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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잡스'의 당당한 모방이 만든 위대한 샤오미

샤오미 CEO 레이쥔이 애플의 CEO였던 스티브 잡스의 트레이드마크인 검은 티셔츠와 청바지 그리고 운동화를 신고 프리젠테이션 하고 있다.(로이터=연합)“창조적 모방이다.”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지만 베껴도 너무 베꼈다. 아이폰과 닮은 제품은 물론 그 걸 대중에게 소개하는 방식도 똑같다. 심지어 살아 생전 스티브 잡스가 줄겨 입었던 패션도 베꼈다. 중국의 ‘짝퉁’ 애플에서 세계적인 ‘샤오미’ 브랜드로 우뚝 선 레이쥔이 그 주인공. 모방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샤오미를 이젠 누구도 ‘짝퉁’이라 무시 하지 않는다. 대신 샤오미를 세계적 스마트폰 브랜드로 만든 레이쥔의 ‘창조적 모방’ 경영 방식에 주목한다.▲ 샤오미 CEO 레이쥔의 창업 신화=후이구이 저/이지은 역/느낌이있는책신간 ‘샤오미 CEO 레이쥔의 창업신화’는 확고한 신념과 열정으로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레이쥔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는 책이다. 책은 레이쥔의 관점에서 들여다 본 인생 여정을 소개하고 지금까지 그가 걸어온 길을 현대적 관점에서 차분히 분석했다. 프로그래머로 시작해 투자가를 거쳐 성공한 기업 경영자가 되기까지 레이쥔을 알아가면서 ‘모방’이란 단어는 머릿속에서 사라진다.“진정한 강자는 주변의 비난에 개의치 않고, 자신에게 확신을 가진 사람은 변명하지 않는다. 큰일을 하고 싶다면 비평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상대를 존중하라.”레이쥔은 자신을 향한 비판을 긍정적으로 소화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오히려 세계의 비판이 있었기에 지금과 같은 결과가 있게 됐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한다. 2011년 샤오미 폰을 첫 출시한 지 불과 3년이 지났다. 샤오미 창립 3년 만에 삼성·애플과 함께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레이쥔도 예상하지 못한 빠른 성장이다.그는 “세계의 날카로운 관심이 있었기에 급격한 성장 속에 숨은 위험을 피해갈 수 있었다”고 당당히 밝힌다.좁쌀(小米)이라는 뜻의 샤오미는 레이쥔이 지은 이름이다. 그는 ‘한 알의 작은 곡식이 높은 산만큼 위대하다’라는 불교의 가르침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밝힌다. 책에서 레이쥔은 세상을 놀라게 한 자신의 세 가지 좁쌀을 이야기 한다. 그건 바로 모바일 인터넷, 인터넷 정신, 팬덤 경제다. 소규모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모바일 시장에 기반을 마련하고 자체 운영체제 ‘MIU’I를 만들어 브랜드 이미지를 보급하고 충성 고객 확보에 적극 나섰다. 그렇게 해서 쌓인 열혈 팬들을 샤오미폰을 사랑 하는 ‘미펀’(샤오미 팬덤)으로 정의 했다. 미펀의 ‘미’(Mi)는 샤오미폰 시리즈로 최근 ‘미4’까지 출시됐다.모방으로 혁신을 이룬 샤오미지만 그들도 짝퉁의 늪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자신의 길을 따라 걷는 또 다른 모방범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샤오미가 최근 출시한 미4의 짝퉁 제품이 중국에 유통되고 있다. 중국의 한 중소업체가 만든 짝퉁 미4는 디자인부터 성능까지 정품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이에 샤오미는 제품의 정품 여부를 판별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해 대응하고 있지만 이미 짝퉁의 재미를 맛본 소비자가 쉽게 끊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레이쥔은 모방에 대해 “카피가 아닌 배움”이라 정의한다. 그는 이어 “단순히 따라해선 성공할 수 없다. 왜냐하면 진정한 성공은 결코 복제될 수 없기 때문”이라 강조한다. 애플을 ‘모방’했다고 인정하지만 ‘짝퉁’은 철저하게 부인하는 레이쥔이다. 모방과 짝퉁의 경계에서 레이쥔의 대응이 궁금하다면 이 책이 답을 알려 줄 것이다. 느낌이 있는 책 출판, 가격은 1만 6500원.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4-10-30 14:09 김동민 기자

첫 장을 펼치는 순간… 또 다른 나를 만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근 독자들의 의견과 후기를 반영해 ‘2014 베스트 책 10권’을 보도했다. 순위에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던 유명한 작품도 있는 반면 예상 밖의 팬덤을 형성해 순위에 오른 익숙지 않은작품도 있었다. 다음은 가디언이 선정한 ‘올해의 베스트 책 10권’이다. 1. 로버트 갤브레이스 ‘누에(The Silkworm)’ 해리포터 시리즈 저자인 조앤 K 롤링이 지난해 4월 ‘로버트 갤브레이스’라는 필명으로 출간한 첫 범죄소설 ‘쿠쿠스 콜링’의 후속작이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참전용사에서 사설탐정으로 변신한 주인공 ‘코모란 스트라이크’가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을 담았다. 이번 작품에서는 소설가의 실종을 다룬다. 평범한 중년 소설가가 새 책의 원고를 에이전트에게 넘기고는 그대로 행방불명된다. 원고에는 그의 부인과 애인, 동료 작가, 편집자, 출판사 사장 등의 인물들이 비유적으로 묘사돼 있다. 코모란은 작가의 부인으로부터 행방불명된 남편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주변인들을 조사해 나간다.원고에 묘사된 사람들은 모두 작가를 죽일 만한 동기를 가졌다는 것이 밝혀진다. 이때 잔인하게 살해된 작가의 시신이 발견된다. 소설을 읽은 한 독자는 “책에 다리가 달린 줄 알았다”며 몰입하기가 쉬웠으며 속도감 있게 책을 읽어내려 갈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2. 제니 오필 ‘심오한 추측(Dept. of speculation)’결혼 한 후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주인공의 감정을 가감 없이 묘사한 책이다. ‘친밀함’과 ‘신뢰감’, ‘사랑’이라 부르는 보편적인 감정 등 모두가 공감할 수 있으나 결코 무어라 단정 지을 수 없는 ‘미스테리’를 곰곰이 되짚어보게 하는 소설이다. 주인공으로 일컬어지는 ‘아내(The wife)’는 위기의 결혼생활을 통해 깊이 고뇌한다. 분노를 꾹꾹 눌러 담은 냉소적인 문체와 속 시원히 전개되는 빠른 이야기 전개는 독자들을 짜릿하게 만든다. “짧지만 강렬한 언어로 일상을 묘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3. 나오미 우드 ‘헤밍웨이 부인(Mrs.Hemingway)’1926년의 눈부신 어느 여름날,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그의 부인 하들리는 여행을 한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그들 곁에는 또 다른 멋진 여인이 있다. 그 또한 헤밍웨이의 사랑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문학계의 새 지평을 열었지만 결혼생활에 있어서는 아내를 고독하게 만드는 무심한 남편이기도 했다. 하들리 부인과 헤밍웨이, 주변 인물들의 심리 묘사에 마지막 책장을 넘길 때 까지 흥미를 잃지 않게 만드는 책이다. 4. 레베카 미드 ‘미들마치로 가는 길(Road to Middlemarch)’영국 소설가 조지 엘리엇(George Eliot)의 삶을 담은 내용이다. 조지 엘리엇의 대작 ‘미들마치(Middlemarch)’가 삶과 사랑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들을 어떻게 풀어나가는 지에 주목해 쓴 문학적 자서전이다. 5. 토마 피케티 ‘21세기 자본론 (Capital in the Twenty-First Century)’ 불평등, 특히 소득의 불평등 문제를 거론하며 자본주의에 대한 묘사를 담았다. 세습 자본주의에 대한 경고, 그리고 몇 가지 대안을 설명하고 있다. 작가는 누진세 혹은 부유세나 재산세 등을 거두고 거액의 보수를 받는 ‘슈퍼 경영자’들이 그만한 보수를 받을 가치가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6. 리디아 데이비스 ‘할 수 없거나 안 하거나(Can’t and won‘t)’리디아 데이비스의 다섯 번째 신작 단편집이다. 데이비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냥 지나칠 만한 평범하고 사소한 일상에서 새로움과 기괴함을 찾는 작가로 평가 받는다. 그는 시 만큼이나 간결하고 정확한 문체와 상상력이 깃든 문장을 보여준다. 쳇바퀴처럼 매일매일 똑같이 도는 일상으로부터 신비스러움, 새로움, 익숙치 않음을 찾아내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한다.7. 찰스 램버트 ‘마음 속에 제로(With a zero at its heart)’각 장은 10개의 문단으로 구성됐으며 책은 총 24장으로 구성됐다. 각 장의 문단은 합쳐봐야 120개 정도의 단어가 포함됐다. 찰스 램버트는 기억의 파편을 찾아 맞추며 돈, 섹스, 죽음 같은 가장 필수적이고 근본적인 주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의 ‘0’은 사사롭지 않은 순간들, 물건들, 사람들, 분위기 등을 압축한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숫자다. 시적이고 비교적 부드러운 문체를 가진 중편소설이다. 8. 지아 하이더 라흐만 ‘우리가 아는 것을 생각해보면(In the light of what we know)’대상을 독특하게 접근하고 통찰하는 작가의 사고가 새로움을 넘어 신기하다. 책 속의 주인공은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서 런던까지, 뉴욕,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 등을 여행하며 사랑과 전쟁, 이상과 현실 등의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평소 사색을 즐기는 독자에게 추천한다. 9. 벤 마커스 ‘바다를 떠나며(Leaving the sea)’ 이상 따위는 없는 이혼남 ‘롤링우드’는 아픈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인물이다. 전 부인과 회사 동료는 그를 인생에서 없는 사람 취급하며 무시한다. 아이는 엄마와의 기억을 최대한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어 하지만 상황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 호흡이 짧은 문장이다. 독자들은 스토리가 전개될수록 주인공의 상황과 마음상태가 마치 엉킨 매듭을 푸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자살’이라는 벼랑 끝에 몰린 주인공이 어떤 선택을 할지, 책의 마지막 장까지 결코 긴장을 늦출 수 없다.10. 아넬리스 매킨토시 ‘다른 어떤 입(any other mouth)’ 치열하게 재밌다. 속이 뒤틀릴 정도로 충격적이고도 솔직한 섹스 경험담이 담겨있다. 집안 사정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혼자 힘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진중한 스토리까지 접할 수 있다. 자서전 성격을 강조하기 위해 작가가 지금까지 살면서 겪어온, 잊지 못할 사건들을 꼼꼼히 담았다고 한다. 한 독자는 “21세기 여성이란 어떠해야 하는지 새로운 정의를 내려주는 것 같은 책”이라고 평가했다.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

