금 이탈 우려는 고조될 수밖에 없다.또 여전히 높은 증가속도의 가계부채,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근간을 뒤바꿀 수 있는 가상화폐(암호화폐) 광풍도 한은이 직면한 과제로 거론된다.이처럼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목표로 하는 한은은 올해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각종 대내외 이슈를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면 중앙은행이 지닌 근본적 역할에 대한 의구심이라는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금융환경 속에서 금융시장 맏형인 중앙은행의 올해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다.김진호 금융증권부 기자  elma@viva100.com

2018-01-01 15:59 김진호 기자

[기자수첩] 연말에 떠오른 '정용진 발언'

박준호 생활경제부 기자‘한 번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 식상한 말이 됐지만, 그만큼 말이 갖는 무게는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물며 대기업 총수의 말은 어떤가. 사회적 지위 만큼이나 그 파급력이 작지 않다. 그만큼 총수의 말 한마디는 그룹 이미지는 물론 향후 경영전략 등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킨다.요즈음 말의 무게를 절실히 느끼고 있을 한 사람이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다.정 부회장은 지난 8월 스타필드 고양 그랜드 오픈 기념식에 참석한 후 취재진과 만나 “올해 안에 온라인사업과 관련해 깜짝 놀랄 만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공개적인 자리에서 경영 전략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것은 정 부회장만의 매력이다. 실제로 정 부회장의 발언 뒤에는 이를 증명하는 대규모 투자계획이 수반됐다.이번에도 자연스럽게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정 부회장의 ‘깜짝 발언’의 의중을 놓고 아마존·알리바바와의 협업, 국내 이커머스업체 인수 등 다양한 설이 제기됐다.그러나 시장을 놀라게 하겠다는 정 부회장의 장담이 무색하게 신세계의 행보는 잠잠하기만 하다. 소문만 무성할 뿐 신세계 관계자들도 영 감을 잡지 못하는 분위기다.업계에서도 올해 안에 가시화된 무언가가 나오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회의적인 시선이 커지고 있지만, 그나마 ‘정용진’이기에 혹시나 하는 일말의 기대감이 남아있다.과연 정 부회장은 수많은 취재진 앞에서 내뱉은 말에 책임질 수 있을까. 그가 직접 못박은 약속 시한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파격적인 발언으로 늘 시장을 놀라게 했던 그가 언행일치의 미덕을 보일지, 아니면 ‘말의 무게’를 새삼 실감할지 업계의 눈이 정용진 부회장의 입으로 쏠린다.박준호 생활경제부 기자 jun@viva100.com

2017-12-28 15:09 박준호 기자

[기자수첩] '주거복지 사각' 실수요자 위한 대책 나와야

김동현 사회부동산부 기자문재인 정부는 6·19 대책을 시작으로 12·13 임대사업 활성화 방안까지 올 하반기 7개의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다. 투기 수요의 과다유입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과열됐다는 평가 속에 규제책 발표 이후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호가 하락 및 거래 위축 등의 현상이 나타났다.청약경쟁률도 평균 12.62대 1로 지난해 평균 14.35대 1보다 다소 하락했다. 수치 상으로는 시장이 안정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정은 그렇지 못하다. 투기세력을 잡기 위해 중산층 서민들의 한숨이 늘고 있다는 부동산 업계의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내년에도 강력한 규제를 연이어 내놓을 예정이다. 당장 내년 1월 1일부터 신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가 적용되고,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중도금대출 보증한도도 내년부터 기존 6억원에서 5억원으로 줄어든다. 이 같은 규제는 결국 내집마련에 대출이 필수로 작용하는 실수요자들의 한숨만 늘게 할 것으로 보인다.정부의 공급 정책에 대한 시선도 차갑다. 임대주택 공급 대책에 대해서는 100만 가구라는 수치만 내세운 채 구체적인 공급 방안이 없다. 임대등록 활성화 방안 역시 세금 부담 완화라는 유인책을 내세웠지만 4년 또는 8년 등 일정 기간 매도 제한이라는 조건 탓에 다주택 보유자들이 선뜻 움직이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이 밖에 내년 하반기부턴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이 은행권 대출심사에 도입된다.정부가 지금까지 내놓은 부동산 규제책들을 되짚어보면 중산층 서민들이 배제된 체 투기수요 잡기에만 너무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주거복지 혜택 대상에서 빠진 중산층을 위한 대책 마련을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투기수요 억제’와 ‘실수요자 보호’ 사이에서 균형을 맞출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김동현 사회부동산부 기자 gaed@viva100.com

