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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세상에 착한 변호사는 없다"…현직 변호사의 독백

신간 ‘변호사 사용법’ (사진 제공=라온북)살다 보면 누구나 예상하지 못한 일을 겪는다. 뜻하지 않게 싸움에 휘말리거나 교통사고를 당하기도 한다. 간단한 일이라면 보험으로 끝나지만 사건이 크다면 법적 분쟁을 피할 수 없다. 그럴 때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는 친구도 애인도 아닌 변호사다. 그렇다고 당장 변호사를 부르는 과정도 녹록지만은 않다. '괜히 돈만 날리는 게 아닌지, 어떤 변호사를 찾아야 하는지' 걱정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변호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도 걱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환자를 앞에 두고 의사와 간호사가 자신들만 알아듣는 전문용어로 대화를 나누듯 변호사들도 비슷비슷하게 들리는 법 용어를 들이대며 의뢰인을 벙어리로 만든다. 결과가 좋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누군가 웃으면 다른 누군가는 우는 법이다. 실제 법 사례를 살펴보면 그 우는 사람이 스스로일 가능성이 더 크다. 그제야 잘 알아보지 못한 자신을 원망하고 곁에 있는 변호사를 욕해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다. 어차피 그도 남이다. 남을 내 편으로 만드는 방법을 담은 책 ‘변호사 사용법’이 출간됐다. 저자는 12년차 현직 변호사 김향훈씨다. 저자는 변호사의 입장에서 의뢰인이 잘 모르는 그들의 실상을 숨김 없이 이야기한다. 직접 보고 경험한 변호사의 행태와 심리, 그리고 그 속에서 법률이 작용하는 과정 등이 상세하게 적혀있다. 저자는 “변호사에게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그들이 사는 세상을 이해해야 한다”며 “의뢰인을 대하는 변호사의 생각을 읽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이어 “의뢰인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대하는 변호사의 나쁜 관행은 오래전부터 계속됐다. 착한 변호사를 기대하지 말고 똑똑한 의뢰인이 되라”고 덧붙인다. 책은 ‘좋은 선택’을 강조한다. 선택은 변호사가 아닌 의뢰인의 몫이다. 2015년 현재 대한민국 변호사 수는 2만명. 11년만에 무려 1만 5000여명이 늘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변호사가 의뢰인을 기다리고 있다. 의뢰인은 그들 중에서 좋은 변호사를 찾아 이용하면 된다. 책이 말하는 좋은 변호사는 의뢰인의 처지를 이해하고 그에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사람이다. 현실적으로 좋은 변호사는 의뢰인이 유죄를 피할 수 없을 때 “무죄를 받기 어려우니 형량이라도 줄이자”고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목숨을 바쳐 의뢰인을 구하겠다고 외치는 인물은 변호사가 아닌 사기꾼이다.무조건 승소를 장담하고 재판부와 검사와의 얄팍한 인연을 포장하는 이는 피해야 할 변호사 1순위다. 법 앞에서 무조건 이길 수 있는 싸움은 없다. 인맥은 반드시 더 많은 돈을 대가로 요구한다. 책은 이 외에도 의뢰인의 답답한 심정을 이용해 착수금만 챙기는 변호사, 관련 없는 소송을 계속 권하는 변호사, 결과를 자신이 아닌 의뢰인과 법관의 잘못으로 돌리는 변호사 등 업계의 다양한 사례와 그 내막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독자에게 주의를 준다.지금까지 법률 서적은 상속, 이혼, 부동산, 교통사고 등 특정 분야에 대한 노하우를 담거나 변호사가 겪은 사건을 화려하게 풀어쓴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독자를 위한다며 쓴 법률 상담 서적은 당장 변호사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변호사가 솔직하게 제안하는 ‘변호사 사용법’은 구체적인 법률을 다루지도, 재미를 추구하지도 않는다. 대신 책은 당장 법적 도움이 필요한 독자를 위해 변호사이자 이웃으로서 꼭 필요한 정보를 전달한다.변호사 영역에서도 소비자의 선택권과 주도권이 인정되어야 한다. 출판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언제나 책을 대하는 독자의 선택권은 열려있다. ‘변호사 사용법’도 지금 서점에 널린 무수한 책 중 하나다. 좋은 책을 읽는 선택은 늘 그렇듯 독자의 몫이다.브릿지경제 =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5-03-06 09:00 김동민 기자