2014-10-23 14:01 김효진 기자

"단어 하나 찾느라 밤잠 잊어… 역사 직접 발굴"

조선을 침략한 프랑스와 미국 함대를 물리친 범 포수의 투혼을 그린 ‘총의 울음’의 손상익(60) 작가“지금 이 순간을 놓치면 안 돼요. 인천에서 보는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에요.”창밖으로 시선을 옮기니 바다 위 외딴 섬 팔미도 위로 붉게 변한 태양이 넘어가고 있다. 타오르는 노을 아래서 역사 소설 ‘총의 울음’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작가 손상익(60)을 만났다.‘총의 울음’은 과거 조선을 침략한 프랑스와 미국 함대를 물리친 백두산 범 포수들의 투혼을 그린 작품이다. 효과적인 내용 전달을 위해 소설 형식을 빌렸지만 그 토대가 되는 내용은 역사가 기록한 사실에 근거했다. 자료 수집에만 2년, 역사와 이야기를 하나로 엮는 데 3년. 총 5년의 시간이 걸렸다.“기자 생활을 거쳐 평론가 활동을 하며 나름대로 글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어요. 하지만 소설을 쓴다는 건 전혀 다른 과정이예요. 머릿속에 그리는 상황에 딱 맞는 단어 하나를 찾으려고 잠자는 것도 잊고 고민하죠. 그러다 보니 5년이 지나있었어요.”올해 60세. 작가로서는 늦은 데뷔다. 소설가로 변신한 배경에는 새로운 것을 만드는 창작과 그것을 지키는 저작권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미국과 프랑스에 맞서 싸우는 범 포수들의 용감한 항쟁은 조선왕조실록과 해외 도서관 자료를 뒤져가며 제가 직접 발굴한 노력의 산물이자 소중한 우리 역사예요. 다른 무엇보다 역사는 객관적 사실로 대중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요즘처럼 무분별하게 복제·변질되며 훼손되는 역사를 지키는 한 방법으로 소설을 쓰고 저작권을 갖기로 결심했죠.”후세에 정확한 역사 기록을 전하는 그의 노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소설가가 아닌 손상익을 부르는 또 다른 수식어는 ‘대한민국 1호 만화 평론가’다. 그는 7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한국 만화 계보를 완성하는 ‘한국만화통사’를 집필하기도 했다.“잘못된 내용이 생산되고 그게 다시 인용되는 과정을 끊으려면 ‘정확한 사실’이 있어야 해요. 책에는 고구려 고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만화에 대한 모든 것이 기록되어 있어요. 평론가로서 ‘만화도 문화의 한 장르’라는 자부심이 있었고 이왕이면 제대로 된 문화로 만화를 알리고 싶었어요.”조선을 침략한 프랑스와 미국 함대를 물리친 범 포수의 투혼을 그린 ‘총의 울음’의 손상익(60) 작가오랜 공을 들인 소설이 많은 사람에게 읽히는 것은 작가로서 순수한 바람이다. 소설 속 범 포수의 기백은 ‘칼의 노래’에 나오는 이순신 장군 못지 않게 무겁고 강렬하다. 공교롭게도 ‘칼의 노래’ 작가 김 훈도 기자 출신이다.“출판사에서 작품이 좀 더 대중적으로 읽히게 진한 로맨스 한 장면만 넣어 달라고 했어요. 저도 사람인지라 며칠을 생각하고 고민을 했는데 결국 포기했어요. 그들의 목숨 건 항쟁을 있는 그대로, 순수한 원본 그대로 독자에게 전하고 싶었어요.” 글로 독자에게 첫 선을 보인 ‘총의 울음’은 영화와 드라마 등 영상으로도 소개될 예정이다.글=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사진=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4-10-21 10:08 김동민 기자

