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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다 내꺼! 인기 동화 ‘구름빵’의 물고 물리는 저작권 분쟁

인기 동화 '구름빵'의 백희나 작가와 빛그림(사진) 작업에 참여했던 김향수 작가의 저작권 분쟁이 불거졌다.“돈이 아닌 저작권을 원한다.”2011년 매절계약(저작자에게 일정 금액만 지급하고 향후 저작물 이용으로 얻는 수익을 출판사가 독점하는 계약) 피해사실이 알려져 한차례 저작권 홍역을 앓으면서 ‘구름빵’의 백희나 작가가 한 말은 2015년 현재까지도 유효한 이슈다.‘구름빵’ 출판사 한솔수북과의 저작권 분쟁에서 백희나 작가가 했던 이 말이 2015년 8월에는 ‘구름빵’의 빛그림(사진) 작업에 참여했던 김향수 작가 입에서 흘러나왔다. 문제는 백희나 작가가 김향수 작가를 공동저자로 인정할 수 없다고 소를 제기하면서 불거졌다.꼬마 고양이 ‘홍비’와 ‘홍시’는 구름을 반죽해 구운 빵을 먹고 두둥실 날아올라 창문으로 빠져나가 모험을 즐긴다. ‘구름빵’은 봉제인형 캐릭터들에 철사를 달아 독특한 입체감을 살린 사진으로 표현한 그림책이다. 백희나 작가와 김향수 작가가 수개월 동안 스튜디오에서 작업한 결과물로 알려진다.백 작가는 소장을 통해 “김씨는 촬영 당시 원고가 주도한 피사체 제작과 설정, 분위기, 장면의 역할, 카메라 앵글과 조명 설정 등의 보조적 역할을 했을 뿐이다. 공동 저작에 대한 동의 없이 출판사(한솔수북)가 임의로 이름을 끼워 넣은 것이므로 저작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1미터 앞에 한 사람이 있고 3미터 앞에 또 다른 사람이 서 있는 상황에서 누구에게 카메라 초점을 맞추느냐는 단순한 기술적인 문제일까요? 의도를 반영한 연출과 창작의 문제일까요?”김향수 작가는 ‘브릿지경제’와의 통화에서 오히려 반문했다. 김 작가는 이어 “백 작가의 의도에 조명, 초점, 이동 방향, 색감 등 나의 의도를 담아 촬영한 작업”이라며 “이 소송은 돈이나 저작권의 문제를 떠나 사진이 창작의 영역이냐 아니냐를 밝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조정위원회나 그 어떤 대화 시도도 없이 소송을 제기한 백 작가에 대해 김 작가는 “백 작가의 저작권 사수를 응원해왔다. 대화로 풀 수 있는 문제가 또 다시 저작권을 가지고 싸우는 모양새로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이 소송으로 이미 합의된 출판권 이관 문제는 뒤로 밀린 상태다. 한솔수북의 최만영 이사는 “이미 출판권과 인세를 전달하겠다는 합의서 초안을 공유했지만 백 작가가 김향수 작가에게 저작권 소송을 제기하면서 넘겨줄 주체가 모호한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같은 이유로 애니메이션 등 2차 저작권을 소유한 강원정보문화진흥원-디피에스 컨소시엄 역시 백 작가와의 계약조건 합의를 마냥 기다려야하는 상황이다.소송 남발의 시대, 독특한 콘셉트의 동화 ‘구름빵’이 다양한 전문가의 협업에 의한 결과물인지 작가 한 사람만의 창작물인지를 가늠해야할 또 하나의 공방이 시작됐다.2011년 출판사를 상대로 한 백희나 작가, 그 백 작가가 소송을 제기한 2015년의 김향수 작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두 사람은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링 위에 올랐다. 누가 이기든 상처뿐인 영광이 될 가능성이 커진 안타까운 2015년 대한민국 저작권 현실이다. 허미선 기자hurlkie@viva100.com

2015-08-28 07: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서민들의 재테크 필독서… '경매'로 인생역전법

‘경매’가 서민들의 재테크로 각광 받고 있다. 과거 아는 사람들만 하던 경매는 이제는 주부들과 직장인들까지 뛰어드는 ‘만만한 시장’이 돼버렸다. 그 결과는 최근 무섭게 치솟는 수도권 아파트 경매 시장에서 볼 수 있다. 통계적으로 7~8월은 비수기로 통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감정가보다 비싸게 낙찰되는 ‘고가낙찰’이 흔한 일이 되 버린 것. 지난 24일 서울에서 경매 일정이 있었던 서울동부지방법원과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낙찰된 아파트는 모두 16채인데 이중 10채가 낙찰가율 100% 이상을 기록한 고가낙찰이었다. 이런 열풍의 중심에는 다음과 네이버를 중심으로 수십만명이 정보를 공유하는 카페도 한 몫 했지만 경매로 성공 신화를 일군 일반인들이 쓴 ‘책’들도 일조했다. 이 책들의 공통점은 고리타분하고 어려운 경매 책이 아닌 주변에 있을 법한 저자들이 ‘알기 쉽게’ 알려준다는 데 있다.싱글맘, 직장인, 운동선수 등 흔히 보는 평범한 사람들의 성공기는 자극 그 자체다. 발매 되자 마자 높은 판매고를 올리겨 꾸준히 팔리는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경매 필독서를 꼽아봤다. ◇ 경매는 남성만의 전유물? ‘싱글맘 부동산 경매로 홀로서기’오프라인 강의를 통해 스타 강사로 자리매김한 이선미 저자의 책.(사진제공=지혜로)모두 끝물이라 여겼던 경매시장에서 남다른 수익을 올리는 이선미씨는 경매를 시작할 당시 통장 잔고가 20만원도 되지 않았다. 불과 2년만에 무려 30채의 집에서 월세를 받는 집주인이 된 스토리가 담긴 ‘싱글맘 부동산 경매로 홀로서기’는 지난해 발매되자 마자 경매 책 부문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뒤 지금까지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라 있다. 그만큼 독자들의 입소문과 초보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반증이다. 저자 이선미씨의 인생은 파란만장하다. 야간고등학교를 다니면서까지 일과 학업을 병행했고 대학을 거쳐 대학원까지 다니며 결혼과 일, 살림까지 도맡았다. 열심히 살면 행복해질 거란 믿음은 남편과의 이혼 후 어린 자식들을 홀로 책임지게되면서 좀더 전투적으로 변했다. 사회의 가장 약자였던 그에게 설상가상으로 암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선고가 내려졌다. 하지만 요양 중 컨디션이 괜찮다 싶은 날에는 무작정 경매 임장(현장답사)을 다녔을 만큼 경매에 빠졌다. ‘싱글맘 부동산 경매로 홀로서기’는 그만큼 치열하면서도 엄마이자 여자로서 저자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남자라면 놓쳤을 세세한 인테리어 팁과 임장방법, 경매 중 가장 어렵다는 명도까지 책을 구성하고 있는 에피소드들은 읽을수록 와 닿고, 감동적이다. 저자는 요양 생활을 하는 동안에만 10건을 낙찰 받았을 정도로 행동력이 남다르다. 그가 단순한 회원에 머물지 않고 강사로 나선 다음 카페의 ‘행복 재테크’는 그의 책을 읽고 몰려든 수강생들로 넘쳐나고 수 백명의 수료생을 배출할 정도로 입소문 나 있다. 이 책은 어려운 경매시장에서 꾸준히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그만의 노하우와 뜨거운 삶의 열정을 배울 수 있다.◇ 자영업자에서 임대업자로…‘월세 혁명’임대업자의 길을 안내하는 ‘월세혁명’.(사진제공=매일경제신문사)대학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한 뒤 여행사에 다니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조영환씨는 IMF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매에 발을 내딛었다. 직장인과 사업자 모두를 거치면서 부동산의 매력에 빠진 그는 임대사업을 통한 소액투자로 안정된 수입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을 썼다. 특히 저자는 빌라를 이용한 임대사업에 대해 중점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다른 책들이 경매입문과 과정, 마무리 등에 집중한다면 ‘월세 혁명’은 저자가 직접 낙찰 받거나 낙찰을 도와준 130여건의 경험을 통해 배운 노하우를 낱낱이 풀어 놓는다. 편안한 노후를 위한 임대사업의 필요성과 투자마인드로 시작해, 경매 사례를 통해 명도, 리모델링, 임대 등 구체적인 부분까지 최대한 돈을 아끼고 수익을 늘리는 방법을 담았다. 책은 누구나 할 것 같은 ‘임대업자’의 핑크빛 미래보다는 어떻게 해야 행복한 집주인이 될 수 있을까에 집중한다. 투자금이 적은 사람들을 위한 ‘무피 투자법’은 서민들의 눈을 현혹하지만 이 책에서는 현실적인 조건을 제시한다. 조씨는 “임대사업은 지금 같은 저금리시대에 대출을 많이 받아 적은 이자를 내고 대신 월세를 많이 받아 그 차액을 노려야 한다”며 “한 채 한 채가 나에게 월급을 주므로 모두가 자식 같은 애정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부동상 경매에 대한 ‘자식론’을 펼친다. 서민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빌라 투자에 대한 위험도와 물건 추리는 방법은 곱씹을수록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느낌이다.◇운동만 하던 청년의 부동산경매 성공기 ‘서른 살 청년백수 부동산경매로 50억 벌다’자발적 백수를 자처하며 경매 성공 신화를 쓴 차원희씨.(사진제공=지혜로)요즘 재테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경제적 자유를 꿈꿀 것이다. 학창시절부터 운동만 해온 저자는 유도선수로 우수한 성과를 거두며 미래가 보장된 안정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알게 된 경매의 매력에 푹 빠져 그때까지 해온 유도를 그만두고 스스로 백수가 되었다. 평생 운동만 해온 차원희씨는 책을 펼쳐 들고 공부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보여주고자 했다. 경매가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를 준다는 믿음이 확고했기 때문이다.이 책은 경매를 오래 한 사람도 경험하기 힘든 다양한 물건의 성공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평범한 아파트 낙찰뿐 아니라 대형평수 아파트 여러 채를 낙찰 받아 큰 수익을 얻기까지의 과정, 상가 특히 유흥주점 낙찰 성공기, 아파트형 공장 그리고 NPL(부실채권)까지 다양한 사례가 있다. 물건을 검색한 뒤 물건지에 가서 벨을 누르는 순간부터 깔끔하게 명도하고 임대 또는 매매를 완료하는 전 과정 동안 소유자나 관계자들과 나눈 대화를 보여주며 친절하게 설명한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15-08-28 07:00 이희승 기자

