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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김성근 감독의 '지옥 펑고'처럼… 혹독한 글쓰기로 한계 넘어라

1인1책 코치 김준호br서정콘텐츠그룹 대표2015년 프로야구계의 단연 화제는 김성근 감독의 한화 야구팀이다. 이른바 ‘마리한화’라 불리며 전국구 구단의 위상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그 한가운데는 김성근 감독이 있다. 김성근 감독은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혹독한 훈련을 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 감독은 내외야 수비수를 대상으로 하는 지옥의 펑고를 치고 선수들은 단련된다. 지옥 훈련을 경험해 본 선수들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기도 하지만 자신의 기량 향상을 스스로 느끼고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그 성과는 한화의 승리로 나타나고 있다. 글쓰기 역시 마찬가지다. 얼마 전 필자 역시 집필할 원고량이 꽤 많았지만 여러 가지 바쁜일로 거의 집필을 하지 못했다. 남아 있는 시간은 토요일 하루, 200매 분량을 써야 하니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하지만 포기 하느니, 한번 도전해 보자는 오기가 발동했다. 스무 살 이후 글쓰기와 직간접적으로 일을 해 온 터라 ‘해보면 가능하지도 않겠는가’라는 생각으로 도전했다.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그날 저녁 8시까지 초집중력을 발휘해 원고쓰기에 돌입했다.그 결과 200자 원고지 200매 이상을 썼고 클라이언트에게 원고를 보낼 수 있었다. 마감 전 두달 동안 쓴 원고분량 보다 하루치의 원고량이 더 많았다. 참 짜릿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무엇인가를 해냈다는 자부심이 충만했다.1인1책 코칭을 받는 사람들은 글쓰기를 주저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책쓰기를 호기롭게 구상했지만 당장 A4 용지 한 장을 써 내려가기도 버겁기만하다. 그런 이들에게 10분을 줄테니 A4 용지에 글을 당장 써보라는 미션을 주면 실제로 많은 이들이 글을 써낸다. 물론 정제되지는 않았지만 미션에 참여한 사람들은 스스로도 글을 쓴 것에 놀라워하면서 완성을 한다.글쓰기는 평소 사람들이 별로 하지 않는 분야다. 거의 써 본적이 없기에 책쓰기는 막상 도전하기 막막해 한다. 하지만 10분이라도 시간을 들여 글을 쓰면 자신도 모르게 쓸 수 있는 스스로의 잠재력이 발휘된다.10분도 시간을 못내면서 책 출판에 도전하겠다는 사람은 두 다리를 기브스하고 국내 무전 여행에 나서겠다고 하는 사람에 비유할 수 있다. 글쓰기에 10분을 투자해 보라. 그러면 A4 한 장을 쓸 수 있게 된다. 그렇게 100장이 모이면 책 한 권이 된다.1인1책 코치 김준호 서정콘텐츠그룹 대표

2015-07-15 07:00 1인1책 코치 김준호 서정콘텐츠그룹 대표

[갓 구운 책] '왜 대학은 사라지는가', '노인은 늙지 않는다'

‘왜 대학은 사라지는가’ (제공=카모마일북스)브릿지경제 김동민 기자 = 어떤 식으로든 대학의 변화가 필요하다. 대학에서 ‘학문’이라는 거대 담론은 사라지고 대부분의 학생은 ‘취업’을 위해 공부를 한다. 신간 ‘왜 대학은 사라지는가’는 오늘날 대학이 가진 문제점을 지적하고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10가지 생존 전력을 제시한다. 현대는 속도, 감성, 기술, 문화가 주도하는 시대다. 이제 대학은 특정 국가의 틀을 벗어나 세계적인 성격을 지녀야 한다. 이에 저자는 최신 트렌드에 발 맞춘 대학의 전략적 변화를 강조한다. 책은 국내 대학이 처한 실상에 대한 성찰적 진단에 이어 패러다임의 전환 필요성을 역설한다. 책이 말하는 10가지 최신 트렌드, 10가지 생존 전략은 대학의 고민이자 우리의 미래다. 카모마일북스 출판. 가격 1만 8000원.‘노인은 늙지 않는다’신간 ‘노인은 늙지 않는다’는 노후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기반으로 누구나 만나게 될 노년기는 단순한 퇴화가 아니라 적응과 도전의 시기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저자는 우선 ‘나이 듦’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버리라고 강조한다. 왜냐하면 세월의 흐름을 피할 수 없지만 인간에겐 ‘적응’이라는 놀라운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적응하는 순간 생물학적 변화, 사회적 변화 모든 것은 낯설지만 새로운 경험이 된다. 책은 노년에 맞닥뜨리는 갖가지 문제를 생생하게 다룬다.그 덕분에 독자는 상상으로 자신의 노년을 그릴 수 있다. 저자는 노인 문제에 오랫동안 연구해온 저널리스트인 마티아스 이를레다. 그는 심리학과 뇌과학의 최신 연구 결과와 수많은 노인들의 사례를 결합해 나이 듦이라는 현상의 다양한 측면을 체계적으로 서술했다. 민음사 출판. 1만 4000원.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5-07-10 07:00 김동민 기자

[비바100] 에치코야부터 페이스북까지… '세상을 바꾼 비즈니스 모델'

