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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구운 책] 세월과 함께한 이 시대 장인들 이야기 '소공인'

전순옥·권은정 저. 뿌리와이파리브릿지경제 허미선 기자 = 학력이나 스펙보다는 무엇을, 얼마나, 잘 만들어낼 수 있는지로 기술을 인정받는 장인들. 창피해 어디서 말도 쉽게 꺼낼 수 없었던 자신의 일에 이제 당당하게 ‘나는 장인’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됐다. 1970년 노동자들의 근무조건 개선을 외치며 분신으로 작고한 전태일의 여동생이자 제19대 국회의원이며 스스로도 봉제공장 노동자였던 전순옥 의원이 전문 인터뷰어 권은정씨와 ‘소공인-전순옥이 만난 우리 시대의 장인들’을 펴냈다. 경력 25~57년 봉제, 구두, 가방, 패턴, 전통공예, 양복, 귀금속 등의 장인들을 만나 나눈 이야기를 ‘기술은 결코 배신하는 법이 없습니다’, ‘우리가 한마디 해도 되겠습니까?’, ‘만든 이의 숨결이 배어 있는 기술은 100년을 간다’라는 제목으로 담았다. 대한민국이 최첨단 기술과 서비스 산업에 매진하는 사이 묵묵히 현장과 산업을 지켜온 소공인의 이야기로 제조업에 대한 대안 및 희망을 제시한다. 5월 29일 도시형 소공인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에 맞춰 출간된 책은 숙련집약형이자 기술 집약형 소공인 육성으로 산업은 물론 서민들의 일자리 창출 및 고용 유지 효과와 종합적인 지원책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1만8000원.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5-06-05 09:00 허미선 기자

[김준호의 빨간펜] 실패한 책은 반품돼 물류창고로 간다

1인1책 코치 김준호 서정콘텐츠그룹 대표지난 2012년 반품이 가장 많이 된 도서는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었다. 이 에세이는 교보문고에서 가장 많이 팔렸지만 반품률 또한 가장 높았던 책이다. 실제로 그해 교보문고 반품리스트 상위권은 베스트셀러인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정목스님 지음), ‘해를 품은 달’(정은궐 지음),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박경철 지음), 월터 아이작슨의 ‘스티브잡스’ 등 가장 많이 팔린 책들이다.이렇게 반품돼 온 책은 물류 창고로 들어간다. 베스트셀러가 독자에게 전달됐다가 갖가지 이유로 반품되기도 하지만 독자에게 가보지도 못한 반품 책도 많다.필자가 기획한 책들 중 ‘G’라는 책이 있다. 초판 1500부를 찍었는데 6개월이 지난 후 출판사 대표에게 1000부 가까운 도서가 반품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기분이 참 착잡했다.파주에 있는 한 물류창고를 방문한 적이 있다. 가지런히 잘 정돈된 그 물류창고 한켠에 반품도서가 가득해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독자에게 쥐어질 수 있는 기획을 해야겠다는 책임감을 깊이 느낀 순간이었다.반품을 이야기하다 보니 갖가지 기획 실패 사례가 떠오른다.‘3할 타율이면 능력있는 기획자.’ 출판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봄직한 이야기다. 10권을 출판해 3권만 히트시켜도 능력 있는 기획자라니…성공보다는 실패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이 출판 현실임을 시사해주는 가슴 아픈 말이다. 출판기획에 실패하면 반품이 생기는 것이 출판동네다. 두려워해서도 안되지만 물류창고에 쌓이게 될 반품 도서를 잊지는 말아야 겠다. 자신의 책은 모두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는 저자들을 많이 만난다.저자의 호언대로라면 물류창고에 반품 도서가 있을리 없다. 현실은 다르다. 독자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책을 기획하고 만드는 것만이 반품을 줄일 수 있는 길이다.1인1책 코치 김준호 서정콘텐츠그룹 대표

2015-06-03 09:00 1인1책 코치 김준호 서정콘텐츠그룹 대표

[갓 구운 책] 특허 아이디어 사용설명서

신간 ‘특허 아이디어 사용설명서’ (사진 제공=느낌이 있는 책)특허에 대한 편견을 깨고 그것에 쉽게 접근하는 방법을 담은 책 ‘특허 아이디어 사용설명서’가 출간됐다. 저자는 13년차 특허청 산하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전문가다. 현재는 ‘실생활에 이용할 수 있는 특허’라는 콘셉트로 블로그를 운영 중인 저자는 “보통사람, 특히 엄마들에게 어울리는 특허가 정말 많다”고 주장한다. 책에는 특허를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을 제시한다. 방대한 특허에서 원하는 정보를 전문가처럼 찾을 수 있는 방법, 사용이 가능한 특허를 구분하고 그것을 활용하는 비법을 독자에게 전달한다. ‘잘만 찾아보면 사업까지는 아니지만 쏠쏠한 부수입을 올려주는 실속 아이디어가 많다’는 사실을 다양한 사례로 소개한다. 특허를 발명가들의 전유물로 여기는 일반인들이 아이디어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걱정에 포기하기엔 특허가 주는 혜택이 많고 활용 방법도 무궁무진하다. 게다가 특허는 리스크가 큰 제테크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이다. 살림부터 육아, 돈벌이까지 모두 잘 해내고 싶은 엄마들이라면 이제는 특허에 눈을 돌릴 때다. 느낌이 있는 책 출판. 가격 1만 4000원.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5-05-29 09:00 김동민 기자