책의 '맛보기' 출판사의 입맛을 당겨라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가 미국에 번역출간돼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50페이지짜리 훌륭한 샘플원고였다.(AFP)샘플원고는 독자와 출판사의 구미를 당기는 책의 맛보기다.책의 콘셉트를 잡고 기획안과 목차를 작성한 후에는 샘플원고를 마련하는 것이 좋다.‘1인1책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서정콘텐츠그룹의 김준호 대표는 “기획서는 화려한데 원고를 쓰는 데 어려움을 겪어 출판이 늦어지거나 무산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출판기획안에 샘플원고를 첨부하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고 출판사와의 협의도 수월해진다”고 조언한다.샘플원고는 전체 책의 ‘맛보기’다. 마트 곳곳에서 식자재를 팔기 위해 시식코너를 마련하는 것과 마찬가지다.전체 구성안 혹은 목차 중 책의 콘셉트와 기획의도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몇 개의 주제를 골라 원고를 작성한다. 이미 써둔 글이 있다면 책의 콘셉트와 장점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원고 몇 개를 고른다.샘플원고가 확보됐다면 책의 핵심 타깃 독자에 해당하는 이들에게 읽게 하고 평가를 받으면 더욱 좋다. 평가에 따라 수정하고 첨삭한 원고를 다시 한번 리뷰한다.이 과정을 몇 차례 반복하면서 작가는 기획안과 목차를 작성할 때 정리한 생각을 어떻게 풀어갈지, 독자들과 어떻게 공감할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출판사 입장에서 샘플원고는 작가가 책의 콘셉트와 목차대로 끌어갈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기획안과 목차가 아무리 좋아도 내용이 부실하다면 책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반대 사례도 있다. 기획안이나 목차는 평범했지만 샘플원고에 담긴 내용이나 필력이 매력적으로 다가가 출판이 결정되는 경우도 빈번하다.미국 크노프 출판사의 로빈 데서(Robin Desser)는 “50페이지의 샘플 번역원고를 읽고 출판을 결정했다”고 털어놓았다. 로빈 데서가 샘플원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사례로 제시한 책은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다. 한국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번역 출간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다. 출판에서 샘플 원고는 그만큼 중요하다.1인 1 Tip: 작가들의 글쓰기 비법 ① ‘총의 울음’ 손상익 작가 : "나만의 독창성을 찾아라"2014년 9월 20일 처녀작 ‘총의 울음’을 출간한 손상익 작가는 ‘문화일보’ 창립멤버로 기자 생활을 하다 55세에 처음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글쓰기 비법으로 ‘독창성’을 꼽는다.“남들이 다 하는 이야기는 의미 없어요. 오직 나만의 순수한 글을 쓴다는 자부심이 제일 중요하죠.”그는 글을 쓸 때 다른 정보로부터 영향 받는 것을 끊으려 노력한다. 사실 확인을 할 때만 다른 것을 참고하는 수준이다. 가장 중요하면서도 생각보다 쉽지 않은 작업이다.“글을 쓰기 시작하면 머리부터 비웁니다. 기존에 없던 나만의 글을 쓴다는 생각으로 종이를 채워가죠.”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아니면 쓸 수 없는’ 독창성 확보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4-10-21 09:51 허미선 기자

평범해서 더 특별한 우리네 아버지의 속마음 '네 발 가진 인간'

강철 씨의 첫 수필집 ‘네 발 가진 인간’은 50대 평범한 가장이 성찰이라는 거울을 통해 삶을 수채화처럼 그려낸 내용을 담고 있다. (사진제공=도서출판 한솜)아들은 군에 입대했다. 딸은 대학에 진학했다. 아이들은 이제 제 앞가림을 하는 나이다. 다 컸다. 50여 년 평생을 아이들 뒷바라지로 바쁘게 살아왔던 아버지는 모처럼 한가해진 시간, 매일 뒷산으로 산책을 나가며 떠오르는 상념과 가족의 일상사를 차근차근 기록하기 시작했다. 도서출판 한솜에서 출간한 수필 ‘네 발 가진 인간’은 그 일상의 모음집이다. ‘네 발 가진 인간’은 특별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다. 평범한 우리네 아버지인 저자는 아들을 군대에 보낸 아비의 소회, 과년한 딸이 첫 아르바이트로 벌어온 돈을 받았을 때의 벅찬 감동, 시골 산천의 꽃과 나무를 통해 받는 일상의 아름다움을 유려한 문체로 표현했다.영화감독을 꿈꾸다 군입대한 아들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혈기왕성한 고교시절, 방황하는 아들의 마음을 다잡기 위해 편지를 보낸 사연, 첫 외박을 마친 뒤 귀대 전 돈가스를 먹으려고 했지만 고속도로가 막혀 끝내 먹지 못하고 자대 복귀도 30분이나 늦었던 이야기, 군입대 뒤 목욕탕에 함께 갈 아들이 없어 아쉬워했던 마음 등을 총총 써내려 갔다. 사춘기 딸이 학교의 두발 단속문제로 속상해하거나 엄마와 싸웠을 때 딸을 위로하기 위해 쓴 편지도 볼 수 있다.이 책은 단순히 저자의 살아가는 모습만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정치나 세상 돌아가는 이치에 대해서도 느긋하지만 단호하게 자신의 소신을 밝힌다. 정부 출범 뒤 정무직 차관급 낙마자가 7명에 이르렀다는 보도에 대해 엄지, 검지, 중지같은 힘이 넘치고 역량있는 인사를 기용하기보다 올곧은 신념을 가진 새끼손가락 같은 인사를 기용하자고 권해본다. 직장에서 불협화음이 일었던 기억을 되짚으며 조직에서 각자의 주장을 펼치기보다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는 노력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삶을 성찰이라는 거울에서 차분하게 그려내고 싶었다는 저자는 사물을 의인화해 일상을 반성하고 다짐한다. ‘나비’라는 이름을 붙여줬던 첫 내비게이션의 과도하게 친절한 안내에 진력을 냈지만 결국 내비게이션의 잔소리에서 돌아가신 어머니의 빈자리를 떠올렸다는 에피소드. 외양만 보고 측은한 마음을 가졌던 엄나무의 효용을 안 뒤 사물을 겉모습으로 판단하려는 습관을 뉘우친 이야기에서 삶에 대한 저자의 신념을 읽을 수 있다. 책 제목인 ‘네 발 가진 인간’은 등산스틱을 사용하다 자칫 뒤 따라오는 사람의 얼굴이나 눈을 찌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네 발로 걷는 등산객의 모습에서 따왔다. 저자는 삶에 대해 봄바람에 일렁이는 풀이나 버들가지와 같이 어우렁더우렁 부대끼자고 말한다. 자신의 몸을 낮추면 자신의 위상이 올라가고, 목소리를 낮추면 상대의 귀가 열린다고 인생의 지혜를 들려준다.저자인 강철(필명)씨는 현재 충남의 한 시골학교에서 행정실장으로 근무 중이며 ‘대한문학’을 통해 문단에 데뷔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대한작가회, 행촌수필문학회 등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책의 삽화는 대학에서 만화를 전공하고 있는 저자의 딸 박영지 씨가 그렸다.글=조은별 기자·일러스트=현예진 기자 mulgae@viva100.com