[아날로그에 취하다] 순정만화 주인공 푸르매 눈빛에 울고 웃던… 그 소녀들을 위하여

1990년대 순정만화는 학원물에서 SF, 신화와 로맨스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섭렵했다. 2000년대 웹툰에 밀려 사양길을 걷던 순정만화가 최근 모바일메신저와 포털사이트, 유료만화사이트 등을 통해 재유통되고 있다.홍보대행사를 운영하는 이진영(43)씨는 최근 여의도 KBS 인근에서 신일숙 작가의 ‘아르미안의 네 딸들’ 전권을 구매했다. 총 14권인 ‘아르미안의 네딸들’ 가격은 5만원. 이씨는 “학창시절 순정만화잡지를 통해 즐겨보던 만화책 단행본들을 이렇게 구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만화잡지나 단행본이 출간되면 구매할 마음이 있는데 최근에는 웹툰이 아니면 만화를 접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지금은 사회의 주축이 된 3040여성들의 사춘기 밤을 하얗게 지새우게 했던 순정만화. 그 많던 순정만화들은 어디로 갔을까. 이씨가 산 순정만화는 주로 폐업한 만화방, 책 대여점 등을 통해 흘러나왔다. 중고책 판매업자는 “주로 20대에서 40대 직장인 여성들 사이에서 순정만화를 찾는 수요가 높다. 특히 현재 활동이 뜸한 이미라 작가 작품이 잘 팔린다”며 “이미라 작가는 판매업자들 사이에서도 ‘레어템’으로 꼽힌다”는 귀띔이다.한 독자가 만화방에서 강경옥 작가의 '별빛속에'를 읽고 있다. 최근 구매력있는 3040 여성들 중에는 90년대 인기를 끈 순정만화책을 구매해 소유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사진=김동민 기자)한국순정만화의 전성기는 1988년 11월, 만화월간지 ‘르네상스’ 탄생 후부터 IMF 직후인 2000년대 초반까지 꼽힌다. 한국여성만화가협회 이시현 총무는 “르네상스를 시작으로 화이트, 윙크, 댕기 등이 창간했던 1990년대~2000년대 초반까지가 우리나라 순정만화의 최고 전성기”였다며 “80년대 출판만화에서 이어진 순정만화의 계보가 90년대 만화잡지를 통해 꽃을 핀 시기였다”고 분석했다.1977년 MBC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캔디캔디’를 방영한 후 ‘올훼스의 창’, ‘베르사이유의 장미’ 등 일본순정만화의 고전으로 꼽히는 만화책들이 한국 여중고생들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만화방’은 담배연기 자욱한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기에 여중고생들의 접근이 쉽지 않았다.만화방에 이어 도서 대여점 문화가 착륙했고 일본순정만화를 통해 어느 정도 시장수요가 파악된 한국순정만화계에 김동화, 황미나, 한승원, 김혜린 등이 뛰어들어 시장을 개척했다. 김동화의 ‘아카시아’, 황미나의 ‘안녕 미스터블랙’, ‘불새의 늪’ 등이 이 시기의 대표작이다. 초창기 순정만화 속 주인공들이 비정상적으로 긴 팔다리와 작은 얼굴, 다이아몬드가 그려진 큰 눈 등 일본 순정만화의 그림체를 고스란히 모방했다면 이 시기 순정만화는 방대한 서사적 구조와 인물의 깊이있는 심리묘사, 학원물에서 SF를 넘나드는 다양한 스토리텔링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김진의 ‘바람의 나라’, 신일숙의 ‘아르미안의 네 딸들’, 김혜린의 ‘북해의 별’, ‘비천무’, ‘불의 검’ 등은 신화와 역사를 결합한 블록버스터 만화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역사와 판타지, 순정물 고유의 로맨스가 뒤섞인 이 작품들은 작가의 상상력과 만화라는 지면적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 소녀들의 가슴을 불태웠다. 강경옥은 ‘별빛속에’, ‘라비헴폴리스’. ‘노말시티’ 등으로 순정만화의 SF화를 구축했고 황미나는 코믹, 아동, 순정 SF, 역사를 넘나들며 순정만화계의 멀티테이너로 활동했다.이미라 작가의 '인어공주를 위하여' 속 주인공 서지원은 한국 순정만화 남자 주인공의 대표상이다. 여주인공 이슬비가 기다리는 어린시절 첫사랑 '푸르매 왕자'가 바로 서지원이었다. 1994년 데뷔한 가수 서지원(작은 사진)은 '인어공주를 위하여' 속 주인공 서지원의 이름을 예명으로 사용했다. 그런가 하면 이미라, 이은혜, 원수연은 한 세대 위 선배들과는 차별화된 학원물로 90년대를 주름잡았다. ‘인어공주를 위하여’, ‘점프트리에이플러스’, ‘풀하우스’ 등이 이 시기 태동된 작품들. 그다지 예쁘지 않지만 밝고 명랑한 성품의 여주인공과 모든 조건이 완벽한 남자주인공, 그리고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 반항적인 성품을 지녔지만 이상하게 끌리는 또 다른 남자주인공 등 지금의 로맨틱코미디 드라마 남녀주인공 구도도 이시기 학원물 등을 통해 구축됐다.특히 이미라 작가는 대표작 ‘인어공주를 위하여’를 통해 서지원, 푸르매, 이슬비 등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했다. 1994년 데뷔, 자살로 생을 마감한 가수 서지원이 이미라 작가의 작품 속 주인공인 서지원의 이름을 택한 것은 당시에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순정만화, 모바일 메신저 통해 다시 태어나다만화책 위에 기름종이를 얹고 다이아몬드 눈망울을 따라 그렸던 추억을 안긴 순정만화,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전반적으로 출판시장이 축소되고 순정만화잡지가 잇달아 폐간하면서 출판문화 중심의 순정만화도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한국만화연감에 따르면 2002년 835종이 출간된 순정만화 단행본은 2011년 189종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아울러 2000년대 들어 포털사이트 중심의 웹툰이 자리를 잡았고 대여점 문화가 사라진 것도 방대한 서사의 순정만화가 밀려난 요인으로 꼽힌다.네이버 웹툰에 다시 연재되고 있는 한승원의 '프린세스'.하지만 순정만화의 수요는 여전히 유효하다. 원수연의 ‘풀하우스’는 정지훈, 송혜교 주연 드라마로 제작됐고 김진 작가의 ‘바람의 나라’는 온라인 게임으로 재탄생했다. 최근에는 옛 순정만화의 향수를 그리워하는 3040 여성들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유료구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이시현 총무는 “카카오 스토리의 다양한 유료결제 콘텐츠 중 순정만화가 상위권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90년대 10대였던 순정만화 팬들이 구매력을 갖춘 30~40대가 되면서 순정만화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1995년 처음 연재를 시작했다 휴재한 한승원 작가의 ‘프린세스’가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재연재된 사례나 신일숙 등 영향력 있는 작가들이 레진코믹스 같은 유료사이트를 통해 활발히 활동하는 것도 고무적이다. 이 총무는 “2000년대 잡지에서 웹툰으로 넘어오면서 생활툰이나 개그툰이 인기를 누렸는데 다시 서사 중심의 장편만화들이 인기를 끄는 시점이 온 것 같다”고 분석했다.브릿지경제 =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2015-03-04 09:00 조은별 기자

[BOOK] 미야베 미유키의 맛있는 추리소설 '맏물 이야기'

일본 추리소설의 여왕 ‘미야베 미유키’소설 ‘맏물이야기’가 지난 19일 출간됐다. (사진제공 =북스피어)미야베 미유키는 일본을 대표하는 사회파 추리소설 작가다. 일본에서만 280만부가 팔린 소설 ‘모방범’을 비롯해 ‘솔로몬의 위증’, ‘낙원’ 등에서 범죄의 사회적 동기와 사건에 얽힌 인간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하면서 독자들을 열광시켰다. 지난 2012년 개봉한 변영주 감독의 영화 ‘화차’의 동명 원작 역시 그의 작품이다. ‘맏물이야기’(북스피어 출판)는 미야베 미유키가 선보이는 맛있는 추리소설이다. 미야베 미유키에게 제13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 신인상을 선사한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 ’의 후속편이다. 맏물은 한 해의 맨 처음에 나는 과일, 푸성귀, 해산물 따위를 일컫는 말로 작가는 이 식자재들을 이용해 미궁에 빠진 사건을 푸는 단서를 제시한다.소설은 9개 단편으로 이뤄져 있다. 각 편마다 완결 구조를 갖추고 있지만 주인공 모시치와 유부노점 주인의 인연은 소설 내내 이어진다. 주인공 모시치는 범인을 체포하거나 물건 혹은 사람을 찾아주는 하급관리인 ‘오캇피키’다. 오늘날 서민 탐정을 뜻하는 용어로 소설의 배경이 되는 에도시대의 마을 치안을 담당하는 사람이다.이야기는 행상을 다니던 한 여인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피해자를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가 있지만 그에게는 완벽한 알리바이가 있다. 답답해하던 모시치는 우연히 들른 노점에서 뭇국과 된장 수제비국을 먹다가 범인을 잡을 힌트를 얻는다.그렇게 독립된 각 편마다 봄의 뱅어, 여름의 맏물 가다랭어, 가을의 감 등 계절별 식자재들과 후타타비야키(두부산적) 등 음식이 등장하며 모시치를 돕는 노점주인의 수수께끼를 이어간다.이처럼 단편인 듯 장편 구조를 가진 덕에 이미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을 접했던 팬들은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더불어 평소 추리 소설에 머리 아파하던 사람들도 쉽게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9개의 단편 중에는 특히 핏줄로 이어진 가족이 안고 있는 어둠을 파헤치는 사건이 많다. 유산을 둘러싼 갈등, 유아 학대, 연금 부정 수급을 위한 죽음 은폐 등 충격적인 사건들은 가족간 유대가 사라져가는 현대 사회를 꼭 닮았다.에도시대가 배경이기에 소설에는 지금은 쓰이지 않는 용어가 많이 등장한다. 일본 역사에 대해 잘 모르는 국내 독자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대목이다.이에 ‘맏물이야기’는 페이지 하단이 아닌 용어 바로 옆에 주석을 붙여 문장을 읽는 방향 그대로 따라가면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독자에게 밀도 높은 몰입을 요구하는 추리 소설 특성상 시선의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한 배려다.‘맏물이야기’에 등장하는 음식들은 작가가 직접 에도시대 서적들을 연구해 찾아낸 결과물이다. 누군가를 떠올리며 그리워하거나 애틋하고 안쓰럽게 느끼는 등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복잡한 감정을 자아낸다.작가 미야베 미유키가 흉측하고 가슴 아픈 사건들을 풀어나가는 과정에는 음식을 먹는 것만큼이나 복잡한 감정이 실려 있다. “독자가 ‘꽤 맛있어 보이네’하고 느꼈으면 좋겠다”고 한 작가의 후기가 의미심장에게 다가오는 이유다. 독자의 상상력과 식욕을 동시에 자극하는 ‘맏물이야기’의 가격은 1만4000원.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5-02-27 09:00 김동민 기자