브릿지경제 김동민 기자 = 역사상 가장 강력했던 비즈니스 모델을 연대기적으로 기술한 책 ‘세상을 바꾼 비즈니스 모델 70’이 출간됐다.책은 14세기 르네상스 메디치가부터 21세기 스타트업의 최신 사례까지 70가지 비즈니스 모델을 200개 기업, 140명의 기업가로 설명한다. 저자는 ‘경영전략 논쟁사’로 하버드비즈니스리뷰가 선정한 최고의 경영서 1위를 2년 연속 수상한 미타니 고지다. 전작이 이론 중심이었다면 이번 책은 기업가가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성을 전면으로 내세웠다. 비즈니스 모델은 기업 전략의 결정체다. 제대로 된 설계도가 없다면 간단한 상거래조차 할 수 없다. 저자가 정리한 비즈니스 모델은 책의 2장부터 본격적으로 소개된다. 시작은 과거 1673년부터다. 저자는 비즈니스 모델의 시작을 일본에서 가장 강력하고 지속적인 비즈니스 모델 혁신으로 인정받는 미쓰이의 포목점 ‘에치코야’로 든다.그 자리에서 현금 거래하고 에누리 없이 누구에게나 정가 판매를 하는 등 지금으로선 당연한 상식이 그 시절에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였다. 그는 또한 고객의 편리성을 높이기 위해 부분판매와 기성복 판매를 실시했다. 이후 금융업으로 막부 자금까지 관리하며 포목점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책의 좋은 점은 이러한 과정을 그림과 대화체로 재미있게 설명한다는 것이다. 미쓰이가 지금 살아있는 것처럼 말을 꺼내는 대화체 설정은 독자의 호기심을 끌고 그 시절 이야기를 듣고 싶은 기대감을 선물한다. 그 외에도 2장에선 대도시 할인점을 탄생시킨 미국 최초의 대규모 슈퍼마켓 K마트와 중산층을 대상으로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게 한 미국 메시야스 백화점, 저렴한 가격으로 자동차를 대중에게 선물한 포드 등이 차례로 소개된다.그들의 성공에는 단순하지만 획기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있다. 책은 그림과 저자의 명쾌한 설명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현대 독자에게 설명한다. 저자는 비즈니스 모델을 3단계로 구분했다. 1기는 처음부터 1990년까지, 2기는 1991년부터 2001년까지, 끝으로 3기는 2002년부터 2015년 바로 오늘까지다. 1기가 거대화와 단순화에 중점을 둔다면 2기는 무언가를 창조하는 특징이 있다. 급격한 인터넷의 발달로 인한 속도와 IT가 이 시기의 주요 무기였다. 마지막 3기는 거인에 대항하는 소규모팀이다.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게임, 클라우드 시스템 등이 이 시기에 해당한다.책의 흥미로운 점은 그동안 비즈니스계에서 잘 다뤄지지 않은 인물도 조명한다는 것이다.휴대전화용 칩을 제조하는 퀄컴의 핵심 기술을 만든 헤디 라마도 그 중 한 명이다. 남성이 주로 등장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역사에서 그녀의 사례는 다소 이질적이다. 그래서 재미있다. 원래 그녀는 3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한 할리우드 스타였지만 이제는 오늘날 통신 모델의 기초가 되는 ‘CDMA 방식’의 원형을 만든 사람으로 업계에서는 더 유명하다. 그녀가 취득한 특허의 명칭은 ‘기밀통신 시스템’이다. 과학에 관심이 많았던 헤디는 우연히 어뢰 주파수 차단기술에 흥미를 느꼈고 연구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어뢰를 제어하기 위한 보안 무선 링크 결과물을 완성했다. ‘국가 기밀’로 분류돼 발표되지 못했다가 1980년이 되어서야 1942년에 개발된 그녀의 연구물이 세상에 드러났다.책 끝에 붙은 부록이 알짜배기다. ‘세계에 도전하는 한국과 일본의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부록에는 한국과 일본에서 가장 뜨거운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한다. 그 속에는 하나의 기업으로 성장한 미용실 준오헤어가 있고 페이스북에 도전하는 모바일 플랫폼 카카오도 있다.한국사람에게 없어서는 안 될 카카오톡 서비스의 성공 원인, 세계에서 통할 가능성 등 현재 분석과 미래 전망이 부록에 담겼다. 빠르게 변하는 경제에 발맞춰 비즈니스 모델도 급격히 변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진리는 언제나 그 흐름을 잘 읽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사실이다. 가격 2만원.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5-07-10 07:00 김동민 기자

[갓 구운 책] ‘내 옆에 있는 사람’, ‘늙어갈 용기’

또 한번의 여행으로 보다 깊고 진해진 사람 사랑, 이병률 시인의 여행산문집 ‘내 옆에 있는 사람’(사진제공=달)이병률 시인, 두번째 여행의 기록80만 부가 팔려나간 ‘끌림’ 후 10년, 이병률 시인이 또 한편의 여행산문집 ‘내 옆에 있는 사람’을 출간했다. 여행을 사람들 사이로 걸어가는 일이라고 믿는 이병률 시인의 여행관은 여전하다. 이번 여행 역시 사람이 좋아 떠났고 더 사람이 좋아져서 돌아오게 했으며 1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에 대한 그의 애정은 좀 더 깊어지고 진해졌다. 계곡에서의 시 캠프, 제주도 돌고래와의 조우, 누군가는 성장하고 유명을 달리한 10년 전 사람들 등의 풍경이 시인의 감수성과 문체에 담겼고 필름 카메라로 흔적을 남겼다.안경을 챙기지 않아 모든 것이 흐릿해 보이는 세상, 땅만 바라보던 이에게 다른 세상을 선사하는 별밤, 변덕스러운 인간의 내면을 닮은 사계절 등이 시 같은 에세이에 담겼다. 1만4500원. 나이 드는 데도 용기가 필요해, 아들러 심리학 대가 기시미 이치로의 신작 ‘늙어갈 용기’(사진제공=에쎄)"나이 드는 것도 용기가 필요해"출간 이후 내내 종합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미움받을 용기’ 저자 기시미 이치로의 ‘늙어갈 용기’가 출간됐다. 이번에도 그리스·로마 철학을 바탕으로 한 동양 정서의 심리학은 여전히 발휘된다. 신작 ‘늙어갈 용기’는 조부모와 동생, 부모를 잃은 데 이어 본인 역시 심근경색으로 죽음 직전까지 갔던 파란만장한 개인사와 나라의 재앙인 동일본 대지진을 겪으면서 집필한 책이다. 내 몸이 내 몸 같지 않은 늙음은 나이 듦과는 분명 다르다.보다 나은 삶의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가장 먼저해야할 일은 늙어가면서 찾아오는 낮선 시간을 인정하는 용기를 내는 것이다. 늙어갈수록 남의 인생을 살며 몸말을 무시하는 사람들, ‘죽는 날까지’ 혹은 ‘사는 날까지’ 의미는 같지만 삶의 태도는 전혀 달라진다. 1만6000원.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5-07-03 07: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비어 헌터가 엄선한 '수제 맥주' 맛집 28곳

