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클릭 시사]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21-07-08 13:58 수정일 2021-07-08 13:58 발행일 2021-07-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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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 신화를 보면 ‘시간’을 나타내는 두 명의 신(神)이 나온다. 크로노스(Chronos)와 카이로스(Kairos)다. 크로노스는 과거와 현재를 거쳐 미래로 흘러가는 객관적·정량적 시간을 말한다. 오늘 몇 시 몇 분 같은 것이다. 카이로스는 인간의 주관적·정성적 시간을 말한다. 적절할 때, 지금, 기회 같은 것을 의미한다.

신화에서는 흔히 크로노스(Chronos)를 시간의 신으로, 카이로스는 기회의 신으로 해석한다. 크로노스가 연속적이고 순환적인 시간을 뜻한다면, 카이로스(Kairos)는 순간이나 주관적인 시간을 뜻한다. 물리적인 시간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주어지지만 그것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자기만의 특별한 시간으로 만들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크로노스는 원래 제우스의 아버지다. 최고의 신의 자리에 오른 그는 자식 중 한 명이 자신의 지배권을 빼앗는다는 신탁 때문에 자식들이 태어나자마자 삼켜 죽여버리지만 막내 제우스만 살아남았고 결국 그에게 죽임을 당한다. 카이로스는 제우스의 막내 아들이다. 그는 특이한 모습에 특히 뒷 머리가 대머리다. 자신이 뒤로 지나가버리면 다시는 ‘기회’를 붙잡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