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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클릭 시사] 아프리카 어젠다 2063

유럽연합(EU)처럼 아프리카에는 아프리카연합(African Union)이 있다. 유엔에서 아직 국가로 인정받지 못한 서사하라까지 포함해 모두 55개 아프리카 나라들을 회원으로 둔 아프리카 최고의사결정체다. 에티오피아 수도인 아디스아바바에 본부가 있다. 유럽 식민지였던 아프리카의 특성 탓인지, 유럽연합과 달리 경제적 통합 보다는 정치외교적 통합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프리카 나라들의 독립과 정체성 수호가 그만큼 더 중시된다. 아프리카연합은 몇 해 전 ‘어젠다 2063’을 발표했다. 2063년까지 아프리카를 세계적인 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는 마스터플랜이다. 예의 화려한 개발목표로 가득 차 있지만 비판도 많이 받는다. 빈곤, 경제 자립 같은 시급한 경제문제 해결 보다는   포용적 성장 등 다소 추상적인 어젠다들이 주를 이뤄 실현 가능성을 의심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50년 비전으로 아프리카 발전을 또다시 50년 늦춘 격”이라는 바판도 나온다. 50년 후에 강대국이 될 것이란 무책임한 비전 보다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차근차근 성과를 만들어 가며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0-12-16 14:00 조진래 기자

[원 클릭 시사] 유약승강강(柔弱勝剛强)

‘유약승강강(柔弱勝剛强)’은 도덕경 36장에 나오는 말로, ‘부드럽고 약한 것이 굳세고 강한 것을 이긴다’는 뜻이다. 강함 보다는 유연함이 요구되는 최근의 리더십을 설명할 때 자주 인용된다. ‘부드러움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뜻의 다른 말로 ‘천하지지유 치빙천하지지견(天下之至柔 馳騁天下之至堅)’가 있다. 천하의 부드러운 것이 천하의 지극히 견고한 것을 뚫고 들어간다는 뜻이다. 여기서 ‘치빙(馳騁)’이란 말을 타고 이리저리 내달리는 모양으로, 무언가를 뚫고 들어간다는 의미로 쓰였다. 너무 강한 리더십을 배척하는 ‘강량자부득기사(强梁者不得其死)’라는 말도 있다. 강한 대들보는 제 수명을 다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지나치게 강하면 부러지는 것처럼 강력한 법이나 물리력으로는 온전하게 리더십을 유지할 수 없으니 유연한 리더십을 갖추라는 의미다. 애플에서 퇴출되었던 스티브 잡스가 우여곡절 끝에 복귀한 후 “앞으로는 나를 CLO(Chief Listening Officer, 최고경청임원)으로 불러달라”고 했던 것이 대표적인 유연한 리더십 전환 성공 사례로 꼽힌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0-12-15 14:09 조진래 기자

[원 클릭 시사] 막내의 인기 이유

어느 나라에서든 막내가 가장 예쁨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미국 텍사스주 멤피스대학의 캐서린 키츠먼 교수가 왜 그런 지 실험을 했다. 초등학교 남녀 학생들에게 자기 학급에서 가장 좋아하는 친구 3명, 가장 싫어하는 친구 3명의 이름을 적고 마이너스 1에서 플러스 1까지 점수를 매기게 했다. 외동인 경우 두 형제 자매 가운데 형이나 오빠(언니나 누나), 두 형제 자매 가운데 남동생(혹은 여동생)이라는 3개 카테고리로 나눠 평균 점수를 냈다.그 결과 가장 인기 없는 쪽은 외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관계가 상대적으로 가장 서툰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 결과에 대해 캐서린 박사는 “형제가 없으면 싸울 일도, 화해하는 연습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가장 인기 있는 사람은 막내로 조사됐다. 캐서린 박사는 “막내들은 힘으로나 지혜로나 위 형제 자매를 이길 수 없어 어릴 때부터 분하고 억울한 상황을 자주 접했을 것”이라며 “이런 환경에서 나름의 인간관계를 맺는 기술을 터득한 덕분”이라고 추정했다. 눈치보기가 막내의 현명한 처세술이 되었다는 얘기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0-12-14 14:03 조진래 기자