[비바100] 국내 출판시장 한계 뚜렷… 이제 'K-북'으로 위기 넘자

1인1책 코치 김준호 서정콘텐츠그룹 대표K-팝 활성화를 바라보면서 이제 한국의 책도 세계로 진출해야 할 적기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최최악’이란 출판계의 현실에서는 ‘K-북’이 그 대안이 될 수도 있다.아직도 국내 출판계는 외국 도서를 수입하는 번역서의 비율이 매우 크다. 더욱이 번역서는 과다한 선인세 경쟁까지 이뤄져 외국 출판사로부터 한국 출판사는 ‘봉’이란 평가까지 받고 있다. 국내 출판계의 번역서는 1990년대만 해도 2만 달러 정도가 최고 수준이었지만 2000년대 들어 10만 달러를 넘어섰다. 최근 들어서는 수십만 달러를 지급하고 판권을 확보하기도 한다.반면 도서 수출의 현황을 보면 번역서와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최인훈 작가의 대표작 ‘광장’(문학과 지성사)이 1978년 최초로 일본으로 수출된 이후부터 2000년대 들어서 까지 도서 수출은 양과 질적인 면에서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2008년 도서수출이 1054권(대한출판문화협회 출처자료)이니 수입에 비해 수출 도서의 양은 극히 빈약한 편이다. 대단한 무역 역조 현상이다.다행스러운 것은 근래 들어 한류 붐을 타고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서 한국 도서의 수출이 제법 이뤄진다는 점이다. 중국을 필두로 동남아 등에서 도서 수출이 조금씩 활기를 띠고 있다.한국 도서 수출을 위해서는 언어 장벽을 깨는 것이 중요하고 한국어를 외국어로 번역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 대목에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국내 출판물의 해외 수출을 위해서 정부가 번역을 활성화할 예산을 대폭 늘릴 이유가 여기에 있다.또한 기획단계에서부터 세계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보편적인 주제를 뽑아내는 기획력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도서를 수출하기 위한 기획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수출국 출판시장을 이해하는 일이다. 그 나라 시장이 어떤 도서를 선호하고 좋아하는지를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이제 국내 출판 시장의 한계가 뚜렷해졌다. 이를 K-북으로 극복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K-북은 출판인들만의 협력으로는 힘이 부치기에 번역과 수출에 관련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된다.1인1책 코치 김준호 서정콘텐츠그룹 대표

2015-08-26 07:00 1인1책 코치 김준호 서정콘텐츠그룹 대표

[비바100] 음악방랑자들의 음악 취향 길라잡이 ‘대중음악 히치하이킹하기’

“외로움이 와도 담담하게, 담담하게…(중략)…추억할 수 있게 된 이 순간의 여름”-데이브레이크 ‘담담하게’혼자 떠난 남해여행에서 처음 들었던 음악은 여행 당시 뿐 아니라 지금까지도 귀와 마음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음악이란 그렇다. 사랑으로 충만할 때의 블루스, 우울증을 날려버리는 록 넘버, 일상에 지쳐 있는 가슴을 쓸어내리는 재즈….어느 날 문득 귀에 들어와 가슴을 두드린다. 마치 방랑하듯 여행하던 중 히치하이킹으로 위안을 받고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이처럼 음악방랑자의 음악 취향을 찾는 데 도움을 주는 책 ‘대중음악 히치하이킹하기’가 출간됐다. p음악 취향을 찾는 여행자들을 위한 '대중음악 히치하이킹하기'(사진제공=탐)nbsp;음악전문기자 권석정, 음악큐레이터 백병철과 이수정, 음악 전문 웹진에서 활동해온 대중음악의견가 서정민갑, 작곡가이자 음반제작자 김상원(프로젝트 슘) 등 음악계의 내로라하는 글쟁이이자 전문가들이 음악에 빠진 순간을 전한다. 그 순간 음악의 길로 접어들어 한길을 걸어온 이 음악여행가들은 누구든 맞닥뜨리게 되는 ‘음악에 빠지는 순간’을 놓치지 않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책은 현대 대중음악의 근간이 되는 블루스, 록, 포크, 흑인음악, 댄스로 ‘여행루트’를 나눠 각각 권석정, 백병철, 서정민갑, 김상원, 이수정을 가이드로 내세운다. 이들은 마치 각 음악 장르로 떠나는 음악여행의 가이드가 된 듯 저마다의 스타일로 음악을 소개하고 설명한다.권석정은 기타 레슨 선생의 무아지경 즉흥 연주로 블루스에 빠져들었고 백병철은 1993년 ‘2시의 데이트’에서 들은 건스 앤 로지스 ‘더블 토킹 자이브(Double Talkin’ Jive)’로 단박에 록 마니아가 됐다.이같은 사연과 더불어 각 음악 장르의 태동과 특징, 대표 아티스트에 대해 쉽고 상세하게 설명하고 그에 걸맞은 음악들을 소개한다. 이들의 음악이야기는 과거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각 장르별 전통을 현재까지 이어오거나 변형해 노래하는 이들까지 아우른다. 찰리 패튼의 ‘하이 워터 에브리웨어(High Water Everywhere)’(1929)로 시작한 블루스는 지미 헨드릭스, 스티비 레이본, 에릭 크랩톤, 존 메이어, 하헌진의 ‘지난 한해’까지를 관통한다.백병철은 자신을 록의 길로 이끈 건스 앤 로지스 ‘더블 토킹 자이브’를 시작으로 척 베리, 엘비스 프레슬리 등 대표 록커들은 물론 마룬5, 국카스텐, 씨엔블루, FT아일랜드 등 지금도 곁에 있는 록밴드를 언급한다.(사진제공=탐)백병철은 자신을 록의 길로 이끈 건스 앤 로지스 ‘더블 토킹 자이브’를 시작으로 척 베리, 엘비스 프레슬리, 비틀즈, 롤링 스톤즈, 도어스, 지미 헨드릭스, 레드 제플린, 딥 퍼플, 블랙 사바스, 너바나 등 대표 록커들을 거쳐 마룬5, 국카스텐, 씨엔블루, FT아일랜드 등 지금도 곁에 있는 록밴드를 언급한다.  기타에서 시작돼 삶의 모든 순간에 스며든 포크를 설명하며 서정민갑은 우드 거스리부터 밥 딜런, 사이먼 앤 가펑클 그리고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데미안 라이스, 영화 ‘원스’ 등의 대표곡을 소개한다. 한대수, 김민기, 노래를 찾는 사람들, 김광석 등 한국의 포크 뮤지션 계보를 훑기도 한다.흑인음악을 ‘엉덩이가 만들어낸 음악’이라고 표현하는 김상원은 ‘소울풀’이라는 단어를 설명하며 여행을 시작한다. 빌리 홀리데이, 영화 ‘모 베터 블루스’의 OST, 잭슨 파이브 등 대표 뮤지션을 비롯해 한국의 2NE1으로 흑인음악을 설명한다.비트매칭, 스크래치 등 DJ기법부터 박명수의 EDM까지(사진제공=탐)레이브 파티를 즐기는 음치 친구의 믹스테이프에서 들었던 666 ‘아목(Amokk)’으로 음악의 길로 들어선 이수정은 비트매칭, 스크래치 등의 DJ기법과 훵크, 디스코, 마이클 잭슨의 댄스 팝, 하우스, 테크노 그리고 최근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박명수가 시종일관 주창하는 EDM까지를 관통한다. 각 루트에는 음악과 뮤지션에 대한 설명 뿐 아니라 QR코드를 수록해 해당 뮤지션의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그 수용 범위가 넓은 흑인음악이나 댄스는 한정된 페이지에 정리하다 보니 다소 부족하거나 아쉬운 느낌을 지울 수 없다.각 루트에는 음악과 뮤지션에 대한 설명 뿐 아니라 QR코드를 수록해 해당 뮤지션의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사진제공=탐)하지만 ‘대중음악 히치하이킹하기’는 음악적 지식이 풍부한 이들을 위한 책이 아니다. 최대 음원사이트의 ‘베스트 50’ 차트를 통으로 스트리밍하는 게 음악감상의 전부인 이들이 취향을 찾을 수 있는 마중물이 될만큼은 잘 정리돼 있다. 굳이 어느 한 장르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그저 마음을 울리고 귀를 사로잡는 음악에 빠지는 순간을 놓치지만 않으면 된다. 그것만으로도 삶을 빛낼 인생의 배경음악과 주제가를 만나게 된다. 가격 1만3000원.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5-08-21 07: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저자·출판사, 궁합 맞아야 베스트셀러 탄생