2017-12-27 14:55 김동현 기자

[기자수첩] 청약시장 위장전입, 이대로 둘 건가

장애리 사회부동산부 기자“원칙 지키는 사람들만 바보가 되고 있습니다.”최근 부동산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나 커뮤니티에는 위장전입 감시 및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이들 사이트에서 위장전입을 검색하면 비슷한 질문과 답변들이 무수히 나온다. “위장전입해서 걸리는 경우를 못 봤다”, “정직한 사람들이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처벌이 강화돼야 한다” 등의 내용이 줄을 잇는다. 한 네티즌은 “많은 사람들이 속으론 찜찜해하면서도 ‘남들 다하는데 뭐 어때’란 식으로 자위한다”는 글을 올렸다. 실제로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청약가점제 강화가 적용된 이후 국토교통부와 청와대 등에 가점제의 허점을 노린 불법행위를 막기 위한 개선안을 마련해 달라는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청약 1순위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분양하는 아파트 지역으로 주소만 몰래 옮겨놓거나 위장전입을 통해 부양가족 수를 늘려 청약 가점을 높이는 게 대표적인 위장전입 행위다.최근 위장전입 문제가 고개를 드는 이유는 지난 10월부터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하는 전용면적 85㎡ 이하 아파트를 100% 가점제로 배정하도록 청약요건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로또청약’이란 신조어가 만들어질 만큼 아파트 분양 열기가 높아진 것도 한 원인이다. 이 같은 불법행위를 근절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몇몇 전문가들은 개선방안을 묻는 기자에게 “비용·인력 문제 때문에 청약 당첨가구를 일일이 확인하는 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순 없다. 공공연하게 저질러지는 불법 행위도 막지 못하면서 어떻게 투기를 잡고 집값을 안정시킬까. 공평한 잣대가 적용되고 엄격한 감시와 부당 행위에 대한 제재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 정책의 위상이 바로 선다. 정책당국이 심각하게 고민해 볼 문제다.장애리 사회부동산부 기자 1601chang@viva100.com

2017-12-25 16:13 장애리 기자

[기자수첩] 증권가 유리천장, 깨지려면 멀었다

유혜진 증권부 기자얼마 전 한국예탁결제원과 대신증권, 미래에셋캐피탈의 정기 승진인사에서 각각 여성 임원이 처음으로 나왔다. 창사 이래 최초라며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예삿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증권가 유리천장이 깨지려면 멀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몇 천명 되는 직원 중 여성임원이 없는 회사가 허다하다. 한국 자본시장을 총괄하는 한국거래소조차 여성 임원을 두지 않았다. 정기 인사철만 되면 최초의 여성 임원이 나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발표될 인사도 마찬가지다.민간기업이라고 다르지 않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NH투자증권의 여성 임원은 0명이다. 이 회사 임원이 46명인데 그 중 여성은 없다. 임원 40명을 거느린 한국투자증권에도 여성 임원은 없다.여성 임원이 있는 회사마저 임원 수에 비하면 새 발의 피 수준이다. 미래에셋대우 강서지역본부장(상무보)이 이 회사 단 1명의 여성 임원이다. 미래에셋대우 임원은 89명이나 된다. KB증권은 임원 53명 가운데 사외이사와 자산관리(WM) 부문장(부사장) 1명씩을 여성으로 뽑아 놨다. 삼성증권에서는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SNI사업부장과 삼성타운금융센터장 총 2명이 여성 임원이다.여성이 없어서 임원도 없는 게 아니다. 금융투자업계의 여성 직원 비율은 40%가량이다.이 업계에는 성과주의가 뿌리내려 있다. 능력을 드러내면 승진할 수 있는데, 문제는 이럴 만한 일에 여성이 상대적으로 못 낀다는 점이다. 주요 증권사에서 본사영업과 기업금융을 맡은 남성 직원이 4명이라면 여성은 1명 정도 된다.역량을 뽐낼 자리부터 깔아줘야 유리천장이 깨질 수 있다.유혜진 증권부 기자 langchemist@viva100.com