[원 클릭 시사] ‘겸손왕’ 맹사성

맹사성(1360~1438)은 황희 정승과 함께 역대 최고의 청백리로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뛰어난 인품과 업무 능력은 물론 소탈한 성격에 청렴한 생활로 시대를 초월한 관료의 사표로 인정받고 있다. 조선조에서 가장 오랫동안 좌의정을 지낸 인물로도 유명하다. 그는 또 희대의 천재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고유 음악인 향악에 대한 조예가 남달라, 조선 초기 음악을 정리하는 데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전해진다.이런 맹사성도 젊었을 때는 자신의 능력만 믿고 겸손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 같다. 잘나가던 그가 ‘겸손왕’이 된 것은 한 고승 덕분으로 알려져 있다. 맹사성이 용하다는 스님을 찾아 한 절을 찾아 스님과 인사를 나누고 마주 앉았다. 그런데 스님이 어쩐 일인지 잔이 넘치도록 차를 따라주는 게 아닌가. 그러면서 맹사성에게 “찻물이 넘치면 방바닥을 더럽히듯, 재능이 넘치면 인성을 더럽히게 되지요”라고 말했다. 스님의 포스에 당황한 맹사성이 급히 일어나 방을 나서려다 그만 문 틀에 이마를 쿵 하고 찧고 만다. 그러자 스님은 이렇게 말했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히지도 않습니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0-12-13 15:01 조진래 기자

[원 클릭 시사] 친절·선행의 전염효과

친절과 선행은 전염되는 것일까? 요즘 블랙박스 영상물 등에 올라오는 동영상들을 보면, 교통사고나 화재 현장에서 위기에 처한 사람을 돕는 장면에 주변의 많은 이들이 팔을 걷어 부치고 힘을 모으는 모습들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미국 일리노이주 노스웨스턴대학의 제임스 H. 브라이언 교수 연구팀이 이 문제를 실증 실험했다. 도로 위에 타이어가 펑크난 자동차를 세워두고는 여자 운전자가 지나가는 차량들에 도움을 구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차를 세우고 도움을 준 차량은 100대 가운데 35대로 35%에 그쳤다. 이번에는 그 곳에서 약 400m 떨어진 장소에 비슷한 상황을 만들어 놓았다. 다만 이번에는 한 남자가 여자 운전자를 돕는 장면을 연출토록 했다. 그랬더니 58대가 내려 함께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연구팀은 “다른 사람이 친절을 베푸는 모습을 보면 자신도 모르게 함께 친절에 동참해야 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확실히 증가한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자! 우리도 눈을 돌려 주변의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보냅시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0-12-10 14:03 조진래 기자

[원 클릭 시사] 프리토리언(praetorian)

서울대 사회학과 이재열 교수는 우리 사회의 ‘엘리트 카르텔’이 점점 더 공고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 출발을 광장의 ‘촛불’로 제시했고 이를 ‘프리토리언(praetorian)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로마제국의 최고 엘리트 군대이자 무력집단이었던 ‘프리토리언 가드’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들은 로마 공화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참고 기다리지 않고 직접 뛰어들었다. 스스로 정치판에 개입해 판을 뒤집어 놓는 역할을 했다.이 교수는 지금의 우리 사회도 그 때와 비슷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로 인해 민주적 시스템에 기반한 새로운 지배층 즉 ‘엘리트 카르텔’이 등장했다고 보았다. 그가 말하는 엘리트 그룹은 고위 관리와 고소득 전문직 지식인 등을 통칭한다. 학연과 지연 등으로 엮여 연대하는 특성을 가지며 특히 수면 밑에서 단단하게 구조화되어 있다고 그는 평가한다. 긍정적인 의미보다는 부정적인 우려가 섞였다고 보면 될 듯 싶다. 그는 전관예우 같은 회전문 현상이 엘리트 카르텔이 작동하는 대표적 현상이라며 이런 상황들이 쌓여 우리나라가 지금 같은 ‘심각한 신뢰 적자 사회’가 되었다고 비판한다.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0-12-09 13:57 조진래 기자

[원 클릭 시사] ‘666법’과 ‘92공식’

