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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클릭 時事

[원 클릭 시사]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고대 그리스 신화를 보면 ‘시간’을 나타내는 두 명의 신(神)이 나온다. 크로노스(Chronos)와 카이로스(Kairos)다. 크로노스는 과거와 현재를 거쳐 미래로 흘러가는 객관적·정량적 시간을 말한다. 오늘 몇 시 몇 분 같은 것이다. 카이로스는 인간의 주관적·정성적 시간을 말한다. 적절할 때, 지금, 기회 같은 것을 의미한다. 신화에서는 흔히 크로노스(Chronos)를 시간의 신으로, 카이로스는 기회의 신으로 해석한다. 크로노스가 연속적이고 순환적인 시간을 뜻한다면, 카이로스(Kairos)는 순간이나 주관적인 시간을 뜻한다. 물리적인 시간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주어지지만 그것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자기만의 특별한 시간으로 만들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크로노스는 원래 제우스의 아버지다. 최고의 신의 자리에 오른 그는 자식 중 한 명이 자신의 지배권을 빼앗는다는 신탁 때문에 자식들이 태어나자마자 삼켜 죽여버리지만 막내 제우스만 살아남았고 결국 그에게 죽임을 당한다. 카이로스는 제우스의 막내 아들이다. 그는 특이한 모습에 특히 뒷 머리가 대머리다. 자신이 뒤로 지나가버리면 다시는 ‘기회’를 붙잡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고 한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1-07-08 13:58 조진래 기자

[원 클릭 시사] 무용(無用) 계급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곧 인류에게 닥칠 두 가지 위기로 지구온난화(기후변화)와 과학기술의 발달을 들었다. 이 가운데 과학기술 발달의 최대 키워드로 인공지능(AI)을 제시했다. 그는 “인간이 하는 모든 일과 지적 과제를 수행하는 범용적 인공지능의 출현이 곧 실현될 것”이라면서 그 위험과 폐해가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하라리는 특히 “가까운 장래에 인공지능이 더 발전하면 대다수 인간이 정치적·경제적 가치를 잃은 무용계급(useless class)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공지능이 기존의 사회 질서와 경제 구조를 완전히 파괴하고, 수십 억 명의 사람을 노동시장에서 퇴출시켜 대규모 무용계급을 만들어낼 것이란 경고였다.그는 “AI 기술을 포함한 과학기술이 발달할수록 그 혜택은 소수에 편중되고 부의 쏠림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많은 인간들이 가치와 효용성을 인정받지 못해 무용계급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많은 전문가들도 앞으로 AI 기술의 격차가 국가 간 격차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선진국의 배려와 국가 간 공조·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1-07-06 14:24 조진래 기자

[원 클릭 시사] 율곡의 자경문

율곡 이이는 스무 살에 벌써 자신의 확고한 미래 비전을 세웠다. 그리고는 흔들림 없이 정진하기 위해 스스로를 경계하는 마음으로 ‘자경문(自警文)’을 썼다. 그 첫째는 입지(立志)다. 큰 뜻을 품고 성인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는 의지다. 둘째는 과언(寡言)으로, 마음이 안정되면 말 실수를 하지 않는다는 자기다짐이다. 셋째는 정심(定心). 자신을 멋대로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뜻이다. 넷째는 근독(謹獨). 혼자 있을 때도 몸가짐과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섯째는 독서(讀書)다. 행동에 앞서 숙고할 수 있도록 책 읽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여섯째는 소제욕심(掃除慾心). 재산과 명예욕을 경계한다는 의미다. 일곱째는 진성(盡誠). 무슨 일이든 정성을 다한다는 뜻이다.여덟째는 정의지심(正義之心). 천하를 얻더라도 불의를 행하지 않고, 누구도 다치게 해선 안된다는 다짐이다. 아홉째는 감화(感化)로, 날 해치려는 누군가가 있다면 먼저 반성하고 그의 마음을 돌려놓아야 한다는 의미다. 아홉째는 수면(睡眠). 마음이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마지막은 용공지효(用功之效)다. 공부와 수양을 게을리하지 않되 너무 서두르지도 않겠다는 뜻이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1-07-04 15:38 조진래 기자