2017-12-21 15:03 유혜진 기자

[기자수첩] '암호문자' 은행 용어들, 쉽게 바꾸자

이경남 금융부 기자“DTI, DSR, ISA, IRP 등 용어가 너무 많고 어려워 다가가기가 쉽지 않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이 은행업무와 관련해 털어놓은 불평이다. 은행업무도 봐야 하고 새로운 재테크 수단도 찾아야겠지만, 생소한 용어들을 접할 때면 지레 겁부터 난다는 것이 지인의 설명이다.비단 기자가 만난 지인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금융소비자들이 은행을 찾고 나서 “이 용어가 무슨 의미냐”고 묻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 은행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온갖 영어 약자에 한글로 풀어 써도 의미를 알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은행권에서는 은행업무에 사용되는 용어들은 전문용어이며 국제적으로도 통용돼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곤 하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은행업은 우리나라 모든 국민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산업 중 하나다. 개인의 삶의 시간이 누적될수록 은행과 필연적으로 가까워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어려운 금융용어가 은행과 금융소비자 사이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는 원인으로 작동하고 있다.실제 올해 초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2016년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은 금융상품 선택, 평소 재무상황 점검 분야 등에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들이 금융소비자에게 좀 더 친절하지 못한 결과다.또 카카오뱅크가 은행업의 ‘메기’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간 복잡하고 어려웠던 은행업에 ‘쉽고 간편함’을 입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은행은 어려운 금융용어와 작별을 고하고 금융소비자에 한발짝 더 다가가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고객중심’ 영업은 멀리 있지 않다. 그저 소비자가 가벼운 마음으로 은행에 들어설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뿐이다.이경남 금융부 기자  abc@viva100.com

2017-12-20 15:09 이경남 기자

[기자수첩] 시진핑이 달라졌다

채현주 국제부 기자‘신시대 중국 특색 대국외교’를 강조하며 집권 2기를 시작한 시진핑 국가 주석. 그가 한국은 물론 일본 등 갈등을 빚고 있던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시 주석은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3불(不)’과 ‘쌍중단’은 언급하지 않으며 이전과 달리 수위가 낮아진 표현을 사용했다. 기자회견에서도 “모두가 아는 이유 때문에 중한 관계는 곡절을 겪었다”며 ‘사드’라는 껄끄러운 단어를 애써 피했다.앞서 지난 13일 시 주석은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식에서도 3년 전 일본을 정면 비판했던 때와 달리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다른 간부가 대신 읽은 연설문을 통해 시 주석은 “전쟁은 중국 뿐 아니라 일본에게도 큰 상해를 입혔다”며 “양국이 역사를 거울 삼아 미래로 나아가 인류평화에 공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갸우뚱하는 눈치다. 닛케이 신문은 이날 “완강했던 중국이 누그러지기 시작했다”며 시 주석의 변화를 심층 분석했다.시 주석은 그동안 아베 신조 총리와의 회담에서 자료를 읽기만 했다. 또 모든 사진에서 시 주석은 시무룩한 표정을 일관했다. 하지만 지난 11월 베트남 회담에서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내용을 직접 설명하는가 하면, “중국 관광객들이 일본서 비데나 밥솥을 많이 산다”며 일본을 띄우는 유머 섞인 멘트까지 던져 웃음 짓게 했다. 당시 아베 총리도 놀라는 눈치였다.이런 시 주석의 행보에 ‘상생을 통해 세계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신시대 대국외교가 가동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중국에는 대북 대응 등 현안 이슈가 너무도 많다. 어떤 변수가 대두되더라도 시 주석이 지금과 같은 ‘상생행보’를 지켜갈 지 지켜볼 일이다.채현주 국제부 기자 chjbrg@viva100.com

2017-12-18 15:23 채현주 기자

[기자수첩] 제자리 맴돈 보험료 카드납부

정다혜 금융증권부 기자금융당국이 보험료 카드납부 확대방안 추진에 나섰으나 업계간 이견으로 연기됐다. 보험료 카드납부를 둘러싼 가장 큰 쟁점은 수수료율 수준이다. 이를 놓고 카드결제를 허용하는 보험료 액수 한도를 설정하거나 보험 유지 기간별로 수수료율을 차등하는 방안 등 여러 대안이 제시됐지만 보험업계와 카드업계의 의견이 크게 갈려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현재 보험사들은 고객이 보험료 카드 결제 시 카드업계에 수수료로 결제금액의 2.2∼2.3%를 내고 있다.하지만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수수료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특히 예·적금이나 펀드와 유사한 성격의 금융상품인 저축성보험은 가입자에게 원금 이상을 제공해야 하는 만큼 카드 수수료까지 부담하기 어렵다.카드 수수료는 사업비 처리도 되지 않는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에 따라 가맹점이 고객에게 수수료를 전가하는 것은 위법이어서 보험료 카드 결제 시 보험사는 가맹점 수수료만큼 사업비에 포함할 수 없는 별도의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카드 수수료 부담 여파가 보험료에 반영될 경우,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를 위한 제도가 오히려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보험업계는 보험료 카드납부를 확대하려면 현재 2%대의 수수료율을 1% 수준으로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이에 대해 카드업계는 수수료를 원가 이하로 낮추는 것이라며 최대로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0.2∼0.3%포인트에 불과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타 가맹점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수수료율을 낮출 수 없다는 것이다. 당국은 카드 수수료율을 재산정하는 내년 하반기 다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태 해결하지 못한 해묵은 숙제를 풀 수 있을지 의문이다.정다혜 금융증권부 기자  apple@viva100.com

