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술이 바꿀 세상, 두려움보다 희망

이해린 기자
입력일 2018-01-03 15:33 수정일 2018-10-27 12:29 발행일 2018-01-04 23면
인쇄아이콘

지난 한 해는 ‘차세대 기술의 해’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인공지능(AI)이다. 지난 2016년 바둑 두는 AI 알파고의 등장으로 우리에게 익숙해진 인공지능은 이듬해 바둑 기사 커제와의 대결에서도 완승하며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 줬다. 최근에는 개인비서 스피커, 챗봇, 번역 등 서비스 곳곳에 AI가 등장했다. 이처럼 AI를 비롯한 차세대 기술은 우리의 삶 곁으로 성큼 다가와 생활 속을 파고들고 있다.

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IT기업에 소속된 엔지니어들은 공통적으로 ‘기술로 세상을 바꾼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방식은 다양하다. 구글은 AI 이미지 인식 기술을 통해 의료, 환경 분야에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시도를 했다. 사람의 시신경을 본떠 만든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안과의사가 부족한 지역에서 사진만으로 컴퓨터가 안과 질환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또, 바다를 찍은 항공사진에서 멸종위기종인 바다소를 찾아내는 데에도 AI 기술이 기여했다. 네이버의 기술 개발 자회사 네이버랩스는 근력증강 센서가 도입돼 적은 힘으로 무거운 물건을 움직일 수 있는 전동카트 로봇 ‘에어카트’를 개발, 현재 서점에서 활용하고 있다. 이 로봇의 특허 기술과 도면은 올해 상반기 내 공개돼 병원, 도서관, 공항 등 곳곳에서 쓰일 수 있을 전망이다.

AI는 10여 년 전부터 개발돼 온 역사 깊은 분야지만, 최근 데이터 양과 컴퓨팅 성능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AI 학습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 양이 늘어나 ‘빅데이터’ 시장이 형성됐고, 이를 다룰 컴퓨터 성능도 함께 성장한 올해는 기술 발전 속도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AI의 발전 기반이 탄탄해질 올해, IT기업들이 기술로 사회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길, 그래서 기술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

이해린 산업부 기자 le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