[갓 구운 책] 버텨내는 용기, 연꽃을 닮은 노래

◆ 버텨내는 용기'미움받을 용기'로 한국과 일본에 잘 알려진 기시미 이치로가 신간 '버텨내는 용기'를 출간했다. 지난해 tvN 드라마 '미생' 열풍으로 버텨낼 것이 많은 이들의 삶이 주목받고 있다. 오 차장의 "버티는 게 이기는 것"이라는 말은 서글프지만 현실이다. '버텨내는 용기'는 자신의 삶은 다른 누가 아닌 스스로 선택한 결과물이며 그 사실을 깨닫는 것이 혁명의 시작이라고 조언한다. 이에 나를 흔드는 것은 세상에 없으며 지금부터라도 내 인생을 살겠다는 결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나로 인해 시작된 인생, 하지만 세상은 나만을 위해 돌아가지 않는다. 사람과의 관계가, 버텨내는 용기가 중요한 이유다. 가격 1만 3800원.◆ 연꽃을 닮은 노래‘연꽃을 닮은 노래’는 네이버 제2회 웹소설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 ‘그 남자의 정원’을 ‘네이버 웹소설’에 연재 중인 로즈빈의 장편소설이다. ‘그 남자의 정원’ 속에서 배우인 남녀 주인공 강태준과 민정원이 촬영 중인 사극을 소설로 엮은 책이다. 궁중 권력암투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지키려는 왕 윤과 그의 봄바람과 같은 연인 연화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다. ‘그 남자의 정원’ 속 강태준과 민정원을 윤과 연화에 대입시키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최근 이슈로 떠오른 스낵컬처(과자처럼 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즐기는 문화)의 경향을 읽을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가격 2권 세트 2만 2000원.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5-02-13 09:00 허미선 기자

[BOOK] 단 하나뿐인 글을 그리다… 정통 캘리그라피로의 안내 '캘리그라피 교과서'

세상에 좋은 글귀는 많지만 쉽사리 내 것이 되지는 않는다. 그것을 직접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어 바탕화면에 저장하며 정을 주려 해도 어느 순간 그 감정이 무뎌진다. 직접 내가 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글과 친해지는 가장 쉬운 방법은 직접 써보는 것이다. 글자 하나하나가 모여서 만들어질 결과물을 상상하며 스스로의 손을 거쳐 탄생한 문장은 어디에도 없는 본인의 것이다. 처음에는 좋은 글귀를 따라서 쓰고 다음은 스스로가 생각한 새로운 문장으로 나아간다. 자신의 필체가 묻은 글은 어디에도 없는 단 하나의 글이다. 요즘 사람들이 ‘캘리그라피’에 열광하는 이유다.책 속에는 국내 캘리그라피 1세대 이규복 작가가 직접 쓴 작품이 실려있다. (사진제공=이규복)가슴을 적시고 눈을 즐겁게 하는 ‘자신만의 글’을 갖고 싶어 하는 사람을 위한 책 ‘캘리그라피 교과서’가 출간됐다. 책은 누구나 알지만 제대로는 모르는 캘리그라피의 역사와 이론부터 실천 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다.최신 트렌드에 편승해 빠른 시간 안에 캘리그라피를 익히기 위한 기술을 강조한 책은 그동안 많이 출간됐다. 이 책의 특징은 그러한 실전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 이사를 역임하고 17, 18대 대통령 취임식 슬로건 타이틀을 직접 쓴 저자 이규복은 “수준 높은 캘리그라피가 지속해서 생산되기 위해서는 탄탄한 이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책은 ‘캘리그라피의 역사’, ‘캘리그라피의 비평’ 등 캘리그라피의 좀 더 제대로 된 객관적 기준을 단계별로 제시한다. 딱딱한 내용이지만 그 속에 저자의 풍부한 경험과 사례가 섞이며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캘리그라피의 인기는 출판사뿐 아니라 문구업계에도 영향을 끼쳤다. 어느 순간부터 펜촉이 직사각형으로 각진 캘리그라피 전용펜이 생겼고 색깔별로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이 펜으로 글을 쓰면 캘리그라피를 배우지 않은 초보자라도 얼추 비슷한 느낌을 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겨냥해 저자는 캘리그라피의 기초가 되는 ‘서예’와 ‘한글’에 대한 이해를 강조한다.그는 “붓의 운용법과 서체에 대한 공부가 우선시되어야만 자신의 개성이 묻어나는 캘리그라피가 만들어진다”고 책에서 설명한다. 책에는 현장에서 즉각 활용하고 적용할 수 있는 조언도 적혀 있다. 하지만 저자는 독자가 꾸준히 캘리그라피를 익히고 작가로 나아가길 꿈꾼다면 기초부터 확실하게 다져 나가기를 거듭 강조한다.캘리그라피를 우리말로 바꾸면 ‘손으로 그린 그림문자’라는 뜻이다. 국내 캘리그라피 역사는 이제 10년 남짓이다. 저자 이규복을 비롯해 여태명, 강병인, 이상현, 이일구, 김종건 작가는 국내에 캘리그라피를 알리고 전파한 1세대다. 그들은 여전히 작품 활동과 강연을 하며 한국적 캘리그라피를 지키려 애쓰고 있다.책은 ‘어떻게 하면 캘리그라피를 잘 쓸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선뜻 내주지 않는다. 대신 ‘무엇이 좋은 캘리그라피이고 어떻게 캘리그라피의 범위를 넓혀가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독자에게 던진다. 자신이 쓰는 모든 글은 어디에도 없는 캘리그라피가 될 수 있다. 다만 그것이 누군가에게 떳떳하게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 되는 것은 화려한 필체가 아닌 마음가짐에 달렸다. 그 답은 책 속에 있다. 안그라픽스 출판. 2만 5000원.브릿지경제 =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5-02-13 09:00 김동민 기자