1인1책 코치 김준호br서정콘텐츠그룹 대표출판 에이전트를 하다보니 한 명의 저자가 복수의 출판사에서 책을 내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한 저자라도 저술하는 책의 색깔이 다르기도 하고 출간 이후 저자의 만족도가 크지 않아 출판사를 바꾸기도 한다. 같은 저자라도 내는 출판사마다 판매부수가 좀 다르긴 하다. 극과극의 판매부수를 내기도 하니 저자와 출판사 사이에도 분명 궁합이 존재한다.실용서 분야에서 성실성과 집필능력을 갖춘 저자 C는 여러 권의 도서를 함께 진행했다. 한번은 늘 진행하던 K출판사에서 C 저자의 기획을 중복성의 문제로 채택하지 않았다. 결국 J출판사와 새로 계약했다. 출판사 규모라든가 마케팅면에서 K출판사보다 J출판사는 더 강해보였고 K출판사에서도 도서 출간을 앞두고 은근히 신경을 썼다.그런데 막상 J출판사에서 나온 신간은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때 C 저자는 K출판사와의 작업이 적합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이후 C 저자는 K출판사에서만 책을 냈고 그 결과도 안정적이다.저자와 상담을 해보면 그 저자와 잘 어울릴만한 출판사가 떠오른다. 왜냐하면 저자가 원하는 요구사항을 출판사가 모두 충족시켜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만일 저자가 이전 작업에서 인세 관련해서 마음이 상한 경험이 있다면 인세정산과 관리가 투명한 출판사를 적극 추천한다.저자 스스로 ‘모 아니면 도’식으로 화끈하게 책을 펴내고 싶은 의사를 보이면 ‘불도저식 스타일’인 출판사 대표에게 기획을 제안하고 무난한 저자는 비슷하게 무난한 출판사를 소개하곤 한다. 마치 중매쟁이처럼 궁합을 맞춰 비슷한 유형의 저자와 출판사를 묶으면 성공 가능성과 만족도는 분명 높아지기 때문이다.하지만 출판사와 저자가 최적의 궁합으로 만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저자 입장에서는 책을 펴내는 일이 자주 있는 일도 아니고 출판사를 잘 모르는 상황에서 ‘내 책에 맞는 출판사’를 찾기란 쉽지 않다. 인간적인 관계로 맺어진 인연으로 책을 펴내는 일은 출판사나 저자 양측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각각의 저자와 출판사에 충분한 이해가 선행된 후에 저자의 콘텐츠와 스타일에 맞는 최적의 출판사를 골라내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 궁합을 맞추는 일, 이는 출판사와 저자 모두가 살 수 있는 길이다.1인1책 코치 김준호 서정콘텐츠그룹 대표

2015-08-12 07:00 1인1책 코치 김준호 서정콘텐츠그룹 대표

[비바100]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원작자는 따로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제공=이십세기 폭스 코리아)작가 필립 K. 딕(1928~1982)은 ‘마이너리티 리포트’, ‘넥스트’, ‘페이첵’, ‘스크리머스’ 등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SF 영화에 숨은 주인공이다. 그는 이들 작품 외에도 아놀드 슈왈제네거 주연 영화 ‘토탈 리콜’의 원작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도 집필했다. 그가 남긴 작품은 굳이 원작이 아니더라도 오늘날 제작되는 SF 영화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SF 영화들이 기본적으로 가지는 인간성 상실과 암울한 미래상은 필립 K. 딕의 소설 전반에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다. 작가가 심어놓은 독창적인 설정과 장치들은 다른 이야기에 적용해도 될 정도로 훌륭하다. 신간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20세기 가장 위대한 SF 작가로 평가받는 필립 K. 딕의 단편집이다.책은 그가 전업 작가 생활을 막 시작한 1952년부터 장편과 순수문학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1954년까지 집필한 120여 단편 중 영화화되거나 문학적으로 의미 있는 작품 20편을 골라 수록했다. 저자는 생계를 위해 다작의 길을 택했다. 작품 판매를 위해 스페이스 오페라나 호러, 판타지에 이르기까지 당대 독자에게 익숙한 장르를 가져왔고 그 결과 추후에 쓴 장편들보다 대중적으로 더 뛰어난 결과물을 만들었다.필립 K. 딕의 단편집 ‘마이너리티 리포트’ (제공=폴라북스 출판)짧은 글이지만 그 안에는 어김없이 대중의 흥미를 끄는 아이디어가 깃들어 있고 이는 할리우드 제작자들의 흥미를 끄는 요소로 작용했다.단편집의 제목처럼 책에서 가장 구미가 당기는 것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마이너리티 리포트’다.소설이 영화로 바뀌며 많은 부분이 달라졌지만 그 속에 담긴 기본 설정은 그대로다. 세명의 예언자가 범죄를 예측하는 설정과 그 속에서 모순되게 비치는 죄와 처벌 관계는 영상보다 글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길지 않은 단편이어서 하나의 이야기를 단숨에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영화 ‘스크리머스’의 원작 ‘두 번째 변종’도 인상적이다. 저자는 인간과 구분하기 힘든 로봇을 등장시켜 ‘누가 인간이고 누가 인간인 척하는지’에 대한 주제의식을 깊이 파고든다.책에 실리진 않았지만 1980년대 할리우드 SF영화를 대표하는 해리슨 포드 주연의 ‘블레이드 러너’도 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를 원작으로 한다. 이는 저자의 소설 중 처음으로 영화화된 작품이다. 필립 K. 딕은 30여년 동안 활동했지만 평생을 생활고에 시달렸고 죽기 몇 년 전에야 제대로 평가받기 시작했다.그는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완성도 보지 못하고 뇌졸증으로 쓰러졌다. 그러다 1982년 세상을 떠났다. 그가 죽은 다음 해인 1983년에는 저자의 이름을 딴 ‘필립 K. 딕상’이 제정되기도 했다. 이 상은 현재 ‘휴고상’ 및 ‘네뷸러상’과 함께 세계 3대 SF 문학상으로 인정받고 있다.책에 실린 작품들은 발표된 지 60년이 넘었다.하지만 끊임없이 미래로 나아가는 현실에서 그 이야기는 여전히 유효하다. 책에 실린 일부는 작품이 쓰인 때보다 현재에 더 큰 설득력을 보인다. ‘자가 광고’는 자본주의의 섬뜩한 단면을 그렸고 ‘얀시의 허울’은 대중매체의 무한한 영향력을 경고한다. 그래서 영화뿐 아니라 트렌드에 민감한 TV 제작자들도 그의 이야기를 찾는다. 영화로 성공한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내년 1윌 미국 폭스 채널에서 드라마로 제작돼 방영된다. 순수 판타지 단편 ‘요정의 왕’도 내년 개봉을 목표로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중이다. 인간의 본성이 바뀌지 않는 한 SF 장르 속 필립 K. 딕의 이름은 앞으로도 계속 언급될 것이다. 폴라북스 출판. 가격 1만 9800원.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5-08-07 07:00 김동민 기자