2017-12-17 14:48 정다혜 기자

[기자수첩] 12월 임시국회는 왜 열었나

한장희 정책부 기자12월 임시국회가 개회되어 벌써 나흘이 지났건만 각 법안들을 논의해야 할 상임위가 대부분 공전 중이다. 여야가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생긴 앙금 때문에 대치 중이라는 표면적 설명도 이해가 되지 않지만, 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대다수 의원들이 국회는 뒤로 한 채 ‘출장’이라는 명목으로 해외에 나갔거나 연말 지역구 행사에 얼굴 도장을 찍으러 다니느라 임시국회가 겉돌고 있는 것이다.여당인 민주당의 추미애 대표는 11일부터 6박 8일 일정으로 러시아로 떠났고, 제 1야당인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13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 중이다. 정세균 국회의장도 13일 페루로 출국했다.상임위 가운데 국방위원들은 13일부터 미국과 일본을 방문 중이며, 정무위원회도 이번 주말부터 3박 4일 동안 외국 금융 당국 및 기관 실태 조사에 나선다.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의원 일부도 중국 등을 찾는다.모두 100일간의 정기국회로 미뤄뒀던 해외 및 지역 방문 일정을 소화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차라리 정기국회가 끝나고 휴회를 하고 나갔다면 누가 뭐라 토를 달겠는가.여야 원내대표는 정기국회 직후, 12월 임시국회에 합의했다. 산적한 민생 현안과 내년 지방선거와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내년 2월까지 개헌안을 만들어야 했기에 긴박감까지 느껴졌었다.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이런 상황에도 국민들의 혈세는 계속 지출된다. 휴회라면 평상시 세비가 나가겠지만, 개회 때라 상임위 활동수당 명목으로 세비가 더 지급된다.국회의원들에게 묻는다. 임시국회는 왜 열었는지, 개헌 할 의지는 있는지, 민생법안 처리 의지는 있는지, 국민들이 무섭긴 한지 말이다. 2년 뒤 총선 이후에도 국회 본회의장에 이들의 명패가 그대로 남아 있을지 미지수다.한장희 기자 mr.han777@viva100.com

2017-12-14 15:43 한장희 기자

[기자수첩] 6관왕 나문희… 77세가 어때서!

이희승 문화부 기자스크린에서 노년의 삶이 화두다. 가장 먼저 77세 여배우 나문희는 생애 최고의 해를 맞고 있다. 지난 9월 개봉한 영화 ‘아이 캔 스피크’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연기한 그는 제1회 더서울어워즈를 시작으로 영평상, 청룡상, 디렉터스컷,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여성영화인상 등 여우 주연 6관왕에 올랐다. 나문희는 한 시상식 소감에서 “동료들도 많이 가고 저는 남아서 이렇게 좋은 상을 받게 됐다. 이렇게 늙은 나문희가 상을 받다니…. 각자의 자리에서 모두 상을 받으시길 바란다”고 황혼의 수상소감과 기쁨을 토로했다.영화의 원작자는 나문희를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고 알려졌다. 배우로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제한되는 역할 구분을 당연시하지 않았다. 이번 역할도 단순히 ‘피해자 할머니’에 국한시키지 않았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나이가 많다고 당연하게 생각되는 푸근함과 너그러움을 가장 경계한다. 나는 예민하고 일에 있어서는 꼬장꼬장한 편”이라며 여배우의 아우라를 뽐내 왔다.그래서일까. ‘아이 캔 스피크’ 캐릭터는 좀 더 나문희다운 결연함이 묻어난다. 극중 구청민원 할매 옥분은 젊은세대들을 기함하게 만드는 성격이지만 남다른 잔정이 넘치는 캐릭터다. 무식하고 막무가내인 성격인 듯하지만 그만의 방식으로 주변을 챙긴다. 실제로 영화 홍보 활동이 끝나고 나문희는 고생한 홍보팀에 소소하지만 진심어린 선물을 했다고 전해진다. 무심한 듯 건넨 선물함에는 여자라면 한번쯤 선물받고 싶었던 브랜드의 립스틱이 담겨 있었단다.대부분 70대 후반이면 인생의 황혼기를 떠올린다. 하지만 나문희는 또 다른 시상식에서 앞으로의 계획을 이렇게 밝혔다. “저는 평생 ‘큐’ 소리를 들으며 연기해 왔다. 앞으로도 ‘큐’ 소리를 주는 감독님과 계속 연기하겠다”고.이희승 문화부 기자  press512@viva100.com

