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12월 임시국회는 왜 열었나

한장희 기자
입력일 2017-12-14 15:43 수정일 2017-12-14 16:12 발행일 2017-12-1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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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희 증명사진
한장희 정책부 기자

12월 임시국회가 개회되어 벌써 나흘이 지났건만 각 법안들을 논의해야 할 상임위가 대부분 공전 중이다. 여야가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생긴 앙금 때문에 대치 중이라는 표면적 설명도 이해가 되지 않지만, 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대다수 의원들이 국회는 뒤로 한 채 ‘출장’이라는 명목으로 해외에 나갔거나 연말 지역구 행사에 얼굴 도장을 찍으러 다니느라 임시국회가 겉돌고 있는 것이다.

여당인 민주당의 추미애 대표는 11일부터 6박 8일 일정으로 러시아로 떠났고, 제 1야당인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13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 중이다. 정세균 국회의장도 13일 페루로 출국했다.

상임위 가운데 국방위원들은 13일부터 미국과 일본을 방문 중이며, 정무위원회도 이번 주말부터 3박 4일 동안 외국 금융 당국 및 기관 실태 조사에 나선다.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의원 일부도 중국 등을 찾는다.

모두 100일간의 정기국회로 미뤄뒀던 해외 및 지역 방문 일정을 소화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차라리 정기국회가 끝나고 휴회를 하고 나갔다면 누가 뭐라 토를 달겠는가.

여야 원내대표는 정기국회 직후, 12월 임시국회에 합의했다. 산적한 민생 현안과 내년 지방선거와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내년 2월까지 개헌안을 만들어야 했기에 긴박감까지 느껴졌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이런 상황에도 국민들의 혈세는 계속 지출된다. 휴회라면 평상시 세비가 나가겠지만, 개회 때라 상임위 활동수당 명목으로 세비가 더 지급된다.

국회의원들에게 묻는다. 임시국회는 왜 열었는지, 개헌 할 의지는 있는지, 민생법안 처리 의지는 있는지, 국민들이 무섭긴 한지 말이다. 2년 뒤 총선 이후에도 국회 본회의장에 이들의 명패가 그대로 남아 있을지 미지수다.

한장희 기자 mr.han77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