[비바100] "주인공조차 믿을 수 없다"… '걸 온더 트레인' 압도적인 심리 스릴러

p‘걸 온 더 트레인’, (사진제공=북풀리오 출판)‘걸 온 더 트레인’의 인기는 앞서 출판된 영국과 미국에서 이미 증명됐다. 지난 1월 출간 이후 19주 연속 미국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고 영국에서도 20주 동안이나 1위였다. 이는 과거 2009년 출간돼 19주 동안 1위를 기록한 댄 브라운의 소설 ‘로스트 심블’을 제친 역대 최장 베스트셀러 기록이다. 영국과 미국에서 500만부 판매고를 기록한 ‘걸 온 더 트레인’은 타인의 삶을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되는 심리 스릴러다.아침마다 똑같은 통근 기차를 타는 레이첼은 벌써 1년 넘게 기찻길 옆 주택에 사는 한쌍의 남녀를 관찰 중이다. 그녀는 그들에게 ‘제이슨’과 ‘제스’라는 이름까지 붙여준다. 이야기는 스릴러가 늘 그렇듯 통근 열차를 탄 레이첼이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면서 시작된다. 신호 대기에 멈춰 선 기차가 움직이기 직전의 짧은 순간이지만 레이첼의 삶을 바꾸기엔 충분하다. 제이슨이 아닌 다른 남자와 키스를 하는 제스를 보며 레이첼은 자신이 배신당한 것 같은 실망감을 느낀다. 이후 제스가 사라지고 평범한 일상을 살던 레이첼은 살인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소설의 큰 매력은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범인일지 모른다는 점이다. 남편 제이슨, 옆집 사는 톰, 심지어는 사건을 목격한 레이첼마저도 범인으로 추정되는 단서들이 연이어 등장한다. 특히 레이첼은 최고의 화자다.소설은 가장 먼저 그녀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늘 술에 취해 있는 상태이기에 그녀조차 자신의 기억을 믿을 수 없다. 알콜 중독으로 단기 기억 상실에 시달리는 주인공의 설정은 끊임없이 독자들의 의심을 자극한다. 그게 곧 소설의 몰입도를 높이는 독특한 긴장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걸 온 더 트레인' 성공으로 폴라 호킨스는 ‘새로운 세대를 위한 앨프레드 히치콕’으로 자리매김했다.저자는 기자 출신 소설가 폴라 호킨스다. 2년 전 경제 상황이 어려워진 그녀는 자신이 즐겨 읽는 종류의 이야기를 써보기로 했고 그 결과 첫 데뷔작 ‘걸 온 더 트레인’이 탄생했다. 책의 인기는 그녀에게 ‘새로운 세대를 위한 앨프레드 히치콕’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영화 ‘버티칼 리미티트’, ‘프롬 헬’의 시나리오 작가 테리 헤이스는 관음증으로 다양한 인간 군상을 서술하는 ‘걸 온 더 트레인’을 두고 히치콕의 영화 ‘가스등’, ‘이창’ 등이 떠오른다고 극찬했다.실제로 ‘이창’은 다리를 다쳐 꼼짝 못하는 사진작가가 건너편 이웃을 관찰하는 이야기로 ‘걸 온 더 트레인’ 속 설정과 유사하다. 여기에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는 긴장감과 인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심리적 갈등은 히치콕의 영화처럼 독자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소설의 시작과 동시에 등장하는 ‘기찻길 옆에 버려진 옷가지들’ 같은 장치도 히치콕 영화에 꼭 등장하는 기법을 닮아있다. 소설은 영화로도 제작된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지휘 아래 테이트 테일러 감독은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의 여전사 에밀리 블런트를 주연으로 캐스팅했다.글이 주는 미묘한 감정이 영상으로 잘 표현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이야기 자체가 가진 매력이 워낙 뛰어나니 기대가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북폴리오 출판. 가격 1만 3800원.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5-07-31 07:00 김동민 기자