[BOOK] 핸들을 놓아야 풍경이 보인다… 알뜰하고 낭만적으로 '버스타고 주말여행'

버스타고 주말여행(시공사)“차라리 해외여행을 가자!” 자동차를 몰고 최소 서너 시간, 여행지에 도착해 짐 푸는 시간 잠시 그리고 끊임없이 운전을 하고 또 운전을 한다.제주도를 간다 해도 비행기로 1시간 남짓, 공항에 내리자마자 대기하고 있는 렌트카 운전석에 오르는 순간부터 여행 일정이 끝날 때까지 운전의 노고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가족 중 누구하나는 여행 기간 내내 ‘희생’을 해야 한다. 사정이 이러니 가족과의 여행은 어느 순간부터 피하고만 싶은 이벤트가 돼 버렸다.관광지, 음식점 등 가는 곳마다 주차전쟁이니 이 스트레스 역시 만만치 않다.그렇게 여행일정을 끝내고 다시 서너 시간의 운전을 해 귀가하고 나면 녹초가 되고 만다. 비용은 비용대로 쓰고 피곤은 쌓일 대로 쌓인다. 국내여행의 수고는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피로감이 몰려든다. 이렇게 국내여행은 진짜 ‘큰맘’을 먹어야 가능한 일이 돼버렸다. 그래서 결심한다. 이 돈에 이렇게 피곤할 거라면 다음부터는 차라리 해외여행을 가겠다고. 이 같은 결론에 반기를 드는 책 ‘버스타고 주말여행’이 출간됐다.자유여행자를 위한 ‘저스트고’ 시리즈의 시공사에서 출간한 ‘버스타고 주말여행’의 저자는 2013년 출간한 ‘버스타고 제주여행’의 ‘깔깔씨’ 안혜연이다. 안혜연은 여행 파워블로거로 ‘버스타고 제주여행’은 12쇄를 찍어낼 정도의 베스트셀러다. 버스로 떠나는 제주여행을 제안했던 저자는 새 책 ‘버스타고 주말여행’으로 버스를 타고 전국 구석구석을 가보지 않겠냐고 묻는다.‘여행은 일상이다.’ 이 책의 콘셉트는 그렇다. 출근하면서,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면서, 지인들과의 나들이에 버스와 지하철을 타듯 떠나는 것이 ‘버스 여행’의 매력이다. 벼르고 별러야 가능한 이벤트거나 큰 희생이 따르는 피곤한 가족 여행이 아닌 일상처럼 떠나는 여행은 삶의 활력소이자 피로회복제다.인포그래픽=이소연 기자책은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시내버스, 시티투어버스 등 다양한 버스 종류와 이용법을 단계별로 소개한다.총 네개 파트 중 첫 번째는 일종의 워밍업이다. 각 버스 승차권 예매와 발권부터 고속버스 환승 제도, 소도시의 시내버스 시간표 읽는 법, 행선지 구별법, 버스정류장에서 길 찾기 요령 등 알아두면 유용한 버스 정보가 단계별, 상황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여기에 비용과 짐 싸기 비법, 저자가 직접 발로 뛰어 찾은 게스트하우스 28곳까지를 9개 스텝에 담아 버스여행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두 번째 파트에서는 여행지에서 이것저것 하고 싶은 일이 많은 여행자를 위한 3박 4일 테마 여행 코스를 소개한다. 꽃향기를 따르는 봄 여행, 전라도 맛 기행, 알짜배기 강원도, 경상도 인기 여행지에 이어 EBL패스(고속버스 프리패스)로 본전 뽑기까지 5개다.그리고 꽃피는 계절, 바다, 재래시장, 역사 유적지 그리고 기분과 상황에 따른 추천 여행지를 소개한 세 번째 파트에 이어 마지막 파트에서는 구체적으로 1박 2일 버스 여행 코스를 추천한다. 순천·여수, 담양·곡성, 광주·나주 등 지명 나열만으로는 분명 자동차가 필요해 보이는 코스를 버스로 다닐 수 있게 깨알같이도 적었다.운행시간표에 맞춰야 탈 수 있는 버스를 기다리거나 이미 저만치 가버린 차를 붙잡아 올라 타 본적이 있는가. 그렇게 덜컹거리는 버스에 올라 옆 사람과 마치 오랜 친구처럼 안부를 나눠본 기억이 있는가.도시에서처럼 시간에 쫓기거나 분주하게 발걸음을 옮기지 않아도 좋다. 여유롭고 느리게 버스를 기다리는 마음가짐 자체가 곧 여행이고 힐링이다. 나 홀로 떠나는 힐링여행, 친구들과 무작정 떠났던 혈기왕성하던 시절을 떠올리는 추억여행, 연애하던 시절로 돌아가는 리마인드 부부여행, 그 어느 때보다 절망할 일이 많은 시대의 젊은이들을 위한 청춘여행 등 버스여행은 익숙하지만 삶을 더욱 특별하게 하는 ‘이벤트’다. 가격 1만 6000원.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5-05-29 09:00 허미선 기자,이소연 기자