홍콩보안법이 지난 6월 30일에 발효되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 법을 위반하면 국가분열죄 혹은 정권전복죄 테러활동죄 등으로 몰려 중국의 직접 수사 및 재판을 받아야 한다. 홍콩 주민들 입장에선 엄청난 족쇄일 수 밖에 없다. 이 법안이 6개의 장에 66개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해 ‘666법’이라고 불린다. 이 조치가 발표되자 미국은 7월에 곧바로 홍콩에 부여해 왔던 관세 투자 무역 비자발급 등의 특별지위를 박탈했다. 세계적인 금융 허브로서의 이점을 빼앗기게 될 처지의 홍콩은 난감한 상황이다. ‘92공식’이란 대만 관련 조약의 별칭이다. 중국은 대만을 ‘일국양제’, 즉 한 나라 안에 두 체제라고 강조해 왔다. 뿌리가 같으니 독립된 나라로 생각하고, 간섭은 않겠으니 명목상 통일을 하자며 구애해 왔다. 특히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의 명칭을 사용하기로 중국과 대만이 1992년 11월에 합의했던 이른바 ‘92공식’은 깨지 말자고 강조한다. 하지만 지난 2016년에 총통에 오른 차이잉원은 반중 성향 인사였다. 그는 미국의 후원 아래 92공식과 일국양제를 전부 거부하며 중국과 맞서고 있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0-12-08 13:51 조진래 기자

[원 클릭 시사] 핀젠 프로젝트

누구나 자기 유전자 정보가 어디에선가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북유럽의 핀란드 국민들은 자신의 유전자 정보가 공유되는 것에 자발적으로 동의함으로써 바이오 분야에서 획기적인 진전을 이루게 된다.핀란드는 2017년에 국민의 유전 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는 ‘핀젠(Finn Gen) 프로젝트’에 착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핀젠은 핀란드인과 유전자의 합성어다. 2023년까지 5900만 유로를 투자해 핀란드 국민 10%에 달하는 50만명의 유전자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해 ‘인간 유전자 지도’를 만들겠다는 것이 기본 골격이었다. 국회는 이미 2013년에 민간기업의 의료 정보 수집 및 활용을 허용하는 ‘바이오뱅크법’을 통과시키는 등 국민의 공감대 속에 사업 추진이 이뤄졌다. 고령화 시대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헬스 케어와 바이오 산업을 낙점하고 이를 선점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주도면밀한 합동전략을 펼친 셈이다. 결국 핀란드는 2019년에는 ‘사회 의료 정보의 2차 활용법’까지 만들어 연구 외 목적으로는 수집 정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0-12-07 16:12 조진래 기자

[원 클릭 시사] 조선 형벌제 ‘유형’조진래 기자

조선시대의 형벌제도는 중국 수나라와 당나라에서 거의 그대로 베껴온 것 들이 많았다. 당시 형벌은 크게 5가지 종류가 있었다. 가장 가벼운 벌이 ‘태형’, 즉 매질이었고 이어 곤장을 치는 ‘장형’, 여기에 징역형을 붙이는 ‘도형’이 있었다. 다음이 유배와 귀향을 보내는 ‘유형’인데 반드시 장형과 함께 집행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이 ‘사형’이었다. 조이엘이 쓴 ‘1센티 인문학’에 따르면 중국이 워낙 땅덩이가 커 유형지까지의 거리가 보통 2000리였다고 한다. 우리 기준으로 800km니 한양에서 부산포로 보내 다시 한양으로 불러 올려야 할 거리 였다. 결국 우리 현실에 맞게 고쳐 시행할 수 밖에 없었다. 유형 가운데 ‘천사(遷徙)’라는 벌을 받으면 고향에서 1000리(400km) 밖으로 가족과 함께 이주케 했다. ‘중도부처’라고 해 유배지로 가는 중간에 머물도록 배려해 주기도 했다. 고향에서 유배생활을 하는 ‘분향안치’가 있었고 가장 심한 것이 ‘천극안치’였다. 가시나무를 유배집 주위로 둘러 막는 ‘위리안치’에서 방 주위까지 박도록 해 일체 출입을 못하도록 한 벌이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0-12-06 15:37 조진래 기자