2014-10-15 17:51 조은별 기자

자서전은 '내 삶의 거울'… 틈틈이 메모하라

자서전은 자신의 생애에 대해 스스로 쓴 전기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위인이든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온 평범한 사람이든 결국 누군가의 삶이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삶이 있다. 누군가의 삶이 책이 된 것이 자서전이다. 자서전은 자신이 살아온 길을 돌아보는 자기성찰서이며 후세나 지인에게 전하고픈 삶의 지혜이자 발자취다. ‘자서전’의 사전적 의미에서 집중해야할 단어는 ‘자신의 생애’다. 어느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의 삶을 담을 자서전 출판에서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결심’이다.자서전 전문 출판사인 도서출판 행복에너지의 권선복 대표는 “자서전 출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지”라고 강조하고 “내가 살아온 길을 후세에 남기고 싶다는 마음만 먹는다면 반 이상 쓴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한다.마음만 먹는다면 누구나 자서전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글을 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전문적으로 글 쓰는 직업을 가진 이에게도 글쓰기는 어려운 숙제와 같다. 그렇다고 글 잘 쓰는 사람만 자서전을 내는 건 아니다.이에 자서전 출판은 전문가의 손길을 반드시 거쳐야만 한다. 자서전에서 필요한 전문가는 원고를 완성할 작가와 기획부터 목차 짜기, 교정·교열, 디자인, 인쇄·출판까지 아우를 출판전문가다.따라서 자서전 출간 대부분은 스스로 부담해야하는 비용이 발생한다. 이 또한 자서전 출판을 결심할 때 고민해야할 중요한 요소다. 많게는 2000~3000만원, 적게는 300~400만원 정도가 든다.전문작가들은 확보한 자료와 원고, 5~7차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원고를 완성한다. 본인이 직접 쓴 완성원고가 있더라도 글을 매끄럽게 다듬고 순서를 재배치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야만 제대로 책 꼴을 갖춘 자서전을 손에 쥘 수 있다.전문작가의 비용은 천차만별이다. 몇백만원을 호가하는 작가들도 있다. 하지만 대학의 문예창작과 재학생이나 대학원생을 채용하면 저렴하게 원고를 작성할 수 있다.이에 자서전 출판의 첫 걸음은 전문작가들이 활용할 수 있는 글이나 일기, 자료 등의 확보다. 책 전문채널 온북TV의 조철현 대표는 “자서전을 내겠다는 결심이 섰다면 가장 시급한 것이 자료 확보”라고 단언하고 “글이나 음성녹음, 혹은 스마트폰 메모장에 틈틈이 기록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그는 “자서전 대부분이 자비출판이지만 그 내용이 많은 이들에게 유익한 것이라면 출판사에 정식 출간제안서 제출도 가능하다”고 덧붙인다.자료가 풍부하면 보다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 더불어 자료를 모으는 과정에서 스스로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삶의 의미를 발견하기도 한다.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차관보까지 지낸 60대 공직자는 20대 초반부터 자서전 출판을 결심하고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자신의 행보를 글로 적고 스크랩하면서 지칠 때 삶의 활력소를 얻었고 꿈에 부풀어 성공의지를 다질 수 있었다. 60살이 넘어 출판사에 자서전을 의뢰하면서 그가 내놓은 자료만도 라면박스로 20개 분량이다.최근 1인1책에 대한 열망이 높아지면서 출판 과정 전체를 책임지는 출판전문가는 쉽게 찾을 수 있다. 자서전 전문 출판사도 다수 생겨났고 대학이나 평생교육원에도 자서전 쓰기 강좌가 속속 개설되고 있다. 행복에너지 권선복 대표는 “한 사람이 자서전을 내면 3개월 안에 그의 지인들 서너 명이 자서전을 의뢰한다”고 전한다.관공서나 구청, 노인복지센터 등에서 자서전 출판을 지원하는 상시 프로그램이나 일회성 이벤트도 운영되고 있다. 관악구청은 2011년부터 만 65세 이상 주민들을 대상으로 ‘어르신 자서전 제작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자발적 신청을 받아 제작지원해 출판한 자서전이 지난해까지 24권에 이른다. 2014년에도 10권의 어르신 자서전을 제작 중이다. 길은 다양하게 열려 있다. 이제 결심을 하면 내 삶이 책이 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4-10-07 15:53 허미선 기자

"나를 입증할 한줄 명함부터 만들자"

노년, 노후, 은퇴, 퇴직 후 나타나는 시련은 금전적인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족 문제, 마음 다스리기, 건강 문제, 주거, 리스크 관리, 외로움, 웰다잉(Well-dying) 등 전문가가 아니라면 쉽게 예측할 수 없는 갖가지 위기가 찾아온다. 준비 없는 노후는 재앙이다. 실제로 노후에 주어지는 40여년의 시간은 완주를 마친 마라토너에게 다시 한 번 바통을 쥐어 주는 것만큼 감당하기 힘든 시간일 수 있다.지칠 때로 지친 선수를 다시 트랙에 올려놓아야 하는 시대. 인류가 한 번도 당도한 적 없는 장수 시대를 맞이해 국민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길을 묻는다면 우리는 당당하게 답해 줄 수 있는 무엇인가를 갖고 있는가?‘(30세부터 시작하는) 명함이 있는 노후’는 신한금융투자의 은퇴연구를 책임지고 있는 김현기 신한 NEO50 연구소장이 노년, 노후, 은퇴, 퇴직 후에 나타날 수 있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 26년간 신한금융투자에서 근무한 김 소장은 서적과 신문·잡지, 세미나 심포지엄 포럼 학술대회, 아카데미와 현장경험 등을 통해 은퇴를 연구해왔다. 자산관리 은퇴설계 세미나 강의를 1000여회 이상 실시하기도 했다.그는 장수시대를 맞아 ‘인생은 아름다워(Life is Good)’라는 말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이 말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우리의 선조들과는 다른 인생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책 제목 ‘명함이 있는 노후’는 장수시대를 맞이해 ‘노후의 인생에서도 역할과 호칭이 중요하며, 직장과 소득이 없더라도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그 일을 의미 있게 표현해 명함을 만드는 것이 노후 삶의 질을 결정해준다’는 의미다.역할과 호칭은 노후의 인생에서도 중요하다. 저자는 노후에 당신의 이름 앞에 어떤 수식어를 내걸고 싶냐고 질문한다. 은퇴 이후 나를 증명해주는 작은 명함 한 장이 노후의 질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노후에 직장과 소득이 없더라도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그 일을 의미 있게 표현하여 명함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은퇴를 ‘사전에 올라 있는 가장 추악한 단어’라고 지목하는 김 소장은 ‘은퇴’를 대체할 새로운 용어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생을 50세 이후에 다시 한 번 꿈꿀 수 있다면 희망과 미래를 얘기할 수 있는 용어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권하고 싶은 용어가 ‘명함이 있는 노후’다. 노년에 직장이 없더라도 몰입할 수 있는 일을 만들고 그 일을 의미 있게 표현해 명함을 만드는 것이다.스스로 가치 있고 아직 쓸모 있다는 것을 입증할 만한 ‘한 줄’이 없을 때, 상상할 수 없이 무거운 상실과 자괴감이 그 사람을 짓누른다. 그만큼 명함은 사회에서 한 인간을 규정하고 표현하는데 중요한 수단이 된다. 이름 앞에 어떤 간판도 내걸 수 없다는 것은 감당하기 힘든 무력함에 비례한다. 100세 시대의 전반전을 끝내고 후반전으로 넘어서는 시점을 맞이하게 될 때 착륙을 준비해야 하는가, 또 한 번의 이륙을 준비할 것인가.이륙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그 방향을 참고할 수 있다. 이 책은 단순히 은퇴 이후의 여유로운 삶을 위한 재무설계만을 다루지 않는다. 은퇴 이후 열정 넘치는 삶을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삶의 태도를 갖추고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를 조언한다.30~40년 일하다가 일찌감치 생을 마무리하던 시대는 갔다. 지금 우리는 원하든 원치 않든 은퇴 전만큼이나 길어진 은퇴 후의 인생을 가지게 됐다. 철저한 설계를 통해 빈틈 없는 중년기를 보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저자인 김 소장은 “장수시대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배우고 실천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모든 국민들에게 의미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싶었다”며 책 쓴 의도를 밝혔다.김지호 기자 better502@viva100.com