[BOOK] 챔피언스리그·포지션… 축구 꿈나무들 영어실력 키우는 '사커 잉글리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박지성은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선수였다.(사진제공=뉴니스)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명문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시절 박지성은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선수였다. 축구실력은 물론 인내심과 절제력으로 무장한 박지성에 “나중에 죽으면 온몸이 사리일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였다. 그런 그는 일상생활이 불편하지 않을 만큼의 영어실력에도 맨유에 속한 7년 내내 영어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원정경기나 부상으로 수업을 못할 상황이 아니면 일주일에 두세 번은 영어공부에 매진했다. 미래 목표를 정하고 꾸준히 공부하는 그에게 동료 및 코치진들과의 소통은 자신감과 경기력 향상의 지름길이었다. 프리미어 리그 진출을 꿈꾸는 유소년 축구선수들을 위한 영어 교재 ‘사커 잉글리시’가 출간됐다. 저자는 박지성이 맨유 소속이던 7년 동안 통역 겸 영어 개인교사로 활동했던 박양선 대표다.저자는 맨유에서 박지성 선수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했던 JS 리미티드 컴퍼니 소속으로 구단과 선수 간 커뮤니케이션, 공식 인터뷰 및 공문서 등을 관리했던 경력을 바탕으로 설립한 스포츠 매니지먼트 및 컨설팅 회사 ㈜뉴니스의 대표이기도 하다.  박양선 대표의 '사커 잉글리시'는 선진리그 진출을 꿈꾸는 축구 꿈나무들을 위한 영어교재다.(사진제공=뉴니스)비오는 주말 강남의 카페에 세 소년이 들어선다. 네이마르 다 실바(FC 바르셀로나 포워드)와 다비드 데 헤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골키퍼), 전 맨유 소속선수 폴 스콜스 등을 동경하는 15세 동갑내기 친구들인 이재용·문예준·신동훈이다. 그들은 좀 늦게 축구를 시작해 한참 축구가 재밌지만 불안하기도 한 미래에 대해 상담을 받기 위해 박 대표를 만난 참이다.벤치에서 경기하는 동료들을 바라만 봐야하는 답답함, 공부에 대한 불안감 등을 털어놓는 그들에게 박 대표가 들려주는 박지성 선수와 실바, 데 헤아, 스콜스, 파트리스 에브라(유벤투스 FC 수비수), 오래도록 현역 선수생활을 한 맨유 출신 코치 라이언 긱스 등의 이야기는 다시 꿈꿀 수 있는 힘이 된다. 이에 박 대표는 국내 유소년 축구선수들의 영어 의사소통 능력을 키워 해외 선진 축구리그 진출을 돕기 위한 신개념 스포츠매니지먼트 프로그램 일환으로 ‘사커 잉글리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박 대표는 “축구 하나만 잘해서는 선진 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실력은 물론 매니지먼트, 멘탈, 관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야 성공할 수 있다”며 “그 출발점이 의사소통에 필수인 영어실력이다. 박지성 선수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맨유 입단 전에 영어공부를 좀더 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에 구상한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한다.이에 책은 제2의 박지성을 꿈꾸는 유소년 축구선수들에게 ‘축구’를 통한 브레인스토밍으로 영어를 좀 더 쉽고 재밌게 익힐 수 있도록 개발한 저자의 ‘사커 잉글리시’ 프로그램의 출발점이다.지난 3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수원 JS컵 U18 국제청소년 축구대회 대한민국과 프랑스의 경기에 앞서 박지성 이사장이 한국 이승우(왼쪽)를 격려하고 있다.(연합)책은 UEFA(The Union of European Football Associations) 챔피언스리그, 포지션, 심판, 축구룰, 파울, 부상, 트레이닝 등 12개 축구 관련 주제로 꾸렸다. 한 챕터는 주제에 대한 설명과 듣기와 말하기, 쓰기는 물론 저자가 프리미어 리그에서 경험했던 이야기, 낱말퍼즐 맞추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저자가 2011년 직접 관람한 바르셀로나와 맨유의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바탕으로 여행을 준비하는 데이비드 이야기를 들려주고 저자가 가진 티켓을 보여주며 대전팀, 경기장, 킥오프시간 등의 정보를 스스로 찾아볼 수 있게 하는 식이다.그러다 보니 책에는 축구 꿈나무들이 동경하는 웨인 루니의 유니폼,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맨유 선수들의 경기 후 모습, 훈련법 및 부상방지법 등의 정보와 볼거리도 넘쳐난다.특히 읽기 코너에서는 각 단어마다 읽을 때 강조해야할 액센트 지점을 볼드체로 처리해 이해가 쉽도록 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축구를 통해 영어는 물론 축구상식을 키우는 ‘사커 잉글리시’는 박지성 선수가 추천사를 쓴 유일한 책이다. 가격 1만9000원(CD포함).허미선 기자hurlkie@viva100.com