[비바100] '반지의 제왕', 미야베 미유키, 성공적! '장르문학 출판 10년 외길' 북스피어 김홍민 대표

최근 북스피어 김홍민 대표는 창립 10주년을 맞아 '반지의 제왕' 촬영지 기행 독자원정대'를 꾸려 뉴질랜드 여행을 다녀왔다.(사진제공=북스피어)“피터 잭슨은 뉴질랜드 구국의 영웅이에요.”북스피어 창립 10주년 이벤트로 ‘반지의 제왕 촬영지 기행 독자원정대’를 꾸려 뉴질랜드로 떠났다 19일에 돌아온 김홍민 대표의 첫 마디는 이랬다.북스피어에서 출간한 미야베 미유키의 소심한 편집자 탐정 시리즈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 속 문구를 되짚는 여정이기도 했다. 40대 1의 경쟁을 뚫고 원정대에 뽑힌 독자와 10박 9일 동안 캠핑카 투어를 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영화 ‘반지의 제왕’ 촬영지가 엄청 많은데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거예요. 가이드를 동반해야하고 방문 사전 신청도 해야 하고 쉽지 않은 여정이었죠. 호빗의 마을인 호비튼으로 꾸며진 마타마타는 양들만 뛰어 놀던 작은 전원 마을이었는데 현재는 전세계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곳으로 변모했죠.”마타마타 뿐 아니다. 남한의 2.5배 정도로 넓지만 인구는 고작 400만여명, 변변한 산업도 수출실적도 없던 뉴질랜드는 ‘반지의 제왕’으로 엄청난 관광수익을 올리고 있었다.대부분의 ‘반지의 제왕’ 촬영지에서 김홍민 대표가 집중한 이들은 ‘가이드’다. 이들은 뉴질랜드 국가가 선발해 양성한 이들이 아니었다. ‘반지의 제왕’이 너무 좋아 스스로 공부한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반지의 제왕’ 촬영지 전문 가이드로 일하고 있었다.“묘했어요. 콘텐츠가 얼마나 대단한 힘을 발휘하는지를 확인했고 나라도 예뻤지만 가이드들을 보고 있자니 여러 생각이 들었어요.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곳으로 꼽히고 전세계 사람들이 전문가를 자처하며 모여드는 뉴질랜드 자체가 판타지였죠.”◇10년을 한결같이 ‘장르문학’ 외길김홍민 대표를 포함한 3명의 기획·편집자와 1명의 영업자가 일하는 북스피어는 110종에 달하는 책을 출판했다.(사진제공=북스피어)“회사는 문을 닫았고 오라는 데는 없고 8권까지 나와야할 책은 중간에서 멈추게 생겼었죠.”꼭 10년 전인 2005년 북스피어 창업은 다니던 출판사의 ‘잠정폐업’으로 인한 실직 때문이었다. 그의 표현대로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책과 잡지 편집만 2년을 했고 총 8권으로 마무리돼야할 아더왕 이야기인 ‘아발론 연대기’ 시리즈가 4권 미완으로 사장될 위기에 처했었다. 그렇게 창업해 10년이다.‘장르문학’이라는 말 자체도 없던 시절, 추리소설이나 판타지소설, 무협지, 할리퀸로맨스, 만화 등은 싸구려 문학으로 압수되고 박해(?) 당하던 때였다.“시작할 땐 몰랐지만 나름 틈새시장이었던 것 같아요. 한국 출판사들을 보면 의외로 어느 한 분야의 전문서적을 지속적으로 출간하는 데가 별로 없어요. 대부분 종합출판을 지향하죠.”그런 출판시장에서 북스피어는 오롯이 ‘장르문학’이라는 한 우물만을 팠고 청소년시절 추리소설이나 무협지, 로맨스 소설 등을 읽다 적발돼 빼앗기고 벌을 서던 기억을 공유한 이들이 열혈팬을 자처하고 나섰다. 그렇게 10년, 김홍민 대표를 포함한 3명의 기획·편집자와 1명의 영업자가 일하는 북스피어는 110종에 달하는 책을 출판했다.북스피어는 일본 사회파 미스터리의대가 미야베 미유키를 발굴하고 '일본 문학의 거인' 마쓰모토 세이초를 한국에 소개했다.(사진제공=북스피어)‘화차’, ‘모방범’ 등으로 ‘미미여사’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유명한 사회파 미스터리의 대가 미야베 미유키를 발굴했고, 그가 스승이라고 공언한 ‘일본 문학의 거인’ 마쓰모토 세이초를 한국에 소개했다. 미야베 미유키가 직접 선정·편집하고 평까지 쓴 ‘마스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도, 레이먼드 챈들러, SS 밴다인 등 미스터리, SF 거장들의 에세이를 담은 문고판 에스프레소 노벨라도 북스피어의 대표선이다. “1994년 ‘이유’로 미야베 미유키를 우연히 접하고 기절할 뻔 했어요. 이렇게 잘 쓰다니…. ‘화차’를 구해서 읽었는데 한국에서는 잘 안팔려서 절판이 됐다는 소식을 듣고 기가 막혔죠. 북스피어를 창업하고 ‘대답은 필요 없어’, ‘마술은 속삭인다’ 등 몇권을 계약했어요.”계약금은 20만엔, 100엔이 800원도 안될 때니 150만원 남짓이었다. 그렇게 10여년이 흐른 현재 미야베 미유키의 계약금은 1억2000만원까지 치솟았다.“이제 미야베 미유키는 저희(처럼 돈 없는 출판사)가 할 수 없을만큼 비싼 작가예요. 계약금은 싸고 작품은 좋으면서 오래도록 함께 갈 수 있는 가능성 있는 작가, 숨은 고수 등을 발굴해야죠.”◇10년째 유일한 목표 ‘생존’, 원칙은 재미 그리고 독자와의 소통  김홍민 대표의 유일한 목표는 생존, 그 원칙은 자신이 재밌는 책과 일을 도모하는 것이다.(사진제공=북스피어)“창업부터 지금까지 유일한 목표는 살아남기예요.”10년째 한결같은 목표 ‘생존’을 위해 김 대표는 몇 가지 원칙들을 세워두고 있다. 그 첫 번째가 자신이 재미없는 책은 내지 않는 것이다.북스피어 초창기에는 김 대표 스스로는 별재미를 못느껴도 잘 팔릴 것 같은 책을 출간했었다. 번역비만 2000만원, 총 제작비 8000만원을 들여 출판한 ‘퍼언 연대기’가 대표적인 예다. 그런 종류의 책들은 대부분 실패했다. 그렇게 연속 실패 끝에 북스피어의 출판 원칙은 ‘변수 없애기’가 됐다. “잘 팔릴 것 같아, 독자들이 좋아할 것 같아는 짐작이잖아요. 하지만 ‘나는 좋아’는 팩트죠. 팩트가 상수라면 짐작은 변수예요. 제가 좋아서 냈으면 잘 안팔려도 수긍할 수 있는데 변수를 좇아 출판했는데 잘 안팔리면 억울하거든요.”또 하나의 생존전략은 독자와의 소통이다. 이 역시 김 대표 스스로 재밌는 일들을 도모하곤 한다. 독자들을 모아 인쇄 직전의 책 교정을 보며 술잔을 기울이고 대화를 나누는 ‘독자교정’이 그 대표적인 행사다.p'독자교정'부터 폐교에서의 장르문학 부흥회까지 독자와의 이벤트 역시 수시로 바뀐다. (사진제공=북스피어)nbsp;책 출간 때마다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독자교정’은 독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니 즐겁고 아무리 보고 또 봐도 나오는 오자를 최소화할 수 있으니 책의 완성도도 높일 수 있다. 독자들 입장에서는 새 책을 남들보다 먼저 볼 수 있으니 색다른 경험이다.  출간되는 책에 별책부록을 만들고 싶어 2010년 거장들의 뒷이야기, 에피소드, 작가 인터뷰, 현 출판시장에 대한 견해를 담는 신문 ‘르 지라시’를 창간해 내킬 때마다 제작하기도 한다.최근 출간한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은 5월 22일 독자 4명과 함께 작가 미야베 미유키를 인터뷰했고 인쇄 직전엔 ‘낭만독자 열차교정’ 이벤트를 실시했다. 6시간이 소요되는 강릉행 완행열차에서 교정을 보고 강릉에서 하루를 신나게 놀았다.“제가 하고 싶은 걸 해요. 독자들은 대부분 처음이시지만 저는 거의 매달 하는 행사니 질리지 않고 즐겁게…. 내년엔 인천에서 제주도까지 배를 타고 가면서 독자교정을 보고 지인이 운영하는 제주도 펜션에 묵으면서 놀 계획이에요.”독자들과 함께 하는 이벤트는 그렇게 수시로 바뀐다. 때로는 저자나 번역자의 집으로 엠티를 가고 또 때로는 강원도 폐교에서 SF·호러·미스터리 전문가의 강연을 들으며 장르문학 부흥회를 연다. ‘반지의 제왕 촬영지 기행 독자원정대’로 여행하면서 산 기념품들 역시 독자들에게 이벤트 선물로 전부 내놓았다.“미국에서는 ‘스타워즈’ 시리즈가 새 시즌을 발표하면 나이 지긋한 직장인들도 예매하러 조퇴를 하곤 해요. 그만큼 판타지를 비롯한 장르문학의 향유계층이 넓고 다양하죠. 하지만 한국은 장르문학 향유계층이 너무 젊고 얕아요. 게다가 한국은 문학적 가치와 상업적 가치를 모두 순문학이 가져가요. 장르문학 작가가 아무리 열심히 써도 인정도 못받고 팔리지도 않으니 아무도 안쓰죠.”장르문학이 보편적인 문학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여전히 서브컬처로 주변을 서성이는 현상이 오래 지속되다 보니 돌파구를 찾기도 어려워졌다. 이에 북스피어의 목표는 한결 같이 ‘망하지 않는 것’이다. “계획이 없는 게 계획이에요. 전자책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하지만 굳이 대비하지 않아도 변화에 발 빠르게 준비한 누군가를 따라가면 돼요.”현재 김홍민 대표는 곧 출판될 엘러리 퀸의 에세이 ‘탐정탐구소설’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다. 세계적을 유명한 탐정소설 작가 엘러리 퀸이 여타의 다른 작가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에세이집이다. 이 역시 그 스스로가 재밌어서 출간하는 책이다.“출판사는 책 만드는 사람이라는, 단순 제조업이 아닌 특별한 제조업이라는 자부심이 있어요.하지만 최근 출판계에서 불거지는 표절, 사재기, 천정부지로 치솟는 선인세, 대형출판사 횡령, 부당해고 등을 보고 있으면 일반 제조업이랑 하는 짓이 똑같아요.”대기업이 골목 상권을 장악하고 떡볶이에 두부까지 만들어 팔며 영세업자들과 경쟁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흥분하고 분노하는 김 대표에게 많은 이들이 반문한다. 자본주의 체제하에서는 당연한 것 아니냐고. 하지만 그는 다시 반문한다.“출판은 좀 특별하게 여기고 특별대우 좀 받으면 안돼요? 자본의 논리가 시장을 뒤흔들고 영세업자들을 망하게 하는 현상에 대한 명확한 규제나 비난 여론이 꾸준히 있었으면 좋겠어요.”꽤 다부지게 털어놓는 그의 바람이 서글프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5-07-29 07: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독자 확보 위해 홍보는 선택아닌 필수… 마인드부터 바꿔라

1인1책 코치 김준호br서정콘텐츠그룹 대표출판은 기획도 중요하지만 홍보가 중요한 키를 쥐고 있다. 좋은 기획과 편집이라도 결국 책 홍보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출판 홍보도 결국 독자와 유통업체, 미디어와의 소통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 책의 내용을 제대로 알리고 내용을 사랑하는 독자를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1인 출판사라도 홍보할 수 있는 구조가 확보되지 않으면 책을 맡기는 저자는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다.출판사를 만나보면 홍보가 취약한 곳도 많다. 사장이 모든 업무를 담당하는 1인 출판사에 홍보까지 강조하면 약간 과한 요구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홍보를 ‘1인 스타일’로 잘해나가는 출판사도 있다.홍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은 출판사에 필수 영역이다. 최근 SNS라는 새로운 소통의 도구 덕분에 중소단위 출판사에게도 독자를 향한 홍보의 장이 널리 열리고 있다.필자 역시 시간을 쪼개 페이스북에 조금씩 글을 올리고 있는데 페이스북 사용 이전과 이후가 확연히 달라진 것을 체감한다. 개인적인 소소한 일상뿐 아니라 기획 출간한 책의 소식부터 소속 작가의 강연 소개나 동정을 싣곤 하는데 주변 지인부터 페이스북에서 처음 만난 사람까지 필자와 1인1책에 많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해 놀라곤 했다. 물론 페이스북 운영이 회사 영업에도 도움이 된다. 이제 블로그와 SNS를 통한 소통은 출판사와 책을 내려는 저자에게 필수의 영역이 되어가고 있다.샨티 출판사는 독자를 회원으로 관리하며 뉴스레터를 보낸다. 진솔한 엽서 형식의 뉴스레터를 읽으면 마음도 훈훈해지는데 샨티 출판사의 출간 정보와 저자 소개는 덤이란 인상이다. 이런 콘셉트로 뉴스레터를 받으니 광고 뉴스레터란 이미지 보다는 도서안내 정보로 인식돼 친근감을 더한다. 이러한 뉴스레터들은 출판사가 독자와의 소통이란 관점에서 매우 유의미한 홍보 방법이라고 본다.‘홍보는 어려운 것’이라고 토로하는 출판사 대표들도 많다. 하지만 홍보 마인드부터 확립할 필요가 있다. 필자의 한 친구는 프리랜서 홍보일을 하고 있다. 음반회사 홍보팀장 출신으로 문화예술인의 홍보 관련 업무로 잔뼈가 굵은 이 친구의 지론은 ‘개인적인 경조사조차 보도자료를 내고 미디어 기자들에게 알리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일단 미디어 기자를 만나야 한다.한 출판사 사장으로부터 책 출판에 2할의 노력을 경주했다면 나머지 8할은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홍보 마인드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은 그만큼 중요하다.1인1책 코치 김준호 서정콘텐츠그룹 대표