64세 중·고교 동창 4인방, 62일 미국 횡단 골프여행

br골퍼라면 누구나 한 번쯤 꼭 해 보고픈 것들이 있다. 그것은 기록일 수도 있고, 골프여행일 수도 있으므로 골퍼마다 다 다르고 다양하다 하겠다. 하지만 현실 여건이 녹록지 않다 보니 실천하거나 이뤄내기가 쉽지 않다. 반대로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그것을 이뤄냈을 때의 기분은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을 것이다. 지난 5일 경기도 고양시 행신동 인근 한 커피숍에서 2012년 당시 나이 64세인 고교 동창생 4명이 함께 ‘60일간의 미국 골프 횡단’ 도전을 성공한 후 체험기를 책으로 펴낸 주인공들 중에서 단장을 맡았던 최금호(67)씨를 만났다.64세에 골프여행이 힘들지 않았냐고 묻자 대답 대신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린 최금호씨.첫 인사로 뒤늦게나마 책 출간을 축하드린다고 하자 “혼자 한 게 아니다. 친구인 설병상, 장기풍, 양기종이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며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 표정을 지은 이유는 자신만 인터뷰를 하게 되어 같이 고생한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인터뷰가 끝날 때쯤 알게 되었다.미국 골프 횡단 도전은 2012년 9월 10일 보성고등학교 1968년도 졸업생 4명이 62일간 미국 13개 주를 가로지르는 대륙 횡단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캠핑카를 타고 1만1346km를 누비는 동안 11개의 캠핑장을 이용했고, 미국 내 100대 퍼블릭골프장 35곳에서 골프 라운드를 하는 ‘마라톤 골프’ 여행이었다.최씨는 이 여행을 계획하게 된 동기에 대해 “30여 년 전 미국에서 공부를 할 때 미국 대륙을 횡단해 보는 것이 꿈이었다”며 “그런데 그 꿈을 이루지 못한 채 귀국하게 되었고, 골프를 하게 된 이후엔 다시 골프를 즐기면서 미국을 횡단하는 꿈을 가지게 됐다”고 덧붙였다.이 여행이 이뤄지기까지는 계획을 세운 이후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 계획이 세 번이나 연기되기도 했다. 멤버들의 가정사나 건강 문제 등 때문이었다. 특히 설병상씨는 암 수술을 하고도 이번 여행에 동참했다.혼자나 단둘이 여행을 시작했다면 훨씬 빨리 떠날 수 있었을 것이지만 골프는 한 팀이 4명이어서 팀원을 제대로 구성해야 했기 때문에 더 어려움이 많았다고 했다,최금호씨는 준비하는 과정에서 하루에도 10번 이상 미국을 오갔다고 한다. 인터넷 공간에서 말이다. 골프장 자료를 검색하고 숙박 시설, 캠핑장 등을 먼저 알아두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출발에 앞서 62일간의 일정을 확정지었고 그대로 실천할 수 있었다고 한다.이런 과정에서 그는 “계획을 실천에 옮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며 “지금은 너무 행복하고 함께한 친구들이 항상 고맙다는 생각을 가진다”고 말을 이어갔다.최씨는 이 여행을 마치고 얻은 것이 있다고 했다. “항상 겸손하고 먼저 베풀고, 용서하고, 손해보고, 사랑하는 것”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글귀를 자신의 핸드폰에 적어놓고 매일 아침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꼭 읽는다고 한다.그는 100세 시대를 살아가려면 건강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히 든다고 했다. 건강해야 잘 먹을 수 있고, 좋아하는 운동도 할 수 있고, 또한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더불어 그는 나이가 들수록 함께할 친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자신보다 10년 이상 선배에게는 형이자 친구처럼 대하고, 10년 이하의 후배는 자신이 형이자 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또한 가족들이 화목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항상 긍정의 마인드로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여기며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골퍼로서 특별한 계획이나 목표가 있는지 묻자 지금까지 홀인원을 해 본적이 없다며 겸연쩍게 웃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좋은 친구들과 계속 골프를 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말했다.특히 그는 “얼마 전 말레이시아 한 골프장에서 우연히 함께 치면서 만나게 된 지인 중에 한 분이 77세이셨는데 작년에만 세 번씩이나 에이지슈터(자신의 나이와 같거나 이하의 스코어)를 기록했다는 말을 듣고 자신도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미국 횡단 골프 여행이 친구들과 함께 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고, 그래서 더 값지다는 그는 여행을 통해 얻은 자신의 경험들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고 싶다고 했다.특히 자신처럼 미국 횡단 골프 여행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언제든지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물론 모든 정보는 현재 블로그를 통해 공개되어 있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다스팀’을 검색하면 항상 업그레이드 자료들을 만나볼 수 있다.브릿지경제 = 오학열 골프전문기자 kungkung5@viva100.com

2015-02-12 09:00 오학열 골프전문기자

[갓 구운 책] 3D 프린팅 스타트업, 김광석 포에버

신간 ‘3D 프린팅 스타트업’ 김영준 저/리온북◇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창업아이템2015년 과학 기술 분야 최고 관심사는 3D 프린터다.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3’만 입력해도 3D 프린터가 자동으로 떠오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3D 프린터로 손바닥만한 컵을 만드는 데 1시간 이상 걸리고 적용범위도 제한되어 있다. 그래서 신간 ‘3D 프린팅 스타트업’은 이 분야를 기술적인 측면이 아닌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책의 저자 김영준은 3D 설계 및 개발 업무를 수행하며 현업에서 10년 이상 3D 프린터를 사용해온 전문가다.그는 “아이디어 하나로 10억을 만드는 기술이 바로 3D프린팅”이라며 “기술적인 문제에 서 비즈니스로 접근한다면 훌륭한 창업 아이템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1만 5000원.◇ 김광석의 청춘이여, 영원하라신간 ‘김광석 포에버’ 구자형 저/박하가수 김광석이 떠난 19주기를 맞아 신간 ‘김광석 포에버’가 출간됐다. 책은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 ‘송승환의 밤을 잊은 그대에게’ 등 다양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작가로 활동했던 대중음악평론가 구자형이 집필했다.그는 이 책을 통해 김광석이 청춘을 노래하며 수많을 관객을 울렸던 시기부터 어느 순간 의문의 자살로 생을 마감한 순간까지의 과정을 되돌아 본다.책에는 김광석이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하기 세 시간 전까지 이야기를 나눈 시인 백창우의 기록이 최초 공개된다. 그 외에도 동물원의 멤버 박기영, ‘이등병의 편지’ 작곡자 김현성 등 김광석을 기억하는 다양한 사람의 애틋한 그리움이 책에 고스란히 담겼다. 1만 3000원.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5-02-06 09:00 김동민 기자

'오손도손'… 손으로 만드는 즐거운 공동작업

빵을 만들 때 쓰는 밀대로 밀면 물방울무늬 냅킨이 된다. 다리미로 암홀과 네크라인을 그려 드레스를 완성한다. 홍차 티백으로 그럴 듯한 염색을 하고 대바늘로 겨울 양말을 뜨는가 하면 거대한 나무베틀 대신 실크스크린 틀로 천을 엮어 식탁용 매트를 만든다.염색, 패브릭 공예, 뜨개질, 바느질 등은 더 이상 할머니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분주하고 빠르고 최첨단을 추구하는 시대, 일상의 한 귀퉁이라도 휴식에 쓰고 싶은 이들은 머리가 아닌 손으로 조몰락거리는 여유와 즐거움에 빠지곤 한다. 뉴욕 브루클린의 한 작업실에서 전통적인 수공예들이 젊은 감각을 만나 재탄생한 작품기법이 담긴 책 ‘손으로 만드는 즐거움’(원제 Lena Corwin’s Made by Hand)이 발간됐다. 이 책의 시작은 재밌게도 너무 넓은 작업실이다.레나 코윈(Lena Corwin)은 안나 수이, 캘빈 클라인, 질 스튜어트, 레베카 테일러 등 유명 브랜드와 작업했던 텍스타일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다. 그녀는 새로 이사한 넓은 작업실을 활용할 아이디어로 다양한 핸드메이드 강좌를 떠올렸다. 이에 레나 코윈은 스스로를 포함한 13명의 강사진을 구성했다. 의상 디자이너 제니 고디, 핸드메이드 염색 및 비누 메이커 리안 티렐, 패션 디자이너 케이틀린 모시언, 손뜨개질 전문가 칼 패치, 비비안 웨스트우드·도나 카렌 등에서 일했던 의상디자이너 웬디 한슨, 금속 액세서리 디자이너 제니퍼 사킬라티, 화가이자 플로리스트이며 매장 데커레이터 자이메 루 등 13명의 면면은 화려하고 프로페셔널하다.하지만 그들이 강의로 전달한 핸드메이드 제작 기법은 ‘맥가이버’를 연상시킬 정도로 일상적이다.또한 아마존 리뷰 중 ‘아티스트가 아니라 초급자를 위한 책이라는 표시가 필요해’(Book Needs to State Level right on Cover i.e. NOT for artists or crafts-people, ID carol irvin)라는 평이 있을 정도로 쉽다.그들의 재료는 빵을 만들 때 쓰는 밀대와 다리미, 홍차 티백, 자투리 천, 주방용 랩, 쿠키 틀, 골판지 등 집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이들로 염색을 하고 간단하게 베틀을 만드는가 하면 의상 패턴과 아름다운 문양 내기에 활용하기도 한다.그곳을 찾는 수강생들은 바쁘고 분주한 일상 속에서 잠시나마 휴식을 취하고 싶은 이들이었다. 그들에게 일상용품들을 이용한 창작의 즐거움, 아날로그의 정겨움을 선사하는 과정이 ‘손으로 만드는 즐거움’에 고스란히 담겼다.색다른 수공예 입문서 '손으로 만드는 즐거움'번역서의 한계는 한국 독자들에게 어렵고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손으로 만드는 즐거움’은 디오브젝트, 멜로우송, 단추수프, 양순네, 포코그란데, 은나비공방, 손솜씨, 오효영 등 잘 알려진 국내 핸드메이더들의 감수 과정을 거쳤다. 이들을 통해 한국 실정에 맞지 않는 기법이나 재료 등을 걷어 내거나 대체하고 보완하는 작업을 거치면서 책은 보다 한국 독자들에 가까워졌다. 책 마지막에는 만들기 과정에 쓰였던 기본 패턴과 문양들, 종이 베틀 킵 등이 수록돼 있다. 더불어 바느질, 뜨개질 등에서 알아두면 유용한 기본 기법과 8인의 감수자들이 소개한 도구 및 재료를 구매할 수 있는 국내 비밀명소들이 알차게 들어차 있다.‘손으로 만드는 즐거움’은 골판지로 만든 손바닥만한 종이 베틀로 감각적인 카메라 스트랩을, 아이의 생일 초와 비누를, 염색과 바느질로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소품을 직접 만들고 싶은 이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휴식과 정겨운 대화를 나누고 싶은 이들에게 적합한 책이다.2014년 베스트 도서(Best Books of 2014)에 선정된 책과 책 속에 등장하는 뉴욕 브루클린의 13명의 아티스트들은 가끔은 느리게 혹은 아름답게 ‘손맛’을 즐겨도 좋다고 속삭인다. 한빛라이프, 1만5800원.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5-02-06 09:00 허미선 기자