[원 클릭 시사] 기게스의 반지

‘기게스의 반지(Ring of Gyges)’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이 쓴 ‘국가’의 2권에 나오는 마법의 반지를 말한다. 이 반지는 자신을 투명인간으로 만들 수 있는 신비의 반지다. 플라톤은 이 반지 이야기를 통해 일반인이 만약 자신의 행동에 대한 결과를 책임질 필요가 없다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관해 얘기하려 했다. 고대 그리스 전설에 따르면 기게스는 리디아의 왕 칸다울레스를 섬기는 목동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큰 지진을 접했고 그렇게 생긴 동굴 속에서 거인의 시체에 끼워져 있던 금반지를 발견하곤 이를 취하게 된다. 그러다 우연히 반지의 흠집 난 곳을 돌리다 자신이 투명인간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되면서부터 그는 그 ‘보이지 않는 힘’으로 온갖 악행을 저지르게 된다. 그리고는 마침내 궁으로 들어가 왕비를 간통하고, 칸다울레스왕까지 암살해 왕위를 찬탈하고 만다.현대에 와서 ‘기게스의 반지’는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마법처럼 가능하게 해 주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약간 변화했다. 특히 최근에 이 용어는 ‘전혀 의롭지 못한 사람이 마치 정의의 사도인 것 처럼 행동하는 것’을 지칭하는 용어로도 이해되고 있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1-07-01 14:00 조진래 기자

[원 클릭 시사] 아마존 리더십 원칙 14가지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올 가을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우주사업 등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아마존에는 베조스의 경영철학에 기반한 14가지 리더십 원칙이 자리잡고 있는데, 임원 승진 등에 있어 절대 기준이 된다고 한다.첫 번째는 고객을 향한 집착이다. ‘거꾸로 일하기(Working Backward)’를 통해 고객에게서 혁신 아이디어를 캐치하는 기회로 활용된다. 두 번째는 주인 의식. ‘주도적이고 책임감있게 자발적으로’가 모토다. 세 번째는 창의적 발명과 단순화다. 항상 새로운 것을 만들라는 것이다. 네 번째는 올바르고 더 많이 하라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항상 학습하고 호기심을 가져라, 여섯 번째는 최고를 채용하고 최고로 육성하라 이다.일곱 번째는 최소 수준을 추구하라, 여덟 번째는 크게 생각하라 이다. 아홉 번째는 신속하게 판단해 바로 행동하라, 열 번째는 검소하고 절약하라는 것이다. 열 한번째와 열 두번째는 신뢰를 얻어라, 깊게 파고 들어가라 이다. 열세 번째는 명백한 근거를 갖고 이의 제기나 반대를 하고, 반대했더라도 확정되면 몰두하고 전념하라는 것이다. 마지막은 결과를 만들어내라(Make History)이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1-06-29 14:02 조진래 기자

[원 클릭 시사] 승이불미(勝而不美)

승리하더라도 이를 미화하지 말라는 뜻의 고사성어 ‘승이불미(勝而不美)’가 있다. 바꿔 말하면, 패자에게도 예의를 갖추라는 것이다. 중국 현인인 노자(老子)의 도덕경 30장과 31장에 나오는 구절이다. 노자의 평화주의 사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노자는 전쟁 상황에서도 살상용 무기를 손에서 내려놓고 전쟁에서 패배를 인정한 적군에게는 최소한의 인도주의적 예(禮)를 갖추라는 가르침을 주었다. 적이었어도 죽은 사람을 위해 정중하게 장례를 치르고 마음 속으로 슬퍼하며 눈물을 흘리라고 가르쳤다. 미국 남북전쟁 때 북군을 이끌던 율리시스 그랜트 장군은 숭이불미 사례의 좋은 예로 전해 내려온다. 당시 그랜트 장군은 자비없는 공세로 남군을 무릎 꿇려 ‘악마’라는 별명까지 얻고 있었다. 남군을 이끌던 로버트 리 장군이 항복의 뜻을 전하러 왔을 때 모두가 가차 없는 처형을 예상했던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그랜트 장군은 리 장군을 포함한 모든 남군들을 용서하고 그들이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었다. 역사학자들은 그랜트 장군의 이 결정 덕분에 미국은 남과 북이 다시 하나로 합쳐 미합중국의 위용을 갖출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1-06-28 15:02 조진래 기자

