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K-뷰티·푸드 뜨는데 K-패션은 어디에?

김보라 기자
입력일 2017-11-30 16:01 수정일 2017-11-30 16:02 발행일 2017-12-0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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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생활경제부 기자

중국이 세계 패션업계를 불황의 늪에서 건져줄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 세계 의류시장은 2014년을 기점으로 경기침체에 따른 매출부진, 과도한 경쟁 등으로 수익성 하락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패션브래드들은 유럽에서 아시아로 시선을 돌려 중국 시장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특히 가격경쟁력을 갖춘 SPA브랜드들의 중국진출이 눈에 띈다. GAP은 지난해 중국에 40개의 신규 매장을 오픈했으며, H&M도 지난해 60개이상의 점포를 새로 열었다. 유니클로는 매년 80~100개 신규 매장을 중국에서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이 중국 시장에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한국 패션업체들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나마 이랜드 정도가 철저한 중국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정도다. 국내 패션업계 ‘빅3’로 꼽히는 삼성물산, LF, 코오롱인더스트리도 중국에선 힘을 못쓰고 있다.

‘설화수’, ‘후’ 등 K-뷰티 브랜드들이 중국 소비자들에게 명품 대접을 받으며 인기를 끌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패션업계에서는 중국에서 K-패션이 부진한 이유로 안이한 마케팅을 꼽는다. 중국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없이 ‘한국 상품이면 인기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덤볐다가 실패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여성복업체 여성들의 팔, 다리, 허리가 길고 체격이 큰 중국 북방에서 한국 여성 체형에 맞춘 정장을 그대로 내놨다가 1년 여만에 사업을 접기도 했다.

그렇다고 K-패션이 언제까지 안방에 머물러 있을 수만은 없다. 국내시장은 경쟁자가 차고 넘쳐 수익을 내기 어렵게 된 지 오래다. 이제라도 철저한 시장분석과 현지화 전략을 통해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서야 할 때다.

김보라 생활경제부 기자 bora669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