2015-05-22 09:00 허미선 기자

[김준호의 빨간펜] 문화 콘텐츠 강국… 신인작가 발굴 시스템에 달렸다

1인1책 코치 김준호br서정콘텐츠그룹 대표서울 마포구 마포구청역 6번 출구 근처에 있는 1인1책 사무실은 ‘조앤롤링룸’이라 불린다. 조앤 롤링은 ‘해리포터’란 판타지 소설로 유명한 영국 대표작가다. ‘해리포터’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시리즈물 중 하나로 영화로 만들어져 대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해리포터’의 배경이 된 영국의 도시는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로 붐비는 등 영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1인1책 사무실을 조앤롤링룸이라 이름 붙인 이유는 한국에서도 이 같은 작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국내에도 명성이 높은 작가들이 많다. 하지만 국내를 벗어나 해외 독자들까지 사로잡는 작가는 거의 없다.조앤 롤링도 처음부터 대작가는 아니었다. 무명시절 그녀는 아기를 키우는 이혼녀로 사회보장연금을 받고 생활하면서 글을 쓰는, 현재 우리 주변에 있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특유의 상상력과 노력으로 그녀는 재산이 많은 작가 중 한명이 됐다.한국에서 조앤 롤링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분명 있다. 먼저 신인작가 발굴 시스템이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은 자원이 부족한 나라다. 믿을 것은 인재이고 글로벌 경쟁력이 절실한 나라다. 문화 콘텐츠 만큼은 세계 어떤 나라와도 경쟁할 수 있는 분야기도 하다.하지만 문화 콘텐츠의 기본인 소설분야와 스토리텔링에 대한 신인 발굴이 척박한 상황이다. 일부 출판사는 해외 작가에게 과도한 선인세를 지급하는데 이 같은 형태도 신인작가 발굴과는 거리가 멀다.정부의 사회보장제도 역시 아직 미비하다. 조앤 롤링이 무명시절 영국의 한 시골 마을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구식 타자기로 ‘해리포터’ 쓰기에 열중할 수 있었던 것은 영국의 사회보장 제도가 발달했기 때문이다.사회 일각에서는 정부의 복지를 논하면서 소모성 자금으로만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영국 사회보장제도가 무명의 조앤롤링 작가를 배출하는 계기가 됐듯 국내 복지제도의 확충은 한국 조앤 롤링의 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오늘도 조앤롤링룸으로 출근하면서 한국의 조앤 롤링같은 작가 탄생을 꿈꾼다.1인1책 코치 김준호 서정콘텐츠그룹 대표

2015-05-20 09:00 1인1책 코치 김준호 서정콘텐츠그룹 대표

[갓 구운 책] 드림 빅

‘드림 빅’(사진 제공=나무한그루)신간 ‘드림 빅’은 지난 1971년 작은 증권 브로커 회사를 설립했던 브라질 트리오(조르지 파울루 레만, 마르셀 텔레스, 베투 시쿠피라)가 40년 만에 자본주의 역사상 최대의 왕국을 건설하는 과정을 담았다. 책은 그들이 ‘3G캐피탈’이라는 이름으로 세계무대에 진출하고 미국의 상징적인 브랜드인 버드와이저, 버거킹, 하인즈의 소유주가 되기까지의 숨겨진 일화들까지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세계적인 경영 석학이자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를 쓴 저자 짐 콜린스는 이 책의 머리말에 그들의 경영철학을 10가지로 분석했다.그가 분석한 경영철학의 핵심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꿈’이라는 단어로 대신할 수 있다. 그들에겐 ‘영속적인 위대한 기업을 만들겠다’는 공통된 꿈이 있었고 그것은 그들의 동맹을 무려 40년간 흔들림 없이 유지시켜 준 원동력이기도 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그들은 무엇보다 훌륭한 인재를 구하고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드림 빅’은 단순히 사업 성공담을 담은 책이 아니다. 대신 ‘금융회사의 힘은 자본의 규모가 아니라 꿈의 크기’라는 신념이 담겼다. 그들의 긴 여정은 창업을 희망하는 독자들과 현재를 살아가는 수많은 리더들이 당장 미래를 꿈꿀 수 있는 훌륭한 자극제다. 나무한그루 출판. 1만 5000원.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5-05-15 09:00 김동민 기자

[BOOK] 10년 후 미래 약속하는 '중국 본토 1등주에 투자하라'