"나 혼자 산다" 솔로 이코노미 시대… 새로운 비즈니스가 열린다

‘왕따’는 늘 부정적 이미지였고 ‘혼자’는 외로웠다. 하지만 ‘왕따’도 ‘혼자’도 즐겁다 외치는 이가 있다. 한국경제TV 기획마케팅팀 정성식 PD는 2014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즐거운 왕따, 나 홀로 경제학’을 출간하며 ‘1인 가구’에 대한 트렌드를 짚었다.“1인 가구가 25%를 넘어가고 있어요. 유럽에서 시작돼 미국, 일본, 한국으로 전이됐지만 한국의 1인 가구 증가속도는 엄청 빨라지고 있죠.”글쓰기는 마라톤처럼 인내하고 비워야 하며 자신의 부족함을 온몸으로 맞닥뜨려야하는 작업이라는 ‘즐거운 왕따, 나 홀로 경제학’의 정성식 PD혼자 식사하는 이들을 위해 자리를 마련하는 구내식당, 도서관 스타일로 꾸민 홍대 유명 라면집, 네 조각 두부 등 솔로를 위한 배려는 가속화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그는 우울하고 괴로운 왕따가 아닌 자기 생활을 재밌게 하는 솔로들의 삶을 비즈니스 관점으로 풀어보자 마음먹었다. 그렇게 기획되고 출간한 책이 ‘즐거운 왕따, 나 홀로 경제학’이다. 2014년 2월부터 일과 후 시간과 주말, 휴일을 반납하고 꼬박 10개월을 홀로 분투했다. “흔히 책쓰기를 마라톤이라고 하죠. 혼자 호흡과 페이스 조절을 하며 긴 거리를 완주해야 하니 마라톤은 맞아요. 하지만 우직하게 달리기만 하는 마라톤이라기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트렌드를 짚어내고 도움을 받을 여러 장치를 구비하는 마라톤이죠.”책쓰기에 시대적 변화와 트렌드를 담아야 하는 이유다. 자료를 모으고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을 정리하고 글을 쓰는 것이 직장인이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내와 두 아이의 배려로 책을 쓰는 동안 그는 ‘즐거운 왕따’였고 완벽하게 ‘나 홀로’일 수 있었다.“사실 가장 힘든 건 글을 쓰면 쓸수록 부족함이 느껴지는 거예요. 화려하게 꾸미기보다 단순하게 쓰기 위해 노력했지만 어느 순간 미사여구가 튀어나오고…. 숙제처럼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과 부족한 글을 세상에 내놓으려니 발가벗겨진 느낌을 지울 수 없었죠.”더불어 책을 쓰는 데 버리는 작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실하게 깨달았다.수많은 생각들 중 버려야 할 것을 선정하는 작업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좋은 소재도 작업 중인 주제에 빗나간다면 다음 기회로 미룰 줄 알아야 한다는 것도 책을 쓰면서 배운 지혜다. 그래서 책 쓰기는 삶을 닮았다. ‘즐거운 왕따, 나홀로 경제학’ 출간 후 그는 1년에 한번씩 책을 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요즘도 인세가 통장으로 입금되곤 해요. 액수의 많고 적음은 큰 문제가 아니에요. 누군가 제 콘텐츠를 돈 주고 봐준다는 사실이 가장 기분 좋아요. 그리고 책쓰기를 위해 생각을 하고 사람을 만나다 보면 업무로까지 전이되곤 해요. 아이디어가 꼬리에 꼬리를 물죠.”그가 마라톤처럼 인내하고 비워야 하며 자신의 부족함을 온몸으로 맞닥뜨려야 하는 글쓰기에 기꺼이 매진하는 이유다. 그리고 후배들과 수많은 직장인들이 책쓰기를 경험하길 바라는 이유기도 하다.“인류의 역사는 2000년을 넘었지만 1인 가구는 생긴 지 60여년이에요. 이제 초창기죠. 우리 미래는 분명 1인 가구가 사회를 이끌어 가게 될 거예요. 이 트렌드를 짚어내 실행에 옮기는 기업, 창업이 성공하게 될 겁니다.”이에 그는 미혼남녀, 돌싱, 사별, 기러기 아빠, 독거노인, 세종시 공무원 등 다양한 형태의 1인 가구를 모아 이야기를 주고받는 ‘즐거운 솔로대첩’(가칭)과 솔로 이코노미 연구회(가칭)를 기획 중이다. ‘즐거운 왕따들’의 양산을 위해.글·사진=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5-02-04 09:00 허미선 기자