‘크래프트 비어’가 색, 향, 맛 등 다양한 개성으로 맥주 애호가에게 사랑받고 있다. (제공=즐거운 상상)브릿지경제 김동민 기자 = “밍밍하고 배만 불러.” 언제부터인가 ‘맥주가 맛이 없다’는 소리가 익숙해졌다. 그러자 애주가들은 외국 맥주에 눈을 돌렸다. 아사히, 칭다오, 버드와이저, 하이네켄 등 외국 맥주는 그들의 오랜 역사만큼이나 골라 먹는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그 열풍도 예전 같지 않다. 최근 비슷비슷한 맥주 맛에 싫증이 난 애주가들 사이에서는 ‘크래프트 비어(Craft Beer)’가 인기다. 이는 대기업이 아닌 개인이나 소규모 양조장이 자체 개발한 제조법에 따라 만든다고 해 ‘수제 맥주’로도 불린다.홉(Hop)을 많이 넣어 쓴맛이 강한 것부터 사과, 딸기 등 과일 향이 피어나기도 한다. 크래프트 비어는 수많은 맥주 제조자의 개성만큼이나 맛이 다양하다.일반 맥주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제대로 된 맥주를 즐기고자 하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크래프트 비어의 수요는 점점 늘고 있다. 크래프트 비어를 전문 제작하고 판매하는 가게도 많이 생겼다. 신간 ‘크래프트 비어 펍 크롤’은 크래프트 비어에 대한 상식을 전하고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을 소개하는 책이다. ‘펍 크롤’은 하룻밤에 여러 개의 펍(가게)을 돌며 맥주를 마시는 것을 말한다.신간 ‘크래프트 비어 펍 크롤’ (제공=즐거운 상상)책에 소개된 펍는 크게 세 가지 기준으로 선정됐다. 첫째는 ‘크래프트 맥주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펍’으로 규모는 작아도 맥주와 음식을 제대로 갖춘 곳이다. 매장 특유의 정성과 개성 있는 맥주의 맛을 책에 담기 위해 기업형이나 프랜차이즈식 펍는 제외됐다. 두 번째 기준은 주인의 맥주 철학과 태도다. 제아무리 좋은 맥주 리스트도, 음식 맛이 훌륭해도 주인이나 직원의 태도에 따라 손님이 느끼는 편안함이나 만족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끝으로 펍의 개성과 분위기이다. 맥주건, 음식이건, 음악이건 손님에게 색다른 만족감을 줄 수 있는 펍들이 엄선돼 책에 실렸다. 저자는 자신을 ‘비어 헌터’라고 소개하는 이기중 교수다.그는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미식가로 특히 맥주에 관해서는 해박한 지식과 애착을 자랑한다. 지난 2009년에는 본격 맥주 백과사전이자 여행기인 ‘비어 헌터 이기종의 유럽 맥주 견문록’을 출간하기도 했다. 이번 책을 쓰기 위해 저자는 1년이 넘게 공 들여 서울 지역 크래프트 비어 가게를 찾아 다녔다. 그가 평소 즐겨 다니는 곳, 신문이나 잡지 등에 소개되거나 맥주와 관련된 사람들이 추천하는 가게 등 여러 정보를 취합해 책에 들어갈 후보 리스트 100여 곳을 추렸다. 그리고 직접 방문해 그 맛을 확인하고 다양한 각도에서 면밀히 검토한 끝에 28곳이 책에 담겼다. 책은 20·30대 젊은 사람이 좋아하는 홍대와 연남동을 시작으로 이태원, 강북, 강남 4개 지역으로 구분해 서울에 숨겨진 크래프트 비어 맛집을 소개한다.각 가게가 자랑하는 그들만의 크래프트 비어를 소개하고 전문가 평으로 독자의 선택을 돕는다. 책은 단순히 맛집 소개에 끝나지 않는다. 각 섹션 끝에 있는 ‘크래프트 비어 가이드’는 맥주에 담긴 여러 지식을 독자에게 전달한다.맥주의 대표 스타일인 라거와 에일, 맥주의 원료와 배합에 따른 종류와 맛, 맥주 맛을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맥주 전용 잔에 담긴 과학 등 평소 궁금했던 정보를 담아 미니 백과사전 역할도 톡톡히 한다. 즐거운 상상 출판. 1만 3000원.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5-07-03 07:00 김동민 기자

[비바100] 기획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 '전자책'

1인1책 코치 김준호br서정콘텐츠그룹 대표요즘 출판동네에서 뜨거운 이슈 중 하나가 전자책이다. 출판사, 유통사, 저자가 모두 전자책을 둘러싸고 각종 주장도 활발하다. 필자 주변에서도 전자책 관련해 움직임이 크다. 종종 출판사로부터 기존에 계약했던 출판물 설정 계약서 내용 중 전자책 조항을 추가해 달라는 부탁을 받곤 한다. 거래 출판사가 전자책 출판을 본격화하면서 법적인 조치를 본격화 하는 것이다. 또 다른 출판사에서는 앱북을 만들기 위해서 종이책 콘텐츠를 몇 개로 분절하는 내용으로 새로운 공중송신권 계약서를 보내왔다.이처럼 전자책을 제작하기 위해 저자와의 세세한 계약관계를 정비하려는 출판사의 움직임을 보면서 전자책 시대가 더욱 성큼 다가선 것을 피부로 느낀다.한편에서는 종이책의 존재감이 약화되지는 않을 것이란 대전제에서 전자책을 바라봐야 한다는 소극적인 입장도 개진되고 있다. 하지만 전자책이 대세라면 보다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압도적인 의견이다.종이책 콘텐츠를 기초로 전자책을 만드는 현재의 형태는 궁극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가 전자책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기능하면서 그 도구에 맞는 새로운 형태의 전자책 탄생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가령 책에는 사진을 많이 넣기 힘들지만 태블릿 PC에서는 수십장, 수백장을 넣을 수 있다.또한 콘텐츠의 특성에 따라 음향을 연결한 전자북도 집필해 볼 수 있다. 이는 전자책이 텍스트 기반에서 벗어나 멀티미디어적인 콘텐츠로 재탄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부 출판사에서는 요리책, 여행책을 전자책 형태로 출시했고 시장반응을 살피고 있다.전자책 시대를 맞아 기획편집자의 역할 축소가 회자되고 있다. 일부 스타작가는 직접 전자책을 만든다고 선언하는 등 기획편집자의 위상이 위태롭다는 관점이 존재한다.하지만 오히려 전자책만큼 기존의 콘텐츠를 새로운 형태로 재가공해서 새로운 방식의 과정을 총괄하는 매체도 드물다. 이에 앞으로 기획의 역할이 더 중요해 질 것이다.종이책 보다는 전자책의 저자되기가 쉬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자책의 편집, 유통, 전체를 아우르는 기획이 뒷받침돼야 전자책의 질적인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앞으로의 전자책은 ‘적은 분량’과 ‘콤팩트한 기획’형식이 효과적이다. 전자책 기획으로 잡지의 기획기사나 연재기사 모음, 인터뷰 모음, 단편소설도 가능해 진다. 이처럼 파편화되고 방대한 정보와 기존의 연재 등을 묶어 내는 것 등 전자책 기획의 방향은 보다 중요해졌다.1인1책 코치 김준호 서정콘텐츠그룹 대표