2017-12-13 16:49 이희승 기자

[기자수첩] '바가지' 쓴 평창, 골든타임 놓친다

김보라 생활경제부 기자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바가지 숙박요금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강릉·평창 등의 숙박요금은 10만원 안팎에서 올림픽 기간엔 4~5배로 뛰었다. 심지어 일부업소는 단기 예약 거부는 물론 대회에 임박해 방 값을 높게 받으려 아예 예약을 받지 않고 있다.이 같은 터무니없는 숙박요금은 올림픽 열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국내 올림픽 관광객들이 “TV로 보겠다”, “KTX를 타고 당일치기로 가겠다”고 반발하며 등을 돌림에 따라 양심적인 숙박업소까지 피해를 보게 될 처지에 놓였다.실제 강원도에 따르면 강릉·평창 등 동계올림픽 경기가 진행되는 도시 숙박업소 계약률은 지난 1일 업소 수 기준 6%(총 4797곳 중 265곳 계약), 객실수 기준 14%(6만7879실 중 9288실)로 현저히 낮다.문제는 이러한 한탕주의가 매 번 계속된다는 점이다. 지난 2012년 열린 여수엑스포의 경우 개최 전 숙박요금이 1박에 20만~30만원까지 오르는 등 바가지요금으로 문제가 된 바 있다. 정부와 해당 지자체는 강력한 단속을 약속했지만 공염불에 그쳤다. 강원도 역시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고 세무서와 협의를 통해 과다한 요금을 받는 숙박업소에 대해 철저한 세무조사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미지수다.정부는 평창올림픽이 ‘바가지 올림픽’이란 비판을 받는 현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하루 빨리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다. 현지의 숙박업소들도 한탕주의에 빠진 몰지각한 행태가 올림픽의 질을 떨어뜨리고 관광객들로부터 외면을 받아 장기적으로 평창을 세계적인 겨울관광지로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리는 결과를 빚게 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바가지 요금과 불친절이 없는 세계인의 축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기대해본다.김보라 생활경제부 기자  bora6693@viva100.com

2017-12-11 15:14 김보라 기자

[기자수첩] 평창동계올림픽 또 하나의 변수

김수환 국제부 기자온 국민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고 있다. 북한의 도발 위협, 러시아와 미국 등 동계스포츠 강국의 참가 논란 등 올림픽 흥행과 성공 개최를 뒤흔들 문제로 우여곡절을 겪는 속에서도 올림픽 성화는 개막일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그런데 진짜 문제는 밖이 아닌 안에서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림픽의 시작과 끝을 장식할 개막식과 폐막식이 지붕 없는 주경기장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다.평창의 2월 밤 날씨는 차가운 바람 등으로 체감온도가 영하 14도 이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1994년 북유럽 노르웨이의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에서 기록한 영하 11도보다 낮다. 3만 5000여 관중들이 4~5시간을 지붕 없는 경기장에서 극심한 추위와 싸워야 한다는 얘기다. 자칫하면 개막식 전체를 위태롭게 만들 수 있는 문제다.로이터통신이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평창조직위에서는 개·폐막식 참석 관중들이 저체온증에 걸리지 않도록 담요와 핫팩 등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개막식에 초대될 160여 명의 VIP들에게는 일반 관중보다 더 크고 두꺼운 담요가 지급된다고 한다.결국 전 세계가 주목하는 대회의 운명이 날씨에 달려있는 꼴인데, 행사 도중 ‘이불 킥’ 하고 돌아가는 VIP나 관중들이 나오지는 않을까 걱정이다.유엔주재 미 대사는 북핵 위기 속에서 미국 선수들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라고 언급했다. 이를 개최국인 우리는 손님 맞을 준비에 부족한 점은 없는지 스스로 묻는 점검의 목소리로 받아들여야 되지 않을까.김수환 국제부 기자 ksh@viva100.com