운동화를 신은 마윈, 그에게 갑을은 없다… 사람이 있을 뿐

1월 21~24일 전세계 정재계 인사 2700여명이 모여 현안을 논의하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y Forum)에서 눈길을 끈 이는 단연 중국 알리바바(阿里巴巴)의 마윈(馬云) 회장이었다. 그리고 28일에는 창업 전문 대학교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는가 하면 최경환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항저우(杭州) 소재의 알리바바 본사를 직접 방문한 과정에서 한국 콘텐츠 및 물류기업과 투자 논의 중임이 알려지기도 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EPA=연합)중국 중소기업 제품을 전세계 기업이 구매할 수 있도록 한 B2B(기업 대 기업) 전자상거래사이트 알리바바는 나스닥에 상장하자마자 세계 2위 인터넷기업으로 급부상했고 마윈 회장은 글로벌 부자 24위, 중국 최대 갑부에 등극했다. 창업 15년만의 일이다. 파격 행보를 거듭하는 마윈에 대한 저서는 한국에만 10권 이상이다. 하지만 마윈과 알리바바가 인정한 책은 단 한권, ‘운동화를 신은 마윈’(穿布鞋的馬云)뿐이다.CCTV(중국중앙텔레비전) 프로듀서 겸 진행자 출신의 왕리펀(王利芬)과 경제주간지 ‘재경천하’ 주간 리샹(李翔)이 공저로 엮은 이 책이 한국어로 번역·출간됐다.책은 7개장에 27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988년 항저우 전자공업대학 영어강사시절부터 그는 남달랐다. 대학 측에서 몸이 달아 장기계약을 강행할 정도로 학생들이 강의실을 꽉 메웠고 웃음이 넘쳤다.그리고 1992년 그는 하이보번역사(海博飜譯社)를 창업했다.겨우 몇백 위안을 벌 뿐인 첫 창업부터 그는 시대를 앞서갔고 많은 이들과 함께였다. 하이보번역사는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마윈은 3년을 버텨냈다. 중국정부의 개혁·개방 붐을 타고 극소수지만 생겨나기 시작한 수요의 만족과 퇴직 교사 채용이라는 창업 목적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퇴직 영어교사들은 잉여인력이 돼 가는데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려는 작은 회사들은 통·번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 두 영역을 이어줌으로써 사회문제를 해결했고 창업 3년만에 하이보번역사는 승승장구하기 시작해 2015년까지 항저우 최고 번역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그의 첫 번째 창업은 알리바바의 근간이며 마윈 회장의 경영이념이자 철학이다.마윈은 기업의 목표는 ‘수익 추구’라는 경영상식을 깨고 ‘사회문제 해결 및 부조리 척결’이라 주창한다. 소비자와 중소기업이 겪는 불편과 사회 부조리 속에서 수요가 생겨나고 그 수요를 만족시키며 버텨낼 의지가 있는 기업이라면 생존하고 발전할 수 있음을 여러 차례 입증하기도 했다. 사회문제 해결이 곧 수요이며 기업의 성장동력인 셈이다.기업을 단기 속성으로 키우기보다는 다소 더디더라도 그들이 자생할 수 있는 환경조성에 애를 써야 한다고 부르짖으며 실천에 나선다.함께 살아가기 위해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직원 하나하나가 기업의 주인으로 주주명단에 포함된다.  사진제공=36.5뉴욕 증시의 기업공개 당시 알리바바의 주주명단이 창업을 함께 했던 직원 모두의 이름으로 빼곡했던 것은 꽤 유명한 일화다. 소수의 창업주 일가에 주식이 쏠리는 여타의 기업들과 달리 시작부터 회사지분의 상당부분을 창업멤버들에게 나눠준 것이다. 이 같은 경영철학으로 마윈은 알리바바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냈고 스스로는 중국 최고 갑부로 자리매김했다. 갑의 횡포와 을의 비극이 극에 달한 승자독식 사회에서 중국 중소기업 물품을 유통하는 알리바바와 나눌 줄 아는 마윈이 주목받는 이유다. 책은 첫 창업부터 알리바바의 출범, 투자유치, 기업위기, 알리윈(阿里云, 스마트폰 운영체제) 개발, 타오바오(淘寶, 온라인 오픈마켓)·챠이냐오(菜鳥, 물류기업)·위어바오(餘額寶, 인터넷머니 마켓 펀드) 창업을 거쳐 미국 상장까지를 아우르는 27개의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다.이들은 마윈의 남다른 경영철학을 입증하는 동시에 성공적인 창업 팁을 제공하기도 한다. 창업 아이템 선정 및 방향, 동업자, 비전 확립, 투자유치 등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의 전략을 꼼꼼하게 짚어낸다. 한국어로 ‘운동화’라 번역된 ‘부셰’(布鞋)는 중국 전통 헝겊신으로 구두를 신은 기업가가 아닌 아무 때나 태극권을 할 수 있고 작은 키를 신경 쓰지 않는 본연의 모습을 비유한 말이다. 36.5 1만7000원.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5-01-30 09:00 허미선 기자

[갓 구운 책] 돈 없이도 하는 재테크, 감성만리

◇ 돈 없이도 하는 재테크재테크를 하는 데 반드시 목돈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신간 ‘돈 없이도 하는 재테크’ 저자 이미진은 “실행 자금으로 10만원이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그는 “다달이 재테크 된 10만원이 10년이 지나면 가정을 먹여 살리는 든든한 자금이 된다”고 주장한다. 금리가 떨어지고 물가는 끝없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재테크의 필요성이 점점 줄고 있다. 하지만 일반 서민이 목돈을 만지려면 이것만큼 정직하고 안전한 방법이 없다. 그 증거로 재테크에 밝은 일부는 불황에도 끄떡없이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결국 빠르게 변하는 경제 상황에 대처 하는 재테크 방법의 문제다.저자는 주위의 도움 없이 제테크만으로 현금 자산 1억원을 만들었다. 걸린 시간은 불과 2년이다. 책 속에는 그가 체득한 경험담과 함께 실제 자산관리사로서 줄 수 있는 전문 지식을 빼곡하게 담았다.책은 당장 살기 어렵다고 재테크를 포기하고 대출을 받는 행위를 경계 한다. 대신 당장 오늘 저녁에 쓸 외식비 10만원부터 재테크하길 권한다. 적은 돈을 확실하게 굴리는 재테크 노하우를 배우기에는 이 책 한권이면 충분하다. 가격 1만 3800원.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감성만리일상의 소소한 감성을 담은 시집 ‘감성만리’가 출간됐다. 세종대학교 글로벌지식교육원에 재직하며 세종CEO 힐링 문화 바이럴 마케팅, 승마문화 과정 등의 총괄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저자 김학신은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知天命)의 나이, 50에 첫 시집을 출간했다. 시는 총 9개의 감성에 ‘행복 따라가기’, ‘사랑해야 할 이유들’, ‘행운은 언제나 가까이’, ‘아름다움은 가슴에 있어요’, ‘동행을 원해요’,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들‘, 슬픔은 기다림으로 꽃이 되어요’, ‘너무 감사한 게 많아요’, ‘희망은 다가서는 거예요’라는 부제로 엮었다.작가는 가족, 친구 등과 나눈 훈훈한 일상, 연인, 짝꿍, 로맨스 등의 사랑, 행운과 아름다운 자연, 첫눈과 여명, ‘하부지’에 등 감사한 마음 등을 담은 시집은 희망으로 마무리된다.  시집을 쓰는 것을 ‘글 쌓는 수행’이라 표현한 저자 김학신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대견함’을 전하기도 한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5-01-30 09:00 김동민 기자,허미선 기자