‘중국 주식’에 대한 뜨거운 열기는 재테크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도 익숙하다. 지난해 11월 국내 뉴스는 일제히 ‘후강퉁 시대’에 대한 헤드라인을 쏟아냈다. 상하이의 별칭 ‘후’와 홍콩을 뜻하는 ‘강’이 서로 ‘통’하도록 한다고 해서 ‘후강퉁’이다. 홍콩 증시와 상하이 증시 투자자들이 서로 상대쪽 상장 주식을 살 수 있도록 허용한 제도다. 이미 중국 관광객을 뜻하는 요우커(遊客)의 영향력은 국내 쇼핑 문화를 바꿔 놓을 정도로 강력하다.전철 안이나 시내 거리에서 중국어 몇 마디를 듣는것이 당연한 시대가 됐다. 전세계 경제를 휘어잡고 있는 중국에 대한 냉정한 시선과 정확한 판단을 담은 신간 ‘중국 본토 1등주에 투자하라’가 나왔다.이 책의 저자인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10년의 선택, 중국에 투자하라’와 ‘중국 내수 1등주에 투자하라’ 등으로 자타가 인정하는 국내 최고 중국 투자 전문가다.그의 세 번째 중국 투자서인 ‘중국 본토 1등주에 투자하라’는 과거 출판계를 휩쓸었던 한 개그맨의 컴퓨터 입문서를 떠올리게 한다. ‘일주일만 하면 OO만큼 한다’라는 자극적인 제목 만큼이나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막연하던 중국 주식에 대한 안개가 걷히는 느낌이다. 중국투자 전문가인 저자는 여전히 7%대 성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내수산업은 물론 내수 소비력이 강해지고 있는 중국에 대한 투자법을 소개한다.이 책의 묘미는 중국 투자의 미래를 조망하는 한편 10년 후에도 끄떡없을 중국 본토 대표주를 알기 쉽게 정리했다는 데 있다. 중국 상하이 시장에 상장된 내수소비산업의 각분야별 1등 기업 8개에 대한 분석과 선전시장에 상장된 내수 1등주에 대한 분석, 실전투자방법 등 구체적인 투자 단계에서 유용한 정보들이 담겨 있다. 특히 중국 주식에 대한 전망으로 지루한 증권법을 나열하는 기존 평가서와는 달리 산업별 기상도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독자들의 판단에 맡겼다. 미디어와 IT산업, 제약과 헬스케어, 음식료 산업, 가전과 화장품 산업 등 1992년 한국 주식시장이 개방됐을 때 경험 많은 외국인 투자가들이 장기 투자한 국내 종목들과 비교하며 이해를 도왔다. 당시 삼성화재와 롯데제과, 신세계, 농심, 삼성전자 같은 종목들이 얼마나 올랐고 현재 중국의 이런 종목들이 무엇인지를 분석하는 방식이다.‘중국 본토 1등주에 투자하라’ (사진 제공=한스미디어)저자는 “고성장 중인 중국 우량주에 대한 투자는 분명히 저금리 시대에 진입한 한국인들에게는 좋은 투자 대안이 될 것 ”이라며 “그간 증권회사나 은행들은 중국내수 1등주 투자와 관련해 정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구체적인 기업분석 정보 부족으로 고객에게 제대로 된 금융투자를 안내하지 못해 왔다”고 개탄하고 있다. 철저히 고객 입장에서 꾸린 4파트의 섹션들은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1부는 책의 개론이자 중국 투자에서 주목해야 할 요인에 대해서 다룬다.또 모든 투자를 장기 투자 관점에서 봐야하는 이유를 밝혀 손해 보지 않는 투자의 기본 덕목을 강조하고 있다.본론인 2부에서는 중국 상하이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각 기업에 대한 자세한 분석을 다룬다.현지 탐방 조사를 통한 애널리스트의 전망과 한국 1등 기업과의 비교를 더해 독자의 쉬운 이해를 도왔다. 3부에서는 선강퉁의 투자 대상인 선전시장에 상장된 내수 1등주에 대한 소개와 분석을, 마지막 4부에서는 실제 실전 투자방법을 설명했다. 조용준 지음·한스미디어·2만3000원.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15-05-15 09:00 이희승 기자

[갓 구운 책] '나, 박문수', '전쟁에서 경영전략을 배우다'

◇ ‘나, 박문수’ / 저자 이기담 / 옥당 출판 / 1만 3000원‘나, 박문수’ (사진 제공=옥당)우리가 기억하는 단 한명의 ‘어사’ 박문수의 새로운 모습을 다룬 소설 ‘나, 박문수’가 출간됐다. 소설 속 박문수는 ‘암행어사 출두요’라며 화려하게 소리 치던 드라마 속 모습과 다르다. 백성만을 생각하는 강직한 성품이지만 할 말이 있으면 임금에게도 소리지르는 격한 감정의 소유자다. 저자는 ‘조선왕조실록’ 속 박문수의 기록을 토대로 글을 구상했다. 광패(狂悖), 광인(狂人)이라는 단어로 표현되는 박문수의 실제 모습을 소설로 읽는 것은 낯설지만 신선한 경험이다. 소설의 시선은 독특하다. ‘과거에 죽었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박문수’라는 설정으로 300년 전 조선을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현재에 관여한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작가는 역사를 추적하고 죽어서 망자가 된 박문수는 그 과정을 지켜보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메시지를 던진다. 옥당 출판. 가격 1만 3000원.◇ ‘전쟁에서 경영전략을 배우다’ / 저자 김경원 / 21세기북스 출판 / 가격 1만 5000원  ‘전쟁에서 경영전략을 배우다’ (사진 제공=21세기북스)전쟁과 경영에는 공통점이 많다. 사람의 마음을 파고드는 경영은 상대를 공략하는 전쟁의 본질과 유사하다.역사에 기록된 전쟁을 살펴보면 세계적 명장들의 빠른 결단은 현재를 살아가는 경영자들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다. 신간 ‘전쟁에서 경영전략을 배우다’는 양 측면의 공통점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게 기획됐다. 그 결과 책은 전쟁사와 기업 경영사를 관통하는 13가지 전략을 도출했다. 승리 이후 방비 소홀로 크게 당한 이스라엘군의 전쟁 사례는 만년 2등이었던 농심의 역전 스토리와 통한다. 또한 저자는 “만약 노키아가 과거 성공을 답습했다 실패한 이스라엘군의 탱크 전략을 알았다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처럼 쉽게 몰락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처음부터 좋고 나쁜 전략을 구분 짓는 건 불가능하다.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다르기 때문이다. 남은 방법은 성공과 실패 사례를 통해서 경험을 배우는 일이다. 매일 전쟁을 벌이는 경영자에게는 이 책은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좋은 경험이다. 21세기북스 출판. 가격 1만 5000원.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5-05-08 09:00 김동민 기자

[BOOK] 89세 송해 과거와 현재… 평전 '나는 딴따라다'