2014-10-01 17:25 김지호 기자

책 목차 정하기, 폴더 만들듯 나누고 합쳐라

br목차는 책의 미리보기다. 목차는 흐름을 진단하는 단초다.건물로 치자면 골조를 짓는 과정으로 독자는 목차를 훑어보며 책의 내용을 가늠하고 기대감을 갖는다.도서의 목차만을 모은 책이 기획될 정도로 목차는 책 구매의사와 공감대 형성에 큰 몫을 차지한다. 목차는 1단계에서 작성한 출판기획서나 제안서에 별첨해야 할 항목으로 출판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한다.봄풀 출판사 대표이자 1인 출판협동조합의 정광진 이사장은 목차의 역할에 대해 “소비자에게는 자신이 찾는 콘셉트와 니즈를 잘 반영하고 있는 책인지를 가늠하는 장치”라며 “출판사로서는 내용을 얼마나 잘 설명하고 있는지, 호기심을 끌 만한 지를 판단하는 잣대”라고 정리한다. 목차는 출판사 매칭(출판사와 작가를 연결하는 작업) 성공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도 하다.◇ 생각을 정리할 폴더를 만들자목차 짜기는 컴퓨터에서 파일이나 데이터를 담는 폴더 개념을 대입하면 이해가 쉽다. 머릿속 생각을 정리할 폴더를 만들어 나누고 합치는 과정을 반복하면 된다. 목차를 작성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1단계에서 세운 콘셉트와 기획의도에 맞게 큰 파트를 나눈 후 각 파트에 맞는 글을 쓰면 된다.9월 넷째 주 인터넷 교보문고 ‘에세이’ 부문 베스트셀러 1위인 신준모의 ‘어떤 하루’(프롬북스)를 예로 들어 보자. 페이스북 ‘신준모의 성공연구소: 마음을 성형하는 사람들’에 올리던 글을 모아 엮은 책이다.서문과 에필로그를 제외하면 ‘봄, 꿈을 꾸는 당신에게 용기가 필요한 계절’ ‘여름, 가슴에 냉정과 열정을 품어야 하는 계절’ ‘가을, 마음이 흔들려도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 계절’ ‘겨울, 기적을 바라는 계절’이라는 네 개의 큰 틀로 구성돼 있다.각 틀 아래 계절에 어울리는 단어를 나열하고 그에 맞는 내용을 담는다. 이 방법은 원고 없이 책을 내고자 할 때 더 유용하다.두 번째는 유사한 내용을 담은 원고들을 모아 따로 폴더를 만들고 각 폴더의 제목을 지정하는 방법이다. 큰 제목부터 순차적으로 정리하는 첫 번째와는 반대의 과정을 따른다. 어느 정도 완성된 원고가 있을 때 활용하면 좋다.‘어떤 하루’를 예로 들자면 유사한 내용의 글들을 분류해 ‘도전’ ‘변화’ ‘인생’ ‘용기’ ‘책임’ ‘기회’ ‘LIFE’ ‘VALUE’ ‘NOW’ ‘FLOW’ ‘HURT’ 등의 단어로 묶고 큰 제목인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분류해 담는 방법이다.◇ ‘역지사지’의 진정성 담보해야요즘 출간된 책에는 ‘뻥튀기’ 목차가 많다. 목차를 훑어보고 구매했지만 도움이 안 되거나 누구나 알고 있는 일반적인 내용으로 꾸려진 경우를 일컬어 ‘뻥튀기’ 목차라고 한다.정광진 이사장은 “책의 목차는 그럴싸한 포장이나 결점을 감추는 화장법이 아니다. 내가 독자라면 필요한 정보, 풀고 싶은 궁금증 등을 고려한 진정성이 담보돼야만 한다”고 조언한다. 목차 작성에 가장 필요한 덕목은 ‘역지사지’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4-09-30 15:57 허미선 기자

禁書가 된 책들… 세상의 금기를 깨다

“출판 금지는 가장 좋은 책 홍보 수단” 영국 프리랜서 작가이자 출판 전문가 캐서린 스콧의 말이다. 출판 금지를 당해 역사적으로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책은 무엇이 있을까? 다음은 영국 텔레그래프가 최근 소개한 ‘사람들이 금지하려고 애썼던 도서 20권’이다.◇ 마르셀라 야쿠브, ‘미녀와 야수(Belle et Bete)’ 아르헨티나 출신 야쿠브가 자신의 실화를 바탕으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의 7개월에 걸친 불륜에 대해 노골적인 묘사를 하고 있다. 스트로스칸은 지난해 출판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지만 오히려 야쿠브와 해당 출판사가 총재에게 손해배상으로 5만 유로(약 6600만원)를 청구했다.◇ 피터 라이트, ‘스파이캐처(Spycatcher)’ MI5(영국 군사정보국)의 핵심 인물이었던 라이트는 정부의 일급비밀 문서들을 스파이캐처라는 책으로 엮어 공공연하게 출판했다. 암살 음모, CIA와의 공동 모의, 비윤리적인 정보 수집 기술 등에 관한 내용을 대중에게 전부 공개했다. 문서 스캔들에 곤욕을 치른 정부는 1987년 이후 1990년 ‘공식 문서법(Official Secrets Act)’을 도입했지만 스코틀랜드와 호주, 미국에서는 금지할 방도가 없었고 200만 부가 팔리면서 베스트 셀러가 됐다.◇ 장융, ‘백조왕자’서구 독자들은 백조왕자를 통해 마오쩌둥의 공산주의 철권통치 하에서 중국 가족의 삶을 관찰할 수 있었다. 중국 내에선 1991년 출시 이후 출판 금지된 상태였다. 출판금지가 풀린 이후 1300만 부가 팔림과 동시에 백조왕자는 가장 현실적인 책이 됐다.◇ D.H. 로런스, ‘채털리 부인의 사랑’로렌스는 이 책에서 불륜에 관한 노골적인 성적 묘사를 하고 있다. 영국 음란물 출판 취급 법령에 따라 소설은 1928년 출시 이후 1960년까지 금지됐다. 이후 영국 출판사 Penguin은 출간 첫 날 20만 부의 책을 판매했다.◇ 에리히-마리아 ‘레마르크’, 서부 전선 이상 없다레마르크는 1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였다. 소설은 야만적인 독일 군사의 부정적인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1933년에 나치 정부에 의해 금지됐지만 현재 가장 유명한 소설 가운데 하나로 남아있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닥터 지바고’닥터 지바고는 1988년까지 소련에서 금지됐다. 볼셰비키 혁명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하고 있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파스테르나크는 소련에서 추방될 위기에 처했고 1958년엔 노벨문학상도 거절할 수 밖에 없었다.◇ 라이먼 프랭크 바움, ‘오즈의 마법사’현대인들은 오즈의 마법사를 호의적인 동화 소설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소설은 1930~50년대에 날아다니는 원숭이와 같은 ‘사악한’ 캐릭터들과 독립적인 여성 주인공 때문에 당시에는 ‘불건전하다’고 여겨졌다.◇ 조지 오웰, ‘1984’이 책은 절망적인 전체주의 정부에 대한 묘사 때문에 미국도서관협회가 금지했다. 아이러니하게 책은 공산주의를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지만 함축적으로 소련 정권을 비판하고 있다는 이유로 USSR에 의해서도 금지가 됐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미국 내 매춘 반대운동 세력이 책에서 자위행위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에 반대했다. 1921년 재판 후에 율리시스는 1933년까지 미국 사회에 금지됐다. 영국에서도 1930년대까지 금지됐다.◇ 안네 프랑크, ‘안네의 일기’1952년에 출간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3000만 부가 팔렸다. 그러나 책은 유대인을 긍정적으로 묘사했다는 이유로 레바논에서 금지됐다.◇ 샐먼 루시디, ‘악마의 시’악명 높은 책으로 손꼽힌다. 출간 당시 루홀라 호메이니 이란 최고 지도자는 책에서 ‘이슬람을 모욕했다’는 이유로 루시디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다. 또 루시디의 일본어 번역자는 살해됐으며 이탈리아 번역가는 흉기에 찔려 부상을 당했다.◇ 로런스 라이트, ‘고잉 클리어’퓰리처상 수상자인 라이트 기자는 과학기술이 인간의 정신을 확장시킨다는 신종파 사이언톨로지의 실상을 폭로했다. 출판금지가 되지는 않았지만 악명 높게 소송을 일삼는 사이언톨로지 조직이 위협을 가해 출판사들이 책을 내지 못했다.◇ 안소니 샤퍼, ‘오퍼레이션 다크하트’2010년 미 육군 정보 요원에 의한 회고록이다. 군사 작전상 세부설명을 포함하고 있으며 미국 정보부의 업무를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어 국방부에 의해 전부 폐기됐다.◇ 댄 브라운, ‘다빈치 코드’책은 2004년 레바논에서 가톨릭 지도자들이 ‘모욕적인 책’이라면서 비난했기 때문이다. 가톨릭 지도자들은 2008년 다빈치 코드 영화의 속편 ‘천사와 악마’가 나오지 못하도록 막았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로리타’중년 남성과 12살 소녀의 악명 높은 성적 관계 소설이다. 영국 내 금지 조치가 1959년까지 지속돼 영국 세관 공무원들은 영국 내로 책이 반입되는 것을 막았다.◇ 아돌프 히틀러, ‘나의 투쟁’히틀러의 자서전이자 선언문으로 나치 정권 하에서 수백만 부가 팔렸다. 패전 이후 1945년부터 독일에서 금지됐다. 최근 2015년에 출간된다는 발표가 있었지만 독일 정부는 판매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사를 표명했다.◇ JK 롤링, ‘해리포터’전 세계적으로 4억 5000만 부 이상이 팔렸지만 마술을 홍보하고 악마를 숭상하는 내용이 있다고 비난을 받았다. 일부 미국 지역에서는 학부모들의 반대로 책들이 불태워지기도 했다.◇ 레드클리프 홀, ‘고독의 우물’1928년 처음으로 출간됐다. 두 여성 간 키스를 한다는 이유로 외설적인 책으로 분류돼 출판 금지 판정을 받았다. 1949년부터 금지가 풀려 최고의 레즈비언 소설로 인정받고 있다.◇ 존 맥가헌, ‘더 다크(The Dark)’소설은 부모와 성직자가 학대하는 모습을 묘사했다는 이유로 아일랜드에서 금지됐다. 1972년에 금지조치가 풀렸다.◇ 루이스 캐럴,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체제전복적이라는 이유로 1931년에 중국 후난성 지역에서 금지됐다. 당시 현지에서는 책이 ‘동물과 인간을 동일한 수준’으로 묘사했으며 ‘재앙적’이라고 평가받았다.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