2015-07-01 07:00 1인1책 코치 김준호 서정콘텐츠그룹 대표

[비바100] 이해가 '쏙쏙' 창의력 '쑥쑥'… 그림으로 생각 표현하는 법 '비주얼 씽킹'

브릿지경제 김동민 기자 = 머릿속에 들어오는 많은 정보 중 정작 남는 것은 얼마 없다. 명함은 받지만 얼굴을 기억 못 하고 일정도 꼼꼼한 메모가 없이는 제대로 실행하기 힘들다. 정보의 홍수 속에 창의적 사고도 정지한다. 기억을 되살리는 데 두뇌의 대부분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온 방법이 ‘비주얼 씽킹(Visual Thinking)’이다. 사물, 생각, 개념의 의미가 담긴 상징적인 이미지와 간단한 글로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으로 복잡한 내용도 쉽게 기억하고 전달할 수 있다. 뇌과학이나 인지과학 등의 연구 성과에서도 글과 그림을 함께 사용했을 때 인간의 학습력과 표현력이 훨씬 뛰어나다고 밝혀졌다.신간 ‘비주얼 씽킹’은 이러한 방법을 경험하고 일상에 적용하는 법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SK 커뮤니케이션즈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그림 그리기 매력에 빠진 정진호다. 그는 일반적인 점, 선, 원, 사각형 등의 기본 표현에서 말풍선, 배너, 간단한 사물 표현까지 범위를 넓혀가며 자연스럽게 그림으로 사고하는 법을 설명한다.비주얼 씽킹은 복잡한 정보를 간단한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고 거기에 창의적인 발상을 더하고 싶은 사람에게 특히 도움이 된다. 빡빡한 글자에 지친 학생과 효과적인 생각 정리가 필요한 마케팅 담당자도 비주얼 씽킹을 하면 더욱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신간 ‘비주얼씽킹’ (제공=한빛미디어)책은 크게 3단계로 구성돼 있다. 첫 단계는 ‘비주얼 씽킹’이 필요한 이유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책은 ‘인간의 뇌는 시각 정보를 선호하고 전체보다 선택적으로 집중한다’고 언급한다. 그래서 시각정보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비주얼 씽킹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다음은 그림과 친해지기다. 많은 사람이 그림 그리는 것을 걱정하고 두려워한다. 하지만 자기 손으로 직접 그린 그림에 실패는 있을 수 없다. 자기가 그렸기에 더 잘 기억된다. 나중에는 점점 요령이 더해지기 때문에 그 과정이 재미있어진다. 저자도 “세상에 그림을 못 그리는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그림은 시작이 가장 어렵다. 책은 그 시작을 재미있고 유익하게 돕는 비주얼 씽킹의 이론서이자 실용서다. 그래서 마지막 단계는 독자의 그림 실력을 단번에 높이는 다양한 사례가 등장한다.우선 ‘따라 그리기’다. 수차례 경험했듯 눈으로 보고 기억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다행히 책은 따라 그리기 쉽게 단순하지만 생각의 구현에 꼭 필요한 그림들을 소개한다. 한 번 그리고 그걸 다시 한 번 그릴 때 걸리는 시간은 점점 줄어든다. 물론 그림도 훨씬 보기 좋다. 저자는 미국 출장길에서 우연히 그림을 그리는 사람을 보고 그림에 빠져들었다. 그 뒤로 그는 행복을 위한 방법으로 그림을 그리는 ‘행복화실’을 운영 중이다. 책은 우연히 그림의 매력에 빠진 저자의 길을 독자에게 은근히 권유한다. 그림을 잘 그리고 못 그리는 건 중요하지 않다.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걸 직접 그리는 것 자체가 훌륭한 예술이다. 그러다 가끔 아주 마음에 드는 게 탄생하기도 한다. 주변에 자랑하고 SNS에 올리고… 그림은 그렇게 일상에 기분 좋게 파고든다. 한빛미디어 출판. 가격 1만 3000원.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5-06-26 07:00 김동민 기자

[비바100] 유명 작가부터 TV드라마까지… 꼬리에 꼬리 무는 문화계 표절 의혹들

브릿지경제 허미선 기자 =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 ‘엄마를 부탁해’의 신경숙 작가가 물꼬를 튼 표절 논란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문화계 전반으로 들풀처럼 번지고 있다. 1996년 단편소설 ‘전설’이 일본의 미시마 유키오의 1983년작 ‘우국’을 표절했다는 의혹에 16일 출판사 창비를 통해 “대응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전했던 신경숙 작가는 23일 ‘경향신문’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표절문제를 지적하는 게 맞다”며 “‘우국’을 읽은 기억은 없지만 이제는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애매하게 사과했다.23일 신 작가가 애매하게나마 표절을 인정하고부터 문단에서도 기다렸다는 듯 ‘명백한 표절’이라는 비판들이 쏟아지고 있다.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이 신 작가를 검찰에 고발했고 23일 한국작가회의-문화연대 공동주최 토론회에서 신 작가의 표절에 대한 맹렬한 비난이 이어지는가 하면 일본을 비롯한 주요 외신에서도 잇따라 이 문제를 보도하기 시작했다.신경숙 작가 표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22일 첫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너를 기억해’도 표절의혹에 휩싸였다. 23일 시청자 게시판에 드라마 작가 지망생이 CJ EM을 비롯한 타 방송사 공모전에 제출한 자신의 작품과 ‘너를 기억해’가 비슷하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2014년 3월 10일과 8월 21일 저작권 등록도 했다고 주장했다.이에 제작진은 “2013년 말부터 노상훈 감독과 권기영 작가 두분이서 기획부터 함께 참여해서 시놉시스와 대본 작업을 했던 작품”이라며 “작업하면서 남긴 작성파일들과 작가와 감독이 나눈 이메일들이 정다희님이 작품을 CJ EM 공모전에 제출하신 날짜보다 훨씬 이전부터 있음을 확인했다”고 공식해명했다. 증거 제시 없이 말로만 한 해명에 ‘너를 기억해’ 표절시비는 여전히 현재진행 형이다.공연가도 ‘표절’ 문제를 피해가지 못했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창작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SABITA Since 1995’(이하 사비타)는 저작권 문제로 6차례에 걸쳐 법정소송을 진행했고 라이선스 뮤지컬 ‘캣츠’의 제작사 설앤컴퍼니가 2010년 ‘어린이 캣츠’에 제기한 부정경쟁행위금지(제호사용금지) 소송은 올 2월에야 대법원에서 승소판결을 받았다.여기저기서 표절의혹이 불거지자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22일 ‘냉장고를 부탁해’에 방송된 ‘오시지’(오징어 소시지)가 한 유명 블로거의 레시피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오시지는 ‘꽁치 샌드위치’와 제작진의 지나친 감싸기에 미움을 산 맹기용 셰프의 요리였다. 하지만 이 표절의혹은 해당 블로거가 “레시피가 엄연히 다르다”며 “제가 이번 일을 선동한 것 마냥 자극적인 기사들이 올라오면서 많이 속상합니다”라는 글을 남기면서 연이은 표절시비와 미운 털이 박힌 셰프에 심기가 상한 시청자들의 과민반응으로 일단락됐다.“명확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의견을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불과 22일까지만 해도 문단이나 출판사 관계자들에게 신경숙 작가의 표절에 대한 의견을 물으면 이같은 반응이 돌아왔다. 업계의 스타 만들기, 시장 확산과 관심 집중을 위해 ‘관례’라는 이름으로 눈감는 순간부터 ‘표절’은 들키지만 않으면 되는 것이 된다. ‘사비타’의 제작사 초이스엔터테인먼트의 최귀섭 대표는 “지금까지처럼 관례와 상도덕으로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저작권법 연구가 범국가적으로 이루어져 제대로 된 틀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5-06-26 07: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늘 돈이 문제, 넌 대체 어디서 왔니? 신간 '돈의 발명'