2017-12-10 15:36 김수환 기자

[기자수첩] 포스트 사드…기업들, 대중국 새전략 짜야

박종준 산업부 기자13일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재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대중국 교역에서 새로운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사실 그 어느 때보다 이번 문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대한 기대감이 큰 배경에는 최근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학습효과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드 정국 이후 중국과의 교역 패러다임이 대전환을 맞은 상황이다.다행히 최근 양국이 관계 개선에 합의해 파국은 면했지만, 사드의 상흔은 여전히 우리 기업들에게 부담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가 단체관광을 허용하면서도 유독 롯데 면세점과 롯데 호텔 이용은 배제시켜 울상이다. 현대·기아차는 현지 시장에서 예전처럼 판매율이 올라오지 않고 있어 근심이 크다. 업계에선 이번 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을 통해 이런 난제들이 일거에 해소되길 바라는 눈치다. 삼성 등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장이자 한국의 수출 비중이 24.4%로, 미국(12%)의 두 배인 중국 시장을 놓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문제는 미국과 중국 등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향후 ‘제2의 사드 사태’가 없으리란 보장이 없다는 사실이다. 과거 일본의 예를 비춰보면 중국의 정치적 보복 이후 시장 점유율 회복 등에서 애를 먹었던 만큼, 우리 기업들은 기술력 제고와 현지 투자와 협력이라는 패러다임을 강화해 시장 경쟁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기업들도 한중 정상회담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전략을 강구해야 한다. 양국 간 ‘사드 생채기’가 있었던 만큼 일단 대중국 무역을 확대하기보다 다가올 무역 회복기를 대비해 업체와 바이어 간 소통 채널을 구축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박종준 산업부 기자  jjp@viva100.com

2017-12-07 15:52 박종준 기자

[기자수첩] 官治 그늘 더 짙어지는 금융산업

최재영 금융부 기자이번 정권에서도 엽관제(獵官制)는 사라지지 않는가 보다. 선거라는 전쟁에서 이기면 전리품(spoils)을 챙긴다는 의미다. 과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줄을 댄 낙하산 인사들은 금융권에 기웃거렸고 최고경영자(CEO) 선출에도 어김 없이 나타나 과열경쟁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여·수신 금리 이야기보다 ‘관치금융’과 ‘낙하산 인사’가 더 입에 오르내릴 정도였다. 최근 금융권에 불어닥친 ‘관치 논란’이 씁쓸한 것은 앞선 정권의 행태와 오버랩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냈다면 이제 금융권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는 ‘신(新)관치’로 방식만 바뀌었을 뿐이다.일례로 금융당국 주요 인사들은 민간금융회사 CEO 선출에 불만을 거듭 표출했다. 심지어 ‘인사 가이드라인’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도 거침없이 쏟아냈다. 이때문인지 후임 CEO 선임을 준비 중인 금융사 몇곳은 아예 선임 절차를 미룬다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금융권은 요즘 채용비리로 심한 몸살을 앓았다. 정부는 채용비리 근절을 약속하며 대대적인 검찰수사를 벌였다. 하지만 정부가 잊은 것이 있다. 이번 채용비리의 본질은 정치세력들이 금융을 전리품 수준으로 여기면서 일어난 참극이란 점이다.금융은 지식집약 산업이다. 기술과 전문가들이 많을 수록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구조다. 최고전문가들이 금융회사 CEO로 선임돼야 자연스럽게 경쟁력도 높아진다. 금융업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한국은 중하위권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인사개입까지 나서며 관치를 고집한다면 금융산업 발전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최근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한국을 속속 떠나는 이유를 곱씹어봐야 할 것이다.최재영 금융부 기자 sometimes@viva100.com

2017-12-06 15:33 최재영 기자

[기자수첩] 극단적 선택으로 내몬 '140'자 폐해

조은별 문화부 기자“트위터에서 리트윗이 1000이면 학설, 2000이면 기사, 3000이면 진실이 됩니다.” 성범죄자 누명을 썼던 박진성 시인이 자살시도 전 자신의 SNS에 남긴 글이다. 박씨의 악몽은 지난해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트위터 상에서 한 미성년자의 폭로로 성희롱범으로 낙인 찍히면서다.1년 동안 강간 등 혐의로 지루한 법정 싸움을 이어오다 최근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이미 생활은 너덜너덜해졌다. 그는 지난 2일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남긴 뒤 약물 과다복용으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인터넷상의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극단적 선택으로 내몬 셈이다.인터넷의 눈부신 발달은 SNS라는 결과물을 내놓았다. 사람들은 140자 메시지를 통해 광속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공유하며 소통한다. 공권력이 언론을 통제하던 시절에는 알지 못했던 사실들이 SNS를 통해 시민들에게 전달되고 정보의 주체라는 자부심을 갖게 했다. 하지만 속속 등장하는 SNS의 폐해에는 속수무책이다.인터넷 조리돌림은 가짜뉴스와 더불어 SNS의 대표적인 폐해로 꼽힌다. 240번 버스사건처럼 미확인 정보가 유통되면 평범한 시민이 ‘맘충’으로 몰리고 배우 유아인처럼 ‘한남’이 되기도 한다. 키보드 위의 손가락은 전광석화처럼 욕설을 배출하지만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SNS상의 논란을 ‘이슈’라는 명목 하에 퍼 나르는 언론은 공범이다. 신생언론이 클릭 장사를 위한 어뷰징으로 SNS에 집착하면서 인터넷 뉴스는 정보가 홍수처럼 범람했다.막스플랑크뇌공학연구소 장동선 박사는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에서 “정육면체 큐브에서 사람이 볼 수 있는 부분은 최대 3면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한낱 사물인 큐브도 모든 면을 볼 수 없는데 인간사의 모든 것을 140자로 정의할 수 있을까. 모두가 반성하고 고민해보아야 할 문제다.조은별 문화부 기자 mulgae@viva100.com

