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영화 '신과 함께'에 쏠린 눈

김동민 기자
입력일 2017-12-03 15:06 수정일 2017-12-03 15:11 발행일 2017-12-0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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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문화부 기자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마음을 비우려고 하지만 20일 개봉을 앞둔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앞에서는 기대감을 억누르기 쉽지 않다. 예비 관객들도 그렇다. 티저와 예고편 영상이 공개될 때마다 본인이 상상하던 이미지와 비교를 하며 개봉일을 기다리고 있다. 2010년 웹툰으로 먼저 소개된 ‘신과함께’는 연재 시작과 동시에 수많은 독자의 지지를 받았다. 그 안에는 저승에 온 망자가 여러 단계를 거치며 재판을 받는 과정이 담겼다.

웹툰이 인기를 끌면서 영화화 소식은 예전부터 들렸지만 그 결정은 쉽지 않았다. 가장 어려운 것은 저승, 이승, 신화 등 3부작으로 구성된 방대한 스토리를 2시간 영화에 맞게 줄이는 것과 상상 속 저승을 영상으로 구현하는 CG였다. 원작의 압도적 인기도 걸림돌이었다. 그러던 중 배우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등 캐스팅 소식이 들리더니 ‘국가대표’ 김용화 감독의 지휘로 촬영에 들어갔다. 충무로 대표 흥행의 배우와 국내 최고 CG기술을 자랑하는 덱스터스튜디오 김용화 감독의 만남 그리고 원작이 ‘신과함께’라는 사실만으로 화제가 될 이유는 충분했다.

작품에 기대를 거는 또 다른 이유는 웹툰 원작 첫 1000만 영화의 탄생에 대한 가능성이다. 그동안 ‘내부자들’, ‘이웃사람’,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있었지만 다들 1000만 관객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한번에 촬영을 마치고 1편과 2편을 순차적으로 개봉하는 시스템도 이번이 처음이다.

‘신과함께’에 투자한 롯데엔터테인먼트는 국내 영화 시장을 이끄는 4대 배급사 중 하나지만 유일하게 1000만 영화가 없다. 롯데 관계자는 기자들의 쏟아지는 호기심에 “큰 기대보다는 응원해 달라”며 말을 아낀다. 응원도 관심이 있어야 한다. 원작의 감성과 재미만 잘 옮겨 온다면 ‘신과함께’가 한국 영화의 새 역사를 쓸 수 있다.

김동민 문화부 기자  7000-j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