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바가지' 쓴 평창, 골든타임 놓친다

김보라 기자
입력일 2017-12-11 15:14 수정일 2017-12-11 15:15 발행일 2017-12-1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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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생활경제부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바가지 숙박요금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강릉·평창 등의 숙박요금은 10만원 안팎에서 올림픽 기간엔 4~5배로 뛰었다. 심지어 일부업소는 단기 예약 거부는 물론 대회에 임박해 방 값을 높게 받으려 아예 예약을 받지 않고 있다.

이 같은 터무니없는 숙박요금은 올림픽 열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국내 올림픽 관광객들이 “TV로 보겠다”, “KTX를 타고 당일치기로 가겠다”고 반발하며 등을 돌림에 따라 양심적인 숙박업소까지 피해를 보게 될 처지에 놓였다.

실제 강원도에 따르면 강릉·평창 등 동계올림픽 경기가 진행되는 도시 숙박업소 계약률은 지난 1일 업소 수 기준 6%(총 4797곳 중 265곳 계약), 객실수 기준 14%(6만7879실 중 9288실)로 현저히 낮다.

문제는 이러한 한탕주의가 매 번 계속된다는 점이다. 지난 2012년 열린 여수엑스포의 경우 개최 전 숙박요금이 1박에 20만~30만원까지 오르는 등 바가지요금으로 문제가 된 바 있다. 정부와 해당 지자체는 강력한 단속을 약속했지만 공염불에 그쳤다. 강원도 역시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고 세무서와 협의를 통해 과다한 요금을 받는 숙박업소에 대해 철저한 세무조사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미지수다.

정부는 평창올림픽이 ‘바가지 올림픽’이란 비판을 받는 현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하루 빨리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다. 현지의 숙박업소들도 한탕주의에 빠진 몰지각한 행태가 올림픽의 질을 떨어뜨리고 관광객들로부터 외면을 받아 장기적으로 평창을 세계적인 겨울관광지로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리는 결과를 빚게 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바가지 요금과 불친절이 없는 세계인의 축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기대해본다.

김보라 생활경제부 기자  bora669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