2014-09-25 17:58 권익도 기자

인생의 후반전, 가슴속에 명함 품어라

신한금융투자 은퇴연구를 책임지고 있는 김현기 신한 NEO50 연구소장이 ‘명함이 있는 노후’라는 책을 발간했다. 김현기 소장은 26년간 신한금융투자에 근무하면서 영업점과 퇴직연금센터, 자산관리부, 법인금융상품영업부 등을 거쳐 은퇴연구소인 ‘신한 Neo50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증권, 자산관리, 노후설계 전문가다. 그는 은퇴, 시니어 관련 세미나, 포럼, 학술대회 및 현장에서의 고객상담을 통해 체득한 은퇴현실 등 은퇴에 관한 모든 것을 이 책에 담고 있다.‘명함이 있는 노후’라는 책 제목은 장수시대를 맞이해 ‘노후의 인생에서도 역할과 호칭이 중요하며, 직장과 소득이 없더라도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그 일을 의미 있게 표현해 명함을 만드는 것이 노후 삶의 질을 결정해준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이 책은 단순히 은퇴 이후의 여유로운 삶을 위한 재무설계만을 다루지 않는다. 은퇴 이후 열정 넘치는 삶을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삶의 태도를 갖추고,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를 조언한다. 특히 노후에는 더욱 중요하지만 터놓고 말하기 어려운 돈, 죽음, 성(sex) 등을 양지로 끌어내 공론화하고 있다.김현기 소장은 “모든 사람이 은퇴를 꿈꾸지만 돈 있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은퇴했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며 “우리도 우선 은퇴라는 찬란한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고 강조한다.그는 이어 “이 책은 국민들이 ‘어떻게 노후를 준비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금융회사가 당당하게 답해 줄 수 있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라고 말했다.또 “장수시대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배우고 실천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모든 국민들에게 의미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김지호 기자 better502@viva100.com

2014-09-25 10:25 김지호 기자

낯선 듯 익숙한 뉴욕의 속살

줄리아 로스먼의 ‘헬로 뉴욕: 뉴욕 시 다섯 자치구에 띄우는 그림 편지’ 표지뉴요커도 모르는 진짜 뉴욕이 속살을 드러낸다.뉴욕은 누구에게나 꿈의 도시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세련되고 화려한 도시도, 영화 ‘뉴욕의 가을’ ‘세렌디피티’의 로맨틱 시티도 뉴욕이다.크리스마스북스에서 출간한 ‘헬로 뉴욕: 뉴욕 시 다섯 자치구에 띄우는 그림 편지’(이하 헬로 뉴욕)는 뉴욕의 좀 더 깊은 곳으로 이끈다.작가 줄리아 로스먼은 할아버지 대부터 뉴욕 토박이로 살아온 일러스트레이터이자 패턴 디자이너다. 뼛속까지 뉴요커인 그녀가 일러스트로 표현한 책 속 뉴욕풍경은 우리네 삶과 별반 다르지 않다.거리를 걷다 소꿉친구를 만나는 우연이 있고, 지하철역에서 전력 질주하는 다급함이 있다. 같은 팀을 응원한다는 이유만으로 낯선 이와 수다를 떠는가 하면 감정이 상해 죽일 듯 싸우는 이들도 있다.그렇게 어디서나 일어나는 일들이 뉴욕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스튜디오 식·기차 칸식·방 두 개짜리 아파트,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는 유해동물들과 조류, 응석꾸러기 반려견까지 뉴욕커만이 아는 풍경도 펼쳐진다. 그야 말로 삶터인 그곳에는 저마다 사연을 가슴에 품은 이들이 살고 있다.뉴욕 공립 도서관 사서 제시카 피그자, 엘리베이터도 없는 건물에 자리 잡은 트롤 박물관의 젠 목사, 911테러를 기억하기 위한 문신을 기획한 도저 씨, 뉴욕의 나폴리 피자집 이름이자 주인 폴리 지, 여전히 유대교식 생활습관을 지키며 사는 스테인 씨 그리고 퀸즈 지구에 모여 사는 100여개 국 사람들이 정겹다.그들이 생활하는 곳은 뉴욕의 숨은 명소 혹은 나만 알고 싶은 아지트가 된다. 그랜트 센트럴 역 지하식당가 오이스터 바 앞 ‘속삭임의 회랑’은 은밀하고 야한 이야기를 속삭일 수 있는 연인들의 은신처다.수십년을 잘못 알고 있던 속옷 사이즈를 첫눈에 교정해주는 콧구멍만한 ‘오차드 코르셋’은 감탄을 자아낸다. 시티 아일랜드는 뉴요커마저도 유명 해산물 요리 레스토랑이 즐비하다고 믿는 곳으로 주민 대부분은 독립영화 ‘시티 아일랜드’ DVD를 구입해 보관하고 있다.시간 때우기 좋은 그랜드 센트럴 역의 비밀 테니스장, 공포 영화를 연상시키는 예인선 폐기장, 문화적 충격에 가까운 한국식 대중목욕탕, 도무지 식욕을 제어할 수 없는 요나 쉬멜 크니쉬 베이커리, 골목 구석의 칵테일 바 캠벨 아파트먼트 등 그녀만의 아지트가 소개된다.화려한 뉴욕을 닮은 일러스트에 담긴 소박한 뉴요커들의 이야기는 정겹다. 아마존에서 ‘헬로 뉴욕’을 구입한 한 독자의 “가장 친한 친구의 뉴욕 일기를 읽고 있는 듯한 보물(A treasure, like reading a best friend‘s NY diary)”이라는 평처럼 편안함과 생활감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본문에 소개된 장소의 주소와 짧은 소개글을 모아둔 ‘뉴욕, 주소와 메모’도 여행정보로 유용해 보인다.문장 곳곳에 주체가 모호하거나 정체가 불분명한 번역식 문체가 아쉽기는 하다. 하지만 이 마저도 뉴욕에 대한 환상을 키우는 장치로 이해할만 하다.잘 모르는 상황에서도 뉴욕은 꿈의 도시였다. 그리고 ‘헬로 뉴욕’으로 접한 은밀한 속살은 더욱 매력적이다. 책을 읽는 사이 삶의 터전 뉴욕이, 그리고 그곳의 사람들이 말을 걸어오는 듯하다. “헬로!” 뉴욕을 둘러싼 흥미로운 보물찾기의 시작이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4-09-18 14:36 허미선 기자

책쓰기, 시작이 반? 기획이 반!