2015-07-29 07:00 1인1책 코치 김준호 서정콘텐츠그룹 대표

[비바100] '워런 버핏과의 점심식사' 최고 37억원 짜리를 단돈 1만 5500원에

신간 ‘워런 버핏과의 점심식사’ (제공=이레미디어 출판)지난 5월 31일 인터넷 경매 사이트 이베이(eBay)에 흥미로운 경매가 열렸다. 경매품은 ‘오마하의 현인’이자 ‘가치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과의 점심식사권이다. 최고 낙찰가는 지난 2012년 345만 6789달러(한화 약 37억원)이었다. 올해는 중국 다롄 제우스 엔터테인먼트 최고경영자 주예가 235만 달러(한화 약 26억원)에 낙찰 받았다. 뉴욕의 소박한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단 3시간 동안 진행되는 점심식사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식사지만 성공적인 투자가가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한번 잡고 싶은 기회기도 하다. 매년 진행되는 이 경매품은 엄청난 고가에도 기회를 잡으려는 이들로 경쟁이 치열하다.신간 ‘워런 버핏과의 점심식사’는 이 비싼 기회를 독자와 나눈다. 책의 저자 가이 스파이어도 한 차례 실패 끝에 지난 2008년 65만 달러로 ‘버핏과의 점심식사권’을 낙찰받았다.주식을 사고 팔 것인지만 제외하고 모든 질문에 답해준다는 이 자리에서 저자가 워런 버핏과 나눈 대화는 투자와 경제에 관심 있는 자라면 누구나 주목할 정도로 귀중한 정보다. 워런 버핏과 대화를 나누고 싶지만 실제 경험은 엄두도 못내는 사람을 위해 저자는 자신이 경험한 시간을 숨김 없이 책에 담았다.식사 자리에서 나눌 수 있는 사소하지만 특별한 이야기부터 투자에 대한 생각까지 워런 버핏의 말은 저자를 통해 그대로 전달된다. 식사 자리에서 배운 교훈을 정리해 독자와 나누려는 부분도 눈에 띈다. 워런 버핏과의 시간을 계기로 저자는 변하기 시작한다. 자신만만한 풋내기에서 제대로 된 가치를 읽는 투자자로 성장한다. 남들이 숨기고 싶어하는 비싼 점심을 공개하는 것처럼 저자는 잘못된 환경에 휘말려 타락했던 자신의 과거를 서슴없이 공개한다. 실패를 통한 자기 성찰, 주변에서 만난 세계 최고 투자자들과의 인연 그리고 저자가 존경하는 워런 버핏과의 만남 등 그가 겪은 일련의 사건들이 책에 자세히 담겼다. 워런 버핏과 점심이란 매력적인 소재로 시작한 책의 목적은 진정한 투자자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다. 오늘날 급변하는 경제 상황에서 정해진 투자 노하우는 있을 수 없다.이에 성공 공식은 그 자체가 모순이다. 저자를 포함한 많은 사람이 워런 버핏 같은 사람에게 투자의 비결을 묻는다. 하지만 정답이 있을 수 없고 책도 그걸 주지 않는다. 대신 저자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성공으로 가는 방법이 담겨있다. 이는 워런 버핏과의 만남으로 저자가 깨달은 것으로 그는 이 교훈을 따른다면 누구나 자신와 같은 혜택과 변화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 ‘투자는 자신의 내면을 다루는 게임이다. 넓게는 인생을 다루는 게임이 바로 투자다.’책의 한 구절로 적은 저자의 주장 대로 투자는 단순히 돈의 문제가 삶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다. 당장 워런 버핏과 점심을 먹을 순 없다. 하지만 책으로나마 그의 말을 전달받아 인생의 투자 방향을 정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경험이다. 가격도 저렴하다. 1만 5500원. 이레미디어 출판.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5-07-24 07:00 김동민 기자

[비바100] ‘아, 무협지’ 마니아들이 이구동성 외치다! 김용, 영웅문, 최강 미녀들

무협지 마니아들이 추천하는 작가와 작품, 그리고 캐릭터와 출연배우들을 꼽았다. 작가는 거대 판타지와 실제 역사관을 절묘하게 버무리며 읽는 이의 혼을 빼는 ‘명불허전’ 김용, 작품은 그의 대표작 ‘영웅문’ 시리즈다. 더불어 무협지에 열광하는 가장 핵심요소는 미녀들의 등장이다. 미녀에 둘러 쌓인 ‘의천도룡기’ 장무기가 가장 부러운 남자캐릭터에, ‘의천도룡기’ 장무기와 ‘의천도룡기’ 조민·‘사조영웅전’ 황용·‘천룡팔부’ 왕어언이 최고의 여자 삼총사다. 그리고 그들을 연기한 최고 남여배우는 이구동성 유역비, 양조위다.  ▶김용(金庸, 본명 사량용 査良鏞)대대로 문인 집안 출신으로 청대(淸代)의 가장 유명한 시인 사신행(査愼行)이 그의 조상이다. 1955~1972년 15편의 무협소설을 집필했고 1959년 홍콩 일간지 ‘밍바오(明報)’를 창간해 소설을 연재했다. 그의 작품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번역·출판돼 공식집계만으로 1억만부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 중이다. 영화, TV시리즈, 게임 등은 물론 그의 소설을 연구하는 김학(金學)으로 그의 세계관은 여전히 확장 중이다. 그는 자신 소설 속 문구 중 ‘항룡유회’를 가장 좋아한다고 밝혔다. 부귀가 극에 이르면 몰락할 위험이 있음을 경계해 이르는 말이다.▶‘영웅문’ 3부작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무협소설의 바이블이라 일컬어지는 작품으로 곽정과 황용의 ‘사조영웅전’, 양과와 소용녀의 ‘신조협려’는 물론 100년 뒤의 이야기인 ‘의천도룡기’까지 일관된 세계관이 관통하는 대서사극이다. ▶가장 부러운 남자 ‘의천도룡기’ 장무기무술고수이며 의협심이 남다르지만 답답할 정도로 우유부단하다. 하지만 그와 함께 하겠다고 나라와 가족을 버린 조민, 그를 너무 사랑해 악녀로 변신한 주지약, 그를 살리고자 헌신하는 소소 등이 그에게 사랑을 구걸하니 그야 말로 부러울 따름이다. 슈퍼주니어 김기범이 연기했던 ‘천룡팔부’의 단예도 수많은 여성들이 사랑을 구걸하지만 그만큼 고난도 심해 ‘여난’에 가깝다.▶최고의 여자들, 조민·황용·왕어언김용 작품 속 여자 중 최고를 꼽으라면 입을 모아 ‘의천도룡기’의 조민을 외친다. 능동적이고 당찬데다 장무기를 잘도 속인다. 변덕은 죽끓듯하고 제멋대로지만 사랑스럽고 애교도 많아 남자를 꼼짝 못하게 한다. ‘영웅문’ 3부작 최고의 조언인 “예쁜 여자를 조심해라”에 최적화된 인물이다. ‘사조영웅전’의 황용은 똑똑하고 귀엽지만 너무 완벽해 멀게 느껴지는 여성상이다. 하지만 우직하다 못해 바보처럼 느껴지는 곽정을 잘도 내조해 영웅으로 키워낸다(?).‘천룡팔부’의 왕어언은 천하절색이다. 사랑에 빠지는 여자마다 이복여동생으로 밝혀지며 단예에게 고난을 안기지만 마지막에야 밝혀진 단예의 출생의 비밀로 사랑의 결실을 맺는 인물이다. 답답하고 고지식하지만 모든 것이 용서될 정도로 미색이다. ▶최고 여배우, 유역비김용 소설 속 여성에 가장 부합하는 배우다. ‘신조협려’의 소용녀, ‘천룡팔부’의 왕어언 등 천하일색 여성 캐릭터는 그녀의 차지였다.▶최고 남자배우, 양조위최근 핫한 젊은 남자배우들이 무협지 소설의 주인공을 거쳐 갔지만 양조위만한 ‘녹정기’ 위소보, ‘절대쌍교’ 강소어, ‘의천도룡기’ 장무기 등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5-07-22 07: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아, 무협지', 남자들을 위한 최강 판타지