2017-12-04 15:44 조은별 기자

[기자수첩] 영화 '신과 함께'에 쏠린 눈

김동민 문화부 기자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마음을 비우려고 하지만 20일 개봉을 앞둔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앞에서는 기대감을 억누르기 쉽지 않다. 예비 관객들도 그렇다. 티저와 예고편 영상이 공개될 때마다 본인이 상상하던 이미지와 비교를 하며 개봉일을 기다리고 있다. 2010년 웹툰으로 먼저 소개된 ‘신과함께’는 연재 시작과 동시에 수많은 독자의 지지를 받았다. 그 안에는 저승에 온 망자가 여러 단계를 거치며 재판을 받는 과정이 담겼다. 웹툰이 인기를 끌면서 영화화 소식은 예전부터 들렸지만 그 결정은 쉽지 않았다. 가장 어려운 것은 저승, 이승, 신화 등 3부작으로 구성된 방대한 스토리를 2시간 영화에 맞게 줄이는 것과 상상 속 저승을 영상으로 구현하는 CG였다. 원작의 압도적 인기도 걸림돌이었다. 그러던 중 배우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등 캐스팅 소식이 들리더니 ‘국가대표’ 김용화 감독의 지휘로 촬영에 들어갔다. 충무로 대표 흥행의 배우와 국내 최고 CG기술을 자랑하는 덱스터스튜디오 김용화 감독의 만남 그리고 원작이 ‘신과함께’라는 사실만으로 화제가 될 이유는 충분했다.작품에 기대를 거는 또 다른 이유는 웹툰 원작 첫 1000만 영화의 탄생에 대한 가능성이다. 그동안 ‘내부자들’, ‘이웃사람’,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있었지만 다들 1000만 관객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한번에 촬영을 마치고 1편과 2편을 순차적으로 개봉하는 시스템도 이번이 처음이다.‘신과함께’에 투자한 롯데엔터테인먼트는 국내 영화 시장을 이끄는 4대 배급사 중 하나지만 유일하게 1000만 영화가 없다. 롯데 관계자는 기자들의 쏟아지는 호기심에 “큰 기대보다는 응원해 달라”며 말을 아낀다. 응원도 관심이 있어야 한다. 원작의 감성과 재미만 잘 옮겨 온다면 ‘신과함께’가 한국 영화의 새 역사를 쓸 수 있다.김동민 문화부 기자  7000-ja@viva100.com

2017-12-03 15:06 김동민 기자

[기자수첩] K-뷰티·푸드 뜨는데 K-패션은 어디에?

김보라 생활경제부 기자중국이 세계 패션업계를 불황의 늪에서 건져줄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 세계 의류시장은 2014년을 기점으로 경기침체에 따른 매출부진, 과도한 경쟁 등으로 수익성 하락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패션브래드들은 유럽에서 아시아로 시선을 돌려 중국 시장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특히 가격경쟁력을 갖춘 SPA브랜드들의 중국진출이 눈에 띈다. GAP은 지난해 중국에 40개의 신규 매장을 오픈했으며, HM도 지난해 60개이상의 점포를 새로 열었다. 유니클로는 매년 80~100개 신규 매장을 중국에서 오픈한다는 계획이다.이처럼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이 중국 시장에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한국 패션업체들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나마 이랜드 정도가 철저한 중국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정도다. 국내 패션업계 ‘빅3’로 꼽히는 삼성물산, LF, 코오롱인더스트리도 중국에선 힘을 못쓰고 있다.‘설화수’, ‘후’ 등 K-뷰티 브랜드들이 중국 소비자들에게 명품 대접을 받으며 인기를 끌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패션업계에서는 중국에서 K-패션이 부진한 이유로 안이한 마케팅을 꼽는다. 중국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없이 ‘한국 상품이면 인기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덤볐다가 실패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여성복업체 여성들의 팔, 다리, 허리가 길고 체격이 큰 중국 북방에서 한국 여성 체형에 맞춘 정장을 그대로 내놨다가 1년 여만에 사업을 접기도 했다.그렇다고 K-패션이 언제까지 안방에 머물러 있을 수만은 없다. 국내시장은 경쟁자가 차고 넘쳐 수익을 내기 어렵게 된 지 오래다. 이제라도 철저한 시장분석과 현지화 전략을 통해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서야 할 때다.김보라 생활경제부 기자 bora6693@viva100.com