글쓰기가 일상이 됐다. 일상의 친숙한 주제로 작지만 생활에 바로 활용할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글쓰기다. 탄탄한 필력으로 꽉 짜인 이야기를 하고 심오한 철학 메시지를 전달하는 전문작가와 노선부터 다르다. 전통 '작가'로 분류된 전문가가 아닌, 대등한 위치에 선 대중이 대중에게 말 걸기를 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다.충성도 높은 독자들의 열광에 페이스북 시인의 시집, 파워블로거 요리연구가의 레시피 북, 아마추어 사진·여행가의 감성에세이 등이 베스트셀러로 등극하기도 했다.성공 사례들이 늘면서 출판사에서도 전문 작가가 아닌 개인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고 비용감소와 전자책 기술 발전 등으로 출판시장의 진입 장벽은 현저히 낮아졌다. 집필과 출판이 전문가들만의 영역에서 일반에까지 확대된 것이다.부지런히 쓴 글과 사진, 일러스트들이 쌓여갈수록 책으로 엮고 싶은 욕심은 커져간다. 한 권의 책이라는 결과물을 품에 안기 위한 체계적이고 정교한 공들이기를 알아본다.출판에서 기획은 책의 큰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다. 책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의 방향을 설정하는 단계로 '기획이 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판 관련 전문가들은 책을 쓰려면 우선 출판기획안 혹은 제안서를 작성하라고 조언한다.출판기획안은 출판사 제안용이기도 하지만 자신이 책에 담고자 하는 생각을 정리하고 구체화하는 데도 유용하다.작성된 출판기획안은 목차 짜기, 원고 쓰기, 종이책 및 전자책 등 출판 형태, 출판 가능성이 있는 출판사 찾기, 홍보방안 등 향후 밟아야 할 단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출판에서 중요한 요소들이 기획단계에서 완성되는 셈이다.1. 콘셉트 한 줄로 정리하기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할 때 가장 중요하고 먼저 해야 하는 작업이 '콘셉트 잡기'다. 어떤 출판이든 한 줄로 정리된 콘셉트에서 시작한다.한빛미디어 실용출판부의 박채령 팀장은 "자신이 출간하고자 하는 책의 콘셉트를 최대한 6하원칙(누가/언제/어디서/무엇을/어떻게/왜)에 맞춰 한 줄로 정리하라"고 조언한다.예를 들면 '도쿄의 오래된 상점을 여행하다'의 콘셉트는 '도쿄에 한번 이상 간 적이 있는 30, 40대 남녀를 위한 도쿄의 오래된 상점과 그곳의 이야기'로 정리할 수 있다. 어떤 혹은 어디의 이야기를 누구를 위해, 무엇을 통해, 어떻게 할 것인지를 담은 한 문장에서 출판기획안에 필요한 대부분 요소들이 결정된다. 책의 성격 및 장르, 타깃 독자, 잠재 독자층, 문체, 형식, 내용 등 만들고 싶은 책의 이미지가 명확해질 때까지 스스로 묻고 또 물어야 한다.2. 타깃 독자층 세분화하기두 번째는 독자층의 명기다. 주요 타깃이 되는 독자와 이 책에 관심을 가질 만 한 잠재 독자를 고민한다. 최근에는 '아이를 둔 엄마'처럼 단순하게 표현하지 않는다. '취학 전 아동의 엄마' '아이의 건강에 관심이 많은 부모' '약의 부작용을 경험했거나 걱정하는 부모' '아이의 체력과 면역력을 위해 건강식품을 먹일까 고민하는 엄마' 등 나이, 취향, 경험의 유무, 요구사항 등 보다 세밀하게 분류해 표기한다.더 나아가 독자 프로파일링을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윤수진 약사의 '엄마는 약선생' 독자의 프로파일링은 이렇다.미취학 아동은 언제 어디가 아플지 모른다. 낮에는 노느라 아픈 줄 모르다 밤에 열이 오르거나 배가 아프기 때문이다. 처방받은 약의 성분이 유해하진 않은지, 아이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까 웹 검색에 열을 올린다. 체력이 약해 걱정인 아이에게 한약을 지어 먹여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다. 이럴 때 한번이라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 약사가 조언을 해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3. 전체 내용 간략하게 구성하기세 번째가 책의 구성안이다. 출판하고자 하는 책의 콘셉트 및 타깃 독자에 맞춰 담을 내용과 형식을 간략하게 적는다. 7만5000부가 팔려나간 조은정의 '일하면서 떠나는 짬짬이 세계여행'은 이렇다. 일하면서도 짬을 내 여행했던 필자가 전하는 노하우, 여행경비 모으기, 일정 짜기와 짐 싸는 법, 나만의 가이드북 만들기, 각 나라의 여행기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4. 경쟁서와의 차별점 정리네 번째가 경쟁서 분석이다. 비슷한 콘셉트와 내용을 담은 경쟁서 두세 권의 장단점을 꼼꼼하게 적고 출판하고자 하는 책의 차별점을 정리한다. 5. 저자를 돋보이게 하는 이력 정리다섯 번째로 적을 것이 저자 소개다. 전문성 혹은 경쟁력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이력을 적는다. 수상경력이나 주변의 평 등을 적어도 좋다. 다섯 가지를 정리한 후에 목차를 작성해 별첨하면 더욱 좋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4-09-16 20:54 허미선 기자

교보문고 발표, 10년간 가장 사랑 받은 시인 류시화

10년 동안 가장 사랑받은 류시화 시인의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진=연합)10년 동안 한국 독자들에게 가장 사랑받은 시인은 류시화다. 교보문고가 2004년 8월 26일부터 2014년 8월 25일까지의 시집 판매부수를 집계해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10년 동안 가장 사랑받은 시집은 류시화의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오래된 미래, 2005), 2위 역시 류시화의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열림원, 1998)이다.‘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은 ‘치유’를 주제로 한 동서양 시 77편을 엮은 잠언시집이다. 류시화는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문학의 숲, 2012)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어려운 경제와 슬픈 현실에서 힐링을 꿈꾸는 이들의 바람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3위는 박경리의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마로니에북스, 2008), 4위는 페이스 북 시인 하상욱의 ‘서울 시 1’(중앙북스, 2013)다. 하상욱의 두 번째 시집 ‘서울 시 2’는 11위다.5위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에 이어 신현림의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걷는나무, 2011), 도종환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랜덤하우스코리아, 2014), 민예원 출판사에서 펴낸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명시 100선’이 6~8위다.9위를 차지한 시바타 도요의 ‘약해지지 마’(지식여행, 2010)는 20위권 내에 유일한 외국 시집이다. 92세에 시를 쓰기 시작해 99세가 되던 해에 첫 시집을 낸 할머니 시인의 작품집이다. 발매 당시 일본에서 150만 부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러로 100세가 되던 2011년 9월에 두 번째 시집을 발간했다.故 장영희 교수가 영미 시를 소개한 ‘축복’(비채, 2006)과 ‘생일’(비채, 2006)이 10위, 13위, 12위는 정호승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개정판’(열림원)이다.14~18위는 김하의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토파즈, 2007), 정끝별의 ‘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 1: 애송시 100편’(민음사, 2008), 이해인 수녀의 ‘작은 기쁨’(열림원, 2008), 안도현의 ‘그 풍경을 나는 이제 사랑하려 하네’(이가서, 2006), 김용택의 ‘시가 내게로 왔다’(마음산책, 2011)가 포진해 있다.19위는 통일신라 말기 문장가인 최치원 선집 ‘새벽에 홀로 깨어’(돌베개, 2008), 20위는 고은의 ‘순간의 꽃’(문학동네, 2001)이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4-08-27 18:21 허미선 기자

[신간] 일본 내면풍경·유리감옥

유민호 '일본 내면 풍경'(네이버 책 제공)▲ 일본 내면 풍경 = 유민호 지음.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정규 선수로 뛰는 한국과 일본 선수는 각각 2명과 11명이다. 한국과 일본의 고교 야구팀 수가 각각 54팀과 4천800팀인 것을 감안하면 2명도 놀라운 숫자다.    하지만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하는 기간을 살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남미와 백인 선수의 경우 아무리 늦어도 30대 중반에는 은퇴한다. 반면 일본 선수들은 마흔을 넘기는 게 보통이다. 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가 37살까지 뛰었지만 비슷한 시기 활약한 노모 히데오는 40세까지 선수생활을 했다.     한국과 일본 두나라의 야구 스타일도 판이하다. 한국이 돌직구, 강속구, 스트라이크, 삼진, 홈런, 장타 등 박력 넘치는 '이기는 스타일'의 야구라면 일본은 포볼, 진루, 번트, 안타, 커브, 슬라이드, 범실타 등 '지지않는 스타일'의 야구를 한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저자는 '일본은 있다'고도, '일본은 없다'고도 말하지 않는다. 저자는 우리가 반일, 혐일의 감정 속에서 애써 무시하고, 알려고 하지 않았던 일본의 내면을 깊이 있게 들여다본다.     살림출판사. 324쪽. 1만5천원.    ▲ 유리감옥 = 디지털 시대 변화상에 대한 탁월한 분석으로 '디지털 사상가'라는 명성을 얻은 니콜라스 카의 신작.    전작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 검색 엔진 등 인터넷 환경이 어떻게 인간의 집중력과 사고 능력을 떨어뜨리는지 조명한 그는 이번 책에서는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통해 가속화되고 있는 자동화가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분석한다.     이진원 옮김. 한국경제신문. 368쪽. 1만6천원.