[원 클릭 시사] 만한전석과 다빠오

‘만한전석(萬瀚全席)’은 중국 청나라 건륭제 시대부터 궁중에서 유래했다. 최소한 108가지 이상의 만주식 요리와 한족식 요리를 망라한 호화 연회석을 지칭한다. 처음에는 만주족 요리와 한족 요리 가운데 산동요리에서 엄선한 메뉴로 구성되었다가 이후 광동요리 등이 추가되었다. 서태후 시대에 최전성기를 누렸다고 하는데, 며칠 동안 연회가 열렸던 탓에 음식 수가 많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청나라가 망한 후 궁중 요리사들이 전국으로 흩어지고 소비 패턴도 변화하면서 전통이 끊겼다. 중국에서도 만한전석 이름을 내건 요리들이 있지만, 궁중요리사로부터 일부만 전수받았거나 아예 궁중 요리와 무관하게 요리사의 상상력이 발휘된 요리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이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다빠오(打包)’ 문화가 있다. 외식을 하고 남은 음식을 싸서 집으로 가져가는 것을 말한다. 중국인들은 식당에서 식사를 끝내면 대부분 “남은 음식 좀 포장해 주세요(打包一下, 다빠오이시아)”라고 말한다. 워낙 많은 음식이 나오니 그럴 수 밖에 없을 법하다. 일본과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문화가 접목되어 이른바 ‘다빠오족(族)’이라는 조어도 생겨났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1-06-24 14:37 조진래 기자

[원 클릭 시사] 메데이아 콤플렉스

남편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 때문에 그를 닮은 아이에게 분노를 퍼붓고 극단적인 경우 아이를 해하는 행태를 ‘메데이아 콤플렉스(Medeia complex)’라고 한다. 대체로 어린 시절 부모와의 적대적 관계가 이유라는 해석이 많다. 자신에게 적대적이던 부모를 떠올리며 자신의 아이들도 자기처럼 학대를 받아야 마땅하다는 독한 마음이 생긴다는 것이다. 메데이아 콤플렉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했다. 태양신 헬리오스의 손녀이자 고대국가 콜키스의 왕 ‘아이에테스’의 딸이 ‘메데이아’였다. 왕에게는 용이 지키는 ‘황금 양털’이 있었는데, 당시 이웃나라 이올코스의 왕위 계승자 ‘이아손’이 이것을 훔치러 온다. 메데이아가 그를 보고 첫 눈에 반해 황금 양털을 훔쳐 함께 도주하지만 돌아와보니 펠리아스란 자가 왕위를 차지하고 있었다.두 사람은 펠리아스의 딸들에게 “아버지를 끓는 솥 속에 넣으면 그가 젊어진다”고 꼬드겨 아버지를 살해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 끔찍한 사건으로 둘은 조국에서 쫓겨나게 된다. 그런데 야심가였던 이아손은 메데이아와 가정을 버리고 코린토스의 왕 크레온의 딸과 결혼해 왕위에 오르려 했다. 배신을 당한 메데이아는 공주를 죽이고 급기야 자신의 아이마저 살해하고 만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1-06-17 13:55 조진래 기자

[원 클릭 시사] 프레이밍햄 연구

심장질환의 원인과 해결책 찾기에 초점을 맞춘 추적연구 프로그램으로 ‘프레이밍햄 연구’라는 프로젝트가 1980년대에 진행되었다. 이 전까지만 해도 과학계나 의료계에선 폐의 크기가 장수와 관련이 있다는 학설이 지배적이었다. 연구진은 이에 5200명의 자료를 20년 동안 수집, 수치를 분석해 검증해 보았다. 그 결과 사람의 수명을 결정하는 최대 요소는 정말로 유전이나 식이요법, 운동 등이 아니라 바로 ‘폐활량’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폐가 작아지고 폐 기능과 효율이 떨어질수록 더 빨리 병에 걸려 죽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폐가 크다는 것은 수명이 더 길다는 뜻이었고, 결국 사람의 심호흡 능력이야말로 말 그대로 ‘장수의 척도’라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폐 자체가 나이가 들면서 대단히 빠르게 축소되고 나빠진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폐의 용량은 30세에서 50세까지 12% 가량 줄어 든다. 또 나이가 들면서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더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의 결론은 이러했다. “더 빨리 더 세게 숨쉴 수 밖에 없다.” 노화되는 폐를 극적으로 변화시킬 방법은 호흡법 밖에 없다는 얘기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1-06-15 14:14 조진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