[원 클릭 시사] 뮌하우젠 증후군

실제 병이 없는데도 아프다는 거짓말을 일삼거나 심한 경우 자해를 해 타인의 관심을 끌려는 정신질환을 말한다. 주변 다른 사람의 사랑이나 관심, 동정심 등을 유발하기 위해 자신의 상황을 과장하고 부풀리는 행동으로 ‘허언증(虛言症)’의 하나다. 전문 용어로는 ‘가장성 장애’라고 한다. 이 증후군을 보이는 사람들은 어린 시절 사랑을 못 받고 자란 경우가 많다고 한다. 동화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이라는 동화에 나오는 주인공 뮌하우젠(Munchausen) 남작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그는 18세기 독일의 실제 관료였는데, 타인의 주목을 끌려고 모험담을 지어내고 가짜를 사실처럼 둔갑시키거나 부풀려 인기를 끌었다. 그의 무용담을 루돌프 라스페(Rudolf Raspe)가 엮어 낸 것이 이 책이다. 1951년 미국의 정신과 의사 리처드 애셔가 이에 ‘뮌하우젠 증후군’이라고 명명했다. 비슷한 용어로 리플리 증후군(Ripley syndrome)이 있다. 허구의 세계를 실제로 믿고 사실인 양 거짓말을 반복하는 증상이다. 다만, 뮌하우젠 증후군과는 달리 자기 만족을 위해 거짓말이라는 점이 차이점이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0-12-03 13:59 조진래 기자

[원 클릭 시사] 인도 시다림

‘손오공’을 읽다 보면 삼장법사와 손오공의 최종 목적지로 인도의 으슥한 숲이 나온다. 인도 마가다국 수도였던 왕사성 북쪽에 위치했던, 불교를 믿는 가난한 사람들이 시체를 가져다 버렸던 곳이다. 이곳을 ‘시타바나’라고 했는데, ‘서늘한 숲’이라는 뜻이다. 이를 현대에서 음으로 풀어 ‘시타림(屍陀林),’ 또는 ‘시다림(屍多林)’이라고 부른다. 인도의 불교 수행자들은 수행을 위해 일부러 이곳에 들어갔다. 시신이 썩어 흉하게 변하는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서다. 이렇게 시체와 함께 수행하는 방법을 ‘부정관(不淨觀)’이라고 한다. 이런 특별한 수양을 통해 삶의 무상함, 탐욕의 무상함을 경험토록 한 것이다. 심지어는 죽은 사람이 입고 있던 옷까지 벗겨 입어 ‘무소유’의 정신까지 실천했다고 한다. 석가모니 역시 이곳에 자주 수행차 들렀다는 기록이 있다. 지금도 태국이나 미얀마 스리랑카 등 불교 국가에서는 이 풍습이 남아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죽은 이를 위한 설법이나 염불을 시다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여기서 ‘시달림’ 또는 ‘시달림을 당하다’는 말이 생겨났다는 주장도 있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0-12-02 15:01 조진래 기자

[원 클릭 시사] APEC 블루

얼마 전에 여당의 한 의원이 “중국 미세먼지 좀 마시면 어떤가”라고 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가까이 지내야 할 나라인데 우리가 한 수 접어주면 서로 좋지 않겠느냐는 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발언이 나가고 사회관계망에서는 난리가 났다. 그 만큼 우리에게 중국 미세먼지는 불청객 그 자체다.그런데 미세먼지와 황사로 늘 뒤덮혀 잿빛이던 중국 베이징의 하늘이 마치 푸른 물감을 뿌려 놓은 듯 파랗게 변한 때가 있었다. 6년 전인 2014년에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기간이었다. 중국 정부가 성공적으로 행사를 치르기 위해 석탄을 때는 베이징 주변의 공장들에게 회의 기간 중 가동중단을 특별 지시한 덕분이었다. 그래서 생긴 말이 ‘APEC 블루(Blue)’다.중국은 이후 양회 등 국가 차원의 대규모 행사가 있을 때마다 이런 특단의 조치로 베이징 하늘을 파랗게 만들었다. 중국에서 미세먼지나 황사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중국의 동북부 지역에서 석탄 사용량을 3분의 1만 줄여도 ‘베이징 블루’ 같은 날이 훨씬 많아질 것인데 아쉬울 따름이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0-12-01 14:15 조진래 기자

