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클릭 시사] 악어의 눈물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21-06-21 13:56 수정일 2021-06-21 13:57 발행일 2021-06-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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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는 먹잇감을 잡아 먹을 때 눈물을 흘린다. 잡아먹히는 동물이 불쌍해 그런 것처럼 오해하기 딱 좋다. 하지만 이는 악어가 입안에 충분히 수분을 머금고 있다가 먹이를 쉽게 삼키기 위해 수분을 밖으로 배출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일 뿐이다. 슬퍼서 흘리는 눈물이 아니라, 눈물샘의 신경과 입을 움직이는 신경이 같아서 먹이를 삼키기 좋게 수분을 조절 또는 보충시켜 주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서 거짓 눈물 또는 위선적인 행위를 일컫는 ‘악어의 눈물(crocodile tears)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이 용어는 이집트 나일강에 사는 악어들이 사람을 잡아먹은 후 그를 위해 눈물을 흘린다는 고대 전설에서 유래했다. 의학용어에도 얼굴 신경마비의 후유증으로 음식을 먹을 때 침샘과 눈물샘이 신경이 함께 자극받아 눈물을 흘리는 증세를 ’악어눈물 증후군(crocodile tears syndrome)‘이라고도 한다.

최근에는 선거나 경쟁에서 이긴 사람들이 패배한 사람들 앞에서 위선적인 눈물을 흘리는 것을 비꼬아 표현하기도 한다. 강자가 약자 앞에서 거짓으로 동정의 눈물을 흘리는 행위를 모두 ‘악어의 눈물’이라고 말한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