탁자위에서 돈을 세는 환전상. (제공=책세상 출판)브릿지경제 김동민 기자 = 누군가에게는 ‘돈’이 삶의 정의다. 돈이 많고 적음에 따라 선과 악이 결정된다. 돈은 삶의 목적이 되기도 한다. 스스로 ‘아니다’라고 암시를 걸지만 돈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오늘날의 삶은 돈 없이는 설명조차 할 수 없다. 돈으로 경제가 순환하고 수익이 생기면서 나라와 사람은 힘을 얻는다. 16세기 유럽 금융의 중심은 이탈리아였다.베네치아에서 만들어진 금화가 전 유럽에 통용되고 그 영향력은 지구 반대편 인도까지 닿았다.   신간 ‘돈의 발명’ (제공=책세상 출판)풍부한 사료를 토대로 16세기 책의 혁명을 이야기한 ‘책공장 베네치아’의 저자 알렉산드로 마르쵸 마뇨는 신간 ‘돈의 발명’에서 금융의 기원을 추적한다. 이탈리아 역사학자이기도 한 저자는 체계적으로 돈의 역사를 파헤치기 위해 방대한 자료 조사를 했다. 단테 알리기에리나 프랑코 사케티 등 당대 문인들의 작품뿐 아니라 조반니 빌라니와 마린 사누도 등 역사가들이 기록한 연대기를 읽었다. 이탈리아 각 지역별 문서 보관소의 자료도 조사했다. 대를 이어 전해진 상인들의 회계장부와 재판소에 보관된 범죄 기록 역시 책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중요자료였다. 탄탄한 조사를 바탕으로 했기에 저자는 금융의 역사에 얽힌 이탈리아 이야기를 신빙성 있게 풀어놓을 수 있었다. 유럽에서 다시 화폐가 등장한 것은 상인과 수공업자가 등장하면서다. 가장 먼저 신성로마제국의 ‘데나로’였지만 곧이어 이탈리아의 도시국가들이 바통을 이어받아 자기 도시의 화폐를 주조하기 시작했다.책은 우리에게 익숙한 동화 ‘피노키오의 모험’에서 등장한 화폐 ‘체키노’를 소개한다. 땅에 돈을 묻으면 돈 나무가 자라서 돈이 주렁주렁 열릴 것이라는 여우와 고양이의 거짓말에 속아 피노키오가 땅에 묻었던 금화가 체키노다. 이는 1284년 베네치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처음에는 ‘투카토’로 불리다 1544년부터 ‘체키노’로 이름을 바꿨다. 그 순도는 99.7%로 전 유럽에서 기준 화폐로 쓰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동화 ‘피노키오의 모험’에 나오는 화폐 ‘두카토’. 1284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처음에는 두카토로 불리다가 1544년부터는 ‘체키노’로 이름을 바꿨다. (제공=책세상 출판)화폐에서 시작된 돈의 이야기는 자연스레 은행으로 이어진다. 화폐가 만들어지고 상인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초기 은행의 모체라 할 수 있는 것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이탈리아에서 은행을 뜻하는 단어는 ‘방카(Banca)’다. 당시 교황청은 모든 기독교 국가를 대상으로 세금을 거둬들였다. 각지에서 수많은 물건과 갖가지 화폐가 모여들었다. 그 무대는 천을 깐 탁자였다. 이탈리아어로 탁자는 ‘방코(Banco)’다. 당시 사람들에게는 돈 자루가 하나씩 놓이는 탁자가 곧 은행이었다. 베네치아에서는 16세기에 ‘피아자 디 리알토 은행’과 17세기에 ‘지로 은행’이 설립됐다. 시에나에서는 15세기에 ‘몬테 데이 파스키 은행’이 설립되어 자국의 금융업을 전담했다. 몬테 데이 파스키 은행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남아있다. 역사서의 가치는 현재와 미래를 잇는 메시지에 따라 결정된다.역사서의 한 갈래로서 돈을 다루는 ‘돈의 발명’의 메시지는 깊다. 돌이켜 보면 필요에 의해 돈이 발명되고 그 쓰임을 이롭게 하려고 은행이 만들어졌다. 지금도 그 목적은 변함없지만 그 의도가 살짝 틀어진 게 사실이다. 책은 돈을 중심에 둔 경제를 이야기하면서 인간의 어두운 욕망도 숨기지 않고 지적한다. 돈을 좇는 인간의 욕망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책세상 출판. 가격 2만 2000원.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5-06-19 09:00 김동민 기자

[갓 구운 책] '20세기를 생각한다', '박수근 아내의 일기'