다소 처졌지만 짙은 눈썹, 작지만 습기가 고여 반짝이는 눈동자, 앙다문 입술…. 호락호락하거나 만만한 얼굴이 아니다. 책의 표지를 한 꺼풀 벗겨내니 드러나는 더 처진 눈썹과 작아진 눈, 치아를 드러내고 환하게 웃는 입…. 이렇게 편안해 보일 수가 없다. 책 표지부터 눈길을 끈다. 송해의 고단한 과거와 행복한 현재가 중첩되는 평전 '나는 딴따라다'가 출간됐다.(사진제공=본프리 스튜디오) 책 제목도 저자도 없다. 사람들의 눈길과 손길을 끌기 위한 화려한 마케팅 문구도 없다. 어쩌면 당연하다. 그는 대한민국 남녀노소가 알고 있는 ‘전국노래자랑’의 송해이지 않은가.  “이름 대신 ‘딴따라’로 불린 지 오래됐어요. 아주 오래 전 술자리에서 듣는 ‘딴따라’라는 호칭은 절망의 순간이었죠. 하지만 딴따라는 불어 팡파레에서 따왔다는데…팡파레는 스타 나올 때 울리잖아요. 그런 자부심으로 ‘나는 딴따라다’라고 제목을 지었어요.”4월 27일 89세 생일을 맞은 ‘전국노래자랑’의 노익장 송해가 평전 ‘나는 딴따라다’를 발간했다.송해(사진=조세용 작가)표지에서 볼 수 있듯 송해 삶의 기쁘고 슬픈 순간을 담은 이 책은 대필작가도 전기작가도 아닌 영문학자이자 평론가인 단국대학교 오민석 교수가 집필했다. 형식은 한 인물의 업적과 삶을 기리고 평가하는 평전이다. 그간 무수한 자서전 출간 의뢰에도 손사래를 치던 송해가 책을 낼 결심을 한 데는 오민석 교수의 참여가 컸다. 20년 전 인사동 뒷골목에서 마주치고 낙원상가의 한 목욕탕에서 벌거벗은 채 만난 두 사람의 인연은 오래, 그리고 깊이도 지속되고 있다. 오 교수는 4계절 동안 송해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르며 평전을 완성했다. 송해의 삶을 담는 것만으로도 이슈가 될 책은 오 교수의 영미 희곡 혹은 영화의 대본처럼 엮은 구성으로 더욱 흥미로워졌다이에 ‘송해인척’ 다른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는 부분은 없다. 50개의 신(#)에는 송해의 지난했던 과거와 행복한 현재가 켜켜이 쌓였고 그에 대한 솔직하고도 깊은 이해와 평이 담겼다. 평전의 주인공인 송해가 “인사말부터 나를 완전히 읽었다”고 평가한 ‘나는 딴따라다’의 저자 오민석 교수는 과거에만 집중하게 되는 연대기식 평전이나 전기의 구성을 과감하게 탈피했다. 우주의 화이트홀과 블랙홀 사이를 연결하는 웜홀처럼 과거와 현재를 끊임없이 오가기 위한 송해 삶만의 순간들을 알차게도 찾아내 배치했다.주당으로 소문난 송해와 그런 그로 인해 ‘저승길로 갈 뻔한’ 후배들의 에피소드에서 1927년 4월 27일 송해의 탄생일로, 첫사랑 청옥의 이야기에서 해방을 맞은 청소년기로 자연스럽게도 넘나든다. 고된 유랑 길의 시작을 알린 1·4 후퇴에서 손자와 통화하는 가장 행복한 현재의 송해로 타임워프하기도 한다. 1957년 7월 27일 통신병으로 군복무 중이던 송해는 정전(휴전) 소식을 알렸고 그 선에 막혀 고향을 갈 수 없는 처지에 처했다. 이를 그는 ‘인생의 올가미’라고 표현했다. 마치 한편의 전기영화 혹은 다큐멘터리 필름을 보는 것처럼 과거에서 현재로, 가까운 과거에서 좀 더 먼 과거로 오가는 이야기는 ‘살아있는 전설’ 송해를 닮았다. 탄생과 현재까지를 중심축으로 하지만 수시로 과거와 현재를 중첩시키며 과거에만 머무르는 인물이 아닌, 여전히 현역인 송해를 평하고 그의 업적을 기린다.오민석 교수는 “평전은 대상에 대한 지극한 애정과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는 형식이다. 송해 선생은 대중문화 역사의 중요한 자산이다. 그런 그를 해석하고 연구하는 마음으로 집필했다”고 소감을 전했다.더불어 “성공가도만 달려온 이들은 타인의 고통을 모른다. 송해 선생은 가족과의 생이별을 했다. 어떤 성공도 그걸 보답할 수 없다. 뼈아픈 상처와 궁핍, 이는 그의 개인적인 상처이면서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이다. 독자들이 성공한 현재만 보지 말고 그 저변에 깔린 투혼을 읽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개인사를 쓰면서 대중문화사를 썼다”고 덧붙이기도 했다.송해가 '전국노래자랑'에 나온 어린 참가자와 춤을 추고 있는 모습자신의 일인양 함께 울고 웃었던 연구자 오민석 교수로 인해 문화자산 송해의 영광 뒤 한숨과 고통, 또 그 안의 호쾌한 모습이 고스란히 책에 담겼다.“사람들이 운집해 있는 걸 보면 힘든 줄을 몰라요. 얼마 전에 해남엘 갔는데 비가 엄청 왔어요. 그런데도 우비를 입고 객석에서 좋다고 난리인데 저라고 안 할 수 있나요. 그분들이 제 재산인데.”그는 고(故)정주영 회장이 “세상에서 제일 부자”라고 평한 ‘사람부자’ 송해다. 가격 1만3800원.허미선 기자hurlkie@viva100.com