김용의 ‘아, 만리성’(소오강호), ‘대륙의 별’(천룡팔부), ‘협객행’, ‘영웅문’ 시리즈부터 고룡의 ‘절대쌍교’, ‘다정검객무정검’(소이비도), ‘초류향전기’, 양우생의 ‘백발마녀전’, 와룡생의 ‘군협지’, 한림의 ‘소요장강기’, ‘신탐무’, ‘야랑전설’ 그리고 한참 작품 활동을 하다 홀연 자취를 감췄다 재등장한 전동조 작가의 ‘묵향’까지. 어린 시절의 기억은 온통 무협지였다. 식음을 전폐하고 잠을 포기한 채 읽고 또 읽던 무협지 목록을 외고 있자니 강호를 주름잡던 영웅들에 빠져들던 시절이 떠오른다. 무림맹주가 되기 위해 모여든 수많은 고수들의 결투, 그로 인한 배신과 복수, 수십년 내공을 이용한 장풍과 경공, 항룡18장과 구음진경의 대결, 우연히 얻은 무림비서로 고수가 되는 과정과 의형제에 대한 맹세 그리고 다양한 매력의 미녀들…. 수십권에 달하는 시리즈를 사들여 밤을 불태우던 그때는 영웅들의 의리, 배신, 사랑 등을 통해 삶을 배웠고 기개를 다졌다.◇무협지의 3대 요소, 아날로그적 상상력과 동양적 판타지 그리고 익숙함고룡의'소이비도', 김용의 영웅문 시리즈, 전동조의 '묵향', 양우생의 '백발마녀전'.(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무협은 SF와는 또 다른 맛이 있어요. 둘 다 현실은 아니지만 무협은 뭔가 디지털 제품이 넘쳐나는 시대에 아날로그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동시에 상상력까지 가미되는 맛이 있거든요. 마치 주인공이 된 것처럼 감정이입도 잘 되고….”중학시절부터 무협지 좀 읽었다는 IT 하드웨어 전문가 이씨(44)는 무협의 매력을 ‘아날로그적 상상력’이라고 정의한다. 무협지는 남자들의 최강 판타지다. 지질하고 고독한 현실, 부조리로 넘쳐나는 사회, 급변하는 시대에서 다소 미련하고 촌스럽지만 ‘영웅’이라는 단어가 주는 설렘은 세상을 다가진 느낌을 선사할 정도였다. 게다가 좋다고 달려드는 똑똑하고 매력적인 미녀들이 넘쳐나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거대 판타지와 실제 역사관이 절묘하게도 엮인 김용의 대작들은 그야말로 읽는 이의 혼을 쏙 뺀다. 우울하며 퇴폐적이고 염세적인 분위기의 고룡은 자신의 작품인 ‘소이비도’ 속 이심환처럼 불우한 삶을 살았다. 양우생은 장단풍의 사랑, 탁일항과 연예상의 서글픈 로맨스 등으로 다소 밋밋한 스토리텔링을 만회한다. “부모를 잃고 우연히 사부를 만나 고수가 되고 복수를 하죠. 그 과정에서 아름다운 정인을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원수의 딸이거나 마교의 여자인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이 단순하고 클리셰가 된 익숙함이 다소 떨어지는 리얼리티를 각인할 사이도 없이 중독되게 만들죠.”무협지 마니아로 유명한 북스피어의 김홍민 대표는 무협지의 가장 큰 미덕으로 익숙함을 꼽는다. 그는 이를 무협의 ‘세계관’이자 ‘동양판타지’라고 표현한다. p김홍민 대표가 좋아한다는 홍칠공은 '영웅문' 3부작 천하 5절 중 북개에 해당하는 인물로 개방파 방주다. 사진은 왕가위 감독의 '동사서독' 중 서독(장국영)과 북개 홍칠공(장학우).“이런 세계가 있구나, 리얼리즘도 아닌 가상세계인데 돈독한 세계관을 구축한 작가들이 있다는 데 경이로움을 느꼈어요. 저도 그 세계를 창조하고 싶어 작가를 꿈꿨었죠. 이런 세계라면 왠지 저도 만들 수 있고 열심히 수련 하면 무협지 속 영웅도 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무협지를 읽으면서 독서내공을 다졌다는 그는 “좀 더 일찍 이 세계를 알았다면 훨씬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사람이 돼 있었을 것”이라고 한탄하기도 한다. 무협지 속 미인들이 좋아하는 남자들의 매력을 분석하기도 했는데 무공이 고강해야하고 정의롭지만 다소 미련하다. “저는 홍칠공이 너무 좋아요. 의협심도 강하지만 식탐이 강해 사랑하는 여인마저 떠나보내죠. 이후 넷째 손가락을 자르는 장면이 있는데 너무 멋있었어요.”그가 닮고 싶다는 홍칠공은 김용 소설 ‘영웅문’에 등장하는 천하 5절 동사서독, 북개남제, 중신통 중 ‘북개’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거지들로 구성된 개방파 방주로 ‘사조영웅전’ 주인공 곽정과 황용의 스승이며 2부 ‘신조협려’에서 양과를 사이에 두고 서독 구양봉과 결투를 벌이다 죽음을 맞는다. 그의 식탐은 황용·곽정을 비롯한 모든 인연의 시작점이기도 하다.◇유병재부터 알리바바 마윈 회장까지, 무협마니아들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양우생의 '백발마녀전', 고룡의 '소이비도', '초류향전기', 김용의 '신조협려'.‘극한직업’, ‘초인시대’ 등을 거쳐 연예계의 중심부인 ‘무한도전’과 YG엔터테인먼트까지 진격한 유병재 작가, 무협지 속 평등한 세상을 사랑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최동익 의원, 극렬 팬덤을 거느린 출판사 북스피어의 김홍민 대표 등 역시 공공연한 무협지 마니아다. 하물며 영화 ‘써니’, 드라마 ‘미생’, ‘맨도롱 또똣’ 등의 강소라는 중학시절 ‘비연신검’이라는 작품을 연재하며 인터넷 무협작가로 활동한 전적을 깜짝 고백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무협지 찬양론을 펼친다. ‘무협지를 안읽은 사람은 있어도 한번 읽은 이는 없다’는 말을 여실히 증명하는 이들이다.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또 어떤가. 중국 항저우(杭州) 소재의 알리바바 본사는 그의 무협 판타지가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그의 별호는 ‘풍청양’. 무협소설 ‘소오강호’ 속에서 ‘독고구검’이라 불리는 무림고수다. 적의 형세를 읽고 선제공격을 하는 것이 특징인 검의 달인다. 그의 집무실은 도화도이며 임원 회의실은 광명정이다. 도화도는 김용의 ‘사조영웅전’ 속 황용의 아버지이자 천하 5절 중 동사인 황약사가 아내를 잃고 고독하게 살아가던 섬이다. 입구의 미로 덕분에 외부침입이 거의 불가능한 요새이다. 회의실을 일컫는 광명정은 ‘영웅문’ 3부인 ‘의천도룡기’에서 육대문파와 명교가 전투를 벌이는 곳이다. 무릉도원이자 요새인 집무실 도화도, 치열한 회의가 이뤄지는 광명정은 그의 경영철학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이처럼 국경을 넘어서까지 확산된 마니아들에 중국은 각종 무협지를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하고 있다. ‘영웅문’ 시리즈, ‘초류향’, ‘절대쌍교’ 등 인기 무협소설들은 해마다 캐스팅을 달리해 선보이고 있다. 무협지는 지금까지도 다양한 버전의 영상물로 제작되고 있다. 캐릴터 변주로 주목받은 인물이 '동방불패'다. '소오강호' 속 마교 교주로 여성화되가는 인물. 임청하가 연기해 대중적 사랑을 받았다.양조위, 유덕화, 장국영, 이연걸, 유역비, 황효명, 임지령, 소유붕, 판빙빙 등 이름만으로도 쟁쟁한 배우들은 신인시절 ‘녹정기’의 위소보였고 ‘의천도룡기’의 장무기였으며 ‘신조협려’ 양과와 소용녀, ‘절대쌍교’의 강소어·화무결, ‘백발마녀전’의 탁일항과 연예상, ‘천룡팔부’의 왕어언이었다.캐릭터 변주로 조연에서 주연으로 급상승한 인물이 ‘동방불패’다. 무림을 제패하기 위해 여성으로 변해가는 인물로 ‘소오강호’ 속 마교 교주다. 영화 ‘동방불패’에서 임청하가 연기해 더욱 빛났던 이 캐릭터는 주인공 영호충(이연걸)과 묘한 핑크빛 기류를 형성하며 대중적으로 사랑받았다. 과거 무협지 마니아였던 출판기획자 P씨(45)는 한때 서울대, 연대 등 도서관 대출 1위에 빛나던 ‘묵향’을 추천한다. “김용·고룡·와룡생·양우생 등 중국 작가의 작품을 읽다 한국 무협지를 읽다 보면 차마 볼 수 없을 정도로 졸작들이었다”며 “하지만 ‘묵향’은 달랐다”고 회상한다. ‘묵향’을 기획하고 출판했던 도서출판 명상의 이영기 대표는 ‘묵향’을 일컬어 ‘신무협’이라고 표현했다. 묵향은 무림의 적인 마교 인물로 철저하게 양육강식의 법칙을 따르다가도 마음에 드는 이에겐 대책없이 친절하다. 오해에 적극 해명하지도 않고 여타 무협지 속 고수처럼 자비나 위엄도 없다. 하지만 그가 묘하게 여자들의 이상형인 ‘나쁜 남자’ 스타일이어선지 무협지를 절대 읽지 않던 여자들까지 독자로 흡수했다.◇영화 ‘협녀’ 개봉 소식에 다시 설레기 시작하다8월 13일 개봉소식을 알린 이병헌, 전도연의 '협녀, 칼의 기억'(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어느 샌가부터 마니아들마저 더 이상 무협지를 읽지 않게 됐다. 이에 대해 김홍민 대표는 “오래전 대가들의 작품을 뛰어넘는 신작들이 없다”고 지적하며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시각화나 재창조 동력을 잃으면서 무너지기 시작해 회복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지난 4월 막을 내린 ‘빛나거나 미치거나’에 신율을 연기한 오연서는 무협지 속 여주인공을 꼭 빼 닮아 사랑받았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 작품으로 “남자 팬들이 정말 많이 생겼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그리고 8월 13일 ‘협녀: 칼의 기억’ 개봉소식이 날아들었다. 무려 이병헌에 전도연이다. 여기에 가능성 넘치는 김고은과 2PM 준호가  최근 가장 활발한 활동기에 접어든 이경영과 김태우가 조연으로 합류했다. 또 설레기 시작한다. 오랜만에 고단한 현실에 최강 판타지를 선사하던 무협지를 주제로 수다를 떨었던 이들은 “이번 여름휴가에는 뽀얗게 먼지 앉은 무협지들을 다시 꺼내 정독해야겠다”고 입을 모은다. 바야흐로 무협지 정독에 최적화된 여름휴가철이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5-07-22 07: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IT공룡 '텐센트', 업적부터 성공비결까지… '텐센트, 인터넷 기업들의 미래'