신간 ‘20세기를 생각한다’ (제공=열린책들 출판)브릿지경제 김동민 기자 = 전후 유럽에 관한 최고의 역사서’로 평가받는 ‘포스트워’ 저자이자 사회 참여 지식인인 토니 주트와 젊은 역사학자 티머시 스나이더가 20세기 서구 정치사상에 대해 나눈 대담을 기록한 책이 출간됐다. 신간 ‘20세기를 생각한다’는 2008년 루게릭병을 진단받으면서 직접 글을 쓰는 것이 어려워진 주트에게 스나이더가 함께 책을 쓰자고 제안하면서 기획됐다. 주트가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대담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스나이더는 2009년 상반기 매주 그의 집을 방문해 대화를 나누고 이를 녹음했다. 주트와 나눈 일련의 대화에 역사가로서 스나이더 자신의 시각을 얹어 책을 완성했다. 책은 주트가 자신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자전적 전기로 시작돼 20세기 정치사상에서 가장 중요한 현장을 관통하는 역사적 이야기로 흘러간다. 2만 5000원. 신간 ‘박수근 아내의 일기’ (제공=현실문화)‘박수근 아내의 일기’는 ‘빨래터’를 그린 화가 박수근이 평생 사랑한 아내 김복순의 회고록이다. 1980년 선화랑에서 출간한 잡지 ‘선미술’에 연재됐던 적은 있지만 정식 단행본으로 출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수근과 김복순의 결혼은 그 자체로 하나의 드라마였다. 둘은 서로 아랫집 윗집에 살았다.윗집 처녀와 결혼하라는 부모의 성화를 못 이긴 박수근은 김복순을 보자마자 사랑에 빠졌다. 이후 둘은 연애 편지를 주고 받으며 사랑을 키웠다. ‘나는 그림 그리는 사람’이라며 재산이라곤 붓과 팔레트밖에 없다고 고백하는 박수근의 첫 편지는 사랑에 서툰 박수근의 모습을 짐작케 한다. 아내의 일기 속 박수근은 가족과 아내를 지극히 사랑하는 낭만주의자다. 회고록에는 아내가 바라본 박수근의 삶이 고스란히 적혀있다. 책은 아내를 사랑하고 그림 값을 떼어먹은 사람을 이해하는 인간 박수근을 다시 읽는 기회다. 1만 5000원.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5-06-19 09:00 김동민 기자

[비바100] 신경숙·전경린·데미안까지… 문학·출판계 '표절시비' 시끌

브릿지경제 허미선 기자 = 창작자를 지탱하는 힘은 ‘자존심’이다. 자신만의 것과 철학을 담은 창작품에 대해 대부분 창작자들은 ‘자식’이라고 표현하곤 한다. 출산의 고통에 비견할 정도로 애정과 정성을 쏟는데다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는 의미다. 그 자존심은 ‘창작’의 고통으로 지켜진다. 그런 면에서 ‘표절논란’은 창작자의 자존심을 건 사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민국 문단이 ‘표절’ 논란으로 시끄럽다. 그 간에도 크고 작은 표절시비들은 있어 왔다. 하지만 그 논란의 중심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작가가 있다면 그야 말로 국가적 ‘자존심’ 문제로 불거진다.‘엄마를 부탁해’로 한국은 물론 세계 문단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신경숙 작가가 표절논란에 휩싸였다. 발단은 16일 시인이자 소설가인 이응준 작가가 블로그에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 | 신경숙의 미시마 유키오 표절’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면서다.이응준 작가는 블로그를 통해 신경숙 작가의 ‘전설’이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을 표절해다고 주장했다.(사진=이응준 작가 블로그 캡처)‘우국’과 ‘전설’의 문장을 비교하면서 시작한 이 글에서 이응준 작가는 “한 순수문학 프로작가로서는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명백한 작품 절도행위―표절”이라고 주장했다. 신경숙 작가와 연락두절상태라던 ㈜창비는 17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신경숙 작가와 출판사 입장을 전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출판사 문의에 신경숙 작가는 이메일로 아래와 같은 입장을 보내왔다.“오래전 금각사 외엔 읽어본 적 없는 작가로 해당 작품(우국)은 알지 못한다. 이런 소란을 겪게 해 내 독자분들께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 풍파를 함께 해왔듯이 나를 믿어주시길 바랄뿐이고,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런 일은 작가에겐 상처만 남는 일이라 대응하지 않겠다.”창비 문학출판부의 입장을 덧붙이기도 했다. “두 작품을 다 읽고 판단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글을 열고 ‘전설’과 ‘우국’에 대한 간단한 작품 설명 후 “두 작품의 유사성을 비교하기 아주 어렵다”고 밝혔다. 신경숙 작가(AFP)덧붙여 “인용 장면들은 두 작품 공히 전체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따라서 해당 장면의 몇몇 문장에서 유사성이 있더라도 이를 근거로 표절 운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표절시비에서 다투게 되는 ‘포괄적 비문헌적 유사성’이나 ‘부분적 문헌적 유사성’을 가지고 따지더라도 표절로 판단할 근거가 약하다”고 주장했다. 법적으로 표절의 요건은 ‘실질적 유사성’과 ‘의거성’이다. 실질적 유사성은 전체 작품에서 주요한 내용이 유사한지 여부이며 의거성은 후행 저작자가 선행 저작자 작품을 접했는지다. 의거성은 그 입증이 어려워 통상적으로 발표시점으로 판단한다. 미사마 유키오 ‘우국’이 신경숙 작가의 ‘전설’보다 10여년 이상 앞서 출간됐으니 ‘의거성’은 이미 표절 요건을 충족시킨 셈이다. 두 문단을 비교·분석한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이재경 변호사는 “신경숙 ‘전설’의 분량이 더 많고 ‘우국’에서 찾아볼 수 없는 창작 부분도 상당히 많다. 하지만 ‘우국’의 주요한 표현 내용이 ‘전설’에 사용한 표현과 무척 유사하고 전체적인 틀, 즉 여자를 육체적으로 길들여가는 과정이 동일하다”고 분석했다. 덧붙여 “건강한 육체의 주인, 기쁨을 알게 된다 식의 표현이 고유한 것이라면 ‘전설’의 해당 부분에 대한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상덕 문화평론가는 “신경숙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작가다. 이번 사례는 그가 가진 문화 권력 앞에 전체 문학가들이 굴복한 것이다. 문학계 부패의 한 단면”이라고 문제제기하고 “소설가의 특권은 인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꼭 필요한 문장은 ‘대화체’로 인용할 수 있는데도 신경숙은 그걸 그대로 옮겨다 적었다”고 지적했다.문제를 제기한 이응준 작가는 현빈·하지원의 SBS ‘시크릿가든’ 속 단편소설 ‘그는 추억의 속도로 걸어갔다’의 저자인 것이 밝혀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처럼 TV에 노출됐다 표절논란에 휩싸인 작품도 있다. 예능 드라마 KBS2 ‘프로듀사’에서 극 중 백승찬(김수현)이 신디(아이유)에게 선물한 ‘데미안+수레바퀴 아래서 세트’(크눌프)다. 승찬과 신디의 마음을 ‘데미안’ 속 구절로 표현하며 주목받은 이 책은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한국출판인회의에서 11일 발표한 6월 둘째 주 종합베스트셀러 10위권에 진입했다. 이 책을 출간한 크눌프는 18일 저녁까지도 연락이 두절된 상태인 반면 문학동네와 민음사는 발빠르게 법적대응에 들어갔다. 18일 문학동네 관계자는 브릿지경제와의 통화에서 “17일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전하고 “화제의 드라마에 노출돼 같은 판본을 가지고 있는 입장에서 알아보다 저자 약력이 독문학 전공이 아닌 걸 보고 우리(문학동네) 책과 비교해 봤다. 민음사와 우리 판본을 고루 참고한 듯 보인다. 조사도 안바꾼 문장도 많다”고 설명했다.같은 날 전경린 작가도 표절논란 대열에 합류했다. 2007년 발간한 ‘엄마의 집’이 2001년 HOT 출신의 강타 솔로앨범 ‘Plolaris’에 수록된 ‘나…세상…나 (I Will)-나의 이야기 두울’ 내레이션과 흡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신경숙 작가를 시작으로 대한민국 문단의 표절문제가 수면 위로 불거졌다. 누군가는 이렇게라도 책에 관심을 가져주니 다행이라고 하고 또 누군가는 이럴 때만 주목 받는 출판계 현실에 좌절한다.신경숙 작가 표절 문제 자체에 대한 의견은 조금씩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문학계 사람들은 단호하게 입을 모은다. “표절은 용납할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한 이응준 작가의 말마따나 “세상은 법률로만 유지되는 게 아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5-06-19 09: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계약서보다 중요한 건 출판사와 저자 사이 '신뢰'