2015-05-08 09:00 허미선 기자

[BOOK] 풍류를 사랑한 선비 '고운 최치원' 삶… ‘미소 그리고 사랑-동방의 별 최치원’

‘동쪽 나라의 화개동은 호리병 속의 별천지(東國花開洞 壺中別有天)’시 ‘호중별천(壺中別天)’과 중국 생활을 접고 신라로 돌아오면서 읊은 ‘범해(泛海)’, 9세기 통일신라 말기의 학자이자 중국 당나라에 일었던 황소의 난을 잠재운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으로 유명한 시인 최치원의 위대함을 끊임없이 외치는 이는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주석이다.이미 세 차례에 걸쳐 최치원을 언급한 시진핑 주석에 이어 한국에서도 그에 대한 사상과 개인사가 ‘한류’ 콘텐츠로 재조명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지난 4월 29일 경주시는 ‘최치원과 신라오기(新羅五技)’로 2015년 지역특화 문화콘텐츠 개발 사업에 선정돼 최치원 관련 콘텐츠 개발에 나설 계획이기도 하다.고운(孤雲) 최치원은 12세에 중국 유학길에 올라 18세에 빈공과에 장원급제해 정5품 지위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빈공과에 장원급제한 후 벼슬에 오를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2년 동안 중국 전국을 주유하며 두순학 등 당대 유명 시인들과 시로 교류하는 세월을 보내기도 했다.이같은 이력으로 한중 관계의 윤활유와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첨병으로 주목받고 있는 최치원의 생애와 사상을 담은 소설 ‘미소 그리고 사랑-동방의 별 최치원’(이하 미소 그리고 사랑)이 5권 세트로 출간됐다.저자 최진호는 20년 전 유럽여행 중 미켈란젤로의 천장화 ‘천지창조’를 경이롭게 바라보면서 “사람들이 대한민국에는 무엇을 보러올 것인가”를 한탄하다 최치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20년 동안 모은 자료와 연구를 바탕으로 3년간의 집필 끝에 최치원의 삶과 정신을 집약했다.“최치원 선생의 시에는 ‘신선’이 자주 등장해요. 이를 두고 허황되다 비판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의 시 속 ‘신선’은 각자의 태평성대,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아가는 존재에 대한 은유라고 생각합니다.”육두품 출신의 최치원은 계림의 천재였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노력하고 실력을 갈고 닦아 한중을 대표하는 지식인으로 거듭난 최치원의 태평성대는 출신이나 신분이 아닌 노력에 의해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이들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아가는 세상이었다. 이는 신분사회가 사라졌지만 여전히 출신과 인적 네트워크를 따지는 2015년 현재의 대한민국에서도 절실한 사상이기도 하다.저자 역시 최치원의 정신을 따르며 도전적이고 열정적인 삶을 살았다. 고졸 출신의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불가능은 없다’는 불굴의 의지로 국세청과 총무처 등 정부 주요 부처에서 일하면서 광화문 지하차도 건립, 행정 전산화, 산청 한약엑스포 출범 등에 앞장섰다. 제목의 ‘미소’와 ‘사랑’ 역시 사람을 사랑하고 이롭게 하는 노력과 열정으로 미소 짓는 최치원의 정신을 담은 것이다. 이 책 표지에 쓰인 ‘미소 그리고 사랑’이라는 글씨는 소설가 이외수의 작품이다.경남 함양 출신의 이외수 역시 최치원 사상에 심취한 이 중 한 사람이다. 저자 최진호의 방문에 이외수가 젓가락을 꺼내 100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유채화 씨 먹물로 직접 쓴 필체다.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하게 스스로의 노력으로 장인이 되고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한국의 선비정신, 사람과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이민이국 정신이 한류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저자 최진호의 주장처럼 그 중심에 사람이, 고운 최치원이 있다.‘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최치원 사상을 강조하는 저자 최진호는 회장직을 맡고 있는 탑코리아 문화복지재단을 통해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대표 인물들과 문화, 음식 등을 전시, 체험할 수 있는 ‘자연과 사람 박물관’(가칭) 건립을 기획·구상 중이기도 하다. 의협심과 열린 마음을 추구하는 중국 무협지를 방불케 하는 ‘미소 그리고 사랑’ 5권 세트 가격은 6만원, 각권은 1만4000원.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5-05-01 09:00 허미선 기자