[원 클릭 시사] 상좌존동

중국은 우리나라와 술 자리 예절이 많이 비슷하다. 아무래도 우리가 고려와 조선을 거치면서 오랫동안 중국의 예법을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짐작된다. 상대방 술 잔이 아직 비지 않았는데 술을 채워주는 첨잔은 우리에게 없고 중국에는 일반적이며, 우리에게 보편화된 2,3차 문화가 중국에는 아예 없는 것이 다른 정도다.가장 닮은 술 문화는 좌석 배치 순서다. 우리나 중국 모두 신분의 고하 여부와 주객이 누구냐에 따라 술자리 좌석을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제1, 제2 원칙이 상좌존동(上佐尊東)과 면조대문위존(面朝大門爲尊)이다. 말 그대로 왼쪽과 동쪽이 ‘상석’이며, 문과 마주 앉은 자리에 윗사람을 앉힌다는 뜻이다. 그런데 주최자가 윗 사람이냐 초청받은 손님이 윗사람이냐에 대해선 두 나라간 약간의 차이가 있다. 두 나라 모두 방 출입구 문과 마주 보는 곳이 가장 상석인 것은 같은데, 중국의 경우 이 자리에 보통 주최 측 1인자가 앉는다. 그 맞은 편이 차석 자리로 주최측 2인자에게 주어진다. 가장 중요한 귀빈은 상석의 양 옆으로 앉힌다. 오른 쪽이 그 중에서도 더 귀한 손님, 왼쪽에 그 다음 귀인의 자리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0-11-30 14:32 조진래 기자

[원 클릭 시사] 착한 사마리안법

한 유대인이 강도를 만나 모두 빼앗기고 알 몸으로 버려져 죽음 일보직전에 놓였다.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았으나 ‘악한’이라고 유대인들이 경멸했던 사마리아 사람이 그를 거두어 살려낸다. 예수가 그를 칭찬하면서 ‘착한 사마리안’이라는 말이 생겼다. 성서에 나오는 얘기다.착한 사마리안법은 이런 ‘도덕적 의무’를 강제하는 법을 말한다. 어떤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큰 위험이 생길 것을 알고도 구조에 나서지 않는 경우에 처벌하는 규정이다. 프랑스 형법이 이 정신을 잘 담았다. 이 법 63조를 보면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해 주어도 자신에게 어떤 위해가 발생하지 않는데도 구조에 나서지 않을 경우 3개월에서 5년까지의 징역 등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우리 형법은 아직 이에 미치지 못한다. 보호 받아야 할 사람을 보호할 법적인 의무가 있는 사람만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른바 ‘부작위법’이다. 적극적으로 임해야 하는데(작위) 하지 않을 경우(부작위)에만 범죄가 성립된다. 화재 현장에서 인명 구조를 회피한 소방관이나 폭력현장에서 폭력배를 방관한 경찰관 등이 있다면 이 법이 적용된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0-11-29 13:25 조진래 기자

[원 클릭 시사] 인터넷 쇼핑의 역설

인터넷으로 쇼핑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수 많은 사이트를 섭렵하며 하나라도 싸고 좋은 제품을 얻으려 노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과는 달리 대개의 인터넷 쇼핑 마니아들이 귀찮은 검색이나 비교분석을 건너뛰고 빠른 구매 선택을 한다는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콜럼비아대학의 에릭 존슨 교수 연구팀은 컴퓨터를 가진 1만 세대 이상 가정을 대상으로 12개월 동안 이들이 인터넷 쇼핑 기록을 조사했다. 결과는 일반의 상식과 전혀 반대였다. 놀랍게도 책을 구매하는데 검색한 사이트는 평균 1.2개, CD 검색에는 1.3개 사이트 밖에 찾아보지 않았다. 엄청나게 많이 서핑 할 것이라 기대했던 여행서비스 사이트 역시 1.8개 사이트 검색에 그쳤다.연구팀은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렸다. ‘인터넷 쇼핑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익숙한 사이트가 있다. 그 사이트에서 대충 쇼핑을 끝낸다. 초보처럼 발 품을 팔면서 수많은 다양한 상품을 비교한 후 최종 구매하는 패턴은 이제 사라졌다.’ 결국 현대인들은 이제 ‘현명한 소비자’에서 ‘게으른 소비자’로 바뀌고 있다. 그래서 쇼핑 사이트의 브랜드 파워와 경쟁력이 보다 중요해졌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0-11-25 14:08 조진래 기자