지난 4월 텐센트의 시가총액은 1조 5000억 홍콩달러(약 213조 4000억원)를 돌파했다. 시가총액 중국 1위, 세계 3위의 인터넷 기업이다. 인스턴트 메신저로 시작해 10년 동안 이뤄낸 성과다. 현재 텐센트는 게임, 포털, 검색, 전자상거래, 블로그, 이메일, SNS, 엔터테인먼트 사업 등 전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 가고 있어 ‘공공의 적’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단일 경영에서 다원화를 거듭해 방대한 ‘QQ제국’을 건설한 중국 인터넷 기업의 신화다.텐센트의 광대한 사업 범위와 전방위적인 투자 전략은 전 세계 인터넷 기업들의 지도마저 바꿔놓고 있다. 이처럼 대단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텐센트를 중심으로 인터넷 기업들의 미래를 예측하는 책 ‘텐센트-인터넷 기업들의 미래’가 출간됐다.현재 리커창 총리가 주도하는 ‘인터넷+(플러스)’ 핵심에는 텐센트가 있다. 인터넷 플러스란 2015년 3월 개최된 양회에서 리커창 총리가 제시한 개념으로 모바일 인터넷과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사물인터넷을 전통산업과 융화시켜 산업 구조전환과 업그레이드를 도모하는 전략이다.그리고 텐센트의 CEO인 마화텅은 중국 민간기업의 총수로서 인터넷 플러스를 주창하고 있다. 마화텅은 인터넷 플러스가 모든 것을 하나로 잇는 미래의 새로운 생태환경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 대다수 조사기관 분석 결과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65억 달러(약 7조 4334억 원), 이는 북미의 60억 달러(약 6조 8,616억 원)를 앞선 세계 최대 규모다. 이 수치는 중국에 각 지역별로 산재해 있는 20여개 대형 안드로이드 마켓 중 4곳의 매출을 합한 결과다.즉 상위 4곳의 매출 합계가 전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며 안드로이드 마켓이 빠르게 통합될 것임을 예고했다. iOS 게임 매출은 23억 달러(약 2조 6270억 원)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중국 전역에서 사용 중인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2억 5700만 대 정도다. 최고 매출을 올린 게임업체는 의심할 여지 없이 텐센트다. 2015년 5월 텐센트는 랭킹 100위에 안드로이드 게임 29개, iOS 게임 59개를 퍼블리싱했다.매출의 증대는 곧 직원들의 복지로 이어진다. 14일 외신은 텐센트가 격려금 명목으로 직원 등 6000여명에게 신주 1585만주를 증정키로 했다고 보도했다.주식증여의 규모는 23억6000만 홍콩달러(약 3462억원)에 달한다. 신주와 증정대상자를 단순계산할 경우 1인당 평균 5852만원을 수령하게 된다. 이는 중국 2~3선 도시의 서민 아파트 한 채 가격과 맞먹는 금액이다. 텐센트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중간급 직원들에게 돌아간다. 이는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p국내 최초의 텐센트 보고서로 인터넷 기업의 미래를 읽어보자.(사진제공=이레미디어)국내에서도 텐센트의 위력은 막강하다. 다음카카오, 라이언게임즈, 넷마블 등 국내외 IT기업들이 텐센트의 투자를 받았다. 게임 시장 진입 초기부터 한국 게임 회사들에 러브콜을 보냈던 텐센트는 지난 2007년 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와 크로스파이어로 대박을 터트렸다. 후자는 1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해 단순히 운영 노하우와 게임 콘텐츠를 배우려던 회사에서 수익을 책임지는 위치까지 올라섰다.저자는 ‘사회적 책임’을 내세우는 마 회장의 리더십이 텐센트의 성공 비결이라고 강조한다. 마화텅은 “우리에게 사회적 책임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이 아니라 꼭 해야 하는 의무”라고 평소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텐센트는 사회적 책임감과 고마움을 아는 기업으로 대중들에게 각인되어 있다.2006년 9월 중국 인터넷 기업 최초로 공익자선기금회를 설립하고 2008년 11월 역시 중국 인터넷 기업 최초의 ‘사회적 책임 보고서’를 발표했다. 텐센트는 기부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윈촨 대지진 1주기에 맞춰 ‘텐센트 웨쥐안’을 출시했다. ‘매월 10위안, 투명한 공익’을 내건 이 상품은 네티즌이 관심 있는 프로젝트에 매월 10위안을 기부해 기부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중국 경제의 새로운 화두, 인터넷 플러스 중심에 있는 텐센트를 분석하는 것은 중국 경제의 미래와 함께 인터넷 기업들의 미래와 방향을 가늠하는 의미가 있다.이 책은 인터넷 금융, 전자상거래, 게임 퍼블리싱, 온라인 교육 등 7가지 분야에서 텐센트를 분석하고 예측한, 국내 최초의 텐센트 보고서이다. 나라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텐센트 인터넷 기업들의 미래’는 적어도 1등 기업이 걸어가야 할 방향성만큼은 확실하게 제시하고 있다. 1만 2150원.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15-07-17 07:00 이희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