[BOOK] '뚝딱뚝딱' 나만의 공간, 조립하세요… 셀프 인테리어의 모든 것

20살, 지방에서 갓 올라와 처음으로 접한 서울 하숙집은 침대와 화장대만으로 꽉 차는 작은 방이었다. 몇 번의 하숙과 자취 끝에 대출을 받아 산 인생 최대의 쇼핑은 바로 내 집. 처음으로 가진 내 명의의 집을 카페처럼 근사한 인테리어로 꾸며보고 싶지만 평당 기백만원이 소요되는 인테리어 비용에 주저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당신의 선택은?인포그래픽=현예진 기자 yesjin.hyun@viva100.com(사진제공=교보문고 북뉴스 박수진)디자인하우스에서 출간한 ‘인테리어원북’(디자인하우스)은 인테리어업체나 디자이너의 도움없이 셀프리모델링에 도전한 평범한 30대 여성의 좌충우돌 경험담을 상세히 담았다.저자인 윤소연씨는 9년차 MBC 편성PD. 남편은 MBC ‘무한도전’ 등을 연출한 손창우 PD다. 대구 출신인 저자는 부산 출신의 남편과 사내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하고 남들처럼 평범하게 대출을 받아 회사 근처 상암동에 집을 마련했다.대학 진학을 위해 상경 후 15년간 하숙집과 자취방을 전전하며 ‘카페같은 집’에 대한 열망이 커졌지만 어렵사리 갖게 된 ‘내 집’은 그렇게 예쁜 모습은 아니었다.강화마루, 형광등, 몰딩과 걸레받이, 문턱 등 지극히 한국적인 스타일로 꾸며진 집에 어떻게 하면 새 옷을 맞춰줄 수 있을까. 여행을 통해 접한 코펜하겐의 평범한 가정집같은 인테리어를 꾸미고 싶지만 가진 총알은 3000만원 뿐이었다. 스타일링 비용 1000만원을 제외하니 실제 리모델링 비용은 2000만원. 하지만 인테리어 업체 예산은 6000만원이었다. 이에 저자는 그야말로 ‘무모한 도전’을 펼친다. 시공은 전문업체를 쓰되 디자인 및 인테리어 진두지휘에 직접 나서는 ‘셀프 리모델링’이 바로 그것이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인테리어 업체는 평당 200만원, 동네 인테리어 가게도 평당 100만원을 불렀죠. 결정적으로 남편 친구인 인테리어 디자이너에게 부탁했다 거절당한 게 제가 직접 나서게 된 동력이 됐어요. 오기가 생겨서 셀프리모델링에 도전하게 됐죠.”구글링이 취미이자 일상이라고 할만큼 자료수집에 집착하는 습관과 편성PD로서 분석력을 키운 게 셀프리모델링에 큰 도움이 됐다. 사전조사에만 100일의 시간이 걸렸다.노출천장 디자인을 누구에게 맡겨야 할지 막막해 하다 조명업체에 전화해 핀잔을 듣기도 했다. 리모델링을 위해서는 철거, 목공, 페인트공, 조명으로 이어지는 기본적인 순서를 거쳐야 하는 것도 수차례 전화를 돌린 끝에 알게 된 지식이다.윤소연PD의 상암동 아파트 거실 전경 (사진제공=교보문고 북뉴스 박수진)‘인테리어원북’에는 이처럼 저자의 체험이 녹아 있다. “예산에 대해 너그럽게 생각하라, 몇천만원의 비용을 지출하고도 마지막에 1만~ 2만원으로 업자들과 부딪쳐 마음 상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셀프리모델링의 첫걸음은 주민 동의서 받기”, “모든 공사비용은 현금결제가 원칙” 등 어찌 보면 당연하지만 놓치기 쉬운 팁들도 세세하게 기록돼 있다. 특히 한눈에 보는 셀프리모델링 스케줄표는 온라인 검색을 통해서도 접하기 어려운 귀한 자료다. 최저 800만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던 목공사를 400만원에 진행한 에피소드에서는 저자의 뚝심마저 읽힌다. 셀프리모델링은 선택의 연속이다. 저자 역시 계속된 선택 속에서 많은 고민의 시간을 거쳤다. 윤PD는 “모든 선택은 데드라인에 맞춰서 했다”며 “일단 철거를 하면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웃는다.모두의 반대를 무릅쓰고 타일바닥을 선택하거나 거실 형광등 대신 간접조명만을 설치해 은은한 휴식공간으로 꾸민 것도 그의 선택이다. 예산이 부족할 경우를 대비해 가장 머무는 시간이 많은 곳 위주로 셀프 리모델링을 하라는 조언도 곁들인다.윤PD는 “개인적으로 요리를 많이 하지 않아서 부엌공사에는 비용을 상대적으로 적게 집행했다. 화장실 역시 추후 공사했다”고 귀띔했다.서재 스타일링 (사진제공=교보문고 북뉴스 박수진)‘인테리어원북’에서는 14일간의 리모델링 뒤 지금까지 계속되는 스타일링 에피소드도 곁들여져 있다. 저자는 성공적인 셀프 스타일링을 위해서는 일관된 콘셉트를 정하라고 조언한다. 마치 스칸디나비아 가정집을 연상케 하는 저자의 집은 그레이톤을 기본으로 온라인 직구와 동대문, 국내 가구숍에서 찾아낸 보석같은 아이템들이 곳곳에 배치됐다.실제로 남편 손창우PD의 휴대전화 SNS프로필이 “매일 저녁 북유럽으로 여행을 떠난다”고 적혀있다고. 비투프로젝트, 덴스크, 이노메싸 등 저자가 북유럽 여행과 구글링을 통해 알게 된 최신 북유럽 브랜드의 직구방법도 상세하게 소개돼 있다.윤PD는 “만약 다시 집을 고치라고 해도 똑같이 고칠 것”이라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직접 집을 고치니 제 눈에만 보이는 하자가 보이기도 하죠. 하지만 불편함은 없어요. 저는 공간에 대한 결핍이 있었고 제가 마음에 드는 집에 살기 위해 최선을 다했죠. 제가 남의 집을 직접 고쳐드리긴 어렵지만 이 책이 언젠가 자기 집을 고치려는 분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됐으면 좋겠어요.”이같은 저자의 바람과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긴 ‘인테리어원북’ 가격은 1만6000원이다.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2015-04-24 09:00 조은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