1인1책 코치 김준호 서정콘텐츠그룹 대표출판사와 저자가 기획안과 집필에 동의한다면 그 다음 수순은 출판권 설정 계약서를 작성하는 일이다. 모든 계약이 그렇듯 출판권 계약 역시 저자와 출판사 쌍방이 만족할 수 있는 합리적인 내용으로 채워져야 한다. 간혹 양쪽을 중재하다보면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유리한 주장을 고집하기도 한다.먼저 출판권 계약 내용 중 저자와 조율해야 할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인세 비율과 지급조건에 관한 사항이다. 필자는 인세율을 7 ~ 10%로 조율해왔다. 이 기준은 아무래도 저자의 원고작성 능력이나 인지도, 마케팅 능력이 될 수밖에 없다. 일부 저자는 무조건 10% 이상의 인세율을 주장하면서 인세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썩 바람직하진 않다.반면 7% 이하 인세율은 저자의 가치를 출판사 스스로 무너뜨리는 제안이다. 계약을 중재하다보면 인세 1~2% 정도의 인세율 인상을 요구하는 저자의 제안에는 무척 인색하면서 서점 공급율 할인 요구에는 저자인세의 3~5%에 해당하는 금액을 쉽게 양보하는 출판사도 보게 되는데 이는 이율배반적인 태도라 생각한다.출판권 설정 계약서를 쓰고 원고를 진행했다고 하더라도 받아 본 원고가 기준에 못미치면 해지계약서를 쓰기도 한다. 물론 벌어지지 않아야 할 일이지만 세상사라는 것이 마음 먹은대로만 진행되진 않으니 충분히 일어 날 수 있는 일이다.만일 해지계약서를 쓰더라도 귀책사유가 출판사에 있는지 저자에 있는지, 정확하게 밝히고 그 책임을 다하거나 책임을 물을 수 있다.최근 몇몇 출판사에서는 마케팅이 어려워지니 원고를 트집삼아 계약을 해지하기도 한다. 가령 출판사 내부 문제나 마케팅 등 문제로 계약을 해지한다면 출판사의 귀책사유이므로 저자 계약금 등은 돌려받지 않는 기본 예의가 필요하다. 반면 원고마감일을 현저하게 지키지 않거나 애초 기획의도와 동떨어진 초고를 가져와 우기는 저자에게는 근거를 갖고 저자 계약금 등의 환급을 요구할 수 있다.하지만 출판 계약서는 형식일 뿐이다. 저자와의 신뢰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계약을 하면 계약서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신뢰란 계약 관계를 더 중시하는 저자가 있었다.이 저자는 계약서에 명시된 원고마감일 보다 한발 앞서 원고를 보내고 늘 자신의 원고쓰기에 대한 믿음을 주곤 했다. 이런 저자에게는 보다 더 신경 쓰고 배려하게 된다. 역시 계약서 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간의 신뢰다.1인1책 코치 김준호 서정콘텐츠그룹 대표

2015-06-17 07:00 1인1책 코치 김준호 서정콘텐츠그룹 대표

[비바100] 자연 닮은 건축, 사람을 살리는 집… '의사가 권하고 건축가가 짓다'

브릿지경제 허미선 기자 = ‘의사가 권하고 건축가가 짓다’ 제목부터 의아하다. 의사와 건축가가 만나 책을 엮었다? 왜? 동창도 아니고 나잇대도 차이가 난다. 의사는 미국 유학 후 일찌감치 한국 대표 정신과 의사이자 뇌과학자로 살았다.건축가는 1970년대 브라질로 이민가 미국 건축사무소에서 실무를 익힌 글로벌 인재다. 살아온 공간과 시대도 다르다.하지만 그들은 원초적인 교집합을 가지고 있다. 현재를 살고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명함, 컴퓨터, TV, 거대한 빌딩 등 크고 작은 네모들 속에서 고단하고 분주한 삶을 사는 현대인들은 하늘 한번 올려다보기도 힘든 일상을 살아내고 있다.신경정신과 의사이자 강원도 홍천 힐리언스 선마을 촌장인 이시형 박사와 힐리언스 선마을 2차 설계를 맡았던 건축가 김준성 건국대학교 건축대학원 교수가 ‘의사가 권하고 건축가가 짓다’라는 책을 출간했다. 부제는 ‘자연을 닮은 공간, 살아있는 건축’이다.“자연의 시간에 맞춰 살라”는 의사 이시형과 자연을 닮은 공간을 짓는 건축가 김준성은 의외로 공통점이 많을지도 모른다. 책은 현대를 사는 이들에게 필요한 공간과 그 공간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를 우주의 원리에 빗대 설명한다.오피스 건물 휴게실 천장에 설치한 태양광 시설.(사진제공=한빛라이프)‘공간이 습관을 바꾼다’는 기획의도에서 시작한 책은 ‘자연’을 테마로 ‘인간은 자연 속에 있을 때 가장 편안하다’에서 출발해 ‘우주’, ‘해와 달의 에너지를 건축에 담다’로 마무리된다. 책은 의사 이시형과 건축가 김준성이 선문답을 하듯 5개 파트로 엮였다. 이시형 박사가 ‘자연을 닮은 공간이란’이라고 문제제기를 하면 김준성 교수가 ‘관계 속에서의 건축, 무엇과 관계할 것인가’, ‘자연과 관계한 건축의 태도’로 답한다.‘소음에 익숙해져도 피로는 남는다’고 현대인의 고충을 진단하면 ‘물길을 틔우고 소리에 귀 기울이다’라는 제목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는 식이다.그도 그럴 것이 책 ‘의사가 권하고 건축가가 짓다’에는 힐리언스 선마을 증축 설계를 위해 두 사람이 주고받은 고민과 단단한 공간철학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에 책은 2년여의 집필 기간 동안 두 사람이 셀 수 없이 만나 자연의학과 건축을 이야기하고 힐링과 공간에 대해 벌인 열띤 토론의 집약체다.왼편 골짜기에 들어설 선마을 증축 조감도.(사진제공=한빛라이프)51개 소제목으로 선문답을 주고받은 후 에필로그에서 이시형 박사는 ‘건축과 의학의 만남’이라는 제목으로 ‘힐링 스페이스’, ‘여기만 오면 절로 치유가 되는 곳’을 만들고자 하는 자신의 요구에 즐겁게 임한 김준성 교수의 노고에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준성 교수 역시 경청이 얼마나 대단한 힘을 발휘하는지 새삼 깨닫는 건강한 경험을 선사한 이시형 박사와의 협업이 건축 행로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고백했다.햇빛과 어둠 그리고 천장, 향과 소음, 흙 에너지, 바람과 온돌 그리고 환풍, 달빛으로 하는 힐링 등 힐링 키워드와 공간 활용법은 두 사람이 서로를 존중하게 되는 과정과 일맥상통한다. ‘의사가 권하고 건축가가 짓다’는 건강한 공간과 도시생활을 꿈꾸는 이들이 각자의 공간에서 구현할 수 있는 팁을 제공한다. 가격 1만 4800원.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5-06-12 07:00 허미선 기자

