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시련의 완성차업계, 연말에도 냉가슴

이재훈 기자
입력일 2017-11-29 15:19 수정일 2017-11-29 15:22 발행일 2017-11-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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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이재훈 산업부 기자

올해 국내 완성차 업체는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중국발 사드 경제 보복으로 현대·기아차는 한때 판매량이 지난해의 반토막이 났고, 북미지역 판매 감소 여파까지 겹쳐 전전긍긍했다. 기아차는 노조와의 통상임금 소송 패소로 적자전환 한 뒤 잔업 자체를 없앴다. 쌍용차는 사드 악재를 만나 야심차게 준비하던 중국 진출 시나리오를 접어야 했다.

르노삼성과 한국지엠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SM6 흥행으로 웃었지만 올해 전체 모델 판매량이 곤두박질 치면서 내수시장에서 꼴찌로 내려 앉는 등 처참한 실적을 기록했다. 그나마 중형 SUV QM6와 미국 등에 수출하는 닛산 로그 수출량 유지로 체면을 세웠다.

한국지엠은 더 심각하다. 500여대의 볼트EV 초도 물량이 완판 된 것 외에는 야심차게 선보인 ‘올뉴 크루즈’가 참패를 하면서 바닥을 쳤다. 급기야 한국지엠은 카허 카젬 사장이 취임한 뒤 산업은행 지분매각 위기와 신차 투입 지연, 한국 철수설 등의 구설에 오르는 등 아직까지도 논란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이 때문에 업체 모두 남은 2개월 연말 판촉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현실은 냉혹하기만 하다. 무엇보다 임단협 협상이 끝나지 않은 현대차, 기아차, 한국지엠의 실상은 참담할 정도다. 현대차는 없어서 못 파는 소형 SUV 코나 생산을 두고 노사가 마찰을 빚더니 결국 파업이라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파업을 하는 과정에서 노사 간부들이 육탄전을 벌였고, 노조는 화를 참지 못하고 ‘쇠사슬’을 생산 라인에 묶어 조립 자체를 못하도록 몽니를 부렸다.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그저 ‘밥그릇 싸움’이다. 하루도 바람 잘날 없었던 올해 자동차 업계의 마지막 한달마저 ‘파업대란’으로 저물지 걱정이다.

이재훈 산업부 기자  ye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