2017-11-30 16:01 김보라 기자

[기자수첩] 시련의 완성차업계, 연말에도 냉가슴

이재훈 산업부 기자올해 국내 완성차 업체는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중국발 사드 경제 보복으로 현대·기아차는 한때 판매량이 지난해의 반토막이 났고, 북미지역 판매 감소 여파까지 겹쳐 전전긍긍했다. 기아차는 노조와의 통상임금 소송 패소로 적자전환 한 뒤 잔업 자체를 없앴다. 쌍용차는 사드 악재를 만나 야심차게 준비하던 중국 진출 시나리오를 접어야 했다.르노삼성과 한국지엠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SM6 흥행으로 웃었지만 올해 전체 모델 판매량이 곤두박질 치면서 내수시장에서 꼴찌로 내려 앉는 등 처참한 실적을 기록했다. 그나마 중형 SUV QM6와 미국 등에 수출하는 닛산 로그 수출량 유지로 체면을 세웠다.한국지엠은 더 심각하다. 500여대의 볼트EV 초도 물량이 완판 된 것 외에는 야심차게 선보인 ‘올뉴 크루즈’가 참패를 하면서 바닥을 쳤다. 급기야 한국지엠은 카허 카젬 사장이 취임한 뒤 산업은행 지분매각 위기와 신차 투입 지연, 한국 철수설 등의 구설에 오르는 등 아직까지도 논란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이 때문에 업체 모두 남은 2개월 연말 판촉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현실은 냉혹하기만 하다. 무엇보다 임단협 협상이 끝나지 않은 현대차, 기아차, 한국지엠의 실상은 참담할 정도다. 현대차는 없어서 못 파는 소형 SUV 코나 생산을 두고 노사가 마찰을 빚더니 결국 파업이라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파업을 하는 과정에서 노사 간부들이 육탄전을 벌였고, 노조는 화를 참지 못하고 ‘쇠사슬’을 생산 라인에 묶어 조립 자체를 못하도록 몽니를 부렸다.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그저 ‘밥그릇 싸움’이다. 하루도 바람 잘날 없었던 올해 자동차 업계의 마지막 한달마저 ‘파업대란’으로 저물지 걱정이다.이재훈 산업부 기자  yes@viva100.com

2017-11-29 15:19 이재훈 기자

[기자수첩] 건화물선 운임선사, 中 조강 감산에 대비해야

최정우 산업부 기자글로벌 조강 생산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생산 감축에 따라 국적선사들의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 조강이란 강철 제조공정에서 만들어진 강괴로 철광석이 대표적이다. 강괴는 성형가공돼 우리가 사용하는 철강 제품의 소재가 된다. 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강철 생산량을 나타낼 때 조강 생산량이 쓰인다.중국 정부는 최근 동절기(11월 중순부터 3월 중순) 동안 최대 50%의 생산 감축 시행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조강 생산 감축이 확실시된다. 중국의 동절기 조강 감산 정책 시행의 영향은 10월 철광석 수입량에서 확인할 수 있다. 10월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은 7950만 톤으로 2016년 2월(7361만 톤)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업계는 10월 초 연휴를 감안하더라도 9월 1억300만 톤 대비 2350만 톤이나 감소한 점을 들어 제철소에서 철광석 재고 조정에 나선 것으로 파악 중이다. 또한 최근 중국철강협회는 11월 중순 이후 제철소의 감산이 본격화될 것을 감안, 11월 철광석 수요가 600만 톤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철광석 수요가 제철소의 유지보수 등으로 통상 11~12월 동안 감소했던 과거 패턴을 감안한다면 감산 시행에 따른 추가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중국의 감산으로 철광석 등 조강을 실어 나르는 건화물선의 (화물)수요는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문제는 향후 4분기 철광석 메이저 화주들의 공급량이 3분기 대비 약 1100만 톤 증가한 2억9000만 톤으로 예상되고 있어 건화물선 시장의 초과 공급이 우려되는 점이다. 수요 감소와 공급 증가로 운임이 더욱 떨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철강석 이 외에 석탄 수입량도 지난 10월 2130만 톤을 기록하며 9월에 비해 30만 톤 감소했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건화물선 운임시장의 걱정은 더욱 커진다. 국적 건화물선 선사들이 중국의 철광석 및 원자재 운임 변동에 대책을 세울 때다.최정우 산업부 기자 windows85@viva100.com

2017-11-27 15:48 최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