2014-08-22 10:17 연합뉴스 기자

<베스트셀러> 하루키 신작 예약판매로만 순위 진입

하루키 신작 '여자 없는 남자들'(네이버 책 제공)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소설집 '여자 없는 남자들'이 출간을 앞두고 예약 판매만으로 베스트셀러 순위 15위에 올랐다.    오는 28일 국내 출간될 예정인 '여자 없는 남자들'은 일본에서 출간 당시 예약판매로만 3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화제작이다.     미국의 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국 배치 가능성을 다룬 김진명의 'THAAD'도 출간과 함께 11위에 오르며 순위에 들었다.    1위는 요나스 요나손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지켰고 존 그린의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는 4계단 올라 2위를 차지했다.    다음은 한국출판인회의가 15일부터 21일까지 교보문고와 예스24 등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 8곳에서 판매한 부수를 종합한 8월 넷째 주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8월 넷째 주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1.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요나스 요나손·열린책들)    2.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존 그린·북폴리오)    3.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장하준·부키)    4. 어떤 하루(신준모·프롬북스)    5. 불륜(파울루 코엘류·문학동네)    6. 나의 한국현대사(유시민·돌베개)    7. 두근두근 내 인생(김애란·창비)    8. 미 비포 유(조조 모예스·살림)    9. 사는 곳이 운명이다(김승호·쌤앤파커스)     10. 뉴스의 시대(알랭 드 보통·문학동네)     11. 사드(김진명·새움)    12.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요나스 요나손·열린책들)    13. 무의미의 축제(밀란 쿤데라·민음사)     14. 칼의 노래 개정판(김훈·문학동네)    15. 여자 없는 남자들(무라카미 하루키·문학동네)    16. 쿠키런 어드벤처 4 - 뉴욕(송도수·서울문화사)    17. 그래도 사랑(정현주·중앙북스)     18. 마법천자문 29(올댓스토리·아울북)    19.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이근후·갤리온)    20.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양창순·센추리원)(연합)

2014-08-22 09:22 연합뉴스

[신간] 정약용의 주역철학·라캉과 지젝

정약용의 주역철학.(연합)▲ 정약용의 주역철학 = 황병기 지음.    중국의 역학경전 주역(周易)에 대한 다산 정약용의 해석을 소개한 책이다. 현재 한국국학진흥원 책임연구위원으로, 과거 연세대 부설 강진다산실학연구원에서 연구교수로 재직하기도 한 저자의 박사학위 논문을 보완해 펴냈다.    저자에 따르면 다산은 주역이 신성한 서적임을 부인하지는 않았지만, 마치 주역이 심오한 절대 진리를 담고 있다거나 해석 불가능한 신비적 요소를 지닌 책이라는 관점은 철저히 부정했다.    아울러 다산은 주역에 나타나는 고대 원시 역상(易象) 체계를 통해 전통 성리학적 세계관이 아닌 유가 본래의 세계관으로 역학을 재정립하려 했다고 저자는 해석한다.    동과서. 432쪽. 3만5천원.   ▲ 라캉과 지젝 = 김석 외 지음.    한국에서 2000년대 이후 가장 뜨거운 문화현상의 하나이자 지식권력이 된 '슬라보예 지젝 현상'을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과 관련지어 살펴본 책이다.    글쓴이들은 한국라깡과현대정신분석학회에서 활동하는 소장 연구자들로, 지젝 사상의 자양분이자 원천이 라캉의 정신분석학이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지젝을 통해 정신분석이 확장하고 대중화하는 현상을 짚어보려 시도했다.    라캉과 지젝에 대한 단순 비교나 평가를 넘어 윤리, 신학, 철학, 영화, 미학, 여성주의 등 정신분석이 관여하는 다양한 접점에서 두 사람의 학문적 관계를 들여다보려 한 연구서다.    저자들은 초기 지젝이 라캉의 이론을 독창적으로 활용하면서 그 안에 숨은 실천적 의미를 주로 문화현상과 관련해 보여주는 데 주력했으나 최근에는 이론과 실천의 측면에서 모두 라캉을 뛰어넘는 독보적 행보를 보인다고 평가한다.    글항아리. 288쪽. 1만5천원.(연합)

2014-08-20 18:58 연합뉴스 기자

100세, 인생의 또 다른 출발점

요나스 요나슨의 장편 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100’은 상징적인 숫자다. 평가에서는 만점, 완벽 등 좋은 의미지만 나이로 생각했을 때 그렇지 않다. 100세. 마치 인생이 끝나는 종착역에 도착한 느낌이다.끝이 아니다. 100세가 되었지만 삶의 연장전을 즐기는 한 노인이 있다. 전 세계 독자를 사로잡은 요나스 요나슨의 장편 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알란 칼손이 그 주인공.‘이제 그만 죽어야지’ 양로원 침대에 눕는 대신 그는 다시 인생을 즐기기로 결심한다.책은 100세 생일을 앞두고 양로원을 탈출하는 알란 할아버지의 여정에서 시작된다. 좋아하는 술을 끊고 정해진 일과에 따라 자신을 구속하는 양로원 생활을 알란은 견딜 수 없었다.‘창’을 넘어 세상으로 나간 알란은 우연히 갱단의 돈 가방을 손에 얻게 되는데 추격하는 무리를 피해 도망치면서 새로운 모험이 펼쳐진다.이 할아버지가 평범한 인물이 아니다. 미국의 트루먼과 닉슨 대통령, 중국의 마오쩌둥, 소련의 스탈린, 북한의 김일성과 어린 김정은까지 알란이 만난 인물들은 모두 세계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인물들이다.작가는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폭탄을 만드는 기술 하나로 세계사에 중요한 흐름을 만든 알란 칼손이라는 사람을 시종일관 유쾌하게 풀어낸다.“소중한 순간이 오면 따지지 말고 누려라. 우리에게 내일이 있으리란 보장은 없으니까.”이야기 후반에 알란이 청혼을 놓고 지나치게 신중을 기하는 소심 쟁이 베니에게 하는 충고다. 100세까지 파란만장한 삶을 살고 연장전까지 즐기는 인생 선배로서의 철학이 느껴지는 말이다.생각해보면 우린 너무 많이 따지고 걱정하며 살고 있다. 돈과 자식 걱정,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 망설이고 내일은 또 뭘 해야 하나 하며 정작 중요한 당장의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 지나고 보면 아쉬움이 남는 건 마찬가지인데 말이다.책을 덮고 영화를 보고 나와도 이 말이 기억에 남는 이유다.동명 영화nbsp;'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스틸컷동명 영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스틸컷100세는 오늘을 꿰뚫는 화두이자, 트렌드이지만 100세까지 살자는 목표가 아니라 새로운 인생을 이어가는 과정일 뿐이다.우리가 매 순간 자신 앞에 놓인 창을 넘을 준비가 되어 있다면 100세의 창도 그리 높지만은 않을 것이다.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4-08-20 16:31 김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