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클릭 시사] 만한전석과 다빠오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21-06-24 14:37 수정일 2021-06-24 14:38 발행일 2021-06-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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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한전석(萬瀚全席)’은 중국 청나라 건륭제 시대부터 궁중에서 유래했다. 최소한 108가지 이상의 만주식 요리와 한족식 요리를 망라한 호화 연회석을 지칭한다. 처음에는 만주족 요리와 한족 요리 가운데 산동요리에서 엄선한 메뉴로 구성되었다가 이후 광동요리 등이 추가되었다. 서태후 시대에 최전성기를 누렸다고 하는데, 며칠 동안 연회가 열렸던 탓에 음식 수가 많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청나라가 망한 후 궁중 요리사들이 전국으로 흩어지고 소비 패턴도 변화하면서 전통이 끊겼다. 중국에서도 만한전석 이름을 내건 요리들이 있지만, 궁중요리사로부터 일부만 전수받았거나 아예 궁중 요리와 무관하게 요리사의 상상력이 발휘된 요리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다빠오(打包)’ 문화가 있다. 외식을 하고 남은 음식을 싸서 집으로 가져가는 것을 말한다. 중국인들은 식당에서 식사를 끝내면 대부분 “남은 음식 좀 포장해 주세요(打包一下, 다빠오이시아)”라고 말한다. 워낙 많은 음식이 나오니 그럴 수 밖에 없을 법하다. 일본과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문화가 접목되어 이른바 ‘다빠오족(族)’이라는 조어도 생겨났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