[원 클릭 시사] 봉생마중 불부이직(蓬生麻中 不扶而直)

쑥이 대마(삼) 속에서 자라면 누가 붙잡아 주지 않아도 반듯하게 자란다는 뜻으로, 중국 성현 순자(苟子)의 가르침이다. 여기서 봉(蓬)이란 길가에 자라는 흔한 ‘쑥’을 말한다. 볼품 없는 쑥도 삼 밭 속에서 자라면 삼을 닮아 크고 곧게 자라듯이, 사람도 좋은 환경 속에서 잘 자라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교훈이다. 마중비봉(麻中之蓬)이라는 말도 여기서 생겼다.순자(苟子)는 “반드시 땅을 골라 거처를 정하고, 훌륭한 인물과 교제하라”고 가르쳤다. 사람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주변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 주려 한 것이다. 그렇다고 순자가 ‘환경’을 절대적인 요인으로 생각한 것은 아니다. 인간의 성격은 환경에 따라 형성되지만, 하려는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가르쳤다. 결국 잘 자랄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은 자기 자신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비근한 가르침으로 ‘백사입니 여지개흑(白砂入泥 與之皆黑)’이라는 말도 있다. 흰 모래가 진흙탕에 들어가 뒤섞이면 모두 까맣게 된다는 뜻이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0-11-24 14:22 조진래 기자

[원 클릭 시사] 주취감형과 알콜 근시

주취감형(酒醉減刑)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성 범죄나 폭력, 음주운전 사고 등 술에 취해 정상적인 사리분별이 어려운 상황에서 일으킨 비의도적 행동이니 정상참작을 해 형을 깎아주는 것이 주취감형 제도다.  전문가들은 술이 우리를 ‘정신적 근시’로 만든다고 말한다. 이른바 ‘알콜 근시’다. 바로 코 앞의 것만 보이는 근시처럼 알콜 근시 역시 눈 앞의 것만 보고 판단한다. 정상적인 목적이나 길게 봐야 할 목표를 상실하고 단기적 목표나 욕구에 집착하게 된다. 이렇게 술에 취해 의식 없이 저지른 행동이라는 이유만으로 관용을 베푸는 주취감형 제도는, 자칫 술 취한 자들로 하여금 그런 말초적 욕구에 죄의식을 갖지 않게 만드는 ‘부추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유사한 사고 때 마다 우리나라에선 주취감형의 부당함이 도마 위에 오르지만 아직 구체적인 법 개정 작업이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 반면에 법 선진국인 독일이나 영국에는 주취감형제가 아예 없다. 특히 독일 형법은 음주가 우리처럼 책임 회피의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그 범죄의 책임을 인정하는 근거로 적용된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0-11-22 15:13 조진래 기자

[원 클릭 시사] 숟가락 다이어트

비만에 노출되어 있거나 그런 몸매를 갖기 싫어 다이어트에 돌입하는 현대인들이 무척 많다. 여기 숟가락과 식사량의 함수관계로 다이어트 비법을 알려주는 이가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의 앤드루 B. 가이어 교수팀이다.이 연구팀은 초코볼을 담은 그릇을 사람들에게 나눠 주었다. 그러면서 숟가락 크기를 서로 달리했다. 그리고는 원하는 만큼 초코볼을 먹으라고 했다. 참가자들의 반응을 살핀 결과 이런 결과가 나왔다. 4배나 더 큰 숟가락을 받은 그룹은 작은 스프용 숟가락을 받은 그룹보다 평균 2배 더 많이 먹더라는 것이다. 결론은 이렇다. ‘살을 빼고 싶으면 일단 식기와 그릇 크기부터 줄여라’. 전문가들은 나라별로도 이런 경향을 확인한다. 미국과 프랑스를 비만 인구로 단순 비교해 보았다. 미국에 비해 프랑스에서 비만 인구가 훨씬 적다는 사실을 식음료 용량의 크기로 증명했다. 실제로 조사해 보니 미국에서 파는 요구르트는 8온스(약 227g) 용량이 기본인 반면 프랑스에서는 대부분 5온스(약 142g)였다고 한다. 많은 양을 먹도록 사실상 강제되어 있으니 살이 더 찔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같은 제품의 용량이 100g 미만이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2020-11-19 14:48 조진래 기자