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세 중·고교 동창 4인방, 62일 미국 횡단 골프여행

오학열 골프전문기자
입력일 2015-02-12 09:00 수정일 2015-02-12 09:52 발행일 2015-02-1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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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美횡단 골프여행 책으로 낸 최금호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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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퍼라면 누구나 한 번쯤 꼭 해 보고픈 것들이 있다. 그것은 기록일 수도 있고, 골프여행일 수도 있으므로 골퍼마다 다 다르고 다양하다 하겠다. 

하지만 현실 여건이 녹록지 않다 보니 실천하거나 이뤄내기가 쉽지 않다. 반대로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그것을 이뤄냈을 때의 기분은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을 것이다.

지난 5일 경기도 고양시 행신동 인근 한 커피숍에서 2012년 당시 나이 64세인 고교 동창생 4명이 함께 ‘60일간의 미국 골프 횡단’ 도전을 성공한 후 체험기를 책으로 펴낸 주인공들 중에서 단장을 맡았던 최금호(67)씨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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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세에 골프여행이 힘들지 않았냐고 묻자 대답 대신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린 최금호씨.

첫 인사로 뒤늦게나마 책 출간을 축하드린다고 하자 “혼자 한 게 아니다. 친구인 설병상, 장기풍, 양기종이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며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 표정을 지은 이유는 자신만 인터뷰를 하게 되어 같이 고생한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인터뷰가 끝날 때쯤 알게 되었다.

미국 골프 횡단 도전은 2012년 9월 10일 보성고등학교 1968년도 졸업생 4명이 62일간 미국 13개 주를 가로지르는 대륙 횡단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캠핑카를 타고 1만1346km를 누비는 동안 11개의 캠핑장을 이용했고, 미국 내 100대 퍼블릭골프장 35곳에서 골프 라운드를 하는 ‘마라톤 골프’ 여행이었다.

최씨는 이 여행을 계획하게 된 동기에 대해 “30여 년 전 미국에서 공부를 할 때 미국 대륙을 횡단해 보는 것이 꿈이었다”며 “그런데 그 꿈을 이루지 못한 채 귀국하게 되었고, 골프를 하게 된 이후엔 다시 골프를 즐기면서 미국을 횡단하는 꿈을 가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여행이 이뤄지기까지는 계획을 세운 이후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 계획이 세 번이나 연기되기도 했다. 멤버들의 가정사나 건강 문제 등 때문이었다. 특히 설병상씨는 암 수술을 하고도 이번 여행에 동참했다.

혼자나 단둘이 여행을 시작했다면 훨씬 빨리 떠날 수 있었을 것이지만 골프는 한 팀이 4명이어서 팀원을 제대로 구성해야 했기 때문에 더 어려움이 많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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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금호씨는 준비하는 과정에서 하루에도 10번 이상 미국을 오갔다고 한다. 인터넷 공간에서 말이다. 골프장 자료를 검색하고 숙박 시설, 캠핑장 등을 먼저 알아두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출발에 앞서 62일간의 일정을 확정지었고 그대로 실천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런 과정에서 그는 “계획을 실천에 옮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며 “지금은 너무 행복하고 함께한 친구들이 항상 고맙다는 생각을 가진다”고 말을 이어갔다.

최씨는 이 여행을 마치고 얻은 것이 있다고 했다. “항상 겸손하고 먼저 베풀고, 용서하고, 손해보고, 사랑하는 것”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글귀를 자신의 핸드폰에 적어놓고 매일 아침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꼭 읽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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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00세 시대를 살아가려면 건강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히 든다고 했다. 건강해야 잘 먹을 수 있고, 좋아하는 운동도 할 수 있고, 또한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그는 나이가 들수록 함께할 친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자신보다 10년 이상 선배에게는 형이자 친구처럼 대하고, 10년 이하의 후배는 자신이 형이자 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가족들이 화목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항상 긍정의 마인드로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여기며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

골퍼로서 특별한 계획이나 목표가 있는지 묻자 지금까지 홀인원을 해 본적이 없다며 겸연쩍게 웃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좋은 친구들과 계속 골프를 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얼마 전 말레이시아 한 골프장에서 우연히 함께 치면서 만나게 된 지인 중에 한 분이 77세이셨는데 작년에만 세 번씩이나 에이지슈터(자신의 나이와 같거나 이하의 스코어)를 기록했다는 말을 듣고 자신도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 횡단 골프 여행이 친구들과 함께 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고, 그래서 더 값지다는 그는 여행을 통해 얻은 자신의 경험들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고 싶다고 했다.

특히 자신처럼 미국 횡단 골프 여행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언제든지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물론 모든 정보는 현재 블로그를 통해 공개되어 있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다스팀’을 검색하면 항상 업그레이드 자료들을 만나볼 수 있다.

브릿지경제 = 오학열 골프전문기자 kungkung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