[BOOK] 명화에 담긴 음식문화 이야기 '그림에 차려진 식탁들'

사진제공=예문당브릿지경제 허미선 기자 = 그림은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 시대상은 물론 의식주, 미의 기준 등 사회, 경제,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것이 그림이다. 그리고 최근 TV를 휩쓰는 코드는 '먹방'(먹는 방송의 줄임말) 혹은 '쿡방'(요리하는 방송의 줄임말)이다. 잘 먹기 위한 레시피부터 서바이벌 경연, 자급자족 생존 리얼리티, 미식연구에 가까운 담론까지 방송을 점령했고 셰프들이 엔터테이너로 카메라 앞에 선다. 그 어느 때보다 '먹을 것'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시대다. 시대상을 담고 있는 고전 명화와 최근 트렌드인 ‘먹을 것’이 만나 책으로 엮였다. 명화 속 인물 이야기로 스테디셀러 반열에 오른 ‘그림으로 들어간 사람들’의 작가 이여신이 이번엔 명화 속 ‘음식문화’에 초점을 맞춘 ‘그림에 차려진 식탁들’을 출간했다. 에피타이저-메인디시-디저트로 이어지는 만찬처럼 ‘식사를 준비해볼까?’, ‘차려진 식탁 엿보기’, ‘디저트를 먹어볼까?’ 순으로 배치한 구성도 흥미롭다. 더불어 마지막 장인 ‘밖에서 즐기는 식사’에서는 파리의 술집과 레스토랑, 야외 티타임, 새참과 주막 등 밖에서 즐기는 동서양의 식문화를 특식처럼 차려낸다.lt;휴일gt; 제임스 티소, 1876년경(사진제공=예문당)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문어체가 아닌 구어체로 쓰여졌다는 점이다. 청소년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책으로 마치 미술교사가 학생들에게 혹은 부모가 자식에게 설명하듯 구성돼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은 어른들에게도 흥미롭고 유용한 먹거리에 대한 지식들이다. 이에 부모와 자식이 함께 그림과 음식에 대한 지식을 키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한 책이다.lt;휴일gt; 제임스 티소, 1876년경(사진제공=예문당)네덜란드 화가 욥 베이크헤이데의 1681년작 ‘빵 굽는 사람들’과 얀 스테인의 ‘빵장수 부부’ 속에는 검은 빵 더치브레드과 브레첼(프레첼)을 볼 수 있다. 더치브레드는 겉 표면에 쌀가루를 뿌려 구워 누룽지처럼 바삭하고 구수한 네덜란드 전통 빵이고 브레첼은 남은 빵 반죽을 길게 밀어 하트모양으로 만든 빵으로 쫄깃하고 짭짤해 현재까지도 즐겨 먹고 있다.  빵의 기원을 설명하고 빵 색깔로 빈부의 차이를 나타내기도 했던 그 시절의 빵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독히 가난했던 사람들이나 먹던 호밀, 보리 등으로 만든 거칠고 검은 빵은 현대에는 건강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작자·연대 미상의 ‘국수 만들기’에서는 이탈리아 전통면 파스타에 대해 이야기한다. 파스타의 원조가 자기네 국수라 우기는 중국, 하지만 실상은 이슬람 상인들의 영향을 받았다는 역사적 근거를 제시하기도 한다.서양화 뿐 아니라 동양화, 한국화를 통해 동서양 음식문화를 골고루 소개하기도 한다. 신윤복의 ‘저잣길’, 윤두서의 ‘나물캐기’에서는 조선의 음식과 요리 문화, 식탁 예절 등을 엿볼 수 있다. lt;야연gt; 성협, 조선 후기(사진제공=예문당)두 번째 장인 ‘차려진 식탁 엿보기’에서는 화려하고 풍성한, ‘쾌락’의 일종이었던 귀족들의 식사 풍경과 감자, 콩 등을 먹는 서민들의 소박하고 고단한 상차림을 극명하게 대비시킨다.추수감사절과 칠면조 고기, 크리스마스, 결혼식, 돌잔치, 회갑연 등 삶 속의 특별한 이벤트의 식탁풍경도 만날 수 있다.‘식탁을 치우다’를 의미하는 프랑스어 ‘Dsservir’에서 생겨난 단어 디저트, 아랍어로 ‘달콤한 소금으로 만든 공’이라는 뜻의 ‘쿠라트 알 밀’에서 유래한 캐러멜을 비롯해 엿, 치즈, 커피, 초콜릿, 우유 등 디저트 이야기도 흥미롭다.그림 속 식탁과 음식으로 미술상식과 시대상 습득은 물론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거나 반대되는 현상을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1만5000원.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5-06-05 09:00 허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