[인터뷰] '내 심장을 쏴라' 원작자 정유정, 끓어오르는 글쓰기 욕망이 벼랑 끝에 세웠다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35살이 되던 2001년이었다. 그리고 무려 11번이나 공모전에서 낙방했다. 작가로 새 삶을 얻은 것은 6년이 지나 41세가 되던 해다.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가 제1회 세계청소년문학상을 받으면서 ‘작가’ 정유정은 비로소 벼랑 끝에서 기어 올라올 수 있었다. 그 후 정유정은 설욕전이라도 치르듯 ‘내 심장을 쏴라’, ‘7년의 밤’, ‘28’ 등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작가로 자리매김했다.베스트셀러 소설 작가 정유정은 남들보다 늦은 35살에 글을 쓰기 시작해 41살이 돼서야 비로소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오는 28일에는 그의 대표작이자 힘들었던 자신의 청춘 시절을 위로하는 자전소설 ‘내 심장을 쏴라’가 영화로 개봉한다.28일에는 그의 작품 중 2009년 제5회 세계문학상을 받은 ‘내 심장을 쏴라’가 영화로 개봉한다. 정신병원에서 만난 동갑내기 두 청춘이 세상과 맞서기 위해 나아가는 이야기다. 주인공 수명과 승민역에는 배우 여진구와 이민기가 캐스팅됐다. 영화가 언론에 첫 공개된 다음날인 22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한때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정유정 작가를 만났다. 자신의 글을 영상으로 만난 소감을 묻자 그는 “원작은 대중적인 소설이 아니다”라며 “전체적으로 원작에 충실하면서 관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잘 다듬어진 느낌”이라고 솔직하게 털어 놓는다.“작가가 되기 전 간호사로 5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9년을 일했어요. 사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여자가 하기 좋은 직업이지만 글을 쓰기로 결심하고는 단번에 그만뒀어요.아예 퇴로를 차단했죠. 정말 하고 싶은 일이라면 나 자신을 벼랑 끝에 세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이기나 네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라는 각오가 있어야 해요.”‘내 심장을 쏴라’는 꿈을 박탈당하는 청춘을 위로하는 작품이다. 소설은 암울했던 20대를 지나 작가가 되기까지 결코 순탄하지 않았던 정유정 작가 스스로를 위로하는 이야기다.“소설의 메시지는 명확해요. ‘현실이 힘들어도 두려워하지 마라.’ 저 역시도 그런 시절이 있었어요.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집안의 가장이 돼 동생을 돌봐야 했던 20대는 말 그대로 버티는 삶이었어요. 그때 어깨를 두드려 주는 누군가가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저와 비슷한 시기를 겪고 있는 청춘에게 힘이 되고자 이 소설을 쓰게 됐죠.”정유정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은 현장감이다.섬세하게 묘사된 소설 속 한 장면이 때로는 한 페이지를 훌쩍 넘기기도 한다. 길지만 지루함 없이 읽히는 상황 묘사는 독자의 머릿속에 생생한 그림을 그려넣는다. ‘7년의 밤’은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연출한 추창민 감독이 시나리오 작업 중이며, ‘28’ 판권도 오래 전에 팔렸다. “작품이 영화화되는 것을 염두하고 글을 쓰진 않아요. 보통 장편 소설 한편을 쓰는 데는 2년이 걸려요. 글 쓰는 것 하나만으로도 벅차죠. 다만 독자의 머릿속에 장면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해요. ‘여기 시체가 있다’고 간단히 쓰기보다는 시체의 감촉, 냄새, 온도 등을 상세히 묘사해 시체를 독자에게 안겨주고 싶어요.”작가로서 정유정의 목표는 늘 피가 끓고 심장이 뛰는 이야기를 쓰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담담한 에세이보다 자극적인 이야기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소설을 좋아한다. 같은 소설이라도 그 속에 담긴 소재와 스타일은 매번 다르다.“싫증을 잘 느끼는 성격이에요. 한번 가본 길은 재미가 없어요. 그래서 소설을 쓸 때마다 제가 못해 본 것을 과제로 부여하죠. 그런 과제가 있어야만 오기를 가지고 도전하거든요. ‘7년의 밤’을 끝냈을 때는 ‘옴니버스 형식의 글을 쓰자’는 과제를 부여했고 그 후 ‘28’이 탄생했어요. 그 다음 부여한 과제는 ‘한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바닥의 끝의 보자’는 거였어요. 지금 집필 중인 ‘종의 기원(가제)’이 그렇죠.”정유정 작가가 인터뷰 내내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욕망’이다. 그는 자신처럼 뒤늦게 작가의 길을 걷는 사람에게 하는 조언에서도 이 단어를 빼놓지 않는다.“우선 ‘작가가 되고 싶은지, 글을 쓰고 싶은지’ 확실하게 알아야 해요. 작가는 직업에 관한 질문이고 글쓰기는 욕망에 관한 것이거든요. 바로 이 ‘욕망’에 예스가 나와야 해요. 반대로 직업에 예스가 나오면 실패를 견디기 힘들어져요. 실패를 견디고 끝까지 덤벼들 수 있는 동력은 뜨거운 욕망에서 나오죠.”사진·글=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5-01-28 09:00 김동민 기자

'미래 예측' 왼손 법칙, 기억나니?

그 누구도 정확한 미래를 예측하지는 못한다. 다만 발생 가능한 미래를 그려볼 뿐이다. 신간 ‘3차원 미래 예측으로 보는 미래 경영’은 불확실한 미래를 읽고 그 활용법을 설명한다. 책의 저자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 이광형 교수는 그 방법으로 시간·공간·분야로 읽는 3차원 미래 예측법을 제안한다.pb미래를 보는 가장 정확한 방법그는 책에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은 3차원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며 “이 방법을 통하면 해당 문제와 관련된 요소를 빠르게 분석할 수 있고 미래에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책에서 저자가 예시로 제시하는 3차원 분석은 2015년(시간) 한국(공간)의 셰일가스 관련 사업(분야)이다. 셰일가스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국제 유가는 현재 배럴당 50달러 아래를 맴돌고 있다. 높은 유가를 믿고 태양광 사업에 뛰어든 중견기업들은 현재 큰 위기에 직면했다.이에 대해 저자는 ‘2008년으로 돌아가 다시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당시 국제 유가는 배럴당 145달러였고 셰일가스 추출 기술은 그 당시에도 개발되어 있었다. 미래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실패한 대표적 사례다. 이에 대해 저자는 시간·공간·분야 3차원 요소를 기준으로 예상 가능한 모든 변수를 넣어 2008년 관점에서 2015년 셰일가스 가치를 분석한다. 그 과정은 크게 5단계다. 우선 문제를 정의하는 것으로 시작해 관련 요소를 정리하고 과거 자료를 수집한다. 미래 환경 설정까지 완료됐다면 최종 단계인 미래 예측으로 간다.이러한 단계가 모호하고 추상적인 개념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이론과 근거는 충분히 현실적이고 섬세해 읽다 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다. 한눈에 볼 수 있는 다양한 그림과 도표를 분석과 함께 제시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셰일가스 외에도 책에서 말하는 3차원 미래 예측 분야는 TV, 게임, 전기, 디스플레이, 저작권 등 다양하다. 사례별로 읽는 예측 분야가 넓어질수록 독자는 남들보다 한발 먼저 미래를 자기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책 만큼 저자의 이력도 특별하다. 이광형 교수는 카이스트 전산학과 교수로 있을 때부터 학생들에게 ‘괴짜 교수’로 불렸다. 신발 끈의 색을 다르게 묶거나 텔레비전을 거꾸로 놓고 보는 등 늘 색다른 생각과 행동을 보였기 때문이다.미래를 읽고 소통하는 전문가로서 이 교수는 학생에게 ‘다양한 사고와 각도에서 현상을 보라’고 조언한다. ‘벤처 창업의 대부’ 넥슨 김정주 대표와 네오위즈 신승우 대표, 인젠·해커스랩 김창범과 김병학 대표는 그가 길러낸 대표 제자들이다. 이들 외에도 많은 제자가 이 교수에게 배운 미래 경영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사업가로 큰 성공을 거뒀다.경영자로서 시장을 읽고 빠르게 대응하는 것은 중요한 자질이다. 하지만 이 보다 더 중요한 자질은 시장을 예측하고 선도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다.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망설이고 정보의 홍수 속에 어떻게 미래를 읽어야 할지 감히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경영자에게 이 책은 희망적인 미래와 마주하는 가장 쉽고 효과적인 지침서다. 생능 출판, 가격 1만 8000원.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5-01-23 09:00 김동민 기자

[갓 구운 책] 문학계 어른의 추천 단편 101가지

황석영 저 /(사진제공=문학동네)‘객지’, ‘장길산’부터 최근작 ‘모랫말 아이들’, ‘여울물소리’ 등까지 오래도록 문단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소설가 황석영이 한국 단편소설에 대한 소회를 전한다. 그가 지난 3년 동안 출판사 문학동네 네이버 카페(cafe.naver.com/mhdn)에 연재했던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을 책으로 엮었다. 식민지의 어두운 단면을 그린 염상섭 ‘전화’, 현진건 ‘운수 좋은 날’, 채만식 ‘치숙’, 김유정 ‘금따는 콩밭’, 이상 ‘날개’ 등부터 현재 활동 중인 김훈 ‘화장’, 김애란 ‘서른’ 등까지 황석영이 추천하는 101편의 단편이 10개의 주제에 담겼다.반세기를 넘게 소설가로 살아온 황석영이 전하는 과거와 현재의 한국 단편문학을 접할 수 있다.문학계 어른 황석영의 과거를 통해 현재를 살피는 깊이 있는 통찰력과 과감한 자성 등이 어렵기만 했던 한국 단편소설을 친근하게 바라보게 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신간 ‘열두 마음’ (사진제공=프롬북스 출판사)일상의 모든 감동, 책으로 만난다1년 365일의 감정을 열두 개의 장으로, 그리고 열두 가지 마음으로 구분해 담은 책이 출간됐다. 신간 ‘열두 마음’은 수백 종의 도서에 감춰 있던 진주 같은 문장과 명언 그리고 영화와 드라마의 명대사, 명사의 조언까지 우리 생활 곳곳에 흩어져 있던 감동을 주는 텍스트를 담은 책이다. 회원 수 75만 명을 자랑하는 SNS 스토리 채널 ‘세상의 모든 명언’이 엮은 이 책은 독자에게 지혜 있는 아름다운 글을 읽는 즐거움을 선물한다. 책은 290여 개의 아름다운 글과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가볍게 읽지만 깊은 감동을 주는 여운이 특징으로 간직하고 싶은 글귀가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책속에 숨어있다. ‘스토리 채널’을 비롯해 저자 최재성이 관리하는 전체 SNS 회원은 300만 명이 넘는다. 국내 대형 SNS 관리에 탁월한 능력을 선보인 그는 각종 커뮤니티에서 무료 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세상의 모든 마음을 공유 한다’는 그의 특별한 신념이 담긴 이 책은 그가 SNS를 넘어 새롭게 대중에게 다가가는 도전이다. 27일 출간. 가격 1만 3800원.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5-01-23 09:00 허미선 기자,김동민 기자

회의에 '회의'적인 팀원들…'딱! 30분만 합시다'

서울 대기업에 다니는 강모(33)씨는 회의가 잦은 마케팅팀에 근무한다. 그는 "업무 특성상 회의가 잦다"며 "회의 필요성은 인정한다. 하지만 주제와 목적을 잃을 정도로 끝없이 이어지는 지루한 회의는 견디기 힘들 정도"라고 토로한다.조그만 출판사에 다니는 이모(25)씨도 요즘 회의 때문에 힘들다. 그는 "오랜 시간 회의를 하지만 결론은 늘 소수의 힘 있는 사람이 내는 아이디어다. 그런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회의 때 말을 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이제는 침묵할 지경에 이르렀다"며 불만을 표한다. 분명 회의(會義)를 하고 있지만, 자꾸만 회의(懷疑)감이 든다. 아무런 성과 없이 지루하게 이어지는 회의는 직장생활을 힘들게 하는 원인 중 하나다.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회의주의자’라는 신조어가 유행한다. 틈만 나면 별 의미 없는 회의를 소집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젊은 조직원들 사이에서 기피 대상 1순위다. ‘부하직원들에게 사랑받는 상사가 되고 싶다면 회의 습관부터 고쳐라’는 말이 나도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회의는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잘 할 자신이 없는 회의주의자를 위한 책 ‘30분 회의’가 출간됐다. 삼성, LG, 두산 등 대기업 임직원들이 강력하게 추천하는 조직 혁신 기술서로 30분이란 짧은 시간 내에 최대 효과를 내는 회의비법이 기록되어 있다. 30분은 사람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을 만큼 짧은 시간이지만 어떤 큰 이슈에 대해 결론을 내릴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시간이다.저자 정찬우는 JD비즈니스컨설팅그룹 대표로 다양한 컨설팅 경험을 통해 30분 회의 이론을 완성했다. 2009년 처음 탄생한 이론은 6년의 시간을 거쳐 더욱 유연하고 완벽한 회의비법으로 기업에 적용되고 있다. 책은 30분 회의에 대한 논리적 근거부터 그 적용까지 저자가 실제로 겪은 사례를 중심으로 독자에게 다가간다.회의를 힘들게 만드는 다양한 유형의 리더가 있지만 그 중 최악은 습관적으로 회의 시간을 길게 끌어 참여자들의 개인 일정을 망가뜨리는 사람이다. 이는 회사 전체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시간 약속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자연스레 회사 분위기도 안 좋아진다.30분 회의가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시간을 철저하게 지킨다는 것이다. 저자는 “시작 시간만큼이나 끝나는 시간을 잘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30분 내에 회의를 확실하게 마치는 것은 참석자가 리더의 능력을 인정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출석 확인부터 마무리까지 철저하게 시간을 배분해야 한다”고 설명한다.그는 더불어 1분도 낭비 없이 집중해서 해야 30분 내 만족스런 마무리를 할 수 있고 또 다른 30분 회의를 이어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회의실 앞쪽에 시계를 두고 진행하는 방법은 30분 회의 도입 초반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회의에 집중 할 수 있는 간단한 요령이다.회의를 보면 그 조직의 실력과 수준이 보인다. 회사에서는 온갖 사소한 업무에도 규칙을 정해놓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회의에 대한 것은 없다. ‘일단 시작하고 이야기를 해보자. 그럼 결론이 나오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진행되는 회의는 결코 원하는 답을 찾을 수 없다. ‘30분 회의’를 읽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30분이다. 바로 이 30분이 앞으로 있을 회의 분위기를 바꾸고 발전하는 회사로 만든다. 가격 1만2500원·라온북.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5-01-16 09:00 김동민 기자

[갓구운 책] 생각의 해부, 나는 세계역사에서 비즈니스를 배웠다

생각의 해부이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석학 22인이 모였다. 200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대니얼 카드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견 하며 월가의 현자로 주목받은 나심 탈레브 등 오늘날 인류가 직면하는 모든 분야 전문가들이 신간 ‘생각의 해부’에서 자신들의 연구를 공유한다.의사결정과 문제해결, 예측 등 생각의 다양한 측면에 대한 연구 성과가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생물학적 인간’으로서 사고와 심리의 수수께끼를 파헤치고 사회심리학 같은 인문학사회학적 연구로 경제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생각의 해부’는 1편 ‘마음의 과학’, 2편 ‘컬처 쇼크’를 잇는 베스트 오브 엣지 시리즈 3편이다. 가격 2만2000원.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나는 세계역사에서 비즈니스를 배웠다장자, 한비자, 노자, 이순신, 세종대왕 등 옛 성인의 지혜와 역사 속 인물들 이야기를 현대 직장생활 혹은 리더십에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역사 속 명장의 전략과 성군의 지혜를 영업현장에 적용한 사례를 풀어간 책 ‘나는 세계 역사에서 비즈니스를 배웠다’가 출간됐다. 저자 임홍준은 미니 프린터 세계 2위 기업인 빅솔론의 창업멤버이자 해외영업부장으로 맨손으로 세계시장을 개척한 인물이다. 맨땅에 선 저자가 생존전략으로 세운 것은 세계 역사, 특히 전쟁사 탐구였다. 방대한 역사지식을 글로벌 비즈니스 현장에 적용하는 방법을 전하는 책은 국가별 비즈니스 스타일과 협상 실전 노하우를 부록으로 담았다. 가격 1만4000원.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5-01-15 17:56 김동민 기자,허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